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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독수리, 마왕, 의자, 철갑옷, 끼리왕, 수레, 괴물, 기사, 왕, 임금님, 도르래, 수리부엉이, 백성, 신하, 생쥐, 쇠, 가죽 끈, 뿔소왕 | 제목: 뿔소왕의 소원
줄거리 요약: 콧대 높은 나라 뿔소왕은 더 좋은 물건을 가지려고 하는 욕심쟁이로, 철갑옷을 입은 기사가 다녀간 이후로 철갑옷이 갖고 싶어 잠도 자지 못했습니다. 뿔소왕은 온 나라의 쇠를 모두 모아 가장 멋진 철갑옷을 만들라고 명령하였고, 나라 전체가 들썩였습니다. 정말 멋진 철갑옷을 만들어드렸지만, 뿔소왕은 너무 평범하니 더 크고 화려한 철갑옷을 만들라고 큰소리로 명령했습니다. 드디어 뿔소왕의 철갑옷이 완성되었고, 뿔소왕은 철갑옷이 마음에 쏙 들어 백성들과 이웃 나라 왕들에게 자랑해야겠다고 했습니다. 콧대 높은 나라에 온 하하 나라 마왕과 코 나라 끼리왕은 철갑옷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뿔소왕은 철갑옷이 너무나 무거워 몸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신하들은 뿔소왕을 수레에 태우기 위해 도르래를 가져와서는 한쪽 끝은 뿔소왕, 다른 한쪽은 신하들이 매달렸지만 훨씬 무거운 뿔소왕은 꿈쩍도 안 했습니다. 그때 하하 나라 마왕이 자기가 뿔소왕보다 무거우니 자기가 해 보겠다며 도르래의 의자에 냉큼 앉았습니다. 철갑옷을 입은 뿔소왕은 마왕보다 무거웠고 끼리왕보다도 무거워서 뿔소왕은 조금 움직이다 말았습니다. 그러나 마왕과 끼리왕이 함께 의자에 앉자 뿔소왕이 번쩍 들렸습니다. 뿔소왕은 철갑옷을 자랑하려고 광장으로 나갔는데, 광장에 모인 백성들은 쇳덩어리 옷을 입은 왕이 괴물같다고 수군거렸습니다. 하지만 뿔소왕은 백성들이 자기를 칭찬하는 줄로 착각하여 백성 모두가 볼 수 있게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자고 했습니다. 그때, 언덕에 있던 독수리가 뿔소왕 주위를 맴돌다가 더 높은 산등성이로 올라가자, 뿔소왕은 독수리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고 했습니다. 산꼭대기에 도착하자 신하들은 지쳐 버렸는데 뿔소왕은 독수리보다 높은 곳에 있다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해가 지자, 비탈길이라서 위험하니 철갑옷을 벗고 내려가자는 신하들에게 철갑옷을 벗는 것은 절대로 안된다며 다들 물러가라고 했습니다. 캄캄해져서야 뿔소왕은 신하들이 가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무거운 철갑옷 때문에 꼼짝을 하지 못하고 혼자서 밤을 지새우려는 그때, 생쥐가 뿔소왕의 철갑옷 속에 숨어들었고 수리부엉이가 생쥐를 잡으려고 맴돌다 다른 곳으로 날아갔습니다. 생쥐는 임금님의 철갑옷을 벗겨 드린다며 가죽 끈을 부지런히 갉았고, 뿔소왕이 힘을 주자 철갑옷이 바닥에 떨어져 뿔소왕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길을 내려왔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콧대 높은 나라 뿔소왕은 욕심쟁이야. 누가 좋은 물건을 가지면 자기는 더 좋은 물건을 가지려고 했지. 어느 날 철갑옷을 입은 기사가 다녀간 이후로 뿔소왕은 잠도 자지 못했어. 움직일 때마다 찰칵찰칵 소리를 내는 철갑옷이 너무나 갖고 싶었거든. “온 나라의 쇠를 모두 모아 가장 멋진 철갑옷을 만들어라.” 뿔소왕의 명령에 나라 전체가 들썩였어. 한쪽에서는 쇠를 나르고, 또 한쪽에서는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했지. “임금님, 정말로 멋진 철갑옷입니다.” “아니, 아니. 이건 너무 평범하지 않느냐? 철갑옷을 더 크고, 더 화려하게 만들어라!” 뿔소왕은 큰 소리로 명령했어. 드디어 뿔소왕의 철갑옷이 완성되었어. 철갑옷은 반짝반짝 빛이 났고, 조금만 움직여도 찰칵찰칵 차르르 소리를 냈어. “하하하, 이 멋진 모습을 백성들과 이웃 나라 왕들에게 자랑해야겠다.” 뿔소왕은 철갑옷이 마음에 쏙 들었어. 콧대 높은 나라에 온 하하 나라 마왕과 코 나라 끼리왕은 철갑옷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어. “내 갑옷이 어떻습니까? 하하하.” 뿔소왕은 이웃 나라 왕들을 맞이하려고 몸을 움직였지만 철갑옷이 너무나 무거워 꼼짝도 할 수 없었지. 신하들은 뿔소왕을 수레에 태우기 위해 도르래를 가져왔어. 도르래의 한쪽 끝을 뿔소왕의 의자에 묶었지. 신하들은 도르래의 다른 한쪽에 매달렸지만 뿔소왕은 꿈쩍도 안 했어. 신하들보다 뿔소왕이 훨씬 무거웠거든. 그때 하하 나라 마왕이 나섰어. “내가 뿔소왕보다 무겁지 않겠소? 내가 해 보겠소.” 마왕은 도르래의 의자에 냉큼 앉았어. 하지만 뿔소왕은 꼼짝도 안 했지. 철갑옷을 입은 뿔소왕은 마왕보다 무거웠어. “마왕보다 내가 더 무거우니 한번 해 보지.” 끼리왕이 큰소리를 치며 의자에 앉았지만 뿔소왕은 조금 움직이다가 말았어. 철갑옷을 입은 뿔소왕은 끼리왕보다도 무거웠어. “끼리왕, 아무래도 안 되겠소. 나와 함께 뿔소왕을 수레에 태웁시다.” “그렇게 합시다.” 마왕과 끼리왕이 함께 의자에 앉자 뿔소왕이 번쩍 들리는 게 아니겠어. 마왕과 끼리왕이 철갑옷을 입은 뿔소왕보다 무거웠던 거야. 뿔소왕은 백성들에게 철갑옷을 자랑하려고 광장으로 나갔어. 광장에 모인 백성들은 철갑옷을 입은 뿔소왕을 보며 수군거렸지. “하하하, 왕이 쇳덩어리 옷을 입었네.” “정말, 괴물이 따로 없군.” 하지만 뿔소왕은 백성들이 자기를 칭찬하는 줄로 착각했어. “백성 모두가 볼 수 있게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자!” 신하들은 뿔소왕을 태운 수레를 끌고 언덕까지 올라갔어. 그때, 언덕에 있던 독수리가 뿔소왕 주위를 맴돌더니 더 높은 산등성이로 올라가 버렸어. 뿔소왕은 왜 언덕에 올라왔는지도 잊어버린 채 말했어. “나는 백성들보다 높은 곳에 있지만, 저 독수리보다는 낮은 곳에 있구나. 더 높이 올라가라. 독수리보다 더 높이!” 산꼭대기에 도착하자 신하들은 지쳐 버렸어. “우하하하, 이제 내가 독수리보다 높은 곳에 있구나.” 산꼭대기에 올라가서야 뿔소왕은 기분이 좋아졌어. 해가 지자, 신하들이 말했어. “임금님, 이제 그만 철갑옷을 벗고 내려가셔야 합니다.” “철갑옷을 벗으라고? 절대로 안 된다.” “비탈길이라서 위험합니다, 임금님!” “시끄럽다, 시끄러워. 에잇! 다들 물러가거라!” 신하들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슬금슬금 산을 내려갔어. 주위가 캄캄해져서야 뿔소왕은 신하들이 가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어. “어이구, 철갑옷이 무거워서 꼼짝도 할 수 없네.” 뿔소왕은 어쩔 수 없이 혼자서 밤을 새야 했어. 바로 그때였어. 생쥐가 뿔소왕의 철갑옷 속에 쪼르르 숨어들었어. 잠시 후 수리부엉이가 생쥐를 잡으려고 맴돌았지만 뿔소왕이 버티고 있으니 어쩌겠어. 어쩔 수 없이 수리부엉이는 다른 곳으로 날아갔지. “임금님, 고맙습니다. 그런데 혼자서 왜 이런 곳에 계세요?” 뿔소왕은 생쥐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했어. “임금님, 제가 철갑옷을 벗겨 드릴까요?” 생쥐는 철갑옷의 가죽 끈을 부지런히 갉았어. 한참 뒤 뿔소왕이 끙, 힘을 주자 철갑옷이 바닥에 떨어졌지. “후유, 이제야 살 것 같군. 생쥐야, 고맙다.” 뿔소왕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길을 내려왔어. 산꼭대기에는 철갑옷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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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고학년
키워드: 돈, 소, 등짐, 제비, 물건, 농부, 오줌, 먼지바람, 부채, 쥐, 벌레, 먼지, 빗줄기, 몸, 누렁이, 논, 스님, 서산, 아이, 개미, 먹구름, 산, 땀, 부처님, 백지장, 농사, 집, 이마, 해, 곡식, 나, 하늘, 목탁, 얼굴, 밭, 처마, 농사꾼, 주인장, 비, 온몸, 길 | 제목: 소나기와 소내기
줄거리 요약: 시골 마을에 사는 부지런한 농부가 해가 내리쬐고 먼지바람이 이마를 훑고 가는 와중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메마른 밭을 갈았어요. 몇 달째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논과 밭이 타들어 가고 있었어요. 농사를 망치게 생긴 농부는 쨍하니 맑은 하늘을 원망스럽게 올려다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한 스님이 하룻밤만 묵어가고 싶다며 농부를 찾아왔어요. 여름이 아닌데도 땀이 흐르던 농부는 부채를 연방 펄럭이며 스님에게 아랫방에서 묵어가라고 말했어요. 다음 날 아침,스님은 농부에게 무슨 근심이 있는지 물었지만 농부는 귀찮은 듯 별 일 없다고 했어요. 그래도 말해보라고 하자,농사꾼은 비가 내리지 않아 모내기를 못하니 추수할 곡식이 없어 굶게 될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어요. 농부의 말을 듣고 스님은 이제 비가 쏟아질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어요. 스님이 저녁때쯤 비가 올거라고 말하자 농부는 맑은 하늘을 보면서 비가 오긴 글렀다며 이맛살을 찌푸렸어요. 농부는 오늘 밤에 비가 쏟아지면 누렁이를 부처님께 시주하겠다며 내기를 하자고 했어요. 스님은 비가 오지 않으면 시주 받은 것을 모두 주고 가기로 했고,스님과 농부는 저녁이 되길 기다렸어요. 농부는 뚫어지게 하늘은 바라보았고,어느 새 서산으로 해가 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정말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농부는 비가 오는 것이 기뻐서 굵은 빗줄기에 촉촉하게 젖은 마당을 뛰어다녔어요. 농부는 어찌 비가 올 것을 알았는지 스님에게 물었어요. 어제는 공기가 축축해서 후텁지근하고 땀도 잘 마르지 않았지요? 한 숨도 못 잘 만큼 온몸이 끈적했고,제비도 낮게 날았다고 했어요. 스님은 제비가 낮게 나는 것이 비가 올 징후라는 것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어요. 스님이 비를 피해 높은 처마로 이사하는 개미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자 농부는 무릎을 탁 쳤어요. 즐거워하던 농부가 비가 오면 소를 시주하기로 한 것이 생각나 어두워진 얼굴로 외양간에서 소를 끌고 나왔어요. 그런데 스님은 사라지고 없었고,지금은 소나기라고 부르는 갑자기 내리는 비를 소를 걸고 내기를 했다고 해서 소내기라고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넓은 논밭이 시원스레 펼쳐진 시골 마을에 부지런한 농부가 살았어요. 농부는 해가 쨍쨍 내리쬐는데도 땀을 뻘뻘 흘리며 가뭄으로 메마른 밭을 갈았어요. 이따금 뽀얀 먼지바람이 농부의 이마를 훑고 갔지요. “아이고, 이걸 어째! 다 말라 가네. 다 말라 가. 쥐 오줌만큼이라도 비가 와야 하는데.” 몇 달째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논과 밭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있었어요. 농부는 원망스레 하늘을 올려다보았어요. “참말로 하늘은 어찌 저리 쨍하니 맑을꼬. 애써 지은 농사 모두 망치겠구먼!”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해가 뉘엿뉘엿 산을 넘어갈 무렵 한 스님이 목탁을 치며 농부를 찾아왔어요. “하룻밤만 묵어가고 싶습니다만.” “저기, 아랫방에서 묵어가쇼.” 농부는 낡은 부채를 연방 펄럭이며 말했어요. “허참, 여름도 아닌데 왜 이리 더울꼬! 비는 한 방울도 오지 않아 속이 타는데 웬 땀은 이리 흐르는 건지.” 다음 날 아침, 길 떠날 채비를 하던 스님이 농부에게 물었어요. “주인장, 무슨 근심이라도 있소?” “근심은 무슨.”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농부는 귀찮은 듯 대답했어요. “그러지 말고 말해 보시오. 백지장도 맞들면 낫고 걱정은 나누면 반이라 하지 않소?” “보면 모르겠소? 농사꾼이 농사 걱정 말고 또 뭐가 있겠소? 비가 안 내리면 모내기 못하고, 모내기 못하면 추수할 곡식 없고, 곡식 없으면 모두 굶게 되니, 걱정이 *태산입죠!” 농부의 푸념을 듣던 스님이 허허허 웃었어요. “그렇다면 이젠 걱정 마시오. 한바탕 비가 쏟아질 테니.” “비가 온다고요? 이렇게 날이 맑은데 비는 무슨?” 농부는 이맛살을 찌푸렸어요. “저녁때쯤 분명히 비가 올 거요.” “쳇, 스님이 무슨 부처님이라도 되시오? 비 오긴 이미 그른 하늘이오.” “곧 내 말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오.” “좋소, 좋아. 그리 우기시니 나와 내기를 하시구려. 오늘 밤 비가 쏟아진다면, 저 누렁이를 부처님께 시주하겠소!” 농부가 소를 가리키며 자신 있다는 듯 큰소리쳤어요. 그러자 스님이 등짐을 내려놓으며 “좋소, 비가 오지 않으면 얼마 없소만, 시주 받은 것을 모두 주고 가리다.” 그때부터 스님과 농부는 저녁이 되길 기다렸어요. 농부는 배고픈 것도 잊고 맑은 하늘만 뚫어져라 바라봤지요. 어느새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었어요. 시주는 자비심으로 조건 없이 스님이나 절에 물건이나 돈을 베풀어 주는 일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먹구름이 서서히 하늘을 뒤덮더니 정말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얼씨구나, 비다! 비가 오는구나. 정말 비가 오는구나. 하하하!” 농부는 아이마냥 마당을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소리쳤어요. 굵은 빗줄기에 먼지 날리던 땅도 촉촉하게 젖어 들었지요. “스님은 혹시 부처님과 통하시는 분이요?” “허허,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소.” “그럼, 어찌 비가 올 걸 아셨소?” “어제 무척 후텁지근했지요? 축축한 공기 때문에 땀도 잘 마르지 않고요.” 어휴, 말도 마슈. 어젯밤엔 정말 온몸이 끈적끈적해서 한숨도 못 잤소. “그리고 제비도 낮게 날았지요.” “제비야 낮게 날기도 하지 않소?” “벌레는 비가 올 때쯤이면 풀숲에 몸을 숨기기 때문에 제비도 벌레를 잡으려고 낮게 난답니다. 그래서 제비가 낮게 날아다니는 것은 비가 올 징후지요.” 농부는 감탄한 듯 스님을 쳐다보았어요. “또 어제 개미들이 높은 처마로 이사 가는 것도 보았지요?” “개미도 비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그럼요, 개미는 비가 오면 집이 잠길까 봐 미리 높은 곳으로 이사를 간답니다.” “아하!” 농부는 스님의 이야기에 저도 모르게 무릎을 탁 쳤어요. 비가 와서 즐거워하던 농부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어요. “아차차, 비가 오면 소를 시주하기로 했지!” 농부는 터벅터벅 외양간으로 가서 소를 끌고 나왔어요. “스님, 여기 시주할.” 그런데 스님은 벌써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지요. 이때부터 갑자기 내리는 비를 ‘소내기’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왜냐하면 농부와 스님이 한 내기가 ‘소내기’라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거예요. 지금은 ‘소나기’라고 부르지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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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유아
키워드: 교수님, 우주론자, 의사 선생님, 천문학자, 스티븐 호킹, 여자 친구 제인 와일드, 공책, 책, 부모, 지도 교수, 박사, 과학자들, 독서왕, 수프, 아내, 시아마 교수, 휠체어, 사람들, 호일 교수, 교수들, 아빠, 교과서, 상, 컴퓨터, 별, 친구들, 스티븐, 지팡이, 학생, 장애인, 프레드 호일 교수, 우주 과학자, 물리학자, 데니스 시아마 교수, 유명한 과학자, 과학 교수님, 호일 교수님, 과학자, 학생들, 엄마, 과학책, 신문 | 제목: 스티븐 호킹
줄거리 요약: 스티븐 호킹은 밤하늘에 콕 박혀 있는 보석 같은 별들이 쏟아질 것 같아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가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었더니, 스티븐 호킹은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이 궁금해서 우주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책을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줄을 모르는 스티븐은 식탁에 앉아서도 책 속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엄마가 스티븐은 독서왕이라며 호킹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자, 아빠는 자기를 닮아서 그런 것이라고 해서 모두 함박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열일곱 살이 되자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에 들어가 과학과 수학에서 뛰어난 실력을 나타낸 스티븐 호킹에게 하루는 교수님이 어려운 숙제를 냈습니다. 문제들을 푸는 대신 교과서에 있는 잘못된 곳마다 빨간 표시를 한 스티븐 호킹이 가져온 책을 살펴본 교수님은 깜짝 놀랐습니다. 똑똑한 학생으로 교수들 사이에서 이름이 알려졌고, 또 운동을 잘해서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스티븐 호킹에게도 불행한 일이 찾아왔답니다. 어느 화창한 봄날, 친구들과 농구 시합이 끝나고 스티븐 호킹은 신발 끈을 묶으려고 몸을 앞으로 숙였는데 손가락이 빳빳하게 굳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루게릭병이라고 말하자, 스티븐 호킹과 부모는 놀란 나머지 말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루게릭병은 서서히 몸이 굳어지면서 죽게 되는 무서운 병이라 괴로워 견딜 수가 없었던 스티븐 호킹은 몇 달 동안 방에 틀어박혀 술만 마셨습니다. 스티븐 호킹이 계단을 절뚝거리며 내려오다가 심하게 굴러떨어졌는데 머릿속이 꽉 막힌 것처럼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서 무서움에 온몸을 벌벌 떨었습니다. 뛰어와서 이것저것 물어본 친구들의 도움으로 기억을 되찾은 스티븐 호킹은 곧바로 지능 검사를 받았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전보다 더 절뚝거렸지만, 과학 공부에 온 노력을 기울인 스티븐 호킹을 위해서 친구들은 컴퓨터가 달린 휠체어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꼭 위대한 과학자가 될 거라고 늘 따뜻하게 감싸 준 여자 친구 제인 와일드를 아내로 맞이한 스티븐 호킹은 더 이상 슬프지 않았답니다. 스티븐 호킹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주론자, 프레드 호일 교수가 계신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학교를 옮겼습니다. 프레드 호일 교수는 자주 외국에 나갔기 때문에 얼굴 한 번 보기도 힘들었고, 몸이 불편한 스티븐 호킹을 가르치고 싶지 않다고 알려왔습니다. 아주 헌신적이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법도 특이한 새로운 지도 교수인 데니스 시아마 교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시아마 교수는 과학 모임이 있을 때마다 학생들을 참석하게 해서 스스로 깨닫고 공부하게 한 가르침 때문에 제자들 중에는 유명한 과학자나 물리학자가 많았습니다. 시아마 교수는 스티븐 호킹을 다른 정상적인 학생들과 똑같이 대하며 어려운 우주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스티븐 호킹이 쓴 글에서 우주는 처음부터 많은 물질이 쌓여 있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스티븐 호킹이 프레드 호일 교수의 우주론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였습니다. 호일 교수는 스티븐 호킹의 글을 보고 우주가 순간적으로 만들어졌다니, 우습다고 비꼬듯이 말했습니다. 호일 교수는 스티븐 호킹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어서 우주론을 다시 열심히 연구했습니다. 호일 교수는 새로운 내용의 발표가 끝나자, 물어볼 것이 있는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스티븐 호킹은 자신이 계산해 본 결과 교수님의 이론이 틀렸다고 하자 강당 안의 사람들은 웅성거리고, 호일 교수는 화가 나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그의 뛰어난 머리에 놀라워했으며 몇 년 사이에, 스티븐 호킹의 우주론은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이제 세계적으로 이름난 우주론자가 된 스티븐 호킹은 말을 더듬고, 쓰지도 못했지만 수십 권의 과학책을 줄줄 외우며 밤을 지새우면서 공부했습니다. 박사가 된 스티븐 호킹은 어렸을 때부터 신비한 세계였던 우주 별들의 세계에 눈을 돌리기 시작해 유명한 천문학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스티븐 호킹은 하늘에 반짝이는 별 이외에 보이지 않는 별인 블랙홀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스티븐 호킹이 블랙홀에 관한 글을 발표해서, 과학자가 받을 수 있는 모든 상과 명예를 얻었고 영국에서는 왕립 학회의 회원으로 삼았습니다. 미국은 연구하는 데 필요한 많은 돈을 대 주었고, 휠체어에 몸을 기댄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장애인이지만, 과학자가 된 호킹 박사의 머리는 지금도 우주의 모든 신비를 밝히기 위해 컴퓨터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엄마! 저 별들 좀 보세요!" 새까만 밤하늘에서 보석 같은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어요. 스티븐 호킹은 하늘에 콕 박혀 있는 별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스티븐, 이 다음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엄마는 다정하게 스티븐 호킹의 반짝이는 두 눈을 다정하게 들여다보았어요. "전 우주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이 너무나 궁금하거든요!" 스티븐 호킹은 넓은 하늘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답니다. "스티븐, 수프가 다 식어 버렸구나." 식탁에 앉아서도 스티븐은 책 속에 푹 빠져 있었어요. 스티븐 호킹은 책을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줄을 몰랐어요. "우리 스티븐은 독서왕이라니까요." 엄마는 호킹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었어요. "이 아빠를 닮아서 그런 게지. 하하하!" 아빠와 엄마, 그리고 스티븐 호킹은 모두 함박웃음을 터뜨렸어요. 스티븐 호킹은 열일곱 살이 되자 영국에서 이름난 옥스퍼드 대학교에 들어갔어요. 스티븐 호킹은 대학에서 특히 과학과 수학에서 뛰어난 실력을 나타내었어요. 하루는 과학 교수님이 어려운 숙제를 냈어요. "이 교과서에 나온 문제를 풀어 오게." 스티븐 호킹은 문제들을 푸는 대신 교과서에 있는 잘못된 곳마다 모두 빨간 표시를 했어요. 수업 시간에 교수님은 스티븐 호킹이 가져온 책을 살펴보고 깜짝 놀랐어요. 스티븐 호킹은 교수님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스티븐 호킹은 매우 똑똑한 학생으로 교수들 사이에서 이름이 알려졌어요. 또 운동을 잘해서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좋았어요. 하지만 이런 스티븐 호킹에게도 불행한 일이 찾아왔답니다. 어느 화창한 봄날, 스티븐 호킹은 친구들과 신나게 농구 시합을 했어요. 시합이 끝난 후 스티븐 호킹은 땀을 닦으며 신발끈을 묶으려고 몸을 앞으로 숙였어요. 그 때였어요. "으윽... 신발끈을 묶을 수가 없어..." 스티븐 호킹은 자기 손가락이 막대기처럼 빳빳하게 굳어지는 것을 느꼈어요. 스티븐 호킹은 무서워서 얼굴이 새파래졌어요. "루게릭 병입니다. 앞으로 2년밖에 살 수 없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스티븐 호킹과 부모는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도대체 그게... 무슨 병이길래..." 루게릭 병은 몸이 서서히 굳어지면서 결국 죽게 되는 무서운 병이었답니다.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아직도 공부할 게 얼마나 많은데...' 스티븐 호킹은 너무나 슬프고 괴로워 견딜 수가 없었어요. 몇 달 동안 자기 방에 틀어박혀 술만 마셨어요. 스티븐 호킹의 병은 점점 심해졌어요. 어느 날, 스티븐 호킹은 계단을 절뚝거리며 내려오다가 그만 심하게 굴러 떨어지고 말았어요. 그런데 머릿속이 꽉 막힌 것처럼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내가 왜 여기 있지? 난 누구지?' 스티븐 호킹은 무서움에 온몸을 벌벌 떨었어요. '이젠 내 머리마저 굳어진단 말인가...' 놀란 친구들이 뛰어와 이것저것 물어 보았어요. 잠시 후, 친구들의 도움으로 기억을 되찾은 스티븐 호킹은 곧바로 지능 검사를 받았어요. 놀랍게도 스티븐 호킹은 200이 넘는 아주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 난 계속 공부할 수 있어!" 스티븐 호킹의 마음속에 희망이 솟구쳐 올랐어요. 스티븐 호킹은 지팡이를 짚고 전보다 더 절뚝거렸지만 과학 공부에 온 노력을 기울였어요. "우주의 신비를 꼭 밝히고야 말겠어." 친구들은 그런 스티븐 호킹을 위해서 컴퓨터가 달린 휠체어를 만들어 주었어요. 또 교수님의 말씀을 공책에 대신 적어 주고 친절하게 책장을 넘겨 주기도 했어요. 특히 여자 친구 제인 와일드는 스티븐 호킹을 늘 따뜻하게 감싸 주었어요. "스티븐, 너는 꼭 위대한 과학자가 될 거야." 스티븐 호킹은 사랑하는 제인을 아내로 맞이했어요. 이제 스티븐 호킹은 더 이상 슬프지 않았답니다. 스티븐 호킹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학교를 옮겼어요. 케임브리지 대학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주론자, 프레드 호일 교수가 계셨기 때문이에요. 프레드 호일 교수는 그 당시 매일 신문에 이름이 오를 정도로 잘 알려진 과학자였어요. "호일 교수님과 함께 우주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다니 정말 너무나 기뻐." 하지만 스티븐 호킹은 곧 실망할 수밖에 없었어요. 프레드 호일 교수는 자주 외국에 나갔기 때문에 얼굴 한 번 보기도 무척 힘들었거든요. 더욱이 호일 교수는 몸이 불편한 스티븐 호킹을 가르치고 싶지 않다고 알려 왔답니다. "데니스 시아마 교수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새로운 지도 교수를 만나게 되었어요. 시아마 교수는 아주 헌신적인 교수였어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법도 특이했고요. 시아마 교수는 중요한 과학 모임이 있을 때마다 학생들이 꼭 참석하도록 했어요. 그래서 과학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학생들 스스로가 깨닫고 공부하게 했어요. 이런 가르침 때문에 시아마 교수의 제자들 중에는 유명한 과학자나 물리학자가 많았어요. 시아마 교수는 스티븐 호킹을 다른 정상적인 학생들과 똑같이 대했어요. 그리고 스티븐 호킹이 어려운 우주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와주었답니다. 시아마 교수의 도움으로 스티븐 호킹은 박사가 되기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팽창하는 우주의 성질' 바로 스티븐 호킹이 쓴 글의 제목이랍니다. 스티븐 호킹은 이 글에서 우주는 처음부터 많은 물질이 쌓여 있었다고 말했어요. 이것은 프레드 호일 교수의 우주론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였어요. 왜냐하면 호일 교수는 우주가 커질수록 물질도 점점 많아진다고 말했거든요. 호일 교수는 스티븐 호킹의 글을 보고 몹시 기분이 나빠 비꼬듯이 말했어요. "우주가 순간적으로 만들어졌다니, 참 우습군. '빅 뱅'이라고 하면 딱 어울리는 헛소리야!" 호일 교수는 스티븐 호킹의 코를 납작하게 해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자기의 우주론을 다시 열심히 연구했답니다. "역시 내가 말한 우주론이 정확해!" 드디어 호일 교수가 새로운 내용을 발표하는 날이 되었어요. "물어 볼 것이 있습니까?" 발표가 끝나자, 호일 교수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그 때 스티븐 호킹이 천천히 입을 열었어요. "제가 계산해 본 결과 교수님의 이론은 틀렸습니다." 순간 강당 안의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호일 교수는 화가 나서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스티븐 호킹의 말은 옳았어요. 많은 과학자들은 스티븐 호킹의 뛰어난 머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답니다. 몇 년 사이에, 스티븐 호킹의 우주론은 전 세계에 알려졌어요. 스티븐 호킹은 마침내 박사가 되었답니다. 이제 세계적으로 이름난 우주론자가 된 거예요. 스티븐 호킹은 말을 더듬고, 쓰지도 못했지만 이 목표를 향해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했답니다. 수십 권의 과학책을 줄줄 외우며 밤을 지새울 때도 많았어요. 아무리 무서운 루게릭 병도 스티븐 호킹의 끊임없는 노력과 강한 정신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답니다. 박사가 된 후, 스티븐 호킹은 별들의 세계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어요. 우주의 별들은 스티븐 호킹에게 어렸을 때부터 신비한 세계였거든요. 스티븐 호킹은 유명한 천문학자들을 많이 만났어요. 별에 대한 학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했기 때문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스티븐 호킹은, 하늘에는 반짝이는 별 이외에 보이지 않는 별들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바로 블랙 홀이라고 불리는 것이지요. "블랙 홀이 뭔지 알아요?" 전 세계는 금세 '블랙 홀'로 들썩거렸어요. 스티븐 호킹은 곧 '블랙 홀'에 관한 글을 발표했어요. 이 글로 스티븐 호킹은 과학자가 받을 수 있는 모든 상과 명예로운 이름을 얻게 되었어요. 영국에서는 스티븐 호킹을 가장 이름 높은 '왕립 학회'의 회원으로 삼았답니다. 또 미국은 연구하는 데 필요한 많은 돈을 대 주었고요. 스티븐 호킹은 휠체어에 몸을 기댄 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장애인이지만, 오늘날 가장 뛰어난 과학자가 되었어요. 호킹 박사의 머리는 지금도 우주의 모든 신비를 밝히기 위해 컴퓨터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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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동생 은재, 동희, 물건, 마찰력, 눈, 관성, 중력, 축구공, 사람들, 레일, 버스, 자전거, 가족들, 탁자, 선수들, 자동차, 책상, 롤러코스터, 얼음, 아저씨, 블록, 물체, 안전띠, 에어백, 우리, 끈, 스키, 필통, 고무찰흙, 차, 사람, 망치, 공 | 제목: 왜 멈출 수가 없을까?
줄거리 요약: 눈이 내려 동희는 가족들과 스키장에 왔고, 조금 더 높은 슬로프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슬로프 경사가 급해서 동희는 멈출 수 없어 넘어졌습니다. 동희가 스키를 멈추려 할 땐 나가고, 움직이고 싶을 때 되지 않았는데, 블록을 쌓고 망치로 가운데 블록을 세게 치면 망치에 맞은 블록만 빠지고 위의 블록은 제자리로 떨어집니다. 힘센 아저씨가 망치로 가운데 블록을 쳤지만, 위의 블록이 제자리에 떨어졌고, 멈추고 싶지만 움직이고 움직이게 하고 싶은데 제자리에 있는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알아봅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물체가 힘을 받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하는데, 고무찰흙을 누르면 찌그러지고 굴러가는 공을 손으로 막으면 제자리에 멈춥니다. 물체가 힘을 받지 않으면 정지한 물체는 계속 정지하고, 움직이던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는 성질을 관성이라 하는데, 동희가 언덕에서 내려올 때 스키를 멈출 수 없는 것은 관성 때문이었습니다. 동희가 동생 은재 앞으로 공을 굴리면 관성 때문에 공이 계속 움직여야 하지만 이상하게 멈추는데, 이건 관성을 방해하는 마찰력이 공과 바닥 사이에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동희가 탁자를 옮기려고 밀어도 움직이지 않는 건 힘을 주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탁자의 운동을 방해하는 마찰력이 작용하기 때문이 무게가 무거울 수록 마찰력을 커집니다. 책상 위에서 필통을 말면 조금 움직이지만 얼음 위에서 말면 훨씬 멀리 가는 이유는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마찰력은 물체가 닿는 면이 미끄러울수록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우주는 중력이 없어 사람과 물건이 떠다니고 물체가 닿는 면이 없으므로 마찰력도 없으며 공기가 없는 우주선 밖은 공기와의 마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주의 물체에 힘을 주면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마찰력이 없어 힘주는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고, 잡는 사람이 없으면 우주공간으로 끝없이 날아갑니다. 동희가 스키장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를 탔는데 차가 출발하자 사람들의 몸이 뒤로 쏠렸고, 차가 멈춰 있으면 사람들도 멈춰있으려 했는데 이는 멈춘 상태를 유지하려는 관성 때문이고, 버스가 갑자기 멈추면 사람들의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은 몸이 앞으로 움직이려는 관성 때문입니다.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추면 관성으로 몸이 앞으로 쏠려 큰 사고가 날 수 있어 반드시 안전 때를 매야 하는데 안전띠는 관성으로 튕기는 몸을 잡아주고, 자동차의 에어백도 차가 충돌할 때 터지면서 몸이 앞으로 쏠려 부딪히거나 튕겨 나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쇼트트랙 경기에도 관성이 작용하는데 곡선 트랙을 돌 때 선수들이 몸이 트랙 밖으로 나가려는 것을 손으로 반대쪽을 짚어 중심을 잡는 것입니다. 경기장 자전거 경주도 경기장 트랙이 안쪽으로 기울어진 이유도 관성으로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고,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의 레일이 기울어진 것도 돌 때 튀어 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관성을 알고 활용하면 잘 멈추지 않는 스키를 눈의 마찰력을 이용해 멈춰 출 수 있고, 두발 끝을 모아 스키 날을 브이 모양으로 만들면 마찰력이 커져 스키를 멈춰 안전하게 탈 수 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눈이 펑펑 내렸어요. 동희는 가족들과 스키장에 왔어요. “야호, 좀 더 높은 슬로프에 도전해 볼까?” 그런데 슬로프의 경사가 너무 급해요. “으악! 멈출 수가 없어!” 동희는 온몸을 버둥거렸지만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어요. 휘리릭, 꽈당! 동희는 그만 넘어지고 말았어요. 왜 스키가 멈추지 않았을까요? 동희는 스키를 멈추고 싶었지만 계속 앞으로 움직였어요. 반대로, 움직이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을 때도 있어요. 여기 차곡차곡 쌓인 블록을 보세요. 가운데 끼어 있는 블록을 망치로 세게 치면 어떻게 될까요? 망치에 맞은 블록만 앞으로 튀어 나가고, 그 위에 있던 블록은 제자리로 떨어지지요. “내가 해 보마.” 힘센 아저씨가 망치로 가운데 블록을 쳤어요. 이번에도 위에 있는 블록은 제자리로 떨어졌어요. 멈추고 싶은데 움직이고, 움직이게 하고 싶은데 제자리에 있는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날까요? 이런 현상을 잘 이해하려면 물체가 힘을 받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해요. 고무찰흙을 힘껏 눌러 보세요. 어떻게 되나요? 찌그러져서 처음 모양과 달라져요. 굴러가는 공을 손으로 막아 보세요. 공이 제자리에 멈춰 서요. 움직이는 축구공을 옆에서 들이받으면 어떻게 될까요? 축구공이 방향을 바꾸어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군요. 힘을 받지 않는 물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모양도 변하지 않고, 움직임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물체가 힘을 받지 않으면 정지한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고,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는 성질이 있어요. 이것을 ‘관성’이라고 하지요. 동희가 언덕 위에서 내려올 때 스키를 멈출 수 없었던 것도 바로 관성 때문이었답니다. 굴러가는 공은 계속 굴러가요. “자, 받아!” 동희가 동생 은재 앞으로 공을 굴렸어요. 그런데 공이 데굴데굴 굴러가다가 멈췄어요. 흠, 이상한데요? 관성 때문에 움직이는 공은 계속 움직여야 하잖아요? 그렇다면 관성을 방해하는 다른 힘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요? 맞아요. 공과 바닥 사이에는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마찰력이 작용해요. 동희가 탁자를 옮기려고 힘껏 밀어요. 그런데 탁자는 꼼짝도 하지 않아요. 동희가 힘을 주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탁자의 운동을 방해하는 마찰력이 작용하기 때문이에요. 마찰력은 물체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커진답니다. 책상 위에 놓인 필통을 툭 밀어 보세요. 필통이 조금 움직여요. 얼음 위에서 같은 힘으로 필통을 밀어 보세요. 필통이 훨씬 더 멀리 가요. 왜 그럴까요?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마찰력은 물체와 물체가 닿는 면이 매끄러울수록 작아지기 때문이에요. 마찰력이 없는 곳도 있을까요? 예, 있어요. 바로 우주 공간이에요. 우주에는 중력이 없기 때문에 사람이나 물건이 둥둥 떠다녀요. 물체가 닿는 면이 없으니까 당연히 마찰력도 없지요. 공기가 없는 우주선 밖에서는 공기와의 마찰도 없어요. 우주에서 물체에 힘을 주면 어떻게 될까요?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마찰력이 없기 때문에 물체는 힘을 주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움직여요. 누군가 잡지 않는다면 우주 공간으로 끝없이 날아갈 거예요. 동희는 스키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어요. 부릉, 차가 갑자기 출발하자 사람들의 몸이 뒤로 쏠렸어요. 차가 멈춰 있을 때는 사람들도 계속 멈춰 있으려고 해요. 그런데 갑자기 차가 앞으로 움직이면, 멈춘 상태를 유지하려는 관성 때문에 몸이 뒤로 쏠리는 거예요. 끼익, 버스가 갑자기 멈췄어요. 그러자 사람들의 몸이 앞으로 쏠렸어요. 사람들의 몸이 계속 앞으로 움직이려고 하는 관성 때문이지요. 그래서 위험한 사고가 일어나기도 해요.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추면 관성 때문에 몸이 앞으로 쏠려 크게 다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자동차를 탈 때는 반드시 안전띠를 매세요. 안전띠는 관성 때문에 튕겨 나가는 몸을 잡아 주는 생명의 끈이랍니다. 자동차의 에어백도 똑같은 역할을 해요. 차가 충돌할 때 에어백이 터지면 몸이 앞으로 쏠려 차에 부딪히거나 튕겨 나가는 것을 막아 주지요. 쇼트 트랙 경기에도 관성의 비밀이 숨어 있어요. 곡선 트랙을 돌 때 선수들이 바닥에 손을 짚지요? 관성 때문에 몸이 트랙 밖으로 나가려고 해서 반대쪽으로 손을 짚어 중심을 잡는 거예요. 경기장에서 하는 자전거 경주도 마찬가지예요. 경기장 트랙이 평평하지 않고 안쪽으로 기울어진 것도 자전거가 관성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랍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놀이공원에서도 관성을 발견할 수 있어요. 짜릿한 롤러코스터에 작용하는 관성을 살펴볼까요? 롤러코스터가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려올 때 관성이 작용해요. 힘을 주지 않아도 저절로 아래로 내려오거든요. 롤러코스터의 레일이 약간 기울어진 것이 보이지요? 롤러코스터가 빙그르르 돌 때 밖으로 튀어 나가는 것을 막으려는 거예요. 이제 관성이 무엇인지 잘 알았지요? 그럼 넘어지지 않고 스키를 멈추는 법도 알겠군요. 관성 때문에 잘 멈춰지지 않는 스키는 눈과의 마찰력을 이용해서 멈춰야 해요. 두 발끝을 안쪽으로 모아서 스키의 날을 V브이 자로 만들면 마찰력이 커져서 스키를 멈출 수 있어요. “아하! 이제 스키를 안전하게 탈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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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캉캉균, 음식물, 똥, 치약, 칫솔 털, 사탕, 아름이, 화력 발전소, 흔들균, 곡괭이, 이, 훈, 칫솔, 치실, 아름, 코, 사람들, 썩썩균, 입, 동화책, 어떤 사람, 거품, 밥, 적들, 선생님, 적군, 식량, 훈이, 우리, 나, 캐러멜, 아이들, 현미경, 수력 발전소, 인간, 딸기, 잇몸, 충치균 부대, 물 폭탄 | 제목: 무찌르자, 충치균!
줄거리 요약: 점심 먹고 양치질을 했다는 아이들과 달리, 이 닦는 것이 귀찮은 훈이와 아름이는 며칠째 이를 닦지 않았고 틈만 나면 사탕과 캐러멜을 먹었다. 충치균 부대의 썩썩균은 이리저리 둘러보며 식량들이 널려 있어서 살기 좋아 보인다고 했다. 캉캉균은 평화로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며 신났고, 그렇게 썩썩균, 흔들균, 캉캉균으로 이루어진 충치균 부대는 훈이의 입 안으로 들어갔다. 썩썩균은 훈이의 어금니에 붙은 밥을 먹고 똥을 쌌다. 캉캉균은 어금니 위에서 구멍을 내려고 곡괭이질을 했다. 흔들균은 잇몸이 무너지고 이가 흔들리게 하려고 잇몸에 삽질을 했지만 훈이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사탕을 깨물어 먹던 아름이가 아프다고 하자 놀란 선생님이 아름이에게 다가와 입을 벌려보라고 했다. 아름이 입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옆에 있던 훈이는 코를 막았고, 선생님도 깜짝 놀랐다. 이가 썩어서 치과에 가야겠다는 말을 들은 아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훈이는 아름이처럼 치과에 갈까 봐 무서워서 얼른 이를 닦았다. 훈이의 입 안에서 일하던 캉캉균은 어디선가 나는 딸기 냄새에 곡괭이질을 멈췄다. 썩썩균은 향기가 나는 곳으로 달려가 딸기로 착각한 치약을 한입 먹었다. 훈이의 갑작스러운 칫솔질 공격에 충치균 부대는 정신을 못 차렸다. 썩썩균은 칫솔이 쳐들어오니 납작 엎드리라고 외쳤지만 캉캉균은 멍하니 서 있었다. 잇몸에 붙은 흔들균이 정신 차리라고 외쳤지만, 캉캉균은 훈이의 칫솔에 쓸려 나갔다. 캉캉균은 칫솔에 쓸려 나가 힘없이 쓰러졌고 썩썩균도 치약 거품 공격에 숨이 막혔다. 버티던 썩썩균은 치약 거품 속에 빠져 조금밖에 살아남지 못했고, 캉캉균은 대부분 쓰러졌다. 간신히 살아남은 썩썩균은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을 붙잡았고, 흔들균도 이 사이에 숨었다. 흔들균은 사람들이 현미경과 치약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자신들은 편하게 살 수 있었을 거라고 말했다. 흔들균은 이 사이를 공격하는 칫솔 털에 찔려 쓰러졌고, 썩썩균은 물 폭탄을 맞고 휩쓸려 떠내려갔다. 이를 닦고 나니 훈이는 기분이 상쾌했고, 이가 반짝반짝 빛났다. 선생님은 훈이가 이 닦은 것을 확인하고 치실을 가져와 사용하는 법도 알려 주었다. 이 사이에 숨어있던 마지막 흔들균이 분해하며 치실에 딸려 나왔다.
전체 동화 이야기: “점심 먹고 양치질 깨끗이 했나요?” “네, 했어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이 큰 소리로 대답했어요. 하지만 훈이는 대답하지 못하고, 눈치만 살폈어요. 이 닦는 것이 귀찮은 훈이는 며칠째 이를 닦지 않았거든요. 아름이도 마찬가지였어요. 게다가 훈이와 아름이는 틈만 나면 사탕과 캐러멜을 먹었어요. 충치균 부대가 행진하고 있어요. 썩썩균이 이리저리 둘러보았어요. “이곳은 살기 좋아 보이는걸. 적군은커녕 식량들이 널려 있잖아.” 캉캉균은 신이 났어요. “좋아! 이곳에 자리를 잡자. 이번 본부는 매우 평화로운 곳에 잘 잡은 것 같다.” 썩썩균, 흔들균, 캉캉균으로 이루어진 충치균 부대는 훈이의 입 안으로 들어갔어요. 썩썩균은 훈이의 어금니에 똥을 뿌지직 쌌어요. “이에 붙은 달콤하고 끈적이는 밥, 밥! 그걸 먹고 싸자, 똥! 하얀 이를 까맣게, 똥! 똥! 똥!” 캉캉균은 어금니 위에서 캉캉 곡괭이질을 했어요. “구멍 내자, 구멍 내. 어금니를 구멍 내! 슬근슬근 캉캉, 슬근슬근 캉캉.” 흔들균은 잇몸에서 들썩들썩 삽질을 했어요. “잇몸아 무너져라, 이야 흔들려라!” 훈이는 동화책을 보며 낄낄대기만 할 뿐,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아야아야.” 사탕을 깨물어 먹던 아름이가 얼굴을 찡그렸어요. 놀란 선생님이 아름이에게 다가왔어요. “아름아, 입 좀 벌려 볼래?” 그러자 옆에 있던 훈이가 코를 막았어요. “어, 냄새! 아름이 입에서 냄새나요.” “어머나, 이를 언제 닦은 거야?” 선생님도 깜짝 놀랐어요. “이도 안 닦고 단것만 먹어서 이가 썩었구나. 아름아, 당장 치과에 가야겠다.” 치과라는 말에 아름이는 울음을 터뜨렸어요. 훈이는 아름이처럼 치과에 갈까 봐 무서웠어요. ‘나, 나는 절대 치과에 안 갈 거야. 얼른 이 닦아야지.’ 훈이의 입 안에서 일하던 캉캉균이 곡괭이질을 멈췄어요. 어디선가 딸기 냄새가 났거든요. “오호, 이번엔 새콤달콤 딸기로구나!” 캉캉균이 코를 킁킁거리자, 흔들균도 삽질을 멈췄어요. 달콤한 냄새에 취한 썩썩균은 향기가 나는 곳으로 갔어요. “야호, 달콤한 딸기다!” 썩썩균은 순식간에 달려가서 치약을 한입 꿀꺽 먹었어요. “퉤퉤, 속았다! 진짜 딸기가 아니라 딸기 맛으로 위장한 치약이다!” 흔들균이 외쳤어요. “이럴 수가, 적군이 나타났다. 전쟁이다!” 그때 훈이가 칫솔을 이리저리 움직였어요. 갑작스러운 공격에 충치균 부대는 정신을 못 차렸어요. 이번에는 썩썩균이 외쳤어요. “칫솔이 쳐들어온다, 납작 엎드려!” 캉캉균은 곡괭이를 든 채 멍하니 서 있었어요. 그때 흔들균이 잇몸에 딱 붙으며 외쳤어요. “캉캉균, 정신 차려. 위험해, 어서 피해!” 하지만 캉캉균은 훈이의 칫솔에 쓸려 나갔어요. “으악, 비겁하게 몰래 공격하다니!” 칫솔에 쓸려 나간 캉캉균이 힘없이 쓰러지면서 외쳤어요. 납작 엎드려 있던 썩썩균도 치약 거품 공격에 숨이 막혔어요. “쳇, 치사하게 딸기 맛으로 위장하다니!” 버티던 썩썩균도 치약 거품 속에 빠지고 말았어요. 캉캉균은 거의 대부분 쓰러졌고, 썩썩균도 조금밖에 살아남지 못했지요. 간신히 살아남은 썩썩균은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을 붙잡았어요. 흔들균도 얼른 이 사이에 숨었지요. “에잇, 분하다. 대체 우리를 괴롭히는 치약은 누가 만든 거야?” 그러자 흔들균이 대답했어요. “우리는 사람들에게 맨눈으로 보이지 않아서 아주 편안하게 살았어. 그런데 어떤 사람이 작은 우리를 볼 수 있는 현미경을 발명한 거야. 거기에다가 우리를 물리칠 치약까지 만들어 낸 거지.” “분하다, 분해. 인간이 똑똑하지 않았더라면 오래오래 편하게 살 수 있었는데.” 바로 그때였어요. “적들이 또다시 몰려온다. 모두 피하라!” 날카로운 칫솔 털이 흔들균이 숨어 있던 이 사이를 공격했어요. “으악!” 흔들균은 칫솔 털에 찔려 힘없이 쓰러졌어요. 놀란 썩썩균이 다른 이 사이로 피하려는 순간, 물 폭탄이 휘몰아쳤어요. 썩썩균은 물 폭탄을 맞고 휩쓸려 떠내려갔지요. 훈이는 칫솔을 헹궈 제자리에 놓았어요. 이를 닦고 나니 입 안도, 기분도 상쾌했어요. 훈이의 이가 반짝반짝 빛났어요. “훈아, 이 깨끗이 닦았니?” “네!” 선생님은 치실을 가져와 사용하는 법을 알려 주었어요. “치실을 쓰면 훨씬 더 깨끗해진단다.” 이 사이에 숨어 있던 마지막 흔들균이 치실에 딸려 나왔어요. “으악, 두고 봐라! 다음번엔 이대로 물러나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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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투자자들, 주주, 돈, 회사, 공장, 요리, 여러 사람, 토비 회사, 신제품, 사람들, 맛집 요리, 주식, 세계 요리로봇, 토비 주식회사, 주식회사, 증권 회사, 다른 회사, 로봇, 회사의 주인, 채소, 맛집로봇, 요리로봇, 토비 | 제목: 토비의 주식회사
줄거리 요약: 연구실에 콕 박혀 있던 토비가 드디어 요리로봇을 완성했다고 기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요리로봇을 만들어 팔고 싶은 토비는 공장을 세우고 싶었지만 돈이 부족해서 사업에 필요한 돈을 모으기 위해 사업 설명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토비가 로봇에 조리법을 넣으면 요리가 만들어지는 요리로봇을 소개했더니 모두 정말 만들 수 있는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요리로봇이 있으면 언제든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으니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라고 말한 토비는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투자를 받은 돈으로 주식회사를 세운 토비는 천원을 투자하면 1주를 주면서 돈을 벌면 번 돈의 일부를 주식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드디어 팔리기 시작한 요리로봇은 요리가 편해졌다며 불티나게 팔려서 회사에 투자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싱글벙글했습니다. 요리로봇이 잘 팔리자 여기저기서 투자하겠다고 토비 회사로 몰려와서는 어떻게 투자하는지 물어서 주식을 사라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이 토비 회사의 주식을 사려고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증권 회사를 알아보며 사겠다고 하자 토비는 흐뭇했습니다. 얼마 뒤 다른 회사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요리로봇을 만들었는데 토비 회사의 요리로봇 보다 인기가 더 많았습니다. 토비의 요리로봇보다 세계 요리로봇이 더 많이 팔려서 토비는 돈을 많이 벌지 못했고 토비의 요리로봇이 안 팔리자 토비 회사의 주식도 가격이 떨어졌어요. 토비 회사 투자자들은 회사가 망해서 돈을 잃을까 안절부절못했고 고민에 빠진 토비도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했습니다. 더 열심히 연구한 토비는 전 세계에 있는 맛집 요리가 뚝딱 만들어지는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신제품 맛집로봇이 많이 팔려서 토비가 돈을 많이 벌어 투자자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자 여기저기서 다시 토비 회사의 주식을 사겠다고 나섰습니다. 오늘도 토비 주식회사의 공장은 로봇을 만드느라 바쁘게 돌아갔고 투자자들이 토비 회사 주식을 많이 사면 그 돈으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습니다. 토비는 다음 로봇으로 싫어하는 채소를 달콤한 맛으로 바꿔 주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오늘도 연구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주식회사는 돈을 투자한 사람들에게 투자한 만큼 주식을 주고, 그 주식을 가진 사람들을 주주라고 합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야호, 드디어 완성이야!” 토비가 기쁜 목소리로 외쳤어요. 연구실에 콕 박혀 있던 토비가 요리로봇을 개발했거든요. “요리로봇을 많이 만들려면 돈이 많이 필요한데, 어디서 구하지?” 토비는 요리로봇을 만들어 팔고 싶었어요. 하지만 공장을 세우기엔 돈이 부족했지요. 토비는 요리로봇 사업에 필요한 돈을 모으기 위해 사업 설명회를 열기로 했어요. “여러분, 로봇에 조리법을 넣으면 요리가 뚝딱 만들어져요. 누구나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답니다.” 토비는 요리로봇을 소개했어요. ‘저 로봇이 정말 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모두 요리로봇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토비는 더 큰 목소리로 말했어요. “요리로봇이 있으면 언제든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어요.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세요!” “요리로봇에 투자하겠습니다.” “저도 투자할게요.” 토비는 투자를 받는 데 대성공했지요. 토비는 투자를 받은 돈으로 주식회사를 세웠어요. 그리고 투자자들에게는 주식을 주었지요. “주식 1주의 가격은 1,000원이에요. 1,000원을 투자하면 주식 1주, 5,000원을 투자하면 주식 5주예요.” 토비는 돈을 벌면 번 돈의 일부를 주식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드디어 요리로봇이 팔리기 시작했어요. “요리로봇 주세요.” “로봇 덕분에 요리가 정말 편해졌어요.” 토비의 요리로봇은 불티나게 팔렸어요. “역시 토비 회사에 투자하길 잘했어!” 토비 회사의 투자자들은 싱글벙글했지요. 요리로봇이 잘 팔리자 여기저기서 토비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몰려왔어요. “토비 회사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죠?” “토비 회사의 주식을 사세요!” 투자자들은 토비 회사의 주식을 사려고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증권 회사를 알아보았어요. 토비는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이 많아져 흐뭇했지요. 토비 회사 주식을 사야지. 그런데 얼마 뒤 다른 회사에서도 요리로봇을 만들었어요. “이 로봇은 세계 여러 나라의 요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요리를 만들 수 있다니!” “토비 회사의 요리로봇보다 이 로봇이 더 좋은걸.” 세계 요리로봇은 토비의 요리로봇보다 인기가 더 많았어요. 이제는 토비의 요리로봇보다 세계 요리로봇이 더 많이 팔렸어요. 토비 회사는 전만큼 돈을 벌지 못했지요. 토비의 요리로봇이 안 팔리자 토비 회사의 주식도 가격이 떨어졌어요. “토비 회사가 망하면 어떡하지?” 토비 회사의 투자자들은 돈을 잃을까 안절부절못했지요. 토비도 고민에 빠졌어요. “안 되겠어. 방법을 찾아 보자.” 토비는 더 열심히 연구하여 이번엔 맛집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어요. “전 세계에 있는 맛집 요리가 뚝딱 만들어집니다. 이제 집에서도 편하게 맛집 요리를 즐기세요!” 신제품 맛집로봇은 아주 많이 팔렸어요. 토비는 돈을 많이 벌어 투자자들에게 나누어 주었지요. 그러자 다시 여기저기서 토비 회사의 주식을 사겠다고 나섰어요. 윙, 탁탁! 오늘도 토비 주식회사의 공장은 로봇을 만드느라 바쁘게 돌아가요. 회사가 잘돼야 투자자들이 토비 회사 주식을 많이 사거든요. 그러면 그 돈으로 토비 회사는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어요. 토비가 다음에는 어떤 로봇을 만들까요? “싫어하는 채소를 달콤한 맛으로 바꿔 주는 로봇을 만들어야지!” 오늘도 토비는 연구실에 콕 박혀 새로운 로봇을 만들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답니다. 주식회사는 주식을 발행하고 여러 사람으로부터 돈을 투자받아 세운 회사를 말해요. 주식회사는 돈을 투자한 사람들에게 투자한 만큼 주식을 주어요. 주식을 가진 사람들을 ‘주주’라고 하지요. 주주들이 회사의 주인이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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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글, 막둥이, 종이, 큰형, 형들, 책, 송 씨, 맹꽁짱깡짱, 마을 재산, 사람들, 김 씨, 훈장님, 공자, 박 씨, 어떤 사람, 젊은이들, 맹자, 원님, 형님, 두 형들, 낡은 책, 이 씨, 막둥이네 세 형제, 두 형, 작은형, 형님들, 합격자 | 제목: 원님 시험
줄거리 요약: 대나무골 사람들은 원님 소리만 들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그 이유는, 원님들이라고 하면 마을 일을 돌보지 않고 놀고, 거짓말을 둘러대며 마을 재산을 긁어갔기 때문입니다. 참다못한 대나무골 사람들은 직접 원님을 뽑기로 하였고 젊은이들이 길을 떠나 이 마을 저 마을에 글을 써 붙혔습니다. 막둥이네 세 형제도 글을 보고 기뻐하며 누구나 원님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은형이 맞장구를 쳤고, 막둥이의 두 형은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형님에게 우리도 해보자고 말했습니다. 막둥이는 두 형들이 공부하는 동안 형들 대신 일을 하면서 틈틈이 공부를 했고, 막둥이도 원님 시험을 보고 싶어했습니다. 막둥이가 저도 같이 가자고 하자, 형님들 마음대로 하라고 하였습니다. 대나무골 원님 시험에 합격자를 발표할 거니 조용히 해달라고 했습니다. 합격자는 막둥이라고 하였고, 막둥이는 깜짝 놀라 저는 답을 하나도 안 적었다고 했습니다. 막둥이의 말에 사람들은 놀라서 답을 적지도 않은 사람을 합격시킬 수 있냐고 했습니다. 막둥이는 콧방귀 뀌는 형들을 따라갔고, 원님 시험이 치러지는 대나무골에는 사람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눈 감고 글씨를 쓰고, 어떤 사람은 거꾸로 서서 글을 읽고 내로라하는 똑똑한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원님 시험이 시작 되었고, 김 씨가 시험을 보러 들어가고 조금 뒤에 대나무골 훈장님이 밖으로 나왔습니다. 김 씨가 웃으며 나왔고, 이 씨, 박 씨, 송 씨들도 똑같았습니다. 막둥이는 안으로 들어갔고 훈장님은 막둥이에게 문제가 적힌 종이를 내밀었습니다. 막둥이는 맹자, 공자는 알아도 맹꼴짱깡짱은 처음 들었고, 머리를 싸매는 동안 훈장님은 화장실을 가겠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막둥이는 공부가 부족했다고 생각하였고, 훈장님이 앉아 계신 자리에는 낡은 책이 있었습니다. 그 책은 맹꽁짱깡짱의 글이 적힌 책 이였고, 막둥이는 손이 벌벌벌, 가슴이 두근두근 되기 시작했습니다. 막둥이는 시험을 끝내고 나오자 밖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수군되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 옛적에‘원님’소리만 들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이 있었어. 바로 대나무골 사람들이었지. 원님들이라고는 하나같이 마을 일은 돌보지 않고 흥청망청 놀고, 요리조리 거짓말을 둘러대며 온 마을 재산을 싹싹 긁어 갔지. 그러니 사람들의 한숨이 깊어질 수밖에. 참다못한 대나무골 사람들이 일어섰어. “이렇게 한숨만 쉴 게 아니라 우리 손으로 직접 원님을 뽑읍시다!” “옳소! 나라에서 보내는 원님은 믿을 수가 없어요!” 곧 젊은이들이 길을 떠나 이 마을 저 마을에 원님을 뽑는다는 글을 써 붙였어. 때마침 막둥이네 세 형제도 그 글을 보았어. 큰형이 기뻐서 입이 벌어지며 말했지. “하하, 누구나 원님이 될 수 있다고?” 그러자 작은형이 손뼉을 치며 맞장구를 쳤어. “이야! 형님, 우리도 한번 해 봐요.” 막둥이의 두 형은 오래전부터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를 해 왔거든. 두 형들이 과거 공부를 하는 동안 막둥이는 형들 대신에 일을 해야 했어. 그래도 잠을 줄여 가며 틈틈이 공부를 했지. 막둥이도 원님 시험을 꼭 보고 싶었어. “형님들, 저도 같이 가요!” “네가 원님 시험을 보겠다고? 흥! 원님은 아무나 하나. 네 마음대로 해라!” “조용히들 하시오. 합격자를 발표하겠소. 대나무골 원님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바로.” “막둥이요!” 막둥이는 깜짝 놀라 외쳤어. “잠, 잠깐만요! 저는 답을 하나도 안 적었는데요.” 막둥이의 말에 사람들은 화들짝 놀랐어. “답을 적지도 않은 사람을 합격시키다니. 그런 법이 어디 있소!” 막둥이는 콧방귀 뀌는 형들의 뒤를 졸졸 따라갔어. 원님 시험이 치러지는 대나무골에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 있었지. 어떤 사람은 끝도 없이 책을 줄줄 외고. 어떤 사람은 눈 감고도 글씨를 척척 쓰고. 또 어떤 사람은 거꾸로 서서 글을 술술 읊었어. 모두 내로라하는 똑똑한 젊은이들이었지. 둥! 둥! 둥! 드디어 원님 시험이 시작되었어. 먼저 김 씨가 시험을 보러 들어가고. 조금 뒤에 안에 있던 대나무골 훈장님이 밖으로 나왔지. 그러더니 김 씨가 활짝 웃으며 나오는 거야. 이 씨, 박 씨, 송 씨 차례에도 똑같았어. 그것참, 이상한 시험이지? “막둥이, 들어오시오!” 막둥이는 침을 꼴깍 삼키고 안으로 들어갔어. 훈장님은 막둥이에게 문제가 적힌 종이를 내밀었지. “중국의 유명한 맹꽁짱깡짱의 글을 적으시오.” 막둥이는 맹자, 공자는 알아도 맹꽁짱깡짱은 처음 들었어. 막둥이는 끙끙 머리를 싸맸지. 그런데 훈장님이 쓰윽 일어나서는 밖으로 나가는 거야. “나, 화장실 좀 다녀오겠소.” ‘아무래도 내 공부가 부족했나 봐. 원님 시험에 합격하기는 다 틀렸어!’ 그런데 훈장님이 앉아 있던 자리에 낡은 책이 한 권 놓여 있는 거야. 막둥이는 책을 펼쳐 보았지. 어어? 그 책 속에 맹꽁짱깡짱의 글이 떡하니 적혀 있네! 그 순간, 막둥이는 손이 벌벌벌, 가슴이 두근두근했어. 막둥이는 시험을 끝내고 밖으로 나왔어. 밖에서는 시험을 보고 나온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수군수군했지. “아니, 자네 문제도 그것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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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잘못된 세모 모양의 돌, 바위들, 노란 고추, 꽃들, 빨간 참외, 꼬치, 거미 초콜릿, 잘못된 모양의 돌, 파랑 개구리, 규칙에 맞지 않은 열매, 첫 번째 두루마리, 꽃, 징검다리, 노랑 꽃, 바위, 가운데 징검다리, 두루마리, 가방, 풍선, 여러 가지 모양의 돌, 아이스크림, 커다란 바위, 친구들, 땡땡땡 몬스터, 마지막 두루마리, 우글우글 나무, 땡땡땡 몬스터의 엄마, 주스, 다리 달린 벌레, 꿀꺼덕 몬스터 | 제목: 콜록 에취 훌쩍
줄거리 요약: 오늘은 땡땡땡 몬스터의 생일 잔치 날 인데, 신이 난 꿀꺼덕 몬스터는 주스와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한입에 꿀꺼덕 삼켰습니다. 그날 저녁 배가 아프고 기침도 심해 불룩했던 배가 홀쭉해져 버린 꿀꺼덕 몬스터에게 땡땡땡 몬스터가 내가 곧 낫게 해 줄 테니 조금만 기다리라 위로했습니다.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간 땡땡땡 몬스터가 벽장 깊숙이에서 감기 낫는 비법이 적혀 있던 세개의 두루마리 중 첫 번째 두루마리를 펼쳐보니, 쿵쿵쿵 동굴에서 꽃을 찾아 통째로 삼키라고 했어요. 여기에 들어갈 꽃을 찾아서 삼키라는 것이라며 땡땡땡 몬스터가 바위들이 쿵쿵쿵 굴러다니는 위험한 동굴인 쿵쿵쿵 동굴로 꽃을 찾으러 갔습니다. 동굴 안에 피어 있는 알록달록 예쁜 꽃들을 본 땡땡땡 몬스터가 굉장히 많은 꽃 중 어떤 꽃이냐며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꽃들을 살펴보던 땡땡땡 몬스터가 노랑 꽃을 한 송이 가방에 넣으며 꿀꺼덕 몬스터한테 갖다줘야겠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두루마리를 펼친 땡땡땡 몬스터가 뒤에서 쿵쿵쿵하는 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바위가 굴러 오고 있었습니다. 출렁강 쪽으로 마구 달려간 땡땡땡 몬스터가 굴러오던 바위가 강물 속으로 풍덩 빠져 징검다리가 여러 개 쑥 올라오는 걸 보고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냐고 말했습니다. 땡땡땡 몬스터가 두루마리를 다시 펼쳐 보더니, 가운데 있는 징검다리로 가야 하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땡땡땡 몬스터가 가운데 징검다리에 발을 올려놓고 출렁강을 건너가 벌레가 잔뜩 매달린 우글우글 나무에서 다리 달린 벌레를 찾아 가방에 넣었습니다. 땡땡땡 몬스터가 마지막 두루마리를 펼쳐보니 모양 절벽으로 달려가 잘못된 모양의 돌을 누르고, 거기서 나오는 파랑 개구리를 통째로 삼키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모양의 돌이 박혀 있던 모양 절벽에서 땡땡땡 몬스터는 어떤 모양이 잘못된 거냐고 말하며 위에서 아래로 찬찬히 모양을 살펴보았습니다. 땡땡땡 몬스터가 여기가 잘못되었다며 잘못된 세모 모양의 돌을 눌렀습니다. 구멍 속에서 팔짝 튀어 오른 파랑 개구리를 잡아 가방에 넣은 땡땡땡 몬스터가 꿀꺼덕 몬스터한테 갖다줘야겠다고 말했습니다. 힘껏 달려 꿀꺼덕 몬스터의 집에 도착한 땡땡땡 몬스터가 준 노랑 꽃이랑 다리 달린 벌레와 파랑 개구리를 꿀꺼덕 몬스터가 꿀꺼덕 삼켰습니다. 오늘은 꿀꺼덕 몬스터의 생일이어서 땡땡땡 몬스터가 꿀꺼덕 몬스터가 좋아하는 거미 초콜릿과 노란 고추와 빨간 참외를 순서대로 끼운 맛있는 꼬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물을 들고 꿀꺼덕 몬스터의 집에 도착한 땡땡땡 몬스터가 가져온 꼬치에 찔려서 풍선이 하나 터졌습니다. 땡땡땡 몬스터의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픈 엄마를 위해 땡땡땡 몬스터와 꿀꺼덕 몬스터가 비법이 적힌 두루마리를 가지고 약을 찾으러 떠났습니다. 무사히 길을 건너서 사랑의 나무 앞에 온 땡땡땡 몬스터와 꿀꺼덕 몬스터가 규칙에 맞지 않은 열매를 따야 하지 찾고 있습니다. 콜록 에취 훌쩍은 땡땡땡 몬스터가 감기에 걸린 꿀꺼덕 몬스터를 위해 약을 찾으러 떠나는 이야기인데 비법이 알려 주는 대로 색깔과 크기와 모양을 자세히 관찰해야만 약을 구할 수가 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오늘은 땡땡땡 몬스터의 생일이에요. 생일잔치에 친구들이 많이 왔어요. 맛있는 음식도 많이 준비했어요. 신이 난 꿀꺼덕 몬스터는 주스도 한번에 꿀꺼덕, 케이크도 한입에 꿀꺼덕, 아이스크림도 한입에 꿀꺼덕 삼켰지요. 그날 저녁, 꿀꺼덕 몬스터는 배가 살살 아파 왔어요. 열이 펄펄 나고, 콧물이 줄줄 흐르고, 기침도 콜록콜록 심했지요. 불룩했던 배가 홀쭉해져 버렸어요. “내가 곧 낫게 해 줄게. 조금만 기다려.” 땡땡땡 몬스터가 꿀꺼덕 몬스터를 위로했어요. 땡땡땡 몬스터는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갔어요. 벽장 깊숙이에서 감기 낫는 비법이 적힌 두루마리를 세 개 꺼냈어요. 첫 번째 두루마리를 펼쳤어요. 빨강, 노랑, 파랑, 빨강, 노랑, 파랑, 빨강, 파랑. 쿵쿵쿵 동굴에서 꽃을 찾아 통째로 삼켜라. “옳지, 여기에 들어갈 꽃을 찾아서 삼키라는 것이구나!” 쿵쿵쿵 동굴은 바위들이 쿵쿵쿵 굴러다니는 위험한 동굴이었어요. 그래도 땡땡땡 몬스터는 꽃을 찾으러 쿵쿵쿵 동굴로 갔어요. 동굴 안에는 알록달록 예쁜 꽃들이 피어 있었어요. “우아, 꽃이 굉장히 많네. 이 가운데 어떤 꽃이지?” 땡땡땡 몬스터는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땡땡땡 몬스터는 꽃들을 살펴보았어요. “빨강 꽃, 노랑 꽃, 파랑 꽃, 빨강 꽃, 노랑 꽃, 파랑 꽃. 그 다음도 빨강 꽃, 노랑 꽃, 파랑 꽃이 와야 하니까.” 땡땡땡 몬스터는 노랑 꽃을 한 송이 가방에 넣었어요. “꿀꺼덕 몬스터한테 갖다 줘야지!” 땡땡땡 몬스터는 두 번째 두루마리를 펼쳤어요. 그때, 뒤에서 ‘쿵쿵쿵’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땡땡땡 몬스터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바위가 ‘쿵쿵쿵’ 굴러 오고 있었어요. 큰 돌, 큰 돌, 작은 돌, 큰 돌, 큰 돌, 작은 돌. 출렁강을 건너 우글우글 나무에 매달려 있는 다리 달린 벌레를 통째로 삼켜라. 땡땡땡 몬스터는 출렁강 쪽으로 마구 달려갔어요. 굴러 오던 바위가 강물 속으로 풍덩 빠지자, 강물 위로 징검다리가 여러 개 쑤욱 올라왔어요. “후유, 살았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땡땡땡 몬스터는 두루마리를 다시 펼쳐 보았어요. “큰 돌, 큰 돌, 작은 돌, 큰 돌, 큰 돌, 작은 돌. 아, 가운데 있는 징검다리로 가야 하는구나!” 땡땡땡 몬스터가 가운데 징검다리에 발을 올려놓자, 나머지 징검다리들이 강물 속으로 가라앉았어요. 출렁강을 건너자 너른 들판에 벌레가 잔뜩 매달린 우글우글 나무가 있었어요. 땡땡땡 몬스터는 그중에 다리 달린 벌레를 찾아서 가방에 넣었어요. “꿀꺼덕 몬스터한테 갖다 줘야지!” 땡땡땡 몬스터는 마지막 두루마리를 펼쳤어요. “잘못된 모양의 돌을 누르라고?” 땡땡땡 몬스터는 모양 절벽으로 달려갔어요. 세모,네모,네모,세모,네모,네모. 모양 절벽에서 잘못된 모양의 돌을 누르고, 거기서 나오는 파랑 개구리를 통째로 삼켜라. 모양 절벽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돌이 박혀 있었어요. 땡땡땡 몬스터는 위에서 아래로 찬찬히 모양을 살펴보았어요. “세모, 네모, 네모, 세모, 네모, 네모. 어라, 어떤 모양이 잘못된 거지?” “세모, 네모, 네모, 세모, 세모, 네모. 옳지, 여기가 잘못되었구나!” 땡땡땡 몬스터는 잘못된 세모 모양의 돌을 눌렀어요. 그러자 구멍 속에서 파랑 개구리가 팔짝 튀어 올랐어요. 땡땡땡 몬스터는 재빨리 파랑 개구리를 잡아 가방에 넣었지요. “꿀꺼덕 몬스터한테 갖다 줘야지!” 땡땡땡 몬스터는 힘껏 달려 꿀꺼덕 몬스터의 집에 도착했어요. “자, 이걸 먹어 봐.” 꿀꺼덕 몬스터는 노랑 꽃이랑 다리 달린 벌레, 파랑 개구리를 꿀꺼덕 삼켰어요. 꿀꺼덕 몬스터는 열이 쑥 내려가고, 콧물이 뚝 멈추고, 기침이 뚝 그쳤어요! 그러자 꿀꺼덕 몬스터는 기분이 좋아서 맛있는 음식을 꿀꺼덕 먹기 시작했답니다. 꿀꺼덕 몬스터의 생일잔치. 오늘은 꿀꺼덕 몬스터의 생일이에요. 그래서 땡땡땡 몬스터가 생일 선물을 준비하고 있어요. 선물은 꿀꺼덕 몬스터가 좋아하는 거미 초콜릿과 노란 고추와 빨간 참외를 순서대로 끼운 맛있는 꼬치예요. 이제 하나만 더 끼우면 완성이에요. 무엇을 끼워야 할까요? 땡땡땡 몬스터가 선물을 들고 꿀꺼덕 몬스터의 집에 도착했어요. 알록달록 풍선들이 장식되어 있고 맛있는 음식도 한가득 있네요. 그런데 꼬치에 찔려서 풍선이 하나 터지고 말았어요. 어떤 색깔의 풍선이 터진 걸까요? 약을 찾으러 출발! 땡땡땡 몬스터의 엄마가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대요. 그래서 땡땡땡 몬스터와 꿀꺼덕 몬스터는 비법이 적힌 두루마리를 가지고 약을 찾으러 떠났어요. 비법에 적힌 대로 가지 않으면 함정에 빠져요. 조심히 길을 찾아가 보세요. 땡땡땡 몬스터와 꿀꺼덕 몬스터는 무사히 길을 건너서 사랑의 나무 앞에 왔어요. 땡땡땡 몬스터와 꿀꺼덕 몬스터가 규칙에 맞지 않은 열매를 찾고 있어요. 어떤 열매를 따야 할까요? 콜록 에취 훌쩍은 색깔, 크기, 모양이 3개씩 반복되는 세 마디 규칙을 다루고 있습니다. 규칙성은 아이가 자라서 배우게 될 함수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또한 규칙을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수학 원리와 이론의 기초로써 집중력, 관찰력과 탐구력 등이 종합적으로 길러집니다. 콜록 에취 훌쩍은 땡땡땡 몬스터가 감기에 걸린 꿀꺼덕 몬스터를 위해 약을 찾으러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땡땡땡 몬스터의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감기 낫는 비법 속에는 여러 가지 규칙이 숨어 있습니다. 비법이 알려 주는 대로 색깔과 크기, 모양을 자세히 관찰해야만 약을 구할 수가 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비법 찾는 부분을 강조하여 읽어 주고, 다시 한 번 읽을 때는 ‘어떻게 콧물 멈추는 약을 찾았지?’, ‘어떤 꽃을 가져가야 하지?’ 같은 질문을 하면서 아이가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규칙이란 사물의 배치나 행동 속에서 일정하게 반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어느 곳에나 규칙이 존재합니다. 아이들은 수학을 통해 주변에서 일정하게 반복되는 질서를 배우게 됩니다. 규칙을 찾아내고, 이해하며,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은 문제 해결력을 키워 나가게 됩니다. 세 마디 규칙은 규칙을 구성하는 요소가 하나 더 늘어났기 때문에, 두 마디 규칙보다 좀 더 복잡해 보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주 보는 사물에서 색깔, 크기, 모양 등 시각적인 유형의 규칙을 찾는다면 자연스럽게 규칙을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규칙을 익히는 방법에는 규칙을 제시한 뒤에 그 다음에 이어질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맞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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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이불, 누구, 꼬마 영웅 상, 문, 책, 눈, 너를, 여우 도둑, 유령, 방, 배, 인형, 옷장, 너, 벌, 엉덩이, 개, 가슴, 덩크, 스컹크, 여우, 벌레 요리, 냉장고 문, 도둑, 창문, 스컹크 덩크, 침대, 경찰차, 꼬리, 장난감, 동물, 곰 경찰, 엄마, 이빨, 도넛, 옷, 나는 | 제목: 도둑을 잡은 덩크
줄거리 요약: 아기 스컹크는 엄마가 오면 놀래 주려고 침대 아래에 숨어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창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여우 도둑이 살금살금 창문을 열고 들어왔다가 갑자기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을 찾았습니다. 덩크는 여우를 몰래 따라갔고, 여우가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도넛 한 개가 있었습니다. 숨어 있던 덩크가 작은 게 아니라 적은 거라며 킥킥 웃자, 여우는 깜짝 놀라 누구냐고 소리쳤습니다. 여우는 유령이 아닌가 두리번거리며 옷장 문을 벌컥 열었습니다. 숨어서 따라온 덩크가 웃으며 옷은 벌이라고 하자, 그 목소리에 여우가 벌벌 떨었습니다. 여우는 책이 가득한 방으로 가서 책이 많다고 아무렇지 않은 듯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몰래 따라온 덩크가 책은 권이라고 하자, 그 소리에 여우는 무서워서 이빨이 부딪쳤습니다. 여우가 장난감이 있는 방으로 가자, 침대 아래로 덩크의 꼬리가 보였습니다. 숨어 있던 덩크가 인형이 세 개라고 해야 한다고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여우가 소리 나는 쪽으로 다가가 이불을 걷자, 덩크가 침대 밖으로 빠져나오며 소리쳤습니다. 덩크에게 거기 서라며 몇 살인지 묻자, 덩크는 서면 잡을 거라며 후다닥 도망쳤습니다. 덩크는 여우에게 잡히고 말았지만, 덩크의 엉덩이에서 방귀가 나왔습니다. 방귀 냄새에 여우가 밖으로 나왔을 때 덩크가 도와달라고 소리쳤고, 지나가던 경찰차가 멈췄습니다. 깜짝 놀란 여우가 펄쩍 뛰며 말했지만, 여우는 곰 경찰에게 붙잡혔습니다. 도둑을 잡은 덩크는 용감한 꼬마 영웅상을 받았고, 도둑 잡은 이야기를 들려주느라 오늘도 바빴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아기 스컹크 덩크가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엄마가 오면 깜짝 놀래 줘야지.’ 덩크는 침대 아래에 꼭꼭 숨었어요. 그때, 달칵! 소리가 들렸어요. ‘어? 이건 창문 열리는 소린데?’ 창문을 열고 폴짝! 여우 도둑이 살금살금 들어왔어요. “아무도 없겠지? 자, 무엇을 가져갈까?” 갑자기 여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어요. “아, 배고파! 뭐 먹을 거 없나?” 덩크는 여우 뒤를 몰래 따라갔어요. 여우가 냉장고 문을 벌컥 열었어요. “어? 도넛이 딱 한 개 있네. 한 개는 너무 작아!” 그러자 숨어 있던 덩크가 킥킥! “작은 게 아니라, 적은 거예요.” 여우가 깜짝 놀라 소리쳤어요. “누, 누구야?” 여우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렸어요. ‘유령은 아니겠지?’ 방으로 간 여우는 옷장 문을 벌컥 열었어요. “우아, 옷이 정말 많네.” “옷이 모두 몇 개지?” 그러자 숨어서 따라온 덩크가 킥킥! “옷은 ‘개’가 아니라 ‘벌’이에요. 한 벌, 두 벌.” 덩크의 목소리에 여우가 벌벌 떨었어요. “누구야? 유령이야?” 여우는 덜덜 떨며 책이 가득한 방으로 갔어요.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큰 소리로 말했어요. “우아, 책이 많네. 고소한 벌레 요리, 냄새나는 방귀 뀌기! 다 내가 보고 싶었던 책들이잖아.” “책이 모두 몇 벌이지?” 그러자 몰래 따라온 덩크가 킥킥! “책은 ‘벌’이 아니라 ‘권’이에요. 한 권, 두 권.” 덩크의 소리에 여우가 펄쩍펄쩍! 어찌나 무서웠던지 이빨이 딱딱 부딪쳤어요. 여우는 허둥지둥 장난감이 있는 방으로 갔어요. 침대 아래로 삐죽 나온 덩크의 꼬리가 보였지요. 여우의 가슴이 콩닥콩닥! 그때 인형이 여우의 눈에 들어왔어요. “인형이 세 권이네?” 그러자 숨어 있던 덩크가 큰 소리로 말했어요. “킥킥! ‘인형이 세 개’라고 해야죠.” 여우가 소리 나는 쪽으로 홱 돌아섰어요. 그리고 성큼성큼 다가가 이불을 휙 걷었어요. “잡았다! 스컹크 한 개가 숨어 있었구나.” 덩크가 침대 밖으로 빠져나오며 소리쳤어요. “동물은 ‘마리’라고 해야죠! 스컹크 한 마리요!” 덩크는 후다닥 도망쳤어요. “거기 서!” “서면 잡을 거잖아요!” “이런, 왜 이렇게 똑똑한 거야? 너, 나이가 몇 살이야? 사 살이야, 오 살이야?” “네 살, 다섯 살이라고 해야죠. 나는 다섯 살이에요!” 덩크는 여우에게 잡히고 말았어요. “잡았다! 다섯 살짜리 스컹크 한 마리!” 그 순간, 덩크의 엉덩이에서 방귀가 뿌우우우웅! 지독한 방귀 냄새에 여우가 비틀비틀 밖으로 나왔어요. 바로 그때 덩크가 소리쳤어요. “도와주세요! 도둑이에요!” 그러자 지나가던 경찰차가 끼익 멈췄어요. “이크, 경찰차 한 마리가 왔잖아!” 깜짝 놀란 여우가 펄쩍 뛰며 말했어요. “경찰차는 한 ‘마리’가 아니라 한 ‘대’야! 여우 도둑, 너를 체포한다!” 여우는 곰 경찰에게 붙잡혔지요. 며칠 뒤, 도둑을 잡은 덩크는 용감한 꼬마 영웅상을 받았어요. “어머나, 도둑을 어떻게 잡았대요?” “정말 대단해요. 덩크에게 그 비결을 들어 봐야겠어요.” 덩크는 도둑 잡은 이야기를 들려주느라 오늘도 아주 바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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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지백호, 왕비, 알, 짐승들, 소벌도리 촌장, 진한, 명활산 고야촌 촌장, 지타 촌장, 마을, 여섯 촌장, 용, 박혁거세, 왕이 될 아이, 양산 마을, 하늘을 나는 새, 알영, 오색찬란한 무지개, 혁거세, 촌장, 맑은 우물, 금가루, 임금, 자산 진지촌 촌장, 과일, 무산 대수촌 촌장, 알평 촌장, 진한 사람들, 사람들, 아이, 강, 구례마 촌장, 자주색 알, 박혁거세 임금님, 혁거세왕, 호진 촌장, 금산 가리촌 촌장, 흉한 부리, 알천 양산촌 촌장, 이름, 아이의 몸, 박, 왕비가 될 아이, 마을 사람들, 아들들, 호진, 오색 무지개, 사내아이, 흰 말, 알평, 촌장들, 하얀 말, 알영 왕비님, 무지개, 하늘, 작은 벌레들, 성, 여자아이, 지타, 도읍, 구례마, 여섯 마을의 주민들, 돌산 고허촌 촌장, 소벌도리, 지백호 촌장, 둥근 알 | 제목: 박혁거세
줄거리 요약: 옛날 한반도 진한 지역에 여섯 마을과 그 마을을 대표하는 촌장이 있었는데, 오늘날의 이씨, 최씨, 손씨, 정씨, 배씨, 설씨의 조상으로, 촌장들 사이가 무척 좋아 살기 좋다는 소문이 나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그런데 말씨나 풍습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다 보니 마을끼리 자주 싸우게 되었고, 이를 논의하려고 촌장들이 회의를 하던 중 지백호 촌장이, 여섯 마을을 하나로 묶어 나라를 만들고 나라를 다스릴 만한 임금을 구하자고 말했습니다. 지백호 촌장의 말에 다른 촌장들도 고개를 끄덕였고, 먼저 임금을 모실 만한 도읍을 정하기 위해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잠시 숨을 돌리던 중 울창한 숲 저편에서 빛이 비치는 것을 보고 뛰어갔습니다. 촌장들이 양산 마을에 있는 나정이라는 우물가에 닿자, 하얀 말 한 마리가 숲 주위를 서성거리며 울고 있었고 그 앞에는 커다란 자주색 알이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그때 하얀 말이 껑충 뛰어올라 하늘에서 내려온 빛을 따라 올라갔고 그 주변에서는 향기가 풍겨 왔는데, 말은 하늘의 심부름꾼 같고 알은 하늘이 준 선물이라고 소벌도리 촌장이 말하자 다른 촌장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기뻐했습니다. 알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던 촌장들이 그 주위에 둘러서 있던 그때 천둥이 울리더니 무지개가 다가왔고, 놀란 촌장들은 흩어져 숨은 채 그것을 지켜보았습니다. 무지개가 곧장 다가가 덮치자, 알이 갈라지면서 건강한 사내아이가 나왔고, 무지개가 아이의 몸에 쏟아져 내리면서 아이의 몸은 밝게 빛났습니다. 촌장들이 아이를 물에 씻기자 강은 금빛으로 물들어 갔고, 숲속 짐승들과 새, 벌레들까지 몰려와 춤을 추었으며, 대낮인데도 달이 높이 떠 해와 함께 빛나고 있었습니다. 촌장들은 하늘이 임금을 내려 주셨다며 기뻐했고, 아이 몸에서 빛이 났으니 세상을 밝게 다스린다는 뜻으로 혁거세라 이름 지었으며, 박처럼 둥근 알에서 태어났으니, 성을 박으로 하여 아이의 이름은 박혁거세가 되었습니다. 박혁거세가 여섯 촌장과 진한 사람들의 사랑 속에서 자라던 어느 날 사량리 마을의 알영 우물에 용 한 마리가 날아와 며칠째 울었고, 촌장들은 경사가 일어날 징조라고 여겼습니다. 그때 용이 소리를 지르고 불길을 토해 내더니 우물에 여자아이를 떨어뜨리고 하늘로 사라져 버렸는데, 우물 속에서 건져 올린 아이 입에는 닭의 부리가 달려 있었습니다. 부리를 살피려다 지백호 촌장이 코를, 호친 촌장이 손가락을 물렸고, 소벌도리 촌장의 제안에 따라 여자아이를 임금이 되실 분께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촌장들이 여자아이를 품에 안고 박혁거세가 있는 곳으로 가자 아이의 입술에 달려 있던 닭의 부리가 입술로 바뀌었고 두 아이는 서로를 바라보며 반가워했는데, 촌장들은 박혁거세의 짝이 될 왕비를 찾았다고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진한에서 가장 맑은 우물의 이름을 따서 왕비가 될 아이의 이름을 알영으로 부르기로 한 후 박수를 치며 촌장들은 기뻐했습니다. 왕이 될 아이에 이어 왕비가 될 아이까지 나타나자 마을 사람들은 기뻐하며 밤새 잔치를 열었고, 여섯 마을 사람들 모두 합심하여 준비하면서 한 식구처럼 가까워졌습니다. 사람들은 박혁거세와 알영이 살 궁궐을 지었고, 두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열세 살이 되던 해에 왕과 왕비가 되었으며, 이후 여섯 마을을 통일하여 서라벌을 잘 다스리다가 그들이 죽은 뒤 나라 이름을 신라로 바꾸고 더욱 크고 강한 나라로 발전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 한반도 진한 지역에 여섯 마을이 있었어요. 땅이 기름지고 울창한 숲이 있고 맑은 시내가 흐르는 살기 좋은 곳이었지요. 여섯 마을에는 각각 마을을 대표하는 촌장이 있었어요. 알천 양산촌 촌장의 이름은 ‘알평’으로, 오늘날 ‘이’씨의 조상이 된 사람이에요. 돌산 고허촌 촌장 ‘소벌도리’는 ‘최’씨의 조상이고, 무산 대수촌 촌장 ‘구례마’는 ‘손’씨의 조상, 자산 진지촌 촌장 ‘지백호’는 ‘정’씨의 조상, 금산 가리촌 촌장 ‘지타’는 ‘배’씨의 조상, 명활산 고야촌 촌장 ‘호진’은 ‘설’씨의 조상이에요. 여섯 촌장은 사이가 무척 좋아 무슨 일이든지 서로 의논해서 처리했지요. 여섯 마을이 살기 좋다는 소문이 나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왔어요. 그런데 말씨나 풍습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다 보니 이런저런 오해와 다툼이 생기고, 마을끼리도 자주 싸우게 되었지요. 생각다 못 한 촌장들은 각기 아들들을 데리고 알천 옆에 있는 큰 언덕에 모여 회의를 했어요. “요즘 사람들이 자주 싸우고 모두 제멋대로이니 참으로 걱정이오.” “그러게 말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큰일나겠어요.” “매일 싸움이 그치지 않으니 불안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이때 지백호 촌장이 벌떡 일어나 말했어요. “제 생각에는 우리가 이렇게 여섯 마을로 나누어져 있어서 싸움이 더 자주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섯 마을을 하나로 묶어 나라를 만들고, 나라를 다스릴 만한 훌륭한 임금을 구해야 합니다.” 지백호 촌장의 말에 다른 촌장들도 고개를 끄덕였어요. “지백호 촌장의 말씀이 옳소. 그렇다면 우선 임금을 모실 만한 도읍을 정합시다. 그런 다음, 뛰어난 사람을 찾아 임금으로 모십시다.” 촌장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장소를 이야기하면서 여기저기 둘러보았지요. 한참을 찾아 헤매던 촌장들이 잠시 나무 그늘에서 숨을 돌리고 있을 때였어요. 알평 촌장이 벌떡 일어나서 외쳤어요. “여러분! 저것 좀 보십시오! 저게 무엇입니까?” 모두들 알평 촌장이 가리키는 곳을 본 순간 입을 떡 벌렸어요. 울창한 숲 저편 하늘 위로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걸려 있고, 찬란한 빛이 비치고 있었지요. “칠십 평생을 살면서 저렇게 아름다운 광경은 처음이오.” 가장 나이가 많은 소벌도리 촌장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탄성을 질렀어요. “저곳으로 한번 가 봅시다. 아무래도 하늘이 우리에게 무엇인가 알려 주려나 봅니다.” 성미 급한 지타 촌장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뛰기 시작했어요. 다른 촌장들도 무지개를 쫓아 뛰어갔지요. 촌장들이 숲길을 한참 뛰어서 닿은 곳은 양산 마을에 있는 ‘나정’이라는 우물가였어요. 촌장들은 그곳에서 놀라운 광경을 보았어요. 히히힝! 눈처럼 하얀 말 한 마리가 숲 주위를 서성거리며 울고 있었지요. 그리고 말 앞에는 커다란 자주색 알이 하나 놓여 있었어요. “아니, 이게 무슨 알이지요?” “손대지 마시오. 위험한 물건일지도 모르지 않소?” 그때였어요. 하얀 말은 길게 울음소리를 내더니 하늘로 껑충 뛰어올랐어요. 그러더니 하늘에서 내려온 빛을 따라 올라갔지요. 말이 있던 자리와 알 주변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풍겨 왔어요. 촌장들은 놀라운 광경에 잠시 할 말을 잃었어요. 소벌도리 촌장이 침착하게 다가가 알을 쓰다듬더니 웃으며 말했어요. “아무래도 아까 그 말은 하늘의 심부름꾼 같소. 그리고 이 알은 하늘이 우리에게 준 선물임에 틀림없소.” 다른 촌장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크게 기뻐했어요. 촌장들은 조심스럽게 알 주위에 둘러섰어요. 그러나 알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지요. 바로 그때였어요. 저 멀리서 커다란 천둥이 울리더니 하늘에 떠 있던 커다란 오색 무지개가 빙그르르 한 바퀴를 돌아 거꾸로 걸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쿠르릉! 쿵! 쿵! 쿵! 무지개는 요란한 소리를 울리면서 다가왔어요. “아이고, 사람 살려!” 촌장들은 깜짝 놀라서 이리저리 흩어졌지요. 촌장들은 우물 뒤에, 바위 뒤에, 또 나무 뒤에 숨어서 숨을 죽인 채 무지개를 지켜보았어요. 무지개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알을 향해 곧장 다가가더니 알을 박살 낼 듯이 그대로 덮쳤어요. 그러자 알이 쫙 갈라지는 게 아니겠어요! “아니, 이럴 수가!” 알 속에는 아주 건강한 사내아이가 들어 있었어요. 무지개의 오색 빛은 하나로 섞이더니 금가루처럼 아이의 몸에 쏟아져 내렸어요. 아이의 몸은 밝게 빛났답니다. 촌장들은 아이를 안고 가 맑은 물에 씻겼어요. 아이의 몸에 묻어 있던 금가루가 강물에 씻겨 나가자 강은 점점 금빛으로 물들어 갔지요. “아, 우리가 기도한 보람이 있어요.” “맞습니다. 하늘이 내려 주신 아이가 틀림없어요.” 어느새 숲 속 짐승들과 하늘을 나는 새, 작은 벌레들까지 몰려와 주위를 돌며 춤을 추었어요. 하늘에는 환한 대낮인데도 달이 높이 떠 해와 함께 밝게 빛나고 있었답니다. 소벌도리 촌장은 기뻐하며 아이를 높이 쳐들었어요. 촌장들은 하늘이 임금을 내려 주셨다며 몹시 기뻐했어요. 그때 호진 촌장이 말했어요. “잠깐만! 아이 이름을 먼저 지어야 하지 않겠소?” 모두 고개를 끄덕거리며 좋은 이름을 생각했어요. 그러자 알평 촌장이 말했어요. “아이 몸에서 빛이 났으니 세상을 밝게 다스린다는 뜻으로 ‘혁거세’라고 부르면 어떨까요?” 촌장들은 참 좋은 이름이라며 박수를 쳤어요. 그러자 구례마 촌장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어요. “성도 있어야 하지 않겠소? 그런데 성을 어떻게 짓지?” “우리 중 누군가의 성을 따르는 것은 불공평합니다.” “그렇습니다. 새로운 성을 지읍시다.” 그러자 소벌도리 촌장이 말했어요. “박처럼 둥근 알에서 태어났으니 ‘박’으로 하면 어떨까요?” 그리하여 아이의 이름은 ‘박혁거세’가 되었어요. 박혁거세는 여섯 촌장과 진한 사람들의 사랑 속에서 무럭무럭 자랐어요. 그러던 어느 날, ‘사량리’라는 마을에서 소동이 일어났어요. 사량리에는 ‘알영’이라는 깊고 맑은 우물이 있었는데, 우물가로 커다란 용 한 마리가 날아와 며칠째 우는 것이었어요. 끄윽, 크으윽! 휘리리릭! 키이요오! 닭 머리를 한 용은 주위가 울리도록 큰 소리로 울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기겁을 하며 촌장들에게 달려왔어요. 촌장들은 모두 헐레벌떡 알영으로 달려갔지요. “이럴 수가! 혹시 진한이 망하려고 이러는 걸까요?” 지타 촌장이 겁먹은 목소리로 말하자 소벌도리 촌장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요. “아니오, 비록 닭의 머리를 하고 있지만 저것은 분명히 용이오. 용은 예로부터 아주 귀하고 신기한 동물이라오. 그러니 이것은 경사가 일어날 징조요.” 그때였어요. 크아아악! 소리를 지르던 용이 갑자기 입에서 불길을 토해 내더니 우물에 무엇인가를 떨어뜨리고 하늘로 사라져 버렸어요. “이크! 도대체 뭘 떨어뜨리고 간 거지?” 촌장들은 우루루 우물로 달려가 그 안을 들여다보았지요. 우물 안에는 뽀얀 피부를 가진 여자 아이가 맑은 물속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었어요. 촌장들은 물고기처럼 능숙하게 헤엄을 치다가 머리를 물 밖으로 내미는 아이를 신기하게 바라보았지요. 지타 촌장이 우물 속에서 아이를 건져 나왔어요. “아니, 그런데 아이 입이 왜 이렇지?” 촌장들은 아이 입을 보고 다시 한 번 놀랐어요. 입술 대신 닭의 부리가 달려 있었거든요. “어째서 입술이 닭의 부리처럼 생겼을까?” “맞아요. 아주 예쁜 아이인데, 저 부리 때문에 영 거슬리는군요.” “어떻게 하면 떼어 낼 수 있는지 어디 봅시다. 아얏!” 지백호 촌장이 부리를 자세히 살피려다 그만 코를 깨물렸어요. 호진 촌장은 손가락을 물렸지요. “누가 저 흉한 부리를 없앨 수 있을까요?” 모두가 궁리를 해 보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지요. 이때, 소벌도리 촌장이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어요. “요즘 들어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는군. 지난번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흰 말이 임금이 될 아이를 주지 않았소? 이제 또 용이 아이를 주었으니, 아무래도 두 일 사이에는 어떤 깊은 관계가 있는 것 같소.” 이 말을 듣자 다른 촌장들도 고개를 끄덕였지요. 소벌도리 촌장이 말했어요. “이 여자 아이를 우리 임금이 되실 분께 데려갑시다. 그럼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이 나올 것 같습니다.” “어떤 방법 말인가요?” “그건 모르겠소. 하지만 그런 예감이 듭니다.” 촌장들은 여자 아이를 품에 안고 박혁거세가 있는 곳으로 갔어요.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아이의 입술에 달려 있던 보기 흉한 닭의 부리는 온데간데없고 앵두처럼 새빨간 입술로 바뀌어 있었거든요. 아이는 예쁜 입술로 방긋이 웃고 있었지요. “혁거세왕과 이 아이가 과연 인연은 인연인가 보오.” 두 아이는 서로를 바라보더니 방글방글 웃으며 반가워했어요. 두 아이가 나란히 누워 손을 잡고 노는 모습은 참 사랑스러웠지요. “보시오. 두 아이는 하늘이 정해 준 배필이 틀림없소.” 촌장들은 박혁거세의 짝이 될 어여쁜 왕비를 찾았다고 매우 기뻐했어요. “임금의 이름은 혁거세로 정했는데, 왕비가 될 아이의 이름은 뭐라고 부르지요?” 호진 촌장이 말을 꺼냈어요. “뭐 좋은 이름 없을까?” 그러자 아이를 우물에서 안고 나온 지타 촌장이 말했어요. “알영이 어떨까요? 알영은 진한에서 가장 맑은 우물이잖아요. 우리 왕비님이 그 우물물처럼 맑고 깨끗하게 자라나셨으면 좋겠어요.” 지타 촌장의 말에 나머지 촌장들은 박수를 치며 기뻐했어요. “그래, 알영! 좋은 이름이군요.” “허허허, 박에서 나온 박혁거세 임금님, 우물에서 나온 알영 왕비님이라. 정말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 왕이 될 아이에 이어 왕비가 될 아이까지 나타나자 마을 사람들은 몹시 기뻐하며 잔치를 열었어요. 농사가 잘되는 알평 촌장의 마을 사람들은 향기로운 과일을 가져오고, 구례마 촌장의 마을 사람들은 맛있는 고기를 가져왔어요. 손재주가 뛰어난 호진 촌장의 마을 사람들은 아침부터 뚝딱뚝딱 천막을 세웠고, 지백호 촌장의 마을 사람들은 모닥불을 피울 땔감을 가득 해 왔지요. 소벌도리 촌장의 마을 사람들은 박혁거세와 알영에게 입힐 예쁜 옷들을 지어 왔고 지타 촌장의 마을 사람들은 음악을 연주했어요. 걸핏하면 티격태격 싸우던 여섯 마을의 주민들은 혁거세와 알영을 번갈아 안아 보며 서로 기쁨을 나누었어요. “허허허, 우리 임금님과 왕비님은 아직 어린데도 벌써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기 시작했구려.” “이제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겠군요.” 잔치는 밤새도록 계속되었고 여섯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한 식구처럼 가까워졌어요. 사람들은 힘을 합쳐 박혁거세와 알영이 살 궁궐을 지었어요.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두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지요. 세월이 흘러 두 아이가 열세 살이 되었을 때, 박혁거세는 왕이 되고 알영은 왕비가 되었어요. 박혁거세는 왕이 되어 여섯 마을을 한 나라로 통일했지요. 그리고 나라 이름을 ‘서라벌’이라고 지었어요. ‘서라벌’은 ‘계림국’이라고도 불렀어요. 계림국은 ‘닭을 닮은 용이 왕비를 주고 간 나라’라는 뜻이지요. 박혁거세왕과 알영 왕비는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잘 다스렸어요. 그러자 여러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어요. 서라벌은 더욱 큰 나라가 되었지요. 박혁거세왕과 알영 왕비가 죽은 뒤에, 서라벌은 나라 이름을 ‘신라’로 바꾸고 더욱 크고 강한 나라로 발전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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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석회 조각, 알, 개미들, 토메크, 붉은 병정개미, 책, 손녀 뤼시, 흰 돌, 게으름뱅이, 벌, 파브르, 내 밥, 구멍, 뤼시, 붉은 병정개미들, 먹이, 대모벌, 검정대모벌, 반불개미집, 금붕어, 왕거미, 개미산, 개미, 사람들, 장수말벌, 어떤 놈, 겁쟁이, 앞발, 새 흙, 병정개미 떼, 거미 구멍, 내, 반불개미, 빗자루, 선두 개미, 네, 할아버지, 그물, 붉은 병정개미 떼, 새끼들, 개미 떼, 나, 곤충학자, 곤충, 거미줄, 우리 아기들, 왼손, 하인, 개미 떼의 옆구리, 거미, 번데기, 어린 것들, 자기 그물, 흙, 장 앙리 파브르, 빈집, 돌멩이, 노예들, 이히체크 | 제목: 파브르 곤충기
줄거리 요약: 어려서부터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깊었던 장 앙리 파브르는 곤충 연구에 일생을 바쳐 곤충의 습성과 생활을 관찰한 10권의 책을 기록했어요. 새끼를 기르는 일도 서투르고 먹이를 찾아다니지도 않는 붉은 병정개미는 노예 사냥을 잘하는 별난 곤충입니다. 손만 뻗으면 닿을 만한 곳에 있는 것도 가져올 줄 모르는 게으름뱅이 붉은 병정개미가 집안일을 거들어 줄 노예들을 어떻게 사냥하는 따라가 봅시다. 무더운 여름날, 5에서 6미터나 되는 줄을 서서 이동하여 붉은 병정개미가 찾아낸 것은 반불개미집입니다. 선두 개미가 번데기를 물고 밖으로 나오라고 명령하자, 병정개미 떼는 반불개미의 집으로 쳐들어가 싸움을 벌입니다. 승리한 붉은 병정개미 떼는 자라서 충실한 하인이 될 번데기를 하나씩 입에 물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파브르가 발견한 사실은 붉은 병정개미들은 어떠한 길이라도 자기들이 지나온 길을 따라 되돌아간다는 것입니다. 파브르는 세찬 바람이 연못가를 행진하는 개미 떼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몇 줄의 개미 떼는 연못에 빠져 금붕어의 먹이가 되었고, 살아남은 개미들은 계속 행진했습니다. 흐트러진 줄을 다시 정리하고 행진을 계속하는 개미들이 다시 이 길로 돌아오는지 기다린 파브르는 입에 번데기를 물고 되돌아오는 붉은 병정개미 떼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씩이나 바람에 날려 연못에 빠졌지만, 붉은 병정개미 떼는 길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행진했습니다. 파브르는 붉은 병정개미가 개미산 같은 물질을 바닥에 뿌려 놓고 더듬이로 그 냄새를 맡고 찾아온다는 것이 사실인지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실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파브르가 손녀 뤼시에게 개미 연구를 도와 달라고 하자, 뤼시는 좋다고 했어요. 뤼시는 신이 나서 뜰 안팎을 뛰어다니며 붉은 병정개미를 감시하다가, 할아버지에게 붉은 병정개미가 반불개미의 집으로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개미들이 지나간 길에 흰 돌을 놓아두었는데, 개미들이 돌아오기 전에 길을 쓸어 내고 새 흙을 깔아 놓기로 했습니다. 파브르는 붉은 병정개미가 정말로 냄새로 길을 찾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네 군데 정도를 빗자루로 쓸어 내고 다른 곳의 흙을 떠다가 깔아 놓았습니다. 입에 번데기를 물고 되돌아오던 붉은 병정개미 떼는 이상함을 느끼고 오던 길이 아닌 옆으로 갔습니다. 이상하기는 했지만 아까 왔던 길이 분명하니 새 흙 위를 지나가기로 했습니다. 붉은 병정개미 떼는 새 흙이 덮인 길목을 만날 때마다 뒷걸음 치다가 다시 오거나 옆으로 비껴 돌아가려고 허둥댔습니다. 붉은 병정개미가 길의 모습이 달라져 허둥대는 것을 통해 개미가 길을 찾는 것은 냄새가 아니라 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주 가까운 거리밖에 보지 못하는 붉은 병정개미는 한 번 본 길은 정확하게 기억했다가 눈으로 되짚어 가는 것이 분명합니다. 곤충에 관해서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모벌이 새끼들의 먹이로 오래 된 담장 밑이나 비탈진 오솔길 아래에 있는 거미를 잡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거미는 자기의 그물에 걸려드는 곤충은 독이 있는 송곳니로 물어서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곤충입니다. 대모벌과 거미는 맞닥뜨리기만 하면 서로 자기가 더 세다고 말다툼을 벌입니다. 파브르는 거미와의 싸움에서 대모벌이 항상 이기는 것인지 그 비밀을 관찰해 보기로 했습니다. 7월의 어느 날, 검정대모벌 한 마리가 거미 사냥을 위해 거미의 그물 가까이 다가가자, 보이지 않던 거미가 구멍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여섯 개의 앞발을 구멍 밖으로 쑥 내밀고, 장수말벌보다 만만치 않은 대모벌을 재빨리 낚아채려 했습니다. 단단히 벼르고 있는 왕거미를 약 올린 대모벌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립니다. 왕거미는 이번에는 약 올리는 것에 안 넘어간다며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립니다. 잠시 후, 대모벌이 다시 거미 구멍 앞에 나타나서는 집 밖으로 나와 대결해 보자고 얼쩡거리자, 거미가 몸을 반쯤 내밀고 공격 자세를 취했습니다. 자신 있으면 네가 들어와서 덤비라는 말에 싸움은 밖에서 하는 거라고 말합니다. 대모벌은 실컷 약을 올리고 다시 날아갔고, 왕거미도 또 구멍 안으로 들어갑니다. 거미가 번개같이 구멍 밖으로 나와 앞에서 왔다 갔다하는 대모벌 앞에 서자, 깜짝 놀란 대모벌이 달아났고 왕거미도 구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며칠 후 파브르는 뒷다리로 굴 안에서 버티는 거미의 다리를 하나 문 채, 구멍에서 끌어내려 안간힘을 쓰는 대모벌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참을 거미의 다리를 끌다 힘이 빠진 대모벌은 거미의 다리를 놓고 날아가 버립니다. 대모벌은 어떻게 해서든 거미를 구멍 밖으로 끌어내려고 다음 날 다시 찾아왔습니다. 거미는 끈질긴 놈과 한 번 해보려고 구멍에서 앞발을 내밀며 공격 태세를 갖춥니다. 기회를 노리던 대모벌이 눈 깜짝할 사이에 거미의 앞발을 물고 끌어당겨 구멍 밖으로 내던졌고, 맥을 못 추고 바닥에 움츠려 발을 구부린 거미의 가슴에 침을 한 방 놓습니다. 아기들의 신선한 먹이를 위해 급소를 찔려 마취가 된 거미는 꼼짝 못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대모벌은 잡은 왕거미를 그대로 둔 채 거미 구멍을 조사하러 갔습니다. 거미줄을 건드려보고 빈집이라는 증거를 얻은 대모벌은 그물 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다닙니다. 더듬이로 여러 개의 구멍 안을 살핀 대모벌은 마취시킨 거미를 흙담 구멍 속에 집어넣고 석회 조각으로 막은 뒤 날아가 버립니다. 파브르가 조사해 보니 대모벌은 거미의 잔등 위에 하얀 알을 낳고, 거미 집에 먹이를 두고는 떠난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장 앙리 파브르는 프랑스가 낳은 세계적인 곤충학자입니다. 어려서부터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깊었어요. 그는 일생을 곤충 연구에 바쳤으며, 84세에 이르러서는 곤충기를 써 곤충 연구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지요. 곤충기는 파브르가 곤충들의 습성과 생활을 관찰하고 실험하여 기록한 총 10권의 책입니다. 이 책은 곤충의 생태, 특히 본능에 대한 세밀한 관찰로 유명하답니다. 붉은병정개미 이야기. 붉은병정개미는 노예 사냥을 잘 하는 별난 곤충이랍니다. 새끼를 기르는 일도 서투르고, 먹이를 찾아다니지도 않지요.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곳에 있는 것도 가져올 줄 모르는 게으름뱅이지요. 그러나 붉은병정개미는 자기들에게 먹이를 가져다 주거나 집안 일을 거들어 줄 노예들을 사냥하러 가는 일엔 열심입니다. 그럼, 붉은병정개미가 어떻게 노예 사냥을 하는지 따라가 볼까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는 어느 무더운 여름날입니다. 붉은병정개미 떼가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어딘가를 바쁘게 가고 있어요. 그 줄의 길이는 무려 5에서 6미터는 되는 듯합니다. 잔디밭을 지나고, 좀더 먼 곳까지 나아가 낙엽이 쌓인 산 속으로 들어간 붉은병정개미가 찾아 낸 것은 반불개미집이었어요. "총 공격! 서둘러 번데기를 물고 밖으로 나와라!" 선두 개미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병정개미 떼는 사방으로 흩어져 반불개미의 집 안으로 쳐들어가 치열하게 싸움을 벌입니다. 싸움에서 승리한 붉은병정개미 떼는 저마다 입에 번데기 하나씩을 물고 집으로 서둘러 돌아갑니다. "자, 어서들 힘을 내자구. 이 어린 것들이 자라서 우리의 충실한 하인이 되는 거라고." 붉은병정개미들의 노예 사냥을 관찰하던 파브르는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것은 개미들이 아무리 험하고 꼬불꼬불한 길이라도 자기들이 올 때 지나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행진 도중에 큰 일이 벌어지거나 아무리 피곤해도 왔던 길을 바꾸는 법은 없지요. 어느 날, 파브르는 시멘트로 바른 연못가를 행진하고 있는 개미 떼를 발견했어요. 그 연못에는 금붕어가 살고 있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어와 줄지어 행진하고 있는 개미 떼의 옆구리를 사정없이 내리쳤어요. 그 바람에 몇 줄의 개미 떼가 연못 속으로 날려 들어가고 말았어요. 연못에 빠진 개미들은 그만 금붕어의 먹이가 되고 말았지요. "살아 남은 개미들은 계속 행진하라!" 개미들은 흐트러진 줄을 다시 정리하고 행진을 계속합니다. 파브르는 개미들이 돌아올 때도 다시 이 길로 돌아오는지 기다려 보았어요. 얼마 후, 싸움터에서 얻은 번데기를 입에 물고, 저마다 아까 지나갔던 연못가 길로 되돌아오고 있는 붉은병정개미 떼를 만날 수 있었어요. 이번에도 많은 개미들이 바람에 날려 연못에 빠졌지요. 두 번씩이나 피해를 입어도 붉은병정개미 떼는 왔던 길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행진하는 것이었어요. 그러면 붉은병정개미는 어떻게 갔던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되돌아오는 걸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붉은병정개미가 개미산 같은 물질을 바닥에 뿌려 놓은 후, 더듬이로 그 냄새를 맡고 찾아온다고 믿고 있었어요. 과연 그럴까요? 파브르는 그것이 사실인지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실험을 하기로 했어요. 파브르는 손녀 뤼시에게 도움을 청했어요. "뤼시, 할아버지가 지금 개미 연구를 하는데 네가 좀 도와 주지 않겠니?" "좋아요, 할아버지." 붉은병정개미와 반불개미의 싸움을 구경한 적이 있는 뤼시는 신이 나서 뜰 안팎을 뛰어다니며 붉은병정개미를 감시했어요. "할아버지! 빨리 나와 보세요. 붉은병정개미가 반불개미 집으로 막 들어갔어요." "지나간 길을 잘 기억해 두었니?" "그럼요. 지나간 길에 흰 돌을 군데 군데에 놓아 두었어요." "그래, 잘 했구나. 개미들이 돌아오기 전에 지나간 길을 쓸어 내고 새 흙을 깔아 놓자." 파브르는 네 군데 정도 빗자루로 쓸어 내고 다른 곳의 흙을 떠다가 깔아 놓았어요. "할아버지, 무얼 하시는 거예요?" "붉은병정개미가 정말로 냄새를 뿌려 놓고 길을 찾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란다." 붉은병정개미 떼가 입에 번데기를 물고 되돌아오고 있었어요. "어, 이상하다. 아까 왔던 길이 아닌가 봐. 옆으로 가 볼까?" "잠깐! 내가 한번 새 흙 위를 지나가 볼 테야." "좀 이상하기는 해도 아까 그 길이 분명해. 어서들 따라오라고." 붉은병정개미 떼는 새 흙이 덮인 길목을 만날 때마다 이리저리 허둥댔어요. 어떤 개미는 뒷걸음질을 치다가 다시 오고. 또 어떤 개미는 옆으로 비껴 돌아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제 길을 찾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어요. 개미가 길을 찾는 힘은 냄새가 아니라 눈이었어요. 앞의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붉은병정개미는 자기들이 지나갔던 길의 모습이 달라질 때마다 허둥대며 한참을 머뭇거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어디가 변했는지 열심히 알아보려고 했어요. 개미의 눈은 아주 가까운 거리밖에 보지 못하기 때문에 길에서 작은 돌멩이 몇 개만 치워도 다른 곳에 온 것처럼 허둥대지요. 그렇지만 붉은병정개미는 한 번 본 길은 정확하게 기억했다가 눈으로 되짚어 가는 것만은 분명했어요. 곤충에 관해서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모벌 정도는 알고 있을 거예요. 오래 된 담장 밑이나 사람의 발길이 드문 비탈진 오솔길 아래, 거미가 그물을 칠 만한 곳이면 어디든지 대모벌은 바쁘게 날아다니지요. 대모벌은 새끼들에게 거미만을 먹이로 잡아 주기 때문이지요. "나는 거미줄 따위는 하나도 겁 안 난다고." "뭐라고? 독이 있는 내 송곳니에 물리면 넌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을걸." 그런데 거미는 자기 그물에 걸려드는 곤충이라면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무서운 곤충이랍니다. "어떤 놈이든 내 거미줄에 걸리기만 해 봐라. 그 날로 내 밥이 될 테니." 대모벌과 거미는 맞닥뜨리기만 하면 서로 자기가 더 세다고 말다툼을 벌입니다. 그러나 겉보기와는 달리 싸움에서 이기는 쪽은 언제나 대모벌이지요. 대모벌은 어떻게 해서 거미와의 싸움에서 항상 이기는 것일까요? 그 숨겨진 비밀이 무엇인지 파브르는 관찰해 보기로 했어요. 태양이 뜨겁게 달아오른 7월의 어느 날입니다. 검정대모벌 한 마리가 거미 사냥을 위해 집을 나섰어요. 벌이 거미의 그물 가까이 다가가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거미가 구멍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었어요. 여섯 개의 앞발을 구멍 밖으로 쑥 내밀고 있는 것이 먹이감이 나타나면 재빨리 낚아채려는 모양입니다. '앗, 대모벌이잖아. 장수말벌 잡기는 식은 죽 먹기인데 저 녀석은 만만치가 않아. 정신 바짝 차려야 해.' "겁쟁이 왕거미 안녕? 오늘은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양인데 자신 있으면 나와서 잡아 봐." 대모벌이 살짝 약을 올리고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립니다. "저놈이 또 약을 올리기 시작하는군. 그래도 이번엔 안 넘어가." 왕거미도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립니다. 잠시 후, 대모벌이 다시 나타나 거미 구멍 앞에서 얼쩡거립니다. 그러자 거미도 몸을 반쯤 내밀고 공격 자세를 취했어요. "겁쟁이 거미야! 그렇게 집에서 고개만 내밀지 말고 어서 나와서 나와 대결해 보자고." "그렇게 자신 있으면 네가 들어와서 덤벼!" "흥. 내가 그런 바보짓을 왜 해. 싸움은 밖에서 하는 거야." "어서 나와 겁쟁이 거미야." 대모벌은 실컷 약을 올리고는 다시 날아가 버립니다. 그러자 왕거미는 구멍 안으로 또 쏙 들어갑니다. 얼마 후, 대모벌이 다시 날아와 구멍 앞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그때 거미가 번개같이 구멍 밖으로 나와 대모벌 앞에 섰어요. 깜짝 놀란 대모벌은 허겁지겁 달아나고 왕거미도 재빠르게 제 구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며칠 후, 파브르는 대모벌이 거미에게 덤벼들어 다리 하나를 문 채 구멍에서 끌어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이제 포기하고 나오는 게 좋을걸." "어림없는 소리. 내 뒷다리가 굴 안에 버티고 있어." "어서 내 다리나 놓으시지." 한참을 끌고 당긴 대모벌은 힘이 빠졌는지 거미의 다리를 놓아 주고 날아가 버립니다. 거미는 자기 집 속에서는 용감하지만 일단 구멍에서 나오게 되면 겁쟁이가 되지요. 대모벌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거미를 구멍 밖으로 끌어 내려고 하는 거랍니다. 다음 날, 대모벌은 왕거미를 다시 찾아왔어요. '어제는 실패했지만 오늘은 새로운 작전으로 놈을 꼭 끌어 내고 말 테다.' "너, 참 끈질긴 놈이구나. 어디 한번 해 볼 테면 해 봐!" 거미가 구멍에서 앞발을 내밀며 공격 태세를 갖춥니다. 대모벌이 날개를 파닥이며 이리저리 기회를 노리는 듯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덤벼들어 거미의 앞발을 물고 힘껏 끌어당겨 내던집니다. 순식간에 구멍 밖으로 내던져진 거미는 벌써 용기를 잃고 맥을 못춥니다. 대모벌은 발을 구부리고 바닥에 움츠린 거미의 가슴에 침을 한 방 놓습니다. "급소를 찔렀더니 한 방에 가는군. 우리 아기들은 신선한 먹이를 좋아하니까 이렇게 마취를 시키는 게 최고야." 거미는 그대로 마취가 되어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어요. 대모벌이 거미를 잡는 솜씨가 여간 아닙니다. 그러면 대모벌은 잡은 왕거미를 어떻게 할까요? 대모벌은 먹이를 그대로 둔 채 거미 구멍을 조사하러 갔어요. 대모벌은 깔때기처럼 쳐 놓은 그물을 하나하나 건드려 봅니다. 거미줄을 건드렸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는 것은 빈 집이라는 증거이지요. 그런데 대모벌은 땅 위를 걸을 때처럼 그물 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다닙니다. 이번에는 더듬이를 구멍 안으로 밀어 넣어서 살피고 난 후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렇게 여러 개의 구멍을 조사하고 난 대모벌은 마취시킨 거미를 물고 흙담을 기어올라 가장 마음에 드는 구멍 속에 집어 넣습니다. 구멍 속에서 나온 대모벌은 담 여기 저기에서 부서진 석회 조각을 골라다가 구멍을 막고는 날아가 버립니다. 다음 날, 파브르는 그 구멍을 조사해 보았어요. 거미는 은실 그물로 둘러싸인 구멍 가운데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미의 잔등 위에는 벌이 낳은 하얀 알들이 놓여져 있었지요. 이처럼 대모벌은 먹이와 알을 자기가 직접 지은 집이 아닌 거미 집에 낳아 두고는 떠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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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유아
키워드: 머리, 목, 여인, 단군님, 백두대간, 눈, 까막딱따구리, 바다, 태백산, 나무, 젖, 하얀 새, 강, 발, 입, 산, 단군, 동해 바다, 소나무, 갈매기, 백두산, 왕, 아기, 붉은 머리 까막딱따구리, 철쭉, 등, 진달래, 소나무 할아버지, 고개, 지킴이, 호랑이, 가지 | 제목: 백두대간을 지키는 호랑이
줄거리 요약: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지켜 주는 생명의 줄기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부터 금강산, 태백산, 지리산까지 이르는 거대한 산줄기입니다. 단군이 태어났다는 소식이 백두대간의 남쪽 끝자락에 있는 지리산에까지 들려와 나무 중의 으뜸인 소나무 할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호랑이가 소나무 가지 하나를 꺾어 단군님께 바치기 위해 태백산 신단수로 달려갔습니다. 진달래들이 가득 피어 있는 영취산에 도착한 호랑이에게 진달래가 어딜 가는지 물으니, 왕이 되실 단군 님께 인사드리러 태백산에 가는 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단군님을 만나고 싶으니 데려가 달라는 진달래의 말에 호랑이는 예쁜 진달래 한 송이를 물었습니다. 덕유산에 도착하니 연한 빨간빛으로 산 전체를 덮고 있는 철쭉들이 단군 님께 인사를 드리러 가겠다고 해서 호랑이는 싱긋 웃고는 철쭉 한 송이를 입에 물었습니다. 덕유산을 지나 대덕산 봉우리에 오르자 구름도, 산도, 나무도, 모두 발아래에 있고 봄꽃으로 가득한 덕유산의 아름다움에 호랑이는 넋 놓고 바라보다가 잠시 후 서둘러 산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추풍령 고개를 달리던 호랑이는 발걸음을 멈추고 시원한 시냇물이 흐르는 곳으로 내려가서 목을 축인 후 가만히 하늘을 쳐다보니 하늘엔 구름도 바람도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호랑이는 봉황산에 도착하여 온통 푸른빛 천지인 소나무 길을 걸으며 기분 좋은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때 까막딱따구리가 나타나 어딜 가냐고 물으니, 호랑이는 단군님께 간다고 대답했습니다. 태백산에 왕이 태어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기도 만나 뵙고 싶었다고 하는 붉은 머리 까막딱따구리와 함께 호랑이는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밤이 되자 호랑이와 까막딱따구리는 월영대에 올라 까만 세상을 바라보며 하룻밤 쉬어 가기로 했는데, 밤하늘은 총총히 박힌 별들과 대낮처럼 밝은 달로 눈이 부실 정도였습니다. 다음 날, 길 위에 하얀 새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 여기서 왜 여기 쓰러져 있는지 물었습니다. 동해 바다에 사는 갈매기가 큰 폭풍 때문에 여기까지 날아오게 되었다고 힘없이 속삭이니, 데려다줄 테니 등에 오르라고 했습니다. 동해에 도착하니 시원한 바닷바람이 호랑이와 까막딱따구리와 갈매기를 반갑게 맞아 주었는데, 갈매기는 몇 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더니 곁을 맴돌다가 힘찬 날갯짓을 하며 바다로 날아갔습니다. 마침내 태백산에 도착하여 신단수 아래로 달려가니 아름다운 여인이 갓 태어난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는데, 호랑이와 까막딱따구리는 단군 님이 태어나신 것을 축하드린다며 절을 하고 소나무 가지, 진달래, 철쭉을 앞에 내놓았습니다. 그 험한 백두대간을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 온 어질고 착한 마음을 가진 호랑이에게 앞으로 백두대간의 지킴이가 되어 아름답고 소중한 이 땅을 지키라고 명하였고, 지금도 백두대간에서는 호랑이의 우렁찬 목소리가 산에서 산으로 울려 퍼지고 있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우리나라는 산, 강, 바다 등 아름다운 자연으로 가득해요. 그 가운데 백두대간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지켜 주는 생명의 줄기예요.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부터 금강산, 태백산, 그리고 지리산에 이르는 거대한 산줄기랍니다. 어느 따뜻한 봄날, 백두대간의 남쪽 끝자락에 있는 지리산에 단군이 태어났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호랑이야! 어디 있느냐!” 나무 중에 으뜸인 소나무 할아버지가 호랑이를불렀지요. “내 가지를 꺾어 태백산 신단수로 달려가거라. 그리고 이 땅에 왕이 되기 위해 태어나신 단군님께 바치거라.” “네, 알겠습니다.” 호랑이는 푸른 가지 하나를 조심스럽게 꺾어 길을 떠났어요. 호랑이는 지리산을 떠나, 분홍빛 진달래들이 가득히 피어 있는 영취산에 도착했어요. “호랑이님, 어딜 가세요?” “아, 진달래구나. 난 태백산에 간단다.” “왜요?” “왕이 되실 단군님께 인사드리러 가는 거야.” “그럼 저도 데려가 주세요. 저도 단군님을 만나 뵙고 싶어요.” “그래? 알았다.” 호랑이는 예쁜 진달래 한 송이를 물었지요. 호랑이는 한참을 달려 덕유산에 도착했어요. 덕유산에는 철쭉이 연한 빨간빛으로 산 전체를 덮고 있었지요. “너희들 혹시 단군님이 태어나신 걸 알고 있니?” “정말이에요? 그럼 저희도 인사를 드리러 갈래요.” 호랑이는 싱긋 웃고는 철쭉 한 송이를 입에 물었어요. 덕유산을 지나 대덕산 봉우리에 오르자 구름도, 산도, 나무도, 모두 발 아래에 있었어요. “우와, 여기는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곳이야.” 호랑이는 봄꽃들로 새 옷을 갈아입은 덕유산을 넋 놓고 바라보았지요. 그리고 잠시 후, 서둘러 산 아래로 내려갔어요. “휴, 한참을 달렸더니 목이 마르네.” 추풍령 고개를 달리던 호랑이는 발걸음을 멈추고, 시원한 시냇물이 흐르는 곳으로 내려갔어요. 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맑은 시냇물을 마셨지요. “아, 시원하다.” 목을 축인 호랑이는 가만히 하늘을 쳐다보았어요. 하늘엔 구름도 바람도 잠시 쉬고 있었지요. 호랑이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어요. 마침내 봉황을 닮은 봉황산에 도착했지요. 그곳에는 푸른 소나무들이 많이 있었어요. “와, 여기는 온통 푸른빛 천지구나!” 호랑이는 소나무 길을 걸으며 기분 좋은 콧노래를 불렀지요. 그때였어요. “호랑이님, 어딜 가세요?” 호랑이는 위를 보았지요. “까막딱따구리구나, 잘 있었니?” “어딜 그렇게 급히 가세요?” “음, 단군님께 간단다.” “아, 저도 들었어요. 태백산에 왕이 태어나셨다는 이야기를요. 마침 저도 만나 뵙고싶었는데....... 저도 같이 가도 될까요?” “물론이지.” 붉은 머리 까막딱따구리와 호랑이는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길을 떠났답니다. 밤이 되었어요. 호랑이와 까막딱따구리는 은빛 달에 물든 월영대에 올라 까만 세상을 바라보았지요. “까막딱따구리야, 오늘은 늦었으니 여기서 하룻밤 쉬어 가자.” “네, 좋아요.” 밤하늘은 총총히 박힌 별들과 대낮처럼 밝은 달로 눈이 부실 정도였어요. 다음 날, 길을 가던 호랑이와 까막딱따구리는 길 위에 하얀 새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넌 누군데, 여기에 쓰러져 있니?” 호랑이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물었지요. “예, 저는 동해 바다에 사는 갈매기인데, 큰 폭풍 때문에 여기까지 날아왔어요.” 갈매기는 힘없는 목소리로 속삭였어요. “그래? 그럼 내 등에 오르거라. 내가 데려다 주마.” 호랑이와 까막딱따구리는 소백산을 지나, 드디어 동해에 도착했어요. 시원한 바닷바람이 호랑이와 까막딱따구리와 갈매기를 반갑게 맞아 주었지요. “호랑이님,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갈매기는 호랑이 곁을 맴돌다가, 힘찬 날갯짓을 하며 바다로 날아갔어요. “그래, 다음부터는 조심하거라.” 마침내 태백산에 도착한 호랑이와 까막딱따구리는 신단수 아래로 달려갔어요. 그곳에는 아름다운 여인이 갓 태어난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지요. 호랑이와 까막딱따구리는 얼른 절을 했어요. “단군님이 태어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너는 누구냐?” 여인이 호랑이를 바라보며 물었지요. “저는 지리산 호랑이로 이 땅에 사는 모두를 대신해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호랑이는 머리를 조아리며 소나무 가지, 진달래, 철쭉을 앞에 내놓았어요. “그래, 고맙구나. 그 험한 백두대간을 이렇게 달려와 주다니.” “아닙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너무 즐거웠습니다.” 호랑이는 벅찬 마음으로 말했지요. “너는 정말 어질고 착한 마음을 가졌구나. 앞으로 백두대간의 지킴이가 되어 대대로 아름답고 소중한 이 땅을 지키거라.” “네!” 호랑이는 머리를 들어 백두대간을 바라보았어요. 지금도 백두대간에서는 호랑이의 우렁찬 목소리가 산에서 산으로 울려 퍼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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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양나라 황제, 왜구, 활, 사마 왕자, 온조대왕, 온조대왕 폐하, 말, 신하, 물건, 고구려군, 폐하, 동성왕, 아버지, 학자, 자객, 무령왕, 갑옷, 백성, 상인, 백제 백성, 백제군, 말갈족, 왕, 화살, 백가, 군사, 왕자님, 무릎, 왜나라, 안장왕, 백제, 청년, 곡식, 백성들, 사람 | 제목: 무령왕
줄거리 요약: 검은 말을 탄 왕자가 강가를 힘차게 달렸는데 뒤쫓아 온 군사의 부탁에 멈춰 선 그는 여기서부터는 고구려 땅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하는 한편 원래 한강은 백제의 땅이었다고 중얼거렸습니다. 청년은 백제 동성왕의 아들 사마 왕자로 백성의 생활에 관심이 많아 평범한 옷차림을 하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억울하게 고통받는 백성은 없는지 꼼꼼히 살폈고, 한편 고구려 장수왕에게 빼앗긴 한강 유역을 언젠가 반드시 되찾고 말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사마 왕자가 돌아서는데 한 군사가 급하게 말을 타고 달려와 폐하께서 돌아가셨는데, 백가가 자객을 보내 폐하를 해친 것 같다는 보고를 들은 사마 왕자는 급히 말을 달려 대궐로 들어갔습니다. 백가는 성격이 호탕하고 무예 실력이 뛰어나 동성왕이 아끼고 믿었던 신하로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이자 마음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고, 벼슬을 얻어 보려는 사람들이 몰래 건넨 돈으로 군대를 따로 만들었는데, 이를 눈치챈 동성왕은 백가를 변방 지역으로 보내기로 했지만 백가가 먼저 자객을 보내 동성왕을 없앤 거예요. 대궐에 도착한 사마 왕자는 동성왕의 방으로 달려갔고, 나이가 많은 한 신하가 조용히 슬퍼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라며 백가가 호시탐탐 왕위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고, 사마 왕자는 혼란한 때에 반란이 일어나면 백성들이 힘들어지니 정신을 차려서 나라를 추슬러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왕위에 올랐는데, 그는 백제 제25대 무령왕입니다. 백가는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산속으로 숨었고, 무령왕은 백가를 처벌할 때가 아니라 백성들을 돌봐야 할 때라며, 돌아가신 임금도 이해해 줄 거라고 말했습니다. 무령왕은 대궐 창고를 열어 굶주린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었고, 하루 한 끼는 죽으로 해결했으며, 백성들은 무령왕의 마음 씀씀이에 크게 감동했고, 감동은 곧 나라에 대한 충성심으로 이어졌습니다. 백가는 여전히 왕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군대를 이끌고 가림성을 공격하여 그곳을 근거지로 삼아 본격적인 반란을 준비했는데, 무령왕은 참았던 분노를 터뜨리며 백가를 처단하기 위해 가림성으로 향했고 백성들도 괭이며 죽창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게 해 달라고 하여 대규모의 군대는 가림성으로 향했습니다. 무령왕이 대군을 이끌고 가림성에 도착하자 백가는 성문을 걸어 잠그고 화살을 쏘아 댔고 무령왕의 군대가 조금씩 뒤로 물러섰는데, 무령왕이 군사를 둘로 나누어 한 무리를 가림성 주변의 산으로 올라가게 하여 불화살을 쏘자, 백가의 군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가림성 안은 금세 불바다가 되었습니다. 백가는 무령왕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지만 무령왕은 엄한 목소리로 부모와 같은 왕을 죽이고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고 이대로 살려 둔다면 또다시 나라를 뒤엎으려 할 것이라고 말하며, 백가를 죽이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았습니다. 무령왕은 백제를 강한 나라로 키우려면 제일 먼저 고구려에 빼앗긴 한강 유역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직접 군대를 이끌고 한강 유역으로 쳐들어갔으며, 한강은 우리의 영원한 고향이니 고구려군을 몰아내자는 무령왕의 우렁찬 외침에 백제군의 사기가 높아졌습니다. 고구려군은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오랫동안 전쟁을 준비해 온 백제군을 당해 낼 수는 없었고, 무령왕은 드디어 한강 유역을 되찾았는데, 한강의 물을 떠 마시며 하늘을 향해 아버지, 온조대왕 폐하, 백제의 선왕들에게 한강을 되찾았다고 외쳤습니다. 고구려 안장왕은 여러 번 대군을 이끌고 한강 유역으로 쳐들어왔으나, 무령왕은 필사적으로 한강을 지켰고 고구려뿐 아니라 말갈족도 백제에 자주 쳐들어왔는데, 말갈족과 고구려군은 번번이 백제군에 크게 패해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무령왕은 중국에 있는 양나라를 이용하여 고구려와 말갈족을 막아 내려 했는데, 양나라 왕이 고구려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무령왕은 양나라에 사신과 선물을 보냈고, 양나라 황제는 매우 기뻐하며 백제와 손을 잡았으며 고구려와 말갈족은 함부로 백제를 침략하지 못했습니다. 고구려와 말갈족의 침입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자 무령왕은 백제 바닷가 마을을 침략해 식량을 빼앗아 가고 마을에 불을 지르곤 하는 왜나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는데, 전쟁을 통해 왜나라를 다스리기보다는 학문이 뛰어난 학자들을 보내 발달된 백제 문화를 전해 주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백제를 형제의 나라로 여기게 된 왜나라는 이제 함부로 백제를 침략하지 않았고 도와주기로 약속까지 했으며, 이제 백제 백성은 더 이상 전쟁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되어 질 좋은 물건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답니다. 백제에 좋은 물건이 많다는 소문이 퍼지자 여러 나라 상인이 백제로 몰려들었고 중국, 왜나라는 물론이고 멀리 인도와 이란의 상인들까지 물건을 사 갔으며, 세계 곳곳에 널리 알려지게 되어 좁은 한반도를 벗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나라가 되었는데, 무령왕은 백제 역사상 빛나는 업적을 쌓은 훌륭한 왕이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이럇! 이럇!” 검은 말을 탄 청년이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강가를 힘차게 달렸어요. 청년은 어깨에 커다란 활을 멘 채 말에 박차를 가했지요. 뒤에서 갑옷을 입은 군사가 말을 타고 뒤쫓아왔어요. “왕자님, 왕자님! 제발 멈추십시오!” 군사는 가까스로 청년의 말 옆으로 달려와 외쳤어요. “안 됩니다. 더 가시면 안 됩니다!” 말을 멈춘 청년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에서 내렸어요. “나도 알고 있다. 여기서부터는 고구려 땅이라는 걸 말이야.” 청년은 말을 끌고 강가로 걸어갔어요. “이 강이 흘러 한강으로 가겠지. 원래 한강은 백제의 땅이었는데.” 이렇게 중얼거리는 청년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어요. 청년은 백제 동성왕의 아들 사마 왕자였어요. 사마 왕자는 체격이 좋고 무예 실력이 뛰어난 데다가 품성도 너그러워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지요. 사마 왕자는 백성의 생활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틈이 날 때마다 백성이 입는 평범한 옷차림을 하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어요. 혹시 백성을 괴롭히는 관리는 없는지 억울하게 고통 받는 백성은 없는지 꼼꼼히 살폈지요. 사마 왕자는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한강 근처로 나갔어요. 한강 근처는 땅이 기름져서 농사가 잘 되었지요. 백제의 시조 온조왕이 한강 유역에 나라를 세운 것도 땅이 비옥했기 때문이에요. 또, 한강은 중국으로 갈 수 있는 중요한 교통로였어요. 이렇게 중요한 곳이다 보니 고구려와 신라는 걸핏하면 한강 유역을 빼앗으려 백제로 쳐들어왔어요. 그러다 결국 백제는 고구려 장수왕에게 한강 유역을 완전히 빼앗기고 말았어요. ‘언젠가 내 손으로 반드시 한강 유역을 되찾고 말 테다.’ 사마 왕자는 한강을 바라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어요. 사마 왕자가 돌아서는데 한 군사가 급하게 말을 타고 달려왔어요. 군사는 사마 왕자의 앞에서 말을 멈추었지요. “사마 왕자님!” 군사는 서둘러 말에서 내려 무릎을 꿇고 말했어요. “사마 왕자님, 폐하께서, 폐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사마 왕자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건강하시던 아바마마께서 갑자기 왜?” “누군가가 몰래 폐하를 해친 것 같습니다.” 사마 왕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요. “감히 누가 아바마마를 해쳤단 말이냐?” “백가가 자객을 보낸 것 같사옵니다.” “백가라면, 좌평말이냐?” 사마 왕자는 급히 말을 달려 대궐로 들어갔어요. 사마 왕자는 백가를 잘 알고 있었어요. 백가는 성격이 호탕하고 무예 실력이 뛰어나 동성왕이 아끼고 믿었던 신하였지요. 백가가 동성왕의 신임을 얻게 되자 자연히 백가의 주변에는 벼슬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 모여들었어요.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이자 백가의 마음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어요. ‘태어나면서부터 왕이 될 사람, 신하가 될 사람이 정해지는 건 아니지. 누구든 힘만 키우면 왕이 될 수 있어. 나라고 왕이 되지 말란 법은 없지.’ 백가는 벼슬을 얻어 보려는 사람들이 몰래 건넨 돈으로 군대를 따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대신들 중에서도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을 꼬여서 자기 편으로 만들었지요. 이를 눈치 챈 동성왕은 백가의 힘이 더 커지기 전에 백가를 변방 지역으로 보내기로 했어요. 이 사실을 알게 된 백가가 자객을 보내 동성왕을 없앴던 거예요. 대궐에 도착한 사마 왕자는 동성왕의 방으로 달려갔어요. 차갑게 굳어 버린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사마 왕자는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아바마마!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제가 대궐을 비우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을 당하지는 않으셨을 텐데. 흑흑흑.” 그때, 가장 나이가 많은 한 신하가 조용히 말했어요. “왕자님, 지금 온 백성이 폐하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사옵니다. 하지만 이렇게 슬퍼하고만 있을 때가 아닙니다. 지금도 백가가 호시탐탐 왕위를 노리고 있사옵니다.” 다른 신하가 말했어요. “왕자님! 한시라도 빨리 왕위에 오르셔서 이 나라를 안정시키셔야 합니다.” 사마 왕자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래! 나는 왕위를 이어받을 이 나라의 왕자다. 이런 혼란한 때에 반란이 일어나면 백성들이 얼마나 힘들어지겠는가. 정신을 차려서 나라를 추스려야 한다.’ 이렇게 사마 왕자는 왕위에 올랐어요. 그가 바로 백제 제25대 무령왕이지요. 백가는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산속으로 숨었어요. 무령왕은 백가를 생각하면 분노를 느꼈지요. 대신들도 백가를 처벌하자고 했지만 무령왕은 고개를 저었어요. “지금은 백가를 처벌할 때가 아니라 백성들을 돌봐야 할 때요. 나라에 가뭄이 들어 굶어 죽는 백성들이 많다고 하는데 지금 백성을 살리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소. 돌아가신 아바마마께서도 이런 나의 마음을 이해해 주실 것이오.” 무령왕은 대궐 창고를 열어 굶주린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었어요. ‘자식이 굶는데 혼자 배불리 먹는 부모가 없듯이 백성들이 굶주리는데 혼자 배불리 먹는 왕이 어디 있겠는가?’ 무령왕은 이런 생각에 하루 한 끼는 죽으로 해결했어요. 이 사실을 안 백성들은 무령왕의 마음 씀씀이에 크게 감동했어요. 사람들의 감동은 곧 나라에 대한 충성심으로 이어졌지요. 백가는 여전히 왕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어요. ‘젊은 왕이 나라를 다스려 봐야 얼마나 잘 다스리겠어? 백제의 왕위는 내 것이나 마찬가지야.’ 이렇게 생각한 백가는 군대를 이끌고 가림성을 공격하여 그곳을 근거지로 삼아 본격적인 반란을 준비했지요. 이 소식을 들은 무령왕은 참았던 분노를 터뜨리고 말았어요. “백성들의 생활을 돌보기 위해 어떻게든 참아 보려 했건만 더는 참을 수 없다. 당장 역적 백가를 처단할 것이다!” 무령왕은 군사를 이끌고 가림성으로 향했어요. 무령왕의 군사 행렬을 바라보던 백성들도 괭이며 죽창을 들고 무령왕의 뒤를 따랐지요. 하지만 무령왕은 백성들에게 말했어요. “그대들의 마음은 고맙지만 전쟁은 나와 군사들이 할 일이니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보살피도록 하라.” “우리들은 폐하가 아니었다면 모두 굶어 죽었을 것입니다. 부디 폐하를 도와 전쟁터에 나가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만들어진 대규모의 군대는 가림성으로 향했어요. 무령왕이 대군을 이끌고 가림성에 도착하자 백가는 성문을 걸어 잠그고 화살을 쏘아 댔어요. 거센 화살 공격에 놀란 무령왕의 군대가 조금씩 뒤로 물러섰어요. 그때 무령왕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무령왕은 군사를 둘로 나누어 한 무리는 가림성 주변의 산으로 올라가게 했지요. “가림성보다 높은 봉우리로 올라가서 그곳에서 불화살을 쏘도록 하라!” 군사들은 무령왕의 지시대로 높은 봉우리로 올라가 가림성으로 불화살을 쏘기 시작했어요. “으아악! 뜨거워.” “으윽!” 불화살을 맞은 백가의 군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어요. “숨 돌릴 틈도 주지 말고 계속 공격하라!” 무령왕이 이끄는 백제군은 백가의 반란군에게 쉴새없이 불화살을 쏘아 댔어요. 가림성 안은 금세 불바다가 되었지요. 드디어 가림성 문이 열리고 검은 연기가 퍼져 나왔어요. 그 속에서 백가의 모습이 보였지요. 백가는 무령왕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어요. “폐하, 죽을 죄를 지었사옵니다.” 무령왕은 엄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나는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빼앗지 않는다. 하지만 너는 부모와 같은 왕을 죽이고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다. 너를 이대로 살려 둔다면 너와 같은 사람들이 또다시 나라를 뒤엎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 너의 목을 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결국 무령왕은 백가를 죽이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았지요. 무령왕은 백제를 강한 나라로 키우려면 제일 먼저 고구려에 빼앗긴 한강 유역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직접 군대를 이끌고 한강 유역으로 쳐들어갔지요. “백제군이여! 온조대왕은 고구려 왕자였지만 이곳으로 와 새로운 나라를 세우셨다. 따라서 한강은 우리의 영원한 고향이다. 당장 한강에서 고구려군을 몰아내자!” 무령왕의 우렁찬 외침에 백제군의 사기가 높아졌어요. 고구려군도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오랫동안 전쟁을 준비해 온 백제군을 당해 낼 수는 없었지요. 며칠간의 밀고 밀리는 전쟁 끝에 무령왕은 드디어 한강 유역을 되찾을 수 있었어요. 전쟁에서 이긴 무령왕은 한강의 물을 떠 마시며 하늘을 향해 외쳤어요. “아바마마, 온조대왕 폐하, 백제의 선왕들이시여! 기뻐하소서! 드디어 백제가 한강을 되찾았나이다!” 하지만 한강을 그대로 빼앗길 고구려가 아니었어요. 고구려 안장왕은 그 후로 여러 번 대군을 이끌고 한강 유역으로 쳐들어왔어요. 무령왕은 그때마다 필사적으로 한강을 지켰지요. 고구려뿐 아니라 말갈족도 백제에 자주 쳐들어왔어요. 심지어는 말갈족과 고구려군이 함께 백제를 치러 오기도 했지요. 하지만 무령왕은 한강 유역을 되찾았을 때부터 이미 이런 일을 예상하고 튼튼한 성을 쌓았지요. 그래서 말갈족과 고구려군은 번번이 백제군에 크게 패해 돌아가고 말았어요. 무령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어요. 무령왕은 중국에 있는 양나라를 이용하여 고구려와 말갈족을 막아 내려 했어요. 양나라는 오랫동안 고구려와 사이가 좋지 않았지요. 양나라 왕이 고구려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무령왕은 양나라에 사신과 선물을 보냈어요. “저희 백제는 양나라와 가깝게 지내고자 하오니 부디 저희의 청을 들어 주소서.” 무령왕의 공손한 편지와 선물을 받은 양나라 황제는 매우 기뻐하며 백제와 손을 잡았어요. 백제가 양나라와 손을 잡자 고구려와 말갈족은 함부로 백제를 침략하지 못했지요. 고구려와 말갈족의 침입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자 무령왕은 왜나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어요. 그때만 해도 왜나라에는 문화가 발달하지 못했어요. 왜나라 해적인 왜구들은 백제 바닷가 마을을 침략해 식량을 빼앗아 가고 마을에 불을 지르는 행동을 하곤 했지요. 무령왕은 전쟁을 통해 왜나라를 다스리기보다는 문화를 통해 왜나라를 다스리려 했어요. 그래서 학문이 뛰어난 학자들을 왜나라에 보내 발달된 백제 문화를 전해 주었지요. 백제를 형제의 나라로 여기게 된 왜나라는 이제 함부로 백제를 침략하지 않았어요. 백제가 다른 나라의 침략을 당하면 도와주기로 약속까지 했지요. 이제 백제 백성은 더 이상 전쟁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되었어요. 백성들이 생업에 몰두하자 백제에서는 질 좋은 물건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답니다. 백제에 좋은 물건이 많다는 소문이 퍼지자 여러 나라 상인들이 백제로 몰려들었어요. 중국, 왜나라는 물론이고 멀리 인도와 이란의 상인들까지 백제의 물건을 사갔어요. 외국 상인들이 백제의 물건을 다른 나라에 가져다 팔게 되면서 백제라는 이름은 세계 곳곳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지요. 이제 백제는 좁은 한반도를 벗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나라가 되었답니다. 이렇게 무령왕은 백제 역사상 빛나는 업적을 쌓은 훌륭한 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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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유아
키워드: 용, 눈, 삼촌, 일행, 쿠빌라이 칸, 여행가들, 회색빛 털, 루스티켈로라는 작가, 입, 누군가, 보물들, 돛, 파도, 집, 친구들, 짐, 이마, 도자기, 입술, 곤돌라, 마르코 일행, 뿔, 등불, 사람, 머리, 폴로라 아주머니, 갓난아기, 손바닥, 말, 책, 여러분, 마르코 폴로, 동방견문록, 쿠빌라이, 녀석, 뺨, 사람들, 벽들, 돈주머니, 아빠, 금탑, 물건들, 열세 척의 배, 나, 푸른색 비단, 성문, 불상들, 활처럼 굽은 칼, 백성들, 옷, 병사들, 두 남자, 희한한 물건들, 배, 코끼리, 물통, 아주머니, 거품, 물, 강물, 술, 할아버지, 도적 떼들, 아저씨, 칼, 엄마, 비단, 어른, 낙타, 활, 적, 고향 친척, 작가, 산양, 푸른 비단 옷, 아버지, 유럽 사람들, 뜨거운 태양, 바위, 짐꾼들, 모두들, 양고기, 마르코, 왕, 내 딸, 중국, 쌀, 공주님, 몽고군, 황금 의자, 턱수염, 공주님의 짐, 늑대들 | 제목: 마르코 폴로
줄거리 요약: 오늘도 마르코는 파도가 거품을 내며 바위를 치는 바닷가에 앉아 배가 들어오기만 기다리며 수평선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마르코의 엄마는 일찍 하늘나라에 가셨고 아빠는 삼촌과 함께 장사 하러 외국에 나갔답니다. 불쌍한 마르코를 어려서부터 돌봐 주신 폴로라 아주머니는 어깨가 축 처져 돌아오는 마르코가 딱하기만 했어요. 폴로라 아주머니의 가게로 성큼 들어선 턱수염이 부글부글한 두 남자는 마르코의 아빠와 삼촌이었습니다. 아빠라는 말에 울음이 터져 흐느끼는 마르코를 아빠가 덥석 품에 안았어요. 아빠는 외국에서 가져온 희한한 물건들을 마르코 앞에 펼쳐 놓았고 뭐가 뭔지 어리둥절했지만, 아빠가 멋져 보였습니다. 마르코의 아빠와 삼촌은 동쪽에 있는 중국에 다녀왔고 그때 중국의 이름은 원나라였는데 말을 아주 잘 타고 까만 머리에 피부색이 누르스름한 쿠빌라이 칸이라는 왕이 다스렸습니다. 아빠와 삼촌은 틈날 때마다 중국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셨고 마르코는 중국 이야기에 정신이 쏙 빠져 중국에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빠와 삼촌이 다시 짐을 꾸리고 함께 떠나기로 한 마르코의 얼굴은 기쁨과 기대감으로 환하게 빛났어요. 중국 원나라로 가는 길은 오랫동안 배를 타고, 또 말을 타야 했고 죽을 고비도 몇 번이나 넘겨야 했습니다. 집들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어느 마을을 지날 때 말을 타고 가던 마르코 일행은 왠지 소름이 끼쳤어요. 날은 어두워지고 흙바람도 더욱 거칠어지는데, 등뒤에서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고 활처럼 굽은 칼을 든 도적 떼들이 마르코 일행에게 몰려왔습니다. 마르코 일행은 있는 힘을 다해 마을 밖으로 말을 몰아 피했지만, 피하지 못한 짐꾼들은 목숨을 잃고 아까운 물건들도 모두 빼앗겼습니다. 마르코 일행이 계속 앞으로 한참을 가다 보니 끝도 보이지 않는 사막이 나왔고 마르코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숨이 턱턱 막히고 입술은 타들어갔어요. 사막을 가로질러 가는 동안 물통의 물은 바닥이 나고 목이 말랐지만, 오아시스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물이라고 소리쳤고 마르코는 미친 듯이 물웅덩이로 달려가 독이 든 희뿌연 물을 마시고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답니다. 마르코는 일주일도 넘게 열병을 앓아누웠고 아빠는 마르코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어요. 다행히도 마을을 만나 마르코를 치료할 수 있었고 다시 기운을 차린 마르코에게 삼촌은 사막에서는 밤이 되면 사람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는 놀라운 얘기를 해 주었어요. 그 목소리를 따라간 짐꾼들이 길을 잃고 돌아오지 못한 그 무서운 사막을 벗어난 것이 꿈만 같았던 마르코는 병이 다 낫자 일행은 다시 길을 떠날 차비를 했습니다. 마르코 일행은 세계의 지붕이라는 파미르 고원에 이르렀고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공기는 점점 모자라 어지러웠습니다. 마르코는 숨이 턱에 차고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고 아빠는 여기만 넘으면 중국이라며 마르코가 탄 낙타를 앞에서 끌어 주었습니다. 마르코는 고원에서 생전 처음 뿔이 한 바퀴 감길 정도의 산양과 회색빛 털을 가진 늑대도 보았는데 늑대는 어찌나 사나운지 모두들 벌벌 떨었답니다. 드디어 마르코 일행은 중국 원나라 땅에 도착했고 마르코의 가슴은 쿵쿵 뛰었답니다. 마르코 일행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쿠빌라이 칸은 그들을 궁궐로 불렀고 궁궐이 있는 마을은 크고 아름다웠으며 꽃향기가 거리를 휘감고, 울긋불긋한 비단과 도자기가 마르코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쿠빌라이 칸의 궁궐에 도착한 마르코는 뒤엉킨 두 마리 용이 새겨진 성문, 금빛으로 눈부신 벽들, 알록달록한 등불과 신비한 향냄새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쿠빌라이 칸 앞에 서게 된 마르코 일행은 허리를 깊이 구부려 인사를 했고 마르코는 화려한 황금 의자에 앉아서 미소 짓는 넓은 이마에 이글거리는 눈빛과 검은 턱수염을 가진 쿠빌라이가 무척 위대해 보였어요. 마르코는 쿠빌라이 곁에서 몇 년 동안 일을 도와 쿠빌라이에게 서양에서 일어나는 일과 중국에 오면서 겪은 사건들을 들려주었고 그는 용감하고 영리한 마르코가 믿음직스러웠습니다. 그는 마르코에게 백성들이 어떻게 사는지 여러 마을을 돌아봐 주길 바랐고 마르코는 머리를 양 갈래로 땋고 쌀로 만든 술과 양고기를 먹는 티베트와 코끼리를 탄 병사들이 몽고군과 싸움을 벌여 아름다운 금탑과 불상들이 부서져 버린 미얀마를 돌아보고 이 모든 일들을 글로 적어 쿠빌라이에게 보냈답니다. 다시 궁궐로 돌아온 마르코에게 쿠빌라이는 불룩한 돈주머니와 푸른색 비단을 상으로 주었고 그는 중국에서 부족한 것 없이 지냈지만 조금씩 고향이 그리웠습니다. 어느새 아버지와 삼촌은 할아버지가 되었고 쿠빌라이는 마르코를 조용히 불러 그의 딸을 페르시아로 시집보내려 하니 페르시아까지 데려가 달라고 했습니다. 마르코는 열세 척의 배에 공주님의 짐과 보물을 잔뜩 실어 칼과 활을 가진 병사들과 함께 길을 떠나 페르시아를 거쳐 그리운 고향으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국을 떠나 페르시아로 가는 길은 폭풍으로 돛이 찢기고, 사람들은 배멀미에 시달리고 전염병과 더위에 쓰러져 험난했습니다. 그 사이 쿠빌라이 칸이 죽었다는 소식도 들었지만, 용감한 마르코는 무사히 공주님을 페르시아 왕자에게 모셔다드렸고 그녀가 행복하길 바랐어요. 마르코는 2년 동안 함께 배를 타고 오면서 정들었던 사람들과 헤어지려 하니 눈물이 나왔지만, 마르코 일행은 힘찬 발걸음으로 고향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반달 모양의 다리 아래로 흐르는 강물, 그 위를 여유롭게 지나가는 곤돌라 그의 고향 베네치아는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였지만, 고향 친척과 친구들은 부스스한 턱수염에 낡아빠진 옷을 걸친 마르코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마르코가 쿠빌라이가 준 푸른 비단옷을 꺼내 갈아입고 비단 옷을 잘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자 마르코를 기억한 고향 사람들은 그를 얼싸안았답니다. 마르코가 고향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베네치아에 전쟁이 일이나 그는 적에게 잡혀 감옥에 갇히고 말았고 그 감옥에서 루스티켈로라는 작가를 만났습니다. 마르코가 들려준 여행 이야기를 작가는 글로 쓰기 시작했고 이것이 바로 유럽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동방견문록이란 유명한 책이랍니다. 동쪽에도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된 많은 여행가들이 용기와 모험의 대장 마르코 폴로 덕분에 이 책을 보고 아시아를 찾아갔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파도가 거품을 내며 바위를 치고 있어요. 마르코는 오늘도 바닷가에 앉아 배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어요. 마르코는 멀리 보이는 수평선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오늘은 아빠가 돌아오실까." 마르코가 갓난아기였을 때 아빠는 삼촌과 함께 장사를 하러 외국에 나갔답니다. 엄마는 일찍 하늘나라에 가셨고요. '불쌍한 우리 마르코.' 마르코를 어려서부터 돌봐 주신 폴로라 아주머니는 어깨가 축 처져 돌아오는 마르코가 딱하기만 했어요. "쏴아아, 철퍼덕!" "아주머니! 어디 계세요?" 턱수염이 부글부글한 두 남자가 폴로라 아주머니의 가게로 성큼 들어섰어요. "아니, 이게 누구야? 마르코! 네 아빠와 삼촌이 오셨구나!" 마르코는 아빠라는 말에 그만 와락 울음이 터졌어요. "어이쿠, 이 녀석! 벌써 어른이 다 됐는걸!" 아빠는 흐느끼는 마르코를 덥석 품에 안았어요. 그리고 외국에서 가져온 희한한 물건들을 마크로 앞에 쭈욱 펼쳐 놓았어요. "이것들이 뭔지 알겠니? 하하하." 마르코는 뭐가 뭔지 어리둥절했지만 아빠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답니다. 마르코의 아빠와 삼촌은 그 동안 동쪽에 있는 큰 나라, 중국에 다녀왔지요. 그 때 중국의 이름은 원나라였는데 쿠빌라이 칸이라는 왕이 다스렸어요. "쿠빌라이 칸은 말을 아주 잘 타고 용맹스런 왕이란다. 머리는 까맣고 피부색도 누르스름하지." 아빠와 삼촌은 틈날 때마다 중국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마르코는 중국 이야기에 정신이 쏙 빠져 버렸답니다. "아빠! 나도 중국에 가고 싶어요!" 아빠와 삼촌이 다시 짐을 꾸리는 것을 보자 마르코도 따라 나섰어요. "좋아! 이번엔 우리 마르코도 함께 가자꾸나!" 마르코의 얼굴은 기쁨과 기대감으로 환하게 빛났어요. 중국 원나라로 가는 길은 편하지 않았어요. 오랫동안 배를 타고, 또 말을 타야 했어요. 죽을 고비도 몇 번이나 넘겨야 했고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어느 마을을 지나갈 때였답니다. 집들은 모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어요. 타박타박 말을 타고 가던 마르코 일행은 왠지 으스스 소름이 끼쳤어요.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흙바람도 더욱 거칠어지는데, 갑자기 등뒤에서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들려 왔어요. "두두두둑 두두두둑! 잡아라!" 활처럼 굽은 칼을 든 도적 떼들이 마르코 일행에게 몰려오는 게 아니겠어요? "빨리 피해!" 마르코 일행은 있는 힘을 다해 마을 밖으로 말을 몰았어요. 하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짐꾼들은 목숨을 잃고 말았어요. 아까운 물건들도 모두 빼앗겼고요. 마르코 일행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어요. 한참을 가다 보니 끝도 보이지 않는 사막이 나오지 뭐예요. 마르코는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숨이 턱턱 막히고 입술은 쪼글쪼글 타들어갔어요. "아빠, 목이 말라요." 사막을 가로질러 가는 동안 물통의 물은 바닥이 나고 말았답니다. 그러나 오아시스는 사막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어요. "물이다!" 갑자기 누군가가 소리쳤어요. 마르코는 물웅덩이를 발견하자마자 미친 듯이 달려갔어요. "안 돼! 마르코! 거긴 독이 있어!" 마르코가 양 손바닥에 담긴 희뿌연 물을 막 삼키려는데 아빠가 소리쳤어요. 마르코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답니다. "마르코, 내가 누군지 알겠니?" 아빠는 마르코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어요. 마르코는 일 주일도 넘게 열병을 앓아 누워 있었답니다. 다행히도 곧 마을을 만나 마르코를 치료할 수 있었던 거예요. 다시 기운을 차린 마르코에게 삼촌은 사막에서 일어난 놀라운 얘기를 해 주었어요. "사막에서는 밤이 되면 사람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단다." "짐꾼들 중에 그 목소리를 따라갔다가 길을 잃고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지." 마르코는 그 무서운 사막을 벗어난 것이 꿈만 같았어요. 마르코의 병이 다 낫자 일행은 다시 길을 떠날 차비를 했어요. 마르코 일행은 파미르 고원에 이르렀어요. 파미르 고원은 아주 높은 곳이어서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렸어요. "헉헉, 아. 어지러워."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공기는 점점 모자랐어요. 마르코는 숨이 턱에 차고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어요. "조금만 참거라. 여기만 넘으면 중국이란다." 아빠는 마르코가 탄 낙타를 앞에서 끌어 주었어요. 마르코는 고원에서 생전 처음 산양을 보았어요. 산양은 뿔이 얼마나 큰지 도르르르 한 바퀴 감길 정도였지요. 또 회색빛 털을 가진 늑대들도 보았어요. 늑대는 어찌나 사나운지 '크르렁' 하고 입을 벌리면 모두들 벌벌 떨었답니다. 드디어 마르코 일행은 중국 원나라 땅에 도착했어요. "아! 여기가 바로 중국이군요!" 마르코의 가슴은 쿵쿵 뛰었답니다. 쿠빌라이 칸은 마르코 일행이 다시 왔다는 소식을 듣고 궁궐로 불렀어요. 궁궐이 있는 마을은 크고 아름다웠답니다. 아름다운 꽃 향기가 거리를 휘감고, 울긋불긋한 비단과 도자기가 마르코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쿠빌라이 칸의 궁궐에 도착한 마르코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뒤엉킨 두 마리 용들이 새겨진 성문, 금빛으로 번쩍번쩍 눈부신 벽들, 알록달록한 등불과 신비한 향냄새.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쿠빌라이 칸 앞에 서게 된 마르코 일행은 허리를 깊이 구부리고 인사를 했어요. 쿠빌라이는 화려한 황금 의자에 앉아서 미소를 띠었어요.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소." 넓은 이마, 이글거리는 눈빛, 검은 턱수염. 마르코의 눈에는 쿠빌라이가 무척 위대해 보였어요. 그 후 몇 년 동안 마르코는 쿠빌라이 곁에서 일을 도왔어요. 마르코는 쿠빌라이에게 서양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중국까지 오면서 겪은 사건들을 들려 주었어요. 쿠빌라이는 용감하고 영리한 마르코가 아주 믿음직스러웠어요. "마르코, 내 백성들이 어떻게 사는지 여러 마을들을 좀 돌아 보고 오게." 짐을 꾸린 마르코는 먼저 티베트란 곳으로 갔어요. 머리를 양 갈래로 땋아 올린 티베트 사람들은 마르코에게 쌀로 만든 술과 양고기를 대접했어요. 미얀마란 곳은 코끼리를 탄 병사들이 몽고군과 싸움을 벌여 아름다운 금탑과 불상들이 부서져 버렸어요. 마르코는 이 모든 일들을 글로 적어 쿠빌라이에게 보냈답니다. 마르코는 다시 궁궐로 돌아왔어요. 쿠빌라이는 마르코에게 불룩한 돈주머니와 푸른색 비단을 상으로 주었어요. 마르코는 중국에서 부족한 것 없이 지냈지만 조금씩 조금씩 고향이 그리웠어요. 어느 새 아버지와 삼촌은 할아버지가 되었답니다. 어느 날, 쿠빌라이는 마르코를 조용히 불렀어요. "내 딸을 페르시아로 시집보내려 하오. 페르시아까지 마르코가 데려다 주시오." 마르코는 공주님의 짐과 보물들을 열세 척의 배에 잔뜩 실었어요. 그리고 칼과 활을 가진 병사들과 함께 길을 떠났어요. 마침내 마르코는 페르시아를 거쳐 그리운 고향으로 갈 수 있게 된 것이랍니다. 중국을 떠나 페르시아로 가는 길은 험난했어요. 폭풍으로 돛이 찢기고, 배멀미로 시달리기도 했어요. 전염병과 더위로 쓰러진 사람들도 많았어요. 그 사이 쿠빌라이 칸이 죽었다는 슬픈 소식도 들었답니다. 하지만 용감한 마르코는 무사히 공주님을 페르시아 왕자에게 모셔다 드렸어요. "공주님! 여러분! 모두 행복하세요!" "마르코! 안녕히 가세요!" 마르코는 2년 동안 함께 배를 타고 오면서 정들었던 사람들과 헤어지려 하니 눈물이 나왔어요. 마르코 일행은 힘찬 발걸음으로 고향을 향해 나아갔어요. 마르코의 고향, 베네치아는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였어요. 반달 모양의 다리 아래로 흐르는 강물, 그 위를 여유롭게 지나가는 곤돌라. "아주머니! 아저씨! 마르코예요!" 하지만 고향 친척과 친구들은 부스스한 턱수염에 낡아빠진 옷을 걸친 마르코를 알아보지 못했어요. 마르코는 쿠빌라이가 준 푸른 비단 옷을 꺼내 갈아입었어요. "어머나! 정말 아름다운 옷이야!" 마르코는 비단 옷을 잘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어요. "옷을 잘라 나누어 주는 것을 보니 옛날 그 마르코가 틀림없어!" 고향 사람들은 마르코를 얼싸안았답니다. 마르코가 고향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베네치아에 전쟁이 일어났어요. 마르코는 그만 적에게 잡혀 감옥에 갇히고 말았답니다. 마르코는 감옥에서 루스티켈로라는 작가를 만났지요. 그 작가는 마르코가 들려 준 여행 이야기를 글로 쓰기 시작했어요. 이것이 바로 동방견문록이란 유명한 책이랍니다. 동방 견문록이 나왔을 때 유럽 사람들은 깜짝 놀랐지요. 동쪽에도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 후 많은 여행가들이 이 책을 보고 아시아를 찾아갔답니다. 용기와 모험의 대장 마르코 폴로 덕분에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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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초콜릿, 펭귄, 모아, 공책, 사탕, 부모님, 날개, 과일, 젤리, 친구, 가방, 숙제, 아빠, 한누리, 책상, 선생님, 친구들, 시계, 책상 서랍, 나, 사람, 일기장, 연필, 텔레비젼, 폭죽, 천사, 아이돌 언니들, 엄마, 뿔, 텔레비전, 이모티콘 | 제목: 숙제 안 하고 놀면 안 돼?
줄거리 요약: 모아가 텔레비전에 앞에서 입을 벌리고 좋아하는 아이돌 언니들을 입을 보고 있으니, 엄마는 모아에게 뒤로 가라고 손짓하며 말했습니다. 모아는 엄마의 말처럼 텔레비전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아이돌 언니들과 같이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게임도 할 수 있을 테니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모아는 학교에서 배우고 학원에서도 공부하는데 숙제는 왜 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어차피 대충 해 가는 거라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귀찮기만 한데 말이죠. 모아는 투덜거리며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모아는 일기장을 노려보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연필로 날씨를 적는 칸에 해를 그려 넣고는 그대로 멈추고 말았습니다. 엄마의 부르는 소리에 모아는 눈을 번쩍 뜨자 창밖에는 햇빛이 쏟아지는 아침이었고, 뭘 쓸지 생각이 나지 않아 쉬었다가 다시 할 생각이었습니다. 학교 가기 싫어서 꾀병을 부렸는데, 선생님의 일기 숙제 해 왔냐는 소리에 정말 배가 찌르르 아파 왔습니다. 선생님의 눈을 보니 배가 아파왔고, 모아는 일기장을 집에 놓고 왔다고 교실을 울리는 큰 목소리로 말하자 친구들도 모두 모아를 바라보았습니다. 조심스럽게 눈을 뜬 모아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친구들의 시선에 놀라 눈을 깜빡였어요. 놀라서 눈만 끔뻑이는 모아를 보며 한누리가 나도 예전에는 그랬다고 말했는데, 지금의 한누리는 성실하고 꼼꼼하게 숙제를 잘하여 선생님께 칭찬도 받고 한누리 부모님도 숙제 다 했느냐고 묻지 않는 정도여서 엄마 아빠가 부러워합니다. 별로 친하지 않다고 생각한 게 미안한 순간이었죠. 오늘부터 네 숙제는 내가 대신 해 줄게 라고 말하는 한누리 뒤로 갑자기 환한 빛이 번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깨를 으쓱하는 한누리의 등 뒤에서 커다란 빛과 함께 하얀 날개가 돋아나는 것 같았고,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처럼 느껴져 집에 돌아온 모아는 가방을 방에 던져 놓고 신나게 거실로 뛰어나왔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숙제부터 하라는 엄마의 말을 어겨 불안해했을 텐데, 모아는 과일 모양의 젤리를 먹으면서도 눈은 텔레 비전에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학교 다녀오면 숙제부터 하고 놀아.’라는 엄마의 말을 어 길 때면 마음이 늘 조마조마했거든요. 모아는 조금 전에 한누리에게서 숙제 완료라는 톡을 받았고, 직접 한 게 아니지만 엄마가 퇴근하기 전 숙제를 다한 것은 맞으니 거짓말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뿌듯해 보이는 이모티콘이 브이를 그리고 있었어요. 모아는 한누리에게 Thank you와 함께 펭귄 이모티콘을 보냈고,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계속 한누리는 모아의 숙제를 대신 해 주었습니다. 한누리는 모아의 책상 서랍에 모아의 숙제를 넣어 두었고, 처음에는 고마워 한누리에게 젤리, 초콜릿, 사탕 등을 나눠 주었지만 어느 순간 고마운 마음도 사라지고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모아는 아빠에 대해 얘기를 하면 되는데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아 공책을 덮고 선생님께 숙제를 안 했다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손을 든 친구 중 한 명에게 발표를 시켰죠. 친구들의 발표가 이어졌지만 모아는 숙제 공책만 빤히 보았고, 쉬는 시간에 한누리를 찾았지만 자리가 비어 있었습니다. 한누리는 100점을 맞아 선생님께 칭찬을 받고 웃는데, 그 모습이 얄미워 오늘은 한누리의 머리에 못된 뿔이 보이는 것 같이 보였고, 모아는 한누리를 노려보며 이를 바득 갈았습니다. 모아는 단원 평가에서 수학은 꼭 100점을 맞아서 0점 받은 창피함을 씻어 버려야겠다고 다짐했지만 마음먹은 대로 다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한누리가 대신 해 준 선사유적지 체험학습 때문에 선생님의 질문에 진땀을 빼고 그림 숙제도 좀 이상했는데, 수업이 끝나자 사라지는 한누리를 보며 모아는 자신을 피한다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모아는 텔레비전에 나온 좋아하는 아이돌 언니들을 집중 해서 보느라 입이 벌어진 지도 몰랐어요. “텔레비전으로 들어가겠다!” 엄마는 텔레비전 앞에 바짝 붙어 있는 모아에게 뒤로 가라 고 손짓하며 말했어요. 엄마의 말처럼 정말 텔레비전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얼마 나 좋을까요? 그럼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언니들과 같이 춤 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게임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 장면이 생각이라도 난 듯 모아의 입이 다시 헤 벌어졌어요. 학교에서 배우고 학원에서도 공부하는데 숙제는 왜 해야 하는 걸까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어차피 대충 해 가는 거라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귀찮기만 한데 말이죠. 모아는 투덜거리며 책상 앞에 앉았어요. ‘공부와 숙제는 누가 해 줄 수 없어. 스스로 하는 거야.’ 이렇게 말하면서 말이에요. 눈싸움이라도 하듯 다시 일기장을 노려보던 모아는 무언 가 생각난 듯 연필을 쥐고 날씨를 적는 칸에 해를 그려 넣었어 요. 하지만 금세 고장 난 것처럼 또 그대로 멈추고 말았어요. 하지만 그런 일이 쉽게 일어날 리 없죠. 여느 때처럼 똑같 은 아침이 밝았어요. “모아야!” 엄마의 목소리에 모아는 눈을 번쩍 떴어요. 깜깜한 밤이었던 창밖에서는 햇빛이 쏟아지고 있었어요. 뭘 써야 할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 조금 쉬었다가 다 시 할 생각이었어요. 참 이상한 일이에요. 단지 학교 가기 싫어서 꾀병을 부렸던 건데, 정말 배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일기 숙제 모두 해 왔죠?” 선생님의 목소리가 신호탄이 되어 머릿속에서 펑! 폭죽이 터지는 것 같더니 배가 찌르르 아파 왔어요. 다정하게 미소 짓고 있는 선생님의 눈을 보니 다시 가슴이 콩닥콩닥, 배가 찌르르 울렸어요. 모아는 고개를 숙이고 눈을 꼭 감았어요. 그리고 결심한 듯 떨리는 손도 꽉 쥐었죠. “일기장을 집에 놓고 왔어요!” 교실을 울리는 커다란 목소리에 친구들도 모두 모아를 바 라봤어요. 조심스럽게 눈을 뜬 모아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친 구들의 시선에 놀라 눈을 깜빡였어요. 자꾸 시키는 건지 이해도 안 되고.” 세상에! 내 모습뿐 아니라, 생각까지 모두에게 들리는 건 가요? 놀라서 눈만 끔뻑이는 모아를 보며 한누리는 씩 웃었어요. “나도 예전에는 그랬거든.” 한누리는 성실하고 꼼꼼하게 숙제를 잘한다고 선생님께 칭 찬도 자주 받았어요. 항상 숙제 먼저 해 놓고 놀아서 한누리 부모님은 한번도 한누리에게 숙제 다 했느냐고 묻지 않는다며 엄마, 아빠는 은근히 부러워하셨죠. 별로 친하지 않다고 생각한 게 미안한 순간이었죠. “오늘부터 네 숙제는 내가 대신 해 줄게.” 한누리는 손으로 자기 가슴을 툭툭 치며 의기양양한 표정 을 지었어요. 갑자기 한누리 뒤로 환한 빛이 번지는 것 같았 어요. “정말? 내 숙제까지 해 줘도 돼?” 다시 한번 어깨를 으쓱하는 한누리의 등 뒤에서 커다란 빛 과 함께 하얀 날개가 돋아나는 것 같았어요. 그 순간은 정말 한누리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처럼 느껴졌어요. 집에 돌아온 모아는 가방을 방에 던져 놓고 신나게 거실로 뛰어나왔어요. 광고를 보며 과일 모양의 젤리를 하 나 입에 넣으면서도 모아의 눈은 텔레 비전에서 떨어지지 않았어요. 다른 때 같으면 숙제해야 한다는 생 각에 시계와 텔레비전을 번갈아 보며 불안해했을 거예요. ‘학교 다녀오면 숙제부터 하고 놀아.’라는 엄마의 말을 어 길 때면 마음이 늘 조마조마했거든요. 아까는 엄마에게 거짓말하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 아무렇지도 않아졌어요. 사실 거짓말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모아가 한 게 아니어서 그렇지, 엄마가 퇴근하기 전에 숙제를 다 한 건 맞으니까요. 모아는 조금 전에 한누리에게서 온 톡을 다시 확인했어요. 숙제 완료! 뿌듯해 보이는 이모티콘이 브이를 그리 고 있었어요. 모아는 숙제 없는 자유를 누리게 해 준 한누리에게 진심을 담아 “Thank you.”라 는 글자와 함께 신나 하고 있는 펭귄 이모 티콘을 보냈어요.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한누리는 모아의 숙제를 계속 대신 해 주었어요. 모아보다 일찍 등교하는 한누리는 늘 모아의 책상 서랍에 모아의 숙제를 넣어 두었어요. 처음에는 한누리가 대신 해 준 숙제를 확인하고, 고마워서 한누리에게 젤리, 초콜릿, 사탕 등을 나눠 주곤 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고마운 마음도 사라지고 한누리가 모아 의 숙제를 대신 하는 게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졌어요. 모아는 머리를 열심히 굴렸어요. 아빠에 대해 얘기를 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왜일까요? 머릿속이 깜깜해지며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고민하던 모아는 할 수 없이 공책을 덮었어요. “선생님…… 저 숙제를 안 했어요.” 선생님은 손을 든 친구 중 한 명에게 발표를 시켰죠. 친구들의 발표가 이어지고 엉뚱한 내용에 친구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지만, 모아는 고개를 숙인 채 숙제 공책만 빤 히 보고 있었어요.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모아는 한누리를 찾았어요.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한누리는 쉬는 시간마다 자리를 비웠어요. 반면 한누리는 선생님께 칭찬을 받고 있었어요. “이번에도 100점이네. 어려웠을 텐데 잘했어.” 선생님의 칭찬에 헤헤 웃는 한누리가 얄미웠어요. 오늘은 한누리의 머리에 못된 뿔이 보이는 것 같았어요. ‘두고 보자, 박한누리.’ 모아는 한누리를 노려보며 이를 바득 갈았어요. 지금은 한가하게 복수를 다짐할 때가 아니었어요. 단원 평가가 기다리고 있거든요. 모아는 수학은 자신 있으니까 꼭 100점을 맞아서 0점 받 은 창피함을 씻어 버려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마음먹은 대로 다 되는 게 아니잖아요? 한누리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쏜살같이 사라졌어요. 이로 써 모아는 한누리가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걸 확신했죠. 사실 한누리가 대신 해 준 숙제가 이상한 게 처음은 아니 었어요. 지난번에는 가 본 적도 없는 선사유적지 체험학습 얘기를 쓰는 바람에, 선생님께서 이것저것 물어봐서 얼마나 진땀을 뺐는지 몰라요. 그림 숙제도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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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책장, 단어 카드, 포도, 푸딩, 초콜릿, 투호, 종이, 양배추, 조개, 캥거루, 책, 고양이, 조작 단추, 도마뱀, 노루, 자판기, 토마토, 구두, 준이, 나무, 오징어, 두루미, 주문, 입, 우유, 코코아, 보석, 모자, 호두, 쿠키, 준이 엄마, 부엉이, 무지개, 로봇, 누룽지, 귀, 소라, 동물, 수박, 엄마, 후추, 주스 | 제목: 신비한 도서관
줄거리 요약: 준이가 요즘 많이 하는 말은 심심해이고 엄마도 준이와 놀고 싶지만, 할 일이 많아 잠시만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오랜만에 준이와 엄마는 도서관에 왔고, 엄마는 책을 읽어 주었지만 준이는 자꾸만 하품을 했습니다. 준이가 앞 장에만 글씨가 있고 뒤에는 하얀, 글씨 위에는 동그란 조작 단추가 있는 신기한 책을 찾았습니다. 준이가 조작 단추를 살짝 누르자, 주문이 나타났습니다. 행복해지는 주문을 말해보라고 하자 준이는 가만히 주문을 읽었습니다. 가지고 싶은 것을 하나 말해보라고 해서 준이가 주문을 읽자, 책장이 넘어갔고, 나무에 단어 카드가 달린 것을 보았습니다. 엄마는 고양이, 노루, 도마뱀, 로봇, 모자, 보석, 소라, 오징어, 조개, 초콜릿, 코코아, 토마토, 포도, 호두 단어 카드를 읽어주며 가지고 싶은 것을 말하라고 하자 준이는 단어 카드를 살피다가 소리쳤어요. 준이는 동물 중에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책장을 넘기자, 엄마가 사라지고, 고양이가 나타나 같이 공놀이를 했는데, 고양이가 잠깐이라고 외치더니 책장을 한 장 넘겼습니다. 하얗던 종이가 사라지고 주문이 나타나자, 고양이가 웃음이 나는 주문을 읽었습니다. 고양이가 주문을 다시 읽자 책장이 넘어가더니 자판기가 나타났고구두, 누룽지, 두루미, 캥거루, 무지개, 부엉이, 수박, 우유, 주스, 양배추, 쿠키, 투호, 푸딩, 후추라고 고양이가 글씨를 읽으며 가지고 싶은 것을 말하라고 했고, 고양이는 우유를 골랐고 준이는 주스를 외쳤습니다. 준이와 고양이는 서로의 입가에 주스와 우유가 잔뜩 묻어 있는 걸 보고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고양이가 책장을 한 장 더 넘겼고, 준이가 포근해지는 주문을 읽었습니다. 천천히 어둠이 내려오자,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어둠이 아니라며 무서워하는 준이를 고양이가 안아주었습니다. 준이는 고양이 품에서 따뜻하고 졸린다고 하자 고양이가 준이 귀에 대고 소중한 준이야, 내가 더 많이 함께한다고 속삭였고 엄마 목소리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엄마는 잠꼬대하는 준이와 함께 읽던 책을 덮고 씩 웃으며 준이를 안아주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요즘 준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심심해’야. 준이 엄마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잠시만’이고. 엄마도 준이와 놀고 싶지만 할 일이 많아서 바쁜가 봐. 오늘은 오랜만에 준이와 엄마가 도서관에 왔어. 엄마가 열심히 책을 읽어 주는데. 준이는 자꾸만 하품을 했어. 그때 준이가 신기한 책을 찾았어. 앞 장에만 글씨가 있고 그 뒤는 하얬지. 글씨 위에는 동그란 조작 단추가 있었어. 준이는 조작 단추를 살짝궁 눌러 보았어. 띠리링 조작 단추를 눌러 봐! 조작 단추를 누르자 주문이 나타났어. 준이는 가만히 주문을 읽었어. “고노도로모보소 오조초코토포호!” 고노도로모보소 오조초코토포호! 행복해지는 주문을 말해 봐! 이 중에서 가지고 싶은 것을 하나 말해 봐. 준이가 주문을 읽자, 책장이 스르륵 넘어갔어. 어머! 나무에 단어 카드가 달려 있네. 엄마는 단어 카드의 글씨를 읽어 줬어. “고양이, 노루, 도마뱀, 로봇, 모자, 보석, 소라, 오징어, 조개, 초콜릿, 코코아, 토마토, 포도, 호두! 이 중에서 가지고 싶은 것을 하나 말해 보래.” 준이는 찬찬히 단어 카드들을 살피다 소리쳤어. “아, 저기 있다. 고양이!” 준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바로 고양이거든. 와!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야. 책장을 스르륵 넘기자 엄마는 사라지고, 커다란 고양이가 나타났어. “나랑 공놀이하자! 야옹.” 준이는 고양이와 신나게 휙휙 공놀이를 했어. 그러다 고양이가 “잠깐!” 하고 외치더니 책장을 한 장 넘겼어. 하얗던 종이가 사라지고 주문이 나타났지. 고양이는 천천히 주문을 읽었어. “구누두루무부수 우주추쿠투푸후!” 구누두루무부수 우주추쿠투푸후! 웃음이 나는 주문을 말해 봐! 고양이가 주문을 다 읽자 책장이 스르륵 넘어갔어. 그리고 웃음이 절로 나는 자판기가 나타났지. 고양이는 찬찬히 글씨를 읽었어. “구두, 누룽지, 두루미, 캥거루, 무지개, 부엉이, 수박, 우유, 주스, 양배추, 쿠키, 투호, 푸딩, 후추! 난 우유가 좋아. 이 중에서 가지고 싶은 것을 하나 말해 봐. 이 중에서 가지고 싶은 것을 하나 말해 봐.” 고양이는 우유를 골랐어. 준이는 큰 소리로 주스를 외쳤지. 준이는 주스를 벌컥벌컥, 고양이는 우유를 할짝할짝. 준이와 고양이는 서로를 보고 하하하 히히히 웃음을 터트렸어. 입가에 주스와 우유가 잔뜩 묻어 있었거든. 그때, 고양이가 또 “잠깐!” 하고 책장을 한 장 더 넘겼어. “거너더러머버서 어저처커터퍼허!” 이번엔 준이가 주문을 읽었지. 히히! 거너더러머버서 어저처커터퍼허! 포근해지는 주문을 말해 봐! 천천히 어둠이 내려오기 시작했어. “흑,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어둠’이 아니야!” 고양이는 어둠을 무서워하는 준이를 꼭 안아 주었어. 이 어둠은 무척 포근했어. 준이는 고양이 품에서 웅얼웅얼 말했어. “아, 따뜻해. 이제 졸리다.” 그러자 고양이가 준이 귀에 대고 속삭였어. “소중한 준이야, 내가 더 많이 함께할게.” 준이는 엄마 목소리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스르르 잠이 들었지. “어둠? 우리 준이가 잠꼬대를 하네?” 준이 엄마는 준이와 함께 읽던 책을 덮었어. 그리고 준이의 입에 귀를 바짝 대어 보았어. “거너더러, 머, 버, 서.” 엄마는 씩 웃으며 준이를 더 꼭 안아 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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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고구마, 토끼, 줄기, 콩, 고구마 줄기, 잎, 콩잎, 콩대, 꿩, 옥수수, 호미, 염소, 가지, 벌레 | 제목: 이제 그만할래
줄거리 요약: 나지막한 산기슭에 살고 있던 염소와 토끼가 이른 봄에 밭을 일구기 시작했고, 올해는 무슨 농사를 지을지 고민했습니다. 작년에 심었던 옥수수를 심을지, 아니면 가지를 심을지 염소는 곰곰이 생각했는데, 잠시 생각하던 토끼가 금세 잠이 들었습니다. 손뼉을 탁 치며 염소가 삶아 먹고 구워 먹고 튀겨 먹을 수 있는 고구마를 심어야겠다 말하자, 자기도 고구마를 심어야겠다면서 토끼가 졸린 눈을 비비며 종알댔습니다. 염소와 토끼가 밭에 고구마 싹을 옮겨 심었는데, 토끼가 더워서 못 하겠다며 나무 그늘에 벌러덩 누웠습니다. 끝까지 남은 염소가 차근차근 싹을 모두 심었는데, 자다 깬 토끼가 귀찮다면서 그만두겠다고 툴툴거렸습니다. 한창 고구마 줄기가 뻗어 갈 즈음에 가뭄이 들자, 염소는 멀리 있는 개울물을 길어 날랐습니다. 토끼는 두세 번 물을 나르다 결국 그만두었고, 염소네 밭은 푸릇푸릇해진 반면 토끼네 밭은 하루가 시들시들해졌습니다. 고구마 덩굴이 쑥쑥 뻗어 나가자 수북해진 풀을 뽑느라 염소는 바빴는데, 토끼는 꿩과 수다를 떠느라 바빴고, 토끼에게 콩을 심는 건 어떤지 물었어요. 토끼가 왜 콩 생각을 못했는지 아쉬워 하며 덜 여물었을 때의 콩 맛은 정말 달콤하다고 말했습니다. 꿩의 말에 당장 콩을 심겠다며 토끼가 고구마 덩굴을 단숨에 걷어치웠습니다. 콩을 밭에 심었던 토끼가 밭고랑에 벌러덩 누우며 좋아했는데, 반면 열심히 고구마를 길렀던 염소는 물이 잘 빠지도록 밭 사이사이 도랑도 파 주었습니다. 며칠 동안 내리는 비 때문에 고구마들이 비죽비죽 나오자, 비를 맞으면서 염소가 고구마를 다시 묻어주었는데, 토끼는 비 때문에 못하겠다면서 쓰러진 콩대를 세워 주지 않았습니다. 염소는 부지런히 움직여 고구마를 더 크게 자라게 하기 위해 고구마 잎과 줄기는 꺾었습니다. 콩잎 몇 장을 따다 곧 싫증이 난 토끼는 이걸 언제 다 따냐며 그만두겠다고 말했습니다. 고구마가 염소네 밭에 주렁주렁 열렸는데, 토끼네 밭은 시든 콩잎과 벌레로 가득했고, 토끼가 거두어들일 콩이 조금이라고 풀이 죽어 말했어요. 밭에 나간 염소가 호미질을 할 때마다 크고 작은 고구마가 줄줄이 나왔고, 토끼는 콩밭의 앙상한 콩대민 걷어 냈습니다. 바싹 마른 콩 몇 알이 후두두 떨어지자, 처음 생각한 대로 꾸준히 고구마를 키울걸 그랬다며 토끼가 부러운 눈으로 염소를 쳐다보았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나지막한 산기슭에 염소와 토끼가 이웃해 살았어요. 이른 봄, 염소와 토끼는 밭을 일구기 시작했어요. “올해는 무슨 농사를 지을까?” “글쎄, 뭐가 좋을까?” 토끼는 기다란 귀를 쫑긋하며 갸웃거렸어요. ‘작년에 심었던 옥수수를 심을까? 아니면 가지를 심을까?’ 염소는 밭에 무얼 심을지 곰곰 생각했어요. 토끼는 잠시 생각하다가 금세 잠이 들었어요. “그래, 고구마를 심어야겠다!” 염소가 손뼉을 탁 치며 말했어요. “고구마는 삶아 먹고, 구워 먹고, 튀겨도 먹을 수 있잖아. 게다가 잎과 줄기도 먹을 수 있지.” “그럼 나도 고구마나 심어야겠다.” 토끼가 졸린 눈을 비비며 종알댔어요. 염소와 토끼는 고구마 싹을 밭에 옮겨 심었어요. “더워서 더 이상 못 하겠어.” 토끼가 일을 하다 말고 나무 그늘에 벌러덩 누웠어요. 염소는 끝까지 남아 차근차근 싹을 모두 심었어요. “에잇, 귀찮아. 난 그만둘래.” 자다 깬 토끼가 일어나 툴툴거렸어요. 한창 고구마 줄기가 뻗어 갈 즈음 가뭄이 들었어요. 염소는 멀리 떨어져 있는 개울물을 길어 날랐어요. “물 긷는 데가 왜 이렇게 멀어?” 토끼는 두세 번 물을 길어 나르다 그만두었어요. 염소네 밭은 하루가 다르게 푸릇푸릇해졌어요. 토끼네 밭은 하루가 다르게 시들시들해졌고요. 고구마 덩굴이 쑥쑥 뻗어 나가자, 풀도 수북해졌어요. 염소는 열심히 풀을 뽑느라 바쁘고, 토끼는 꿩과 수다를 떠느라 바빴어요. “토끼야, 고구마보다 콩을 심는 건 어때? 한겨울에 먹는 콩과 말린 콩잎 맛은 그만이거든!” “왜 진작 콩 생각을 못했지?” 토끼가 제 머리를 콩콩 쥐어박았어요. “콩이 덜 여물었을 때의 맛은 정말 달콤하지.” 꿩이 입맛을 짭짭 다시며 말했어요. “난 당장 콩을 심을래.” 토끼는 단숨에 고구마 덩굴을 걷어치웠어요. 토끼는 콩을 밭에 심었어요. “머지않아 콩꼬투리들이 주렁주렁 달리겠지?” 토끼가 밭고랑에 벌러덩 누우며 좋아했어요. 반면 염소는 열심히 고구마를 길렀어요. 물이 잘 빠지도록 밭 사이사이 도랑도 파 주었지요. 며칠 동안 주룩주룩 비가 내렸어요. 빗물에 고구마들이 비죽비죽 나오자, 염소는 비를 맞으며 고구마를 다시 묻어 주었어요. “토끼야, 쓰러진 콩대를 바로 세워 주어야지.” “비 때문에 못하겠어. 그만할래!” 토끼는 콩대를 세우다 말고 집으로 뛰어 들어갔어요. 비가 그치자 염소는 부지런히 움직였어요. “쓸데없이 고구마 잎과 줄기는 왜 꺾는 거니?” “잎과 줄기를 따야 고구마가 더 크게 자라거든.” “그럼 나도 콩잎을 따야지.” 토끼는 콩잎 몇 장을 따다 곧 싫증이 났어요. “에잇, 이걸 언제 다 따? 난 그만둘래.” 염소네 밭에 고구마가 주렁주렁 열렸어요. 그런데 토끼네 밭은 누렇게 시든 콩잎이 가득했어요. 벌레도 버글버글 끓었고요. “거두어들일 콩이 조금밖에 안 될 것 같아.” 토끼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염소는 밭에 나가 열심히 고구마를 캤어요. 호미질을 할 때마다 크고 작은 고구마가 줄줄이 나왔지요. 토끼는 콩밭의 앙상한 콩대를 걷어 냈어요. 바싹 마른 콩 몇 알이 후두두 떨어졌어요. “나도 처음 생각한 대로 꾸준히 고구마를 키울걸.” 토끼는 부러운 눈으로 염소를 쳐다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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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머리, 토끼, 다람쥐, 목, 기린, 뱀, 펭귄, 눈, 배, 혹, 날개, 개구리, 나무, 긴 혀, 개미핥기, 개미, 입, 나무늘보, 친구들, 주둥이, 콧구멍, 가마우지, 등, 얼굴, 갈고리발톱, 고래, 부리, 낙타, 물고기 | 제목: 왜 그렇게 생겼니?
줄거리 요약: 다람쥐가 개미를 잡아먹는 개미핥기를 보고 이상하게 생겼다고 비웃었다. 개미핥기는 물가로 가서 물 위에 얼굴을 비춰 보았다. 개미핥기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자기보다 이상하게 생긴 친구들을 찾으러 나섰다. 개미핥기는 초원에서 기린들이 나뭇잎을 뜯어 먹는 것을 보고 왜 그렇게 생겼냐고 물었다. 기린은 콧방귀를 뀌며 목이 길어서 마음대로 나뭇잎을 뜯어 먹고, 적이 나타나면 금방 알 수 있다고 했다. 개미핥기는 혼자 풀밭을 걷다가 개구리를 삼키는 뱀을 보고선 왜 그렇게 생겼냐고 물었다. 뱀은 웃으며 입이 커서 큰 먹이를 삼킬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개미핥기는 물가에서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는 걸 보고 왜 그렇게 생겼냐고 물었다. 가마우지는 목과 부리가 물고기를 잡기 좋다고 말했고, 물고기가 다 도망갔다고 화를 냈다. 개미핥기는 숲속에서 갈고리발톱에 털북숭이인 나무늘보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나무늘보에게 왜 그렇게 생겼냐고 묻자, 나무늘보는 갈고리발톱 덕분에 나무에 매달려 잠잘 수 있다고 했다. 개미핥기는 사막에서 낙타를 만나 왜 그렇게 생겼냐고 물었다. 낙타는 눈을 끔벅이며 혹이 없으면 사막을 건널 수 없다고 말했다. 개미핥기는 남극에서 펭귄을 보고 왜 그렇게 생겼냐고 물었다. 펭귄은 바다에서 헤엄칠 때 자기 날개가 최고라고 쏘아붙였다. 개미핥기는 바다에서 친절한 고래를 만나 고래는 개미핥기를 등에 태워 주었고, 갑자기 고래 머리 위에서 물줄기가 뿜어졌다. 고래가 콧구멍으로 숨을 쉬었고, 콧구멍이 머리 위에 있어 머리만 살짝 내밀어도 숨을 쉴 수 있었다. 개미핥기는 집으로 돌아와 둥치에 앉아 몸을 긁고 있는 토끼를 보았다. 토끼는 개미핥기에게 긴 혀로 개미를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개미핥기는 긴 혀로 개미를 몽땅 잡았다. 토끼는 웃으며 너는 개미 잡는 데 선수라고 말했다. 토끼의 칭찬에 개미핥기는 어깨를 으쓱하며 개미를 빠르게 잡을 수 있는 긴 혀와 주둥이가 소중하다고 말했다.
전체 동화 이야기: 개미핥기가 날름날름 개미를 잡아먹고 있었어요. "넌 참 이상하게 생겼구나!" 다람쥐가 개미핥기를 보고 쿡쿡 웃었어요. 개미핥기는 툴툴대며 물가로 갔어요. "흥, 내가 이상하게 생겼다고?" 개미핥기는 물 위에 요리조리 얼굴을 비춰 보았어요. 툭 튀어나온 주둥이가 길쭉길쭉. 개미핥기는 고개를 갸우뚱갸우뚱. "내가 그렇게 이상해 보이나? 나보다 이상하게 생긴 친구들을 찾아봐야지." 개미핥기는 초원으로 갔어요. 마침 기린들이 나뭇잎을 뜯어 먹고 있었지요. "목도 휘청휘청, 다리도 휘청휘청. 넌 왜 그렇게 생겼니?" 그러자 기린이 흥 콧방귀를 뀌었어요. "목이 길어서 얼마나 좋은데! 마음대로 나뭇잎을 뜯어 먹을 수 있고, 적이 나타나면 금방 알 수 있어." 개미핥기는 혼자 풀밭을 걸었어요. 그러다가 개구리를 꿀꺽 삼키는 뱀을 보았지요. "입이 큼직큼직, 혀가 길쭉길쭉. 넌 왜 그렇게 생겼니?" 그러자 뱀이 픽 웃었어요. “입이 커서 얼마나 좋은데! 큰 먹이도 꿀꺽 삼킬 수 있거든." 물가로 간 개미핥기는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는 걸 보았어요. "목이 구불구불, 부리가 뾰족뾰족. 넌 왜 그렇게 생겼니?" "내 목과 부리는 물고기를 잡는 데 딱이라고. 그런데 너 때문에 물고기가 다 도망갔잖아!" 가마우지가 버럭 화를 냈어요. 개미핥기는 울창한 숲 속으로 들어갔어요. 나무늘보가 나무에 매달려 있었지요. “뽀족뾰족 휜 갈고리발톱, 북슬북슬 털북숭이.” “넌 왜 그렇게 생겼니?” 그러자 나무늘보가 느릿느릿 말했어요. “갈고리발톱 덕분에 나무에 매달려 잠잘 수 있는걸.” 개미핥기는 뜨거운 사막에서 낙타를 만났어요. "등 위에 울퉁불퉁 혹. 넌 왜 그렇게 생겼니?" 그러자 낙타가 눈을 끔벅이며 말했어요. "내 혹이 얼마나 중요한데! 혹이 없으면 사막을 건널 수 없어." 개미핥기는 추운 남극에서 펭귄을 보았어요. "불룩한 배, 짤막한 날개. 넌 왜 그렇게 생겼니?" 그러자 펭귄이 냅다 쏘아붙였어요. "내 날개가 얼마나 중요한데! 바다에서 헤엄칠 때 최고라고!" 개미핥기는 바다에서 친절한 고래를 만났어요. 고래는 개미핥기를 등에 태워 주었지요. 푸우! 갑자기 고래 머리 위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어요. 고래가 콧구멍으로 숨을 쉬었거든요. "하하, 넌 콧구멍이 머리 위에 있구나!" "그래서 머리만 살짝 내밀어도 숨 쉴 수 있단다." 개미핥기는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때 둥치에 앉아 있는 토끼를 보았어요. 토끼는 몸을 박박 긁고 있었지요. "아휴, 간지러워." 토끼는 개미핥기에게 부탁했어요. "개미 때문에 너무 간지러워. 개미핥기야, 네 긴 혀로 개미 좀 잡아 줄래? “물론이지! 내게 맡겨!" 개미핥기는 재빨리 긴 혀를 날름날름. 개미를 몽땅 잡았지요. "아이, 시원해. 역시 넌 개미 잡는 데 선수야!" 토끼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어요. 토끼의 칭찬에 개미핥기는 어깨를 으쓱으쓱. "내 긴 혀와 주둥이는 정말 소중해! 개미를 쏙쏙 빠르게 잡을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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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삼등 열차, 이젤, 세잔, 연인, 추상화, 눈, 편지, 화가들, 테오, 소변기, 그들, 발레 연습 무대, 소년, 군함 메두사 호, 청동 시대, 역사화, 화가 다비드, 신인상주의 화가, 르누아르, 뒤샹, 초상화, 다비드의 제자, 클림트, 창문, 오브제, 항구, 뭉크, 신인상주의 화가들, 단테, 시민들, 파도, 집, 주인공, 시냐크, 태양, 화가 조르조네, 그림 속 인물, 고흐, 입술, 수련, 마티스, 수직선, 1808년 5월 3일, 고대 승리의 여신,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초현실주의의 아버지, 해돋이 인상, 그리스 신의 조각상, 디자이너, 사진기, 루앙 대성당, 사람, 여성, 쇠라, 로댕, 미래주의자들, 텔레비전, 다리, 칸딘스키, 루이 16세, 에밀리 플뢰게, 물건, 책, 증기 기관차, 오른쪽 여성, 전원의 합주곡, 타히티 사람들, 소녀들, 총, 여동생, 바다, 영웅들, 슈퍼마켓, 신고전주의 화가, 뺨, 몸, 동생, 사람들, 컵, 벽, 강, 신곡, 점, 꽃잎, 심장, 구름, 돌 깨는 사람들, 노랑머리 아줌마, 모델, 만종, 아기, 가면, 문학가, 절규, 사실주의 화가, 천국의 문, 자기, 걷는 사람, 어린 소녀, 거인, 빈센트 반 고흐, 선, 나, 도미에, 프랑스 국기, 드가, 20세기 미술의 아버지, 배우, 폴 세잔, 해변의 두 타히티 여인, 나폴레옹, 비누 상자, 사과와 오렌지, 영화, 천사, 사각형, 황제, 인상주의 화가들, 팔레트, 옷, 흰 옷, 그, 땅, 메두사 호의 뗏목, 터너, 의자, 직선, 앵그르, 궁정 화가, 예술가들, 조각, 공장, 후기 인상주의 화가, 사과, 작품, 배, 예술 작품, 농부 부부, 건초 더미, 인상주의의 아버지, 색점, 샘, 밀레, 개, 나무, 목욕하는 여인들, 풀밭 위의 점심, 키스, 코, 여자, 제리코, 고야, 붉은색의 조화, 꽃, 귀족 아줌마, 경주용 자동차, 해바라기, 워홀, 할머니, 아비뇽의 처녀들, 가난한 사람들, 전시회, 자신, 판화, 기계, 면, 물감, 모네,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 마릴린 먼로, 다비드, 피아노, 얼굴, 신조형주의, 미키 마우스, 생각하는 사람, 발라, 인간, 낭만주의 화가들, 수평선, 농촌 사람들, 엄마, 영웅, 조각상, 기차, 자신들, 화가, 여인, 토마토 수프 깡통, 꽃 장식 모자, 우산, 외광파, 유령, 천재 화가, 피카소, 들라크루, 조각가, 몬드리안, 뭉게구름, 태피스트리, 지옥의 문, 쇠줄에 끌려가는 개의 운동, 식탁, 그리스의 여신, 바위, 아프리카의 가면, 쿠르베, 미래주의 화가, 나폴레옹 군대, 왕, 선구자들, 연극 무대, 남자, 고갱, 풍경화, 아줌마, 돌, 마그리트, 마네, 들라크루아, 소녀, 아이들, 하늘,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자전거 바퀴, 그림, 두 사람, 흙, 먼지떨이, 사물, 정원, 예술가 | 제목: 엄마와 함께 읽는 서양 미술 이야기2
줄거리 요약: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던 19세기 초에는 신고전주의가 유행했는데, 과거 로마 시대를 본받아 예술 작품을 새롭게 만들고 싶어 했던 예술가들이 역사화, 초상화를 많이 그렸습니다. 옛날 로마 시대 미술처럼 우아하고 기품 있는 그림을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19세기에 일어났는데, 이때 신고전주의 화가라고 부른 다비드와 앵그르가 앞장섰습니다. 고대 로마의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즐겨 그렸던 다비드는 그림의 스케치와 채색이 아주 정확했는데, 프랑스 루이 16세는 그에게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를 주문했다고 합니다. 역사 외에 현실의 인물과 사건도 열심히 그렸던 다비드는 서른다섯 살에 황제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을 자주 그렸습니다. 1797년 나폴레옹의 승리를 축하하는 파티에서 화가 다비드와 나폴레옹이 만났는데, 두 사람은 영원한 우정을 약속했고 황제가 된 나폴레옹이 다비드를 궁정 화가로 임명했습니다. 다비드의 제자였던 앵그르는 섬세하고 정확한 표현으로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많이 그린 것으로 유명한데, 샘이라는 작품의 주인공은 몸의 균형이 잘 맞았으며, 목욕하는 여인들이라는 그림에서 여성들은 생생하고 아름다웠답니다. 다양한 감정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 화가들이 틀에 박힌 표정 대신 풍부한 감정이 느껴지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는데, 이때 프랑스의 제리코와 들라크루아, 에스파냐의 고야, 영국의 터너 등 서로 다른 느낌의 낭만주의 화가들이 나타났습니다. 신고전주의 미술과 다르게 열정이 넘쳐나는 낭만주의 미술은 19세기 중반 프랑스, 영국, 에스파냐 등 유럽을 중심으로 나타났는데, 이 시기에는 속마음을 열어 보이는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태피스트리의 밑그림을 그리는 일부터 시작했던 고야는 나중에 에스파냐의 궁정 화가가 되는데, 정해진 틀이나 규칙에서 벗어난 낭만주의 미술의 대표 화가답게 고야의 그림은 자유롭고 생생했습니다. 1808년 5월 3일은 나폴레옹 군대가 에스파냐에 와서 시민들에게 총을 들이대는 숨 막히는 순간을 담았는데, 흰 옷을 입고 두 손을 번쩍 든 사람은 아무 죄가 없다며 제발 살려달라고 외치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 낭만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제리코는 1819년에 메두사 호의 뗏목을 그렸는데, 그것은 그를 낭만주의 미술의 영웅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뗏목 위에서 살아남으려 몸부림치는 사람들을 그렸던 제리코는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병원 시체실에서 죽은 사람의 몸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낭만주의 미술의 영웅인 들라크루아는 사람들의 생활과 가슴속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는데, 당시 프랑스는 사람이 신분에 따라 존중받거나 무시당한 정의롭지 못한 사회였습니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속의 깃발을 든 여성과 소년과 시민들처럼 그 당시 많은 사람이 정의롭지 못한 세상에 소리쳤는데, 여러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듯이 자유를 구하는 일은 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이루어집니다. 터너가 그린 풍경화를 통해 영국의 낭만주의 미술이 꽃피었는데,태양과 바람, 구름이 배와 함께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사실적인 그림보다 빛과 색채에 표정을 담아서 그리는 것을 즐겼던 터너는 야외로 나가 풍경이 순간순간 변화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 했습니다. 산업 혁명이라는 사건을 겪으면서 화가들은 눈에 보이는 세계의 변화를 사실 그대로 보여 주고 싶어 했습니다. 사실주의라는 나타나기 전까지 화가들은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경우가 별로 없었고, 보지 않은 것들을 그리거나 일부러 아름답게 보이도록 꾸미기도 했습니다. 사실주의 화가는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 정확하게 그렸는데, 프랑스의 유명한 사실주의 화가 밀레는 바르비종이라는 시골에서 농촌 사람들의 생활을 그렸습니다. 쿠르베는 사실주의 화가 중에서 가장 철저한 사람이었는데, 천사처럼 눈으로 볼 수 없는 대상은 그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돌 깨는 사람들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사실적으로 그렸어요. 도미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그린 사실주의 화가인데, 어린 시절부터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그림을 그리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도미에는 삼등 칸의 지쳐 보이는 소년이나 무관심한 표정의 사람들처럼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며 그들이 세상에서 따돌림당하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작은 마을 바르비종에는 농사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많았는데, 거기서 자랐던 밀레는 땅의 소중함과 이곳에 뿌리내리고 일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그렸습니다. 사진기의 발명으로 똑같이 그리는 것을 넘어 사진기가 흉내 내지 못하는 느낌이나 인상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의 변화에 따라 대상을 묘사했습니다. 모네가 그린 해돋이 인상을 보고 인상주의라는 말이 붙여졌는데, 현대적인 미술이 인상주의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신인상주의 화가는 색을 섞어서 칠하지 않고 색점을 찍어서 표현하는 재미있는 방법을 보여주었으며, 이렇듯 인상주의나 신인상주의 화가들은 전통적인 규칙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답니다. 인상주의의 아버지 마네는 화가의 생각뿐 아니라 그리는 방법 또한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조르조네가 그린 전원의 합주곡이란 작품을 마네가 다시 그렸는데, 공원 같은 생활 속 풍경에 벌거벗은 여자를 그려 넣은 게 충격적이었는지 사람들은 그림 속의 옷을 걸치지 않은 여성의 표현을 특히 못마땅해했습니다. 마네가 인상주의를 연 사람이라면 모네는 인상주의를 완성한 사람인데, 모네의 1873년 작품인 해돋이 인상은 잔잔한 바다 위에 조금씩 파도가 움직이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모네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순간의 인상을 태양빛에 따라 달라지는 색으로 표현했는데, 빛과 색이 변하면 같은 대상이라도 다른 인상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노인이 되어 시골로 내려가 살았던 모네는, 물 위에 떠 있는 수련을 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변화하는 빛과 공기는 신비롭게 표현했으며, 눈이 몹시 나빠진 상태였는데도 이 수련을 100장이 넘게 그렸다고 합니다. 실내에 빛이 퍼지는 분위기를 더 좋아한 드가는 발레 연습 무대란 작품을 통해 발레하는 모습을 무척 많이 그렸는데 사진기로 찰칵 찍어 놓은 것처럼 움직임의 순간이 잘 느껴집니다. 사실적인 표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움직이는 동작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드가는 인상주의 화가들 가운데 누구보다 정확한 그림을 그릴 줄 알았고, 눈이 많이 나빠졌을 때에도 손끝의 감각으로 발레하는 소녀의 조각상을 멋지게 완성했습니다. 르누아르는 꽃이나 나무, 바다의 순간순간 변화하는 색채를 잘 표현했고 사람들을 사랑스럽게 그릴 줄 알았습니다. 아름다운 여인과 아이들의 행복한 순간을 자주 그렸던 르누아르는 그림의 행복한 느낌을 위해 밝은 색을 많이 썼다고 합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여러 색을 섞어 다른 색을 만들어야 했는데 밝고 맑은 원래의 색감은 사라지게 됩니다. 물감을 섞지 않고 색채의 빛깔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쇠라가 찾아냈는데, 연속해서 색점을 찍는 기법으로 점묘법 또는 색채 분할법이라 불렀고, 신인상주의 화가들은 그림이 정확하게 보이지 않을 것을 걱정해서인지 안정감 있는 구도를 선호했습니다. 바다와 항해를 좋아한 시냐크의 항구에서는 뭉게구름과 평온한 바다의 물결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쇠라의영향을 받은 시냐크의 그림 속 점은 쇠라의 것보다 크고 춤을 추는 것만 같은데, 시냐크는 색채와 색점에 대해 탐구했으며, 그는 항구 주변의 집들과 다채로운 색으로 모자이크 풍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은 자신들만의 개성을 살려 그림을 그렸는데, 고흐, 고갱, 세잔은 각자 성격이 달랐고 사람의 감정과 정신이 들어간 그림을 그렸습니다.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고흐와 고갱, 세잔은 현대 미술의 선구자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에서 나온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후기 인상주의 화가 중 폴 세잔은 20세기 미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데, 인상주의 그림에서 대상의 형태가 없어지는 것을 보고 견고한 형태를 그리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무겁고 어두운 색이 세잔의 그림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어느 한쪽에서 바라볼 때 그림은 보통 빛이 있는 쪽은 밝게, 반대쪽은 어둡게 보이도록 그려집니다. 하지만 세잔의 그림에서 빛은 어느 한쪽만 비추지 않고 어디서 보든 똑같이 둥근 형태에 명암이 드러나지 않아 사실적이면서도 불안정한 느낌이 듭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주목받지 못해 가난하고 슬픈 삶을 살았던 빈센트 반 고흐는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입니다. 해바라기의 강렬한 노란색과 풍성한 꽃잎은 고흐가 태양의 생명력을 표현하는 데 더없이 적합했고, 예술을 향한 그의 열정이 담겨 있어 해바라기의 화가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동생 테오가 평생 해바라기 같은 마음으로 가난한 예술가 고흐를 도와주었는데,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는 책으로 나올 만큼 양이 아주 많았습니다. 오로지 자연만 있는 풍경을 찾은 고갱은 원시적 건강함이 사라진 도시를 떠나 타히티 섬으로 갔고, 강렬한 원색과 단순한 형태로 타히티 사람들과 풍경을 멋지게 그렸습니다. 그림 속 타히티 사람들의 건강한 피부색과 고집스레 다문 두툼한 입술을 보면 왠지 모르게 정직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해변의 두 타히티 여인에서는 오른쪽 여성은 경계하는 눈빛인 것처럼 고갱은 아름답기만 한 것보다 진실한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로댕은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사실적인 조각을 했으며, 너무나도 사실적인 모습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으로 본을 뜬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았고 사람이 실제로 걷는 모습을 조각한 걷는 사람을 내놓아 의심을 풀려고 하기도 했습니다. 단테가 쓴 신곡을 읽고 로댕은 지옥의 문이라는 걸작을 만들었는데,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르네상스 시대의 천국의 문을 공부하고 수많은 스케치를 하고 흙으로 빚어 보기까지 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 역시 아주 유명한 조각으로,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의 이 조각상은 원래 지옥의 문 윗부분에 있었습니다. 20세기 이후 미술은 예술가들마다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데, 강렬한 색채나 자유로운 붓놀림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표현주의와 야수파 외에 추상 미술과 미래주의, 초현실주의, 팝 아트 등의 실험이 펼쳐집니다. 20세기에 들어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여러 차례 전쟁이 일어나면서 달라진 사회에 따라 미술도 변화했는데, 그동안 시도하지 않은 방법으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하는 개성 있는 표현을 찾아냈습니다. 마티스는 더 이상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는데, 색이야말로 대상을 알아보게 하는 형태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마티스는 붉은색의 조화에서 벽과 식탁에 똑같이 붉은색을 칠했는데, 매우 단순한 형태의 강렬한 색채와 추상적인 장식으로 그려 냈습니다. 강렬한 색과 꿈틀거리는 붓놀림으로 유명한 뭉크는 절규에서 붉은 하늘과 굽이치는 강을 배경으로 놀라 소리치는 듯한 사람을 그렸습니다. 사랑하는 여동생이 어린 소녀일 때 아파서 죽은 일도 있어 슬픈 경험을 많이 해서인지 뭉크는 유령이나 천사를 소재로 하는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클림트는 키스라는 그림에서 사랑하는 남녀의 모습을 온갖 꽃들이 활짝 핀 정원에 서 있는 키 큰 나무처럼 아름답게 그렸는데, 꿈이나 환상 속 장면 같기도 한 이 그림의 모델은 클림트의 연인이었던 에밀리 플뢰게라고 합니다. 20세기의 천재 화가 피카소가 그린 그림에는 둥근 부분과 각진 부분으로 이상하게 나뉜 몸과 가면을 쓴 얼굴이 나오는데, 1907년에 이 그림을 처음 본 사람들은 어리둥절했습니다. 피카소는 아비뇽의 처녀들에서 한쪽에서 본 모습만 그려서는 본질적인 형태를 나타낼 수 없다고 생각했으므로 여러 방향에서 본 사물의 모습을 어떻게 하나의 그림에 표현할지 고민하다가 이렇게 완성한 것이랍니다. 음악을 좋아한 칸딘스키는 선이나 면을 음악의 선율처럼 표현했는데, 작품 제목에 인상, 즉흥, 구성 같은 단어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예술이 정신적인 것이라 생각한 칸딘스키는 대상의 형체가 사라진 최초의 추상화를 그렸습니다. 선이나 면, 색으로 감정을 표현한 칸딘스키와 달리, 몬드리안은 직선과 사각형을 아주 좋아했으며, 수직선과 수평선이 만나 이루어진 사각형을 중심으로 삼원색과 무채색을 이용해 그림을 그렸고, 신조형주의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했습니다. 조용히 있을 때도 심장이 뛰는 것처럼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한순간도 그냥 있지 않고 항상 움직입니다.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움직임을 그림과 조각으로 표현하고 싶어 했던 미래주의 화가와 조각가들 가운데 발라가 그린 쇠줄에 끌려가는 개의 운동을 보면 다리가 몇 개로 보이는지 셀 수조차 없습니다. 움직임을 붙잡고 싶어 했던 미래주의자들은 정적인 그리스 신의 조각상보다 경주용 자동차를 더 좋아했고 쉬지 않고 일하는 기계를 대단하게 생각했습니다. 미래주의자들처럼 움직임에 관심을 가진 뒤샹은 주변의 평범한 물건도 예술가가 선택하면 작품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은 뒤샹은 여러 물건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런 작품을 물건이라는 뜻을 가진 오브제라고 불렀습니다. 뒤샹은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에 다른 사람의 이름을 써서 전시회에 내놓기도 하고 자전거 바퀴를 의자 위에 놓아 작품을 만들기도 했는데, 예술가는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날마다 잠을 자고 꿈을 꾸며, 꿈은 머릿속에서 엉뚱한 생각을 할 때처럼 뒤죽박죽이지만 때로는 꿈속에서 아주 멋진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초현실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그리트는 주변에서 흔히 보는 컵이나 사과, 우산, 바위 등을 전혀 다른 크기로 엉뚱한 장소에 놓아 특별한 그림이 되게 합니다. 마릴린 먼로는 미국의 유명한 스타였으며 무척 인기가 많았는데, 영화에도 텔레비전에도 나오던 아줌마를 여러 명으로 만들어 준 사람은 워홀이에요. 디자이너로 유명해진 워홀은 판화나 영화도 만들었는데, 쉽고 재미난 그림을 만들고 싶어 슈퍼마켓에서 파는 비누 상자, 토마토 수프 깡통, 미키 마우스, 마릴린 먼로 등 친근한 물건이나 유명한 스타가 작품에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너무 많은 노랑머리 아줌마를 보면 마릴린 먼로는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데, 텔레비전이나 슈퍼마켓에 진열된 물건들처럼 보이기 때문인데, 워홀은 가까이 있는 것들을 통해 예술을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신고전주의가 유행한 19세기 초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어요. 정치적으로는 왕권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자리 잡기 시작했지요. 경제적으로는 산업 혁명이 시작된 덕분에 아주 풍요로워졌고요. 이에 따라 예술가들은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과거 로마 시대를 본받아 예술 작품을 새롭게 만들고 싶어 했어요. 그 결과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행동이 담긴 역사화, 초상화가 많이 그려졌어요. 유행이 돌고 돌듯이 그림을 그리는 방법 역시 반복돼요. 로코코 미술의 유행이 막바지에 이른 19세기에는 지나치게 사치스럽고 화려한 그림 대신 옛날 로마 시대 미술처럼 우아하고, 엄격하며, 기품 있는 그림을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일어났어요. 이때 앞장을 선 화가로 다비드와 앵그르가 있어요. 이들을 ‘신고전주의 화가’라고 부르지요. 신고전주의 미술에는 영웅 이야기를 들려 주는 그림이 많아요. 특히 다비드는 고대 로마의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즐겨 그렸는데 그림의 스케치와 채색, 그리고 구도가 아주 정확했어요.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는 프랑스 왕인 루이 16세가 주문한 것이라고 해요. 다비드는 역사 속의 이야기 말고도 현실의 인물과 사건 역시 열심히 그렸어요. 가장 자주 그려진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폴레옹 황제였어요. 나폴레옹은 서른다섯 살에 황제 자리에 올랐어요. 화가 다비드와는 1797년 나폴레옹의 승리를 축하하는 파티에서 만났다고 해요. 두 사람은 프랑스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뜻을 같이하며 영원한 우정을 약속했지요. 황제가 된 다음, 나폴레옹은 다비드를 궁정 화가로 임명하여 중요한 그림을 그리게 했어요. 다비드의 제자였던 앵그르 역시 옛날 영웅들이 등장하는 작품을 좋아했지만 자신은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많이 그린 것으로 유명해요. 앵그르는 누구보다도 섬세하고 정확하게 여성의 몸을 표현했어요. 특히 여성의 몸에서 나타나는 부드러운 선과 색채가 마치 살아 있는 여신처럼 보이게 하지요. '샘'이라는 작품의 주인공은 마치 그리스의 여신처럼 몸의 균형이 잘 맞아요. '목욕하는 여인들'이라는 그림에서 맨 앞에 앉은 여성의 뒷모습을 보세요. 앵그르가 그려 낸 여성들은 이렇게 완벽한 모습이면서도 생생하고 아름다웠답니다. 화가들은 틀에 박힌 듯 표정이 딱딱한 사람들의 모습 대신 감정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어요. 자유나 정의, 사랑, 자연에서 보고 느낀 아름다움을 주제로 한 그림 말이에요. 화가들이 사람의 마음속에 깃든 다양한 감정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 거예요. 프랑스의 제리코와 들라크루아, 에스파냐의 고야, 영국의 터너 등 나라마다 서로 다른 느낌의 낭만주의 화가들이 나타났어요. 낭만주의 미술은 19세기 중반 프랑스, 영국, 에스파냐 등 유럽을 중심으로 나타난 운동이에요. 지나치게 엄격하고 균형 잡힌 신고전주의 미술과는 다르게 열정이 넘쳐나지요. 이 시기에는 연극 무대처럼 꾸며 놓은 그림이 아니라 솔직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열어 보이는 그림이 그려진답니다. 사람들이 정말로 사랑하고 꿈꾸고 바라는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고야는 태피스트리의 밑그림을 그리는 일부터 시작해 나중에 에스파냐의 궁정 화가가 되었어요. 사람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정해진 틀이나 규칙에서 벗어난 낭만주의 미술의 대표 화가답게 고야의 그림은 자유롭고 생생해요. 고야는 무서운 꿈에 나타날 법한 커다란 거인을 그리기도 하고 멋쟁이 귀족 아줌마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어요. 또 '1808년 5월 3일'처럼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들과 항복을 외치는 사람들이 마주하는 슬픈 역사적 사건을 그리기도 했지요. 1808년 프랑스의 나폴레옹 군대가 에스파냐에 와서 반항하는 시민들에게 총을 들이대는 숨 막히는 순간을 담았어요. 흰 옷을 입고 두 손을 번쩍 든 저 사람은 “나에게는 아무런 죄도 없어요. 제발 살려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요. 제리코는 프랑스의 낭만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랍니다. 1819년에 그린 '메두사 호의 뗏목'은 그를 낭만주의 미술의 영웅으로 만들었어요. 이 그림이 그려지기 3년 전인 1816년, 프랑스에서는 군함 메두사 호가 400여 명의 사람을 태우고 가다가 바다에서 난파를 당한 사건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 가운데 죽을 고비를 넘기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때의 이야기를 듣고 제리코는 뗏목 위에서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어요. 제리코는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병원의 시체실에서 죽은 사람의 몸을 연구하기까지 했대요. 프랑스 낭만주의 미술의 또 다른 영웅은 들라크루아예요. 사람들의 생활과 가슴속 깊은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던 화가이지요. 들라크루아가 살았던 시대의 프랑스에서는 사람이 신분에 따라 존중받거나 무시당하거나 했는데 이것은 정의롭지 못한 일이지요. 그 당시 많은 사람이 정의롭지 못한 세상에 소리쳤답니다. 마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속의 깃발을 든 여성과 소년과 시민들처럼 말이에요. 자유, 평등, 박애를 뜻하는 프랑스 국기를 든 여성은 고대 승리의 여신처럼 강하고 힘차 보여요. 하지만 바닥에는 여러 사람이 쓰러져 있어요. 자유를 구하는 일은 이처럼 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이루어진답니다. 영국의 낭만주의 미술은 터너가 그린 풍경화를 통해 꽃피었어요. 특히 터너는 바다 풍경을 많이 그렸지요. 그림을 보면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태양, 바람, 구름이 배와 함께 움직이는 것만 같아요. 터너는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보다 이렇게 빛과 색채에 표정을 담아서 그리는 것을 더 즐겼어요. 또 다른 화가들과 다르게 야외로 나가 자연 풍경이 순간순간 변화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보고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 했어요. 자연에 대한 터너의 태도는 인상주의 화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답니다. 화가들은 산업 혁명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겪으면서 생각하고 표현하는 방법에 변화가 생겨요. 우선 증기 기관차 같은 운송 수단이 발달하게 되어 여기저기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져요. 또 기계가 발명되고 도시에 많은 물건을 만드는 공장이 세워지자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들어요. 화가들은 이러한 눈에 보이는 세계의 변화를 사실 그대로 보여 주고 싶어 했어요. 19세기에는 사실주의라는 또 다른 미술의 움직임이 나타나요. 이제까지 화가들은 그림을 그릴 때,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경우가 별로 없었어요. 때로는 보지 않은 것들을 그리기도 했고, 어떤 때는 일부러 아름답게 보이도록 꾸몄지요. 그런데 이렇게 꾸민 그림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사람과 물건, 그리고 사건을 그리는 화가들이 생겼어요.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 정확하게 그리고자 했던 이들을 사실주의 화가라고 불러요. 프랑스의 유명한 사실주의 화가 밀레는 바르비종이라는 시골에서 농촌 사람들의 생활을 그렸지요. 사실주의 화가 중에서 가장 철저한 사람은 쿠르베였어요. “나는 천사를 그리지 않는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쿠르베는 천사처럼 눈으로 볼 수 없는 대상은 그릴 수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돌 깨는 사람들'처럼 실제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을 그렸어요. 그림 속의 사람들은 쿠르베의 고향 오르낭의 뜨거운 햇볕 아래서 돌을 깨고 있어요. 너덜너덜하게 해진 옷까지 사실적으로 그렸어요.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그린 사실주의 화가로 도미에를 들 수 있어요. 도미에는 어린 시절부터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그림을 그리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타는 삼등 열차의 풍경을 그렸을 때도 마찬가지였죠. 그림 속에는 아기를 안은 엄마와 할머니, 소년 등이 등장 해요. 지쳐 보이는 소년과 무관심한 표정의 사람들이 좁고 어두운 삼등 칸에 앉아 있네요. 도미에는 이처럼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며 그들이 세상으로부터 따돌림당하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아요. 밀레가 살았던 작은 마을 바르비종에는 농사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많았어요. 밀레는 이 시골 마을에서 땅의 소중함과 이곳에 뿌리내리고 일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그렸어요. '만종'은 하루 일을 끝낸 농부 부부가 성당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 일을 멈추고 기도하는 모습을 그린 거예요. 밀레는 땅이 언제나 뿌린 만큼 돌려준 다는 것을 믿고 사는 농촌 사람들의 진실함을 그렸어요. 과학 기술이 점점 더 발전하고 더 많은 도시가 생기면서 그림의 대상도 다양해졌어요. 사진기의 발명은 화가들에게 그리는 방법을 고민하게 했어요. 화가들은 사진기처럼 똑같이 그려 내는 것을 넘어서 사진기가 흉내 내지 못하는 느낌이나 인상을 표현하기 시작했지요. 이러한 인상주의 화가들은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그림을 그렸지만 빛의 변화에 따라 대상을 묘사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인상주의는 모네가 그린 '해돋이 인상'을 보고 붙여진 말이라고 해요. 인상주의는 전통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려 왔던 기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찾아냈지요. 그래서 현대적인 미술이 인상주의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아요. 인상주의 화가들은 세상 모든 것에 정해진 색채가 있다고 보지 않아요. 빛이 어떻게 비추느냐에 따라 다른 색채로,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여러 색채로 보일 수도 있어요. 이런 빛에 의한 색채의 변화에 더 주목하고 규칙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신인상주의 화가예요. 색을 섞어서 칠하지 않고 색점을 찍어서 표현하는 재미있는 방법을 보여 주었지요. 이렇듯 인상주의나 신인상주의 화가들은 전통적인 규칙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답니다. 인상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마네는 전통적인 표현에서 벗어난 색칠과 명암이 특징이에요. 마네는 화가의 생각뿐 아니라 그리는 방법 또한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를 행동으로 옮겼어요. '풀밭 위의 점심'에서 시도한 그의 새로운 표현이 처음부터 높이 평가된 것은 아니에요. 사람들은 그림 속의 옷을 걸치지 않은 여성의 표현을 특히 못마땅해했어요. 하지만 이 그림은 원래 르네상스 시대 화가 조르조네가 그린 '전원의 합주곡'이란 작품을 마네가 다시 그린 거예요. 두 그림 모두 여성이 옷을 걸치지 않고 있는데 어째서 한 작품은 칭송을 받고 다른 한 작품은 비난을 받았을까요? 사람들에게는 공원 같은 생활 속 풍경에 벌거벗은 여자를 그려 넣은 게 충격적이었나 봐요. 인상주의를 연 사람이 마네였다면 인상주의를 완성한 사람은 모네예요. 모네는 밖으로 나가 태양빛 아래 그림을 그려서 ‘외광파’라고도 불리지요. 모네의 1873년 작품인 '해돋이 인상'은 잔잔한 바다 위에 조금씩 파도가 움직이는 모습을 그린 거예요. 작은 배에 탄 사람들은 노를 젓는 것 같네요. 멀리 있는 풍경은 더욱 희미해져서 잘 보이지 않아요. 모네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순간의 인상을 태양빛에 따라 달라지는 색으로 표현했어요. '건초 더미'나 '루앙 대성당' 연작은 시간에 따라 빛과 색이 달라지면 같은 대상이라도 다른 인상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 주지요. 나이가 많이 든 후에 모네는 시골로 내려가 정원을 만들고 살았어요. 매일 정원으로 나가 물 위에 떠 있는 수련을 보고 그림을 그렸지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변화하는 빛과 공기는 연못 위의 수련을 신비롭게 만들었어요. 1900년에서 1926년 사이에 모네는 눈이 몹시 나빠진 상태였는데도 이 연못을 100장이 넘게 그렸다고 해요. 드가는 모네처럼 밖에 나가 빛과 색의 변화를 직접 그리는 것보다 실내에 빛이 퍼지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어요. 드가는 발레하는 모습을 무척 많이 그렸어요. '발레 연습 무대'를 한번 보아요. 누군가가 발레하는 모습을 사진기로 찰칵 찍어 놓은 것처럼 움직임의 순간이 잘 느껴지지요. 발레하는 소녀들은 누가 지켜본다고는 상상도 못 하는 것 같아요. 드가는 사실적인 표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움직이는 동작을 자연스럽게 표현했어요. 인상주의 화가들 가운데 누구보다 정확한 그림을 그릴 줄 알았던 드가는 나중에 눈이 많이 나빠져서 거의 못 보게 되었을 때에도 손끝의 감각으로 발레하는 소녀의 조각상을 멋지게 완성했어요. 르누아르는 일상생활의 모습을 밝고 환하게 그렸어요. 꽃이나 나무, 바다의 순간순간 변화하는 색채를 표현하는 데도 능숙했지요.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사랑스럽게 그릴 줄 알았어요. 멋진 꽃 장식 모자를 쓴 그림 속의 두 사람을 보아요. 뽀얀 얼굴과 장밋빛 뺨에 행복이 번져 있네요. 르누아르는 아름다운 여인과 아이들의 행복한 순간을 자주 그렸지요. 피아노 앞에 앉아 있거나 평화롭게 책을 읽는 모습 등 르누아르의 그림 속 인물들은 동화 속에 나오는 사람들 같아요. 르누아르는 그림의 행복한 느낌을 위해서인지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을 많이 썼다고 해요. 인상주의 화가들은 색채들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팔레트 위에서 다른 색을 만들려면 최소한 두 가지 또는 여러 색을 섞어야만 해요. 섞인 색은 그 자체로도 멋지긴 하지만 밝고 맑은 원래의 색은 없어져 버리지요. 그런데 쇠라는 팔레트에서 물감을 섞지 않고 순수한 색채의 빛깔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어요. 바로 색깔이 있는 점을 연속해서 찍는 기법이지요. 사람들은 이렇게 칠하는 기법을 점묘법 또는 색채 분할법이라고 불렀어요. 이렇게 색깔을 표현하는 데 뜻을 같이한 사람들을 신인상주의라 하며 대표적인 작가로 쇠라를 들 수 있어요. 색점들을 찍어서 그리기 때문에 그림이 정확하게 보이지 않을 것을 걱정해서인지, 신인상주의 화가들은 가장 안정감 있는 구도를 선택했어요. 바다와 항해를 좋아했던 시냐크가 그린 '항구'예요. 평온한 바다 물결과 뭉게구름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줘요. 항해를 마친 배들은 잠시 숨을 고르며 기다리고 있어요. 항구 주변의 집들과 다채로운 색이 인상적이지요. 시냐크의 그림은 쇠라의 색점 그림에 영향을 받아 그린 것이었어요. 쇠라와 함께 시냐크는 색채와 색점에 대해 탐구했거든요. 시냐크의 그림 속 점은 쇠라 의 것보다 크고 마치 춤을 추는 것만 같아요. 시냐크는 색점을 그리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큰 점을 이용한 모자이크풍의 개성적인 그림을 그리게 되었어요.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은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영향을 받았지만 그들과는 다른 자신들만의 개성을 살려 그림을 그렸어요. 고흐, 고갱, 세잔은 모두 성격이 달랐어요. 그림에서 주제가 사라졌던 인상주의나 신인상주의 그림과 다르게 그린 사람의 감정뿐 아니라 정신까지 들어간 그림을 그렸지요.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은 순간의 모습을 포착해서 그리기보다 자기의 감정이나 정신이 담긴 그림을 그리고자 했어요. 인상주의와 신인상주의 그림이 그려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후기 인상주의가 나타나지요.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는 고흐, 고갱, 세잔으로, 이들은 현대 미술의 선구자들이기도 해요. 화가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에서 나온 그림을 그렸어요. 폴 세잔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 중 현대 미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그래서 20세기 미술의 아버지라고 불리지요. 인상주의 그림에서 대상의 형태가 없어지는 것을 본 세잔은 자신은 견고한 형태를 그리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세잔의 그림에는 인상주의에서 보기 힘들었던 무겁고 어두운 색이 많이 나타나요. 세잔이 그린 '사과와 오렌지'를 보아요. 어느 한쪽에서만 바라본다면, 그림은 보통 빛이 있는 쪽은 밝게, 반대쪽은 어둡게 보이도록 그려져요. 하지만 세잔의 그림에서 빛은 어느 한쪽만 비추지 않아요. 앞에서 보든, 뒤에서 보든, 옆에서 보든 똑같이 둥근 형태이고 밝은 쪽이나 어두운 쪽도 잘 드러나지 않지요. 그래서 세잔이 그린 그림은 사실적이면서 불안정한 느낌도 들어요. 빈센트 반 고흐는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는 주목받지 못해 가난하고 슬픈 삶을 살았지요. 고흐는 태양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 고흐에게 해바라기의 강렬한 노란색과 풍성한 꽃잎은 태양의 생명력을 표현하는 데 더없이 적합했지요. 이글거리는 태양의 움직임을 그대로 담은 듯 한 고흐의 '해바라기'에는 예술을 향한 고흐의 열정도 담겨 있어요. 덕분에 고흐는 해바라기의 화가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가난한 예술가 고흐에게는 평생 해바라기 같은 마음으로 도와준 동생 테오가 있었어요.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는 책으로 나올 만큼 양이 아주 많았어요. 편지 속에는 고흐가 그리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와 친구 화가들의 얘기도 있었답니다. 고갱은 기차도 없고 공장도 없는, 오로지 자연만 있는 원시적인 풍경을 찾았어요. 산업이 발달하면서 원시적인 건강함이 사라진 도시를 떠나 고갱은 타히티 섬으로 갔어요. 강렬한 원색과 단순한 형태, 윤곽을 강조하는 고갱의 특징은 타히티 사람들과 풍경을 담은 그림에서 더욱 멋지게 드러나요. 그림 속 타히티 사람들의 건강한 피부색과 고집스레 다문 두툼한 입술을 보면 왠지 모르게 정직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 '해변의 두 타히티 여인'에서도 자연을 닮은 듯한 두 사람은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지만 오른쪽 여성은 고갱을 경계하는 눈빛이에요. 이처럼 고갱은 아름답기만 한 것보다 진실된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로댕은 완벽한 비례와 균형을 자랑하는 그리스 시대의 조각상들과 다르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사실적인 조각을 했어요. 로댕은 '청동 시대'라는 작품으로 유명해졌는데, 처음에는 너무나도 사실적인 모습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으로 본을 뜬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았어요. 그래서 사람이 실제로 걷는 모습을 조각한 '걷는 사람'을 내놓아 의심을 풀려고 하기도 했어요. 로댕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은 '지옥의 문'이에요. 로댕은 단테라는 문학가가 쓴 '신곡'을 읽고 이 작품을 만들었어요. '지옥의 문'을 완성하기 위해 로댕은 르네상스 시대 작품인 '천국의 문'을 공부하고, 수많은 스케치를 하고, 작게 축소해서 흙으로 빚어 보기까지 했어요.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공부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지요. '생각하는 사람' 역시 아주 유명한 조각이에요.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의 이 조각상은 원래 '지옥의 문' 윗부분에 있었지요. 20세기 이후 미술은 예술가들마다 각기 다른 개성 있는 표현을 보여 주지요. 우선 강렬한 색채나 자유로운 붓놀림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표현주의와 야수파가 있어요. 사물의 본질적인 형태를 발견하고 이것이 어느 방향에서 봐도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 입체파도 나타나지요. 이 외에도 추상 미술, 미래주의, 초현실주의, 팝 아트 등 다양한 미술의 실험이 펼쳐져요. 20세기에 이르러 세상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과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여러 차례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어요.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따라 미술 역시 변화하지요. 과연 실제 사람이나 물건과 닮아야만 잘 그리거나 만든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어요. 그리고 다른 예술가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방법으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하는 게 중요해지면서 모두 개성 있는 표현을 찾아내지요. 마티스는 사실적인 그림보다 더 큰 감동을 주는 고흐와 고갱의 그림을 보고 더 이상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지 않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마티스는 색을 선택했을 거예요. 색이야말로 대상을 알아보게 하는 형태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붉은색의 조화'에서 마티스는 벽과 식탁에 똑같은 붉은색을 칠했어요. 거기에 똑같은 장식 무늬까지 있네요. 식탁과 벽이 구분되나요? 이처럼 마티스의 그림은 점점 실제 형태와는 멀어지고 평평하게 변해요. 이후 마티스는 매우 단순한 형태를 강렬한 색채와 추상적인 장식으로 그려 냈어요. 뭉크는 강렬한 색과 꿈틀거리는 듯한 붓놀림으로 그림을 그렸어요. 유명한 '절규'를 한번 볼까요? 붉은 하늘과 굽이치는 강, 길게 뻗은 다리를 배경으로 놀라 소리치는 듯한 사람이 서 있네요. 사람이긴 하지만 그림을 보아서는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가 없어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슬픈 나머지 소리를 내면서 우는 것 같기도 해요. 실제로 뭉크에게는 슬픈 일이 많았거든요. 사랑하는 여동생이 어린 소녀일 때 아파서 죽은 일도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뭉크는 유령이나 천사를 소재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어요. 화려한 금빛과 여러 색의 무늬가 장식처럼 박혀 있는 클림트의 그림을 보면 눈이 부셔요. '키스'는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의 모습을 온갖 꽃들이 활짝 핀 정원에 서 있는 키 큰 나무처럼 아름답게 그렸어요. 꿈이나 환상 속 장면 같기도 한 이 그림의 모델은 클림트의 연인이었던 에밀리 플뢰게라고 해요. 20세기의 천재 화가 피카소가 그린 이 그림에는 가면을 쓴 얼굴이 있어요. 게다가 몸은 둥근 부분과 각진 부분으로 이상하게 나누어져 있어요. 1907년에 이 그림을 처음 본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뿐이었지요. 피카소는 모든 자연물에 본질적인 형태가 있다는 세잔의 이야기가 옳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어느 한쪽에서 본 모습만 그려서는 본질적인 형태를 나타낼 수 없겠지요. '아비뇽의 처녀들' 속 가면은 아프리카의 가면처럼 오른쪽과 왼쪽 눈의 높이가 다르고 코의 모양도 특이해요. 마치 앞에서 본 모습과 옆에서 본 모습이 함께 있는 것 같아요. 피카소는 여러 방향에서 본 사물의 모습을 어떻게 하나의 그림에 표현할지 고민하다가 이렇게 완성한 것이랍니다. 칸딘스키는 음악을 아주 좋아했어요. 그래서 그림 속의 선이나 면 등이 음악의 선율처럼 표현되기를 바랐어요. 작품 제목에 인상, 즉흥, 구성 같은 단어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어요. 칸딘스키는 예술이 정신적인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어느 날 거꾸로 놓인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부터라고 해요. 그림 속 사람이나 풍경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데도 깊은 감동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기에 대상의 형체가 사라진 추상화를 그렸던 거죠. 이렇게 칸딘스키에 의해 최초의 추상화가 탄생했답니다. 칸딘스키가 감정을 선이나 면, 그리고 색으로 자유롭게 표현한 것과 달리 몬드리안은 직선과 사각형을 아주 좋아했어요. 몬드리안은 신조형주의라는 단체를 만들어 뜻이 맞는 사람들과 활동하면서 수직선과 수평선이 만나 만들어진 사각형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렸어요. 몬드리안은 수평선과 수직선이 모든 자연의 가장 근원적인 요소라고 여겼어요. 색도 빨강, 파랑, 노랑의 삼원색과 흰색, 회색, 검정의 무채색만을 써서 표현했답니다. 몬드리안이 즐겨 그린 이 사각형과 색채는 그림뿐 아니라 디자인에도 많이 쓰이게 되지요.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한순간도 그냥 있지 않아요. 항상 움직이지요. ‘쉿!’ 하고 조용히 있을 때에도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것처럼요.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미래주의 화가와 조각가들은 움직임을 그림으로 그리고 조각으로 만들고 싶어 했어요. 발라가 그린 '쇠줄에 끌려가는 개의 운동'을 보아요. 다리가 몇 개로 보이는지 셀 수조차 없어요. 개의 다리가 마치 흔들리는 먼지떨이 같아요. 이렇게 움직임을 붙잡고 싶어 했던 미래주의자들은 가만히 있는 그리스 신의 조각상 보다 재빨리 달리는 경주용 자동차를 더 좋아했어요. 미래주의자들은 일을 하면 쉬어야 하는 인간과 달리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기계를 대단하게 생각했지요. 예술이 반드시 새로 만들어진 것일 필요는 없어요. 뒤샹은 주변에 있는 평범한 물건도 예술가가 선택하면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 사람이에요. 처음에 뒤샹은 미래주의자들처럼 움직임에 관심을 가졌어요. 하지만 뒤샹은 그림을 그리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여러 물건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지요. 그런 작품을 오브제라고 부르는데 원래는 물건이라는 뜻의 프랑스 말이에요. 뒤샹은 또 남자 화장실에 있는 소변기에 다른 사람의 이름을 써서 전시회에 내놓기도 했어요. 사람들은 너무 놀랐고 작품은 곧 전시장을 떠나야만 했어요. 자전거 바퀴를 의자 위에 올려놓아 만든 작품도 있네요. 자전거가 굴러갈 때는 바퀴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못 했지만 의자 위에 올려지니 정말 새로운 느낌이에요. 어쩌면 예술가는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사람들인가 봐요. 사람들은 날마다 잠을 자고 꿈을 꿔요. 꿈은 우리가 머릿속에서 엉뚱한 생각을 할 때처럼 뒤죽박죽이에요. 하지만 때로는 꿈속에서 아주 멋진 상상을 하기도 하지요. 초현실주의는 그런 꿈이나 공상처럼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어요. 초현실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그리트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컵, 사과, 우산, 바위 등을 전혀 다른 크기로 엉뚱한 장소에 놓아서 특별한 그림이 되게 하지요. 창문가에 놓인 이젤을 한번 보아요. 창문으로 보이는 것은 진짜 풍경일까요? 아니면 이젤 위에 놓인 그림일까요? 노랑머리 아줌마는 오래전 미국에서 유명한 스타였어요. 이름이 마릴린 먼로인 이 배우는 무척 인기가 많았어요. 영화에도 텔레비전에도 나오던 아줌마를 여러 명으로 만들어 준 사람은 워홀이에요. 처음에 디자이너로 유명해진 워홀은 나중에 판화도 만들고 영화도 만들었답니다. 워홀은 추상화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그림 말고 쉽고 재미난 그림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슈퍼마켓에서 파는 비누 상자, 토마토 수프 깡통, 미키 마우스, 마릴린 먼로 등 친근한 물건이나 유명한 스타가 작품에 등장하게 된 거예요. 그런데 너무 많은 노랑머리 아줌마의 얼굴을 보니 아줌마는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닌 것 같아요. 텔레비전이나 슈퍼마켓에 진열된 물건들처럼 보이기 때문이지요. 오랫동안 예술은 너무 고상하고 거창한 것이었어요. 하지만 워홀은 우리와 가까이 있는 것들을 통해 예술을 이야기하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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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태극기, 언니들, 독립 선언서, 이토 히로부미, 계단, 사발, 일본 경찰들, 일본, 사람들, 버선, 커튼, 난, 탁수, 천 조각들, 선생님, 경숙이, 친구들, 화벽, 보따리, 여학생, 우리, 나, 안중근 의사, 넌, 우리나라 | 제목: 버선 속에 꼭꼭 숨겨라
줄거리 요약: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쏜 뒤, 길에서도 학교에서도 총칼을 찬 일본 경찰들이 우리를 감시했다. 어떤 여학생이 보따리를 주면 받아서, 누가 따라오지 않게 몰래 지하실로 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큰 소리로 언니들을 불렀지만, 언니들은 휙 바람처럼 사라졌습니다. 교실로 들어가려는데 누가 뒤에서 불러서 돌아보니, 보따리를 든 여학생이 웃고 있었습니다. 여학생은 보따리 하나를 안겨 주고는 서둘러 가 버렸고, 나는 지하실로 달려갔습니다. 보따리 안에 뭐가 있는 걸까 하고 궁금해했습니다.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은 어두컴컴했고, 계단을 내려가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지하실 안에는 커튼을 자른 천 조각들과 물감 묻은 사발이 널려 있었습니다. 혹시 누가 쫓아오지 않았냐는 말에 내가 고개를 가로저으니, 이 일은 아무한테도 들키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화벽이에게 보따리 안에 든, 우리가 꿈꾸는 것을 꼭꼭 숨기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총칼을 찬 선생님이 우리말 대신 일본말과 일본 역사를 가르치니 화가 났습니다. 독립 만세를 힘껏 외치면 곧 독립이 될 거라는 말에, 나라를 되찾을 생각이 들어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자기네 것으로 만들려 하고 있어서, 우리는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려고 합니다. 난 신고 있던 버선을 벗어 독립 선언서를 속에 감추고 다시 꿰맸습니다. 고향에 도착했을 때는 캄캄한 밤이었는데, 날씨도 쌀쌀한 데다 두려움까지 더해져 몸이 오들오들 떨렸습니다. 어둠 속에서 두 팔을 벌린 채 환히 웃고 있는 탁수와 친구들이 나타났습니다. 고향 친구들 얼굴을 보니 반갑고 든든했는데, 밤이 꼬박 새도록 태극기를 그렸다고 합니다. 날이 밝자 우리는 마을로 내려가, 장터 한가운데서 큰 소리로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쏜 뒤였어. 길에서도 학교에서도 총칼을 찬 일본 경찰들이 우리를 감시했지. 하루는 운동장에서 공치기 놀이를 하는데 언니들이 날 부르더니 속삭였어. “어떤 여학생이 보따리를 주면 받아서 곧장 지하실로 오렴.” "보, 보따리요?" "누가 따라오지 않게 몰래 와야 한다!" “이보오, 언니들!” 큰 소리로 불렀지만 언니들은 휙 바람처럼 사라졌어. ‘보따리? 무슨 보따리지?’ 교실로 들어가려는데 누가 뒤에서 불렀어. “화벽아, 안녕?” 아이코, 깜짝이야! 돌아보니 보따리 든 여학생이 생긋 웃고 있지 뭐야. “조금 이따 지하실에서 만나.” 여학생은 보따리 하나를 안겨 주고는 서둘러 가 버렸어. 난 엉겁결에 보따리를 받아안고 지하실로 달려갔지. "어머나, 이 보따리구나." "넌 잘할 수 있어!" ‘보따리 안에 뭐가 있는 걸까?’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은 어두컴컴했어.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가서 똑똑 문을 두드렸어. “계세요?” "왜 이렇게 컴컴하지? 너무 떨려." “쉿, 어서 들어오렴.” “이게 다 뭐예요?” 지하실 안에는 커튼을 자른 천 조각들과 물감 묻은 사발이 널려 있었어. “혹시 누가 쫓아오지 않았니?” 난 고개를 가로저었어. “바람처럼 쌩 뛰어왔는걸요.” “아주 잘했어. 이 일은 아무한테도 들키면 안 돼.” “화벽아, 보따리 안에 든 것을 꼭꼭 숨겨라.” “보따리 안에 뭐가 있는데요?” “우리가 꿈꾸는 것이 들었지.” "화벽아, 학교에서 총칼을 찬 선생님을 보았지?" "우리말 대신 일본말과 일본 역사를 가르치니 화가 나요!" "어제는 경숙이네 땅을 빼앗아 가 버렸대요." “독립 만세를 힘껏 외치면 곧 독립이 될 거야.” “그럼 나도 함께할래요!” 난 나라를 되찾을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졌어. "일본이 우리나라를 자기네 것으로 만들려 하고 있어." "말도 안 돼! 잘못 없는 사람들을 왜 잡아가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대한 독립 만세를 크게 외치려고 해." 난 신고 있던 버선을 벗었어. 그러고는 버선목의 실밥을 터서 독립 선언서를 속에 감추고 다시 꼼꼼하게 꿰맸지. "이렇게 하면 아무도 모를 거야!" "화벽아, 정말 대단해!" 고향에 도착했을 때는 캄캄한 밤이었어. “다들 빈집에 모여 있겠지?” 날씨도 쌀쌀한 데다 두려움까지 더해져 몸이 오들오들 떨렸어. "왜 이렇게 춥지? 친구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 그때였어. “화벽아! 여기야, 여기!” 두 팔을 벌린 채 환히 웃고 있는 탁수와 친구들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지. "화벽아! 여기야, 빨리 와!" “벌써 와 있었구나!” 고향 친구들 얼굴을 보니 얼마나 반갑고 든든하던지! 우리는 이내 빈집에 둘러앉아 밤이 꼬박 새도록 태극기를 그렸단다. 날이 밝자 우리는 마을로 내려갔어. 그리고 사람들에게 태극기를 건네주었어. 난 장터 한가운데서 큰 소리로 외쳤어. “대한 독립 만세! 대한 독립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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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성현들, 대학자, 반찬, 호수, 학자들, 과거 시험, 학자, 외교 문서, 고을 수령, 작은아버지, 재물, 교육자, 피, 논어, 훈장님, 어머니, 음식, 발, 아버님, 국사, 임금님, 숙부님, 집, 막내, 등, 옛사람, 좌의정, 잡곡밥, 글, 함박눈, 비석, 영감님, 책, 벼슬, 이, 꼬마 이황, 퇴계학, 김치, 몸, 사람들, 퇴계 이황, 벽, 강, 아들, 천 원짜리 지폐, 내, 제자, 이름, 지행일치, 네, 형님, 하인 이 서방, 관리, 저녁, 나, 모래, 문과 초시, 나물무침, 옷, 손가락, 주인, 자식들, 밥상, 그대, 형, 과거, 가재, 밤 한 톨, 시, 물, 네 분의 임금님, 두 아들, 이우, 다른 선비들, 밤나무 가지, 제자들, 율곡 이이, 칼, 누에, 알밤, 성균관, 아버지, 무덤, 아이, 작은 돌, 7남 1녀, 문서, 대학, 돌, 한국 철학사, 천재, 이황, 정치가, 유교 경전 | 제목: 이황
줄거리 요약: 담장 밖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낭랑하게 울리자, 훈장님은 누가 서당으로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글을 외는 건지 궁금해서 담장 밖을 넘겨다보았습니다. 여섯 살짜리 꼬마 이황이 담장에 기대앉아 어제 배운 것을 공부하고 있자, 훈장님은 이황이 대견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1501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난 이황은 태어나자마자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머니는 직접 농사도 짓고 누에를 치며 자식들을 공부시켰고, 공부를 좋아하던 이황은 한번 배운 것은 뜻을 깨우칠 때까지 보고 또 보는 습관을 지닌 덕분에 조선 시대의 위대한 학자가 되었습니다. 이황은 형제 가운데서도 유달리 마음씨가 착하고 여렸는데, 형이 손가락을 칼에 베여 피를 흘리자, 이황이 울음을 터뜨렸고 어머니는 왜 우는지 물었습니다. 이황은 저렇게 피가 흐르니 형님이 얼마나 아프겠냐고 했고 어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형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는 마음이 참으로 어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황은 열두 살이 되면서 작은아버지 이우에게 논어를 배웠는데, 하루는 이황이 곰곰이 생각하다가 갑자기 마음속이 환해지는 걸 느끼고 논어의 이란 글자는 모든 일의 옳을 것을 뜻하냐고 질문하자, 작은아버지는 벌써 글에 담긴 뜻을 이해한다며 무릎을 치며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이황은 열다섯 살 때 강과 호수의 물을 탐내지 않고 산골짝 시냇물에서 욕심 없이 사는 가재의 모습을 보고 시를 지었으며,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그 가르침대로 살고 싶다는 자신의 생각을 시로 썼습니다. 남달리 공부를 좋아한 이황이지만 과거 시험에는 마음을 두지 않았는데, 다른 선비들은 과거에 급제해 관리가 되고, 높은 벼슬에 오르려 했지만 출세를 하기 위한 공부보다는 성현들의 가르침을 배우고 자신의 마음을 닦는 데 힘썼고 그러다 보니 결혼을 하고 나이 서른이 되도록 과거에 붙지 못했습니다. 이황은 자기 스스로도 내 이름을 낮게 여기고 있었다면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고, 가난한 살림에도 자신을 뒷바라지해 준 어머니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때부터 과거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여 서른두 살의 나이로 문과 초시에 합격하였으며, 2년 뒤 마침내 과거에도 급제해 외교 문서를 다루는 승문원과 국사를 편찬하는 춘추관에서도 훌륭하게 일을 해내었습니다. 이황의 벼슬은 나날이 높아져도 고향으로 돌아가 학문에만 힘쓰고 싶었는데, 어머니는 이황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벼슬을 하더라도 고을 수령 정도에 머무르고, 높은 자리에는 나아가지 말라고 했고 재물을 늘리는 일에도 마음을 두지 않아 집은 늘 소박했으며, 오히려 누추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느 해 가을, 이황의 집으로 뻗어 있던 옆집 밤나무 가지에서 알밤이 떨어지자, 책을 읽다가 잠시 쉴 때마다 떨어진 알밤을 주워 옆집으로 던졌고 두 아들이 이유를 묻자 밤 한 톨이라도 남의 것을 탐내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좌의정이 이황의 집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거친 잡곡밥에 반찬이라고는 김치와 나물무침뿐이라 좌의정은 깜짝 놀랐으며, 몇 숟가락 뜨지 못하며 이제껏 맛있는 음식만 찾아 먹었으니 그대 보기에 너무나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이황의 높은 인품과 학문을 우러러보았고 벼슬도 차츰 높아졌으며 나라의 중요한 문서를 쓰는 일과 임금님에게 유교 경전을 강의하는 일, 조선 시대의 대학인 성균관을 맡아보는 일들을 하다가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이황은 사십 년 가까이 벼슬을 하면서, 네 분의 임금님을 섬겼고 일곱 번 벼슬에서 물러났으며, 그 뒤 고향에 돌아와서 한서암이라는 작은 집을 짓고 학문을 연구하며 제자들을 가르쳤고 그 즐거움을 시를 지어 노래했습니다. 오래지 않아 한서암은 몰려드는 제자들로 비좁아졌고 이황은 도산 남쪽에 집을 지어 옮겼는데, 그곳이 바로 도산서당이며 지금의 도산서원으로 이황은 도산서당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들을 가르쳤으며, 이황의 제자 가운데 훌륭한 정치가와 학자만 해도 330여 명이나 된답니다. 일흔 살이 되던 해, 감기에 걸려 오랫동안 앓던 이황은 아들을 불러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고, 무덤에 비석 대신 작은 돌을 세우라는 유언을 남겼으며 병으로 몸이 고통스러웠지만 제자들을 만나 이별의 말을 나눈 후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1570년 12월 8일, 학문의 길만 걸었던 대학자 이황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연산군 7년, 1501년 11월 25일, 경북 안동에서 막내로 태어난 퇴계 이황은 조선을 대표하는 최고의 학자이자 교육자로 학문이 깊고 인품이 고매하여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으며, 지폐에 모습이 실릴 만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훌륭한 스승으로 두고두고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퇴계 이황은 평생을 두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쉼 없이 노력하여 대학자가 되었고 언제나 온화하고 겸손한 태도로 사람들을 대했고, 알고 있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달라서는 안 된다는 지행일치를 주장하였으며, 70여 년의 생애를 통해 실천하였으며, 이황의 사상은 지금 퇴계학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철학사에 우뚝 서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과 세계 여러 나라 학자가 연구하고 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르 황, 집 우, 집 주, 넓을 홍, 거칠 황.” 담장 밖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낭랑하게 울렸습니다. ‘누가 서당으로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글을 외는 걸까?’ 훈장님은 궁금해서 담장 밖을 넘겨다보았어요. 거기에는 여섯 살짜리 꼬마 이황이 담장에 기대앉아 글을 외고 있었지요. ‘옳거니! 어제 배운 것을 공부하고 나서 들어오려는 거로군.’ 훈장님은 이황이 대견해서 고개를 끄덕였어요. 이황은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한번 배운 것은 뜻을 깨우칠 때까지 보고 또 봤지요. 이처럼 철저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지닌 덕분에 조선 시대의 위대한 학자가 되었어요. 이황은 1501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났어요. 이황이 태어나자마자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머니는 직접 농사도 짓고 누에를 치며 자식들을 공부시켰어요. 어머니는 틈틈이 자식들을 불러 놓고 당부했어요. “아버지가 안 계시니 더욱더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이황은 형제 가운데서도 유달리 마음씨가 착하고 여렸답니다. 한번은 형이 손가락을 칼에 베어 피를 뚝뚝 흘렸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이황이 울음을 터뜨렸어요. “얘야, 손을 다친 것은 형인데 네가 왜 우느냐?” 어머니가 묻자 이황은 훌쩍이며 대답했어요. “어머니, 저렇게 피가 흐르니 형님이 얼마나 아프겠어요?” 말을 듣고 어머니는 생각했어요. ‘형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여기다니, 이 아이의 마음이 참으로 어질구나.’ 어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이황의 등을 토닥여 주었습니다. 이황은 열두 살이 되면서 작은아버지 이우에게 논어를 배웠습니다. 이우는 이름난 학자로, 이황을 친자식처럼 아꼈지만 공부를 가르칠 때는 몹시 엄했어요. 하지만 이황은 군소리 한마디 없이 작은아버지를 따르고, 논어의 가르침을 익혀 나갔답니다. 하루는 이황이 곰곰이 생각하다가 갑자기 마음속이 환해지는 걸 느끼고, 급히 작은아버지를 찾았어요. “숙부님, 논어에 나오는 ‘이’ 란 모든 일의 옳은 것을 뜻하는 거지요?” “옳지! 네가 벌써 글에 담긴 뜻을 이해하는구나.” 작은아버지는 이황의 말에 무릎을 치며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돌을 지고 모래를 파니 저절로 집이 되고, 앞으로 가고 뒤로 가니 발이 많기도 하다. 한 움큼의 물로도 살기에 충분한데, 강과 호수에 물 많음을 물어 무엇 하리. 이황이 열다섯 살 때 가재를 보고 지은 시예요. 강과 호수의 물을 탐내지 않고 산골짝 시냇물에서 욕심 없이 사는 가재의 모습을 노래했지요. “나도 가재처럼 한평생 욕심 없이 살고 싶어.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그 가르침대로 살 수만 있다면.” 이황은 공부하는 틈틈이 자신의 생각을 시로 썼습니다. 남달리 공부를 좋아한 이황이지만, 과거 시험에는 마음을 두지 않았어요. 다른 선비들은 과거에 급제해서 관리가 되고, 높은 벼슬에 올라 세상에 이름을 떨치려고 했어요. 그래서 너나없이 과거 공부를 열심히 했지요. 하지만 이황은 출세를 하기 위한 공부보다는, 성현들의 가르침을 배우고 자신의 마음을 닦는 데 힘썼어요. 그러다 보니 결혼을 하고 나이 서른이 되도록 과거에 붙지 못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이 이황의 집으로 들어오며, “이 서방 집에 있나?” 하고 소리쳤어요. 이황은 자기를 찾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하인 이 서방을 찾는 소리였어요. ‘아, 내가 과거에 붙지 못해 스스로도 내 이름을 낮게 여기고 있었구나.’ 이황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어요. 또 가난한 살림을 꾸려 가며 자신을 뒷바라지해 준 어머니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요. 그래서 그때부터 과거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여 서른두 살의 나이로 문과 초시에 합격하였어요. 그리고 2년 뒤, 마침내 임금님 앞에서 보는 과거에도 급제하였답니다. 이황은 여러 벼슬을 지냈어요. 그동안 닦은 학문을 바탕으로, 외교 문서를 다루는 승문원과 국사를 편찬하는 춘추관에서도 훌륭하게 일을 해내었지요. 이황의 벼슬은 나날이 높아졌어요. 하지만 이황은 고향으로 돌아가 학문에만 힘쓰고 싶었어요. 어머니는 이황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지요. “벼슬을 하더라도 고을 수령 정도에 머무르고, 높은 자리에는 나아가지 마라. 세상이 너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이황은 어머니가 말씀하신 뜻을 헤아리고 높은 벼슬을 탐하지 않았어요. 재물을 늘리는 일에도 마음을 두지 않았지요. 그래서 이황이 살던 집은 늘 소박했으며, 오히려 누추하기까지 했답니다. 어느 해 가을이었습니다. 옆집 밤나무 가지가 이황의 집으로 뻗어 있었는데 탐스러운 알밤이 이황의 집 마당으로 떨어졌어요. 이황은 책을 읽다가 잠시 쉴 때마다 떨어진 알밤을 주워 옆집으로 던졌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두 아들이 물었어요. “아버님, 무얼 하시는 거예요?” 이황은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밤 한 톨이라도 남의 것을 탐내면 안 된단다.” 그래서 두 아들도 아버지를 따라 밤이 떨어지면 주워서 옆집으로 던지곤 했습니다. 한번은 좌의정이 이황의 집을 찾아왔는데, 이황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저녁을 먹게 되었어요. “영감님, 반찬은 없지만 많이 잡수세요.” 밥상이 들어오자 이황이 권했어요. “원 별말씀을요!” 좌의정은 이렇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깜짝 놀랐어요. 거친 잡곡밥에 반찬이라고는 김치와 나물무침뿐이었거든요. 이황은 늘 먹던 음식이라 달게 잘 먹었지만, 좌의정은 몇 숟가락 뜨지 못했습니다. 그러더니 얼굴을 붉히며 말했습니다. “그대가 청렴하다더니 참으로 그러하오. 내가 이제껏 맛있는 음식만 찾아 먹었으니 그대 보기에 너무나 부끄럽소.”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황의 높은 인품과 학문을 우러러보았어요. 이황의 벼슬도 차츰 높아졌지요. 이황은 나라의 중요한 문서를 쓰는 일과 임금님에게 유교 경전을 강의하는 일, 조선 시대의 대학인 성균관을 맡아보는 일들을 했어요. 그러나 이황은 벼슬자리에 오래 있지 않고,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갔어요. 하지만 임금님은 다시 이황에게 벼슬을 내려 조정으로 부르곤 했답니다. 이황은 사십 년 가까이 벼슬을 하면서, 네 분의 임금님을 섬겼고, 일곱 번 벼슬에서 물러났어요. 그 뒤 고향에 돌아와서 한서암이라는 작은 집을 짓고 그곳에서 학문을 연구하며 제자들을 가르쳤어요. 이황에게는 그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지요. 이황은 그 즐거움을 시를 지어 노래했어요. 아늑한 오막살이에 바쁜 일도 없는데 책은 네 벽에 가득 쌓여 있네. 옛사람은 이미 여기에 없지만 그 말의 향기는 아직도 그윽하네. 한서암 곁에는 토계라는 개울이 있었어요. 이황은 개울 이름의 ‘토’ 를 ‘퇴’ 로 바꾸어 ‘퇴계’ 라고 호를 지었어요. ‘벼슬에서 물러나 사는 계곡’ 이라는 뜻이에요. 오래지 않아 한서암은 몰려드는 제자들로 비좁아졌어요. 그래서 이황은 도산 남쪽에 집을 지어 옮겼는데, 그곳이 바로 도산서당이며 지금의 도산서원이에요. 이황은 도산서당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온 정성을 다해 제자들을 가르쳤어요. 이황의 제자 가운데 훌륭한 정치가와 학자만 해도 330여 명이나 된답니다. 일흔 살이 되던 해, 이황은 감기에 걸려 오랫동안 앓았어요. 이황은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깨닫고 아들을 불러 말했지요. “빌려 온 책을 모두 주인에게 돌려주어라.” 또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고, 무덤에 비석 대신 작은 돌을 세우라는 유언도 남겼어요. “삶과 죽음이 갈리는 때에 제자들을 보지 않을 수 없구나.” 이황은 병으로 몸이 고통스러웠지만 옷을 단정히 입고 제자들을 만나 이별의 말을 나누었답니다. 며칠 뒤, 이황은 부축을 받아 일어나 앉은 다음 조용히 숨을 거두었어요.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1570년 12월 8일, 평생 한눈 팔지 않고 학문의 길만 걸었던 대학자 이황은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답니다. 이황은 연산군 7년(1501년) 11월 25일 경북 안동에서 7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퇴계 이황은 율곡 이이와 함께 조선을 대표하는 조선 시대 최고의 학자이자 교육자입니다. 학문이 깊었을 뿐 아니라 인품이 고매하여 살아 있는 동안에도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천 원짜리 지폐를 보면 이황과 이황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도산서원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폐에 모습이 실릴 만큼 이황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훌륭한 스승으로 두고두고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의 위대한 학자를 꼽는다면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를 들 수 있습니다. 율곡 이이가 어려서부터 재능이 뛰어난 천재였다면, 퇴계 이황은 평생을 두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쉼 없이 노력하여 대학자가 되었습니다. 이황은 날마다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진리를 탐구하였고, 성현들의 가르침을 몸소 지키려 애썼습니다. 언짢은 일이 있어도 성을 내지 않았고, 언제나 온화하고 겸손한 태도로 사람들을 대했으며 자기 주변의 일은 남에게 시키지 않고 스스로 처리했다고 합니다. 또한 ‘알고 있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달라서는 안 된다는 지행일치를 주장하였으며, 그것은 매사에 정성을 다하는 마음과 그것을 실천하는 것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황은 말로만 그치지 않고 70여 년의 생애를 통해 이런 생각들을 실천하였습니다. 이황의 이러한 실천 자세는 오늘날 끈기가 부족한 우리에게 항상 겸허한 가운데서도 끝내 이루어 내겠다는 의지를 가지도록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높은 벼슬을 지내고 수많은 제자를 둔 나이 많은 대학자가 세상을 뜨기 전까지 아침 일찍 일어나 직접 마당을 쓸었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이황의 사상은 지금 ‘퇴계학’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철학사에 우뚝 서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과 세계 여러 나라 학자들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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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고학년
키워드: 사무실, 돈, 선교사, 낡은 옷, 약, 회사, 찻주전자, 물건, 편지, 주인, 배, 부채, 아버지, 학교, 조국, 장학금, 농장, 숙주나물, 소년, 아내, 직원, 미국, 옷감, 서재필, 일본, 사업, 사람들, 당신, 아주머니, 은행, 어머니, 음식, 아들, 자매, 가게, 100달러, 가방, 의약품, 부자, 가족들, 손수건, 호미리, 녹두, 친구들, 짐, 중국인, 통조림, 중국, 가족, 동생들, 서양, 대학, 미식축구 선수, 유일한, 고등학교, 조선 청년, 곡물, 아이들, 스미스, 유한양행, 만두, 식품 회사, 중국인들, 사장, 아주머니들, 의사, 비단, 사업가, 신문 | 제목: 거짓말을 모르는 기업가
줄거리 요약: 유일한은 1895년에 평양에서 태어났으며, 유일한의 아버지는 서양에서 온 선교사가 조선 소년 몇 명을 뽑아 미국에 보내려고 한다는 말에 자기 아들을 미국으로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선교사가 주선을 해주어 유일한은 마침내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고 미국에 간다는 것이 두렵고 무서웠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나라를 위해 뜻있는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에 도착한 유일한은 자매인 두 아주머니가 사는 작은 시골 마을의 집에 살게 되었으며, 학교에 다니면서 영어를 익히고 미국 생활에 익숙해졌습니다. 두 아주머니는 친절하고 다정한 성품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엄격한 면도 있었는데, 검소하고 절약 정신이 투철했으며 정직한 것이 장점이었고, 유일한도 이런 모습을 본받아 신문 배달을 하여 용돈을 벌기로 했다. 그렇게 유일한은 신문 배달을 하며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그의 학교생활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미식축구부 주장까지 맡아 시합마다 큰 활약을 펼쳤다. 조국을 떠나온 지 10년이 지났고 유일한은 대학에 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아버지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장남인 유일한이 얼른 돌아왔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었지만, 은행에서 100달러를 빌려 아버지께 보내 드리고 미국에 남기로 했다. 유일한은 대학에 가기 전에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여 은행에서 빌린 돈을 모두 갚았고 미시간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중국인들에게 물건 팔아 학비 걱정 없이 대학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대학을 다니며 장사를 해 본 경험은 유일한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고,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친구 스미스와 함께 숙주나물을 통조림에 넣어 파는 식품 회사를 차렸습니다. 유일한은 식품 회사가 잘되어 큰돈을 벌었으며, 녹두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고민하다 녹두를 구하기 쉬운 중국으로 출장을 가기로 마음먹고 중국으로 떠났습니다. 중국에 도착한 유일한은 녹두 가게의 곡물이 많지만, 가게가 작아서 의문이 들었고 가게가 크면 세무서에서 세금을 많이 내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는,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나라에 정직하게 세금을 내는 사업가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유일한은 가족이 살고 있는 북간도로 가서 무려 21년 만에 가족과 만났으며, 아버지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미국에서 공부를 했으니, 무언가 나라에 보탬이 되는 좀 더 큰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일한은 조선 사람들이 너무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을 보고, 국민이 건강해야 나라가 건강하다는 생각이 들어 의약품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유일한은 아내 호미리와 의약품을 잔뜩 사서 조선으로 떠날 준비를 했고, 식품 회사를 친구 스미스에게 넘기고 받은 돈으로 의약품 사업의 밑천으로 삼았다. 미국을 떠나기 전에 그는 독립운동가 서재필 박사를 찾아갔고, 서재필 박사는 국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해서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라며 상표로 쓰라고 버드나무 그림까지 그려 주었습니다. 그는 회사 이름을 넓은 세계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유한양행이라고 지었고, 결핵 치료제, 학질 치료제, 구충제, 피부병 치료제 등 미국에서 가져왔습니다. 사람들은 유한양행에서 파는 약을 사려고 난리였는데, 약이 잘 팔리자, 직원들이 약값을 올리자고 건의했지만, 다시는 내 앞에서 약값을 올리자는 말 따위는 꺼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유일한은 1895년에 평양에서 태어났어요. 유일한의 아버지는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옷감 장사를 하여 큰돈을 벌었어요. 또 아버지는 서양 문물에 관심이 많아 기독교를 믿었고 서양에서 온 선교사들과 친하게 지냈어요. 하루는 알고 지내던 한 선교사가 아버지에게 말했어요. “이번에 조선 소년 몇 명을 뽑아 미국에 보내려고 합니다. 미국 교회에서 도와주기로 했거든요." "미국에 가면 신학문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 이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을 키워 낼 수 있을 겁니다.” 아버지는 선교사의 말에 귀가 솔깃했어요. “그럼 우리 아들을 좀 미국으로 보내 주십시오.” 아버지는 선교사의 손을 꼭 잡고 진심으로 부탁했어요. 아버지의 말에 선교사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선교사가 주선을 해 주어 유일한은 마침내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어요. 당시 유일한의 나이는 겨우 열 살이었어요. 아버지와 함께 제물포항으로 나간 유일한은 달랑 가방을 하나 둘러메고 아버지와 작별 인사를 나누었어요. “어서 배에 타거라.” 유일한은 몇 번이나 아버지를 돌아보며 커다란 배에 올라탔어요. “가서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큰 사람이 되어 다시 돌아와 이 나라를 위해 뜻있는 일을 하거라! 알겠느냐?” 아버지가 손나발을 하고 큰 소리로 외쳤어요. 그 무렵 우리나라는 일본의 침략으로 서서히 기울어져 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나라를 위해 뜻있는 일을 하라고 말씀을 한 것이지요. “네, 열심히 공부할 테니 걱정 마세요!” 유일한은 배 위에서 제법 당당한 목소리로 소리쳤어요. 하지만 사실 유일한은 어린 나이에 혼자 멀고 먼 미국으로 간다는 것이 좀 두렵고 무서웠어요. 미국에 도착한 유일한은 네브래스카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살게 되었어요. 자매인 두 아주머니가 사는 집에 머물면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지요. 두 아주머니는 마음도 따뜻하고 친절한 분이었어요. 유일한은 전혀 영어를 할 줄 몰랐지만 열심히 영어를 익히며 학교에 잘 다녔어요.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냈지요. 어느덧 세월이 흘러 유일한은 미국 생활에 익숙해졌어요. “이제 영어 실력이 꽤 좋아졌네. 말하고 쓰는 데 아무 문제도 없으니 말이야.” “그러게. 우리 리틀 유가 워낙 머리가 좋잖아, 호호호.” 두 아주머니는 작은 일에도 걸핏하면 유일한을 칭찬해 주었어요. 두 아주머니는 친절하고 다정한 성품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엄격한 면도 있었어요. 잘한 일에는 아낌없이 칭찬해 주지만 잘못한 점이 발견되면 따끔하게 혼내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 무엇보다도 검소하고 절약 정신이 투철한 것,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정직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큰 장점이었어요. ‘나도 두 아주머니처럼 검소하고 정직한 사람이 될 거야.’ 유일한은 자기를 보살펴 주는 두 아주머니를 보고 늘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하루는 유일한이 두 아주머니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다음 주부터 신문 배달을 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두 아주머니는 깜짝 놀라 물었어요. “공부하기도 힘들 텐데 왜 신문 배달을 하려고 하지?” “제 용돈 정도는 제가 벌어 쓰려고요.” “참 좋은 생각이야. 하지만 힘들면 언제든 그만두도록 해라. 우리가 부자는 아니지만 네 용돈 정도는 줄 수 있으니까.” 그렇게 유일한은 신문 배달을 하며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의 학교생활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오히려 더 활기차고 열정이 넘쳤지요. 그러는 사이에 몇 년이라는 세월이 금세 지나갔어요. 고등학교에 다닐 때 유일한은 미식축구 선수가 되어 뛰어난 실력을 뽐냈어요. 미국에서는 미식축구가 상당히 인기가 좋아서 실력이 뛰어나면 사람들의 우상이 되었지요. “정말 번개 같은 솜씨야!” “우리 학교 최고의 스타라니까!” 친구들도 유일한의 실력에 다들 혀를 내둘렀어요. 유일한은 미식축구부 주장까지 맡아 시합마다 큰 활약을 펼쳤어요. 그뿐 아니라 미식축구 선수에게는 장학금까지 주어서 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지요. 어느덧 조국을 떠나온 지 10년이 지났어요. 유일한은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 무렵 아버지에게서 편지가 한 통 왔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니 이제 그만 조국으로 돌아와 집안을 이끌어 가라는 내용이었어요. “아, 이를 어쩌면 좋지?” 유일한은 고민에 빠졌어요. 당시 조국은 일본에 합방되어 아버지와 가족들은 북간도로 옮겨 가서 살고 있었어요. 그동안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아버지는, 장남인 유일한이 얼른 돌아왔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는 고민 끝에 미국에 남아 계속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아버지에게 아직 돌아갈 수 없다고 편지를 보냈어요. 그와 함께 은행에서 100달러를 빌려 아버지께 보내 드렸어요. 당시 100달러는 아주 큰돈이었어요. 아버지는 그 돈으로 넓은 농장을 사서 다시 집안 형편은 괜찮아졌어요. 유일한은 대학에 가기 전에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여 은행에서 빌린 돈을 모두 갚았어요. 그러고는 이듬해에 미시간 대학교에 입학했어요. “이제 학비와 생활비를 내가 직접 벌어야겠다.” 그는 어떻게 돈을 벌지 궁리하다가 미국에 건너와 사는 중국인들에게 물건을 팔기로 마음먹었어요. 중국인들은 오래전에 조국에서 떠나와 자기 나라 물건들에 그리움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는 중국에서 만든 비단, 찻주전자, 부채, 수를 놓은 손수건 등을 수입해 중국인들에게 팔기 시작했어요. “와, 이건 정말 오랜만에 보는걸. 참 예쁘다.” 중국인들은 유일한이 내놓는 물건을 아주 잘 샀어요. 장사는 성공적이었어요. 그는 이제 학비 걱정 없이 대학에 다닐 수 있게 되었어요. 대학을 다니며 장사를 해 본 경험은 유일한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래서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회사에 취직하지 않고 자기 사업을 시작했어요. “어떤 사업을 하는 게 좋을까?” 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숙주나물 장사를 하기로 했어요. 숙주나물은 중국인이 즐겨 먹는 만두의 주요 재료였어요. 미국에 사는 중국인들은 자기 나라에서 먹던 만두를 먹고 싶어 했는데, 미국에는 숙주나물이 별로 없어 고민이었어요. “스미스, 나랑 식품 회사를 함께 해 보자.” 유일한은 친구 스미스에게 함께 회사를 차리자고 제안했어요. 스미스는 성실한 유일한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터라 바로 승낙했어요. 두 사람은 숙주나물을 통조림에 넣어 파는 식품 회사를 차렸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숙주나물 통조림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어요. 유일한은 식품 회사가 잘되어 큰돈을 벌었어요. 이 소문은 태평양 건너 조선에까지 알려졌어요. 신문에 ‘조선 청년이 미국에서 식품 회사를 차려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기사가 실릴 정도였지요. 그러던 어느 날, 스미스가 말했어요. “일한, 녹두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 어쩌면 좋지?” 녹두는 숙주나물의 원료예요. 녹두에서 싹이 나서 자란 것이 바로 숙주나물이지요. 유일한은 고민을 하다 녹두를 구하기 쉬운 중국으로 출장을 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중국에 가면 녹두를 싼 가격에 얼마든지 살 수 있어. 내가 다녀올 테니 자네가 회사를 잘 운영하고 있게.” 그는 바로 중국으로 떠났어요. 중국에 도착한 유일한은 녹두를 파는 가게를 찾아갔어요. 가게는 작았지만 거래하는 곡물은 대단히 많은 이상한 가게였어요. 그는 궁금하여 주인에게 물었어요. “이렇게 어마어마한 곡물을 거래하는데 가게는 왜 이렇게 작죠?” “아직 젊어서 잘 모르는 모양이군. 가게를 으리으리하게 차려 놓으면 세무서에서 알고 세금을 많이 내라고 한단 말이야. 세금을 많이 내면 나만 손해라고.” 유일한은 주인의 말에 깜짝 놀랐어요. ‘이 사람은 나라에다 세금을 안 내고 자기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심보로군.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야.’ 그는 절대 이 사람처럼 되지는 말자고 결심했어요. 사업을 하여 앞으로 아무리 많은 돈을 벌더라도 반드시 정직하게 세금을 내는 깨끗한 사업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거예요. 중국에서 많은 양의 녹두를 사서 배로 부친 뒤 유일한은 가족이 살고 있는 북간도로 갔어요. 무려 21년 만에 가족과 만나는 거예요. “오, 우리 아들! 어서 오너라!” 아버지와 어머니가 반갑게 맞아 주었어요. 그가 미국으로 떠난 후에 태어난 동생들도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어요. 그는 아버지 어머니께 큰절을 하고 미국에서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어요. “미국에서 대학까지 나와 겨우 숙주나물 장사를 한다고?” 아버지는 그가 하는 사업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어요. 미국에서 공부를 했으니 무언가 나라에 보탬이 되는 좀 더 큰일을 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는 아버지 마음을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비록 식품 회사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 나라에 보탬이 되는,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유일한은 미국으로 곧장 돌아가지 않고 조선 땅으로 건너가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보았어요. “아, 아니! 저렇게 험하게 살고 있다니!” 사람들은 너무 힘들게 살고 있었어요. 낡은 옷을 입고 무거운 짐을 나르는 사람들, 거리에 쪼그리고 앉아 음식을 파는 아주머니들, 또 그 옆에 앉아 칭얼대는 아이들을 보고 그는 충격을 받았어요. 모두들 제대로 먹지 못해 병에 걸린 듯 얼굴색이 좋지 않았어요. 어떤 사람은 이미 병에 걸린 것 같은데 가난하여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약도 사 먹지 못하고 있었어요. “지금 우리나라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의약품이다. 국민이 건강해져야 나라가 건강해진다.” 그는 일단 미국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 의약품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미국으로 건너간 유일한은 1년 전에 결혼한 아내 호미리에게 말했어요. “나는 우리나라로 귀국하여 의약품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소. 당신도 함께 갑시다.” 중국인이며 의사인 호미리는 조금 망설였지만 결국 남편의 뜻에 따르기로 했어요. 그는 의약품을 잔뜩 사서 조선으로 떠날 준비를 했어요. 그동안 해 왔던 식품 회사는 친구 스미스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을 조선에서 새로 시작할 의약품 사업의 밑천으로 삼기로 했지요. 스미스는 유일한이 조국으로 돌아간다고 했을 때 몹시 아쉬워했어요. “자네 없이 나 혼자 이 회사를 이끌어 갈 생각을 하니 걱정이네. 어쨌든 조국으로 가서 새롭게 도전하는 사업도 꼭 성공하기를 비네.” 미국을 떠나기 전에 그는 독립운동가 서재필 박사를 찾아갔어요. 서재필 박사는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어요. 서재필 박사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힘을 모아 독립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해서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네. 부디 훌륭한 사업가가 되어 국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도록 하게.” 서재필 박사는 그의 성이 버드나무 유씨인 것에 착안하여 사업을 할 때 상표로 쓰라고 버드나무 그림까지 그려 주었어요. “힘을 모아 독립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해서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네. 부디 훌륭한 사업가가 되어 국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도록 하게.” 서재필 박사는 그의 성이 버드나무 유씨인 것에 착안하여 사업을 할 때 상표로 쓰라고 버드나무 그림까지 그려 주었어요. 그는 회사 이름을 ‘유한양행’이라고 지었어요. 유한은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양행이란 말은 ‘서양으로 간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회사를 점점 키워 넓은 세계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지요. 그는 사무실을 얻고 바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미국에서 가져온 약품은 결핵 치료제, 학질 치료제, 기생충을 없애는 구충제, 피부병 치료제 등등이었어요. 지금은 별것 아닌 질병이지만 당시에는 그런 병에 걸려 죽는 사람도 많았어요. 그의 사업은 처음부터 순조롭게 풀려나갔어요. 사람들은 너도나도 유한양행에서 파는 약을 사려고 난리였어요. 약이 잘 팔리자 직원들이 그에게 건의했어요. “사장님, 약값을 더 올리십시오. 약값을 올려도 잘 팔릴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어요. “나는 지금의 가격이 정직한 가격이라고 생각하네. 그러니 다시는 내 앞에서 약값을 올리자는 말 따위는 꺼내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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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유아
키워드: 세계 자연보호 기금, 환경운동가들, 생태계, 펭귄, 북극곰, 대중교통, 오염된 물, 월드워치 연구소, 대학생, 먼지, 나무, 빌딩, 쓰레기, 환경운동가, 여우, 녹색소비자연대, 매연, 사람들, 환경운동연합, 동물 친구들, 버스, 많은 동물, 환경보호운동가들, 에어컨, 야생동물, 기름, 자동차 매연, 환이, 그린피스, 자동차, 천연가스 버스, 냉장고, 스프레이, 환경 지킴이들, 언론인, 친구들, 자신, 마을 사람들, 동물보호 단체, 녹색연합, 우리, 나, 사회적 활동, 사냥꾼, 식물들, 세계 환경 전문가들, 사람, 여우 털, 환경, 경험, 쓰레기들, 반전운동가, 지식, 동물, 차, 사회사업가, 엄마, 멋진 환경운동가, 옷, 프레온가스 | 제목: 아야!! 지구가 아파(환경운동가)
줄거리 요약: 초록마을이 쓰레기로 뒤덮이면 어쩌냐는 물음에 엄마는 마을을 사랑하는 환이와 함께 지구를 돌아보면서 환경 지킴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아보기로 합니다. 저기 오는 천연가스 버스는 자동차와 다르게 매연이나 먼지가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하자 지구가 좋아하겠다고 말합니다. 나무를 베어 산을 없애고 빌딩을 짓는다는데, 나무는 맑은 공기를 주고 산사태를 막아주기 때문에 환경운동가들은 벌목 반대 운동을 합니다. 사람들이 여우 털로 옷을 만들어서 많은 동물이 사라지기 때문에 동물보호 단체에서는 모피 반대 운동을 하는 것이고 이제 바다로 가볼 차례입니다. 깨끗하게 만들어서 버리면 좋은데 공장에서 오염된 물을 버리는지 바다에 기름이 떠 있다고 말하는 환이에게 엄마는 환경운동가다워졌다고 하면서 친구들이 청소하고 있는 곳에 가서 도와주자고 말합니다. 지구가 더워져서 북극곰과 펭귄이 힘들어하고 있는 것은, 지구를 감싸는 오존층에 구멍을 내는 프레온가스 때문인데, 동물 친구들을 위해 에어컨, 스프레이 등을 앞으로 줄이기로 합니다. 이곳은 많은 동물과 식물들이 사는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세계 환경 전문가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람사르 총회가 열리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지구를 지키고 환경을 가깝고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환경운동가들이 모여서 마련한 음악회가 어떤지 물었더니 신난다고 말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환이를 칭찬하며, 차의 연료인 석유량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없어지고 또 매연으로 공기도 오염되니 앞으로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말합니다. 오늘 하루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들로 지구가 이렇게 아파하는지 몰랐고 이젠 환경운동가들이 노력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에게 알려줄 거라고 다짐합니다. 나는 마을 사람들과 친구들에게 어제 있었던 일들을 말해줬더니, 다 같이 청소하자고 해서 이제 우리 동네는 함께 모여 깨끗이 청소합니다. 엄마와 함께 이곳저곳을 돌아보니 지구를 위해 할 일이 많다는 걸 알게 돼서 환경운동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사회적 활동을 하는 사람인 환경운동가가 되려면 환경을 사랑하고 환경을 위한 노력을 실천하며 자신이 쌓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경운동가 일하는 곳은 환경운동단체에 들어가서 국제적 환경운동을 할 수도 있지만 환경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나 활동을 주위에 전파하고 실천하도록 노력하는 사람들 역시 환경운동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린피스는 1971년에 설립된 단체로 캐나다와 미국의 반전운동가, 사회사업가, 대학생 등 환경보호운동가들이 모여 결성한 국제적인 환경 보호 단체이고, 1969년 미국에서 설립된 지구의 벗은 그린피스, 세계 자연보호 기금과 함께 세계 3대 환경보호단체로 꼽히며, 1991년 창립된 녹색연합은 대한민국의 환경운동단체로서 야생동물 보호운동, 백두대간 보전운동, 녹색생활운동 등 다양한 분야의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가가 되는 길에는 조건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환경을 사랑하고 환경을 위한 노력을 실천한다면 그 사람이 환경운동가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엄마! 저길 봐요! 초록마을이 쓰레기로 뒤덮이면 어쩌죠?" "환이가 우리 마을을 정말 사랑하는구나. 그럼, 엄마와 함께 지구를 돌아보면서 환경 지킴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아볼까?" "저기 버스가 오는구나. 이 버스는 천연가스 버스란다. 다른 자동차와 다르게 매연이나 먼지가 없는 것이 특징이야." "우와! 그럼 지구가 좋아하겠어요!" "물론이지! 자, 그럼 출발해 볼까?" 쿵!쿵! 우지끈! 베어버리자! "나무를 베어 산을 없애고 빌딩을 짓는다는구나. 나무는 우리에게 맑은 공기를 주고 산사태를 막아주지. 그래서 환경운동가들이 벌목 반대 운동을 하는 거야." "어라? 여우가 사냥꾼에게 쫓기고 있어요!" "사람들은 여우 털로 옷을 만들지. 그래서 많은 동물이 사라지는 거야. 동물보호 단체에서는 모피 반대 운동을 한단다. 그럼, 이제 바다로 가볼까?" "엄마! 바다에 기름이 둥둥 떠 있어요! 저기 공장에서 오염된 물을 버리나 봐요! 깨끗하게 만들어서 버리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그래. 우리 환이가 제법 환경운동가다워졌는걸? 저기 벌써 친구들이 와서 청소하고 있구나. 우리도 가서 도와주자꾸나!" "지구가 더워져서 북극곰과 펭귄이 힘들어하고 있나 봐요." "지구를 감싸는 오존층에 구멍이 나서 지구가 더워졌단다. 그 구멍은 프레온가스 때문인데 에어컨, 냉장고, 스프레이 등에서 나온단다. 우리 지구와 동물 친구들을 위해 앞으로 프레온가스 줄이기를 해볼까?" "여긴 어디에요?" "람사르 총회가 열리는 곳이란다. 많은 동물과 식물들이 사는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세계 환경 전문가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것이지. 자 이제 조용히 지켜볼까?" "아름다운 마음으로 지구를 지켜요!" 쿵짝! 쿵짝! 쿵짝! "환경운동가들이 모여서 연 음악회란다. 환경을 좀 더 가깝고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린데 어떠니?" "정말 신나요! 환경운동을 이렇게 다양하게 할 수 있다니 정말 굉장한 것 같아요." "차가 정말 많아요! 엄마, 우리 대중교통을 이용해요!" "환이가 정말 많이 배웠구나! 차의 연료인 석유량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언젠간 없어져. 자동차 매연으로 공기도 오염되고. 그러니 앞으로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꾸나." 오늘 하루 정말 많은 것들을 보았어. 난 사람들이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들로 지구가 이렇게 아파하는지 몰랐어. 나도 이젠 환경운동가들이 노력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에게 이걸 알려줄 거야! 나는 마을 사람들과 친구들에게 어제 있었던 일들을 말해줬어. 그랬더니 사람들이 다 같이 청소하자고 하는 게 아니겠어? 이제 우리 동네는 함께 모여서 깨끗이 청소할 거야! 엄마와 함께 이곳저곳을 돌아보니 지구를 위해 할 일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 그래서 난 결심했지! 멋진 환경운동가가 되기로! 친구들아! 지구를 아끼고 지키자! 환경운동가는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사회적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해요. 환경운동가가 되려면? 환경운동가가 되는 길에는 어떠한 조건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환경을 사랑하고 환경을 위한 노력을 실천한다면 그 사람이 환경운동가에요. 자신이 쌓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환경운동가는 어떤 곳에서 일하나요? 환경운동단체에 들어가 보다 전문적으로 국제적 환경운동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환경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나 활동을 주위에 전파하고 실천하도록 노력하는 사람들 역시 환경운동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그린피스는 1971년에 설립된 단체로 캐나다와 미국의 반전운동가, 사회사업가, 대학생, 언론인 등 환경보호운동가들이 모여 결성한 국제적인 환경 보호 단체에요. 현재는 전 세계 40개국 280만 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어요. 1969년 미국에서 설립된 환경단체 지구의 벗은 그린피스, 세계 자연보호 기금(WWF)과 함께 세계 3대 환경보호단체로 꼽혀요. 녹색연합은 1991년 창립된 대한민국의 환경운동단체로서 야생동물 보호운동, 백두대간 보전운동, 녹색생활운동 등 다양한 분야의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어요. 이 밖에도 월드워치 연구소, 환경운동연합, 녹색소비자연대 등이 있어요. 환경운동가는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사회적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해요. 환경운동가가 되는 길에는 어떠한 조건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환경을 사랑하고 환경을 위한 노력을 실천한다면 그 사람이 환경운동가에요. 자신이 쌓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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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해적, 탈, 거도, 여인, 장수, 군대, 폐하, 신라, 귀신, 우산국, 풍미녀, 전령, 바다, 나무 사자, 아내, 우해왕, 짐승, 장군, 나라, 고구려, 백성, 선조, 수군, 북쪽, 신라군, 투구, 북청사자놀이, 대신, 광대, 지증왕, 군주, 남자, 동쪽, 군사, 가족, 군사 훈련, 동해, 우리, 사자, 하늘, 이사부, 사자탈, 이사부의, 하슬라주, 백제, 영웅, 사람, 땅 | 제목: 이사부
줄거리 요약: 신라 바다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데 어찌하여 신라는 고구려, 백제에 비해 약한지 걱정한 지증왕은 동해와 가까우며 북쪽에는 고구려가 있고, 동쪽으로 나가면 우산국이 있는 하슬라주를 잃으면 신라는 땅뿐 아니라 바다까지 잃는 것이로 생각되어 유능한 장수를 보내 잘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증왕은 고민 끝에 지략이 뛰어나고 용맹하기로 이름난 이사부를 신라의 안전과 발전에 도움을 달라며 하슬라주에 보냈고, 이사부는 하슬라주 백성들을 잘 다스리고 경비를 철저히 해서 하슬라주 백성들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이사부는 우시산국과 거칠산국을 공격해 신라 땅으로 만든 선조처럼 우산국을 정복하여 신라의 영토를 확장하여 영웅이 되고자 군사 훈련에 노력했습니다. 우산국 우해왕의 수군은 매우 강했기에 신라가 우산국을 쉽게 정복하지 못했는데, 대마도에서 온 풍미녀라는 여인을 아내로 맞으면서 우해왕은 나라를 돌보지 않고 매일 술과 놀이에 빠져들었다는 소문을 듣고 이사부는 본격적으로 우산국을 정복하기 위한 작전을 세웠습니다. 우해왕이 나라를 잘 다스리지 않자 살기가 힘들어진 우산국 백성들은 해적이 되어 신라 바닷가 마을에서 마구 노략질 했기 때문에 신라 백성들은 고통을 받았고 우산국 해적을 물리쳐 신라 백성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대신들의 간청에 지증왕은 이사부를 불러 해적을 물리쳐 달라고 했습니다. 하슬라주로 돌아온 이사부는 곧 군사들을 불러 모았고 우리 신라의 백성을 괴롭히는 우산국의 해적들을 무찌르자고 말했지만, 신라는 이제껏 고구려와 백제의 침입에 대비해 육군 훈련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수군은 강하지 않아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신라군은 여러 척의 배에 나누어 타고 이사부는 뱃머리에서 군사들을 지휘했고 동해 바다를 힘차게 나아가던 이사부의 군대는 바다 위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우산국의 수군과 마주쳤으며 신라군은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막강한 우산국 수군을 당해 내기란 역시 힘들었습니다. 이사부는 우산국에 진 것에 분통을 터뜨렸고 그날도 우산국을 생각하며 거리를 걷고 있는데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길을 돌려보니 북청사자놀이가 한창이었고 무서운 사자탈을 쓴 광대들이 사람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것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이제 우산국을 물리칠 수 있겠다며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사부는 군사들을 불러 모아 숲으로 가서 아름드리 큰 나무들로 골라 베어 오라고 했고 군사들은 우산국 해적을 무찌르는 것이 급한데 왜 이런 일로 시간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이 있었음에도 나무를 어쩔 수 없이 베어 날랐습니다. 이사부는 군사들 앞에 북청사자놀이에 쓰이는 탈을 높이 들어 보이며 군사들이 베어 온 마당 가득한 나무들을 잘라 이것과 똑같은 사자탈을 아주 크게 만들라고 했고 군사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불평하면서도 나무를 깎아 사자탈을 만들고 커다란 몸통을 붙였습니다. 며칠 내내 군사들이 만든 무섭고 사나워 보이는 사자탈이 마당에 꽉 찼는데 이사부는 이 사자가 우산국을 정복할 것이니 모두 배에 실으라고 말했으며 군사들은 더욱더 혼란스러웠지만 투덜대며 나무 사자를 배에 실었답니다. 신라의 배 앞머리에는 나무 사자를 매달아 우산국 근처에 이르렀을 때 이사부는 우해왕에게 지금이라도 항복하면 목숨만은 살려 줄 것이지만 신라에 맞서 싸우려 한다면 그대는 물론 백성들도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편지를 보냈고 우해왕은 큰 소리로 웃으며 수군의 위력을 보여 주겠다고 했지만, 군사들은 심상치 않은 신라 수군의 분위기에 조금씩 불안해했습니다. 우해왕의 대답을 전해 들은 이사부가 미소를 지었고 우산국 군사들은 신라의 뱃머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무시무시한 나무 사자의 입에서 뜨거운 불길이 뿜어져 나오자, 겁에 질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으며 짐승이 우리를 잡아먹고 말 것이니 어서 항복하자고 했습니다. 갑판 위에 선 이사부가 당당하게 우해왕을 노려보며 칼을 버리고 항복하지 않으면 이 무서운 짐승을 우산국에 풀어 잡아먹게 할 거라고 말했고 신라군이 쏜 화살이 우산국 군사들이 탄 배를 향해 쏟아지자, 겁에 질려 허둥대던 우산국 군사들은 어쩔 줄 몰랐습니다. 우해왕은 마지막 힘을 다해 명령했지만 겁에 질린 우산국 군사들은 배를 돌려 후퇴하기 시작했고 절망에 빠진 우해왕은 이사부의 배가 다가와 항복하라고 하자 그제서야 항복의 뜻으로 투구를 벗었습니다. 마침내 우산국은 신라의 땅이 되었고 이사부의 지혜로 평화롭게 우산국을 손에 넣자, 지증왕은 기뻐했고 신라 사람들은 자유롭고 안전하게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지금도 울릉도 앞바다에 가면 우해왕이 벗었다는 투구가 투구봉이 되었고, 이사부가 만든 나무 사자가 사자 바위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서라벌 대궐 위로 아침 해가 떠올랐어요. 지증왕은 오늘도 아침 해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어요. “하늘의 저 해는 우리 신라 바다에서 가장 먼저 뜨는데 어찌하여 신라는 고구려, 백제에 비해 이다지도 약하단 말인가!” 지증왕의 걱정처럼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에 비해 나라의 힘이 약했어요. 그러다 보니 고구려와 백제의 침략에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지요. 지증왕은 고구려와 가까운 곳에 있는 하슬라주가 걱정되었어요. ‘하슬라주는 동해와 가까운 곳이다. 북쪽에는 고구려가 있고, 동쪽으로 나가면 우산국이 있다. 하슬라주를 잃으면 신라는 땅뿐 아니라 바다까지 잃는 것이다. 유능한 장수를 보내 잘 지키도록 해야겠다.’ 지증왕은 고민 끝에 지략이 뛰어나고 용맹하기로 이름난 이사부를 하슬라주에 보내기로 했어요. “이사부 장군! 그대를 하슬라주 군주로 임명하니 부디 하슬라주를 잘 지켜 신라의 안전과 발전에 도움을 주시오.” 지증왕의 말에 이사부는 고개를 숙였어요. “폐하, 목숨을 걸고 폐하의 뜻을 받들겠나이다.” 이사부는 하슬라주 백성들을 잘 다스리고 경비를 철저히 했어요. 이사부는 하슬라주 백성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지요. 하지만 이사부는 하슬라주의 군주로 만족하지 않았어요. 이사부는 거도라는, 자신의 선조처럼 신라의 영웅이 되고 싶었어요. 거도는 우시산국과 거칠산국을 공격해 신라 땅으로 만들었지요. ‘나도 우산국을 정복하여 신라의 영토를 넓혀야겠다.’ 이렇게 결심한 이사부는 군사 훈련에 노력을 기울였어요. 하지만 우산국 우해왕의 수군은 매우 강했어요. 신라가 우산국을 쉽사리 정복하지 못하는 것도 막강한 수군의 힘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대마도에서 온 풍미녀라는 여인을 아내로 맞으면서 우해왕은 나라를 돌보지 않고 매일 술과 놀이에 빠져 들었지요. 우해왕이 나라를 잘 다스리지 않는다는 소문은 이사부의 귀에도 들어왔어요. ‘그래, 지금이 우산국을 공격하기 좋은 때다!’ 이사부는 본격적으로 우산국을 정복하기 위한 작전을 세웠어요. 우해왕이 나라를 잘 다스리지 않자 살기가 힘들어진 우산국 백성들은 해적이 되어 신라 바닷가 마을에서 마구 노략질을 했어요. 걸핏하면 식량을 빼앗고, 마을에 불을 지르는 통에 신라 백성들은 살기가 힘들었지요. “폐하! 우산국 해적이 신라 백성을 못 살게 굴어 신라 백성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우산국 해적을 물리쳐 신라 백성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대신들의 간청에 지증왕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사부를 떠올렸지요. 지증왕은 주저 없이 이사부를 불렀어요. “이사부 장군! 그대의 용맹과 지혜는 이미 알고 있소. 그대라면 우산국의 해적을 물리칠 거라 믿소.” “폐하, 이날만을 기다려 왔나이다!” 이사부가 힘차게 대답했어요. 하슬라주로 돌아온 이사부는 곧 군사들을 불러 모았어요. “우리는 그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열심히 전쟁 준비를 해 왔다. 이제야말로 우리의 힘을 보여 줄 때다. 우산국의 해적들이 우리 신라의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가족들이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우산국의 해적을 무찌르자!” 이사부의 우렁찬 목소리에 군사들이 함성을 질렀어요. “와! 신라 만세, 이사부 장군 만세!” 하지만 이번 전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어요. 신라는 이제껏 고구려와 백제의 침입에 대비해 육군 훈련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수군은 강하지 않았거든요. 그러니 아무리 힘이 약해졌다고는 해도 워낙 강한 우산국 수군과의 전투에서 신라가 승리할 리는 그다지 없었지요. 드디어 우산국을 공격하러 가는 날이 밝았어요. 신라군은 여러 척의 배에 나누어 타고 힘차게 노를 저었어요. 이사부는 뱃머리에서 군사들을 지휘했어요. “신라의 역사는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 그대들의 용맹함을 하늘과 땅이 알게 하라!” 동해 바다를 힘차게 나아가던 이사부의 군대는 바다 위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우산국의 수군과 마주쳤어요. 우산국 군사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이사부가 신라 군사들을 향해 외쳤어요. “겁먹지 마라.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와와와! 신라군과 우산국 두 나라의 배가 부딪쳤어요. 신라군은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막강한 우산국 수군을 당해 내기란 역시 힘들었어요. 이사부는 분통을 터뜨렸어요. “우산국에 지다니, 분하다!” 이사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동해로 달려가 우산국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어요. 그날도 이사부는 우산국을 생각하며 거리를 걷고 있었어요. 그때 길 한쪽에서 요란한 음악 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려왔어요. 챙강챙강챙강. 삘릴리삘릴리. 이사부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길을 돌렸지요. 그곳에서는 북청사자놀이가 한창이었어요. 길 한복판에서 무서운 사자탈을 쓴 광대들이 사람들과 어울려 놀고 있었지요. 광대들이 쓰고 있는 탈을 유심히 바라보던 이사부의 머릿속에 갑자기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래, 바로 저거야. 이제 우산국을 물리칠 수 있어.” 이사부는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어요. 이사부는 군사들을 불러 모았어요. “그대들은 숲으로 가서 통나무를 베어 오도록 하라.” 군사들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이사부를 바라보았지요. “나무는 베어다가 어디에 쓰시려고 그러십니까?” “두고 보면 알 것이다. 나무 중에서도 아름드리 큰 나무들로 골라 베어 오너라.” 군사들은 영문도 모른 채 나무를 베러 숲으로 갔어요. “도대체 나무를 베어다가 무엇을 하시려는 걸까?” “누가 아니래? 우산국 해적을 무찌르는 것이 급한데 왜 이런 일로 시간을 낭비하는지 모르겠군.” 군사들은 불만이 가득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나무를 베어 날랐어요. 어느새 군사들이 베어 온 나무들이 마당 안에 가득했어요. 이사부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지요. “수고했다. 그대들의 수고가 장차 신라를 일으킬 것이다.” 이사부는 군사들 앞에 북청사자놀이에 쓰이는 탈을 높이 들어 보였어요. “이 탈이 보이느냐? 바로 동물의 왕 사자다. 지금부터 이 나무들을 잘라 이것과 똑같은 사자탈을 만들어라. 아무리 용감한 남자라 해도 벌벌 떨 정도로 크고 무섭게 만들어야 하느니라.” “장군님! 사자탈을 무엇에 쓰시려고 하십니까?”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다.” 군사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군사들은 불평을 하면서 나무를 깎아 사자탈을 만들고 커다란 몸통을 붙였어요. 며칠 내내 군사들은 사자탈을 만들었어요. 백성들은 너도나도 모여들어 이 광경을 구경했어요. 드디어 마당은 나무 사자들로 꽉 찼어요. 나무 사자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무섭고 사나워 만든 군사들조차도 움찔 놀랄 정도였지요. “이제 곧 나무 사자를 만든 까닭을 알게 될 것이다.” 이사부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어요. “어때, 이 사자가 무서워 보이느냐?” 군사들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저 어리둥절해했지요. “이 사자가 우산국을 정복할 것이니 나무 사자들을 모두 배에 실어라.” 군사들은 더욱더 혼란스러웠지요. “우산국을 정복하러 간다더니 우산국 수군들하고 북청사자놀이라도 하자는 거야, 뭐야?” 군사들은 투덜대며 나무 사자를 배에 실었답니다. 나무 사자를 실은 신라의 배는 우산국을 향해 푸른 물결을 가르며 나아갔어요. 배의 앞머리에는 신라 군사들이 만든 매서운 표정의 나무 사자가 매달려 있었어요. 신라의 배가 우산국 근처에 이르렀을 때 이사부는 우산국에 전령을 보냈어요. ‘우산국의 우해왕은 들으라. 그대가 지금이라도 신라에 항복하면 목숨만은 살려 줄 것이다. 그러나 신라에 맞서 싸우려 한다면 그대는 물론 우산국의 백성들도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사부가 보낸 편지를 읽은 우산국의 우해왕은 큰 소리로 웃었어요. “하하하! 가소롭기 짝이 없군. 정 그렇다면 우산국 수군의 위력을 보여 주마!” 하지만 우산국의 군사들은 조금씩 불안해했어요. “이번에는 뭔가 다른 것 같아. 신라 수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이사부 장군이 단단히 벼르고 온다는데.” 우해왕의 대답을 전해 들은 이사부가 미소를 지었어요. 곧이어 바다 반대쪽에서 우산국의 배가 나타났지요. 우산국 군사들은 신라의 뱃머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게 뭐야, 사자야? 귀신보다 더 무섭게 생겼잖아!” 그때였어요. 무시무시한 나무 사자의 입에서 ‘훅’하고 뜨거운 불길이 뿜어져 나왔지요. 우산국 군사들은 겁에 질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어요. “도대체 저게 뭐야? 무시무시한 짐승이 우리를 잡아먹고 말 거야. 어서 항복하자!” 갑판 위에 선 이사부가 당당하게 우해왕을 노려보았어요. “우해왕은 들으라! 지금 당장 칼을 버리고 항복하지 않으면 이 무서운 짐승을 우산국에 풀어 너희들을 잡아먹게 할 테다! 살고 싶으면 당장 항복하라.” 이사부의 호령이 떨어지는 동시에 신라군이 쏜 화살이 우산국 군사들이 탄 배를 향해 쏟아졌어요. 겁에 질려 허둥대던 우산국 군사들은 어쩔 줄 몰라 했어요. 우해왕은 마지막 힘을 다해 명령했어요. “겁먹지 말고 공격하라! 신라군을 막아라!” 하지만 겁에 질린 우산국 군사들은 배를 돌려 후퇴하기 시작했어요. “도망가지 마라! 싸워라, 마지막까지 싸워라!” 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어요. 절망에 빠진 우해왕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어요. 이사부의 배가 다가왔어요. “우해왕이여, 이제 싸움은 끝났다. 항복하라!” 우해왕은 그제서야 항복의 뜻으로 투구를 벗었어요. “이제 우산국은 우리 신라 땅이다!” 이사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신라 군사들이 환호성을 질렀어요. “와와와, 이사부 만세! 신라 만세!” 마침내 우산국은 신라의 땅이 되었어요. 이사부는 지혜를 발휘하여 적을 물리쳤기 때문에 죽거나 다치는 사람 없이 평화롭게 우산국을 손에 넣었어요. 이 소식을 들은 지증왕은 몹시 기뻐했어요. “무예가 뛰어난 자도 훌륭하지만 지혜로운 자는 더 훌륭하다! 이사부야말로 진정 훌륭한 장수로다!” 이제 신라 사람들은 누구나 자유롭고 안전하게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 바닷가 근처의 백성들도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되었지요. 지금도 울릉도 앞바다에 가면 투구봉과 사자 바위를 볼 수 있는데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우해왕이 벗었다는 투구가 투구봉이 되었고, 이사부가 만든 나무 사자가 사자 바위가 된 것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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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머리카락, 다리, 진주, 약, 달, 언니들, 배, 인어, 언니, 사람들, 공주, 바다 마녀, 바위, 심장, 임금님, 별, 공주님, 인어 공주, 왕자님, 고개, 아가씨, 마녀, 인어공주, 칼, 왕자, 산호, 사람 | 제목: 인어공주
줄거리 요약: 깊은 바닷속 진주와 산호로 된 성에 아름다운 인어 공주와 다섯 명의 언니가 살았는데, 언니들은 인어 공주에게 바다 위 세상 이야기를 해 주었다. 밤하늘의 달과 별이나 사람들이 다리로 걷는다는 바다 위 세상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인어 공주의 가슴은 뛰었지만, 인어는 열다섯 살이 되어야 바다 위로 나갈 수 있었다. 드디어 열다섯 번째 생일을 맞은 인어 공주는 그날 밤, 바다 위로 헤엄쳐 올라가서 빛나는 별을 보고 감탄했다. 밤하늘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인어 공주의 곁으로 흥겨운 음악과 함께 화려한 배가 다가왔고, 인어 공주는 배 위에 서 있는 왕자를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날 밤 폭풍우에 휩쓸려 왕자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본 인어 공주는 온 힘을 다해서 왕자를 물 위로 끌어 올려 거센 파도를 헤치며 나아갔다. 한 아가씨가 왕자에게 다가서자 정신을 차린 왕자는 아가씨를 보곤 환하게 웃었고, 왕자를 구해 준 인어공주는 사람들을 피해 바위 뒤로 몸을 숨겼다가 슬퍼하며 바닷속으로 돌아갔다. 왕자를 그리워한 인어 공주는 결국 바다 마녀를 찾아가서 인간이 될 수 있는 약을 달라고 했다. 바다 마녀는 이 약을 먹으면 다리가 있어도 걸을 때마다 칼에 찔린 듯 아프고 목소리도 사라질 것이며 왕자의 신부가 되지 못하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텐데 그래도 인간이 되고 싶냐고 물었고 인어 공주는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약을 마셨다. 왕자의 성이 보이는 바닷가로 간 인어 공주는 아름다운 다리가 생겼다며 무척 기뻐했지만, 모래밭에 한 발 딛고는 아파서 주저앉고 말았다. 때마침 인어 공주를 발견한 왕자가 말을 걸었지만 인어 공주는 마녀가 목소리를 가져가 버려서 대답할 수 없었고, 왕자는 그런 인어 공주를 불쌍히 여겨 성으로 데려갔다. 그날부터 왕자의 성에 머문 인어공주는 발끝이 아팠지만, 왕자가 자신을 아껴주어 행복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왕자가 말했다. 넌 나를 구해준 아가씨와 많이 닮았는데 난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는 왕자의 말에 인어공주는 왕자님을 구한 건 나라며 슬프게 왕자를 바라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님의 명령으로 이웃 나라 공주님을 만나러 간 왕자님은 이웃 나라 공주님을 보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날 구해준 이가 바로 저 공주인데 내 신부로 맞아야겠다 했고, 결혼식 날 인어공주는 신부의 긴 옷자락을 잡아주었다. 결혼식을 마친 왕자는 배에서 흥겨운 파티를 열었고 모두 왕자의 결혼을 축하하며 즐거워했지만 인어 공주는 혼자 밤바다를 슬프게 바라보며 이제 물거품이 될 자신을 생각하던 중, 언니들이 찾아와서 바다 마녀에게 받아 온 이 칼로 왕자의 심장을 찌르면 다시 인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어공주는 칼을 들고 왕자가 자는 방으로 향했고 깊은 잠에 빠진 그를 보며 왕자님을 없애고 나서 내가 행복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인어공주는 밖으로 나와 칼을 멀리 던져 버렸고,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르자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인어 공주는 물거품이 아니라 바람이 되었고, 자신을 애타게 찾고 있는 왕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행복해지라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는 하늘로 올라갔다.
전체 동화 이야기: 깊은 바닷속 어느 곳에, 진주와 산호로 된 성이 있었어요. 그곳에는 아름다운 인어 공주가 살았어요. 인어 공주에게는 다섯 명의 언니가 있었어요. 언니들은 인어 공주에게 바다 위 세상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밤하늘의 달과 별들은 또 얼마나 예쁘다고.” “사람들은 다리로 걸어 다녀.” 바다 위 세상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인어 공주의 가슴은 두근두근 뛰었어요. 하지만 인어는 열다섯 살이 되어야 바다 위로 나갈 수 있었어요. 드디어 인어 공주는 열다섯 번째 생일을 맞았어요. 그날 밤, 인어 공주는 바다 위로 헤엄쳐 올라갔어요. “우아, 빛나는 별이랑 달 좀 봐! 정말 아름다워.” 인어 공주는 밤하늘에 눈을 뗄 수 없었어요. 그때 흥겨운 음악과 함께 화려한 배가 다가왔어요. 인어 공주는 배 위에 서 있는 왕자를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말았어요. 그날 밤 인어공주는 배가 폭풍우에 휩쓸리고 , 왕자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걸 보게 되었어요. “왕자님을 구해야겠어!” 인어 공주는 온 힘을 다해 왕자를 물 위로 끌어올렸어요. 그러고는 왕자를 꼭 안은 채 거센 파도를 헤치며 나아갔어요. 마침 한 아가씨가 왕자에게 다가가자, 정신을 차린 왕자는 아가씨를 보곤 환하게 웃었어요. 왕자를 구해준 건 사실 인어공주였는데 말이에요. 인어공주는 슬퍼하며 바닷속으로 돌아갔어요. 인어공주는 왕자를 안고 모래톱에 올라갔어요. 그러나 곧 사람들을 피해 바위 뒤로 몸을 숨겼지요. 그날 이후, 인어 공주는 왕자를 그리워했어요. “사람이 되어 왕자님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결국, 인어공주는 바다 마녀를 찾아갔어요. “바다 마녀님, 인간이 될 수 있는 약을 주세요” 바다 마녀는 소름 끼치는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이 약을 먹으면, 다리가 있어도 걸을 때마다 칼에 찔린 듯 아플 거야. 그리고 네 목소리를 내놓아야 해. 마지막으로 왕자의 신부가 되지 못한다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거야. 그래도 인간이 되고 싶으냐?” 인어공주는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약을 마셨어요. 인어공주는 왕자의 성이 보이는 바닷가로 갔어요. “진짜 아름다운 다리가 생겼어!” 인어 공주는 무척 기뻤어요. 하지만 모래밭에 한 발 딛고는 아파서 주저앉고 말았지요. 때마침 왕자가 인어공주를 발견하고 말을 걸었어요. 하지만 인어공주는 대답할 수 없었지요. 마녀가 목소리를 가져가 버렸으니까요. 왕자는 말을 하지 못하는 인어공주를 불쌍히 여겨 성으로 데려갔어요. 그날부터 인어공주는 왕자의 성에 머물렀어요. 왕자는 누구보다 아름다운 인어공주를 아껴주었어요. 인어공주는 발끝이 아팠지만, 왕자님과 함께해서 행복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왕자가 말했어요. “넌 나를 구해준 아가씨와 많이 닮았어. 그 아가씨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꼭 그녀와 결혼을 하고 싶어.” 인어공주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왕자님을 구한 건 나예요.’ 인어 공주는 슬프게 왕자를 바라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왕자님은 임금님의 명령으로 이웃 나라 공주님을 만나러 가게 되었어요. 물론 인어공주도 왕자를 따라갔지요. 그런데 이웃 나라 공주님을 보자마자 왕자가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니겠어요. “날 구해준 이가 바로 저 공주였어. 저 공주를 내 신부로 맞아야겠어.” 결혼식 날, 인어공주는 신부의 긴 옷자락을 잡아주었어요. 결혼식을 마친 왕자는 배에서 흥겨운 파티를 열었어요. 모두 왕자의 결혼을 축하하며 즐거워했어요. 단 한 명, 인어 공주만 빼고요. 인어 공주는 혼자 밤바다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어요. ‘이제 해가 떠오르면, 난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겠구나.’ 그때, 언니들이 찾아왔어요. 긴 머리카락이 싹둑 잘린 채로 말이에요. “막내야, 바다 마녀에게 우리들의 머리카락을 주고 이 칼을 받아왔어. 이걸로 왕자의 심장을 찌르면 다시 인어가 될 수 있대.” 인어공주는 칼을 들고 왕자가 자고 있는 방으로 향했어요. 왕자는 신부와 함께 깊은 잠에 빠져 있었어요. 인어공주는 왕자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았어요. ‘왕자님을 없애고 나서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인어공주는 밖으로 나와 칼을 바다 멀리 던져 버렸어요. 바다 위로 해가 떠올랐어요. 인어 공주는 차가운 바다로 뛰어들었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이에요! 포근하고 따사로운 느낌이 들었어요. ‘아! 물거품이 아니라 바람이 되었네.’ 인어 공주는 애타게 자신을 찾고 있는 왕자를 한참 바라보았어요. ‘왕자님! 행복하세요!’ 인어 공주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는 하늘로 올라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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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우린, 내 아들, 바닷물, 책, 고양이, 손, 눈, 셔츠, 인형, 너, 음악, 사탕, 학교, 상어, 불빛, 불, 나무, 몸, 코, 여우, 푸른 머리 천사, 아이, 우리 아들, 입, 이 녀석, 인형들, 내, 부자, 아빠, 물, 마차, 춤, 금화 열매, 남자, 북, 나무 인형, 할아버지, 집, 파도, 극장 주인, 아저씨, 착한 아이, 우리, 나, 과자, 인형극, 피노키오, 사람, 아이들, 얼굴, 겉옷, 금화, 가죽, 천사, 당나귀, 푸른 별, 옷, 제페토 할아버지 | 제목: 피노키오
줄거리 요약: 제페토 할아버지는 나무 인형을 만드시는데, 이 인형이 내 아들이라면 좋겠다고 말하는 순간, 할아버지는 손을 멈추었다. 인형이 움직이며 안녕 아빠라고 웃으며 말했고,할아버지는 기뻤했다. 제페토 할아버지는 인형에게 이름이 피노키오라고 말했고 피노키오를 안으려고 하자, 피노키오는 집 밖으로 나가 버렸다. 제페토 할아버지가 쫓아갔지만 피노키오는 밖에서 놀 거라며 달아났고,한참 뒤 피노키오가 집으로 돌아와서야 할아버지는 숨을 돌렸다. 다음 날 아침, 제페토 아저씨는 겉옷을 팔아 피노키오의 책을 사 오셨고 셔츠만 입고 떨고 계셨습니다. 제페토 할아버지는 피노키오에게 책을 건네며 오늘부터 학교에 가는 거라고 하자 피노키오는 좋아하며 아빠 말을 잘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피노키오는 학교 가는 길에 인형 극장을 보았고 인형극이 보고 싶었던 피노키오는 아빠가 사 준 책을 팔아 극장으로 들어갔다. 신나는 음악이 울려 퍼지자, 인형들이 무대에 올라 춤을 추었고, 피노키오도 인형들을 따라 춤을추자 인형 하나가 피노키오에게 소리쳤다. 올라오라는 말에 피노키오는 무대로 올라가 뛰어다녔고, 인형극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인형극을 망쳐 화가 난 극장 주인은 피노키오를 불에 던지려 했고, 피노키오는 아빠가 슬퍼한다며 용서해 달라고 피노키오가 말했다. 피노키오가 눈물을 흘리자, 극장 주인은 마음이 약해져 용서해 준다고 말하며 금화를 주고 책을 사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여우와 고양이가 신기한 땅에 금화를 묻으면 나무에 금화가 열릴 거라 말했고 피노키오는 금화를 땅에 묻고 금화가 열리기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다. 천사는 코가 길어진 피노키오에게 네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질 거라 말했고 피노키오는 잘못했다면서 천사에게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피노키오는 착한 아이가 될 거라며 학교도 꼭 간다고 용서를 빌자 길어진 코가 원래대로 돌아왔고 천사는 착한 아이가 되라며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잠에서 깬 피노키오는 나무에 묶여서 깜짝 놀랐고 고양이와 여우는 피노키오를 그대로 놔두고 금화를 가져가 버려서 피노키오는 나무에 묶인 채 울었다. 푸른 머리 천사가 울고 있는 피노키오를 나무에서 풀어주며 왜 학교에 가지 않았는지 물었다. 책을 잃어버려 학교에 갈 수 없었다고 거짓말을 하자 피노키오 코가 길게 늘어났다. 아이들을 가득 태운 마차를 몰던 아저씨는 집으로 돌아가는 피노키오 옆에 멈춰 서서 하루 종일 노는 장난감 나라에 가겠냐고 물었다. 아빠가 기다리셔서 안된다고 망설이자 아저씨는 사탕과 과자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피노키오는 마차를 타고 장난감 나라에 도착했고 그곳의 친구들은 학교에 안 간다고 했다. 장난감 나라의 아이들은 씻지도 않고 날마다 놀기만 한다고 소리 지르며 놀았고 피노키오도 아이들과 같이 정신없이 놀았습니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피노키오는 물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니 당나귀가 되어 깜짝 놀랐다. 피노키오와 장난감 나라 아이들은 몸도 당나귀로 변했고 당나귀가 된 아이들은 여기저기로 팔려 나갔다. 피노키오는 험상궂게 생긴 남자에게 팔렸고 가죽을 벗겨 북을 만들 거라는 말에 피노키오는 발버둥 치다 바다에 빠졌다. 바닷물이 피노키오를 감싸자, 피노키오는 다시 나무 인형이 되었고 갑자기 파도가 일더니 상어가 나타나 피노키오를 삼켰습니다. 상어의 배 속에서 피노키오는 천사의 말대로 집에 가지 않고 장난감 나라에 간 것을 후회하며 아빠가 보고 싶어 슬프게 울었다. 피노키오는 제페토 할아버지를 도와 일도 하고 학교도 다니며 거짓말도 하지 않고 약속도 잘 지키는 아이가 되었다. 어느 날 푸른 머리 천사가 피노키오의 꿈속에 나타나 지금처럼 착한 마음을 간직하라고 말했다. 피노키오는 큰 행운이 찾아올 거라는 말에 깜짝 놀라 잠에 깨었고 나무인형이 아닌 사람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피노키오가 진짜 아이가 되었다고 말하자 제페토 할아버지는 이런 날이 오다니 하며 피노키오를 껴안았습니다. 어둠 속에 희미한 불빛이 다가오더니 누군가 우리 아들 피노키오를 다시 만났다고 말했다. 피노키오를 찾아 헤매다 바다로 온 제페토 할아버지도 상어에게 잡아먹혔고 할아버지를 만난 피노키오는 할아버지에게 잘못했다고 말했다. 제페토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안아주었고 상어가 입을 벌리는 순간, 그 둘은 상어 배 속을 빠져나왔다.
전체 동화 이야기: 뚝딱뚝딱 쓱싹쓱싹. 제페토 할아버지가 나무 인형을 만들어요. “이 인형이 내 아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순간, 할아버지는 손을 멈추었어요. 인형이 움찔하며 움직였거든요. “안녕, 아빠!” 인형이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할아버지는 무척 기뻤어요. “오, 푸른 별이 내 소원을 들어주었구나! 이제부터 네 이름은 피노키오란다.” 제페토 할아버지가 피노키오를 안으려고 하자, 피노키오는 쏙 빠져나가 집 밖으로 나가 버렸어요. “밖에서 놀래요!” “돌아와, 피노키오! 넌 아직 아무것도 모르잖니!” 제페토 할아버지가 허둥지둥 쫓아갔지만, 피노키오는 폴짝폴짝 뛰어 저만치 달아나 버렸어요. 한참 뒤, 피노키오가 집으로 돌아와서야 제페토 할아버지는 겨우 숨을 돌렸어요. 다음 날 아침, 제페토 할아버지는 셔츠만 입고 덜덜 떨고 있었어요. “아빠, 옷은 어떻게 했어요?” “겉옷을 팔아서 네 책을 사 왔단다.” “오늘부터 너도 학교에 가는 거야.” 제페토 할아버지가 싱글벙글 웃으며 책을 건넸어요. “아이, 좋아라. 이제부터 아빠 말을 잘 들을게요.” 피노키오는 학교 가는 길에 인형 극장을 보았어요. “인형극이잖아? 나도 보고 싶어.” 한 푼도 없었던 피노키오는 아빠가 사 준 책을 팔아서 극장으로 들어갔어요. 빰빠라 빰! 신나는 음악이 울려 퍼지자, 인형들이 무대에 올라 흥겨운 춤을 추었어요. 피노키오도 인형들을 따라 팔짝팔짝 뛰며 춤을 추었지요. 그러자 인형 하나가 피노키오에게 소리쳤어요. “이봐, 나무 인형! 너도 올라와!” 그 말을 들은 피노키오는 무대에 올라가 마구 뛰어다녔어요. 인형극은 엉망이 되어 버렸지요. “이 녀석! 내 인형극을 망쳐 버리다니!” 화가 난 극장 주인이 피노키오를 불에 던지려고 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제가 없으면 아빠가 슬퍼하실 거예요.” 피노키오가 덜덜 떨면서 눈물을 흘리자, 극장 주인은 마음이 약해졌어요. “좋아, 한 번만 용서해 줄 테니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 여기 이 금화로 다시 책을 사거라.” 극장 주인은 피노키오에게 금화까지 주었어요. 피노키오가 짤랑짤랑 금화를 흔들며 집으로 돌아가는데 여우와 고양이가 말을 걸었어요. “그 금화를 신기한 땅에 묻으면 나무가 쑥쑥 자라 금화 열매를 맺을걸.” “나무에 금화가 주렁주렁 열리면 큰 부자가 될 텐데.” 피노키오는 여우와 고양이의 말대로 금화를 땅에 묻었어요. 그리고 금화가 열리기를 기다리다가 잠이 들고 말았지요. 코가 길어진 피노키오를 보며 천사가 말했어요. “네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쑥쑥 길어질 거야.” “잘못했어요. 다시는 거짓말하지 않을게요.” “이제 정말 착한 아이가 될 거예요.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도 않고 학교에도 꼭 갈게요. 약속해요!” 피노키오가 용서를 빌자 길어진 코가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 피노키오, 이제 집으로 돌아가렴.” 잠에서 깬 피노키오는 깜짝 놀랐어요. 나무에 몸이 꽁꽁 묶여 있었거든요. “속았지?” “금화는 우리가 가져갈게. 안녕!” 못된 여우와 고양이가 피노키오를 그대로 놔두고 가 버렸어요. 피노키오는 나무에 꽁꽁 묶인 채 엉엉 울었지요. 한참 울다 눈을 떠 보니 피노키오 앞에 아름다운 푸른 머리 천사가 서 있었어요. 천사는 피노키오를 나무에서 풀어 주고는 물었어요. “피노키오, 왜 학교에 가지 않았니?” “그게, 저 갈 수가 없었어요.” “왜 학교에 갈 수 없었지?” “책을 잃어버렸어요.”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했어요. 그러자 코가 쑤우욱 길게 늘어났어요. “내 코! 코가 자꾸 길어져요!” 기분이 좋아진 피노키오가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이들을 가득 태운 마차가 피노키오 옆에 멈춰 섰어요. 마차를 몰던 아저씨가 물었어요. “너도 장난감 나라로 갈래? 하루 종일 놀기만 한단다.” “와, 나도 가고 싶어요! 하지만 아빠가 기다리실 거예요.” 피노키오가 망설이자, 아저씨가 말했어요. “사탕과 과자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데?”
피노키오는 마차에 얼른 올라탔어요. 장난감 나라에 도착한 피노키오는 입이 떡 벌어졌어요. “우린 학교에 가지도 않아.” “우린 씻지도 않아. 날마다 놀기만 하지.” “장난감 나라 만세!” 장난감 나라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신나게 놀았어요. 피노키오도 아이들 틈에 끼어 정신없이 놀았지요. 며칠이 지난 어느 날 피노키오는 물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앗! 내가 당나귀가 되었잖아! 히히힝!” 말소리까지 당나귀처럼 나왔어요. 피노키오의 몸도 당나귀로 변해 버렸지요. 어느새 장난감 나라 아이들은 하나둘 당나귀로 변했어요. 당나귀가 된 아이들은 여기저기로 팔려 나갔어요. 피노키오도 험상궂게 생긴 남자에게 팔렸지요. 남자는 바닷가로 피노키오를 끌고 가며 말했어요. “이 녀석 가죽을 벗겨 북을 만들어야지.” 그 말을 들은 피노키오는 발버둥을 쳤어요. 그러다 그만 풍덩 하고 바다에 빠지고 말았어요. 차가운 바닷물이 피노키오를 감싸자, 피노키오는 다시 나무 인형이 되었어요. “아, 정말 다행이야!” 그런데 그때 갑자기 파도가 거세게 일더니 커다란 상어가 피노키오를 꿀꺽 삼켰어요.
상어의 배 속에서 피노키오는 슬프게 울었어요. “장난감 나라에 가는 게 아니었어. 천사 말대로 집에 갈걸. 아빠, 보고 싶어요.” 이제 피노키오는 달라졌어요. 거짓말도 하지 않고, 약속도 잘 지키는 아이가 되었어요. 물론 제페토 할아버지를 도와 열심히 일도 하고, 학교도 열심히 다녔지요. 어느 날 피노키오의 꿈속에 푸른 머리 천사가 나타났어요. “피노키오, 착한 아이가 되었구나! 앞으로도 지금처럼 착한 마음을 간직하렴.” “그러면 큰 행운이 찾아올 거야.” 잠에서 깨어난 피노키오는 깜짝 놀랐어요. 피노키오는 나무 인형이 아닌 사람으로 변해 있었어요. “아빠! 아빠! 내가 진짜 아이가 되었어요.” “오! 피노키오, 이런 날이 오다니.” 제페토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꼭 껴안았어요. 그때 어둠 속에서 희미한 불빛이 다가왔어요. “피노키오? 세상에! 우리 아들 피노키오로구나! 이렇게 너를 다시 만나다니!” 그건 바로 제페토 할아버지였어요. 피노키오를 찾아 헤매다 바다로 온 제페토 할아버지도 상어에게 잡아먹혔던 거예요. “아빠, 제가 잘못했어요.” 제페토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따뜻하게 안아 주었어요. “아빠, 우리 함께 밖으로 나가요.” 상어가 입을 벌리는 순간, 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는 재빨리 상어 배 속을 빠져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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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머리, 발, 녀석, 코뿔소, 얼굴, 나무, 없애면, 흙먼지, 도사, 몸, 진드기, 무당벌레, 무당벌레들, 온몸, 눈물, 할미새 | 제목: 할미새야, 고마워
줄거리 요약: 코뿔소는 온몸이 가려워 참을 수가 없어서 가렵다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코뿔소는 뛰어보기도 하고, 나무를 들이받기도 해보다가 결국 강물에 뛰어들었습니다. 코뿔소는 온몸이 가려워서 참을 수 없어서 가렵다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코뿔소는 뛰어보기도 하고 나무를 들이받기도 해보다 결국 강물로 뛰어들었습니다. 코뿔소는 얼굴만 내놓고 물속에 있어 봤지만, 몸이 가려운 건 마찬가지였고 밖으로 나와 자갈밭을 뒹굴기 시작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였습니다. 코뿔소 머리 위에 할미새가 날아와서 몸에 있는 진드기를 없애면 괜찮아진다고 말했습니다. 할미새는 나는 진드기를 먹고 사니까 잘 안다고 말하였고, 코뿔소는 몸에 있는 진드기를 잡아 달라고 하여, 할미새는 진드기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할미새가 진드기를 먹어준 덕에 코뿔소는 오랜만에 몸이 편해진 걸 느꼈습니다. 코뿔소는 거만한 표정으로 당연히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하자, 할미새는 기분이 상해 쌩하고 날아갔습니다. 코뿔소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진드기를 배불리 먹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오랜만에 바닥에 누워 단잠에 빠졌습니다. 며칠 뒤 코뿔소는 온몸이 간지럽기 시작했고, 달리고, 나무를 들이받고, 강물에 뛰어들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코뿔소는 초원을 돌아다니며 내 몸에 있는 진드기 좀 잡아 달라고 도움을 청했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코뿔소는 무당벌레에게 다가가 진드기 잡을 수 있는지 물어봤고 무당벌레는 우리는 진드기 잡는 도사라고 하자, 코뿔소는 무당벌레에게 진드기를 잡아 달라고 했습니다. 무당벌레들은 코뿔소 몸 구석구석을 다니자, 코뿔소는 간지럼을 못 참고 몸을 흔들었습니다. 무당벌레들이 떨어졌고 코뿔소는 무당벌레들을 밟을 듯 발을 굴리자, 놀란 무당벌레들은 달아났습니다. 코뿔소는 가려움에 시달리면서 먹지도 못해 기운이 빠졌고, 코뿔소는 눈물을 흘리며 할미새 생각을 했습니다. 멀리서 울고 있는 코뿔소를 지켜보고 있던 할미새는 마음이 아팠고, 할미새는 코뿔소에게 다가가 진드기를 잡아 주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아이고, 가려워!” 코뿔소가 갑자기 고함을 질러 댔어요. 온몸이 가려워 참을 수가 없었거든요. 코뿔소는 흙먼지를 날리며 쿵쾅쿵쾅 뛰었어요. 나무를 쿵쿵 들이받기도 했지요. 그러다 결국 강물로 첨벙 뛰어들었어요. “아이고, 가려워!” 코뿔소가 갑자기 고함을 질러 댔어요. 온몸이 가려워 참을 수가 없었거든요. 코뿔소는 흙먼지를 날리며 쿵쾅쿵쾅 뛰었어요. 나무를 쿵쿵 들이받기도 했지요. 그러다 결국 강물로 첨벙 뛰어들었어요. 코뿔소는 얼굴만 빠끔 내놓고는 한참을 물속에 있었어요. 하지만 몸이 가려운 건 마찬가지였어요. 이번에는 물 밖으로 나와 자갈밭을 뒹굴기 시작했어요. 그것도 잠시, 다시 몸이 근질거렸어요. “아, 나 좀 살려 줘!” 할미새가 코뿔소 머리 위로 날아왔어요. “몸에 있는 진드기만 없애면 괜찮을 거야.” “그게 정말이야?” “그래, 난 진드기를 먹고 사니까 잘 알지.” “그럼 제발 내 몸에 있는 진드기 좀 잡아 줘.” 할미새는 코뿔소 몸에 있는 진드기를 잡기 시작했어요. “휴, 이제 살 것 같아.” 코뿔소는 오랜만에 몸이 편해진 걸 느꼈어요. “코뿔소야, 덕분에 잘 먹었어. 고마워.” “당연히 고마워해야지!” 코뿔소는 거만한 표정으로 할미새를 바라보았어요. “흥! 넌 고마운 줄도 모르는 녀석이구나.” 할미새는 기분이 상해 쌩하고 날아갔어요. “쳇, 진드기를 배불리 먹었으면 그만이지.” 코뿔소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닥에 누웠어요. 그러고는 오랜만에 쿨쿨 단잠에 빠졌지요. 며칠 뒤 코뿔소는 다시 온몸이 간지러워지기 시작했어요. 쿵쾅쿵쾅 정신없이 달리고, 나무를 들이받고, 강물에 뛰어들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아이고, 코뿔소 살려!” 코뿔소는 초원을 돌아다니며 도움을 청했어요. “누가 내 몸에 있는 진드기 좀 잡아 줘.” 하지만 그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어요. 기운이 빠진 코뿔소는 풀밭에 털썩 누웠어요. “어, 무당벌레잖아?” 코뿔소는 무당벌레에게 살며시 다가갔어요. “무당벌레야, 진드기 잡을 수 있니?” “그럼, 우린 진드기 잡는 데 도사인걸?” “그래? 그럼 내 몸에 있는 진드기 좀 잡아 줄래?” “좋아. 우리한테 맡겨!” 무당벌레들은 코뿔소 몸 구석구석을 기어 다녔어요. “으하하하! 아이고, 간지러워.” 코뿔소는 간지럼을 못 참고 몸을 흔들었어요. 무당벌레들이 하나둘 떨어졌지요. “진드기보다 너희들이 기어 다니는 게 더 간지러워!” 코뿔소는 무당벌레들을 밟을 듯이 발을 굴렀어요. 무당벌레들은 깜짝 놀라 모두 달아났어요. 코뿔소는 다시 가려움에 시달렸어요. 오랫동안 먹지도 못해 점점 기운이 빠졌어요. “아, 내가 진드기 때문에 죽는구나.” 코뿔소는 눈물을 뚝뚝 흘렸어요. “할미새가 있었다면 진드기를 다 잡아 줬을 텐데.” 할미새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내가 너무 심했나?’ 코뿔소가 우는 모습을 보자, 할미새는 마음이 아팠어요. “코뿔소야, 내가 다시 진드기 잡아 줄까?” 코뿔소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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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해님반 선생님, 케이크, 생쥐 로봇, 멋쟁이 멋쥐, 경질 대장 강쥐, 별쥐, 선물, 편지, 새침데기 앙쥐, 뚱쥐, 앙쥐, 친구, 뽀쥐, 멋쥐, 똑똑한 똑쥐, 촛불, 해님반 친구들, 까불이 깜쥐, 별, 선생님, 가족, 달님반 선생님, 생일 케이크, 먹보 뚱쥐, 꼬리, 꿈쥐, 꼬마 생쥐, 안경, 강쥐, 꼬마 생쥐들, 옷, 퉁쥐, 똑쥐 | 제목: 선생님 사랑해요
줄거리 요약: 시끄러운 해님반의 꼬마 생쥐들이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쪼르르 뛰어온 까불이 깜쥐가 달님 반 선생님이 우리 선생님께 해님반 선생님 내일 맞지요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며 내일이 우리 선생님 생일이라 말했습니다. 우리 선생님이 내일이네요 하신 것이 생일이 아니면 뭐겠냐며 열 마리 꼬마 생쥐가 선생님을 위해 깜짝 생일 파티를 열기로 했습니다. 유치원 수업이 끝나고 놀이터에 모인 꼬마 생쥐들이 생일 파티를 어떻게 열지 정하기로 했습니다. 경질 대장 강쥐와새침데기 앙쥐가 이건 어떻겠냐 저건 어떻겠냐 시끄럽게 했습니다. 먼저 생일 파티 때 뭘 할지를 정하자며 똑똑한 똑쥐가 좋은 생각이 있는 친구는 꼬리를 들고 말하라고 했습니다. 훌쩍훌쩍 울던 선생님이 정말 고맙지만, 오늘은 선생님 생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가족이 멀리 이사하게 되어 오늘 유치원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말한 선생님이 너희가 준비해 준 이토록 멋진 생일 파티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노래를 부르자고 한 애교 많은 뽀쥐의 꼬리가 번쩍한 뒤, 멋쟁이 멋쥐는 선물을 드리자고 했으며, 먹보 뚱쥐는 케이크에 촛불을 켜자고 했습니다.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노래를 부르면서 선물을 드리는 건 좋은 생각인데, 그럼 어떤 선물을 드리면 좋을지 말해 보자고 했습니다. 멋쟁이 멋쥐가 선생님이 너무 좋다고 하며 새 안경도 진짜 예쁘다 하였고, 앞으로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착한 꿈 쥐 되겠다는 말에 퉁퉁이 퉁쥐가 늦게 일어나는 건 착한 것이 아니라고 했으며, 새침데기 앙쥐가 선생님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는 건 엄마 아빠한테는 비밀이라고 하였고, 똑똑한 똑쥐가 해님반 친구들 모두 선생님을 사랑한다고 하였습니다. 꼬리를 번쩍한 뚱쥐가 먹는 건 어떻냐고 했지만, 뽀쥐는 선생님께 뽀뽀를 쪽 하자 했고, 꼬리를 번쩍 든 멋쥐가 예쁜 옷을 사 드리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 예쁜 별은 어떻겠냐는 별쥐의 말에 퉁쥐가 꼬리를 번쩍 하더니 생쥐 로봇은 어떠냐고 물었고, 꿈쥐는 편지를 쓰자고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던 똑쥐가 생일 케이크가 있으니, 선물은 먹는 거 말고 다른 걸로 하자며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케이크 살 돈밖에 없어서 옷은 무리이고, 생쥐 로봇을 갖고 놀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으신 선생님께는 우리가 별이 되어 드리면 된다고 했습니다. 꿈쥐 말대로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쓰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은데 너희 생각은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케이크에 촛불이 켜지고, 노래가 울려 퍼지자 이게 무슨 일이냐고 놀란 선생님에게 생일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첫눈이 펑펑 내리는 날, 편지 한 통을 받은 해님반의 열 마리 꼬마 생쥐 중 까불이 깜쥐가 큰 소리로 편지를 읽었습니다. 멀리서도 날마다 너희 생각뿐이어서 많이 보고 싶어 하는 선생님이 이 편지를 까불이 깜쥐가 읽고 있을 거라며 모두 건강한지 궁금해했고, 방학하기 전에 만나러 놀러 간다고 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해님반의 꼬마 생쥐들이 시끌시끌, 찍찍. 와글와글, 찍찍. 신 나게 놀고 있어요. 까불이 깜쥐가 쪼르르! 뛰어왔어요. “얘들아! 내일이 우리 선생님 생일이야!” “정말?” “달님반 선생님이 우리 선생님한테 ‘해님반 선생님, 내일 맞지요?’" "하니까 우리 선생님이 ‘네, 내일이네요.’ 하셨어. 생일이 아니면 뭐겠어?” 그래서 열 마리 꼬마 생쥐는 선생님을 위해 깜짝 생일 파티를 열기로 했어요. 유치원 수업이 끝나고. 꼬마 생쥐들은 놀이터에 모였어요. 생일 파티를 어떻게 열지 정해야 하거든요. 경질 대장 강쥐도, 새침데기 앙쥐도, 이건 어때, 찍찍! 저건 어때, 찍찍! 시끌시끌, 와글와글. 그때 똑똑한 똑쥐가 말했어요. “자, 먼저 생일 파티 때 뭘 할지를 정하자. 좋은 생각이 있는 친구는 꼬리를 들고 말해 봐.” 선생님은 훌쩍훌쩍 울며 말했어요. "얘들아, 정말 고맙구나. 하지만 오늘은 선생님 생일이 아니란다." "선생님은 오늘 유치원을 그만두게 되었어. 가족이 멀리 이사를 가게 되었거든. 너희가 준비해 준 이 멋진 생일 파티는 영원히 잊지 않을게. 얘들아,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애교 많은 뽀쥐가 꼬리를 번쩍! “노래도 불러야지.” 멋쟁이 멋쥐가 꼬리를 번쩍! “선물도 드려야지.” 먹보 뚱쥐가 꼬리를 번쩍! “케이크에 촛불을 켜자.” “모두 모두 좋은 생각이야.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노래를 부르면서 선물을 드리는 거야. 자, 그럼 어떤 선물을 드리면 좋을지 말해 볼까?” 선생님 쪽! 쪽! 쪼~옥! 애교 많은 뽀쥐 선생님 너무 좋아요. 그리고 선생님의 새 안경 진짜 예뻐요! 멋쟁이 멋쥐 선생님, 다음 생일에는 꼭 별을 따 드릴게요, 꼭이요! 반짝반짝 별쥐 앞으로도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착한 꿈쥐 될게요. 꾸벅꾸벅 꿈쥐 쳇! 늦게 일어나는 게 어떻게 착하냐? 선생님께 한 말 아님. 퉁퉁이 퉁쥐 선생님 너무 예뻐요! 저 이제 안 까불 거예요. 까불이 깜쥐 깜쥐가 너무 까불어서 신경질 나요! 하지만 선생님을 보면, 우헤헤. 신경질 대장 강쥐 선생님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요! 쉿, 엄마 아빠한테는 비밀이에요. 새침데기 앙쥐 생일 축하해요. 해님반 친구들 모두 선생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죠? 똑똑한 똑쥐 과자보다 사탕보다 선생님이 더 좋아요! 그리고 케이크 조금만 남겨 주세요. 먹보 뚱쥐 다시 뚱쥐가 꼬리를 번쩍! “먹는 거 어때? 먹는 거!” 뽀쥐가 꼬리를 번쩍! “선생님께 뽀뽀를 쪽!” 멋쥐가 꼬리를 번쩍! “예쁜 옷을 사 드리자!” 별쥐가 꼬리를 번쩍! “예쁜 별은 어떨까?” 퉁쥐가 꼬리를 번쩍! “으라차차, 생쥐 로봇은?” 꿈쥐가 꼬리를 번쩍! “편지를 쓸까?” 똑쥐는 곰곰이 생각했어요. “생일 케이크가 있으니까, 선물은 먹는 거 말고 다른 걸로 하자. 뽀뽀도 좋지만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거면 더 좋겠지?" "옷을 사려면 돈이 드는데 우린 케이크 살 돈밖에 없어. 예쁜 별은. 헤헤, 우리가 별이 되어 드리면 되지. 그리고 선생님은 생쥐 로봇을 갖고 놀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으셔." "내 생각에는 꿈쥐 말대로 편지를 쓰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 모두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거야. 너희 생각은 어때?” 다음 날 아침. 케이크에 촛불이 켜지고, 노래가 울려 퍼졌어요. “어머, 얘들아! 이게 무슨 일이니?” “선생님! 생일 축하해요!” “이건 선물이에요!” 선생님! 생일 축하해요! 첫눈이 펑펑 내리는 날. 해님반의 열 마리 꼬마 생쥐는 편지 한 통을 받았어요. 까불이 깜쥐가 큰 소리로 편지를 읽었어요. 해님반 친구들에게 안녕? 그동안 잘 있었니? 지금 이 편지는 아마도 까불이 깜쥐가 읽고 있겠지? 강쥐, 앙쥐, 똑쥐, 뚱쥐, 모두 건강하지? 아침마다 뽀뽀해 주던 우리 뽀쥐, 멋쟁이 멋쥐와 별쥐도 잘 있고? 꿈쥐는 요즘도 지각하는지 궁금하구나. 퉁쥐랑은 싸우지 말고. 선생님은 멀리서도 날마다 너희 생각뿐이란다. 다들 많이 보고 싶구나. 방학하기 전에 너희를 만나러 놀러 갈게. 12월 3일 선생님이 덧붙이는 말. 오늘이 바로 선생님의 진짜 생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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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모자이크, 새, 건축가, 총감독, 아버지, 하느님, 신도, 마술사, 토다, 동생, 신부, 형, 아이, 당신, 친구, 어머니, 아빠, 신사, 스승, 교수, 자신, 가족, 리베라, 타일, 학생, 건축학과 교수, 구엘, 조수, 천재, 아가, 대장장이, 가우디, 청년, 사장, 동물, 의사, 엄마, 굴뚝, 후원자, 사람 | 제목: 가우디
줄거리 요약: 아이는 편안한 얼굴로 사랑하는 가족이 사는 아름다운 집을 짓는 꿈을 꾸면서 잠이 들었는데 이 아이가 바로 천재 건축가라고 불리는 가우디이다. 대장장이인 아버지는 가우디가 대장간에서 지내는 것을 좋아하고 커서 아빠처럼 대장장이가 된다고 하자 대장간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고 너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더 큰 꿈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가우디는 몸이 아파서 학교에 못 가는 날이 많았는데 그럴 때면, 강가나 숲길을 조용히 거닐거나, 여러 동물의 집을 관찰하곤 했다. 가우디는 자연의 신비에 빠져 들었고 동물들은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집을 짓는다고 생각한 가우디는 자연과 어우러진 동물들의 집을 보며 모두 조화롭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가우디에게는 리베라와 토다라는 친구가 있는데 포블레트 유적지에는 멋진 수도원이 있는데 세 아이는 돌을 옮겨 높은 성벽을 쌓고, 납작한 돌로 지붕도 만들었고 그 뒤, 가우디는 건축가의 꿈을 꾸게 되었답니다. 청년이 된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건축 대학에 입학했고 스스로 학비를 벌어 가며 공부해야 했고 교수의 조수로도 일하고, 장식품을 만드는 작업장에서도 일을 했다. 형은 의사가 되어 약한 동생을 보살펴 주고 싶었지만 의사가 되기도 전에 죽고 말았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났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가우디는 큰 슬픔에 빠져 가족과 함께 사는 멋진 집을 짓고 싶었다. 가우디만의 독특한 설계는 교수들을 갸우뚱하게 만들었고 묘지로 들어가는 문을 설계하라고 하면 묘지 앞에서 슬퍼하는 풍경화를 그렸고, 병원 설계도는 병원을 조사하는 일에 더 몰두했다. 교수는 가우디에게 졸업장을 주며 내가 건축가 자격증을 천재에게 주는 것인지 정신 나간 사람에게 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을했는데 가우디는 상관하지 않았다. 가우디에게 아무도 건물 설계를 맡기지 않았기 때문에 책상이나 가로등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고 어느 날, 가우디는 파리에서 열리는 만국 박람회에 쓸 진열장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나무와 유리, 금속으로 아름다운 장식장을 만들어 보냈다. 가우디는 자연을 닮은 집을 짓기 위해 기둥 하나, 타일 하나도 깊이 고민해서 마침내 타일로 만든 집 카사 비센스가 완성되었고 사람들은 신비스러운 집을 보고 크게 감탄했답니다. 가우디는 서른한 살 되던 해에 성가족성당을 짓는 총감독이 되었고 그는 건축 계획과 장식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신부들은 가우디의 열정과 집념에 크게 감동했다. 구엘은 가우디에게 공원을 지어 달라고 부탁했고 가우디는 산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 구불구불한 산책로를 만들었고 반쯤 기울어진 독특한 모양의 돌기둥,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분수도 만들었다. 타일이 도착하자마자 바닥에 던져 산산조각을 내 사람들은 놀라고 깨진 타일 조각이 아기자기한 모자이크가 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카사밀라를 본 사람들이 가우디에게 집을 왜 이렇게 구불구불하게 지은거냐고 묻자 가우디는 멀리 있는 산을 바라보며 이 집이 저기 보이는 산과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한 것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가우디는 가족을 위한 집을 짓고 싶었는데 정작 가우디에게는 함께 살 가족이 없었고 어릴 적 꿈을 심어 주었던 아버지와 40년을 함께한 구엘마저 세상을 떠났다. 어느날 가우디는 저녁 기도를 하러 길을 나섰는데 지나가는 전차를 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었고 수십 년간 열정을 바친 성가족성당 지하에 묻혔고 지금도 성가족성당은 가우디의 설계에 따라 지어지고 있다. 가우디는 이렇게 독특한 작품들을 남겼지만, 그 시대의 유명한 건축 양식을 따르거나 어느 유명한 교수에게 배운 것은 아니었고 가우디의 스승은 바로 자연이었다. 구엘 공원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고 카사밀라는 직선이 하나도 없는 집이고 카사 바트로는 난간과 기둥이 꼭 사람의 뼈 모양처럼 생겨, 해골집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엄마, 너무 아파요.” 아이가 가쁜 숨을 내쉬었어요. “아가야, 괜찮아질 거야. 더 아플 때도 잘 견뎌 왔잖아. 네가 꿈을 이룰 때까지 하느님이 지켜 주실 거야.” 엄마가 아이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어요. “꿈을 이룬다고요?” 엄마는 아이의 빛나는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러자 아이는 편안한 얼굴로 잠이 들었어요. 사랑하는 가족이 사는 아름다운 집을 짓는 꿈을 꾸면서 말이에요. 그 아이가 바로 천재 건축가라고 불리는 가우디예요. 가우디의 아버지는 대장장이였어요. 가우디는 아버지의 대장간에서 지내는 것을 좋아했어요. 평평한 동판이 반짝이는 그릇으로 변하는 것은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아빠는 꼭 마술사 같아요. 나도 커서 아빠처럼 대장장이가 될래요.” 아버지는 가우디를 번쩍 들어 올려 창 쪽으로 다가갔어요. 창밖으로 긴 강이 펼쳐져 있었지요. “이 대장간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란다. 너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더 큰 꿈을 펼쳐야지.” 가우디는 몸이 아파서 학교에 못 가는 날이 많았어요. 그럴 때면, 강가나 숲길을 조용히 거닐거나, 여러 동물의 집을 관찰하곤 했어요. “달팽이집은 참 재미있게 생겼어. 빙글빙글 도는 팽이 같아. 거미집은 촘촘한 그물 모양이고, 새들은 나뭇가지를 엮어 집을 짓는구나. 이야, 벌집은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 가우디는 눈을 반짝이며 자연의 신비에 빠져 들었어요. “동물들은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집을 짓는구나!” 가우디는 자연과 어우러진 동물들의 집을 보며 모두 조화롭고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가우디에게는 리베라와 토다라는 친구가 있었어요. 가우디와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이었지요. “우리 포블레트 유적지에 가 볼까?” 포블레트 유적지에는 아주 멋진 수도원이 있었어요. 하지만 전쟁과 도굴로 많이 망가져 있었지요. “우리가 이곳에 다시 수도원을 세우는 거야!” 가우디의 말에 리베라와 토다는 신이 났어요. 세 아이는 돌을 옮겨 높은 성벽을 쌓고, 납작한 돌로 지붕도 만들었어요. 그 뒤, 가우디는 건축가의 꿈을 꾸게 되었답니다. 청년이 된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건축 대학에 입학했어요. 아버지가 땅을 팔아 입학금은 마련해 주었지만, 스스로 학비를 벌어 가며 공부해야 했어요. 건축학과 교수의 조수로도 일하고, 장식품을 만드는 작업장에서도 일을 했지요. 그러면서도 틈날 때마다 책을 읽었어요. 책을 읽다가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그것을 책 여백에 적어 놓곤 했답니다. 한날도 책을 읽다가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데, 친구가 오더니 버럭 화를 냈어요. “가우디! 내 책에 낙서를 하면 어떡해!” 책 내용에 깊이 빠져 있다가, 친구한테 빌려 온 책인 것을 깜박 잊은 거예요. “가우디, 몸도 약한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일하느라 지쳤을 텐데 책 속에 파묻혀 있으니.” 의과 대학에 다니는 형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어요. 형은 얼른 의사가 되어 약한 동생을 보살펴 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의사가 되기도 전에 형은 죽고 말았어요. 그 충격으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났지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가우디는 큰 슬픔에 빠졌어요. “가족과 함께 사는 멋진 집을 짓고 싶었는데.” 하지만 가우디는 슬픔을 이기기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더욱 열심히 일했어요. 가우디는 다른 학생들과 많이 달랐어요. 가우디만의 독특한 설계는 교수들을 갸우뚱하게 만들곤 했지요. 묘지로 들어가는 문을 설계하라고 하면 묘지 앞에서 사람들이 슬퍼하는 풍경화를 그렸고, 병원 설계도를 그리라고 하면 병원 구석구석을 조사하는 일에 더 몰두했어요. 졸업식 날, 교수는 가우디에게 졸업장을 주며 말했어요. “지금 내가 건축가 자격증을 천재에게 주는 것인지 정신 나간 사람에게 주는 것인지 모르겠군.” 하지만 가우디는 상관하지 않았어요. 이제는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마음껏 자신이 꿈꾸는 집을 설계할 수 있으니까요. 가우디는 책상이나 가로등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새내기 건축가인 가우디에게 아무도 건물 설계를 맡기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가우디는 장식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가우디는 파리에서 열리는 만국 박람회에 쓸 진열장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가우디는 나무와 유리, 금속으로 아름다운 장식장을 만들어 보냈지요. 그런데 며칠 뒤, 작업장으로 한 신사가 찾아왔어요. “만국 박람회에서 당신이 만든 장식장을 보았습니다. 너무 아름답더군요!” 그 신사가 바로 가우디의 영원한 벗이자 후원자가 된 구엘이랍니다. 드디어 가우디가 처음으로 집을 짓게 되었어요. 타일 공장 사장의 집이었지요. 가우디는 기뻐하며 집터로 달려갔어요. 노란 금잔화와 커다란 야자수가 있는 아름다운 집터였어요. 가우디는 자연을 닮은 집을 짓기 위해 기둥 하나, 타일 하나도 깊이 고민했어요. 마침내 타일로 만든 집 ‘카사 비센스’가 완성되었어요. 꽃무늬가 들어간 타일과 짙은 황토 빛깔의 돌, 이파리를 본떠 만든 대문, 카네이션 모양이 새겨진 돌담 등 집 안 곳곳에서 자연의 멋이 풍겼어요. 사람들은 신비스러운 집을 보고 크게 감탄했답니다. 가우디는 서른한 살 되던 해에 ‘성가족성당’을 짓는 총감독이 되었어요. 가우디는 신부들에게 말했어요. “성당은 하느님이 머무는 곳이며, 신도들이 기도하는 곳입니다. 저는 모든 이의 꿈과 소망을 담은 성스러운 예술 작품을 지을 것입니다.” 가우디는 건축 계획과 장식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주었어요. 신부들은 가우디의 열정과 집념에 크게 감동했어요. 하지만 성가족성당을 짓는 일은 생각만큼 빨리 진행되지 않았어요. 워낙 큰돈이 들어서 순조롭지 않았던 거예요. 구엘은 가우디의 실력을 아주 높이 샀어요. 그래서 가우디에게 공원을 지어 달라고 부탁했지요. 가우디는 산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 구불구불한 산책로를 만들었어요. 반쯤 기울어진 독특한 모양의 돌기둥,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분수도 만들었어요. 가우디는 값비싼 타일도 주문했어요. 그런데 타일이 도착하자마자 바닥에 던져 산산조각을 내 버렸어요. 사람들은 너무 놀라 입이 딱 벌어졌지요. 깨진 타일 조각이 아기자기한 모자이크가 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으니까요. 이렇게 다양한 아름다움을 담고 탄생한 구엘 공원은 지금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카사밀라’ 역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어요. 구불구불한 굴뚝과 모자이크로 뒤덮인 옥상문, 마치 물결이 출렁이는 듯한 천장, 밀가루 반죽으로 빚어 놓은 듯한 앞모습은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건물이었지요. 카사밀라를 본 사람들이 가우디에게 물었어요. “집을 왜 이렇게 구불구불하게 지은 거요?” 가우디는 멀리 있는 산을 바라보며 대답했어요. “다른 뜻은 없소. 이 집이 저기 보이는 산과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한 것밖에.” 가우디는 가족을 위한 집을 짓고 싶었어요.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집을 말이에요. 하지만 정작 가우디에게는 함께 살 가족이 없었어요. 어릴 적 꿈을 심어 주었던 아버지와 40년을 함께한 구엘마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에요. 가우디는 성가족성당을 짓는 일에만 온 힘을 쏟았어요. 중앙 벽을 세우는 데만 10년이 걸렸고, 벽면도 모형 조각을 수없이 만들어 본 뒤에야 채워졌지요. 가우디는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이 죽기 전에 성당을 완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성당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믿었지요. 어느 날 저녁, 가우디는 일을 마친 뒤 저녁 기도를 하러 길을 나섰어요. 그때, 갑자기 지나가는 전차를 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고 말았어요. 바르셀로나 사람들은 큰 슬픔에 잠겼어요. 가우디는 수십 년간 열정을 바친 성가족성당 지하에 묻혔어요. 지금도 성가족성당은 가우디의 설계에 따라 지어지고 있어요. 많은 사람이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성가족성당과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려고 바르셀로나를 찾고 있어요. 가우디는 자연을 닮은 그의 수많은 건축물과 함께 오래도록 사람들의 마음속에 머무를 거예요. 에스파냐 바르셀로나에 가면 가우디의 아름답고 독특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요. 찰흙을 주물러 놓은 듯한 건물이며, 자연과 아주 잘 어울리는 아담한 공원, 하늘로 치솟은 성당의 웅장한 모습은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강한 인상을 남긴답니다. 가우디는 이렇게 독특한 작품들을 남겼지만, 그 시대의 유명한 건축 양식을 따르거나 어느 유명한 교수에게 배운 것은 아니었어요. 가우디의 스승은 바로 자연이었어요. 어린 시절, 몸이 무척 약했던 가우디는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기보다 집 주변의 자연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하늘, 구름, 들판, 강물, 산, 돌, 동물 들이 그의 건축물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랍니다. 유네스코가 가우디의 작품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이유도 작품 속에 자연과의 조화가 잘 드러나 있기 때문이에요. ‘구엘 공원’은 마치 자연이 빚어 놓은 조각처럼 느껴져요. 돌들을 기묘하게 쌓아 올린 기둥은 흘러내린 종유석처럼 보이고, 길고 구불구불한 의자에는 알록달록한 타일 조각이 채워져 있어 마치 거대한 파충류를 보는것 같지요. 또한 아치 모양의 산책로와 갖가지 나무와 꽃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구엘 공원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랍니다. ‘카사밀라’는 직선이 하나도 없는 집이에요. 물결이 출렁이는 듯한 곡선이 구석구석을 장식하고 있어요. 동굴 입구처럼 생긴 출입구, 꽃줄기를 떠올리게 하는 난간도 매우 특이하지요. 이 집은 멀리 보이는 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을 주어 대자연의 힘을 느끼게 한답니다. ‘카사 바트로’는 난간과 기둥이 꼭 사람의 뼈 모양처럼 생겨, ‘해골집’이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건물의 앞부분은 일렁이는 파도처럼 보이는데, 그 위를 덮은 색유리 조각과 타일은 햇빛을 받으면 무지개 빛으로 빛나고, 지붕은 마치 비늘을 연상시킨답니다. ‘구엘 궁전’은 가우디가 자신의 절친한 친구였던 구엘을 위해 지은 집이에요. 주변 건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대들보가 없는 넓은 홀과 벽돌과 타일 조각으로 채워진 열여덟 개의 굴뚝은 이 집을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성가족성당’은 아직 다 지어지지 않은 건축물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은 ‘마치 성당이 살아서 움직일 것 같다’라고 말해요.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솟은 네 개의 탑은 날카롭다기보다는 하늘을 어루만지는 듯한 부드러움과 장엄함을 함께 선물하지요. 가우디는 ‘독창적이라는 것은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믿었어요. 그의 믿음처럼 그의 건축물들은 자연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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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왕비, 귀족, 논밭, 아주 값진 보물, 눈, 신라, 학자, 대신들, 어머니, 선화 공주님, 입, 서해 용궁의 왕자, 집, 친구들, 서동, 멋있는 청년, 백제 왕, 법왕, 혜왕, 귀, 백제 무왕, 선화공주, 머리, 아바마마, 저 사람, 백제 청년, 너, 몸, 두 손, 사람들, 공주, 산적들, 최고 귀족 가문 아드님, 마을 사람들, 사내아이, 우리, 나, 황금 덩어리, 이 사람, 백성들, 옷, 손가락, 마, 마를 캐는 아이, 황금, 진평왕, 아내, 코, 백성, 산적, 서방님, 보통 아이, 잘생긴 청년, 가난한 사람들, 연보랏빛 안개, 아저씨, 하급 귀족, 고개, 얼굴, 선화 공주, 청년, 훤칠하게 잘생긴 청년, 바보, 온달, 여인, 서동이, 언니들, 아버지, 미인, 논, 아이, 장사꾼들, 백제의 왕, 왕, 남자, 마을 남자들, 남편, 공주님, 돌, 서동의 어머니, 아이들, 밭, 두 사람 | 제목: 무왕
줄거리 요약: 백제의 한 마을에 남편이 일찍 죽어 마을 남자들이 청혼을 했지만, 연못가 근처 작은 집에서 조용히 혼자 사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는데, 하루는 놀란 여인은 물속으로 몸을 숨기고 화를 내자 청년은 다정하게 웃으며 그녀의 모습이 아름다워서 자기도 모르게 보고 있었다며 사과했고, 여인은 연못을 빠져나와 옷을 걸쳤는데 청년은 온데간데없어서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며칠 후 여인은 방에서 청년을 생각하며 정성 어린 손길로 수를 놓고 있었는데, 지난번의 그 청년이 나타나 그녀에게 다가와 속삭이길 며칠 전 연못에서 처음 본 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했고 자기도 줄곧 그를 생각했다고 하자, 그는 그녀를 끌어안았는데 그의 몸에서는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은은한 향기가 났고 둘의 사랑은 깊어져 가서 그녀는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날도 여인의 집으로 찾아온 청년은 호기심 때문에 세상을 구경하러 나온 서해 용궁의 왕자라고 자기 정체를 밝혔는데, 그녀와 사랑에 빠져 그녀를 몰래 만나던 것을 아버지에게 들켰고, 화가 난 아버지가 그녀와 아이를 모두 죽이겠다는 걸 막기 위해 더 이상 그녀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고백하여 여인은 숨죽여 울기만 했다. 청년은 여인을 달래며 태어날 아이는 언젠가 이 나라의 왕이 될 것이라고 했고, 몇 달 후 여인은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아이의 눈, 코, 입, 귀, 심지어는 손가락까지 청년을 꼭 닮아서 놀랐으며 그의 말이 생각나 아이에게 이름도 지어주지 않고 천하게 키웠습니다. 아이는 마를 캐다 팔아먹을 것을 마련하고 어머니를 정성껏 모셨고, 마을 사람들은 아이를 불쌍하게 여겨 마를 캐는 아이라는 뜻인 서동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하루는 청년이 된 서동이 골짜기로 마를 캐러 갔다가 빛나는 예쁜 돌을 발견해 주머니에 담고 집 한 채를 지을 만큼 돌이 모일 때까지 어머니께 비밀로 하기로 했습니다. 서동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는데, 얼굴도 잘생기고 품성이 착했지만 가난해 아무도 그와 혼인하려 하지 않아 그는 외로워졌고, 하루는 그가 시장 거리에서 밥을 먹다 장사꾼들이 신라의 선화공주가 얼굴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마음씨도 아주 곱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서동의 마음속에는 선화 공주에 대한 생각이 들어차서 그녀를 만나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말을 꺼낼 수는 없었는데, 가난한 백제 청년이 감히 신라의 공주를 사랑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비웃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서동은 선화 공주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서 어머니께 마음을 털어놓았고, 어머니는 그렇게 보고 싶다면 만나 보라며 허락을 했고, 아이가 언젠가는 이 나라의 왕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얼굴도 모르는 적국의 공주를 사랑하게 된 것도 운명이라 생각하고 신라로 떠나도록 허락했다며, 오래전 헤어진 청년을 떠올리며 서동을 지켜달라고 기도를 올렸습니다. 서동은 그녀를 만날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아이들을 불러 모아 놓고 자기가 가르쳐 주는 노래를 날마다 대궐 앞에서 부르라며 가져온 마를 나누어 주었고, 아이들은 재미있어하며 노래를 배웠습니다. 그날부터 신라에는 선화 공주님은 남몰래 시집가서 서동이를 밤에 몰래 안고 간다는 내용의 이상한 노래가 신라 전 지역으로 퍼졌고, 이에 화가 난 진평왕은 공주를 대궐 밖으로 쫓아내라고 말했습니다. 선화 공주를 불쌍히 여긴 왕비와 언니들은 그녀에게 황금 덩어리를 건네주며 왕이 화가 풀릴 때까지만 참으라고 했고, 그녀가 대궐을 나섰는데 사람들이 무심코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려 눈물이 핑 돌아 서동이라는 사람이 누구길래 자기를 이렇게 곤란하게 만든 건지 원망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무리의 산적이 나타나 그녀의 앞을 가로막자, 그녀는 무서웠지만 정신을 차리고 신라의 선화 공주에게 감히 무슨 짓이냐고 외쳤는데, 누군가가 나무 위에서 바람처럼 뛰어 내려와 산적들을 물리쳤고, 놀란 그녀가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가 고개를 들자 잘생긴 청년이 서 있었습니다. 선화 공주가 청년에게 구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자 청년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떨구며 자기가 서동이라며, 공주를 사랑해서 아이들을 시켜 그런 노래를 부르게 했다며 용서해 달라고 했는데, 그가 어떤 귀족보다 잘 생기고 품위가 넘친 데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산적과 싸우기도 해서 선화 공주는 그에게 믿음이 생겼다. 선화공주는 그의 손을 잡고 그를 따라 백제로 갔는데, 서동의 어머니는 그녀를 보자 깜짝 놀라며 서동은 보통 아이가 아니었다고 생각했고, 선화 공주는 어머니와 언니들이 챙겨준 황금 덩어리를 꺼내 서동에게 주며 그것을 팔면 집을 짓고 논과 밭도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서동은 놀라며 자기가 똑같이 생긴 돌을 주워 숲속 동굴에 쌓아 두었다고 말했습니다. 서동에 대한 소문이 백제 전 지역에 퍼졌으며 몇 년 후 백제 왕이 갑작스레 병으로 죽자, 대신들은 누구를 왕으로 모실까 고민하다가, 서동을 왕으로 모신다면 백성이 좋아할 것으로 생각해서 그는 백제 무왕이 되었고, 무왕은 백성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가난하고 약한 사람을 보호하며 어진 정치를 편 훌륭한 왕이 되었습니다. 서동과 온달을 비교해 보면 두 사람 다 낮은 신분이지만 공주를 아내로 맞았고, 아내의 도움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며, 온달이 바보가 아닌 하급 귀족이었고, 서동 역시 가난한 마 장수가 아니라 낮은 귀족 출신이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백제의 한 마을에 아름다운 여인이 살았어요. 남편이 일찍 죽어 혼자 사는 여인에게 마을 남자들은 청혼을 했지요. 하지만 여인은 연못가 근처 작은 집에서 조용히 혼자 살았답니다. 하루는 연못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고개를 돌려보니 연못가에서 잘생긴 청년이 자기를 보고 빙그레 웃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놀란 여인은 급히 물속으로 몸을 숨겼지요. “이게 무슨 무례한 짓이에요?” 화를 내는 여인에게 청년은 다정하게 웃으며 사과했어요. “미안합니다. 그대의 모습이 아름다워 저도 모르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여인은 얼른 연못을 빠져나와 옷을 걸쳤어요. 연못에는 연보랏빛 안개만 자욱히 끼어 있고 청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지요. 여인은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어요. 며칠 후 여인은 방에서 수를 놓고 있었어요. 빙그레 웃던 청년의 모습을 생각하며 한 땀 한 땀 정성 어린 손길로 수를 놓았지요. 찰랑찰랑. 문밖에서 물소리가 들려 여인은 밖을 내다보았어요. 그때 연못 가운데서 연보랏빛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지난번에 보았던 그 청년이 나타나는 게 아니겠어요! 청년은 여인에게 다가와 다정하게 속삭였어요. “며칠 전 연못에서 당신을 처음 본 후 잊을 수가 없었답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여인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어요. “사실은 저도 줄곧 당신을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청년은 여인을 꼭 끌어안았어요. 청년의 몸에서는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은은한 향기가 났어요. 둘의 사랑은 깊어갔고 어느덧 여인은 임신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날도 여인의 집으로 청년이 찾아왔어요. 유난히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있던 청년이 말했어요. “사실 나는 서해 용궁의 왕자요. 저 연못은 서해로 통하는 길이라오. 호기심이 많은 나는 세상 구경을 하려고 연못을 통해서 밖으로 나왔다가 우연히 그대를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소. 그래서 몰래 그대를 만나왔는데 얼마 전 이 사실을 아신 아버지께서 화를 내며 당신과 우리의 아이를 죽이겠다고 하셨소.” 여인은 깜짝 놀라 두 손으로 자기 배를 꼭 감싸 안았어요. 그런 여인의 모습이 애처로워 청년은 마음이 아팠지요. “아버지께서는 내가 당신을 더 이상 만나지 않는다면 당신과 아이는 살려주겠다고 하셨소.” 여인은 숨죽여 울기만 할 뿐이었어요. 청년은 여인을 달래며 말을 이었어요. “곧 태어날 아이는 지혜롭고 재주가 많을 것이오. 하지만 아이의 재능이 일찍 알려지면 사람들이 해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오. 언젠가 그 아이가 이 나라의 왕이 될 것이오.” 말을 마친 청년은 여인이 말할 틈도 없이 사라져 버렸어요. 몇 달 후 여인은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았어요. 아이를 본 여인은 깜짝 놀랐지요. 아이의 눈, 코, 입, 귀, 심지어는 손가락까지 청년을 꼭 닮았기 때문이에요. 여인은 청년의 말이 생각나 일부러 아이에게 이름도 지어주지 않고 천하게 키웠지요. 아이는 마를 캐다 팔아먹을 것을 마련하고 어머니를 정성껏 모셨어요. 마을 사람들은 이름도 없는 아이를 불쌍하게 여겨 서동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서동이란 ‘마를 캐는 아이’라는 뜻이랍니다. 어느새 서동은 청년이 되었어요. 하루는 서동이 깊은 골짜기로 마를 캐러 갔다가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 돌을 발견했어요. 서동은 얼른 그, 돌들을 주워 주머니에 담았지요.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니 아름다운 돌들이 여기저기서 빛나고 있었어요. “야, 여기 예쁜 돌들이 많구나. 이것들을 모아 새집을 지어 어머니를 편하게 모셔야지.” 서동은 집 한 채를 지을 만큼 돌이 모일 때까지 어머니께는 비밀로 하기로 했어요. 이제 서동도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무도 서동과 혼인하려 하지 않았어요. 얼굴도 잘생기고 품성이 착하기는 했지만, 집이 너무 가난했기 때문이에요. 서동은 조금씩 외로워졌어요. 제 또래 친구들이 하나둘 혼인을 하여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허전해졌어요. 하루는 서동이 시장 거리에서 밥을 먹다가 우연히 장사꾼들이 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어요. “신라의 선화공주가 그렇게 미인이라며?” “얼굴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마음씨도 아주 곱대.” 장사꾼들의 이야기를 들은 서동의 마음속에는 어느새 선화 공주에 대한 생각이 꽉 들어찼어요. ‘선화 공주님은 얼마나 예쁘게 생겼을까? 아, 한 번만이라도 만나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서동은 선화 공주를 만나고 싶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말을 꺼낼 수는 없었어요. 가난한 백제 청년이 감히 신라의 공주를 사랑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비웃을 게 뻔했거든요. 하지만 서동은 선화 공주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어요. 결국 서동은 어머니께 자기의 마음을 털어놓았어요.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며 화를 낼 줄 알았던 어머니는 뜻밖에도 선선히 허락을 했어요. “네가 그렇게 보고 싶다면 한번 선화 공주를 만나 보렴.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란다.” 서동을 배웅하는 어머니는 오래전 헤어진 청년을 떠올리며 기도를 올렸어요. “그때 당신은 우리 아이가 언젠가는 이 나라의 왕이 될 것이라고 하셨지요. 서동이 얼굴도 모르는 적국의 공주를 사랑하게 된 것도 운명이라 생각하고 신라로 떠나도록 허락했답니다. 부디 서동을 지켜주세요.” 드디어 서동은 신라에 도착했어요. 신라에서도 선화 공주에 대한 소문은 자자했지요. “어떤 분이 선화 공주님과 혼인하실까?” “당연히 신라 최고 귀족 가문 아드님 아니겠어?” “아니야. 중국 당나라에서 왕비로 모셔갈 수도 있다던 걸.” 서동은 어떻게 해야 선화 공주를 만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때 서동의 머리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서동은 아이들을 불러 모아 놓고, 가져온 마를 나누어 주었지요. “자, 이건 아저씨가 그냥 주는 거야. 대신 내가 가르쳐 주는 노래를 날마다 대궐 앞에서 불러야 해.” 아이들은 재미있어하며 서동에게 노래를 배웠어요. 그날부터 신라에는 이상한 노래가 떠돌기 시작했어요. ‘선화 공주님은 남몰래 시집가서, 서동이를 밤에 몰래 안고 간다네.’ 아이들 몇 명이 대궐 앞에서 부르던 노래가 이 사람 저 사람의 입으로 퍼지더니 신라 전 지역으로 퍼졌답니다. 결국 진평왕도 그 노래를 듣게 되었어요. “무엇이라고? 선화 공주가 밤마다 서동이라는 남자를 안고 간다고?” 화가 난 진평왕은 선화 공주를 불러 야단을 쳤어요. 영문을 모르는 선화 공주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요. “아바마마, 맹세컨대 저는 한 번도 그런 짓을 한 적이 없습니다. 제 말을 믿어주세요!” 하지만 진평왕은 선화 공주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어요. “시끄럽다! 당장 공주를 대궐 밖으로 쫓아내거라.” 선화 공주를 불쌍히 여긴 왕비와 언니들은 선화 공주에게 황금 덩어리를 건네주며 말했어요. “아바마마께서 화가 풀리시면 너를 다시 대궐로 불러들이실 거야. 그때까지만 참으렴.” 왕비는 선화 공주를 깊은 산속에 있는 절에 보내기로 했어요. “그곳은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곳이다. 잠시 숨어있다가 내가 연락을 하면 다시 돌아오너라.” 선화 공주는 눈물을 흘리며 대궐을 나섰어요. 대궐 밖에서는 사람들이 무심코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려왔어요. ‘선화 공주님은 남몰래 시집가서, 서동이를 밤에 몰래 안고 간다네.’ 선화 공주는 눈물이 핑 돌았어요. ‘도대체 서동이라는 사람은 누구길래 나를 이렇게 곤란하게 만든 걸까? 그 사람이 정말 원망스럽구나.’ 대궐을 떠난 선화 공주는 으슥한 산길로 접어들었어요. 그때 한 무리의 산적이 나타나 선화 공주 앞을 가로막았지요. “꼼짝 마라!” “흐흐흐, 살고 싶으면 가지고 있는 걸 다 내놓아라!” 선화 공주는 무서웠지만 정신을 차리고 외쳤어요. “나는 신라의 선화 공주다. 감히 이게 무슨 짓이냐!” 산적들은 배를 잡고 웃었어요. “그런 거짓말에 속을 줄 알아? 그럼 나는 백제의 왕이다.” 그때 누군가가 나무 위에서 바람처럼 뛰어 내려오더니 산적들을 물리쳤어요. “어이쿠, 이놈은 뭐냐?” 산적들은 깜짝 놀라 모두 달아났지요. 선화 공주는 놀라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어요. “공주님, 괜찮으십니까? 많이 놀라셨지요?” 선화 공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어요. 거기에는 훤칠하게 잘생긴 청년이 서 있었어요. 정신을 차린 선화 공주는 청년에게 인사했어요. “누구신지 모르지만, 저를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청년이 선화 공주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떨구는 게 아니겠어요? “공주마마!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바로 서동이옵니다. 공주님을 사랑한 나머지 아이들을 시켜 그런 노래를 부르게 했습니다.” 선화 공주는 깜짝 놀랐어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선화 공주는 서동이라는 사람을 몹시 원망하였지요. 그런데 눈앞에 서 있는 멋있는 청년이 서동이라니 믿을 수가 없었어요. 서동은 지금까지 선화 공주가 보아왔던 어떤 귀족보다 잘 생기고 품위가 넘쳤어요. 게다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산적과 싸우기도 했지요. 선화 공주는 조금씩 서동에게 믿음이 생겼어요. 서동이 정중하게 이야기했어요. “저와 혼인해 주신다면 평생 공주님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공주님께서 저의 부탁을 거절하셔도 공주님이 가시는 곳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그래. 어쩌면 이분이야말로 하늘이 정해 준 인연인지도 몰라.’ 선화 공주는 수줍게 말했어요. “아닙니다. 서동님을 믿고 따라가겠습니다.” 선화 공주는 살며시 미소 지으며 서동의 손을 잡았어요. 그러고는 서동을 따라 백제로 갔어요. 서동의 어머니는 선화 공주를 보자 깜짝 놀랐어요. ‘과연 그분의 말씀대로 서동은 보통 아이가 아니구나.’ 선화 공주는 대궐을 나올 때 어머니와 언니들이 챙겨준 황금 덩어리를 꺼내 서동에게 주며 말했어요. “이것은 아주 값진 보물입니다. 이것을 팔면 집을 짓고 논과 밭도 살 수 있답니다.” 황금 덩어리를 본 서동은 깜짝 놀라며 말했어요. “이게 값진 보물이라고요? 나는 이것과 똑같이 생긴 돌을 잔뜩 주워 숲속 동굴에 쌓아 두었어요.” 서동은 선화 공주를 데리고 황금을 모아둔 동굴로 갔어요. 동굴 안에 가득 쌓인 황금을 본 선화 공주가 말했어요. “서방님, 이 황금을 팔아 집과 논밭을 사고 나머지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 쓰는 것이 어떨까요?” 욕심 없고 착한 서동은 공주의 말을 따랐어요. 서동과 선화 공주는 황금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어요. 서동에 대한 소문은 백제 전 지역에 퍼졌지요. 몇 년 후 백제 왕이 갑작스레 병으로 죽자, 대신들은 누구를 왕으로 모실까 고민했어요. “서동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재산이 많은 데다 어려운 사람을 많이 도와주어 칭찬이 자자합니다. 서동을 왕으로 모신다면 백성이 좋아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서동은 백제 무왕이 되었어요. 무왕은 가난을 많이 경험해 보아서 백성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지요. 무왕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을 보호하며 어진 정치를 편 훌륭한 왕이 되었답니다. 가난한 마 장수 서동과 고구려의 온달을 비교해 보면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두 사람 다 낮은 신분이지만 공주를 아내로 맞았고, 아내의 도움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니까요. 또한 고구려의 온달이 바보가 아니라 하급 귀족이었다고 보는 것처럼, 백제의 서동 역시 가난한 마 장수가 아니라 낮은 귀족 출신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있지요. 서동이 선화 공주와 결혼했을 무렵, 백제는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계속되는 권력 다툼으로 제28대 혜왕과 제29대 법왕이 각각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죽은 후 왕의 자리가 비어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런 이유로 비록 낮은 귀족 출신이지만 신라 왕실을 처가로 둔 서동이 백제 왕으로 추대받은 것이 아니었나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어려운 시기에 왕이 된 무왕은 왕권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대적인 정복 전쟁을 통해 백제의 땅을 넓혔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의 생활을 보살폈지요. 무왕은 백제의 도읍을 익산으로 옮기려고 했습니다. 도읍에 기반을 둔 귀족의 세력이 강해지면 왕권을 위협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귀족 세력이 자리 잡지 못한 익산으로 가고자 했던 것이지요. 익산으로 도읍을 옮기는 것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렇게 무왕은 혼란스러웠던 백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훌륭한 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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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기독교, 상인들, 돈, 살, 물건, 유대교, 배, 샤일록, 유대 사람, 피, 사람들, 재판관, 상인, 친구, 어깨, 눈물, 젊은 법학자, 포시아, 안토니오, 사람, 칼, 베사니오, 청년, 옷, 재산 | 제목: 샤일록의 눈물
줄거리 요약: 베니스에 배를 타고 다니면서 이곳저곳에 물건을 파는 안토니오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친구 베사니오가 한숨을 내쉬며 안토니오를 찾아와서는 첫눈에 반한 아가씨에게 청혼을 하려는데 청혼할 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안토니오는 친구를 돕고 싶었고, 자신의 배들이 모두 바다에 있어서 지금은 가진 돈이 없으니 대신 샤일록에게 돈을 빌려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샤일록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주고 터무니없이 비싼 이자를 받았고 돈을 갚지 못하면 아주 못살게 굴었기 때문에 안토니오는 그를 굉장히 싫어했지만, 친구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며 두 사람은 샤일록을 찾아갔습니다. 종종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무시했던 안토니오가 찾아오자 샤일록은 깜짝 놀랐지만 샤일록은 시치미를 뚝 떼고 무슨 일로 찾아왔는지 물었습니다. 샤일록은 돈을 빌려 주는 대신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지 못하면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주라고 말했고, 베사니오는 그건 목숨을 달라는 거나 다름없다며 말렸지만 안토니오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베사니오는 안토니오의 도움으로 포시아를 만나 곧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지만 베니스에서 안토니오의 배가 바다에 가라앉았다는 소식을 들고는 안토니오가 걱정되었습니다. 베사니오가 고민 끝에 그동안의 일을 포시아에게 모두 말하자, 그녀는 그에게 돈을 주면서 어서 베니스로 가서 친구를 구하라고 말했고 베사니오는 서둘러 베니스로 떠났습니다. 한동안 생각에 잠겼던 포시아는 옷을 갈아입고는 베사니오의 뒤를 따라 베니스로 향했습니다. 베사니오는 베니스에 도착하자마자 재판소로 달려가 샤일록에게 돈을 내밀며 돈의 배로 갚겠다고 말했지만 샤일록은 그 돈은 필요 없고 약속한 대로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만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재판관도 안타까운 듯 그냥 저 돈을 받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지만, 샤일록은 끝까지 마음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결국 재판관은 할 수 없이 샤일록에게 약속대로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베어 가라는 판결을 내렸고 샤일록이 칼을 빼어 들자, 한 젊은 법학자가 나타나서는 약속에 없는 안토니오의 피는 단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된다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어떻게 피를 흘리지 않고 살을 베라는 거냐며 샤일록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고 그럼 살을 베겠다는 약속은 올바르다고 생각하냐는 재판관의 물음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베사니오는 기쁜 소식을 전하러 집으로 달려갔는데 알고 보니 젊은 법학자는 바로 포시아였고 한편 안토니오의 배는 무사히 항구에 도착했으며 힘든 일들이 잘 해결되자 모두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안토니오를 해치려던 샤일록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화가 난 안토니오는 재판관에게 이 나쁜 유대 사람에게 더 무거운 벌을 내려 달라고 말했습니다. 샤일록이 눈물을 흘리며 재판관에게 자기가 이렇게 된 것은 바로 안토니오 때문이라고 말했고, 그의 이야기는 그가 장사를 하기 위해 먼 나라에서 베니스로 건너와 작은 가게를 열었던 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샤일록이 성실히 일한 덕분에 가게는 금세 커졌고, 어느 날 한 베니스의 상인이 그에게 많은 양의 물건을 준비해 달라고 했고 그는 상인의 말만 믿고 전 재산을 털어 물건을 준비했습니다. 그 상인은 다른 곳에서 물건을 샀고 큰 손해를 보게 된 샤일록은 정의로운 안토니오라면 분명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 줄 거라고 생각하며 그를 찾아갔습니다. 샤일록은 안토니오에게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했지만, 그는 베니스 사람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으며 당신 같은 유대 사람의 말은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며 샤일록을 내쫓았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샤일록은 베니스의 상인들과 안토니오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하고는 다시 악착같이 돈을 모았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베니스에 안토니오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어요. 안토니오는 배를 타고 다니면서 이곳저곳에 물건을 파는 상인이었지요. 안토니오는 용감하고 정의로워서 베니스 사람들이 모두 좋아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안토니오의 친구 베사니오가 한숨을 푹 내쉬며 찾아왔어요. "첫눈에 반한 아가씨에게 청혼을 하려는데 청혼할 돈이 없다네." 안토니오는 친구를 돕고 싶었어요. "내 배들이 모두 바다에 있어서 지금은 내가 가진 돈이 없네. 대신 샤일록에게 돈을 빌려 보겠네." "아니, 그 고약한 유대 나라 사람에게?" 베사니오는 깜짝 놀랐어요. 안토니오는 샤일록을 굉장히 싫어했거든요. 샤일록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터무니없이 비싼 이자를 받았어요. 그리고 돈을 갚지 못하면 아주 못살게 굴었지요. 하지만 안토니오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어요. "자네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나는 상관없네." 그래서 두 친구는 샤일록을 찾아가게 되었지요.
안토니오가 찾아오자, 샤일록은 깜짝 놀랐어요. 안토니오는 종종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샤일록을 무시했거든요. '안토니오, 이 기회에 골탕 좀 먹어 봐라.' 샤일록은 시치미를 뚝 떼고 물었어요. "무슨 일로 찾아왔소?" "돈을 좀 빌릴까 하오."
샤일록은 돈을 빌려주는 대신 조건을 하나 걸었어요.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지 못하면 당신의 살 1파운드를 주시오." 베사니오는 깜짝 놀라 안토니오를 말렸어요. "살 1파운드를 베어 낸다는 건 목숨을 달라는 거나 다름없네!" "베사니오, 걱정하지 말게. 샤일록, 그렇게 하겠소."
결국 베사니오는 안토니오의 도움으로 포시아를 만나러 갔어요. "사랑하는 포시아, 나와 결혼해 주오." 두 사람은 서로의 진실한 마음을 알아보았고 곧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지요. 그런데 베니스에서 안토니오의 배가 바다에 가라앉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지 뭐예요. 뒤늦게 소식을 들은 베사니오는 안토니오가 걱정되었어요. 베사니오는 고민 끝에 그동안의 일을 포시아에게 모두 말했어요. 포시아는 깜짝 놀라며 베사니오에게 얼른 돈을 주었어요. "어서 베니스로 가서 친구를 구하세요." "고맙소, 포시아!" 베사니오는 서둘러 베니스로 떠났어요. '뭔가 더 확실한 방법이 없을까?' 한동안 생각에 잠겼던 포시아는 옷을 갈아입었어요. 그리고 베사니오의 뒤를 따라 베니스로 향했지요. 베사니오는 베니스에 도착하자마자 재판소로 달려갔어요. 그리고 샤일록에게 돈을 내밀며 말했지요. "내가 그 돈을 배로 갚겠소!" 하지만 샤일록은 끄떡도 하지 않았어요. "필요 없습니다. 저는 약속한 대로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만 받겠습니다." 재판관도 안타까운 듯 말했어요. "그냥 저 돈을 받는 것이 어떻겠소?" "싫습니다. 저는 오직 약속대로 하기를 원합니다." 샤일록은 끝까지 마음을 바꾸지 않았어요. 결국 재판관은 할 수 없이 판결을 내렸어요. "샤일록은 약속대로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베어 가시오." 그러자 샤일록은 음흉스레 웃으며 칼을 빼어 들었지요. 바로 그때, 한 젊은 법학자가 나타났어요. 그는 큰 소리로 샤일록에게 외쳤지요. "하지만 약속에 없는 안토니오의 피는 단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되오." 그러자 샤일록이 울상을 지었어요. "어떻게 피를 흘리지 않고 살을 베라는 겁니까?" "그럼 살을 베겠다는 약속은 올바르다고 생각하오?" 샤일록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재판관은 샤일록에게 벌을 내렸어요. "샤일록은 재산의 절반을 나라에 바치고, 나머지 절반은 안토니오에게 주시오. 종교도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바꾸도록 하시오!" 베사니오는 기쁜 소식을 전하러 집으로 달려갔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이에요? 알고 보니 젊은 법학자는 바로 포시아가 아니겠어요? 베사니오는 지혜로운 포시아에게 고마워했어요. 한편 안토니오의 배는 무사히 항구에 도착했어요. 이렇게 힘든 일들이 잘 해결되자 모두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안토니오를 해치려던 샤일록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어요. 화가 난 안토니오가 재판관에게 말했어요. "이 나쁜 유대 사람에게 더 무거운 벌을 내려 주십시오!" 그러자 샤일록이 눈물을 뚝뚝 흘렸어요. "나쁜 유대 사람? 재판관님! 제가 이렇게 된 것은 바로 안토니오 때문입니다. 저는 원래 평범한 상인이었습니다." 샤일록의 이야기는 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어요. 샤일록은 장사를 하기 위해 먼 나라에서 베니스로 건너와 작은 가게를 열었어요. 샤일록은 성실히 일했고 덕분에 가게는 금세 커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한 베니스의 상인이 샤일록에게 많은 양의 물건을 준비해 달라고 했어요. 샤일록은 상인의 말만 믿고 전 재산을 털어 물건을 준비했지요.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샤일록, 그 상인이 다른 곳에서 물건을 샀대!" 큰 손해를 보게 된 샤일록은 안토니오를 찾아갔어요. '정의로운 안토니오라면 분명 내 억울함을 풀어 줄 거야.' 샤일록은 안토니오에게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안토니오는 퉁명스럽게 말했어요. "베니스 사람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소. 게다가 당신 같은 유대 사람의 말은 믿을 수 없소." 안토니오는 샤일록을 내쫓았어요. 샤일록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요. "아, 내가 어리석었어." 샤일록은 베니스의 상인들과 안토니오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리고 다시 악착같이 돈을 모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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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할아버지 성덕왕, 머루, 기도하던 사람들, 큰스님, 문고리, 쇳물, 어린 임금님, 문, 비구니 스님, 황금, 가난한 이, 봉덕사 큰스님, 딸아이, 에밀레종, 아버지, 봉덕사 주지, 옆구리, 경주 박물관, 종소리, 봉덕사 종, 머루 아버지, 보리쌀 한 됫박, 일곱 번째 종, 경덕왕, 나라, 사람들, 백성, 세 번째 종, 아이의 엄마, 스님, 아이, 머루 엄마, 젊은 아주머니, 숟가락, 귀여운 아이, 구름, 머루네, 부자, 혜공왕, 아버지 경덕왕, 통나무, 스님들, 임금님, 종, 첫번째 종, 봉덕사 범종, 성덕왕, 에밀레 종, 종 채, 성덕왕 신종, 어린 임금님 혜공왕, 쇠붙이, 신라 사람들, 젊은 스님, 어린 혜공왕, 목탁, 벼슬아치들, 두 번째 종, 방문, 나쁜 사람, 엄마, 곡식, 백성들, 구리 | 제목: 에밀레 종
줄거리 요약: 일곱 번째로 만든 봉덕사 범종을 처음 울려 보는 날, 신라 사람들은 이 종이 반드시 맑게 울릴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백성들의 근심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고 드디어 어린 임금님 혜공왕과 봉덕사 큰스님이 종루에 올랐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온 백성이 힘을 모아, 황금과 구리를 녹여 만든 종에서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경덕왕은 맑은 종소리 대신 깨질 듯한 소리가 나자, 열심히 기도한 후 두 번째 종을 만들었으나, 마찬가지로 깨질 듯한 소리밖에 나지 않았어요. 백성들의 정성과 시주를 모아 종을 녹이고, 만들기를 여섯 번 반복했지만, 경덕왕은 끝내 종소리를 듣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라 살림만 어려워졌으며, 뒤를 이어 지금의 어린 혜공왕이 여덟 살 때 왕위에 올랐습니다. 나라 살림이 더 엉망이 되어 백성들의 원망 소리가 온 신라 땅을 덮자, 왕위에 오른 어린 임금님은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린 임금님은 봉덕사 종을 만들어 맑게 울리면 할아버지 성덕왕이 신라를 지켜 주실 거라고 믿었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 처지에 맞게 곡식이나 쇠붙이를 내었으며, 산골 마을에 사는 머루네도 돈 벌러 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시주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일곱 번째 종이 맑게 울려 신라를 꼭 지켜 주기를 바랐습니다. 어린 임금님과 큰스님이 함께 아름드리 통나무 종 채를 잡고 힘껏 종을 때렸지만, 또 허탕이었습니다. 임금님은 큰스님과 함께 다시 종을 때렸으나, 종이 두 동강이 나자 기도하던 사람들은 불길해하며 웅성거렸습니다. 어린 임금님의 울 것 같은 얼굴을 보고 입을 다물 수 없었으며, 며칠 후에 임금님의 꿈속에 성덕왕이 나타났습니다. 혜공왕에게 다시 사주하라 말하라 하자, 임금님은 당장 나라의 모든 절에 그 말씀을 전했어요. 스님들이 직접 사주를 다녔지만, 아무것도 내놓지 않으려 했어요. 한 집도 빠짐없이 조금이라도 보태야 한다는 스님들의 호소에, 그제야 겨우 숟가락 하나나 곡식을 내놓았습니다. 어느 날, 봉덕사 큰스님도 산골 마을로 탁발을 나갔으며, 무거운 마음으로 하나 남은 작은 오막살이의 문을 밀고 들어갔습니다. 목탁을 치자 방문이 열렸으며, 딸아이와 젊은 아주머니가 나왔습니다. 스님이 봉덕사 주지라고 소개하자, 인사를 하던 아이가 큰스님을 알아보고 소리쳤습니다. 딸아이는 일 년 전 엄마랑 종소리를 들으러 간 머루에서 본 스님이라고 크게 소리쳤어요. 그때 하던 기도가 이루어졌냐는 큰스님의 물음에 봉덕사 종이 울리지 않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였어요. 스님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머루는 엄마에게 아부지 놀이를 해 달라고 졸랐습니다. 머루 아버지가 계실 때 주던 놀이라는 엄마의 말을 듣자, 큰스님은 머루를 안아 올렸습니다. 옆구리에 끼로 머루를 사라고 외치자, 머루는 넘어갈 듯 웃었습니다. 스님은 시주를 부탁했으나, 머루 엄마는 한숨을 쉬며 배고픔을 잊으려고 머루에게 아버지 놀이를 해 주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듣고 있던 머루가 엄마에게 자신을 주면 된다고 말했어요. 엄마는 흠칫하더니 금방 장난스럽게 머루를 가져가시라고 말했습니다. 큰스님은 할 수 없이 머루네를 나섰으며, 몇 달 뒤 종을 만들 때가 되었습니다. 임금님의 꿈에 할아버지 성덕왕이 또 나타나 시주를 안 한 집이 있다고 말하자, 다음날 혜공왕은 큰스님을 불러 꿈 얘기를 했습니다. 머루네가 생각난 큰 스님은 곧장 머루네로 달려가 문고리를 떼어 쇳물에 넣었습니다. 그날 밤 성덕왕은 큰스님의 꿈에 나타나 그 어미가 스스로 부처님께 한 약속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귀여운 머루라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이 하나 때문에 온 신라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려서는 안된다고 하자, 다음날 큰스님은 머루네에 도착하여 꿈속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스님 말씀을 들은 머루 엄마는 주저앉았고, 스님은 두 눈을 질끈 감고 머루를 젊은 스님 품에 안겼습니다. 엄마가 장난으로 한 말 때문에 머루는 산이 떠나가라 엄마를 외쳤지만, 그 길로 바로 부글부글 끓는 쇳물에 던져졌습니다.
한 달 후, 봉덕사 앞마당에 여덟 번째 종소리를 듣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으며, 혜공왕과 큰스님은 종루에 나와 종을 힘껏 때렸습니다. 맑은 종소리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으나, 가만히 소리를 듣다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종에서 엄마를 부르는 듯한 말소리가 들린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다시 종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종소리는 점점 에밀레라는 한 가지 소리로 모아졌습니다. 에밀레라고 우는 종소리를 듣고, 봉덕사 여덟 번째 종은 에밀레종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큰스님의 눈에 눈물이 고였으며, 비구니 스님이 된 머루 엄마도 어미가 한 말 때문이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구슬픈 종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고, 착하게 만들었으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주었습니다. 어린 임금님은 그 뒤로 아무 근심 없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었으며, 지금은 경주 박물관에 에밀레종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오늘은 일곱 번째로 만든 봉덕사 범종을 처음 울려 보는 날이에요. 신라 사람들은 굳게 믿고 있었어요. 이 일곱 번째 종은 반드시 맑게 울리리라고요. 그리고 곧 신라 사람들의 근심이 사라질 것이라고요. 드디어 어린 임금님 혜공왕과 봉덕사 큰스님이 종루에 올랐어요. "우리 임금님, 꼭 아기 보살 같으시지?" "아버지 경덕왕보다 할아버지 성덕왕을 더 닮았어." 사람들이 소곤거렸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어요. 온 백성이 힘을 모아, 황금과 구리를 십이만 근이나 녹여서 만들었는데도 종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었어요. ‘댕그랑 댕그랑'하는 맑은 종소리 대신 ‘떠덩!’하는 깨질 듯한 소리만 났어요. "과인의 정성이 부족한 탓일까?" 경덕왕은 열심히 기도한 후 첫번째 종을 녹여 두 번째 종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두 번째 종도 ‘떠덩!’ 하는 소리밖에 나지 않았어요. "혹시 백성들의 정성이 부족한 탓일까?" 다시 백성들의 시주를 모아 세 번째 종을 만들어 보았지만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이렇게 녹이고, 만들고 하기를 여섯 번, 경덕왕은 끝내 종 소리를 듣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요. 나라 살림만 어려워졌어요. 뒤를 이어 지금의 어린 혜공왕이 왕위에 올랐어요. 여덟 살 때였어요. 어린 임금님이 왕위에 오르자 나라 살림은 더 엉망이 되었어요. "아이고. 못 살겠네." "못된 벼슬아치들." 백성들의 원망 소리가 온 신라 땅을 덮었어요. 어린 임금님은 가슴이 아팠어요. "그래! 봉덕사 종을 다시 만들자. 종이 맑게 울리는 날, 틀림없이 할아버지 성덕왕이 우리 신라를 지켜 주실거야.” 백성들도 다시 어린 임금님과 한 마음이 되었어요. 부자는 부자대로, 가난한 이는 가난한 이대로 다시 곡식이나 쇠붙이를 내어놓았어요. 산골 마을에 사는 머루네도 시주를 했어요. 옛 가야 땅으로 돈 벌러 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보리쌀 한 됫박을 내어놓았어요. 이렇게 해서 일곱 번째 종이 만들어진 것이었어요. ‘일곱 번째 종아 맑게 울려 신라를 꼭 지켜다오.’ 구름처럼 모인 사람들은 다시 두 손을 꼭 모았어요. 드디어 어린 임금님과 큰스님이 함께 아름드리 통나무 종 채를 잡았어요. 뒤로 잠깐 당기는 듯하다가 앞으로 힘껏 내밀어 종을 때렸어요. ‘떠덩!’ 아, 또 허탕이었어요. 당황한 어린 임금님은 다시 종 채를 힘껏 잡고 큰스님과 함께 종을 때렸어요. 이번엔 ‘쩡’ 하는 소리가 나더니 종이 그만 두 동강이 나고 말았어요. "이 무슨 불길한 징조야?" 기도하던 사람들이 손을 내리고 웅성거렸어요. 그러나 곧 엉엉 울어 버릴 것만 같은 어린 임금님 얼굴을 보고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어요. 머루와 엄마도 힘없이 산골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런지 며칠 후, 어린 임금님의 꿈 속에 할아버지 성덕왕이 나타났어요. "내 손자 혜공왕아 너무 슬퍼 말아라. 한 집도 빠짐없이 다시 시주를 하게 하라. 단 한 집도 빠짐없이. 그리하여 새로 종을 만들면 반드시 종 소리를 얻으리라." 다음 날, 어린 임금님은 당장 나라 안 모든 절에 그 말씀을 전했어요. 스님들은 하던 일을 모두 거두고 마을로 직접 다니면서 시주에 나섰어요. "쳇! 배고파 죽겠는데 종이 다 뭐야?" 아무 것도 내어놓지 않으려 했어요. "여덟 번째 종은 꼭 소리를 낼 거예요. 곡식 한 톨이라도, 쇠붙이 한 조각이라도 한 집도 빠짐없이 보태야만 합니다." 스님들이 입이 닳도록 말하면 그제야 겨우 숟가락 하나나 곡식 한 됫박쯤을 내어놓았어요. 어느 날, 봉덕사 큰스님도 탁발을 나서게 되었어요. 큰스님은 깊고 깊은 산골 마을로 홀로 들어갔어요. 몇 집을 다니며 힘들게 시주를 받고 나니 기운이 다 빠졌어요. "휴, 이제 저 오막살이 하나만 남았어." 스님은 무거운 마음으로 작은 오막살이 문을 밀고 들어갔어요. 목탁을 치자 방문이 열렸어요. 대여섯 살 난 딸아이가 뛰어나왔어요. 뒤따라 아이의 엄마인 듯한 젊은 아주머니도 나왔어요. "나무관세음보살 나는 봉덕사 주지올시다." "예, 스님 어서 오시와요." 그런데 인사를 하던 아이가 큰스님을 보고 소리쳤어요. "큰스님이다!" 엄마가 놀라는 시늉을 하자 딸아이는 더 크게 소리쳤어요. "엄마, 봉덕사에서 임금님이랑 종 쳤잖아요, 그 스님!" 머루였어요! 일 년 전 엄마랑 종 소리를 들으러 갔던 그 머루요. "나무관세음보살. 그래 그 때 하던 기도는 이루어졌니?" 큰스님이 머루에게 물었어요. "아니요. 울 아부지 아직 안 왔어요. 음, 봉덕사 종이 소리가 안 나서요." 큰스님은 새삼 마음이 아팠어요. 스님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머루는 엄마를 조르고 있었어요. "엄마, 또 아부지 놀이 해 줘." "아주머니, 머루가 왜 그래요?" "예 스님, 머루 아버지가 계실 때 머루한테 해 주던 놀이가 있어서." "예? 아 예." 엄마 말을 다 들은 큰스님은 머루를 덥썩 안아 올렸어요. 그리고 옆구리에 끼더니 외쳤어요. "머루 사소, 머루! 서라벌보다 비싸고, 신라보다 더 비싼 머루 사소, 머루!" 그러자 머루는 넘어갈 듯 웃었어요. 머루를 내려 놓은 스님은 시주를 부탁했어요. 머루 엄마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머루 아버지가 집을 떠난 지 삼 년이에요. 저희 모녀는 밥을 먹어 본 지가 몇 달이 되었는지 모른답니다. 지금도 잠시 배고픔을 잊어 보려고 머루에게 아버지 놀이를 해 주고 있었어요." 그러자 듣고 있던 머루가 대뜸 말했어요. "엄마, 나 주면 되지. 내가 서라벌보다 비싸잖아. 신라보다도 더 값나가고." 엄마는 흠칫하더니 금방 장난스레 말했어요. "머루를 가져가세요. 우리 머루면 종을 몇 개나 만들고도 남겠지요 네? 스님." 큰스님은 할 수 없이 그냥 머루네를 나서야 했어요. 몇 달이 흘러갔어요. 이제 이틀 뒤면 쇳물 끓이기도 끝나 종을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그날 밤, 어린 임금님의 꿈에 할아버지 성덕왕이 또 나타나 말했어요. "내 손자 혜공왕아, 어이 하여 내 말을 어기려고 하느냐? 꼭 한 집, 제 입으로 주마고 한 시주를 내어놓지 않은 집이 있느니라." 날이 밝자 혜공왕은 큰스님을 불렀어요. 그리고 꿈 얘기를 했어요. ‘아!’ 큰스님은 그제야 머루네 생각이 났어요. 큰스님은 곧장 머루네로 달려갔어요. 그리고 얼른 문고리를 떼어 와 끓는 쇳물에 넣었어요. 그런데 그날 밤 성덕왕은 이번엔 큰스님의 꿈에 나타나 말했어요. "네 이놈! 분명히 그 에미가 제 입으로 부처님께 한 약속이 있으렷다?" "예? 혹시 머루를요? 안 됩니다. 그 귀여운 아이를 어떻게." "네 이놈! 아이 하나 때문에 또 온 신라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리려 하느냐?" 다음 날 아침, 큰스님은 새벽같이 봉덕사를 나섰어요. 해가 중천에 다다랐을 무렵 머루네에 도착했어요. "예? 살아 있는 아이를 시주로 내라니요." 스님 말씀을 들은 머루 엄마는 날벼락을 맞은 듯 주저앉고 말았어요. 스님은 두 눈을 질끈 감고 머루를 안아 올렸어요. 그리고 같이 온 젊은 스님 품에다 머루를 안겼어요. "이럴수가. 이 에미가 그냥 장난으로 한 말 때문에. 머루야! 머루야!" "엄마, 같이 가. 엄마." 머루는 산이 떠나가라 엄마를 부르며 멀어져 갔어요. 그 길로 바로 머루는 부글부글 끓는 쇳물에 던져지고 말았어요. 한 달 후, 봉덕사 앞마당에 구름처럼 사람들이 모여 있었어요. 여덟 번째 종 소리를 듣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어요. 드디어 혜공왕과 큰스님이 종루로 나왔어요. 그리고 아름드리 통나무 종 채로 종의 몸을 힘껏 때렸어요. “댕그랑. 댕그랑.” 맑은 종 소리가 났어요. 사람들은 좋아서 환호성을 질렀어요. 임금님과 큰스님은 다시 종을 때렸어요. “댕그랑. 댕그랑.” 종 소리는 햇살처럼 찬란히 온 서라벌로, 신라로 퍼져 나갔어요. 그런데 가만히 종 소리를 듣고 있던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이상하다, 종이 말을 하는 것 같아." "맞어, 꼭 엄마, 엄마 부르는 것 같아." "아냐, 엄마 때문이야 하고 원망하는 것 같은데." 사람들은 다시 종 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댕그랑. 앵그랑. 에밀레." 종소리는 점점 한 가지 소리로 모아졌어요. "에밀레. 에밀레."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어요. "에밀레! 에밀레라고 했어." "그래 에밀레라고 울었어." 이렇게 해서 봉덕사 여덟 번째 종은 그 자리에서 바로 에밀레 종이라고 불리게 되었답니다. 종 채를 든 큰스님의 눈에 눈물이 고였어요. 비구니 스님이 되어 사람들 가운데 선 머루 엄마의 뺨에도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어요. ‘흑, 에밀레, 에미일레. 그래 머루야, 다 이 에미 때문이야. 에미가 한 말 때문이야.’ 그런데 참 신기했어요. “에밀레.” 하고 우는 맑고 구슬픈 종소리는 사람들 마음에 조용히 평화를 가져다 주었어요. 나쁜 사람도 착하게 만들어 주었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주었어요. 덕분에 어린 임금님은 그 뒤로 아무 근심 없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었어요. 지금은 경주 박물관에 있는 에밀레 종(봉덕사 종, 성덕왕 신종)의 몸에는 이런 글귀가 씌어져 있다고 해요. 이 소리 울리는 곳마다 더러운 마음 사라지리라. 신라에 태어난 모든 사람과 생물들은 바다에 이는 잔잔한 물결처럼 고루 복을 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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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유아
키워드: 위성, 구소련, 스푸트니크 1호, 전화, 적, 달, 인공위성, 군대, 선장, 원심력, 배, 너, 중력, 유리 가가린, 군사 위성, 인공위성들, 통신 위성, 우리별 1호, 몸, 유리, 사람들, 망원경, 바위, 우주, 발, 지구, 스파이 위성, 내, 도시, 기상 위성, 자동차, 구조 신호, 별, 태양열 전지판, 물체, 비행사, GPS 위성, 가로등, 수신기, 나, 아기 고래, 로켓, 선원들, 자원 탐사 위성, 랜드샛, 군사 기지, 보호 덮개, 항해 위성, 텔레비전, 비행기, 바닷가 | 제목: 아기 고래를 구해 주세요
줄거리 요약: 밤이 되면 밝은 달, 빛나는 별들과 마찬가지로 지구에서 쏘아 올린 인공위성도 하늘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인공위성은 지구나 우주에 있는 다른 천체의 주위를 돌며 과학 탐사나 기상 관측 등의 일을 하며,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은 1957년에 구소련에서 쏘아 올린 스푸트니크 1호입니다. 우주로 날아온 지 얼마 안 된 인공위성 유리는 2,000개가 넘는 인공위성들이 지구 주위를 돌며 바쁘게 일하는 것을 보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로켓을 타고 온 유리는, 단계마다 세 번의 연료통이 분리된 뒤, 인공위성 보호 덮개가 떨어지고, 태양열 전지판이 펼쳐지며 비로소 정해진 궤도를 돌게 되었습니다. 지구 주위를 맴돌다 기상 위성을 만난 유리가 무슨 일을 하냐고 물으니, 구름 사진을 찍어 지구로 보낸다고 말한 뒤, 저쪽에 폭풍이 불어닥칠 것 같다며 달려가서 구름 사진을 찍었습니다. 잠시 후 유리는 전 세계의 텔레비전과 전화 등의 통신을 연결해 주는 통신 위성을 만났는데, 유리가 인사하자마자 여러 나라에 방송을 전하느라 바쁜지 금세 멀어졌습니다. 지구의 여러 자원을 조사하고, 환경 변화를 관측하는 자연탐사 위성 린드샛은, 바위 사진을 찍어 보내느라 정신 없어 했습니다. 랜드샛 기상 위성 통신 위성은 스파이 위성이라고도 하며, 적의 군사 기지를 살피고, 군대의 이동 상황 등을 파악하는데, 유리는 이런 군사위성이나 기성 위상처럼 지구를 돕고 싶었습니다. 1992년에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이자 군사위성인 우리별 1호는, 우주 관측과 신호 처리 기술 실험 등 여러 과학 실험에 사용되는데, 중력과 원심력을 이용해 지구 주위를 돕니다. 지구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유리는 파도에 떠밀려 바닷가에서 파닥거리고 있는 아기 고래를 발견했습니다. 괴로운 듯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는 고래를 본 유리는, 그냥 놔두면 죽을 것 같아 발을 구르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바닷가 가까이 큰 배가 지나가자, 유리는 항해위성의 도움을 받아 아기 고래를 구할 구조 신호를 보냈는데, 이러한 위성을 GPS 위성이라 부르며 지구에 비행기, 배, 자동차 등의 위치 정보를 알려줍니다. 구조 신호를 받은 선장이 누군가 위험에 처해 있으니 빨리 찾아내라고 소리쳤고, 수신기를 세운 선원들이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고 바닷가에 쓰러져 있는 아기 고래를 찾아냈습니다. 선원들이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한 아기고래를 바다에 넣자, 이내 기운을 차리고 바닷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습니다. 유리는 아기 고래가 안전하게 구조된 것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런 유리에게 훌륭했다고 칭찬해 주었습니다. 랜드샛과 인공위성들이 모여들어 유리에게 박수를 보내며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우주에 큰 도시가 세워지면 더욱 바빠질 거라고 랜드샛이 말하자, 유리도 지구와 우주 도시를 오가며 일할 것을 생각하니 기뻤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거리마다 가로등이 환하게 켜지면 휘영청 밝은 달과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아요. 그런데 밤하늘에 빛나는 것이 또 있어요. 바로 지구에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에요. 인공위성이 어떻게 빛나느냐고요? 지구의 주위를 돌며 햇빛을 반사하거든요. 인공위성은 무엇일까요? 지구나 우주에 있는 다른 천체의 주위를 돌게 만든 위성을 ‘인공위성’이라고 해요. 지구의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은 과학 탐사나 기상 관측 등의 일을 해 요.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은 1957년에 구소련에서 쏘아 올린 스푸트니크 1 호이며, 지금은 무려 2,000개가 넘는 인공위성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지요. 휴, 2,000개가 넘는 인공위성이 지구의 주위를 돌며 일하느라 매우 바쁘구나.’ 유리는 인공위성들을 우두커니 바라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어요. 유리는 우주로 날아온 지 얼마 안 된 인공위성이에요. 세계 최초의 우주 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의 이름을 따서 ‘유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지요. 군사 위성 기상 위성 통신 위성 우리별 1호(과학 실험용 위성) 유리는 로켓을 타고 우주로 왔어요. 로켓이 가스를 내뿜는 힘으로 빠르게 지구의 대기로 날아올랐지요. 유리는 지구의 주위를 돌며 부지런히 일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지구 기지로부터 전파 신호가 오지 않는 거예요. 유리는 영문을 몰라 발만 동동 굴렀지요. 로켓을 이륙시키기 위한 연료를 모두 사용하면 첫 번째 연료통이 분리되어요. 1단계 분리 조금 기운 채 비행하기 위한 연료를 모두 사용하면 두 번째 연료통이 분리되어요. 2단계 분리 수평 비행을 위한 연료를 모두 사용하면 세 번째 연료통이 분리되어요. 3エエエ エエエエ 인공위성의 보호 덮개가 떨어져 나가요. 보호 덮개 분리 태양열 전지판을 펼치고 정해진 궤도를 따라 돌아요. 유리는 지구의 주위를 맴돌다가 기상 위성을 만났어요. “안녕, 너는 무슨 일을 하니?” “구름 사진을 찍어서 지구로 보내는 일을 해. 내가 게으름을 피우면 지구에서는 큰 피해를 입지. 앗, 저쪽에 폭풍이 불어닥칠 것 같다!” 기상 위성은 부리나케 달려가서 구름 사진을 찍었어요. 유리는 기상 위성을 부러운 듯 바라보았지요. 조금 뒤, 유리는 다른 인공위성을 만났어요. 전 세계에 방송을 전해 주는 통신 위성이었어요. “안녕, 난 유리야.” 유리가 인사하자, 통신 위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금세 저만치 멀어져 갔어요. “여러 나라에 방송을 전하느라 바쁜 모양이구나.” 유리는 통신 위성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어요. 전 세계의 텔레비전, 전화 등의 통신을 연결해 주어요. 그때, 랜드샛이 가까이 다가왔어요. 랜드샛은 자원 탐사 위성이에요. 지구의 자원이나 환경을 관측하지요. “안녕, 너는 여전히 할 일이 많구나.” 유리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휴, 바위 사진을 찍어 보내느라 정신없단다. 때때로 운이 좋으면 귀한 광물을 찾아내고는 하지.” 지구의 여러 자원을 조사하고, 환경 변화를 관측하는 자원 탐사 위성이에요. “나도 지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군사 위성처럼 나라의 안전을 살피거나 기상 위성처럼 날씨를 관측하는 일 말이야. 그런데 지구로부터 아무런 신호도 오지 않는구나.” “힘내! 네게는 망원경보다 좋은 눈이 있잖아. 한시도 눈을 떼지 말고 지구를 지켜보렴. 분명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랜드샛 기상 위성 통신 위성 ‘스파이 위성’이라고도 하며, 적의 군사 기지를 살피고, 군대의 이동 상황 등을 파악해요. 군사 위성 1992년에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이에요. 우주 관측과 신호 처리 기술 실험 등 여러 과학 실험에 사용되었어요. 우리별 1호 인공위성은 어떻게 지구의 주위를 돌까요? 인공위성에는 두 가지의 힘이 작용해요. 하나는 지 구 쪽으로 잡아당기는 중력이고, 다른 하나는 물체 가 궤도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원심력이에요. “앗, 저기에서 움직이는 게 뭘까?” 유리는 지구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바닷가에서 파닥거리고 있는 무언가를 발견했어요. 파도에 떠밀려 온 아기 고래였지요. 아기 고래는 괴로운 듯 몸을 이리저리 뒤척였어요. “어떡하지? 저대로 놔두면 죽을지도 모르는데.” 유리는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했어요. 그때, 바닷가 가까이로 큰 배가 지나갔어요. “옳지, 좋은 방법이 생각났어! 저 배에 구조 신호를 보내면 사람들이 아기 고래를 구해 줄지도 몰라.” 유리는 큰 배에 부랴부랴 구조 신호를 보냈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항해 위성도 도와서 긴급 구조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지요. ‘GPS 위성’이라고도 하며, 지구에 위치 정보를 담은 전파를 보내서 비행기, 배, 자동차 등의 위치를 알려 주어요. “누군가 위험에 처해 있다. 빨리 위치를 찾아내라!” 선장이 구조 신호를 받고 다급히 외쳤어요. 선원들은 수신기를 바짝 세워서 구조 대상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냈어요. “앗, 바닷가에 아기 고래가 쓰러져 있습니다!” “저런, 어서 그곳으로 배를 돌려라!” 아기 고래는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했어요. 선원들이 재빨리 아기 고래를 들어서 바다에 넣자, 아기 고래는 이내 기운을 차렸지요. “와, 아기 고래가 살아났다!” 선원들의 함성에 보답이라도 하듯 아기 고래가 위로 힘차게 솟구치더니, 바닷속으로 쭉 미끄러져 들어갔어요. “휴, 정말 다행이야.” 유리는 아기 고래가 안전하게 구조된 것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유리야, 아주 훌륭했어!" "네가 자랑스럽구나.” 랜드샛과 인공위성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유리에게 박수를 보냈어요. 유리는 부끄러워서 몸 둘 바를 몰랐지요. “우주에 큰 도시가 세워지면 더욱 바빠질 거야.” “와, 정말 멋지겠다!” 랜드샛의 말에 인공위성들이 탄성을 질렀어요. 유리도 지구와 우주 도시를 오가며 일할 생각을 하니 가슴 한편이 뿌듯해졌지요. 우주는 이제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가 아니라 사람들의 꿈을 실현해 줄 희망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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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고학년
키워드: 공격수, 조명, 팀, 응원단, 스포츠 캐스터, 축구, 골키퍼, 아나운서, 축구복, 시청자, 풀백, 축구화, 축구선수, 손, 선수, 스포츠, 스포츠 기자, 호루라기, 스위퍼, 발, 국가 대표, 수비수, 두리 아저씨, 잔디, 경기, 시합, 축구팀, 팀닥터, 비, 스트라이커, 골대, 해설 위원, 번호, 심판, 상징, 스포츠 마케터, 징, 센터백, 레프트 윙, 미드필더, 코치 감독, 부심, 라이트 윙, 기구, 골, 감독, 대한 축구 협회, 의사, 디자이너, 명수, 세컨드 스트라이커, 스포츠 시설 관리 전문가, 주심, 사진 기자, 공 | 제목: 아저씨, 우리 축구 시합해요
줄거리 요약: 명수가 축구 시합을 하자고 하자, 두리 아저씨는 축구복도 입고, 축구화도 신어야 한다고 했다. 선수들은 등에는 번호와 이름, 가슴에는 번호와 축구단의 상징이 새겨진 축구복을 입는다. 축구복, 축구화 디자이너 모두는 선수들이 잔디밭에서 잘 뛸 수 있게 디자인합니다. 레프트 윙은 경기장의 왼쪽에서 수비와 공격을 담당하여, 왼쪽으로 오는 공을 뺏앗아서 공격수에게 넘겨준다. 스트라이커는 상대편 골문에 골을 넣는 일을 담당하고, 미드필더는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서 공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득점 기회를 만들고, 센터백은 우리 편 골대 앞쪽에서 상대편의 공격을 막아낸다. 골키퍼는 상대편 선수가 공을 넣지 못하도록 골문을 지키며 손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이고, 스위퍼는 가장 뒤에 있는 수비수이다. 세컨드 스트라이커는 최전방 공격수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우며, 때로는 직접 골을 넣는다. 풀백은 경기장의 가장자리에서 공이 우리 골대 쪽으로 가는 것을 막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상대편의 공격을 1차로 막는다. 라이트 윙은 오른쪽으로 오는 공을 빼았아서 우리 공격수에게 넘겨준다. 팀닥터는 경기 중에 다친 선수들을 돌보고, 경기를 뛸 수 있는지 판단한다. 코치는 감독을 도와서 선수들을 훈련하고, 감독은 경기에 맞는 작전을 짜서 팀을 승리로 이끌며, 영상 분석관은 경기를 촬영해 어떤 선수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아내고 분석한다. 대한 축구 협회는 경기를 치를 날짜를 정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축구에 관한 모든 것을 관리하는 기구이다.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응원하는 응원단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재미있는 동작으로 응원을 이끌어 낸다. 재능 있는 선수를 찾아내고 그 선수를 스포츠 스타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이 스포츠 마케터이다. 스포츠 기자는 글이나 말 또는 사진으로 경기장의 소식을 생생하고 실감 나게 전달한다. 스포츠 캐스터는 해설 위원과 함께 시청자에게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확히 알리는 일을 한다. 시합 준비가 끝난 아이들과 함께 국가 대표 선수들의 축구 시합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심판은 시합의 시작과 끝을 알려주고, 규칙을 어긴 선수에게 벌칙을 주고, 여러 돌발 상황에 경기를 계속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축구시합을 보는 명수에게 두리 아저씨는 열심히 연습하면 국가 대표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명수는 두리 아저씨와 축구 시합을 하고 싶었어요. “두리두리 두리 아저씨, 우리 축구 시합해요.” “이런 팬티 차림으로? 축구 시합을 하려면 많은 게 필요해! 축구복도 입어야 하고, 축구화도 신어야 하지!” 축구 선수에게 필요한 축구복과 축구화는 누가 만들까요? 축구복 디자이너. 같은 팀 선수들은 골키퍼만 빼고 같은 축구복을 입어요. 등에는 선수들의 번호와 이름이 있고, 가슴에는 번호와 축구단의 상징이 새겨져 있어요. 축구복 디자이너는 팀의 전통과 상징을 나타내는 색과 무늬로 옷을 만들지요. 물론, 바람이 잘 통하고 땀도 잘 흡수하는 소재를 이용해서요. 축구화 디자이너. 축구화 디자이너는 선수의 발을 보호하고, 더 잘 뛸 수 있게 축구화를 디자인해요. 밑창에 달린 징은 잔디밭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도와줘요. 축구팀에는 어떤 역할을 맡은 선수들이 있을까요? 레프트 윙은 경기장의 왼쪽에서 수비와 공 격을 담당하는 선수예요. 왼쪽으로 오는 공을 빼앗아서 우리 편 공격수에게 넘겨줘요. 스트라이커는 골을 넣어 점수를 내는 최전방 공격수예요. 상대편 골문 깊숙이 들어가서 골을 넣는 일을 담당해요. 공격형 미드필더. 미드필더는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서 공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요. 공격형 미드필더는 공격수 바로 뒤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요. 센터백은 상대편 공격수가 공을 넣는 것을 막는 중앙 수비수예요. 우리 편 골대 앞쪽에서 경기하며 상대편의 공격을 막아 내요. 골키퍼는 상대편 선수가 공을 넣지 못하도록 골문을 지키는 선수예요. 유일하게 손을 사용할 수 있어요. 스위퍼는 가장 뒤에 있는 최후방 수비수예요. 골키퍼 바로 앞에서 상 대편의 득점을 막아 내요. 세컨드 스트라이커는 최전방 공격수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요.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골을 넣기도 해요. 풀백은 경기장의 가장자리에서 경기 하는 수비수예요. 공이 우리 골대 쪽으로 가는 것을 막아 내는 역할을 해요. 수비형 미드필더는 상대편의 공격을 막는 1차 수비대예요. 공이 우리 편 골대 쪽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아요. 라이트 윙은 경기장의 오른쪽에서 수비와 공격을 담당하는 선수예요. 오른쪽으로 오는 공을 빼앗아서 우리 편 공격수에게 넘겨줘요. 축구팀의 연습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팀닥터는 다친 선수들을 돌보는 의사예요. 경기 중에 다친 선수가 있다면 계속 경기를 뛸 수 있는지 판단하기도 하지요. 코치는 감독을 도와서 선수들의 훈련을 책임져요. 여러 명의 코치가 공격수, 수비수, 골키퍼들을 각각 도맡아 훈련하기도 해요. 감독은 팀을 이끄는 대장이에요. 선수들을 훈련하고 각 경기에 맞는 작전을 짜서 팀을 승리로 이끌지요. 영상 분석관은 경기를 촬영해서 어떤 선수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아내고 분석해요. 축구 경기장에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까요? 스포츠 시설 관리 전문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경기장의 잔디와 조명을 관리해요. 경기장에 있는 직원을 가르치거나 안전을 책임지기도 하지요. 대한 축구 협회는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축구에 관한 모든 것을 관리하는 기구예요. 경기를 치를 날짜를 정하고, 축구와 관련된 교육을 하며,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ㅍ대한 축구 협회의 홍보 대사를 뽑기도 해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응원단은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에요. 경기가 없을 때는 팀을 알리는 일을 하기도 해요. 우리나라 축구 국가 대표팀의 응원단은 ‘붉은 악마’예요. 치어리더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재미있는 동작으로 관중들의 응원을 이끌어 내요. 스포츠 마케터는 선수들을 스포츠 스타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이에요. 재능 있는 선수를 찾아내고, 팀과 선수를 서로에게 소개하기도 해요. 기업의 도움을 받아 행사를 꾸리기도 하고,팀이나 선수와 관련된 물건을 판매하지요. 축구 경기를 알리는 일은 누가 할까요? 스포츠 기자는 경기장의 소식을 꼼꼼하게 취재해 생생하고 실감 나게 전달해요. 취재 기자는 글이나 말로 소식을 알리고, 사진 기자는 사진으로 알려요. 스포츠 캐스터는 스포츠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아나운서예요. 스포츠 중계 캐스터는 시청자에게 경기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리는 일을 해요. 해설 위원은 스포츠 캐스터와 함께 중계방송을 진행해요. 해설 위원은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경기를 설명해 주지요. “자, 이제 준비가 끝났어! 얘들아, 우리가 축구 시합하기 전에 국가 대표 선수들이 어떻게 축구 시합하는지 한번 지켜보는 건 어때?” “네 , 좋 아요!” ” “자, 이제 호루라기를 불면 국가 대표 축구 경기가 시작됩니다!” 심판은 시합의 시작과 끝을 알려요. 규칙을 어긴 선수에게는 벌칙을 주고, 갑자기 비가 오거나 다친 선수가 생겼을 때 경기를 계속할지 말지를 결정해요. 역할에 따라 주심과 부심으로 나뉘어요. “두리두리 두리 아저씨 축구 시합 시작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선수가 엄청 잘 보여요!” “명수도 열심히 연습하면 멋진 국가 대표 선수가 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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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둘째 딸, 깃털, 병아리, 닭, 선물, 책, 새끼 돼지들, 몸, 첫째 딸, 칡덩굴, 부자, 콩, 달걀, 꿩, 할아버지, 딸, 딸들, 송아지, 셋째 딸, 콩알, 닭 장수, 하인, 보자기, 부자는 | 제목: 콩 한 알과 송아지
줄거리 요약: 옛날 어느 부자에게 딸이 셋 있어 귀하게 키웠는데, 딸들이 커 가면서 애써 모은 재산을 마구 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생겨 곰곰 생각하던 부자는 딸들의 지혜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할아버지 생신날에 부자는 딸들을 불렀는데, 다음 할아버지 생신날에는 이걸로 선물을 각자 준비해 보라고 하며 콩 한 알씩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방으로 들어온 첫째 딸은 이런 작은 콩 한 알로 뭘 할 수 있겠냐며 창밖으로 휙 던져 버렸고, 둘째 딸은 대충 심어 보겠다며 바닥에 콩알을 떨어뜨려 발로 누르고는 물도 안 주고 놀러 나갔습니다. 셋째 딸은 콩알을 보며 무얼 할까 생각했고, 하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책들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첫째 딸과 둘째 딸은 고민하는 셋째 딸이 못마땅했는데, 셋째 딸이 뭔가 생각난 듯 밖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셋째 딸은 산으로 가서 칡덩굴을 마구 뜯었고, 한참 뒤에는 몸에 깃털이 잔뜩 붙은 채로 산에서 내려와 곧장 시장으로 달려가 두리번대더니 작은 보자기를 몰래 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부터 셋째 딸은 아침 일찍 일어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뒷마당으로 갔는데, 어떤 날에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도 하며 옷에 지푸라기를 잔뜩 묻히고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일 년이 지나 할아버지 생신날이 돌아왔고, 부자는 딸들을 불러 자기가 준 콩 한 알로 생신 선물을 준비했느냐고 물었습니다. 첫째 딸은 눈치를 보며 대답을 얼버무렸고, 둘째 딸은 콩알을 심기는 했지만 돌보지 않았다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부자가 한숨을 쉬며 셋째 딸에게 선물을 준비하지 못 했느냐고 묻자, 셋째 딸은 기다렸다는 듯이 뒷마당으로 달려갔습니다. 셋째 딸이 콩 한 알로 마련한 할아버지 생신 선물이라며 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나타났더니, 송아지를 본 식구들은 화들짝 놀라 펄쩍 뛰었습니다. 첫째 딸과 둘째 딸은 샘이 나서 콩 한 알로 어떻게 송아지를 마련하느냐며 혹시 옆집 송아지 아니냐고 했고, 부자가 어찌 된 일이냐고 묻자 셋째 딸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콩 한 알을 가지고 산으로 가 칡덩굴로 올가미를 만들어 그 옆에 콩알을 두고 숨어서 한참을 기다리니 꿩이 콩알을 먹으려고 다가왔고, 꿩이 올가미에 다리를 넣는 순간에 줄을 잡아당겨 잡았다고 했습니다. 잡은 꿩을 가지고 시장에 갔고, 닭 장수에게 꿩을 병아리와 바꾸자고 해서 암컷과 수컷을 한 마리씩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다음 날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 모이를 챙겨 주고 닭장을 청소하고 산책도 시키면서 정신없이 병아리들을 돌봤는데, 병아리들은 커서 닭이 되어 날마다 달걀을 낳고 달걀에서 병아리가 태어나고 커서 또 닭이 되어 달걀을 낳았다고 했습니다. 닭과 병아리와 달걀을 모두 팔아 닭보다 키우기가 더 힘들었던 새끼 돼지들을 사서 정성껏 키워 시장에 팔았고, 그 돈으로 송아지를 산 거라고 했습니다. 부자는 참 잘했다고 손뼉을 치며 웃었고, 첫째 딸과 둘째 딸은 부끄러워 고개도 들지 못했지만 그 뒤 지혜로운 셋째 딸 덕분에 콩 한 알도 소중히 여기며 부지런히 살았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 어느 부자에게 딸이 셋 있었어요. 부자는 딸들을 귀하게 키웠지요. 하지만 딸들이 커 가면서 부자는 걱정이 생겼어요. “애써 모은 재산을 딸들이 마구 쓰면 어쩌지?” 곰곰 생각하던 부자는 딸들의 지혜를 알아보기로 했어요. 할아버지 생신날, 부자는 딸들을 불렀어요. “다음 할아버지 생신날에는 이걸로 선물을 각자 준비해 보렴.” 부자는 딸들에게 콩 한 알씩을 나누어 주었어요. “이런 작은 콩 한 알로 뭘 할 수 있겠어?” 방으로 들어온 첫째 딸은 콩알을 창밖으로 휙 던져 버렸어요. “땅에 대충 심어 볼까?” 둘째 딸은 바닥에 콩알을 툭 떨어뜨리고 발로 꾹꾹 눌렀어요. 그러고는 물도 안 주고 놀러 나갔지요. “이 콩 한 알로 무얼 할까?” 셋째 딸은 콩알을 보며 곰곰이 생각했어요. 하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책들을 살펴보기도 했지요. “쓸모없는 콩알로 뭘 하려고?” 첫째 딸과 둘째 딸은 고민하는 셋째 딸이 못마땅했어요. 그때 셋째 딸이 뭔가 생각난 듯 밖으로 달려 나갔어요. 셋째 딸은 산으로 가서 칡덩굴을 마구 뜯었어요. 한참 뒤에는 몸에 깃털이 잔뜩 붙은 채로 산에서 내려왔지요. 셋째 딸은 곧장 시장으로 달려가 여기저기 두리번대더니 작은 보자기를 몰래 들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다음 날부터 셋째 딸은 날마다 아침 일찍 일어났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뒷마당으로 갔지요. 어떤 날에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옷에 지푸라기를 잔뜩 묻히고 나타나기도 했어요. 그러는 사이 일 년이 지나고 할아버지 생신날이 돌아왔어요. 부자가 딸들을 불러 물었어요. “얘들아, 내가 준 콩 한 알로 할아버지 생신 선물을 준비했느냐?” “그게, 그러니까.” 첫째 딸은 눈치를 보며 대답을 얼버무렸어요. “콩알을 심긴 심었는데, 돌보지 않아서.” 둘째 딸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어요. “셋째야, 너도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느냐?” 부자는 한숨을 쉬며 셋째 딸에게 물었어요. 그러자 셋째 딸은 기다렸다는 듯이 부리나케 뒷마당으로 달려갔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이에요? 셋째 딸이 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나타났지 뭐예요. “콩 한 알로 마련한 할아버지 생신 선물이에요.” 송아지를 본 식구들이 화들짝 놀라 펄쩍 뛰었어요. “거짓말! 콩 한 알로 어떻게 송아지를 마련하니?” “혹시 옆집 송아지 아니야?” 첫째 딸과 둘째 딸이 샘이 나서 말했어요. “얘야, 이게 어찌 된 일이냐?” 부자가 묻자, 셋째 딸이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먼저 콩 한 알을 가지고 산으로 갔어요. 칡덩굴을 뜯어 올가미를 만들고 그 옆에 콩알을 두었지요.” “나무 뒤에 숨어 한참을 기다리니 꿩 한 마리가 콩알을 먹으려고 다가왔어요.” “꿩이 올가미에 다리를 넣는 순간, 줄을 휙 잡아당겨 꿩을 잡았지요.” “잡은 꿩을 가지고 시장에 갔어요. 닭 장수를 찾아 꿩을 병아리와 바꾸자고 했죠.” “닭 장수는 꿩 대신 병아리 두 마리를 내주었어요. 암컷과 수컷을 한 마리씩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다음 날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 병아리들을 돌봤어요. 모이 챙겨 주랴 닭장 청소하랴 볕이 좋을 땐 산책시키랴 정신없었어요.” “병아리들은 커서 닭이 되었고, 날마다 달걀을 낳았어요. 달걀에서 병아리가 태어났고, 병아리는 커서 또 닭이 되었고, 닭은 또 달걀을 낳았고.” “그렇게 키운 닭과 병아리, 달걀을 모두 팔아 새끼 돼지들을 샀어요. 돼지를 키우는 건 닭보다 더 힘들었어요.” “포동포동 돼지들을 정성껏 키워 시장에 나가 팔았어요. 그리고 그 돈으로 이 송아지를 산 거예요.” “옳거니, 우리 셋째 딸, 참 잘했네. 잘했어!” 부자는 손뼉을 치며 껄껄 웃었어요. 첫째 딸과 둘째 딸은 부끄러워 고개도 들지 못했지요. 그 뒤로 첫째 딸과 둘째 딸은 콩 한 알도 소중히 여기며 부지런히 살았어요. 모두 지혜로운 셋째 딸 덕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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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영감, 토끼, 뒷다리, 괴물, 녹두, 노인, 녹두 영감 | 제목: 녹두 영감과 토끼
줄거리 요약: 옛날에 한 영감님이 살았는데, 뒷산 아래 밭을 일궈 심은 녹두가 무럭무럭 자라 싹을 틔우고 덩굴을 뻗고 꽃을 피우고 주렁주렁 열매를 맺었다. 뒷산에는 토끼들이 살았는데 칡잎도 뜯어 먹고 싸리꽃도 따 먹지만 녹두를 가장 좋아했고, 영감님네 밭에 내려와서 녹두를 따 먹었다. 영감님이 밭에 나와 보고는 발을 구르며 녹두 따 먹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더니 토끼들은 깜짝 놀라 산속으로 달아났다. 영감님이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토끼들이 다시 내려와 녹두를 따 먹었고, 이번엔 작대기를 휘두르며 뛰어나왔지만, 토끼들은 또 산속으로 달아났고, 영감님이 집으로 들어가면 토끼들은 또 내려와서 녹두를 따 먹고, 토끼들이 내려오면 영감님은 또 작대기를 휘두르며 달려 나왔다. 영감님이 집에 들어가는 척 밭둑에 납작 엎드리자, 토끼들은 또 신나게 녹두를 따 먹었는데, 그때 영감님이 일어나 토끼들을 마구 때렸고 토끼들은 몸을 피해 산으로 달아났다. 토끼들은 좋은 수가 없을까 하며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속닥속닥 회의를 했다. 그 뒤부터 토끼들은 녹두밭에 내려올 때면 한 마리씩 망을 보면서, 영감이 얼씬만 하면 고함을 질렀고, 그러면 토끼들은 먹던 녹두를 내던지고 뒷산으로 달아났다.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난 영감님은 어떻게 하면 녹두를 따 먹지 못하게 할까 궁리하다, 무릎을 치며 일어났다. 영감님은 밭 한가운데 팔다리를 쭉 뻗고 누웠고, 토끼들은 녹두를 따 먹으러 내려왔는데 웬 이상한 괴물이 죽어 있었다. 자세히 보고는 녹두 영감이 죽었다며 토끼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 주위를 뱅뱅 돌았다. 늘 야단치고 쫓아내던 영감님이지만, 죽었다고 생각하니 좀 안됐던 모양인지 토끼들은 영감님을 떠메고 양지바른 언덕을 찾아갔다. 토끼들이 무덤을 만드는데, 갑자기 영감님이 벌떡 일어나 토끼를 잡으려고 팔을 내저었고, 그렇게 들로 산으로 달아났지만 한 마리가 그만 붙잡히고 말았다. 영감님은 토끼를 묶어 작대기에 매달고 돌아와 가마솥에 삶아 먹으려고 했는데, 아궁이에 불씨가 없어 솥뚜껑을 닫아 놓고 이웃집에 얻으러 갔다. 영감님이 나서려는데, 솥뚜껑 구르는 소리가 나 뒤돌아보니 마당을 가로질러 울타리 사이로 빠져나가는 토끼의 뒷다리를 잡았다. 울타리 다리를 잡은 줄 알았던 녹두 영감은 잡았던 토끼 다리를 놓고 재빨리 울타리 가지를 잡았고, 토끼는 그 틈에 달아났다. 내 다리는 여기 있다며 토끼는 껑충껑충 뛰어 뒷산으로 달아났다.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토끼들을 쫓아도 자꾸 또 내려와서 영감님이 농사지은 녹두를 자꾸만 훔쳐 먹고 줄행랑을 치니 참 얄미운 존재다. 꽤 미운 생각이 들고, 자꾸 당하기만 하는 녹두 영감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이야기 속의 토끼들을 꼭 나쁘다고 생각할 일은 아닐 듯하다. 저 토끼들이 심술을 부리고 있다기보다 원래 녹두를 좋아하는 게 천성이니 자꾸 내려와서 먹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토끼도 먹고 살아야 하고, 하고 싶은 일 하기도 하고, 또 토끼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볼 수 있겠다. 영감님이 녹두를 혼자 다 먹을 것이 아니라면 토끼들이 먹는 걸 놔둘 수도 있었을 것 같고, 그러면 마음이라도 편해질 텐데 자꾸 성화를 내서 토끼를 쫓으려 하다 보니 몸도 마음도 고단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녹두 영감하고 토끼들이 싸우는 게 아니라, 함께 놀고 있는 게 아닐지 생각해 보니 정말로 그런 것 같다. 혼자 살면서 농사짓는 노인이 재미있는 일 없나 하고 있다가 토끼들이 내려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작대기를 들고 달려드는 것이다. 토끼들은 내빼면서 쫓고 쫓기고, 또 내려오고, 이렇게 즐겁게 더불어서 어울리고 있다는 말이다. 나중에 가면 쓰는 수법이 점점 고단수가 되어 녹두 영감이 죽은 척 누워서 토끼를 기다리듯이 쫓고 쫓기는 놀이도 점점 재미있어지는 것이다. 토끼를 하나 잡아다 놓고서 가마솥에 넣었을 때도, 토끼한테 속아서 깜빡 다리를 놓쳤다고 하지만, 사실은 속은 척하면서 일부러 토끼를 놔준 거라고 생각해 보면 그때 영감은 얼마나 즐거웠을까 싶다. 죽다 살아난 토끼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또다시 밭으로 뛰어와서 녹두를 따 먹었을 것이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에 한 영감님이 살았더래. 영감님이 뒷산 아래 밭을 일궈 녹두를 심었는데 무럭무럭 잘 자랐대. 녹두는 싹을 틔우고 덩굴을 뻗고 꽃을 피우고 주렁주렁 열매를 맺었지. 뒷산에는 큰 토끼, 작은 토끼, 엄마 토끼, 아빠 토끼, 아기 토끼들이 올망졸망 살았더래. 토끼들은 칡잎도 뜯어 먹고 싸리꽃도 따 먹지만 뭐니 뭐니 해도 녹두를 가장 좋아한대. “와, 녹두다, 녹두!” 토끼들은 영감님네 밭에 내려와서 녹두를 따 먹었지. “이놈들, 녹두 따 먹지 마라!” 영감님이 밭에 나와 보고는 발을 꽝꽝 구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어. 토끼들은 깜짝 놀라 와와 산속으로 달아났지. 그런데 영감님이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토끼들이 다시 우르르 내려와 녹두를 따 먹네. “이놈들! 녹두밭을 다 망치는구나!” 영감님은 작대기를 휘두르며 뛰어나왔어. 토끼들은 또 와와 산속으로 달아났지. 영감님이 집으로 들어가면 토끼들은 또 내려와서 녹두를 따 먹고, 토끼들이 내려오면 영감님은 또 작대기를 휘두르며 달려 나왔지. “안 되겠다!” 영감님은 집에 들어가는 척 밭둑에 납작 엎드렸어. 토끼들은 영감님이 집에 들어간 줄 알고 신 나게 녹두를 따 먹었지. 그때 영감님이 벌떡 일어나 토끼들을 마구 때렸어. “어이쿠!” 토끼들은 후다닥 몸을 피해 산으로 산으로 달아났지. “이제부터는 정말 조심해야겠다!” “좋은 수가 없을까?” 토끼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속닥속닥 회의를 했어. 그 뒤부터 토끼들은 녹두밭에 내려올 때면 한 마리씩 망을 보았어. 영감님이 얼씬만 하면, “녹두 영감 나온다!” 망보는 토끼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어. 그러면 토끼들은 먹던 녹두를 내던지고 와와 뒷산으로 달아났지. 영감님은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났어. ‘어떻게 하면 녹두를 따 먹지 못하게 할까?’ 영감님은 이 궁리 저 궁리 하다가, “맞다, 맞다!” 무릎을 탁 치고 일어났어. 영감님은 밭 한가운데 팔다리를 쭉 뻗고 누웠어. 녹두밭이 잠잠하니까 토끼들이 슬금슬금 녹두를 따 먹으러 내려왔어. 어라! 그런데 웬 이상한 괴물이 죽어 있네. 자세히 보니까, 영감님이야. “이것 봐라! 녹두 영감이 죽었다!” 토끼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영감님 주위를 뱅뱅 돌았어. “불쌍하다.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자!” 늘 자기들을 야단치고 쫓아내던 영감님이지만, 죽었다고 생각하니 좀 안됐던 모양이야. 토끼들은 영감님을 떠메고 양지바른 언덕을 찾아갔지. 토끼들이 호비작호비작 땅을 파서 무덤을 만드는데, 갑자기 영감님이 벌떡 일어났어. “이놈들, 몽땅 잡아 버리겠다!” 영감님은 토끼를 잡으려고 팔을 휘휘 내저었어. 토끼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들로 산으로 달아났지. 그런데 한 마리가 그만 붙잡히고 말았네. “요놈!” 영감님은 토끼를 묶어 작대기에 대롱대롱 매달고 돌아왔지. 영감님은 토끼를 가마솥에 푹 삶아 먹으려고 했어. 아궁이에 불을 지피려는데, 이런! 불씨가 없네. 영감님은 솥뚜껑을 닫아 놓고 이웃집에 불씨를 얻으러 갔어. 영감님이 막 사립문을 나서려는데, 뒤에서 우당탕탕 솥뚜껑 구르는 소리가 나. 돌아보니까, 토끼가 마당을 가로질러 울타리 쪽으로 달아나네. “어딜, 어딜, 요놈! 요놈!” 영감님이 간신히 울타리 사이로 빠져나가는 토끼 뒷다리를 잡았어. 그런데 그때. “어이쿠! 내가 토끼 다리를 잡는다는 게 울타리 다리를 잡았구나.” 녹두 영감은 잡았던 토끼 다리를 놓고 재빨리 울타리 가지를 잡았어. 토끼는 그 틈에 후다닥 달아났지. “내 다리 여기 있지! 내 다리 여기 있지!” 토끼는 껑충껑충, 폴짝폴짝 뛰어 뒷산으로 달아났더래. 쫓고 쫓기면서 어울려 살기.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토끼들을 보면서 좀 얄밉지 않던가요? 쫓아도 쫓아도 자꾸 또 내려와서 영감님이 애써 농사지은 녹두를 자꾸만 훔쳐 먹고 줄행랑을 치다니 말이에요. 이건 개구쟁이를 넘어서서 고약한 심술쟁이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꽤나 미운 생각이 들고, 자꾸 당하기만 하는 녹두 영감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런데 이 이야기 속의 토끼들을 꼭 나쁘다고 생각할 일은 아닐 듯합니다. 그것은 이야 기를 좀 평면적으로 보는 일이 될 거예요. 저 토끼들은 괜한 심술을 부리고 있다기보다 자기들 천성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저 토끼들은 원래 녹두를 좋아하니까 저렇게 자꾸 내려와서 녹두를 먹는 거지요. 토끼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저 하고 싶은 일 하기도 하면서요! 조금 더 나아가서, 이런 생각도 해 볼 수 있겠습니다. 조그마한 토끼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을까 하고요. 영감님이 저 녹두를 혼자 다 먹을 것도 아니라면 토끼들이 녹두를 먹는걸 그러려니 하고 놔둘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차라리 마음이라도 편해질 텐데 자꾸 성화를 내서 토끼를 쫓으려 하다 보니 마음이 팍팍해지고 몸도 고단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이야기를 읽다 보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가만, 지금 녹두 영감하고 토끼들이 정말로 싸우는 걸까? 함께 놀고 있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정말로 그런 것 같아요. 혼자 살면서 농사짓는 노인. 얼마나 심심하겠어요. ‘뭐, 재미 있는 일 없나’, 이러고 있다가 토끼들이 내려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요놈들, 맛 좀 봐라!” 하고서 작대기를 들고 달려드는 거지요. 토끼들은 깔깔거리면서 내빼고요. 쫓고 쫓기고, 또 내려오고 쫓고 쫓기고... 그렇게 즐겁게 더불어서 어울리고 있다는 말이에요. 나중에 가면 토끼는 토끼대로 영감님은 영감님대로 쓰는 수법이 점점 고단수가 돼요. 쫓고 쫓기는 놀이도 점점 재미있어지지요. 녹두 영감이 눈에 곶감 박고 귀에 가지 박고 코에 대추 박고 죽은 척 누워서 토끼를 기다리잖아요? 그때 영감은 아슬아슬 두근두근 얼마나 즐거웠을까요? 토끼를 하나 잡아다 놓고서 ‘요놈, 맛 좀 봐라!’ 하면서 가마솥에 넣었 을 때도요. 이야기는 녹두 영감이 그 토끼한테 속아서 깜빡 다리를 놓쳤다고 하지만, 사실은 짐짓 속은 척하면서 부러 토끼를 놔준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요놈, 꼭 죽는 줄 알았지? 하하하.’ 이러면서요. 죽다 살아난 토끼는 밭에 다시는 얼씬도 안했을까요? 그럴 리 없지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또 다시 깡충깡충 뛰어와서 녹두를 따 먹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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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토끼, 신발, 나막신, 꽃신, 말, 고양이, 멧돼지, 널빤지, 미투리, 개울, 개, 사람들, 바위, 발, 황소, 가죽신, 첫닭, 아름드리 나무, 신발들, 염소, 꼬마 도깨비, 곰, 도깨비들 | 제목: 신발 도둑
줄거리 요약: 옛날에 도깨비들이 살았는데, 도깨비들은 설을 하루 앞둔 그믐날 밤이면, 마을로 내려가 사람들의 신발을 훔쳤습니다. 가다 보니 멧돼지와 곰이 있어서 꼬마 도깨비는 마을이 어디냐고 물어봤는데, 우리를 도와주면 가르쳐 준다고 하며, 우리 중에 누가 키가 더 크냐고 멧돼지가 물었습니다. 꼬마 도깨비가 서로 대어 보면 안다고 대답하자, 멧돼지와 곰은 등을 마주 대고 섰습니다. 꼬마 도깨비는 곰이 멧돼지 보다 크다고 말했고, 곰은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곰은 오솔길을 따라 가보면 아름드리 나무가 나오니 거기 가서 물어보라고 말했습니다. 아름드리나무 아래에서 황소와 말이 힘자랑을 하고 있었고, 꼬마 도깨비가 그들에게 마을이 어디냐고 묻자, 황소는 누가 끄는 바위가 더 무거울 것 같냐고 물었습니다. 꼬마 도깨비는 양손에 들어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하고 바위를 들어 무게를 가늠해 보며 말이 끄는 바위가 조금 더 무겁다고 말했습니다. 말이 신이 나서 이 길로 쭉 가면 넓은 들이 나오면 거기 가서 물어보라고 말했습니다. 가다 보니 넓은 들에 염소와 토끼가 있어서 꼬마 도깨비가 마을이 어디냐고 물어봤는데, 토끼가 우리 중에서 누구 그릇에 있는 머루즙이 많은 거 같냐고 물어 봤습니다. 꼬마 도깨비는 그릇이 똑같으니까 대어 보면 안다고 말하고 두 그릇을 맞대었고, 염소 머루즙이 더 많다고 말했습니다. 염소가 으스대며 이 길로 가면 원두막이 나오면 거기 가서 물어보라고 말했습니다. 가다 보니 원두막에 개와 고양이가 있어서 꼬마 도깨비는 마을이 어디냐고 물었고 우리를 도와주면 가르쳐 준다고 하며 개는 누구 널빤지가 넓냐고 물었습니다. 꼬마 도깨비는 널빤지를 서로 대어 보면 알 수 있다고 대답하며 널빤지를 맞대어 보았고 고양이 널빤지가 더 넓다고 말했습니다. 고양이는 우쭐거리며 이 길로 가면 개울이 나오는데 거기 가서 물어보라고 말했습니다. 가다 보니 개울에 오리들이 있었고 꼬마 도깨비는 마을이 어디냐고 묻자, 오리들은 개울을 건너면 바로 마을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마을에는 집들이 모여있었고 꼬마 도깨비는 마을로 들어가 이 집 저 집 담을 넘고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찾으러 다녔습니다. 어느 집 댓돌에 신발들이 잔뜩 있었고 꼬마 도깨비는 꽃신을 신어 보았는데 작았고, 나막신을 신어 보았는데 컸습니다. 가죽신을 신어 보았는데 너무 작았고, 미투리를 신어 보았는데 너무 커서, 꼬마 도깨비는 여러 신발을 신고 또 신어 보았습니다. 첫닭이 울고 날이 밝아 왔고, 꼬마 도깨비는 발에 맞는 신발을 찾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다 숲으로 돌아갔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에 도깨비들이 살았어. 도깨비들은 설을 하루 앞둔 그믐날 밤이면, 몰래 사람들의 신발을 훔쳤어. 한 꼬마 도깨비가 해가 지자마자 부리나케 마을로 내려갔어. 도저히 밤까지 기다릴 수 없었거든. 가다 보니, 멧돼지와 곰이 티격태격하고 있었어. “얘들아! 마을이 어디야?” 꼬마 도깨비가 물었어. “우리를 도와주면 가르쳐 줄게. 우리 중에 누구 키가 더 크니?” 멧돼지가 씩씩거리며 물었어. 꼬마 도깨비가 대답했어. “그거야 쉽지. 서로 대어 보면 알아.” 멧돼지와 곰이 얼른 등을 마주 대고 섰지. “곰이 멧돼지보다 더 크잖아.” 꼬마 도깨비가 말했어. 곰이 자랑스럽게 말했어. “오솔길을 곧장 따라가 봐. 아름드리 나무가 한 그루 나온단다. 거기 가서 물어보렴.” 조금 가다 보니, 아름드리 나무 아래에서 황소와 말이 힘자랑을 하고 있었어. “얘들아! 마을이 어디야?” 꼬마 도깨비가 물었어. “우리를 도와주면 가르쳐 줄게. 우리 중에 누가 끄는 바위가 더 무거울 것 같니?” 황소가 씩씩거리며 물었어. 꼬마 도깨비가 대답했어. “그거야 쉽지. 양손에 들어 보면 알 수 있어.” 꼬마 도깨비는 바위를 번쩍 들어 무게를 가늠해 보았어. “말이 끄는 바위가 황소 것보다 더 무겁네, 뭐.” 꼬마 도깨비가 말했어. 말이 신이 나서 말했지. “이 길로 쭉 가면 넓은 들이 나온단다. 거기 가서 물어보렴.” 조금 가다 보니, 푸릇푸릇 넓은 들에서 염소와 토끼가 티격태격하고 있었어. “얘들아! 마을이 어디야?” 꼬마 도깨비가 물었어. “우리를 도와주면 가르쳐 줄게. 우리 중에 누구 그릇에 있는 머루 즙이 더 많은 것 같니?” 토끼가 뾰로통하게 물었어. 꼬마 도깨비가 대답했어. “그거야 쉽지. 그릇이 똑같으니까 대어 보면 알아.” 꼬마 도깨비는 두 그릇을 맞대고 찬찬히 살펴보았어. “염소 머루 즙이 토끼 것보다 더 많네, 뭐.” 꼬마 도깨비가 말했어. 염소가 으스대며 말했지. “이 길로 쭉 가면 원두막이 나온단다. 거기 가서 물어보렴.” 조금 가다 보니, 시원시원 원두막에서 개와 고양이가 아옹다옹 다투고 있었어. “얘들아! 마을이 어디야?” 꼬마 도깨비가 물었어. “우리를 도와주면 가르쳐 줄게. 우리 중에 누구 널빤지가 더 넓니?” 개가 아르릉대며 물었어. 꼬마 도깨비가 대답했어. “그거야 쉽지. 널빤지를 서로 대어 보면 알아.” 꼬마 도깨비는 두 널빤지를 맞대어 보았어. “고양이 널빤지가 개 널빤지보다 더 넓네, 뭐.” 꼬마 도깨비가 말했어. 고양이가 우쭐거리며 말했지. “이 길로 쭉 가면 개울이 나온단다. 거기 가서 물어보렴.” 조금 가다 보니, 졸졸졸 개울에서 오리들이 꽥꽥거리며 놀고 있었어. “얘들아! 마을이 어디야?” 꼬마 도깨비가 물었어. “개울을 건너면 바로 마을이야.” 오리들이 친절하게 대답했지. 마을에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어. 꼬마 도깨비는 성큼 마을로 들어가, 폴짝폴짝 이 집 저 집 담을 넘고 또 넘었지.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찾으려고 말이야. 그런데 어느 집 댓돌에 신발들이 잔뜩 있지 뭐야. 꼬마 도깨비는 알록달록 꽃신을 냉큼 신었어. 너무 작아. 따각따각 나막신을 냉큼 신었어. 너무 커. 번들번들 가죽신을 냉큼 신었어. 너무 작아. 헐렁헐렁 미투리를 냉큼 신었어. 너무 커. 꼬마 도깨비는 이 신발 저 신발 신고 또 신어 보았지. 꼬끼오, 꼬끼오오! 어느새 첫닭이 울고 날이 부옇게 밝아 왔어. 꼬마 도깨비는 갈팡질팡 어쩔 줄 몰라 하다, 부랴부랴 숲으로 돌아갔지. 제 발에 맞는 신발을 찾지도 못한 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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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다리, 고양이 버스, 코난, 만화 영화 감독, 산타클로스, 만화 영화, 토토로, 선물, 공책, 하야오, 이탈리아 전투기, 털북숭이, 아버지, 철학자, 나우시카 공주, 한 소년, 마녀 배달부 키키, 날개, 악당, 형, 사람들, 만화가, 어머니, 아들, 배경 그림, 만화 원화가들, 원령공주, 가방, 무기, 다카하타 감독, 생명체, 미야자키 하야오, 자동차, 경제학, 전투 비행기 부품, 나우시카, 커다란 배, 붉은 돼지, 친구들, 만화, 하야오 감독, 어린이들, 동생들, 주인공,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기계, 비행정, 어른들, 아이들, 우주 소년 아톰, 영화, 그림, 발가락, 오토바이, 미술 선생님, 형제들, 동물, 기계들, 텔레비전, 비행기, 두 자매, 신문 | 제목: 미야자키 하야오
줄거리 요약: 한 소년이 노란 불빛이 비치는 공장 앞에 앉아 공책에 무언가를 그리다 아버지를 만나 공장 안에 커다란 비행기를 보고 자전거만한 비행기가 있으면 어떨지 구석에 앉아 상상을 펼쳤던 이 소년이 훗날 만화 영화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입니다. 하야오의 아버지는 전투 비행기 부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해서 어릴 적부터 기계와 자동차, 비행기 등을 볼 수 있었지만 특히 커다란 비행기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하야오는 형과 동생들에게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여주었는데 형제들이 놀려 대고 웃어 댔지만 멋진 즐겁기만 했습니다. 하야오는 폐결핵에 걸려 몇 년 동안 병원에서 지내는 어머니에게 그림을 꺼내 보였고, 어머니는 상상력이 풍부한 하야오를 칭찬해주었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미술 공부를 하는 하야오의 재능을 미술 선생님은 알아챘고, 선생님 격려의 말에 용기를얻어 더욱 열심히 만화를 그렸습니다. 하야오는 일본 최초의 컬러 만화 영화 백사전을 보고 가슴이 쿵쾅거려 그날 밤, 마음속에 소중한 꿈을 품었습니다. 아버지의 호통에도 만화 영화에 푹 빠진 하야오는 대학대신 영화사에 들어가 만화 영화를 만들거라고 꿋꿋하게 대답했지만 결국 아버지의 뜻에 따라 대학에 가야 했습니다. 하야오는 아버지의 뜻대로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지만 만화 영화를 만들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대학 졸업 뒤 도에이 영화사에서 똑같은 그림을 매일 수십 장씩 그리는 일을했습니다. 상상력이 뛰어난 하야오를 보고 다카하타 감독이 깜짝 놀라 같이 연출을 하게 되어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이라는 만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1978년, 하야오가 연출한 미래 소년 코난이 방영되면서 아이들은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하야오의 이름은 일본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1984년 하야오는 바람 계곡 나우시카라는 극장용 만화 영화를 만들어, 오토바이보다 작은 비행정을 타고 하늘을 나는 나우시카 공주를 통해 오랫동안 꿈꿔 왔던 자유를 맛보았습니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구성공적으로 하야오의 을므은 미국과 유럽에 퍼졌고, 그는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만든 지브리 스튜디오로 세계적인 만화 영화 제작소로 발전했습니다. 하야오의 꿈의 공장인 그 곳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에 상상을 보태어 털북숭이 토토로와 고양이 버스 등을 만들어 냈고 1988년, 완성된 이웃집 토토로는 시골로 이사 온 두 자매가 숲의 요정 토토로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로 일본 만화의 전설이 되었습니다. 하야오는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행복을 선물했고, 자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철학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야오는 생생한 배경과 탄탄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틈만 나면 여행을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며 마음에 들 때까지 그리고 또 그려 마녀 배달부 키키, 붉은 돼지,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만화 영화가 나올 때마다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야오의 만화는 보고 나면 아무리 무뚝뚝한 사람이라도 웃음을 터뜨리게 되고, 힘과 용기를 얻게 되어 각박한 세상에 행복을 선물하는 아주 특별한 만화 영화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노란 불빛이 비치는 공장 앞에 한 소년이 앉아 있었어요. 소년은 공책에 열심히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지요. “요 녀석! 또 여기 왔구나!” 아버지가 공장에서 나와 쪼그리고 앉아 있는 아들의 얼굴을 마주 보았어요. “비행기가 그렇게 보고 싶으냐?” “네, 꼭 한 번만 보여 주세요.” 소년은 아버지를 따라 불이 환하게 켜진 공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덜컥대는 기계들 가운데 커다란 비행기가 놓여 있었어요. ‘자전거만 한 비행기가 있다면 어떨까?’ 공장 구석에 앉아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이 소년이 훗날 만화 영화의 거장이 된 미야자키 하야오랍니다. 하야오의 아버지는 전투 비행기 부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어요. 그래서 하야오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공장을 오가며 갖가지 기계와 자동차, 비행기 등을 볼 수 있었지요. 하야오는 특히 커다란 비행기에 마음을 빼앗겼어요. “나도 비행기처럼 하늘을 날고 싶어!” 당시 일본은 여러 나라와 전쟁을 벌이느라 많은 무기를 만들어 냈어요.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 무기 공장들은 문을 닫아야 했고, 아버지가 일하던 공장도 마찬가지였어요. 하야오는 전처럼 가까이에서 비행기를 볼 수 없었지만 날고 싶은 꿈을 접지 않았어요. “형, 이 비행기 어때?” 하야오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형에게 보여 주었어요. “하하, 커다란 배에 날개가 달렸네? 이렇게 무거운 배가 어떻게 하늘을 날지?” 동생들도 그림을 보고는 배를 잡고 웃어 댔어요. “이게 무슨 그림이야? 만화지!” 하야오는 형제들이 놀려 대도 즐겁기만 했어요. “나는 만화가 좋아! 우주 소년 아톰 좀 봐. 우주를 맘껏 날면서 악당을 물리치잖아. 정말 멋지지 않아? 나도 아톰 같은 멋진 만화를 그릴 거야!” “자, 병실에 들어가면 다들 조용히 해야 한다.” 아버지 말에 하야오의 형제들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병실 문을 열자, 어머니가 정답게 웃으며 가족을 맞았어요. 어머니는 폐결핵에 걸려서 몇 년 동안 병원에서 지내야 했어요. “엄마, 내가 그린 그림이에요!” 하야오는 가방에서 그림을 꺼내 보였어요. “어머나, 우리 하야오는 상상력이 참 풍부하구나! 이 그림을 보니 나도 하늘 높이 날 것 같은걸?” 어머니는 활짝 웃으며 칭찬해 주었어요. 몇 년 뒤, 어머니가 병이 완쾌되어 집으로 돌아오자 집은 활기를 되찾았답니다. 하야오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미술 공부를 했어요. 미술 선생님은 하야오의 재능을 단숨에 알아챘어요. “하야오,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했지? 그러려면 상상의 세계를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해. 너는 상상력이 풍부하니 상상의 기계나 동물을 그려 보렴.” 선생님 말에 용기를 얻은 하야오는 더욱 열심히 만화를 그렸어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을 무렵, 하야오는 <백사전>이라는 만화 영화를 보게 되었어요. 그것은 일본 최초의 컬러 만화 영화였지요. 하야오는 <백사전>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가슴이 쿵쾅거려서 잠도 이루지 못할 정도였지요. “그래!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바로 만화 영화를 만드는 거야!” 그날 밤, 하야오는 마음속에 소중한 꿈을 품었답니다. 만화 영화에 푹 빠진 하야오는 수업이 끝나면 집에 돌아와 만화를 그리고 또 그렸어요. 책상 위에는 늘 만화를 그린 종이들로 가득했지요. “언제까지 어린애처럼 만화만 그려 댈 테냐?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갈 준비를 해야지!” 아버지의 호통에도 하야오는 꿋꿋하게 대답했어요. “저는 대학에 가고 싶지 않아요. 영화사에 들어가서 만화 영화를 만들 거예요!” “뭐라고? 어린애 같은 소리 그만 해라! 대학에 가지 않으면 널 다시는 보지 않겠다!” 결국 하야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야 했어요. 하야오는 아버지의 뜻대로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어요. 하지만 만화 영화를 만들겠다는 꿈을 포기한 건 아니었어요. 틈틈이 신문에 실리는 만화를 그리며 미래를 준비했지요. 하야오는 대학을 졸업한 뒤 도에이 영화사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그곳은 바로 <백사전>을 만든 만화 영화사였어요. “만화 영화를 만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거야!” 하야오의 가슴은 희망으로 부풀어 올랐어요. 하야오가 처음 하게 된 일은 똑같은 그림을 매일 수십 장씩 그리는 일이었어요. 밤늦도록 일하고 돈도 조금밖에 받지 못했지만, 하야오는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그림을 그렸어요. “하야오, 자네의 상상력은 정말 뛰어나군!” 다카하타 감독이 깜짝 놀라 외쳤어요. “이제부터는 나를 도와 연출을 해 보게!” “그게 정말입니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야오는 다카하타 감독을 도와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이라는 만화 영화를 만들었어요. 3년 동안 공들여 만든 영화였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차가웠어요.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할 수는 없어!” 하야오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어요. 1978년, 하야오가 연출한 미래 소년 코난이 텔레비전에 방영되었어요. “와, 멋지다! 나도 코난처럼 힘센 발가락을 갖고 싶어.” 아이들은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흠뻑 빠져 들었고, 하야오의 이름은 일본에 널리 알려졌어요. 자신감을 얻은 하야오는 1984년,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라는 극장용 만화 영화를 만들었지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는 바람 계곡에 사는 나우시카 공주가 오염된 지구에서 갈 곳 잃은 생명체를 위해 싸우는 이야기예요. 오토바이보다 작은 비행정을 타고 하늘을 나는 나우시카 공주를 통해 하야오는 오랫동안 꿈꿔 왔던 자유를 맛보았어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는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어요. “하야오 감독님! 성공이에요, 성공!” 이제 하야오의 이름은 미국과 유럽에까지 알려졌어요. 같은 해, 하야오는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스튜디오를 세웠어요. “새 스튜디오 이름을 ‘지브리’라고 하면 어떨까? 지브리는 사하라 사막에 부는 뜨거운 바람이야. 내가 좋아하는 이탈리아 전투기 이름이기도 하지.” “지브리라. 아주 좋군!” 이렇게 해서 탄생한 지브리는 미국의 월트 디즈니 사와 맞먹는 세계적인 만화 영화 제작소로 발전했답니다. 브리는 하야오의 꿈의 공장이었어요. 하야오는 그곳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에 상상을 보태어 멋진 작품들을 만들어 냈지요. 하야오는 털북숭이 토토로와 고양이 버스 등을 상상하여 1988년, 마침내 이웃집 토토로를 완성했어요. 이웃집 토토로는 시골로 이사 온 두 자매가 숲의 요정 토토로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사람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하늘을 나는 토토로와 열두 개의 다리로 바람처럼 달리는 고양이 버스에 홀딱 반했지요. 그 뒤, 이웃집 토토로는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누구나 사랑하는 영화로, 일본 만화 영화의 전설이 되었답니다. 하야오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했어요.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고, 어린이들에게는 근사한 만화 영화 주인공을 선물했지요. 자연과 사람은 이웃입니다. 우리의 이웃인 아름다운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합니다. 하야오는 오직 인간만이 위대하며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은 자연에 큰 피해를 준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은 하야오의 만화 영화에도 깊이 스며들어, 사람들은 하야오를 철학자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하야오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생생한 배경과 탄탄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어요. 틈만 나면 여행을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했어요. “휴, 드디어 이야기 줄거리가 잡혔군! 이제 주인공 모습과 배경 그림을 정해야 해.” 하야오는 만화 원화가들과 함께 수백 장이 넘는 배경 그림을 그렸어요. 그림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음에 들 때까지 그리고 또 그렸지요. 마녀 배달부 키키, 붉은 돼지,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하야오의 만화 영화는 나올 때마다 큰 인기를 얻었답니다. 하야오의 만화 영화는 아주 특별해요. 하야오가 만든 만화 영화를 보고 나면, 아무리 무뚝뚝한 사람이라도 웃음을 터뜨리게 되고, 좌절에 빠진 사람들은 힘과 용기를 얻게 되지요. 하야오는 각박한 세상에 ‘행복’을 선물한 위대한 만화 영화 감독이자 철학자예요. 지금도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신기하고 재미난 상상을 하고 있을 거예요.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 산타클로스처럼 ‘어떤 만화 영화를 선물할까?’ 하고 고민하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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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머리, 골프 선수, 다른 선수들, 골프학과, 내 아들, 레저스포츠학과, 홀, 대, 장갑, 골퍼들, 타이거, 초원, 선수, 너, 골프과, 골프가방, 구멍, 숲, 벙커, 날개, 나무, 우드, 모두, 골프공, 사람들, 햇빛, 우승컵, 친구, 장애물, 바위, 아이언, 프로골퍼, 우주, 아들, 잔디, 내, 가방, 아빠, 골프, 매치플레이, 선수들, 홀인원, 당구, 모자, 골프지도학과, 프로 골퍼, 술잔, 스트로크플레이, 나, 승자, 손잡이, 연못, 혼자, 골프채, 티, 홀인, 언덕, 캐디백, 쇳덩이, 사람, 땅, 공 | 제목: 나이스 샷!(프로골퍼)
줄거리 요약: 타이거는 오늘 친구 우주와 치르게 될 골프 시합에서 이기기 위해 지난 몇 달 동안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아빠가 여러 대회에서 우승컵을 받은 유명한 골프 선수라서 사람들은 내가 골프를 잘 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소감이 어떠신지 이쪽을 보고 한 말씀 부탁합니다. 우주랑 골프 시합을 하면 항상 지니까 아무래도 나는 골프에 소질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빠는 우주가 자세가 좋고 골프에 소질이 많다고 매번 칭찬만 합니다. 자존심이 상해버린 나는 이번에는 꼭 이기고 말겠다며 우주에 큰소리를 치고 말았습니다. 선수들이 골프장에서 경기를 마치고 서로 축하하며 마시는 술잔에서 우승컵이 유래되었고, 골프채로 공을 티 위에 놓고 치는 것을 티샷이라고 해요. 내가 공을 칠 차례가 되어 집중하고 힘껏 스윙했습니다. 날개가 달린 듯 멀리 날아가던 내 공은 연못에 빠질락 말락 했습니다. 얄미운 우주는 조금만 건드리면 물에 퐁당 빠지겠다며 마구 비웃었습니다. 골프에서 게임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골프장에는 숲이나 벙커, 언덕, 연못 같은 장애물을 배치하고, 코스 전체의 거리가 5,940m 이상 되어야 공식 선수권 대회를 열 수 있습니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용감하게 물속으로 들어가서 잔디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던 공을 골프채로 쳐서 하늘로 날렸습니다. 홀과 가까워진 내 골프공을 보고 나는 그동안 혼자 열심히 연습한 실력을 발휘해서 잘하면 홀인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어서 떨렸지만 숨을 가다듬고 골프채로 살며시 공을 밀어냈더니 공이 들어갔습니다. 골프공을 홀이라는 구멍 안에 넣는 것을 홀인이라고 하고, 티 샷이 홀인하여 스코어 1을 기록하면 홀인원이라고 합니다. 우주는 정말 멋진 시합이었다고 말하며 내 실력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골프 경기의 방식은 총 타수로 승패를 겨루는 스트로크플레이와 홀마다 승부를 가려 승리한 홀이 많은 선수가 최종 승자가 되는 매치플레이로 나누어집니다. 내가 우주를 이기다니, 너무 기뻐서 소리쳤습니다. 실내 연습장이나 스크린 골프장에서 골프 연습을 할 수 있고, 골프 필드에 나가면 여러 사람과 시합하며 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나는 꾸준히 골프 연습을 하고 우주와 실력도 겨루면서 프로 골퍼의 꿈을 키워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로골퍼가 되기 위해서는 골프 관련 학과가 있는 일부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모자는 햇빛 차단과 양옆의 시야를 가려 집중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골프가방은 다양한 골프채를 보호하고 넣어서 지고 다닐 수 있어 일명 캐디백이라고도 합니다. 골프채는 머리, 대, 손잡이로 나뉘고 머리 부분이 나무로 된 것은 우드, 쇳덩이로 된 것은 아이언이라 하며 장갑은 골퍼들이 미끄럼 방지를 위해 끼지만 정교한 퍼팅을 위해서 벗기도 합니다. 프로골퍼는 건강한 체력과 지구력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경기 시간이 길고 혼자 경기를 진행하므로 강한 정신력과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내 이름은 타이거. 오늘은 골프 시합이 있는 날이야. 내 친구 우주와의 시합에서 이기려고 몇 달 동안 열심히 연습했지. 사람들은 내가 골프를 잘 칠 것이라고 생각해. 우리 아빠가 유명한 골프 선수거든. 대회에서 우승컵도 여러 번 받으셨지. 한 말 씀 부탁합니다. 이 쪽도 봐주세요. 소감이 어떠십니까? 그런데 나는 골프에 소질이 없는 것 같아! 골프 시합을 하면 항상 우주한테 지니까 말이야. "타이거, 자세가 그게 뭐니? 나 하는 걸 잘 봐!" 우주의 골프공이 저 멀리 날아갔어. 아빠는 우주의 자세가 좋다고 만날 칭찬만 하셔. "와! 우주는 골프에 소질이 많구나." "잘난 척하지 마! 이번엔 널 꼭 이기고 말 거야." 자존심이 상해버린 나는 큰소리를 치고 말았어. 모두가 우주만 예뻐하는 것 같아서 질투가 났거든. 우승컵의 유래는?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서로 축하하며 마시는 술잔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골프채로 공을 쳐 공중으로 공을 멀리 날리는 행위를 샷이라고 해요. 골프장에서 처음 샷을 칠 때 티 위에 놓고 친다 하여 티샷이라고 해요. 내가 공을 칠 차례야. 집중하고 힘껏 스윙 해 볼까? 나이스 샷! 우와! "나이스 샷! 잘했다. 역시 내 아들이야!" 내 공은 날개가 달린 듯 아주 멀리 날아갔어. 야호! 아빠가 칭찬 해 주셨어.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내 공이 연못에 빠질락 말락 하잖아! "하하하, 바보 타이거. 어쩐 일로 잘 치나 했어. 조금만 건드리면 물에 퐁당 빠지겠다." 얄미운 우주가 마구 비웃으며 약을 올려. 스윙이란? 땅 위에 있는 골프공을 골프채로 맞춰 원하는 지점에 떨어뜨리는 방법을 말해요. '나이스 샷' 이란 골프, 당구 등에서 상대방이 잘 쳤을 때 축하하는 말이에요. 골프장에는 드넓은 초원에 숲이나 벙커, 언덕, 연못 같은 장애물을 배치해서 게임의 재미를 높여요. 공식 선수권 대회를 열 수 있는 코스는 전체의 거리가 5,940m 이상 되어야 한대요. 이제 와서 포기할 수는 없지! 나는 용감하게 물속으로 들어갔어. 잔디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공을 골프채로 '따악!' 내 공이 다시 하늘을 날고 있어. 그런데 공이 어디로 갔을까? 바위 밑에 있을까, 나무 아래 있을까? 와! 내 골프공이 홀과 가까워졌네. 그동안 혼자 열심히 연습하길 잘했어. '잘하면 홀인 할 수 있겠는걸?' 사람들이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어. 두근두근 심장이 떨리지만 숨을 가다듬고 골프채로 살며시 공을 밀어냈어. 와우! 공이 들어갔어! 사람들이 모두 내게 박수를 쳐줬지. 골프 필드란? 골프 대회가 열릴 수 있는 야외 골프장을 골프 필드라고 해요. 홀인이란? 골프공을 '홀'이라는 구멍 안에 넣는 것을 말해요. 홀인원(Hole in one). 티 샷이 홀인하여, 스코어 1을 기록한 경우를 말해요. "타이거, 대단하다. 정말 멋진 시합이었어." 우주도 내 실력을 인정했어. 하하하 아들, 잘했어! 골프경기의 방식은 다음과 같이 나뉘어요. 스트로크플레이. 정해진 홀에서 기록한 모든 타수를 더해, 그 수가 적은 쪽이 승자가 되는 경기에요. 매치플레이. 홀마다 승부를 가려 승리한 홀이 많은 선수가 최종 승자가 되는 방식이에요. 와우! 내가 우주를 이기다니! 아빠, 나도 골프 연습 할래요. 우주야, 너도 잘 했단다. 어디에서 연습해요? 요즘은 많은 사람이 골프를 배우고 있어서 흔히 실내 연습장이나 스크린 골프장을 찾을 수 있어요. 실내 연습장에서 골프공과 골프채를 잘 다루기 위한 연습을 해요. 골프 필드에 나가서는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과 시합을 하며 실력을 키울 수 있어요.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봤어. 나는 골프에 소질이 없는 것이 아니었어. 꾸준히 골프 연습을 하고 우주와 실력도 겨루면서 프로 골퍼의 꿈을 키워나갈 거야. 우주야, 기다려. 프로대회에서 만나자! 프로골퍼가 되려면? 반드시 골프 관련 학과를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교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면 많은 도움이 돼요. 그 수가 적지만, 고등학교에도 골프과가 있다고 해요. 그리고 대학에는 레저스포츠학과, 골프학과, 골프지도학과 등이 있어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어요. 모자. 양옆의 시야를 가려 집중력을 높여주고 햇빛을 차단해 주기도 하죠. 또 사고를 예방하기도 하는 등 많은 역할을 해요. 골프가방. 일명 '캐디백'이라고 불리는 가방으로, 다양한 골프채를 보호하고 넣어서 지고 다니는 가방을 말해요. 골프채. 골프채는 머리, 대, 손잡이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요. 머리 부분이 나무로 된 것은 우드, 쇳덩이로 된 것은 아이언이라 해요. 장갑. 골퍼들이 주로 미끄럼 방지를 위해 끼지만, 정교한 퍼팅 감각을 더 하고자 할 때에는 장갑을 벗는 것이 좋다고 해요.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요? 프로골퍼는 골프의 복잡한 규칙을 잘 알고, 다른 선수들을 배려할 수 있어야 해요. 골프는 체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운동이므로 건강한 몸을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실력을 키우기 위해선 꾸준하고 체계적인 연습이 필요한데 이것을 이겨낼 지구력도 필요하겠죠. 또 경기 시간이 길고 혼자 경기를 진행하므로, 무엇보다 강한 정신력과 집중력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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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뤼팽, 돈, 약, 여인, 금시계, 부모, 하급 공무원, 너, 교도소장, 과장, 잿빛 늑대, 부모님, 에메, 워브, 코안경, 몸, 소설책, 경찰, 무롱 과장, 사람들, 커다란 자물쇠, 소장님, 마르셀 에메, 운동, 늑대 인간, 레퀴에 과장, 듀티윌, 누군가, 정신병자, 가족들, 간수, 자신, 간수들, 가족, 머리끝, 자물쇠, 여인의 부모, 나, 사냥꾼, 일, 두통약, 얼굴, 분홍색 분필, 턱수염, 두 사람, 경찰관, 술집, 동료, 인간, 의사, 소설가, 레퀴에, 사람, 신문 기자, 초, 가루가루 | 제목: 벽을 드나드는 남자
줄거리 요약: 파리 몽마르트르에 사는 코안경을 쓰고 턱수염이 짧은 듀티웰은 차분하고 조용한 사람으로 등기청의 하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출근하는 듀티윌에게는 벽을 통과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듀티윌은 아무리 단단한 벽이라도 마치 문으로 드나드는 것처럼 쉽게 통과할 수 있었는데 서른세 살 때 자신에게 신비한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듀티윌은 벽을 뚫고 나왔다면 다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가 벽을 마주하고 곧장 걸어가자 마치 벽에 구멍이라도 있는 듯 벽을 지나 방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듀티윌은 믿을 수 없어 다시 실험해 보았지만 이번에도 벽을 지나 거실로 나가는 자신의 모습에 놀랐습니다. 자신의 능력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무섭기도 한 듀티윌은 이튿날 병원을 찾았습니다. 다른 사람과 갑상선 기능이 달라서 그런 것 같다며, 벽을 드나드는 능력이 싫다면 몸을 피곤하게 하고 일 년에 두 알씩 약을 먹도록 했습니다. 병원에서 돌아온 듀티윌은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말에 안심하며 지어준 약을 한 알 먹고 나머지는 서랍에 넣어두었는데, 사실 듀티윌은 몸보다는 머리를 쓰는 일을 해서 피로한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듀티윌은 조용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어서 레퀴에가 과장으로 오기 전까지는 벽을 드나드는 능력을 사용할 일이 특별히 없었습니다. 듀티윌의 상관 무롱이 그만두고 레퀴에 과장이 출근하는 날부터 레퀴에 과장은 듀티윌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레퀴에 과장은 이걸 일이라고 하는거냐며 듀티윌이 하는 일마다 트집을 잡아 호되게 야단을 쳤습니다. 오랫동안 굳어진 습관으로 예전에 사용하던 문구를 쓴 서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레퀴에 과장은 듀티윌을 야단쳤습니다. 레퀴에 과장은 주의를 줘도 상관의 말을 귓등으로 듣는 듀티윌을 자신의 방 뒤쪽 골방으로 쫓아 버렸습니다. 듀티윌은 단지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야단을 치는 것이 속상하여, 앙갚음을 해 줄 방법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듀티윌은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라 레퀴에 과장 방으로 고개를 쑥 내밀어 기침을 했습니다. 서류를 읽고 있던 레퀴에 과장은 듀티윌의 머리가 박제한 사슴 머리처럼 벽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더욱 놀랍게도 듀티윌의 머리는 레퀴에 과장에게 참으로 못된 사람이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깜짝 놀란 레퀴에 과장은 듀티윌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본 후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레퀴에 과장이 듀티윌의 방에 뛰어 들어와 과장님 무슨 일이 있으시냐며 시침을 뚝 떼며 말했습니다. 듀티윌은 그로부터 일주일 동안 틈날 때마다 벽으로 얼굴을 내미는 행동을 계속했습니다. 얼굴을 내민 채 과장을 노려보기만 했고, 잘못을 꼬집어 말하기도 하고, 가끔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양팔을 흔들며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레퀴에 과장은 일주일 만에 몸이 마르고 헛소리하며 이상한 행동을 보이다가 결국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조용하게 지내던 듀티윌이 레퀴에 과장과의 싸움에 승리하자 자신의 성격이 변했음을 느꼈고, 새로운 모험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돈이 탐나서가 아니라 남들이 못 하는 일을 해 보고 싶었던 듀티윌은 경찰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경찰은 정신병자가 보낸 편지일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엄중한 경계를 폈고, 듀티윌은 아무도 모르게 은행의 벽을 통과해서 금고의 돈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분홍색 분필로 가루가루라는 사인을 남기며, 듀티윌은 은행, 보석 가게, 부잣집에 들어가 돈이나 물건을 가지고 나왔으며 사람들은 모두 도적 가루가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람들은 가루가루의 정체를 무척 궁금해하면서 뛰어난 솜씨에 감탄을 했고, 가루가루는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어딜 가나 가루가루에 대한 이야기에 짜증이 난 듀티윌은 동료에게 비밀을 털어놓았습니다. 듀티윌의 고백에 동료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조용하고 내성적인 듀티윌이 가루가루라는 말을 믿어 주지 않자, 그날 저녁 보석 가게에 들어가 진열장을 깬 후 물건을 꺼내고 경찰이 올 때까지 노래 부르며 기다렸습니다. 자신이 가루가루임을 증명하기 위해 일부러 경찰에게 잡힌 뒤, 듀티윌의 방에서 교도소장의 금시계가 발견되자 교도소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놀란 간수들이 시계를 다시 가져다 두었지만, 이튿날 아침에는 다시 듀티윌의 손에 있었고, 또한 밤에 순찰을 돌던 간수들은 가끔씩 엉덩이를 차이기도 했습니다. 화가 난 교도소장이 듀티윌을 특별 감방으로 옮기고 간수들에게 경계를 서도록 했지만, 여전히 교도소장의 물건이 듀티윌의 방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감옥 생활이 지겨워진 듀티윌은 교도소장에게 편지를 보냈고, 내일 밤 열한 시 이십오 분부터 삼십 분 사이 감옥을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교도소장은 어느 때보다도 철저히 경계를 서도록 지시하고 자신도 직접 순찰을 돌았지만, 벽을 마음대로 드나드는 듀티윌은 감옥을 빠져나왔습니다. 어두컴컴한 독방에 가두고 삼중으로 자물쇠를 채워도 다음 날 아침이면 듀티윌은 교도소장의 방에서 간수를 불러 아침을 달라고 하자 교도소장은 듀티윌을 다시 감방에 가두고 먹을 것은 한 조각만 주도록 명령했습니다. 듀티윌은 또다시 자신이 체포되었던 식당에서 음식값을 치러 달라고 교도소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교도소장의 욕을 듣고 마음이 상한 듀티윌은 감옥을 빠져나왔고,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턱수염도 깎았으며, 안경도 바꾸고, 가명으로 미리 얻어놓은 아파트에서 조용한 생활을 시작하는 등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눈부신 금발, 하얀 피부, 천사 같은 웃음을 띤 아름다운 여인에게 마음을 온통 빼앗긴 듀티윌은 집 밖으로 장을 보러 나온 여인에게 장미를 바치며 사랑을 고백했습니다. 첫눈에 반했다며 내 사랑을 받아달라는 고백에 여인은 얼굴을 붉혔습니다. 부모님이 엄하셔서 조금이라도 늦게 다니면 야단을 치시고, 밤에는 외출하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채워서 나갈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듀티윌에게 말하자 직접 찾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여인의 부모가 자물쇠를 채운 것을 확인한 듀티윌은 벽을 통과해 여인의 방으로 들어가자, 여인은 놀라며 어떻게 들어왔냐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밤새도록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날이 새자 듀티윌은 벽을 통과해 집을 나왔습니다. 여인의 부모가 채운 커다란 자물쇠는 두 사람을 안전하게 지켜 주는 역할을 할 뿐, 두 사람의 사랑은 더 깊어만 갔습니다.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온 듀티윌은 가벼운 두통을 느꼈고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서랍에서 찾았는데 일 년 전 약이 있었습니다. 듀티윌은 그것을 두통약이라 착각하여 약을 삼켰고, 그날 밤에도 여인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여인의 집 벽을 통과하려는 순간 몸이 빠져나가지 않자, 몸이 피곤해서 그런 거로 생각했습니다. 여인과 밤새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서서히 날이 밝아 왔습니다. 여인의 방에서 빠져나와 집의 담을 통과하려는 순간, 어깨와 허리에 무언가 스치는 듯한 느낌을 받은 듀티윌은 점점 몸이 뻑뻑해지더니 더 이상 몸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여인과 매일 밤 이야기를 나누느라 몸이 무척 피로했기에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이 효과를 나타낸 것이었습니다. 파리의 노르뱅거리의 우는 듯한 그 슬픈 흐느낌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벽이 된 듀티윌의 슬픈 울음소리라고 합니다. 프랑스의 주아니에서 태어난 마르셀 에메는 어릴 때부터 공상에 잠기고 엉뚱한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 많은 에메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고, 인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어서 의학 공부 및 신문 기자를 하였으며, 1927년 소설가가 되어 하기진 자들의 식탁으로 르노도 상을 받게 됩니다. 뛰어난 단편 소설을 남긴 에메의 소설에는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자주 나오는데, 그것은 에메의 독특한 상상력 때문입니다. 1942년에 발표된 에메의 대표적인 단편 소설 벽을 드나드는 남자는 벽을 통과하는 신기한 능력이 있는 주인공이 단 한 번의 실수로 벽 속에 갇힌다는 이야기입니다. 에메의 벽을 드나드는 남자를 읽은 독자는 그의 괴기한 상상력에 잊혀지지 않는 긴 여운을 느끼게 되어 순간순간 무릎을 치는 글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프랑스 문학의 희귀한 보석으로 추앙받고 있는 에메는 인간은 원래 죄인이라는 종교적인 시각에서 인간의 약점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선량함은 물론 나약함과 사악함까지도 따뜻하게 보듬으려는 작가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작품으로 말하고자 하였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파리 몽마르트르에 듀티윌이라는 남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코안경을 쓰고 짧은 턱수염을 기른 듀티윌은 성격이 차분하고 조용한 사람이었지요. 듀티윌은 등기청의 하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겨울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버스를 타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걸어서 출퇴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듀티윌에게는 남들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벽을 통과하는 능력이었습니다. 듀티윌은 아무리 단단한 벽이라도 마치 문으로 드나드는 것처럼 쉽게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듀티윌은 서른세 살 때 자신에게 신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밤 전기가 잠시 끊겨 초를 찾으려고 방 안을 헤매고 있었는데, 전기가 들어온 다음 보니 자신이 방이 아닌 복도에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방문은 완전히 잠겨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어리둥절했습니다. 벽을 뚫고 복도로 나왔다면 다시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듀티윌은 벽을 마주하고 서서 크게 숨을 쉰 다음 곧장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치 벽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있는 듯 벽을 지나 방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듀티윌은 믿을 수 없어 다시 실험해 보았습니다. 방에서 벽을 마주하고 섰다가 앞으로 걸어갔습니다. 이번에도 듀티윌은 벽을 지나 거실로 나가는 자신의 모습에 놀랐습니다. 아무리 단단한 벽이라도 공기처럼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이 듀티윌에게 있었던 것이지요. 듀티윌은 자신의 능력이 신기했지만 무섭기도 했습니다. 이튿날 듀티윌은 병원을 찾았습니다. “별 이상은 없지만, 갑상선의 기능이 다른 사람과 달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벽을 드나드는 능력이 싫다면 일이나 운동을 해서 몸을 피곤하게 하십시오. 그리고 이 약을 일 년에 두 알씩 먹도록 하십시오.” 의사는 이렇게 말하며 약을 지어 주었습니다. 병원에서 돌아온 듀티윌은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말에 안심하며 약을 한 알 먹고 나머지 한 알은 서랍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듀티윌이 하는 일은 몸이 아닌 머리를 쓰는 일이었고, 취미 또한 우표 수집이었기 때문에 별로 피로할 일이 없었습니다. 더구나 시간이 지나자 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려, 벽을 드나드는 능력이 남아 있게 되었지요. 듀티윌은 무척 조용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벽을 드나드는 능력을 사용할 일은 없었습니다. 적어도 레퀴에가 과장으로 오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어느 날 듀티윌의 상관이었던 무롱 과장이 그만두고 레퀴에 과장이 새로 왔습니다. 레퀴에 과장은 출근하는 첫날부터 듀티윌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듀티윌의 작은 코안경과 턱수염이 거슬렸던 모양입니다. 레퀴에 과장은 듀티윌이 하는 일마다 트집을 잡았고 작은 실수라도 하면 호되게 야단을 쳤습니다. “자네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이걸 일이라고 하는 건가?” 그날도 듀티윌은 레퀴에 과장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듀티윌이 쓴 서류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듀티윌은 여러 번 고쳐 써 보려고 했지만, 오랫동안 굳어진 습관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예전에 사용하던 문구를 썼고 또다시 레퀴에 과장에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몇 번이나 주의를 줘도 알아듣지 못하다니. 자네는 상관의 말을 귓등으로 듣는 건가?” 레퀴에 과장은 호통을 치며 듀티윌을 자신의 방 뒤쪽의 어두운 골방으로 쫓아 버렸습니다. 듀티윌은 무척 속이 상했습니다. ‘정말 너무하는군. 틀린 것도 아니고 단지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렇게 야단을 치다니. 앙갚음을 해 줄 방법이 없을까?’ 문득 듀티윌에게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자리에서 일어선 듀티윌은 레퀴에 과장 방으로 고개를 쑥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가볍게 기침을 했습니다. “에헴! 에헴!” 책상에서 서류를 읽고 있던 레퀴에 과장은 기침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듀티윌의 머리가 마치 박제한 사슴 머리처럼 벽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헉! 저, 저게 뭐야?” 더욱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듀티윌의 머리가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레퀴에 과장! 당신은 참으로 못된 사람이야.” 깜짝 놀란 레퀴에 과장은 한참 동안 듀티윌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 순간 듀티윌은 얼른 머리를 벽에서 빼내고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곧 레퀴에 과장이 듀티윌의 방으로 뛰어들어왔습니다. “왜,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과장님?” 듀티윌이 시침을 뚝 떼고 말했습니다. 레퀴에 과장은 듀티윌을 찬찬히 쳐다보다가 멋쩍은 듯 말했습니다. “아, 아닐세. 아무것도 아, 아니야.” 그로부터 일주일 동안 듀티윌은 틈날 때마다 벽으로 얼굴을 내미는 행동을 계속했습니다. 어느 날에는 벽에 얼굴을 내민 채 아무 말 없이 과장을 노려보기만 했고, 또 어떤 날에는 잘못을 꼬집어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가끔은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또 어떨 때는 상체까지 내밀고 양팔을 흔들며 이렇게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나는 가루가루다! 너를 잡아먹을 테다.” ‘가루’란 늑대를 뜻하는 말이었으니, 레퀴에 과장은 듀티윌을 늑대 인간이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레퀴에 과장은 불과 일주일 만에 눈에 띄게 몸이 마르더니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고, 포크로 스프를 떠 먹는다거나 경찰관을 보면 경례를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또 일주일이 지나기 전에 결국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레퀴에 과장을 쫓아낸 듀티윌은 자신의 성격이 변했음을 느꼈습니다. 여태까지 조용하게 지내던 듀티윌은 레퀴에 과장과 싸움을 벌여 승리하자 가슴 깊은 곳에 있던 도전 정신이 용솟음친 것입니다. 듀티윌은 새로운 모험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은행을 터는 일이었습니다. 돈이 탐나서가 아니라 남들이 못 하는 일을 해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듀티윌은 먼저 경찰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나는 가루가루라는 사람입니다. 경찰 여러분이 요즘 너무 한가한 것 같아 내일 저녁 여덟시에 센 강 옆에 있는 가장 큰 은행에서 돈을 훔치고자 하니 특별히 경계를 잘 서 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은 정신병자가 보낸 편지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주 엄중한 경계를 폈습니다. 그러나 듀티윌은 아무도 모르게 은행의 두꺼운 벽을 통과해서 금고에 있는 돈을 한 주머니 가득 가지고 나왔습니다. 분홍색 분필로‘가루가루’라는 사인까지 남기고 말입니다. 다음 날 아침 신문에는 뤼팽보다 더욱 뛰어난 도적 가루가루에 대한 기사가 크게 실렸고, 사람들은 모두 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뒤로 듀티윌은 날마다 은행이나 보석 가게, 심지어는 부잣집에 들어가 돈이나 물건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가루가루의 정체를 무척 궁금해하면서 뛰어난 솜씨에 감탄을 했습니다. 신문에는 날마다 가루가루에 대한 기사가 실렸고, 우체국에는 주소도 없이 가루가루에게 보내는 편지가 가득 쌓였습니다. 이제 가루가루는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등기청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듀티윌은 어디를 가나 하루 종일 가루가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통에 짜증이 났습니다. 이제 슬슬 비밀을 털어놓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듀티윌은 심각한 얼굴로 동료에게 말했습니다. “사실 가루가루는 바로 나야.” 듀티윌의 고백에 동료들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듀티윌이 가루가루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죠. 동료들은 듀티윌을 놀려 댈 뿐이었습니다. “자네가 가루가루란 말인가? 그렇다면 오늘은 어느 은행에 들어가 돈을 훔치려나?” 자신의 말을 아무도 믿어 주지 않자 화가 난 듀티윌은, 그날 저녁 보석 가게에 들어가 진열장을 깨서 물건을 꺼내 놓고 경찰이 올 때까지 노래를 부르며 기다렸습니다. 자신이 가루가루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일부러 경찰에 잡힌 것입니다. 듀티윌이 감옥에 갇힌 다음 날 교도소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듀티윌의 방에 교도소장의 금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놀란 간수들은 시계를 빼앗아 다시 교도소장의 방에 가져다 두었지만, 이튿날 아침에는 다시 듀티윌의 손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기가 막히게도 다음 날에는 교도소장 방에 있던 소설책까지 듀티윌의 머리맡에 있었습니다. 또한 밤에 순찰을 돌던 간수들이 가끔씩 누군가의 발에 엉덩이를 차이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물론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지요. 화가 머리끝까지 난 교도소장은 듀티윌을 특별 감방으로 옮기고 간수들에게 엄중히 경계를 서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도 여전히 교도소장의 물건이 듀티윌의 방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감옥 생활이 지겨워진 듀티윌은 교도소장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소장님이 가지고 계신 책을 모두 읽었기에 내일 밤 열한 시 이십오 분부터 삼십 분 사이 감옥을 나가고자 합니다. 그동안 보살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가루가루 올림. 교도소장은 어느 때보다도 철저히 경계를 서도록 지시하고 자신도 직접 순찰을 돌았습니다. 그러나 벽을 마음대로 드나드는 듀티윌은 정확히 열한 시 이십팔 분에 감옥을 빠져나왔습니다. 하지만 듀티윌은 먼 곳으로 달아나지 않고 교도소 근처 식당에서 음료수를 마시다가 다시 체포되었습니다. 교도소장은 듀티윌을 어두컴컴한 독방에 가두고 삼중으로 자물쇠를 채우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듀티윌은 교도소장의 방에서 간수를 불러 아침을 가져다 달라고 했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교도소장은 듀티윌을 다시 감방에 가두고 간수에게 스물네 시간 내내 경비를 서게 하고는, 먹을 것은 빵 한 조각만 주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듀티윌은 자신이 체포되었던 식당에서 교도소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기서 음식을 먹었는데 지갑을 가지고 나오지 않아서요. 죄송하지만 오셔서 음식 값을 치러 주시겠습니까?” 교도소장은 숨이 턱에 차도록 달려와 마구 욕을 해댔습니다. 이 일로 마음이 상한 듀티윌은 그날 밤 감옥을 빠져나와 다시는 돌아가지 않았습니다.감옥을 나온 듀티윌은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턱수염도 깎고 안경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가명으로 미리 얻어 놓고 물건까지 옮겨 둔 새 아파트에서 조용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훔치거나 감옥을 빠져나오는 일이 시시하게 느껴진 듀티윌은 이집트의 피라미드 안에 들어가 볼 궁리를 하며, 예전처럼 우표 수집을 하거나 밝은 거리를 산책하는 등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단골 식당에서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던 듀티윌은 길에서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여인을 발견하고는 한눈에 반했습니다. 눈부신 금발에 하얀 피부, 천사 같은 웃음을 띤 여인에게 마음을 온통 빼앗긴 듀티윌은 여인의 뒤를 따라가 집을 알아두었습 니다. 그리고 다음 날 집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장을 보러 나온 여인을 만난 듀티윌은 장미를 바치며 사랑을 고백했습니다. “첫눈에 반하고 말았소. 내 사랑을 받아 주오.” 여인은 얼굴을 붉혔습니다. 하지만 손을 살며시 내밀어 장미를 받아 드는 것을 보면 듀티윌이 마음에 드는 듯했습니다. “제 부모님은 무척 엄하셔서 조금이라도 늦게 다니면 야단을 치세요. 그리고 밤에는 외출하지 못하도록 문 밖에 무거운 자물쇠를 채우시지요. 저도 당신을 만나고 싶지만 나갈 수가 없으니 답답하군요.” “염려 마시오. 오늘 밤 내가 당신을 찾아가리다.” 깊은 밤, 여인의 부모가 대문과 방문에 커다란 자물쇠를 채운 것을 확인한 듀티윌은 벽을 통과해 여인의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마나, 정말 오셨군요. 어떻게 들어오셨나요? 자물쇠가 채워져 있을 텐데.” “사랑 앞에는 불가능한 것이 없다오.” 두 사람은 밤새도록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날이 새자 듀티윌은 벽을 통과해 집을 나왔습니다. 그날 이후 듀티윌은 밤마다 여인을 찾아갔습니다. 여인의 부모가 채운 커다란 자물쇠는 오히려 두 사람을 안전하게 지켜 주는 역할을 할 뿐이었습니다.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는 만큼 두 사람의 사랑도 깊어만 갔습니다. 어느 날 밤새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온 듀티윌은 가벼운 두통을 느꼈습니다. 듀티윌은 서랍을 열고 약을 찾았습니다. 서랍에는 일 년 전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두통약이라고 착각한 듀티윌은 약을 단숨에 삼키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날 밤에도 듀티윌은 여인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밤 공기는 상쾌했고 두통도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그런데 여인의 집 벽을 막 통과하려는 순간 평소와는 달리 몸이 부드럽게 빠져나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피곤해서 그럴 거야. 조금 있으면 나아지겠지.’ 듀티윌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여인의 방으로 들어간 듀티윌은 여인과 밤새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느덧 서서히 날이 밝아 왔습니다. 듀티윌은 아쉬운 작별을 하고 여인의 방을 빠져나 왔습니다. 그리고 집의 담을 통과하려는 순간 듀티윌은 어깨와 허리에 무언가 스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뻑뻑해지더니 듀티윌은 더 이상 몸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그제서야 듀티윌은 자신이 먹은 약을 생각해 냈습니다. 일 년 전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이 효과를 나타낸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매일 밤 사랑하는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몸이 무척 피로했기에 약효가 빨리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듀티윌은 결국 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갇히고 말았습니다. 듀티윌은 그만 벽이 되고 만 것입니다. 지금도 파리의 노르뱅 거리를 걷다 보면 사람이 우는 듯한 슬픈 흐느낌을 들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몽마르트르 언덕을 스쳐 가는 바람 소리라고 여기는 그 흐느낌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벽이 되어 버린 듀티윌의 구슬픈 울음소리입니다.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 벽을 드나드는 남자를 지은 마르셀 에메는 프랑스의 주아니에서 태어났습니다. 에메는 어릴 때부터 매우 영특했고, 공상에 잠기기를 좋아해서 엉뚱한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또한 호기심 많은 에메는 의학, 과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어서 의학 공부도 하고 신문 기자를 하기도 했습니다. 에메는 1927년 장편 소설 브륄브아를 발표하며 소설가가 되었고, 허기진 자들의 식탁으로 르노도 상을 받았습니다. 에메는 특히 뛰어난 단편 소설을 남겼는데, 녹색의 암말, 벽을 드나드는 남자 등이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그리고 환상과 풍자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희곡 클레랑바르, 달의 새들, 루이지안 등과 프랑스 아동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나무에 오른 고양이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에메의 소설에는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자주 나옵니다. 이것은 에메의 독특한 상상력 때문이지요. 그래서 에메를 ‘두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 꾼’이라고도 한답니다. 악하기도 하지만 약한 인간. 1942년에 발표된 벽을 드나드는 남자는 에메의 대표적인 단편 소설입니다. 벽을 통과하는 신기한 능력이 있는 주인공이 자신이 생각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시도하다가 단 한 번의 실수로 벽 속에 갇히고 만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단순하게 진행되지만 에메 특유의 괴기한 상상력이 녹아들어 현실과 환상이 맞닿은 세계가 펼쳐집니다. 그래서 벽을 드나드는 남자를 읽은 독자는 놀랍고 잊혀지지 않는 긴 여운을 느끼게 됩니다. 이 작품은 짧은 단편 소설이지만 순간순간 무릎을 치게 하는 글의 묘미를 느끼게 해 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에메는‘프랑스 문학의 희귀한 보석’ 또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또한 에메는 사람이 저지르는 범죄에 대해서도 ‘옳고 그름’이라는 일반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원래 죄인’이라는 종교적인 시각에서 인간의 약점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선량함은 물론 나약함과 사악함까지도 따뜻하게 보듬으려는 작가의 마음에서 비롯되지요. 벽을 드나드는 남자에도 이러한 에메의 생각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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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유아
키워드: 왕비, 상인들, 심학규, 효녀, 눈, 신동흔 선생님, 손, 부모, 배, 옷, 내가, 아버지, 임금, 두레박, 심청이, 연꽃, 인당수, 처녀, 어린아이, 심 봉사, 스님, 상인, 용왕, 어머니, 호미, 발, 신하들, 청이, 아낙님, 임금님, 부처님, 북, 아기, 딸, 쌀, 갓, 효자 효녀, 아가, 심청, 인간, 봉사들, 공양미 삼백 석, 부인, 백성들, 사람, 용왕님 | 제목: 효녀 심청
줄거리 요약: 옛날 심학규라는 봉사가 부인이 딸을 낳고 이레 만에 죽자, 갓 낳은 딸을 살리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우물가에서 물 긷는 아낙에게, 들에서 김매는 아낙에게 불쌍한 아가를 위해 젖 좀 베풀라며 동냥젖으로 딸을 길렀습니다. 일곱 살이 된 심 봉사의 딸 청이는 앞 못 보는 아버지의 눈과 손이 되어 동냥까지 다니며 정성으로 모셨는데, 열두 살이 되자 남의 집에 품을 팔며 살림을 꾸렸습니다. 어느 날, 심 봉사는 일을 하러 간 청이가 안 오니까 마중을 나갔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개울에 빠졌습니다. 스님이 물에 빠진 심 봉사를 건져 주며 부처님께 공양미 삼백 석을 바치면 눈을 뜰 수 있다고 하자, 그는 자기의 형편을 생각하지 않고 약속을 했습니다. 집에 온 심 봉사는 끼닛거리도 없는 집에서 공양미 삼백 석을 어찌 구할지, 말도 못하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는 청이도 마음이 무거웠지만 아버지에게 어떻게든 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어느 날 청이는 상인들이 인당수를 지나기 위해 용왕님께 제물로 바칠 처녀를 구한다는 소문을 듣고는 그들을 찾아가 자기가 제물이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청이가 아버지를 위해 쌀과 옷을 마련하고 상인들이 공양미 삼백 석을 절에 보내고 그녀를 데리러 오자, 청이는 그제야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자기가 중국을 오가는 상인들을 따라 떠난다는 말과 함께 아버지에게 꼭 눈을 뜨라고 하자, 심 봉사는 기가 막히고 하늘이 무너져 가슴을 치며 울었습니다. 청이를 태운 배가 황해 인당수에 이르자, 바람이 거세게 불고 파도가 일어 배는 금방이라도 뒤집힐 것처럼 이리저리 흔들렸습니다. 상인들이 북을 두드리며 용왕을 달래기 시작하고 청이가 뱃전으로 바다에 몸을 던지자, 검은 파도가 순식간에 그녀를 삼켜 버렸습니다. 사납게 불던 바람이 멈추고 파도가 고개를 숙이자, 상인들의 배는 멀리 사라졌고 청이는 바다 깊숙이 가라앉았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청이가 눈을 뜨자, 바닷속 궁궐에 용왕님이 앉아 있고 용궁의 신하들이 서 있었습니다. 청이가 바다에 뛰어든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용왕님은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에 감탄하여 인간 세상에 다시 보내 주겠다고 했습니다. 상인들은 중국에서 장사를 하고 돌아오다 다시 인당수를 지나게 되었는데, 바다에 떠 있는 커다란 연꽃을 발견하고 고이 건져 배에 실었습니다. 상인들이 신기한 연꽃을 임금에게 바쳤고, 마침 왕비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그는 연꽃을 궁궐 연못에 띄우고 하루하루 마음을 달래며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연꽃이 벌어지더니 청이가 나타나자, 임금은 그녀가 연꽃 속에 있게 된 사연을 듣고는 하늘의 뜻이라며 그녀를 새 왕비로 맞았습니다. 왕비가 된 청이는 아버지가 자꾸 생각나서, 임금에게 봉사들을 위해 잔치를 열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잔치가 여러 날 계속되어도 심 봉사가 나타나지 않자 청이는 눈물 짓는 일이 많았습니다. 어느덧 잔치 마지막 날이 되었는데, 도화동의 심학규가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청이가 달려가 아버지 손을 잡자, 그는 자기 딸은 몇 해 전에 죽었는데 살았다니 믿을 수 없다며 어디 좀 보자 하고 청이 이름을 외쳤습니다. 심 봉사가 정말 딸을 볼 것처럼 눈에 힘을 불끈 주자, 두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효녀 청이는 아버지를 모시고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고, 백성들도 효심이 지극한 왕비를 본받아 나라에는 효자 효녀가 많아졌습니다. 어린 심청이 아버지를 봉양하다가 그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던졌으니, 그녀의 효심에 용왕님도 임금님도 감동한 것은 당연한 일로, 세상에 이런 효녀가 있다는 것은 참 놀라운 일입니다. 부모에게 효심을 강조하려고 만들어 낸 이야기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많은 사람은 심청이 일방적으로 아버지를 위해 희생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기 눈 뜨자고 자식을 팔아먹은 못난 아버지라고 심 봉사를 흉보기도 하는데 정말 그럴까요? 이야기 속에서 심 봉사는 딸이 공양미 삼백 석을 위해 몸을 판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가 그 사실을 알고는 억장이 무너졌는데, 그때 그는 세상에서 제일 슬픈 사람이었을 겁니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사실은 심 봉사가 가난하고 눈도 보이지 않는 몸으로 어머니가 없는 어린 딸을 동냥젖을 얻어 먹이며,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정성껏 키웠다는 사실입니다. 심 봉사는 아기를 챙기는 그 힘든 일을 기꺼이 감당해서 어린 딸을 훌륭히 키워 낸 세상에 둘도 없는 장한 아버지라고 말해도 좋을 것입니다. 심청이 앞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를 봉양한 것은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베풀어 준 은혜에 대한 자연스러운 보답인데, 그렇게 고생하는 딸을 보는 아버지 마음도 아팠을 것입니다. 자기가 눈만 멀지 않았어도 딸을 고생시키지 않았을 거라는 마음으로 공양미 삼백 석을 약속했던 거라고 할 수 있으니, 그 마음을 잘 아는 딸은 자기 몸을 팔았던 것입니다. 심 봉사와 심청은 서로 한 몸처럼 의지하던 둘도 없는 아버지와 딸이지만, 늘 그렇게 함께할 수는 없습니다. 딸이 나이가 들면 부모 곁을 떠나 제 삶을 찾아야 하므로, 심청이 멀리 길을 떠나 궁궐에서 왕비가 된 것은 자기 삶을 이루어 냈음을 뜻하는 것이며 그러한 떠남을 통해 제 삶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딸이 훌륭하게 제 삶을 이루어 내니까 아버지 또한 눈을 뜨게 되어서 그들은 얼마나 행복했을지, 이야기를 듣는 우리도 행복한 데 말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에 간날에 황주 도화동에 심학규라는 봉사가 살았어. 심 봉사는 마음씨 고운 부인과 금실이 좋았는데 딸을 낳고는 이레 만에 부인이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 심 봉사는 갓 낳은 딸을 살리려고 안간힘을 썼어. 우물가에서 두레박 소리가 나면 더듬더듬 다가가 "물 긷는 아낙님, 어미 잃은 아가 젖 좀 주시오." 들에서 호미 소리가 나면 또 더듬더듬 다가가 "김매는 아낙님, 불쌍한 아가 젖 좀 베푸시오." 그렇게 동냥젖으로 딸을 길렀어. 어찌어찌 한두 해가 지나고 서너 해가 지나더니 심 봉사네 딸 청이도 일곱 살이 되었어. 어린 청이는 앞 못 보는 아버지의 눈이 되고 손이 되었고 끼니 동냥까지 다니며 지극 정성으로 모셨어. 열두 살이 되자 남의 집에 품을 팔며 살림을 꾸렸지. 어느 날이었어. 춥고 어두워졌는데도 일을 하러 간 청이가 안 오니까 심 봉사는 걱정이 되어 더듬거리며 마중을 나갔어. 그러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개울에 풍덩 빠져 버렸지 뭐야. "아이고, 사람 살려!" 때마침 길을 가던 스님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심 봉사를 건져 주었어. "부처님께 공양미 삼백 석을 바치면 눈을 뜰 수도 있습니다." 스님이 조심스럽게 말했어. "눈을 뜰 수 있다고요?" 심 봉사는 자신의 형편을 생각도 않고 공양미를 바치겠다고 덜컥 약속을 해 버렸어. 집에 온 심 봉사는 뒤늦게 땅이 꺼져라 한숨이야. 끼닛거리도 없는 집에서 공양미 삼백 석을 어찌 구해. 부처님 앞에 거짓말을 한 셈이니 말도 못하게 괴롭지. 이 모습을 보는 청이도 마음이 무거워. "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떻게든 되겠지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청이는 중국을 오가는 상인들이 처녀를 구한다는 소문을 들었어. 배가 인당수라는 사나운 바다를 지나가는데 용왕님께 처녀를 제물로 바쳐야 무사하다는 거야. 청이는 상인들을 찾아가서 제물이 되겠다고 했어. 청이는 제가 떠난 뒤 아버지 잡수시라고 쌀을 마련하고, 아버지 입으시라고 옷과 갓을 지었어. 상인들은 공양미 삼백 석을 절에 보내 주었고 배 떠나는 날이 되자 청이를 데리러 왔지. 그제야 청이는 아버지에게 말했어. "오늘 제가 중국 오가는 상인들을 따라 떠나요. 아버지, 꼭 눈을 뜨세요." 심 봉사는 기가 막히고 하늘이 무너져서 엎어지고 넘어지고 가슴을 쾅쾅 치며 울었어. 청이를 태운 배가 황해를 둥둥 떠갔어. 이윽고 인당수에 이르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산 같은 파도가 일었어. 배는 금방이라도 뒤집힐 것처럼 이리저리 흔들렸어. 상인들은 바삐 상을 차리더니 둥둥둥 북을 두드리며 용왕을 달래기 시작했어. 마침내 청이가 뱃전으로 나와 섰어. 열 길 아래 검은 바다에 파도가 사납게 춤을 추었어. 청이는 아버지 눈을 뜨게 해 주십사 기도하더니 한 송이 꽃처럼 바다에 몸을 던졌어. 검은 파도가 순식간에 청이를 삼켜 버렸어. 사납게 불던 바람이 멈추고 거칠게 일던 파도가 고개를 숙였어. 상인들의 배는 멀리 사라졌어. 청이는 잔잔해진 바다 깊숙이 가라앉았지. 청이는 눈을 떴어. 죽은 줄 알았는데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닷속 궁궐이었어. 앞에는 용왕님이 앉아 있고 용궁의 신하들이 줄지어 서 있었어. "어찌하여 이 깊은 바다에 뛰어든 것이냐?" 청이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어. 용왕님은 청이가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에 감탄하여 인간 세상에 다시 보내 주겠다고 했지. 중국에 장사를 갔다 돌아오던 상인들은 다시 인당수를 지나게 되었어. 그런데 웬 커다란 연꽃이 바다 위에 둥실 떠 있는 거야. 상인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연꽃을 고이 건져 배에다 실었어. 상인들은 신기한 연꽃을 임금에게 바쳤어. 임금은 그때 왕비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었는데 향기로운 연꽃에 마음이 끌렸지. 그래 궁궐 연못에 연꽃을 띄워 두고 하루하루 마음을 달래며 보냈어.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연꽃이 벌어지더니 어여쁜 처녀가 나타난 거야. 청이였어. 임금은 청이가 연꽃 속에 있게 된 사연을 듣고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며 청이를 새 왕비로 맞아들였어. 청이는 왕비가 된 다음에도 아버지가 자꾸 생각났어. 그래 임금에게 나라에 있는 봉사들을 불러 잔치를 열어 달라고 부탁했지. 소문을 듣고 심 봉사가 찾아오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잔치가 여러 날 계속되었지만 아버지는 나타나지 않았어. 하루하루 지날수록 청이는 눈물짓는 일이 많아졌어. 어느덧 잔치 마지막 날이 되었어. "도화동의 심학규!" 심 봉사가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려왔어. 청이는 부랴부랴 달려가 아버지 손을 잡았어. "아버지, 저 청이예요!" "우리 딸 청이는 몇 해 전에 죽었다오. 그런데 청이가 살았다고? 어디 좀 보자, 우리 청이!" 심 봉사는 정말 딸을 볼 것처럼 눈에 힘을 불끈 주었어. 그러니까 번쩍! 두 눈이 떠지지 뭐야. 청이는 늙은 아버지를 모시고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어. 백성들도 효심이 지극한 왕비를 본받아 나라에는 효자 효녀가 많아졌다는구나. 신동흔 선생님과 함께 읽는 옛이야기 저 아버지가 딸을 효녀로 키운 것 말 그대로 '효녀 심청' 이에요. 동냥을 하고 품팔이를 해서 아버지를 봉양하다가, 아버지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팔았으니 세상에 이런 효녀가 또 어디 있을까요? 용왕님도 감동하고 임금님도 감동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요! 어린 심청이 어떻게 저리 마음 갸륵한 효녀가 되었는지 참 놀라운 일입니다. 어찌 생각하면 좀 억지스러운 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어요. 부모에 대한 효심을 강조하려고 만들어 낸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혹시 해 보지는 않았나요? 많은 사람이 이 이야기를 보면서 심청이 일방적으로 아버지를 위해 희생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심 봉사를 흉보기도 하지요. 제 눈 뜨자고 자식을 팔아먹은 무능력하고 못난 아버지라고요.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이야기 속에서 심 봉사는 딸이 공양미 삼백 석을 위해 몸을 팔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릅니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그는 억장이 무너지지요. 그때 심 봉사는 세상에서 제일 슬픈 사람이었을 거예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사실은 심 봉사가 가난한 데다 눈도 보이지 않는 몸으로 어머니도 없는 갓 낳은 딸을 정성껏 키웠다는 사실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은 채로 딸을 품에 안고서 동냥젖을 얻어 먹이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미처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그것은 1년 365일 하루도 쉴 수 없는 일이었지요. 어린아이는 배고프면 울기 마련이잖아요. 아기를 챙기는 그 힘든 일을 기꺼이 감당해서 딸을 훌륭히 키워 낸 사람이 심 봉사였어요. 세상에 둘도 없는 장한 아버지였다고 말해도 좋을 것입니다. 심청은 나중에 철이 들자 스스로 아버지를 봉양하는 일에 나섭니다. 그것은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아버지가 자신한테 베풀어 준 은혜에 대한 자연스러운 보답이라 할 수 있어요. 그렇게 고생하는 딸을 보는 아버지 마음은 또 얼마나 아팠을지요. "내가 눈만 멀지 않았어도 딸을 저렇게 고생시키지 않았을 텐데." 이런 마음 때문에 덜컥 공양미 삼백 석을 약속했던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마음을 잘 아니까 딸은 자기 몸을 팔았던 것이고요. 심 봉사와 심청은 세상에 둘도 없는 아버지와 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로 한 몸처럼 의지하던 존재였지요. 하지만 늘 그렇게 함께할 수만은 없는 법이에요. 딸은 나이가 들면 부모 곁을 떠나서 제 삶을 찾아야 하지요. 심청이 멀리 길을 떠나 궁궐에까지 흘러들어 왕비가 된 것은 심청이 자기 삶을 이루어 냈음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버지를 떠나는 건 '죽음'과 같은 일이었지만, 그러한 떠남을 통해 제 삶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딸이 훌륭하게 제 삶을 이루어 내니까 아버지 또한 눈을 뜨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잘돼서 다시 만났을 때 그들은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이야기를 듣는 우리도 이렇게 행복한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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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지붕, 초록이, 눈, 기둥, 울타리, 친구, 입, 선생님, 바닥, 친구들, 팔다리, 찰흙 집, 고개, 얼굴, 도도, 모래 구덩이, 꼴찌, 모래, 꼬마 거북들, 썰매 | 제목: 꼴찌 초록이
줄거리 요약: 모래 언덕 위에 있는 거북 학교로 전학 온 첫날부터 지각 한 초록이에게 도도가 툴툴거리며 수영 시간에 늦어졌다고 말하자, 선생님은 새 친구한테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수영 시합을 하겠다며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부는 소리를 내자 모두 출발했고, 결과는 도도가 일 등, 초록이가 꼴찌였다. 도도가 초록이에게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 같다고 해서 선생님이 놀리면 안 된다고 말했고, 도도는 선생님은 초록이만 예뻐한다고 생각하여 화가 났다. 미술 시간에 넷이서 한 조가 되어 찰흙 집을 만들어 보기로 했고, 초록이와 도도가 같은 조가 되었다. 도도가 제일 먼저 지붕을 만들겠다고 말했고, 초록이는 마지막으로 남은 기둥을 차지하게 되었다. 꼬마 거북들은 다 했다고 외쳤지만, 초록이는 아직 멀어서 도도가 빨리 좀 하라며 짜증을 냈고, 초록이는 기둥 위에 지붕을 조심히 올렸다. 찰흙이 마르기도 전에 서두른 도도 때문에 찰흙 집이 주저앉고 말았는데, 도도는 기둥을 약하게 만들었다고 화를 내며 초록이를 탓했다. 세 번째 모래 파기 수업 시간에 다른 친구들은 모래 구덩이를 세 개나 만들 때 초록이는 겨우 하나를 파서, 초록이의 귓가에 또 꼴지라고 하는 도도의 목소리가 울려 댔다. 초록이와 도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고, 선생님이 달려와 말려도 둘 다 눈을 흘기며 씩씩거리자, 선생님은 지금부터 등딱지 안으로 들어가서 숨을 크게 쉬며 하나부터 다섯까지 아주 천천히 세라고 했다. 도도와 초록이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등딱지 안에 얼굴과 팔다리를 집어넣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마음속으로 천천히 다섯을 셌다. 도도와 초록이가 등딱지 밖으로 나오자, 선생님은 아직도 화가 나냐고 물었고, 둘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고개를 저었다. 어느새 화가 가라앉았고, 화가 날 때는 먼저 기분을 가라앉혀야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 수 있다고 했다. 선생님이 왜 다툰 거냐고 묻자 초록이는 도도가 자꾸 놀려서 그렇다고 했고, 도도는 초록이가 뭐든지 느린데 선생님이 초록이 편만 들어서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났다고 했다. 초록이는 숨기고 있던 오른쪽 팔을 보여 주며 왼쪽보다 짧아서 뭐든지 느리고 잘 못한다고 하자, 도도는 깜짝 놀랐다. 다음 날 아침, 초록이가 모래 언덕 아래에 도착하자,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도도가 썰매를 가리키며 어서 타라고 말했다. 본인이 좋아하는 수영 시간이 또 늦어지는 건 싫다며 도도와 친구들은 초록이를 썰매에 태우고 모래 언덕을 올라갔고, 초록이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썰매를 타고 학교에 갔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오늘은 초록이가 모래 언덕 위에 있는 거북 학교로 전학 온 첫날이에요. 그런데 초록이는 첫날부터 지각이네요. “야! 너 때문에 수영 시간이 늦어졌잖아!” 도도가 툴툴거리며 말했어요. “도도야, 새 친구한테 그러면 안 돼.” 선생님의 말에 도도는 입을 삐죽 내밀었지요. 땡! 땡! 땡! 수영 시간이 시작되었어요. “여러분, 지난 시간에 말했었죠? 오늘은 수영 시합을 하겠어요.” 호르르륵!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부는 소리에 모두 출발! 시합 결과는 도도가 일 등, 초록이가 꼴찌였어요. 도도가 으쓱하며 큰 소리로 말했지요. “초록이 넌 꼭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 같더라. 하하.” “도도야, 초록이도 열심히 했으니까 놀리면 안 돼.” 선생님의 말에 도도는 슬슬 화가 났어요. ‘선생님은 초록이만 예뻐해!’ 땡! 땡! 땡! 이번에는 미술 시간이에요. “넷이서 한 조가 되어 찰흙 집을 만들어 보세요.” 초록이와 도도는 같은 조가 되었어요. “난 지붕을 만들래!” 도도가 제일 먼저 말했지요. “난 울타리!” “난 바닥!” “어? 그럼 난 기둥이네.” 마지막으로 남은 기둥은 초록이 차지가 되었어요. “다했다!” 꼬마 거북들이 외쳤어요. 하지만 초록이는 아직 멀었어요. “야! 너 빨리 좀 해.” 도도가 짜증을 내며 말했어요. “으응. 나도 이제 다 했어.” 초록이가 기둥 위에 지붕을 조심조심 올리는데. “아앗!” 찰흙 집이 그만 폭삭 주저앉고 말았어요! “기둥을 너무 약하게 만들었잖아!” 도도는 버럭 화를 냈어요. 찰흙이 채 마르기도 전에 서두른 도도 때문인데, 오히려 도도는 초록이를 탓했지요. 땡! 땡! 땡! 세 번째 수업은 모래 파기 시간이에요. “하나, 둘, 하나, 둘!” 모두 쉬지 않고 열심히 모래를 팠어요. 다른 친구들은 벌써 모래 구덩이를 세 개나 만들었는데, 초록이는 겨우 하나를 팠네요. “아유, 답답해. 넌 뭐든 꼴찌구나? 꼴찌 초록이!” 도도의 목소리가 초록이의 귓가를 울려 댔어요. “도도 너! 그만 안 해?” “흥! 그게 싫으면 빨리빨리 하면 되잖아!” “너 계속 그럴래?” 초록이와 도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어요. “너희, 싸우면 안 돼!” 선생님이 달려와 도도와 초록이를 말렸지만 둘은 눈을 흘기고 씩씩거렸지요. “안 되겠다! 지금부터 너희 둘은 등딱지 안으로 들어가서 숨을 크게 쉬며 하나부터 다섯까지 아주 천천히 세거라!” 도도와 초록이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했어요. 등딱지 안에 얼굴과 팔다리를 쏙 집어넣고, 파도가 밀려왔다가 밀려가듯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마음속으로 천천히 다섯을 셌지요. “하나, 둘, 셋, 넷, 다섯!” 도도와 초록이는 다시 등딱지 밖으로 나왔어요. 선생님이 물었지요. “아직도 화가 나니?” 초록이도, 도도도 고개를 푹 숙인 채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어요. 어느새 부글부글 끓던 화가 가라앉았어요. “화가 날 때에는 화를 내는 것보다 이렇게 먼저 기분을 가라앉혀야 해. 그러면 아주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 수 있단다.” 선생님은 초록이에게 물었어요. “초록아, 왜 도도랑 다툰 거니?” “도도가 자꾸 저를 놀렸어요.” “도도야, 너는 초록이를 왜 놀렸는데?” “초록이가 뭐든지 느릿느릿 하잖아요. 선생님은 초록이 편만 드시고, 저도 모르게 화가 났어요.” 그러자 초록이는 꼭꼭 숨기고 있던 오른쪽 팔을 도도에게 보여 주었어요. “도도야, 나는 오른쪽 팔이 왼쪽보다 짧아. 그래서 뭐든지 느리고 잘 못해.” 초록이의 말에 도도는 깜짝 놀랐어요. “도도야, 선생님은 초록이를 도와주려고 했던 건데, 초록이 편을 드는 줄 알았구나. 선생님은 도도랑 초록이 그리고 우리 반 친구 모두를 똑같이 좋아한단다.” 다음 날 아침, 초록이가 모래 언덕 아래에 도착했어요. 엉금엉금, 헉헉. 엉금엉금, 헉헉. 어? 그런데 도도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네요. “초록아, 어서 타!” 도도가 썰매를 가리키며 말했어요. “정말 여기 타라고?” “하하! 내가 좋아하는 수영 시간이 또 늦어지는 건 싫거든. 어서 타!” 도도와 친구들은 초록이를 썰매에 태우고 모래 언덕을 쌩쌩 올라갔어요. “초록아, 꽉 잡아!” “야호!” 초록이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썰매를 타고 학교에 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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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유아
키워드: 안내원 아저씨, 아빠, 멜빵 치마, 사람, 휴대폰, 경찰관, 사람들, 아이, 회전목마, 아주머니, 엄마, 아저씨, 지윤, 옷, 부모님, 지윤이 | 제목: 놀이공원에서 길을 잃었어요
줄거리 요약: 지윤이는 내일 멜빵 치마를 입고 놀이공원에 갈 생각에 벌써부터 기분이 좋았습니다. 신나서 예쁜 옷도 미리 준비한 지윤이에게 엄마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씀하셨어요. 놀이공원처럼 넓고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는 길을 잃어버리리 쉽기 때문에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다녀야 한다고 말했어요. 길을 잃게 되면 그 자리에 멈춘 후 당황하지 말고 엄마 아빠 이름과 지윤이 이름, 그리고 집주소와 전화번호를 차근차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만약 기다려도 엄마 아빠가 오지 않으면 주변에 경찰관, 아이와 함께 있는 아주머니, 상점 안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다음 날 놀이공원에 놀러 간 지윤이네 가족은 입구에서 지윤이가 제일 좋아하는 회전목마를 발견하고는 타러 갔습니다. 신이 나 회전목마로 향한 지윤이는 기다리는 동안에도 기분이 좋았어요. 퍼레이드가 보고 싶어진 지윤이는 엄마와 아빠가 따라 오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의 뒤를 따라 광장으로 걸어갔습니다.
지윤이는 전날 엄마가 당부했던 부모님 손잡고 다니기와 혼자 다니지 않기를 잊은 채 혼자서 퍼레이드를 보러 갔습니다. 조금 전까지도 놀이공원에 놀러와 신났던 지윤이는 미아가 되어 무서워졌지만 어제 엄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지윤이는 놀이공원에서 엄마, 아빠를 잃어버리면 그 자리에서 멈추고 기다리면 된다고 일러준 엄마의 얘기를 하나하나 떠올렸습니다.
어제 자기 전에 엄마랑 외웠던 전화번호를 외우는 동안 부모님이 나타나지 않자, 지윤이는 다음에 엄마가 했던 말을 생각했습니다. 엄마가 도움을 청할 때는 특히 경찰관, 아이와 함께 있는 아주머니, 상점 안에 들어가서 도와달라고 했던 세 번째 수칙을 기억했습니다. 지윤이는 안내원 아저씨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기 위해 놀이공원 안내소로 향했습니다. 지윤이가 부모님 이름과 휴대폰 번호를 기억해서 말하자, 안내원 아저씨는 부모님께 전화도 해주었고 안내 방송도 해주셨습니다. 안내원 아저씨와 잠시 기다리던 지윤이는 엄마, 아빠를 만났고 다음부터는 절대 혼자 다니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엄마, 아빠 이 멜빵 치마 예쁘죠? 내일 놀이공원에 갈 때 입을 거예요.” 놀이공원에 갈 생각에 지윤이는 벌써부터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좋아?” “신나서 예쁜 옷도 미리 준비했구나.” 엄마와 아빠도 하하 웃으셨습니다. 웃으시던 엄마가 진지한 표정으로 지윤이에게 말씀하셨어요. “지윤아, 놀러 갈 때는 예쁜 옷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어. 놀이공원처럼 넓고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는 길을 잃어버리기 쉬워. 혼자 돌아다니지 말고 꼭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다녀야 해.” “하나, 멈추기!” 길을 잃게 되면 그 자리에 멈춰서 서 있어야 해. 그래야 엄마 아빠가 너를 찾으러 갔을 때 서로 길이 어긋나지 않고 더 빨리 만날 수 있어. “둘, 생각하기!” 멈춘 다음엔 당황하지 말고 엄마 아빠 이름과 지윤이 이름, 그리고 집주소와 전화번호를 차근차근 외워 보는 거야. “셋, 도움 청하기!” 기다려도 엄마 아빠가 오지 않으면 주변을 둘러보고 도움을 구해야 한단다. 특히 경찰관, 아이와 함께 있는 아주머니, 상점 안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하는 거야. 한 번 따라 해볼까? 다음 날 지윤이네 가족은 놀이공원에 놀러 갔어요. 놀이공원 입구에 들어가자 회전목마가 보였어요. “엄마 아빠 저기 제가 제일 좋아하는 회전목마가 있어요. 와 재미있겠다. 우리도 어서 타러 가요. 빨리요 빨리.” “지윤이가 회전목마가 타고 싶구나? 그래, 우리도 저쪽으로 가서 줄 서서 기다리자.” 신이 난 지윤이는 폴짝폴짝 뛰어서 회전목마로 향했어요. 회전목마를 워낙 좋아하는 지윤이는 기다리면서도 기분이 좋았어요. “곧 광장에서 퍼레이드가 진행될 예정이오니 많은 관람 부탁 드립니다.” 지윤이도 퍼레이드가 보고 싶어졌어요. 지윤이는 엄마와 아빠가 따라 오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 뒤를 따라 광장으로 걸어갔어요. 지윤이는 전날 엄마가 말해 주었던 ‘부모님 손잡고 다니기’와 ‘혼자 다니지 않기’도 잊어버린 채 퍼레이드를 보러 가는 사람들 뒤를 따라갔어요. “히히, 내가 일등으로 가서 앞에서 봐야지” 처음에는 신나게 뛰었지만, 곧 덥고 힘이 들었어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놀이공원에 놀러와 신났던 지윤이는 이제는 미아가 되어버렸어요. “무서워...” ‘퍼레이드 보려고 사람들 따라가지 않고 멈췄으면 이렇게 멀리 오지 않았을 텐데 잠깐, 멈췄으면?’ 지윤이는 어제 엄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났어요. ‘그래 맞아! 엄마가 꼭 기억하라고 알려 주신 세 가지! 하나, 멈추기! 놀이공원에서 엄마, 아빠를 잃어버리고 혼자가 되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서서 움직이지 말라고 했어. 내가 부모님을 찾으러 여기저기 움직이면 더 만나기가 힘들어진다고 제자리에서 기다리면 엄마, 아빠가 날 찾으러 온다고 하셨어.’ 지윤이는 어제 엄마가 일러준 얘기를 하나하나 떠올렸어요. ‘어제 자기 전에 엄마랑 함께 전화번호를 외워 두길 참 잘했어.’ 하지만 번호를 다 외우는 동안에도 부모님은 보이지 않았어요. 지윤이는 다음에 엄마가 했던 말을 다시 한번 생각했어요. ‘세 번째는 뭐였지? 세 번째는... 맞아! 도움 청하기, 어서 주변을 둘러 보자. 엄마가 도움을 청할 때는 특히 경찰관, 아이와 함께 있는 아주머니, 상점 안에 들어가서 도와달라고 했었는데’ 지윤이 눈에 마침 놀이공원 안내소가 보였어요. ‘저기 안내원 아저씨들에게 엄마 아빠를 찾아 달라고 하자.’ 지윤이는 다리 아래 있는 놀이공원 안내소로 향했습니다. “그래 지윤아 혹시 부모님 이름과 휴대폰 번호 알고 있니?” “네! 알아요! 엄마랑 같이 외웠어요!” 지윤이가 말한 전화번호로 안내원 아저씨는 부모님에게 전화도 해주었고 놀이공원 안에 크게 들리도록 안내 방송도 해주셨어요. 안내원 아저씨와 잠시 기다리니 멀리서 엄마, 아빠가 뛰어오셨어요. “지윤아! 아이고 우리 딸!” “엄마, 아빠 보고 싶었어요. 다음부턴 절대 혼자 다니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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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고학년
키워드: 냉대 기후 지역, 도로, 눈, 여름, 남극, 오스트레일리아, 열대 기후 지역, 집, 짐, 맨눈, 얼음집, 식물, 담비, 사자, 열매, 방울뱀, 굴뚝, 사람, 악어, 기린, 북극곰, 중부 지역, 사막, 바다, 데스캄프시아, 지역, 북극, 가축, 사람들, 왕국, 순록, 산타 할아버지, 풀, 아기, 펭귄 떼, 아프리카 북부, 어린이들, 얼음, 우리, 나뭇가지, 원주민, 표범, 털, 옷, 땅, 페넥여우, 다람쥐, 밀림, 바닷물, 초원, 러시아, 나무들, 나무, 나라, 오랑우탄, 비단구렁이, 남아메리카, 꽃, 지구, 긴팔원숭이, 한대 기후 지역, 아마존, 아프리카, 새들, 물개, 곰, 가죽, 철새, 초식 동물, 곡식, 온몸, 낙타, 벽난로, 빙하, 세계, 잎, 마을, 선물, 북부 유럽, 나뭇잎, 어미, 콜로반투스, 아이, 반소매 옷, 털옷, 정글, 얼룩말, 사슴, 옷차림, 육식 동물, 염소, 씨, 먹잇감, 동물, 이누이트, 동남아시아, 물고기, 공 | 제목: 추운 나라도 있고 더운 나라도 있어
줄거리 요약: 동그란 공처럼 생긴 지구를 펼쳐 놓으면 나라마다 날씨가 다른 세계를 볼 수 있습니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지역마다 햇빛을 받는 양이 달라져서 크게 열대, 건조, 온대, 냉대, 한대, 고산 기후가 나타납니다. 눈과 얼음으로 덮인 지구의 양쪽 끝인 북극 지역과 남극 지역은 한대 기후에 속합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남극과 북극 지역의 빙하가 녹으면 바닷물의 높이가 높아져서 우리가 살 수 있는 땅이 줄어듭니다.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긴 북극 지역에서는 추위에 강한 동물들이 삽니다. 일 년 내내 얼음이 녹지 않아 식물이 거의 자라지 못하는 남극에서는 펭귄 떼와 아주 작은 데스캄프시아와 콜로반투스라는 식물을 볼 수 있습니다. 북극해 주변의 사람들은 두꺼운 털옷을 입고 얼음집에서 지내며 물개나 물고기를 잡아 생활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 주변 사람들은 여름에 밭농사를 짓기도 하지만, 남극 지역에는 연구를 위해 잠시 머무르는 사람들 외엔 사람이 살지 않습니다. 겨울이 무척 긴 러시아와 북부 유럽 등은 냉대 기후 지역이다. 냉대 기후 지역에서는 두꺼운 가죽과 털을 가진 담비, 사슴, 순록, 다람쥐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냉대 기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따뜻한 벽난로가 있는 집에서 긴 겨울을 보냅니다. 건조 기후 지역인 사막은 일 년 내내 비가 내리지 않을 때가 많고 밤과 낮의 기온 차가 매우 심합니다. 아프리카 북부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 지역 등이 건조 기후에 속하는데, 지구의 온도가 높아져서 사막은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사막에는 물을 자주 먹지 않는 동물인 낙타와 저녁에 활동하는 페넥여우나 방울뱀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건조 기후 지역의 사람들은 오아시스 주변에서 가축을 기르고 살며, 뜨거운 햇빛과 모래바람을 피하기 위해 온몸이 가려지는 옷을 입습니다. 동물들의 왕국 열대 기후 지역은 하루에도 몇 번씩 비가 내리고 일 년 내내 뜨거운 여름이 계속됩니다. 열대 기후에 속하는 아프리카와 아마존 밀림이 파괴되면 지구의 산소가 줄어들어 지금보다 더 뜨거워집니다.
정글에서는 긴팔원숭이들과 오랑우탄, 비단구렁이, 악어를 볼 수 있고 너른 초원에서는 육식 동물인 사자와 표범, 초식 동물인 기린과 얼룩말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열대 기후 지역의 사람들은 좀 더 시원하게 보내기 위해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만든 집에서 삽니다. 철새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곳을 찾아 다른 곳으로 갑니다. 온대 기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계절에 따라 옷을 바꿔 입고하는 일도 달라집니다. 여름에 많은 비와 태풍이 오는 온대 기후 지역에서는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큰비를 피하고, 가을에는 곡식을 거둬들여 겨울을 지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동그란 공처럼 생긴 지구를 펼쳐 놓으면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지요. 그런데 나라마다 날씨가 달라요. 추운 지역의 사람들은 두꺼운 털옷을 입고 살며, 더운 지역의 사람들은 반소매 옷을 입고 살지요. 이렇게 지역마다 날씨가 다른 이유는 우리가 사는 지구가 둥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지역마다 햇빛을 받는 양이 달라져요. 햇빛을 많이 받는 곳은 따뜻하고, 조금 받는 곳은 추워요. 지구에는 크게 열대, 건조, 온대, 냉대, 한대 그리고 고산 기후가 나타나요. 북극곰이 사는 얼음 나라, 한대 기후 지역 우아, 세상이 온통 하얘요. 눈과 얼음으로 덮인 곳이 바로 한대 기후 지역이에요. 지구의 양쪽 끝인 북극 지역과 남극 지역이 한대 기후에 속하죠. 북극 지역은 눈과 얼음으로 덮인 바다로 이루어져 있고, 남극 지역은 단단하고 두꺼운 얼음 땅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남극과 북극 지역의 얼음덩어리인 빙하가 녹고 있어요. 빙하가 녹으면 바닷물의 높이가 높아져서 우리가 살 수 있는 땅이 줄어들어요. 저길 봐요. 어미 곰과 아기 곰이 놀러 나왔네요. 흰 털이 복슬복슬한 아기 곰이 무척 귀여워요. 여름은 짧고 겨울이 길고 추운 북극 지역에서는 추위에 강한 동물들이 살아요. 남극 지역은 북극 지역보다 더 추워서 일 년 내내 얼음이 녹지 않아 식물이 거의 자라지 못해요. 남극 지역에서는 뒤뚱뒤뚱 걷는 펭귄 떼를 볼 수 있지요. 남극에서는 데스캄프시아와 콜로반투스라는 두 식물이 꽃을 피우는데 너무 작아서 맨눈으로 보기 힘들어요. 북극해 주변에서는 아주 옛날부터 사람들이 살았어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두꺼운 털옷을 입고 얼음집에서 지냈어요. 이곳 사람들은 너무 추워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에 바다에서 물개나 물고기를 잡아 생활했었지요.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바뀌고 있어요. 여름에는 밭농사를 짓기도 해요. 북극해 주변에 사는 원주민을 이누이트라고 해요. 하지만 남극 지역에는 사람이 살지 않아요. 연구하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사람들만 있어요. 길고 긴 겨울이 이어지는 냉대 기후 지역 잎이 뾰족한 나무들이 마치 하늘을 찌를 듯 자라는 이곳은 냉대 기후 지역이에요. 러시아와 북부 유럽 등에 나타나는 기후이지요. 냉대 기후 지역은 한대 기후 지역보다 여름이 길고 날씨도 따뜻해요. 하지만 한대 기후 지역을 뺀 다른 지역보다는 겨울이 무척 길어요. 냉대 기후 지역의 흙은 회백색이에요. 날씨가 추워서 두꺼운 가죽과 털을 가진 동물들이 살아요. 쉿! 숲속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요. 아하, 다람쥐가 나무 열매를 먹는 소리군요. 나무 사이로 아침 햇살이 비치자, 담비와 사슴, 순록도 잠에서 깨어나네요.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몽글몽글 피어나는 작은 통나무집이에요. 마치 산타 할아버지가 사는 곳 같아요. 어쩌면 산타 할아버지가 저 집에서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줄 선물을 포장하고 있을지 몰라요. 냉대 기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긴 겨울을 따뜻한 벽난로가 있는 집에서 보내지요.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건조 기후 지역 우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모래사막이네요. 사막에는 일 년 내내 비가 내리지 않을 때가 많아요. 한낮에는 모든 걸 태울 것처럼 태양이 이글거리고 밤이 되면 기온이 뚝 떨어지죠. 드넓은 사막이 펼쳐지는 이런 곳을 건조 기후 지역이라고 해요. 아프리카 북부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 지역 등이 건조 기후에 속해요. 환경 오염으로 지구의 온도가 높아져서 사막이 늘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사막에서도 생명이 숨 쉬어요. 저기 짐을 가득 싣고 사막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낙타 떼를 보세요. 낙타는 사막에 사는 대표적인 동물이에요. 사막에는 낙타처럼 물을 자주 먹지 않는 동물들이 살아요. 페넥여우나 방울뱀처럼 뜨거운 한낮에는 쉬고 저녁이 되면 활동하는 동물들이 많아요. 건조 기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주로 오아시스 주변에서 살아요. 사막 가운데서 샘물이 솟고 풀과 나무가 자라는 곳을 오아시스라고 해요. 사람들은 오아시스 가까운 곳에서 염소와 같은 가축을 기르며 마을을 이루고 살죠. 사람들은 온몸이 가려지는 옷을 입어요. 이런 옷차림은 사막의 뜨거운 햇빛도 막고 모래바람도 막아 주어요. 동물들의 왕국 열대 기후 지역 쏴아 쏴아. 한바탕 시원하게 비가 쏟아지더니 어느새 뚝 그쳤어요. 이곳은 하루에도 몇 번씩 비가 내리고 일 년 내내 뜨거운 여름이 계속되는 열대 기후 지역이에요. 아프리카의 중부 지역과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밀림, 동남아시아 등이 열대 기후에 속해요. 아프리카와 아마존 밀림이 환경 오염과 사람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파괴되고 있어요. 이런 곳이 파괴되면 지구의 산소가 줄어들어 지금보다 훨씬 뜨거워질 거예요. 아루 후후. 비가 그치자, 긴팔원숭이들이 나무숲 사이를 뛰어다녀요. 오랑우탄이 숨어서 먹잇감을 노리던 비단구렁이와 악어를 보고 있어요. 오랑우탄과 눈이 마주친 비단구렁이는 나무 사이로 스르르, 악어는 늪으로 첨벙 들어가네요. 정글을 벗어나면 너른 초원이 나와요. 이곳에는 사자와 표범 같은 육식 동물도 살고, 기린과 얼룩말 같은 초식 동물도 살아요. 뜨거운 햇빛을 피해 낮잠을 자고 있는 아이가 참 편안해 보이죠. 옷도 별로 걸치지 않았네요. 열대 기후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은 좀 더 시원하게 보내기 위해서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엮어 만든 집에서 살아요. 푸른 하늘 위로 무리를 지어 날아가는 철새 떼를 보아요. 따뜻한 곳을 찾아 날아온 철새들이에요. 이 새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다른 곳으로 갈 거예요. 온대 기후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은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어요. 옷만 바뀌는 게 아니에요. 계절에 따라 하는 일도 달라져요.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큰비를 피하고, 가을에 곡식을 거둬들여 겨울을 지내요. 온대 기후 지역에는 여름에 비가 아주 많이 내려요. 태풍이 오거나 큰비가 내리면 집이며 도로가 물에 잠기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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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금 밧줄, 밧줄, 오빠, 썩은 밧줄, 녀석들, 부엌, 여동생, 그들, 하느님, 나무, 동생, 사람들, 어머니, 엄마 손, 오누이, 호랑이 피, 바느질, 너희들, 해, 참기름, 아이들, 그림자, 호랑이, 홀어머니, 동물, 떡, 엄마, 도끼 | 제목: 해님과 달님
줄거리 요약: 옛날 어느 산골 외딴집에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지내는 홀어머니와 오누이가 살았는데, 어머니는 밤에는 바느질하고 낮에는 남의 집 일을 하러 다녔다. 산 너머 잔칫집에 일하러 간 어머니가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자, 오빠에게 왜 엄마가 오시지 않는지 물었습니다. 엄마가 오실 때 떡을 얻어 온다고 하신 말씀에 기쁘게 기다리던 오누이는 점점 걱정되었습니다. 한편 일을 마친 어머니가 떡을 싸 고개를 넘고 있었는데, 고갯마루에 이르자 호랑이가 앉아서 멈추라고 소리쳤습니다. 배고픈데 잘 만났다는 호랑이의 말에 어머니는 눈앞이 캄캄해져서 살려 달라고 빌었습니다.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며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겠다고 해서 어머니는 떡을 주었습니다. 어머니가 또 다른 고갯마루에 이르자 호랑이가 다시 나타나 또 떡을 달라고 했고 고개를 넘을 때마다 떡을 하나씩 빼앗아 먹은 호랑이는 결국 어머니까지 잡아먹고, 오누이가 있는 집으로 갔습니다. 오누이가 걱정하고 있는데 호랑이가 문밖에서 엄마 왔으니, 문을 열라고 말했습니다. 오누이는 엄마 목소리가 아니라며 멈칫했고, 호랑이는 감기가 들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럼, 손을 보여달라고 해서 호랑이는 털이 북슬북슬한 손을 문틈으로 들이밀었고, 엄마 손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일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말하는 새 오누이가 살짝 내다보자, 문밖에는 호랑이가 어머니의 옷을 입고 서 있었습니다. 오누이는 몰래 뒷문으로 나와 커다란 나무 위로 올라갔고, 무섭다고 하자 오빠는 조용히 하라고 말했습니다. 오누이는 나무 위에서 벌벌 떨고 있었고 목이 마른 호랑이는 집 주위를 돌며 오누이를 찾다가 우물가로 갔습니다. 호랑이가 물을 마시려고 우물을 들여다보니 오누이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거기까지 올라갔냐고 호랑이가 묻자, 오빠는 꾀를 내어 참기름을 바르고 올라왔다고 했습니다. 호랑이는 부엌에서 참기름을 가져와 나무에 바르고 오르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습니다. 동생은 쩔쩔매는 호랑이에게 도끼로 나무를 찍고 올라오면 쉽다고 말했고, 오빠는 동생 입을 막았습니다. 호랑이는 도끼를 찾아들고 나무를 찍으며 올라왔고, 무서워하던 오누이는 살려달라고 하느님께 빌었습니다. 자신들을 살리려면 금 밧줄을 내려 주고 아니면 썩은 밧줄을 내려 달라고 빌자, 하늘에서 금 밧줄이 내려왔고, 오누이는 이것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호랑이는 오누이처럼 자신을 살리려면 썩은 밧줄을 내려 주고, 아니면 금 밧줄을 내려 달라고 하느님께 빌었고, 그러자 하늘에서 밧줄이 스르르 내려왔습니다. 놓치지 않겠다고 외치며 호랑이도 밧줄을 타고 올라가려고 했지만, 밧줄은 중간에서 끊어져 버렸습니다. 호랑이는 썩은 밧줄을 잡았기에 수수밭에 떨어져 죽고 말았는데, 수수깡이 붉은 것은 이때 묻은 호랑이 피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편 하늘로 올라간 오빠는 해가 되고 동생은 달이 되었는데, 밤이 무서웠던 동생은 하느님께 해가 되고 싶다고 애원했습니다. 하느님이 동생의 소원을 들어주어 오빠가 달, 동생은 해가 되었는데, 해가 눈 부신 것은 부끄럼 타는 동생이 아무도 쳐다보지 못하게 빛을 뿜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호랑이는 우리나라 옛날이야기 속에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라서 사람들과 가깝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동물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처럼 무섭고 두려운 동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해님과 달님에 나오는 호랑이는 어머니를 잡아먹고 아이들까지 해치려 했기에 결국 하느님의 벌을 받아 죽임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오누이를 불쌍하게 여긴 하느님이 그들을 해와 달로 만들어 주었는데 무서움이 많은 여동생을 해로 만들어 주었다는 대목이 특히 재미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 어느 산골 외딴집에 홀어머니와 오누이가 살았어요. 몹시 가난하였지만, 세 식구는 행복하게 살았어요. 어머니는 밤새도록 바느질을 했어요. 그리고 낮에는 남의 집 일을 하러 다녔지요. 오늘도 어머니는 산 너머 잔칫집에 일을 하러 갔어요. 그런데 밤이 늦도록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오빠, 엄마가 왜 안 오시지?" "엄마가 오실 때 떡을 얻어 온다고 하셨는데." "글쎄, 일이 늦게 끝나셨나 봐." 떡 먹을 생각에 기쁘기만 했던 오누이는 점점 걱정이 되었어요. 한편, 일을 마친 어머니는 떡을 싸 가지고 고개를 넘고 있었어요. '이 떡을 보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어머니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했지요. 그때였어요. "어흥! 게섰거라." 고갯마루에 이르자 호랑이가 버티고 앉아서 소리쳤어요. "흐흐흐, 배고픈데 잘 만났다." 어머니는 눈앞이 캄캄했지요. "호랑이님, 살려 주세요!" 어머니는 사정을 했지만, 호랑이는 으르렁거렸어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그래서 어머니는 얼른 떡 하나를 호랑이에게 주었어요. 어머니가 또 다른 고갯마루에 이르자 호랑이가 다시 나타나서 말했어요.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어머니는 하는 수 없이 또 떡 하나를 주었어요. 이렇게 호랑이는 고개를 넘을 때마다 떡을 하나씩 빼앗아 먹었어요. 그리고는 결국 어머니까지 잡아먹고, 오누이가 있는 집으로 갔어요. 오누이가 걱정을 하고 있을 때, 호랑이가 문 밖에서 말했어요. "얘들아, 엄마 왔다. 문 열어라!" 반갑게 달려나가던 오누이는 멈칫했어요. "잠깐! 우리 엄마 목소리가 아닌걸." 호랑이는 능청을 떨었지요. "감기가 들어서 그래." "그럼 손 좀 보여주세요." 호랑이는 털이 북슬북슬한 손을 문틈으로 들이밀었어요. "이건 우리 엄마 손이 아니에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그렇단다." 오누이는 밖을 살짝 내다보고는 깜짝 놀랐어요. 문 밖에는 무서운 호랑이가 어머니의 옷을 입고 서 있는 게 아니겠어요! 오누이는 몰래 뒷문으로 나와, 뒤뜰에 있는 커다란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오빠, 무서워!" "쉬잇! 조용히 해." 오누이는 나무 위에서 벌벌 떨고 있었지요. "아, 목말라!" 호랑이는 집 주위를 빙빙 돌며 오누이를 찾다가 우물가로 갔어요. 호랑이는 물을 마시려고 우물을 들여다 보았어요. 우물물에는 오누이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었지요. "오라, 이 녀석들이 바로 여기 있었구나!" "너희들 어떻게 거기까지 올라갔니?" 호랑이가 묻자, 오빠는 꾀를 내어 대답했어요. "참기름 바르고 올라왔지." 호랑이는 얼른 부엌에서 참기름을 가져다가 나무에 발랐어요. 그리고는 나무 위로 올라가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지요. "아이쿠, 엉덩이야!" 엉덩이가 아파 쩔쩔매는 호랑이를 보고, 동생이 깔깔대며 웃었어요. "이런 바보, 도끼로 나무를 찍고 올라오면 쉽지." 오빠가 재빨리 동생의 입을 막았어요. 하지만 호랑이는 도끼를 찾아들고 나무를 콩콩 찍으며 올라왔어요. "무서워. 어떡해!" 호랑이는 점점 가까이 다가왔지요. 바들바들 떨던 오누이는 두 손을 모아 하나님께 빌었어요. "하느님, 제발 우리를 살려 주세요!" "하느님, 우리를 살리시려면 금 밧줄을 내려 주시고, 아니면 썩은 밧줄을 내려 주십시오." 그때였어요. 하늘에서 금 밧줄이 스르르 내려왔어요. "하느님, 고맙습니다!" 오누이는 재빨리 금 밧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어요. 나무 위까지 올라온 호랑이는 밧줄을 타고 올라가는 오누이를 올려다보았어요. '옳지, 나도 기도해야지.' 호랑이는 오누이처럼 하느님께 빌었어요. "하느님, 저를 살리시려면 썩은 밧줄을 내려 주시고, 아니면 금 밧줄을 내려 주십시오." 그러자 정말 하늘에서 밧줄이 스르르 내려왔어요. "요놈들, 어디 두고 보자. 내가 놓칠 줄 아느냐!" 호랑이도 밧줄을 타고 올라가려고 했지만 밧줄은 중간에서 뚝 끊어지고 말았어요. 호랑이가 잡은 밧줄은 썩은 밧줄이었거든요. "으아악!" 호랑이는 그만 수수밭에 떨어져 죽고 말았어요. 수수깡이 붉은 것은, 이때 묻은 호랑이 피 때문이랍니다. 한편, 하늘로 올라간 오빠는 해가 되고 동생은 달이 되었어요. 그러자 동생이 하느님께 애원했어요. "하느님, 저는 밤이 무서워요. 제발 제가 해가 되게 해 주세요." 하느님은 가엾은 동생의 소원을 들어주었어요. 그래서 오빠가 달이 되고, 동생은 해가 되었지요. 해가 눈부신 것은, 부끄럼 타는 동생이 아무도 쳐다보지 못하게 빛을 뿜기 때문이랍니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봐요. 호랑이는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 속에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에요. 그만큼 사람들과 가깝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동물이지요.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처럼 아주 무섭고 두려운 동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해님과 달님에 나오는 호랑이는 지나친 욕심은 결국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떡 하나만 주면 잡아먹지 않는다고 약속해 놓고선 어머니를 잡아 먹었고, 아이들까지 해치려고 했어요. 그 결과 하느님의 벌을 받아 죽음을 당했지요. 오누이를 불쌍하게 여기신 하느님이 그들을 해와 달로 만들어 주었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여동생을 해로 만들어 주었다는 대목이지요. 무서움증이 많은 여동생이 해가 되었다는 전설이 재미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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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세라, 눈, 카메라, 단추, 여러분, 옷, 꼬마 모델들, 언니, 윤세라, 감독님, 모두, 산타 공주님, 사람들, 토끼 인형 주머니, 모르는 사람, 송이, 선생님, 우리 엄마, 모자, 카메라 감독님, 망토, 어린이 코트, 나, 신나나 선생님, 새 코트, 모델들, 신미미, 쇼핑 호스트, 코트, 빨간색 코트, 송이 언니, 디자이너, 엄마, 상품, 텔레비전 | 제목: 세라의 빨간 코트
줄거리 요약: 얼마 전 텔레비전 홈쇼핑을 보고 엄마가 사 준 새 코트가 왔다. 난 토끼 인형 주머니가 있는 새 코트를 입어 보니 산타 공주님 같았다. 홈쇼핑에 나온 꼬마 모델들보다 내가 훨씬 더 예쁘다고 생각했고 송이 언니처럼 텔레비전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이 내주신 장래 희망 직업에 대해 생각하다가 방송국 사람들이 회의 하는 상상 여행을 떠났다. 오늘 송이 언니가 방송할 상품은 여러 가지 색이 있는 어린이 코트다. 요즈음 유행하는 빨간색 코트를 감독님과 눈이 마주친 세라 양이 입고 나가게 되었다. 내가 코트를 입자, 모두 예쁘다고 칭찬했고 나는 기분이 좋아서 어깨가 으쓱했다. 송이 언니는 방송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며 같이 방송할 내용을 맞혀 보자고 했다. 준비가 다 됐으면 모델들과 세라, 송이 언니에게 무대에 나오라고 했다. 오늘 방송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신나나 선생님의 어린이 코트를 보여드리는 방송이다. 세라는 너무 떨려서 신나나 선생님의 이름을 신미미, 선생님이라고 잘못 말해 버렸다. 이름을 잘못 말한 세라의 실수로 감독님의 불호령이 떨어졌고 모두 후다닥 움직였다. 송이 언니는 세라에게 당황하지 말고 재치 있게 넘어가면 된다며 위로했다. 윤세라는 재치 있게 신나나 선생님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라며 이야기했다. 세라는 엄마도 아주 좋아하신다며 신이나 계속 이야기를 이어 갔다. 세라는 멋진 코트를 입고 꼬마 모델들과 같이 무대 위에서 뛰놀며 코트를 한껏 뽐냈다. 세라 덕분에 주문 전화가 엄청 많이 왔으며 감독님의 칭찬에 세라의 어깨가 한 번도 으쓱했다. 세라는 장래 희망 직업을 송이 언니 같은 쇼핑 호스트가 되기로 정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딩동딩동! 야호!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 코트가 왔어. 얼마 전에 텔레비전 홈쇼핑에서 송이 언니가 보여 준 코트야. 엄마가 사 주었지. 이것 봐! 토끼 인형 주머니도 있어. 난 얼른 새 코트를 입어 보았어. “어머나! 우리 세라, 산타 공주님 같네.” 엄마도 좋아하고, 내 마음에도 쏙 들어. 홈쇼핑에 나온 꼬마 모델들보다 내가 훨씬 더 예쁜걸! 나도 송이 언니처럼 예쁘게 텔레비전에 나오면 좋을 텐데. 참, 선생님이 내일까지 장래 희망 직업에 대해 생각해 오라고 했지? 잠깐 상상 여행을 떠나 볼까? 쉿! 방송국 사람들이 회의를 하고 있어. 송이 언니가 감독님에게 말했지. 오늘 방송할 상품은 이 어린이 코트예요. 노란색, 빨간색, 초록색, 분홍색이 있어요. 요즈음에는 빨간색이 인기 있으니까 빨간색 코트를 중심으로 소개하는 게 좋겠어요. 그런데 감독님과 내 눈이 마주쳤어. “옳지! 세라 양이 입고 나가면 어떨까요?” 내가 코트를 입자, 모두 예쁘다고 칭찬을 했어. 나는 기분이 좋아서 어깨가 으쓱했지. 방송을 할 때는 밝은 얼굴로 또박또박 말해야 해. 언니랑 같이 방송할 내용을 맞춰 보자. 송이 언니는 방송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어. “방송 시작합니다! 빨리 오세요.” 송이 언니랑 나는 무대 위에 나란히 섰어. “세라 양, 송이 씨! 준비가 다 됐죠? 모델들도 빨리 무대에 나오세요. 카메라 감독님도 준비됐죠? 자, 갑니다!” 그리고 방송이 시작되었지. 오늘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신나나 선생님의 어린이 코트를 보여 드릴게요. 세라 양도 신나나 선생님을 잘 알고 있지요? “네? 신미미, 선생님이요?” 앗! 이 일을 어쩌지? 너무 떨려서 그만 이름을 잘못 말해 버렸어! “저런! 이름을 잘못 말하면 어떻게 해요! 카메라, 저쪽으로 돌려요. 빨리!” 감독님의 불호령에 모두 후다닥 움직였어. “괜찮아, 세라야. 나도 처음에는 실수를 많이 했는걸. 당황하지 말고 재치 있게 넘어가면 돼.” 송이 언니의 말에 나는 눈물이 찔끔 났지. 그래, 좋아! 내가 누구야? 난 재치 만점 윤세라! 아, 신나나 선생님이요?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걸요. 우리 엄마도 아주 좋아하세요. 난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갔어. “이 단추를 잠그면 모자가 되고, 또 이렇게 단추를 풀면 예쁜 망토로 변해요!” 그다음에 송이 언니가 말했지. “정말 그렇네요! 여러분, 이 멋진 코트 어떠세요?” 나는 꼬마 모델들과 같이 무대 위에서 뛰놀며 코트를 한껏 뽐냈어. 따르릉따르릉! “감독님! 주문 전화가 엄청 많이 와요.” “이게 다 세라 덕분이야. 세라 양, 잘했어요!” 감독님의 칭찬에 나는 또 한 번 어깨가 으쓱했지. 잘했어! 최고야! “세라야, 그만 옷 갈아입어야지.” 어? 엄마 말에 내 상상 여행은 끝이 나 버렸어. 내일 유치원에 갈 때는 이 코트를 입어야지. 선생님께 이야기할 장래 희망 직업도 정했어. 난 송이 언니 같은 쇼핑 호스트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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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의자, 북극곰, 엄마 곰, 주인, 배, 작가, 아빠 곰, 작은 의자, 곰 가족, 아기 곰, 죽 그릇, 그릇, 민담, 내, 아빠, 곰 세 마리, 아기, 침대, J. 제이콥스, 죽, 태양곰, 가족, 죽 세 그릇, 안경곰, 지은이, 소녀, 야생 곰, 곰, 바다표범, 불곰, 유대계, 말레이곰, 엄마, 역사학자, 사람, 여자아이 | 제목: 금발 머리와 곰 세 마리
줄거리 요약: 숲 속 오두막집에 뚱뚱하고 힘센 아빠 곰, 요리 잘하고 통통한 엄마 곰, 재롱을 잘 부리고 조그마한 아기 곰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금발 머리 여자아이가 산책을 나간 곰 가족의 오두막집에 몰래 들어가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식탁 위에 놓인 죽 세 그릇을 보았습니다. 여자아이는 배가 고파서 먹으려고 보니 제일 큰 그릇의 죽은 뜨거웠고, 조금 큰 그릇의 죽은 차가웠는데 알맞게 따뜻한 작은 그릇의 죽이 있어서 홀랑 먹어 버렸어. 배가 부른 여자아이는 거실에서 세 개의 의자를 보았고, 세 개의 의자 가운데 제일 큰 의자는 딱딱했고, 조금 큰 의자는 푹신했는데 작은 의자는 아주 편했습니다. 여자아이가 작은 의자에 앉자 와지끈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여자아이가 바닥에서 일어나 방으로 갔는데 세 개의 침대가 있었고 제일 큰 침대는 너무 크고 높아 불편했습니다. 조금 큰 침대도 마찬가지여서 여자아이는 딱 맞는 작은 침대에 누워 잠을 잤습니다. 산책을 마친 곰 가족이 돌아와 죽을 먹으려고 식탁 앞에 앉았는데 아기 곰이 죽 그릇을 보고 누가 자기 죽을 다 먹어 버렸다고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아기 곰은 망가진 자신의 의자를 보고 누가 부서뜨려 놓았다고 하면서 울었습니다. 이상하다고 느낀 곰 세 마리는 집 안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곰 세 마리는 방 안에서 자고 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했고, 아기 곰이 누가 자기 침대에서 자고 있다고 큰 소리로 외치자 놀란 여자아이는 벌떡 일어나서 아빠 곰과 엄마 곰을 보고 달아났습니다. 곰 세 마리는 여자아이를 뒤쫓았지만, 금발 머리에 햇빛이 반사되자 눈이 부셔 쫓아가지 못했고, 그 아이는 그 뒤로 곰 가족의 집에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산책을 나갔다가 비어 있는 곰 가족의 오두막집에 들어가서 식탁 위에 놓인 죽 세 그릇 가운데 작은 그릇에 담긴 죽을 먹고 거실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았다가 부서뜨리고 말았습니다. 세 개의 침대가 있는 방에 들어가 놀다가 제일 작은 침대에 누워 잠이 든 소녀를 산책에서 돌아온 곰 가족이 발견해서 잠에서 깬 소녀가 곰 가족을 보고는 당황해서 달아났지만, 금발 머리에 햇빛이 반사되어 눈이 부신 곰 가족은 뒤쫓아 가지 못한답니다. 금발 머리와 곰 세 마리는, 남의 집에 들어가거나 남의 물건을 사용할 때는 주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깨우쳐 주는 영국 잉글랜드 지방의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이야기로 영국에서 활동한 유대계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J 제이콥스가 영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수집해 엮은 영국 민담집에 실려 있습니다. 곰은 가장 작은 태양곰부터 거대한 불곰까지 크기가 다양하고, 나무에 쉽게 기어오르며 수영도 잘하는데, 갈고리 모양의 큰 발톱으로 구멍을 파거나 고기잡기도 쉽게 하고, 북극곰은 바다표범을, 안경곰은 채소류를 먹으며, 야생 곰의 수명은 20에서 30년이지만, 사람이 돌보는 곰은 더 오래 삽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숲 속 오두막집에 곰 가족이 살고 있었어. 아빠 곰은 힘이 세고 무척 뚱뚱했고, 엄마 곰은 요리를 잘하고 통통했지. 그리고 아기 곰은 재롱을 잘 부리고 조그마했어. 그러던 어느 날, 곰 가족이 산책을 나갔어. 그런데 눈부신 금발 머리 여자아이가 호기심에 곰 가족의 오두막집에 몰래 들어간 거야. 여자아이는 오두막집을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식탁 위에 놓인 죽 세 그릇을 보았어. "아, 배고파. 내가 먹어야지." 제일 큰 그릇에 담긴 죽은 너무 뜨거웠고, 조금 큰 그릇에 담긴 죽은 너무 차가웠어. 하지만 작은 그릇에 담긴 죽은 알맞게 따뜻했지. 여자아이는 작은 그릇에 담긴 죽을 홀랑 먹어 버렸어. 배가 부른 여자아이는 거실에서 세 개의 의자를 보았어. 제일 큰 의자는 너무 딱딱했고, 조금 큰 의자는 너무 푹신했어. 하지만 작은 의자는 아주 편했어. "여기에 앉아야지!" 그런데 여자아이가 앉자. 작은 의자는 와지끈 부서지고 말았어! 바닥에서 일어난 여자아이는 방으로 들어갔어. 방에는 세 개의 침대가 있었지. 제일 큰 침대는 너무 크고 높아 불편했어. 조금 큰 침대도 마찬가지였어. 작은 침대는 여자아이에게 딱 맞았어. 그래서 작은 침대에 누워 쿨쿨 잠을 잤단다. 그때 산책을 마친 곰 가족이 돌아와 죽을 먹으려고 식탁 앞에 앉았어. 그런데 아기 곰이 죽 그릇을 보고 울음을 터트리는 거야. "으앙!누가 내 죽을 다 먹어 버렸어요!" 아기 곰은 망가진 자신의 의자도 보았어. "누가 내 의자도 다 부서뜨려 놓았어요. 으앙 으앙!" "이상하다, 이상해!" 곰 세 마리는 집 안을 둘레둘레 살펴보기로 했어. 살금살금, 살금살금. 그때 곰 세 마리는 방 안에서 쿨쿨 자고 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했어. "누가 내 침대에서 자고 있어요!" 아기 곰이 여자아이를 보고 큰 소리로 외쳤지. 깜짝 놀란 여자아이는 벌떡 일어났어. 그러고는 아빠 곰과 엄마 곰, 아기 곰을 보고 허둥지둥 달아났어. "어서 쫓아가요!" 곰 세 마리는 여자아이를 뒤쫓았지만 금발 머리에 햇빛이 반사되자 너무 눈이 부셔 쫓아가지 못했어. "으앗! 눈부셔!" 그 뒤로 여자아이는 곰 가족의 집에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단다! 어느 날 금발 머리 소녀가 산책을 나갔다가 비어 있는 곰 가족의 오두막집에 들어갔어요. 금발 머리 소녀는 식탁 위에 놓인 죽 세 그릇 중, 제일 작은 그릇에 담긴 죽을 먹었어요. 그리고 거실에 있는 제일 작은 의자에 앉았다가 부서뜨리고 말지요. 세 개의 침대가 놓여있는 방에 들어가서는 콩콩 뛰며 놀다가 제일 작은 침대에 누워 잠이 들어 버렸고요. 한편, 산책에서 돌아온 곰 가족은 금발 머리 소녀를 발견하게 되고, 잠에서 깬 소녀는 곰 가족을 보고는 당황해서 달아나지요. 하지만 금발 머리에 햇빛이 반사되어 눈이 부신 곰 가족은 뒤쫓아 가지 못한답니다. 이 이야기는 호기심을 가득 품고 곰 가족의 집 여기저기를 탐험하는 금발 머리 소녀의 용감함과 건강함을 나타내지만, 남의 집에 들어가거나 남의 물건을 사용할 때는 주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깨우쳐 주는 이야기랍니다. 금발 머리와 곰 세 마리는 예로부터 영국 잉글랜드 지방에서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이야기예요. 민담이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기 때문에 지은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요. 금발 머리와 곰 세 마리는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한 유대계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J. 제이콥스가 19세기 무렵, 영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수집하여 엮은 영국 민담집에 실려 있어요. 재빠르고 영리한 곰. 몸집이 크고 영리한 곰은 몸무게 27~46킬로그램의 가장 작은 태양곰 (말레이곰)에서부터 1톤 정도의 거대한 불곰까지 크기가 다양해요. 그리고 나무에 쉽게 기어오를 수 있으며, 수영도 잘하지요. 갈고리 모양의 큰 발톱이 있어 구멍을 파거나 고기잡기도 쉽게 해요. 곰은 일반적으로 잡식성이지만 육식성인 북극곰은 바다표범을, 나무 위에 잔가지로 집을 짓고 사는 안경곰은 채소류를 잘 먹어요. 북극곰을 제외한 대부분의 곰은 굴속에서 겨울 내내 겨울잠을 자는데, 자기 전에 몸무게를 늘려 체력을 비축해요. 야생 곰의 수명은 20~30년이지만, 사람이 돌보는 곰은 더욱 오래 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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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모이, 꼬마 친구들, 우표, 도장, 자작나무, 호수, 연어, 사진, 얼음물, 요정들, 불의 여우, 숲, 나뭇잎, 마른 장작, 바비큐, 라프족, 찬물, 사람들, 흰 눈, 순록, 산타 할아버지, 지구, 백야, 산타, 얼음, 태양, 오로라 사냥꾼, 돌, 사우나, 하늘, 모닥불, 소시지, 눈밭, 원주민, 썰매, 오로라 | 제목: 모이! 겨울 왕국으로 초대할게
줄거리 요약: 여기는 핀란드인데, 얼음이 떠다니는 호수 위로 눈이 내리고 있고 일 년의 절반이 겨울입니다. 뜨거운 돌에 찬물을 끼얹으면 돌이 식지 않고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사우나를 하고 있는데, 핀란드에는 사람들 모두가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사우나가 많습니다. 자작나무 가지로 온몸을 두드리면 건강해지고 걱정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뜨거운 사우나를 마치고 시원한 호수로 뛰어 들어갑니다. 나 같은 꼬마 친구들도 얼음물에 뛰어들다니 정말 대단한 거 같습니다. 마른 장작이 타고 있는 곳에 사람들이 함께 모여 연어와 소시지를 구워 먹고 있고 혼자서 먹는 것보단 함께 모여 먹는 것이 맛있습니다. 대낮이지만 어두워지고 있고, 다시 숲을 지나 눈밭을 나가보겠습니다. 썰매를 끄는 순록들이 발걸음을 내딛자, 썰매가 눈밭을 달립니다. 산타 마을에 가면 언제든지 산타 할아버지를 만나서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산타클로스 우체국에서 우표에 도장을 찍고 있는 요정들도 있고, 여러 나라의 친구들이 보낸 편지를 읽고, 산타 할아버지를 도와 답장을 보내 주고 있습니다. 겨울밤은 춥고 길며, 썰매를 타고 숲을 지나 눈밭을 헤치며 어디로 가볼까요. 모닥불을 쬐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그중에는 오로라 사냥꾼도 있습니다. 오로라 사냥꾼이 하늘을 가리키며 불의 여우라고 외쳤고, 오로라가 출렁이고 있었습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오로라를 불의 여우라고 부르며, 불의 여우는 행복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원주민인 라프족은 오로라를 불의 여우라고 불렀고, 오로라는 태양에서 나온 전기를 띤 입자가 지구의 공기와 만나면서 만들어진 빛입니다. 핀란드에는 산타도 살고 있고,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사우나와 밤에도 대낮처럼 밝은 백야, 산타의 썰매를 끄는 순록이 있으며, 밤하늘을 수놓는 오로라도 볼 수 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모이! 여기는 핀란드야. 얼음이 동동 떠다니는 호수 위로 흰 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있어. 일 년의 절반이 겨울이라니! 정말 멋지지 않아? 치이익, 칙칙!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지? 엄청나게 뜨거운 돌에 찬물을 끼얹고 있네. 그런데 돌이 식기는커녕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지, 뭐야! 세상에, 사람들이 사우나를 하고 있어. 탁! 탁! 탁탁탁! 이건 또 무슨 소리지? 핀란드에는 핀란드 사람들 모두가 동시에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사우나가 많아요. 자작나무 가지로 온몸을 두드리고 있네. “이렇게 두드리면 건강해지고, 걱정도 사라진대.” “그렇고 말고요.” 하지만 조금 아플 것 같은걸. 첨벙! 첨벙! 이번엔 또 무슨 소리지? 뜨거운 사우나를 마치고 호수로 뛰어들고 있어. “야호, 정말 시원해!” 우아, 춥지도 않은가 봐. 한겨울에 얼음물로 뛰어들다니! 나 같은 꼬마 친구들도 보여. 정말 대단해! 냠냠! 쩝쩝! 어, 그런데, 무얼 먹는 소리지? 잘 마른 장작이 활활 타고 있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연어와 소시지를 구워 먹고 있네. “사우나 뒤엔 역시 바비큐 파티지.” 혼자서 먹는 것보다 다 함께 모여서 먹는 것이 훨씬 맛있어. 어느새 주위가 어두워지고 있어. 아직 대낮인데도 말이야. 다시 숲을 지나 눈밭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 볼까? 타박! 타박! 누가 걷는 소리일까? 앗! 썰매를 끄는 순록이야. 순록들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자, 썰매가 미끄러지듯 스르르 눈밭을 달려. 어디로 가는 걸까? 우하하, 하하! 누군가 웃고 있는 소리가 들려! 우아! 진짜 산타 할아버지잖아. 산타 마을에 가면 언제든지 산타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지. 산타 할아버지와 사진을 찍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콩! 콩! 콩!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산타클로스 우체국에서 우표에 도장을 찍고 있네. 산타 할아버지를 돕는 요정들인가 봐. 세계 여러 나라의 꼬마 친구들이 보낸 편지를 읽고, 산타 할아버지를 도와 답장을 보내 주고 있어. 나도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 쓸래. 그럼, 답장을 받을 수 있을 거야. 벌써 주위가 캄캄해졌어. 겨울밤은 정말 춥고 길어. 썰매를 타고 숲을 지나 눈밭을 헤치며 이번에는 어디로 가 볼까? 타닥! 타닥! 어, 이건 또 무슨 소리지?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네. 사람들이 모여 불을 쬐고 있어. 그중에는 오로라 사냥꾼도 있었지. 잠시 후 오로라 사냥꾼이 하늘을 가리키며 외쳤어. “불의 여우다!” “정말 아름다워!” 오로라가 신비로운 빛깔로 출렁이고 있었어. “불의 여우가 꼬리를 흔들고 있군요.” 핀란드 사람들은 오로라를 불의 여우라고 부르지. 불의 여우는 행복을 가져온다고 해. 봐, 정말 모두가 행복하게 웃고 있잖아. 핀란드 원주민인 라프족은 오로라를 불의 여우라고 불렀어요. 그것은 불의 여우가 겨울밤 하얀 숲을 뛰어다닐 때 꼬리가 나뭇잎에 닿아 만들어진 불꽃이 오로라라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오로라는 태양에서 나온 전기를 띤 입자가 지구의 공기와 만나면서 만들어진 빛이에요. 진짜 산타가 살고 있는 나라를 알고 있니? 바로 핀란드야. 하지만 핀란드에는 산타 말고도 유명한 것들이 아주 많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사우나와 밤에도 대낮처럼 밝은 백야, 산타의 썰매를 끄는 순록이 있지. 또, 밤하늘을 신비한 빛깔로 수놓는 오로라도 볼 수 있어. 핀란드의 겨울은 춥고 길지만 재미있는 게 참 많지. '모이! 겨울 왕국으로 초대할게'와 함께 핀란드 여행을 떠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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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임종, 수건, 신하들, 비형, 도화녀, 길달, 도깨비, 여우, 복사꽃, 담장, 도깨비들, 군사들, 진평왕, 폐하, 진지왕, 도화녀의 남편 | 제목: 비형
줄거리 요약: 진지왕은 나랏일에 도무지 흥미가 없었고 오로지 놀이와 술, 여자에게 관심이 있었는데, 한편 신라에는 복사꽃처럼 아름답고 고운 도화녀라는 여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도화녀가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장터로 가고 있었는데, 진지왕의 행렬이 그 앞을 지나는 순간 갑자기 바람이 불어 도화녀의 머리를 감싼 수건이 벗겨졌고, 진지왕은 도화녀의 고운 얼굴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답니다. 진지왕은 도화녀를 대궐로 불러 함께 살자고 했지만, 도화녀는 폐하의 명령이라 해도 한 여자가 두 남편을 섬길 수는 없다고 했고, 이에 진지왕은 화가 났습니다. 도화녀가 목에 칼이 들어올지라도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를 따를 수는 없다고 당당하게 대답하자, 진지왕은 도화녀의 뜻을 도저히 꺾을 수 없다는 걸 알고 남편이 세상을 떠난다면 나와 함께 살겠냐고 물었고, 도화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도화녀의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도화녀는 죽은 뒤에 그녀를 찾아온 진지왕과 함께 살게 되었는데, 배 속에 아이를 갖게 되어 이름을 비형이라고 지었고, 도화녀가 세상을 떠난 진지왕의 아이를 낳았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신라 곳곳으로 퍼졌습니다. 소문을 들은 진평왕은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일이 사실이라면 비형은 왕족이라면서 대궐 안으로 불러들여 정성껏 보살폈고, 비형이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는 집사라는 벼슬도 내렸습니다. 언젠가부터 비형이 밤마다 어디론가 나간다는 이상한 소문이 떠돌았고, 늘 혼자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새벽녘에야 들어온다며 대궐 안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수군거렸고, 진평왕도 그 소문을 들었습니다. 진평왕은 비형이 무얼 하고 다니는지 알아내려고 신하들에게 군사 50명을 줄 테니 오늘 밤부터 비형을 몰래 감시하고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알리라고 했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비형은 밖으로 나와 담장을 훌쩍 넘어 한참을 달리더니, 황천이라는 시내가 있는 언덕에서 멈추었고 그를 따라온 군사들은 숲속에 몸을 숨기고 지켜보았습니다. 비형은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누군가를 불렀고 여기저기서 검은 그림자들이 나타났는데 파란 얼굴에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웃는 도깨비, 아기 도깨비, 어른 도깨비, 온갖 도깨비들이었습니다. 군사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지만,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도깨비가 틀림없었는데, 도깨비들은 비형과 둘러앉아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어울려 놀다가 동이 틀 무렵 인사하고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군사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진평왕에게 이야기했고 비형을 불러 밤마다 도깨비들과 어울려 논다는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고, 비형은 당황하는 기색 없이 태연하게 그렇다고 말했는데, 진평왕은 그렇다면 도깨비들을 시켜 신원사 북쪽 냇가에 다리를 놓는 것이 가능하냐고 물었습니다. 비형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그날 밤, 도깨비들을 찾아가 진평왕의 말을 전하자, 도깨비들은 한쪽에 모여 잠시 의논한 후, 눈 깜짝할 사이에 신원사 냇가에 돌다리를 만들었고, 비형은 만족한 듯 미소를 지었습니다. 날이 밝자 비형은 진평왕을 찾아가 신원사 북쪽 냇가에 다리가 완성되었다고 말했고 신기하게도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진 돌다리를 보고 진평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며, 며칠 후 다시 비형을 불러 친한 도깨비들이 곁에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추천하라고 했고, 비형은 길달 이라는 도깨비가 힘이 좋은 데다 지혜롭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날, 진평왕은 비형과 함께 대궐로 온 길달에게 자신을 위해 일해줄 수 있는지 물었고, 길달은 무슨 일이든 시키시면 능력이 되는 한 열심히 하겠다고 하며 그날부터 부지런히 진평왕을 도와서 진평왕은 점점 길달을 믿고 아끼게 되었답니다. 길달은 친구들이 그립고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고, 비형은 길달에게 이미 대궐에 들어왔으니 마음대로 갈 수 없다고 하며 가족을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신하 중에 자식이 없는 임종을 불러 본디 도깨비이지만, 나라의 큰 재목이 될 것이니 길달을 친아들처럼 생각하며 보살펴 달라고 말했습니다. 임종은 길달을 집으로 데려왔고 길달은 대궐로 들어온 날부터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서 몹시 지쳤는데, 비형이 흥륜사 남쪽 문을 다시 세워달라고 하자 길달은 그것만 하면 여기를 떠나게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길달은 그날 밤 흥륜사 문을 새로 지어놓고 비형을 찾아와 돌아가도 되냐고 물었지만, 비형은 고개를 저으며 도깨비로 살던 때는 잊고 사람으로 살아보라고 했고 길달은 슬퍼졌습니다. 길달은 방 안에 있으면 갇혀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아 매일 밤 지붕 위에서 잠을 잤고, 비형의 눈을 피해 도망가려고 하면 어떻게 알았는지 비형이 나타나 길달을 가로막아 여우로 변신해서 산으로 도망갔는데, 비형은 화가 나서 도깨비들을 찾아갔습니다. 비형이 부르는 소리에 도깨비들이 모여들었고 어서 길달을 내놓으라고 하자, 도깨비들은 혼비백산해서는 길달을 찾아 나섰습니다. 다음 날, 도깨비들은 길달을 잡아 놓고 비형을 기다리고 있었고, 길달이 다시 대궐로 데려가려거든 차라리 죽이고 데려가라고 하여 비형은 다른 도깨비들 앞에서 길달을 없애버렸으며, 그때부터 신라 사람들은 귀신을 쫓을 때 비형의 이름을 넣어 노래를 불렀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진지왕은 나랏일에 도무지 흥미가 없었어요. 관심 있는 것은 오로지 놀이와 술, 여자뿐이었지요. 당시 신라에는 복사꽃처럼 아름답고 고운 도화녀라는 여인이 살았어요. 도화녀는 비록 가난했지만 성실한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요. 어느 날 도화녀가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장터로 가고 있었어요. 때마침, 진지왕이 대궐 밖으로 행차를 했어요. 진지왕의 행렬이 다가오자 도화녀도 다른 사람들처럼 머리를 숙였지요. 그런데 진지왕의 행렬이 도화녀 앞을 지나는 순간, 갑자기 바람이 불어 도화녀의 머리를 감싼 수건이 벗겨졌어요. 그러자 도화녀의 고운 얼굴이 드러났지요. 진지왕은 도화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한참 동안 넋을 잃고 도화녀를 바라보았답니다. 대궐로 돌아온 진지왕의 머릿속에는 온통 도화녀에 대한 생각뿐이었어요. 며칠을 고민하던 진지왕은 도화녀를 대궐로 불렀어요. 그러고는 대궐에서 함께 살자고 했지요. 하지만 도화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요. “한 여자가 어찌 두 남편을 섬길 수 있겠습니까? 비록 폐하의 명령이라 해도 제 남편을 두고 그럴 수는 없사옵니다.” 진지왕은 화가 났어요. “그대가 목숨을 잃게 되더라도 마음을 바꾸지 않겠느냐?” 도화녀는 겁내지 않고 당당하게 대답했어요. “제목에 칼이 들어올지라도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를 따를 수는 없사옵니다.” 진지왕은 도화녀의 뜻을 도저히 꺾을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렇다면 나중에 그대의 남편이 세상을 떠난다면 나와 함께 살겠느냐?” 도화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어요. 진지왕은 도화녀를 돌려보내 주었어요. 그해에 진지왕은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게 되었어요. 술과 여자에 빠져있던 진지왕을 신하들이 쫓아낸 거예요. 대궐에서 쫓겨난 진지왕은 이내 세상을 떠났어요. 그로부터 2년 뒤에 도화녀의 남편도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요. 어느 날 밤, 도화녀의 앞에 진지왕이 나타났어요. “그대의 남편이 죽으면 나와 함께 살겠다고 한 약속을 기억하느냐? 이제 그대의 남편이 죽었으니 나를 받아주겠는가?” 진지왕의 물음에 도화녀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날부터 진지왕은 도화녀와 함께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진지왕이 사라졌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답니다. 그 후 도화녀는 뱃속에 아이를 갖게 되었어요. 도화녀는 열 달 후에 아이를 낳고, 아이의 이름을 비형이라고 지었어요. 도화녀가 이미 세상을 떠난 진지왕의 아이를 낳았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신라 곳곳으로 퍼졌어요. 소문은 퍼지고 퍼져 대궐 안까지 들어갔어요. 진지왕의 뒤를 이은 진평왕도 비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참 신기한 일이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찾아와 함께 살고 게다가 아이까지 낳다니! 이 일이 사실이라면 비형이라는 아이는 신라의 왕족이니 저대로 대궐 밖에 두어서는 안 될 것 같소.” 진평왕의 말에 신하들은 강하게 반대했어요. “폐하,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어찌 죽은 자가 산자를 찾아와 아이를 낳겠습니까? 그것은 그저 헛소문일 뿐입니다.” 하지만 진평왕은 비형을 대궐 밖에 내버려 두는 것은 진지왕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비형을 대궐로 불러들였지요. 진평왕은 비형을 정성껏 보살피고, 비형이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는 집사라는 벼슬도 내렸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대궐 안에 이상한 소문이 떠돌았어요. “그러니까 비형이 밤마다 어디론가 나간다는 거야? 도대체 어딜 가는 걸까?” “글쎄 그걸 모르겠다니까! 아무튼 늘 혼자 어디론가 사라졌다가는 새벽녘에야 들어온다잖아.” 대궐 안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이렇게 수군거렸지요. 결국 진평왕도 그 소문을 들었어요. “비형이 하는 짓이 수상하다고 하는데, 대체 무얼 하고 다니는지 아는 사람이 없느냐?” 하지만 신하들도 비형이 어디를 가는지 아무도 몰랐어요. 진평왕은 답답했어요. “내가 군사 50명을 줄 테니 오늘 밤부터 비형을 몰래 감시하라. 행여 이상한 낌새가 보이거든 즉각 나에게 알리도록 하라!” 그날 밤, 군사들은 몰래 숨어서 비형의 방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폐하의 명령이니 정신 바짝 차리자고.” 밤이 깊어지자 비형은 밖으로 나와 담장을 훌쩍 넘었어요. 군사들이 뒤를 바짝 쫓았지만 비형이 워낙 빨라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어요. 한참을 달린 비형은 황천이라는 시내가 있는 언덕에서 멈추었어요. 군사들은 숲 속에 몸을 숨기고 비형을 지켜보았지요. 비형은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누군가를 불렀어요. “모두들 이리 나오게. 내가 왔어.” 비형의 말이 떨어지자 여기저기서 검은 그림자들이 나타났어요. 검은 그림자의 정체는 바로 도깨비였어요. 파란 얼굴에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웃는 도깨비, 아기 도깨비, 어른 도깨비, 온갖 도깨비들이 모여들었지요. 군사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어요.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도깨비가 틀림없었지요. “저건 말로만 듣던 도깨비잖아. 그러면 비형이 이제껏 도깨비하고 놀았던 거야?” 군사들은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비형과 도깨비들은 둘러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지요. “친구들, 춤이라도 좀 춰 보게나. 이렇게 심심해서야 자네들을 만나러 온 보람이 없지 않은가?” 그러자 도깨비들은 비형 앞에서 춤을 추었어요. 그 모습을 보며 비형은 무척 즐거워했지요. 한참 춤을 추던 도깨비가 비형에게 말했어요. “자네는 우리 도깨비들을 정말 친구로 생각하는 거요?” 비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나는 그대들과 이렇게 어울려 노는 것이 즐겁소. 그것 말고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겠소?” 동이 틀 무렵, 도깨비들은 비형에게 인사하고 뿔뿔이 흩어졌어요. “어이, 도깨비 친구들! 내일 또 보세.” 군사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진평왕에게 이야기했어요. 진평왕은 믿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비형을 불러 물어보았어요. “듣자 하니, 네가 밤마다 도깨비들과 어울려 논다는구나. 그 말이 사실이냐?” 비형은 당황하는 기색 없이 태연하게 대답했어요. “예, 그러하옵니다.” “도깨비들이 네 말을 잘 듣는다 하던데, 그것도 사실이냐?” 비형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진평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말했어요. “그렇다면 도깨비들을 시켜 신원사 북쪽 냇가에 다리를 놓도록 하여라. 가능하겠느냐?” “폐하께서 시키시는 일이라면 그렇게 하겠사옵니다.” 비형은 그날 밤, 도깨비들을 찾아가 진평왕의 말을 전했어요. 도깨비들은 한쪽에 모여 잠시 의논한 후, 눈 깜짝할 사이에 신원사 냇가에 돌다리를 만들었지요. “자, 이제 되었습니까?” 비형은 만족한 듯 미소를 지었어요. 다음날, 날이 밝자 비형은 진평왕을 찾아갔어요. “신원사 북쪽 냇가에 다리가 완성되었으니 가서 보시지요.” “아니, 벌써 다리가 완성되었단 말이냐?” 진평왕은 비형을 따라 신원사 북쪽으로 갔어요. 신기하게도 거기에는 어제까지 없던 돌다리가 세워져있었지요.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진 돌다리를 보고 진평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허허허, 참으로 훌륭하구나. 이렇게 훌륭한 다리를 본 적이 없다. 지금부터이 다리를 귀교라 부르겠노라.” 진평왕은 며칠 후 다시 비형을 불렀어요. “너와 친한 도깨비들이 내 곁에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듯한데, 나를 도와줄만한 도깨비가 없겠느냐? 있으면 추천해 보아라.” 비형은 골똘히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어요. “길달이라는 도깨비가 있사온데, 힘이 좋은 데다 지혜로워 폐하의 일을 잘 도울 것입니다.” “그래? 그렇다면 내일 당장 길달을 대궐로 데리고 오너라.” 다음 날, 길달은 비형과 함께 대궐로 왔어요. 대궐 사람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길달을 보았지요. 진평왕 이 길달에게 물었어요. “그대는 나를 위해 일해줄 수 있겠는가?” 길달은 눈을 끔뻑이다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저는 도깨비인지라 사람의 일은 잘 모르오나, 무슨 일이든 시키시면 제 능력이 되는 한 열심히 하겠습니다.” 길달의 말을 들은 진평왕은 무척 만족스러워했어요. 그날부터 길달은 부지런히 진평왕을 도와 일을 했어요. 대궐 도서관을 청소하기도 하고, 부서진 대궐 처마도 금세 원래 모습대로 돌려놓았지요. 진평왕은 점점 길달을 믿고 아끼게 되었답니다. 시간이 흘러 길달도 사람이 사는 세계에 조금씩 익숙해졌어요. 하지만 길달은 점점 시무룩해졌어요. 그런 길달을 보고 비형이 물었어요. “길달, 무슨 일 있소? 요즘은 그대의 표정이 좋지 않구려.” 길달은 슬픈 얼굴로 비형을 보았어요. “이제는 나의 친구들이 그립소. 집에도 가고 싶고....... 날 보내주면 안 되겠소?” 하지만 비형은 길달에게 냉정하게 말했어요. “그대는 이미 대궐에 들어왔으니 마음대로 갈 수 없소. 그대는 폐하께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소?” 이야기를 들은 진평왕은 길달에게 가족을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신하들 중에 자식이 없는 임종을 불러 말했지요. “임종, 그대에게는 아직 자식이 없다고 들었소. 길달을 데려가 아들로 삼으면 어떻겠소? 길달은 본디 도깨비이지만 심성이 착하고 앞으로 나라의 큰 재목이 될 것이니 친아들처럼 생각하며 보살펴주시오.” 임종은 길달을 집으로 데려왔어요. 길달은 대궐로 들어온 날부터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서 몹시 지쳤지요. 그러던 어느 날, 비형이 길달을 불렀어요. “흥륜사 남쪽 문이다 헐었는데 그 문을 다시 세울 수 있겠소?” 길달은 얼굴을 찡그렸어요. “난 이제 지쳤소. 흥륜사의 문만 세우면 여기를 떠나게 해주시오.” 하지만 비형은 대답을 하지 않았어요. 길달은 그날 밤 흥륜사 문을 새로 지어놓고 비형을 찾아왔어요. “이제 돌아가도 되겠소?” 하지만 비형은 고개를 저었어요. “아무래도 안되겠소. 도깨비로 살던 때는 잊고 사람으로 살아보시오.” 길달은 슬퍼졌어요. 길달은 매일 밤 지붕 위에서 잠을 잤어요. 방 안에 있으면 갇혀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거든요. 길달은 도깨비로 살던 때가 그리웠어요. 하지만 비형이 허락하지 않으니 마음대로 떠날 수도 없었지요. 비형의 눈을 피해 도망가려고 하면 어떻게 알았는지 비형이 나타나 길달을 가로막았어요. “이대로는 안되겠어.” 길달은 여우로 변신해서 산으로 도망갔어요. 날이 밝자 비형은 길달이 도망친 것을 알고 크게 화를 냈어요. “괘씸한 것 같으니라고. 그리 일렀건만 도망을 갔단 말인가!” 비형은 도깨비들을 찾아갔어요. 비형이 부르는 소리에 도깨비들이 모였어요. “너희들이 길달을 숨기고 있다는 걸 안다. 어서 길 달을 내놓아라!” 하지만 도깨비들도 길달이 어디로 갔는지 몰랐어요. “어서 길 달을 찾아오너라!” 도깨비들은 혼비백산해서는 길달을 찾아 나섰지요. 다음 날, 비형은 다시 도깨비들을 찾아갔어요. 도깨비들은 길달을 잡아 놓고 비형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감히 누구 마음대로 도망을 친 것이냐? 폐하께서 그렇게 아끼고 사랑해 주셨거늘 그대는 그 은혜를 모른단 말인가!” 길달은 비형을 노려보며 말했어요. “나는 더 이상 사람 세상에서 사람처럼 살기 싫소. 다시는 대궐 안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오. 나를 대궐로 데려가려거든 차라리 나를 죽이고 데려가시오.” 비형은 머리끝까지 화가 났어요. “다시 말해 보거라. 내가 이렇게까지 부탁하는데도 내 뜻을 거역하겠다는 거냐?” 길달은 끝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어요. 그러자 비형은 다른 도깨비들 앞에 서길 달을 없애버리고 말았어요. 길달의 죽음을 본 다른 도깨비들은 뒷걸음질 치며 도망갔어요. “비형은 아주 무서운 사람이야. 비형이 우리 친구를 죽였어! 다시는 비형을 안 볼 테야.” 그 뒤로 비형은 도깨비들을 다시는 볼 수 없었어요. 그때부터 신라 사람들은 귀신을 쫓을 때 비형의 이름을 넣어 노래를 불렀어요. 왕의 넋이 낳으신 아들 비형의 집이 바로 여기네. 날고 뛰는 온갖 귀신들아 함부로 이곳에 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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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병원, 해적, 좋은나라호 선장, 짐 가방, 돈, 눈, 6번 후보, 손, 선장, 해적들, 새 선장, 배, 다른 배의 선장, 아들딸, 옷가지, 대포, 아내, 욕심쟁이, 임금, 후보들, 지난 선장들, 금고, 모두, 모든 사람, 사람들, 후보, 거짓말쟁이, 망원경, 해적선, 요트, 부자, 고기, 상, 밥, 파도, 보석, 폭풍우, 자기, 선원, 두 선장, 좋은나라호, 고개, 다른 배, 전쟁, 죄인들, 선원들, 금화, 군악대, 우리 배, 칼, 투표함, 수염, 고기잡이배, 선장 후보, 사람, 다른 배들, 물고기 | 제목: 좋은나라호 좋은 선장 뽑기
줄거리 요약: 좋은나라호의 다음 선장이 누가 될 지 다들 눈을 빛내며 궁금해했다. 선장 후보가 여섯 명이나 될 정도로 선장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아주 많았다. 그동안 이 배에는 여러 명의 선장이 있었고 후보들 모두 자기를 뽑아 달라고 외치는 바람에 시끌벅적했다. 많은 선장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선장을 잘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한번은 욕심쟁이가 선장이 되었다. 선장이 되자마자 배의 금고를 열어 요트를 사고 아내에게는 보석을 사 주고, 아들딸들도 떵떵거리며 살게 해 주었다. 자기 말에 반대하는 사람은 지하 감옥에 가두었고, 사람들은 가난해졌고 불행했다. 선장은 좋은나라호를 위해서 전쟁한다며 다른 배들을 공격해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좋은나라호가 지자, 사람들은 가난해졌는데 지난 선장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선장 후보들은 한자리에 모여 자기가 선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말하며 이런저런 약속을 했다. 힘센 배로 만들고, 모두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고도 하고, 사람이 돈을 내지 않고 병원에 다닐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다른 배를 빼앗아서라도 우리 배를 더 큰 배로 만들겠다고도 하고, 수업을 모두 영어로 하겠다고도 하고, 거짓말쟁이가 없는 배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드디어 선장을 뽑는 날이 되어,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투표하러 왔는데 줄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투표가 끝나고 투표함이 열렸는데 한 표 한 표 나올 때마다 어떤 후보는 웃고 어떤 후보는 찡그렸다. 거짓말쟁이가 없는 배가 최고라는 6번 후보가 선장으로 뽑혔고, 새 선장은 자신을 도와줄 선원들을 뽑았다. 선장은 선원들과 회의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밤늦게까지 일을 했다. 다른 배에서 서로 도우며 좋은 일을 해 보자며 좋은나라호 선장을 초대했다. 다른 배의 선장과 좋은나라호 선장은 싸우지 않고 함께 고기를 잡는 방법에 대해 밤이 깊도록 이야기했다. 망을 보던 선원이 해적이 나타났다며 소리를 지르자, 선장은 뱃머리에 나가 망원경으로 바다를 살폈다. 해적선이 점점 다가오자, 선장의 공격하라는 명령에 좋은나라호 선원들은 용감하게 맞서 싸웠다. 싸움에서 승리해 해적들을 모두 사로잡은 선장은 열심히 싸운 선원들에게 잔치를 열어 주고, 금화 한 닢씩을 상으로 주었다.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자, 선장은 배 안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안전한지 살폈다. 지난밤 물살에 휩쓸려 9명의 사람이 바다에 빠졌다. 좋은나라호도 심하게 부서져서 고쳐야 하고, 옷가지며 짐 가방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많아 선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폭풍우 때문에 좋은나라호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자, 선장은 배고픈 사람들에게 밥을 나눠 주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에게 배를 고치게 하고서 임금을 주도록 했다. 선장의 말대로 모든 일이 진행되었고 다른 배에서 빌린 돈으로 고기잡이배를 사서 물고기를 잡았다. 물고기를 판 돈은 빌린 돈을 갚는 데 쓰며 모두 열심히 일한 덕분에 좋은나라호의 살림살이도 차차 나아졌다. 좋은나라호를 이끌 새 선장은 지금의 선장 같은 사람을 뽑자는 말에 다들 맞장구를 쳤다. 누구든지 지금 선장같이 좋은나라호를 잘 이끌 수 있는 새 선장을 뽑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좋은나라호의 선장을 뽑는대. 누가 다음 선장이 될까? 다들 눈을 빛내며 궁금해했어. 선장이 되겠다는 사람은 아주 많았어. 선장 후보가 자그마치 여섯 명이나 되지 뭐야. 사람들은 이름조차 외우기 어려웠어. 후보들 모두 자기를 뽑아 달라고 외치는 바람에 시끌벅적했어. 어떤 선장을 뽑아야 할까? 그동안 이 배에는 여러 명의 선장이 있었어. 많은 선장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선장을 잘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지. 도대체 어떤 선장들이었는지 한번 들어 볼래? 한번은 욕심쟁이가 선장이 되었지. 선장이 되자마자 배의 금고를 열어 멋진 요트를 샀어. 아내에게는 번쩍거리는 보석을 사 주었지. 아들딸들도 떵떵거리며 살게 해 주었어. 그러나 자기가 하는 말에 반대하는 사람은 배 밑 지하 감옥에 가두었어. 사람들은 가난해졌고 불행했지. 싸움만 좋아하고 고집쟁이인 선장도 있었어. 선장은 다른 배들을 공격해 전쟁을 일으켰어. 수많은 사람이 죽었지. 그런데 그 선장은 좋은나라호를 위해서 전쟁한다고 말하곤 했어. 하지만 다른 배들이 힘을 합치는 바람에 좋은나라호는 지고 말았어. 사람들은 가난해졌고 말이야. 아유, 지난 선장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 새로운 선장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어. 후보들은 왜 자기가 선장이 되어야 하는지 한마디씩 했지. 그리고 이런저런 약속을 했어. 불끈불끈 힘센 배로 만들겠습니다.
모두 부자로 만들어 주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돈을 내지 않고 병원에 다닐 수 있게 하겠어요. 다른 배를 빼앗아서라도 우리 배를 더 큰 배로 만들겠습니다.
수업을 모두 영어로 하겠습니다.
거짓말쟁이가 없는 배로 만들겠습니다. 드디어 선장을 뽑는 날이 되었어.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투표하러 왔지. 길게 늘어선 줄이 끝도 없이 이어졌어. 투표가 끝나고 투표함이 열렸어. 한 표 한 표 나올 때마다 어떤 후보는 웃고 어떤 후보는 찡그렸어. 누가 선장이 되었을까? 6번 후보가 선장으로 뽑혔어.
사람들은 거짓말쟁이 없는 배가 최고라고 생각한 거지.
새 선장은 가장 먼저 자신을 도와줄 선원들을 뽑았어. 선장은 선원들과 함께 회의하고, 배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어. 다치거나 아픈 사람은 없는지, 먹을 것은 넉넉한지 꼼꼼하게 살폈어. 아침 일찍 일어나 밤늦게까지 일을 했지. 다른 배에서 좋은나라호 선장을 초대했어. 넓은 갑판 위에 줄지어 늘어선 군악대가 팡파르를 울렸지. “축하드립니다. 서로 도우며 좋은 일을 해 봅시다.” 다른 배의 선장이 말했어. 좋은나라호 선장은 손을 들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어. 두 선장은 싸우지 않고 함께 고기를 잡는 방법에 대해 밤이 깊도록 이야기했지. 평화로운 날들이 계속되었지. 그러던 어느 날 망을 보던 선원이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어. “해적이다! 해적이 나타났다!” 선장은 부리나케 뱃머리에 나가 망원경으로 바다를 살폈어. 이를 어째! 해적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거야. “공격하라! 공격하라!” 선장이 명령하자 선원들이 대포를 쏘았어. 좋은나라호 선원들은 칼을 휘두르며 해적들과 용감하게 맞서 싸웠지. 결국 해적들을 모두 사로잡았어. 선장은 열심히 싸운 선원들에게 잔치를 열어 주고, 금화 한 닢씩을 상으로 주었어. 상을 받은 선원들의 입이 딱 벌어졌지. 싸움에서 크게 승리한 기념으로 지하 감옥에 갇혀 있던 죄인들을 풀어 주기도 했어.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거센 폭풍우가 몰아쳤어. 선장은 밤늦도록 배 안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안전한지 살폈어. 그런데 파도는 더욱 거세졌어. 몇몇 사람들이 물살에 휩쓸려 바다에 빠지고 말았지. 드디어 날이 밝았어. 지난밤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진 사람이 9명입니다. 좋은나라호도 심하게 부서져서 당장 고쳐야 합니다. 또 옷가지며 짐 가방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많습니다. 선장은 선원의 말을 들으면서 한숨을 내쉬었어. 폭풍우 때문에 좋은나라호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졌어. 선장은 머리를 감싸 쥐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한 다음, 함께 일하는 선원들을 불러 모았어. “배고픈 사람들에게 밥을 나눠 주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에게 배를 고치게 하고서 임금을 주도록 하세요. 부족한 돈은 내가 다른 배에서 빌려 오겠소.
선장의 말대로 모든 일이 진행되었어.
다른 배에서 빌린 돈으로 고기잡이배를 사서 물고기를 잡았어. 물고기를 판 돈은 빌린 돈을 갚는 데 썼지. 모두 열심히 일한 덕분에 좋은나라호의 살림살이도 차차 나아졌어. 어느덧 5년이 흘렀어. 선장의 얼굴에도 드문드문 흰 수염이 나 있었지. “좋은나라호를 이끌 좋은 선장을 뽑아야 할 텐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의 선장 같은 새 선장을 뽑자고!” 누군가의 말에 다들 맞장구를 쳤어. 알림. 좋은나라호를 이끌 새 선장을 뽑습니다. 절대로 오지 말아야 할 사람. 성질 고약한 사람, 남의 물건 훔친 사람, 나이가 40살 아래인 사람, 우리 배에서 생활한 지 5년이 안 된 사람 등. 꼭 와야 할 사람. 지금 선장같이 좋은나라호를 잘 이끌 수 있는 사람이면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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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고학년
키워드: 사향노루, 잎, 불교, 애니메이션, 스티커, 새, 예술가들, 주인, 사진, 예술 작품, 판다, 튤립, 버섯, 신호등, 먹이, 여자, 개미, 사람들, 스님, 손님, 짧은 옷, 자전거, 표지판, 오염 물질, 수컷, 캐릭터, 치마, 잎꾼개미, 동그라미, 임산부, 자동차, 남자, 어린이, 천국, 풍차, 만화, 원피스, 에뮤, 식물, 돌, 사람, 여자들, 갈라베야, 그림, 농사꾼, 노인, 외국 사람들, 동물, 차, 키위, 햇볕, 옷, 길 | 제목: 표지판 따라 길 따라
줄거리 요약: 세계 여행을 갈 때는 길을 몰라도 표지판을 따라가면 됩니다. 1932년 쾰른과 본 사이에 만들어진 독일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은 빨리 달려도 상관없다고 하지만, 속도 제한이 있는 곳도 있습니다. 표지판의 동그라미는 빙빙 돌라는 뜻이 아니라 환경 보호 구역 표시입니다. 독일은 환경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인데, 환경을 뜻하는 Umwelt 표지판이 있는 곳은 오염 물질이 나오는 정도에 따라 빨강, 노랑, 초록 스티커를 붙이고 허가받은 차들만 다닐 수 있습니다. 옷을 벗으라거나 목욕탕이 있다는 표시가 아니라 옷을 벗고 하이킹을 하면 절대 안 된다는 뜻입니다. 하이킹은 걸어서 여행하는 것인데, 스위스에는 자연 속에서 하는 하이킹 코스가 많아요. 스위스의 자연을 알몸으로 느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이런 표지판을 세웠어요. 오스트레일리아는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나라여서 도로 곳곳에 동물을 조심하라는 표지판을 세워 두었습니다. 표지판 속 에뮤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 새이고, 키위가 나타날 수 있으니 조심해서 운전하라는 뜻입니다. 수컷의 울음소리 때문에 키위라고 불리는 이 새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새입니다. 중앙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는 땅의 4분의 1 정도를 자연 보호 지역으로 정해서 개미 한 마리까지 보호하려고 노력합니다. 코스타리카는 개미들의 천국으로 그곳의 잎꾼개미는 농사꾼처럼 식물의 잎을 모아 버섯을 키우기도 합니다. 횡단보도 표시에 그려진 치마처럼 보이는 옷은 갈라베야라고 합니다. 이집트는 햇볕이 뜨거워 남자와 여자 모두 원피스 같은 갈라베야를 입습니다. 갈라베야는 순결과 깨끗함의 상징인 하얀색과 힘과 인내의 상징인 검은색이 많고, 짧은 옷을 입은 사람은 다닐 수 없다는 표지판도 있습니다. 알제리처럼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에서는 짧은 옷을 입지 않고, 자리를 양보하라는 뜻의 표지판도 있습니다. 어린이, 임산부, 노인을 포함하여 주황 옷을 입은 스님에게도 양보합니다. 불교의 나라 타이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스님에게도 자리를 양보합니다. 타이에서는 스님을 존경하기에 스님에게 정중히 인사하거나 집 안에 사진을 걸어 놓기도 합니다. 네팔의 시골에서는 표지판 대신 돌에 표시하여 필요한 내용을 알리는데, 이 표시는 사향노루를 보호하라는 뜻입니다. 일본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발달한 나라이고, 멈춰서 왼쪽, 오른쪽을 잘 살피라는 뜻의 표지판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재미있는 캐릭터가 그려진 표지판을 볼 수 있는데, 외국 사람들도 그림을 잘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풍차와 튤립, 그리고 자전거의 나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자전거가 자동차보다 우선이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는 자전거 수업을 배우고 졸업할 때 자전거 능력 시험을 보아야 합니다. 프랑스 리옹에는 예술가들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위해 가짜 표지판을 그립니다. 프랑스 리옹에서는 미술관을 찾아가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어요.
전체 동화 이야기: 가자, 가자! 신나는 세계 여행! 길을 몰라도 괜찮아. 표지판만 따라가면 되니까! 엥? 길이 막혔다고? 아니, 아니! 독일의 자동차 전용 고속 도로인 아우토반이야. 아우토반은 1932년 쾰른과 본 사이에 처음 만들어졌어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상관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속도 제한이 있는 곳도 있어요. 동그라미가 왜 이렇게 많아? 아하! 동그라미처럼 빙빙 돌라는 건가 보다. 아니, 아니! 이건 환경 보호 구역 표시야. 오염 물질이 많이 나오는 자동차는 다닐 수 없어. 독일은 환경 보호를 똑소리 나게 하는 나라예요. Umwelt는 독일어로 ‘환경’이라는 뜻인데, 이 표지판이 있는 곳은 아무 차나 다닐 수 없어요. 오염 물질이 나오는 정도에 따라 빨강, 노랑, 초록 스티커를 붙이고 허가받은 차들만 다닐 수 있지요. 옷을 홀딱 벗으라는 건가? 아니면 산속에 목욕탕이 있나? 아니! 옷을 벗고 하이킹을 하면 절대 안 된다는 뜻이야. 하이킹은 걸어서 여행하는 거예요. 스위스에는 자연 속에서 하이킹을 할 수 있는 코스가 많아요. 하이킹 코스를 다 합하면 지구를 1바퀴 돌고도 남을 정도지요. 그런데 스위스의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몸으로 자연을 느끼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대요. 그래서 이런 표지판을 세운 거예요. 와! 동물원이 근처에 있나? 아니, 아니! 에뮤가 차에 치여 쓰러지지 않게 조심하라는 뜻이야. 오스트레일리아는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나라예요. 그래서 앞으로 몇 킬로미터를 더 가면 동물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도로 표지판을 곳곳에 세워 두었어요. 표지판 속에 그려진 에뮤는 오스트레일리아를 대표하는 새로, 이 나라에만 살아요. 새랑 같이 먹이를 찾아보자고? 아니, 아니! 키위가 나타날 수 있으니 조심조심 운전하라는 뜻이야. 키위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새예요. ‘키위 키위’ 하고 우는 수컷의 울음소리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요. 뉴질랜드 사람들은 스스로를 키위라고 부를 정도로 키위 새를 소중히 여겨요. 설마, 개미를 조심하라고? 맞아, 맞아! 개미들이 지나가는 길이니 개미를 밟지 않게 조심하래.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나라인 코스타리카는 땅의 4분의 1 정도를 자연 보호 지역으로 정해서 개미 한 마리까지 보호하려고 노력해요. 코스타리카는 개미들의 천국이기도 해요. 이곳에 사는 잎꾼개미는 1등 농사꾼이에요. 식물의 잎을 날라서 모은 다음, 그 위에 버섯을 키우거든요. 여자들만 다니는 길인가? 아니, 아니! 그냥 평범한 횡단보도 표시야. 치마처럼 보이는 옷은 갈라베야라고 해. 이집트는 햇볕이 무척 뜨거워요. 그래서 남자와 여자 모두 헐렁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원피스 같은 옷을 입어요. 이 옷을 갈라베야라고 해요. 갈라베야의 색깔은 순결과 깨끗함을 상징하는 하양 또는 힘과 인내를 상징하는 검정이 많아요. 두 명이 함께 다니면 안 되나? 아니, 아니! 짧은 옷을 입은 사람은 이곳을 다닐 수 없다는 뜻이야. 알제리를 비롯해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에서는 옷을 입을 때 조심해야 해요. 알제리는 다른 이슬람교 나라에 비해 옷차림에 덜 엄격한 편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짧은 옷을 입고 다니지는 않아요. 자리를 양보하라는 뜻 같은데? 어린이, 임산부, 노인. 그런데 주황 옷을 입은 사람은 건강해 보이니까 양보할 필요 없겠지? 아니, 아니! 주황 옷을 입은 사람은 스님이야. 타이에서는 스님에게도 자리를 양보해. 타이는 불교의 나라예요. 그래서 공공장소에서 스님에게도 자리를 양보해야 하지요. 타이 사람들은 스님을 존경해요. 누구나 스님을 만나면 정중히 인사를 하고, 집 안에도 스님 사진을 걸어 놓을 정도지요. 누가 돌에다 낙서를 했나 봐? 아니, 아니! 사향노루를 보호하라는 뜻이야. 네팔의 시골에서는 표지판을 보기 어려워요. 표지판 대신 돌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서 필요한 내용을 알리지요. 여기에 판다가 사나? 아니! 멈춰서 차가 오는지 왼쪽, 오른쪽을 잘 살피라는 뜻이야. 일본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발달한 나라예요. 그래서인지 재미있는 캐릭터가 그려진 표지판들을 볼 수 있어요. 횡단보도 위에 재미있는 표지판이 그려진 곳도 있어요. 외국 사람들은 빨리 알아채기 어렵지만, 그림을 잘 보면 이해할 수 있지요. 위험하니까 자전거를 타지 말라는 건가? 아니, 아니! 이 길에서는 자전거가 주인이고, 자동차는 손님이야! 네덜란드는 풍차와 튤립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자전거의 나라이기도 해요. 집마다 식구 수만큼 자전거가 있을 정도예요. 늘 자전거가 자동차보다 우선이라서 자전거 전용 신호등도 있어요. 그리고 초등학교에는 자전거를 배우는 수업 시간이 따로 있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자전거 능력 시험을 보아야 해요. 대체 이 표지판들은 어떤 의미지? 프랑스 리옹에 있는 가짜 표지판이야. 예술가들이 도시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 그린 것이지. 네가 그리고 싶은 표지판은 뭐야? 프랑스 리옹에 가면 거리 곳곳을 잘 살펴보는 것이 좋아요. 표지판처럼 보이지만 표지판이 아닌, 멋진 예술 작품을 볼 수도 있거든요. 미술관을 찾아가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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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우표, 프림, 권총, 군복, 브랜디 술, 장교들, 경상자, 소년, 오디, 창문 덧문, 정찰병, 도이칠란트인들, 총통, 핸들, 발, 읍사무소, 호랑가시나무, 신, 장미, 쟈노, 창문, 냄비, 파리, 친구들, 이마, 도이칠란트인, 도자기, 자명 시계, 슬리퍼, 유리구슬, 도라의 부모, 대표자, 귀리, 서류, 전우, 납, 도구, 안경, 회양나무숲, 속옷, 차, 돌멩이, 왕자, 사람, 비행기, 유리창, 다리, 전화, 전투기, 책, 앙트완, 우표첩, 전차, 자루, 라 자스 네거리, 낚싯바늘, 엘리자베스, 농장, 붕대, 아드님들, 읍장, 풀, 에베르트, 환자, 조종사, 딸, 잡지, 마기단원들, 자기, 나, 지렁이, 노인, 자양화, 필름, 캇산, 테이블, 볼, 카일, 주먹, 커피잔, 도이칠란트 군인들, 신발, 손가락, 기사, 도련님, 반지, 복숭아, 주인, 장작, 아내, 바늘, 문지방, 꽃, 아주머니, 상관, 양말, 밀, 시, 마기단사람들, 할머니, 찬장, 브루노형, 팔걸이의자, 완장, 열쇠, 선생님, 나비, 떡갈나무숲, 새들, 팔, 어선, 사냥꾼, 포탄, 피아노, 장교, 칼, 부슈칸나무, 엄마, 데이지꽃, 오토바이, 미셸, 대령, 제라늄, 잎, 히틀러, 담배, 치즈, 형제, 학교, 재스민, 개구리, 나뭇잎, 잉크병, 약품, 뚜껑, 아이, 램프, 손목시계, 이칠란트, 비옷, 금, 손수건, 고철품, 아들들, 이미카산, 포와르, 중국, 새끼 토끼, 아줌마, 마뉴엘, 가시나무, 그림, 양치기, 정규군, 브튀넬, 잠옷, 돼지, 창틀, 여자아이, 미셀, 알바니, 운전사, 도라 미네스키, 눈, 자기들, 부모님, 사냥개, 그들, 먹이, 군인, 레지스탕스의, 재판관들, 부읍장, 통나무, 밤나무, 재스민꽃, 둘, 집, 대원, 동생들, 못, 맏아들, 아랫입술, 팸플릿, 군용열차, 토끼, 벽장, 아코디언, 전차 대장, 하사관, 경기관총, 몸, 어린아이, 그릇, 닭장, 네, 바이올린, 약장, 탄약, 방석, 바지, 마을들, 여신, 제라늄꽃, 인동덩굴꽃, 골짜기, 그, 소매, 허리띠, 은촛대, 사전, 바깥양반, 자식들, 코, 모두, 목련꽃, 낚싯줄, 눈물, 고기, 망둥이, 할아버지, 의자 팔걸이, 구스베리 열매, 잔, 레지스탕스, 비행사, 버섯따기, 크리스틴, 항아리, 무릎, 대장복, 얼굴, 여자들, 베를렌, 가죽 장화, 양복감, 군부대들, 실내복, 도이칠란트 장교들, 손, 장 피에르, 팔꿈치, 남자아이, 파이프, 식탁, 주스틴, 도이치란트군, 도이칠란트군, 어깨, 마기단 사람들, 소파, 장 피엘, 법정, 스웨터, 게슈타포, 악기, 남편, 가족, 갓, 가위, 집사람, 몸뚱이, 벽장문, 부인, 악단, 물고기, 중위, 실개천, 걸쇠, 눈썹, 소, 그녀, 생보리, 문, 형들, 보리, 일행, 테라스, 언덕길, 부채, 루, 지휘자, 장 자크, 마호가니 팔걸이의자, 어머니, 가족들, 마르탱, 칠판, 돼지고기, 책상, 튜브, 적군, 감자, 돌담, 과자, 남자아이들, 가구, 거위, 장미꽃, 캐듯, 생쥐, 곳간, 장통, 머리, 찌, 부젓가락, 나막신, 말, 강아지, 묵주, 너, 쥐, 총, 해골, 수프, 뺨, 동생, 종이쪽지, 대위, 스커트, 지휘관들, 브루노, 도라, 순찰 군, 아들, 내, 촛불, 석상, 덮개, 물푸레나무, 들고양이, 개암나무숲, 우리, 마기단, 총알, 태산, 고미술상, 캐롯, 자식, 초, 의자, 금작화, 이불, 골프 바지, 도이칠란트, 사과, 잡동사니, 빵, 박쥐, 트럭, 석유통, 물통, 매미, 여자, 울타리, 형, 개미, 대표자들, 영국, 가게, 커튼, 소나무, 친위대, 렌즈, 포켓, 전구, 군용차, 앨범, 놋그릇, 폭격기, 바구니, 목, 삼베, 도마뱀들, 마을, 부하, 앞치마, 군대, 난간, 단추, 아버지, 기왓장, 촛대, 광장, 모두들, 서랍, 고물상, 달걀, 순찰대, 자기 자신, 자장가, 양피, 어머니들, 군사들, 서재, 골동품, 사슴들, 아이들, 시민, 복도, 부상자, 형제들, 의사, 자갈, 레코드, 우리들, 남자들, 포플러, 직원들, 지붕, 바리케이드, 닭, 친위군, 부모, 편지, 부엌, 방, 프랑스, 유리, 피, 입, 초상화, 건반, 접시, 장, 등, 커피포트, 담요, 솔, 귀, 할멈, 구스베리, 앙투안, 교회, 새, 햄, 광주리, 바다, 사나이, 녀석, 실, 폴란드, 사람들, 레인코트, 아빠, 아기, 어린이, 너희들, 모자, 고급 포도주, 핀셋, 십자가, 나뭇가지, 반바지, 윗몸, 옷, 천막, 목장, 낚싯대, 소련군, 옷소매, 손톱, 레지스탕스들, 셔츠, 난로, 시인, 수탉, 친위대 장교, 개, 나무, 식당, 꿀벌, 버드나무, 탑, 마리, 카산, 자전거, 오스트리아, 숙모, 터키석, 무기, 폴몬, 거실, 윗도리, 놈들, 죽, 푸줏간, 도토리, 낙하산, 곰, 수염, 방문, 아들 브루노, 주머니, 돈, 브랜디, 피리, 가재잡이, 벌레, 덧문, 일본, 설탕, 내 동생들, 자고새, 하모니카, 커피, 자동차, 군인들, 남자, 스탠드, 침대, 시계, 수집가, 돌, 어른들, 소녀, 타이어, 양치류, 이빨, 소대장 | 제목: 새벽의 하모니카
줄거리 요약: 장 피엘은 좀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바보 루라고 또렷이 말했고, 앙투안은 어머니가 깨시니 그만 그치라고 성난 듯이 외쳤다. 일곱 형제 중 여섯째 미셀이 노래를 자꾸자꾸 할수록 가락이 더 엉터리가 된다고 말하자, 장 자크가 다시 말했다. 내가 아래로 내려가면 너희들의 엉터리 오케스트라가 어떤 대접을 받을지 각오하라는 형들의 한결같은 욕설에도 루는 눈썹 하나 까딱 않고, 자기 패에게 신호를 보냈다. 어머니인 크리스틴은 어두운 잿빛 뜰로 눈길을 보냈고,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세 아이가 눈에 띄었지만,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그 대목은 샤프 음이어야 한다고 루에게 부탁했고, 새벽부터 악대 놀이로 모두를 깨울 작정이라면 제대로 불기나 하라고 했다. 일곱 형제 중 아버지 마르탱을 닮아 눈빛도 머리칼의 빛깔도 밝은 꿀 빛인 루는 금발을 흔들면서 열심히 하모니카를 불어 댔다. 세 아이는 이번에는 어떠냐고 묻듯이 아까의 곡을 불기 시작했고, 귀 기울여 듣고 있던 크리스틴은 좋다고 말하며 요란한 하모니카 소리에 맞추어 노래하기 시작했다. 크리스틴이 노래를 마쳤을 때 누군가가 어깨에 손을 얹었고, 뒤돌아본 크리스틴은 앙투안이 서 있어서 미소 지었다. 크리스틴은 일곱 아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와 마주 대할 때에는 언제나 그 아이가 가장 귀여운 듯한 표정을 지었으나, 다른 아이를 차별해서 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앙투안이 웃으면서 자기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고 묻자 여전히 웃으면서 어머니의 볼에 키스했다. 서투르지 않고 네가 잘못 알고 있다고 하자, 그러면 모두 잘못 알고 있는 거고, 루도 불쌍하다고 했다. 크리스틴의 얼굴이 살짝 흐려지자, 그것을 보고 앙투안은 우습다는 듯 웃고는 어머니를 힘차게 안았다. 크리스틴은 앙투안의 손을 뿌리치며 루가 음악에 재능이 있다고 하자, 곡은 듣기 나쁘지는 않고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놀러 다닐 생각만 하고 있는 바로 그 점이 루의 나쁜 버릇이라며 크리스틴은 명랑하게 대꾸했다. 엄마는 저 아이를 특별히 귀여워하는 것은 아니나, 마치 들고양이 같아서 그 녀석의 손톱을 잘라 주어야 한다고 했다. 어머니와 아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 뜰은 거짓말처럼 조용해졌고, 아이들의 모습은 창문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모두들 엄마를 기다리고 있으니 새끼 사슴들에게 먹이를 주러 가자고 하며 음악은 즐겁지만 배는 부르지 않았다. 두 사람은 방을 나와서 복도를 지나갔고, 크리스틴과 앙투안은 1층으로 이어지는 낡은 계단을 내려갔다. 낡은 부엌에는 냄비가 빛나고 있었고, 천장에는 돼지고기 포장이 매달려 있었으며, 그 아래의 난롯가에서는 한 무리의 남자아이들이 떠들어대고 있었다. 난로 앞에는 일하는 할머니 주스틴이 등을 구부리고 장작 대신 포도 덩굴을 어떻게든 불태우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부엌으로 들어온 크리스틴은 부드럽게 말했고, 아이들은 차례로 어머니에게 아침 키스를 했다. 미셀은 엄마에게 루가 방해를 했다며 근심스러운 듯이 말했다. 오늘 아침은 달걀이 먹고 싶다고 장 피에르가 말했고, 종처럼 생긴 검은 스커트를 입은 주스틴이 투덜거렸다. 크리스틴이 주스틴에게 불이 잘 붙지 않는 모양이지라며 소리쳤고, 밉살머리스러운 것은 어젯밤 일어난 바람이란 놈 때문이라고 했다. 크리스틴은 장 피에르에게 배가 고프면 주스틴을 도와주면 어떠냐고 말하자, 왜 자기가 도와야 하냐며 불을 붙이는 건 언제나 자신이라고 했다. 앙투안과 미셀과 장 자크도 있고, 장은 아주 불을 잘 일으켰다. 게으름 피우지 말라며, 장 피에르에게 부끄럽지 않냐고 장 자크가 말했다. 주스틴이 어차피 본인이 다시 해야만 하니 안 도와 주는 게 낫다고 하자, 미셀은 돕겠다고 말했다. 장작 있는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는데 크리스틴이 눈짓으로 멈춰 세워서 장 피에르에게 하라고 엄격하게 말했다. 앙투안이 주의를 주었고, 크리스틴은 또 아까처럼 엄격한 말투로 말해서 장 피에르는 입을 다물고 시키는 대로 일을 시작했다. 크리스틴은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는 테이블 끝의 의자에 앉았다. 크리스틴이 루가 없다고 말하자, 그 녀석은 카산과 마리와 함께 나가버렸다고 했다. 녀석은 레인코트를 입고 있고, 마리네 집에 가면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테이블 한쪽 끝에서는 두 형제가 좋아하는 클루톤을 서로 빼앗고 있었고, 아이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자기 몫을 지키기에 정신이 없었다. 남자아이들은 어떤 한패가 얌전히 있으면 한쪽이 떠들어 대며, 조용할 때라곤 음악을 들을 때나 잠을 자고 있을 때뿐이었다. 크리스틴은 처녀 때 일곱 명의 남자아이들이 떠들어 대며 낡은 집의 벽에 구멍을 뚫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남편이 청혼을 하던 그날 오후처럼 놀라거나 멋지다고 생각했다. 다음 달이면 맏아들 브루노를 처음 안은 지 벌써 18년이 되고, 막 태어난 아기는 주름투성이 얼굴에 벗처럼 생긴 검은 머리칼이 났을 뿐인데 바라보고 만지기만 해도 곧 귀여운 어린아이가 된다. 어린아이는 말썽꾸러기 남자아이로 변하고, 자기 고집을 피우기 시작하며 또한 어머니를 지키는 사나이라는 자신감을 품게 되는데, 크리스틴의 아들들은 이미 그런 티를 보이고 있었다. 성격이 다른 7명의 아들이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 하고 할 수 있을 것이며, 테이블을 향해 앉아 있는 아이들의 갈색 머리 저쪽으로, 창틀에 놓인 빨간 제라늄꽃과 하늘을 날고 있는 새가 보였다. 하늘을 나는 새나 꽃은, 음악이라든가 조그만 시와 함께 언제까지나 이 세상에 남을 것이다. 포로가 되어 소식을 모르게 된 남편 일을 생각한 크리스틴은, 아들 브루노가 마기단에 참가하여 가까운 산에 들어간 지 어느새 여덟 달이 되어 불안과 슬픔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장 자크와 앙투안은 정부 명령으로 농장에서 일하기 위한 검사를 받았고, 두 아이도 위험하지 않다고는 할 수 없으며, 불행을 안 당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도이칠란트군이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 들어온 1940년에, 크리스틴은 파리를 떠나 남프랑스 자유 지역으로 아들들을 데리고 올 수가 있었고, 이곳에서의 생활은 괴롭지는 않았다. 말썽꾸러기 일곱명의 남자아이들의 버릇을 고치고, 이끌어가는 것을 도와줄 남자가 없다는 것이 고민이었고, 남편 마르탱의 편지가 끊어진 뒤, 크리스틴에게는 단 하루라도 마음이 차분할 날이 없었다. 크리스틴이 생각에 잠겨 있으려니까 갑자기 주스틴이 우 농장으로 보리 구경을 갔었냐고 말을 걸었다. 너무 멀고 더구나 날씨마저 이래서 나는 우 농장에는 안 가겠다고 했다. 현실로 되돌아온 크리스틴은 깜짝 놀랐지만, 주스틴이 커피포트를 손에 들고 입심 좋게 말을 늘어놓는 것을 들어왔기 때문에 곧 웃음을 띠었다. 루는 우 농장으로 갔으니까 그 아이는 꼭 보리를 볼 거라고 미셀이 말하자, 장 자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녀석이 위험하다고 하자, 크리스틴은 이번에 처음 가는 것도 아닌데 뭐가 위험하냐고 말했다. 주스틴이 루가 보리에 대해서 신경을 쓸 게 뭐냐고 말하자, 신경을 안 써도 걱정 없다고 했다. 볶지 않은 생보리로 토끼 죽 아니면 거위 먹이냐며 대체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물었다. 그때 복도에서 가락에 맞춰 세 마리 새끼 돼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루가 부엌으로 달려와서 보리 가져왔다며 어머니 앞의 테이블 위에 조그만 삼베 주머니를 놓았다. 주스틴은 삼베 주머니에 달려들더니 투덜거리면서 낡은 찬장께로 갔고, 크리스틴은 루에게 하는 김에 그것을 빵집까지 갖다 줄 수 없겠냐고 물었다. 마을을 돌아다니는 일밖에는 할 일이 없는 줄 아냐며, 엄마가 오후 2시까지 점심을 먹지 않겠다고 한다면 괜찮지만, 내가 보리에 달려들면 감자 껍질을 벗길 수 없다고 했다. 크리스틴이나 다른 아이들은 재미있다는 듯 서로 마주 눈짓을 했고, 주스틴이 투덜거릴 때마다 루는 하모니카를 꺼내 비웃는 듯한 곡조를 불었다. 그 아이는 빵집에 가는 것을 좋아해서 5분 동안에 떠날 준비를 할 수 있다고 하자, 크리스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미셀은 자리에서 일어나, 피리를 만들려고 깎던 나뭇가지를 손에 든 뒤, 형제들의 뒤를 따라서 목욕탕 쪽으로 걸어갔고 앙투안은 부엌에서 나올 때 어머니 쪽을 돌아다보았습니다. 크리스틴은 이런 말을 들어도 놀라지 않았고, 일곱 형제는 어머니를 독차지하여, 비밀 이야기를 해 줄 필요가 있었다. 오후 일찍이라면 된다는 대답에 앙투안은 기쁜 듯이 나갔고, 부엌에는 크리스틴과 주스틴과 루가 남았다. 어머니에게 다가와서 손에 키스하며, 월요일 아침의 엄마는 아주 예쁘다고 말한 루에게 크리스틴은 한 손으로 금발을 쓰다듬어 주면서 월요일 아침만 예쁘냐고 실망이라며 말했다. 어머니와 아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마주 보며 웃었고, 크리스틴이 일어서자 루는 엄마에게 어디 가냐고 말했다. 옷을 갈아입는다고 하자, 루는 어머니의 빨강 장식이 달린 밤색 실내복 소매에 뺨을 비비댔다. 조금만 더 있어 달라고 하자, 할 일이 태산 같다며 음악 연습할 시간도 내주어야 해서 안 된다고 했다. 엄마에게 작곡한 자장가가 마음에 드냐고 묻자, 자기가 지은 노랫말에 작곡을 하는 거니까, 걸작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하모니카로 불어 보고 싶다고 하자, 곡이 다 될 때까지는 시험 삼아 불어 보아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엄마의 규칙이라고 웃으면서 말했고, 루는 콧소리를 냈습니다. 그런 건 나쁜 규칙이라고 말하자, 네 생각이나 그렇지, 엄마는 너와 생각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부엌에서 나갔고, 1층 복도에는 낡은 소파가 몇 개 나란히 놓여 있었다. 엄마에게 아주 중요한 이야기가 있으니 1분 동안만 내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크리스틴은 말다툼을 그치고 소파에 앉았다. 단념이라니 무슨 말이냐며 나하고 얘기하고 싶으면서라고 말하자, 그렇게 생각하냐며 이야기나 듣자고 했습니다. 내 작곡 어떠냐는 루의 목소리는 여느 때와는 달리 몹시 자신이 없는 것 같았어요. 크리스틴은 안심시키듯이, 곡이 아주 새롭다고 말하자, 카산과 마리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 두 사람이 바람 속을 영양 떼의 뒤를 따라 거리를 걸어갔고, 자기들이 지은 행진곡 비슷한 노래를 하고 있어서 생각이 떠올랐던 거라고 했습니다. 카산과 마리가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데, 양치기 같은 일을 하고 있다니 불쌍하다고 말했습니다. 하모니카를 세 개 산 것은 너냐고 묻자, 우 농장 주인 알바니는 마리에게 돈을 안 준다고 했습니다.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카산은 돈벌이가 거의 없어서 하모니카를 살 꿈도 못 꾼다고 했다. 악단 하나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든다며, 앞으로 어떤 곡을 연습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어머니가 별다른 생각 없이 던진 물음이지만, 루는 얼굴빛을 싹 바꾸었고 들뜬 듯한 순한 표정은 사라져 버렸어다. 테라스에서 거친 발소리가 난 후, 곧 덧문이 확 열리며 마뉴엘이 들어왔고, 그 등 뒤에는 한 소녀가 낡은 비옷을 입고 서 있었다. 소녀 도라는 6월 끝 무렵, 어느 날 아침 처음으로 이 낡은 집에 나타났고, 마뉴엘은 안절부절못하며 어머니에게로 다가갔습니다. 엄마가 무슨 일 있었냐고 묻자, 마뉴엘은 허둥대며 재빨리 말했다. 도라 미네스키를 데리고 왔다고 말하자, 문지방께에 서 있는 루와 도라는 서로 상대편을 바라보았다. 크리스틴은 도라에게 안으로 들어오도록 권하고 비옷을 벗으라고 말했고, 루에게는 앙투안의 슬리퍼를 찾아오라고 시켰습니다. 도라를 부엌으로 데리고 가서 난로 앞에 앉히고, 뜨거운 커피를 끓이도록 시키자 주스틴은 커피포트에 물을 부으면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어떤 아이냐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착해 보이는 여자아이니, 마음 놓으라며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저 아이가 마음에 안 드냐고 주스틴에게 묻자, 마님에게도 할멈에게도 짐이 된다고 말하며 내 솔을 저 아이에게 씌워 주라고 했습니다. 여전한 주스틴의 모습을 보고, 크리스틴은 루가 한 쌍의 생쥐를 뽐내며 들고 들어왔을 때의 일을 생각해 냈고, 지금은 주스틴이 하루에 두 번씩 돌보아 주고 있었습니다. 이 소녀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 왔다고 해도 주스틴은 여느 때와 똑같은 태도로 나왔을 것이고, 크리스틴은 의자에 걸려 있는 검은 솔을 집어 들어 도라에게 걸쳐 주었습니다. 할머니에게 고맙다고 한 도라는 아직 두려운 빛이 가시지 않고 서려 있었고, 크리스틴은 소녀가 몹시 괴로움을 당한 바로 뒤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도라라는 이름으로 외국 소녀라는 것을 곧 알 수 있었고, 도이칠란트인이 일으킨 어떤 무서운 사건에서 도망쳐 온 폴란드 소녀일 것이다. 요란한 소리가 층계에 온통 울려 퍼졌지만, 도라는 놀라지 않았고 마뉴엘이 미리 이 집에 대해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루가 앙투안의 슬리퍼를 손에 들고 나타난 뒤에는, 마뉴엘이 데리고 온 여자아이를 보려고 남자아이들이 눈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크리스틴이 도라의 어깨를 누르며 움직이면 안 되고, 저 아이들이 조금 야단스럽지만, 붙임성이 있다며 곧 알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장 자크, 앙투안, 장 피에르와 미셀, 루를 소개했고, 도라의 열이 있는 손은 조그맣고 야무진 네 개의 손을 굳게 잡았습니다. 루는 슬리퍼를 신으라고 도라의 젖은 신 곁에 놓고 일어서서 웃으며 안녕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라는 대답하고 웃음을 보냈고, 마뉴엘이 옷을 다 갈아입었을까 하고 크리스틴이 물었더니, 앙투안은 물론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마뉴엘은 모든 일은 얼른얼른 해치우는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를 기다리게 하며 늑장을 부릴 성질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계단 아래까지 가서 형의 이름인 마뉴엘을 합창하듯이 소리쳐 불렀습니다. 나 혼자이고 지금은 이미라는 말에, 도이칠란트군 점령 아래서는 폴란드계의 남자아이들이 안전하게 살 수 없기 때문에 크리스틴은 묻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틴은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와 똑같은 손길로, 도라의 빨강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네 마음을 잘 안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잘 안다고 다시 한번 말했고, 그동안에 계단 아래에서는 마뉴엘이 동생들에게 붙잡혀 성가신 질문을 받고 있었습니다. 저 여자아이는 누구인지, 어디서 데려왔는지, 앞으로 쭉 우리 집에 있을 건지 물었습니다. 마뉴엘은 동생들을 쫓아 보내고 부엌으로 왔고, 주스틴은 난로 위에서 다 끓은 커피를 집어 들고 있었습니다. 마뉴엘에게 비가 그친 뒤에 돌아오면 젖지 않았을 거라고 말하자, 마뉴엘은 안경의 한쪽 끝을 잡아당기며 그럴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기분이 좀 나아졌냐고 어머니처럼 묻자, 도라는 잠자코 있었는데 말없이 있어도 눈에 감사한 마음이 나타나 있었다. 이번에는 마뉴엘이 이야기를 끌어내는 소임을 맡았고, 도라의 감사와 과거 이야기, 큰 고생을 한 일들로 이끌어져 갔습니다. 주스틴은 도라에게 커피잔을 내밀면서 천천히 마시라고 말했고, 아이들을 향해서는 방으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습니다. 자기들을 내쫓다니 말이나 되느냐면서 아이들이 반대하자, 크리스틴이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는 거실에서 마뉴엘에게 할 얘기가 있으니, 누구 한 사람만 도라의 말벗으로 있어 주라고 했습니다. 도라의 옷이 마르고 기분도 가라앉은 다음 2층으로 안내하면 되고 이 아이를 위로해 주라고 했습니다. 누가 남냐고 앙투안이 묻자, 장 자크가 물론 나라고 대답했습니다. 형보다 먼저 도라를 알게 된 루가 남아야 한다고 말하자, 크리스틴은 도라에게 몇 살이냐고 물었습니다. 말벗은 앙투안이 좋겠다고 하자, 실망한 다른 아이들은 부엌에서 나갔고, 마뉴엘은 어머니 뒤를 따라서 거실로 갔습니다. 앙투안은 돌아와 마주 앉았고, 주스틴은 점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주스틴은 웅크리고 앉아서 감자 껍질을 벗기며 옷에 무엇이 묻는다고 하자, 앙투안은 철학자다운 말투로 대답했다. 이 도련님에게는 무슨 말을 하든 별 차이는 없다고 하자, 주스틴 할머니에게 나는 언제나 도와주고 있고 얼마나 큰일인지 아냐고 했습니다. 앙투안은 일어나서 나지막한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고, 주스틴은 그 모양을 만족스러운 듯이 바라다보며 앉은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좋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도련님은 나를 화나게 하려고 한다며 주스틴은 다시 부엌일을 하기 시작했고, 도라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습니다. 우리 집 마음에 드냐고 묻자, 도라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마뉴엘과는 알고 지냈냐는 물음에, 전서부터 알고 지냈다고 하자, 툴루즈에는 오래 살고 있었냐고 물었습니다. 우리 아빤 기사이고, 전기 기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됭케르크에서 물러날 때 소식이 끊어졌다고 했습니다. 폴란드 사람인 우리 엄마 아빠는 오늘 아침에 잡혀갔고, 게슈타포(도이칠란트 비밀경찰)가 와서 두 사람을 데려갔을 때, 자신은 집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마뉴엘이 이리로 데려왔고, 아줌마가 못마땅해하실까 봐 조심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엄마는 우리 형제 누구도 풀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운 문제를 가져가면 언제나 잘 풀어 준다고 하자, 정말 멋진 분이라고 했습니다. 앙투안은 부젓가락을 쥐고 난로의 철판 위까지 빨갛게 타오르는 불길을 때렸습니다. 어머니를 칭찬하니 저절로 떠오른 그 시는 행복한 어릴 적 일을 읊은 것이 아니라, 해와 바람과 물을 읊은 것이었고, 앙투안에게 어머니는 자연 그것이었습니다. 앙투안은 몸을 흔들며 도라에게 툴루즈를 떠나기 전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냐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서둘러서 톨루즈를 떠났고 하루에도 몇 번씩 잇따라서 수색을 해서, 기분 좋은 일이 아니라고 도라는 지친 듯이 말했습니다. 아빠도 기사였으나 외국인이어서 일할 수가 없었고, 엄마는 삼베로 자루와 신을 만들어 팔았다고 했습니다. 도라는 슬픈 듯한 표정을 지었고, 앙투안은 기분을 돋우어 주려고 엄마는 우리에게 노래를 지어 준다고 말했습니다. 아주 뛰어나다고 마뉴엘에게서 들었다고 하자, 모두 음악을 좋아하고 루가 특히 더 그렇고, 맏형 브루노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나도 음악을 좋아하지만, 책 읽는 것이 더 즐겁다고 하자, 무엇을 읽냐고 물었습니다. 베를렌의 시를 배웠겠다고 하며, 그 시가 참 좋다고 했더니 알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열 달 동안은 집에서 공부하고 있었다고 하자, 앙투안은 자기들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 도라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도 공부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무엇을 좋아냐는 물음에 우표 수집이라고 대답했더니, 마뉴엘과 같아서 친구가 되었겠다고 했습니다. 도라는 앙투안을 바라보았고 그 슬픈 듯한 눈길에는 은은한 반감이 번뜩이고 있었습니다. 도라는 마뉴엘을 말할 때 호의가 깃들여 있었고, 루가 부는 하모니카 소리가 들려오자, 앙투안은 저놈의 악기를 부수어 버리면 세상을 위하는 일이 된다고 말했다. 루는 하모니카를 불면서 부엌으로 들어왔습니다. 여자아이의 옷은 마르지 않았냐는 루의 물음에 주스틴은 도련님을 좀 가만히 놓아두라고 대답했습니다. 주스틴은 감자 껍질을 앞치마 안에 모아 설거지대 아래에 놓인 큰 냄비에 넣으러 갔고, 루는 도라와 앙투안 사이에 끼여 섰다. 주스틴 할머니는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거고 우리 형제 모두 재미있습니다. 앙투안이 더 불을 쬐는 것이 좋다고 말하자, 도라는 이제 춥지 않아서 루와 함께 가도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루는 두 사람 뒤쪽에 앉아서 앙투안의 말이 맞는다며 그런데 너희들 무슨 말을 했냐고 물었습니다. 루는 도라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어서 하모니카를 입에 갖다 대려 했습니다. 주스틴은 귀를 아프게 만드는 것은 딱 질색이니 하모니카 소리를 내려면 부엌에서 나가 달라고 했습니다. 도라를 기쁘게 해 주려고 생각한 끝에 시작한 하모니카 연주지만 그만둔 루는 지독하다고 외친 뒤 도라에게 말했습니다. 도라가 이 낡은 집에 들어오고 나서, 루의 우스갯소리에 웃는 것이 이번이 두 번째이고, 앙투안은 그 자리를 탈 없이 넘길 요량으로 말했습니다. 도라는 우표 수집에 정신이 없고, 종잇조각 따위를 좋아하는 마뉴엘은 쥐새끼 같다며 루는 깔보는 듯이 말했습니다. 이내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마뉴엘이 싫은 건 아니라며 도라에게 음악은 어떠냐고 덧붙였습니다. 하모니카 소리 정말 멋있었고, 그 곡 어머니가 작곡하신 거냐고 묻자, 루는 의자를 흔들며 내가 작곡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같은 곳에 너무 오래 있었던 루는 의자에서 일어나 방을 돌다가, 주스틴의 앞치마 끈을 풀고, 설탕 항아리를 빼앗은 뒤 노래하면서 도망쳐 갔다. 루는 착한 아이라고 말한 도라를 보고 앙투안과 주스틴은 불쌍하게도하는 듯 눈짓을 주고받았습니다. 아침부터 부엌에서 크리스틴과 주스틴은 복숭아, 구스베리로 잼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었고, 장 자크와 장 피에르, 그리고 루는 과일을 가득 담은 그릇 둘레를 귀찮게 날아드는 파리처럼 서성대고 있었다. 조금밖에 없으니까 그 복숭아는 먹으면 안 된다고 루에게 말했습니다. 주스틴은 크리스틴을 딱한 듯이 바라보며 마님은 그런 말을 믿으시냐고 말했습니다. 장 자크와 장 피에르는 루가 복숭아를 얻은 것을 보고 저마다 구스베리 열매를 한 주먹씩 움켜쥐자, 크리스틴은 화를 내며 너희들에게는 권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장 피에르는 우리가 엄마를 방해한 것만은 틀림없어서 테렌티우스의 작품이라도 번역 해 본다고 말했다. 크리스틴은 장 피에르에게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칭찬했다. 장 피에르는 선뜻 찬성했고, 두 아이는 부엌에서 나갔으며, 루는 복숭아 먹기에 정신이 없어서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하지도 않았다. 이 도련님은 도움이 되는 일이란 손톱만큼도 안 한다고 주스틴이 말했고, 루는 이러한 꾸중에 익숙해 있으므로 들은 체 만 체였다. 우 농장에 달걀을 사러 갔다 오는 것이 좋겠고, 이 언저리의 농가에는 식량이 모자라 고생하는 가까운 도시 사람들이 식량을 사러 왔습니다. 숨겨둔 광주리 안에 들어있는 달걀은 이 집 아이들의 왕성한 식욕을 채워 주는 데에 도움이 되었고, 루에게 우 농장에 가 주면 고맙겠다고 크리스틴이 다시 말했다. 너 그저께는 온종일 놀았고, 그렇게 공부해서 새 학기에 3학년에는 오를 수 있겠냐고 했습니다. 루가 뿌루퉁한 얼굴로 산수 모르겠다고 하자, 공부에 정신을 쏟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루는 엄마가 3학년이었을 때 산수 재미있었냐며 어머니 목에 매달려서 묻자, 크리스틴은 아주 싱거웠다고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루는 웃으면서 내 팔을 풀어 보라고 말했고, 구스베리 열매의 즙은 크리스틴의 손에서 팔꿈치까지 빨갛게 엉겨 붙어 있었습니다. 엄마에게 키스하고 나서야 겨우 팔을 푼 루는 문으로 뛰쳐나가 맏이인 브루노가 끼어 있는 마기단이 숨어 있는 산으로 가는 길을 느릿느릿 걸어갔다. 하모니카 불기를 그친 루는 주스틴이 가르쳐 준 옛 노래 하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울타리는 그 나무와 같은 이름인 호랑가시나무 농장 우의 집을 동과 서로 가르고 있었다. 루는 울타리 하나를 돌아서 돼지우리와 곳간이 마주 보고 있는 좁은 안뜰로 갔고, 그곳에서는 흰 강아지에게 감시를 받으며 검은 닭이 모이를 쪼고 있었다. 루가 누구 없냐고 소리치자, 강아지가 짖으면서 달려오고, 갈색 머리의 여자아이 마리는 문을 열고 있다고 대답했다. 기운 바지와 빛바랜 셔츠를 입고 있는 카산이 나타났고, 마리는 루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말했다. 카산이 인사를 하자 마리처럼 몸을 돌려 되돌아갔고, 이 이상한 마중에 루는 놀라지도 않고 하모니카를 입에 물고, 어머니가 작곡한 자장가를 불기 시작했다. 하모니카를 들고 마당 양쪽에서 다가온 마리와 카산은, 루를 사이에 끼고 왼쪽과 오른쪽에 앉았습니다. 손이 내려가자 다시 합주가 시작되었고, 이번엔 벌써 대낮이다를 부르자고 했습니다. 그 곡을 불러도 괜찮냐고 하자, 카산이 반대했고, 마리는 왜 안 되는지 루에게 물었다. 카산은 지금 그 곡을 부르면 산에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듣고, 우리들의 신호라고 잘못 알면 큰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마리가 너희들은 바보라며 여기는 산에서 5리나 떨어져 있어서 들릴 까닭이 없다면서 고개를 젖히고 웃었습니다. 루가 그 노래는 즐기기 위한 노래가 아니라고 심각하게 말하자, 마리는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신바람이 나서 떠들던 입을 딱 다물었다. 카산은 즐기기 위한 노래가 아니라고 어깨를 움츠리고 나서 말했고, 마리는 루를 바라보며 무엇을 합주해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바람 잡으러 가자는 어떠냐고 하자, 루의 마음에 드는 노래였고 두사람도 불평이 없었다. 어머니가 루에게 시킨 말을 생각해 낼 때까지 세 아이는 30분 이상이나 여러 곡을 불며 놀았습니다. 마리에게 엄마는 어디 있냐고 묻자, 냇물에서 빨래를 하고 있다고 했고 나는 달걀을 사러 왔다고 했습니다. 카산은 요전처럼 닭장 문을 열어젖뜨려 놓으면 안 된다고 주의시키고 나서 루에게 설명했다. 수탉이 헤매 다니길 좋아해서 닭장에 가두어 놓았고, 마리가 닭장 문 닫는 것을 잊어버려서 수탉을 찾아다녔다고 하자, 루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루는 여자아이들이란 다 그런 거고, 중요한 비밀을 터놓을 수가 없다고 뻔한 일이라는 듯이 말했습니다. 언제나 마리를 감싸 주는 카산이지만 닭장 문을 잊어버리고 닫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못 했고, 루의 집에 있는 여자아이는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습니다. 카산은 도라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 아이는 아주 빈틈이 없고 빨강 머리지만 보기 흉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툴루즈에서 왔다고 하자,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했냐고 물었고, 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루는 카산을 빤히 바라보며 마음에 걸리는 것과 숨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카산은 마뉴엘과 도라를 시내에서 만났는데 도이칠란트 장교와 함께 있었다고 하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루의 얼굴에 놀람과 의심의 빛이 떠올랐고, 마뉴엘과 도라가 도이칠란트인과 산책하고 있었냐고 묻자, 폴몬의 가게 앞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루는 마뉴엘과 도라에 대해 생각에 잠겼다가 진지한 얼굴로 다시 한번 되풀이했고, 카산은 두 사람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루는 마뉴엘이나 도라처럼 폴몬의 가게에서 우표를 사거나 바꾸거나 해서, 두 사람이 그 도이칠란트인과 만났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마리가 광주리를 안고 돌아왔다. 카산이 마리의 광주리를 내려놓으며 마뉴엘이 저녁때 돌아오면 뭐라고 하면 되냐고 말했습니다. 우표에 정신이 팔려 있는 마뉴엘은 폴몬의 가게로 갔고, 너는 그것을 모르니까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거라고 하자, 카산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인사했습니다. 그날은 나뭇잎은 그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고 밭에서는 보리가 벽에 새긴 성자의 석상처럼 똑바로 하늘로 뻗어 있었습니다. 마뉴엘과 도라는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시내로 가는 길을 서둘렀고, 언덕길 비탈에는 인동덩굴꽃이 피어 있었고 뜨거운 햇볕을 받아 풀숲에서 열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숲속 길을 다 올라가 내리막길로 접어들 때, 아스팔트 길에는 차바퀴 자국이 있었고 마뉴엘이 자전거를 세우자, 도라도 자전거를 멈추었습니다. 도라에게 자전거를 맡긴 마뉴엘은 인동덩굴의 풀숲을 헤치고 들어가서 꽃을 꺾어 도라에게 내밀었습니다. 이 꽃 좋아하냐고 묻자, 도라는 꽃송이에 얼굴을 대고 아주 좋아하고 너는 친절하다고 하면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도라가 기쁘게 선물을 받아줘서 마뉴엘의 얼굴은 빨갛게 물들었고, 안경을 벗어 손수건으로 안경알을 닦았고 땀투성이 얼굴도 닦았습니다. 마뉴엘이 이제부터는 죽 내리막이고 돌아갈 때에는 기분 좋지만, 한낮 무렵에는 이 고개를 넘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 자전거를 타고 길을 따라서 펼쳐진 에피넬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농장을 지나니 거위 떼가 울고 있었습니다. 조그만 마을을 지나 교회의 탑에 세워진 십자가만이 보였고, 돌고 있는 풍차 앞을 지나서 다리 위까지 왔다. 그 다리 난간에 걸터앉은 한 남자아이가 발을 담그고 있었는데, 다리 양쪽에는 도이칠란트군이 대전차 호를 파고 있었다. 네 귀퉁이를 묶은 하얀 손수건을 차양 삼아 머리에 쓰고 있던 남자아이는, 낚싯대를 들고 베를렌의 시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외면서 고기가 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뉴엘과 도라는 멈추어 서서 좀 낚았는지 물었고, 앙투안은 아직 낚은 고기는 한 마리도 없다고 느긋하게 말했습니다. 막 왔다고 쌀쌀맞게 대답하는 앙투안을, 마뉴엘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도라는 조금만 기다려 주었으면 함께 올 수 있었을 거라고 말하자, 앙투안은 형 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기슭을 따라서 난 포플러 나무 꼭대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뉴엘이 폴몬의 가게가 뻔하다며 벌써 열 번도 넘게 말했다고 하자, 앙투안은 낚싯대를 들고 팔딱이고 있는 망둥어를 낚싯바늘에서 천천히 떼어 내며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마뉴엘은 땅에 놓은 바구니로 몸을 굽히고, 그 안에 있는 장통에서 지렁이를 골라내서, 동생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럼, 그때 함께 돌아가자는 말에 앙투안이 튕기듯이 싸늘하게 대답했고, 마뉴엘은 성질은 좋지만, 우스갯소리라는 것을 몰랐다. 마뉴엘을 형제들은 쉽사리 속여 넘겨 왔고, 모두들 머리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꾀가 많아서 머리가 빨리 돌아갔고, 앙투안은 일부러 쌀쌀하게 굴었지만, 그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늘 놀려 주었지만, 마뉴엘은 형제들은 가족이기 때문이 아니라 동료로서 사랑했습니다. 마뉴엘은 동생의 쌀쌀한 태도를 보고 생각해 보았지만, 그럴 만한 까닭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에 두지 않고 떠나려고 생각했습니다. 앙투안은 곁눈질로 형의 모양을 엿보았고, 그러는 동안에 웃기 시작하면서 낚싯대를 난간에 기대어 놓고 정답게 타박을 주었습니다. 불안을 느꼈으나 앙투안이 웃었기 때문에 다시 명랑해진 도라는 마뉴엘의 성질을 잘 알고 있었고, 형제 가운데에서 가장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둘러 돌아올 건데 이상한 생각이 든다고 하면서 물고기 네 마리를 가지고 돌아가기 위해서, 몇 시간씩이나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무슨 재미가 있냐고 앙투안에게 말했습니다. 도라는 우표를 모으는 것이 취미지만, 나는 낚시가 취미이고 우표 수집에 뒤지지 않을 만큼 머리를 써야 하는 스포츠라고 했습니다. 도라는 마뉴엘에게 눈짓을 하고 나서 밝게 맞서며, 우표 수집은 아주 재미있고, 우리들을 온 세상 어디에나 데려다준다고 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은 동생으로 되돌아간 앙투안에게 마뉴엘이 우표 수집 따위는 나라도 하려면 멋지게 할 수 있다고 놀리듯이 말했습니다. 앙투안은 그걸 어떻게 믿을 수 있냐고 발끈하여 말했고, 도라가 놀리며 자전거를 탈 때 다시 말했습니다. 앙투안에게, 너 같은 수다쟁이가 몇 시간씩이나 가만히 찌를 노려보기만 한다는 것이 이상해 못 견디겠다고 했습니다. 앙투안은 좀 수줍은 듯이 스스로에게 말하듯 점잔을 빼고 시를 읊고 있다고 대답했고 도라는 또 웃었습니다. 앙투안을 형제 가운데서 가장 풍요한 마음을 지녔다고 인정하고 있던 마뉴엘은 감탄했으나, 형답게 너는 언제나 베를렌이니 까라고 말했습니다. 베를렌뿐만 아니고 다른 시인의 것도 있다고 하니, 열심히 하라고 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앞서 떠난 도라가 되돌아보며 외쳤고, 마뉴엘도 몇 미터 가서 뒤돌아보고는 자전거는 그늘에 놓아두라고 말했습니다. 앙투안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나에겐 아무 흥미 없다고 말했지만, 타이어나 튜브를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폴포르의 시를 읊기 시작했습니다. 어서 달려가라 행복은 목장에 있다네, 어서 달려가라 행복은 사라지려 하고 있습니다. 앙투안은 목장 쪽을 보고 내동댕이쳐져 있는 자전거를 일으켜 세워 포플러 나무에 기대어 놓았고, 아침부터 조그만 도시는 도이칠란트 군인들이 넘쳐흐르는 술렁거림이 있었습니다. 그 무렵 프랑스의 도시에서는 과자집에는 과자가 없고, 차고에는 자동차가 없었으며, 철물상에는 못은 물론 매우 필요한 물건조차도 없었고, 문을 연 가게에서는 가끔 배급 천을 펼쳐 놓고 있었다. 장 조레스 광장 가까이에 낡은 도구와 골동품을 취급하는 초라한 가게 주인의 이름은 폴몬이라고 했습니다. 폴몬은 더러운 차림에, 때가 낀 손톱의 길게 뻗은 손가락에는 보잘것없는 반지를 끼고 있었고 아무리 싼 값이라도 사서 끼려고 하지 않는 정도의 물건이었다. 수염을 깎는 일이 좀처럼 없는 폴몬은 특별한 때에 사흘마다 면도를 했고, 사냥개인 포와르와 캐롯은 사이가 좋았으며, 골동품이나 보석의 매매보다도 우표 쪽이 확실히 돈도 들어오고 즐겁게 여겼다. 폴몬은 우표첩을 대할 때 수집가와 시인, 양쪽의 마음을 모두 느끼며, 파리에서 피난을 온 마뉴엘과 곧 친해진 것도 두 사람이 우표를 좋아했기 때문일 것이다. 도이칠란트군 장교가 가게를 찾아오게 된 것은 이 아이와 같은 정열 때문이었고, 폴몬도 도이칠란트 군인을 상대로 하는 것은 싫었지만 장사인 이상 어쩔 수가 없었다. 오후 2시 거실에서 언제나 어머니에게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어 했던 앙투안의 이야기를 크리스틴이 듣고 있었다. 앙투안은 장 피에르와 장 자크가 노래하고 바이올린을 켜대서 시끄러워 못 견디겠으니 두 개뿐인 아이들 방 가운데 하나를 형제들이 뭐라고 하든 혼자서 쓰고 싶다는 것이었다. 부모들이여, 당신들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작문을 쓰고 있었고, 부모가 자식들에게 말하는 방법 등을 쓸 작정이었던 앙투안은 전에 언젠가 크리스틴에게 설명했었다. 어른들이 모두 엄마 같지는 않고,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러한 부모들에게 아이를 벌 줄 때, 마음속으로 얼마나 반항하고 있는가를 깨우쳐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잭이 나오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고, 앙투안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조용해야만 한다는 핑계로 방 하나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어머니와 말다툼이 벌어질 뻔했는데, 장 자크가 갑자기 방으로 달려 들어와, 영국 비행기가 우 농장 가까이에 떨어져서 조종사는 죽었고 장교 한 사람은 도망쳤다고 해서 이야기는 중간에 끊어지고 말았다. 앙투안은 놀라서 일어났고, 크리스틴이 정말이냐고 말하자, 카산이 읍사무소로 알리러 갔고, 사람들은 모두 산으로 갔다고 했습니다. 앙투안은 곧 방에서 나갔고, 루는 그보다 아주 조금 앞서 서둘러 자전거를 꺼내 타고 산으로 향했다. 장 자크를 불렀더니, 장은 완전히 흥분하여 형제들에게 사건을 알리려고 아이들 방으로 올라가던 참이었다. 장 자크를 부르자 2층 층계참에서 장은 멈추어 섰고, 도이칠란트군이 지켜보고 있어서 위험하니 마뉴엘과 함께 집에 있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부모다운 걱정 때문에 사건 현장을 우리들에게 안 보여 주려는 근심스러운 어머니의 얼굴을 난간에 기대서서 내려다보면서 장 자크는 세차게 반대했다. 크리스틴은 도이칠란트군이 도망친 장교를 뒤따라 우리 집으로 찾으러 와서 큰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 엄마 곁에 있으라고 했습니다. 엄마 말대로 하라고 말하자, 장 자크는 못마땅한 표정이었으나, 단념한 듯이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장 자크는 아이들 방으로 올라갔지만, 야단스러움은 사라지고 없었고, 크리스틴이 테라스로 나가 몇 발짝 내디뎌 보니 집집마다 문 앞에는 노인이나 여자들이 모여 떠들어 대고 있었다. 떨어진 비행기에 대해서 미국, 소련, 도이칠란트의 것이라고도 하고, 또 폭격기다, 전투기다, 하며 떠들어 댔고, 조종사에 대해서는 두말할 것 없이 갖가지였다. 자기 나름의 의견을 갖추어야 할 때가 닥쳐왔지만 멈추어 서서 아직 망설이고 있는 크리스틴에게, 웬만한 일로는 꿈쩍도 하지 않는 야무진 읍장이 좀 당황한 듯이 걸어왔다. 비행기가 떨어지는 것을 도이칠란트군이 보고 말았고, 놈들은 조종사를 붙잡으려고 우 농장 쪽으로 수색하러 갔으니 틀림없이 이쪽으로도 올 것 같다고 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아이들을 집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고, 장 자크가 앙투안을 데리고 오지는 않았지만 찾으러 가기 전에 먼저 돌아왔다. 앙투안은 어머니에게 다가가 옷소매를 끌며 어서 가자고 말했고 놀라서 돌아다보니 앙투안의 눈이 빛나고 있었다. 앙투안은 어서 가자고 말했고, 크리스틴은 무엇인가 큰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서 아들과 함께 걸어갔다. 두 사람이 문 안으로 들어갔을 때, 앙투안이 멈추어 서서 사실은 조종사를 우리 집으로 데리고 왔고 루가 발견했다고 했습니다. 마을의 나지막한 곳을 골라 가며 이리로 왔고, 루는 망을 보러 갔으며, 도이칠란트군이 오면 당장 알리러 돌아온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앙투안은 집 쪽으로 달려갔고, 거실에서는 도라가 사나이에게 브랜디 술을 한 잔을 권하고 있었으며, 장 자크는 빵과 커다란 햄을 가지고 왔습니다. 40살쯤으로 보이는 사나이는, 진흙탕으로 더럽혀진 대장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마기단이 적으로 잘못 알고 공격하지 않도록, 또 도이칠란트군에게 잡혔을 때 전쟁 포로로 대우받기 위해서 낙하산으로 떨어지는 장교는 군복을 입게 되어 있었다. 미셸은 장교를 뚫어지듯이 쏘아 보았고, 장 자크와 장 피에르는 침대께로 가서 침대를 벽 쪽에서 끌어냈으며, 마뉴엘은 난로 옆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크리스틴이 방으로 들어가자, 사나이는 마시던 잔을 입에서 떼고 에베르트 대위라고 인사했더니, 두 사람은 서로 당황하는 조급한 사람들처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댁의 아이들이 많아 위험한 일을 당하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지휘를 맡게 될 마기단으로 보내는 중요한 서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숨을 곳을 찾을 틈이 없었습니다. 아들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얼마나 화를 낼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리스틴은 살짝 미소를 띠었습니다. 맏아들이 마기단 단원이니 걱정하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그 아이들은 기분 나빠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에베르트 대위는 군사들을 세워 놓고 검열이라도 하듯이 들여다보았고, 아이들은 일어서서 꼼짝도 하지 않고 대위를 쳐다보았습니다. 대위는 살짝 미소를 띠고 여러분을 믿겠다고 말했고, 그 말을 신호 삼아 아이들은 다시 방 안을 설치며 일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생각을 알고 찬성한 크리스틴은 이 일을 계속하자면서 도왔고, 침대 둘레에는 나뭇가지와 나뭇잎 무늬가 든 고대 인도의 커튼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커튼 한쪽이 벗겨지고 벽장이 나타나자, 그 안으로 들어간 에베르트 대위에게 크리스틴이 설명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있을 거고, 아이들에게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을 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벽장문이 꽉 닫히지 않기 때문에 다행히 공기가 통한다고 이야기하면서 크리스틴은 벽장 속으로 방석을 던져 넣었다. 벽장문이 닫히자, 서둘러 다시 커튼을 달고 침대를 제자리로 밀어붙여 놓았고, 장 피에르는 어머니 손에, 산에 있는 브루노를 위해 짜고 있던 스웨터를 들려주었다. 장 자크는 엄마 다리를 덮으면 좋을 거라며 담요를 가지고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이 병은 오래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하고, 환자에게 뜨개질할 힘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짓궂게 덧붙였습니다. 장 피에르는 엄마 같은 사람은 편도선이 부은 것쯤으로는 뜨개질을 놓지 않았으니까, 편도선이 부었다고 해두자고 말했습니다. 앙투안이 솔을 겨드랑에 끼고 돌아와서 침대로 다가가 어머니의 어깨에 조심스럽게 걸쳐주었습니다. 크리스틴은 웃음을 띠고 말했지만, 도이칠란트군이 집 안을 뒤지러 온다면 친위대 군사일지, 정규군일지 농담처럼 주고받는 말 뒤에는 불안한 마음이 깃들여 있었습니다. 에베르트 대위가 낙하산으로 내리는 것을 적군이 보았다면, 친위군에 비해 정규군은 속여 넘기기가 쉽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누구인지는 큰 문제가 되었다. 크리스틴이 주스틴은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묻자, 도이칠란트군이 온다고 하여 떨고 있으며 대위님이 이 방에 숨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네가 브랜디와 빵과 햄을 꺼내는 것을 보았는데도 아무 말 안 했냐고 물었습니다. 무서워서 떨고 있었으니까 못 보았을 거라고 하자, 장 피에르에게 그 사람 마음을 놓게 해야 해야 하니 주스틴을 오라고 했습니다. 장 피에르는 어머니의 말대로 했고, 장 자크는 방의 창문으로 거리를 망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앙투안은 엄마에게로 다가가서, 모두들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모두들 명랑하게 구는 것이 좋겠다고 하면서 마뉴엘과 도라를 가리켰습니다. 저런 태도는 비행기가 마을 안 이웃에 떨어졌을 때처럼은 보이지 않고 너무 태연해 보이는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은지 물었습니다. 주스틴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못마땅한 듯이 나타나자, 크리스틴은 곧 알게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주스틴은 마님의 침착한 태도를 보고 마음을 진정시키기보다는 깜짝 놀라 얼마나 무서운 일이냐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주스틴의 태도가 우스꽝스럽게 보였기 때문에 크리스틴과 아이들은 까르르 웃어대자, 마님과 도련님들은 이런 때 어떻게 웃을 수 있냐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얼굴빛을 바로잡고, 그 말대로 웃을 일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모든 일이 잘 되어 갈 거라고 말했다. 크리스틴은 마음속으로는, 겉보기처럼 마음을 놓은 것은 아닌 것 같았고, 몇 시간 동안 갑자기 나이를 더 먹어 보일 만큼 지쳐 있었습니다. 도이칠란트군이 집 안으로 들어올 경우, 그들을 상대하여 놈들을 쫓아 보낼 오직 한 사람이라고 믿었던 크리스틴이 병에 걸렸다는 말을 들은 주스틴은 실망해 버렸다. 크리스틴은 침대에 누워 있긴 해도 걱정할 건 없다고 말하려 했으나, 그때 테라스 쪽으로 난 문이 울리고, 하모니카 소리가 들려오더니 루는 바람처럼 거실로 뛰어 들어왔습니다. 계단을 부리나케 달려 내려왔고, 장 자크는 큰 목소리로 놈들이 왔다고 하자, 크리스틴은 아이들의 눈을 차례차례 보았습니다. 마뉴엘은 안경을 닦고 있었고, 장 자크와 장 피에르와 앙투안은 안으로 들어갔으며, 도라는 몸을 가볍게 떨었다. 주스틴은 부엌에 숨어 버렸고, 루는 어머니에게로 와서 대위님이 어디 있는지 묻자, 크리스틴은 커튼 쪽을 가리키고 나서 친위대인지 정규군인지 물었습니다. 트럭에 가득 타고 있는 군인과 장교도 있고, 따로 세 사람의 장교를 태운 차가 오고 그중 한 사람은 친위대이며 지나다가 비행기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는지 그때 트럭에 탄 놈들과 함께 왔다고 했습니다. 복도의 문을 누군가가 거칠게 두드리자, 앙투안은 놈들이라고 속삭였고, 크리스틴이 문 열어 주라고 말하자 거실에는 죽음과 같은 침묵이 흘렀습니다. 창문께에 루가 본 세 사람의 장교가 서 있었고, 앙투안은 침착하게 걸쇠를 벗기자, 가장 젊은 장교가 거만하게 물었다. 장교는 정말로 모르는 모양인지 이 집에 누가 살고 있느냐고 물었고, 앙투안은 어머니의 이름을 댔습니다. 젊은 장교가 꼭 만나고 싶다고 다시 말했고, 다른 두 장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습니다. 장교들은 많은 남자아이들과 크리스틴과 꽃에 놀라 멈추어 서서 인사를 했고, 친위대 장교는 팔을 위로 들며 하일 히틀러라고 나치스식의 인사를 했습니다. 크리스틴은 고개를 조금 숙여 답례를 했고, 친위대 장교는 나아가 우뚝 서 있는 아이들을 가리키며 당신 아이들이냐고 물었습니다. 바깥양반에 대해 묻자, 됭케르크에서 소식이 끊어졌다고 했더니, 부인은 무슨 일을 하는지 물었습니다. 크리스틴은 공손하게 대답했고, 그 기품 있고 꾸밈없는 태도는 친위대 장교의 태도와 기묘한 대조를 이루었으며, 어떤 노래를 작곡하는지 물었습니다. 이번엔 크리스틴이 솔직하게 흥미 깊은 듯이 물었고, 형식적인 조사 중에 천진한 질문을 받은 장교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듯했습니다. 음악을 하는지 묻자, 친위대 장교는 놀라서 부드러운 태도를 바꾸어 크리스틴을 훑어보았다. 크리스틴의 말에 곧 60살이 될 듯한 대령인 가장 나이 든 장교의 눈이 즐거운 듯이 빛났다. 아이들의 표정이 대번에 밝아졌고, 친위대 장교는 마음을 가다듬고 도이칠란트 음악을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틴은 반은 즐거운 듯 반은 진지하게 나도 프랑스 음악을 사랑한다고 말하자, 친위대 장교는 깜짝 놀랐습니다. 크리스틴의 천진한 태도에 엉뚱하게 위대한 도이칠란트와 히틀러 총통을 찬양하는 말만을 던진 그 장교는 대령 쪽으로 가서 부지런히 의논했다. 도이칠란트어를 알았던 크리스틴은 네 번째 장교가, 비행사를 찾고 있는 소대의 소대장이라는 것을 알았고, 수색에 실패했다는 말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물으러 온 것이었습니다. 친위대 장교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 끼어들어서 마을 대표자를 10명 잡아두고 10시간이 지나도 비행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놈들을 총살하라고 했습니다. 대령은 불안한 듯이 입을 다물었고, 도라는 침착한 듯한 태도를 하고 있었지만 이빨이 부딪쳤고 미셀은 파랗게 질려 버렸습니다. 크리스틴은 결심한 듯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도이칠란트 말로 이야기를 방해해서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친위대 장교가 꼬투리를 잡으며, 도이칠란트 말을 할 줄 안다는 것을 왜 말하지 않았냐고 하자, 묻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크리스틴은 프랑스 말로, 볼모를 잡아 두어야만 한다면 이 집에는 적어도 3명은 그 희망자가 있다고 말하자, 남자아이들은 어머니 곁에 와서 나란히 섰습니다. 대령은 아이들을 보며 댁과는 아무 관계 없다고 말하자, 크리스틴은 웃으며 우리 집은 옛날부터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아와서 의무가 있다고 했습니다. 늠름한 남자아이들, 장미꽃, 온화한 환경에 둘러싸인 크리스틴과, 비행사를 둘러싼 비통한 상황과는 너무나 두드러지게 달랐고, 그 순간 대령은 오스트리아에 두고 온 자기 집과 아들과 딸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 안으로 들어온 장교에게 마뉴엘은 단단히 결심하고 다가간 것은 앞으로 수색할 방향에 대한 지시를 받고 있는 그때였습니다. 침착한 아들을 보고 크리스틴은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또한 장교가 마뉴엘이 내민 손을 망설임 없이 잡았기 때문에 도이칠란트 장교들과 아이들은 무척 놀랐습니다. 크리스틴은 그 장교가 우표 수집가로 마뉴엘과 알고 지내는 사람임이 떠올랐고, 도라도 앞으로 나갔습니다. 장교는 상관에게 설명하고 의논하기 위해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고, 장교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마뉴엘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 어머니를 돌아다보았다. 장 자크와 장 피에르, 미셀은 장교 쪽을 보고 있었는데 마뉴엘에 대해서 가장 불쾌한 일로 여겨져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심정이었고, 앙투안과 루가 다가가서 속삭였습니다. 앙투안이 훌륭한 교제를 하고 있다고 못마땅한 듯이 말했고, 루도 도이칠란트 사람에게 아양을 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아이는 주먹을 쥐었으나 마뉴엘을 때릴 수는 없었고, 말하는 대로 행동할 뿐인 여자아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 도라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마뉴엘은 두 동생을 바라보며 자기가 한 일에 대한 변명은 하지 않고, 두 마리의 강아지에게 싸움에 걸린 순한 곰처럼 어깨를 조금 움츠렸을 뿐 미움을 누그러뜨리는 구실을 해내지는 못했다. 뻔뻔스럽다고 앙투안이 중얼거렸고, 루는 원망스럽다는 듯 낯짝이 두껍다고 덧붙였고, 도이칠란트인 장교들은 아이들 쪽으로 돌아왔습니다. 늙은 대령이 크리스틴에게 이제부터 내 부하 한 사람이 이 집 안을 수색할 것이니 아들 가운데 두 사람만 따라오도록 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앙투안, 장 자크를 불렀고, 두 아이는 곧 친위대 장교를 따라 방에서 나가서 앙투안은 어머니가 한 것 같은 흠 잡을 데 없는 방법으로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이 방 안에 있는 것 가운데 특히 숨을 만한 곳은 벽장이고, 어머니께서는 그것을 아주 편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장교는 다시 마뉴엘을 붙잡고 우표 이야기로 화제를 끌고 갔고, 도라까지 데리고 세 사람은 아이들 방으로 갔습니다. 다른 두 장교에게 명령을 내리고 난 대령은 소파를 침대 가로 끌고 갔고, 이 마을에도 댁에도 딱한 일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고 근심스러운 듯이 말했습니다. 대령은 이번에는 매달리듯이 나는 오스트리아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처음 인사했을 때처럼 싸늘하게 품위를 지키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었고, 대령은 말을 이어서 우리 형제 가운데 셋은 소련군에게 잡혔다고 했습니다. 두 아들은 튀니지에서 전사했고 집은 폭격으로 무너지고 집사람은 슬픔 때문에 건강을 해쳤다는 대령의 얼굴은 옛 추억으로 흐려졌다. 우리들은 짓밟히고 있고, 도이칠란트군 가운데서도 걱정과 미움으로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그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으며 미래가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대령의 말을 들으면서 조금 측은함을 느꼈지만, 도이칠란트 군인의 총알이 아들 브루노를 쏘아 죽일지 모른다고 생각한 크리스틴은 미움에 내일은 없다고 엄격하게 말했어요. 대령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일어서더니, 피아노를 향해서 남아 있는 단 하나의 정열을 불러일으키는 물건이라고 하면서 뚜껑을 열며 힘없는 소리로 말했습니다. 악기를 대한 것은 몇 달 만인지 모르고, 나는 바로 조금 전에 오스트리아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히틀러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아직 태연하다고 하지만, 모든 군대와 장교들은 이 대령처럼, 어두운 그림자에 떨기 시작하고 있었고, 피아노를 향하고 앉아서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건반을 쓰다듬으면서 쳐 보아도 괜찮냐고 말했습니다. 대령은 눈을 감고 베를리오즈, 리스트 베토벤을 뒤섞어 치고 나서 갑자기 크리스틴 쪽으로 돌아앉아 멘델스존의 가을을 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나치스가 금지하는 유대인 작곡가 멘델스존의 가을이 이러한 사람에 의해 연주되는 그 뜻은 대령의 괴로움과 후회, 이 집에 대한 경의를 아울러 지니고 있었다. 루는 하모니카를 꺼내 반주를 시작했고, 크리스틴은 친위대 장교가 이 연주를 듣는다면, 대령은 러시아 전선으로 보내지고, 벽장 속에 있는 에베르트 대위만 남게 될 거로 생각했다. 이번에는 루가 피아노에 앉자, 대령은 머리에 가볍게 손을 대고 빤히 보고는, 마음이 흐트러졌는지 입을 다문 채 방에서 나갔다. 복도에서 도이칠란트 말로 이야기하는 소리가 멀어져 가자, 앙투안, 장 자크, 마뉴엘, 도라, 4명이 잇따라 나타났고, 크리스틴은 했냐고 물었습니다. 앙투안이 겨우 말하자, 모두들 그날 밤만은 위험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스틴은 장작 곳간에서 묵주를 넘기며 기도드리고 있었고, 앞치마를 머리에 매고 에베르트 대위를 벽장에서 나오게 해서 격려한 뒤 일이 잘 되어 간 것을 축하했다. 그날 밤 누구에게서 보고를 받았는지 마기단에서 브루노가 대위의 길 안내를 하러 왔고, 낡은 집에서는 모두들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마뉴엘만이 그것을 깨달아서 도라에게 도이칠란트인들이 나간 뒤 루는 대체 어디로 갔을까라고 말했습니다. 새벽 2시여서 도라는 졸음이 왔고, 그날의 갖가지 사건들이 희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외국 방송을 못 듣도록 도이칠란트군이 금지시키고 있었지만, 크리스틴은 아들들에게 에워싸여 방송을 듣고 있던 그날 밤, 미셀의 반바지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어서 방송이 끝날 무렵 루가 방에서 나간 것을 깨달았습니다. 루는 어디 갔냐고 묻자, 미셀은 모른다고 말했고, 마뉴엘은 마을을 서성거리고 있을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습니다. 도라는 저녁 식사를 한 바로 뒤 광장에서 마리, 카산과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고, 장 피에르는 녀석의 일 따위는 근심할 것 없다며 되풀이해습니다. 앙투안은 어깨를 움츠렸을 뿐이었고, 장 자크는 녀석은 곧 어떻게 다루어 볼 수 없는 개구쟁이가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찾아봐 달라고 되풀이해서 말했고, 런던 방송을 다 듣고 나서 낡은 잡지를 들추고 있던 장 피에르는 시무룩해진 듯 고개를 들었다. 장 피에르는 루가 바보 같은 짓을 하고는 우리들이 지독한 꼴을 당한다는 말을 했으나 일어서서 문 쪽으로 갔습니다. 앙투안은 우리들이 곧 찾아볼 테니 안심하라고 말했고, 크리스틴은 새 명주실을 집어 들었다. 바늘에 실을 꿰면서 아직 그렇게 늦지는 않았지만, 불을 끄라는 신호가 난 뒤에는 헤매 다니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테이블 위에서 우표첩을 정리하고 있는 마뉴엘과 도라는 집안일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고, 장 자크는 적의 어린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습니다. 엄마에게 괜한 생각은 하지 말고, 우리들은 여기에 있을 거고 위험한 짓 따위는 절대 안 할 거라고 했습니다. 길을 잃고 헤맬 때 도이칠란트 순찰 군에게 부딪칠지도 모르고, 지난주 일어난 소동은 그 누구에게든 이야기하지 말기로 하자고 했더니 미셀이 입을 열었습니다. 로비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6시가 지나 어슬렁거렸다고, 세 사람의 도이칠란트 군인이 데려가려고 했었다고 하자, 크리스틴은 장 자크 쪽으로 돌아앉았다. 루에 대해서는 근심할 것이 없다고 했지만, 브튀넬에서 한 도이칠란트 군인이 총에 맞아 죽은 대신 읍장과 부읍장이 총살당했다고 하자, 장 자크는 말없이 방 안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틴은 불쑥 두 아이까지 모두 안 온다고 말하자, 그때 마뉴엘이 겨우 우표첩에서 얼굴을 들었다. 셋이서 노는 대신 다섯이서 논다는 것뿐이고, 도라의 빨강 머리가 바람결에 흩날렸습니다. 앙투안과 장 피에르가 엄마가 기다린다는 것을 잊어버릴 까닭이 없다고 했고, 크리스틴이 귀를 곤두세웠습니다. 복도에 발소리가 나고 문이 열리고 방 안으로 들어온 것은 앙투안과 장 피에르뿐이었고, 루는 못 찾은 건지 물었습니다. 카산과 자전거를 타고 라 자스로 갔다고 하자, 크리스틴의 얼굴은 분노와 불안으로 파랗게 질려 버렸고 장 피에르는 아까 읽던 독본이 놓여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앙투안은 다른 사람 아닌 루이니 놀랄 것 없지만 이번엔 한번 크게 혼내 주어야만 한다고 진지한 얼굴로 크리스틴에게 다가가서 말했습니다. 몇 시인지 물어본 마뉴엘은 여전히 침착하게 마르티니크섬의 우표 시리즈 마지막 한 장을 조심스럽게 핀셋으로 집어 들고 말했습니다. 바깥을 서성댈 시간은 아니라고 하자, 장 자크는 그렇다고 말했고, 도라와 마뉴엘은 서로 마주 보았습니다. 아무도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는 않았고, 크리스틴은 밤늦게 라 자스에서 무엇을 하겠냐고 물었습니다. 앙투안은 자스까지 1시간 안에 다녀올 수 있는지 빵 가게 쟈노와 내기를 하러 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엄마에게 루는 그런 애라고 했고, 돌아오면 단단히 혼내 준다고 했습니다. 어머니가 루를 혼내 주다니 믿을 수가 없었던 것 아이들은 엷은 웃음을 주고받았고, 크리스틴은 일어나서 일을 정리했습니다. 엄마가 루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 너희들은 그만 자라고 하자, 조금만 더 있게 해 달라고 장 피에르가 떼를 썼습니다. 얌체 같다며 다른 아이들이 투덜거렸고, 내일이 있으니 모두 방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불평하지 않고 아이들과 도라는 방 안을 치우기 시작했고, 그 일이 끝나자, 어머니에게 잘 자라는 키스를 하고 진심이 깃든 격려의 말을 했습니다. 서로 마구 지껄여 대면서 방에서 나갔고, 한참 뒤 아이들 방에서 나는 소리는 사라지고 집 안은 조용해졌으며 아래층에서는 피아노가 있는 곳만 남겨 두고 다른 방의 불을 모두 껐습니다. 크리스틴은 잠깐 동안, 마르탱의 커다란 사진 앞에 서 있었다. 크리스틴은 마르탱이 폴몬의 가게에서 우쭐해서 운반해 왔을 때 웃어댔던 이상한 모양의 의자에 앉았습니다. 마르탱은 크리스틴이 웃는 바람에 그 속을 잘 알 수 없어서 물었습니다. 크리스틴은 피아노 뚜껑을 들어서, 건반 위에 손가락을 놓으려고 했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문을 향하여 들어오라고 외쳤습니다. 들어온 것은 마뉴엘이었고, 잠옷을 입은 채로 엷은 웃음을 띠며, 어색한 태도로 어물거렸습니다. 이야기를 좀 해도 되겠냐고 하자, 크리스틴이 된다고 대답했고, 마뉴엘이 다가왔습니다. 내가 루를 찾으러 갔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하자, 바깥을 싸돌아다니는 건 루 하나면 충분하다고 했더니 마뉴엘은 어머니를 빤히 보았습니다. 크리스틴은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그 눈빛을 보고 알아차렸고, 마뉴엘은 꽤 많은 적들을 알고 있었습니다. 크리스틴은 마음은 고맙지만 루는 잘 빠져 다니는 아이라고 말했고, 어머니의 싸늘한 태도에 마뉴엘은 맥이 빠져서 문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마뉴엘이 문을 닫으려고 하자, 크리스틴의 마음은 부드러웠습니다. 어머니의 다정한 말에 굳어졌던 마뉴엘의 얼굴은 기쁨으로 빛났고, 크리스틴은 아들을 안고 그 볼을 가볍게 토닥여 주었습니다. 마뉴엘은 엄마에게 무슨 곡이든 쳐 주라고 했더니, 불안과 지난 추억으로 괴로운 크리스틴이었지만 웃기 시작했습니다. 우표 말고 좋아하는 것이 있었냐는 물음에 마뉴엘은 웃었고, 어제 엄마가 치던 리스트의 무엇인가 하는 그 곡이 좋다고 했습니다. 이 나이 또래의 남자아이들이란 언제나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며 크리스틴은 마뉴엘을 쏘아보고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양탄자 위에 앉은 마뉴엘은 안경 낀 눈으로 어머니를 빤히 바라보며 들었고, 제2악장에 접어들었을 때, 누군가가 문을 여는 소리에 크리스틴은 의자에서 일어났습니다. 루가 돌아왔다면 자기는 나가 주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 마뉴엘은 멋진 일은 오래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일어섰고 복도에는 루가 웃음을 띠고 서 있었습니다. 무엇 하러 라 자스에 갔는지 묻자, 루는 카산과 함께라며 핑계를 대듯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자전거를 한 달 동안 맡아 두는 벌을 내린 크리스틴은 가장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루는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엄마에게 그것만은 안 된다고 하면서 다른 벌이라면 무엇이든지 좋지만, 자전거만은 용서해 달라고 했습니다. 오늘 밤처럼 네 멋대로 굴고 엄마가 걱정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않냐고 물었습니다. 루는 어머니에게 다가갔고 엄마는 늘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루는 팔을 쳐들어 도이칠란트군이 멋대로 정한 소등 시간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엄마는 자전거가 없는 편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입을 다물고 있던 마뉴엘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루는 자전거가 없으면 우리 자전거를 탈 거고, 같은 짓을 할 테니 다른 벌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루는 화가 나서 노려보며 네 걱정이나 하라고 말했지만, 마뉴엘은 말다툼하지 않았고, 어머니에게 저녁 인사를 하고 불을 켠 뒤 층계 쪽으로 갔다. 마뉴엘은 엄마가 자전거를 빼앗으면 내 것을 타도 좋다고 속삭였고, 루는 뜻밖의 말에 놀라 형을 바라보았습니다. 남자아이들은 자기의 자전거를 소중히 아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절대로 남에게 빌려주지 않고, 지금까지 마뉴엘이 어머니의 분부를 거역한 적은 없었다. 자기가 외돌토리가 된 것을 알고 있었던 마뉴엘은, 틀림없이 루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일 것이고, 그런 꼴을 신물이 나도록 당해 왔었다. 자전거를 타야만 할 때는 장 피에르나 미셸 것을 빌어 타겠다고 말하자, 마뉴엘은 안경을 고쳐 쓰고 어머니가 지은 자장가를 노래로 부르면서 층계를 올라갔다. 마뉴엘이 저 노래를 한 것은 무슨 뜻이 있는지, 문득 생각이 루의 머릿속을 스쳤다. 거실로 돌아온 크리스틴이 루에게 라 자스에 갔다 온 일이 아직 끝장이 안 났다고 이리 오라고 말했다. 루는 건성 뜬 걸음걸이로 어머니에게 갔고, 네가 하는 행동을 알고 있는지 자신을 멍청이라고 자랑하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루는 마뉴엘이 한 것처럼, 어머니의 발치께에 앉아서, 벌 내리지 말아 달라고 크리스틴의 옷에 볼을 비벼댔다. 자전거 따위 없어도 되니 화내지 말고 엄마에게 야단맞는 건 정말 괴롭다고 했습니다. 루는 윗몸을 벌렁 젖혔고 조그맣고 순한 얼굴이 완전히 짓궂게 변했습니다. 엄마는 언제까지나 우리들이 어린애 그대로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언젠가 알게 될 때가 올 거라고 하자, 크리스틴은 당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내 웃기 시작했고, 낡은 집 안에서 나란히 앉아 있었고, 시간이 흐른 뒤, 크리스틴은 루를 자기 방으로 보냈습니다. 어머니와 헤어진 루는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가 방으로 들어갔고, 같은 방을 쓰는 미셸은 이미 푹 잠들어 있었습니다. 루는 두 마리의 개구리에게로 다가갔다가 생쥐 한 쌍의 모양을 살펴보고 나서 힘찬 동작으로 옷을 벗자, 방 안에 닥치는 대로 내던졌다. 스웨터는 시계에 걸렸고 양말은 아래로 떨어져 사전 위에 생쥐 집에 걸렸는데, 한숨을 쉬면서 다시 옷을 모아 접어서 의자 위에 단정히 놓았다. 루는 잠옷으로 갈아입고 등불을 끄고, 침대에 기어들어갈 일만 남았지만, 살그머니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마음에 꺼림칙한 구석을 갖고 싶지 않아서 마뉴엘에게 가서 화해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루가 방을 나가자, 크리스틴도 2층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창문 덧문에서 누군가가 던진 듯한 돌이 둔한 소리를 내고 퉁겨져서 크리스틴은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 잠에서 깬 크리스틴은 침대에서 빠져나와서 창문으로 다가가는 도중에 책상 위의 자명 시계를 보았다. 창문을 여니 맏아들 브루노가 테라스에서 있는 것이 보였고, 그는 2층을 쳐다보며 어머니의 기척을 살피고 있었다. 엄마에게 볼일이 있다고 하자, 무슨 일 일어났는지 물었고, 안에 들어가도 좋은지 물었어요. 중대한 일이라고 하자, 크리스틴은 이마에 주름을 잡았지만,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실내복으로 갈아입을 테니까 좀 기다리라고 말한 10분 뒤, 집 안에서 크리스틴과 브루노는 보리나 밀, 도토리 열매 따위를 섞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한밤중에 적의 공격을 받았고 놈들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고 했어요. 경상자가 세 사람이고, 한 사람이 중상인데, 한밤중에 급한 환자가 있어서 먼 농장으로 왕진을 가신, 셀 의사 선생님이 아직 집에 안 돌아오셔서 우리들은 난처한 지경에 빠져 있어요. 내가 응급 처치를 해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테니까 상처 소독만이라도 하기로 하고 서둘러 준비한다고 했어요. 빵과 치즈를 먹고 또 먹고 먹으라고 하면서 너는 꽤 많이 자란 것 같고 이제 다 자란것 같다고 했어요. 모든 어머니들이 바라고, 크게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청년인 브루노는 급히 빵과 하얀 치즈를 먹었다. 그곳의 식량이 모자라지 않냐는 물음에, 브루노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어깨를 추슬렀다. 옷을 다 갈아입은 크리스틴은 약장 앞에 서서, 필요한 약품을 챙기고 난 뒤, 모직 옷을 가지러 다시 복도로 돌아왔다. 먼저 가서 라 자스 네거리에서 기다리고 있거라, 낮은 곳과 루이르의 분지를 빠져서 거기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믿을 수 있겠지만, 엄마는 함부로 말하거나 가볍게 행동하는 것은 조심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 시간에 우리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 예삿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어머니 말씀이 맞다고 했고, 네가 떠난 5분 뒤 나도 떠나겠다고 말했습니다. 브루노는 멀어져 갔고, 크리스틴은 사이를 두었다가 테라스 바깥으로 나간 뒤, 마을의 낮은 곳을 지나 여름철인 지금은 메마른 실개천을 건너 골짜기 언덕길을 올라갔습니다. 괴로워하면서 기다리는 사람들과 도착하는 시각에 따라 목숨이 왔다 갔다 해서 크리스틴은 자기가 얼마나 필요한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서 걸었습니다. 가슴이 설레는 상쾌한 기분이었지만 이제부터 갈 곳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뜩해질 것만 같았습니다. 회양나무숲이나 목장에서 사람들은 서로 싸웠고, 지금도 싸우고 있고, 크리스틴은 가끔 새끼 토끼를 놀라게 했고 발소리에 놀란 토끼는 귀를 곤두세우고 깡충깡충 뛰어 도망쳐 갔다. 누군가가 자기 뒤를 따르고 있다는 것을 느낀 그녀는 멈추어 서서 둘러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개암나무숲 쪽에서 무엇인가가 움직이더니 장 자크, 장 피에르, 앙투안이 나타나 크리스틴에게로 왔다. 그런 곳에서 무얼 하고 있냐는 물음에 엄마를 따라간다고 하자, 너희들은 푹 자야 해서 안 된다고 했습니다. 브루노 형이 돌멩이 던지는 소리를 들어서 큰일이 났을 거라고 생각했고, 형이 중대한 일이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옷을 입고 엄마 뒤를 따라왔다고 하자 크리스틴은 아이들이 한 일을 못마땅하게 여기기보다는 어머니로서의 다정함이 더 강하게 떠올랐다. 세 아이는 웃으며 우리는 형이 남긴 빵과 치즈를 조금 먹었다고 했더니, 이제 그 하얀 치즈는 한 조각도 안 남았겠다고 했습니다. 너희들은 어서 지금 온 길로 되돌아가라고 하자, 앙투안은 엄마를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우리는 아빠 대신 엄마를 지킬 책임이 있다고 장 자크가 덧붙였고, 크리스틴은 시간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다시 걷기 시작했고 세 아이는 굳게 결심한 듯이 뒤따라갔다. 마뉴엘에 대하여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함께 오지 않은 것을 탓하며, 그것이 형제의 수치로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가를 알고 있는 크리스틴은 함께 안 왔기 때문이 아니라 못 오게 된 의미 때문에 마음이 언짢았다. 크리스틴은 마뉴엘이 왜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학교, 폴몬의 가게, 도라, 마지막으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은 일에서 아들을 멀리하지 못한 자기가 나빴다고 생각했다. 그 여자아이가 자기들과 헤어지거나, 외돌토리가 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약해졌고, 새로운 재난이나 불행에서 그 아이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꼭 안아 주어야만 한다. 크리스틴은 마음속에서 마뉴엘과 도라를 뿌리치고 자기 곁을 긴장된 얼굴로 걸어가는 아들들에게로 마음을 돌렸다. 세 소년은 침착하게 포켓에서 권총을 꺼냈고, 장 자크는 단단히 맛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장 피에르는 누구와도 만나지 않을 거라고 딱 잘라서 말했고, 깊은 생각이 있는 듯한 그의 말에 모두 위압되었다. 이런 새벽에 길을 서둘러 걷는 것은 위험하지만, 엄마는 외돌토리가 아니니까 염려 없다고 했어요. 네 말이 맞고, 대단한 권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앙투안은 그 권총은 지붕 기왓장 밑에 숨겨 두었을 텐데라고 말했다. 우리들을 믿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도이칠란트 순찰대를 만나 조사를 받게 되면 어떻게 할 작정인지 물었습니다. 어젯밤의 루처럼 장 자크는 엄마는 우리들을 어린애로 알고 있고, 라 자스 네거리를 지나서까지 따라가리라고 생각하냐고 항의했다. 앙투안이 앞장서서 살피며 가는 거고, 우리는 엄마와 형을 지키며 왼쪽 숲속으로 가고, 만일 엄마와 형이 공격당하면 달려가는 거라고 했습니다. 아무 일도 없기를 빈다고 하자, 앙투안은 웃기 시작하며 놈들을 좀처럼 만날 수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마기는 도이칠란트군이 언제나 지나다니는 국도 뒤쪽에 숨어 있다고 크리스틴이 말하자, 장 자크는 그 부근에 먹을 것을 찾으러 농장까지 내려올는지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크리스틴은 곁눈질로 아들들을 보며, 정말 이제 어른이 다 된 것 같았고, 15살이 되려면 아직 몇 달이 더 남은 장 피에르까지 어른스러워졌다. 평화로운 시대라면 여름철에는 가재잡이와 버섯 따기에 정신이 없을 텐데, 아이들까지 전쟁의 회오리바람 속에 휘말려 들었다. 라 자스의 네거리에 이르러 밭 속으로 조금 들어가 보리 사이에 숨어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는 브루노를 만났다. 크리스틴이 아까 그랬던 것처럼 브루노도 동생들에게 여기에서 뭘 하고 있냐고 무뚝뚝하게 말했고, 엄마를 따라왔다고 하면서 어머니에게 대하듯 앙투안이 형과 타협하기 시작했다. 브루노에게 자기들의 계획을 이야기했고, 말다툼에 끼어들지 않기로 한 크리스틴은 위험이 눈앞에 있었지만, 아들들의 모습에 혼자 미소 지었다. 아이들은 일이 조금 빗나가거나 조그만 실수에도 당황하여 어머니의 이해와 정에 매달리려고 크리스틴에게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브루노를 꺾어 함께 가기로 한 앙투안은 앞장서서 주위를 살피며 가고, 장 자크와 장 피에르는 숲속으로 들어갔다. 브루노는 어머니의 팔을 잡고 모두들 걸음을 서둘러 떠났고, 몇 킬로미터인가 가서 귀리밭을 빙 돌아 숲속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앙투안과 만났다. 브루노는 물푸레나무와 밤나무가 뻗어 있고, 큰 양치류와 금작화가 무성한 속으로 모두를 데리고 간 그곳이 마기단의 본거지였다. 아이들이 캠프 놀이 때에 세운 것과 같은 모양의 천막에서 뛰쳐나온 에베르트 대위는 입에서 파이프를 떼고 크리스틴에게 인사했다. 우리들을 도와주시는 건지 묻고 여기로 오시라고 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아이들이 따라왔다고 깊숙한 곳에 있는 보다 큰 천막을 향하면서 말했고, 에베르트 대위는 세 아이를 힐끗 보았습니다. 훌륭한 여러 아드님들이 부인을 걱정한다는 것을 환히 알겠다고 하고, 브루노에게 동생들이 당신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야무지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틴은 미소 지었고, 아이들은 우쭐해졌지만, 브루노는 난처한 표정이 되었다. 다른 때라면 동생들은 형이 으스대는 것에 앙갚음하기 위해 덤벼들었을 것이나, 여기는 달라서 그런 태도만 분명히 보여 주는 데에 그쳤다. 마른 양치류 잎 위에 깐 매트리스 위에 다친 사람들은 누워 있었고, 그들은 크리스틴을 보고 힘없이 웃었다. 날이 환히 밝아서 해가 빛나고 있는 나무 사이에서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처럼 새가 지저귀고 있었다. 크리스틴은 무릎을 꿇고 앉아 대위와 앙투안의 도움을 받으며 곧 응급처치를 시작했고, 렌트 둘레에는 마기단원들이 왔다 갔다 하는 발소리가 들렸다. 크리스틴은 마지막으로 남은 부상자에게로 갔고, 그 사람 팔에 소독을 하고 붕대를 감기 시작했을 때, 하모니카 곡이 새소리와 사람들의 발소리 위로 흘러왔다. 그것은 귀에 익은 곡이었고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것은 루임이 분명했다. 하모니카 소리에 천막에는 경계의 빛이 번개같이 서렸고, 에베르트 대위는 긴장한 얼굴로 일어섰으며, 브루노의 얼굴도 굳어졌다. 아이들은 몹시 놀랐고, 크리스틴은 무엇인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 것과, 그 일에 루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느껴서 마음이 죄어드는 것 같았다. 크리스틴이 까닭을 물으려고 브루노 쪽으로 향했을 때, 경기관총 소리가 들리면서 하모니카 소리가 그쳤고, 대위는 뭐라고 말하면서 천막에서 달려 나갔다. 크리스틴은 떨리는 손으로 부상자에게 붕대를 감고, 서둘러 바깥으로 나갔고, 장 자크와 장 피에르는 한발 앞서서 달려 나갔다. 두 아이는 알고 싶었던 일을 지금 막 알았고, 크리스틴은 브루노에게 다가가서 무슨 일이 일어났냐고 묻자, 브루노는 내뱉듯 말했다. 도이칠란트군이라고만 할 뿐, 그 뒤의 설명은 필요가 없었고, 대위는 나아가 브루노에게 루를 물었다. 브루노는 고개를 끄덕였고, 크리스틴은 대위, 마기단 사람들, 그리고 아들들을 하나하나 둘러보았다. 루는 도이칠란트 정찰병이 다가올 때마다 하모니카를 불어 위험 신호를 보내는 것인지 묻고, 어젯밤 라 자스에 가지 않았고 여기에서 망을 보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대위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크리스틴은 브루노를 향해, 왜 엄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지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멍하니 서 있는지, 루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고는 생각지 않냐며, 크리스틴은 대위에게도 마기단 사람들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루에게는 도와주러 달려갈 형들이 많은데도 아이들은 박힌 말뚝처럼 서 있었고, 크리스틴은 모두 입을 다문 채 움직이지 않는 데에 발끈하여, 경기관총 소리가 난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머니보다 발걸음이 빠른 네 아들은 앞질러 가서 길을 가로막았고, 브루노는 지금 저쪽으로는 가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도이칠란트군이 우리들이 있는 곳을 냄새 맡았다고 하자, 앙투안은 엄마에게 가지 말라고 애원하듯이 말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화를 내는 어머니의 눈을 본 적이 없었고, 크리스틴에게는 마기단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었고 루만이 걱정이었다. 마기단사람들은 자기를 지킬 수도, 도망칠 수도, 싸울 수도 있지만, 루는 몇백 미터 앞에서 상처를 입고 쓰러져서 어머니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가게 해 달라는 어머니의 팔을 잡은 앙투안의 얼굴은 긴장되고 눈은 이상하게 빛나고 있었다. 크리스틴은 손을 빼려고 세차게 몸부림쳤고, 더 힘차게 억누르자, 앙투안의 얼굴을 찰싹 때렸다. 마기단 사람들과 에베르트 대위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아이들만이 이 자리를 잘 빠져나가 비참한 사태를 부드럽게 할 수 있다고 느꼈다. 대위는 브루노와 대원 두 사람에게 상황을 살피고 오라고 해서 장 자크를 데리고 갔고, 크리스틴도 가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강하게 말렸다. 아이들이 먼저 가는 편이 좋고, 일행은 곧 돌아와서 보고할 것이다. 앙투안은 어머니에게 저 사람들이 엄마를 루에게 데려다줄 거고, 벌써 집으로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날 아침의 앙투안의 예언은 맞지 않았고, 어머니에게로 다시 끌어오기 위하여 형들은 루의 뒤를 쫓을 필요가 없었다. 불어오는 바람결에 길게 자란 귀리밭 속에 쓰러져 있는 루의 모습은 한창 날고 있을 때 총알에 맞은 자고새 같았고, 몸뚱이는 아직 따뜻했으나, 몸이 굳는 현상이 시작되고 있었다. 땅에서는 신선한 공기와 해의 열기를 띤 식물 향기가 풍기고 있었고, 나무숲에서는 매미가 요란하게 울어 댔으며, 루는 귀리밭에서 말이 없을 뿐이었다. 그 뻣뻣한 손은 아직 하모니카를 쥐고 있었고, 크리스틴은 백합처럼 하얗고 천진한 루의 얼굴에서 어떤 뜻을 이룬 표정과 굳게 쥔 주먹을 보았다. 어젯밤 루가 엄마는 우리를 언제까지나 어린애인 줄 알고 있다고 말했었는데, 크리스틴은 그 뜻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크리스틴은 아들에게서 눈을 떼고 둘레를 힐끗 보았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귀리밭에서 마기단원들이 모자를 벗고 울고 있었다. 세 아이도 울고 있었고, 브루노만은 크리스틴처럼 울지 않으려고 참고 있었지만, 병든 짐승처럼 벌벌 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귀리밭은 잠깐 동안 쥐 죽은 듯이 조용했고, 루가 죽다니, 무서운 꿈속의 일처럼만 여겨졌다. 데이지꽃에서 꿀벌이 루의 싸늘한 볼로 날아와서 윙윙거리고 있던 그때, 대위가 루를 안으려고 다가갔고, 브루노도 앞으로 걸어갔으나 두 사람보다 먼저 크리스틴이 나아갔다. 죽은 아들에게 다가갔을 때의 모습과 얼굴빛에서, 모두들 그사이에 파고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크리스틴은 루의 시체를 번쩍 안아 올렸다. 그때 루의 옷 포켓에서 소리가 났고, 열심히 찾던 열쇠가 유리구슬과 부딪친 것이리라, 크리스틴이 주의를 주어도 루는 이상한 물건들을 주워 넣기 때문에 포켓이 불룩해지곤 했다. 어머니가 하는 대로 내맡기고 있는 루의 몸의 상처보다도, 사람들의 훌쩍임보다도 포켓 속의 유리구슬 소리에 크리스틴은 더 미칠 것만 같았다. 크리스틴의 마음에서 불꽃 튀는 전쟁도, 도이칠란트군의 박해도, 비겁하고 잔인한 행위도 모두 사라졌고, 이 세상에 죽음은 루의 곁에만 있는 것 같았다.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고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으며, 아들들의 절망과 브루노의 부드러운 듯한 억셈과 모두가 자기편임을 알려 주려는 에베르트 대위의 마음만을 느꼈다. 귀리밭 끝의 국도께까지 오자 마기단 사람들은 산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돼서, 브루노만은 어머니와 형제들과 함께 남았고, 크리스틴과 아들들은 한 무리가 되어서 마을로 내려갔다. 모든 사람들은 슬픔에서 보호되고, 부정한 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병 따위를 고쳐 주기를 바라는 어린아이로 되돌아가 있었고, 시간이 흘러 완전히 여름 아침이 되어 있었지만, 크리스틴은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라자스 농원에 이르면 집까지 멀지는 않았지만, 힘이 다한 크리스틴은 길가 벼랑에 앉아 다리를 떨었다. 아직 잎이 새파란 통나무가 우거져 있었고, 언제나 가을이 되면 오디를 따서 쌌기 때문에 많은 손수건을 더럽히곤 했던 귀여운 금발의 어린 루와 손을 잡고 이 길을 아장아장 걸었던 일을 생각했다. 몇 번이고 주저앉았지만, 크리스틴은 일어나서 다시 걷기 시작했고, 아들들은 어머니가 루를 안은 채 놓지 않으려는 것을 알고 자기들이 안고 가겠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브루노는 두 그림자를 눈여겨 살펴보고 있었는데, 그 그림자는 마뉴엘과 도라였고, 두 사람은 자전거에서 뛰어내리더니 불안한 얼굴로 크리스틴에게로 다가갔다. 마뉴엘은 어떻게 된 것인지 힘없는 소리로 물었고, 크리스틴은 험악한 눈초리로 쏘아보며 루가 죽었다고 대답했다. 형제들은 그에게서 멀어졌고, 일행은 계속 걸었는데, 마뉴엘은 한 발짝 앞으로 나서더니 설명해 달라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크리스틴이 뒤돌아보고 멸시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우뚝 서고 만 마뉴엘은 도이칠란트 군인과 사귀고 있어 어머니와 동생들이 루를 죽인 범인 패거리로 보고 있음을 알았고, 눈물로 보이지 않게 된 안경을 떨리는 손으로 벗었다. 어깨를 축 늘어뜨렸고, 그때 문득 조그만 손이 마뉴엘의 손을 잡았다. 너는 외돌토리가 아니라고 말한 도라의 뺨도 눈물에 젖어 있었고, 마뉴엘은 떨었다. 머리를 숙인 도라는 마뉴엘을 실망시킨 것은 루의 죽음뿐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싸늘한 태도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도라는 마뉴엘의 마음을 가라앉혀 주려고, 괴로움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마뉴엘은 괴로운 듯이 고개를 저었고, 다시 안경을 고쳐 끼고 가까스로 자전거를 끌면서 걷기 시작했다. 도라는 이마에 주름을 잡고 피가 나올 만큼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걸어갔고 마뉴엘은 앞을 향한 채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라는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고, 불안한 마음이 터질 것 같아 보인 마뉴엘이 모두 함께 루를 운반해 갔는지 물었어요. 도라는 모두 함께 운반해 갔다는 말이, 목이 메어 잘 나오지 않았고, 떨리는 손을 누르듯 자전거 핸들에 걸고서 두 사람 모두 말없이 계속 걸었다. 브루노는 거실로 내려갔고, 마뉴엘과 도라는 피아노 곁에서 우표첩을 매만지며, 눈에 들지 않도록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으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브루노의 눈에 편 것은 두 사람이 웅크리고 앉아 뒤적이는 우표첩뿐이었고, 그것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브루노의 눈에 편 것은 두 사람이 웅크리고 앉아 뒤적이는 우표첩뿐이었고, 그것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브루노는 갓이 달린 베니스식 유리 스탠드를 거친 동작으로 불을 밝히자, 마뉴엘은 눈을 깜박거렸고 도라는 일어섰다. 브루노는 도라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듯이 행동하며 마뉴엘을 불렀다. 마뉴엘은 풀이 죽어 형을 보았다. 우리는 너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하자, 무슨 얘기인지 물었고, 잔말 말고 이리 오면 말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마뉴엘은 형의 말을 받아들여, 곧 돌아올 테니 기다리라고 말했고, 브루노의 태도와 말에 짓눌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도라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마뉴엘이 말을 이으려고 하자, 브루노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오늘 밤이 우표 따위를 가지고 놀 때냐고 하자, 낮에 그렇게나 움츠렸던 어깨를 다시 움츠린 마뉴엘의 소매를 도라는 살그머니 다가와 잡았다. 마뉴엘은 도라의 손가락을 쥐며 알았다고 말하고는, 브루노에게 형 뒤를 따라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브루노가 방을 나가자, 마뉴엘은 그 뒤를 따랐고, 혼자 남은 도라는 스탠드의 불을 끄고 큰 램프에 불을 켠 뒤, 다시 호젓이 일을 시작했다. 도라는 우표에 정신을 모으려고 했으나, 마음은 마뉴엘을 따라갔고, 테라스에서 형들과 난장판을 벌이던 루에게 갔다. 미셀이 방으로 들어온 그때, 도라는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떨리는 손으로 가위를 들고, 폴몬에게 주기로 되어있는 마뉴엘의 우표를 다른 우표첩에 옮겨 붙이고 있었다. 미셀은 도라가 우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아주 대수롭지 않은 말이나 일에도 루가 생각나서 눈물이 솟았던 것이다. 눈물을 통해서 도라는 미셀을 보았지만, 전날까지 볼 수 있었던 아기 같은 구석은 이미 없었다. 도라는 미셸이 자기를 쏘아보고 있는 것을 깨닫고 무엇을 알려 주러 왔는지 물었고, 마뉴엘이 형들에게 어떤 일을 당하고 있다고 하자 고개를 숙였다. 너는 어쩔 작정인지 묻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냐고 말했습니다. 도라는 불행한 시대의 어느 날, 이 집에 나타난 불쌍하고 가엾은 소녀에 지나지 않았고, 미셀은 허리띠에서 칼을 꺼내어 의자 팔걸이를 도려 내기 시작했다. 미셀은 팔걸이의자의 구멍을 다듬으며, 자기는 형들이 하는 짓과는 상관없고, 나를 믿어도 좋다는 다정한 말에 도라는 기뻐져서 쥐고 있던 가위를 떨어뜨렸다. 미셀은 조심스럽게 도려내면서 오늘 아침 옷을 갈아입을 때 루는 마뉴엘의 말을 했다고 하자, 도라는 그 순간 숨이 멎었다. 루가 나에게 마뉴엘은 당당한 한몫의 사나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해서 농담을 하는 줄 알고 여전히 놀려 댔습니다. 마뉴엘이 진짜로 하는 일을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고, 나는 그 까닭을 알려고 1시간 동안이나 루를 들볶았습니다. 여기에서 미셀은 고개를 숙이고 노래하거나 하모니카를 불어서 끝내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고 하자, 도라는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 같았다. 미셀의 칼은 양치기 소녀의 팔에서 머리를 도려내고 있었고, 내가 깊이 생각해 보니, 레지스탕스에 낀 루가 마뉴엘과 네 편을 들고 있으니 반드시 우리가 모르는 무엇을 알고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네가 루 대신 어떻게 한다는 거냐고 묻자, 루가 불던 벌써 한낮이다를 부는 거고, 이미 카산과 마리와 함께 완전히 익혀 놓았다고 했습니다. 미셀은 양치기 소녀의 팔에 커다란 구멍을 내고 말았고, 여자아이인 너도 하고 있으니까 어차피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미셀에게 엄마가 레지스탕스와 전쟁 때문에 아빠나 루, 브루노, 그리고 여러 아들들의 일로 지금까지 얼마나 고생해 왔는지 생각해 보라고 했습니다. 미셀은 도라를 보며 다음에는 마뉴엘 그리고 너의 일 때문이라는 말을 할거라고 말했습니다. 도라는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렸고, 너는 브루노 형에게도 엄마에게도 너희들이 하는 일을 말하지 않을 작정인지 물었습니다. 브루노가 도이칠란트군에게 잡혀 고문을 당해도, 함께 일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우리들의 말을 털어놓아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도라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있었던 미셸은 고개를 끄덕이고 정신없이 조각을 파고 있던 값비싼 의자에서 손을 뗐다. 자기 자신을 위험 앞에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듣겠냐고 말하고는 네가 사로잡히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라고 했습니다. 루처럼 하모니카를 부는 아이를 누가 의심하겠냐고 했습니다. 레지스탕스를 돕는 것은 장난이 아니라고 하자, 미셸의 칼은 다시 양치기 소녀의 몸으로 뻗치고는 소파의 팔걸이에 웅크리고 앉아 마무리를 시작했다. 엄마는 왜 그것을 근심하냐고 하자, 그 점은 네 생각과 같고 좀 지나치게 걱정한다고 했습니다. 그때 도라가 미셸에게 그 팔걸이의자에다 무슨 짓을 했냐고 소리를 질렀고, 그보다도 마뉴엘에 대해 걱정하는 게 좋을 거라고 했습니다. 미셸은 분명하게 말해 주려고 했지만, 도라가 망설이는 이유를 알고, 그것에 눌려 털어놓지 못하고 말았다. 미셀은 다시 양치기 소녀를 파내는 데에 골똘했고, 도라는 답답한 마음으로 가위를 집어 들어 우표첩을 마주하고 앉았다. 브루노는 굳은 태도로 마뉴엘을 아이들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문을 열자 한 발짝 물러나 먼저 들어가라고 말했다. 커다란 테이블을 에워싸고 장 자크, 앙투안, 장 피에르가 심각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고, 브루노는 자기 의자로 가 앉았으며, 마뉴엘은 혼자 덩그렇게 서서 손을 흔들거리고 있었다. 브루노는 차디차게 네 어머니기도 하니까, 우리들은 어머니를 위해서 지금 당장 집에서 나가라는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브루노는 버티고 서서 마뉴엘에게 내 말을 듣고 있냐며 짜증 난 말투로 이야기했습니다. 마뉴엘은 천천히 안경을 들고 아무 말도 안 하자, 그것이 네가 하고 싶은 말이었냐고 장 자크가 물었다. 마뉴엘은 냇가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베를렌의 시를 읊으며 물고기를 기다리던 앙투안의 모습을 생각했다. 너는 당장 여기를 떠나라고 브루노는 되풀이했고, 장 자크가 말을 받아서 처량하게 하소연하여 우리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생각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브루노 형이 엘리자베스 숙모님께 미리 전화를 걸어 놓았으며, 너를 맡아 주겠다고 승낙했고 여기에 있을 수 없게 된 까닭은 나중에 말하겠다고 했습니다. 도이칠란트군에게 잡히게 돼서 보내는 거라고 하면 되고, 마기단에 입단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지 못해서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브루노가 다시 입을 열며 네가 떠나 버리면 눈에 거슬리는 것이 사라지니 좋은 일이라며, 너도 이 일로 우표와는 손을 떼라고 했습니다. 마뉴엘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고, 형의 말은 루의 죽음이나 요즈음의 어머니의 매정한 태도처럼 믿어지지가 않았다. 도라에 대한 결정도 여기에서 떠나 줘야겠고, 너는 그 아이 때문에 거짓말을 하니, 우리에겐 그 아이가 더 의심스러워 보인다고 했습니다. 앙투안이 그 아이를 안 데려왔더라면 좋았다고 말했고, 마뉴엘로서 듣기 괴로운 말이었다. 네가 데리고 왔으니까 그 아이를 엘리자베스 숙모님에게 데리고 가면 되고, 말재주가 있는 너니까 속아 넘어갈 구실을 꾸며대서 그 아이를 얹혀살게 하는 것쯤 쉽겠다고 했습니다. 마뉴엘은 소나무와 오래된 떡갈나무숲 사이로 뻗어 있는 엘리자베스 숙모의 거친 땅을 생각했고, 이것은 도라에게 나쁜 해결책은 아니었다. 마뉴엘만 하더라도 폴몬의 가게에서 멀리 떠나는 것쯤 문제가 아니었으니 그곳에서라면 견디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뉴엘에게는 까닭 모를 악몽 속에 살고 있는 듯이 여겨졌고, 어떠한 판단에서 재판하는 법정이 되어버린 건지 도저히 올바른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마뉴엘은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서 이 무서운 저주에서 자기를 풀어 주리라고 생각했지만, 브루노는 곧 채비를 차려서 루의 장례식이 끝나면 당장 떠나라고 말했습니다. 네가 그때까지 방 안에 머물 수 있는 당당한 이유를 찾아 내면 우리는 얼마나 기쁘겠냐며 브루노는 고개를 돌려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마뉴엘은 형제들에게 하는 일을 털어놓고 싶어 견딜 수 없었고, 그 말을 들었을 때의 놀란 얼굴, 이어서 부끄러워하는 얼굴과 형님다워진 브루노의 주먹을 상상해 보았다. 도라에게까지 씌워졌던 의심도 풀리고 어머니는 안심하실 것이고 자랑스러움도 되찾을 것이고, 또한 루의 죽음에 겪은 괴로움, 그리고 그것을 이겨낸 힘을 마뉴엘은 잘 알고 있었다. 마뉴엘은 사실을 털어놓으려던 유혹을 뿌리쳤기 때문에 형제들이 있는 재판석 쪽으로 가서, 그들처럼 용기를 가지고 괴로움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과 이 폭풍의 시대에서 선택한 임무가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힐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마뉴엘은 문께로 향해 그곳에서 문득 고개를 돌려 형제들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나서 떠났고, 층계를 밟는 발소리가 멀어져 가는 것을 듣고, 루의 시체가 집안에 안치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발소리를 죽여 층계를 내려갔다. 마뉴엘이 방을 나오기 전에 모두를 보는 눈은 마치, 저 낡은 칠판에 낙서를 하거나 책상에 자기 이름을 칼로 파서 야단맞는 등 서로 어릴 적부터 친구였으니까 너희들이 지금 나에게 한 일이나 이제부터 하려고 하는 일을 용서해 주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 죄를 졌다고 오해를 받아 다른 사람이 그 아이를 괴롭혔다고 해도, 죄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나를 놓고 이런 지독한 모임을 갖은 너희들은 불행 때문에 정신이 돌아 버린 것 같다고 마뉴엘이 말한 듯이 여겨졌다. 모두는 형제 한 사람을 재판하고 벌을 내리고, 믿으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마뉴엘의 그런 눈빛을 한번 보자, 자기들이 한 짓에는 올바른 이유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선 앙투안의 그 목소리는 방 안에 엉뚱하게 크게 울려 낯설게 들렸고,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마뉴엘은 거실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 다시 닫았고, 도라는 의자에 앉은 채 얼굴을 돌려 그를 근심시키는 듯한 불안에 찬 얼굴로 바라보았다. 두 사람에게 말도 걸려 하지 않고 창가로 가서는 격자문을 통해서 밤의 정원을 뚫어질 듯 바라보기 시작한 마뉴엘을 도라는 가냘프게 불렀다. 무엇인가 무서운 일이 일어나 그 때문에 대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도라는 일어나 마뉴엘에게로 갔다. 모두들 우리를 이 집에서 내쫓는 거라는 마뉴엘의 말을 들은 도라는 조그만 루의 시체를 안은 크리스틴을 보았을 때처럼 파랗게는 질리지 않았지만, 몹시 괴로운 듯 얼굴을 찌푸렸다. 그 사람들 뭐라고 그랬는지 묻자, 우리는 더러워서 얼굴을 대하기도 싫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슬픈 듯이, 비꼬는 말투로 마뉴엘은 엘리자베스 숙모님께 가도록 준비를 해 줬다고 말하자 도라는 그의 팔을 잡았다. 너는 변명하지 않았냐고 묻자, 마뉴엘은 다정스러운 손길로 도라의 손가락을 풀어내며, 변명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엄마에게는 이라고 도라가 다시 물었고, 마뉴엘은 안 된다는 시늉을 하며 오늘 아침 만났다고 했다. 무거운 침묵이 흐른 뒤 마침내 도라가 엄마에게 이야기하라고 말했고, 마뉴엘은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마뉴엘의 목소리는 도라에게 대꾸를 용서치 않는 듯했고, 둘은 다시 입을 다물었으며 자양화 잎 하나가 날려와 유리 창문에 부딪혔으나 어둠 속에서 사라졌다. 너의 어머니는 비밀을 털어놓아도 괜찮은 분이고 브루노나 다른 사람들이 그렇다고 생각해서 말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쓸데없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도라는 루 때문에 미셸이 진실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했지만, 마뉴엘은 무뚝뚝하게 가로막았다. 어리석은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우표첩 정리를 마치고 떠나자고 하였습니다. 난 반드시 온 마을의 소문 거리가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얼른 떠나는 것이 좋다고 했습니다. 루에 대한 일을 이야기하자, 마뉴엘은 안경을 고쳐 쓰고 목소리를 억누르며 이제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제정신이 아니니까 아무 걱정도 하지 않을 거고, 브루노가 뒤에 그 까닭을 이야기할 테니, 우리들이 없어지면 마음이 편해지실 거라고 말했습니다. 도라는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밤을 빤히 보았고, 게슈타포가 부모를 끌고 가고 마뉴엘이 마중 온 날부터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느꼈다. 마뉴엘은 벌써 테이블 쪽으로 와서 우표 분류를 시작하고 있었고 나 혼자 그리로 가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숙모님에게 뭐라고 말할 건지 묻자, 걱정할 것 없다며 폴몬네 집에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무엇이 위험하단 말인지 묻자, 시내에 살면 정부의 징용에 뽑혀가고, 여자라면 농장에서 일한다고 볼 테니까 조금은 안전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럴 리 없으니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좀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마뉴엘은 어깨를 움츠리고 생각에 잠긴 듯이 말했고, 도라는 테이블 앞에 마뉴엘과 마주 앉았다. 우표에 정신을 쏟고 있는 마뉴엘은 핀셋을 든 손으로 우표를 한 장 집어 올려 다른 우표첩에 옮기고 나서 안경을 닦았다. 마뉴엘은 이 무서운 하루를 통해 도라가 캄캄한 밤에 오직 하나의 조그만 빛이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나에게도 너만이 내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셸은 살그머니 층계로 올라가 복도를 걸어갔고 루가 누워 있는 방문 앞에서 멈추었다. 도저히 그 방으로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입을 꽉 다물며 문을 열었고, 침대 곁에서는 형들이 밤샘을 하고 있었다. 마을 여자들이 울면서 묵주를 굴리고 있었고 방 안쪽에 마리가 루를 빤히 지켜보고 있었으며 카산은 손을 그 어깨에 얹고 있었다. 미셸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엄마는 어디 있냐고 말했고, 카산도 똑같이 나지 막한 소리로 대답했다. 모두들 좀 쉬고 오시라고 전했고 새벽 2시에 돌아오시니 그때 네 형 셋이 대신 자러 갈 거라고 했습니다. 미셸은 방을 나가기 전에 침대 끝으로 걸어갔고 초는 귀중품이었지만, 여러 사람들이 애써 찾아내어 들고 온 것들이었고, 낡은 집에서 잠을 자는 루의 마지막 밤은 크리스마스 미사 때처럼 밝았다. 도이칠란트 군인이 루를 죽였다 해도 형제들을 울게 만들 수는 없었고, 오히려 치를 떨며 일어서게 만드는 결과가 되었다. 들어왔을 때처럼 소리 죽여 자리를 떠난 미셀은 들어오라는 어머니의 대답에 겁먹은 듯이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밤의 어머니는 몹시 괴로워하여, 그 앞으로 나간다는 것은 마음 내키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처럼 울기라도 해 주었으면 싶었다. 크리스틴은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머리맡의 불을 밝혔고, 미셀에게 웬일이냐고 묻자, 마뉴엘의 일 때문에 왔다고 했습니다. 어머니의 본능으로 무엇인가 중대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안 크리스틴은 미셸을 불렀고 낡은 무릎 덮개 위에 앉았다. 마뉴엘과 도라가 어떻게 했단 말인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크리스틴은 차분히 물었다. 형들이 두 사람을 쫓아냈다고 하자 크리스틴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정확하게 사건을 알 수가 있어서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언제 여기를 떠나는지 어디로 가는지 묻자, 엘리자베스 숙모님에게로 마뉴엘은 곧 나간다고 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일어나서 슬리퍼를 신으며 기다리라고 했고, 미셸은 그전에 우표 정리를 마쳐 버린다고 말했다. 크리스틴은 놀랐기 때문에 그런 하찮은 일로 발길을 멈출 마음은 없었지만 매달리는 듯한 미셀의 태도에 흠칫했다. 이런 판국에도 마뉴엘은 우표 일에 정신이 없다고 하자, 크리스틴은 슬리퍼를 다 신고 미셸을 빤히 보았다. 엄마에게 이야기해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나는 마뉴엘과 도라를 배반하고 이리로 온 거라고 말했습니다. 미셀에게 어떠한 경우에라도 그 누구라도 배반하면 안 된다고 크리스틴은 말했다. 크리스틴의 마음은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무릎 덮개를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긴 미셸은 갑자기 뛰어 일어났다. 크리스틴은 이제부터 얼마 동안이나 루의 이름만 듣고도 몸이 떨릴까 하고 생각했다. 엄마는 새벽녘에 마기단이 있는 산으로 올라갔고, 루와 너는 잠자고 있었다. 미셸은 도라에게 한 말을 되풀이하고 덧붙였습니다. 크리스틴의 두 번 다시 따뜻해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 손가락으로 불처럼 달아오른 미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익살맞은 말과 다정한 태도는 여느 때의 어머니와 다름없었기 때문에 미셸은 갑자기 안겨들었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는 말에 모두 아래층 거실에 있다고 말했다. 계단 아래에서 두 사람은 헤어졌고, 크리스틴은 13살인 미셸이 흔들리는 마음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어디로 가는지 물었다. 미셸은 잠깐 주스틴 할머니에게 가 보겠다며 억지로 웃으며 어머니를 안심시켰어요. 주스틴은 언제나 모두들, 자기와 부엌일에 좀 더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해서 가주면 틀림없이 고맙다고 할 거라고 했습니다. 미셸이 주스틴에게로 가는 동안 크리스틴은 거실로 들어갔고, 마치 테이블에는 우표 자국도 남아 있지 않은 듯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테라스 쪽에서 자갈을 밟는 소리가 들려와서 크리스틴은 재빨리 문께로 달려가서 거칠게 문을 열고 비가 쏟아지는 마당을 급히 가로질렀다. 크리스틴은 조그만 차고로 향했고, 어머니의 명령하는 듯한 소리에 마뉴엘은 멈추어 섰다. 그보다 조금 앞에는 도라가 서 있었고, 어디로 갈 작정인지 묻자, 마뉴엘은 엄마, 비에 젖어요라고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크리스틴은 마뉴엘의 팔을 쥐었고, 역시 똑같은 힘으로 도라의 팔도 붙잡고 두 사람을 문께까지 끌고 갔다. 아무 설명도 없이 그저 끌려가는 두 사람이었지만 거역하거나 핑계를 대려고 하지는 않았고, 세 사람은 흠뻑 젖은 채 거실로 돌아왔다. 억누르고 있던 분노가 피어오른 크리스틴은 우선 그 짐을 이리 내라고 명령했고, 두 사람은 불룩한 륙색을 내려놓았다. 둘은 누가 나쁜 아이인지를 묻지 않았고 아무래도 어머니는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듯하다고 생각했다. 대체 무슨 권리로 엄마의 허락 없이 집을 나가냐고 묻자, 두 사람은 대답하려고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크리스틴은 도라에게 다가가서 너는 나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딸이라는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냐고 했습니다. 도라는 얼굴이 새빨개졌고, 크리스틴은 나에게는 딸 하나뿐이지만, 그 애는 나를 도와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마뉴엘과 도라는 함께 고개를 푹 숙였고, 둘 다 크리스틴을 빤히 보고 있었는데, 그러는 동안 희망은 솟아올랐다. 그래도 역시 딸은 딸이라는 말에 마뉴엘과 도라는 어머니의 말뜻을 알아차렸고, 손에 들고 있던 륙색을 내려놓고 함께 크리스틴에게 안겼다. 도라의 부모가 도이칠란트군에게 잡힌 것은 레지스탕스 운동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마뉴엘은 그의 부모와 폴몬 사이의 연락을 맡고 있었던 것이다. 우표에는 비밀 방법으로 중요한 편지가 씌어 있었고, 마뉴엘은 게슈타포에게 잡힐 뻔했던 도라가 어떻게 벗어났는가를 설명했다. 게슈타포가 쳐들어갔을 때, 도라는 위층으로 도망쳐 그곳 층계참 창문으로 이웃집 낮은 지붕으로 뛰어내렸고 그 집 사람들은 지붕에 난 햇볕 받이 창문을 열어 주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시내를 벗어나 있기로 하고 도라가 마뉴엘의 집으로 오게 된 것이고, 이 일에 대해 폴몬은 칭찬해 주었다. 마뉴엘이 폴몬의 집에서 정신 나간 사람처럼 달려와서 도라가 자전거 사고로 죽을 뻔했다고 말한 날 밤이냐고 말하자, 크리스틴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두 사람이 보아 둔 연락 장소는 도이칠란트 군인에게 한 곳도 들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도라의 아파트에는 레지스탕스와 관계가 있는 것은 무엇 하나 놓아두지 않아서 뒤져 보아도 아무것도 없었다. 두 사람은 수색당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질 수가 있었으므로 조심스럽게 일을 시작하여, 도라의 부모가 잡혀가기 전처럼 임무를 계속하게 되었다. 크리스틴은 머리를 끄덕이며 이제 환히 알았다고 말하고, 도라에게 이야기했다. 우리들은 너에게 큰 은혜를 입고 있다고 말하자, 도라는 빨강 머리를 들고 당치않은 말씀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틴은 얼굴에 감동한 미소를 떠올리며, 자기를 심판관으로 삼아달라고 했고, 마뉴엘은 자기네의 일에 어머니가 지나치게 감동해도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형제들에게 말할 수 없어서 우리를 지금 당장 떠나게 해주는 편이 좋다고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곧 해방의 날이 오고, 모두들 그것을 느끼고 있고, 이제부터 늘 집을 비워야만 하는 나는, 형제들을 속이는 것이 활동하기에도 편리하고 어머니나 형제들에게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도라는 엘리자베스 숙모님 댁에서 외돌토리로 지내는 거냐고 묻자, 내 생각이지만 폴몬이 자기 집에 있게 해줄 거라고 말했다. 마뉴엘은 어머니의 말을 가로막으며 미셸이 알고 있는지 물었고, 이번에는 그날 아침 루와 미셸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알게 될 차례였다. 엄마와 미셸이 있으니까, 도라는 여기에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고 마뉴엘에게는 네 생각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도라는 고개를 가로저었고, 크리스틴이 반대하는 이유를 묻자, 이제 어린이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틴이 너는 곧 자기 생각으로 결혼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도라의 말에 반대하지 않고 말했고, 나는 엄마에게 도라를 맡기겠다고 말했습니다. 마뉴엘이 바라보는 눈에는 언제나처럼 수줍은 티가 어려 있었고, 도라는 싫다고 세차게 말했습니다. 나도 너와 똑같은 자격으로 레지스탕스 운동을 하고 있고 어디까지나 싸울 작정이니 그것을 방해할 권리는 없다고 했습니다. 나는 최악의 경우에도 네가 안전할 수 있도록 늘 생각해 왔고, 너는 지금까지 지나칠 만큼 의무를 다해 왔다. 도라는 네가 루를 잃은 것처럼, 너와 떨어지고 싶지 않고, 자신은 부모를 잃었다고 말하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마침내 크리스틴이 마뉴엘처럼 폴몬에게로 가겠다는 거냐고 물었다. 폴몬 아저씨 집에 가겠다고 하자, 네가 폴몬씨 집에 있다면 장날에 마을 사람들이 보고 이상하게 생각해 수군댈지도 모른다고 했다. 마뉴엘은 여러 도시 사이의 연락 때문에 바빠서 폴몬 집에는 좀처럼 오지 않을 거고, 온다고 하더라도 필요할 때만 일 거라 말했다. 사람들은 폴몬 집안이 자기를 정답게 대해 주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 집에서 살더라도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는다고 하자, 크리스틴은 도라가 가려는 곳의 위험한 임무에 찬성하기로 했다. 도라와 마뉴엘은 서로 다투어 자기의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았고, 끝내 도라가 이겼다. 크리스틴은 마뉴엘을 바라보고 있었고, 아들들은 닮은 곳이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곳이 있는지, 루와 마뉴엘 사이에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마뉴엘은 가끔 주저하면서 자신이 없는 듯 조용히 자기 일을 이야기한 것에 비하여, 루는 개구쟁이 그대로여서 산적 두목 같았다. 어머니 곁에서 노래도 하지 못하는데, 마뉴엘은 새로운 모청을 시작하면 마기단에 있는 브루노보다 훨씬 큰 위험 앞에 몸을 내맡기게 된다. 크리스틴은 한숨을 쉬고 손을 꽉 쥐고 일어서서 미셀이 조각한 의자인 마호가니 팔걸이의자에 앉아 있었다. 미셸이 야단맞지 않을까 하고 걱정되어 도라는 크리스틴의 얼굴빛을 살폈다. 크리스틴은 멋대로 권력을 휘둘러 마뉴엘을 쫓아낸 브루노를 꾸짖었고, 그는 얌전히 들었다. 이 집에 엄마가 있는 한, 내가 너희들의 일을 결정해 갈 생각이라고 하자, 브루노는 그러나 하고, 말해서 크리스틴은 손을 들었다. 크리스틴은 참뜻을 안다면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데에 화를 낼 거로 생각했고, 마뉴엘과 도라는 브루노가 결정한 대로 낡은 집에서 나갔다. 8월 첫 무렵부터, 영국에서 오는 방송은 긴박해 가는 전쟁 속에서도 내보냈고, 크리스틴과 아이들은 불안과 두려움이 섞인 마음으로 파리의 시가전 소식과 해방 통지도 들었다. 도이칠란트 군부대들이 끊임없이 행진해 갔고, 도망치는 박쥐처럼 줄을 흩트린 군인들은 소와 말, 자전거까지 모든 탈것들을 빼앗아 타고 도망쳤다. 도이칠란트군이 지나다니는 마을들은 물건을 빼앗기고, 많은 피해를 입어서 모두들 무서워 며칠 밤씩 숲속에서 잤다. 도이칠란트군의 타이거 전차 세대가 부서졌고, 그 전차는 벽이 허물어진 집 앞에서 짓뭉개진 해골처럼 되어 있으며, 마기단 사람들의 활동도 활발해졌다. 도이칠란트군은 물러갈 때에 가지고 갈 수 없는 잡동사니, 속옷, 탄약, 이불, 전구 등 무엇이든지 강물에 버렸고, 식량을 실은 군용열차를 버리지 않을 수 없었으며, 굶주린 프랑스 사람들이 식량을 노리고 밀려들었다. 영국 비행기가 큰길 위의 하늘을 날고, 후퇴하는 도이칠란트군의 행렬을 폭격했고, 산길을 가려 해도 브루노 등의 마기단이 습격하여 도망치는 길을 가로막았고, 곳곳에서 레지스탕스들은 적군을 습격하여, 몰아붙여 사기를 꺾어 버렸다. 사람들은 자기네 고장에서 일어나는 일도 모른 채 시내에서 올 뉴스를 기다렸고, 크리스틴은 브루노, 마뉴엘, 그리고 도라의 일이 걱정되었으나, 구경하러 가려는 아이들을 붙잡아 두었다. 어느 날, 경쾌하게 마을을 달려오고 있는 한 대의 오토바이에 마뉴엘이 운전하고 뒤에는 도라가 매달려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길 쪽으로 몰려갔고, 마뉴엘은 엔진을 끄고 도라를 내려주자, 한 여자가 어떤 소식을 가지고 왔는지 물었다. 다른 여자가 모두인지 묻자, 마뉴엘의 물론이라는 대답 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졌고, 오토바이를 자기 집 담장에 기대는 동안에도 오솔길에서는 와글와글 소리가 났다. 젊은 사람들은 시내로 달려가서 도이칠란트군이 사라진 걸 보고, 되찾은 자유로움을 느끼고 오려고 저마다 자전거를 가지러 갔고, 마뉴엘과 도라는 낡은 집을 향해서 급히 달렸다. 문께에서 만난 앙투안과 장 자크는 레지스탕스의 표지인 세 가지 색의 완장을 차고 있는 마뉴엘과 도라를 보고 놀라 뒷걸음질 쳤다. 브루노 형이 저녁때까지 여기에 있을 거라고 하자, 마뉴엘은 좀 비웃듯이 그렇게까지 환영해 주리라곤 기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앙투안과 장 자크는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라, 거실로 들어가는 형과 도라의 뒤를 말없이 따라갔고, 크리스틴과 가족들은 그곳에 모여 있었다. 마뉴엘은 이렇게 돌아온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말했고, 도라는 장난스럽게 웃었으며, 크리스틴은 두 사람에게로 가서 얼싸안았다. 브루노 중위와 다른 아들들에게 마뉴엘의 완장을 가리키며, 너희들의 재판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말하고 나서, 미셸을 불러 엄마와 부엌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엄마와 가는 것이 싫은지 묻고, 크리스틴은 미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몸을 구부리면서 속삭였다. 미셸은 어머니에게 알았다고 눈짓으로 대답하고, 군말 없이 따라갔고, 형제들과 도라는 줄곧 마주 앉아 있었다. 마뉴엘이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고, 장 자크와 앙투안과 장 피에르는 대신 사과해 주었으면 싶은 표정으로 브루노를 바라보았다. 브루노는 동생들의 부탁을 알아차려서 세 발짝 앞으로 나가, 우리를 용서해 달라고 했습니다. 마뉴엘은 그날 밤, 자기에게 벌주기로 한 결정을 용기로써 받아들였으나, 지금 형제들의 따뜻한 애정과 존경을 받고 나자,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읍장으로 막 임명된 폴몬은 프랑스 식민지 발행의 새로운 우표 시리즈를 잃어버린 것을 깨닫고 어떻게든 찾으려고 부서진 의자를 옮겨 보고 서랍도 뒤집어엎어 보고 접시 밑도 보았다. 낡은 솔에 걸려 소파의 금이 간 틈에 발이 빠지기도 했고, 아무리 찾아봐도 우표는 나오지 않았고, 중요한 시기에 읍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진 것을 생각하고 물건 찾기를 그만두었다. 그날 폴몬은 읍장에 어울리는 단정한 윗도리를 입고 있었는데, 그 호주머니 속에서 그처럼 찾던 보물을 발견했던 것이다. 무척 더운 날, 뜰에서는 장미와 제라늄꽃 사이를 바쁜 듯이 날고 있는 꿀벌이 윙윙거리면서 자양화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오솔길의 자갈은 햇볕을 받아 타오르는 것 같았고, 그 사이를 개미 떼가 행렬을 짓고 나아가고 있었으며, 저쪽에선 아까부터 파랑 나비 한 쌍이 춤을 추고 있었다. 낡은 집은 햇빛을 막고 집 안을 선선하게 하기 위해서 문을 닫고 있었고, 부엌에서는 주스틴은 불 꺼진 난로 앞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마뉴엘과 도라는 폴몬의 집에 있었고, 브루노는 툴루즈의 부대에 있었으며, 미셸은 마리와 캇산을 만나러 우 농장으로 갔다. 장 자크와 장 피에르는 아이들 방에서 소파에 누워 책과 씨름하고 있었고, 앙투안은 창문에 걸터앉아 다리를 바깥으로 내밀고 큰 소리로 시를 읊었다. 장 자크는 창문을 닫으라는 짧은 말을 하는 것도 큰일인 것처럼 말했고, 파리가 방으로 다시 날아와서 이곳에 있지 못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아일랜드를 내가 본다면 부모님이 태어난 비 오는 그리운 나라를, 장 자크는 동생이 시를 읊는 것을 엄포가 들어 있지 않은 말투로 가로막았다. 빗속에서 새들은 이 땅보다도 즐거운 듯 하늘은 잿빛으로 다정하게, 그 말이 맞는다며 장 피에르가 끼어들었다. 네가 큰 소리로 시를 읊어 파리 떼를 불러 모을 작정이라면 다른 방으로 가라고 하자, 비에 대한 시를 듣고 기분이 상쾌해지지 않는지 물었습니다. 앙투안도 맞대꾸했고, 장 피에르는 네가 베를렌의 시를 읊는 소리를 들으면 속이 메슥거린다고 주저 없이 말했다. 베를렌의 시가 아니고 이렇게 기분이 나빠질 까닭이 없다고 하자, 네가 지은 엉터리 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장 자크는 깨끗이 고백했고, 앙투안은 몰라도 상관없다고 말하고 읊기를 계속했다. 세 아이들은 아이들 방에서 엎치락뒤치락하기 시작했고, 이 소동을 모르고 크리스틴은 거실에서 침대 의자에 누워있었다. 덧문 빗장 틈으로 햇빛이 한 줄기 새어들고 있는 이것은 방을 가로질러 갔고, 나른함에 빠져있는 크리스틴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루가 죽고 마르탱의 소식이 끊어지다니 정말 너무했지만, 아이들에게 어머니인 자기가 힘이 있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과 침착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조용한 방 안에서 크리스틴은 눈을 감자, 루가 정신없이 불어 대는 하모니카 소리가 들려왔고, 들고양이처럼 들판을 뛰어 돌아다니는 모습이 떠올랐다. 귀리밭에서의 가슴이 미어질 듯한 추억과 함께 루의 모습을 보고 있었고, 삶의 힘이었던 남편 마르탱을 생각해 냈다. 누가 눈물을 멎게 하고 영혼을 불태워 줄까, 아이들의 기도도, 다정한 마음도, 커다란 괴로움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었다. 아이들 방에서는 장 자크의 셔츠를 찢고, 의자를 흩트려 놓고, 앙투안의 머리를 향해 논문을 창가로 내던지고, 잉크병을 뒤집어엎고 나서야 겨우 소동은 멈추었다. 사냥꾼의 총 숲에서 쏘아내 지난날의 뉘우침을 다시 일깨우네, 나는 개똥지빠귀를 쫓아 목장을 달리네, 앙투안은 창가에 다시 자리 잡고 시 읊기를 계속했다. 무슨 소리 들었냐고 묻자, 형제들은 책에서 얼굴을 들지 않았고, 장 자크는 자동차라고 말했다. 마을에 자동차가 들어오는 것은 그다지 흥미를 끌 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앙투안은 호기심이 일어나 귀를 곤두세웠고, 장 자크는 의사 선생님이거나 푸줏간 주인일 거라고 말했다. 앙투안은 이웃의 누군가가 병이 났다면 우리들도 알고 있을 것이고 푸줏간 주인은 목요일에 온다고 말했다. 모터 소리가 가까워졌고, 무척 큰 차라고 하자, 장 자크는 이제 곧 선다고 말했다. 이제 둘 다 앙투안과 함께 창문으로 좁은 길을 향해 몸을 내밀었고, 기다란 몇 대의 군용차가 곧바로 달려오고 있었다. 장 피에르가 갑자기 흥분하여 의젓한 티를 내려고도 하지 않고, 오히려 감탄하듯이 여기에서 멈춘다고 외쳤고, 앙투안은 놀라서 말했다. 차는 낡은 집의, 못질 된 문 앞에서 멈추었고, 하사관인 운전사는 문을 열어주기 위해서 내렸으나, 안쪽에서 문이 열리고 전차 대장이 내려섰다. 아이들 방의 창문에서는 외침 소리가 터져 나왔고, 장 자크는 나지막한 소리로 아빠라고 말했으며, 앙투안은 주먹을 불끈 쥐고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창문 쪽을 쳐다보고 있었고, 아이들은 비틀거리면서 계단을 뛰어내려 문으로 달려갔으며, 마르탱은 아들들 앞에 섰다. 조금 지나서 마르탱은 아들들의 손을 잡고 불쑥 엄마를 물었고, 아이들 모두는 아버지가 루를 만날 수 없다는 똑같은 생각이 스쳤다. 공기가 무거워진 것을 느낀 마르탱은 불안해져서 브루노와 마뉴엘은 어디 있냐고 물었다. 브루노는 툴루즈에서 근무하고, 마뉴엘은 읍장인 폴몬네 집에 있다고 하자, 마르탱의 기억으로 저 고물상의 그가 훌륭한 지위에 전혀 맞지 않아 놀랐다. 장 자크가 폴몬은 레지스탕스로 활동했고, 마뉴엘이 연락원으로서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탱은 불안한 듯이 성큼성큼 거실로 들어갔고, 똑같은 동작으로 아이들은 아버지를 지나가게 하기 위해 몸을 뒤로 물리었다. 아이들은 아버지 뒤를 따라가지 않고 조용히 문을 닫자, 뜰로 나갔고, 열려 있는 창문을 통해서 한참 뒤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들은 지금 어머니가 드디어 품속에서 울 수 있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얻었다는 것을 알았고, 모두들 그때까지의 긴장에서 벗어나, 서로 어깨에 손을 올려 눈물에 젖은 뺨을 닦고 있었다. 마뉴엘과 도라는 곧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고, 미셸은 우 농장에서 돌아왔으며, 부엌에서는 주스틴이 감동에 가득 차서 가끔 외치며 이 냄비 저 냄비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장 피에르 도련님에게 요리할 몫밖에 없어서 프림을 가져가선 안 되고, 나리는 훌륭한 분이시라고 말했다. 이렇게 수다를 떨고 그 뒤 도라를 소개하자 마르탱은 이 뜻밖의 아가씨를 보고 기쁘다고 말했다. 마르탱은 아까 크리스틴에게 한 것처럼 아이들에게 어선을 타고 기적적으로 영국에 닿았다는 것과 첫 부대에 입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시민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일어선 파리로의 잊을 수 없는 입성, 이제 겨우 8일 동안의 휴가를 얻어서 돌아왔다. 바쁘게 옮겨 다녔기 때문에 가족에게 편지를 낼 수가 없었고, 낙하산으로 뛰어내리는 레지스탕스의 전우에게 부탁했는데 도이칠란트군에게 추적당했고, 두 번째의 그 전우는 착륙한 순간 총에 맞아 죽어버렸다. 부모님의 기쁨과 괴로움 속에는, 부모님 두 분만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 아이들과 도라는 조그만 일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었다. 앙투안은 불쑥 여럿이서 두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면 어떨지 말했고, 도라는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깨끗한 테이블을 마련해서 단 두 분이서 들게 하면 아빠 엄마는 젊은 부부 같은 기분이 될 거라고 말했다. 마뉴엘은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고, 미셀은 곳간에서 고급 포도주를 꺼내 오자고 말했다. 앙투안은 전기는 다 끄고, 촛불만으로 불을 밝히면 로맨틱하니 엄마의 마음에 들 거라고 말했다. 장 자크가 약은 체하고 우리 집에 있는 것은 모두 네 자루밖에 안 된다고 주의를 주었고, 앙투안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별한 날이니 초를 아끼지 말고 켜도 된다고 하고, 여럿이서 계획을 짜고 잘 해내기 위해 주스틴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식당에는 커튼이 쳐졌고, 팔걸이의자 두 개는 미셀의 제안대로 장미와 재스민꽃으로 장식된 조그만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놓였다. 테이블 위에 타오르는 촛불은 방에 따뜻하고 신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고, 동화에 나오는 잠자는 숲의 미녀가 사랑하는 왕자와 결혼식을 올리려는 것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앙투안은 테이블 위에 놓아둔 양피 종이쪽지에 오늘 밤은 아빠도 엄마도 아이가 많은 나이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썼다. 주스틴은 식사 준비가 되었다고 알리자, 크리스틴이 곧 간다고 대답했고, 마르탱은 아이들은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아이들과 도라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은 주스틴은 벌써 테이블에 앉아 있다고 했고, 마르탱은 일어서서 크리스틴에게 가자고 손을 내밀었다. 마르탱은 아내의 팔을 잡고 식당으로 들어간 그곳에는 늘 놓여 있던 큰 식탁이 없었다. 몸을 굽히고 앙투안의 생각에 따라 형제들의 이름으로 쓰인 인사말을 읽은 두 사람은 감동하여 기쁜 듯 서로 마주 보았다. 지독한 세월을 보냈고 이렇게 무서운 속에 돌아왔어도, 아이들이 그런다면 오늘 밤은 젊은 사람들처럼 식사를 합시다. 크리스틴의 손을 쥐고 있는 마르탱의 손은 루를 생각하고 떨렸고, 당신 곁에 있으니, 내가 아주 젊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바로 지금처럼 단둘이 이 테이블에서 전기가 들어와 있지 않아 저녁 식사 때엔 오늘 밤처럼 촛불을 밝힌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식당의 문 뒤에 아이들은 자기들이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는가를 확인하기 위해서, 열쇠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려고 서로 밀쳤고, 어머니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자 발소리를 죽여 물러갔다. 부엌에서는 주스틴이 수프를 퍼주었고, 방으로 올라간 모두들 층계참에서 안녕을 하기 전에 모두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마뉴엘과 함께 방문을 닫을 때 장 자크는 다른 아이들 쪽을 돌아보았다. 앙투안은 어깨를 크게 으쓱하고 나서, 시저는 온갖 날들을 보았다고 대꾸했다. 장 자크는 시저의 책을 읽느라고 고생한 원한이 서린 말투로 말을 계속했다. 대체 그것으로 무엇을 알 수 있냐고 말하고 나서 우쭐하여 문을 닫았고, 아이들과 도라에게 잊을 수 없는 밤은 아리송한 문구로 끝났다. 그로부터 꼭 1년이 지난 5월 8일, 도이칠란트군이 항복했고, 8월에는 일본이 항복하게 되었다. 여름 방학철이 되어 낡은 집에도 활기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복도에서 아이들은 술래잡기를 했으며, 부엌에는 맛있어 보이는 돼지고기가 있었다. 장 피에르와 미셸은, 들어온 목적에 걸맞은 속도로, 설탕과 버터 바른 빵을 집어 들고 주스틴의 잔소리를 들으면서 웃으며 도망쳤고, 뜰의 꽃밭 둘레에는 새 자양화가 하얀 목련꽃을 마구 흔들면서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흔들거리고 있었다. 집 앞의 돌담 밑의 작은 돌은 도마뱀들이 조심스럽고 날쌔게 드나들고 있었고, 그날은 내년에 결혼하기로 되어 있는 도라와 마뉴엘이 약혼하는 날이었다. 많은 친구들이 약혼 발표를 하는 점심 식사에 참석했고, 두 사람은 모두에게서 떨어져 재스민꽃이 뒤엉킨 부슈칸나무 그늘로 가서 약속했다. 카산은 내가 농업학교로 공부하러 간다고 말했고, 마리는 조심스럽기는 했으나 그 계획에 찬성하고 있었다. 카산은 팔을 건들건들 흔들었고, 손을 앞으로 모으듯이 하고 마리의 눈을 보지 않으려는 듯이 이야기했다. 너의 아빠와 엄마는 나와 사이가 좋고, 내가 18살이 되면 오늘의 마뉴엘처럼 한다는 것 말이다. 마리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너는 도라와 똑같은 17살이 되는 건지 물었다. 마리는 신발 끝으로 자갈을 쓸어 금을 그었고, 카산은 목련꽃을 하나 꺾어, 꽃잎 끝을 우물우물 씹어댔다. 내가 하려는 것을 바라지 않는 거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고 말한 마리는 순순히 시키는 대로 따랐다. 무엇을 할 작정이냐고 묻자, 골프 바지와 아코디언을 사겠다는 대답에 마리는 기대가 어긋난 듯 카산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발치께의 흙은 생각지도 않은 이상한 꼴로 바뀌었고, 가장자리가 떨어져 나간 목련꽃은 마치 사람의 머리와 같은 모양이 되고 말았다. 마리는 또 무엇을 하려는 건지 묻자, 카산은 마음을 다지고 남은 목련꽃을 테라스 쪽으로 던지면서 말했다. 내 아내로 맞이하는 것을 너의 아빠는 기꺼이 승낙하셨다. 자기들도 모르게 두 사람의 눈길이 부딪쳤고, 마리는 볼이 빨갛게 물들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카산은 못 들었냐고 물었다. 마리는 조금 전에 땅 위에 그은 금을 발로 차서 무너뜨리고 달려서 낡은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카산은 조금 지나서 문에서 다시 만나자 아까 말한 것에 찬성하는지 물었고, 마리는 큰소리로 웃고 나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집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폴몬과 그의 부인은 도라의 약혼 선물에 대해 이야기했고, 부인은 마뉴엘과 영국 우표를 모은 커다란 앨범이 좋다고 말했다. 폴몬은 손가락에서 터키석에 금을 박은 반지를 돌리면서 손톱을 쏘아보며 그건 아깝다고 말했다. 발칸반도의 우표 시리즈 앨범은 선물이 안 되는지 물었습니다. 부인은 큰소리를 지르며 도라에 대한 선물을 어떻게 깎아내릴 수가 있냐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폴몬은 손수건을 꺼내 땀이 나는 얼굴을 씻으며, 당신은 아무래도 앨범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냐고 값어치를 전혀 모르는 듯이 말했다. 폴몬은 남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데에 가치가 있는 것 같아서 승낙했고 만족한 것 같았다. 곧바로 몸 가까이에 있는 일을 생각한 폴몬은 안뜰로 향한 응접실 문을 열어 놓았냐고 물었습니다. 우리가 없는 동안 포와르와 캐듯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하자, 부인은 실망했고, 사랑하는 개가 날뛰어 응접실을 어질러놓았을 것이라고 체념해 버렸다. 크리스틴은 자기 방에서 머리를 매만지며 나왔고, 1층 층계에서 마리와 카산과 미셀이 하모니카 합주를 하고 있었다. 아래층 거실에서는 레코드가 잇따라 돌아갔고, 문이 반쯤 열려 있는 서재에서는 마르탱이 턱 버티고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었다. 크리스틴은 서재의 문지방을 넘어섰고, 마르탱은 등을 돌리고 있었기 때문에 아내가 들어온 것을 알지 못했다. 크리스틴은 꼼짝 않고 서 있었고, 그때 갑자기 조용해진 고요 속에서 은은히 한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전체 동화 이야기: 그 가운데 하나, 일곱 형제 가운데의 다섯 번째인 장 피엘은 좀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또렷이 말했다. “바보 루!” 다음에 넷째인 앙투안이 성난 듯이 외쳤다. “그만 그쳐! 어머니가 깨시잖아!” 다음엔 셋째인 장 자크. 장자크는 무시하듯이 말했다. “거기에다 가락도 엉터리야.” 일곱 형제 가운데 가장 얌전한 여섯째 미셀은 거침없이 말했다. “노래를 자꾸자꾸 할수록 가락이 더 엉터리가 된다.” 그러자 장 자크가 다시 말했다. 기분이 나빠질 만큼 잔잔한 말투였다. “내가 아래로 내려가면 너희들의 엉터리 오케스트라가 어떤 대접을 받을지 각오하라고.” 불어오는 바람에도, 머리칼을 적시는 이슬비에도, 형들의 한결같은 욕설에도 루는 눈썹 하나 까딱 않고, 또 두 사람의 자기 패에게 신호를 보냈다. 하모니카의 멜로디는 아이들의 고함 소리를 짓누르듯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때 다른 창문 하나가 조용히 열렸다. 이번에는 어머니 크리스틴이었다. 크리스틴은 어두운 잿빛 뜰로 눈길을 보냈다.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세 아이가 눈에 띄었지만,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아니, 아니, 그 대목은 틀렸어. 거기는 ‘라’야. 그 대목은 ‘샤프’음이어야 해. 루, 부탁한다. 새벽부터 악대 놀이로 모두를 깨울 작정이라면 제대로 불기나 해라.” 루는 금발을 흔들면서 열심히 하모니카를 불어 댔다. 일곱 형제 가운데에서도 이 아이만이 아버지 마르탱을 닮아 눈빛도 머리칼의 빛깔도 밝은 꿀빛이었다. 루는 다시 자기 패들에게 신호했다. 그리고 세 아이는 '이번에는 어때요?’하고 묻듯이 크리스틴 쪽을 보고 아까의 곡을 불기 시작했다. “그러면 좋아.” 한참 동안 귀 기울여 듣고 있던 크리스틴은 이렇게 말하고 요란한 하모니카 소리에 맞추어 노래하기 시작했다. 푸른 사과와 빨간 사과 일어나라, 일어나. 크리스틴이 노래를 마쳤을 때다. 누군가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뒤돌아본 크리스틴은 미소 지었다. 그곳에는 앙투안이 서있었다. 크리스틴은 일곱 아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와 마주 대할 때에는 언제나 그 아이가 가장 귀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 아이와 다른 아이를 차별해서 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저 아이들, 서투른 것이 아니야.” 크리스틴은 말했다. 그러나 앙투안은 웃으면서 자기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어서, 이런 말을 하면 자식을 지나치게 귀여워하는 부모라는 말을 듣게 되지나 않을까, 생각하고 조심스러운 듯이 덧붙였다. “앙투안, 너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앙투안은 여전히 웃으면서 어머니의 볼에 키스했다. “저런 것은 서투르기 짝이 없어.” “아니 서투르지 않다. 네가 잘못 알고 있어.” “그러면 모두 잘못 알고 있는 거야. 루도 불쌍해, 엄마.” 크리스틴의 얼굴이 살짝 흐려졌다. 그것을 보고 앙투안은 우습다는 듯 웃고는 어머니를 힘차게 안았다. “아네요, 엄마. 지금 한 말은 농담이에요. 저 아이들은 서투르지 않아. 내가 놀려 준 걸 몰랐어요?” 크리스틴은 맥이 빠져서 앙투안의 손을 뿌리쳤다. “누굴 놀리는 거냐? 엄마는 루가 음악에 재능이 있다고 본단다.” “그 애가 짓는 곡은 듣기 나쁘지는 않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조금만 더 공부를 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뭐라고요? 그 아이가 열심히 공부한다고요? 루는 놀러 다닐 생각만 하고 있어요. 바로 그 점이 그 녀석의 나쁜 버릇이에요.” 크리스틴은 명랑하게 대꾸했다. “그렇게 헐뜯는 것은 잘못이다. 엄마는 저 아이를 특별히 귀여워하는 것은 아니야. 그러나 요즘 저 아이는 마치 들고양이 같아.” “그렇다면 그녀석의 손톱을 잘라 주어야지.” "정말 그렇구나." 이렇게 어머니와 아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 뜰은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 아이들의 모습은 벌써 창문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그 대신 이번에는 1층 어느 방에선가 소동이 일어나, 그것이 2층에 있는 크리스틴에게까지 들려왔다. “모두들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자아, 우리 집 새끼 사슴들에게 먹이를 주러 가자.” “나도 배가 홀쭉해요. 음악은 즐겁지만 배는 부르지 않거든.” 두 사람은 크리스틴의 방을 나와서 하양과 깜장 타일을 깐 복도를 지났다. 복도에는 커다란 찬장이 놓여 있었고 벽 위쪽에는 초상화가 몇 장 걸려 있었다. 크리스틴과 앙투안은 1층으로 이어지는 낡은 계단을 내려갔다. 낡은 부엌에는 여러 종류의 냄비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천장에는 이미 마지막이 되어 버린 돼지고기 포장이 솜씨 있게 매달려 있었다. 그 아래의 커다란 난롯가에서는 헝클어진 머리칼에 잠옷만 입은 한 무리의 남자아이들이 떠들어대고 있었다. 난로 앞에는 일하는 할머니 주스틴이 등을 둥그렇게 구부리고 웅크리고 있었다. 장작 대신 포도 덩굴을 어떻게든 불태우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어차피 소란을 떨 바엔 좀 더 큰 소리로 떠들면 어때 ?” 부엌으로 들어온 크리스틴은 부드럽게 말했다. 아이들은 차례로 어머니에게 아침 키스를 했다. “배가 홀쭉해.” 장 자크가 큰 소리를 냈다. “엄마, 안녕히 주무셨어요? 얼간이 루가 방해를 했는데도요.” 미셀이 근심스러운 듯이 말했다. “나는 오늘 아침은 달걀이 먹고 싶어.” 장 피에르가 말했다. 종처럼 생긴 검은 스커트를 입은 주스틴이 투덜거렸다. “얌전히들 기다려 줘. 그것이 크게 도와주는 거다.” 그때 크리스틴이 소리쳤다. “안녕, 주스틴. 불이 잘 붙지 않는 모양이지?” “안녕하십니까, 마님. 밉살머리스러운 것은 어젯밤 일어난 바람이란 놈이죠. 크리스틴은 장 피에르 쪽을 향하고 있었다. “배가 고프면 주스틴을 도와주면 어때!” “왜 내가 도와야 해요? 불을 붙이는 것은 언제나 나야. 앙투안과 미셀은 안 돼요? 장 자크도 있잖아요. 장은 아주 불을 잘 일으켜요.” 그 때 짙은 연기가 방안에 서렸다. 장 자크가 말했다. “게으름 피우지 마라. 장 피에르 부끄럽지 않니?” 주스틴이 말했다. “좋아 좋아. 안 도와 주는 편이 나아. 일이 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어차피 내가 다시 해야만 할걸.” “그럼 내가 돕지.” 미셀이 말했다. 그리고 어느새 장작 있는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는데 크리스틴이 눈짓으로 멈춰 세웠다. “장 피에르! 네가 해.” 크리스틴이 엄격하게 말했다. “좋아. 내가 패겠어. 그러나 늘 내가 해야 하니까 그렇지.” 장 피에르는 입속으로 투덜거렸다. “너 아까도 똑같은 말을 했어.” 앙투안이 주의를 주었다. “장 피에르!” 크리스틴은 또 아까처럼 엄격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서 장 피에르는 입을 다물고 시키는 대로 일을 시작했다. 커다란 테이블 위에는 아침 준비가 되어 있었다. 크리스틴은 테이블 끝의 의자에 앉았다. 아이들은 테이블을 사이에 끼고 마주 앉았다. 그때 크리스틴이 비로소 깨닫고 말했다. “아니, 루가 없잖아.” “엄마, 그 녀석은 카산과 마리와 함께 나가버렸어요.” “아니, 이렇게 비가 오는데. 흠뻑 젖을텐데.” “늘 그렇잖아요. 걱정할 것 없어요. 녀석은 레인코트를 입고 있고, 게다가 마리네 집에 가면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거든요.” “듣고 보니 그렇구나. 아니, 앙투안, 장 피에르, 벌써 식사가 끝났어?” 테이블 한쪽 끝에서는 두 형제가 좋아하는 클루톤을 서로 빼앗고 있었다. 이렇듯 아이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자기 몫을 지키기에 정신이 없었다. 남자아이들은 단 1초도 얌전하게 있지는 않았다. 어떤 한패가 얌전히 있으면 한쪽이 떠들어 댄다. 이 집이 조용할 때라곤 음악을 들을 때나 잠을 자고 있을 때뿐이었다. 크리스틴은 지금 한창 불꽃 튀는 전쟁과, 남편이 없는 쓸쓸한 생활에 대해서 생각했다. 처녀 때 일곱 명의 남자아이들이 떠들어 대며 낡은 집의 벽에 구멍을 뚫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놀라거나 멋지다고 생각했으리라. 마치 남편 마르탱이 자기에게 청혼을 하던 그날 오후처럼. 세월은 빠른 것. 다음 달이면 크리스틴이 맏아들 브루노를 처음 안은 지 벌써 18년이 된다. 아이가 자란다는 것은 이상한 일의 계속이다. 막 태어난 아기는 주름투성이 얼굴에 벗처럼 생긴 검은 머리칼이 났을 뿐인데 바라보고 만지기만 해도 곧 귀여운 어린아이가 된다. 그리고 이 어린아이는 엉뚱한 말을 꺼내는 말썽꾸러기 남자아이로 변하고, 자기 고집을 피우기 시작한다. 또한 어머니를 지키는 한몫하는 사나이라는 자신감을 품게 된다. 크리스틴의 아들들은 이미 그런 티를 보이고 있었다. 슬픈 일, 괴로운 일, 근심 많은 이 삶은 아침부터 밤까지 이상한 일의 연속뿐이다. 한결같이 건강하고 훌륭하고, 성격이 다른 7명의 아들이 있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테이블을 향해 앉아 있는 아이들의 갈색 머리 저쪽으로 창틀에 놓인 빨간 제라늄 꽃과 하늘을 날고 있는 새가 보였다. 이윽고 군대가 행진하는 구두 소리는 사라져 버리고 포탄 구멍은 메꾸어지고 전사자들도 편안히 자게 될 것이다. 하늘도 맑게 겔 테지. 그러나 하늘을 나는 새나 꽃은, 음악이 라든가 조그만 시와 함께 언제까지나 이 세상에 남으리라. 크리스틴은, 도이칠란트군의 포로가 되어 멀리 실려 가서 소식을 모르게 된 남편 일을 생각했다. 그러나 크리스틴도 불안과 슬픔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아들 브루노가 마기단에 참가하여 가까운 산에 들어간 지 어느 새 여덟 달이 된다. 바로 요즈음,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한 둘째 아들 마뉴엘도 도이칠란트군을 위한 의무 노동 검사를 마쳤을 뿐이다. 크리스틴은 스스로 자기의 마음을 달랬다. 16살의 장 자크와 15살의 앙투안은 정부 명령으로 농장에서 일하기 위한 검사를 받았다. 이 두 아이도 위험하지 않다고는 할 수 없다. 자기 집안은 불행을 안 당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도이칠란트군이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 들어온 1940년에 크리스틴은 파리를 떠나 남프랑스 자유 지역으로 아들들을 데리고 올 수가 있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연합군의 북아 프리카 상륙 때까지는 점령당한 지역처럼 괴롭지는 않았다. 거기에다가 운이 좋게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영국, 미국, 프랑스, 소련 연합군이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성공하여 불안과 비참에서 해방될 날도 멀지 않았다고 기대할 수 있었다. 도이칠란트군의 패배는 이미 눈앞에 이르러 있었다. 일곱 명의 아이들은 위에서부터 18살, 17살, 16살, 15살, 14살, 13살, 12살. 어쩌면 해마다 잇따라 남자아이들만 태어났을까. 자기는 야무지게 꾸려 가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크리스틴에게는 말썽꾸러기 남자아이들의 버릇을 고치고, 이끌어가는 것을 도와줄 남자가 없다는 것이 고민이었다. 아이들의 아버지가 집에 없는 것을 늘 안타까워했다. 남편 마르탱이 됭케르크 철수의 비극에 휘말려들어, 편지가 끊어진 뒤, 크리스틴에게는 단 하루라도 마음이 차분할 날이 없었다. 이리하여 크리스틴이 생각에 잠겨 있으려니까 갑자기 주스틴이 말을 걸었다. "마님, 우 농장으로 보리 구경을 가셨었나요? 이제 아무것도 안 남았어요. 모레부터는 커피 대신 무엇을 마십니까? 나는 우 농장에는 안 가겠어요. 너무 멀고 더구나 날씨마저 이러니까요. 나를 믿지 마세요." 갑자기 현실로 되돌아온 크리스틴은 깜짝 놀랐지만 곧 웃음을 띠었다. 주스틴이 커피포트를 손에 들고, 늘 그렇듯 입심 좋게 말을 늘어놓는 것을 늘 들어 왔기 때문이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저녁때까지는 보리를 구할 수 있을 테니까. 아이들이 오후에는 우 농장까지 갔다 올 거예요.” “루는 우 농장으로 갔으니까. 그 아이는 꼭 보리를 볼 거야.” 미셀이 말했다. 장 자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그 녀석이 말이야? 위험한데.” “뭐가 위험하지? 이번에 처음 가는 것도 아닌데.” 크리스틴이 말했다. “이제 알게 돼요. 두고 봐요.” 앙트완은 분명히 못 믿어 했다. 주스틴이 어깨를 추스르고 나서 말했다. “루 도련님이 보리에 대해서 신경을 쓸 게 뭐예요.” “보리에 대해서 신경을 안 써도 걱정 없어. 저녁때까지 보리는 마련해 줄 테니까.” “그러나 마님. 그 보리는 볶지 않은 것이 아닙니까. 대체 생보리로 무엇을 만들 수 있지요. 토끼 죽인가요? 아니면 거위 먹이인가요?” 그때 복도에서 가락에 맞춰 ‘세 마리 새끼돼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토끼 죽 거위 먹이 어디 봐요, 어디 봐요. 토끼 죽 거위 먹이 어디 봐요, 어디 봐요. 거위 먹이 트랄라라라. 노랫소리가 그치고 루가 부엌으로 달려와서 어머니 앞의 테이블 위에 조그만 삼베 주머니를 놓았다. “여기 보리 가져왔어요. 알바니가 언젠가 주머니를 돌려 달래요.” 주스틴은 삼베 주머니에 달려들더니 여전히 뭐라고 투덜거리면서, 그것을 간직해 두려고 낡은 찬장께로 갔다. “루, 하는 김에 그것을 빵집까지 갖다 줄 수 없겠니?” 크리스틴이 물었다. 그러나 이내 루는 대답했다. "엄마, 내게는 마을을 돌아다니거나 진흙탕 속을 헤매다니는 일밖에는 할 일이 없는 줄 알아? 그러나 엄마가 오후 2시까지 점심을 먹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래도 괜찮지만. 내가 보리에 달려들면 감자 껍질을 벗길 수 없어. 나는 어느 쪽이든 좋아. 엄마 좋은 대로 해." 크리스틴이나 다른 아이들은 재미있다는 듯 서로 마주 눈짓을 했다. 루는 포켓에서 하모니카를 꺼내 주스틴이 투덜거릴 때마다, 비웃는 듯한 곡조를 불었다. 앙투안이 분명하게 말했다. “미셀이 좋겠어. 그 애라면 5분 동안에 떠날 준비를 할 수 있어. 그 아이는 빵집에 가는 것을 좋아하니까.” 크리스틴이 말했다. “그것 신통한 생각이야.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미셀, 서둘러 옷을 입어라.” 미셀은 순순히 자리에서 일어나, 피리를 만들려고 깎던 나뭇가지를 손에 든 뒤, 형제들의 뒤를 따라서 목욕탕 쪽으로 걸어갔다. 앙투안은 부엌에서 나올 때, 어머니 쪽을 돌아다보았다. "엄마, 1분쯤 시간이 있어?” 크리스틴은 이런 말을 들어도 놀라지 않았다. 일곱 형제는 모두 저마다 외아들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어머니를 독차지하여, 비밀 이야기를 해 줄 필요가 있었다. 크리스틴은 오후 일찍이라면 된다고 대답했다. 그 대답에 앙투안은 기쁜 듯이 나갔다. 부엌에는 크리스틴과 주스틴과 루가 남았다. 루는 어머니에게 다가와서 조심조심 손에 키스했다. 그리고 말했다. “월요일 아침의 엄마는 아주 예뻐요.” 크리스틴은 한 손으로 루의 금발을 쓰다듬어 주면서 말했다. “어머, 예쁠 때가 월요일 아침뿐이니? 그러면 실망인데.” 어머니와 아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마주 보며 웃었다. 함께 있기만 해도 서로 마음이 통했다. 크리스틴이 일어서자 루는 시들하여 말했다. “엄마, 어디 가? 조금도 가만히 있지 않는군요.” “옷을 갈아입어야지. 이제 시간이 되지 않았니. 어머니가 예뻐 보이는 것이 좋겠지?” 루는 어머니의 빨강 장식이 달린 밤색 실내복 소매에 뺨을 비비댔다. “아니, 안 그래. 그냥도 아주 예뻐. 조금 더 여기 있어줘.” “안돼, 안돼. 할 일이 태산 같은걸. 11시에는 네가 음악 연습할 시간도 내주어 야하고.” “엄마, 자장가는 다 작곡했나요?” “거의.” “마음에 들어요?” “응. 썩 마음에 든다. 자기가 지은 노랫말에 작곡을 하는 거니까, 반드시 걸작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하모니카로 불어 보고 싶은데.” “시험 삼아 불어 보아선 안 된다. 곡이 다 될 때까지는 안돼.” “심술쟁이 엄마!” “그건 엄마의 규칙이란다.” 크리스틴은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 루는 콧소리를 냈다. “그런 건 나쁜 규칙이야.” “네 생각이나 그렇지. 엄마는 너와는 생각이 다르단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두 사람은 부엌에서 나갔다. 테라스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빛이 분수의 구리 장식에 반사되어 무더운 듯한 빛을 되쏘고 있었다. 그 때문에 1충 복도는 눈이 부셨다. 그곳에는 꽃 장식이 달린 낡은 소파가 몇 개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 하나로 루는 어머니를 끌고 갔다. “저 엄마, 1분 동안만 내 이야기를 들어 줘. 정말 1분 동안만 ” “그건 안 돼. 아무리 뭐래도.” “아니, 아주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크리스틴은 말다툼을 그치고 소파에 앉았다. “엄마, 상을 찌푸리지 말아요. 좋지 않아요. ” “찌푸리긴 누가 찌푸려? 단념한 표정이란다.” “단념이라니, 무슨 말이에요? 나하고 얘기하고 싶으면 서.” “아니, 그렇게 생각하니?” “물론이죠.” "하여간 이야기나 듣자.” “내 작곡 어때요?” “글쎄 어지간히 되었다고나 할까.” 루의 목소리는 여느 때와는 달리 몹시 자신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크리스틴은 안심시키듯이 말했다. “그러나 그 곡, 아주 새롭더라. 무척 애썼지?”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어. 문득 떠올랐어. 카산과 마리 덕분이야.” “무슨 뜻이지?” "그저께 그 두 사람이 바람 속을 영양 떼의 뒤를 따라 거리를 걸어갔어. 둘은 자기들이 지은 행진곡 비슷한 노래를 하고 있었지. 그래서 나는 생각이 떠올랐던 거야. 엄마, 카산과 마리가 양치기 같은 일을 하고 있다니 불쌍해요. 둘 다 음악을 아주 좋아하거든. 엄마 두 사람이 얼마나 열심인가 잘 알고 있죠?" “암, 둘 다 음악에 재능이 있단다. 그런데 하모니카를 세 개 산 것은 너지?” "누구였더라면 좋겠어요? 우 농장 주인 알바니는 마리에게 돈을 안 주거든요. 하모니카를 살 꿈도 못 꿔요. 그런 점을 생각해 봐요. 카산도 마찬가지야. 카산은 돈벌이가 거의 없어요.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그럼 너 용돈이 한 푼도 안 남았겠구나.” “악단 하나 만드는데 돈이 아주 많이 드는구나. 그래 앞으로 어떤 곡을 연습할 생각이지?” 루는 얼굴빛을 싹 바꾸었다. 그때까지의 들뜬 듯한 순한 표정은 사라져 버렸다. 잠깐 주저했으나 대답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머니가 별다른 생각 없이 던진 물음이지만, 루에게는 중대한 문제 같았다. 마침 그때, 테라스에서 거친 발소리가 났다. 곧 유리를 끼운 덧문이 확 열리고 마뉴엘이 들어왔다. 그 등 뒤에 지칠 대로 지쳐 몸을 웅크리듯 한 소녀가 마뉴엘의 낡은 비옷을 입고 서 있었다. 얄팍한 신은 빗물과 진흙탕 때문에 이미 신을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이렇게 해서 소녀 도라는 6월 끝 무렵, 이슬비 오는 어느 날 아침 처음으로 이 낡은 집에 나타났다. 마뉴엘은 안절부절못하며 어머니에게로 다가갔다. “잘 주무셨어요, 엄마?” “안녕. 무슨 일이 있었니, 마뉴엘?” “이제 까닭을 이야기할게.” 마뉴엘은 좀 허둥대며 재빨리 말했다. "도라 미네스키를 데리고 왔어요. 이 아이는 달리 갈 곳이 없어요.” 도라는 문지방께에 서 있었다. 도라와 루는 서로 상대편을 바라보았다. 크리스틴은 마뉴엘이 도라에 대한 일을 자기에게만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고 재빨리 손을 썼다. 곧 도라에게 안으로 들어오도록 권하고 비옷을 벗으라고 말했다. 그리고 홈뻑 젖은 마뉴엘에게 옷을 갈아 입고 오도록 하고, 루에게는 앙투안의 슬리퍼를 찾아 오라고 시켰다. 이 집 안에 있는 슬리퍼 가운데, 이 소녀의 발에 맞을 만한 것은 앙투안 것뿐이었다. 다음에 도라를 부엌으로 데리고 가서 난로 앞에 앉히고, 주스틴에게 뜨거운 커피를 끓이도록 시켰다. 1940년, 프랑스 정부가 도이칠란트와 타협적으로 전쟁을 그친 뒤 살아가는 것이 크게 달라졌는데, 커피는 커피 대신으로 된 마실 것을 썼다. “어떤 아이죠?” 주스틴은 커피포트에 물을 부으면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말했다. 크리스틴은 웃으며 대답했다. “착해 보이는 여자아이야. 마음 놓아요.” “또 도련님이 데리고 왔지요?” “저 아이가 마음에 안들어, 주스틴?” “마님에게도 이 할멈에게도 저 아이는 짐이 된다는 거죠. 분명한 일은 마님, 내 솔을 저 아이 에게 씌워 주세요. 흠뻑 젖어 이빨이 부딪칠 만큼 달달 떨고 있으니까.” 크리스틴은 주스틴의 버릇을 잘 알고 있었다. 트집을 잡으면 위엄있게 보인다고 생각하는지 새로운 것에는 무엇이든지 우선 반대해 보는 것이지만 그 반대 뒤에는 바보 임금 님보다도 더 사람 좋은 면을 나타내고 만다. 여전한 주스틴의 모습을 보고, 크리스틴은 루가 한 쌍의 생쥐를 뽐내며 들고 들어왔을 때의 일을 생각해 냈다. 지금은 주스틴이 루대신 하루에 두 번씩 생쥐를 돌보아 주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 서 있는 것은 생쥐가 아니다. 만약 이 소녀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 왔다고 해도 주스틴은 처음에는 여느 때와 똑같은 태도로 나왔을 것이다. 크리스 틴은 말없이 의자에 걸려 있는 검은 솔을 집어 들어 도라에게 걸쳐 주었다. “어때? 좀 기분이 나아졌니?” “아주 좋아요. 할머니 고마워요.” 도라는 얌전하게 생긴 얼굴이었지만 아직 두려운 빛이 가시지 않고 서려 있었다. 크리스틴은 소녀가 몹시 괴로움을 당한 바로 뒤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도라’라는 이름으로 외국 소녀라는 것을 곧 알 수 있다. 더구나 그 이름은 위험스럽게도 도이칠란트인이 미워하는 폴란드계의 이름이었다. 틀림없이 도이칠란트인이 일으킨 어떤 무서운 사건에서 도망쳐 온 폴란드 소녀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가지로 이것저것 물을 형편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힘을 주고 기분이 편해지도록 해 주어야만 했다. 그때 우레처럼 요란한 소리가 층계에 온통 울려 퍼졌다. 그러나 도라는 놀라지 않았다. 마뉴엘이 미리 이 집에 대해 알려 주었기 때문이리라. 이윽고 후닥닥 복도를 달려오는 소리가 나고, 루가 앙투 안의 슬리퍼를 손에 들고 나타났다. 그 뒤에는 마뉴엘이 데리고 온 여자아이를 보려고 남자아이들이 눈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도라는 일어서려고 했다. “안 돼, 안 돼.” 크리스틴이 도라의 어깨를 눌렀다. “아직 움직이면 안 돼. 어려워하지 않아도 돼. 저 아이들, 조금 야단스럽지만, 아주 붙임성이 있단다. 곧 알게 될 거야.” 크리스틴은 도라에게 아이들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얘는 장 자크, 재는 앙투안, 이쪽이 장 피에르와 미셀, 루는 이미 만나 보았지?” 도라의 열이 있는 손은 조그맣고 야무진 네 개의 손을 굳게 잡았다. 악수가 끝나자 루가 앞으로 나갔다. “네가 이 슬리퍼를 신어.” 루는 슬리퍼를 도라의 젖은 신 곁에 놓았다. 그 신발 바닥은 난롯불에 그을어 있었다. 루는 일어서서 싱긋 웃고 말했다. “안녕!” “안녕.” 도라는 대답하고 역시 웃음을 보냈다. “마뉴엘은 이제 옷을 다 갈아입었을까?” 크리스틴이 물었다. “물론이죠, 엄마. 하지만 가서 서두르라고 이르고 올까?” 앙투안이 대답했다. “천천히 갈아입도록 두어라. 곧 내려올 테지.” 마뉴엘은 어머니를 기다리게 하며 늑장을 부릴 성질이 아니었다. 모든 일은 얼른얼른 해치우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아이들은 계단 아래까지 가서 형의 이름을 합창하듯이 소리쳐 불렀다. “마뉴엘! 마뉴엘! 마뉴엘! 마뉴엘!” “이제 그만해요. 목소리를 쉬게 하려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주스틴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너, 형제는 있니?” 크리스틴이 도라에게 말했다. “없어요. 나 혼자예요. 지금은 이미." ‘지금은 이미’라는 말의 뜻을 크리 스틴은 묻지 않았다. 도이칠란트군 점령 아래서는 폴란드계의 남자아이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을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와 똑같은 손길로 크리스틴은 도라의 빨강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했다. “네 마음을 잘 안다.” 도라는 초록빛 눈동자가 빛나는 긴장된 얼굴로 쳐다보았다. 크리스틴은 그 눈 속에 이 집안 식구들에 대한 감사와 신뢰가 어려있음을 느꼈다. “잘 안다.” 크리스틴은 다시 한번 말했다. 그동안에 계단 아래에서는 마뉴엘이 동생들에게 붙잡혀 성가신 질문을 받고 있었다. “저 여자아이, 누구지?” “어디에서 데려왔어?” “빨강 머리가 아니었더라면 좋을걸,” “앞으로 쭉 우리 집에 있을 거야?” 마뉴엘은 단 한 마디로 동생들을 멀리 쫓아 보냈다. “시끄럽다!” 그리고 성큼성큼 부엌으로 왔다. “안녕, 주스틴.” 주스틴은 난로 위에서 다 끓은 커피를 집어 들고 있었다. “안녕, 마뉴엘 도련님. 비가 그친 뒤에 돌아오면 젖지 않았을 텐데.” 마뉴엘은 익숙한 솜씨로 안경의 한쪽 끝을 잡아당기며 거침없이 말했다. “그럴 수가 없었어.” 그리고 어머니처럼 물었다. “도라, 기분이 좀 나아졌어?” 도라는 잠자코 있었는데 그 눈에, 위로의 말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빛이 떠올랐다. 말없이 있어도 눈에 감사한 마음이 나타나 있었다. 이번에는 마뉴엘이 이야기를 끌어내는 소임을 맡았다. 이야기는, 이 집안 식구 모두, 특히 마뉴엘에 대한 도라의 감사와 과거 이야기, 큰 고생을 한 일 들로 이끌어져 갔다. “정말 어쩌면 여러분께서는 이렇게 나에게 친절히 해주실까요.” “마땅히 그래야지 뭐. 천천히 마셔. 데지 않도록.” 주스틴은 도라에게 커피잔을 내밀면서 말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향해서 말했다. “도련님들은 방으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어요?” 아이들은 굳이 반대했다. 이렇게 자기들을 내쫓다니 말이나 되느냐면서. 크리스틴이 입을 열었다. "엄마는 마뉴엘에게 할 얘기가 있어, 거실에서. 그동안 모두 여기 있어 보았자 별수 없잖니. 누구 한 사람만 도라의 말벗으로 있어 줘. 그리고 도라의 옷이 마르고 기분도 가라앉은 다음 2층으로 안내하면 돼. 부탁이야. 이 아이를 위로해 줘라. 너무 소란을 피우지 말고." “그런데 누가 남지?” 앙투안이 물었다. “물론 나지. 이 가운데서 가장 나이가 많은걸.” 장 자크가 숨차게 대답했다. “아니, 내가 남아야 해. 형보다 먼저 도라를 알게 된걸.” 루가 말했다. 크리스틴은 도라에게 물었다. “너 몇 살이지?” “15살이에요, 아주머니.” “내가 본 대로군. 그럼 말벗은 앙투안이 좋겠다. 그 아이도 15살이니까.” 앙투안은 으쓱해졌다. 실망한 다른 아이들은 부엌에서 나갔다. 마뉴엘은 어머니 뒤를 따라서 거실로 갔다. 앙투안은 도라와 마주 앉았다. 주스틴은 점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앙투안이 주스틴 곁의 의자에 앉았기 때문에 주스틴의 마음은 감자에서 빗나가 버렸다. 그 때까지 주스틴은 웅크리고 앉아서 어려운 공식이라도 공부하듯 열중해서 감자 껍질을 벗기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 비켜 줘. 옷에 무엇이 묻어.” 앙투안은 언제나처럼 철학자다운 말투로 대답했다. “더럽혀지든 깨끗하든 별 차이는 없어.” “아아, 이 도련님에게는 무슨 말을 하든 별 차이는 없군.” “주스틴 할머니, 무슨 말이야. 나는 언제나 도와주고 있잖아. 얼마나 큰일인지 알아?” 앙투안은 일어나서 난로 곁에서 나지막한 의자를 끌어당겨 그것을 타고 앉듯이 앉았다. 주스틴은 그 모양을 만족스러운 듯이 바라다보았다. “앉은 기분이 어떻지, 도련님?” “좋지 않은데.” 앙투안은 또렷이 대답했다. “도련님은 나를 화나게 하려고 하는군. 이제 상대하지 말아야겠어.” 주스틴은 다시 부엌일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도라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우리 집 마음에 들어?” 도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명랑하고 다정해.” “고마워, 맞았어. 마뉴엘과는 벌써부터 알고 지냈어?” “응, 훨씬 전서부터.” “툴루즈에는 오래 살고 있었어?” “두 해쯤 전서부터.” “그전엔?” “파리에 있었어.” “우리도 그래. 아빤 기사인데 전기 기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어. 됭케르크에서 물러날 때 소식이 끊어졌지만.” “알고 있어, 우리 엄마 아빠는 폴란드 사람이야. 두 분 다 오늘 아침에 잡혀갔어. 나도 잡힐 뻔했어. 그러나 게슈타포(도이칠란트 비밀 경찰)가 와서 두 사람을 데려갔을 때, 난 집에 없었어. 운이 좋았지. 나는 외돌토리가 되었어. 그래서 마뉴엘이 이리로 데려왔어. 너무 뻔뻔스러워, 아줌마가 못마땅해하실까 봐 조심스러웠어.” “엄마는 이런 일에 익숙해졌어.” “익숙해지다니?” “암, 뻔하지. 우리 형제 가운데 누군가가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운 문제를 가져가면 언제나 잘 풀어 줘.” “그렇겠지, 너희 엄마는 아직 젊은걸. 정말 멋진 분이셔.” 앙투안은 부젓가락을 쥐고 난로의 철판 위까지 빨갛게 타오르는 불길을 때렸다. 철판에는 거친 파도 위에 서 있는 바다의 여신이 그려져 있었다. “정말 멋진 엄마지.” 이렇듯 어머니를 칭찬하니 저절로 시구가 떠올랐다. 이상스럽게도 그 시는 어머니가 멋진 일이며 행복한 어릴 적 일 을 읊은 것이 아니라, 해와 바람과 물을 읊은 것이었다. 앙투안에게 어머니는 자연 그것이며, 시와 정다움과 강함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두가 기묘하게 뒤섞여 있었다. 앙투안은 몸을 흔들며 도라에게 말했다. “그런데 너는 툴루즈를 떠나기 전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니?” 이번에는 도라가 난로를 때릴 참이었다. “응, 우리는 아주 서둘러서 틀루즈를 떠났어. 나도 그래, 내가 위험했었는걸. 하루에도 몇 번씩 수색을 했지. 잇따라서 말이야. 기분 좋은 일이 아니거든.” 도라는 지친 듯이 말했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우리 아빠도 기사였어. 그러나 외국인이어서 일할 수가 없었어. 더구나 폴란드 사람이거든. 엄마는 삼베로 자루와 신을 만들어 팔았지. 엄마는 아주 솜씨가 좋았어.” 도라는 좀 슬픈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기분을 돋우어 주려고 앙투안은 말했다. "엄마는 우리들에게 노래를 지어 줘. ‘종이 수탉’이라는 것을 지었지.” “마뉴엘에게서 들었어. 아주 뛰어나시다고.” “작곡도 하셔.” “알고 있어.” “우리는 모두 음악을 좋아하지. 그 가운데에서도 루가 특히 더 그래. 맏형 브루노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 맏형은 가족 가운데에서 가장 과학자 형이야.” “그러면 너는?” “나도 음악을 좋아해. 그러나 책 읽는 것이 더 즐거워.” “무엇을 읽어?” “책이나, 시나 무엇이든지.” “시?” “응, 너는 몇 학년?” “2학년이야.” “그러면 베를렌의 시를 배웠겠구나. 참 좋아. 베를렌의 시! 너 베를렌의 시 알고 있어?” “잘 몰라. 요즈음 열 달 동안은 집에서 공부하고 있었는걸. 그러나 열심히 했어.” “우리도 차분히 공부할 수 없었어.” 앙투안은 말했다. 자기들도 공부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 도라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너는 무엇을 좋아하지?” “우표 수집.” “마뉴엘과 같구나.” “그래, 마뉴엘과 같아.” “그럼 우표 일로 친구가 되었구나.” “그렇기도 해.” “그럼 달리 또 뭐지?” 도라는 앙투안을 바라보았다. 그 슬픈 듯한 눈길에는 은은한 반감이 번뜩이고 있었다. “마뉴엘에게서야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좋잖아. 안돼?” “물론 좋지.” 마뉴엘에 대해서 말할 때의 도라의 말투에는 호의가 깃들여 있었다. 그 뒤 도라가 마뉴엘의 좋은 점을 꼽으려고 했을 때 루가 부는 하모니카 소리가 복도의 조용함을 깨고 들려왔다. 앙투안이 말했다. “아, 루야. 저놈의 악기를 부수어 버리면 세상을 위하는 일이 돼.” “어머 왜? 아주 잘 불잖아!” “그건 그렇지만.” 루는 하모니카를 불면서 부엌으로 들어왔다. 푸른 사과와 빨간 사과 일어나자, 일어나. 푸른 사과와 빨간 사과 벌써 한낮이란다. “아직 그 여자아이의 옷은 마르지 않았어?” 루의 물음에 주스틴이 대답했다. “저 도련님을 좀 가만히 놓아 둬.” “아이들 방은 그야말로 악한이 숨는 소굴이지. 그래서 나왔어.” “아마 그렇겠지.” 이렇게 말하고 주스틴은 감자 껍질을 앞치마 안에 모아 설거지대 아래에 놓인 큰 냄비에 넣으러 갔다. 감자 껍질은 푹 삶아서 주스틴이 돌봐 주고 있는 돼지 먹이로 쓰인다. 루는 도라와 앙투안 사이에 끼여 섰다. “주스틴 할머니는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거야. 우리 형제 모두 재미있어. 도라 함께 안 가겠어?” 앙투안은 루의 의견에 반대했다. “도라는 좀 더 불을 쬐는 것이 좋아.” “이제 춥지 않아. 루와 함께 가도 괜찮아.” 도라가 말했다. 그러나 루는 두 사람 뒤쪽에 앉았다. “앙투안의 말이 맞아. 좀 더 기다리지. 그런데 너희들 무슨 말을 했지.” “루가 무척 음악을 좋아한다는 말.” 루는 도라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 보고 싶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러나 영리한 아이였으므로 도라가 애먹을 말은 삼갔다. 그래서 하모니카를 입에 갖다 대려 했다. “그만둬, 시끄럽게 불지 마라. 성가신 일은 오늘 아침으로 충분하잖아.” 주스틴도 덧붙였다. “귀를 아프게 만드는 것은 딱 질색이야. 하모니카 소리를 내려면 부엌에서 나가 줘요.” 루는 얌전한 아이였다. 도라를 기쁘게 해 주려고 생각한 끝에 시작한 하모니카 연주지만 깨끗이 그만두었다. 그러나 “지독하군.” 하고 외친 뒤 도라에게 말했다. “네가 이 사람들보다 고상한 취미를 가졌으면 좋을 텐데.” 도라가 이 낡은 집에 들어오고 나서 루의 우스갯소리에 웃는 것이 이번이 두 번째이다. 앙투안은 그 자리를 탈 없이 넘길 요량으로 말했다. “도라는 우표 수집에 정신이 없어. 마뉴엘처럼 말이야.” “마뉴엘은 꼭 쥐새끼 같아. 종잇조각 따위를 좋아하니까.” 루는 좀 깔보는 듯이 말했다. 그러나 이내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마뉴엘이 싫은 건 아냐. 그런데 도라, 음악은 어때? 음악 안 좋아해?” “아주 좋아해. 네 하모니카 소리, 정말 멋있었어. 그 곡 어머니가 작곡하신 거라고?” 루는 의자를 흔들며 대답했다. “내가 작곡한 거야.” 루는 천재답게 겸손과 자신감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성급한 루로서는 같은 곳에 너무 오래 있었다. 그래서 의자에서 일어나 방을 빙빙 돌다가, 주스틴의 앞치마 끈을 풀고, 설탕 항아리를 빼앗은 뒤 큰 목소리로 노래하면서 도망쳐 갔다. “루는 착한 아이야.” 도라가 또렷하게 말했다. 그러한 도라를 보고 앙투안과 주스틴은 ‘불쌍하게도’ 하는 듯 눈짓을 주고받았다. 다음 주 수요일의 일이었다. 아침부터 어슴푸레한 부엌에서 크리스틴과 주스틴은 복숭아, 구스베리로 설탕을 넣지 않고 잼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었다. 장 자크와 장 피에르, 그리고 루는 어머니와 할머니가 가려내서 껍질을 벗긴 과일을 가득 담은 그릇 둘레를, 쫓아도 쫓아도 귀찮게 날아드는 파리처럼 서성대고 있었다. 그 복숭아는 먹으면 안 돼, 루. 조금밖에 없으니까. 벌써 실컷 훔쳐 먹었잖아.” “이것 하나만, 엄마. 이것이 마지막이야.” “정말 그것뿐이다.” “알았어.” 주스틴은 크리스틴을 딱한 듯이 바라보았다. “어머 마님. 그런 말을 믿으시나요? 저 봐요. 이번에는 다른 도련님이" 장 자크와 장 피에르는 루가 복숭아를 얻은 것을 보고 공평해야만 한다는 듯이 저마다 구스베리 열매를 한 주먹씩 움켜쥐었다. 크리스틴은 화를 내며 말했다. “너희들에게는 권리가 없어. 산책을 하고 오거나, 너희 방으로 돌아가거라.” 장 피에르가 말했다. “곧 나갈 거야. 우리가 엄마를 방해한 것만은 틀림없어. 그래서 나는 테렌티우스의 작품이라도 번역해 볼까 해. 그것 아주 도움이 되거든.” 크리스틴은 이 계획을 칭찬했다. “아주 좋은 생각이다. 장 피에르. 그러나 나라면 화학 복습을 하겠다.” 장 피에르는 선뜻 찬성했다. “음, 그것도 좋겠는데.” 두 아이는 부엌에서 나갔다. 루는 복숭아를 먹기에 정신이 없어서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루, 너는 어떻게 하겠니?” “이 도련님은 도움이 되는 일이란 손톱만큼도 안 하니까.” 주스틴이 말했다. 루는 이러한 꾸중에 익숙해 있으므로 도무지 들은 체 만 체였다. “너는 우 농장에 달걀을 사러 갔다 오는 것이 좋겠어.” 이 언저리의 농가에는 식량이 모자라 고생하는 가까운 도시 사람들이 식량을 사러 왔다. 프랑스 정부나 도이칠란트 군의 식량 조달에서 살아남은 농작물이 목표였다. 대부분 농가에서는 찬장 깊숙이 또는 짚더미 속에 조그만 광주리를 숨겨 두었는데 그 안에 달걀이 2,30개는 들어 있었다. 그것이 이 집 아이들의 왕성한 식욕을 채워 주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루, 우 농장에 가 주면 고맙겠는데.” 크리스틴이 다시 말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오전 내내 있어선 안된다. 너 어제 산수 공부를 겨우 1시간밖에 더 했니? 그저께는 온종일 놀았고. 그렇게 공부해서 새 학기에 3학년에는 오를 수 있겠니? 지금까지 애써 공부한 것마저 잊어버리고 만다.” 루는 뿌루퉁한 얼굴이 되었다. “나, 산수, 모르겠어.” “그렇지 않아. 산수 공부에 정신을 쏟지 않기 때문이야.” “결국은 마찬가지야.” “어머, 그런 법이 어딨어.” 루는 어머니의 목에 매달렸다. “엄마가 3학년이었을 때 산수 재미있었어?” “아니, 아주 싱거웠다.” 호리스틴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어디 내 팔을 풀어 봐.” 루는 웃으면서 말했다. 구스베리 열매의 즙이 크리스틴의 손에서 팔꿈치까지 빨갛게 엉겨 붙어 있었다. 루에게 그 빨간 즙을 묻히지 않기 위해서는 루 좋은 대로 놔 둘 수밖에 없었다. “장난 그만해, 루. 엄마는 어서 이 일을 끝내야만 한다.” “알았어, 엄마.” 루는 어머니에게 키스하고 나서야 겨우 팔을 풀었다. “안녕 엄마. 안녕 주스틴.” 이렇게 말하더니 어느새 루는 문으로 뛰쳐나가고 있었다. 맏이인 브루노가 끼여 있는 ‘마기단’이 숨어 있는 산으로 가는 길을 루는 느릿느릿 걸어갔다. 하모니카로 여러 가지 가락이 맞지 않는 곡을 멋대로 불면서 나아갔다. 버드나무가 있는 모퉁이에서 루는 하모니카 불기를 그치고 이번에는 옛 노래 하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주스틴이 가르쳐 준 노래였다. 그것은 왜 그런지 훨씬 전서부터 알던 노래처럼 여겨졌다. 산 저쪽에 편도 나무가 있어 하얀 꽃이 피어 있네 너에게 그 꽃을 가지고 가리. 겨우 농장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호랑가시나무가 무성히 자란 높은 울타리가 있어 나뭇잎이 니스칠이라도 한 것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울타리는 그 나무와 같은 이름인 호랑가시나무 농장 우의 집을 동과 서로 가르고 있었다. 루는 울타리 하나를 돌아서 저택과 돼지우리와 곳간이 마주 보고 있는 좁은 안뜰로 갔다. 안뜰에서는 흰 강아지에게 감시를 받으며 검은 닭이 느긋하게 모이를 쪼고 있었다. 돼지우리에서는 햇볕을 쬐며 들판을 어슬렁거리고 싶어진 돼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안뜰 한복판에서 루는 소리쳤다. “나야. 누구 없어?” 강아지가 멍멍 짖으면서 달려왔다. 이어서 파랑, 하양의 네모 창살 무늬의 블라우스를 입은 갈색 머리의 여자아이 마리가 문을 열고 대답했다. “있어.” 이번에는 돼지우리 쪽에서 나막신 소리가 나고 15, 6세로 보이는 남자아이 카산이 나타났다. 카산은 누덕누덕 기운 바지를 입고 옛날에는 노랑빛이었을 것이 틀림없는 빛바랜 셔츠를 입고 있었다. 미끈하게 생긴 얼굴인데 노랑머리가 더부룩했다. “어머, 루야. 그럼 잠깐 기다려.” 마리가 말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실로 조종당하는 꼭두각시인 양 나올 때와 같이 번개처럼 집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안녕, 나야.” 이번에는 카산이 인사했다. 인사를 하자 카산도 마리처럼 몸을 돌려 되돌아갔다. 이 이상한 마중에 루는 놀라지도 않고 하모니카를 입에 물고, 어머니가 작곡한 자장가를 불기 시작했다. 곧 마리와 카산이 루와 똑같은 하모니카를 들고 마당 양쪽에서 다가왔다. 두 사람은 루를 사이에 끼고 왼쪽과 오른쪽에 앉았다. 그리고 도라가 나타난 날, 그날 새벽 테라스에서 한 것처럼 루는 손을 쳐들어 신호했다. “준비, 하나, 둘, 셋!” 손이 내려갔다. 다시 합주가 시작되었다. “그럼 이번엔 ‘벌써 대낮이다’를 부르자.” 카산이 반대했다. “그 곡을 불러도 괜찮아?” “어머, 왜 안 되니?” 마리가 물었다. 어쩐 까닭인지 마리는 루에게 물었던 것이다. “카산 말이 맞아. 그 곡은 산에서 불기 위해 숨겨 둬야 해.” “지금 그 곡을 부르면 산에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듣고, 우리들의 신호라고 잘못 알면 큰일이니까.” 카산이 말했다. 마리는 고개를 젖히고 웃었다. “너희들 바보로구나. 여기는 산에서 5리나 떨어져 있어. 들릴 까닭이 없잖아. 마리가 좀 돈 거 아냐?” 그러나 루는 심각하게 말했다. “이미 그 노래는 즐기기 위한 노래가 아니야.” 그 말에 마리는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신바람이 나서 떠들던 입을 딱 다물었다. “정말이야.” 마리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즐기기 위한 노래가 아니야. 틀림없이.” 카산은 어깨를 움츠리고 나서 말했다. “그렇다니까.” 마리는 루를 바라보았다. “그럼 무엇을 합주하지?” “뭐든지 좋아, 다른 노래는. ‘바람 잡으러 가자’는 어때?” 그것은 루의 마음에 드는 노래였다. 두 사람도 불평이 없었다. 이렇게 하여 루가 나올 때 어머니가 루에게 시킨 말을 생각해 낼 때까지 세 아이는 30분 이상이나 여러 곡을 불며 놀았다. “자아, 이제 그만.” 진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든 아니든 지휘자에게는 거역할 수 없는 위엄이 붙는 법이다. “마리, 엄마는 어디 있어?” “냇물에서 빨래를 하고 있어.” “나, 달걀을 사러 왔어. 팔 수 있어?” "닭장 속에 20알 가량 모아 두었을 거야. 찾아봐 줄게.” “요전처럼 닭장 문을 열어젖뜨려 놓으면 안 돼.” 카산이 주의시켰다. 그러고 나서 루에게 설명했다. “우리 수탉은 괜히 헤매 다니길 좋아해. 그래서 닭장에 가두어 놓았어. 요전번에 마리가 닭장 문 닫는 것을 잊어버려서 난 밤중까지 수탉을 찾아다녔어.” 루는 잘 알았다는 둣이 고개를 끄덕였다. “밤에 닭 찾기란 힘들었겠네.” “그렇지도 않았어.” “그런데 너는 어떻게 할 거야? 여자아이들이란 다 그런 거야. 그래서 중요한 비밀을 터놓을 수가 없어.” 루는 뻔한 일이라는 듯이 말했다. 언제나 마리를 감싸 주는 카산이지만 닭장 문을 잊어버리고 닫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못 했다. “어차피 대단한 일이 아니야. 루, 너희 집에 있는 여자아이 말인데 어떻게 지내니? 그 뒤에.” 카산은 도라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여전해. 그 애는 아주 빈틈이 없어.” “그럼 친해졌겠구나.” “응. 좀 빨강 머리지만 보기 흉할 정도는 아냐.” “빨강 머리든 무슨 머리든 상관이 없는데 그 아이는 어디에서 왔니?” “어디서 왔느냐고! 뭐야 잘 알고 있으면서. 틀루즈에서 왔지.”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했어?” “왜 거짓말이라는 거냐?” “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 루는 카산을 빤히 바라보았다. “뭐야? 마음에 걸리는 것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거짓말 마.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어.” 카산은 결심한 듯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요전 일요일, 두 사람을 시내에서 만났어. 마뉴엘과 도라를 말이야. 두 사람은 도이칠란트 장교와 함께 있었어. 어때? 수상하다고 생각지 않니.” 루의 얼굴에 놀람과 의심의 빛이 떠올랐다. “마뉴엘과 도라가 도이칠란트인과 산책하고 있었다고? 그런 엉터리 같은.” “산책이 아냐. 폴몬의 가게 앞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 다른 도이칠란트인도 한 사람 있었어.” “그게 정말이야?” “닥치는 대로 지껄인 거짓말이라는 거냐?” “마뉴엘과 도라가." 루는 생각에 잠겼다가 진지한 얼굴로 다시 한번 되풀이했다. “마뉴엘과 도라가." “그래, 마뉴엘과 도라야.” 카산은 분명하게 말했다. 그때 루는 깨달은 듯이 말했다. “너, 폴몬의 가게 앞이라고 했지?” “응." “그럼, 그 더러운 우표 때문일 거야. 도이칠란트인도 마뉴엘이 나도라처럼 폴몬의 가게에서 우표를 사거나 바꾸거나 하겠지. 그래서 두 사람이 그 도이칠란트인과 만났을거야.” 그때 마리가 광주리를 안고 돌아왔다. “아마 네 말대로겠지. 다른 일을 생각할 수 없으니까.” 카산이 마리의 광주리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마뉴엘이 저녁때 돌아오면 뭐라고 하면 될까?” “지금 집에 없니?” “있어. 그러나 오늘 아침 마뉴엘은 폴몬의 가게로 갔어. 그것도 우표에 정신이 팔렸기 때문이야. 너는 그것을 모르니까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거다.” 카산은 “사람은 저마다 좋아하는 취미가 있으니까." 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인사했다. “가는 길에 감기 조심해.” 그날은 무더운 날씨가 될 것 같았다. 나뭇잎은 그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밭에서는 보리가 벽에 새긴 성자의 석상처럼 똑바로 하늘로 뻗어 있었다. 그러나 마뉴엘과 도라는 정신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시내로 가는 길을 서둘렀다. 언덕길 비탈에는 한창때를 지난 인동덩굴 꽃이 함빡 피어 있었다. 뜨거운 햇볕을 받아 풀숲에서 열기가 무럭무럭 피어나고 있었다. 숲속 길을 다 올라가 내리막길을 잡아들 때 마뉴엘은 갑자기 자전거를 세웠다. 아스팔트 길에는 차바퀴 자국이 있었다. 도라도 자전거를 멈추었다. "왜 그래?" “잠깐 기다려. 이것 좀 봐줘.” 마뉴엘은 도라에게 자전거를 맡겼다. 마뉴엘은 인동덩굴의 풀숲을 헤치고 들어가서 꽃을 꺾어 도라에게 내밀었다. “이 꽃 좋아하니?” 도라는 꽃송이에 얼굴을 대고 말했다. “아주 좋아해. 너 친절하구나. 고마워.” “아쉽게도 이 꽃은 한창때를 지났어.” “아직 그만하면 싱싱해. 좋은 향기가 나.” 자기의 선물을 도라가 기쁘게 받아 주었으므로 마뉴엘은 기뻐서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그래서 안경을 벗어 손수 건으로 정성껏 안경알을 닦았다. 다음에 땀투성이 얼굴도 닦았다. 마뉴엘이 말했다. “지독한 더위로군.” “이제부터는 죽 내리막이야. 돌아갈 때에는 좋은 기분일 거야.” “그러나 한낮 무렵에는 이 고개를 넘어야만 해. 자아, 출발이야.” 두 사람은 다시 자전거를 탔다. 길을 따라서 펼쳐진 ‘에피넬’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농장을 지났다. 거위 떼가 책책 울고 있었다. 초록빛에 에워싸인 조그만 마을도 지났다. 교회의 탑에 세워진 십자가만이 보였다. 규칙 바르게 돌고 있는 풍차 앞을 지나서 여름철이라 곳곳이 메말라 버린 조그만 내에 걸린 다리 위까지 왔다. 그 다리 난간에는 한 남자아이가 걸터앉아 강에 발을 담그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다리 양쪽에는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도이칠란트군이 대전차호를 파고 있었다. 그 길은 단지 흔한 지방 도로일 뿐, 전쟁에 도움이 되리라고는 여겨지지 않았다. 난간 위의 남자아이는 네 귀퉁이를 묶은 하얀 손수건을 차양 삼아 머리에 쓰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낚싯대를 들고 베를렌의 시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외면서 고기가 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을날 바이올린 구슬피 이어지는 소리는 내 마음을 애절하게 뒤흔드네. 앙투안이었다.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풀밭에는 자전거가 내던져져 있었다. 마뉴엘과 도라는 멈추어 섰다. “좀 낚았니?” 마뉴엘이 물었다. 아직 낚은 고기는 한 마리도 없었지만 앙투안은 느긋하게 말했다. “곧 물 거야.” “쭉 여기 있었니?” “아니, 막 왔어.” 마뉴엘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앙투안은 왜 이렇게 쌀쌀하게 대답하는 것일까. “조금 기다려 주었으면 함께 올 수 있었을 텐데.” 도라가 말했다. 앙투안은 형과 도라 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기슭을 따라서 난 포플러 나무 꼭대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형들이 어디로 갈지 몰랐었으니까.” “폴몬의 가게가 뻔하잖아. 이상한데, 너에게는 벌써 열 번도 넘게 말했을 텐데.” 마뉴엘이 말했다. 쌀쌀한 몸짓으로 앙투안은 낚싯대를 들었다. 얼간이 민물 망둥이가 낚싯줄 끝에서 팔딱이고 있었다. “아아, 그랬지. 틀림없이 들었어.” 앙투안은 천천히 낚시바늘에서 망둥이를 떼어 내며 말했다. 마뉴엘은 땅에 놓은 바구니로 몸을 굽히고 그 안에 있는 장통에서 조심스럽게 지렁이를 골라냈다. “우리는 1시간쯤 뒤 다시 이곳을 지날거야. 그때까지 낚시질을 하고 있겠니?” 마뉴엘은 동생에게 지렁이를 내밀었다. “고마워, 아마 있을 거야.” “그럼 그때 함께 돌아가자.” “그러지 뭐.” 앙투안은 튕기듯이 싸늘하게 대답했다. 마뉴엘은 성질은 좋지만 우스갯소리라는 것을 몰랐다. 앙투안이 일부러 쌀쌀하게 굴었지만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형제들은 마뉴엘을 쉽사리 속여 넘겨 왔다. 모두들 마뉴엘보다 머리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꾀가 많아서 머리가 빨리 돌아갔다. 그래서 늘 마뉴엘을 놀려 주었다. 마뉴엘은 형제들을 사랑했다. 그것은 가족이기 때문이 아니라 ‘동료’로서였다. 마뉴엘은 이렇듯이 형제들 속에 끼어들어 있었다. 마뉴엘은 동생의 쌀쌀한 태도를 보고 지난 12시간 동안을 돌이켜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그럴 만한 까닭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에 두지 않고 떠나려고 생각했다. 한편 앙투안은 곁눈질로 형의 모양을 엿보았는데 그러는 동안에 웃기 시작했다. 낚싯대를 난간에 기대어 놓고 정답게 타박을 주었다. “바보로군. 형을 기다리고 있을 건 뻔하잖아. 그러나 내년의 부활제까지라면 사양하겠어.” 도라도 마뉴엘의 표정에 불안을 느꼈으나 앙투안이 웃었기 때문에 겨우 다시 명랑해졌다. 도라는 마뉴엘의 성질을 잘 알고 있었다. 일곱 형제 가운데에서 가장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 지금 가겠어. 서둘러 돌아올 테니까. 그런데 앙투안, 나 이상한 생각이 들어. 불쌍한 물고기를 겨우 네 마리 가지고 돌아가기 위해서, 그렇게 몇 시간씩이나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다니, 무슨 재미가 있을까?” “도라, 너는 우표를 모으는 것이 취미지? 나는 낚시가 취미야. 알겠어? 낚시는 우표 수집에 뒤지지 않을 만큼 머리를 써야 하는 스포츠야.” “어머, 이상한 말을 하는구나.” 도라는 마뉴엘에게 눈짓을 하고 나서 밝게 맞섰다. “우표 수집은 아주 재미있고, 우리들을 온 세상 어디에나 데려다 줘.” “뭐라고! 과연 그럴까?” “네가 알 게 뭐야.” 여느 때와 같은 동생으로 되돌아간 앙투안에게 마뉴엘이 놀리듯이 말했다. “우표 수집 따위는 나라도 하려면 멋지게 할 수 있어. 정말이야." 앙투안은 발끈하여 말했다. “글쎄 그걸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도라가 놀렸다. 도라는 자전거를 탈 때 다시 말했다. “할 말이 또 하나 있었어, 앙투안. 너 같은 수다쟁이가 몇 시간씩이나 가만히 찌를 노려 보기만 한다는 것이 이상해 못 견디겠어.” “거기엔 까닭이 있지.” “어떤 까닭?” 앙투안은 좀 수줍은 듯이 스스로에게 말하듯 점잔을 빼고 대답했다. “시를 읊고 있어.” 도라는 또 웃었다. “정말이야." “너답구나.” 마뉴엘은 마음속으로는 감탄했으나 형답게 너글너글한 태도로 말했다. 마뉴엘은 앙투안을 형제 가운데서 가장 풍요한 마음을 지녔다고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베를렌의 시겠지? 너는 언제나 베를렌, 베를렌이니까 말이야.” “베를렌뿐만 아니야. 다른 시인의 것도." “하여간 열심히 해라.” "물론이지. 고마워.” “단단히 읊어 두라고.” 이미 앞서 떠난 도라가 되돌아보며 외쳤다. 마뉴엘도 떠났으나 몇 미터 가서 뒤돌아보고 말했다. “자전거는 그늘에 놓아 둬. 햇볕에 놓아두면 타이어가 펑크 날 테니까.” 앙투안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쳇, 당연한 말을 하고 있군. 타이어도 햇볕도 그늘도 나에겐 아무 흥미 없어.” 이렇게 말을 했지만 요즈음 같은 때에는 타이어나 튜브를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폴포르의 시를 읊기 시작했다. 행복은 목장에 있네. 어서 달려가라. 어서 달려가라. 행복은 목장에 있다네. 어서 달려가라. 행복은 사라지려 하고 있네. 만일 다시 한번 행복을 잡으려고 한다면 어서 달려가라. 행복은 사라지려 하고 있다네. 앙투안은 목장 쪽을 보고 불쾌한 표정으로 내동댕이쳐져 있는 자전거를 일으켜 세워 포플러 나무에 조심스럽게 기대어 놓았다. 아침부터 조그만 도시는 술렁거렸다. 그것은 도이칠란트 군인들이 넘쳐흐르는 점령지대의 조그만 도시 같은 음산한 술렁거림이었다. 다시 말해 도시는 불안에 차 있었다. 그 무렵 프랑스에서는 조그만 도시든 큰 도시든 과자집에는 과자가 없고, 차고에는 자동차가 없었으며, 액자 집에는 유리가, 사진관에는 필름이 모자랐고, 철물상에는 못은 물론 매우 필요한 물건조차도 없었다. 양복감을 파는 가게는 두 채에 한 채 꼴로 셔터를 굳게 내리고 있었다. 문을 연 가게에서는 가끔 얼마 안 되는 배급 천을 펼쳐 놓고 있었다. 도시에서도 가장 화려한 거리에 있는 장 조레스 광장 가까이에 한 채의 초라한 가게가 있었다. 그것은 낡은 도구와 골동품을 취급하는 가게였다. 가게 주인의 이름은 폴몬이라고 했다. 폴몬은 갈색 머리에 더러운 차림을 하고 있었다. 옷에는 얼룩이 지고 해진 곳 투성이였다. 때가 낀 손톱의 길게 뻗은 손가락에는 보잘것없는 반지를 끼고 있었다. 그것은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아무리 싼값이라도 사서 끼려고 하지 않는 정도의 물건이었다. 폴몬은 특별한 때에는 사흘마다 면도를 했다. 다른 때에는 수염을 깎는 일이 좀처럼 없었다. 부인 쪽은 금발에 우아하고 마음씨도 좋아 보였으며 깨끗했다. 두 마리의 사냥개, 포와르와 캐롯은 사이가 좋아서 지닌 결점까지도 똑같았다. 폴몬에게는 골동품이나 보석의 매매보다도 우표 쪽이 확실히 돈도 들어오고 자기에게도 즐겁게 여겨졌다. 다른 사람이 여행안내소의 화려한 포스터에 마음을 빼앗기 듯, 폴몬은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섬이 나타이의 아름다운 우표 앞에서 몇 시간씩이나 정신을 잃고 있었다. 우표첩을 대할 때 우표 수집가와 시인, 양쪽의 마음을 모두 느꼈다. 파리에서 피난을 온 마뉴엘과 곧 친해진 것도 두 사람이 우표를 좋아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도라와도 친하게 지냈다. 두세 명의 도이칠란트군 장교가 가게를 찾아오게 된 것은 이 아이와 같은 정열 때문이었다. 폴몬도 도이칠란트 군인을 상대로 하는 것은 싫었지만 장사인 이상 어쩔 수가 없었다. 가게에 와도 도이칠란트군 장교의 욕을 하지 않도록 어린 마뉴엘에게 단단히 이른 것도 폴몬이 마음을 써 주었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마뉴엘과 도라가 회녹색 군복을 입은 밉살스러운 우표 수집가와 마주 대하기 위하여 낡고 초라한 가구가 놓인 폴몬의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사람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오후 2시였다. 거실에서는 크리스틴이 앙투안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언제나 앙투안은 어머니에게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어 했다. 그 점은 동생 루와 아주 닮았다. 앙투안은 까다로운 의논을 해왔다. 두 개뿐인 아이들 방 가운데 하나를 다른 형제들이 뭐라고 하든 자기 혼자서 쓰고 싶다는 것이었다. “저어, 엄마. 장 피에르와 장 자크는 늘 노래하고 바이올린을 켜대서 시끄러워 못 견디겠어. 이래서야 나는 언제 어디에서 글을 쓸 수 있겠어요.” 앙투안은 얼마 전부터 ‘부모들이여, 당신들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진지한 작문을 쓰고 있었다. 그 작문 안에서, 어른들에게 받는 감화, 아이들의 주장, 부모가 자식들에게 말하는 방법 등을 쓸 작정이었다. 앙투안은 전에 언젠가 이 일을 크리스틴에게 설명했었다. “알겠어 엄마? 어른들이 모두 엄마 같지는 않거든.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가 있어. 특히 아들들을 말이야. 나는 그러한 부모들에게 아이를 벌 줄 때, 아이들이 마음속으로 얼마나 반항하고 있는가를 깨우쳐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예를 들어서 말이에요. 엄마, 이해하겠어?” “아주 장하구나.” “이 글이 책으로 나오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지 않아?" 크리스틴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앙투안은 정신없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지금은 그 글을 쓰기 위해서는 조용해야만 한다는 핑계로, 훨씬 전부터 노리고 있던 아이들 방의 하나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어머니와 말다툼이 벌어질 뻔했는데 그때 장 자크가 여느 때와는 다른 태도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 이야기는 중간에 끊어지고 말았다. 장 자크는 문을 노크하지도 않고 갑자기 바람처럼 방으로 달려들어와 외쳤다. “영국 비행기가 우 농장 가까이에 떨어졌어. 조종사는 죽었어. 장교 한 사람은 도망쳤고.” 앙투안은 놀라서 뛰쳐 일어났다. 크리스틴이 말했다. “정말이냐?” “카산이 읍사무소로 알리러 갔어. 벌써 사람들은 모두 산으로 갔어.” “나도 가겠어.” 앙투안은 곧 방에서 뛰쳐나갔다. 그보다 아주 조금 앞서서 루는 서둘러 자전거를 꺼내 타고 산으로 향했다. 크리스틴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망설였다. 사고가 난 곳으로 달려가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본능 비슷한 그 무엇이 못 가게 붙잡았다. 장 자크를 불렀다. 장은 완전히 흥분하여 형제들에게 사건을 알리려고 아이들 방으로 올라가던 참이었다. “장 자크!” 2층 층계 참에서 장은 멈추어 섰다. “왜요, 엄마?” “너는 집에 있는 것이 좋겠다. 특히 마뉴엘과 너는 말이다. 도이칠란트군이 지켜보고 있어. 위험해. 앙투안을 끌고 왔으면 싶은 마음이다.” 근심스러운 듯이 자기를 쳐다보는 어머니의 얼굴을 난간에 기대서서 내려다보면서 장 자크는 세차게 반대했다. 우리들은 이미 다 자랐으므로 위험을 피할 수도 있다. 엄마는 부모다운 걱정 때문에 이렇게 가슴 두근거리는 사건 현장을 우리들에게 안 보여 주려는 것이겠지만. 그러나 크리스틴도 물러서지 않았다. “도이칠란트군이 도망친 장교를 뒤따라 틀림없이 우리 집으로도 찾으러 올 거야. 큰일이 벌어질지도 몰라. 너희들은 엄마 곁에 있거라.” “그러나 엄마." “안 된다니까, 장 자크. 엄마 말대로 해.” 장 자크는 아직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단념한 듯이 말했다. “알았어, 엄마.” 장 자크는 아이들 방으로 올라갔지만 이미 아까의 그 야단스러움은 사라지고 없었다. 크리스틴은 테라스로 나가 집 바깥으로 몇 발짝 내디였다. 꼬불꼬불한 몇 개의 오솔길에서는 색다르게 술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집집마다 문 앞에는 노인이나 여자들이 모여 커다란 몸짓으로 떠들어 대고 있었다. 읍사무소 직원들과 남자들은 벌써 비행기 곁으로 달려갔다. 떨어진 비행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소문이 퍼졌다. 비행기는 미국 것이 되기도 하고, 소련 것이 되기도 하고, 도이 칠란트 비행기가 되기도 했다. 또 세 발 비행기다, 폭격기다, 아니 전투기다, 하며 떠들어 댔고, 조종사에 대해서도 두말할 것 없이 갖가지였다. 크리스틴은 자기 나름의 의견을 갖추어야 할 때가 닥쳐왔지만 멈추어 서서 아직 망설이고 있었다. 읍내를 꿰뚫고 뻗은, 자동차가 한 대 다닐 만한 큰길 어귀께에 읍장이 나타났다. 읍장은 농사꾼 출신으로 이미 꽤 나이가 들었는데, 웬만한 일로는 꿈쩍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 야무진 읍장이 좀 당황한 듯이 크리스틴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비행기가 떨어지는 것을 도이칠란트군이 보고 말았습니다. 놈들은 조종사를 붙잡으려고 우 농장 쪽으로 수색하러 갔습니다. 틀림없이 이쪽으로도 오겠지요. 좀 시끄러워질 것 같군.” 크리스틴은 아이들을 집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단지 장 자크가 앙투안을 데리고 돌아오기만 한다면! 장 자크는 앙투안을 데리고 오지는 않았지만 앙투안은 그다지 멀리 가지 않았었다. 크리스틴이 찾으러 가기 전에 앙투안 쪽에서 돌아왔다. 앙투안은 어머니에게 다가가 옷소매를 끌며 말했다. “엄마! 어서 가요!” 놀라서 돌아다보니 앙투안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그 눈매는 여느 때와는 달랐다. “어떻게 된 노릇이야?” 앙투안은 아무 설명도 하려고 하지 않고 명령하듯이 말했다. “하여간 어서 가요, 어서.” 크리스틴은 무엇인가 큰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아들과 함께 걸어갔다. 두 사람이 문안으로 들어갔을 때, 앙투안이 멈추어 섰다. "엄마, 사실은 조종사를 우리 집으로 데리고 왔어요. 루가 발견했어. 나는 두 사람을 카일 골짜기의 움푹 들어간 양치 덩굴 속에서 만났어. 그래서 마을의 나지막한 곳을 골라 가며 이리로 왔어.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았어. 루는 읍사무소 앞으로 망을 보러 갔어. 도이칠란트군이 오면 당장 알리러 돌아올 거예요." 이렇게 말하고 앙투안은 집 쪽으로 달려갔다. 갑자기 크리스틴은 일이 얼마나 큰 것인가 하는 점과, 아이들은 이런 시대에도 살아남아 자유로이 행동할 수가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거실에서는 도라가 자기 앞에 서 있는 한 사나이에게 오래된 브랜디 술을 한 잔을 권하고 있었다. 한편 장 자크는 빵과 커다란 햄을 가지고 왔다. 사나이는 40살쯤으로 보였다. 통통한 작은 키에 잿빛의 날카로운 눈매를 지니고 있었다. 사나이는 진흙탕으로 더럽혀진 대장복을 입고 있었다. 낙하산으로 떨어지는 장교는 군복을 입게 되어 있었다. 그것은 마기단이 적으로 잘못 알고 공격하지 않도록, 또 도이칠란트군에게 잡혔을 때 전쟁 포로로 대우받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 군인은 법으로는 총살을 당해도 심문이나 고문은 안 당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난폭한 나치스의 일이므로 사실로는 그렇게 법대로는 되지 않았지만. 미셸은 장교를 뚫어지듯이 쏘아 보았다. 장 자크와 장 피에르는 서둘러 침대께로 가서 침대를 벽 쪽에서 끌어냈다. 마뉴엘은 난로 옆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꼼짝도 하지 않았다. 크리스틴은 마뉴엘이 침착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모두들 냉정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크리스틴이 방으로 들어가자 사나이는 마시던 잔을 입에 서 떼고 인사했다. “에베르트 대위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당황하는 조급한 사람들처럼 간단히 진심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에베르트 대위가 말했다. “이 땅에서 실패한 것은 분하기 짝이 없습니다. 댁은 아이들이 많아 위험한 일을 당하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내가, 지휘를 맡게 될 마기단으로 보내는 중요한 서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숨을 곳을 찾을 틈이 없었습니다." 크리스틴은 살짝 미소를 띠었다. 아들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얼마나 화를 낼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은 어린애가 아네요. 맏아들이 마기단 단원이에요. 아이들 일이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그 아이들은 아주 기분 나빠할 거예요." 에베르트 대위는 군사들을 세워 놓고 검열이라도 하듯이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았다. 아이들은 모두 일어서서 얼굴에 굳은 결심을 나타낸 채 꼼짝도 않고 대위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크리스틴 쪽을 보았다. “여러분을 믿겠습니다.” 대위는 살짝 미소를 띠고 말했다. 대위의 말을 신호 삼아 아이들은 다시 방 안을 설치며 일을 시작했다. 장 피에르는 장 자크에게 침대를 가리켰다. “이 일을 계속하자.” 크리스틴도 도왔다. 아이들의 생각을 알고 찬성한 것이다. 침대 둘레에는 나뭇가지와 나뭇잎 무늬가 든 고대 인도의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 커튼 뒤에 벽장이 있었다. 이내 커튼 한쪽이 벗겨지고 벽장이 나타났다. 에베르트 대위는 그 벽장 안으로 들어갔다. 크리스틴은 대위에게 설명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있겠어요. 아이들에게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을 시키겠어요. 침착하게 태연히 하면 모든 일이 잘 되어 갈 거예요. 이런 경우 가장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방법이 가장 잘 통할 거예요.” 이야기하면서 크리스틴은 벽장 속으로 방석을 던져 넣었다. “그다지 거북하시지는 않지요? 벽장문이 꽉 닫히지 않기 때문에 다행히 공기가 통해요.” “아주 좋습니다. 뒷일은 하늘에 맡길 뿐입니다.” 벽장문이 닫혔다. 서둘러 다시 커튼을 달고 침대를 제자리로 밀어붙여 놓았다. 크리스틴은 침대에 누웠다. 장 피에르는 어머니 손에, 산에 있는 브루노를 위해 짜고 있던 스웨터를 들려주었다. 마뉴엘과 도라는 둥근 테이블 앞에 앉아 우표첩을 들척이고 있었다. “담요를 가지고 오겠어. 엄마 다리를 덮으면 좋을 거야.” 장 자크가 말했다. “아니, 얘가. 지금은 6월이다. 멍청이 같으니.” “잊으면 안 돼요. 엄마는 열이 있는 환자예요.” “이 병은 오래갈는지도 모르겠구나.” 크리스틴은 말했다. 그리고 짓궂게 덧붙였다. “환자에게 뜨개질할 힘이 있을지 몰라.” “그럼 편도선이 부었다고 해 두지요. 엄마 같은 사람은 편도선이 부은 것쯤으로는 뜨개질을 놓지 않았으니까.” 장 피에르가 명령하듯이 말했다. 그때 앙투안이 레이스가 달린 솔을 겨드랑에 끼고 돌아왔다. 그리고 침대로 다가가 어머니의 어깨에 조심스럽게 걸쳐주었다. “어느 모로 보나 틀림없는 환자야. 도이칠란트군이 제아무리 난폭해도 제멋대로 굴 수는 없을걸.” 크리스틴은 웃음을 띠고 말했다. “그렇다면 좋겠지만.” 그러나 농담처럼 주고받는 말 뒤에는 불안한 마음이 깃들여 있었다. 도이칠란트군이 집 안을 뒤지러 온다면 친위대 군사일까, 아니면 정규군일까. 만일 에베르트 대위가 낙하산으로 내리는 것을 적군이 보았다면, 친위군이든 정규군이든 빈틈 없이 작전이 서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친위군에 비해 정규군은 속여 넘기기가 쉽다. 그렇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친위군이냐, 정규군이냐, 하는 점이 큰 문제가 된다. 크리스틴은 다시 말했다. “주스틴은 무엇을 하고 있지?” “도이칠란트군이 온다고 하여 떨고 있어요. 대위님이 이 방에 숨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았어요.” “정말 잘 했다. 그러나 네가 브랜디와 빵과 햄을 꺼내는 것을 보았을 거야. 그래도 아무 말 안 했니?” “못 보았어요. 아주 무서워 떨고 있었으니까.” “그럼 주스틴을 이리 좀 오라고 해, 장 피에르. 그 사람을 마음 놓게 해야 해. 그리고 내 거짓 병에 대해서도 말해 두는 편이 좋아.” 장 피에르는 어머니의 말대로 했다. 장 자크가 말했다. “나는 우리 방의 창문으로 거리를 망보겠어.” “조심해야 해.” “물론이에요, 엄마.” 앙투안은 엄마에게로 다가갔다. “모두들 좀 명랑하게 구는 것이 좋겠어. 그래야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일 테니까.” 그리고 마뉴엘과 도라를 가리켰다. “저 두 사람 여느 때와 다름없는 것 같아 보여요?” “그런 것도 같고, 그렇지 않은 것도 같고. 저런 태도는, 비행기가 마을 안 바로 이웃에 떨어졌을 때처럼은 보이지 않아. 너무 태연해 뵈지 않니?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 “글쎄, 이제 주스틴이 왔군요. 바보 같은 짓을 하지 말아야 할 텐데.” 주스틴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못마땅한 듯이 투덜투덜 나타났다. “곧 알게 될 거야.” 크리스틴이 말했다. 주스틴은 마님의 침착한 태도를 보고 마음을 진정시키기보다는 깜짝 놀라 얼굴을 위쪽으로 향하고 슬프게 되풀이했다. “얼마나 무서운 일입니까? 오오, 하느님, 정말 얼마나 무서운 일일까요.” 주스틴의 태도는 그 자리의 불안한 공기 속에서조차 우스 광스럽게 보였기 때문에 크리스틴과 아이들은 까르르 웃어댔다. “마님과 도련님들은 이런 때 어떻게 웃을 수 있습니까요. 얼마나 무서운 일입니까. 나는 얼마나 팔자가 사나운지 모르겠습니다!” 크리스틴은 얼굴빛을 바로잡고 말했다. “그 말대로 웃을 일은 아니야. 그러나 비록 지독한 변을 당한다고 할지라도 할 수 있는 일은 어김없이 하자고. 틀림없이 모든 일이 잘 되어 갈 거야.” 주스틴이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렸다. “마님, 정말입니까?” “그야 정말이고말고. 당연하지.” 크리스틴은 마음속으로는, 겉보기처럼 마음을 놓은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요 몇 시간 동안에 갑자기 나이를 더 먹어 보일 만큼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래도 끈기 있게 주스틴의 힘을 돋우어 주고, 자기는 병으로 누워 있다고 일렀다. 주스틴이 슬퍼하는 모양은 대단했다. 도이칠란트군이 집 안으로 들어올 경우, 그들을 상대하여 놈들을 쫓아 보낼 오직 한 사람이라고 믿었던 크리스틴이 병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실망해 버렸다. 그래서 다시, 크리스틴은 침대에 누워 있긴 해도 걱정할 건 없다고 말하려 했으나, 그때 테라스 쪽으로 난 문이 덜커덩덜커덩 울리고, 루의 하모니카 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나라 일어나, 벌써 한낮이다. 그리고 루는 바람처럼 거실로 뛰어 들어왔다. “놈들이 왔어!" 그와 함께 누군가가 계단을 부리나케 달려내려왔다. 장 자크가 큰 목소리로 알려 왔다. “놈들이 왔어!” 크리스틴은 아이들의 눈을 차례차례 보았다. 말없이 모두를 격려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훌륭하게 행동하라고 전한 것이다. 마뉴엘은 바지 무릎 부분에다 안경을 닦고 있었다. 장 자크와 장 피에르와 앙투안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도라는 몸을 가볍게 떨었다. 주스틴은 점점 두려워져서 이제부터 덮치려는 운명에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여겨지는 부엌에 숨어 버렸다. 루는 어머니에게로 왔다. “대위님은 어디 있어요?” 크리스틴은 인도 천으로 만든 커튼 쪽을 가리키고 나서 근심스러운 듯이 물었다. “친위대냐? 아니면 정규군이냐?” “정규군이야. 그러나 조그만 트럭에 군인이 가득 타고 있고 장교도 한 사람 이상은 있어. 그리고 따로 장교를 세 사람 태운 차가 오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은 친위대야. 놈들은 그 가까이를 지나다가 비행기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나 봐. 그때 트럭에 탄 놈들과 함께 왔어.” 피아노의 건반을 두드리는 듯한 규칙적인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테라스 쪽으로 난 복도의 문을 누군가가 거칠게 두드렸다. “놈들이야.” 앙투안이 속삭였다. “가서 문을 열어 줘.” 크리스틴이 말했다. 거실에는 죽음과 같은 침묵이 흘렀다. 앙투안은 조금 파랗게 질려서 발소리를 내지 않고 방을 가로질러 갔다. 창문께에 루가 본 세 사람의 장교가 서 있었다. 앙투안은 침착하게 걸쇠를 벗겼다. 세 사람 가운데 가장 젊은 장교가 거만하게 물었다. “이 집에 누가 살고 있느냐?” 장교는 정말로 모르는 모양이었다. 앙투안은 어머니의 이름을 댔다. “꼭 만나고 싶다.” 젊은 장교가 다시 말했다. 다른 두 장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앙투안은 앞장서서 도이칠란트 군인들을 거실로 안내했다. 문지방께에서 장교들은 많은 남자아이들과 예쁜 크리스틴과 꽃에 놀라 멈추어 서서 가죽 장화 뒤꿈치를 찰싹 붙인 뒤 인사를 했다. 친위대 장교는 팔을 위로 들며 "하일 히틀러!”라고 나치스식의 인사를 했다. 크리스틴은 예의 바르게, 그러나 싸늘하게 고개를 조금 숙여 답례를 했다. 30살이나 35살쯤 된 친위 대 장교는 크리 스틴 쪽으로 나아가 우뚝 서 있는 아이들을 가리켰다. “당신 아이들이오?” “네, 그래요.” 장교는 이번에는 마뉴엘과 장 자크를 가리켰다. “학생이오?” “지금은 농사와 노동 일을 하고 있어요.” “바깥양반은?” “됭케르크에서 소식이 끊어졌어요.” “부인은 무슨 일을 하지요?” 이 거만한 질문에 크리스틴은 아주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 기품 있고 꾸밈없는 태도는 친위대 장교의 태도와 기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흠, 작곡을 한다고? 어떤 노래지요?” 무뚝뚝하게 물었다. 상대편 물음을 되퉁겨내듯 이번엔 크리스틴이 물었다. 형식적인 조사 중에 천진한 질문을 받은 장교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듯했다. 크리스틴은 솔직하게 흥미 깊은 듯이 물었던 것이다. “당신도 음악을 하시나요?” 친위대 장교는 놀라서 그때까지의 부드러운 태도를 바꾸어 크리스틴을 훑어보았다. 그러나 조금은 사람 좋고 정다운 구석이 있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크리스틴의 말에 가장 나이 든 장교의 눈이 즐거운 듯이 빛났다. 그 장교는 곧 60살이 될 듯한 대령이었다. 보기에 군대의 중요한 자리를 맡고 있는 듯했다. 아이들의 표정이 대번에 밝아졌다. 세 번째 장교는 어떤 말이 오고 가는지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친위대 장교는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다. “나는 도이칠란트 음악을 사랑하오. 도이칠란트 사람들은 모두 도이칠란트 음악을 사랑하오.” “알고 있어요.” 크리스틴은 반은 즐거운 듯 반은 진지하게 말했다. “나도 프랑스 음악을 사랑하니까요.” 친위대 장교는 뱀이 뒤꿈치라도 문 것처럼 깜짝 놀랐다. 그러나 크리스틴의 천진한 태도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듯 엉뚱하게 위대한 도이칠란트와 히틀러 총통을 찬양하는 말만을 던졌다. 그러나 그 연설도 네 번째 장교가 갑자기 방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중간에서 그치고 말았다. 그 장교는 대령 쪽으로 가서 부지런히 의논했다. 대령은 상을 찌푸렸다. 크리스틴은 도이칠란트어를 할 줄 알았기 때문에 네 번째 장교가, 비행사를 찾고 있는 소대의 소대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장교는 수색에 실패했다는 말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으러 온 것이었다. 친위대 장교는 거칠게 두 사람의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마을 대표자를 10명 잡아 둬. 그리고 앞으로 10시간이 지나도 비행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놈들을 총살하라.” 대령은 불안한 듯이 입을 다물었다. 도라는 여전히 침착한 듯한 태도를 하곤 있었지만 이빨이 부딪쳤다. 왜냐하면 되어 돌아가는 모든 일이 부모가 게슈타포에게 잡혔을 때와 똑같았기 때문이다. 미셀은 파랗게 질려 버렸다. 크리스틴은 결심한 듯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도이칠란트 말로 말했다. “이야기를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친위대 장교가 먼저 꼬투리를 잡았다. “도이칠란트 말을 할 줄 안다는 것을 왜 미리 말하지 않았소?” “묻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무슨 말을 하려는 거요?” 크리스틴은 남자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번엔 프랑스 말로 말했다. “만약 볼모를 잡아 두어야만 한다면 이 집에도 적어도 3명은 그 희망자가 있어요.” 크리스틴의 신호에 남자아이들은 어머니 곁에 와서 나란히 섰다. 대령은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댁과는 아무 관계없는 말이오.” 크리스틴은 웃었다. “아니, 그렇지 않아요. 우리 집은 옛날부터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아왔어요. 그러므로 이 집에 사는 사람은 마을 사람들에게 의무가 있어요.” 늠름한 남자아이들, 눈부신 빛깔의 장미꽃, 새파란 자양화. 이렇듯 우아하고 온화한 환경에 둘러싸인, 하얀 레이스 옷을 입은 크리스틴과 비행사를 둘러싼 비통한 상황과는 너무나 두드러지게 달랐다. 대령은 그 순간 오스트리아에 두고 온 자기 집을, 거실을, 딸을, 아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두 눈 사이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 친위대 장교는 안달이 났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만 할 막바지로 몰렸다. 마지막으로 방 안으로 들어온 장교에게 마뉴엘이 조심조심, 그러나 단단히 결심하고 다가간 것은 그때였다. 그 장교는 앞으로 수색할 방향에 대한 지시를 받고 있는 참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마뉴엘은 매우 침착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침착한 마뉴엘을 보고 크리스틴은 과연 자기 아들이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도이칠란트 장교들도 아이들도 무척 놀랐다. 또한 장교가 마뉴엘이 내민 손을 망설임 없이 잡았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은 한층 더 놀랐다. 크리스틴의 머리에 번개처럼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 장교는 우표 수집가로 마뉴엘과 알고 지내는 사람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도라도 앞으로 나갔다. 장교는 상관에게 어디에서 어떻게 마뉴엘을 알게 되었는가를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 장교들은 의논하기 위해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다. 장교들이 나지막한 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마뉴엘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 어머니를 돌아다보았다. '나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할까?'이러한 걱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에베르트 대위와 마을 대표자들을 생각하여 마뉴엘이 도이칠란트인 장교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하늘의 도움으로 여기고 하느님에게 감사했다. 장 자크와 장 피에르, 미셀은 장교 쪽을 보고 있었는데 마뉴엘에 대해선 이날의 일 가운데에서 가장 불쾌한 일로 여겨져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심정이었다. 앙투안과 루가 마뉴엘에게 다가가서 속삭였다. 먼저 앙투안이 못마땅한 듯이 말했다. “아주 훌륭한 교제를 하고 있군그래.” 루도 내뱉듯이 말했다. “도이칠란트 사람에게 아양을 떨고 말이야!” 그리고 두 아이는 주먹을 쥐었으나 그 주먹으로 마뉴엘을 때릴 수는 없었다. 둘 다 도라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도라는 마뉴엘이 말하는 대로 행동할 뿐인 여자아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마뉴엘은 두 동생을 근시인 눈으로 딱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한 변명은 하려고 하지 않고 두 마리의 강아지에게 싸움을 걸린 순한 큰 곰처럼 어깨를 조금 움츠렸다. 그러나 그 태도는 자기가 불러일으킨 미움을 누그러뜨리는 구실을 해내지는 못했다. "형, 뻔뻔스러워.” 앙투안이 중얼거렸다. 루가 원망스럽다 든 듯 덧붙였다. “아주 낯짝이 두껍군.” 도이칠란트인 장교들은 아이들 쪽으로 돌아왔다. 늙은 대령이 크리스틴에게 말을 걸었다. “모든 일을 빈틈없이 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제부터 내 부하 한 사람이 이 집 안을 수색하겠습니다. 아들 가운데 누구 두 사람만 따라오도록 하십시오.” 크리스틴은 이름을 불렀다. “앙투안, 장 자크.” “알았어요. 엄마.” 두 아이는 함께 대답했다. 두 아이는 곧 친위대 장교를 따라 방에서 나갔다. 앙투안은 어머니가 한 것 같은 흠잡을 데 없는 방법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이 방 안에 있는 것 가운데 특히 숨을 만한 곳은 벽장입니다. 물론 어머니께서는 그것을 아주 편리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오늘 같은 날은 일에 대해서 말씀하고 싶으시겠지요?” 마뉴엘의 얼굴에는 감탄과 두려움이 떠올랐다. 우표 수집가인 장교는 다시 마뉴엘을 붙잡고 우표 이야기로 화제를 끌고 갔다. 그리하여 도라까지 데리고 세 사람은 아이들 방으로 갔다. 크리스틴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 대령은 다른 두 장교에게 명령을 내렸다. 두 사람은 곧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고 나서 대령은 소파를 침대 가로 끌고 갔다. “이 마을에도 댁에도 딱한 일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소만.” 대령은 근심스러운 듯이 말했다. 마치 그 말은 대령이 얼마나 딱한 처지에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마음이 약한가를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이어서 대령은 이번에는 매달리 듯이 말했다. “나는 오스트리아 사람이오.” 리스틴은 여전히 처음 인사했을 때처럼 싸늘하게 품위를 지키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다. 대령은 말을 이었다. "우리 형제 가운데 셋은 소련군에게 잡혔소. 우리 집도 아이들 부자인지라." 대령의 얼굴은 그 순간 옛 추억으로 흐려졌다. “두 아들은 튀니지에서 전사했소. 집은 폭격으로 무너지고 집사람은 슬픔 때문에 건강을 해쳤소. 우리들은 짓밟히고 있소. 우리 도이칠란트군 가운데서도 걱정과 미움으로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그것을 잘 알고 있소. 우리 앞에는 어떠한 미래가 남아 있단 말이오." 대령의 말을 들으면서 크리스틴은 조금 측은함을 느꼈다. 그러나 이 도이칠란트 군인의 권총알이 내일이라도 아들 브루노를 쏘아 죽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난날이 미래를 단절시켜요. 미움에 내일은 없어요.” 크리스틴은 엄격하게 말했다. 대령은 긴장하여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일어서더니 피아노를 향했다. “이것은 나에게 남아 있는 단 하나의 정열을 불러일으키는 물건이오.” 뚜껑을 열면서 힘없는 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훌륭한 악기를 대한 것은 몇 달 만인지 모르오. 나는 바로 조금 전에 오스트리아 사람이라고 말했지요. 음악에 국경은 없소. 그렇다는 것을 한번 보여 드리고 싶은데 괜찮습니까?” 크리스틴은 영국 방송이 도이칠란트군의 높은 지휘관들의 사기에 대해서 올바르게 알려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히틀러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아직 태연하다고 하지만 거의 모든 군대와 장교들은 이 대령처럼, 눈앞까지 닥쳐 있는 후퇴나 어떻게 될지 모를 미래, 넓은 전선에 걸친 결정적인 패배 등 어두운 그림자에 떨기 시작하고 있다. 대령은 피아노를 향하고 앉았다.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건반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쳐 보아도 괜찮습니까?” “물론이에요.” 대령은 눈을 감고 사람의 어떤 힘으로도 다시 찾을 수 없는 아득하고 아득한 지난날을 생각하고 베를리오즈, 리스트 베토벤을 뒤섞어 쳤다. 그러고 나서 갑자기 크리스틴 쪽으로 돌아앉아 멘델스존의 ‘가을’을 치기 시작했다. 크리스틴과 루는 서로 마주 보았다. 두 사람은 같은 기분이었다. 다만 크리스틴 쪽은 이성적이고 루는 본능적이었다. 두 사람은 나치스가 금지하고 욕설을 퍼부어 대는 유대인 작곡가 멘델스존의 ‘가을’이 이러한 사람에 의해 연주되는 그 뜻을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대령의 괴로움과 가슴 아픈 후회, 그리고 이 집에 대한 경의를 아울러 지니고 있었다. 루는 하모니카를 꺼내 반주를 시작했다. 크리스틴은 생각했다. '만약 친위대 장교가 이 연주를 듣는다면, 대령은 러시아 전선으로 보내지고 우리 들은 실레지아로 유형하고 여기에는 벽장 속에 있는 에베르트 대위만 남게 되겠지. 그러나 그렇게 되면 오늘의 주인공인 대위는 어떻게 겨우 위험에서 벗어날 수는 있을 거야.' 가을의 끝 악장과 함께 피아노 소리는 멎었다. 대령은 일어서고 이번에는 루가 피아노에 앉았다. 대령은 머리에 가볍게 손을 대고 루를 빤히 보았다. 그리고 마음이 흐트러졌는지 입을 다문 채 방에서 나갔다. 그러는 동안 복도에서 도이칠란트 말로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말소리도 멀어져 갔다. 그러자 앙투안, 장 자크, 마뉴엘, 도라, 4명이 잇따라 나타났다. “했니?” 크리스틴이 근심스럽게 물었다. “말 말아요!” 앙투안이 겨우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모두들 그날 밤만은 위험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지옥에라도 간 것 같았어, 정말.” 아직 아무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주스틴은 장작 곳 간에서 정신없이 묵주를 넘기며 기도드리고 있었다. 앞치마를 머리에 매고. 에베르트 대위를 벽장에서 나오게 하여 힘이 나도록 격려한 뒤 일이 잘 되어 간 것을 축하했다. 그날 밤 누구에게서 보고를 받았는지 마기단에서 브루노가 대위의 길 안내를 하러 왔다. 낡은 집에서는 모두들 마른하늘에서 날벼 락처럼 떨어진 뜻밖의 사건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 때문에 이 집에 대위가 들어오는 것을 그 누구도 본 일이 없을 터인데도 마기단이 그 사실을 환히 알고 있었다는 이상한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마뉴엘만은 그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도라에게 말했다. “도이칠란트인들이 나간 뒤 루는 대체 어디로 갔을까?” “알 수 없는데, 왜?” “아니 대단한 건 아니고 좀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어떤?” “나중에 말해 줄게.” 도라는 끈덕지게 캐묻지는 않았다. 새벽 2시였다. 도라는 졸음이 와서 그날의 갖가지 사건들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외국 방송을 못 듣도록 도이칠란트군은 엄격하게 금지시키고 있었지만, 그러한 것은 상관없이 모든 프랑스 사람들이 듣고 있었다. 크리스틴은 거의 매일 밤 9시 15분이 되면 거실에서 아들들에게 에워싸여 런던에서 보내는 방송을 들었다. 그날 밤 크리스틴은 미셀의 단벌옷인 반바지를 입기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었기 때문에 루가 방에서 나간 것을 깨달은 것은 런던 방송이 끝날 무렵이었다. “아니, 루는 어디 갔니?” “몰라요, 엄마.” 미셀이 말했다. "틀림없이 마을을 서성거리겠지, 뭐.” 마뉴엘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저녁 식사를 한 바로 뒤 루가 광장에서 마리, 카산과 함께 있는 것을 보았어요.” 도라는 말했다. 장 피에르는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을 되풀이했다. “녀석의 일 따위는 근심할 것 없어.” 앙투안은 어깨를 움츠렸을 뿐이었다. 장 자크가 말했다. “녀석은 곧 어떻게 다루어 볼 수 없는 개구쟁이가 될 거야. 슬슬 바싹 죄는 게 좋을텐데.” “그건 그렇고, 대체 어디로 갔을까? 장 피에르, 찾아봐 다오.” 크리스틴이 되풀이해서 말했다. 장 피에르는 런던 방송을 다 듣고 나서 낡은 잡지의 ‘만인을 위 한 독본’을 들추고 있었는데, 시무룩해진 듯 고개를 들었다. “쳇! 언제나 이렇단 말이야. 루가 바보 같은 짓을 하고는 우리들이 지독한 꼴을 당하거든.” 말은 이렇게 했으나 장 피에르는 일어서서 문 쪽으로 갔다. “나도 함께 가겠어. 엄마 안심해요. 우리들이 곧 찾아볼 테니.” 앙투안이 말했다. 크리스틴은 새 명주실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바늘에 실을 꿰면서 말했다. “그래도 아직 그렇게 늦지는 않았어. 그러나 불을 끄라는 신호가 난 뒤에는 헤매 다니지 말아라.” 마뉴엘과 도라는 크고 둥그런 테이블 위에서 우표첩을 정리하고 있었다. 장 자크는 적의 어린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 둘은 언제나 집안일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 장은 일어나서 어머니에게로 갔다. “엄마 괜한 생각은 하지 말아요. 우리들은 세상 끝까지라도 여기에 있겠어요. 위험한 짓 따위는 절대 안 할 거야.” “그걸 누가 장담할 수 있겠니, 길을 잃고 헤맬 때 도이칠란트 순찰 군에게 부딪칠지도 모르잖아. 물론 지난주, 여기에서 일어난 소동은 그 누구에게든 이야기하지 말기로 하자.” 미셀이 입을 열었다. “그저께, 로비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6시가 지나 어슬렁거렸다고 해서 세 사람의 도이칠란트 군인이 데려가려고 했었대요.” 크리스틴은 장 자크 쪽으로 돌아앉았다. “엄마 말, 알아들었지?” “알아듣고말고요. 그러나 루에 대해서는 근심할 것이 없어요.” “그렇지만, 요번엔 브튀넬에서 한 도이칠란트 군인이 총에 맞아 죽은 대신 읍장님과 부읍장님이 총살당했어.” 장 자크는 말없이 방 안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다. 15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났다. 크리스틴이 불쑥 말했다. “그 두 아이까지 모두 안 오니 어떻게 된 노릇일까?” 그때 마뉴엘이 겨우 우표첩에서 얼굴을 들었다. “셋이서 노는 대신 다섯이서 논다는 것뿐이야. 대단한 일은 없을 거예요.” 도라의 빨강 머리가 바람결에 흩날렸다. “앙투안과 장 피에르가 엄마가 기다린다는 것을 잊어버릴 까닭이 없어요.” 크리스틴이 귀를 곤두세웠다. “아니, 그 애들이다!” 복도에 어지러운 발 소리가 나고 문이 거칠게 열렸다. 방 안으로 들어온 것은 앙투안과 장 피에르뿐이었다. “어머, 루는 못 찾았니?” “카산과 자전거를 타고 라 자스로 갔어.” 크리스틴의 얼굴은 분노와 불안으로 파랗게 질려 버렸다. “라 자스라고? 이렇게 밤늦게?” 장 피에르는 아까 읽던 ‘만인을 위한 독본’이 놓여 있는 곳으로 갔다. “엄마, 다른 사람 아닌 루 아녜요. 놀랄 것 없어요. 그러나 이번엔 한번 크게 혼내 주어야만 할 거예요.” 앙투안이 진지한 얼굴로 크리스틴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마뉴엘이 물었다. “지금 몇 시죠?” 크리스틴은 손목시계를 보았다. “11시 15분이야!” 마뉴엘은 여전히 침착하게 마르티니크 섬의 우표 시리즈 마지막 한 장을 조심스럽게 핀셋으로 집어 들고 말했다. “틀림없이 바깥을 서성댈 시간은 아니로구나.” “정말 그래.” 장 자크가 말했다. 도라와 마뉴엘은 서로 마주 보았다. “그렇더라도 대단할 것은 없어.” 그러나 아무도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는 않았다. 다시 크리스틴이 말했다. “이렇게 밤늦게 라 자스에서 무엇을 할까?” “쓸데없는 내기를 하러 간 것 같아요.” “무슨 내긴데?” 이번에는 앙투안이 대답할 차례였다. “자스까지 1시간 안에 다녀올 수 있나 없나, 빵 가게 쟈노와 내기를 했대요.” “저런, 멍청이 같으니!” “엄마, 루는 그런 애야.” “돌아오면 단단히 혼내 주어야지.” 아이들은 엷은 웃음을 주고받았다. 어머니가 루를 혼내 주다니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크리스틴은 일어나서 그때까지의 일을 정리했다. “너희들은 그만 자거라. 엄마가 루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 “조금만 더 있게 해 줘요. 네? 엄마.” 장 피에르가 떼를 썼다. “혼자 자지 않고 기다리겠다니, 얌체 같으니,” 다른 아이들이 투덜거렸다. “안 돼, 안 돼. 모두 방으로 가거라. 내일이 있잖아. 모두 함께 지쳐 버릴 수는 없잖니.” “그러나.” “안 돼. 가서 자.” “네, 알았어요, 엄마.” 그 이상 불평을 하지 않고 아이들과 도라는 방 안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 일이 끝나자 차례차례 어머니에게 잘 자라는 키스를 하고 진심이 깃든 격려의 말을 했다. 그러고 나서 서로 마구 지껄여 대면서 방에서 나갔다. 한참 뒤, 2충 아이들 방에서는 신음하듯 둔한 소리, 덜커덩덜커덩 가구를 움직이는 소리, 거칠게 문을 닫는 소리도 사라지고 집 안은 조용해졌다. 아래층에서는 크리스틴이 피아노가 있는 곳만 남겨 두고 다른 방의 불을 모두 껏다. 크리스틴은 잠깐 동안, 마르탱의 커다란 사진 앞에 서있었다. 만약 마르탱이 여기에 있다면 좀 더 믿음직스럽고 일도 쉽게 풀려나갈 것이다. 마르탱이 있는 것만으로 모든 어두운 그림자가 쫓겨갈 것이다. 지금 마르탱은 어디에 있을까? 브루노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피아노로 다가가 1830년에 만든 이상한 모양의 의자에 앉았다. 마르탱이 그 의자를 폴몬의 가게에서 우쭐해서 운반해 왔을 때 크리스틴은 웃어댔던 것이다. 그것은 아주 흉하게 보였지만 마르탱은 진기한 것을 얻었다고 기분 좋아했다. 마르탱은 크리스틴이 웃는 바람에 그 속을 잘 알 수 없어 서 물었다. 그 의자가 마르탱의 마음에 든 까닭은, 다른 것과 색다르게 생겼기 때문이다. 함께 보낸 오랜 세월 동안, 마르탱은 언제나 크리스틴에게 마음을 써 주었다. 어쩌면 그리도 루와 닮았을까. 크리스틴은 피아노 뚜껑을 들었다. 그리고 건반 위에 손가락을 놓으려고 했을 때 근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크리스틴은 문을 향하여 외쳤다. “들어와!” 들어온 것은 마뉴엘이었다. 잠옷을 입은 채로 아리송한 엷은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어색한 태도로 어물거렸다. “이야기 좀 해도 돼요?” 크리 스틴은 선선히 대답했다. “암 되고 말고. 무슨 일이지?” 마뉴엘이 조금 다가왔다. “내가 루를 찾으러 갔었으면 좋았을 렌데.” “무슨 소리냐. 바깥을 싸돌아다니는 건 루 하나면 충분해.” 마뉴엘은 어머니를 빤히 보았다. 크리스틴은,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그 눈빛을 보고 알아차렸다. 그것은 동생 한 사람 한 사람과 견주어 보아 자기는 도이칠란트군의 총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었다. 마뉴엘은 꽤 많은 적들을 알고 있었다. 크리스틴은 자기도 모르게 싸늘해졌다. “마음은 고맙다. 그러나 루는 언제나 잘 빠져 다니는 아이야.” 어머니의 싸늘한 태도에 마뉴엘은 서글픈 듯이 맥이 빠져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럼 안녕, 엄마.” 마뉴엘은 문을 닫으려고 했다. 그러자 크리스틴의 마음은 부드러웠다. "마뉴엘! 엄마에게 키스 안 해 주니? ”어머니의 다정한 말에 굳어졌던 마뉴엘의 얼굴은 기쁨으로 빛났다. “물론 하고 말고요.” 크리스틴은 아들을 안고 그 볼을 가볍게 토닥여 주었다. “그럼 잘 자라.” 그러나 마뉴엘은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엄마!” “왜?” “무슨 곡이든 쳐 줘.” 그날 밤은 불안과 지난 추억으로 괴로운 크리스틴이었지만 웃기 시작했다. “어머! 우표 말고 좋아하는 것이 있었니?” 마뉴엘은 좀 슬픈 듯, 그러나 부드럽게 웃었다. “왜요? 안 되나요?” “안 되다니, 당치않은. 그런데 무슨 곡을 쳐 줄까?” “어제 엄마가 치던 리스트의 무엇인가 하는 그 곡이 좋아요.” 크리스틴은 놀라서 마뉴엘을 쏘아보았다. 이 나이 또래의 남자아이들이란 언제나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전주곡 말이지? 알겠어.” 크리스틴은 꿈이라도 꾸는 듯 엄숙한 마음으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양탄자 위에 앉은 마뉴엘은 안경 낀 눈으로 어머니를 빤히 바라보며 진지하게 정신없이 들었다. 제2악장에 접어들었을 때,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문을 여는 소리가 뚜렷이 들렸다. 크리스틴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마뉴엘은 단념한 듯이 즐거운 일, 멋진 일은 오래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일어섰다. 루가 돌아왔다면 자기는 나가 주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 것이다. 복도에는 루가 바람에 머리칼을 흩날리며 거실에서 새어 나오는 빛 속에 웃음을 띠고 서 있었다. 크리스틴은 화가 난 듯 보였다. “어디에 갔었지?” 루가 대답했다. “라 자스에 갔었어.” “무엇 하러?” “카산과 함께 말이야.” 루는 핑계를 대듯 엉뚱한 대답을 했다. “카산과 함께였든 아니든 아무래도 상관없어. 벌로 오늘 밤부터 한 달 동안 네 자전거를 맡아 두겠다.” 크리스틴은 루로서는 그것이 가장 견디기 힘든 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생각한 대로 루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그건 안 돼. 제발 안 돼요, 엄마. 다른 벌이라면 무엇이든지 좋지만 자전거만은 용서해 줘요.” “아니 그렇게 하겠다. 오늘 밤처럼 네 멋대로 굴어도 좋다고 생각하니? 엄마가 걱정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않니?” 루는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엄마는 늘 두려워하고 있어.” “그러나 불 끄는 시간만은 지켜야 한다!” 루는 팔을 쳐들어 도이칠란트군이 저희 멋대로 정한 소등 시간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지어 보였다. “알겠지? 앞으로는 깊이 생각해서 해라. 엄마는 자전거가 없는 편이 너를 위해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그때 쭉 입을 다물고 있던 마뉴엘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엄마, 루는 자기 자전거가 없으면 우리 자전거를 탈 거야. 그리고 다시 똑같은 짓을 할 걸 뭐. 다른 벌이 좋을 것 같아요.” 루는 화가 나서 마뉴엘을 노려 보며 거칠게 쏘아 주었다. “넌 네 걱정이나 해!” 마뉴엘은 말다툼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저녁 인사를 하고 불을 켠 뒤 층계 쪽으로 갔다. 가는 길에 루 앞을 지나야만 했다. “엄마가 자전거를 빼앗으면 내 것을 타도 좋아.” 마뉴엘은 나지막한 소리로 속삭였다. 루는 뜻밖의 말에 놀라 형을 바라보았다. 대체 어찌 된 일일까. 남자아이들은 저마다 자기의 자전거를 소중히 아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절대로 남에게 빌려 주지 않는다. 또 지금까지 마뉴엘이 어머니의 분부를 거역한 적은 없었다. 그런 마뉴엘의 태도가 이렇게 달라진 것은 틀림없이 루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일 것이다. 마뉴엘은 자기가 외돌토리가 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꼴을 신물이 나도록 당해 왔었다. 그러나 만약 그가 그러한 일로 루를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이었다. “고마워. 그러나 자전거를 타야만 할 때에는 장 피에르나 미셸 것을 빌어 타겠어.” 마뉴엘은 좀 실망한 듯 되는 대로 안경을 고쳐 쓰고 어머니가 지은 자장가를 노래로 부르면서 천천히 층계를 올라갔다. 문득 한 생각이 루의 머릿속을 스쳤다. '마뉴엘이 저 노래를 한 것은 무슨 뜻이 있어. 아니 그럴 리는 없지. 루, 헛소리 마라.' “루, 거기에서 뭘 중얼거리고 있니?” 거실로 돌아온 크리스틴이 말했다. “이리 오너라, 루. 라 자스에 갔다 온 일은 아직 끝장이 안 났어.” 루는 건성 뜬 걸음걸이로 어머니에게 갔다. “알고 있어요, 엄마.” “루, 너는 네가 하는 행동을 알고 있니? 자신을 엉뚱한 멍청이라고 자랑하고 싶니?” 조금 전에 마뉴엘이 한 것처럼 루도 어머니의 발치께에 앉았다. “벌 내리지 말아 줘.” 루는 크리스틴의 옷에 볼을 비벼댔다. “그러나 루." “알았어. 자전거 따위 없어도 돼. 그러나 화내지 말아요. 엄마에게 야단맞는 건 정말 괴로워.” “너는 정말 어린애로구나.” 루는 윗몸을 벌렁 젖혔다. 조그맣고 순한 얼굴이 완전히 짓궂게 변했다. “엄마는 언제까지나 우리들이 어린애 그대로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나 엄마, 그건 잘못이야. 아주 달랐어.” "그런 걸 몰랐다.” “언젠가 알게 될 때가 올 거야.” 크리스틴은 당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좋겠지만.” 두 사람은 이내 웃기 시작했다. 낡은 집 안에서 루와 어머니는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렇게 하여 꽤 시간이 흐른 뒤, 크리스틴은 루를 자기 방으로 보냈다. 어머니와 해어진 루는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가 미셸과 둘이서 쓰는 방으로 들어갔다. 미셸은 이미 푹 잠들어 있었다. 미셸이 잠들어 버리면 어떠한 소리가 나도, 아무리 집이 흔들려도 깨지 않는다는 것을 루는 잘 알고 있었어. 루는 자기가 기르는 사이좋은 두 마리의 개구리에게로 다가갔다가 생쥐 한 쌍의 모양을 살펴보았다. 그러고 나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힘찬 동작으로 옷을 벗자 방 안에 닥치는 대로 내던졌다. 스웨터는 시계에 걸렸다. 양말은 아래로 떨어져 한쪽은 사전 위에, 한쪽은 생쥐 집에 걸렸다. 그때 생각을 고쳐먹고 한숨을 쉬면서 다시 옷을 모아 접어서 의자 위에 단정히 놓았다. 어머니에게 옷을 단정히 개켜 놓겠다고 약속한 것이 생각났던 것이다. 루는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이젠 등불을 끄고 침대에 기어들어갈 일만 남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살그머니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루는 마음에 꺼림칙한 구석을 갖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마뉴엘에게 가서 화해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루가 방을 나가자 크리스틴도 2층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 침대로 들어가 바로 요즈음 지은, 화초와 여행을 주제로 한 노래에 붙일 곡을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어느새 잠들어 버렸다. 날이 조금씩 밝아왔다. 그에 따라서 엷은 햇살이, 뒤이어 강한 햇빛이 비쳐들기 시작했다. 그때 창문 덧문에서 누군가가 던진 듯한 돌이 둔한 소리를 내고 퉁겨졌다. 크리스틴은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 이어서 또 하나, 완전히 잠에서 깬 크리스틴은 침대에서 빠져나와서 창문으로 다가갔다. 도중에 책상 위의 자명 시계를 힐끗 보았다. 아직 5시가 안 되어 있었다. 창문을 확 여니 맏아들 브루노가 테라스에서 있는 것이 보였다. 브루노는 2층을 쳐다보며 어머니의 기척을 살피고 있었다. “어머니, 안녕.” “아니 왜 찾아왔니?” “엄마에게 볼일이 있어서요.” “무슨 일이 일어났니?” “네, 좀 할 이야기가 있어서요. 안에 들어가도 좋아요? 부탁해요.” “곧 내려가겠다. 그런데 중대한 일이냐?” “네, 중대한 일이에요.” 크리스틴은 이마에 주름을 잡았지만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첫째, 창문으로는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었다. “실내복으로 갈아입을 테니까 좀 기다려.” 10분 뒤, 아직 조용한 집 안에서 크리스틴과 브루노는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커피라고는 하지만 보리나 밀, 도토리 열매 따위를 섞은 것이었다. “적의 공격을 받았구나. 몇 시쯤?” “한밤중이에요. 놈들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그렇지 않으면 피해가 더 많았을 거예요.” “부상자가 나왔니?” “경상자가 세 사람, 그리고 한 사람이 중상이에요. 셀 의사 선생님이 아직 집에 안 돌아오셔서 우리들은 무척 난처한 지경에 빠져 있어요. 부인의 얘기로는 의사 선생님은 한밤중에 급한 환자가 있어서 먼 농장으로 왕진을 가셨다는 거예요. 그러나 어머니가 계셔서 다행이에요.” “급히 서둘러 준비하마. 상처 소독과 응급 처치만이라도 하기로 하자. 내가 응급 처치를 해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테니까.” “감사합니다.” “가만히 놓아두는 것보다는 나을 게다. 자아, 빵과 치즈를 먹어라. 자, 먹어. 먹어야 해. 너는 꽤 많이 자란 것 같구나. 이제 다 자랐어. 이거, 머릿속이 터질 것 같네.” 브루노는 몸도 마음도 건강한 훌륭한 청년이었다. 모든 어머니들이 바라고, 크게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청년이었다. 브루노는 급히 빵과 하얀 치즈를 먹었다. “그곳에서는 식량은 모자라지 않니?” 브루노는 그러한 일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어깨를 추슬렀다. “그럭저럭.” “그러나 모자라지?” “달리지는 않아요. 겨우겨우 꾸려 가요.” 옷을 다 갈아입은 크리스틴은 거실의 약장 앞에 섰다. 그리고 곧 필요한 약품을 골라내서 챙기고 난 뒤 모직 옷을 가지러 다시 복도로 돌아왔다. 그날은 더워질 것 같았으나, 이른 아침이라 산길은 추웠다. 브루노는 배불리 먹고 나서 크리스틴에게로 왔다. “먼저 가서 라 자스 네거리에서 기다리고 있거라. 나는 낮은 곳과 루이르의 분지를 빠져서 거기에서 만나기로 하자. 그 편이 안전하니까.” “옳은 말이에요.” “마을 사람들은 믿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 엄마는 함부로 말하거나 가볍게 행동하는 것은 조심하고 있단다. 이 시간에 우리들이 마을을 지나는 것을 보면 모두들 예삿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거야. 소문 거리가 되거든. 이 마을 사람들은 아주 상상력이 풍부하니까!” “네, 어머니 말씀이 맞아요.” “네가 떠난 5분 뒤 나도 떠나겠다. 자아 곧 떠나자.” “알았어요. 그럼 먼저 떠나겠어요. 어머니.” 브루노는 성큼성큼 큰 걸음걸이로 힘 있게 걸어서 멀어져 갔다. 크리스틴은 한참 사이를 두었다가 이윽고 살그머니 테라스 바깥으로 나갔다. 그 뒤 마을의 낮은 곳을 지나 겨 울철에는 급류가 되어 흐르지만 여름철인 지금은 거의 메마른 실개천을 건너 골짜기 언덕길을 올라갔다. 크리스틴은 서둘러서 걸었다. 괴로워하면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가 도착하는 시각에 따라 그 사람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크리스틴은 그 사람에게 자기가 얼마나 필요한가를 잘 알고 있었다. 길 양쪽에는 햇볕을 받은 밭이 게으름쟁이 큰 고양이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가슴이 설레는 상쾌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 갈 곳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뜩해질 것 만 같았다. 같은 사람이면서 어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압박하고 있다. 회양나무숲이나 목장에서 사람들은 서로 싸웠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 크리스틴은 가끔 새끼 토끼를 놀라게 했다. 토끼는 발소리에 놀라 귀를 곤두세우고 깡충깡충 뛰어 도망쳐 갔다. 가시나무와 벌레를 잡아먹는 풀이 가득 자라 있는 숲에서 새가 날아올랐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누군가가 자기 뒤를 따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안해진 그녀는 멈추어 서서 둘레를 둘러보았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나 오른쪽 개암나무숲 쪽에서 무엇인가가 움직였다. 장 자크, 장 피에르, 앙투안이 잇따라 나타나 크리스틴에게로 왔다. “그런 곳에서 무얼 하고 있니?” “엄마를 따라갈 거야.” “그건 안 돼. 너희들은 푹 자야 해.” “브루노 형이 엄마의 방에 돌멩이 던지는 소리를 들었어. 그래서 무슨 큰일이 났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자 형이 중대한 일이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어.” “그리고?” “그래서 옷을 입고 엄마 뒤를 따라왔지.” 크리스틴은 아이들이 한 일을 못마땅하게 여기기보다는 어머니로서의 다정함이 더 강하게 떠올랐다. “배 안 고프니?” 세 아이는 웃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는 형이 남긴 빵과 치즈를 조금 먹었어.” 그럼 됐다. 이제 그 하얀 치즈는 한 조각도 안 남았겠구나. 적어도 두 끼니 몫은 되었는데. 너희들이 배가 얼마나 부른지 잘 알 수 있어. 자아, 어서 지금 온 길을 되돌아가. “싫어요, 엄마. 끝까지 따라가겠어요.” 앙투안이 강하게 반발했다. “우리는 아빠 대신 엄마를 지킬 책임이 있으니까.” 장 자크가 덧붙였다. 크리스틴은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았으므로 시간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세 아이는 굳게 결심한 듯이 크리스틴을 지키듯이 하며 뒤따라갔다. 아무도 마뉴엘에 대하여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마뉴엘이 함께 오지 않은 것을 탓하며, 그것을 형제의 수치로 얼마나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가를 크리스틴은 알고 있었다. 크리스틴으로서도 마뉴엘이 빠진 것을 함께 안 왔기 때문이 아니라 못 오게 된 의미 때문에 마음이 언짢았다. 왜 마뉴엘은 이럴 때, 낡은 집의 정신을 버리고 어머니와 형제들에게 떨어져 버린 것일까. 크리스틴은 마뉴엘이 왜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우선 학교, 다음에 폴몬의 가게, 그리고 도라 마지막으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은 일에서 아들을 멀리하지 못한 자기가 나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학교와 폴몬의 가게 일은 제쳐놓고라도, 도라를 좋지 않게 생각할 수는 없었다. 그 여자아이가 자기들과 헤어지거나, 외돌토리가 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약해졌다. 도라가 넓고 비참한 세상에서 길을 잃고 외돌토리가 된 자기 딸처럼 여겨졌다. 그럴 때, 새로운 재난이나 불행에서 그 아이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꼭 안아 주어야만 한다. 크리스틴은 이내 마음속에서 마뉴엘과 도라를 뿌리치고 자기 곁을 긴장된 얼굴로 이를 악물고 걸어가는 아들들에게로 마음을 돌렸다. “이렇게 몰려서 걸어가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어. 만일 도이칠란트군 순찰대와 딱 마주치면 어떻게 하겠니. 이렇게 이른 시간에는 불 켜는 담당자도 안된다.” 세 소년은 침착하게 포켓에서 권총을 꺼냈다. “단단히 맛을 보여 주지.” 장 자크가 말했다. “누구와도 만나지 않을 거야.” 장 피에르가 딱 잘라서 말했다. 위에서 내리누르는 듯한, 깊은 생각이 있는 듯한 그의 말에 모두 위압되었다. “이런 새벽에 길을 서둘러 걷는 것은 위험해. 그러나 염려 없어요. 엄마는 외돌토리가 아니니까.” “네 말이 맞다. 너희들 대단한 권총을 가지고 있구나.” “그저 쓸 만한 거야.” 앙투안이 말했다. “그런데 그 권총은 지붕 기왓장 밑에 숨겨 두었을 텐데.” “그곳에 두면 녹이 슬 것 같아서요.” “그러다가 만일 집 안을 뒤지기라도 한다면?” "우리들을 믿어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럼 아까 말한 것처럼 도이칠란트 순찰대를 만나 조사를 받게 되면 어떻게 할 작정이지? 무기를 가지고 다니면 어떻게 되는가 잘 알고 있겠지?” 어젯밤의 루처럼 장 자크가 항의했다. "엄마는 언제까지나 우리들을 어린애로 알고 있어. 라 자스 네거리를 지나서까지 엄마를 따라가리라고 생각해요? 앙투안이 앞장서서 살피며 가는 거야. 우리는 엄마와 형을 지키며 왼쪽 숲속으로 가고. 만일 엄마와 형이 공격당하면 우리가 달려가는 거야. 그 다음은 하늘에 맡길 뿐이지 뭐." “아무 일도 없기를 빌겠다.” 앙투안은 웃기 시작했다. "놈들을 좀처럼 만날 수 없을걸요.” "오늘 새벽에 마기단이 몹시 당했어.” 크리스틴이 말했다. “마기는 도이칠란트군이 언제나 지나다니는 국도 뒤쪽에 숨어 있어요.” 장 자크가 대답했다. “그 부근엔 도이칠란트군이 한 놈씩 먹을 것을 찾으러 농장까지 내려올는지는 몰라요. 그 밖에 놈들이 찾을 것이라고는 없으니까.” “그럴까?” “그래요. 좀처럼 놈들과는 마주치지 않아요.” 크리스틴은 곁눈질로 아들들을 보았다. 정말 이제 어른이 다 된 것 같았다. 15살이 되려면 아직 몇 달이 더 남은 장 피에르까지 이상하게도 어른스러워졌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아이들까지 전쟁의 회오리바람 속에 휘말려들었다. 평화로운 시대라면 여름철에는 가재잡이와 버섯따기에 정신이 없을 텐데. 지금은 다른 생각을 마음 가득히 품고 여름 아침 길을 걸어간다. 라 자스의 네거리에 이르러 브루노를 만났다. 브루노는 밭 속으로 조금 들어가 무성한 보리 사이에 숨어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크리스틴이 바로 아까 그랬던 것처럼 브루노도 동생들을 빤히 보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여기에서 뭘 하고 있어?” “엄마를 따라왔어.” “여기서부터는 내가 맡는다. 너희들은 이제 됐어.” 언제나 어머니에게 대하듯 앙투안이 형과 타협하기 시작했다. 브루노에게 자기들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크리스틴은 아들들의 말다툼에 끼어들지 않기로 했다. 위험이 눈앞에 있었지만, 크리스틴은 아들들의 모습에 혼자 미소 지었다. 이 아들들에게 고무젖꼭지를 물려주기도 하고, 걷는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코를 풀어 주기도 하고 야단치기도 하고, 달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한 사람, 한 사람,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생활하기에 있는 힘을 다 기울이며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어머니의 보호를 뿌리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긴 해도 아이들은 일이 조금 빗나가거나 조그만 실수에도 당황하여 어머니의 이해와 정에 매달리려고 크리스틴에게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자아, 어서 어떻게든지 의견을 모아 다오. 엄마는 간다.” 앙투안은 드디어 브루노를 꺾어 함께 가기로 되었다. 앙투안은 자기 입으로 말한 것처럼 앞장서서 주위를 살피며 가고 장 자크와 장 피에르는 숲속으로 들어갔다. 브루노는 어머니의 팔을 잡고 모두들 걸음을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몇 킬로미터인가 가서 국도를 가로질러 잘 익은 귀리 밭을 빙 돌아 숲속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앙투안과 만났다. “봐요.” 앙투안은 어머니에게 우쭐하여 말했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났지요?” “그래, 그래, 알았어.” 브루노는 물푸레나무와 밤나무가 뻗어 있고 큰 양치류와 금작화가 무성한 속으로 난, 발소리가 은은히 들리는 지름길로 모두를 데리고 갔다. 그곳이 마기단의 본거지였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아이들이 여름철 캠프 놀이 때에 세운 것과 같은 모양의 천막에서 에베르트 대위가 파이프를 문 채 뛰쳐나왔다. 대위는 입에서 파이프를 떼고 크리스틴에게 인사했다. “이렇게 와 주셔서 고맙소.”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겠어요.” “우리들을 도와 주시는거죠? 자아, 이리 오십시오. 여깁니다.” “곧 가죠. 사실은 죄송합니다만 아이들이 따라왔어요.” 크리스틴은 대위 뒤를 따라서, 천막보다 더 깊숙한 곳에 있는 보다 큰 천막을 향하면서 비로소 말했다. 에베르트 대위는 세 아이를 힐끗 보았다. “훌륭한 아드님들입니다. 여러 아드님들이 부인을 걱정한다는 것을 환히 알겠습니다.” 그리고 브루노에게 말했다. “참 좋겠군 너는. 동생들이 너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야무지니까.” 크리스틴은 미소 지었다. 아이들은 우쭐해졌지만 브루노는 난처한 표정이 되었다. “뭐라고요. 이런 아이들은 득시글득시글해요. 나는 특별해요. 아주 잘못 보셨어요.” 다른 때라면 동생들은 형이 으스대는 것에 앙갚음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여 덤벼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는 다르다. 그래서 그런 태도만 분명히 보여 주는 데에 그쳤다. 브루노가 말한 것처럼 다친 사람은 넷이었다. 마른 양치류 잎 위에 깐 매트리스 위에 다친 사람들은 누워 있었다. 그들은 크리스틴을 보고 힘 없이 웃었다. 그 가운데 두 사람은 브루노보다도 나이가 아래였다. 다른 두 사람은 30살이나 35살쯤 돼 보였다. 날이 환히 밝았다. 해가 빛나고 있었다. 7월의 밝은 해였다. 나무 사이에서는 마치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처럼 새가 삐리삐리빼빼 지저귀고 있었다. 크리스틴은 무릎을 꿇고 앉아 대위와 앙투안의 도움을 받으며 곧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상처 소독, 응급처치를 할 때에는 언제나 앙투안이 조수 노릇을 해왔다. 렌트 둘레에는 마기단원들이 왔다 갔다 하는 발소리가 들렸다. 가끔 그 가운데 하나가 천막 입구에까지 와서 그곳에 잠깐 멈추었다가 올 때처럼 소리 죽여 돌아갔다. 크리스틴은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사람과 두 청년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부상자에게로 갔다. 그 사람은 팔에 가벼운 상처를 입고 있었다. 소독을 하고 붕대를 감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어디에선가 하모니카 곡이 새소리와 사람들의 발소리 위로 홀러 왔다. 그것은 귀에 익은 루의 곡이었다.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것은 루임이 분명했다. 푸른 사과와 빨간 사과 일어나라, 일어나 푸른 사과와 빨간 사과 벌써 한낮이란다. 하모니카 소리에 천막에는 경계의 빛이 번개같이 서렸다. 에베르트 대위는 긴장한 얼굴로 일어섰다. 브루노의 얼굴도 굳어졌다. 아이들은 몹시 놀랐다. 크리스틴은 마음이 죄어드는 것 같았다. 왜 그런지 그 까닭은 잘 알 수 없었지만 무엇인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 것과, 그리고 그 일에 루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크리스틴이 까닭을 물으려고 브루노 쪽으로 향했을 때, 따따따따, 하는 요란한 경기관총 소리가 들렸다. 하모니카 소리가 뚝 그쳤다. 대위는 뭐라고 말하면서 천막에서 달려나갔다. 브루노도 뒤를 따랐는데 그 얼굴은 파랗게 질려 있었다. 캠프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크리스틴은 떨리는 손으로 부상자에게 붕대를 감고 응급처치 기구를 그대로 둔 채 서둘러 바깥으로 나갔다. 장 자크와 장 피에르는 한발 앞서서 달려나갔다. 두 아이는 무섭긴 하지만, 꼭 알고 싶었던 일을 지금 막 알았다. 크리스틴은 브루노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 일어났니?” 브루노는 내뱉듯 말했다. “도이칠란트군이." 그뿐, 그 뒤의 설명은 필요가 없었다. “루는?” 대위가 나아가 브루노에게 물었다. “어머니는 아직 그것을 모르고 계셨나?” 브루노는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틴은 여러 사람들을 하나 나 둘러보았다. 대위, 마기단 사람들, 그리고 아들들. “지금 분명히 알았어요. 루는 도이칠란트 정찰병이 다가올 때마다 저처럼 하모니카를 불어 위험 신호를 보내는 거죠? 어젯밤 라 자스에는 안 갔어요. 여기에서 망을 보고 있었던 거예요. 그렇죠?” “그렇습니다." 대위가 뚜렷하게 대답했다. 크리스틴은 브루노 쪽을 향했다. “왜 엄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아무리 엄마라지만." “왜 그렇게 멍하니 서있니. 루에게 무슨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고는 생각지 않니?” 크리스틴은 대위에게도 마기단 사람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루에게는 도와주러 달려갈 형들이 많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매미소리와 라벤더 꽃 냄새가 피어오르는 뜨거운 대지에 박힌 말뚝처럼 서 있었다. 크리스틴은 모두 입을 다문 채 움직이지 않는 데에 발끈하여, 루의 노랫소리와 경기관총 소리가 난 쪽으로 혼자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머니보다 발걸음이 빠른 네 아들은 곧 앞질러 가서 길을 가로막았다. “어머니, 지금 저쪽으로는 가지 못해요.” 브루노는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말투로 말했다. “도이칠란트군이 우리들이 있는 곳을 냄새 맡았어." 장 자크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부탁이에요. 가지 말아요, 엄마.” 앙투안이 애원하듯이 말했다. 모두들 어머니의 표정을 보고 걱정이 되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화를 내는 어머니의 눈을 본 적이 없었다. 크리스틴에게는 마기단 사람들은 문제가 아니었다. 루만이 걱정이었다. 마기단사람들은 강하고, 자기를 지킬 수도, 도망칠 수도, 싸울 수도 있다. 그러나 루는 어떤가? 틀림없이 루는 몇백 미터 앞에서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을 것이다. 루는 어머니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들에게 달려갈 수도 없단 말인가? “자아, 가게 해 다오.” “아주 잠깐 동안이야. 엄마.” 어머니의 팔을 잡은 앙투안의 얼굴은 긴장되고 눈은 이상하게 빛나고 있었다. “지금은 가서는 안 돼, 엄마. 3백 명의 목숨이 위험해져. 그 일을 잊지 말아요. 알겠죠?” 크리스틴은 손을 빼려고 세차게 몸부림쳤다. 앙투안은 한 층 더 힘차게 억눌렀다. 크리스틴은 자유를 빼앗기고 말았기 때문에 앙투안의 얼굴을 찰싹 때렸다. 앙투안은 슬픔에 찬 놀라움의 눈길을 보냈지만 힘을 늦추지는 않았다. 이윽고 크리스틴은 불안과 걱정으로 마음이 이상해진 것은 자기 쪽이라고 생각했다. 마기단 사람들과 에베르트 대위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럴 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마기단 사람들은 이러한 경우 ‘아이들’만이 이 자리를 잘 빠져나가 돌이킬 수 없는 비참한 사태를 부드럽게 할 수 있다고 느꼈다. 위험이 사라졌음을 알자 대위는 곧 브루노와 대원 두 사람에게 상황을 살피고 오도록 했다. 세 사람은 장 자크를 데리고 갔다. 크리스틴도 가고 싶었지만 아이들은 강하게 말렸다. 틀림없이 아이들이 먼저 가는 편이 좋다. 이럴 때는 모두를 믿어야만 한다. 일행은 곧 돌아와서 보고할 것이다. 앙투안은 어머니에게 말했다. “저 사람들은 곧 엄마를 루에게 데려다줄 거예요. 자아, 가요. 루는 벌써 집으로 가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그날 아침의 앙투안의 예언은 맞지 않았다. 루를 어머니에게로 다시 끌어오기 위하여 형들은 루의 뒤를 쫓을 필요가 없었다. 루는 이미 타고난 장난기로 누구든 피로하게 하지는 않았다. 불어오는 바람결에 길게 자란 귀리 이삭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 귀리 밭 속에 루는 쓰러져 있었다. 루의 모습은 마치 한창 날고 있을 때 총알에 맞은 자고새 같았다. 몸뚱이는 아직 따뜻했으나, 죽은 뒤 몸이 굳는 현상이 조금씩 시작되고 있었다. 땅에서는 신선한 공기와 해의 열기를 띤 식물 향기가 풍기고 있었다. 나무숲에서는 매미가 요란하게 울어 댔으며 새가 날카로운 소리로 울며 하늘에서 맴돌고 있었다. 루는 귀리 밭에서, 여전히 말이 없을 뿐이었다. 그 뻣뻣한 손은 아직 하모니카를 쥐고 있었다. 크리스틴은 백합처럼 하얗고 천진한 루의 얼굴에서 어떤 뜻을 이룬 표정과 굳게 쥔 주먹을 보았다. 루는 한몫의 인간으로서 맡은 바를 다한 것이었다. “엄마는 우리가 언제까지나 어린애인 줄 알고 있어.” 어젯밤 루는 이렇게 말했었다. 크리스틴은 그 뜻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엄마는 조금도 그것을 깨닫지 못해요?” 그날 밤, 루는 당당한 한몫의 인간으로서 헤어졌던 것이다. 크리스틴은 문득 아들에게서 눈을 떼고 둘레를 힐끗 보았다. 햇볕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귀리 밭에서 마기단원들이 모자를 벗고 울고 있었다. 세 아이도 울고 있었다. 브루노만은 크리스틴처럼 울지 않으려고 참고 있었다. 그러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병든 짐승처럼 벌벌 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귀리 밭은 잠깐 동안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루가 죽다니, 무서운 꿈속의 일처럼만 여겨졌다. 지금 무엇을 하거나 말을 하면 꿈속 일이 아닌 현실의 일이 되어버린다. 이런 느낌이 들어, 모두 말없이 서서히 갑작스럽게 시간이 멈춰 버린 듯한 순간의 무서운 조용함을 깨뜨리려고 하지 않았다. 데이지 꽃에서 한 마리의 꿀벌이 루의 싸늘한 볼로 날아와서 윙윙거리고 있었다. 그때 에베르트 대위가 루를 안으려고 다가갔다. 브루노도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두 사람보다 먼저 크리스틴이 나아갔다. 크리스틴이 죽은 아들에게 다가갔을 때의 모습과 얼굴빛에서, 모두들 죽은 루와 어머니 사이에 그 누구도 파고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크리스틴은 루의 시체를 번쩍 안아올렸다. 어머니의 팔에 안긴 루의 모습은 마치 병으로 몹시 지쳐 있는 아이처럼 보였다. 크리스틴은 루의 몸이 좀 굳어졌다고 느꼈다. 그때 루의 옷 포켓에서 소리가 났다. 틀림없이 크리스틴이 ‘어디에 두었을까’ 하고 열심히 찾던 열쇠가 유리구슬과 부딪친 것이리라. 크리스틴이 아무리 주의를 주어도 루는 이상한 물건들을 주워 넣기 때문에 이내 포켓이 불룩해지곤 했다. 그러나 지금의 루는 무척 순해서 어머니가 하는 대로 내맡기고 있었다. 크리스틴은 루의 몸의 상처보다도, 사람들의 훌쩍임보다도 포켓 속의 유리구슬 소리에 더 미칠 것만 같았다. 이 아무것도 아닌, 아무 뜻이 없는 소리가 언제까지나 귀에 달라붙어 앞으로도 다른 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만 같이 느껴졌다. 크리스틴의 마음에서 불꽃 튀는 전쟁도, 도이칠란트군의 박해도, 비겁하고 잔인한 행위도 모두 사라졌다. 이 세상에 ‘죽음’은 루의 곁에만 있는 것 같았다. 프랑스, 노르웨이,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의 도시에도 농촌에도 죄악과 불행이 넘쳐흐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전쟁에는 꼭 따라다니기 마련인, 도리에 맞지 않는,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자기 팔로 모조리 끌어안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미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으며,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단지 멀리 깊숙한 숲속에서 은은히 들려오는 노랫소리처럼 아들들의 절망과 브루노의 부드러운 듯한 억셈과 모두가 자기 편임을 알려 주려는 에베르트 대위의 마음만을 느꼈다. 귀리 밭 끝의 국도께까지 오자 마기단 사람들은 산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브루노만은 어머니와 형제들과 함께 남았다. 크리스틴과 아들들은 한 무리가 되어서 마을로 내려갔다. 몇 시간 전에는 똑같은 이 길에서, 아이들은 꼭 산으로 따라가야겠냐고 우겼고, 때문에 크리스틴은 스스로에게 자기가 어머니임을 잊으라고 명령하는 것 같아서 아이들의 말에 따랐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모든 사람들은 슬픔에서 보호되고, 부정한 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병 따위를 고쳐 주기를 바라는 어린아이로 되돌아가 있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홀렸다. 완전히 여름 아침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루가 볼 수 없는 아침이나 여름이 대체 무슨 뜻이 있단 말인가. 라자스 농원에 이르면 집까지의 길을 이미 반은 온 셈이다. 집까지 그리 멀지는 않았다. 그러나 힘이 다한 크리스틴은 길가 벼랑에 앉아 다리를 흔들흔들 떨었다. 그 바로 뒤에는 아직 잎이 새파란 통나무가 우거졌다. 언제나 가을이 되면 오디를 따서 쌌기 때문에 루는 많은 손수건을 더럽히곤 했다. 크리스틴은 귀여운 금발의 어린 루가 자기와 손을 잡고 이 길을 아장아장 걸었던 일을 생각했다. 무척 궁금한 듯이 묻던 세 살 때의 루의 맑은 목소리가 되살아났다. “엄마, 나 좋아해?” 몇 번이고 주저앉았고 그때마다 크리스틴은 겨우 일어나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아들들은 어머니가 루를 안은 채 놓지 않으려는 것을 알고 자기들이 안고 가겠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하여 마을로 가는 길을 계속 걸어갔다. 이윽고 산 길과 마을길이 마주치는 곳에 이르렀다. 브루노는 조금 전부터 두 그림자를 눈여겨 살펴보고 있었다. 그 그림자는 네거리에서 일행과 마주쳤다. 폴몬의 가게에서 돌아오는 길인 듯한 마뉴엘과 도라였다. 두 사람은 자전거에서 뛰어내리더니 불안한 얼굴로 크리스틴에게로 다가갔다. “어떻게 된 거야?” 마뉴엘이 힘없는 소리로 물었다. 크리스틴은 험악한 눈초리로 마뉴엘을 쏘아보았다. “루가 죽었어. 그것뿐이야.” 싸늘하게 대답했다. 형제들은 마뉴엘에게서 멀어졌고, 아무 말도 주고받지 않았다. 일행은 계속 걸었다. 마뉴엘은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그런데" 하소연하듯, 설명해 달라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때 크리스틴이 뒤돌아보고 멸시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냈기 때문에 마뉴엘은 그 자리에 우뚝 서고 말았다. 마뉴엘은 고미술상과 도이칠란트 군인과 사귀고 있으므로 어머니와 동생들이 자기를 루를 죽인 범인 패거리로 보고 있음을 알았다. 마뉴엘은 눈물로 보이지 않게 된 안경을 떨리는 손으로 벗었다. 언제나처럼 옷소매로 렌즈를 닦으면서 싸늘하게 자기를 뿌리친 어머니와, 어머니의 팔에 안긴 루가 모퉁이로 사라져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마뉴엘은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것은 험난하고 괴로운 긴 인생의 나그네길에 지칠 대로 지쳐버린 늙은이 같은 꼴이었다. 그 때 문득 조그만 손이 마뉴엘의 손을 잡았다. “너는 외돌토리가 아냐.” 도라가 말했다. 도라의 뺨도 눈물에 젖어 있었다. 마뉴엘은 떨었다. “괴로워.” 마뉴엘은 모든 힘을 다 잃은 듯이 말했다. 도라는 머리를 숙였다. 도라는 잘 알고 있었다. 마뉴엘을 실망시킨 것은 루의 죽음뿐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싸늘한 태도였다는 것을. 마뉴엘은 앞으로 그 차디찬 공기 속에서 살아가야만 할 것이다. 도라는 마뉴엘의 마음을 가라앉혀 주려고 말했다. “괴로움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아.” “그럴까?” “너는 잘 알 텐데 뭘 그래.” 해가 구름 뒤로 들어가려는 그 아래에서 얼마 동안의 시간이 흘렸다. 마뉴엘은 괴로운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다시 안경을 고쳐 끼고 가까스로 자전거를 끌면서 걷기 시작했다. 틀림없이 가족과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면 안 될 괴로운 시간을 조금이라도 늦추려고 생각한 것이리라. 그 뒤를 도라가 이마에 주름을 잡고 피가 나올 만큼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걸어갔다. 마뉴엘은 앞을 향한 채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라!” "응?" 도라는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깊은 절망과 말할 수 없는 불안으로 마뉴엘의 마음은 터질 것 같아 보였다. “모두 함께 루를 운반해 갔지?” 도라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되풀이했다. “응, 모두 함께 운반해 갔어.” 도라는 목이 메어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떨리는 손을 누르듯 자전거 핸들에 걸고서 두 사람 모두 말없이 계속 걸었다. 브루노는 거실로 내려갔다. 마뉴엘과 도라는 피아노 곁에서 여전히 우표첩을 매만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될 수 있는 대로 눈에 들지 않도록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으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마치 달빛처럼 희푸른 얼굴은 긴장되고 눈 가장자리는 거뭇거뭇했다. 브루노는 두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브루노의 눈에 편 것은 두 사람이 웅크리고 앉아 뒤적이는 우표첩뿐이었다. 그것을 본 브루노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마치 달빛처럼 희푸른 얼굴은 긴장되고 눈 가장자리는 거뭇거뭇했다. 브루노는 두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브루노의 눈에 편 것은 두 사람이 웅크리고 앉아 뒤적이는 우표첩뿐이었다. 그것을 본 브루노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브루노는 거친 동작으로 불을 밝혔다. 그것도 양피지 갓이 달린 큰 램프가 아니라 어머니의 일 책상 위에 있는 베니스식 진홍색 유리 스탠드였다. 그 강렬한 빛에 마뉴엘은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아침 햇살에 놀란 밤새처럼 눈을 깜박거렸다. 도라는 일어섰다. “마뉴엘, 잠깐 이리로 와.” 브루노는 무뚝뚝하게 불렀다. 브루노는 도라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듯이 행동했다. 마뉴엘은 풀이 죽어 형을 보았다. “지금 말이야?” “그래, 지금 당장.” “그렇게 급한 일이야?” “아주 급하다.” “무슨 이야기인데?” “우리는 너에게 할 말이 있어!” “우리라니, 누구야?” “나와 내 동생들.” “무슨 얘기?” “잔말 말고 이리 와. 그러면 말해 주겠다.” “알았어. 갈게.” 마뉴엘은 어깨를 가볍게 움찔해 보이고 형의 말을 받아들여, 도라에게 말했다. “잠깐 기다려. 얘기가 끝나면 곧 돌아올 테니까.” 도라는 브루노의 태도와 말에 짓눌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동안에 먼저 해주었으면 싶은 것은." 마뉴엘이 말을 이으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브루노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대체 오늘 밤이 우표 따위를 가지고 놀 때야?” 마뉴엘은 낮에 그렇게나 움츠렸던 어깨를 다시 움츠리고, 한 번 더 형 쪽을 보았다. 도라는 살그머니 다가와서 마뉴엘의 소매를 잡았다. “제발 부탁이야. 마뉴엘, 부탁이야.” 마뉴엘은 도라의 손가락을 쥐었다. “알았어.” 그리고 이번엔 브루노에게 말했다. “자아. 형 뒤를 따라가겠어.” 브루노는 몸을 돌려 앞장서서 방을 나갔다. 마뉴엘은 그 뒤를 따랐다. 도라는 혼자 남았다. 바깥에는 을씨년스럽고 울적하게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파람이 불기 시작했다. 도라는 스탠드의 불을 끄고 큰 램프에 불을 켠 뒤, 다시 호젓이 일을 시작했다. 도라는 마음을 가다듬어 우표에 정신을 모으려고 했으나, 마음은 마뉴엘을 따라갔고, 다음엔 자양화와 화분에 심은 붓꽃에 둘러싸인 침대에 누워 있는 루에게로 갔다. 그러한 꽃이 피어 있던 어제까지의 아침을 생각하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루는 건강한 개구쟁이로 언제나 테라스에서 형들과 난장판을 벌이거나 나지막한 돌담에 걸터앉아 곧잘 노래를 부르곤 했었다. 푸른 사과와 빨간 사과 일어나라 일어나 푸른 사과와 빨간 사과 벌써 한낮이란다. 이윽고 미셀이 방으로 들어왔다. 그때 도라는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가냘프게 떨리는 손으로 가위를 들고, 마뉴엘의 우표를 다른 우표첩에 옮겨 붙이고 있었다. 그것은 다음날 밤에 폴몬에게 주기로 되어있었다. “도라! 너에게 알려 주러 왔어.” 미셀은 말했다. 미셀은 도라가 우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오늘과 같은 날 이 낡은 집에서 어찌 납처럼 있을 수가 있을까. 미셀도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3시간이나 울었던 것이다. 아주 대수롭지 않은 말이나 일에도 루가 생각나서 눈물이 솟았던 것이다. 자기와 바깥을 가로막고 있는 안개처럼, 눈물을 통해서 도라는 미셀을 보았다. 미셀은 전날까지 볼 수 있었던 아기 같은 구석은 이미 없었다. 어린아이 같은 입술 언저리에 어떤 굳셈이 나타나 있었다. 도라는 미셸이 빤히 자기를 쏘아보고 있는 것을 깨닫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무엇을 알려 주러 왔어?” “마뉴엘이 형들에게 어떤 일을 당하고 있어. 도라는 고개를 숙였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었어.” “그래, 너는 어쩔 작정이지?” “잘 알고 있잖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어. 더군다나 지금의 내가.” 도라는 불행한 시대의 어느 날, 파고들듯 이 집에 나타난 불쌍하고 가엾은 소녀에 지나지 않았다. 미셀은 허리띠에서 칼을 꺼내어 의자 팔걸이를 도려 내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황금빛으로 수놓은 명주옷을 입은 양치기 소녀의 무늬가 있었다. “알고 있겠지? 너는 마뉴엘을." 미셀은 지금 막 도려낸 팔걸이의자의 구멍을 정성껏 다듬으며 말하기 어려운 듯이, 자기는 형들이 하고 있는 짓 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나를 믿어도 좋아.” 그 다정한 말에 도라는 기뻐져서 쥐고 있던 가위를 떨어뜨렸다. 미셀은 이번에는 양치기 소녀의 등에 칼날을 대고 조심스럽게 그 모습을 도려내면서 말했다. “오늘 아침 옷을 갈아입을 때 루는 마뉴엘의 말을 했어.” 도라는 그 순간 숨이 멎었다. “뭐라고 그랬지?” 나는 마뉴엘을 놀려 주었지. 무엇이라고 놀려 주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랬더니 루가 나에게 말했어. ‘마뉴엘 이 당당한 한몫의 사나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하고. 나는 루가 농담을 하는 줄 알고 여전히 마뉴엘을 놀려 댔지. 그러나 루는 진지한 표정으로 덧붙여 말했어. ‘마뉴엘이 진짜로 하고 있는 일을 우리는 아무도 몰라.’ 나는 그 까닭을 알려고 1시간 동안이나 루를 들볶았어. 그래도 루는." 여기에서 미셀은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노래하거나 하모니카를 불거나 하여 끝내 아무 말도 듣지 못했어.” 도라는 당장이라도 숨이 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했어?” 미셀의 칼은 양치기 소녀의 팔에서 머리를 도려내고 있었다. "그 뒤, 나는 깊이 생각해 보았지. 레지스탕스에 낀 루가 마뉴엘과 네 편을 들고 있으니 반드시 우리가 모르는 무엇을 알고 있을 거라고 말이야. 알겠지? 이제부터는 내가 루 대신을 할 거야.” “네가 루 대신을?” “응" "어떻게 한단 말이야?” “어떻게 하느냐고? 루가 불던 ‘벌써 한낮이다’를 부는 거지. 나는 이미카산과 마리와 함께 완전히 익혀 놓았어.” “안 돼, 미셀. 너는 안 돼. 너무 어려.” “내가 어리다면 너는?” “나는 15살이야.” 드디어 미셀은 양치기 소녀의 팔에 커다란 구멍을 내고 말았다 “알겠어. 그러나 여자아이인 너도 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어차피 마찬가지야.” “그래 엄마는 그것을 알고 있어?” “몰라.” “그러면 안 돼, 미셀. 엄마가 레지스탕스와 전쟁 때문에 지금까지 얼마나 고생해 왔는지 생각해 봐. 너희 아빠나 루, 브루노, 그리고 여러 아들들의 일로.” 미셀은 도라를 빤히 보았다. “다음에는 마뉴엘 그리고 너의 일로라는 말이 나오겠지? 네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지? 아냐?” 도라는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거의 맞았어. 하여간 그만둬.” “그렇다면 너는 브루노 형에게도 엄마에게도 너희들이 하고 있는 일을 말하지 않을 작정이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브루노 형에게만은." “우리에게는 그렇게 할 권리가 없어. 알겠지? 브루노가 운수 사납게 도이칠란트군에게 잡혀 고문을 당해도 우리들의 말을 털어놓아서는 안 돼. 우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미셸은 고개를 끄덕였다. 미셸은 도라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정신없이 조각을 파고 있던 값비싼 의자에서 손을 했다. “이제 너도 알아듣겠지? 자기 자신을 위험 앞에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을. 네가 사로잡히면 어떻게 될지 좀 생각해 봐.” “마치 가장 나쁜 일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로군. 루처럼 총을 맞아 죽는 따위의 일이. 그러나 하모니카를 부는 아이를 누가 의심하겠어?” “아직 모르는구나. 레지스탕스를 돕는 것은 장난이 아니야.” 미셸의 칼은 다시 양치기 소녀의 몸으로 뻗쳤다. 그리곤 소파의 팔걸이에 웅크리고 앉아 ‘작품’의 마지막 마무리를 시작했다. “어제도 루에게 그 말을 하고 싶었지? 그런데 엄마는 왜 그것을 근심할까. 그 점은 네 생각과 같아. 엄마는 좀 지나치게 걱정해.” 그때 도라가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다. “미셸, 너 그 팔걸이의자에다 무슨 짓을 했니?” “그보다도 마뉴엘에 대해 걱정하는 게 좋을 거야.”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 미셸은 분명하게 말해 주려고 했다. 그러나 도라가 망설이는 이유를 알고 그것에 눌려 털어놓지 못하고 말았다. “물론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겠지. 이제 곧 알게 될 거야.” 미셀은 다시 양치기 소녀를 파내는 데에 골똘했고 도라는 매우 가슴 답답한 마음으로 가위를 집어 들어 우표첩을 마주하고 앉았다. 창가에 비가 몹시 내려 빗물 통을 타고 흘러내렸다. 꼭 닫지 않은 창문이 덜커덩덜커덩 소리를 내며 벽에 부딪쳤다. 브루노는 딱딱하게 굳은 태도로 마뉴엘을 아이들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격렬한 분노를 억지로 누르고 있는 듯한 모습이 뚜렷이 엿보였다. 문을 열자 한 발짝 물러나서 말했다. “먼저 들어가.”마뉴엘은 방으로 들어갔다. 형제가 늘 그 둘레에서 떠들거나 웃던 커다란 테이블을 에워싸고 장 자크, 앙투안, 그리고 장 피에르가 심각한 표정으로 마음 죄며 기다리고 있었다. 브루노는 미리 마련된 자기 의자로 가서 앉았다. 마뉴엘은 혼자 덩그렇게 서서 손을 흔들거리고 있었다. 긴장한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으나, 그래도 이제부터 형제들이 사정없는 재판을 하고 자기는 피고로서 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브루노가 차디차게 말했다. “이야기는 간단히 끝날 수 있다. 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경우 슬픔에 젖어 있는 어머니까지 나와 달라고는 할 수 없다. 설사 지금은 침착하다고 하더라도 나와 달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머니는 네 어머니기도하니까. 우리들은 어머니를 위해서 이렇게 결정했다. 지금 당장 집에서 나가라.” 마뉴엘을 사로잡은 설명할 길 없는 마음 앞에 브루노는 버티고 섰다. “마뉴엘, 내 말을 듣고 있니?” 화를 내고 있는 것 같은 짜증 난 말투였다. 마뉴엘은 천천히 안경을 들고 입을 조금 움직였지만 그러나 끝내 아무 말도 않고 안경을 고쳐 썼을 뿐이었다. “그것이 네가 하고 싶은 말이냐?” 장 자크가 물었다. “마뉴엘을 부른 것은 이놈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가 아냐. 이놈에게 선언하기 위해 서지.” 앙투안이 끼어들었다. 마뉴엘은 앙투안이 냇가에 몇 시간이나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베를렌의 시를 읊으며 미끼를 물지 안 물지 모를 물고기를 기다리던 모습을 생각했다. 그 앙투안이 말도 들어 보지 않고 형인 자기를 벌하려 한다. 그는 그토록 인정없고 거친 아이였단 말인가. “자아, 너는 당장 여기를 떠나라!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브루노가 되풀이했다. 장 자크가 말을 받았다. “우리끼리 절차는 다 마련해 놓았다. 어디로 가야 좋을지 모른다고 처량하게 하소연하여 우리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생각은 하지 마라. 브루노 형이 엘리자베스 숙모님께 미리 전화를 걸어 놓았다. 네가 여기에 있을 수 없게 된 까닭은 나중에 말하겠다고 하고서. 숙모님은 너를 맡아 주겠다고 승낙했다. “도이칠란트군에게 잡히게 돼서 보내는 거라면 돼.” 앙투안이 덧붙였다. “그리고 마기단에 입단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지 못해서라고 말했지.” “확실히 마뉴엘은 그렇게 건강하지는 못해.” 장 피에르가 비웃듯이 덧붙였다. 이어서 브루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떠나 버리면 눈에 거슬리는 것이 사라진다. 이것은 좋은 일이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너도 이 일로 우표와는 손을 떼라. 우리는 네가 그런 창피를 드러내는 말썽을 부리지 못하도록 결정을 내린 거야. 모두의 결정에 따르겠지?” 마뉴엘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형의 말은 뿌연 안개를 뚫고 들려왔다. 그것은 루의 죽음이나 요즈음의 어머니의 매정한 태도처럼 정말로는 믿어지지가 않았다. “다음은 도라에 대한 결정이다. 그 아이도 너처럼 여기에서 떠나 줘야겠어. 너는 그 아이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 우리에겐 그 아이가 점점 더 의심스러워 보여.” “그 아이를 안 데려왔더라면 좋았어.” 앙투안이 말했다. 그것은 마뉴엘로서 듣기 괴로운 말이었다. 장 피에르도 이야기 틈에 파고들었다. "네가 데리고 왔으니까 너에게 맡기겠어. 그 아이를 엘리자베스 숙모님에게 함께 데리고 가면 돼. 말재주가 있는 너니까 솔깃하게 속아 넘어갈 그럴듯한 구실을 꾸며대며 그 아이를 숙모님에게 얹혀살게 하는 것쯤 쉽겠지. 나는 여기에서 엄마와 함께 짐 꾸리는 것을 맡아 주겠어.” 마뉴엘은 소나무와 오래된 떡갈나무숲 사이로 뻗어 있는 엘리자베스 숙모의 거친 땅을 생각했다. 이것은 도라에게 나쁜 해결책은 아니었다. 지금처럼 싸늘한 공기 속에서 그 아이도 더 이상 머물러 있을 수는 없으리라. 마뉴엘만 하더라도 그곳에서라면 어떻게 견디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폴몬의 가게에서 멀리 떠나는 것쯤 문제가 아니었다. 특히 지금의 경우 그랬다. 무언가 마뉴엘에게는 자기가 까닭 모를 악몽 속에 살고 있는 듯이 여겨졌다. 자기들이 어릴 때부터 살아온 이 방이 어떠한 이유, 어떠한 판단에서 재판하는 법정이 되어 버린 것일까? 도저히 올바른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마뉴엘은 반드시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서 이 무서운 저주에서 자기를 풀어 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브루노의 목소리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듯이 울려왔다. "너는 곧 차비를 차려라. 모레, 떠나. 루의 장례식이 끝나면 당장.” 루의 장례식에 대한 말을 입 밖에 낸 브루노의 목소리는 잠긴 듯했다. “그러나 네가 그때까지 방 안에 틀어박혀 여기에 머물 수 있는 당당한 이유를 찾아 내면 우리는 얼마나 기쁠까.” 브루노는 고개를 왼쪽 오른쪽으로 돌려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모두 이 결정에 찬성하니?” “찬성.” “찬성.” “찬성.” 그러고 나서 전에 형제들이 그토록 난장판을 벌였던 아이들 방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마뉴엘은 형제들에게 자기들이 하고 있는 일을 모조리 털어놓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의 놀란 얼굴, 이어서 부끄러워하는 얼굴, 그리고 기쁨으로 바뀌어가는 형제들의 얼굴을 상상해 보았다. 모두가 자기를 때릴 애정 어린 주먹. 또한 형님다워진 브루노의 주먹. 도라에게까지 씌워졌던 의심도 풀릴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는 안심하실 것이고 자랑스러움도 되찾을 것이다. 마뉴엘은 형제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모두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있었다. 형제들이 정말이라고 생각하는 사실을 얼마만큼 영향받고 있으며, 굳게 믿고 있는 사실을 실천하기 위해서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가, 또한 루의 죽음이 모두에게 얼마나 큰 타격을 주었는가를 잘 알고 있었다. 모두가 겪은 괴로움, 그리고 그것을 이겨낸 힘을 마뉴엘은 잘 알고 있었다. 마뉴엘은 사실을 털어놓으려던 유혹을 뿌리쳤다. 때문에 자기도 형제들이 있는 재판석 쪽으로 가서, 그들처럼 용기를 가지고 똑같은 괴로움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 세계를 뒤흔들고 끝내는 자기들까지 뒤흔든 이 폭풍의 시대에 서 자기가 선택한 임무는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힐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재판관들은 일어선 채 굳은 표정으로 마뉴엘이 물러가기를 기다렸다. 마뉴엘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묵직한 걸음걸이로 문께로 향했다. 그곳에서 문득 고개를 돌려 그 시꺼먼 근시안의 착한 눈으로 형제들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나서 떠났다. 가만히 선 채 형제들은 층계를 밟는 마뉴엘의 발소리가 멀어져 가는 것을 멍하니 듣고 있었다. 그 뒤 루의 시체가 집안에 안치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발소리를 죽여 층계를 내려갔다. 마뉴엘이 방을 나오기 전에 모두를 빤히 보는 눈길에는 괴로움이 없는, 비난과 명랑함과 천진함에 찬 슬픈 빛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 모두들 당황하여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 눈은 마치 마뉴엘이 뚜렷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너희들이 지금 나에게 한 일이나 이제부터 하려고 하는 일을 용서해 주겠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저 낡은 칠판에 낙서를 하거나 책상에 자기 이름을 칼로 파서 야단맞고, 달밤에는 저 창문가에서 유리창에 코를 대고 아빠를 생각하는 등, 서로 어릴 적부터 친구였으니까. 그 무렵 우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 죄를 졌다고 오해를 받아 다른 사람이 그 아이를 괴롭혔다고 해도, 우리들은 누구나 그 아이에게 죄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를 놓고 이런 어리석은, 지독한 모임을 갖다니, 너희들은 불행 때문에 아주 정신이 돌아 버린 것 같아. 그렇다. 마치 마뉴엘이 이렇게 말한 듯이 여겨졌고 사실은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말로 나와 그것을 또렷이 들은 것만 같았다. 모두는 형제 한 사람을 재판하고 벌을 내렸다. 그리고 버렸다. 조금도 믿으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마뉴엘의 그런 눈빛을 한번 보자 자기들이 한 어리석은 짓에는 올바른 이유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선 앙투안이 그 자리의 공기에 거역했다. 그 목소리는 방 안에 엉뚱하게 크게 울려 낯설게 들렸다. “달리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 그 말에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아까부터 모두 똑같이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마뉴엘은 거실 문을 천천히 열고 방으로 들어가 다시 닫았다. 도라는 의자에 앉은 채 얼굴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마뉴엘을 근심시키는 듯한 불안에 찬 얼굴이었다. 미셀은 ‘조각’ 하던 칼을 멈추고 돌아와 같은 눈길로 형을 보았다. 마뉴엘은 두 사람을 눈여겨본 것 같지는 않았다. 두 사람에게 말도 걸려 하지 않고 흐린 얼굴로 축 늘어진 듯 창가로 가서는 빛나는 조그만 격자문을 통해서 어두컴컴한 밤의 정원을 뚫어질 듯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뉴엘.” 도라가 불렀다. “마뉴엘.” 가냘프게 다시 불렀다. 무엇인가 무서운 일이 일어나 그 때문에 대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도라는 일어나 마뉴엘에게로 갔다. “마뉴엘.” 바로 옆에서 세 번째로 되풀이해 불렀다. 마뉴엘은 꼼짝도 하지 않고, 도라 쪽을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모두들 우리를 이 집에서 내쫓는 거야.” 마뉴엘의 말을 들은 도라는 그날 아침 네거리에서 조그만 루의 시체를 안은 크리스틴을 보았을 때처럼 파랗게는 질리지 않았지만, 그러나 몹시 괴로운 듯 얼굴을 찌푸렸다. 일그러진 얼굴에 눈만 떠 있었다. “그 사람들 뭐라고 그랬는데?” “뭐라고 한 것 같아? 우리는 더러워서 얼굴을 대하기도 싫다는 거야.” “그리고?” 슬픈 듯이, 비꼬는 말투로 마뉴엘은 말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숙모님께 가도록 준비를 해 줬어.” 도라는 높은 열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마뉴엘의 팔을 잡았다. “너는 변명하지 않았니?” 마뉴엘은 자기를 숨기는 것 같은 음울한 다정스러운 손길로 도라의 뜨거운 손가락을 풀어 냈다. “응, 변명하지 않았어. 내 ‘팔이’ 부러져 ‘나갈’ 지경은 아니었으니까, 알잖아. 나는 도저히." “그럼 엄마에게는?” 도라가 다시 물었다. 마뉴엘은 안 된다는 시늉을 했다. “오늘 아침 만났지. 그리고."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마뉴엘.” 마침내 도라가 말했다. “엄마에게 이야기해.” “나는 할 수 없어.” 마뉴엘의 목소리는 도라에게 대꾸를 용서치 않는 듯했다. 둘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자양화 잎 하나가 바람결에 날려와 유리창문에 부딪혔으나 어둠 속에 삼켜져 사라졌다. 도라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네 태도가 올바른 것이라고는 할 수 없어. 너의 어머니는 비밀을 털어놓아도 괜찮은 분이야. 너는 엄마가 쓸데없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브루노나 다른 사람들이 그렇다고 생각하여 말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도라는 루 때문에 미셸이 진실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했다. 그러나 마뉴엘은 무뚝뚝하게 가로막았다. 조금씩 형제들에게서 당한 일에 대한 슬픔이 가라앉고 힘을 되찾았다. “어리석은 소리 하지 마. 어서 우표첩 정리를 마치자고. 한 10분이면 다 끝나. 그리고 떠나는 거야.” “지금 곧, 오늘 밤에?” “내일 떠나는 것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난 모르겠어.” “난 말이야, 반드시 온 마을의 소문 거리가 되리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얼른 떠나는 것이 좋아.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루에 대한 일은? 마뉴엘.” 마뉴엘은 이상한 동작으로 안경을 다시 고쳐 썼다. “루는 이제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아.” 마뉴엘은 목소리를 억누르고 말했다. “그러나 엄마는 뭐라고 하실까?” “어머니는 제정신이 아니니까 아무 걱정도 하지 않을 거야. 브루노가 뒤에 그 까닭을 이야기하겠지. 그리고 우리들이 없어지면 어머니의 마음도 편해지셔, 이것만은 틀림이 없어.” 도라도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밤을 빤히 쏘아보았다. 자기도 또한 외돌토리라는 것, 게슈타포가 부모를 끌고 가고 마뉴엘이 마중 온 날부터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숙모님이 있는 곳에서 어떻게 활동을 할 수 있겠어?” 마뉴엘은 벌써 테이블 쪽으로 와서 우표 분류를 시작하고 있었다. “문제없어. 그런 근심은 안 해도 돼.” “그럼 나 혼자 그리로 가는 거야?” “물론이지.” “숙모님에게 뭐라고 말하지?” “그것도 걱정할 것 없어.” “너는?” “폴몬네 집에 있겠어.” “그건 아주 위험해, 마뉴엘.” “무엇이 위험하단 말이야?” “시내에 살고 있으면 정부의 징용에 뽑혀가. 여자라면 농장에서 일한다고 볼 테니까 조금 안전하지. 그리고 만일 폴몬이 잡힌다면.” “그럴 리 없어.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좀 도와줘. 때로는 위험한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지.” 마뉴엘은 어깨를 움츠리고 깊이 생각에 잠긴 듯이 말했다. 도라는 둥그런 테이블 앞에 마뉴엘과 마주 앉았다. “이 집에서 내 편은 너뿐이야, 마뉴엘.” 빨간 종이, 새하얀 조그만 얼굴, 아랫입술을 깨문 채 떨고 있는 윗입술, 눈물이 가득 핀 초록빛 눈을 떠올리는데 마뉴엘은 도라를 바라볼 필요는 없었다. 마뉴엘은 도라를 잘 알고 있었다. 마뉴엘은 우표에 정신을 쏟고 있는 것 같았다. 핀셋을 든 손으로 우표를 한 장 집어 올려 다른 우표첩에 옮겼다. 그러고 나서 안경을 닦았다. "나에게도 너만이 내 편이야.” 마뉴엘은 초록빛의 쿠바 우표를 보랏빛과 갈색 우표 사이에 조심스럽게 놓으면서 말했다. 마뉴엘은 이 무서운 하루를 통해서, 도라가 폭풍우치는 캄캄한 밤에 켜진 오직 하나의 조그만 빛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셸은 이미 훨씬 전에 방에서 나가고 없었다. 두 사람은 자기네에게 닥친 일에 정신을 빼앗겨 미셸은 깜빡 잊고 있었다. 미셸은 살그머니 층계로 올라가 복도를 걸어갔다. 루가 누워 있는 방 문 앞에서 멈추었다. 도저히 그 방으로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입을 꽉 다물며 마음을 굳히고 문을 열었다. 침대 곁에서는 네 형들이 밤샘을 하고 있었다. 그 조금 뒤에서는 마을 여자들이 울면서 묵주를 굴리고 있었다. 방 안쪽에 마리가 꼼짝 않고 서서 까맣게 빛나는 눈으로 루를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 카산은 마리를 위로하듯 손을 그 어깨에 얹고 있었다. 미셸은 발끝으로 소리 없이 걸어 카산에게로 다가갔다. “엄마는 어디 있어?” 미셸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산은 똑같이 나지 막한 소리로 대답했다. “모두들 좀 쉬고 오시라고 전했어. 새벽 2시에 돌아오셔. 그때 네 형 셋이 대신 자러 갈 거야.” “고마워.” 미셸은 방을 나가기 전에 침대 끝으로 걸어갔다. 그 둘레에는 다섯 개의 가지가 달린 촛대에 불이 켜져 있었다. 초는 귀중품이었지만, 여러 사람들이 애써 찾아내어 들고 온 것들이었다. 마을 사람들 덕분에 낡은 집에서 잠을 자는 루의 마지막 밤은 크리스마스 미사 때처럼 밝았다. 미셸은 루의 굳게 쥔 주먹, 그리고 단정한 얼굴, 영웅처럼 보였다. 루는 이미 울지 않는다. 도이칠란트 군인이 루를 죽였다 해도 형제들을 울게 만들 수는 없었다. 오히려 치를 떨며 일어서게 만드는 결과가 되었다. 그러나 미셀은 서둘러서 어머니와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서 들어왔을 때처럼, 소리 죽여 그 자리를 떠났다. “들어와.” 어머니의 대답에 미셸은 겁먹은 듯이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밤의 어머니는 몹시 괴로워하여, 가까이 갈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었다. 그 앞으로 나간다는 것은 마음 내키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울기라도 해 주었으면 싶었다. 슬픔의 침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안은 캄캄했다. “나야, 엄마. 자요?” 크리스틴은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머리맡의 불을 밝혔다. “아니, 웬일이 냐, 미셸?” “마뉴엘의 일 때문에 왔어.” 어머니의 본능으로, 크리스틴은 무엇인가 중대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았다. 미셸을 곁으로 불렀다. 미셸은 파랑과 초록이 얼룩얼룩한 새가 보랏빛 꽃과 조그만 노란 꽃을 쪼고 있는 무늬가 든 낡은 무릎덮개 위에 앉았다. “마뉴엘이 어떻게 했단 말이냐?” “도라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니?” 크리스틴은 참을성 있게 차분히 물었다. “형들이 두 사람을 쫓아냈어.” 크리스틴은 자세한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정확하게 사건을 알 수가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언제 여기를 떠나지? 그리고 어디로 가니?” “엘리자베스 숙모님에게로. 마뉴엘은 곧 나간다고 했어.” 크리스틴은 일어나서 슬리퍼를 신었다. “잠깐만 기다려라.” 미셸이 말했다. “그 전에 우표 정리를 마쳐 버린대요. 어처구니없는 사람 같지 않아요?” 크리스틴은 너무나 놀랐기 때문에 그런 하찮은 일로 발길을 멈출 마음은 없었지만 매달리는 듯한 미셀의 태도에 흠칫했다. “누가 어처구니없지 ? 지금 뭐라고 그랬지?" “이런 판국인데도 마뉴엘은 우표 일에 정신이 없어.” 크리스틴은 슬리퍼를 다 신었다. 그리고 미셸을 빤히 보았다. “너 무엇을 알고 있니?” “들어 봐요, 엄마. 나는 마뉴엘과 도라를 배반하고 이리로 온 거예요. 엄마에게 이야기해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그 누구라도 배반하면 안 돼, 미셸.” “그것이 누군가를 위하는 일이 돼요?” “그렇지. 어떠한 경우에라도.” 크리스틴은 무게 있게 말했다. “알았어.” 미셸은 멍청하게 바로크 그림이 수놓인 무릎덮개를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크리스틴의 마음은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미셸은 뛰어 일어났다. “루는 오늘 아침 엄마에게 아무 말도 안 했어?” 크리스틴은 이제부터 얼마 동안이나 루의 이름만 듣고도 몸이 떨릴까, 하고 생각했다. 그것은 삶의 즐거움을 못 느끼게 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여겨졌다. “엄마는 새벽녘에 마기단이 있는 산으로 올라갔어. 루와 너는 잠자고 있었지?” “그건 그렇지만, 루는 나에게 무슨 말인가 했어. 마뉴엘의 일로.” “뭐라고 했지?” 미셸은 도라에게 한 말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그래서 나는 알았어. 깨달은 거야. 걱정이 돼, 엄마는 그렇지 않았어요?” 크리스틴의 얼굴은 잠깐 동안 표정이 없었다. 그 싸늘해진 손가락은 두 번 다시 따뜻해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 손가락으로 불처럼 달아오른 미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너는 왜 나를 너보다도 바보이길 바라지?” 이 익살맞은 말과 다정한 태도는 여느 때의 어머니와 다름없었기 때문에 미셸은 갑자기 안겨들었다. “곧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그래요. 모두들 아래층 거실에 있어요.” 미셀이 말했다. 계단 아래에서 두 사람은 헤어졌다. “그래 너는 어디로 가니?” 크리스틴은 13살인 미셸이 흔들리는 마음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물었다. 미셸은 억지로 웃어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잠깐 주스틴 할머니에게 가보겠어. 도와줄 사람이 필요할 거야.” “너는 마음이 착하구나. 주스틴은 언제나 모두들, 자기와 부엌일에 좀 더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한단다. 가주면 틀림없이 고맙다고 할 거다.” 미셸이 주스틴에게로 가는 동안, 크리스틴은 거실로 들어갔다. 거실은 텅 비어 있었다. 마치 테이블에는 우표 자국도 남아 있지 않은 듯이. 단지 난로 위의 벽시계 소리와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음울한 끝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나 테라스 쪽에서 겨우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자갈을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크리스틴은 재빨리 문께로 달려가서 거칠게 문을 열고 비가 쏟아지는 마당을 급히 가로질렀다. 크리스틴의 귀와 육감은 옳았다. 두 그림자가 어둠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크리스틴은 조그만 차고로 향했다. 어머니의 명령하는 듯한 소리에 마뉴엘은 멈추어 섰다. 그보다 조금 앞에는 도라가 서있었다. “어디로 갈 작정이지?” “엄마, 비에 젖어요.” 마뉴엘이 무뚝뚝하게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그것은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 대답할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좀 성가신 아이를 상대할 때처럼 마뉴엘의 팔을 쥐었다. 역시 똑같은 힘으로 도라의 팔도 붙잡고 두 사람을 문께까지 끌고 갔다. 아무 설명도 없이 그저 끌려가는 두 사람이었지만 거역하거나 핑계를 대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렇듯 짙은 어둠과 세찬 비 속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세 사람은 흠뻑 젖고 파랗게 질린 채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억누르고 있던 분노가 크리스틴의 마음에 피어올랐다. “우선 그 짐을 이리 내라.” 크리스틴은 명령했다. 두 사람은 불룩한 륙색을 내려놓았다. “어쩌면 이리 나쁜 애냐!” 크리스틴은 말했다. 둘은 누가 나쁜 아이인지를 묻지 않았다. 아무래도 어머니는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듯하다고 생각했다. 단지 어머니가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하는 것이 궁금해졌을 뿐이었다. “대체 무슨 권리로 엄마의 허락 없이 집을 나가니?” 두 사람은 대답하려고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크리스틴은 도라에게 다가갔다. “너는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니? 이런 짓은 모든 것을 내팽개치는 짓이야. 너는 나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딸이라는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니?” 도라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나에게는 딸 하나뿐이지만, 그 애는 나를 도와주지는 않으니까.” 크리스틴은 차분하게 말했다. 마뉴엘과 도라는 함께 고개를 푹 숙였다. 둘 다 싸움에 진 개와 같은 눈으로 크리스틴을 빤히 보고 있었는데 그러는 동안 희망은 솟아올랐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머니의 마음을 환히 이해하고 있었을까? “그래도 역시 딸은 딸이란다.” 마뉴엘과 도라는 비로소 어머니의 말 뜻을 분명히 알아차렸다. 두 사람은 손에 들고 있던 륙색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함께 크리스틴에게 안겼다. 30분쯤 지난 뒤 마뉴엘은 도라에게 명예를 걸고서 남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테두리 안에서 어머니에게 얘기할 수 있는 한도껏 이야기했다. 크리스틴은 도라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새로운 것을 알았다. 도라의 부모가 도이칠란트군에게 잡힌 것은 폴란드 사람이라는 이유만이 아니라 레지스탕스 운동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마뉴엘은 도라의 부모와 폴몬 사이의 연락을 맡고 있었던 것이다. 우표첩은 연락 수단이었다. 우표에는 비밀 방법으로 중요한 편지가 씌어 있었다. 도라가 살고 있던 아파트에는 무선 장치가 있어, 폴몬에게 마뉴엘이 받아 가지고 오는 편지를 영국의 서울인 런던에 무선으로 치는 것이었다. 마뉴엘은 게슈타포에게 잡힐 뻔했던 도라가 어떻게 벗어났는가를 설명했다. 게슈타포가 도라의 집에 쳐들어갔을 때, 도라는 아주 교묘히 위층으로 도망쳐 그곳 층계참 창문으로 이웃집 낮은 지붕으로 뛰어내렸다. 마침 그 집 사람들은 용감했으므로 도라를 도와 지붕에 난 햇볕 받이 창문을 열어 주었다. 그래서 도라는 그 집으로 들어가 마뉴엘이 기다리고 있는 거리로 걸음을 재촉했다. 이윽고 두 사람은 한동안 시내를 벗어나 있기로 하고 도라가 마뉴엘의 집으로 오게 된 것이다. 이 일에 대해 폴몬은 칭찬해 주었다. 그날부터 1주일 뒤 두 사람은, 도라의 부모가 붙잡힌 그날 밤에 총살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생각난다. 그것은 마뉴엘이 폴몬의 집에서 정신 나간 사람처럼 달려와서 도라가 에스피넬 모퉁이에서 자전거 사고로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 말한 날 밤이지?” 크리스틴이 말했다. 도라는 목멘 소리로 “네” 하고 대답했다. 마뉴엘은 설명을 계속했다. 두 사람이 보아 둔 쇠사슬 이음고리 같은 연락 장소는 도이칠란트 군인에게 한곳도 들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도라의 아파트에는 무선 장치와 팸플릿은 물론이고 레지스탕스에 관계가 있는 것은 무엇 하나 놓아두지 않았었다. 뒤져 보아도 위험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절대로 수색당하지 않는다는 굳은 믿음을 가질 수가 있었으므로 조심스럽게 일을 시작하여, 도라의 부모가 잡혀가기 전처럼 활발하게 임무를 계속하게 되었다. “엄마 이제 알았어요, 왜 내가 늘 시내까지 진귀한 우표를 구하러 갔는지를?” 사 용 불 가. “응, 이제 아주 환히 알았다.” 크리스틴은 크게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 도라에게 이야기했다. “우리들은 너에게 큰 은혜를 입고 있구나, 도라.” “무슨 당치않은 말씀이세요.” 도라는 빨강 머리를 들고 말았다. 크리스틴은 얼굴에 감동한 미소를 떠올렸다. “그 일에 대해서는 나를 심판관으로 삼아다오.” 마뉴엘은 자기네의 일에 어머니가 지나치게 감동해도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감동을 엷게 만들려고 생각했다. 저어, 엄마 들어 봐요. 우리를 지금 당장 떠나게 해주는 편이 좋아요. 지금은 형제들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또 여기서는 그렇게 할 수도 없잖아요. 그리고 곧 해방의 날이 와요. 모두들 분명히 그것을 느끼고 있어요. 이제부터 나는 늘 집을 비워야만 해요. 형제들을 속이는 것이 활동하기에 편리해요. 그 편이 어머니나 형제들에게도 좋고요. “그건 좋다고 치고, 도라는 어떻게 되지? 엘리자베스 숙모님 댁에서 외돌토리로 지내는 거냐?” "내 생각이지만 폴몬이 자기 집에 있게 해줄 거예요.” 도라가 말했다. “그건 아주 위험하다. 미셸과 내가 너희 둘의 사정을 아니까 여기에." 그리스틴이 말했다. 마뉴엘은 어머니의 말을 가로막았다. “미셸이 알고 있다고요?” “응, 안단다. 미셸이 말이다.” 이번에는 마뉴엘이 그날 아침 루와 미셸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알게 될 차례였다. “그러니까 이제 엄마와 미셸이 있으니까, 도라는 여기에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마뉴엘, 너는 네 생각대로 해라. 너를 믿고 있으니까.” 도라는 분명히 반대의 뜻을 밝혀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머, 왜?” 크리스틴은 도라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므로 부드럽게 물었다. “난, 이제 어린이가 아네요.” 도라는 또렷하게 말했다. 틀림없이 도라는 매일 조금씩 어른스러워지고 있었다. “그래. 너는 곧 자기 생각으로 결혼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크리스틴은 도라의 말에 반대하지 않고 말했다. “그렇다면 도라를 이곳에 남겨 두겠어요. 엄마의 말이 맞아. 나는 엄마에게 도라를 맡기겠어요.” 마뉴엘의 검은 눈동자가 도라를 열심히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언제나처럼 수줍은 티가 어려 있었다. “그건 싫어!” 도라가 세차게 말했다. “나도 너와 똑같은 자격으로 레지스탕스 운동을 하고 있어. 그리고 너처럼 어디까지나 싸울 작정이야. 그것을 방해할 권리는 없어.” “아니, 나는 최악의 경우에도 네가 안전할 수 있도록 늘 생각해 왔어. 너는 지금까지 지나칠 만큼 의무를 다해 왔다.” 아, 내 생각은 그래. 나는 너와 떨어지고 싶지 않아. 네가 루를 잃은 것처럼, 나는 부모를 잃었어. 도라는 이렇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럼 어디로 가겠다는 거냐? 마뉴엘처럼 폴몬에게로 가겠단 말이냐?” 마침내 크리스틴이 물었다. “네, 폴몬 아저씨 집에 가겠어요.” “그러나 네가 폴몬씨 집에 있다면 이상하게들 생각하지 않을까? 장날에 마을 사람들이 너를 보고 여러 가지로 수군댈지도 모르지 않니.” "나는 고아가 아네요, 마뉴엘은 여러 도시 사이의 연락 때문에 바빠서 폴몬 집에는 좀처럼 오지 않을 거예요. 온다고 하더라도 필요할 때만 이지요. 마뉴엘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편이 나을 거예요." 사람들은 폴몬 집안이 나를 정답게 대해 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잠깐 동안 그 집에서 살더라도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아요. 크리스틴은 도라가 이제부터 가려는 곳의 위험한 임무에 찬성하기로 했다. “분명히 말해서." 도라와 마뉴엘은 서로 다투어 자기의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끝내 도라가 이겼다. 그것은 처음부터 뻔한 일이었다. 크리스틴은 멍청히 마뉴엘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아들들은 이다지 매우 닮은 곳이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곳이 있는 걸까. 예를 들어 루와 마뉴엘 사이에도 대단히 다른 점과 무척 닮은 구석이 있다. 생각은 거의 비슷하다. 마뉴엘은 가끔 주저하면서 자신이 없는 듯 조용히 자기 일을 이야기했다. 그에 비하여 루는 개구쟁이 그대로여서 ‘산적 두목’ 같았다. 루는 이미 방에서 방으로 헤매 다니지 못한다. 어머니 곁에서 노래도 하지 못한다. 또 그 꽃밭이 있는 곳에서 즐거운 듯이 부드러운 노래를 부르지도 못한다. 그리고 마뉴엘은 새로운 모청을 시작하면 마기단에 있는 브루노보다 훨씬 큰 위험 앞에 몸을 내맡기게 된다. 크리스틴은 한숨을 쉬고 여전히 메마르게 타오르는 듯한 눈길로 손을 꽉 쥐고 일어섰다. 크리스틴은 마호가니 팔걸이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몇 시간 전에 미셸이 ‘조각’을 한 그 의자였다. 크리스틴은 곧 미셸의 장난임을 깨달았다. 미셸이 야단맞지 않을까 하고 걱정되어 도라는 크리스틴의 얼굴빛을 살폈다. 그러나 크리스틴에게 이 ‘조각’은 뜻있는 것이었다. 크리스틴은 전날 루가 이 의자 장난에 한몫 끼었음을 알았으나, 이제는 거실 대들보 밑에도, 이 낡은 집 어디에도, 풀이 죽어 머리칼을 흩트린 루는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그 모습을 다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윽고 크리스틴은 브루노를 불러, 자기 멋대로 권력을 휘둘러 마뉴엘을 쫓아낸 것을 꾸짖었다. 그 꾸중을 브루노는 국민학교 학생처럼 얌전히 들었다. “그러나 어머니, 결국은.“ 결국 뭐란 말이냐? 브루노. 이 집에 엄마가 있는 한, 엄마가 너희들의 일을 결정해 갈 생각이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손을 들었다. “잠자코 있어,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 크리스틴은 생각했다. '브루노가 마뉴엘의 참뜻을 안다면,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데에 화를 내겠지. 특히 미셸이 다 알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마뉴엘과 도라는 브루노가 결정한 대로 낡은 집에서 나갔다. 8월 첫 무렵부터, 프랑스 국민 모두가 기대하고 있었던 것처럼 영국으로부터 오는 방송은 한층 신이 나기 시작했다. 방송은 점점 긴박해 가는 전쟁 속에서도 내보냈다. 크리스틴과 아이들은 불안과 두려움이 섞인 마음으로 파리의 시가전 소식과 이어서, 8월 25일에는 해방 통지도 들었다. 그 동안에도 밭길 여기저기에는 도이칠란트 군부대들이 끊임없이 행진해 갔다. 도망치는 박쥐처럼 줄을 흩트린 군인들은 밭일에 쓰는 소와 말, 자전거까지 모든 탈것들을 빼앗아 타고 도망쳤다. 도이칠란트군은 갈 곳이 어디든, 어떤 방법으로든 도망칠 수만 있다면 좋았던 것이다. 하여튼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쪽을 향해 헤매는 가련한 군대가 되어 버렸다. 도이칠란트군이 지나다니는 마을들은 물건을 빼앗기고, 난폭한 짓을 당하고, 많은 피해를 입었다. 모두들 너무나 무서워서 며칠 밤씩 숲속에서 잤다. 시내 큰길에서 도이칠란트군의 유명한 ‘타이거 전차’ 세대가 부서졌다. 그 전차는 벽이 허물어진 집 앞에서 짓뭉개진 해골처럼 되어 있었다. 마기단 사람들의 활동도 활발해졌다. 8월에서 이듬해 3월에 이르기까지 온갖 곳에서 도이칠란트군 탄약고가 무서운 폭발을 일으켜 날아가 버리고, 그 둘레는 몇 킬로미터에 걸 쳐서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도이 칠란트군은, 물러갈 때에 가지고 갈 수 없는 것들을 강물에 버렸다. 잡동사니, 속옷, 탄약, 이불, 석유통, 가죽 장화, 레코드, 책, 전구 둥둥 무엇이든지 강물에 버렸다. 역에서는 식량을 실은 군용열차를 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 지나자 굶주린 프랑스 사람들이 식량을 노리고 밀려들었다. 영국 비행기가 밤낮없이 큰길 위의 하늘을 날고, 후퇴하는 도이 칠란트군의 행렬을 폭격했다. 산길을 가려 해도 브루노 등의 마기단이 습격하여 도망치는 길을 가로막았다. 프랑스 전국에서 다리와 발전소가 부서졌다. 곳곳에서 레지스탕스들은 적군을 습격하여, 꼼짝달싹 못하게 몰아붙여 사기를 꺾어 버렸다. 거의 1 시간마다, 라디오에서는 싸움이 어떻게 되어 돌아가는지를 알려 주었다. 그러나 이 마을은 끝없이 뻗은 골짜기의 움푹 팬 곳에 외 따로 떨어져 있었으므로, 어떤 뉴스이든 전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사람들은 자기네 고장에서 일어나는 일도 모른 채 몹시 애타는 마음으로 시내에서 올 뉴스를 기다렸다. 크리스틴은 집에 없는 브루노, 마뉴엘, 그리고 도라의 일이 걱정되었으나, 도시의 모습을 구경하러 가려는 아이들을 붙잡아 두었다. 이러한 상태가 닷새 동안 계속되었다. 어느 날, 오후 2시였다. 한 대의 오토바이가 경쾌하게 마을을 달려왔다. 오토 바이는 마뉴엘이 운전하고 뒤에는 도라가 매달려 있었다. 커다란 모터 소리에 마을 사람들은 길쪽으로 몰려 갔다. 마뉴엘은 엔진을 끄고 도라를 내려주었다. “어떤 소식을 가지고 왔지?” 한 여자가 물었다. “도이칠란트군이 시내에서 나갔어요.” “모두 말인가?” 다른 여자가 물었다. 마뉴엘의 대답 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물론이죠. 한 사람도 남김 없이!” 마뉴엘이 오토바이를 자기 집 담장에 기대는 동안에도 햇볕이 쏟아지는 오솔길에서는 와글와글 소리가 났다. 모두들 ‘해방’을 안 이 날을 마음껏 축하했다. 젊은 사람들은, 시내로 달려가서 도이칠란트군이 사라진 모양을 보고, 다시금 되찾은 자유로운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오려고 저마다 자전거를 가지러 서둘러 갔다. 마뉴엘은 도라의 손을 잡고 읍장 집으로 가, 자기들의 임무로서, 시내의 형편을 보고했다. 그 뒤 두 사람은 낡은 집을 향해서 급히 달렸다. 문께에서 앙투안과 장 자크를 만났다. 둘은 오토바이 소리와 마을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와서, 사정이 궁금했던 것이다. 마뉴엘과 도라는 레지스탕스의 표지인 세 가지 색의 완장을 차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앙투안과 장 자크는 놀라 뒷걸음질쳤다. 앙투안은 다만 이렇게 말했다. “브루노 형은 저녁때까지 여기에 있을 거야.” “그거 멋있는데, 나는 그렇게까지 환영해 주리라곤 기대 하지도 않았어.” 마뉴엘은 좀 비웃둣이 말했다. 앙투안과 장 자크는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라, 거실로 들어가는 형과 도라의 뒤를 그저 말없이 따라갔다. 크리스틴과 가족들은 그곳에 모여 있었다. “야아, 모두들 안녕!” 마뉴엘은 마치 이렇게 돌아온 것이 당연한 것처럼 침착하게 말했다. 도라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크리스틴은 기쁨의 소리를 지르며, 두 사람에게로 가서 얼싸안았다. 그리고 깜짝 놀란 브루노 중위와 다른 아들들에게 마뉴엘의 완장을 가리키며 조금 비꼬듯이 부드럽게 말했다. “너희들의 재판은 잘못된 것이었지?” 그리고 미셸을 불렀다. "미셸, 엄마와 부엌으로 가자. 주스틴에게 뭐 먹을 것을 좀 만들라고 해 줘.” “나도." “글쎄 미셸. 뒤에 말하면 되잖니? 엄마와 가는 것이 그렇게 싫으냐?” “아니, 엄마. 그래도." 크리스틴은 미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몸을 구부렸다. 그리고 속삭였다. “너는 형제들만 남겨 두고, 그들이 두 아람과 화해하게 하고 싶지 않니?” 미셸은 어머니에게 알았다고 눈짓으로 대답하고 이번에는 군말 없이 따라갔다. 형제들과 도라는 줄곧 마주 앉아 있었다. “어찌 된 일이야?” 마뉴엘이 마치 요전 날에 아주 당당히 헤어졌던 것처럼 다정하게 물었다. 장 자크와 앙투안과 장 피에르는 브루노를 바라보았다. 여러 사람을 대신하여 마뉴엘에게 사과해 주었으면 싶었던 것이다. 브루노는 동생들의 부탁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세 발짝 앞으로 나갔다. “우리를 용서해 다오. 우리는 바보 같은 짓을 하고 말았다.” 마뉴엘은 그날 밤, 자기에게 벌주기로 한 결정을 용기로써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금 형제들의 따뜻한 애정과 존경을 받고 나자,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그 동안에도 조그만 마을은 들끓듯이 와글거렸으며, 집집마다 창문에는 프랑스 국기가 나부꼈다. 읍장으로 막 임명된 폴몬은 책임이 무거운 것을 생각하고 낡은 가구, 그림, 도자기, 낡은 고철품으로 가득 찬 집안을 왔다 갔다 했다. 폴몬은 갑자기 프랑스 식민지 발행의 가장 새로운 우표 시리즈를 잃어버린 것을 깨달았다. 실망한 폴몬은 어떻게든 우표를 찾으려고 낡은 벽걸이를 흔들어 보고 부서진 의자를 옮겨 보았다. 부채에서부터 중국 단추 따위의 수집품까지 온갖 것이 꽉 차 있는 서랍도 뒤집어엎어 보고 제2제정시대의 접시 밑도 보았다. 그러다가 낡은 솔에 걸려 루이 16세 시대의 소파를 본뜬 가짜 소파의 금이 간 틈에 발이 빠지기도 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우표는 나오지 않았다. 중요한 시기에 읍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진 것을 생각하고 물건 찾기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매우 우울해지고 풀이 죽어서 폴몬은 터벅터벅 읍사무소를 향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 그날 폴몬은 읍장에 어울리는 기름얼룩이 없는 단정한 윗도리를 입고 있었는데, 그 호주머니 속에서 그처럼 찾던 보물을 발견했던 것이다. 폴몬은 겨우 마음이 가라앉았다. 바깥은 무척 더웠다. 뜰에서는 꿀벌이 장미와 제라늄 꽃 사이를 바쁜 듯이 날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꿀벌은 윙윙거리면서 목련 꽃에서 나와 물기가 떨어져 커다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자양화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오솔길의 자갈은 햇볕을 받아 타오르는 것 같았다. 그 사이를 개미 떼가 죽 고르게 행렬을 짓고 나아가고 있었다. 물이 미지근해진 물통 저쪽에선 아까부터 파랑 나비 한 쌍이 춤을 추고 있었다. 하늘은 새파래서 마치 그림엽서의 하늘 같았다. 낡은 집은 문을 굳게 닫고 있었다. 햇빛을 막고 집 안을 선선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부엌에서는 주스틴이 더운데다 음식을 너무 먹은 탓으로 늘어진 기분이 되어 햇볕이 그다지 들지 않는 불꺼진 난로 앞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마뉴엘과 도라는 여전히 폴몬의 집에 있었다. 브루노는 군대에 들어가 툴루즈의 부대에 있었다. 미셸은 마리와 캇산을 만나러 우 농장으로 갔다. 장 자크와 장 피에르는 아이들 방에서 소파에 누워 흥미가 솟아서라기보다는 의욕을 북돋워 하나는 화학, 다른 하나는 시저의 책과 씨름하고 있었다. 몇 번이고 주의를 들었으나 여전히 앙투안은 창문에 걸터 앉아 다리를 바깥으로 내밀고 큰 소리로 시를 읊었다. 시내에 비가 내리듯 내 마음속에도 비가 내린다. “어이, 창문을 닫아.” 장 자크는 그러한 짧은 말을 하는 것도 큰일인 것처럼 나른하게 말했다. “그 때문에 파리가 방으로 다시 날아와서 5분 뒤면 이곳에 있지 못하게 된다.” “좋아 그럼 5분 기다려 보자고. 우리들이 파리를 본다면." 아일랜드를 내가 본다면 부모님이 태어난 비 오는 그리운 나라를. 장 자크는 동생이 시를 읊는 것을 전혀 엄포가 들어 있지 않은 말투로 가로막았다. “내가 일어나면 어떻게 되나 봐라!” “이렇게 더울 때 일부러 그런 고생할 필요 없어. 나는 내 나름대로 더위를 쫓고 있는 걸 몰라?” 빗속에서 새들은 이 땅보다도 즐거운 듯 하늘은 잿빛으로 다정하게. “그 말이 맞아." 장 피에르가 끼어들었다. “네가 큰 소리로 시를 읊어 파리 떼를 불러 모을 작정이라면 다른 방으로 가.” “형도 방이 있잖아. 그리고 형은 구제할 길이 없어. 이 비에 대한 시를 듣고 기분이 상쾌해지지 않는단 말이야?” 앙투안도 고집스럽게 맞대꾸했다. “네가 베를렌의 시를 읊는 소리를 들으면 속이 메슥거린다고.” 장 피에르가 주저 없이 말했다. “그렇게 기분이 나빠질 까닭이 없는데. 그리고 이것은 베를렌의 시가 아닌걸.” “그렇겠지. 네가 지은 엉터리 시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장 자크는 깨끗이 고백했다. “나도.” 장 피에르도 말했다. “몰라도 상관없어.” 이렇게 말하고 앙투안은 읊기를 계속했다. 형제 사이에 일어날 일이 끝내 일어나고 말았다. 몇 초인가 지나 세 아이들은 아이들 방에서 엎치락뒤치락하기 시작했다. 이 소동을 모르고 크리스틴은 거실에서 침대 의자에 누워있었다. 꽉 닫혀 있지 않은 덧문 빗장 틈으로 햇빛이 한 줄기 새어 들고 있었다. 이것은 금빛 먼지처럼 방을 가로질러 갔다. 여느 때와 달리 크리스틴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무척 나른함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루가 죽고 마르탱의 소식이 끊어지다니 정말 너무했다. 아이들에게 어머니인 자기가 힘이 있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침착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두 가지 모두 나날이 자기에게서 사라져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한 줄기 빛 만이 새어드는 이 어둡고 조용한 방 안에서 크리스틴은 눈을 감았다. 루가 정신없이 불어 대는 하모니카 소리가 들려왔다. 들고양이처럼 들판을 뛰어 돌아다니는 루의 모습이 떠올랐다. 귀리 밭에서의 가슴이 미어질 듯한 추억과 함께 루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남편 마르탱을 생각해냈다. 삶의 지혜와 정다움으로 빚어진 듯한 마르탱. 삶의 힘이었고 평화였던 마르탱. 어찌 마르탱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눈을 태워버릴 것 같은 이 눈물에서 누가 해방시켜 줄 것인가. 누가 눈물을 멎게 하고 영혼을 불태워줄까. 아이들의 기도도, 다정한 마음도, 고단함도, 당장이라도 번개가 번뜩이는 폭풍우처럼 덮치는 커다란 괴로움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었다. 아이들 방에서는 큰 소동이 한창이었다. 장 자크의 셔츠를 찢고, 의자를 흐트러 놓고, 앙투안의 머리를 향해 시저의 논문을 창가로 내던지고, 소파를 뒤집어엎고 잉크병을 뒤집어엎고 나서야 겨우 소동은 멈추었다. 그런 뒤에 시저의 책이 셰익스피어의 책으로 바꿔진 것 말고는 세 아이 모두 자기 일로 되돌아갔다. 앙투안은 창가에 다시 자리 잡고 시 읊기를 계속했다. 사냥꾼의 총 숲에서 쏘아내 지난날의 뉘우침을 다시 일깨우네. 부드러운 풀밭 위에 밤을 지세워 진주를 뿌리고. 나는 개똥지빠귀를 쫓아 목장을 달리네. "아니 무슨 소릴까. 들었어?” 형제들은 책에서 얼굴을 들지 않았다. “자동차야. 그뿐이지 뭐.” 장 자크가 말했다. 이렇게 소란한 때에도 마을에 자동차가 들어오는 것은 그다지 흥미를 끌만한 일은 아니었다. 앙투안은 호기심이 일어나 귀를 곤두세웠다. “틀림없이 의사 선생님이거나 푸줏간 주인일 거야.” 장 자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생각해 봐.” 앙투안이 말했다. “만약 이웃의 누군가가 병이 났다면 우리들도 알고 있을 거야. 그리고 푸줏간 주인은 목요일에 와. 또 뭐라고 설명하겠어?” 모터 소리가 가까워졌다. “무척 큰 차야.” 장 자크가 대뜸 말했다. “이제 곧 선다.” 이제 둘 다 앙투안과 한 덩어리가 되어 창문으로 좁은 길을 향해 몸을 내밀었다. 기다란 몇 대의 군용차가 곧바로 달려오고 있었다. “자동차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건가, 전차인데!” 장 피에르가 갑자기 몹시 흥분하여 의젓한 티를 내려고도 하지 않고 오히려 감탄하듯이 외쳤다. “야아, 여기에서 멈춘다.” 앙투안이 놀라서 말했다. 틀림없이 차는 낡은 집의, 못질된 문 앞에서 멈추었다. 운전사는 하사관이었는데 문을 열어주기 위해서 내렸다. 그러나 기다릴 수 없다는 듯이 안쪽에서 문이 열리고 전차 대장이 내려섰다. 아이들 방의 창문에서는 외침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앗, 아빠다!” 장 피에르가 외치는 소리였다. “아빠.” 장 자크가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앙투안은 주먹을 불끈 쥐고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길에서는, 나이가 들어 거칠게는 보이지만 역시 행복했던 시절에 보았던 아버지가 변함없는 모습으로 깊은 감동을 억누르듯이 하면서 창문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들어가도 괜찮아?” 아이들은 이미 창문에서 모습을 감추고 없었다. 떨리는 다리를 비틀거리면서 계단을 뛰어내려 문으로 달려갔다. 마르탱은 아이다운 기쁨과 어른스러운 눈매가 뒤섞인 아들들 앞에 섰다. 조금 지나서 마르탱은 아들들의 손을 잡고 불쑥 물었다. “엄마는?” “안에 계세요. 거실에.” 아이들 모두에게 똑같은 생각이 스쳤다. 아버지는 루를 만날 수가 없다. 그러나 아직 그것을 모르신다. 이 일을 생각하니 기쁜 마음이 어색해지고 말았다. 마르탱은 갑자기 공기가 무거워진 것을 느꼈다. 그래서 좀 불안해져서 다시 물었다. “브루노는 어디 있나? 마뉴엘은?” “브루노는 중위가 되어 툴루즈에서 근무해요. 마뉴엘은 읍장인 폴몬네 집에 있고요.” 마르탱은 놀랐다. 저 고물상 폴몬에 대해 마르탱이 지니고 있는 기억으로는 읍장과 같은 훌륭한 지위에는 전혀 맞지 않았다. “폴몬은 레지스탕스로 놀라운 활동을 했어요.” 장 자크가 설명했다. “마뉴엘이 연락원으로서 도와주고 있지요.” 마르탱을 안심시킬 터인 이 짤막한 뉴스도, 걱정을 없애 줄 수는 없었다. 마르탱은 불안한 듯이 성큼성큼 거실로 들어갔다. 문지방에서 똑같은 동작으로 아이들은 아버지를 지나가게 하기 위해 몸을 뒤로 물리었다. 아이들은 아버지 뒤를 따라가지는 않았다. 조용히 문을 닫자 뜰로 나갔다. 열려 있는 창문을 통해서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뒤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한참 뒤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들은 지금 어머니가 드디어 그 품 속에서 울 수 있는 사람,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얻었다는 것을 알았다. 어머니의 눈물은, 한 평화가 그 시작을 알린다는 것, 그리고 그 눈물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를 말하고 있었다. 모두들 맥이 빠지고 그때까지의 긴장에서 벗어나, 서로 어깨에 손을 돌려 눈물에 젖은 뺨을 닦고 있었다. 마뉴엘과 도라는 전화로 연락을 받고 곧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다. 미셸은 우 농장에서 돌아왔다. 브루노는 다음날까지 휴가를 얻을 것이다. 부엌에서는 주스틴이 감동에 가득 차서 가끔 외치며 이 냄비 저 냄비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이봐, 장 피에르 도련님, 프림을 가져가선 안 돼. 요리를 할 몫밖엔 없으니까. 나리는 훌륭한 분이시다. 이렇게 수다를 떨고 그 뒤엔, 오후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리 지나갔다. 우선 도라가 마르탱에게 소개되었다. 마르탱은 이 뜻밖의 아가씨를 보고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르탱은 아까 크리스틴에게 한 것처럼 아이들에게 핑게르크 뒤에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선을 타고 기적적으로 영국에 닿았다는 것. 루크레르크 군의 첫 부대에 입대한 일. 그리고 차드, 르도크, 튀니지, 이탈리아 싸움터로의 이동. 영국으로의 귀환, 미국군과 함께 노르망디에 상륙. 그리고 끝내 시민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일어선 파리로의 잊을 수 없는 입성. 그리고 이제 겨우 8일 동안의 휴가를 얻어서 돌아왔다는 것. 너무나 바쁘게 옮겨 다녔기 때문에 여태까지 단 두 번밖에는 가족에게 편지를 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낙하산으로 뛰어내리는 레지스탕스의 전우에게 부탁했는데 재수 없게도 도이칠란트군에게 추적당했고, 두 번째의 그 전우는 착륙한 순간 도이칠란트군의 총에 맞아 죽어버렸다. 이것저것 쉴 새 없이 질문이 나왔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그날 밤은 너무나 일찍 찾아왔다. 아이들과 도라는 다시 두 분만 있게 해 주었다. 모두들 조그만 일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었다. 부모님의 기쁨과 괴로움 속에는, 부모님 두 분만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럿이서 두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면 어떨까?” 앙투안이 불쑥 말했다. “어떻게 깜짝 놀라게 하지?” 도라가 물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깨끗한 테이블을 마련해 드리는 거야. 단 두 분이서 들게 하는 거지. 그러면 아빠 엄마는 젊은 부부 같은 기분이 될 거야.” “그거 좋은 생각인데.” 마뉴엘이 말했다. "곳간에서 고급 포도주를 꺼내 오자.” 미셀이 자기 생각을 말했다. "테이블을 장미와 재스민으로 장식하자.” “은촛대를 세우자고.” 앙투안이 말했다. “전기는 다 끄는 거야. 촛불만으로 불을 밝히자. 무척 로맨틱하잖아. 엄마의 마음에 들 거야.” “그러나 초는 아주 구하기 힘들어.” 장 자크가 약은 체하고 주의를 주었다. "우리 집에 있는 것은 모두 네 자루밖에 안 돼.” “이거 안타까운데.” 앙투안이 말했다. “그러나 특별한 날이야. 초를 아끼지 말고 켜도 돼.” 그리고 잠깐 동안 여럿이서 계획을 짜고 그 계획을 잘 해내기 위해 주스틴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식당에는 커튼이 쳐졌다. 늘 앉는 의자 대신, 팔걸이의자 두 개가 놓였다. 그것들은 미셀의 제안대로 장미와 재스민 꽃으로 장식된 조그만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놓였다. 테이블 위에는 촛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방에 따뜻하고 신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페로’ 동화에 나오는 ‘잠자는 숲의 미녀’가 사랑하는 왕자와 결혼식을 올리려는 것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테이블 위에는 양피 종이쪽지를 놓아두었다. 그 종이에 앙투안이 다음과 같이 썼다. 오늘 밤은 아빠도 엄마도 아이가 많은 나이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마님, 식사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주스틴이 거실 문에서 알렸다. “곧 갈게요.” 크리스틴이 대답했다. “아이들은 어디에 있지?” 마르탱이 물었다. 주스틴은 아이들과 도라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벌써 테이블에 앉아 있습니다. 모두 거기서 만나실 수 있지요.” 마르탱은 일어서서 크리스틴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갑시다.” 마르탱은 아내의 팔을 잡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늘 놓여 있던 큰 식탁이 없었다. 큰 식탁은 어두컴컴한 구석으로 밀려나 있었다. 다만 축하용의 두 사람 몫 그릇만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꽃 위의 몸을 굽히고 앙투안의 생각에 따라 형제들의 이름으로 쓰인 인사말을 읽었다. ‘오늘 밤은 아빠도 엄마도 아이가 많은 나이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감동하여 기쁜 듯 서로 마주 보았다. “우리 아들들은 아주 유머가 풍부해요.” “좋아, 아이들이 그런다면 오늘 밤은 젊은 사람들처럼 식사를 합시다. 아이들의 말이 옳소. 그렇게나 지독한 세월을 보냈고 이렇게 무서운 속에 돌아왔어도." 크리스틴의 손을 쥐고 있는 마르탱의 손은 루를 생각하고 떨렸다. "당신 곁에 있으니 내가 아주 젊은것 같은 생각이 드오. 이 집에 신혼여행을 왔던 것이 어제만 같소. 생각나오? 그때는 겨울이었지? 바로 지금처럼 식사를 했소. 단둘이 이 테이블에서. 마을에는 아직 전기가 들어와 있지 않아서 저녁식사 때엔 오늘 밤처럼 촛불을 밝혔었잖소. 또렷이 기억하고 있소. 그때는 겨울이었지만." 식당의 세 문 뒤에서는 아이들이 소리 죽여 열쇠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려고 서로 밀쳤다. 그것은 아이들이 방정맞기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좋은 것이 없을 선물이 성공하여 자기들이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는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어머니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자 아이들은 살짝 미소 짓고 음모를 꾸민 사람들 같은 표정으로 발소리를 죽여 물러갔다. 부엌에서는 주스틴이 모두에게 재빨리 수프를 퍼주었다. 그리고 모두들 방으로 올라갔다. 2층 층계 참에서 ‘안녕’을 하기 전에 모두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그리고 저마다 헤어져갔다. 마뉴엘과 함께 방문을 닫을 때 장 자크는 다른 아이들 쪽을 돌아보았다. “무사히 끝났구나. 얼마나 멋진 날인지.” 앙투안은 어깨를 크게 으쓱하고 나서 대꾸했다. “시저는 온갖 날들을 보았어.” “그 말을 한 사람이 바로 시저라는 것을 가르쳐 주지.” 장 자크는 시저의 책을 읽느라고 고생한 원한이 서린 말투로 말을 계속했다. "그러나 누구도 그것이 정말인지 아닌지 모른다. 시저가 본 시저, 시저가 설명한 시저. 대체 그것으로 무엇을 알 수가 있겠어.” 또렷하게 말하고 나서 우쭐하여 문을 쾅 닫았다. 아이들과 도라에게 이 잊을 수 없는 밤은 불쑥 꺼낸 아리송한 문구로 끝났다. 그로부터 꼭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세상은 크게 달라졌다. 이해 첫봄 5월 8일, 도이칠란트군이 항복했고, 8월에는 일본이 항복하게 되었다. 다시 여름 방학철을 맞이하여 낡은 집에도 활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하양과 검정의 격자무늬 복도에서 아이들은 술래잡기를 했다. 부엌에는 언제나 티끌 하나 안 묻은 놋그릇과 맛있어 보이는 돼지고기가 있었고, 주스틴은 여전히 검은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가끔 장 피에르와 미셸, 어느 쪽이 바람처럼 들어와서는, 들어온 목적에 걸맞은 속도로, 설탕과 버터 바른 빵을 집어 들고 나이 든 주스틴의 잔소리를 등 뒤로 들으면서 웃으며 도망치는 것이었다. 주스틴은 아무리 세월이 홀러도 이런 장난에 익숙해지지 않고 아이들이 나타날 때마다 천진하게 몹시 화를 냈다. 뜰의 꽃밭 둘레에는 지난해에 피었던 것과 똑같은 새 자양화가 하얀 목련 꽃을 마구 흔들면서 불어오는 남녘 바람에 따라 흔들거리고 있었다. 집 앞의 나지막한 돌담 밑의 작은 돌은 초록이나 잿빛 도마뱀의 요람 같아서 도마뱀들은 조심스럽고 날쌔게 드나들고 있었다. 곧 아침 7시가 되었다. 그날은 도라와 마뉴엘이 약혼하는 날이었다. 내년 여름에 두 사람은 결혼하기로 되어 있었다. 많은 친구들이 약혼 발표를 하는 점심 식사에 참석했다. 이윽고, 저녁 식사까지 하기로 되어 있는 친한 몇 사람만 남기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돌아갔다. 마리와 카산도 남았다. 두 사람은 모두에게서 떨어져 재스민 꽃이 뒤엉킨 부슈칸나무 그늘로 가서 약속했다. “내가 농업학교로 공부하러 가는 거 알고 있지?” 카산이 말했다. 마리는 조심스럽기는 했으나 그 계획에 찬성하고 있었다. “알고 있어.” “괜찮겠지?” “응, 아주 좋아.” 카산은 팔을 건들건들 흔들었다. 그리고 손을 앞으로 모으듯이 하고 마리의 눈을 보지 않으려는 듯이 이야기했다. “방학이 있잖아.” “방학은 여기에서 보내?” “암, 너의 아빠와 엄마는 나와 사이가 좋아. 알고 있겠지? 내가 18살이 되면 오늘의 마뉴엘처럼 한다는 것 말이야." “언제 18살이 되지?” 마리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물었다. “앞으로 2년 뒤지. 아, 그리고 너는. 너는 도라와 똑같은 17살이 되지?” 두 사람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마리는 일요일이나 축제 날만 신는 신발 끝으로 자갈을 쓸어 금을 그었다. 카산은 목련 꽃을 하나 꺾어, 꽃잎 끝을 열심히 우물우물 씹어댔다. 이렇게 몇 초인가가 지나자 이윽고 카산은 마음을 굳혔다. “그럼 내가 하려는 것을 바라지 않는구나?” “그렇지 않아.” “그럼 말 좀 해.” 마리는 순순히 시키는 대로 따랐다. “무엇을 할 작정이야?” “골프 바지와 아코디언을 사겠어.” 이 대답에 마리는 기대가 어긋난 듯 카산을 바라보았다. “좋아. 너는 오래전부터 그것을 바랐으니까.” 마리는 말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뿐이 아니야.” “어머, 그래?” 두 번째의 침묵이 흘렸다. 두 사람의 발치께의 흙은 생각지도 않은 이상한 꼴로 바뀌고 말았다. 그리고 가장자리가 떨어져 나간 목련 꽃은 마치 사람의 머리와 같은 모양이 되고 말았다. 다음에, 결심한 듯이 입을 연 것은 마리였다. “또 무엇을 하려는 거지?” 카산은 마음을 다지고 남은 목련 꽃을 테라스 쪽으로 던지면서 말했다. “너를 내 아내로 맞는 거야. 그 말은 너의 아빠에게 했어. 아빠는 기꺼이 승낙하셨어.” 자기들도 모르게 두 사람의 눈길이 부딪쳤다. 마리는 볼이 빨갛게 물들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못 들었어? 그런 거 싫어?” 카산은 걱정스러워서 물었다. 마리는 조금 전에 땅 위에 그은 금을 발로 차서 무너뜨렸다. “아빠 마음에 든다면.” 마리는 놀라듯이 말했다. 그리고 달려서 낡은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조금 지나서 문에서 카산은 다시 마리를 만났다. “그래, 너는 아까 말한 것 찬성해?” “응, 그래.” 마리는 큰 소리로 웃고 나서 대답했다. 그리고 복도로 들어가, 그곳에서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렸다. 부드러운 푸른빛을 띤 저녁나절의 들판을 가로질러 집으로 향하는 택시 속에서 폴몬과 그의 부인은 조용조용 의논하고 있었다. 금발의 부인은 귀여워하던 도라에 어울리는 약혼 선물에 대해 이야기했다. 부인은 마뉴엘과 둘이서 언제나 무척 멋지다고 말하던 진기한 영국 우표를 모은 커다란 앨범이 좋다고 말했다. 그것은 멋진 선물이었다. 딸의 결혼 때에 준 지참금과 맞먹는 값어치가 있는 물건이었다. 생각이 깊은 폴몬은 가느다란 손가락에서 빛나는 터키석에 금을 박은 반지를 돌리면서 여전히 더럽혀진 손톱을 쏘아보았다. “그건 아까워.” 가까스로 폴몬이 말했다. 그 빨간색 말이야. 아니면 발칸반도의 우표 시리즈 앨범도 있어. 그것은 선물이 안 될까." 부인은 큰소리를 질렀다. “도라에 대한 선물을 어떻게 깎아내릴 수가 있어요. 부끄러운 일이에요.” 사 용 불 가. 폴몬은 깨끗한 옷 저고리에서, 강한 냄새가 나는 화려한 빛깔의 손수건을 꺼내 구슬처럼 땀이 나는 기름진 얼굴을 씻었다. “그럼 당신은 아무래도 앨범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 마치 부인처럼, 그 값어치를 전혀 모르는 듯이 말했다. “좋아, 좋아, 알았어.” 폴몬은 잠깐 동안 잠자코 있었지만 커다란 희생을 치르는 것을 승낙했다. 그리고 그것을 승낙한 데에 만족한 것 같았다. 인생은 남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데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폴몬은 자기가 무척 선심을 잘 쓰고 훌륭해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곧바로 몸 가까이에 있는 일을 생각했다. “그런데 안뜰로 향한 응접실 문을 열어 놓았소?” “아뇨, 왜요?” “우리가 없는 동안 포와르와 캐듯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부인은 갑자기 이런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실망했다. 그리고 방에 갇힌 사랑하는 개가 날뛰어 응접실은 어질러질대로 어질러져 있을 것이라고 체념해 버렸다. 그 무렵 크리스틴은 자기 방에서 조금 쉬고 나서 머리를 매만지며 나왔다. 낡은 집은 아주 복작거려 뒤집힐 것만 같았다. 1층 층계에서 마리와 카산과 미셀이 하모니카 합주를 하고 있었다. 아래층 거실에서는 온갖 레코드가 잇따라 돌아갔다. ‘파르티잔의 노래’도 있고 새로운 룸바 곡도 있었다. 문이 반쯤 열려 있는 서재에서는, 마르탱이 턱 버티고 앉아 환한 얼굴로 담배를 피우면서 스위스 방송이 보내는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었다. 집 전체가 어딘지 모르게 시골 축제 같은 분위기였다. 크리스틴은 서재의 문지방을 넘어섰다. 마르탱은 등을 돌리고 있었기 때문에 아내가 들어온 것을 깨닫지 못했고 발소리도 듣지 못했다. 크리스틴은 꼼짝 않고 서있었다. 그때 갑자기 크리스틴에게 요란한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고, 둘레는 조용해졌다. 그 고요 속에서 은은히 한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푸른 사과와 빨간 사과 벌써 한낮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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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제사상, 닭, 문, 황금 상자, 장수, 이성계, 양들, 상자, 망태, 원숭이, 신, 징조, 장모, 대감, 개구쟁이 특공대, 원숭이 신, 임금님, 화살, 감옥, 집, 옛날 사람들, 빛, 식물, 얼음덩이, 농사꾼, 너희, 뿔, 사람, 나그네들, 머리, 나무꾼, 토끼, 궁궐, 조상, 말, 사또, 양 신, 너, 닭 신, 임금, 날개, 씨암탉, 사람들, 궁둥이, 아들, 신선들, 아기, 파수꾼, 처갓집, 나뭇가지, 나, 사위, 알지, 노인, 잔나비, 서까래, 땅, 개 신, 큰스님, 달, 후손, 숫양, 주인, 열두 신, 수탉, 개, 바늘, 불, 나무, 양, 진돗개, 불덩이, 창, 참외, 눈물, 소나무, 돼지머리, 부자, 숯, 가난한 사람들, 옥황상제, 말발굽, 돼지 신, 대감마님, 도토리, 병풍, 양반, 얼굴, 우리나라, 떡, 아기 다람쥐들, 어른, 돈, 활, 검은 말, 불개, 덤불, 손, 낡은 집, 기둥, 은하수, 소원, 게, 닭 울음소리, 뚜껑, 일본, 스님, 정승, 친구, 고을 사람, 금, 말 신, 달걀, 왕, 집게발, 중국, 쌀, 해, 꼬리, 낙엽, 호공, 열두 동물 신, 동물, 무학 대사, 돼지, 빠른 말, 예술가 | 제목: 열두 띠 이야기 2
줄거리 요약: 아주 먼 옛날 옥황상제는 동물과 식물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사람을 만들어 세상을 참조하였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냐는 사람들의 하소연에 옥황상제는 열두 동물 신을 뽑아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 주기로 했습니다. 일곱 번째로 들어온 말 신은 옥황상제에게 사람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꿈을 키워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말이 좋거나 안좋은 일을 알려 줘서 신령스러운 동물로 생각했고, 말해에 태어난 사람은 너그럽고 활달하나 말의 성격을 닮아 성격이 급하거나 고집스런 면이 있습니다. 장수는 무예가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빠른 말을 가지지 못한 게 늘 불만이었습니다. 장수가 사는 마을에 나타난 신비로운 검은 말은 고을 사람 모두 탐냈지만, 성질이 사나워서 아무도 길들이지 못했습니다. 장수는 매일 개울가 나무 뒤에 숨어서 말을 기다렸는데,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에 검은 말이 나타났습니다. 장수는 말에게 다가갔는데 이상하게도 그리 사납게 굴던 말이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주인을 만난 듯 다가온 말 등에 장수가 올라타자, 말이 쏜살같이 달렸습니다. 하늘이 자신의 소원을 들어줬다고 생각한 장수는 말이 얼마나 빠른지 시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소나무를 향해 쏜 화살보다 빨리 달려야 한다는 장수의 말에 말은 알아들었다는 듯이 히히힝 울었습니다. 장수가 활을 쏘자, 말이 달리기 시작했는데 검은 말은 다른 말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소나무 앞에 장수와 말이 도착했지만, 화살이 소나무에 꽂혀 있었고 장수는 화를 냈습니다. 장수는 화살보다 늦은 말의 목을 단칼에 베어 버렸는데, 그 순간 화살 하나가 소나무에 날아와 꽂혔습니다.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장수는 슬피 울며 말을 고이 묻고, 해마다 말의 제사를 지내 주었습니다. 여덟 번째로 양 신은 옥황상제에게 세상에 내려가 사람들이 서로 아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양보하는 마음을 기르게 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서로 아끼고 양보하는 마음이 있어야 평화롭게 살아갈 것이니 그에게도 내려가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양은 어질고 착하고 의로운 동물로 여겨왔는데, 한번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고집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양해에 태어난 사람은 양을 닮아 심성이 착하고, 평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성격이 올곧아서 때로는 융통성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낡은 집 마루에 앉아 있어 놀란 장수가 뒤를 돌아보자, 기둥이 흔들거리고 문이 들썩였습니다. 놀란 장수가 밖으로 뛰쳐나오자 집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린 장수 등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서까래 세 개가 나란히 지워져 있었습니다.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에 놀란 장수는 뒤를 돌아보니, 숫양 두 마리가 집터 위에서 싸우고 있었습니다. 양들이 뿔을 세우고 서로에게 달려들어 무섭게 싸워서 두 마리 모두 뿔이 부러져 버렸습니다. 더 머물다가는 봉변을 당할 것 같다고 생각한 장수는 서둘러 빠져나가려다 양의 꼬리를 밟자 힘없이 툭 하고 떨어져 나갔습니다. 눈을 뜬 장수는 어젯밤에 길을 잃고 헤메다 작은 암자에서 잠을 청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장수가 큰스님을 찾아가자, 스님은 이를 알기라도 한 듯 불을 환하게 밝히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꿈 이야기를 하자 스님은 왕이 될 꿈이라고 말해, 장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낡은 집은 머지않아 무너질 이 나라를, 서까래를 진 장수의 모습은 곧 왕이 될 것임을 나타낸다고 했습니다. 스님의 말을 믿지 못하는 장수에게 스님은 장수에게 얼굴이 왕이 될 상이니,덕을 쌓아 훌륭한 왕이 되라고 말했습니다. 스님의 말대로 장수가 훗날 왕이 되자 사람들은 양을 신성한 동물로 여기고 양 꿈을 꾸면 행운과 성공이 온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아홉 번째로 원숭이 신이 자기처럼 다양한 재주가 있어야 즐겁게 살 수 있다고 말했어요. 일본과 중국에서 살던 원숭이는 조선 시대 세조 임금 때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살기 시작했다고 전해지고, 잔나비라고 부르는 것은 원숭이의 모습이나 행동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원숭이해에 태어난 사람은 원숭이처럼 지혜로워 매사를 현명하게 처리하고, 재주가 많고 창의성이 풍부해서 예술가로서도 뛰어난 면모와 낙천적인 성격으로 사람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숲속 마을에 사는 원숭이는 바닷가에 사는 게와 만나기만 하면 다툼을 벌였습니다. 인심 좋은 토끼네 집에서 잔치가 열려 숲속 동물들에게 맛있는 떡을 나눠 주고, 원숭이도 떡 한 덩이 받았습니다. 원숭이는 뭐든 친구와 나눠 먹어야 하는데, 너무 작아서 몰래 먹기로 했습니다. 떡갈나무 위로 뛰어 올라간 원숭이가 떡을 꺼내 베어 먹으려는데, 밑을 내려다보니 뭘 그렇게 맛있게 먹냐는 게의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원숭이는 떡을 감추고, 혼자 먹지 말고 자기한테도 달라는 말에 너무 작아 나눠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원숭이가 혼자서 떡을 먹자, 약이 오른 게는 원숭이를 골려 주려고 머리를 굴렸습니다. 떡은 나뭇가지에 걸어 두고 먹어야 더 맛있다는 게의 말을 듣고 원숭이는 게가 일러준 대로 하였습니다. 갑자기 부는 바람 때문에 떡이 땅에 떨어지고, 원숭이가 나무 아래로 내려갔지만 어느새 게가 떡을 집어 들고 달아났습니다. 게를 뒤쫓아 간 원숭이는 떡을 내놓지 않으면 게집에다 방귀를 뀌겠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화가 난 원숭이는 게집에다 방귀를 뀌었고, 게는 원숭이의 궁둥이를 집게발로 콱 물었습니다. 원숭이는 아파서 궁둥이를 잡고 팔짝팔짝 뛰었고 그 일이 있고 난 뒤부터 원숭이의 궁둥이에는 털이 없이 민숭민숭해졌고, 게 집게발에는 까칠까칠한 털이 생겼습니다. 열 번째로 들어온 닭 신은 사람들에게 정확한 시간을 알려 주어 규칙적인 생활을 돕겠다고 옥황상제에게 말했습니다. 처갓집을 방문한 사위에게 장모가 씨암탉을 잡아 대접했다는 풍습에서 보듯이 닭은 귀한 사람에게 걸맞은 동물이었고, 키우기 쉽고 번식력이 강해서 사람들에게 요긴한 동물입니다. 닭해에 태어난 사람은 날카로운 분석력을 갖고 있고, 사람들 눈에 띄는 걸 즐기고 인정받기를 좋아합니다. 신라 시대에는 언제나 뿌연 안개가 둘러싼 시림이라는 신비로운 숲이 있었는데, 한 나무꾼이 나무를 베어 사흘 내내 천둥 번개가 친 후에는 사람들이 함부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신선들만 사는 시림에 함부로 들어가면 신선들이 크게 노한다고 해서 시림은 인적이 없었고 늘 고요했습니다. 호공이라는 사람이 밤늦게까지 궁궐에서 일하다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시림에서 닭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다시 한번 크고 우렁찬 닭 울음소리가 들리자, 그 순간 캄캄하던 숲이 환해졌습니다. 큰일이 일어날 징조라며 조심스럽게 시림으로 들어간 호공은 뭔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숲 한가운데 있는 커다란 나무 위에서 황금 상자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어서, 호공은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습니다. 서둘러 궁궐로 돌아간 호공은 임금님에게 이야기를 전했고, 임금님은 호공과 함께 시림으로 갔습니다. 닭은 임금님을 보자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로 올라갔고, 임금님이 뚜껑을 열자 상자 안에서 금빛이 쏟아졌습니다. 임금님은 방긋방긋 웃는 아기를 보듬고 하늘이 나에게 아들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임금님은 아기 이름을 알지라고 지었고 알지는 자라 임금님을 도와 훌륭한 일을 많이 하고, 그의 후손 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신라의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기도 했습니다. 열한 번째로 개 신이 멍멍 짖으며 뛰어 들어와 서로 믿지 못하면 싸움이 일어난다고 옥황상제에게 말했습니다. 개 신도 인간 세상에 내려가서 믿음을 전해 주라고 하였습니다. 개는 옛날부터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온 친근한 동물이었으며 평소에는 집을 지키고 사냥할 때에는 주인을 보호해 주었습니다. 개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개의 기질에서 보듯이 정직하고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며, 생각이 깊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커서 대인 관계가 원만합니다. 어디를 가나 캄캄한 어둠뿐인 까막나라가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불을 구하러 떠났지만 모두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나라를 걱정하고 있던 까막나라 임금님에게 몸집이 큰 개가 찾아왔습니다. 불을 구해 오겠다는 말에 깜짝 놀란 임금님이 어떻게 구해 올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개는 하늘의 하나뿐인 불덩이인 해를 가져오면 된다고 대답했습니다. 동쪽 하늘에서 새빨간 빛을 내며 이글거리는 불덩이를 발견한 개는 바로 그것이 해라는 걸 알았습니다. 펄쩍 뛰어올라 불덩이를 입에 문 개는 뜨거워서 입 안이 타는 것만 같았습니다. 참치 못해 해를 뱉어낸 개는 대신 달을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개는 서쪽 하늘로 달려갔는데, 새하얀 얼음덩이가 빛을 내고 있어서 까막나라처럼 깜깜하지 않았습니다. 얼음덩이를 힘껏 물은 개는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아서 달을 뱉어내었고, 그사이 개의 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은하수를 건너 까막나라로 향하던 개는 주변이 어두워지자 마음도 어두워졌어요. 임금님이 실망하고 까막나라 사람들이 슬퍼할 거 같아 개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꼭 불을 구해서 돌아가겠다는 개는 발걸음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고, 은하수를 뛰어넘자 해와 달이 멀리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까막나라로 돌아가지 못한 개가 불을 구하려고 해와 달을 물었다 뱉었다 하므로 환한 해가 갑자기 시커멓게 변하거나 달이 잠시 이그러진다고 하고, 이 개를 불개라고 부른답니다. 열두 번째로 들어온 돼지 신이 사람들에게 넉넉하고 행복한 마음을 전해주겠다고 옥황상제에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르치러 돼지 신도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돼지가 신성한 동물이자 복을 가져온다고 믿었기 때문에 옛날부터 제사상에는 돼지머리를 올렸습니다. 돼지해에 태어난 사람은 듬직한 돼지처럼 복이 많고,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고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만나면 즐거워집니다. 어느 시골 마을에 사람들 모두 부러워하는 아주 큰 부자가 살았는데 부자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주막 앞을 지나가던 부자가 한양에서는 돈만 있으면 벼슬을 살 수 있다는 나그네들의 말을 들었습니다. 부자는 내친김에 땅을 팔아 한양으로 갔고 양반이 된다는 생각에 어깨춤이 절로 나고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부자는 한양에 있는 대감 집에 찾아갔고 시골 사또 자리를 달라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오지 않자 다시 대감을 찾아간 부자는 사또 자리는 어찌 되었냐고 물어봤으나 대감은 화를 냈습니다. 남은 땅을 팔아 대감에게 준 부자는 두 달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대감에게 찾아가 따졌습니다. 농사꾼 주제에 양반 자릴 넘본다며 대감 집에서 쫓겨나게 된 부자는 땅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지나가던 노인이 부자에게 다가와서 슬퍼하지말고 오동통한 참외를 먹으라며 내밀었었습니다. 배가 고파 참외를 받아 먹은 부자는 노인이 시키는 대로 망태를 뒤집어썼습니다. 부자가 망태를 뒤집어쓰고 돼지로 변하자, 노인은 부자가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며 혀를 차고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뒤늦게 후회를 한 부자는 이왕 이렇게 된거 먹고 보자며 남은 참외를 씹어 먹었습니다. 부자의 몸이 다시 사람 몸으로 돌아왔고 부자는 기뻐서 춤을 추다가 대감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부자는 대감이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 대감의 머리에 망태를 뒤집어씌웠자 방 안에는 돼지 울음소리로 가득 찼고, 자신의 돈을 돌려 주면 다시 사람을 만들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참외를 먹은 대감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고, 부자는 되찾은 돈으로 사람들을 도와가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아주 먼 옛날 옥황상제가 세상을 창조했어요. 빛과 어둠을 만들고, 동물과 식물을 만들었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을 만든 다음 긴 숨을 내쉬었어요. “아, 고단하구나! 이제야 좀 쉴 수 있겠군.” 그때 멀리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옥황상제님, 옥황상제님, 도대체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사람들의 하소연을 들은 옥황상제는 잠시 고민에 잠겼어요. “어찌한담? 그래, 열두 동물 신을 뽑아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 주는 게 좋겠다.” 따가닥따가닥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일곱 번째로 말 신이 들어왔어요. “옥황상제님, 사람에게는 무엇보다 꿈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꿈을 키워 주겠습니다.” 옥황상제는 연방 고개를 끄덕이며 말 신도 세상으로 내려보냈어요. 말은 순발력이 뛰어나고 힘이 넘치는 동물로, 옛날 사람들은 말을 무척 신령스러운 동물로 생각했어요. 고구려와 신라를 세운 임금이 태어날 때는 말이 좋은 징조를 알려 주었고, 백제가 망할 때는 안 좋은 일이 생기리라는 걸 암시하기도 했답니다. 말해에 태어난 사람은 재물에 욕심이 없고 너그러우며 활달해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에요.
또한 부지런해서 재산을 잘 모으고, 남에게 베풀 줄도 알아서 사람들의 존경을 많이 받지요. 그러나 말을 닮아 성격이 불처럼 급하기도 하고 고집스런 면도 있답니다. 피웅! 장수가 쏜 화살이 들판 끝에 서 있는 소나무에 가 꽂혔어요. “흠, 이번에도 제대로 맞았군.” 장수는 무예가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빠른 말을 가지지 못한 게 늘 불만이었어요. “화살만큼 빠른 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날 장수가 사는 고을에 신비로운 검은 말이 나타났어요. 울음소리는 하늘과 땅을 흔들 만큼 크고, 달릴 때는 그림자도 볼 수 없을 만큼 바람처럼 빠른 말이었지요. 고을 사람 모두 그 말을 탐냈지만, 성질이 어찌나 사나운지 아무도 길들이지 못했어요. 물론 장수도 그 말이 욕심났어요. 장수는 매일 개울가 나무 뒤에 숨어서 말이 나타나기를 기다렸어요. 그러나 말은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그토록 기다리던 검은 말이 나타났어요. 장수는 발소리를 죽이고 조심스럽게 다가갔어요.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어요! 사람들에게 그리 사납게 굴던 말이 장수를 보고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았답니다. 오히려 주인을 만난 듯 푸르륵푸르륵 콧김을 내쉬며 다가왔지요. 장수는 조심조심 말 등에 올라탔어요. 그러자 말이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어요. “허, 그놈 참 빠르다. 하늘이 비로소 내 소원을 들어주었구나!” 장수는 말이 얼마나 빠른지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저기 저 소나무를 향해 활을 쏠 테니 너는 화살보다 빨리 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네 목을 베겠다.” 장수가 우렁차게 말하자 말도 알아들었다는 듯 히히힝 울었어요. 장수가 활을 쏜 순간 말이 달리기 시작했어요. 장수도 말 등에 납작 엎드려 함께 달렸지요. “이랴, 이랴, 달려라! 바람처럼 달려라!” 검은 말은 다른 말보다 훨씬 빨랐어요. 장수의 귓가에 스치는 바람이 바늘 끝처럼 따가웠지요. 드디어 장수와 말이 소나무 앞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소나무에는 이미 화살이 꽂혀 있었지요. 장수는 불같이 화를 냈어요. “너 이놈, 화살보다 늦지 않았느냐!” 말이 뭔가 말하려는 듯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지만 장수는 칼을 빼어 단칼에 말의 목을 베어 버렸어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화살 하나가 날아와 소나무에 꽂혔어요. 그제야 장수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어요. 소나무에 꽂혀 있던 화살은 전날 활쏘기 연습할 때 쏘았던 거였지요. 장수는 슬피 울며 말을 고이 묻고는 해마다 제사를 지내 주었답니다. 여덟 번째로 양 신이 매매 울음소리를 내면서 얌전하게 들어왔어요. “옥황상제님, 양보하는 마음을 가져야 싸움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세상에 내려가 사람들이 서로 아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양보하는 마음을 길러 주겠습니다.” “서로 아끼고 양보하는 마음이라? 맞다. 그런 마음이 있어야 평화롭게 살아갈 것이다. 너도 어서 내려가거라.” 양은 성격이 온순하여 평화를 떠올리게 하는 동물이에요. 그래서 옛날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양을 어질고 착하고 아름다우며, 나쁜 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의로운 동물로 여겨 왔어요. 또 참을성이 많고 은혜를 아는 동물이라고도 생각했지요. 하지만 한번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고집스러운 면도 있답니다. 양해에 태어난 사람은 순한 양을 닮아서 심성이 착하고 마음 씀씀이가 넓으며, 다른 사람에게 양보를 잘하는 편이라고 해요. 또한 평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양해에 태어난 사람을 좋아한답니다. 그러나 다른 띠보다 유난히 정의롭고, 정직하며 성격이 올곧아서 때로는 융통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요. 삐거덕삐거덕! 장수는 화들짝 놀랐어요. 자기가 웬일인지 낡은 집 마루에 앉아 있었거든요. “어?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뒤를 돌아보니 기둥이 흔들흔들, 서까래가 덜렁덜렁, 문이 들썩들썩하는 거예요. 장수는 놀라서 얼른 밖으로 뛰쳐나왔어요. 우지끈! 풀썩! 장수가 나오자마자 집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어요. “휴우, 살았다. 하마터면 꼼짝없이 죽을 뻔했네.” 장수는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등이 무겁지?” 장수 등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서까래 세 개가 나란히 지워져 있었어요. 툭탁 툭탁 툭탁! 이번에는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가 났어요. 장수는 소스라치게 놀라 뒤를 돌아보았어요. 무너진 집터 위에서 숫양 두 마리가 싸우고 있었어요. “집이 무너지더니 이건 또 무슨 일이람?” 양들은 뿔을 창처럼 세우고 숨을 씩씩 몰아쉬며 서로에게 달려들었어요. 어찌나 무섭게 싸우던지 두 마리 모두 툭 하고 뿔이 부러져 버렸지요. “어이쿠, 이곳에 더 머물다가는 아무래도 큰 봉변을 당하고 말겠구나.” 장수는 서둘러 빠져나가려다 그만 양의 꼬리를 밟고 말았어요. 그런데 밟힌 양 꼬리가 툭 하고 힘없이 떨어져 나갔어요. 그 순간 장수는 눈을 번쩍 떴어요.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방 안이었어요. 그제야 어젯밤 길을 잃고 헤매다 작은 암자에 들러 잠을 청했던 기억이 났지요. ‘거참, 이상한 꿈이로군.’ 장수는 방을 나와 큰스님을 찾아갔어요. 스님은 장수가 찾아오리라는 걸 알기라도 한 듯 불을 환하게 밝히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꿈 이야기를 하자 스님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왕이 되실 꿈입니다.” 장수는 깜짝 놀랐어요. 낡은 집은 지금 이 나라를 뜻합니다. 머지않아 낡은 집처럼 무너질 운명이지요. 장수께서 서까래를 진 모습은 곧 왕이 될 것임을 나타냅니다. 숫양도 마찬가지이고요. 양한테서 뿔과 꼬리가 떨어져 나가니 이 또한 왕이 된다는 뜻이지요. 장수는 스님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어요. 스님은 빙긋이 웃으며 말했어요. “장수의 얼굴을 보니 왕이 될 상입니다. 부디 덕을 많이 쌓아 훌륭한 왕이 되시구려.” 스님의 말대로 장수는 훗날 왕이 되었어요. 그가 바로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였어요. 꿈풀이를 해 준 스님은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 무학 대사였지요. 이때부터 사람들은 양을 신성한 동물로 여기고 양 꿈을 꾸면 행운과 성공이 온다고 믿게 되었답니다. 아홉 번째로 원숭이 신이 휘익 밧줄을 타고 재주를 넘으며 들어왔어요. “사람들도 저처럼 다양한 재주가 있어야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 재주 없이 똑같다면 얼마나 재미없겠습니까?” “네 말도 옳다. 어서 내려가서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재주를 알려 주거라.” 원숭이는 처음부터 우리나라에 살던 동물이 아니에요. 이웃 나라인 일본과 중국에 살던 원숭이가 우리나라에 살기 시작한 것은 조선 시대 세조 임금 때부터라고 전해져요. 옛날에는 원숭이를 ‘잔나비’라고 불렀어요. ‘잔’은 작거나 가벼운 것을 뜻하기도 하는데, 아마 원숭이의 모습이나 행동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실제로 원숭이는 꾀와 재주가 많고 몸이 날렵한 동물이지요. 원숭이해에 태어난 사람은 원숭이처럼 영리하고 지혜로워 매사를 현명하게 처리할 뿐만 아니라 재주가 많고 창의성이 풍부해서 예술가로서도 뛰어난 면모를 보인다고 해요. 또 재미있고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사람들과도 잘 어울린답니다. 숲속 마을에 사는 원숭이에게는 얄미운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바로 옆 마을 바닷가에 사는 게였지요. 둘은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크고 작은 다툼을 벌였어요. 어느 날 토끼네 집에서 잔치가 열렸어요. 인심 좋은 토끼는 숲속 동물들에게 맛있는 떡을 고루고루 나눠 주었어요. 원숭이도 커다란 떡을 한 덩이 받았지요. 한눈에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떡이었어요. 떡을 보자 원숭이는 게 생각이 났어요. “친구는 뭐든 나눠 먹어야 하는데.” “아니야, 아니야. 나눠 먹기엔 너무 작잖아? 그래그래, 몰래 먹으면 게도 모를 거야.” 원숭이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떡갈나무 위로 훌쩍 뛰어 올라갔어요. 그러고는 품에서 떡을 꺼내 한 입 베어 먹으려는데 어디선가 우렁우렁 큰 소리가 들렸어요. “어이, 친구! 뭘 그렇게 맛있게 먹나?” “아이코, 깜짝이야!” 밑을 내려다보니 다름 아닌 게였어요. 원숭이는 슬며시 떡을 감췄어요. “혼자 먹지 말고 나도 좀 다오!” 원숭이는 잠시 망설이다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어요. “안 돼. 너무 작아서 나눠 줄 게 없어.” 원숭이가 맛있는 떡을 저 혼자만 먹자, 게는 약이 올랐어요. ‘흥! 나는 뭐든 저랑 나눠 먹었는데.' 게는 원숭이를 골려 줄 방법이 없을까 곰곰 머리를 굴렸어요. “친구야, 너 그거 아니? 떡은 나뭇가지에 걸어 두고 먹어야 더 맛있다.” 원숭이의 귀가 쫑긋 커졌어요. “응? 나뭇가지에 걸어 두고 먹어야 맛있다고?” 원숭이는 얼른 게가 일러 준 대로 했어요. 바로 그때였어요. 갑자기 바람이 휙 부는 바람에 떡이 그만 땅에 툭 떨어졌어요. “아이고머니나, 내 떡!” 원숭이가 허둥지둥 나무 아래로 내려갔지만, 어느새 게가 떡을 날름 집어 들고 달아났어요. “히히히, 이제 이 떡은 내 거다. 욕심쟁이 원숭이야, 용용 죽겠지?” 게를 뒤쫓아 간 원숭이는 게집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어요. “너 이놈, 얼른 떡을 내놓아라! 당장 내놓지 않으면 네 집에다 방귀를 뀔 테다!” 게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어요. 점점 더 화가 난 원숭이는 게집에다 궁둥이를 대고 힘껏 방귀를 뀌었어요. 부우우우웅, 뿡! “아이고, 고약한 냄새!” 냄새가 어찌나 지독한지 게는 숨도 못 쉴 지경이었어요. “요 녀석, 어디 내 집게발 맛 좀 봐라!” 게는 원숭이의 궁둥이를 콱 물었어요. “아이고, 아파라!” 원숭이는 궁둥이를 잡고 팔짝팔짝 뛰었어요. 어찌나 아프던지 궁둥이에 불이 붙은 것 같았지요. 그 일이 있고 난 뒤부터 원숭이의 궁둥이는 털이 없이 민숭민숭해졌어요. 게 집게발에 있는 까칠까칠한 털은 원숭이 궁둥이를 너무 세게 무는 바람에 그 털이 찰싹 붙어서 생긴 것이랍니다. 잠시 후 꼬꼬댁 꼬꼬꼬꼬 활기찬 소리와 함께 열 번째로 닭 신이 들어왔어요. "옥황상제님, 사람들은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합니다. 제가 사람들에게 정확한 시간을 알려 주어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돕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닭 신도 원숭이 신을 이어 인간 세상으로 내려갔어요. 예로부터 닭은 복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여겨져 왔어요. 사위가 처갓집을 방문하면 장모가 씨암탉을 잡아 대접했다는 옛 풍습에서 보듯이, 닭은 귀한 사람에게 걸맞은 동물이었음을 알 수 있어요. 닭은 키우기 쉽고 번식력이 강해서 사람들에게 아주 요긴한 동물이에요. 매일 달걀을 낳아 주는 암탉 한 마리만 키우면 가난한 사람도 맛있는 달걀 요리를 먹을 수 있게 해 주지요. 그뿐만 아니라 멋스럽게 생긴 수탉은 꼬끼오 하고 날이 밝았음을 알리는 시계 역할도 해 준답니다. 닭해에 태어난 사람은 수탉의 카랑카랑한 울음소리처럼 분명하고 날카로운 분석력을 갖고 있다고 해요. 또한 섬세하고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고 세상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도 하지요. 또 사람들의 눈에 띄는 걸 즐기고 인정받기를 좋아한답니다. 신라 시대에 시림이라는 숲이 있었어요. 언제나 뿌연 안개가 병풍처럼 둘러싼 아주 신비로운 곳이었지요. 한 나무꾼이 무심코 나무를 베었다가 사흘 내내 천둥 번개가 번쩍번쩍 치는 바람에 그 후로 사람들은 함부로 시림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시림은 신선들만 사는 곳이라더군.” “함부로 들어가면 신선들이 크게 노한다지?” 인적이 없는 시림은 늘 고요했어요. 어느 날이었어요. 호공이라는 사람이 궁궐에서 밤늦게까지 일하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난데없이 닭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꼬끼오!” 호공은 깜짝 놀라 두리번거렸어요. 소리가 나는 곳은 다름 아닌 시림이었지요. “아니, 내 귀가 잘못되었나? 시림에서 닭 울음소리가 들리다니.” “꼬끼오! 꼭, 꼭, 꼬오!” 다시 한번 길게 닭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이번에 들린 닭 울음소리는 아까보다 훨씬 크고 우렁찼어요. 순간 캄캄하던 숲이 알 수 없는 빛으로 환해졌어요. “아무래도 시림에서 큰일이 일어날 징조 같구나.” 호공은 조심스럽게 시림으로 들어갔어요. 삐죽빼죽 자란 덤불을 헤치며 걷던 호공은 뭔가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숲 한가운데 있는 커다란 나무 위에서 웬 황금 상자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지요. 그 빛이 어찌나 강렬한지 호공은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어요. “아무래도 임금님께 아뢰야겠다.” 호공은 서둘러 궁궐로 돌아갔어요. 마침 임금님도 닭 울음소리에 잠을 깼던 차에 호공의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지요. 기이하게 여긴 임금님은 호공과 함께 시림으로 갔어요. 임금님을 본 닭은 큰 소리로 울더니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로 올라갔어요. “상자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니 내려 보아라.” 임금님이 뚜껑을 여는 순간 상자 안에서 찬란한 금빛이 쏟아졌어요. 그 속에는 잘생긴 남자 아기가 누워 있었지요. 아기는 방긋방긋 웃으며 임금님 품에 안겼어요. 임금님은 아기를 보듬고 말했어요. “하늘이 나에게 아들을 내리셨구나!” 임금님은 아기 이름을 ‘알지’라고 지었어요. 알지는 자랄수록 총명하고 지혜로워 임금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어요. 훗날 늠름한 어른으로 자란 알지는 임금님을 도와 훌륭한 일을 많이 했어요. 알지는 금으로 만든 상자에서 나왔다고 하여 최초로 김씨 성을 갖게 되었고, 알지의 후손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신라의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기도 했지요. 그 후 시림은 ‘닭이 나온 숲’이라 하여 계림이라고 고쳐 부르게 되었답니다. 열한 번째로 개 신이 멍멍 짖으며 뛰어 들어왔어요. 옥황상제님, 서로를 믿지 못하면 항상 싸움이 일어납니다. 물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규칙도 중요하고 서로 돕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믿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렇지. 나도 너희들을 믿기 때문에 인간 세상에 내려보내는 것이지. 개 신도 어서 가서 믿음을 전해 주도록 하여라." 개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왔어요. 그래서 사람과 가장 친근한 동물이라고 할 수 있지요. 개는 용맹하고 믿음직스러워서 평소에는 집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하고, 사냥을 하거나 길을 헤맬 때는 주인을 보호해 주었지요.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인 진돗개의 경우도 많은 일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대부분 개가 사람을 위험에서 구한 내용이에요. 게다가 개는 사람을 잘 따르고 말귀도 잘 알아들어 세계 어디서나 많은 사랑을 받는 동물이랍니다. 개의 기질에서 보듯이 개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정직하고 충성심이 강해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지요. 또 생각이 깊고 겸손할 뿐 아니라 주어진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커서 대인 관계가 원만하다고 합니다. 아주 먼 옛날, 넓고 넓은 하늘나라에 숯처럼 까만 까막나라가 있었어요. 까막나라에는 어디를 가나 캄캄한 어둠뿐이어서 사람들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요. “불을 구해 오면 큰 상을 준다는군.” "그래? 그럼 어디 불을 찾아 떠나 볼까?” 많은 사람들이 불을 구하러 멀리 떠났지만 모두 빈손으로 돌아왔어요. 까막나라 임금님은 걱정이 태산 같았어요. “큰일이군. 이러다가는 나라가 망하겠어.” 하루는 몸집이 크고 눈매가 부리부리한 개가 임금님을 찾아왔어요. “임금님, 제가 불을 구해 오겠습니다.” 임금님은 깜짝 놀라 물었어요. “아니, 아무도 구해 오지 못한 것을 네가 어찌 구해 올 수 있단 말이냐?” 개는 주저하지 않고 씩씩하게 대답했어요. “해를 가져오면 됩니다. 하늘나라에 하나뿐인 불덩이니까요.” 불을 찾아 하늘나라를 헤매던 개는 드디어 동쪽 하늘에서 불덩이를 발견했어요. 불덩이는 새빨간 빛을 내며 이글거렸지요. “옳거니, 저것이 바로 해로구나.” 개는 불덩이를 향해 펄쩍 뛰어올랐어요. 그러고는 타오르는 불덩이를 덥석 물었지요. “앗, 뜨거워!” 개는 입 안이 지글지글 타는 것만 같았어요. 참지 못한 개는 그만 해를 뱉어내고 말았어요. “이대로 돌아갈 순 없어. 해가 안 되면 달이라도 가져가야지.” 개는 서쪽 하늘을 향해 달려갔어요. 서쪽 하늘은 동쪽 하늘과 달리 어두웠어요. 하지만 새하얀 얼음덩이가 빛을 내고 있어서 까막나라처럼 캄캄하지는 않았어요. “오호라, 저것이 바로 달이구나.” 개는 얼음덩이를 있는 힘껏 물었어요. “앗, 차가워!” 개는 온몸이 빳빳하게 얼어붙는 것 같아서 이번에도 달을 뱉어내고 말았어요. 그러는 사이 개의 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었지요. 개는 하는 수 없이 까막나라를 향해 터덜터덜 걷기 시작했어요. 넘실넘실 흐르는 은하수를 건너 까막나라에 점점 가까워지자 주변은 자꾸자꾸 어두워졌어요. 덩달아 개의 마음도 어두워졌지요. “임금님이 얼마나 실망하실까? 까막나라 사람들도 모두 슬퍼할 거야.” 개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그래, 이대로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 꼭 불을 구해서 돌아가야 해!”개는 발걸음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어요. 은하수를 훌쩍 뛰어넘자 뜨겁디뜨거운 해와 차디찬 달이 멀리서 모습을 드러냈지요. 차마 까막나라로 돌아가지 못하는 개는 아직도 불을 구하기 위해 하늘나라 서쪽과 동쪽을 뛰어다닌다고 해요. 환한 해가 갑자기 시커멓게 변하거나 둥그런 달이 잠시 이지러지는 것은 개가 해와 달을 물었다 뱉었다 하기 때문이라나요? 사람들은 이 개를 ‘불개’라고 부른답니다. 마지막 열두 번째로 돼지 신이 뚱뚱한 몸을 뒤뚱거리며 들어왔어요. “옥황상제님, 저는 사람들에게 넉넉하고 행복한 마음을 전해 주겠습니다. 부지런히 일하고 열심히 살아도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사는 게 얼마나 허망하겠습니까?” “오호라, 듣고 보니 그도 그렇구나. 너도 세상에 내려가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거라.” 이렇게 해서 마지막 돼지 신까지 열두 신 모두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게 되었답니다. 신에게 소원을 빌거나 중요한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제사상에 올리는 것이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돼지머리랍니다. 옛날부터 고사를 지낼 때 제사상에 돼지머리를 올린 것은 돼지가 그만큼 신성한 동물이자 복을 가져온다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이 ‘돼지꿈’을 길몽이라며 좋아하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돼지는 예나 지금이나 재산과 복을 상징하는 동물이랍니다. 돼지해에 태어난 사람도 듬직한 돼지처럼 복이 많다고 해요. 부지런하고 용감할 뿐 아니라 양심적인 평화주의자이기도 하지요. 또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고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만나면 즐거워지는 사람이 바로 돼지해에 태어난 사람이랍니다. 어느 시골 마을에 쌀이 삼천 섬이나 나오는 땅을 가진 아주 큰 부자가 살았어요. 사람들은 모두 부자를 부러워했지만, 부자는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어요. “재산이 많으면 뭘 해, 벼슬이 없는걸.” 하루는 부자가 주막 앞을 지나다 나그네들이 주고받는 말을 들었어요. “한양에서는 돈만 있으면 벼슬도 산다며?” “그럼, 세상에 돈이면 못 할 게 없지.” 순간 부자의 귀가 당나귀 귀처럼 커졌어요. “옳거니, 나도 벼슬을 사면 되겠구나!” 부자는 내친김에 쌀 천 섬지기 땅을 팔아서 한양으로 갔어요. “사또 자리를 살까나, 정승 자리를 살까나. 돈, 돈, 돈이 있는데 임금 자리인들 못 살까나.” 부자는 양반이 된다는 생각만 해도 들썩들썩 어깨춤이 절로 나고 노래가 흥얼흥얼 흘러나왔어요. 먼 길을 걸어 한양에 도착한 부자는 조상 대대로 높은 벼슬을 지낸 대감 집을 찾아갔어요. “대감마님, 시골 사또 자리 하나 주십시오.” 대감은 부자가 내민 돈을 슬그머니 받으며 시골에 내려가서 기다리라고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오지 않자 부자는 다시 대감을 찾아갔어요. “대감마님, 사또 자리는 어찌 되었습니까?” 그러자 대감은 화를 버럭 냈어요. “그까짓 돈으로 무슨 벼슬을 사겠다는 건가!” 부자는 남은 땅을 모두 팔아 대감에게 주었어요.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대감에게서는 아무 소식이 없었어요. 부자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대감을 찾아가 따졌어요. “도대체 벼슬자리를 줄 거요, 말 거요?” “네 이놈! 농사꾼 주제에 감히 양반 자릴 넘봐? 감옥에 갇히기 싫으면 썩 물러가거라!” 부자는 대감 집에서 쫓겨나고 말았어요. “아이고, 전 재산 다 날리고 무슨 낯으로 고향에 돌아가나.” 부자는 땅에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었어요. 그때 지나가던 노인이 부자에게 다가왔어요. “여보게, 너무 슬퍼 말고 이것 좀 먹게.” 노인이 내민 것은 샛노랗고 오동통한 참외였어요. 마침 배가 고팠던 부자는 얼른 참외를 받아먹었지요. “다 먹었나? 그럼 이걸 뒤집어쓰게.” 노인의 손에는 망태가 들려 있었어요. ‘뭐, 참외도 거저먹었는데 그깟 망태쯤이야.’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부자는 노인이 시키는 대로 망태를 뒤집어썼어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망태를 뒤집어쓰자마자 부자가 그만 돼지로 변하고 말았어요. “꿀꿀! 꿀꿀! 꿀꿀꿀꿀!” “쯧쯧쯧, 망태를 쓰고 돼지로 변한 걸 보니 자네는 참 욕심이 많은 사람이구먼.” 혀를 차던 노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어요. ‘어이쿠, 내가 괜한 욕심을 부리다 이 꼴이 되고 말았구나!’ 부자는 뒤늦게 후회했지만, 아무 소용없었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실컷 먹고 보자!’ 부자는 남은 참외를 우적우적 씹어 먹었어요. 그러자 부자의 몸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다시 사람 몸으로 돌아왔어요. 얼마나 기쁜지 부자는 덩실덩실 춤을 추었어요. “가만가만,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부자는 한달음에 대감 집으로 달려갔어요. 대감이 자고 있는 방으로 살금살금 들어간 부자는 대감의 머리에 망태를 뒤집어씌웠어요. “앗, 꿀꿀꿀!” 깜깜한 방 안에 돼지 울음소리가 가득 찼어요. “내 돈을 돌려주면 다시 사람으로 만들어 주겠소.” 대감은 꿀꿀거리며 연방 고개를 끄덕였어요. 참외를 받아먹은 대감 역시 다시 사람 모습으로 돌아왔지요. 잃은 돈을 되찾은 부자는 곧장 시골로 향했어요. 그 일이 있고 난 뒤, 부자는 더 이상 욕심부리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가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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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고구려 왕, 활, 수나라 양제, 신하, 편지, 배, 폐하, 고구려 사람, 대신들, 수나라 황제 문제, 고구려 군, 장군, 장수들, 갑옷, 수나라 황제, 사람들, 백성, 수군, 낡은 갑옷, 강, 수나라 장수 우중문, 와서, 을지문덕, 성벽, 부하들, 우중문, 강물, 양제, 수나라 군, 화살, 고구려 군사들, 군사, 군사들, 요동 지역 관리, 수나라군, 수나라 황제 양제, 돌, 고개, 얼굴, 수나라 백만 대군, 수나라 군사, 고구려 땅, 을지문덕 장군, 영양왕, 수나라 군사들, 칼, 고구려 군사, 흙, 대군, 우리 아이들, 백만 대군, 육군, 백성들, 사람 | 제목: 을지문덕
줄거리 요약: 국경 지역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을 고민하던 고구려의 영양왕에게 신하가 고구려와 수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어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동 지역 관리가 편지를 보내왔다고 보고했습니다. 수나라 양제가 백만 명이나 되는 수군과 육군을 이끌고 고구려로 쳐들어오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읽고 순식간에 영양왕의 얼굴이 일그러졌습니다. 왕의 부름을 받고 모인 고구려 대신들 몇몇은 당장 수나라 군을 무찔러야 한다고 했지만, 많은 대신은 질 것이 뻔한 전쟁을 하는 것보다는 우선 항복하고 수나라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때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 어리석은 이야기는 그만두라고 외쳤는데, 그 사람은 을지문덕이라는 키가 크고 눈빛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을지문덕은 항복하면 수나라 황제는 분명 폐하의 목숨을 내놓으라고 할 것이고 그런 후에는 고구려를 지배하려고 할 것이라며 나가서 싸우자고 분명한 목소리로 수나라군을 물리치고 고구려를 구하겠다고 외쳤습니다. 수나라에 항복하자고 했던 대신들이 못마땅해하자, 을지문덕은 우리가 항복해서 수나라의 지배를 받는 동안 우리 아이들이 자신을 수나라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면 어찌할 것이며 한번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해서는 몇 배나 큰 노력이 필요한 법이라고 설득했습니다. 수나라 황제 문제 때 고구려를 공격했지만 크게 졌고, 뒤를 이어 황제에 오른 양제는 고구려를 침략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고구려가 항복하지 않고 싸우기로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반드시 고구려를 정복하여 돌아가신 아바마마의 원한을 풀어드리겠다며 군사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습니다. 두려움에 떠는 고구려 군에게 을지문덕은 군사의 수가 적어도 지혜를 모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달래며, 우선 군대를 셋으로 나누어 요수와 압록강, 살수에 숨어 있게 했습니다. 수나라 백만 대군이 드디어 요수에 도착하자 강변에 숨어있던 고구려 군이 수나라 군을 향해 활을 쏘아댔고, 배 안에 있던 수나라 군사들은 미처 활을 쏠 겨를도 없이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수나라 군사가 요수를 건너긴 했지만 한바탕 싸움을 치른 터라 이미 지쳐있었고, 그 순간 압록강변에 숨어있던 고구려 군사들이 공격하여 수나라 군사들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수나라 양제는 살아남은 군사들을 이끌고 간신히 그곳에서 빠져나왔습니다. 많이 지친 수나라 군사들은 요동성 전투에서 힘을 제대로 쓸 수 없었고, 수나라 장수 우중문이 차라리 요동성을 두고 곧장 평양성으로 쳐들어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하니 양제는 어쩔 수 없이 그 말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고구려의 수도인 평양성을 꼭 손에 넣고 싶었던 양제는 고구려 군사 몇 명이 낡은 갑옷을 입고 비실비실 움직이며 수나라 군을 공격하자 승리를 확신하고 공격 명령을 내렸고, 고구려 군사들은 을지문덕이 시킨 대로 수나라 군사들을 살수 쪽으로 꾀어내어 유인했습니다. 고구려 군사 몇 명이 수나라 군을 유인하고 있을 때, 을지문덕은 살수에 둑을 쌓는 공사를 지휘하고 있었는데 군사들뿐만 아니라 근처에 사는 백성까지 모두 와서 흙과 돌을 날랐습니다. 고구려 군사들을 쫓아 살수 근처에 다다른 우중문이 항복의 뜻을 담아 보낸 을지문덕의 편지를 받고 우쭐해져 있는데, 그때 을지문덕이 수나라 진영에 들어왔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고개를 숙인 을지문덕이 고구려 왕이 평양성 밖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수나라 황제께 항복 문서를 올릴 것이니 내일은 평양성으로 오라고 말하자, 우중문은 이 소식을 양제에게 알렸습니다. 다음 날 양제가 이끄는 수나라 군사들이 평양성으로 향해 가다가 살수에 도착해서 강을 건너는데, 숨어서 지켜보던 을지문덕이 군사들에게 둑을 무너뜨리라고 명령을 내리니 강을 막고 있던 둑이 무너지면서 거대한 물줄기가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양제와 우중문이 군사들에게 뭍으로 올라가라고 서둘러 명령을 내렸고, 그때 고구려 군사들이 뭍으로 올라오는 수나라 군사들을 향해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습니다. 겨우 살아남은 양제와 수나라 군사들은 압록강 쪽으로 달아났는데, 백만이 넘었던 군사 중 살아 돌아간 군사가 고작 2천7백 명에 불과했고, 지혜로써 놀라운 승리를 거둔 을지문덕은 살수대첩의 영웅으로서 역사에 길이 빛나고 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고구려와 국경을 맞대고 있던 수나라는 고구려 땅을 자주 침략했어요. 영양왕은 어떻게 하면 국경 지역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지 늘 고민했지요. 그때 한 신하가 들어왔어요. “폐하! 요동 지역 관리가 편지를 보내왔사옵니다!” 순간 영양왕의 눈썹이 꿈틀했어요. 요동 지역은 고구려와 수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요한 곳이어서 다른 곳보다 군사를 더 많이 두어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지역이었거든요. 영양왕은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편지를 펼쳤어요. 편지를 읽는 영양왕의 얼굴이 일그러졌어요. ‘폐하! 수나라 양제가 백만 명이나 되는 수군과 육군을 이끌고 고구려로 쳐들어오고 있다 하옵니다. 저희도 목숨을 걸고 싸우겠으니 폐하께서도 하루빨리 군사를 일으키셔서 수나라 대군을 물리쳐 주소서!’ 편지를 읽은 영양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어요. “당장 갑옷을 준비하라! 그리고 대신들을 모두 불러 모으라!” 왕의 부름을 받고 들어온 고구려 대신들은 열띤 토론을 벌였어요. “당장 수나라 군을 무찔러야 하오!” 몇몇 대신이 말했어요. 그러나 많은 대신들은 고개를 저었어요. “상대는 수나라 백만 대군이오. 우선 지금은 항복을 하고 나중에 기회를 봐서 힘을 모아 전쟁을 해야 하오.” “그래요. 우리 고구려 군은 수나라 군에 비해 턱 없이 적은 숫자입니다. 도무지 이길 가능성이 없는 전쟁이에요.” 많은 대신들은 질 것이 뻔한 전쟁을 하는 것보다는 우선 항복을 하고 수나라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했어요. 영양왕은 답답한 얼굴로 대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지요. “그런 어리석은 이야기는 그만두십시오!” 그때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 외쳤어요. 그 사람은 을지문덕이었지요. 을지문덕은 키가 크고 눈빛이 강한 사람이었어요. 을지문덕은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우리가 항복하면 수나라 황제는 분명 폐하의 목숨을 내놓으라고 할 것이오. 그런 후에는 고구려를 지배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목숨을 구걸해야겠소? 그럴 바에는 당장 나가서 싸웁시다!” 영양왕은 을지문덕의 늠름한 모습에 믿음이 생겼어요. “역시 그대는 용감한 사람이오. 오늘부터 그대가 고구려 군을 총지휘하여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 구해주기 바라오.” 을지문덕은 영양왕 앞에 무릎을 꿇고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어요. “예, 폐하. 반드시 수나라군을 물리치고 고구려를 구하겠나이다!” 수나라에 항복하자고 했던 대신들은 을지문덕이 못마땅했어요. “누구는 자존심이 없어서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압니까? 질게 뻔한 전쟁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기에 피하려고 하는 것이오!” “맞습니다. 일단 수나라를 안심시킨 다음 전쟁 준비를 해서 수나라를 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을지문덕이 말했어요. “우리가 항복해서 수나라의 지배를 받는 동안 우리 아이들이 자신을 수나라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면 어찌하시겠습니까?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고구려를 되찾을 수 있겠습니까? 모든 것은 잃기는 쉬우나 한번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해서는 몇 갑절 많은 노력이 필요한 법입니다.” 을지문덕이 이렇게 말하자 할 말이 없어진 대신들은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었어요. 고구려가 항복하지 않고 싸우기로 했다는 말을 전해 들은 수나라 황제 양제는 웃음을 터뜨렸어요. 수나라 사람들은 천하에서 수나라가 으뜸가는 강대국이며,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주변 나라들은 항상 수나라의 눈치를 보며 숨죽여 살아가고 있었어요. 하지만 고구려는 달랐어요. 자신들이 고구려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고 있었거든요. 고구려를 건방지게 여겼던 수나라 황제 문제는 고구려를 공격했지만 크게 지고 말았어요. 그 뒤 수나라 문제의 뒤를 이어 황제에 오른 양제는 호시탐탐 고구려를 빼앗겠다고 욕심을 부렸어요. 그래서 백만 명이나 되는 군사를 모아 고구려를 침입했던 것이지요. “반드시 고구려를 정복하여 돌아가신 아바마마의 원한을 풀어드리리라!” 양제는 곧 공격명령을 내렸어요. 수나라 백만 대군 이야기를 들은 고구려 군은 두려움에 떨었어요. “군사의 수가 많고 적음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군사의 수가 적어도 지혜를 모으면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을지문덕은 불안해 하는 장수들을 달랬어요. 을지문덕은 우선 군대를 셋으로 나누어 요수와 압록강, 살수에 숨어 있게 했지요. “그렇지 않아도 군사의 수가 적어서 걱정인데 이렇게 군사를 나누면 어떻게 수나라 백만 대군을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다른 장수들은 을지문덕의 계획에 불만이 많았지요. 하지만 을지문덕은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두고 보십시오. 수나라 백만 대군 중에서 살아 돌아가는 자는 얼마 되지 않을 테니!” 다른 장수들은 을지문덕의 작전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걱정스런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지요. 수나라 백만 대군이 드디어 요수에 도착했어요. 그리고 배에 올라 강을 건너기 시작했지요. 그때였어요. 강변에 숨어있던 고구려 군이 수나라 군을 향해 활을 쏘아댔어요. 배 안에 있던 수나라 군사들은 미처 활을 쏠 겨를도 없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물에 빠져 죽었지요. 화살이 빗발치듯 쏟아졌지만 많은 수나라 군사들이 요수를 건넜어요. 비록 강을 건너긴 했지만 한바탕 싸움을 치른 후라서 수나라 군사들은 지쳐있었지요. 그 순간 천지가 뒤 흔들리는 함성 소리가 들려왔어요. 와아아! 압록강변에 숨어있던 고구려 군사들이 수나라 군사들을 공격했어요. 겨우 숨을 돌리던 수나라 군사들은 칼 한번 제대로 휘둘러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지요. “허둥대지 말고 질서를 유지해라!” 수나라 양제는 살아남은 군사들을 이끌고 간신히 그곳에서 빠져나왔어요. 두 번이나 고구려 군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은 양제는 조금씩 겁이 났어요. 하지만 자신의 부하들에게는 이렇게 말했지요. “고구려 군은 마지막 힘을 다해서 달려드는 것뿐이다! 이제 요동성으로 쳐들어가자!” 양제의 명령이 떨어지자 수나라 군은 함성을 지르며 요동성으로 달려갔어요. 그러나 요수를 건너면서 많이 지쳐있던 수나라 군사들은 요동성 전투에서 힘을 제대로 쓸 수 없었어요. “폐하! 차라리 요동성을 두고 곧장 평양성으로 들어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수나라 장수 우중문 이양 제에게 말했어요. 양제는 이대로 물러서는 게 몹시 분했지만 어쩔 수 없이 우중문의 말에 따르기로 했어요. ‘어쨌든 이기는 게 중요하니, 자존심은 잠깐 접어두자.’ 평양성은 고구려의 수도답게 탄탄한 성벽에 둘러싸여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았지요. 양제는 평양성을 꼭 손에 넣고 싶었어요. 그때 갑자기 고구려 군사 몇 명이 나타나 수나라 군을 공격했어요. “하하하! 고구려는 군사들이 다 도망간 모양이군.” 양제는 낡은 갑옷을 입고 비실비실 움직이는 고구려 군사들을 비웃었어요. “이제 승리는 우리 것이다. 공격하라!” 양제가 명령을 내리자 수나라 군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고구려 군사들을 뒤쫓았어요. 사실 고구려 군사들은 을지문덕이 시킨 대로 움직였어요. 을지문덕이 수나라 군사들을 살수 쪽으로 꾀어내려는 것이었지요. 고구려 군사 몇 명이 수나라 군을 유인하고 있을 때, 을지문덕은 살수에 둑을 쌓는 공사를 지휘하고 있었어요. 군사들뿐 아니라 근처에 사는 백성까지 모두 와서 흙과 돌을 날랐지요. “아니, 전쟁 중에 난데없이 둑을 쌓으라니.......” “그러게 말이야!” 사람들은 투덜거렸어요. 이때 한 사람이 헐레벌떡 달려왔어요.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군에 항복하기로 했대요.” “뭐야, 결국 항복할 거면서 우리를 이렇게 고생시켰단 말이야?” “처음부터 전쟁을 하지 말자고 했는데, 을지문덕 장군이 기어코 우겨서 전쟁을 시작한 거래요.”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비겁하게 항복을 해?” 사람들은 울분을 터뜨렸어요. “아니야. 을지문덕 장군님은 지략이 뛰어난 분이셔. 분명 무슨 생각이 있으실 거야. 그러니 우리는 어서 둑이나 쌓자고.” 몇몇 사람이 이렇게 말하자 사람들은 겨우 마음을 돌리고 둑을 쌓았어요. 고구려 군사들을 쫓아 살 수 근처에 다다른 우중문은 편지 한 통을 받았어요. 을지문덕이 항복의 뜻을 담아 보낸 편지였지요. ‘장군의 지략은 하늘만큼 높고, 장군의 용맹함은 땅을 꿰뚫을 정도입니다. 이제 수나라에 항복하오니 저희의 항복을 받아주소서.’ 편지를 읽은 우중문은 우쭐해졌어요. “푸하하! 수나라와 나를 우습게 보더니 이제야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는구나.” 그때 을지문덕이 수나라 진영에 들어왔다는 연락이 왔어요. “감히 장군을 몰라보고 이런 일을 저질렀나이다.” 을지문덕이 고개를 숙이며 말하자, 우중문은 마음을 놓았어요. “내일은 평양성으로 오시지요. 고구려 왕이 평양성 밖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수나라 황제께 항복 문서를 올릴 것입니다.” 을지문덕은 이렇게 말하고 수나라 진영을 나왔어요. 우중문은 이 소식을 양제에게 알렸지요. 다음 날, 양제가 이끄는 수나라 군사들은 한껏 들뜬 기분으로 평양성으로 향했어요. 항복을 받으러 가는 길이니 양제를 비롯한 모든 군사들은 긴장이 풀어졌지요. 이윽고 수나라 군대는 살수에 도착했어요. 이 강을 건너야 평양성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요. 다행히 강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나 있어서 강을 건너기가 쉬웠어요. 수나라 군사들이 강을 건너는 것을 숨어서 지켜보던 을지문덕은 군사들에게 명령을 내렸어요. “자, 둑을 무너뜨려라!” 고구려 군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강을 막고 있던 둑을 무너뜨렸어요. 그러자 둑 안에 있던 물이 순식간에 넘쳐나면서 엄청난 힘으로 내려오기 시작했지요. 난데없이 거대한 물줄기가 무서운 속도로 몰아치자 강을 건너던 수나라 군사들은 깜짝 놀랐어요. 그제서야 양제와 우중문은 을지문덕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명령을 내렸어요. “하, 함정이다! 모두들 뭍으로 올라가라!” 수나라 군사들은 뭍으로 올라가려고 아우성을 쳤지요. 그때 강 위에서 을지문덕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뭍으로 올라오는 수나라 군사는 한 명도 남기지 말고 없애라!” 으아악! 을지문덕이 명령을 내리자마자 숨어있던 고구려 군사들이 수나라 군사들을 향해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어요. “후퇴하라! 후퇴하라!” 겨우 살아남은 양제와 수나라 군사들은 압록강 쪽으로 달아났어요. 수나라를 출발할 때 백만이 넘었던 군사들은 살수에서 대부분 목숨을 잃고 겨우 목숨을 건져 살아 돌아간 군사는 고작 2천7백 명에 불과했어요. “만세! 고구려 만세!” “을지문덕 장군 만세!” 고구려 군사들과 백성들은 만세를 불렀어요. 영양왕은 평양성 밖으로 직접 나와 을지문덕과 고구려군을 환영했어요. 이처럼 지혜로써 놀라운 승리를 거둔 을지문덕은 살수대첩의 영웅으로서 역사에 길이 빛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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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빨간 모자, 케이크, 꽃다발, 눈, 손, 배, 너, 늑대, 몸, 코, 잠, 사람들, 꽃, 입, 포도주, 내, 커튼, 한 송이, 신사, 할머니, 대문, 가위, 우리, 나, 사냥꾼, 못된 늑대, 귀, 돌멩이, 엄마, 사람, 길 | 제목: 빨간 모자
줄거리 요약: 할머니가 만들어 준 빨간 모자가 좋아 언제나 빨간 모자만 쓰고 다녀서 사람들은 빨간 모자라고 부릅니다. 어느 날 엄마는 편찮으신 할머니에게 케이크와 포도를 가져다드리라고 하였고 샛길로 가지 말고, 못된 늑대를 조심하라고 잔소리를 늘어놓으셨습니다. 숲길을 들어서는데 빨간 모자에게 착하고 친절해 보이는 늑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어디 가냐며 물었습니다. 늑대에게 할머니 집에 가는 길이라고 말했고 할머니 집이 어디냐는 말에 숲길 끝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늑대는 멋진 신사처럼 시끄럽지도 않고 다정하게 굴었고 우리는 사이좋게 숲길을 걸었습니다. 얼마쯤 걷다 늑대는 예쁜 꽃이 많이 피었다며 할머니께 꽃을 꺾어다 드리면 좋아하실 거라 말했습니다. 친절한 늑대의 말에 꽃을 꺾어 할머니에게 드릴 꽃다발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신이 난 채 할머니 집으로 갔는데 할머니 집 대문은 열려있었고, 할머니를 불렀지만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고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방 안은 커튼이 쳐져 어두웠고 침대에 할머니가 누워계셨지만 할머니 모습이 어딘가 좀 이상했습니다. 할머니의 귀와 눈이 너무 커서 물었고, 할머니는 잘 듣고 잘 보려고 크다고 말했습니다. 손과 입이 왜 이렇게 큰지 물었고, 늑대는 잘 잡고 잘 잡아먹으려고 크다며 벌떡 일어나 소녀를 삼켰습니다. 배가 부른 늑대가 침대 위에 누워 코를 골며 잠이 들었고, 그때 사냥꾼이 집 앞을 지나갔습니다. 이상한 느낌에 할머니가 편찮으신지 들어가 보았고, 늑대를 보고 드디어 잡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할머니를 찾고 있는데 어디선가 꺼내달라는 말 소리가 들렸고, 사냥꾼은 가위로 늑대의 배를 잘랐습니다. 우리는 늑대의 배 속이 깜깜하고 냄새가 나 숨 막히고 무서웠다고 말하며 늑대 배 속에 나왔고 사냥꾼은 늑대의 배 속에 돌멩이를 채워 넣었습니다. 늑대는 우리를 보고 놀라 달아나려 몸을 일으켰지만, 배 속의 돌멩이 때문에 고꾸라지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늑대의 말은 절대 안 믿을 거고, 엄마의 말씀을 잘 들어야겠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나는, 나는 빨간 모자. 할머니가 만들어 준 빨간 모자가 나는 정말 좋아. 나는 언제나 빨간 모자만 쓰고 다니지. 어때? 정말 잘 어울리지?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이렇게 불러. “빨간 모자야!” 어느 날 엄마가 나를 불렀어. “할머니가 편찮으신데 엄마는 지금 갈 수가 없구나. 할머니께 이 케이크와 포도주를 가져다드리렴.” 엄마는 잔소리를 줄줄 늘어놓았어. “샛길로 가지 말고, 여기저기 기웃거리지도 말고, 특히 못된 늑대를 조심해야 한다. 알았지?”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숲길에 막 들어섰을 때였어. “빨간 모자야, 안녕? 어디 가니?”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늑대가 서 있는 거야. 늑대라면 무서워야 하는데, 이 늑대는 착하고 친절해 보였어. “으응, 할머니 집에 가는 길이야.” “할머니 집이 어딘데?” “저기, 저 숲길 끝에 있어.” 우리는 사이좋게 숲길을 걸었어. 늑대는 멋진 신사 같았어. 시끄럽게 떠벌리지도 않고 무척 다정하게 굴었지. 누가 봐도 그렇게 생각했을 거야. 얼마쯤 걷다가 늑대가 말했어. “저기 좀 봐. 예쁜 꽃이 많이도 피었구나. 꽃을 꺾어다 드리면 할머니가 좋아하실 거야.” “아, 그게 좋겠다. 너는 정말 친절하구나!” 나는 할머니께 드릴 꽃다발을 만들기로 했어. 한 송이를 꺾으면, 더 예쁜 꽃이 보이고, 더 예쁜 꽃이.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지. 와, 여기도 예쁜 꽃, 저기도 예쁜 꽃!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신이 나서 할머니 집으로 갔어. 그런데 할머니 집 대문이 활짝 열려 있었어. ‘기분이 좀 으스스한걸.’ “할머니, 할머니! 저예요, 빨간 모자예요.”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어. 나는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갔어. 방 안은 커튼이 쳐져 아주 컴컴했어. “할머니, 어디 계세요?” “침대에 누워 있단다.” 그런데 할머니 모습이 어딘가 좀 이상했어. “할머니, 귀가 왜 이렇게 커요?” “그래야 네 말을 더 잘 들을 수 있지.” “할머니, 눈은 왜 이렇게 커요?” “그래야 너를 더 잘 볼 수 있지.” “할머니, 손은 왜 이렇게 커요?” “그래야 너를 더 잘 잡을 수 있지 않겠니.” 늑대는 벌떡 일어나 나를 꿀꺽 삼켜 버렸어. 할머니, 입은 왜 이렇게 커요? 그래야 너를 더 잘 잡아먹지, 앙! 늑대는 침대 위에 도로 누웠어. 배가 부르니 잠이 솔솔 왔겠지. 눕자마자 코를 드르렁드르렁 고는데 어찌나 시끄럽던지. 그때 사냥꾼이 집 앞을 지나간 거야. ‘이상하다. 할머니가 어디 편찮으신가? 들어가 봐야겠군.’ “할머니! 안에 계세요?” ‘아니, 저 못된 늑대가? 드디어 너를 잡는구나.’ ‘혹시, 할머니가 이 안에 계신다면?’ “우리 여기 있어요! 꺼내 주세요!” “옳지, 여기 가위가 있군.” 싹둑싹둑. 사냥꾼은 늑대의 배를 자르기 시작했어. “우아, 숨 막혀 죽을 뻔했어요.” “어휴, 고마워요. 얼마나 무서웠던지, 원.” 늑대 배 속이 얼마나 깜깜하고 냄새나는지 안 들어가 본 사람은 모를 거야. 우리가 나온 뒤 사냥꾼은 늑대 배 속에 돌멩이를 꼭꼭 채워 넣었어. 얼마 지나 늑대가 하품을 쩍 하며 일어났어. 우리를 보고 입을 딱 벌릴 수밖에 없었지. 늑대는 달아나려고 몸을 벌떡 일으키다가 배 속의 돌멩이 때문에 그만 푹 고꾸라지고 말았어. 그러고는 끝! 나는 앞으로 엄마 말씀을 잘 들을 거야. 그리고 늑대 말은 절대 안 믿을 거야. 절, 절, 절대로! 아이고! 아이고! 늑대 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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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오빠, 문, 베개, 보리, 연기, 부모님, 바늘, 불, 초가집 지붕, 새끼줄, 밀, 아빠, 오누이, 물, 놈들, 좁쌀, 짚단, 마른 고추, 감자, 누이동생, 꼬리, 그림자, 호랑이, 엄마, 곡식, 좁쌀 포대, 화롯불 | 제목: 방아 찧는 호랑이
줄거리 요약: 부모님은 산골에 사는 사이좋은 오누이에게 집을 볼 때 문을 꼭 닫고 있으라고 말했어요. 부모님이 나가시면 오누이는 방문을 잠그고 감자를 구워 먹으며 사이좋게 부모님을 기다렸어요. 감자 냄새가 산에 진동하자 배고픈 호랑이가 냄새를 맡고 오누이 집으로 내려왔어요. 문 앞의 그림자를 본 누이동생은 엄마 아빠가 오신 줄 알고 문을 열어보려 했어요. 누이동생을 막아서며 문틈으로 바깥을 살펴 본 오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요. 호랑이를 쫓을 만한 것으로 누이동생이 베개를 내밀자 오빠는 다른 것을 찾았어요. 누이동생은 오빠에게 방에 있는 새끼줄 한 다발 혹은 바늘은 어떠냐고 물어보았어요. 오빠는 바늘을 집어 든 뒤, 문에 바짝 붙어 있는 호랑이에게 바늘을 박았고 호랑이는 약이 올라 주위를 두리번거렸어요. 호랑이가 오누이를 잡아먹으려고 아궁이로 들어가자 오빠는 빨리 나가자고 말했어요. 오빠는 꼬리만 남기고 아궁이 속으로 들어가는 호랑이를 보고, 재빨리 짚단에 물을 묻혀 아궁이에 넣고 불을 지폈어요. 오누이는 방으로 뛰어 들어가 문을 잠갔고, 호랑이는 아궁이의 연기 때문에 매워했어요. 겨우 아궁이를 빠져 나온 호랑이는 몹시 화가 나서 집 안으로 꼭 들어가겠다고 말했어요. 지붕 위로 훌쩍 뛰어올라 앉은 호랑이는 뒷발로 초가집 지붕을 내리쳤어요. 지붕에 구멍이 뚫려 호랑이의 뒷발이 나타나자 오누이는 밖으로 뛰쳐나갔고, 뜨겁다는 호랑이 비명 소리에 깔깔 웃었어요. 호랑이는 지붕에 낀 채 뜨거운 감자 때문에 발을 계속 움직였는데 마치 방아를 찧는 것처럼 보였지요. 동생이 화롯불에 볶은 좁쌀을 오빠가 호랑이 발밑에 뿌리자, 호랑이는 방아를 찧었어요. 오누이는 호랑이에게 계속 방아를 찧도록 했고, 결국 기운이 모두 빠진 호랑이를 보며 웃었어요.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 깊은 산골에 사이좋은 오누이가 살고 있었어요. 부모님이 밭에 나가면 하루 종일 둘이서 집을 보았지요. “호랑이가 올지 모르니 문을 꼭 닫고 있거라!” 부모님은 신신당부를 하고는 일을 나갔어요. 오누이는 얼른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꼬옥 잠갔어요. 그리고 화롯불에 통통한 감자를 구워 먹으며 오순도순 사이좋게 부모님을 기다렸어요. 솔솔솔 구수한 감자 냄새가 온 산에 진동했어요. 그때 배고픈 호랑이 한 마리가 감자 냄새를 맡고는 한걸음에 오누이 집으로 내려왔어요. 호랑이는 연방 코를 벌름벌름거렸어요. “엄마, 아빠가 벌써 오셨나?” 문 앞의 거뭇거뭇한 그림자를 본 누이동생이 문을 열어 보려 했어요. “자, 잠깐만 기다려!” 오빠는 누이동생을 막아서며, 문틈으로 바깥을 찬찬히 살펴보았어요. 순간 오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요. 오빠는 방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았어요. “호랑이를 쫓을 만한 게 뭐 없을까?” “오빠, 이 베개는 어때?” “아니, 그것 말고 다른 거 없어?” “이 새끼줄로 꽁꽁 묶어 버리는 건 어때?” 누이동생은 방 한구석에 있는 새끼줄 한 다발을 꺼내 보였어요. “오빠, 바늘은 너무 작지?” 누이동생이 바늘집을 꺼내 보이자, 오빠가 얼른 바늘을 집어 들었어요. 그리고 문에 바짝 붙어 있는 호랑이에게 바늘을 콕콕콕 박아 주었지요. 약이 오른 호랑이는 여기저기 주위를 두리번거렸어요. “옳거니, 저 구멍으로 들어가자!” 고얀 놈들, 다 잡아먹어 버리겠다. “호랑이가 아궁이로 들어간다. 빨리 나가자!” 오누이는 살금살금 밖으로 빠져나왔어요. 호랑이는 달랑 꼬리만 남기고는 아궁이 속으로 엉금엉금 기어 들어갔어요. 오빠는 재빨리 짚단에 물을 잔뜩 묻혀서 아궁이 속으로 꾹꾹 쑤셔 넣고 불을 지폈어요. 젖은 짚단은 금방 매캐한 연기로 아궁이를 가득 메웠지요. 오누이는 방으로 다시 뛰어 들어가 문을 꼭 잠갔어요. 킁킁킁, 이게 무슨 냄새지? 아이고 매워. 호랑이 살려! 버둥버둥 겨우 아궁이를 빠져나온 호랑이는 몹시 화가 났어요. “고얀 놈들, 다 잡아먹어 버리겠다. 내가 집 안으로 꼭 들어가고야 말 테다.” 집 밖을 빙글빙글 돌던 호랑이가 순간 훌쩍 뛰어올랐어요. 지붕 위에 올라앉은 호랑이는 크고 두툼한 뒷발로 낡은 초가집 지붕을 쿵쿵 내리쳤어요. 집을 와장창 무너뜨릴 기세였지요. 결국 지붕에 구멍이 뻥 뚫리면서 호랑이의 뒷발이 불쑥 나타났어요. 깜짝 놀란 오누이는 걸음아 날 살려라 밖으로 뛰쳐나갔어요. “앗! 뜨, 뜨거워!” 호랑이의 비명 소리에 누이동생이 깔깔깔 웃어 댔어요. “오빠, 저것 봐! 호랑이가 방아를 찧고 있어.” 지붕에 몸통이 꽉 낀 호랑이가 오도 가도 못하고 낑낑거리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게다가 바닥에 쏟아진 뜨거운 감자 때문에
두 발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이 꼭 방아를 찧는 것처럼 보였지요. 호랑이가 방아 찧는 모습을 바라보던 오누이는 부엌으로 달려가 좁쌀 포대를 들고 왔어요. 누이동생이 좁쌀을 화롯불에 들들 볶으면, 오빠가 호랑이 발밑에 주르르륵 뿌려 놓았지요. 그러면 호랑이가 쿵더쿵쿵더쿵 방아를 찧었어요. 그런데 하루 종일 방아 찧느라 기운이 쏙 빠진 호랑이는 어찌 되었을까요? “더 빻을 것 없나?” 오누이는 밀이며 보리며 마른 고추를 모두 가져다 호랑이 방아로 빻았어요. “와, 모두 다 빻았네?” 오누이는 빻아 놓은 곡식과 고추를 보고 활짝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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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물건, 책, 신하, 편지, 염초, 배, 아버지, 먼지, 불, 중국 사람들, 사람들, 아이, 무선, 백성, 화포, 입, 무기, 숯, 임금님, 식량, 유황, 하인들, 대나무, 일본 해적, 화약, 흙, 재료, 이원, 우리나라, 최무선 | 제목: 최무선
줄거리 요약: 사람들은 중국이 화약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지도 않는데 화약을 만들겠다고 밤낮으로 사람들을 귀찮게 하는 최무선이라는 청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무선이 어렸을 때 불꽃놀이를 보고 나서부터 화약과 무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화약을 갖고 싶다는 무선의 말에 아버지는 웃으며, 화약은 아주 귀해서 쉽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엌에서 불이 났고 하인들이 불을 끄자, 시꺼멓게 그을린 아이가 화약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으며, 그 뒤로도 무선은 틈만 나면 부엌 아궁이를 뒤지며 어떻게 하면 화약을 만들 수 있을지, 온통 화약 생각뿐이었습니다. 무선은 아버지가 주신 화약에 관한 책을 읽고 화약이 무기를 만드는 데 많이 사용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무기를 만드는 방법이 적혀 있는 책들도 읽어 보았고, 나라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무기에 대해 더 많은 공부를 했으며, 군기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즈음, 우리 백성은 일본 해적이 수시로 쳐들어와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었고, 무선은 일본 해적을 물리치려면 우리에게도 화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중국 사람들이 화약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만들 수 있고, 화약만 있으면 일본 해적이 함부로 쳐들어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무선은 자신의 힘으로 화약을 만들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무선은 중국 사람을 만나면 화약에 대해 물어보려고 틈틈이 중국 말도 익혔고, 여러 가지 재료를 구해다 실험도 열심히 하며 몇 년을 고생한 끝에, 화약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가 숯과 유황, 염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숯과 유황은 우리나라에서도 구할 수 있었지만 먼지와 흙에서 만들어진다는 염초는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화약에 대해 잘 아는 중국 사람을 만나기 위해 예성강 나루터에 자주 갔고, 어느 날, 드디어 화약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이원이라는 중국 사람을 만나게 되었으며, 다행히 중국 말을 잘했기 때문에 그와 쉽게 친해질 수 있었고, 그를 집으로 데려와 잘 대접했습니다. 이원은 쉽게 입을 열지 않았으나, 나라를 걱정하는 무선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지곤 해, 얼마 안 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무선이 염초를 만들려고 먼지를 뒤집어쓴 채 마루 밑에서 기어 나오는 모습을 보고 이원이 그런 일까지 하시냐며, 그 꼴 좀 보라고 말했고, 그는 하루빨리 염초 만드는 법을 알아내서 우리 백성을 괴롭히는 일본 해적을 물리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원은 무선이 20년 동안이나 화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집 안 곳곳에 남아 있는 흔적들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고, 마침내 무선에게 염초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무선은 이원이 가르쳐 준 방법대로 염초를 만들었고, 유황과 숯에 섞어 조심스럽게 불을 붙여 보았으며, 불꽃이 큰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터지자 드디어 화약을 만들었다고 소리쳤고, 화약을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선은 임금님께 화약을 발명했다고 편지를 썼고, 임금님과 신하들은 중국에서만 만들 수 있는 화약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들었다니 믿을 수가 없어서, 정말로 화약을 만들었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무선은 임금님과 신하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화약에 불을 붙였고, 잠시 뒤, 땅을 뒤흔드는 소리가 울리고 펑 터지자, 지켜보던 임금님과 신하들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으며, 임금님은 그의 공로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임금님은 무선에게 화통도감에서 화약을 만들게 했고, 그는 그동안 무기에 대해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무기를 스무 가지나 만들었으며, 얼마 뒤, 일본 해적이 또 쳐들어오자, 그는 화약과 무기를 배에 실었고, 일본 해적이 아무리 많이 쳐들어온다 해도 하나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일본 해적은 우리나라에 화약과 화포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500척의 배를 이끌고 쳐들어왔고, 100척밖에 되지 않는 우리 배를 보고 비웃고는 겁도 없이 육지에 배를 대려고 했고, 무선은 해적의 배가 가까이 올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습니다. 잠시 뒤, 일본 해적이 육지에 다다랐을 때, 우리나라 배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화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고, 일본 해적의 배는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으며, 고려에 화약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일본 해적은 겁에 질려 모두 뿔뿔이 흩어져 도망갔고, 500척이나 되던 배는 무선의 화약과 화포에 형편없이 무너졌는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진포 대첩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최무선이라는 사람 이야기 들었어?” “듣고말고. 화약을 만들겠다고 밤낮으로 사람들을 귀찮게 한다는군.” “중국이 화약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데 우리가 어떻게 화약을 만들 수 있겠어?” 사람들은 최무선이라는 청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무선이 화약과 무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렸을 때 불꽃놀이를 보고 나서부터였어요. “와! 정말 예쁘다! 그런데 불꽃은 어떻게 생기는 건가요?” 무선은 아버지에게 물었어요. “응, 화약을 터뜨리는 거란다.” “정말 신기해요! 아버지, 저도 화약을 갖고 싶어요.” 무선의 엉뚱한 말에 아버지는 껄껄 웃으며 말했어요. “무선아, 화약은 아주 귀하기 때문에 쉽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불이야! 불이야!” 갑자기 부엌에서 불길이 치솟았어요. 하인들이 허겁지겁 달려와 불을 껐지요. 그러자 연기 속에서 시꺼멓게 그을린 아이가 기침을 하며 걸어 나왔어요. “도련님, 거기서 뭐 하셨어요?” “저, 화약을 만들려고.” 하인들은 할 말을 잊고 멍하니 무선을 바라보았어요. 그 뒤로도 무선은 틈만 나면 부엌 아궁이를 뒤졌어요. ‘어떻게 하면 화약을 만들 수 있을까?’ 무선의 머릿속은 온통 화약 생각뿐이었지요. 며칠 뒤, 아버지는 무선에게 화약에 관한 책을 한 권 주셨어요. “이 책을 읽어 보아라. 궁금한 건 풀어야지. 하지만 글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예, 아버지. 고맙습니다!” 무선은 아버지가 주신 책을 읽고 화약이 불꽃놀이보다는 무기를 만드는 데 더 많이 사용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무기를 만드는 방법이 적혀 있는 책들도 읽어 보았지요. “나라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야 해.” 무선은 무기에 대해 더 많은 공부를 했어요. 어른이 되었을 때는 우리나라에서 최무선만큼 무기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지요. 그 뒤, 무선은 군기감에 들어가게 되었답니다. 그즈음, 우리 백성은 일본 해적의 침략으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었어요. 일본 해적이 수시로 쳐들어와 괴롭혔거든요.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무선은 생각했어요. ‘일본 해적을 물리치려면 우리에게도 화약이 필요해.’ 하지만 화약은 중국에서만 만들어서 많은 돈을 주고 사 와야 했어요. 게다가 화약 만드는 방법은 중요한 비밀이기 때문에 중국 사람들이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지요. ‘중국에서 만들 수 있다면, 우리도 만들 수 있어. 화약만 있으면 일본 해적이 함부로 쳐들어오지 못할 거야.’ 무선은 자신의 힘으로 화약을 만들겠다고 결심했어요. 무선은 화약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어요. 중국 사람을 만나면 화약에 대해 물어보려고 틈틈이 중국 말도 익혔답니다. 또한 여러 가지 재료를 구해다 실험도 열심히 했어요. “아하! 바로 이렇게 만드는 거구나!” 무선은 몇 년을 고생한 끝에 화약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알게 되었어요. 화약은 숯과 유황, 염초를 섞어서 만들지요. 숯은 대나무를 태워서 만들었어요. 그런데 유황은 우리나라에서도 구할 수 있었지만 먼지와 흙에서 만들어진다는 염초는 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무선은 중국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예성강 나루터에 자주 갔어요. 어쩌면 그곳에서 화약에 대해 잘 아는 중국 사람을 만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이원이라는 중국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요. 이원은 화약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지요. 다행히 무선은 중국 말을 잘했기 때문에 이원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어요. 무선은 이원을 집으로 데려와 잘 대접했어요. 하지만 이원은 쉽게 입을 열지 않았어요. “우리 백성은 일본 해적에게 식량과 물건을 빼앗기며 괴롭힘을 당하고 있습니다. 화약만 있으면 일본 해적을 쉽게 물리칠 수 있을 텐데.” 이원은 나라를 걱정하는 무선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지곤 했어요. 얼마 안 가 이원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어요. 하루는 무선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마루 밑에서 기어 나오는 모습을 보고 이원이 물었어요. “아니, 거기서 뭐 하십니까?” “염초를 만들려고 먼지를 모으고 있답니다.” “그런 일까지 하시다니, 그 꼴 좀 보십시오.”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루빨리 염초 만드는 법을 알아내서 우리 백성을 괴롭히는 일본 해적을 물리치고 싶습니다.” 이원은 무선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무선이 20년 동안이나 화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집 안 곳곳에 남아 있었거든요. “대단하시군요. 그동안 얼마나 노력하셨는지 알겠습니다.” 마침내 이원은 무선에게 염초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요. 무선은 이원이 가르쳐 준 방법대로 염초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유황과 숯에 섞어 조심스럽게 불을 붙여 보았지요. “타다닥, 타다닥.” 타들어 가던 불꽃이 큰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터졌어요. 무선은 너무나 감격스러워 소리쳤어요. “드디어 화약을 만들었다!” 무선은 화약을 안고 하염없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답니다. 무선은 임금님께 화약을 발명했다고 편지를 썼어요. 전하! 드디어 화약을 만들었습니다. 어서 이 화약을 이용해 백성을 괴롭히는 일본 해적을 물리쳐야 합니다. 임금님과 신하들은 정말로 화약을 만들었는지 보고 싶었어요. 중국에서만 만들 수 있는 화약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들었다니, 믿을 수가 없었지요. 무선은 임금님과 신하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화약에 불을 붙였어요. 잠시 뒤, 땅을 뒤흔드는 소리가 울렸어요. “펑!” 지켜보던 임금님과 신하들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어요. “장하도다. 우리 힘으로 화약을 만들어 내다니, 정말 장하도다!” 임금님은 무선의 공로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답니다. 임금님은 무선에게 화통도감에서 화약을 만들게 했어요. 드디어 우리 기술로 화약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 거지요. 하지만 화약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화약을 넣어 발사할 화포가 있어야 하니까요. 무선은 그동안 무기에 대해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무기를 스무 가지나 만들었어요. 얼마 뒤, 일본 해적이 또 쳐들어왔어요. 무선은 화약과 무기를 배에 실으며 자신 있게 외쳤어요. “이놈들,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일본 해적이 아무리 많이 쳐들어온다 해도 하나도 두렵지 않았어요. 일본 해적은 우리나라에 화약과 화포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500척의 배를 이끌고 쳐들어왔어요. 일본 해적은 100척밖에 되지 않는 우리 배를 보고 비웃었어요. “겨우 100척의 배를 가지고 우리를 막겠다는 거냐? 고려의 군대는 신경 쓸 것 없다. 모두 육지에 배를 대고 공격하라!” 그러고는 겁도 없이 육지에 배를 대려고 했어요. 무선은 해적의 배가 가까이 올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어요. 잠시 뒤, 일본 해적이 육지에 다다랐을 때, 우리나라 배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화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어요. “쾅! 쾅! 쾅!” 소리가 날 때마다 여기저기서 불길이 일어났고, 일본 해적의 배는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지요. “이럴 수가! 고려에 화약이 있었다니.” 일본 해적은 겁에 질려 모두 뿔뿔이 흩어져 도망갔고, 500척이나 되던 배는 산산이 부서졌어요. 무선의 화약과 화포에 형편없이 무너진 거예요.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진포 대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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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천둥 번개, 쌀가마니, 가마니, 몽둥이, 눈, 독도, 사또, 한라산, 회초리, 연기, 칡뿌리, 셋째, 화산섬, 첫째, 양 손, 부침개, 소나기, 사람들, 형, 쌀 도둑, 풀뿌리, 바위, 발, 산, 둘째, 볼기, 포졸, 아름드리나무, 콩, 고기, 백두산, 세 형제, 저놈, 포졸들, 집, 잔치, 쌀, 밥 냄새, 마을 사람들, 쌀밥, 얼굴, 호랑이, 비, 곳간, 곤장, 땅 | 제목: 재주 많은 세 형제
줄거리 요약: 아주 먼 옛날 인심 좋은 사람들이 재미나게 사는 마을이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비가 내리지 않는 쨍쨍 더운 날만 계속 되었습니다. 이 마을에는 남다른 재주를 가진 세 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첫째는 맑은 날이면 백두산과 독도, 한라산을 볼 정도로 눈이 아주 밝은 재주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양손으로 집채만 한 바위와 아름드리나무를 번쩍 들어올리는 힘센 재주를 가진 둘째, 맷집 좋은 셋째가 있었어요. 회초리와 몽둥이에 맞아도 호랑이의 발에 차여도 간지럽다는 재주를 가졌지만, 가뭄에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던 세 형제였습니다. 배가 고파서 칡뿌리가 남아 있을지 모르니 산에 올라가 보자고 했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산에 올라간 세 형제 중 첫째가 밝은 눈으로 훑어보다가, 쌀가마니 가득한 곳간을 보았습니다. 세 형제가 마을로 내려가 산에서 보았던 곳간을 찾아다니는데 어디선가 부침개 부치는 소리와 고기 굽는 냄새가 났습니다. 세 형제는 냄새가 나는 곳이 사또가 사는 관아인 것을 알고는, 마을 사람들은 굶어 죽는데 사또는 잔치나 벌이고 있다며 어이없어했습니다. 세 형제는 곳간으로 몰래 들어가 힘센 둘째가 쌀 아흔아홉 가마니를 들고나와 마을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습니다. 세 형제 덕분에 오랜만에 쌀밥을 먹게 된 마을 사람들은 정말 고맙다고 했고, 날이 밝자 사또는 쌀 도둑을 빨리 잡아들이라고 소리를 질러 댔습니다. 망루에 있던 포졸이 저기 좀 보라고 소리치자, 사또는 허겁지겁 망루로 올라갔습니다. 먹을 것이라곤 풀뿌리도 없는 집에서 연기가 난다며 사또는 불같이 성을 내며 소리쳤습니다. 관아로 끌려온 마을 사람들에게 쌀을 어떻게 얻었는지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곤장을 치겠다고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겁에 질려 떨면서도 누구도 세 형제가 그랬다고 말하지 않자, 사또는 다시 화를 내었습니다. 그때 맷집 좋은 셋째가 자신이 쌀 도둑이라고 하며 걸어 나오자, 사또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습니다. 아흔아홉 대의 볼기에도 시원하다고 하자, 사또는 곤장 백대를 더 치라고 소리쳤습니다. 힘이 빠진 포졸들이 쓰러지고, 천둥 번개가 치자 그 소리에 놀란 사또는 마루 밑으로 숨어 들어갔습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마을은 풍년이 들었고, 세 형제는 특별한 재주를 좋을 일에 쓰면서 마을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에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어. 콩 한 쪽도 서로 나눠 먹는 인심 좋은 사람들이었지.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마을에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고 쨍쨍 더운 날만 계속되었어. 이 마을에는 남다른 재주를 가진 세 형제가 살고 있었어. 첫째의 재주는 눈 밝은 재주! 맑은 날이면 북쪽 끝 백두산을 보고, 동쪽 끝 화산섬 독도를 보고, 남쪽 끝 한라산을 볼 정도였지. 둘째의 재주는 힘센 재주! 양손으로 집채만 한 바위를 번쩍, 아름드리나무를 번쩍, 쌀 백 가마니도 번쩍번쩍 들어 올렸어. 셋째의 재주는 맷집 좋은 재주! 회초리로 맞아도 깔깔깔, 몽둥이로 맞아도 껄껄껄, 호랑이의 두툼한 발에 차여도, “간지러워, 간지러워. 하하하, 히히히.” 재주 중에서도 정말 별난 재주를 가졌지. 이런 재주를 가진 세 형제도 가뭄에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어. 구수한 밥 냄새를 맡은 지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할 뿐이었지. “형, 배고파.” “우리 산에라도 올라가 볼까?” “혹시 칡뿌리라도 남아 있을지 모르잖아.” 세 형제는 마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올라갔어. 눈 밝은 첫째가 여기저기 쭉 훑어보다가 소리쳤지. 저기 쌀가마니가 가득 쌓인 곳간이 보인다! 세 형제는 바람처럼 달려 마을로 내려갔어. 그리고 산에서 보았던 곳간을 찾아온 마을을 구석구석 뒤지고 다녔지. 그런데 어디선가 부침개 부치는 소리가 지글지글, 고기 굽는 냄새가 솔솔 났어. 세 형제는 킁킁거리며 냄새를 따라갔다가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었어. “아니, 여기는 사또가 사는 관아잖아!” “마을 사람들은 굶어 죽고 있는데, 사또는 곳간에 쌀가마니를 가득 쌓아 두고 잔치나 벌이고 있다니.” 세 형제는 살금살금 곳간으로 들어갔지. 힘센 둘째가 쌀 아흔아홉 가마니를 “으랏차차!” 가뿐히 들고나왔어. 세 형제는 마을 사람들에게 쌀을 골고루 나누어 주었어. “아이고,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세 형제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오랜만에 맛있는 쌀밥을 먹게 되었지. 날이 밝자, 관아가 발칵 뒤집혔어. 사또는 쌀 도둑을 빨리 잡아들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대고, 포졸들은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허둥댔지. “사또님! 저기 좀 보십시오.” 망루에 있던 한 포졸이 소리쳤어. 사또는 허겁지겁 망루로 올라갔지. “아니, 이럴 수가! 먹을 것이라곤 풀뿌리도 없는 집에서 연기라니.” 사또가 불같이 성을 내며 소리쳤어. 결국 마을 사람들 모두 관아로 끌려왔어. “어떻게 해서 쌀을 얻게 되었느냐?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곤장을 칠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겁에 질려 벌벌 떨었지. 하지만 누구도 세 형제가 그랬다고 말하지 않았어. 사또는 또다시 불같이 화를 냈지. 그때 맷집 좋은 셋째가 성큼성큼 걸어 나왔어. “나요! 내가 쌀 도둑이오!” 사또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였어. “고얀 놈! 여봐라, 저놈의 볼기를 백 대를 쳐라!” 한 대요! 히히히! 깔깔깔! 서른 대요! 아흔아홉 대요! 우하하! 백 대요! 으흐흐, 시원하다! 사또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소리쳤어. “여봐라, 당장 곤장 백 대를 더 쳐라!” 하지만 힘이 빠진 포졸들이 휘청휘청 하나 둘 푹푹 쓰러지고 말았지. 그때 천둥 번개가 우르르르 쾅쾅 번쩍! 느닷없는 소리에 깜짝 놀란 사또는 마루 밑으로 숨어 들어갔어.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소나기가 메마른 땅을 촉촉하게 적셔 주었지. 오랜만에 풍년이 들었어. 마을 사람들은 세 형제의 신통방통한 재주를 칭찬했지. 세 형제는 특별한 재주를 좋은 일에 쓰면서 마을 사람들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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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덕이, 도깨비, 세상, 구름들, 저희들, 순덕이, 벼, 농악대, 장승, 내가, 허수아비, 빗줄기, 추수, 회오리바람, 사물놀이, 북소리, 바람, 구름, 훈이네 할아버지, 장구, 북, 너희들, 할아버지, 농사, 제가, 징, 마을 어귀, 훈이, 꽹과리, 어른들, 아저씨들, 하늘, 아이들, 민이, 도깨비들, 사람, 주먹 | 제목: 도깨비를 물리친 사물놀이
줄거리 요약: 마을 어귀에 있는 장승까지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며 벼가 익어가는 논길에서 아이들이 경주합니다. 내가 일등이라고 먼저 도착한 훈이가 소리쳤습니다. 달리기 시합을 했는데, 제가 일등을 했다고 대답하자 훈이네 할아버지는 우리 훈이 대단하다고 했습니다. 훈이는 할아버지에게 올해 저희도 사물놀이에 끼워 달라고 하니, 사물이 뭔지 알고 있냐고 묻자, 사물은 하늘의 소리라고 대답했습니다. 꽹과리, 징, 장구, 북, 이 네 소리가 어울려 큰 울림이 되면 나쁜 기운은 물러가고 세상이 평온하다고 말하니 우리 훈이가 잘 알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추수 때는 너희들도 끼워 줄테니 잘해야 한다고 할아버지가 훈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벼들이 모두 쓰러져 있어 논에 나온 할아버지와 아이들은 깜짝 놀랐고, 일 년 농사를 다 망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할아버지가 한숨을 쉬고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나쁜 도깨비 짓일 거라며 도깨비를 혼내 주자며 훈이와 아이들은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그날 밤, 훈이와 아이들은 꽹과리, 징, 장구, 북을 가지고 도깨비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그때, 휙 바람이 불며 벼들이 몹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훈이가 논둑으로 훌쩍 뛰어오르며 꽹과리를 치기 시작하자 하늘이 천둥 번개가 치는 것처럼 번쩍번쩍, 우르릉 쾅쾅 요동쳐 깜짝 놀란 도깨비들은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민이가 징을 치면서 재빨리 논둑으로 올라서자 세찬 바람이 불어와 도깨비들은 바람에 떠밀려 이리저리 우왕좌왕 몰려다녔습니다. 순덕이가 논둑으로 올라서며 장구를 치기 시작하자 하늘에서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도깨비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덕이가 북을 치며 논둑으로 올라서자 커다란 구름이 하늘을 뒤덮으며 한꺼번에 몰려들어 도깨비들은 무서워서 떨었습니다. 꽹과리, 징, 장구, 북소리가 하나로 어울려 울려 퍼지자, 도깨비들이 돌기 시작했고, 훈이와 아이들이 더욱 신명 나게 치자, 그 소리에 못 이겨 빙빙 돌던 도깨비들은 먼 하늘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도깨비들을 물리쳤다며 훈이와 아이들은 기뻐했습니다. 일을 나온 어른들은 쓰러져 있던 벼들이 다시 일어나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추수가 시작되고 농악대가 흥을 돋우니 멀리서 아이들이 달려왔습니다. 저희도 농악대에 끼워 달라고 하자 할아버지는 같이 하자고 했고, 훈이와 아이들은 농악대와 어울려 하나가 되었습니다. 벼를 베던 아저씨들도 신명 나게 일했고 지나가던 바람도, 구름도, 하늘도 농악대의 흥겨움에 웃음을 지었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벼가 익어 가는 논길에서 아이들이 경주를 해요. “자, 마을 어귀에 있는 장승까지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민이 이겨라! 순덕이 이겨라!” 허수아비가 두 팔을 팔랑거리며 열심히 응원을 하지요. “이야! 내가 일등이다.” 먼저 도착한 훈이가 소리쳤어요. “여기서 뭐 하는 게냐?” 때마침 지나가던 훈이네 할아버지가 물었지요. “달리기 시합을 했는데, 제가 일등을 했어요.” “그래? 우리 훈이 대단하구나.” “참! 할아버지, 올해는 저희들도 사물놀이에 끼워 주세요. 네?” 훈이는 할아버지를 졸랐어요. “허허, 그런데 사물이 뭔지 알고는 있는 게냐?” “그럼요. 사물은 하늘의 소리잖아요.” “꽹과리는 천둥소리이고, 징은 바람 소리이며, 장구는 빗소리이고, 북은 구름이 흘러가는 소리예요. 이 네 소리가 어울려 큰 울림이 되면 나쁜 기운은 물러가고 세상이 평온해지죠.” “우리 훈이가 잘 알고 있구나. 좋다! 이번 추수 때는 너희들도 끼워 주마. 대신 잘해야 한다.” 할아버지가 훈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어요. “야호, 신 난다!” 다음 날 아침, 논에 나온 할아버지와 아이들은 깜짝 놀랐어요. 벼들이 모두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지요. “아이코, 큰일이구나. 일 년 농사를 다 망치게 됐어.” 할아버지는 한숨을 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어요. “이건 분명히 나쁜 도깨비짓일 거야.” “그래 맞아! 우리 모두 도깨비를 혼내 주자!” 훈이와 아이들은 주먹을 불끈 쥐었어요. 그날 밤, 훈이와 아이들은 꽹과리, 징, 장구, 북을 가지고 도깨비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어요. “정말 도깨비가 나타날까?” “꼭 나타날 거야. 기다려 보자.” 그때, 휘이익 바람이 불며 벼들이 몹시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도깨비다!” “떨지마! 자, 꽹과리 먼저 들어간다!” 훈이는 논둑으로 훌쩍 뛰어오르며 꽹과리를 치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하늘이 천둥 번개가 치는 것처럼 번쩍번쩍, 우르릉 쾅쾅 요동을 쳤지요. 그러자 깜짝 놀란 도깨비들은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어요. "자, 이번에는 징 들어간다!" 민이가 징을 치면서 재빨리 논둑으로 올라섰어요. 그러자 휘이잉 세찬 바람이 불어왔지요. 도깨비들은 바람에 떠밀려 이리저리 우왕좌왕 몰려다녔어요. "자, 이번에는 장구 들어간다!" 순덕이가 논둑으로 올라서며 장구를 치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하늘에서 굵은 빗줄기가 후드득 후드득 쏟아지는 것 같았지요. 도깨비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어요. "자, 이번에는 북 들어간다!" 덕이가 덩실덩실 북을 치며 논둑으로 올라섰어요. 그러자 커다란 구름들이 하늘을 뒤덮으며 뭉게뭉게 한꺼번에 몰려드는 것 같았어요. 도깨비들은 무서워서 덜덜덜 떨었어요. 꽹과리, 징, 장구, 북소리가 하나로 어울려 울려 퍼지자, 도깨비들이 회오리바람처럼 빙빙 돌기 시작했어요. 훈이와 아이들은 더욱 신명 나게 꽹과리, 징, 장구, 북을 쳤지요. 그 소리에 못 이겨 빙빙 돌던 도깨비들은 슬금슬금 먼 하늘로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와! 우리가 이겼다!" "우리가 도깨비들을 물리쳤다!" 훈이와 아이들은 팔짝팔짝 뛰며 기뻐했지요. 낡이 밝자마자, 일을 나온 어른들은 깜짝 놀랐어요. 쓰러져 있던 벼들이 다시 일어나 있었거든요. "하늘이 우리를 도우신 거야." "자, 올해도 풍년입니다. 추수를 시작합시다!" 추수가 시작되고 농악대가 흥을 돋우었지요. 이때, 멀리서 아이들이 달려왔어요. "할아버지, 저희들도 농악대에 끼워 주세요." "오냐, 어서 오거라. 같이 하자꾸나." 훈이와 아이들은 농악대와 어울려 하나가 되었어요. "얼쑤 좋다! 자, 우리도 열심히 추수를 합시다!" 벼를 베던 아저씨들도 신명 나게 일했지요. 이때 지나가던 바람도, 구름도, 하늘도 농악대의 흥겨움에 웃음을 지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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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머리, 물약, 뼈, 약사 요정, 목, 의사 선생님, 약, 꽃들, 문, 가루약, 콧등, 배, 119, 엄마 감기약, 신약개발 연구원, 처방전, 몸, 사람들, 음식, 해바라기, 의약품, 얼음 주머니, 다른 요정들, 물, 알약, 환자, 내 인형, 엄마 약, 기침하는 꽃, 약사 선생님, 건강식품, 보건복지부장관, 나, 약사, 한결, 코피, 119 응급구조대, 메디, 의사, 약 상자, 엄마, 옷, 어른, 화장품, 환자들 | 제목: 아무 약이나 먹지 마세요!(약사)
줄거리 요약: 감기에 걸린 한결이는 집에서 약상자를 가지고 놀며, 엄마 감기약을 꿀꺽 삼키면 나을지 물어봤어요. 약사 요정이 약에 대해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했어요. 나는 아픈 사람을 아프지 않게 해주고 싶어 공부하고 토론하며 약은 아픈 사람의 몸 상태에 따라 다르게 지어야 하고 약을 잘못 먹으면 더 큰 병에 걸린다고 말했어요. 약이 너무 클 때는 잘라 먹어도 되냐고 묻자, 약사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가루약이나 물약으로 바꿔 주실 거라고 대답해 줬어요. 연구소를 구경 시켜준다고 하자 약상자 바닥에 또 다른 문이 있어 열어보니 메디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어요. 그때 창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보니 꽃들이 아파서 싱싱하지도 않고 색깔도 어두웠어요. 딱 맞는 약을 주면 예쁜 빛깔을 되찾게 될 거라고 아픈 꽃들에 말했어요. 한결이는 아픈 꽃들이 불쌍해서 눈물을 글썽거렸고, 연구실 밖에 나가 시들어 쓰러져 있는 해바라기에 약을 줬어요. 해바라기는 기지개를 켜며 샛노란 빛깔을 뽐냈지만 저기 기침하는 꽃이 보여 거기에 맞는 약을 만들어야겠다고 했어요. 한결이가 감기 걸렸다고 하자 병원 가서 의사 선생님께 진찰받으면, 의사 선생님이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가서 약사 선생님이 주시는 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어요. 한결이와 메디는 방으로 돌아왔고, 문이 열리며 따뜻한 것 좀 먹으라는 엄마 목소리에 메디가 놀랄까 봐 한결이는 메디를 뒤로 숨겨줬지. 메디처럼 멋진 약사가 돼 사람들 건강을 지켜줄 거라 말하며 활짝 웃었어요. 약사는 처방전에 따라 약을 제조하는 일을 하고, 약품 검사와 유해 물질 검사 등을 하기도 하며 약사가 되려면 약학을 전공하고, 약사 국가시험에 합격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면허를 발급받아야 해요. 의사는 의약품을 다루는 일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어 책임 의식이 필요하고, 의학 지식 능력은 필수이고 환자에게 신뢰를 주며, 증상에 꼼꼼하고 순발력 있게 대처할 필요가 있어요. 약사는 의사의 처방전에 따른 약이나 약사의 처방이 가능한 약을 제조하여 환자들에게 공급하는 곳에서 일을 하고, 국가나 지방 관리시설의 토양 수질 검사, 약품 검사, 유해 물질 검사 등을 하기도 해요. 뼈가 부러지면 움직이면 안 되고 어른에게 알리거니 119 응급구조대에 연락하고, 마취할 수도 있으니, 의사의 진단을 받기 전에 물을 마시지 않아요. 코피가 나면 머리를 앞으로 숙이고 콧등 마사지나 얼음주머니를 대서도 피가 멈추지 않는다면 병원에 가봐야 해요. 목에 음식이 걸렸다면 환자의 뒤에서 배를 감싸 안고 배를 힘껏 눌러보고 바로 119에 연락하거나 병원에 가야 합니다. 나도 약사, 미래에 여러분이 개발하고 싶은 약을 상상해 보며, 매일 매일 새로운 약들이 개발되고 있어, 기억력이 좋아지는 약, 젊어지는 약 등 다양한 약들이 실제로 개발되고 있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감기에 걸린 한결이는 집에서 약 상자를 뒤지며 놀고 있었어. "아이고 머리야. 콜록콜록 콧물도 나네! 엄마 감기약을 꿀꺽 삼키면 나을까?" "위험해! 엄마 약을 함부로 먹지 마!" "어! 너는 내 인형이잖아!" "응, 내 이름은 메디야. 약사 요정이란다. 약에 대해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 물어봐." "나는 병을 고치는 데 딱 맞는 약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아프지 않게 해주고 싶어. 그래서 항상 공부하고 다른 요정들과 토론도 한단다." "약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에 따라 잘 따져보고 먹어야 해. 사람의 몸에 맞게 옷을 만들듯이 약도 아픈 사람의 몸 상태에 따라 다르게 지어야 하거든. 약을 잘못 먹으면 더 큰 병에 걸리기 때문이야!" "알았어 메디야, 조심 또 조심할게. 그런데 약이 너무 클 때는 잘라 먹어도 되니? 알약은 삼키기 어려워." "약을 지을 때 약사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가루약이나 물약으로 바꿔 주실 거야." "한결아, 내 연구소를 구경시켜 줄게!" 세상에! 약 상자를 열자 바닥에 또 다른 문이 있는 거야. 그걸 열자 메디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어. 그때 창밖에서 이상한 소리들이 들려왔어. 아픈 꽃들이 있었던 거야. "저 꽃들이 이상해. 싱싱하지도 않고 색깔도 어두워." "아픈 꽃들이야. 하지만 걱정 마! 딱 맞는 약을 주면 예쁜 빛깔을 되찾게 될 거야." "그럼 아픈 꽃들을 위해 빨리 약을 만들자." 한결이는 아픈 꽃들이 불쌍해서 눈물을 글썽거렸어. 둘은 연구실 밖 계곡으로 갔어. 그러다가 시들시들 쓰러져 있는 해바라기를 만났지. 둘은 해바라기에게 약을 줬어. 그러자 해바라기는 기지개를 켜며 샛노란 빛깔을 뽐냈지. "정말 고마워! 이제 기운이 난다. 그런데 저기 기침하는 꽃이 보이니? 동물 털 알레르기 때문에 힘들어해." "좋아! 거기에 맞는 약을 만들어야겠어!" "그런데 메디야, 나도 감기에 걸렸어. 약을 지어 줘." "한결아, 너는 먼저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께 진찰을 받으면, 의사 선생님이 처방전을 주실 거야. 그걸 들고 약국으로 가서 약사 선생님이 주시는 약을 먹어야 해." 한결이와 메디는 다시 방으로 돌아왔어. 때마침 문이 열리며 엄마 목소리가 들렸어. "한결아, 따뜻한 것 좀 먹으렴." 한결이는 메디가 놀랄까 봐 메디를 뒤로 숨겨줬지. "메디야. 너는 어쩜 그렇게 멋져? 나도 너처럼 멋진 꿈을 가진 약사가 돼서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줄 거야." 메디와 한결이는 활짝 웃었어. 약사는 약국이나 병원에서 일하며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약을 제조하는 일을 해요.제약회사, 연구소, 국가기관 등에서 약품 검사와 유해물질 검사 등을 하기도 하죠. 약사가 되려면?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약학을 전공하고, 약사국가시험에 합격해 보건복지부장관으로 면허를 발급받아야 해요. 약학 전공은 약학대학에서 6년의 교육을 받거나 일반대학에서 2년 이상 수료한 후 약학전문대학 4년의 교육과정을 밟는 방법이 있어요. 의사는 이런 적성이 필요해요. 의약품을 다루는 일은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기 때문에 책임의식이 필요해요. 처방전에 맞게 약을 짓는 생물, 화학, 의학 지식 능력은 필수이고 환자에게 신뢰를 주며, 증상에 꼼꼼하고 순발력 있게 대처할 필요가 있어요. 약사는 의사의 처방전에 따른 약이나 약사의 처방이 가능한 약을 제조하여 환자들에게 공급하는 곳에서 일을 해요. 약을 만드는 회사로, 새로운 약을 연구하고 개발하여 판매하는 회사에서 신약개발 연구원으로 일해요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을 개발하고 제조할 때, 인체에 미치는 반응에 대해 연구하는 일을 해요. 국가나 지방 관리시설의 토양수질 검사, 약품 검사, 유해물질 검사 등을 하기도 해요. 뼈가 부러졌어요. 그 자리에서 가만히! 뼈가 부러졌을 때는 움직이면 안 돼요. 어른에게 알리거나 119 응급구조대에 연락해요. 의사의 진단을 받기 전에는 물을 먹지 않아요. 마취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코피가 나요. 머리를 앞으로 숙여 코피가 목 뒤로 흘러들어 가지 않도록 해요. 콧등을 마사지해 주거나 얼음 주머니를 대서 피가 멈추게 해요. 피가 멈추지 않는다면, 가까운 병원에 가봐야 해요. 목에 음식이 걸렸어요. 환자의 뒤에서 배를 감싸 안고 배를 힘껏 눌러주세요. 바로 119에 연락을 하거나 병원에 가야 합니다. 나도 약사! 미래에 여러분이 개발하고 싶은 약을 상상해보세요.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인체에 관한 연구가 계속되면서 매일 매일 새로운 약들이 개발되고 있어요. 기억력이 좋아지는 약, 젊어지는 약 등 다양한 약들이 실제로 개발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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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독수리, 남자들, 머리카락, 동물 가족, 활, 우린, 나쁜 사냥꾼, 굵은 몽둥이, 동물들, 고릴라, 문, 몽둥이, 놈, 눈, 손, 어린 동물들, 자루, 오두막, 옷, 빵, 아버지, 옷장, 불이 붙은 장작, 엉덩이, 녀석, 나무, 몸, 시체, 멍청한 고릴라, 사람들, 당신, 얼음심장, 친구, 음식, 아들, 무기, 부자, 풀, 가족들, 건방진 고릴라, 고릴라 고기, 얼음 심장, 화살, 술, 가난한 사람들, 집, 가족, 자기, 마을 사람들, 명궁수, 하얀 이빨, 어린 동물, 우리, 다른 사람, 미련한 고릴라, 사냥꾼, 사자, 얼굴, 모닥불, 칼, 주검, 생선 튀김, 동물, 거울, 자네, 사람, 동네 사람들, 발자국 | 제목: 욕심 많은 사냥꾼과 고릴라
줄거리 요약: 옛날 케냐 어느 마을에 뛰어난 활 솜씨를 가진 사냥꾼이 살고 있었는데 너무나 인정이 없고 잔인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사냥꾼을 얼음심장이라며 불렀습니다. 길눈이 밝은 얼음심장은 밀림에서도 길을 잃지 않았고 한 번 지나간 길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고 많은 동물의 발자국을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얼음심장은 산처럼 쌓인 가죽과 고기를 가족과 나눠 먹고 남는 것은 시장에 내다 팔아 풍족하게 살았는데 동네 사람들은 얼음심장의 가족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살림살이는 부러워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음식을 달라고 하면 얼음심장의 가족은 먹을 것이 없으면 굶어야 한다며 문을 거칠게 닫았습니다.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된 얼음심장이 집과 사냥터를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시간 낭비라며 어느 날 밀림 한구석에다 오두막을 지었습니다. 밀림에 집까지 지은 얼음심장이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사냥을 하자 밀림의 동물들은 잠시도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없었고 어린 동물들은 세상 구경도 못하고 굴에 숨어 떨어야 했습니다. 밀림에 사는 고릴라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얼음심장을 만나러 갔는데 사냥을 나간 뒤라 오두막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고릴라는 방 안 한구석에 놓인 자루에 눈길이 갔는데 열어 보니 얼음심장의 비상식량으로 보이는 구운 빵과 생선 튀김이 들어 있었습니다. 너무 배가 고파 빵 몇 조각을 꺼내 먹은 고릴라는 더욱 배가 고파져서 자루 안에 있는 생선 튀김까지 모두 먹어 버렸습니다. 화난 얼굴의 얼음심장이 성난 목소리로 괘씸한 고릴라 라며 활을 겨누고 있었고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고릴라의 왼쪽 팔에 화살이 꽂혔습니다. 화살을 뽑아내서 부러뜨린 고릴라를 향해 얼음심장이 활을 쏘았고 날아오는 화살을 그대로 잡아버린 고릴라가 단숨에 얼음심장의 손에서 활과 화살을 빼앗았습니다. 무서워서 얼굴이 노랗게 질린 얼음심장에게 너도 죽을까봐 무섭냐고 물었습니다. 네가 사냥을 하려고 들어오면 우리 동물 모두 무서워 죽을 지경이라며 이제 우리 마음을 알겠냐고 물었습니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 얼음심장이 이번 한 번만 살려달라고 싹싹 빌었고 눈물을 흘리는 얼음심장을 보자 고릴라는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저는 고릴라처럼 힘이 세지도 않고 사자 같은 날카로운 발톱이나 이빨도 없어서 이런 식으로 먹고 살았는데 제발 저를 친구로 삼고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마음이 누그러져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 고릴라는 오늘 한 번만 용서해 줄 테니 이 오두막을 없애고 이곳을 떠나라고 말했습니다. 집에 돌아온 얼음심장은 자존심이 몹시 상했는지, 멍청한 고릴라한테 꼼짝없이 당했다며 반드시 그 미련한 고릴라에게 복수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훨씬 강한 활과 화살을 만들고 새총과 칼, 굵은 몽둥이를 챙긴 얼음심장이 가족들에게 무기를 하나씩 쥐어주면서 자신이 건방진 고릴라를 잡아 올테니 자루에 그놈을 담아 오면 마구 때리라고 했습니다. 사냥꾼은 고릴라가 그전에 맛있게 먹었던 빵과 생선 튀김을 싸들고 밀림으로 들어갔는데 빵과 생선 튀김 냄새를 맡은 고릴라가 다정하게 웃으며 얼음심장 앞에 나타났습니다. 한동안 사냥 하러 오지 않아서 우리 동물 가족은 행복했다며, 사냥으로 먹고 사는 자네에게 사냥을 하지 말라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너무 많이 잡지는 말고 어린 동물들은 놓아 달라고 했습니다. 음식을 맛있게 먹는 고릴라를 지켜보며 얼음심장이 달콤한 목소리로 시장에 가면 맛있는 음식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어린 동물이 먹을 만한 음식도 많다며 함께 가시지 않겠냐는 말에 고릴라는 기뻐하며 갈 수만 있다면 좋다고 말했습니다. 얼음심장은 웃으며 이 안에 들어가라고 자루를 펼쳤습니다. 다른 사람은 당신을 무서워 할 거라면서 자루에 들어가면 자루를 들쳐 업고 시장에 가겠다고 얼음심장이 말하자, 머리가 나쁜 고릴라는 자루 안으로 들어갔고 얼음심장은 주둥이를 단단히 묶은 자루를 짊어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몽둥이와 칼과 새총을 하나씩 움켜쥔 얼음심장의 가족이 고릴라를 메고 오는 얼음심장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윽고 걸어오는 얼음심장이 보였고 얼음심장은 고릴라가 든 자루를 땅에 내려놓았습니다. 얼음심장에게 벌써 시장에 도착했냐고 묻자 여기는 저승이라고 대답했고 그 순간 고릴라가 든 자루에 얼음심장의 가족들이 달려들어 마구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고릴라의 비명 소리가 잦아들자 얼음심장과 가족들은 때리기를 멈췄는데, 오늘 밤에 마을 잔치가 있다며 고릴라를 가져가서 마을 사람들과 고기를 나누는 게 어떠냐고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들의 말을 들은 얼음심장은 왜 우리가 힘들게 잡은 것을 남과 나눠 가지냐면서 아들을 쥐어박았는데, 이놈을 방에 갖다 놓고 내일 고기로 내다 팔고 마을 잔치에 가서는 맛있는 걸 잔뜩 먹자고 말했습니다. 죽은게 아니라 잠시 기절했었던 고릴라는 정신을 차리고 자루 주둥이를 열어 밖을 엿보았습니다. 오늘 밤 마을 잔치에서 최고 멋쟁이로 뽑히고 싶었던 얼음심장이 거울 앞에서 멋을 내고 있었고 마음에 드는 옷을 입은 얼음심장이 콧노래를 부르며 가족과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하도 맞아서 몸이 욱신거렸지만 나쁜 사냥꾼을 반드시 혼내주겠다며 고릴라가 자루 안에서 살짝 빠져나왔습니다. 얼음심장을 혼내 주기위해서 사람처럼 변장 해야 했고 얼음심장의 옷장에서 적당한 것을 찾아낸 고릴라가 거울 앞에서 옷을 입었습니다. 한편 마을 한복판에서는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모닥불 주위에서 즐겁게 춤을 추고 있었고 남자들은 한쪽 구석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으며 술을 마신 얼음심장은 시끄럽게 자기 자랑을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모닥불 주위에서 얼음심장의 옷을 입은 고릴라가 사람들과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보고 얼음심장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는데, 고릴라는 춤을 추면서 얼음심장을 찾고 있는듯 했습니다. 살금살금 모닥불에 다가간 얼음심장이 불이 붙은 장작을 고릴라에게 던졌고 엉덩이에 불이 붙은 고릴라는 비명을 지르며 냇물로 뛰어들어 간신히 불을 껐지만 엉덩이는 불에 그슬려 흉측하게 변했습니다. 잘난 척하며 마을 사람들 앞에서 뽐내고 있었던 얼음심장은 오늘 밤 맛있는 고릴라 고기를 먹자며 큰소리를 치고는 밀림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고릴라의 번쩍번쩍 빛나는 두 눈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보였고 그 아래로 하얀 이빨이 드러나자 얼음심장의 머리카락은 쭈뼛 섰습니다. 우리 동물들을 수없이 죽였고 친구가 되자 해 놓고는 나를 속였다면서 얼음심장의 얼굴로 엄청나게 센 주먹이 날아왔고 비명 한 마디 지르지 못한채 얼음심장은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다음 날 밀림 속에서 싸늘하게 식은 얼음심장의 주검을 발견한 마을 사람들은 천벌 받은 거라며 말을 했고 동물의 생명을 가볍게 여긴 얼음심장은 비참하게 숨을 거두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 케냐 어느 마을에 사냥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사냥꾼의 뛰어난 활 솜씨는 마을뿐만 아니라 온 나라에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냥꾼을 ‘얼음심장’이라고 불렀습니다. 뛰어난 솜씨를 갖추기는 했지만 너무나 인정이 없고 잔인했기 때문입니다. 얼음심장은 길눈이 밝아서 처음 가 본 밀림에서도 길을 잃는 법이 없었습니다. 한 번이라도 지나간 길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동물의 발자국을 구분할 수 있었고 동물이 자주 지나다니는 길도 환히 꿰뚫고 있었습니다. 얼음심장이 한 번 밀림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얼음심장의 집에는 진귀한 짐승 가죽과 고기가 산처럼 쌓였습니다. 얼음심장은 가족과 고기를 나누어 먹고 남는 것은 시장에 내다 팔아 풍족하게 살았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모두 얼음심장의 살림살이를 부러워했지만 얼음심장의 가족을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끔 가난한 사람들이 찾아가 음식을 좀 달라고 하면 거칠게 문을 닫아 버렸으니까요. “먹을 것이 없으면 굶어야지!” 얼음심장의 가족은 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뛰어난 사냥 솜씨 덕분에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었지만 얼음심장의 욕심은 끝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얼음심장은 밀림 한구석에 오두막을 지었습니다. “집과 사냥터를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시간 낭비야. 아예 여기서 며칠씩 먹고 자면서 한꺼번에 사냥을 해 가지고 집으로 가져가야겠어.” 명궁수인 얼음심장이 밀림에 집까지 지어 놓고 사냥을 하자 동물들은 더욱더 불안해졌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사냥을 해 대는 얼음심장 때문에 밀림의 동물들은 잠시도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어린 동물들은 세상 구경 한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하고 굴에 숨어 오들오들 떨어야 했습니다. 밀림에 사는 동물들의 대장인 고릴라가 더 참지 못하고 얼음심장을 만나러 갔습니다. 그러나 오두막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또 사냥을 나간 것이지요. 방 안을 둘러보던 고릴라는 한구석에 놓인 자루에 눈길이 갔습니다. 열어 보니 그 안에는 구운 빵과 생선 튀김이 들어 있었습니다. 바로 얼음심장의 비상식량인 듯했습니다. 고릴라는 너무 배가 고파 빵 몇 조각을 꺼내 먹었습니다. 그런데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배가 고파졌습니다. 고릴라는 자루 안에 든 생선 튀김까지 모두 먹어 버렸습니다. 이때였습니다. “이런 괘씸한 고릴라 같으니!” 성난 목소리에 돌아보니 얼음심장이 화난 얼굴로 고릴라에게 활을 겨누고 있었습니다. “아, 미안해요. 난 당신과 이야기를 하러 왔는데.” 하지만 말을 더 이을 틈도 없이 화살이 날아와 고릴라의 왼쪽 팔에 꽂혔습니다. “우웃!” 고릴라는 너무나 아파 비명을 질렀지만 침착하게 화살을 뽑아내서 부러뜨렸습니다. 그러나 케냐 제일의 사냥꾼인 얼음심장은 당황하지 않고 또 활을 쏘았습니다. 고릴라는 날아오는 화살을 그대로 잡아 버렸습니다. 그러고는 단숨에 얼음심장의 손에서 활과 화살을 빼앗았습니다. 얼음심장은 무서워 얼굴이 노랗게 질렸습니다. 얼음심장! 내가 활을 갖고 너를 쳐다보니 너도 무섭지? 죽을까 봐 무섭지? 우리 동물도 마찬가지야. 네가 사냥을 하려고 들어오면 모두 무서워 죽을 지경이라고. 이제 우리 마음을 좀 알겠어? 얼음심장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싹싹 빌었습니다. “아이고, 제발 이번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 당장에라도 얼음심장을 죽이려던 고릴라는 눈물까지 흘리는 얼음심장을 보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저는 고릴라 당신처럼 힘이 센 것도 아니고 사자 같은 날카로운 발톱이나 이빨도 없습니다. 독수리 같은 날개도 없고요. 그러니 이런 식으로밖에는 먹고 살 방법이 없답니다. 제발 저를 친구로 삼아 주시고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고릴라는 완전히 마음이 누그러져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래. 사람도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겠지. 오늘 한 번은 용서해 줄 테니 당장 이 오두막을 없애고 이곳을 떠나도록 해. 알았지?” “예, 약속합니다.” 겨우 목숨을 건져 집으로 돌아온 얼음심장은 몹시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케냐에서 제일가는 사냥꾼인 내가 그까짓 멍청한 고릴라한테 꼼짝없이 당하다니. 아, 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반드시 그 미련한 고릴라에게 복수하고 말테다.’ 얼음심장은 훨씬 강한 활과 화살을 만들고, 새총과 칼, 굵은 몽둥이도 챙겼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을 불러 모은 다음 무기를 하나씩 쥐어주며 말했습니다. “내가 건방진 고릴라를 잡아 올 테니까 각자 무기를 들고 집에서 기다려. 그러다가 내가 그놈을 자루에 담아 오면 마구 때리도록 해.” 사냥꾼은 그전에 고릴라가 맛있게 먹었던 빵과 생선 튀김을 싸들고 밀림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빵과 생선 튀김 냄새를 맡은 고릴라가 얼음심장 앞에 나타났습니다. 굳은 표정의 얼음심장과는 달리 고릴라는 다정하게 웃기까지 했습니다. 고릴라는 지난번 일 이후로 얼음심장과 친구가 되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친구, 오랜만이네. 한동안 자네가 사냥을 오지 않아서 우리 동물 가족은 행복했다네. 그런데 결국 또 사냥을 하러 왔군. 사냥을 해서 먹고사는 자네더러 사냥을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부디 너무 많이 잡지는 말게. 특히 어린 동물들은 놓아 주게나.” “물론이지요. 우린 친구인걸요.” 고릴라는 얼음심장이 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얼음심장이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시장에 가면 이보다 더 맛있는 음식들이 많답니다. 어린 동물이 먹을 만한 음식도 아주 많지요. 함께 가시지 않겠습니까? 고릴라는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정말? 내가 갈 수만 있다면 정말 좋지." 얼음심장은 웃으며 자루를 펼쳤습니다. “그럼 이 안에 들어가십시오.” “왜 그래야 하지?” “저야 친구가 되었으니 상관없지만, 다른 사람은 당신을 무서워할 겁니다. 그러니 이 자루에 들어가시면 제가 자루를 들쳐 업고 시장으로 가려고요.” 마음씨 좋고 용감하지만 머리가 나쁜 고릴라는 얼음 심장의 말을 그대로 믿고 자루 안으로 들어 가며 말했습니다. “미안해서 어쩌나? 꽤 무거울 텐데.” 고릴라가 자루에 들어가자 얼음심장은 자루 주둥이를 단단히 묶은 다음 짊어지고 집으 로 향했습니다. 한편 얼음심장의 가족은 각기 몽둥이와 칼과 새총을 하나씩 움켜쥐고는 이제나저제나 하고 얼음심장이 고릴라를 메고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숨을 헐떡이며 자루를 둘러메고 걸어오는 얼음심장이 보였습니다. 가족들을 발견한 얼음심장은 고릴라가 든 자루를 땅에 내려놓았습니다. “얼음심장, 벌써 시장에 도착했나?” “시장이라고? 웃기는 소리 하지 마. 여기는 저승이야.” “뭐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그 순간 얼음심장의 가족들은 고릴라가 든 자루에 달려들어 마구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고릴라는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이윽고 고릴라의 비명 소리가 잦아들자 얼음심장과 가족들은 때리기를 멈추었습니다. “놈은 죽었어.” “아버지, 오늘 밤에 마을 잔치가 있지요? 이 고릴라를 가져가서 마을 사람들과 같이 고기를 나누는 게 어떨까요?” 아들의 말을 들은 얼음심장은 아들을 쥐어박았습니다. “왜 우리가 힘들게 잡은 것을 남과 나눠 가지냐? 이놈은 방에다 갖다 놓고, 마을 잔치에 가서는 맛있는 걸 잔뜩 먹는 거지. 그리고 이 녀석은 내일 잡아서 고기로 내다 팔자고.” 얼음심장과 가족들은 고릴라가 든 자루를 방에 옮겨다 놓았습니다. 그러나 고릴라는 죽은 게 아니었습니다. 잠시 기절한 것뿐이지요. 정신을 차린 고릴라는 자루 주둥이를 조금 열고 밖을 엿보았습니다. 때마침 얼음심장이 거울 앞에서 한껏 멋을 내고 있었습니다. 오늘 밤 마을 잔치에서 최고 멋쟁이로 뽑히고 싶었던 것입니다. 한참을 고른 끝에 마음에 드는 옷으로 갈아입은 얼음심장은 콧노래를 부르며 가족과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고릴라는 자루 안에서 살짝 빠져나왔습니다. 하도 맞아서 몸이 욱신거리기는 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나쁜 사냥꾼 녀석! 반드시 혼내 주겠다.’ 고릴라는 잔치가 열리는 마을로 가서 얼음심장을 혼내 주기로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처럼 변장을 해야 했습니다. 고릴라는 얼음심장의 옷장을 뒤져 적당한 것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얼음심장이 한 것처럼 거울 앞에서 옷을 입었습니다. 한편 마을 한복판에서는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고기를 굽는 모닥불 주위에서 마을 사람들은 손에 손을 잡고 즐겁게 춤을 추고 있었고, 한쪽 구석에서는 남자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얼음심장은 여느 때처럼 시끄럽게 술을 마시며 자기 자랑을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무심코 모닥불 주위를 바라보던 얼음심장은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습니다. 그곳에서는 얼음심장의 옷을 입은 고릴라가 사람들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고릴라는 춤을 추면서 얼음심장을 찾고 있는 눈치였습니다. 그러나 얼음심장이 먼저 고릴라를 발견하고 만 것입니다. 얼음심장은 살금살금 모닥불 가까이 다가가서 불이 붙은 장작을 재빨리 고릴라에게 던졌습니다. “끼야아악!” 고릴라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펄쩍 뛰었습니다. 엉덩이에 불이 붙은 고릴라는 울부짖으며 냇물로 뛰어들어 간신히 불을 껐습니다. 하지만 불에 그슬린 엉덩이는 흉측하게 변해 버렸습니다. “놈은 죽었을 거야. 내 솜씨를 당할 자는 없거든.” 얼음심장은 잘난 척하며 마을 사람들 앞에서 뽐내고 있었습니다. “모두 기다려. 내가 놈의 시체를 찾아올 테니 오늘 밤은 맛있는 고릴라 고기를 먹어 보자고.” 얼음심장은 큰소리를 치며 밀림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이때였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번쩍번쩍 빛나는 두 개의 눈이 보였습니다. 고릴라의 눈이었습니다. 그 아래로 하얀 이빨이 드러났습니다. 얼음심장은 머리카락이 쭈뼛 섰습니다. “너는 우리 동물들을 수없이 죽였다. 그리고 친구가 되자 해 놓고는 나를 속였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다음 순간 엄청나게 센 주먹이 얼음심장의 얼굴로 날아왔습니다. 얼음심장은 비명 한 마디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은 밀림 속에서 싸늘하게 식은 얼음심장의 주검을 발견했습니다. “천벌을 받은 거야.” “그렇게 욕심을 부리더니 결국 죽고 말았군.” 동물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며 함부로 사냥을 하던 얼음심장은 그렇게 비참하게 숨을 거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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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유아
키워드: 조총, 다리, 활, 왜적, 문, 말, 장수, 이순신 장군, 주인, 배, 이순신, 대포, 장군, 유성룡, 사람들, 어머니, 쇠, 사당, 신하들, 방패, 대문, 관리들, 오랑캐, 임금님, 화살, 군사, 구경꾼, 도요토미, 돌, 젊은이, 하인, 왜놈, 총알, 거북선, 버드나무 가지, 원균, 호랑이, 왜군, 옷, 순신, 병사들, 물오리 | 제목: 이순신
줄거리 요약: 나라의 장수를 뽑는 시험장에서 화살 열 개 모두를 명중시킨 젊은이가 있어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는데, 이 젊은이가 바로 거북선을 만들어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입니다. 말달리기 시험에서도 이순신이 제일 먼저 말을 타고 달려 나가 사람들은 모두 이순신이 장수로 뽑히겠다며 입을 모아 응원했는데, 갑자기 이순신 말이 앞으로 고꾸라지며 말 위에서 뚝 떨어졌습니다. 다리가 부러졌다고 생각한 이순신은 옆에 있던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다리에 대고 옷을 찢어 동여매고는 다시 말을 타고 달려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비록 시험에서 떨어지긴 했지만, 누구나 이순신을 훌륭한 장수라고 칭찬했습니다. 집이 매우 가난했던 순신은 어머니가 밤새 바느질을 하여 겨우 밥을 먹을 정도였는데, 여덟 살 때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산 너머 김 진사 댁에 옷을 갖다 드려야 했던 이순신은 산속이 너무 깜깜해서 무서웠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마을을 찾아 빨리 걸었습니다. 드디어 김 진사 댁에 도착했고, 대문을 열어 준 하인과 주인은 혼자 밤중에 산을 넘어온 꼬마 이순신을 보고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으며, 이 일 이후 순신은 마을에서 용감한 아이로 통했습니다.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장군이 되고 싶었던 이순신은 매일매일 산에 올라가 무예 연습을 해 우수한 성적으로 무과 시험에 통과했고, 국경 경비대로 가게 되었는데 성벽은 허물어지고 군사들은 제대로 훈련도 받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언제 오랑캐가 쳐들어올지 모르니 성벽을 튼튼히 쌓아야 한다며 이순신은 직접 돌을 날랐고 사기가 뚝 떨어져 있던 병사들도 이순신을 따라 부지런히 움직이니 성벽은 금세 튼튼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이순신은 병사들에게 점차 강한 훈련을 시켜 병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고, 얼마 후 쳐들어온 북쪽 오랑캐는 한번 싸워보지도 못하고 도망쳤으며, 그 소식을 들은 임금님은 이순신에게 큰 상과 벼슬을 내렸습니다. 임금님은 싸움이 있을 때마다 승리로 이끄는 이순신에게 더 큰 벼슬을 내리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러자 이순신을 시샘하는 사람들이 임금님께 거짓말을 하여 이순신은 결국 모든 벼슬을 빼앗기고 고향으로 내려와야 했습니다. 섬나라 일본을 다스리는 도요토미는 중국과 우리나라를 모두 빼앗으려고 몰래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고, 임금님은 이순신에게 바다를 지키게 하라는 유성룡의 말대로 이순신을 수군절도사로 임명했습니다. 이순신은 부서지지 않고 물에서도 마음대로 떠다니며 싸울 수 있는 배가 있으면 좋겠다며 고민하다가 문득 어린 시절의 물오리가 생각났고 병사들과 함께 쇠를 녹여 배를 덮고, 몸통이 거북이와 같은 배를 만들어 거북선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도요토미가 얼마 후 엄청난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오자, 이순신은 거북선을 앞세워 나가 명량 바다의 빠른 물살을 이용해 왜군을 바다 한가운데로 몰았고, 거북선의 시뻘건 불과 거대한 화포 소리를 들은 왜군들은 기겁하고 도망쳤습니다. 임금님이 이순신에게 모든 바다의 군사를 지휘할 수 있는 아주 높은 벼슬을 내리자, 이번에는 원균이 거짓말을 퍼뜨려 이순신을 감옥에 갇히게 하였고, 쫓겨 갔던 왜군 10만 대군이 다시 쳐들어와 온 나라를 짓밟자 임금님은 급하게 이순신을 풀어주고 다시 바다를 지키게 했습니다. 이순신은 부서진 배 열두 척을 고쳐 노량진 앞바다로 나가 목숨을 걸고 왜적을 모조리 쳐부수자고 했고, 병사들은 돌아온 이순신을 따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맹렬히 싸웠습니다. 왜적의 총알이 이순신의 가슴을 뚫고 지나가자, 병사들이 놀라 뛰어왔는데, 이순신은 병사들에게 내 죽음을 다른 병사들에게 알리지 말고 적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나가 싸우라고 했습니다. 싸움이 승리로 끝난 후, 노량 해전에서 최후를 맞이한 이순신에게 임금님은 충무라는 높은 이름을 내렸고 현충사라는 사당을 지어 훌륭한 업적을 기렸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오늘은 나라에서 장수를 뽑는 날이에요. "이번에는 누가 장수로 뽑힐까?" 시험장에 모여든 사람들이 웅성거렸어요. 젊은이들은 제각기 솜씨를 뽐내며 활을 쏘았어요. "또 명중이오!" 구경꾼들의 눈이 한 젊은이에게 쏠렸어요. 젊은이는 화살 열 개를 모두 명중시켰어요. 사람들은 놀란 눈으로 젊은이를 쳐다보았어요. 이 젊은이가 바로 거북선을 만들어 우리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이랍니다. 이번에는 말달리기 시험이에요. "이럇!" 우렁찬 구령 소리가 시험장 안에 울려 퍼졌어요. 말들은 힘차게 달려나갔어요. 제일 앞서가는 사람은 물론 이순신이었지요. "와아! 저 젊은이가 장수로 뽑히겠는걸!" 사람들은 입을 모아 이순신을 응원했어요. 그 때 갑자기 이순신의 말이 앞으로 푹 고꾸라졌어요. 이순신은 말 위에서 뚝 떨어졌고요.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 숨도 쉬지 않은 채 이순신을 지켜보았습니다. '다리가, 다리가 부러졌구나.' 이순신은 조심조심 일어났어요. 그리고 옆에 있던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다리에 댔어요. 옷을 찢어 다리를 친친 동여매고, 이순신은 다시 말 위에 올랐습니다. 사람들은 큰 박수로 용기를 북돋아 주었어요. 다른 말들은 이미 마지막 바퀴를 돌고 있었지요. 하지만 이순신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답니다. 시험에서 떨어지긴 했지만, 누구나 이순신을 훌륭한 장수라고 칭찬했어요. 이순신은 어릴 때부터 용감한 아이였습니다. 순신의 집은 매우 가난했어요. 어머니가 밤새 바느질을 하여 겨우 밥을 먹을 정도였지요. 순신이 여덟 살 때였어요.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산 너머 김 진사 댁에 옷을 갖다 드려야 했어요. 밤은 이미 깊었지만 순신은 씩씩하게 집을 나섰어요. 그러나 산 속은 너무나 깜깜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답니다. '정말 호랑이가 나타나면 어쩌지?' 순신의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르 흘렀어요. '그냥 돌아갈까? 안 돼. 옷을 갖다 드려야 해.' 순신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마을을 찾아 빨리 걸었습니다. 드디어 김 진사 댁에 도착했어요. 순신은 대문을 힘차게 두드렸어요. "이 밤중에 웬 놈이냐?" 문을 열어 준 하인은 깜짝 놀랐어요. "건너 마을의 이순신이라고 합니다. 어머니 심부름으로 옷을 갖다 드리러 왔습니다." 뒤에 서 있던 주인도 꼬마 이순신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너 혼자 이 밤중에 산을 넘었단 말이냐?" 순신은 바느질 값을 받아서 다시 산을 넘었어요.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조금도 무섭지 않았어요. 이 일이 있은 후, 순신은 마을에서 용감한 아이로 통했답니다. 이순신은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장군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매일매일 산에 올라가 무예 연습을 했어요. 말에서 떨어진 후로는 더욱 열심히 솜씨를 갈고 닦았어요. 마침내 이순신은 우수한 성적으로 무과 시험에 합격했어요. 이순신은 모두들 가기 싫어하는 국경 경비대로 갔어요. 이순신은 국경 경비대의 시설을 꼼꼼히 살펴보았어요. 그런데 국경 경비대의 시설은 형편없이 허술했어요. 성벽은 허물어지고, 군사들은 제대로 훈련도 받지 않은 상태였어요. "언제 오랑캐가 쳐들어올지 모르니, 성벽을 튼튼히 쌓아야 한다!" 이순신은 직접 돌을 날랐습니다. 처음에는 사기가 뚝 떨어져 있던 병사들도 이순신을 따라 부지런히 움직였어요. 모든 병사들이 힘을 합치니 성벽은 금세 튼튼한 모습을 되찾았어요. 이순신은 병사들에게 점차 강한 훈련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직접 만든 버들잎 모양의 화살로 연습을 시켰어요. 이제 병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습니다. 얼마 후, 북쪽 오랑캐가 쳐들어왔어요. 하지만 오랑캐들은 한번 싸워 보지도 못하고 꽁지 빠지게 도망쳤어요. 그리고 그 후로는 얼씬도 하지 않았지요. 이 소식이 전해지자, 임금님은 이순신에게 큰 상을 주고 높은 벼슬을 내렸답니다. 이순신은 싸움이 있을 때마다 승리로 이끌었어요. 임금님은 이순신에게 더 큰 벼슬을 내리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그러자 이순신을 시샘하는 사람들이 생겼어요. "이순신을 그냥두어서는 안되겠어." "이순신이 더 높은 자리에 앉기 전에 없애 버려야 해." 모두 이순신의 깨끗하고 정직한 성격 때문에 혼이 난 사람들이었어요. 이들은 거짓으로 일을 꾸며 이순신을 어려움에 빠지게 하고, 임금님께도 거짓말을 했어요. 결국 이순신은 모든 벼슬을 빼앗기고 고향으로 내려와야 했답니다. 하지만 이순신은 아무도 미워하지 않았어요. 이 무렵, 섬나라 일본은 도요토미가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어요. 도요토미는 중국과 우리 나라를 모두 빼앗으려고 몰래 전쟁 준비를 하고 있었답니다.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우리 나라 궁궐에서는 신하들끼리 서로 싸움만 하고 있었지 뭐예요. 다행히도 유성룡이란 사람이 나서서 임금님께 아뢰었어요. "이순신으로 하여금 바다를 지키게 하소서." 임금님은 유성룡의 말을 들어 이순신을 수군 절도사로 임명했답니다. 어느 날 이순신은 바다에 떠 있는 배를 보며 생각에 잠겼어요. '나무배는 부서지거나 불에 타기 쉽다. 부서지지 않고 물에서도 마음대로 떠다니며 싸울 수 있는 배가 있으면 좋겠는데.' 이순신은 한참 동안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어린 시절에 보았던 물오리가 생각났어요. '바로 이거야!' 그 날부터 이순신은 병사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쇠를 녹여 배를 덮고, 크고 튼튼한 대포도 만들어 넣었어요. 배의 머리는 마치 용처럼 생겼고, 몸통은 거북이 같았지요. 이순신은 이 배의 이름을 거북선이라고 지었답니다. 얼마 후 도요토미가 엄청난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왔어요. "왜놈이 쳐들어왔다!" 그러나 관리들은 이리저리 도망치기 바빴어요. 이순신은 거북선을 앞세워 명량 바다로 나아갔습니다. "군사들이여, 겁내지 말고 나가서 싸우자!" 이순신은 명량 바다의 빠른 물살을 이용해 왜군을 바다 한가운데로 몰았어요. 거북선의 입에서 시뻘건 불이 뿜어져 나왔어요. 거대한 화포 소리는 온 바다를 뒤흔들었고요. 왜군들은 거북선을 보자 기겁을 하고 도망쳤어요. 이순신은 날마다 승전보를 울리며 이 땅에서 왜적들을 몰아냈어요. 임금님은 이순신에게 모든 바다의 군사를 지휘할 수 있는 아주 높은 벼슬을 내렸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싸움 한번 못 해 보고 도망쳤던 원균이 이순신을 미워했어요. 원균은 이순신이 임금님을 몰아내려 한다는 거짓말을 퍼뜨렸어요. 결국 이순신은 죄인의 몸이 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이순신은 감옥에서도 나라 걱정을 했어요. '언제 다시 왜놈이 쳐들어올지 모르는데.' 얼마 안 가 이순신이 걱정하던 일이 생기고 말았어요. 이순신에게 쫓겨 갔던 왜군이 10만 대군을 이끌고 다시 쳐들어온 거예요. 온 나라가 왜적의 발에 짓밟혔어요. 임금님은 급하게 이순신을 풀어 주고 다시 바다를 지키게 했어요. 이순신은 부서진 배 열두 척을 고쳐 노량진 앞바다로 나아갔습니다. "자, 목숨을 걸고 왜적을 모조리 쳐부수자!" 병사들은 돌아온 이순신을 따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맹렬히 싸웠습니다. "한 놈도 살려 보내서는 안 된다!" 이순신은 뱃머리에 서서 명령을 내렸어요. 군사들은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어요. 거북선 앞에서는 왜군의 조총도 소용이 없었어요. 그 때였어요! "타앙!" 왜적의 총알이 이순신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어요. 병사들이 놀라서 뛰어왔어요. 이순신은 고통을 참으며 병사들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어요. "내 죽음을 다른 병사들에게 알리지 말라! 방패로 나를 가리고 적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나가 싸워라!" 이순신은 노량 해전에서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답니다. 하늘에서 이순신을 지켜 주던 커다란 별 하나가 안타깝게 떨어졌어요. 싸움이 승리로 끝난 후, 임금님은 이순신에게 충무 이라는 높은 이름을 내렸어요. 그리고 현충사라는 사당을 지어 훌륭한 업적을 기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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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다리, 목, 활, 문, 선비, 호롱불, 너, 불빛, 아낙, 새끼 꿩들, 과거, 너럭바위, 강, 입, 산, 풀숲, 구렁이, 새끼 꿩, 종, 꿩, 남편, 마음, 팔다리, 꿩들, 둥지, 허리, 나, 고개, 하늘 | 제목: 은혜 갚은 꿩
줄거리 요약: 한 선비가 과거를 보러 한양에 가는데, 갈 길은 멀고 마음은 바쁜데 힘들어서 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선비가 길가 너럭바위에 걸터앉아 쉬고 있는데, 풀숲 사이로 무엇인가 움직였다. 선비가 소리를 따라갔더니 구렁이 한 마리가 새끼 꿩이 있는 둥지를 향해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선비는 재빨리 구렁이를 향해 활을 쏘아 죽을 뻔한 새끼 꿩을 살렸다. 날이 저물도록 길은 끝이 보이질 않았는데, 희미한 불빛이 선비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수풀을 헤치고 가 보니, 방 안에 호롱불이 흔들리는 기와집이 있었다. 문이 열리며 나온 아낙에게 하룻밤 묵어가도 되겠냐고 물었다. 아낙은 깨끗한 방을 내주고 저녁상도 차려주었고, 선비는 훈훈한 아랫목에 눕자마자 잠에 빠졌다. 팔다리가 저리고, 목이 조이며 숨을 쉴 수 없었다. 눈을 떠보니 구렁이가 온몸을 휘감고 있어서 놀란 선비는 힘껏 호통을 쳤다. 구렁이는 선비가 활로 쏘아 죽인 남편의 한을 풀어야겠다며 더 세게 조였다. 선비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지만, 자신의 얘기를 좀 들어 보라고 말했다. 구렁이가 몸을 풀자 선비는 숨을 내쉬며 미안하다고 했다. 새끼 꿩들을 도운 것이지, 남편이 미워서 죽인 것은 아니니 마음의 한을 풀라고 했다. 꿩을 살리기 위해 한 일로 죽는다면 억울하다고 하니, 구렁이는 잘잘못은 하늘이 가르도록 맡겨 보자고 했다. 자정이 되기 전에 뒷산 절에서 종이 세 번 울리면 하늘의 뜻인 줄 알고 살려 주겠다는 말에 죽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늘이 네 편이라고 말하더니 구렁이가 사라졌다. 선비는 자신을 위해 종을 치고 죽은 꿩들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 한 선비가 과거를 보러 한양에 가고 있었어. 한양은 멀고 먼 길이라서 오르락내리락 고개를 넘고, 넘실넘실 강을 건너, 굽이굽이 산을 지나고도, 며칠을 더 가야 했지. 얼마나 걸었을까? 갈 길은 멀고 마음은 바쁜데 다리는 묵직 허리는 뻐근 걸음을 뗄 수가 없었지. “조금만 쉬었다 가야겠어.” 선비는 길가 너럭바위에 걸터앉았어. 그때 풀숲 사이로 무엇인가 움직였어. 사르락! 사르락! ‘풀숲에 뭐가 있나?’ 선비는 조심조심 숨을 죽이고 소리를 따라갔어. 그런데 글쎄, 구렁이 한 마리가 새끼 꿩이 있는 둥지를 향해 입을 쩍 벌리고 있었어. 선비는 재빨리 활을 꺼내 구렁이를 향해 쏘았어. 휴, 다행이다. 하마터면 새끼 꿩이 모두 죽을 뻔했구나. 이런, 어두워지기 전에 빨리 서둘러야겠다. 선비는 산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걸어갔어. 그런데 길을 잘못 들었는지, 날이 저물도록 길은 끝이 보이질 않았어. 그때 희미한 불빛이 깜박이며 선비의 발걸음을 이끌었어. 수풀을 헤치고 가 보니 웬 작은 기와집이 있었어. 방 안에는 어룽어룽 호롱불이 흔들리고 있었지. “안에 누구 있소?” 문이 삐걱 열리며 어여쁜 아낙이 나왔어. “한양으로 가는 길인데 날이 저물어 더 갈 수가 없구려. 하룻밤 묵어가도 되겠소?” 아낙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깨끗한 방을 내주었어. 그리고 따뜻한 저녁상까지 차려 주었지. 먼 길을 오느라 피곤했는지, 선비는 훈훈한 아랫목에 눕자마자 까무룩 잠에 빠졌어. 얼마나 지났을까. 찌릿찌릿 팔다리가 저리면서 컥컥 목이 조여 오는 느낌이 들었어. ‘윽, 참으로 고약한 꿈이로구나. 숨을 쉴 수가 없어.’ 선비가 눈을 번쩍 떠 보니, 구렁이가 온몸을 친친 휘감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선비는 온몸이 와들와들,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지만, 있는 힘껏 호통을 쳤어. “왜 나를 죽이려 하느냐!” 구렁이는 선비의 호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쉭쉭 혀를 내밀며 더 세게 조였어. “네가 오늘 내 남편을 활로 쏘아 죽였다! 너를 죽여 남편의 억울한 한을 풀어야겠다!” 선비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지만, 정신을 놓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떴어. “컥! 나를 잡아먹어도 좋으니 컥컥! 자, 잠깐 내 얘기를 좀 들어 보거라. 커억!” 그제야 구렁이는 스르르 몸을 풀었어. 선비는 후유 숨을 내쉬었어. 네 사연을 듣고 보니 참 미안하게 되었구나. 하지만 네 남편 구렁이에게 잡아먹히려던 새끼 꿩들도 아주 불쌍했다. 그래서 내가 꿩을 도운 것이지, 네 남편이 미워서 죽인 것은 아니다. 그러니 마음의 한을 풀거라. 나 또한 꿩을 살리기 위해 옳은 일을 한 것인데, 네게 죽는다면 억울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선비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구렁이가 나지막이 말했어. 그렇다면 잘잘못은 하늘이 가르도록 맡겨 보자. 자정이 되기 전에 뒷산 절에서 종이 세 번 울리면 하늘의 뜻인 줄 알고 너를 살려 주겠다. ‘이 밤중에 누가 종을 울린단 말이냐. 집 떠나 깊은 산속에서 이렇게 죽게 되는구나.’ “아니, 이럴 수가! 너는 참 운이 좋구나. 하늘은 내 편이 아니라 네 편인가 보다.” 그러고는 구렁이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어. 희부옇게 날이 밝아 오자, 선비는 서둘러 뒷산 절로 올라갔어. “세상에, 나를 위해 꿩들이 종을 친 것이로구나!” 선비는 피를 흘리고 죽어 있는 꿩들을 양지바른 곳에 정성껏 묻어 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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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파란색 문 2개, 엄마 아빠, 위치, 선물, 주황색 상자, 손, 편지, 사진, 곰돌이, 액자, 우리 가족, 상자, 축구공, 위와 아래, 내, 아빠, 장난감 자동차, 자동차, 골대, 시우, 네, 손이, 자장면, 집, 책상, 내 방, 나, 로봇, 강아지 별이, 자리, 사물, 엄마, 아빠의 편지, 사람 | 제목: 장난감은 어디에?
줄거리 요약: 우리 가족은 새집으로 이사를 왔으며, 내가 그 집 마당으로 뛰어 들어가자, 강아지 별이도 따라왔습니다. 엄마에게 내 방이 어디 있느냐고 물어보자, 그녀는 오른쪽에 있다고 답했으며, 말한 직후 내가 거실로 들어서자, 파란색 문 2개가 보였습니다. 엄마의 로봇을 들어보란 말에 나는 그것을 들었으며 그녀는 그 로봇이 든 오른손이 오른쪽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반대편 손을 들라는 말에 들었고 그가 그게 왼손이면서 왼쪽이란 말에 나는 부모님의 방이 왼쪽이고 내 방은 오른쪽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자동차 트렁크 안에 있는 곰돌이 보고 로봇부터 데려다줄 거라고 말했습니다. 곰돌이를 트렁크 밖으로 꺼낸 다음 로봇을 그 트렁크 안에 넣고 내 방으로 출발했습니다. 나는 마음에 든 내 방에서 트렁크 안에 있는 로봇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부모님의 사진을 봤습니다. 책상 위의 액자를 들고 뒷걸음질하다가 장난감 자동차에 걸려 넘어질 뻔했습니다. 나는 책상 아래로 자동차를 밀어 넣으며 여기가 네 자리이니 조금만 쉬고 있으라고 자동차에게 말했습니다. 내 침대 위에 상자가 있어서 나는 엄마에게 이게 무엇이냐고 물었고, 엄마는 아빠가 주는 선물이라고 답했습니다. 나는 주황색 상자를 열어 보고 상자 안에 축구공을 발견해 신나 하면서 그것을 상자 밖으로 꺼냈습니다. 상자 안에는 아빠의 편지가 있었으며, 거기엔 축구공으로 새로 이사 온 집에서 같이 놀자고 쓰여 있었습니다. 나는 축구공과 편지를 들고 거실로 나왔으며, 창밖의 아빠는 땀을 흘리며 축구 골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삿짐 정리가 끝나고 자장면을 먹으러 간 곳에서 나는 아빠에게 젓가락질하고 있는 쪽이 오른쪽이며 아빠는 오른쪽 엄마는 왼쪽에 있다고 말하자 그는 대단하다고 칭찬해 줬습니다. 아빠랑 축구를 시작하고 나는 오른발로 축구공을 골대 안에 넣었는데, 신이 난 나머지 뛰면서 넓은 마당이 있는 우리 집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나 사물이 있는 자리를 위치라고 하며, 책상을 기준으로 책상 위에는 액자와 로봇, 책상 아래에는 장난감 자동차가 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야호, 신난다!” 우리 가족은 오늘 새집으로 이사를 왔어요. 내가 마당으로 뛰어 들어가자, 강아지 별이도 총총 따라왔지요. 나는 별이 앞에! 별이는 내 뒤에! “엄마, 엄마, 내 방은 어디예요?” “오른쪽에 있는 방이 네 방이야.” “오른쪽이요?” 거실로 들어서자, 파란색 문이 2개 보였어요. “응! 시우야, 로봇을 번쩍 들어 봐.” 나는 엄마 말대로 로봇을 번쩍 들었어요. “시우가 로봇을 든 손이 오른손이야. 오른손이 있는 쪽이 바로 오른쪽이란다.” “시우야, 반대편 손도 들어 봐.” 나는 반대편 손도 번쩍 들었지요. “그 손이 왼손이야. 왼손이 있는 쪽이 왼쪽!” “그럼, 엄마 아빠 방은 왼쪽이네요! 엄마 아빠 방은 왼쪽! 내 방은 오른쪽!” “앗, 내 자동차다!” 내 장난감 자동차에는 비밀 트렁크가 짠! 트렁크 안에는 곰돌이가 있었어요. “곰돌아, 잠깐 밖으로 나와. 로봇부터 데려다줄 거야.” 곰돌이는 트렁크 밖으로! 로봇은 트렁크 안으로! 부릉부릉, 내 방으로 출발! “우아!” 나는 내 방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트렁크 안에서 로봇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어요. “엄마 아빠랑 찍은 사진이다. 헤헤!” 책상 위에는 액자도 있었지요. “아이코!” 액자를 들고 뒷걸음질하다가 넘어질 뻔했어요. 장난감 자동차에 걸렸지, 뭐예요? 나는 책상 아래로 자동차를 밀어 넣었어요. “책상 아래가 네 자리야. 여기에서 조금만 쉬고 있어. 알았지?” 그런데 내 침대 위에 상자가 있었어요. “엄마, 저 주황색 상자는 뭐예요?” “어, 아빠가 시우에게 주는 선물이야.” “선물이요?” 나는 얼른 주황색 상자를 열어 보았어요. “야호, 신난다! 상자 안에 축구공이 있네!” 나는 상자 안에 있던 축구공을 상자 밖으로 꺼냈어요. 상자 안에는 아빠의 편지도 있었지요. 시우야, 축구공 갖고 싶다고 했지?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아빠랑 축구하면서 신나게 놀자! 시우를 사랑하는 아빠가. 나는 축구공과 편지를 들고 거실로 후다닥 나왔어요. 창밖을 보니, 아빠가 땀을 뻘뻘 흘리며 축구 골대를 만들고 있었어요. 이삿짐 정리가 끝나고 우리 가족은 자장면을 먹었어요. “아빠, 나는 오른손으로 젓가락질도 잘해요. 오른손이 있는 쪽이 오른쪽이에요. 아빠는 시우 오른쪽! 엄마는 시우 왼쪽!” “하하! 우리 시우, 대단한데.” 자장면을 다 먹고 아빠랑 축구를 했어요. 오른발로 축구공을 뻥 찼는데, 골대 안으로 쏙 들어갔어요. “우아, 골인이다!” 나는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뛰었지요. 넓은 마당에서 축구도 할 수 있는 우리 집이 나는 정말 좋아요. 사람이나 사물이 있는 자리를 ‘위치’라고 해요. 위치를 나타낼 때는 다른 사물과 같이 이야기해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요. 위와 아래를 설명할 때 먼저 기준을 정해요. 책상을 기준으로 하면 책상 위에는 액자와 로봇이, 책상 아래에는 장난감 자동차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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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유아
키워드: 신용 카드, 병원, 뼈, 깃털, 다리, 목, 손가락, 벌침, 구급상자, 집게손가락, 구급차, 문, 물건, 눈, 베개, 손, 아기 양들, 다락방 창문, 얼음주머니, 단추, 보물 상자, 벌, 딱딱한 것, 먼지, 가시, 늑대, 발모제, 벨트, 코, 붕대, 몸, 돌부리, 엄지손가락, 커튼, 할머니, 탁자, 창문, 나무 의자, 난, 오두막집, 너희들, 하마 구급 대원 아저씨, 팔, 고개, 저린 부위, 할머니 집, 너희, 두 다리, 굴뚝, 엄마 양, 아기 양, 일곱 마리 아기 양 | 제목: 응급 상황! 119번을 눌러라!
줄거리 요약: 숲속 오두막집에 엄마 양과 일곱 마리 아기 양이 살았는데,하루는 엄마 양이 아픈 할머니 집에 가야 해서 아기 양에게 집을 보고 있으라고 말하며 구급상자를 건넸어요. 엄마 양은 아프거나 다치면 119에 전화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줄 거라고 하면서,구급상자에 우선 필요한 것이 있다고 했어요. 엄마가 늑대를 집 안에 들어오게 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할머니 집으로 가자 아기 양들은 보물 상자 같은 구급상자를 살펴 보았어요. 심심한 아기 양들은 베개 싸움을 하다가 눈과 코로 먼지와 깃털이 들어갔어요. 눈에 먼지가 들어가면 눈물을 흘려야 하고,코에 들어가면 다른 쪽 콧구멍을 막고 킁 해야 해요. 늑대가 찾아와서 아기 양들은 놀라 딸꾹질을 했어요. 늑대가 못 들어오게 문을 막으려고 나무 의자를 옮기던 아기 양은 손에 가시가 박혔어요. 아기 양들은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다가 손이 끼이고 말았어요. 문에 낀 손을 움직여서 자유롭게 움직여진다면 괜찮지만,아프면 뼈가 다쳤을 수 있으니 딱딱한 것을 대고 병원에 가세요. 웅크려 앉았던 아기 양들의 팔,다리가 저려 왔어요. 팔 다리가 저릴 때는 편하게 앉아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고,물놀이를 하다가 쥐가 나오면 물 밖으로 나와서 양손으로 발끝을 당기며 마사지 해요. 벌에 쏘여 버둥대는 늑대를 위해 마음씨 착한 아기 양들이 119번으로 전화를 걸었어요. 벌에 쏘이면 먼저 벌침을 찾아서 얇고 빳빳한 물건으로 빼낸 다음 얼음주머니를 대고 부기를 가라앉히고,그래도 부풀어 오르면 병원으로 가세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늑대가 울부짖으며 119번에 전화를 걸어 달라고 아기 양들에게 부탁했어요. 코피가 난 늑대를 아기 양이 도와 주었어요. 코피가 나면 당황하지 말고 고개를 숙이고 코를 지그시 누르고,10분 이상 코피가 멈추지 않으면 병원으로 가세요. 늑대가 굴뚝을 만져 손을 데었고,아기 양들은 119번으로 전화를 걸었어요. 뜨거운 것에 데이면 열을 식힌 뒤 소독하고 붕대로 감아주고,상처가 부풀거나 물집이 생기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요. 늑대는 오두막집을 꼼꼼히 살펴 다락방 창문이 열린 것을 찾아냈어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던 늑대가 떨어져서 구급차 두 대가 왔어요. 하마 구급대원 아저씨는 아기 양들이 걱정되어 할머니 집에 데려다 준다고 말했어요. 늑대는 병원으로 아기 양들은 구급차를 타고 할머니 집으로 가는 도중에 차멀미가 났어요. 멀미가 날 때 창문을 열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몸을 편안히 해도 참을 수 없다면 토해도 괜찮아요. 아기 양들이 할머니 집에 도착하자 엄마 양이 깜짝 놀라 달려 나왔어요. 아기 양들이 늑대 이야기를 하자,엄마 양은 큰일 날 뻔했다면서 늑대를 도와준 아기 양들을 칭찬했어요.
전체 동화 이야기: 숲속 작은 오두막집에, 엄마 양과 일곱 마리 아기 양이 살았어요. 하루는 엄마 양이 급히 할머니 집에 가야 했어요. “할머니께서 아프시다는구나. 얼른 다녀올 테니 너희는 집을 보고 있거라.” 그러고는 구급상자를 아기 양에게 건넸어요. 엄마 양은 아기 양들에게 단단히 일렀어요. 다치거나 아프면 119번으로 전화를 하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 줄 거야. 구급상자에 우선 필요한 것이 있단다. 참, 늑대는 절대 집 안에 들어오게 하지 말거라! 그리고 종종걸음으로 할머니 집으로 갔지요. “와, 구급상자가 보물 상자 같아!” 아기 양들은 구급상자의 물건을 살펴보았어요. 집에 남은 아기 양들은 심심했어요. 무슨 놀이를 할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베개 싸움을 시작했어요. 베개를 툭툭 부딪칠 때마다 깃털과 먼지가 폴폴 새어 나왔어요. 깃털과 먼지가 아기 양들의 눈과 코로 들어갔어요. “아야, 눈과 코가 아파. 도와줘요, 119!” 눈과 코에 먼지가 들어갔어요. 눈에 먼지가 들어가면 눈물을 흘려야 해요. 아프다고 손으로 눈을 비비지 마세요. 코에 먼지가 들어가면 다른 쪽 콧구멍을 막고 ‘킁’ 하세요. 똑똑똑! 누가 찾아왔나 봐요. 문밖에 늑대가 서 있었어요. 화들짝 놀란 아기 양들은 딸꾹질을 했어요. “늑대가 못 들어오게 문을 막자!” 아기 양들은 문 앞으로 나무 의자와 탁자를 옮겼어요. 그러다가 “아야!” 나무 의자에 삐죽 나온 가시가 손에 박혔어요. 아기 양은 아파서 울어 댔어요. “아파요, 아파! 도와줘요, 119!” “창문도 꼭꼭 닫아야 해!” 아기 양들은 창문을 닫고 커튼을 쳤어요. 그러다가 창문 사이에 손이 끼이고 말았지요. “아야, 아파. 도와줘요, 119!” 손이 문에 끼였어요. 손을 천천히 뺀 다음 움직여 보세요. 손과 손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여진다면 괜찮아요. 손이 계속 아프다면, 뼈가 다쳤을 수도 있어요. 딱딱한 것을 아픈 손에 대고 붕대를 감아 고정 한 후 병원으로 가세요. 아기 양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았어요. “집 안에 가만히 있으면 괜찮을 거야.”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웅크렸던 팔과 다리가 찌릿찌릿, 찌릿찌릿 저려 왔어요. “아아, 발이 저려요. 도와줘요, 119!” 편하게 앉아 마사지해요. 저린 부위를 따뜻하게 해 주고 부드럽게 주무르면 금세 좋아질 거예요. 물놀이를 하다가 쥐가 나면 물 밖으로 나와요. 두 다리를 쭉 펴고 앉아 양손으로 발끝을 당기며 마사지해요. “앗, 따가워!” 비명 소리에 아기 양들이 창밖으로 내다봤더니, 늑대가 벌에 쏘여 버둥대고 있었어요. “굉장히 따가울 텐데, 어쩌지?” “119번으로 전화해 보자!” 마음씨 착한 아기 양들은 서둘러 119번으로 전화를 걸었어요. 벌에 쏘였어요. 먼저 벌에 쏘인 곳을 살펴서 벌침을 찾아요. 신용 카드처럼 얇고 빳빳한 물건으로 긁어서 벌침을 빼내요. 얼음주머니를 대고 있으면 부기가 가라앉아요. 그래도 많이 부풀어 오르면 병원으로 가세요. “도와준 건 고맙지만, 난 너무 배가 고파. 오늘은 꼭 너희들을 잡아먹고 말 거야.” 그런데 그만 늑대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어요. 늑대는 아파서 큰 소리로 울부짖었어요. 119, 119번에 전화를 걸어 줘, 제발! 아기 양들은 119번으로 전화를 걸었어요. “코, 코, 코피다! 늑대 살려, 늑대 살려!” 이번에도 아기 양들이 늑대를 도와주었어요. 코피가 나요. 당황하지 말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요. 고개를 살짝 앞으로 숙여요. 코피가 목으로 넘어가면 불쾌할 수도 있어요.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으로 코를 지그시 눌러 주세요. 10분 이상 코피가 멈추지 않으면, 병원으로 가세요. 그래도 배고픈 늑대의 머릿속은 온통 아기 양들을 잡아먹을 생각뿐이었어요. “옳지! 굴뚝을 타고 오두막집 안으로 들어가야지!” 늑대가 굴뚝을 만지는 순간, “앗, 뜨거워! 손을 데었어.” 아기 양들은 또 119번으로 전화를 걸었어요. 뜨거운 것에 데었어요. 열을 식혀야 하니까 차가운 수돗물에 상처를 대고 있어요. 상처를 소독하고, 깨끗한 붕대로 감아 줘요. 상처가 부풀거나 물집이 생기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요. “열린 창문이 있을지도 몰라.” 늑대는 오두막집을 꼼꼼히 살펴봤어요. “흐흐, 다락방 창문이 열렸구나.” 늑대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어요. 그러다가 그만 쿵! 떨어졌어요. 깜짝 놀란 아기 양들이 119번으로 전화를 걸었어요. 잠시 후 구급차 두 대가 왔어요. 하마 구급 대원 아저씨는 아기 양들이 걱정되었어요. “너희끼리 있는 건 위험할 것 같구나. 할머니 집에 데려다줄 테니 타거라.” 늑대를 실은 구급차는 삐뽀삐뽀 병원으로 가고, 아기 양들을 실은 구급차는 덜컹덜컹 할머니 집으로 갔지요. 아기 양들은 어질어질, 차멀미가 났어요. “웩, 도와줘요, 119!” 멀미가 나요. 창문을 열고 시원한 공기를 마셔요. 벨트나 단추를 풀어 몸을 편안히 해요. 참을 수 없다면 토해도 괜찮아요. 아기 양들이 할머니 집에 도착했어요. “여기까지 어떻게 온 거니?” 엄마 양이 깜짝 놀라 달려 나왔어요. 아기 양들은 늑대 이야기를 말했어요. “저런, 큰일 날 뻔했구나.” 엄마 양은 늑대를 도와준 아기 양들을 칭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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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고학년
키워드: 세 자매, 의자, 첫째 돼지, 문, 사과, 둘째 돼지, 빨간 열매, 형제, 기둥, 나무, 명작 동화, 늑대, 튼튼한 집, 이웃집 돼지 삼 형제, 아기 돼지, 손목, 자매, 엄마 돼지, 아기 돼지 세 자매, 아기 돼지 삼 형제, 창문, 집, 셋째 돼지, 국, 지푸라기, 집터, 나뭇가지, 고구마, 벽돌, 발목, 옥수수, 돼지 | 제목: 아기 돼지 세 자매와 늑대
줄거리 요약: 아기 돼지 세 자매는 내일이면 새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집을 떠나게 되어, 엄마 돼지는 이웃 돼지 삼 형제 이야기를 듣고 늑대가 와도 걱정 없게 튼튼한 집을 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기 돼지 세 자매는 어떻게 하면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웃집 돼지 삼 형제가 각자 다른 집을 지은 게 잘못이었다는 걸 깨닫고 셋이 힘을 합쳐 집을 짓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 엄마 돼지는 눈물이 나와 앞치마로 눈물을 훔쳤고, 세 자매는 엄마 돼지에게 셋이 힘을 합쳐 늑대가 와도 물리칠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지을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숲속에 도착한 아기 돼지 세 자매는 각자 할 일을 나눴는데, 첫째 돼지는 집터를 만들고, 둘째 돼지는 나무를 베어 오고, 셋째 돼지는 벽돌을 만들기로 하고 신이 났습니다. 첫째 돼지가 집터를 다지는 동안 둘째 돼지는 소나무 숲에 나무를 베러 갔다가 목이 말라 먹음직스럽게 생긴 빨간 열매를 먹었습니다. 셋째 돼지가 소나무 숲 바로 옆에 벽돌을 만들러 갔다 배가 고파 먹음직스럽게 생긴 빨간 열매를 먹었습니다. 둘째 돼지와 셋째 돼지는 잠 오는 빨간 열매를 먹고 잠이 들었고, 이를 숨어서 지켜보던 늑대가 다가와 셋째 돼지를 들어 올린 순간 저 멀리서 첫째 돼지가 나타나 늑대는 몸을 숨겼습니다. 첫째 돼지는 둘째 돼지와 셋째 돼지를 깨우고 열매 옆에 찍힌 늑대의 발자국을 보고는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아기 돼지 세 자매는 열심히 나무를 베고 벽돌을 만들어 셋이 힘을 합쳐 예쁘고 튼튼한 집을 다 지었습니다. 아기 돼지 세 자매는 그들을 노리는 늑대 때문에 창문을 활짝 열고 화덕에 냄비를 걸고 고소한 냄새가 멀리 퍼지게 국을 끓였습니다. 늑대는 아기 돼지 세 자매가 힘을 합쳐 튼튼하게 지은 집으로 가기 전에 아기 돼지 삼 형제의 집에 굴뚝으로 들어가려다 혼이 났던 것을 떠올리며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것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늑대는 문이 열려 있는 줄도 모르고 깜깜한 집 안으로 급하게 들어오다가 꽈당 넘어졌고, 누군가가 그런 늑대의 발목과 손목을 묶고 빨간 열매를 먹이려고 했습니다. 늑대에게서 너무 배가 고파서 돼지들을 괴롭다고하는 말을 들은 세 자매는 꽁꽁 묶여있는 늙은 늑대가 아주 가여워 보였습니다. 늑대와 힘을 합쳐 농장을 만들어 첫째 돼지는 옥수수, 둘째 돼지는 고구마를, 셋째 돼지는 사과를 길렀고 늑대는 잡초를 뽑고 벌레를 잡아 닭을 길렀습니다. 함께 힘을 합친 세 자매와 늑대의 식탁은 날마다 먹을 것이 가득했고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아기 돼지 세 자매의 출발점은 아기 돼지 삼 형제이고, 각 지푸라기, 나뭇가지, 벽돌로 집을 지어 늑대를 물리치는 내용이지만, 아기 돼지 세 자매는 삼 형제가 처음부터 협력해서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에 아기 돼지 세 자매가 살았어. 세 자매는 내일이면 정든 집을 떠나 숲속에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야 해. 엄마 돼지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 “너희도 이웃집 아기 돼지 삼 형제 이야기 들었지? 못된 늑대가 와도 걱정 없게 튼튼한 집을 지어야 해.” 아기 돼지 세 자매는 어떻게 하면 튼튼한 집을 지을까 곰곰이 생각했어. 첫째 돼지가 말했어. “이웃집 돼지 삼 형제는 각자 다른 집을 지은 게 잘못이었어.” 둘째 돼지도 말했지. “그래, 셋이 힘을 합치면 더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을 거야.” 셋째 돼지가 맞장구를 쳤어. “언니들 말이 맞아!” 다음 날 아침, 세 자매는 집을 나섰어. 엄마 돼지는 눈물이 나와 앞치마로 눈물을 훔쳤지. 그러자 세 자매가 말했어. “엄마, 걱정 마세요. 우리가 힘을 합치면 튼튼한 집도 지을 수 있고, 늑대가 와도 물리칠 수 있어요!” “오냐, 귀여운 내 아기들.” 숲속에 도착한 아기 돼지 세 자매는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벽돌을 쌓아 집을 짓기로 했어. 셋은 각자 할 일을 나눴지. 첫째 돼지는, “나는 집터를 만들게.” 둘째 돼지는, “나는 나무를 베어 올게.” 셋째 돼지는, “나는 벽돌을 만들게.” 아기 돼지 세 자매는 신이 났어. 첫째 돼지가 집터를 다지는 동안 둘째 돼지는 나무를 베러 소나무 숲으로 갔어. 그런데 먹음직스럽게 생긴 빨간 열매들이 있지 뭐야. “목마르니까 이것부터 먹고 해야지!” 우물우물, 꾸울꺽! 소나무 숲 바로 옆에는 시냇물이 흘렀어. 셋째 돼지가 벽돌을 만들러 그쪽으로 갔지. 그런데 먹음직스럽게 생긴 빨간 열매들이 있지 뭐야. “배고프니까 이것부터 먹고 해야지!” 오물오물, 꾸울꺽! 빨간 열매를 먹은 둘째 돼지와 셋째 돼지는 스르르 눈을 감더니, 드르렁 쿨쿨~. 빨간 열매는 ‘잠 오는 열매’였거든. 아까부터 숨어서 지켜보던 늑대가 다가왔어. “으하하! 오랜만에 돼지를 잡아먹겠군!” 늑대가 셋째 돼지를 번쩍 들어 올린 순간, “둘째야! 셋째야!” 저 멀리 첫째 돼지가 나타났어. 늑대는 후다닥 몸을 숨겼지. 첫째 돼지는 둘째 돼지와 셋째 돼지를 깨웠어. “일은 안 하고 잠만 자면 어떡해?” 둘째 돼지와 셋째 돼지가 똑같이 이러는 거야. “저 빨간 열매를 먹었을 뿐인데.” 첫째 돼지는 빨간 열매의 냄새를 맡아 보았어. 킁킁~! 그러다 열매 옆에 꾹꾹 찍혀 있는 늑대의 발자국을 보았지. “늑대다! 이제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할 때야!” 아기 돼지 세 자매는 열심히 나무를 베고 부지런히 벽돌을 만들었어. 셋이서 힘을 합치니 뭐든지 척척! 집터에 튼튼한 나무 기둥을 세우자. 나란히 나란히 벽돌 벽을 쌓자. 반듯반듯 문과 반짝반짝 창문, 뾰족뾰족 빨간 지붕도 만들자. 드디어 예쁘고 튼튼한 집이 다 지어졌어! 하지만 아기 돼지 세 자매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어. 세 자매를 노리는 늑대가 있잖아. 세 자매는 창문을 활짝 열고 화덕에 냄비를 걸고 국을 끓였어. “고소한 냄새야, 멀리멀리 퍼져라.” ‘킁킁, 이 냄새는 바로 아기 돼지 세 자매의 집에서 나는 거로군. 셋이 힘을 합쳐 튼튼한 집을 지었으니, 콧김도, 입김도 소용없겠지.’ 늑대는 어떻게 집 안으로 들어갈까 곰곰이 생각했어. 전에 아기 돼지 삼 형제 집에 굴뚝으로 들어가려다 혼이 났던 것을 떠올리니, 늑대는 아무래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게 낫겠다 싶었어. “자! 간다~!” 꽈당! “아이쿠, 문이 열려 있었잖아! 그런데 집 안이 왜 이렇게 깜깜하지?” 그때 갑자기 이런 소리가 들려왔어. “내가 발목을 묶을게!” “나는 손목을 묶을게!” “나는 빨간 열매를 먹일게!” 어어! 아야! 윽윽! 늑대는 의자에 꽁꽁 묶였어. “이 못된 늑대를 우물에 빠뜨릴까, 낭떠러지에 밀까?” “오, 제발 그러지 마!” “네가 우리 돼지들을 못살게 구니까 그러지.” “너무 배가 고파서 그런 거야. 나처럼 늙은 늑대는 사냥을 잘 못하거든.” 그러고 보니 늑대의 이빨은 흔들흔들, 털은 푸석푸석 아주 가여워 보였어. 결국 세 자매가 어떻게 했냐 하면. 늑대와 힘을 합쳐 농장을 만들었지. 첫째 돼지는 고소한 옥수수를 기르고, 둘째 돼지는 달콤한 고구마를 기르고, 셋째 돼지는 새콤한 사과를 길렀어. 늑대는 무얼 했냐고? 옥수수밭과 고구마밭에서 쑥쑥 잡초를 뽑고, 사과나무에서 쏙쏙 벌레를 잡아 닭을 길렀지. 늑대는 고기를 먹어야 하니까 말이야. 세 자매와 늑대의 식탁에는 날마다 먹을 것이 가득했어. “와, 힘을 합치니까 참 좋다!” 아기 돼지 세 자매와 늑대는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대. 이 책은 아기 돼지 세 자매가 서로 힘을 합쳐 튼튼한 집을 짓고 늑대를 물리친 다음, 다시 늑대와도 힘을 합쳐 행복하게 살아가게 되는 '협력'에 관한 이야기예요. 이 이야기의 출발점은 바로 '아기 돼지 삼 형제'예요. '아기 돼지 삼 형제'는 널리 알려진 명작 동화로, 삼 형제가 각각 지푸라기, 나뭇가지, 벽돌로 집을 짓는데 튼튼한 벽돌로 집을 지은 셋째 돼지가 늑대를 물리치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우리의 아기 돼지 세 자매는 삼 형제가 처음부터 협력해서 집을 지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셋은 할 일을 공평하게 나누고 집을 짓기 시작하지요. 하지만 못된 늑대가 솔솔 잠이 오는 빨간 열매로 집 짓는 것을 방해했어요. 늑대의 속임수를 알게 된 아기 돼지 세 자매는 이제야말로 하나로 힘을 합칠 때가 되었음을 깨닫고 열심히 집을 지어 아주 튼튼한 새집을 짓지요. 그리고 차근차근 늑대를 물리칠 준비도 했지요. 결국 어리석은 늑대는 아기 돼지 세 자매가 어떤 작전을 짰는지 까맣게 모르고 호되게 당하고 말아요. 늑대는 울면서 자신이 돼지들을 괴롭히는 건 배가 고프기 때문이라고 고백했어요. 지혜로울 뿐만 아니라 마음씨도 착한 아기 돼지 세 자매는 늑대와 서로 힘을 합쳐 농장을 차렸어요. 협력을 통해 아기 돼지 세 자매는 늑대의 노동력을 얻고 늑대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늑대는 먹을 것을 얻고 좋은 친구들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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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손끝, 종이, 문, 눈, 편지, 맨손, 관리인 할머니, 찬물, 자네들, 류노스케, 어머니, 입, 집, 친구들, 초인종, 사람, 아쿠타가와 문학, 새, 두뇌, 책, 나머지 친구들, 붉은 꽃잎, 별장, 석유램프, 손님, 당신, 나쓰메 소세키, 탁자, 별장 주인인 친구, 별장 주인, 기구치 히로시, 우리, 나, 콧수염, 램프의 심지, 마술, 영화, 미스라 선생, 자네, 의자, 초록 잎사귀, 손가락, 엄지, 황금, 석탄 덩어리, 홍차, 수도자, 난로, 마술사, 선생, 인력거, 마테이람 미스라, 영문과, 꽃, 나생문, 부자, 스승, 할머니, 아쿠타가와 상, 얼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나는, 돈, 마술사의 제자, 손, 인형, 작가, 마테이람 미스라 선생, 하산, 램프, 친구, 구로사와 아키라, 자동차, 인력거꾼, 석탄, 하늘, 중지, 잠자리 | 제목: 마술
줄거리 요약: 어느 늦가을 저녁, 인력거를 타고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벽돌집에 도착했고 그 집에는 인도에서 온 마술사 마테이람 미스라 선생이 살고 있었습니다. 인도 캘커타에서 태어난 미스라 선생은 하산이라는 유명한 마술사의 제자로, 얼마 전 친구의 소개로 미스라 선생을 알게 되었고 평소 마술에 관심이 많아서 만나 뵙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는데 그러다 오늘 연락을 받고 미스라 선생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현관의 초인종을 누르자 관리인 할머니가 문을 열어주며 편지를 보낸 손님이냐고 물으며 선생께서 아까부터 기다리고 계신다고 말했습니다. 콧수염을 기른 미스라 선생은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기다린 상대가 들어서자, 미스라 선생은 램프의 심지를 돋워 불을 밝히며 말했습니다. 할머니가 내온 홍차를 마시며 선생께서는 혼령의 힘을 빌려 마술을 하신다던데, 그게 정말인가요라고 물었고 선생은 그런건 아니고 자신이 스승께 배운 마술은 더 발전된 최면술이라고 답했습니다. 미스라 선생은 그저 이렇게 하면 된다고 말하며 탁자 위로 손을 한 번 휘저었습니다.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석유램프가 점차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고 천천히 돌던 램프는 점점 빠르게 돌더니 거의 보이지 않았고, 붉은 불꽃만이 마치 막 피어나는 꽃이 화려한 빛을 뿜으며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미스라 선생이 엄지와 중지를 튕기며 소리를 내자 램프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잡힌 듯 회전을 멈췄습니다. 다른 것도 보여 드릴까요라는 말에 기대와 호기심을 누르지 못한 목소리로 부탁드린다고 대답했습니다. 미스라 선생이 손가락으로 허공에 삼각형을 그린 다음, 꽃무늬가 그려진 탁자 보에 손을 올려놓았고 탁자 보에 그려진 꽃이 향기를 뿜는 한 송이 꽃이 되어 미스라 선생의 손에 들려 있었습니다. 꽃을 만져보니 진짜 꽃임에 틀림없었고, 미스라 선생이 꽃을 탁자 보에 떨어뜨리니 꽃은 탁자 보의 무늬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미스라 선생이 벽 쪽 책장으로 손을 뻗어 무엇을 끌어당기는 듯한 손짓을 하자 책들이 조금씩 움직이는가 싶더니 한 권씩 책장을 빠자나오기 시작하며 양쪽을 펼쳐진 책들은 마치 새가 날갯짓하듯 펄럭이며 허공은 날아다녔습니다. 새들이 하늘을 나는 것처럼 책들이 자유롭게 응접실 안을 날아 다녔고 그러다가 책들은 한 권씩 마주 앉아 있던 탁자 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오래 걸리겠죠라고 묻자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며 사람에 따라 차이가 커 빠른 사람은 한 달 정도면 몇 가지 마술을 할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다만 욕심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으며, 조금이라도 욕심이 있으면 절대 마술을 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욕심이 없으면 정말 자신도 선생이 한 것과 같은 마술을 배울 수 있냐고 묻자 당연하지만 정말 욕심을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냐고 되 물었습니다. 미스라 선생은 가르쳐 줄 테니 오늘 밤은 이곳에서 묵도록 하라고 말하고는 의자에서 일어나 응접실 문을 열고 할머니를 불러 손님이 오늘 밤 여기서 주무실 테니까 잠자리를 마련하라고 얘기했습니다. 미스라 선생에게 마술을 배운 지 한 달이 지나고, 별장 주인인 친구가 나에게 마술을 한 번 보여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살펴보고 뜨겁게 달궈진 난로에 손을 넣자 친구들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난로에서 꺼낸 손에는 불이 붙은 석탄 덩어리 몇 개가 있었고 빨갛게 불이 붙은 석탄 덩어리를 맨손으로 집다니 정말 놀라운데라고 말하며 친구들이 감탄하였고 친구들의 감탄하는 소리를 들으며 불이 붙은 석탄 덩어리를 탁자 위 쟁반에 놓으며 말했습니다. 석탄 덩어리는 어느새 황금으로 변해 있었고 뜨거운 석탄 덩어리를 맨손으로 쥔 것만으로도 놀랄 인인데, 석탄이 황금으로 변했으니 친구들은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염려 말라며 황금은 뜨겁지 않고 차가운 법이라는 말을 들은 친구들은 황금을 집어 들고 살펴보더니 입을 모아 칭찬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 친구는 마음만 먹으면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겠다며 부럽다는 듯 황금을 어루만지며 말했지만 마술을 하는 사람은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별장 주인인 친구가 욕심이 없었는데 어째서 석탄 덩어리를 황금으로 만들었냐고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고 그 물음에 차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황금을 우리에게 줄 수 있냐고 물었고 그건 진짜이긴 해도 마술로 만든 것이라 정상적인 것은 아니니 황금을 사용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서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친구는 정말로 욕심이 없다는 걸 증명하려면 내기를 하자 말하며 자네가 이기면 황금을 다시 석탄 덩어리로 만들고, 진다면 자신들에게 달라고 말했습니다. 마술이란 욕심을 내면 다시는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으며 친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지만 친구는 욕심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내기를 하자고 말했다. 계속되는 친구의 말에 화가 치밀었고 대체 무슨 내기를 하잔 말인가라는 물음에 친구는 우리 전부와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말했습니다. 친구의 말에 발끈해서 욕심이 없는 것과 내기는 다르고, 자네들이 지면 어쩔 건지에 대해 물으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친구가 답했습니다. 황금과 같은 액수의 돈을 줄 것이고 점점 돈이 욕심날 거라고 장담한다면서 자네는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친구의 말에 다른 친구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내키지는 않았지만, 욕심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내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한 사람과 세 판씩을 했는데, 모인 사람이 자신을 빼고 여섯이었으니 모두 열여덟 판을 이상하게도 계속해서 이겼습니다. 친구들은 가위바위보에 마술을 쓰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표했지만 결코 마술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가위바위보가 모두 끝나자, 앞에는 마술로 만든 황금은 물론 친구들이 잃은 돈까지 수북하게 쌓여있었고 가위바위보에 이겨서 딴 돈은 마술로 만든 황금과 맞먹는 엄청난 액수였습니다. 나는 별장과 자동차까지 걸고, 자네는 우리에게서 딴 돈과 황금을 걸어 모든 것을 걸고 마지막으로 한 판만 더 하자고 말했습니다. 별장 주인인 친구가 화난 듯 말했고 갑자기 입 안이 바짝 마르는 것을 느끼고는 목이 말랐습니다. 찬물이라도 한 잔 마셨으면 하는 생각을 하던 중 친구와 눈이 마주쳤고 친구의 눈에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의 빛이 서려 있는 것 같았습니다. 탁자 위에 쌓인 돈만 해도 엄청난 금액인데, 거기다가 자동차와 별장까지 가질 수 있다니라고 생각하며 그동안 고생을 해서 마술을 배운 것도 잘살아 보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나머지 친구들은 숨소리도 죽인 채 손에 땀을 쥐고 승부를 지켜보고 있었고 패배한 친구는 고개를 푹 떨구었고, 나는 웃음을 지으며 탁자 위에 수북이 쌓인 돈으로 손을 뻗었습니다. 나와 마지막 승부를 했던 친구는 미스라 선생으로 변해 있었고, 나머지 친구들은 보이지 않는 대신 종이를 오려 만든 조그만 인형 몇 개가 의자에 놓여 있었습니다. 미스라 선생의 마지막에 욕심이 생겼지 않냐는 질문에 황금, 돈, 별장, 자동차를 합친 상당한 액수에 욕심이 생겼던 것이 사실이기에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마술을 배울 수 없다 말했는데 당신은 결코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므로 마술을 가르쳐 줄 수 없으니 이마 돌아가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읽는 듯한 미스라 선생의 말에 한마디도 할 수 없었고, 미스라 선생은 할머니를 불러 손님이 주무시지 않고 집으로 가기에 잠자리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스라 선생의 집을 나오자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고 인력거꾼이 시간이 오래 거릴것 같다고 하시더니 금방 나오셨다고 말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한 달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은 불과 몇 분에 지나지 않았고, 인력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욕심을 버려야 마술을 배울 수 있다는 미스라 선생의 말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일본 도쿄에서 뛰어난 두뇌와 재능을 갖고 태어났지만 삶은 불행했습니다. 어머니가 정신병에 걸려 외삼촌 댁에서 자랐고, 류노스케는 언젠가 자신도 정신병을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성격이 더욱 예민해졌습니다. 류노스케는 대학생 때 소설을 쓰기 시작해 여러 작품을 발표하여 천재 작가라는 칭송을 받았고, 류노스케가 죽은 이후에도 친구인 기구치 히로시가 그를 기리기 위해 1935년에 아쿠타가와 상을 만들었고 오늘날까지도 아쿠타가와 상은 일본에서 권위 있는 문학상입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뛰어난 글재주로 주목 받았지만, 명예와 권위가 창작 활동을 방해한다고 생각하여 은둔하다시피 살면서 소설 창작에만 몰두했습니다. 미스라 선생이 욕심이 있으면 마술을 부릴 수 없다고 경고했듯, 류노스케는 세속의 욕심을 버리고 문학에만 매진하였습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서른다섯 살의 젊은 나이로 죽었지만, 류노스케의 작품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새롭게 주목 받았으며 특히 나생문은 일본 최고의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가 영화로 선보여 아쿠타가와 문학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어느 늦가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저녁이었습니다. 나는 인력거를 타고 가파른 언덕길을 몇 개 오르락내리락한 끝에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벽돌집에 도착했습니다. 그 집에는 인도에서 온 마술사 마테이람 미스라 선생이 살고 있었습니다. 인도 캘커타에서 태어난 미스라 선생은 하산이라는 유명한 마술사의 제자였습니다. 얼마 전 친구의 소개로 미스라 선생을 알게 되었는데, 평소 마술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만나 뵙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오늘 연락을 받고 미스라 선생의 집을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현관에 달린 초인종을 누르자 관리인 할머니가 문을 열어 주며 말했습니다. “편지를 보낸 손님이시죠? 선생께서 아까부터 기다리고 계신다오.” 멋진 콧수염을 기른 미스라 선생은 응접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들어서자, 미스라 선생은 램프의 심지를 돋워 불을 밝히며 말했습니다. “날씨도 좋지 않은데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잠시 후 나는 할머니가 내온 홍차를 마시며 물었습니다. “듣기로는, 선생께서는 혼령의 힘을 빌려 마술을 하신다던데, 그게 정말인가요?” “그런 건 아닙니다. 제가 스승께 배운 마술은 더 발전된 최면술이라고나 할까요? 당신도 수련만 하면 할 수 있죠.” “최면술이라. 무슨 겸손의 말씀을.” “정말입니다. 그저 이렇게 하면 됩니다.” 미스라 선생은 탁자 위로 손을 한 번 휘저었습니다. 그러자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석유램프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습니다. 천천히 돌던 램프는 점점 빠르게 돌더니 거의 보이지 않았고, 붉은 불꽃만이 마치 막 피어나는 꽃이 화려한 빛을 뿜으며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불의 아름답고 신기한 춤에 나는 할 말을 잃고 넋이 빠진 듯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딱! 미스라 선생이 엄지와 중지를 튕기며 소리를 냈습니다. 그러자 램프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잡힌 듯 회전을 멈췄습니다. 비로소 현실로 돌아온 나는 크게 숨을 내쉬며 말했습니다. “굉장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하실 수 있지요?” “말씀드린 대로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것도 보여 드릴까요?” “네, 부탁드립니다.” 나는 기대와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미스라 선생은 손가락으로 허공에 삼각형을 그린 다음, 꽃무늬가 그려진 탁자 보에 손을 올려놓았습니다. 다음 순간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탁자 보에 그려진 꽃이 향기를 뿜는 한 송이 꽃이 되어 미스라 선생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란 내가 꽃을 만져 보니 손끝에 전해지는 느낌은 진짜 꽃이 틀림없었습니다. 붉은 꽃잎도 초록 잎사귀도 그 느낌이 아주 생생했습니다. 미스라 선생은 빙긋 웃더니 꽃을 탁자 보에 떨어뜨렸습니다. 그러자 어느새 꽃은 탁자 보의 무늬로 되돌아가 있었습니다. 미스라 선생은 벽 쪽에 있는 책장으로 손을 뻗어서 마치 무엇을 끌어당기는 듯한 손짓을 했습니다. 그러자 책들이 조금씩 움직이는가 싶더니 한 권씩 책장을 빠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양쪽으로 펼쳐진 책들은 마치 새가 날갯짓하듯 펄럭이며 허공을 날아다녔습니다. 마치 온갖 색깔의 새들이 하늘을 나는 것처럼 책들이 자유롭게 응접실 안을 날아다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책들은 한 권씩 우리가 마주 앉아 있던 탁자 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순서는 책장에 꽂혀 있던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무척 오래 걸리겠죠?”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크거든요. 빠른 사람은 한 달 정도면 몇 가지 마술은 할 수 있게 되지요.” “정말 그게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긴 하지요.” “조건이라뇨? 무엇입니까?” “욕심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욕심이 있으면 절대 마술을 할 수 없습니다.” 나는 잠깐 생각을 해 보고 물었습니다. “욕심이 없으면 정말 저도 선생이 한 것과 같은 마술을 배울 수 있습니까?” “당연하지요. 그런데 정말 욕심을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술을 배울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그렇다면 가르쳐 드리지요. 오늘 밤은 이곳에서 묵도록 하십시오.” 미스라 선생은 의자에서 일어나 응접실 문을 열고 할머니를 불러 얘기했습니다. “할머니! 손님이 오늘 밤 여기서 주무실 테니까 잠자리를 마련하도록 하세요.” 미스라 선생에게 마술을 배운 지 한 달가량이 지났습니다. 비가 내리는 밤, 친구들을 만난 나는 한 친구의 별장으로 가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네 요즘 마술을 배운다던데 우리에게 한번 보여 줄 수 있나?” 별장 주인인 친구가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좋아. 하지만 놀라지는 말게.” 나는 의기양양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뜨겁게 달궈진 난로에 손을 넣었습니다. “앗, 위험해!” “큰일 났군.” 친구들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난로에서 꺼낸 내 손에는 불이 붙어 있는 석탄 덩어리 몇 개가 있었습니다. “뜨겁지 않나?” “전혀!” “빨갛게 불이 붙은 석탄 덩어리를 맨손으로 집다니 정말 놀라운데!” 친구들이 감탄하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미스라 선생처럼 빙긋 웃고는 불이 붙은 석탄 덩어리를 탁자 위 쟁반에 놓으며 말했습니다. “자세히 보게.” 석탄 덩어리는 어느새 번쩍이는 황금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뜨거운 석탄 덩어리를 맨손으로 쥔 것만으로도 놀랄 일인데, 석탄이 황금으로 변했으니 두말할 나위도 없었겠지요. “이거 진짜 황금인가?” “틀림없어. 확인해 보게.” “손을 데지 않을까?” 한 친구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습니다. “염려 말게. 황금은 뜨겁지 않고 차가운 법이라네.” 내 말을 들은 친구들은 황금을 집어 들고 살펴보더니 입을 모아 칭찬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와! 정말 놀랍군.” “진짜 황금이야.” “자네는 마음만 먹으면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겠군.” 한 친구가 부럽다는 듯이 황금을 어루만지며 말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마술을 하는 사람은 결코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네.” “과연 그럴까? 만약 자네가 욕심이 없었다면 어째서 석탄 덩어리를 다른 것 아닌 황금으로 만들었지? 마음속에 욕심이 있으니, 황금으로 만든 게 아닌가?” 별장 주인인 친구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그, 그건.” 나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 황금을 우리에게 줄 수 있나?” “안 되네. 그건 진짜이긴 해도 마술로 만든 것이네. 어쨌거나 정상적인 것은 아니니 황금을 사용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거든. 나도 아직 사용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말이야. 다시 석탄 덩어리로 만들겠네.” “아, 잠깐! 입장을 정리해 보세. 우리는 이것을 다시 석탄으로 만들지 말라고 하고, 자네는 석탄으로 만들려 하네. 자네가 정말로 욕심이 없다는 걸 증명하려면 내기를 하세. 자네가 이기면 황금을 다시 석탄 덩어리로 만들고, 진다면 우리에게 주게나. 그러면 되지 않나?”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친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안 되네. 마술이란 욕심을 내면 다시는 할 수 없게 된다네.” “그러니까 욕심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내기를 하자는 걸세. 자네가 내기에 져서 황금을 다시 석탄으로 되돌려 놓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은 자네가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계속되는 친구의 말에 나는 화가 치밀었습니다. “대체 무슨 내기를 하잔 말인가?” “나뿐만 아니라 우리 전부와 가위바위보를 하는 거야.” 친구의 말에 나도 발끈해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욕심이 없는 것과 내기는 다르네. 만약 자네들이 지면 어쩔 건가?” 내 말에 친구가 답했습니다. “황금과 같은 액수의 돈을 주겠네. 점점 돈이 욕심날 거라고 나는 장담하네. 자네는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해야 하고. 어떤가? 모두 찬성하지?” 그 친구의 말에 다른 친구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나는 내키지는 않았지만, 욕심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내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가위바위보!” “허! 내가 졌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자꾸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과 세 판씩을 했는데, 모인 사람이 나를 빼고 여섯이었으니 모두 열여덟 판을 계속해서 이겼지요. “정말이지 못 당하겠군.” “가위바위보를 하는 데도 마술을 쓰는 거 아냐?” 친구들은 불만 섞인 말을 한마디씩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결코 마술을 부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스라 선생도 그런 마술은 가르쳐 준 적이 없으니까요. 가위바위보가 모두 끝나자, 내 앞에는 마술로 만든 황금은 물론 친구들이 잃은 돈까지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내가 가위바위보에 이겨서 딴 돈은 마술로 만든 황금과 맞먹는 엄청난 액수였습니다. “좋아. 마지막으로 한 판만 더 하세. 모든 것을 걸고 말이야. 나는 이 별장과 자동차까지 걸겠네. 자네는 우리에게서 딴 돈과 황금을 걸게.” 별장 주인인 친구가 화난 듯 말했습니다. 나는 갑자기 입 안이 바짝 마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몹시 목이 말랐습니다. ‘찬물이라도 한 잔 마셨으면.’ 이런 생각을 하던 나는 친구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친구의 눈에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의 빛이 서려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내게도 ‘져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탁자 위에 쌓인 돈만 해도 엄청난 금액인데, 거기다가 자동차와 별장까지 가질 수 있다니. 그동안 고생을 해서 마술을 배운 것도 잘살아 보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친구와 나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고, 나머지 친구들은 숨소리도 죽인 채 손에 땀을 쥐고 우리의 승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가위바위보!” 외침과 함께 우리 둘은 동시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나는 가위를 냈고, 친구는 보를 냈습니다. “어때? 내가 이겼지.” 친구는 고개를 푹 떨구었고, 나는 얼굴 가득 웃음을 지으며 탁자 위에 수북이 쌓인 돈으로 손을 뻗었습니다. 다음 순간 나는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와 마지막 승부를 겨뤘던 친구는 미스라 선생으로 변해 있었고, 나머지 친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종이를 오려 만든 조그만 인형 몇 개가 의자에 놓여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욕심이 생겼지요? 그렇지 않나요?” 미스라 선생의 물음에 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황금과 돈, 별장과 자동차까지 모두를 합치면 상당한 액수가 되었기에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겼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마술을 배울 수 없다고 말씀드렸지요. 당신은 결코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마술을 가르쳐 드릴 수 없겠군요. 이만 돌아가십시오.” 나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습니다. 미스라 선생의 말은 정확히 내 마음을 읽은 듯했으니까요. 미스라 선생은 할머니를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손님이 주무시지 않고 집으로 가신답니다. 잠자리를 준비할 필요가 없게 되었어요.” 나는 맥없이 터덜터덜 미스라 선생의 집을 나왔습니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고 인력거가 한 대 서 있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하시더니 금방 나오셨네요.” 인력거꾼의 말에 나는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내가 한 달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은 불과 몇 분에 지나지 않았나 봅니다. 미스라 선생이 할머니에게 잠자리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한 말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력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 귓가에 미스라 선생의 말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마술을 배울 수 없습니다.” 불운한 천재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습니다. 뛰어난 두뇌와 재능을 타고났지만 삶은 불행했습니다. 어머니가 정신병에 걸리는 바람에 외삼촌 댁에서 자라게 되었던 것입니다. 어머니의 정신병은 류노스케에게 평생 공포를 안겨 주었습니다. 자기도 언젠가 정신병에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성격이 더욱 예민해졌습니다. 류노스케는 도쿄대학 영문과에 다니던 중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문하생으로 들어가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첫 작품인 노년을 시작으로 코, 고구마죽 등을 발표해 문단에서 인정받았습니다. 이후로는 나생문, 어떤 바보의 일생, 톱니바퀴 등을 발표하며 천재 작가라는 칭송을 받게 됩니다. 작가이자 친구인 기구치 히로시는 젊은 나이에 죽은 천재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기리기 위해 1935년 아쿠타가와 상을 만들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아쿠타가와 상은 일본에서 권위 있는 문학상입니다. 순수한 열정으로 채운 문학.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뛰어난 글재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명예와 권위를 거부했습니다. 오히려 그런 명예와 권위가 창작 활동을 방해한다고 생각하여 은둔하다시피 살면서 소설 창작에만 몰두했습니다. 마술에서 마술사 마테이람 미스라 선생은 주인공 ‘나’에게 “조금이라도 욕심이 있으면 절대 마술을 부릴 수 없다.”고 경고합니다. 이것은 소설을 쓰면서 류노스케가 늘 간직하고 있던 믿음이기도 했습니다. 류노스케는 세속의 욕심을 버리고 수도자처럼 문학에만 매진했습니다. 아마도 류노스케가 일본 최고의 작가가 된 것은 이런 순수한 열정 때문일 것입니다. 비록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서른다섯 살의 젊은 나이로 죽었지만, 류노스케의 작품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새롭게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나생문(라쇼몬)은 일본 최고의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가 영화로 선보여 아쿠타가와 문학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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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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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요약: 옛날 어느 마을에 혼자 사는 할머니가 커다란 알을 길에서 주워서 알을 먹고 난 뒤, 그때부터 배가 쑥쑥 커지더니 구렁이를 낳게 되었고 마당에 구렁이를 두고 삿갓으로 덮어 놓았습니다. 며칠 뒤, 마을의 부잣집 세 딸이 할머니 집에 찾아왔는데 첫째 딸은 삿갓을 들추다가 놀라서 달아났고 구렁이를 본 둘째 딸은 얼굴을 찌푸렸는데 셋째 딸은 방글방글 웃으면서 구렁덩덩 신선비에게 다가가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무럭무럭 자란 구렁이가 마을의 부잣집 딸한테 장가가겠다면서 할머니를 졸라 할 수 없이 부자를 찾아갔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은 부자가 세 딸을 불러서 누가 구렁이한테 시집갈 거냐고 물었는데 셋째 딸만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구렁이는 장가를 가게 되었고, 혼례식 날 부잣집으로 기어간 구렁이가 셋째 딸과 혼인했는데 혼례식이 끝나고 밤이 되자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한 구렁이가 허물을 벗더니 달처럼 빛나는 구렁덩덩 신선비가 되었습니다. 구렁덩덩 신선비와 색시는 행복하게 지냈는데, 과거를 보기 위해 떠나야 했던 구렁덩덩 신선비가 허물을 잘 가지고 있으라면서 허물이 없어지면 못 돌아온다며 허물을 맡기자, 색시는 허물을 옷장 안에 잘 두었습니다. 옷장 속에 있는 허물을 색시의 언니들이 보고는 불 속에 허물을 휙 던져 버렸고 활활 타는 허물을 보며 색시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구렁덩덩 신선비가 있는 곳까지 허물 타는 냄새가 퍼져 날아갔는데, 허물이 없으니 이제 돌아갈 곳이 없다면서 구렁덩덩 신선비는 슬퍼하며 어디론가 가 버렸고 색시는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돌아오지 않자, 구렁덩덩 신선비를 찾아 나섰습니다. 들판에서 까치를 만난 색시가 벌레를 한가득 잡아 주면서, 구렁덩덩 신선비 님이 어디로 갔는지 아냐고 물었는데, 고개 너머 숲속에 사는 멧돼지가 알 거라고 말하자 색시는 멧돼지를 찾아갔고, 멧돼지에게 밤송이를 한가득 까 주면서 묻자, 고개 너머 개천 옆에 사는 할머니가 알 거라고 말했습니다. 고개를 넘어 할머니를 찾아간 구렁덩덩 신선비 님이 어디로 갔는지 아냐고 할머니에게 물었는데 할머니가 개천에 큰 바가지를 띄우며 이걸 타고 가라고 대답했고 색시를 태운 바가지가 한참을 흘러가더니 구렁덩덩 신선비가 있는 낯선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색시는 구렁덩덩 신선비가 사는 집을 찾아갔고 반가워 어쩔 줄 몰라 하는 구렁덩덩 신선비에게 집으로 가자고 하자 그동안 신세를 진 정승 댁 딸과 혼인하기로 했다면서 같이 갈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정승을 찾아간 색시가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했고 정승은 자기 딸과 시합을 해서 이기면 구렁덩덩 신선비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색시가 좋다고 하자, 바로 시합이 벌어졌는데 물 길어 옮기기 시합이었고 꽃신을 신은 정승 딸은 촐랑촐랑 걷는 바람에 물동이 속 물이 다 쏟아졌고 굽 높은 나막신을 신은 색시는 사뿐사뿐 걸어 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새가 앉아 있는 나뭇가지 가져오기가 두 번째 시합이었는데, 정승 딸이 새가 앉아 있는 나무로 달려가서 놀란 새들이 파드닥 날아갔고, 색시는 잎이 많은 나뭇가지를 주워 살랑살랑 흔들어 새들이 날아와서 나뭇가지에 앉자 조심조심 나뭇가지를 가져왔습니다. 호랑이 눈썹 뽑아 오기가 세 번째 시합이었는데 너무너무 무서웠던 정승 딸은 호랑이 대신 고양이 눈썹을 뽑았고 색시도 겁이 났지만 용기를 내어 숲속으로 들어갔고, 수풀 속에서 잠자는 호랑이를 발견하고는 살금살금 다가갔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색시가 팔을 뻗어 호랑이 눈썹 한 가닥을 조심조심 잡아 뽑아 마지막 시합도 색시가 이겼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합에서 모두 이긴 색시가 구렁덩덩 신선비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고 다시는 헤어지는 일 없이 오래오래 잘 살았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 어느 마을에 혼자 사는 할머니가 길에서 커다란 알을 하나 주웠어. "마침 배가 고팠는데, 잘되었네!" 할머니는 알을 집으로 가져가 먹었지. 그런데 그때부터 할머니 배가 쑥쑥 커지더니 에구머니, 할머니가 구렁이를 낳은 거야. 할머니는 구렁이를 마당에 두고 삿갓으로 덮어 놓았지. 며칠 뒤, 마을의 부잣집 세 딸이 할머니 집에 찾아왔어. "앗, 구렁이잖아?" 첫째 딸은 삿갓을 들추더니 화들짝 놀라 달아났어. 둘째 딸은 구렁이를 보고 얼굴을 찌푸렸지. 으악, 무서워!아이, 징그러워! 하지만 셋째 딸은 구렁이를 보고 방글방글 웃었어. 구렁이에게 다가가 반갑게 인사했지.구렁덩덩 신선비 님, 안녕하세요? 멋진 삿갓을 쓰고 계시네요. 세월이 흘러 구렁이는 무럭무럭 자랐어. 그런데 어느 날 구렁이가 할머니를 조르는 거야. "마을의 부잣집 딸한테 장가갈래요!" "안 된다! 누가 구렁이한테 시집오겠느냐?" 할머니가 말렸지만, 구렁이는 계속 고집을 부렸어. 할머니는 할 수 없이 부자를 찾아갔지. 부자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세 딸을 불렀어. "누가 구렁이한테 시집갈 테냐?" 첫째 딸과 둘째 딸은 싫다며 고개를 저었어. 셋째 딸만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 제가 가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구렁이는 장가를 가게 되었어. 혼례식 날, 구렁이는 구불구불 부잣집으로 기어가 셋째 딸과 혼인을 했어.내 색시가 되어 주어 고맙소! 혼례식이 끝나고 밤이 되자, 구렁이가 뜨거운 물로 목욕을 했어.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구렁이가 허물을 훌훌 벗더니 달처럼 빛나는 구렁덩덩 신선비가 된 거야. 구렁덩덩 신선비와 색시는 알콩달콩 행복하게 지냈어. 하지만 곧 구렁덩덩 신선비는 과거를 보러 떠나야 했지. "내가 없는 동안 이 허물을 잘 가지고 계시오. 허물이 없어지면 난 못 돌아온다오." 구렁덩덩 신선비가 색시에게 허물을 맡기며 부탁했어. 색시는 알겠다며 허물을 옷장 안에 잘 두었지. 그런데 하루는 색시의 언니들이 옷장 속에 있는 허물을 보고 말았어. "어머나, 징그러워. 당장 없애 버려!" 언니들은 허물을 불 속에 휙 던져 버렸어. 색시는 활활 타는 허물을 보며 눈물을 흘렸지. 허물 타는 냄새는 멀리멀리 퍼져 구렁덩덩 신선비가 있는 곳까지 날아갔어. "허물이 없으니 이제 돌아갈 곳이 없구나!" 구렁덩덩 신선비는 크게 슬퍼하며 어디론가 가 버렸지. 색시는 구렁덩덩 신선비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 하지만 날이 가고 해가 가도 구렁덩덩 신선비가 돌아오지 않는 거야. 색시는 구렁덩덩 신선비를 찾아 나섰어. 얼마나 걸었을까? 색시는 들판에서 까치를 만났어. "까치야, 구렁덩덩 신선비 님이 어디로 갔는지 아니?" 색시는 배가 고프다는 까치들에게 벌레를 한가득 잡아 주며 물었어. 고개 너머 숲속에 사는 멧돼지가 알걸? 색시는 고개를 넘어 멧돼지를 찾아갔어. "멧돼지야, 구렁덩덩 신선비 님이 어디로 갔는지 아니?" 색시는 배가 고프다는 멧돼지에게 밤송이를 한가득 까 주며 물었어. 고개 너머 개천 옆에 사는 할머니가 알걸? 색시는 고개를 넘어 할머니를 찾아갔어. "할머니, 구렁덩덩 신선비 님이 어디로 갔는지 아세요?" 색시는 개천에 다리가 필요하다는 할머니에게 징검다리를 놓아 주며 물었어. "이걸 타고 가 보렴." 할머니는 개천에 큰 바가지를 띄우며 대답했지. 색시를 태운 바가지는 두둥실 개천을 따라 한참을 흘러가더니 한 낯선 마을에 닿았어. 구렁덩덩 신선비가 있는 곳에 도착한 거야. 색시는 구렁덩덩 신선비가 사는 집을 찾아갔어. 구렁덩덩 신선비는 색시를 보고 반가워 어쩔 줄 몰라 했지. 색시는 구렁덩덩 신선비에게 말했어. "나와 함께 집으로 가요!" 하지만 구렁덩덩 신선비는 그럴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어. 왜 갈 수 없나요? 그동안 신세를 진 정승 댁 딸과 혼인하기로 했소. 그러자 색시는 정승을 찾아가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했어. 정승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색시에게 말했어. "내 딸과 시합을 해서 이기면 구렁덩덩 신선비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도 좋소!" 색시가 좋다고 하자, 바로 시합이 벌어졌어. 첫 번째 시합은 물 길어 옮기기! 정승 딸은 꽃신을 신고 물동이를 이고 촐랑촐랑 걸었어. 그 바람에 물동이 속 물이 다 쏟아졌지. 색시는 굽 높은 나막신을 신고 물동이를 이고 사뿐사뿐 걸었어. 그 덕분에 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지. 내가 이겼다! 두 번째 시합은 새가 앉아 있는 나뭇가지 가져오기! 정승 딸은 새가 앉아 있는 나무로 와다닥 달려갔어. 그 바람에 새들이 놀라 파드닥 날아갔지. 색시는 잎이 많은 나뭇가지를 주워 살랑살랑 흔들었어. 나뭇가지에 새들이 날아와 앉자, 색시는 조심조심 나뭇가지를 가져왔지. 이번에도 이길 수 있어! 세 번째 시합은 호랑이 눈썹 뽑아 오기! “뭐? 호, 호랑이 눈썹을 한 가닥 뽑으라고?” 정승 딸은 너무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호랑이 대신 고양이 눈썹을 쏙 뽑았지. 야옹! 색시도 털컥 겁이 났지만, 용기를 내어 숲속으로 들어갔어. 수풀 속에서 잠자는 호랑이를 발견하고는 살금살금 다가갔지. 후욱! 색시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팔을 쭉 뻗었어. 그리고 조심조심 호랑이 눈썹을 한 가닥 잡아 쑥 뽑았지. 마, 마지막 시합도 내가 이겼다! 이렇게 해서 색시는 시합에서 모두 이겼어. 색시는 구렁덩덩 신선비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지. 그리고 둘은 다시는 헤어지는 일 없이 오래오래 잘 살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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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고학년
키워드: 태극기, 횃불, 내가, 동네 아이들, 독립 선언서, 총, 봉화, 장사꾼, 밥그릇, 모두, 손님, 일본 경찰들, 사람들, 재판장, 관순아, 친구, 아주머니, 관순이, 얘들아, 일본인 선생, 내, 주동자, 난, 걸레, 기차, 상처, 일본왕, 일본 경찰, 일본 군인들, 학생, 아저씨, 우리, 나, 아이들, 마을 어른들, 다른 사람들, 학생들, 그 사람, 다들, 옷, 사촌 언니 | 제목: 작은 거인 유관순
줄거리 요약: 한 학생이 교실로 뛰어 들어오며 관순이가 감옥에서 돌아온다라고 소리쳤어요. 관순이가 쓰던 기숙사 방을 청소하자라고 말헀어요. 다들 기뻐서 들떠 있었지만 며칠이 지나도 관순이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관순이는 이화 학당 기숙사에서도 유명했어요. 모두들 공부도 잘하고, 마음씨까지 곱은 관순이를 좋아했어요. 관순이는 일본 왕에 대한 충성을 외우는 것을 싫었어요. 화가 난 일본인 선생님은 소리를 지르자 관순이는 더듬 더듬 외우며 , 나라를 빼앗긴 것에 대해 억울하고 분했어요. 서울에서 큰 만세 운동이 일어났고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고 관순이도 함께 만세를 외쳤어. 일본 경찰이 학생들을 감시 한다는 말에 관순이는 사촌 언니와 함께 몰래 고향에 가려고 기차를 탔어요. 관순이는 고향에 와서도 가만있지 않고 곧 있으면 아우내 장날이라고 마을 어른들과 만세 운동을 준비했지. 관순이는 만세 운동을 위해 몰래 독립 선언서를 구해 왔어요. 동네 아이들을 불러 모아서 밥그릇을 엎어 놓고 동그라미를 그렸어요. 관순이와 아이들은 태극기가 한장씩 만들어진 때마다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관순이는 며칠씩 다른 마을에 만세 운동을 알리러 다녔어요. 관순이는 품 안에 숨겨 온 태극기를 나눠 주며 장소와, 시간을 말했어요. 만세 운동 전날 밤 관순이는 떨리는 마음으로 횃불을 들었어. 산봉우리들의 봉화가 타오르자 관순이의 마음도 타올랐어요. 아우내 장터에서 누군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독립 선언서를 읽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일제히 소리쳤어요. 옷 속에 감춰 우었던 태극기를 꺼내들고 아저씨도, 아줌마도, 관순이도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어요. 관순이는 끌려가서 재판을 받게 되었어요. 내가 주동자이고 내 나라에서 만세를 부른 게 무슨 죄란 말이냐라고 관순이는 참을 수가 없어서 벌떡 일어나 의자를 집어 던졌어요. 일본 경찰들의 고문에도 관순이는 굽히지 않았고, 1년 뒤 3월 1일에 또다시 만세 운동을 벌였어요. 감옥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대한독립만세를 부르자 일본 경찰은 관순이를 더 심하게 고문했어요. 관순이는 독방에 갇힌 순간에도 대한 독립 만세를 끊임없이 중얼거렸어요. 관순이는 돌아 왔지만 차갑게 식은 관 속에 누워 있었어요. 열아홉 살 관순이는 나라에 바칠 목숨이 하나뿐인 게 내 유일한 슬픔이다라고 마지막 말을 남겼어요.
전체 동화 이야기: “관순이가 돌아온대!” 학생 하나가 교실로 뛰어 들어오며 소리쳤어. “정말이야? 관순이가 감옥에서 풀려난 거야?” 학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어서어서 관순이가 쓰던 기숙사 방을 청소하자고!” “그래그래, 난 걸레를 빨아 올게!” 다들 기뻐서 들떠 있었어.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관순이는 돌아오지 않았지. 어떻게 된 일일까? 관순이가 이화 학당에 온 건 열네 살 때야. 기숙사에서도 관순이는 유명했어. “관순아, 너 청소 당번 아니잖아?” “아니면 어때? 누가 하든 상관없지. 빨래할 것 있으면 이리 줘. 내가 해 줄게.” “관순이는 공부도 잘하는 데다 마음씨까지 곱다니까!” 모두 관순이를 좋아했어.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관순이도 싫어하는 게 있었어. 그건 ‘일본 왕에 대한 충성’을 외우는 것! 그 무렵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빼앗아 제멋대로 할 때였거든. “어서 외우지 못해!” 화가 난 일본인 선생이 빽 소리를 질렀지. 관순이는 친구가 가르쳐 주는 대로 더듬더듬 외웠어. ‘아, 나라를 빼앗기지만 않았어도.’ 관순이는 억울하고 분해서 몸을 부르르 떨었어.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 큰 만세 운동이 일어났어.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지. 당연히 관순이도 함께 만세를 외쳤어. 그랬더니 일본 경찰이 딱 붙어서 감시를 하지 뭐야! 학생들이 만세 운동을 못 하게 하려고 말이야. 그래서 관순이는 사촌 언니와 함께 아주머니처럼 옷을 입고 몰래 고향에 가려고 기차를 탔어. 관순이는 고향에 와서도 가만있지 않았어. 마을 어른들과 만세 운동을 준비했지. 곧 있으면 아우내 장날이에요. 사람들도 엄청나게 모일 테니, 그날 만세 운동을 하는 게 어떨까요? “그거 좋은 생각인데!” 관순이는 몰래 독립 선언서를 구해 왔어. 그리고 동네 아이들을 불러 모았어. 얘들아! 우리 아주 멋진 걸 만들어 볼까? 자, 먼저 밥그릇을 엎어 놓고 동그라미를 그려. 그다음 가장자리에 까만 줄들을 그으면. “짠! 이게 바로 태극기라는 거야!” 태극기가 한 장씩 만들어질 때마다, 관순이와 아이들은 가슴이 벅차올랐어. 관순이는 다른 마을에 만세 운동을 알리러 다녔어. 며칠씩 걸어서 발이 부르트고 아팠지만, 관순이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어. ‘한 사람이라도 더 만세를 불러야 해!’ 관순이는 품 안에 숨겨 온 태극기를 나눠 주며 말했어. “잊지 마세요. 아우내 장날 오후 1시예요! 장사꾼처럼 꾸미고 오세요. 하루 전에 제가 먼저 신호를 보낼게요. 모두 준비되면 따라서 봉화를 올려 주세요!” 드디어 만세 운동 전날 밤이 되었어. ‘봉화가 올라오지 않으면 어쩌지?’ 관순이는 떨리는 마음으로 횃불을 들었어. 조금 뒤, 맞은편 산봉우리가 환해졌어. 그리고 그다음, 그다음 산봉우리에서도 봉화가 활활 타오르는 거야! 관순이의 마음도 활활 타오르는 것만 같았지. 아우내 장터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어. 누군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독립 선언서를 읽기 시작했지.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사람들은 일제히 소리쳤어. 장사꾼 차림의 아저씨도, 손님인 척했던 아주머니도 목이 터져라 외쳤어. “만세! 만세! 대한 독립 만세!” 관순이도 옷 속에 감춰 두었던 태극기를 꺼내 들고 따라 외쳤지. 어느새 일본 군인들이 몰려와 총을 쏘았어. 만세를 부르던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졌어. 관순이는 끌려가서 재판을 받게 되었어. “이 일을 꾸민 자가 누구냐? 어서 그 사람을 대라!” “나다! 내가 주동자란 말이다! 내 나라에서 만세를 부른 게 무슨 죄란 말이냐?” “뭐라고? 네 나라가 어디에 있단 말이냐?” 재판장의 말에 관순이는 참을 수가 없었어. “이놈!” 관순이는 벌떡 일어나 의자를 집어 던졌지. 관순이가 고분고분하지 않자, 일본 경찰들은 관순이를 고문했어. 그래도 관순이는 굽히지 않았지. 오히려, 1년 뒤 3월 1일에 또다시 만세 운동을 벌였어. 감옥에 갇힌 다른 사람들과 몰래 약속을 하고 한마음으로 만세를 부른 거야. “만세, 만세, 대한 독립 만세!” 일본 경찰은 잔뜩 약이 올라 관순이를 더 심하게 고문했어. 관순이 몸은 피멍이 들고, 상처는 썩어 들어갔어. 독방에 갇혀 정신을 잃어 가는 순간에도 관순이는 끊임없이 중얼거렸어. “대한 독립 만세!” 관순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어. “관순이가 돌아왔어.” 학생 하나가 울먹거리며 뛰어 들어왔어. “정말? 정말이야?” “어디, 어디? 관순아!” 학생들은 우르르 밖으로 뛰쳐나갔어. 하지만 관순이는 차갑게 식은 채 관 속에 누워 있었지. 꽃다운 나이, 열아홉 살 관순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바친 거야.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긴 채 말이야. “나라에 바칠 목숨이 하나뿐인 게 내 유일한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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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소, 백인, 심사 위원들, 닭, 몸속 소리, 책, 편지, 오프라의 아빠, 코끼리, 학교, 미스 불조심 대회 심사 위원, 오프라 윈프리, 오프라, 다른 후보들, 상대방, 토크 쇼의 여왕, 사람들, 아이, 오프라의 외할머니, 아픈 아이, 어머니, 성경책, 참가자, 청진기, 내, 아빠, 글자, 친척들, 남들에게, 하마, 선생님, 다른 참가자, 자신, 방송 기자, 저, 다른 사람, 설압자, 흑인 참가자, 몸속 온도, 아이들, 유일한 흑인, 버논 윈프리, 체온계, 귀보개, 어린 오프라, 나쁜 친구들, 밝은 아이, 엄마, 방송 국장 | 제목: 오프라 윈프리는 뭐가 달라도 달라
줄거리 요약: 오프라 윈프리는 한 살도 되기 전에 외할머니 집에 맡겨졌고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자랐지. 어린 오프라는 늘 혼자였는데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방송인이 되었어. 집 안에 있는 책은 두꺼운 성경책뿐이었는데 오프라는 성경책을 달달 외워서 소에게 들려주곤 했지. 여섯 살에 엄마와 살게 된 오프라는 유치원에 가게 되었어. 오프라는 선생님한테 더 어려운 글자도 읽고 쓸 수 있어서 배울 게 없다고 당돌한 편지를 썼다. 선생님은 깜짝 놀라서 오프라를 1학년으로 올려 보냈지만 엄마는 별 관심이 없었다. 백인뿐인 학교에서 유일한 흑인이었던 오프라는 외로워서 조금씩 삐뚤어지기 시작했다. 오프라는 열네 살에 아빠 버논 윈프리와 함께 살게 되었다.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사고만 치는 오프라를 아빠는 사랑으로 대했어. 오프라는 다시 똑똑하고 밝은 아이로 돌아왔다. 흑인 참가자는 오프라 한 명뿐이었지만 오프라는 기죽지 않았다. 오프라는 자신 있게 방송 기자가 되어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당당한 오프라의 모습이 심사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오프라는 미스 불조심 대회에서 1등을 했다. 다른 참가자들은 예쁜 외모만 내세웠는데, 진실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는 참가자는 오프라가 처음이었다. 꿈에 그리던 방송 기자가 된 오프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질문을 해야 할 때도 있었다. 괴로워하는 어머니에게 오프라는 질문 대신 당신의 마음을 안다고 말했다. 방송국에서는 오프라를 나무랐고, 이 일 때문에 방속국에서 쫓겨날 뻔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까지 방송을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았다. 오프라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오프라의 솔직한 고백에 사람들은 감동했다. 늘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공감하는 오프라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의 토크 쇼를 보게 되었다. 오프라 윈프리 쇼는 뭐가 달라도 달라서 사람들은 오프라에게 토크 쇼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었다. 오프라 윈프리는 힘들 때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모두에게 솔직해서 사람들이 살아갈 용기를 얻는지도 모른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오프라 윈프리는 한 살도 되기 전에 외할머니 집에 맡겨졌어. 따로따로 사는 엄마와 아빠가 맡을 형편이 아니었거든.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보통 아이들처럼 사랑받으며 자라지 못했지. 그런 오프라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방송인이 되었어. 오프라는 어떻게 토크 쇼의 여왕이 되었을까? 어린 오프라는 늘 혼자였어. 오프라가 먹이를 주는 닭과 소만이 유일한 말동무였지. 집 안에 있는 책은 딱 한 권! 두꺼운 성경책뿐이었어. 오프라는 성경책을 달달 외워서 소에게 들려주곤 했지. 집이 너무 가난해서 오프라에게 글을 가르친 것을 빼면 해 준 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런 오프라가 사람들 앞에서 성경을 줄줄 외울 때는 정말 자랑스러웠지요. 오프라의 외할머니. 여섯 살에 엄마와 살게 된 오프라는 유치원에 가게 되었어. 그런데 이미 다 아는 걸 가르치니까 오프라는 선생님한테 당돌한 편지를 썼지. 선생님께 저는‘코끼리’나‘하마’같은 글자 말고 더 어려운 글자도 읽고 쓸 수 있어요. 여기서는 더 배울 게 없어요. 선생님은 깜짝 놀라서 오프라를 1학년으로 올려 보냈어. 오프라는 금세 2학년 공부까지 다 배웠지. 오프라가 아무리 똑똑해도 엄마는 별 관심이 없었어. 친척들도 모두 오프라를 함부로 대했지. 백인뿐인 학교에서 유일한 흑인이었던 오프라는 외로웠어. 그때부터 오프라는 조금씩 삐뚤어지기 시작했지. 내가 오프라를 좀 더 일찍 데려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정말 안타까웠어요. 오프라의 아빠 버논 윈프리. 오프라는 열네 살에 아빠와 함께 살게 되었어. 그때 오프라는 정말 엉망이었지.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사고만 쳤거든. 아빠는 엄격했지만 오프라를 사랑으로 대했어. 얼마 지나지 않아 오프라는 다시 똑똑하고 밝은 아이로 돌아왔지. 열일곱 살에 오프라는 미스 불조심 선발 대회에 나갔어. 날씬하고 예쁜 미인을 뽑는 대회였지. 흑인 참가자는 오프라 한 명뿐이었어. 하지만 오프라는 기죽지 않았지.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고 싶나요?” 심사 위원들의 질문에 다른 후보들은 덜덜 떠느라 대답도 제대로 못했어. 하지만 오프라는 자신 있게 대답했지. “방송 기자가 되어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어요.” 당당한 오프라의 모습이 심사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지. 오프라는 미스 불조심 대회에서 1등을 했어! 흑인 최초로 말이야! 다른 참가자들은 예쁜 외모만 내세웠는데, 오프라는 달랐어요. 진실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는 참가자는 처음이었지요. 미스 불조심 대회 심사 위원. 오프라는 꿈에 그리던 방송 기자가 되었어. 방송 기자는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질문을 해야 할 때도 있었지. 어느 날 아이를 잃은 어머니와 인터뷰를 할 때였어. 괴로워하는 어머니에게 오프라는 질문 대신 이렇게 말했지. “당신의 마음을 알아요. 아무 말씀도 하지 마세요.” 방송국에서는 오프라를 나무랐지. 하라는 인터뷰는 하지 않고, 상대방 입을 막았다고 말이야. 오프라는 이 일 때문에 방송국에서 쫓겨날 뻔했어. 하지만 후회하지 않았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까지 방송을 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세상에! 방송 기자가 인터뷰를 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말라니요. 얼마 뒤, 오프라는 토크 쇼를 진행하게 되었어. 오프라는 토크 쇼가 시작되자,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 놓았지. 남들에게 쉽게 말할 수 없는 끔찍한 일까지 말이야. 오프라의 솔직한 고백에 사람들은 감동했어. 방송 전에 고민이 많았죠. 다른 유명 토크 쇼와는 다른 새로운 걸 보여 줘야 했거든요. 오프라는 그 일을 제대로 해냈어요! 방송 국장 늘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공감하는 오프라의 모습에 사람들은 끌렸지.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의 토크 쇼를 보게 되었어. 마침내 오프라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토크 쇼를 하게 되었어. 오프라 윈프리 쇼는 뭐가 달라도 달랐지. 단순히 들어 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걱정하며 혼을 내기도 하고, 가슴 아픈 사연에 눈물 흘리기도 했어. 사람들은 오프라에게 ‘토크 쇼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었지. 오프라 윈프리는 힘들 때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어. 그리고 모두에게 솔직했지. 오프라는 절대 바꿀 수 없을 것 같았던 나쁜 습관도 하나씩 고쳐 나갔어. 괴로운 시간을 이겨 내고 솔직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섰지. 그래서 사람들이 오프라를 보며 살아갈 용기를 얻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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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의자, 교수님, 돈, 보루베이커 교수, 학교 의자, 벼, 슈바이처 박사, 보리, 도둑고양이, 우장춘 박사, 종자 회사, 스프링클러, 누나, 아버지, 농민, 농작물, 선배, 유학생, 순권, 농업경제학과, 박사, 식구, 녀석, 하병욱 교수, 육종학, 막내아들, 밥상, 직원, 개구리, 오바 슈퍼 1호, 김순권, 동포, 사람들, 옥수수 박사, 친구, 어머니, 육종학자, 콩, 물, 오바 슈퍼 2호, 왕, 돈뭉치, 책상, 마이에군, 딸, 교수, 오바, 연구원, 명예 추장, 학생, 씨, 씨 없는 수박, 입학금, 석사, 귀, 거름, 흙, 동료, 옥수수, 이웃, 사람, 비행기 | 제목: 김순권
줄거리 요약: 1945년 울산에서 딸만 여섯을 둔 집안에 막내아들로 태어난 김순권은 온 집안 식구가 떠받들어 점점 버릇없고 고집불통이 되어 갔으며, 아버지는 그가 중학교에 들어갈 때가 되자, 그의 장래를 위해 억지로 시내에 있는 중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시집간 누나 집에서 학교에 다닌 순권은 고향을 그리워했고, 하는 수 없이 아버지가 집으로 데려와 고향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게 되자 무척 기뻐하며 불평 한마디 없이 꼬박 한 시간 반 동안 걸어 다녔습니다. 책상이 없어 밥상을 펴 놓고 공부하던 순권은 책상만 있으면 공부를 더 잘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해, 밥상 다리에 튼튼한 나무를 대어 책상을 만들었고, 책상이 생기고 나자, 이번에는 의자가 필요했습니다. 그때 이웃에 사는 친구가 찾아와 순권이 책상을 만들었는데 의자가 없다고 하자, 학교 창고에 남는 의자를 한 개만 가져오자고 말했고, 다음 날 순권은 학교 창고에서 친구가 망을 보는 사이 의자를 한 개 훔쳤습니다. 성공이라며 순권은 친구와 콧노래를 불렀는데, 갑자기 학교 선배가 따라와 학교 의자를 훔친 순권과 친구를 마구 혼냈고, 순권이 자초지종을 말하고 용서를 빌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져 순권과 친구는 보름 동안 화장실 청소를 했고, 순권은 다시는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순권은 성적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했고, 고등학교 입학시험에 떨어져 고민하다가 농사일을 돕기로 했는데, 힘든 농사일 중에서도 쟁기질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순권은 낮에는 농사일을 하고 밤에는 열심히 공부해 농업고등학교에 입학했고, 씨 없는 수박을 만든 우장춘 박사처럼 육종학자가 되고 싶어 대학에 진학해야 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민하던 중 순권의 고민을 알고 어머니가 걱정 말고 대학에 가거라며 용기를 주었고, 마침내 농과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어머니가 논을 팔아 입학금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권이 더욱 열심히 공부하던 어느 날, 농업경제학과 하병욱 교수가 순권에게 대학원에 가서 농업경제학을 공부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고, 하병욱 교수는 순권을 농업경제학 교수로 만들고 싶었어요. 하지만 순권은 육종학을 공부하면서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옥수수 육종에 관심이 있어 대학원을 포기하고 농촌진흥청 옥수수과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좋은 옥수수 품종을 만들어 가난한 농민들에게 희망을 줘야겠다고 결심으로 직접 옥수수를 재배하며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육종학은 형편없이 뒤떨어져 있기에 순권은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고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도 없는 스프링클러가 잔디밭에 있는 걸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순권은 하와이 대학에서 보루베이커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는데, 워낙 부지런하고 성실해 많은 유학생 중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었고, 그런 그에 대한 교수님의 남다른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며 더욱 열심히 육종학을 연구한 끝에 3년 3개월 만에 석사와 박사 학위를 모두 받았습니다. 미국의 여러 종자 회사에서 순권을 서로 데려가겠다고 야단이었으나, 그는 고국으로 돌아와 농촌진흥청에서 미국 땅이 아닌 내 나라 땅에서 세계 최고의 옥수수 품종을 개발하겠다며 순권의 마음은 희망으로 부풀어 올랐어요. 그 뒤, 순권은 옥수수밭에서 살다시피 하며 쉬지 않고 연구해 마침내 새 품종 개발에 성공했고, 자기가 개발한 옥수수로 가난한 사람들이 더 이상 굶지 않길 바란다는 오랜 꿈 때문에 새 품종을 가지고 나이지리아로 갔으며, 갖은 고생 끝에 옥수수 재배에 성공해 나이지리아 사람들은 옥수수 박사 만세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순권은 전 세계에 옥수수 박사로 널리 알려졌고, 자신이 개발한 두 개의 옥수수 품종에 오바 슈퍼 1호, 오바 슈퍼 2호란 이름을 붙였으며, 오바는 왕이란 뜻인데, 슈퍼가 붙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뜻입니다. 슈바이처 박사가 아프리카 사람들을 병에서 구해 냈다면, 순권은 옥수수로 굶주림에서 구해 냈고, 그는 1995년 11월에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지금은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새로운 옥수수 품종으로 북한 동포를 살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김순권은 1945년 울산에서 딸만 여섯을 둔 집안에 막내아들로 태어났어요. 그러다 보니 온 집안 식구가 금이야 옥이야 하며 떠받들었지요. 그런데 너무 귀하게 키우다 보니 순권은 점점 버릇없고 고집불통이 되어 갔어요. 순권이 중학교에 들어갈 때가 되자, 아버지는 순권의 장래를 위해 억지로 시내에 있는 중학교에 입학시켰어요. 순권은 시집간 누나 집에서 학교에 다녔어요. 그러나 집을 떠나 있으니 공부도 안 되고 슬프기만 했어요. “누나, 집에 돌아가고 싶어.” 순권은 날마다 고향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만 지었어요. 하는 수 없이 아버지는 순권을 집으로 데려왔어요. 고향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게 되자 순권은 무척 기뻤어요. 꼬박 한 시간 반 동안 걸어 다녀야 했지만, 불평 한마디 없이 잘 다녔답니다. 순권은 책상이 없어 늘 밥상을 펴 놓고 공부했어요. 어떤 때는 방바닥에 엎드려 하기도 했고요. ‘책상만 있으면 공부를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순권은 점점 책상이 갖고 싶어졌어요. 그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옳지! 밥상 다리를 높여 책상을 만들어야겠다!’ 순권은 밥상 다리에 튼튼한 나무를 대고 못질을 한 뒤 끈으로 동여맸어요. 볼품은 없지만 그럴듯한 책상이 되었어요. 책상이 생기고 나니 이번에는 의자가 필요했어요. ‘의자는 또 어떻게 만들지?’ 그때 이웃에 사는 친구가 찾아왔어요. “순권아, 뭐 하니?” “응, 책상을 만들었는데 의자가 없어서.” “그래? 나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 학교 창고에 남는 의자가 많잖아. 거기 가서 한 개만 가져오자!” 순권은 귀가 솔깃했어요. 다음날, 순권은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학교 창고로 들어갔어요. 친구가 망을 보는 사이 순권은 의자를 한 개 훔쳐 몰래 빠져나왔지요. “후유, 성공이다.” 순권은 친구와 함께 콧노래를 불렀어요. 그때, 갑자기 누군가 따라오며 소리쳤어요. “이 녀석들! 거기 서지 못해?” 뒤따라온 사람은 같은 학교 선배였어요. 순권은 움찔 놀라 그 자리에 멈췄어요. “아니, 학교 의자를 훔치다니.” 선배는 순권과 친구를 마구 혼냈어요. 순권이 자초지종을 말하며 용서를 빌었지만 소용없었어요. 이 사실이 알려져 순권과 친구는 보름 동안 화장실 청소를 했어요. 청소를 하며 순권은 다짐했어요. ‘다시는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겠어!’ 순권은 성적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했지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쳤지만 떨어지고 말았어요. ‘고등학교도 못 들어가게 되었으니 어쩌지?’ 순권은 고민하다가 농사일을 돕기로 했어요. 농사일은 여간 힘든 게 아니었어요. 논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거름을 주고, 또 때 맞춰 곡식을 거둬들이고. 한 가지도 쉬운 일이 없었지만 그중에서도 쟁기질이 가장 힘들었어요. 순권은 낮에는 농사일을 하고 밤에는 혼자서 열심히 공부했어요. 다음 해에 순권은 농업고등학교에 입학했어요. 순권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교회에 다녔어요. 그러면서 꿈을 키우기 시작했지요. ‘씨 없는 수박을 만든 우장춘 박사처럼 육종학자가 되어야지.’ 꿈을 이루기 위해선 대학에 진학해야 했어요. ‘집안 형편이 어려운데 무슨 돈으로 대학에 가지?’ 순권의 고민을 알고 어머니가 용기를 주었어요. “순권아, 걱정 말고 대학에 가거라.” 순권은 열심히 공부하여 마침내 농과대학에 합격했답니다. “순권아, 이걸로 대학 입학금을 내라.” 어머니가 신문지로 싼 돈뭉치를 내놓았어요. “어머니, 이렇게 큰돈을 어떻게 마련하셨어요?” 어머니는 대답 대신 미소만 지었어요. 논을 팔아 돈을 마련했다는 건 한참 뒤에야 알았답니다. 순권은 그 사실을 알고 더욱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농업경제학과 하병욱 교수가 순권을 불렀어요. “자네, 대학원에 가서 농업경제학을 공부할 생각 없나?” “제가 대학원엘요?” 하병욱 교수는 순권을 농업경제학 교수로 만들고 싶었어요. 하지만 순권은 육종학을 공부하면서 옥수수 육종에 관심을 기울였어요. 옥수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거든요. 대학을 졸업한 순권은 대학원을 포기하고 농촌진흥청 옥수수과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어요. 농촌진흥청에는 벼과, 보리과, 콩과, 옥수수과 등 여러 과가 있었는데, 직원들은 각 과에 맡겨진 농작물을 연구했어요. ‘좋은 옥수수 품종을 만들어 가난한 농민들에게 희망을 줘야겠어!’ 순권은 이렇게 결심하고 열심히 연구했어요. 대학에서는 주로 이론을 연구했지만, 이곳에서는 직접 옥수수를 재배하며 연구에 몰두했답니다. 그러나 농촌진흥청에서의 연구는 ‘우물 안 개구리’였어요.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육종학은 형편없이 뒤떨어져 있었거든요. 순권은 육종학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어요. 비행기에서 내린 순권은 깜짝 놀랐어요. 땅에서 샘솟듯 ‘쏴아’ 하고 물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에요. “아니, 저게 뭐지?” 그것은 바로 잔디밭에 물을 뿌리는 스프링클러였어요. 순권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도 없는 스프링클러가 잔디밭에 있다니!’ 순권은 미국의 선진화된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어요. 순권은 하와이 대학에서 보루베이커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어요. 하루는 보루베이커 교수가 순권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말했어요. “자네는 옥수수를 기계처럼 정확하게 심는군. 내일은 교배하는 걸 가르쳐 줄 테니 일찍 나오게.” 교배란 수꽃의 꽃가루를 암꽃에 묻혀 주는 일이에요. 그래야 열매가 맺히는데, 서로 다른 옥수수끼리 교배시켜야 새롭고 좋은 옥수수가 나올 수 있지요. 순권은 워낙 부지런하고 성실해 많은 유학생 중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었어요. 순권은 교수님의 남다른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며 더욱 열심히 육종학을 연구했어요. 그리고 3년 3개월 만에 석사와 박사 학위를 모두 받았답니다. “우리 회사로 와 주십시오.” “아니, 우리 회사로 오세요.” 미국의 여러 종자 회사에서 순권을 서로 데려가겠다고 야단이었어요. 그러나 순권은 모두 거절하고 고국으로 돌아왔어요. 순권은 돌아오자마자 농촌진흥청으로 출근했어요. 무엇보다 우리 땅, 우리 흙이 반가웠어요. ‘미국 땅이 아닌 내 나라 땅에서 세계 최고의 옥수수 품종을 개발하겠어!’ 순권의 마음은 희망으로 부풀어 올랐어요. 그 뒤, 순권은 옥수수밭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한 해에 5만 번이던 옥수수 교배를 50만 번으로 늘리고 더 좋은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쉬지 않고 연구했어요. 그리고 마침내 새 품종 개발에 성공했지요. “10년 걸려야 할 수 있는 일을 1년 만에 해내다니!” 동료들은 모두 감탄했어요. 순권은 새 품종을 가지고 나이지리아로 갔어요. ‘국제열대농업연구소’의 초청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있던 꿈 때문이었지요. ‘내가 개발한 옥수수로 가난한 사람들이 더 이상 굶지 않길 바란다.’ 순권은 갖은 고생 끝에 옥수수 재배에 성공했어요. “옥수수 박사, 만세!” 나이지리아 사람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어요. 순권은 전 세계에 ‘옥수수 박사’로 널리 알려졌어요. 순권은 자신이 개발한 두 개의 옥수수 품종에 ‘오바 슈퍼 1호’, ‘오바 슈퍼 2호’란 이름을 붙였어요. ‘오바’란 왕이란 뜻인데, ‘슈퍼’가 붙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뜻이죠. 슈바이처 박사가 아프리카 사람들을 병에서 구해 냈다면, 순권은 굶주림에서 구해 냈어요. 옥수수로 말이에요. 나이지리아에서는 순권을 ‘마이에군’이란 명예 추장으로 추대했어요. 마이에군은 ‘가난한 사람들을 배불리 먹인 사람’이란 뜻이에요. 순권은 1995년 11월, 다시 고국으로 돌아왔어요. 지금은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새로운 옥수수 품종으로 북한 동포를 살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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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드릴, 축산물, 팀, 선수들, 핵가족, 종이, 약, 린스, 공항 보안 검색 요원, 친환경 변기, 치와와, 큐브, 굽은 나무 막대, 동물원, 사육사, 곱슬거리는 털, 손녀, 역사 자료, 알콩이, 범죄자, 헤어스프레이, 심, 공항 검역관, 대가족, 동물 박제사, 플레이크 칩, 재혼 가족, 공공 기관, 미술품, 흰색 털, 조손 가족, 음식, 발, 레이온 셔츠, 스프레이, 스포츠용품, 집, 친구들, 심판, 큐브 선수들, 짐, 도자기, 쇠붙이, 실크, 옛날 사람들, 못, 빌라, 쭈온쭈온, 새 엄마, 창덕궁, 식물, 왕실 웃어른들, 도구, 오수관, 엑스레이 검사기, 줄, 받침대, 몰티즈, 사람, 변기, 비행기, 아침밥, 공항 직원, 머리, 멀티미디어, 침사지, 다리, 궁궐, 공구류, 플레이크, 원료, 주상 복합 건물, 똥, 물건, 살충제, 한 부모 가족, 강아지, 경희궁, 손자, 공동 주택, 외국인들, 야구 배트, 탐지견, 아크릴, 바다, 활등, 별장, 임금, 실, 계단, 우리 가족, 작은 조각, 옷감, 몸, 동물 해설사, 금속 탐지기, 사람들, 당신, 푸들, 단독 주택, 박물관, 직육면체, 아빠, 땀, 마 셔츠, 수하물, 조종사, 켄다마, 물건들, 어린이들, 자료, 승객, 국가, 면 티셔츠, 페트병, 인형극, 채, 종이책, 모래, 하수도, 거름, 모, 정화조, 양변기, 공룡, 오피스텔, 털, 퇴비, 식물원, 옷, 포메라니안, 땅, 신발, 뒷발, 프라이팬, 수증기, 손가락, 피라미드 모양, 마, 전시품, 음료수, 고종, 팽이, 손톱, 배, 부메랑, 엘리베이터, 수족관, 실크 스카프, 레이온, 불, 나무, 공공 단체, 코, 양의 털, 목화, 자녀, 보호자, 물품, 물질, 지구, 모시풀, 무기, 정육면체, 물, 할머니, 해양 생물, 입양 가족, 할아버지, 볏짚, 오븐, 지역 주민들, 동물원 큐레이터, 팔, 면, 수의사, 상대 선수, 일본인들, 몸집, 가죽, 재료, 엄마, 망치, 새 아빠, 퇴비변기, 다문화 가족, 사무실, 공공시설, 공항 세관원, 제기 동전, 잎, 다른 나라 사람, 복합 빌딩, 석쇠, 동물들, 치약, 창경궁, 석유, 상점, 경운궁, 인형, 전문 인력, 더러운 물, 관제사, 양념, 삼, 누에고치, 그림책, 레깅스, 원주민들, 양털, 헝겊, 아이, 퍼즐, 쌀알, 포기조, 친구, 선조, 아파트, 음식 재료, 티셔츠, 몸체, 소독조, 전자책, 시추, 덕수궁, 공항 경찰, 기름, 작은 몸, 왕, 농산물, 건물, 유입 펌프, 경복궁, 가족, 모 스웨터, 아마, 태종, 아크릴 스웨터, 유물들, 깨끗한 물, 승무원, 가스, 폭발물, 어른들, 석탄, 섬유, 낙엽, 장난감, 복도, 마리오네트, 흙, 동물, 동물 영양사, 국물, 잠자리, 호텔, 샴푸, 물고기, 공 | 제목: 출동! 지식 탐험대 3 생활, 장소
줄거리 요약: 가족은 엄마와 아빠하고 살기도 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함께 살기도 하는 것처럼 누구와 사는가에 따라 형태가 달라져요. 3대 이상이 함께 사는 가족을 대가족이라고 하고, 자신이 낳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아이로 받아들인 자녀와 함께 사는 가족을 입양가족이라고 해요. 이혼 후 다른 사람과 다시 결혼하여 새로운 가족이 되는 것을 재혼가족이라고 하고, 옛날과 달리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아빠, 엄마와 자녀만 함께 사는 핵가족이 늘었어요. 아빠, 엄마가 돌볼 수 없어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사는 가족을 조손 가족이라고 하고, 아빠와 자녀 혹은 엄마와 자녀가 사는 가족을 한 부모 가족이라고 하고, 부모 중 한 명이 다른 국적인 가족을 다문화 가족이라고 해요. 오랫동안 사람과 함께한 동물인 강아지를 키우려면, 생김새, 성격, 생활 습성과 같은 강아지의 특성을 잘 알고 키워야 해요. 강아지는 보호자의 성격과 행동을 살펴서 그에 맞게 행동하기 때문에 보호자의 성격을 닮는다고 해요. 몸집이 작은 치와와는 관심받기 좋아하지만 다가가면 무서워서 짖기도 하고, 털이 많고 긴 포메라니안은 호기심 많고 활동적이에요. 몰티즈는 활발하고 활동량이 많은 편이라 많이 움직이게 해 주는 것이 좋고, 푸들은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이며 양털처럼 곱슬거리는 털을 가졌어요. 작고 재빠른 시추는 사람을 좋아하고 영리하며, 성격도 부드러워 잘 짖지 않아요. 강아지는 몸짓과 짖는 소리로 기쁘거나 슬픈 감정, 몸 상태를 표현하기 때문에 강아지가 하는 몸짓의 의미를 알면 강아지의 마음을 알 수 있어요. 강아지는 좋을 때 몸을 뒤집어 배를 보여주고, 놀고 싶을 때는 기지개를 켜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뒷발로 몸을 긁고, 불안할 때는 코를 핥아요. 우리 주변에는 여러 형태의 집이 있는데, 우리 가족의 취향과 특징에 맞는 집은 어떤 집일까 살펴보아요. 개인의 취향에 맞게 한 채씩 지은 단독 주택이 있고, 5층 이상의 공동 주택에서 여러 가구가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아파트가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빌라는 공동 주택을 가리키고, 주상 복합 건물은 상점과 집이 함께 있는 건물이며, 오피스텔은 사무실과 호텔의 기능을 가진 복합 빌딩으로 일이나 공부하고, 집으로도 이용해요. 알콩이가 침실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욕실에서 세수하고 발코니에 나가 밖을 보니 비가 내려요. 알콩이는 주방에서 아침밥이 완성될 때까지 거실에서 그림책을 보다가 아침밥을 먹고, 유치원 갈 시간에 현관에서 신발을 신어요. 세상에 있는 많은 맛있는 음식과 그 음식들을 맛있게 만들어 주는 조리법을 알아보아요. 굽기는 음식을 석쇠나 팬을 이용하여 불에서 직접 익히거나 오븐의 열기로 익히는 방법이고, 찌기는 뜨거운 수증기로, 끓이기는 물에 재료와 양념을 넣고 가열하는 방법이에요. 삶기는 재료를 물에 넣어 익혀서 건져 내는 방법이고, 조리기는 재료를 국물에 넣고 바짝 끓여서 양념을 배어들게 하고, 볶기는 재료에 열을 가해서 익히고, 부치기는 기름에 재료를 뒤집어 가며 익히며, 튀기기는 끓는 기름에 재료를 넣고 익히는 방법이에요. 아주 오래전 사람들은 식물의 잎이나 동물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다가 동물과 식물에서 실을 뽑아 옷감을 짰는데, 지금은 석유, 석탄 등으로 만든 실로도 옷을 만들어요. 목화로 만든 면 옷은 공기가 잘 통하고 땀을 잘 빨아들이고, 양털로 만든 모 스웨터는 포근해서 추운 계절에 입기 좋아요. 마로 만든 옷은 모시풀에서 뽑은 실로 만들어서 까슬까슬하고 바람이 잘 통해 여름에 입기 좋고, 실크는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로 만들어서 가볍고 따뜻해요. 나무에서 추출한 재료로 만든 레이온 셔츠는 부드럽고 시원하며, 석유나 석탄, 가스를 원료로 만든 아크릴 스웨터는 가볍고 따뜻해요. 페트병을 깨끗이 씻고 잘라서 플레이크 칩을 만든 뒤, 거기서 실을 뽑아 짠 섬유로 티셔츠와 레깅스 등을 만들어요. 어린이들의 정신과 육체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난감은 여러 가지인데, 우리나라의 제기는 동전이나 쇠붙이를 종이나 헝겊으로 싼 다음 끝을 여러 갈래로 찢어서 만든 장난감으로 땅에 떨어뜨리지 않게 발로 차며 놀이해요. 우리 나라 팽이는 나무의 끝을 뾰족하게 깎아서 심을 박아 땅이나 얼음판에서 채로 쳐서 돌리며 놀고, 체코의 마리오네트는 인형의 머리와 팔, 다리에 실을 매달아 인형을 움직이며 놀아요. 잠자리 모양의 장난감인 베트남의 쭈온쭈온은 손가락 끝에 장난감을 올려서 균형을 맞추며 놀이하고, 일본의 켄다마는 공과 몸체가 줄로 연결된 장난감이에요. 던지면 빙글빙글 돌면서 날아갔다가 되돌아오는 부메랑은 오래전 호주의 원주민들이 무기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놀이용으로 사용해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큐브는, 큐브 빨리 맞추기 대회가 열릴 만큼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좋아하는 장난감으로 정육면체, 직육면체, 피라미드 모양 등 여러 종류가 있어요. 변기에 똥을 누고 물을 내리면, 변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 더러운 물은 여러 과정을 거쳐 다시 깨끗한 물이 됩니다. 변기에 똥을 누면 오수관을 타고 정화조로 흘러가 정화 후, 하수도를 통해 하수 처리장으로 흘러가 침사지에서 흙, 모래 등 무거운 물질을 가라앉혀요. 유입 펌프로 끌어 올린 더러운 물은 최초 침전지에서 뜨는 물질과 가라앉는 물질을 분리하고, 포기조에서 미생물을 이용해 유기물을 흡착한 뒤, 최종 침전지에서 유기물 덩어리를 가라앉히고 깨끗해진 물은 소독조에서 소독하여 강으로 흘려보내요. 양변기는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고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요. 퇴비변기는 볏짚을 이용해 똥을 발효시켜 퇴비로 만드는데, 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물을 아끼고 흙에 좋은 영양분을 주는 친환경 변기에요.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기 위해 나이에 따라 다른 교육 기관에 다녀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자라게 하고, 초등학교에서는 공부에 필요한 기초 능력과 바른 인성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각 3년 동안은 일상생활과 공부에 필요한 기본 능력을 기르고, 대학교 원하는 분야를 더 깊게 배우고 공부하여 졸업 후 직업을 가지기 위한 준비도 해요. 우리 동네에는 지역 주민들 모두 편리하게 이용하고,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국가나 공공 단체가 만든 공공 기관과 공공시설이 있어요. 안전 체험관은 가상으로 지진 태풍 등의 재난 상황을 체험하고 교육받는 곳이고, 공영 주차장은 국가나 지방 단체에서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주차장이고, 사회 복지관은 지역 사회 내에서 어려운 계층을 지원하고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문화 예술 회관은 공연과 전시와 같은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고, 공공 체육 시설은 국민의 체육 활동을 위해 만든 체육 시설이며, 공원은 사람들의 산책과 휴식을 위해 만든 정원과 유원지이고, 국공립 도서관은 사람들이 책, 멀티미디어 등의 자료를 보거나 빌려 갈 수 있는 곳이에요. 심판이 보지 않아도 규칙을 잘 지키고 상대 선수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 아름다운 경쟁을 위한 스포츠 정신이며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같은 팀 선수들끼리 팀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치는 협동심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를 해요. 무리한 욕심은 버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힘든 연습과 훈련을 참고 이겨내면서 상대 선수가 다치지 않게 배려하며 경기를 해요. 동물원에서 일하는 사육사는 동물을 운동시키고 훈련시키거나 청소와 먹이 주기 등 동물들을 관리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살피는 직업입니다. 동물원 수의사는 동물의 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며, 다양한 약, 치료법과 수술법 등을 공부하고, 동물 영양사는 동물마다 알맞은 먹이를 필요한 영양소에 맞게 식단을 짜 건강을 관리해요. 동물 큐레이터는 동물이 사는 환경을 야생과 비슷하게 꾸며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 하고, 동물 박제사는 동물이 살아 있을 때의 모습으로 만들어 전시나 연구 및 교육 자료로 만들고, 동물 해설사는 동물의 습성 및 환경과 보전의 중요성을 알려줍니다. 박물관은 여러 자료와 물품을 모아서 보존하며 연구, 전시하는 곳으로 전시하는 물품에 따라 다양한 박물관이 있어요. 국립중앙박물관은 선사 시대부터 대한제국 시기까지의 시대별 역사 자료와 유물을 모으고 연구하는 곳으로 전시된 유물들을 통해 옛날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국립한글박물관은 다양한 전시품과 체험을 통해 한글의 문화와 역사를 알려주는 곳이에요. 국립해양박물관은 배, 해양 생물, 산업 등 해양에 관련된 모든 것을 보여 주며, 전시품을 통해 바다의 역사와 미래를 보고, 수족관과 해양 체험으로 희귀한 해양생물도 관찰해 볼 수 있어요. 국립항공박물관은 우리나라와 세계의 항공 역사와 생활, 산업을 보여주는 곳으로 공항 체험, 승무원 체험 등 항공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고,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자연의 일부인 사람이 자연환경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지구에서 사라진 공룡 등에 대한 자료도 볼 수 있어요. 궁궐은 왕이 살면서 나랏일을 했던 곳으로 조선의 수도였던 서울에는 5개의 궁궐이 있어요. 경복궁은 가장 먼저 지어진 궁궐로 임진왜란 때 불에 타 버려서 고종 때 다시 지어졌고, 창덕궁 또한 임진왜란 때 불에 타 광해군 때 다시 지어졌는데, 조선의 5대 궁궐 중 가장 아름다운 궁궐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어요. 창경궁은 성종 때 지어졌는데 일본인들이 창경궁 안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든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고쳐 옛날 모습을 되찾았고, 경희궁은 광해군 때 지어서 수많은 임금이 정사를 살폈던 곳으로 조선 후기에 가장 중요한 궁궐이었어요. 덕수궁은 임진왜란 때 피난에서 돌아온 선조가 머무르며 궁궐이 된 곳으로 고종이 황제에서 물러난 뒤 경운궁에서 덕수궁으로 이름을 바꿨어요. 다른 나라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갈 때,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는 물건들이 있어요. 공은 기압 차이로 터질 수 있기 때문에 1/3 이하로 공기를 빼지 않으면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고, 헤어스프레이나 살충제 같은 스프레이 제품은 가스가 폭발할 수 있어서 가지고 탈 수 없고 수하물로도 가지고 갈 수 없어요. 액체류와 젤 형태는 폭발물이나 폭발물의 재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는데, 100ml가 넘지 않는 용기에 담으면 가지고 탈 수 있고, 야구 배트처럼 위협이 되는 스포츠용품이나 공구류는 무기로 사용될 수 있어서 가지고 탈 수 없어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항에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공항 보안 검색 요원이 금속 탐지기와 엑스레이 검사기로 승객들의 몸과 짐을 검사하고, 폭발물이 있는지도 검색해요. 공항 경찰은 공항 직원과 승객을 테러나 사고로부터 지키고, 공항 세관원은 다른 나라에서 오는 물건을 검사하여 세금을 매기거나 위험한 물품을 가려내며, 공항 검역관은 다른 나라에서 온 농산물과 축산물의 안전을 살피고, 승객을 대상으로 열이 나는지 검사해 전염병을 예방해요.
전체 동화 이야기: 가족의 형태는 다양해 어떤 친구는 아빠, 엄마하고만 살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기도 해요. 가족의 형태는 누구와 사는가에 따라 달라져요. 여러 가지 가족 형태에 대해 알아보아요. 대가족 전통적인 가족 형태로 3대 이상이 모여 사는 가족이에요.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빠와 엄마, 자녀가 함께 살아요. 입양 가족 아빠와 엄마가, 입양한 자녀와 함께 사는 가족이에요. 입양은 직접 낳지 않은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해요. 재혼 가족 아빠, 엄마가 이혼한 뒤 다른 사람과 다시 결혼하여 새 아빠나 새 엄마, 자녀가 함께 사는 가족이에요. 원래는 한 가족이 아니었지만, 새롭게 한 가족이 된 거예요. 핵가족 아빠, 엄마, 자녀가 함께 사는 가족이에요. 농사를 짓거나 물고기를 잡으며 살던 옛날과 달리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핵가족이 늘었어요. 조손 가족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나 손녀가 함께 사는 가족이에요. 아빠, 엄마가 자녀를 돌볼 수 없는 상황이 생겨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봐 주어요. 한 부모 가족 아빠와 자녀 또는 엄마와 자녀만 함께 사는 가족이에요. 아빠, 엄마가 이혼이나 다른 이유로 헤어지게 되어 혼자 자녀를 키워요. 다문화 가족 아빠, 엄마 둘 중 한 명이 다른 국적, 인종, 문화를 가진 가족이에요. 요즘에는 다른 나라 사람과 만날 기회가 많아지면서 다문화 가족도 늘고 있어요. 어떤 강아지를 키울까? 강아지는 사람과 오랫동안 함께한 동물이에요. 강아지는 저마다 생김새, 성격, 생활 습성이 다르기 때문에 강아지를 키우려면 강아지의 특성을 잘 알아야 해요. 여러 강아지 중에 내가 키우고 싶은 강아지가 있는지 찾아 볼까요? 나랑 강아지랑 닮았다고? 강아지는 보호자의 성격을 닮는다고 해요. 강아지가 보호자의 성격과 행동을 살펴서 그에 맞게 행동하기 때문이에요. 치와와 몸집이 가장 작은 강아지예요. 관심받는 것을 좋아하는데, 갑자기 다가가면 무서워서 짖기도 해요. 포메라니안 털이 많고 길어서 자주 손질해 주어야 해요.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이에요. 몰티즈 흰색 털이 엉키지 않게 자주 빗질해 주어야 해요. 활발하고 활동량이 많은 편이라 외출하여 많이 움직이게 해 주는 것이 좋아요. 푸들 양털처럼 곱슬거리는 털을 가졌어요.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이에요. 시추 작은 몸을 재빠르게 움직여요. 사람을 좋아하고 영리해요. 성격도 부드러워서 잘 짖지 않아요. 강아지도 사람처럼 기쁘거나 슬픈 감정을 느낄 수 있어요. 말을 할 수 없는 강아지는 몸짓과 짖는 소리로 기분이나 몸 상태를 표현하지요. 강아지가 하는 몸짓의 의미를 알아 두면 강아지의 마음을 알 수 있어요. 몸을 뒤집어 배를 보일 때 당신이 정말 좋아요. 기지개 켜는 자세를 할 때 나랑 놀아요. 뒷발로 몸을 계속 긁을 때 스트레스 받아요. 자기 코를 핥을 때 불안해요. 어떤 집들이 있을까? 우리 주변에는 여러 형태의 집이 있어요. 우리 가족의 특징과 취향에 맞는 집은 어떤 집일까요? 여러 형태의 집을 살펴보아요. 단독 주택 다른 건물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한 채씩 따로 지은 집이에요. 개인의 취향에 맞게 집을 지을 수 있어요. 아파트 한 건물에 여러 가구가 살 수 있도록 지은 5층 이상의 공동 주택이에요.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를 공동으로 사용해요. 빌라 다른 나라에서는 도시를 벗어난 곳에 휴식을 위해 지은 별장을 뜻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공동 주택을 가리켜요. 주상 복합 건물 물건을 파는 상점과 집이 함께 있는 건물이에요. 보통 낮은 층에는 상점이 있고, 높은 층에는 집이 있어요. 오피스텔 사무실과 호텔의 기능을 둘 다 가지고 있는 복합 빌딩이에요.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사무실로도 이용하고, 집으로도 이용해요. 집 안 곳곳을 살펴보자! 침실에서 푹 자고 일어난 알콩이가 욕실에 가서 깨끗이 세수해요. 세수를 하고, 발코니에 나가 밖을 보니 비가 내려요. 주방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요. 아침밥이 다 될 때까지 알콩이는 거실에서 그림책을 봐요. 아침밥을 맛있게 먹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어요. 이제 유치원에 갈 시간이에요. 지글지글, 보글보글 요리해 보자!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아주 많아요.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 주는 여러 가지 조리 방법을 알아보아요. 굽기 석쇠나 프라이팬을 이용하여 음식 재료를 불에서 직접 익히거나, 오븐의 열기로 익히는 방법이에요. 찌기 음식 재료를 뜨거운 수증기로 익히거나 데우는 방법이에요. 끓이기 음식 재료를 물에 넣고 여러 가지 양념을 더해 가열하는 방법이에요. 삶기 음식 재료를 물에 넣어 익힌 후 건져 내는 방법이에요. 조리기 음식 재료를 국물에 넣고 바짝 끓여서 양념이 배어들게 하는 방법이에요. 볶기 물기가 거의 없거나 적은 상태에서 음식 재료에 열을 가하여 이리저리 저으며 익히는 방법이에요. 부치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음식 재료를 뒤집어 가며 익히는 방법이에요. 튀기기 끓는 기름에 음식 재료를 넣고 익히는 방법이에요. 무엇으로 만든 옷일까?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식물의 잎이나 동물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어요. 그러다가 동물과 식물에서 실을 뽑아 옷감을 짤 수 있게 되었지요. 지금은 석유, 석탄 등으로 만든 실로도 옷을 만들어요. 면 티셔츠 면은 ‘목화’라는 식물로 만든 섬유예요. 면으로 만든 옷은 땀을 잘 빨아들이고, 공기가 잘 통해요. 모 스웨터 모는 양의 털로 만든 섬유예요. 모로 만든 옷은 몸을 포근하게 감싸 주어 추운 계절에 입기 좋아요. 마 셔츠 마는 삼, 아마, 모시풀에서 뽑아낸 실로 만든 섬유예요. 마로 만든 옷은 까슬까슬하고 바람이 잘 통해 여름에 입기 좋아요. 실크 스카프 실크는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로 만든 섬유예요. 실크로 만든 스카프나 옷은 가볍고 광택이 나며 따뜻해요. 레이온 셔츠 레이온은 나무에서 추출한 재료로 만든 섬유예요. 레이온으로 만든 옷은 부드럽고 바람이 잘 통해 시원해요. 아크릴 스웨터 아크릴은 석유, 석탄, 가스 등을 원료로 만든 실로 짜 낸 섬유예요. 아크릴로 만든 옷은 가볍고 따뜻해요. 페트병으로 옷을 만든다고? 페트병을 깨끗이 씻어 손톱 크기로 잘라 ‘플레이크’로 만들어요. 다시 쌀알 크기의 ‘플레이크 칩’으로 만들어 실을 뽑아요. 이 실로 짜 낸 섬유로 티셔츠와 레깅스 등을 만들어요. 세계 여러 나라의 장난감 장난감은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놀이 도구로, 어린이들의 정신적, 육체적인 발달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요. 우리나라와 세계 여러 나라의 어린이들이 오래전부터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제기 동전이나 쇠붙이를 종이나 헝겊으로 싼 다음 끝을 여러 갈래로 찢어서 만든 장난감이에요. 땅에 떨어뜨리지 않게 발로 차며 놀이해요. 우리 나라의 팽이 나무의 한쪽 끝을 뾰족하게 깎아서 심을 박아 만든 장난감이에요. 땅이나 얼음판에서 채로 쳐서 돌리며 놀이해요. 체코의 마리오네트 머리, 팔, 다리 등에 실을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이에요. 인형을 움직이며 인형극을 해요. 베트남의 쭈온쭈온 잠자리 모양의 장난감이에요. 잠자리 머리 부분을 손가락 끝에 올려놓고 떨어지지 않게 균형을 맞추며 놀이해요. 일본의 켄다마 몸체와 공이 줄로 연결된 장난감이에요. 공을 몸체 양옆 받침대나 위쪽 뾰족한 부분에 끼워 넣으며 놀이해요. 호주의 부메랑 활등처럼 굽은 나무 막대기로, 오래전 원주민들이 무기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놀이용으로 사용해요. 던지면 빙글빙글 돌면서 날아갔다가 되돌아와요. 세계 여러 나라의 장난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장난감은? 큐브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장난감 중 하나로, 어린이들과 어른들 모두 좋아하는 장난감이에요. 큐브는 서로 다른 색으로 되어 있는 작은 조각들을 돌려서 한 면을 같은 색으로 맞추는 퍼즐이에요. 정육면체가 기본 모양이고, 직육면체, 피라미드 모양 등 여러 종류가 있어요. 전 세계 큐브 선수들이 모여서 겨루는 큐브 빨리 맞추기 대회가 열리기도 해요. 더러운 물이 깨끗한 물로 변신! 변기에 똥을 누고 물을 내리면, 똥과 물은 변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요. 변기로 들어간 물은 여러 과정을 거쳐 다시 깨끗한 물이 돼요. 더러운 물이 깨끗해지는 과정을 알아보아요. 가정 변기에 똥을 누고 물을 내리면 오수관을 타고 정화조로 흘러가요. 정화조 변기에서 흘러내린 물을 정화 처리 한 후 하수도를 통해 하수 처리장으로 흘려 보내요. 침사지 물속에 있는 흙, 모래 등 무거운 물질을 가라앉혀요. 유입 펌프 커다란 펌프로 물을 끌어 올려요. 최초 침전지 더러운 물을 모아 두었다가 뜨는 물질과 가라앉는 물질을 분리하여 처리해요. 포기조 물에 공기를 넣어, 미생물을 이용하여 남아 있는 유기물을 흡착시켜요. 최종 침전지 흡착된 유기물 덩어리를 가라앉히고, 맑은 물을 흘려 보내요. 소독조 깨끗해진 물은 소독을 한 뒤 강으로 흘려보내요. 물이 필요 없는 변기가 있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양변기는 깨끗하고 편리해요. 하지만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고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러한 이유로 물을 내리지 않아도 되는 변기가 개발되었어요. 바로, 똥을 낙엽이나 볏짚으로 덮은 뒤 발효시켜 퇴비로 만드는 ‘퇴비변기’ 예요. 물을 아낄 수 있고, 거름으로 이용하여 흙에 좋은 영양분까지 주는 친환경 변기예요. 어떤 교육 기관에 갈까?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기 위해 교육 기관에 다녀요. 나이에 따라 다니는 교육 기관은 모두 다르지요. 교육 기관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아요. 어린이집과 유치원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노래, 율동, 그리기, 만들기, 블록 쌓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해요. 여러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이 쑥쑥 자라요. 초등학교 일상생활과 공부에 필요한 기초 능력을 길러요. 특히 바른 인성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어요. 중·고등학교 각각 3년 동안 다니며, 일상생활과 공부에 필요한 기본 능력을 길러요. 또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요. 대학교 . 원하는 분야를 더 깊게 배우고 공부해요. 배우고 싶은 과목과 수업 시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요. 졸업 후 직업을 가지기 위한 준비도 해요. 우리 동네에는 어떤 공공시설이 있을까? 우리 동네에는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 기관과 공공시설이 있어요. 주변에 어떤 공공시설들이 있는지 알아보아요. 공공시설이란? 지역 주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말해요. 공공시설은 지역 주민들이 편리하게 생활하고,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국가나 공공 단체가 만들어요. 안전 체험관 화재, 지진, 태풍 등의 재난 상황을 가상으로 체험하며 안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에요. 공영 주차장 주차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나 지방 자치 단체에서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주차장이에요. 사회 복지관 지역 사회 내에서 시설과 전문 인력을 갖추고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어려운 계층에 대한 지원을 우선으로 해요. 문화 예술 회관 공연, 전시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에요. 공공 체육 시설 국민의 체육 활동을 위해 국가 또는 지방 자치 단체에서 만든 체육관이나 수영장 등의 체육 시설이에요. 공원 사람들이 산책하거나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지역에 있는 산이나 호수, 강 등에 만든 정원이나 유원지예요. 국공립 도서관 종이책, 전자책, 멀티미디어 등의 자료를 모아 두고 사람들이 보거나 빌려 갈 수 있게 해 주는 곳이에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해요. 아름다운 경쟁을 위한 스포츠 정신 운동 경기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규칙을 잘 지키고 상대 선수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에요. 운동 경기를 할 때 지녀야 할 스포츠 정신에 대해 알아보아요. 경기 규칙 지키기 심판이 보지 않아도 경기 규칙을 잘 지키면서 경기를 해요. 협동심 가지기 팀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같은 팀 선수들과 힘을 합쳐 경기를 해요. 책임감 가지기 질 것 같다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요. 자신감 가지기 “잘할 수 있다.”, “끝까지 할 수 있다.” 라는 믿음을 가지고 경기를 해요. 무리한 욕심 버리기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지나치면 무리하다가 다칠 수 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요. 인내심 가지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 힘든 연습과 훈련을 참고 이겨 내요. 상대 선수 배려하기 상대 선수를 다치게 하지 않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경기를 해요. 동물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동물원에는 동물들이 보다 건강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 주는 여러 사람들이 있어요. 동물과 함께하는 직업으로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아요. 동물 사육사 동물을 관리하고 보살펴요. 동물이 사는 곳을 청소하고 먹이를 주며 동물의 상태를 관찰하지요. 동물을 운동시키고 훈련시키기도 해요. 동물원 수의사 동물원에 사는 동물의 병을 치료하고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해요. 동물의 종류가 다양해서 치료할 동물에 맞는 약과 치료법, 수술법 등을 공부해요. 동물 영양사 동물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동물의 영양을 관리해요. 동물마다 건강관리를 위한 알맞은 먹이를 필요한 영양소에 맞게 식단을 짜요. 동물원 큐레이터 동물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연구해요. 동물이 사는 환경을 야생 환경과 비슷하게 꾸며 동물이 자연스럽고 정상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해 주어요. 동물 박제사 죽은 동물을 살아 있을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만드는 일을 해요. 박제된 동물은 전시와 연구, 교육을 위한 자료로 쓰여요. 동물 해설사 동물이 살아가는 모습과 환경, 동물의 습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려 주어요. 어떤 박물관에 가 볼까? 박물관은 여러 가지 자료와 물품을 모아 보존하며 연구하고, 전시하는 곳이에요. 전시하는 물품에 따라 다양한 박물관이 있어요. 여러분은 어떤 박물관에 가 보고 싶나요? 국립중앙박물관 선사 시대부터 대한 제국 시기까지의 귀한 유물들을 모으고 연구하는 곳이에요. 전시된 시대별 역사 자료와 도자기, 미술품 등을 통해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알 수 있어요. 국립한글박물관 한글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보여 주는 곳이에요. 한글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품과 체험으로 한글의 원리를 쉽게 알려 주며 외국인들에게도 한글을 소개하고 알려요. 국립해양박물관 배, 해양 생물, 해양 산업 등 해양에 관련된 모든 것을 보여 주는 박물관이에요.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바다의 역사를 알고 미래를 볼 수 있어요. 수족관과 해양 체험을 통해 평소 만나기 힘든 해양 생물도 관찰해 볼 수 있어요. 국립항공박물관 우리나라와 세계의 항공 역사, 항공 생활, 항공 산업 등을 보여 주는 곳이에요. 과거에 우리나라에서 만든 여러 비행기를 볼 수 있고, 공항 체험, 조종사와 관제사 체험, 기내 훈련 체험, 승무원 체험 등 항공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도 해 볼 수 있어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사박물관으로 사람이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환경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알려 주기 위해 설립되었어요. 지구의 변화 과정과 중생대에 살다가 사라진 공룡 등 생물에 대한 여러 가지 자료를 볼 수 있어요. 조선의 아름다운 궁궐들 궁궐은 옛날에 왕이 살면서 나랏일을 했던 곳이에요. 조선의 수도였던 서울에는 궁궐이 5개나 있어요.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궁궐을 알아보아요. 경복궁 조선 시대에 지어진 5개의 궁궐 중 가장 처음으로 지어진 궁궐이에요. 일본과의 전쟁인 임진왜란 때 불에 타 버렸는데, 조선 시대 말 고종 때 다시 지어졌어요. 창덕궁 경복궁에 이어 두 번째로 지어진 궁궐로, 태종이 즉위한 뒤에 지어진 궁궐이에요. 창덕궁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 버려서 광해군 때 다시 지어졌어요. 조선의 5대 궁궐 중 가장 아름다운 궁궐로 손꼽히며,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어요. 창경궁 성종 때 지어진 궁궐로, 왕실 웃어른들을 편하게 모시기 위해 지었어요. 그 뒤, 우리나라를 빼앗은 일본인들이 창경궁 안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든 적도 있었는데, 이후 다시 고쳐서 지금은 옛날의 모습을 되찾았어요. 경희궁 광해군 때 지어진 경희궁은 수많은 임금이 정사를 살폈던 궁궐로 조선 후기에는 가장 중요한 궁궐이었어요. 덕수궁 덕수궁의 원래 이름은 경운궁이에요. 임진왜란 때 피난을 갔다 돌아온 선조가 머무르며 궁궐이 되어서, 위치나 배치가 다른 궁궐들과는 달라요. 고종이 황제에서 물러난 뒤에 덕수궁으로 이름을 바꿨어요.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어!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갈 때 이것저것 챙겨 갈 것이 많아요. 그런데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는 물건들이 있어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아요. 공 농구공, 축구공처럼 공기가 들어 있는 공은 기압 차이에 의해 터질 수 있기 때문에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어요. 하지만 1/3 이하로 공기를 빼면 가지고 탈 수 있어요. 스프레이 헤어스프레이와 살충제 등의 스프레이 제품은 안에 들어 있는 가스가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고, 수하물로도 가지고 갈 수 없어요. 물, 음료수 액체류는 액체로 된 폭발물을 가지고 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어요. 하지만 100ml 가 넘지 않는 용기에 담으면 비행기 에 가지고 탈 수 있어요. 샴푸, 린스, 치약 젤 형태로 된 것들은 폭발물의 재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어요. 하지만 100ml가 넘지 않는 용기에 담으면 가지고 탈 수 있어요. 야구 배트 누군가를 위협하는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스포츠용품은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어요. 망치, 못, 드릴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공구류는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어요. 안전한 공항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공항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에요. 공항에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공항 보안 검색 요원 금속 탐지기로 승객의 몸을 살피고, 엑스레이 검사기로 비행기에 가지고 타는 짐을 검사해요. 또, 폭발물이 있는지 검색해요. 공항 경찰 공항에서 일어날 수 있는 테러를 막고, 사고를 예방하며, 범죄자를 잡기도 해요. 또 공항 직원과 승객을 안전하게 지켜 주어요. 공항 세관원 다른 나라에서 사 오는 물건을 검사하여 세금을 매기고, 가지고 올 수 없는 물건을 가려내요. 위험한 약이나 무기, 폭발물 등을 찾기 위해 탐지견을 이용하기도 해요. 공항 검역관 다른 나라에서 온 농산물과 축산물 등이 안전한지 살피고, 가지고 오면 안 되는 것이 있는지 검사해요. 또 승객을 대상으로 열이 나는지 검사해서 전염병을 예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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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밧줄, 변사또, 손님들, 적국의 여자, 적국의 여인, 학자들, 눈, 장수, 신라, 폐하, 부모님, 대신들, 고구려, 안학 공주, 부하 한 사람, 성춘향, 제21대 문자왕의 맏아들, 흥안 태자, 짐, 입술, 수레 행렬, 이몽룡, 왕자, 태수의 무리들, 아바마마, 물건, 말, 아버지 문자왕, 백제 여인, 봉화대, 흥안태자, 한주 아가씨, 오라버니, 한주의 부모님, 태수, 가면, 물건들, 적국, 고구려 왕자, 누이동생, 백성들, 백제, 을밀장군, 고양이, 태수의 부하들, 고구려군, 한 여인, 을밀, 쥐들, 여자, 광대 한 명, 눈물, 백제군, 첩자, 여동생들, 문자왕, 물건 파는 장수, 고구려 군사들, 고개, 수레, 얼굴, 칼, 태자마마, 동네 사람들, 안학공주, 목, 여인, 부하, 손, 마을 아낙들, 흥안님, 한주의 어머니, 한주, 남자 하나, 안학 공주님, 적국의 왕자, 왕, 광대 한 무리, 군사들, 안장왕, 백제 여자, 새끼 고양이 | 제목: 안장왕
줄거리 요약: 평양성 별궁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오자 근처를 지나던 흥안태자와 을밀장군이 별궁으로 뛰어갔습니다. 을밀이 건네주는 새끼 고양이를 받아 든 안학 공주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고, 고양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흥안 태자는 갑자기 별궁 밖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뒤따라 달려 나온 을밀이 이유를 묻자, 흥안 태자가 한숨을 내쉬며 쥐들에게 쫓기는 고양이를 보는 순간, 백제와 신라에 공격당하는 고구려를 보는 것 같아 화가 치밀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날 밤, 흥안 태자는 아버지 문자왕을 찾아가서 지금 백제와 신라가 손을 잡고 고구려를 괴롭히고 있으니, 자신이 직접 백제의 상황을 살피고 오겠다고 했습니다. 물건을 팔러 다니는 장수로 변장한 흥안 태자는 국경을 넘어 백제 개백현에 도착했는데, 이는 고구려와 백제의 국경이 맞닿아 있는 지역으로 항상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마을이었습니다. 흥안 태자가 한참을 돌아다니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달려가 보니, 큰 집 대문 앞에는 아름다운 한 여인이 살짝 웃으며 흥안 태자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여인과 눈이 마주친 흥안 태자는 가슴이 뛰기 시작했고, 그 여인도 흥안 태자의 늠름한 모습에 반했습니다. 한주라는 이름의 여인이 수줍어하며 우리 집에는 여자가 많아서 물건을 많이 파실 수 있으니, 안으로 들어오시라고 말했습니다. 흥안 태자가 집 안으로 들어와 갖가지 물건들을 펼쳐 놓자 한주의 어머니와 여동생들은 백제에서는 구경도 못 하는 귀한 물건이라면서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한주와 흥안 태자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흥안 태자는 고구려 왕자인 자신이 적국의 여인을 사랑하면 안 된다며 마음을 잡았고, 한편 한주도 물건 파는 장수와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면 부모님께서 속상해하실 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흥안 태자는 고구려 왕자로 적국의 상황을 살피러 온 것이니 임무를 잊으면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았고, 개백현을 떠나 백제 곳곳을 다니며 여러 가지 정보를 얻어낸 후 고구려로 돌아가 백제를 공격할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음속에 여전히 한주가 남아 있었던 흥안 태자는 마지막으로 한 번만 얼굴을 보고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개백현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때 마을 한주 아가씨가 요즘 물건 파는 장수만 지나가면 불러다가 얼굴을 살피고 한숨을 내쉬며 눈물을 흘린다는 마을 아낙들이 하는 소리를 들은 흥안 태자는 정신없이 그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흥안 태자가 한주를 불렀더니, 한주는 당신 이름도 모르는 채 몇 달을 기다리며 그리워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흥안 태자는 자신이 고구려 왕자이고 한주가 백제 여자라는 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몰래 만나며 사랑을 키워갔지만, 날이 갈수록 고구려에서 아바마마와 대신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초조해졌습니다. 어느 날 한주가 흥안님과 혼인하겠다는 것을 부모님께 말씀드리겠다고 하자, 흥안 태자는 사실 자신이 고구려 왕자이고 백제를 염탐하러 왔다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흥안 태자는 한주의 손을 꼭 잡고 이제 고구려로 가야 하지만 다시 찾아와 정식으로 혼인하겠으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고, 그렇게 두 사람은 안타까운 이별을 했습니다. 고구려로 돌아온 흥안 태자는 백제를 염탐하며 모은 정보를 문자왕에게 자세히 알려 주었지만, 한주를 생각하면 괴로워서 안학 공주와 을밀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안학 공주는 아바마마께 말씀드리고 고구려로 모셔 오라고 했지만, 을밀은 폐하께서 보시기에는 믿을 수 없는 적국의 여자라고 하여, 그날 밤 을밀은 몰래 부하 한 사람을 불러 백제 개백현으로 가서 한주 아가씨를 잘 살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어느 날 개백현에 오게 된 새로운 태수가 한주의 모습을 보고 반해서 청혼하자, 한주의 부모님이 당장 두 사람을 혼인시키려고 했고, 그 사실을 안 한주는 짐을 싸서 국경을 넘어가려고 했지만 태수의 부하들이 붙잡았습니다. 끌려온 한주가 모든 사실을 털어놓자, 태수는 만약 자신과 혼인한다면 모든 것을 비밀로 하겠으니 선택하라고 했고, 한주는 목숨을 버릴지언정 사랑하는 남자를 배신할 수는 없다고 대답해서 옥에 가둬졌습니다. 흥안 태자는 왕위에 올라 안장왕이 되었고, 을밀은 안장왕에게 한주 아가씨가 지금 태수의 청혼을 거절해서 옥에 갇혔다는 소식을 전하며 구해오겠다고 했습니다. 안장왕은 을밀의 손을 잡으며 그렇게 해 준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라며 소원을 말해보라고 했더니, 은밀은 안학 공주님과의 혼인을 허락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태수의 생일 잔치로 백제 개백현에서 잔치가 열렸는데, 태수는 한주를 끌고 나와 마지막으로 혼인할 것인지 아니면 처형을 당할 것인지 물었고 한주가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말하자 당장 목을 치라고 소리쳤습니다. 바로 이때 광대 한 무리가 몰려와서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고 광대 한 명이 품에서 칼을 꺼내더니 태수의 가슴을 찔렀는데, 가면을 벗어 던진 그들은 바로 고구려 군사들이었으며 을밀은 한주에게 고봉산에 올라가 봉화를 피우면 왕께서 오실 거라고 말했습니다. 을밀과 군사들이 태수의 무리를 무찌르는 사이 안장왕은 한주가 피운 봉화를 보았고, 이에 고구려 군사들과 개백현으로 쳐들어갔습니다. 안장왕과 을밀의 지휘로 고구려군은 간단하게 백제군을 무찔렀고, 안장왕과 한주가 성대한 혼인식을 올리는 그날 을밀과 안학 공주도 혼인식을 올렸는데, 신분과 국경을 초월해 믿음과 사랑을 나눈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안장왕은 고구려 제21대 문자왕의 맏아들로, 적국인 백제의 여인을 왕비로 삼았다는 기록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학자들은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실화라고 믿고 있으며, 적국의 여인을 잊지 않고 구하러 온 안장왕과 목숨을 걸고 한 사람만을 사랑한 한주의 이야기는 믿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줍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꺄악! 거기 누구 없느냐?" 평양성 별궁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어요. 근처를 지나던 흥안태자와 을밀장군이 그 소리에 놀라 별궁으로 뛰어갔지요. 을밀이 상처 입은 새끼 고양이를 안학공주에게 건네주었어요. "많이 다치지 않은 것 같으니 너무 걱정 마십시오." 고양이를 받아 든 안학공주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어요. 을밀도 안학공주를 보며 살짝 미소를지었지요. 물끄러미 고양이를 바라보던 흥안 태자가 갑자기 별궁 밖으로 달려 나갔어요. "태자마마, 왜 그러십니까?" 뒤따라 달려 나온 을밀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흥안 태자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어요. "쥐들에게 쫓기는 고양이를 보는 순간, 백제와 신라에 공격당하는 고구려를 보는 것 같아 화가 치밀었어." 가만히 흥안 태자의 말을 듣던 을밀이 물었어요. "그럼, 그 쥐들이 백제와 신라라는 말씀입니까?" 흥안 태자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고구려는 한반도에서 가장 강한 나라였어요. 하지만 백제와 신라가 힘을 합해 고구려에 맞서는 데에는 고구려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어요. 그날 밤, 흥안 태자는 아버지 문자왕을 찾아갔어요. "아바마마, 지금 백제와 신라는 손을 잡고 고구려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허락해 주신다면 제가 직접 백제의 상황을 살피고 오겠습니다." 문자왕은 흥안 태자가 대견한 듯 고개를 끄덕였어요. "과연 고구려 왕자답구나. 조심해서 다녀오너라." 흥안 태자는 물건을 팔러 다니는 장수로 변장하고 길을 떠났어요. 한강을 건넌 흥안 태자는 국경을 넘어 백제 개백현에 도착했어요. 개백현은 고구려와 백제의 국경이 맞닿아 있는 지역이라 항상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마을이었지요. 흥안 태자는 개백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소리쳤어요. "귀하고 아름다운 물건이 많아요! 중국에서 건너온 황금 비녀도 있고, 바르기만 하면 얼굴이 비단처럼 부드러워지는 화장품도 있어요!" 한참을 돌아다니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이보세요! 잠깐 물건 구경 좀 할게요." 흥안 태자는 소리 나는 곳으로 달려갔어요. 큰 집 대문 앞에 한 여인이 서 있었어요. 흥안 태자는 얼어붙은 듯 서서 그 여인을 바라보았어요. 갸름하고 하얀 얼굴을 한 아름다운 여인이 살짝 웃으며 흥안 태자를 바라보고 있었지요. 여인과 눈이 마주친 흥안 태자는 가슴이 뛰기 시작했어요. '세상에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니...' 여인도 흥안 태자를 본 순간 흥안 태자의 늠름한 모습에 반했답니다. 여인이 수줍어하며 말했어요. "잠깐 안으로 들어오시겠어요? 우리 집에는 여자가 많아서 물건을 많이 파실 수 있을 거예요." 여인의 이름은 한주였어요. 흥안 태자가 집 안으로 들어와 갖가지 물건들을 펼쳐 놓자 한주의 어머니와 여동생들이 탄성을 질렀어요. "어머나! 이것들은 백제에서는 구경도 못하는 귀한 거야." "한주 언니! 우리 이거 전부 다 사요." 한주의 어머니와 여동생들은 물건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한주와 흥안 태자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지요. 두 사람은 서로 사랑을 느끼고 있었답니다. 하지만 흥안 태자는 곧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잡았어요. '고구려 왕자인 내가 적국의 여인을 사랑하다니, 이러면 안 된다.' 한편 한주도 안타까운 마음이었어요. '개백현에서 제일가는 집안의 딸이 물건 파는 장수와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면 부모님께서 얼마나 속상해 하실까.' 두 사람은 서로 사랑을 느끼고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한 채 속만 태울 뿐이었지요. 이윽고 흥안 태자는 아쉬움을 안고 한주의 집을 나섰어요. 흥안 태자는 밤새 한주의 집 앞을 서성거렸답니다. 날이 밝아올 무렵, 흥안 태자는 결심을 했어요. '정신 차리자! 나는 한가롭게 사랑이나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나는 고구려 왕자로 적국의 상황을 살피러 온 거야. 임무를 잊으면 안 돼!' 흥안 태자는 스스로를 꾸짖으며 개백현을 떠났어요. 그리고 백제 곳곳을 다니며 백제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어냈지요. '이제 백제에 대한 웬만한 정보는 다 얻은 셈이다. 어서 고구려로 돌아가 백제를 공격할 계획을 세워야겠다.' 하지만 흥안 태자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한주가 남아 있었답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한주의 얼굴을 보고 가야겠다.' 개백현으로 들어서는 흥안 태자는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그때 마을 아낙들이 하는 이야기가 들렸어요. "한주 아가씨가 요즘 이상해졌다며?" "그러게 말이야. 물건 파는 장수만 지나가면 불러다가 얼굴을 살피고는 한숨을 내쉬며 눈물을 흘리신대." 그 소리를 들은 흥안 태자는 정신 없이 한주의 집으로 달려갔어요. 한주는 멍한 얼굴로 창가에 서 있었어요. "한주 아가씨!" 흥안 태자가 달려가 한주를 불렀어요. 한주는 흥안 태자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요. "당신은 내 이름이라도 알고 있지요. 나는 당신 이름도 모르는 채 몇 달을 기다리며 그리워했답니다." 흥안 태자는 한주를 꼭 끌어안았어요. 자기가 고구려 왕자라는 것도, 한주가 백제 여자라는 것도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날 이후, 흥안 태자와 한주는 몰래 만나며 사랑을 키워갔지요. 하지만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흥안 태자는 초조해졌어요. '지금쯤 고구려에서는 아바마마와 대신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서 돌아가야 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한주가 말했어요. "흥안님과 혼인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리겠어요. 부모님이 반대하시더라도 뜻을 굽히지 않겠어요." 그러자 흥안 태자가 한숨을 쉬며 어렵게 말을 꺼냈어요. "사실 나는 고구려 왕자라오. 백제를 염탐하러 왔다가 그대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오." 한주는 너무 놀라 숨조차 쉴 수가 없었어요. "적국의 왕자를 사랑하다니....... 이제 저는 어쩌지요?" 흥안 태자는 한주의 손을 꼭 잡고 말했어요. "나는 이제 고구려로 가야 하오. 반드시 그대를 다시 찾아와 정식으로 혼인하겠소. 부디 나를 믿고 기다려 주시오." 한주는 입술을 꼭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태자님이 저를 찾으러 오실 때까지 기다리겠어요. 그러니 태자님도 저를 잊지 마세요." 그렇게 흥안 태자와 한주는 안타까운 이별을 했어요. 고구려로 돌아온 흥안 태자는 백제를 염탐하며 모은 정보를 문자왕에게 자세히 알려 주었어요. “허허, 흥안아. 정말 큰일을 해냈구나. 네가 자랑스럽다.” 하지만 흥안 태자는 한주를 생각하면 괴로웠어요. 그래서 안학 공주와 을밀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어요. “오라버니! 같은 여인으로서 저는 한주 아가씨가 얼마나 힘들지 짐작이 가요. 어서 아바마마께 말씀드리고 한주 아가씨를 고구려로 모셔 오세요.” 안학 공주의 말에 을밀은 반대했어요. “안 됩니다. 만약 그렇게 하시면 한주 아가씨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태자마마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이지만, 폐하께서 보시기에는 믿을 수 없는 적국의 여자입니다. 태자마마와 헤어진 사이에 한주 아가씨가 마음이 변해서 백제의 첩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실 것입니다.” 흥안태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날 밤 을밀은 몰래 부하 한 사람을 불러 말했어요. “백제 개백현으로 가서 한주 아가씨를 잘 살펴보거라.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나에게 알려 다오.” 을밀의 지시를 받은 부하는 곧 국경을 넘어 백제로 갔어요. 흥안 태자가 떠난 후 한주는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개백현에 새로운 태수가 오게 되었어요. 화려하게 장식한 말과 수레 행렬이 한주의 집 앞을 지나갔어요. 동네 사람들은 모두 그 행렬을 구경하러 나왔지만 한주는 멍하니 서서 고구려가 있는 북쪽 하늘을 바라보았어요. 수레를 타고 가던 태수는 한주의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하고 말았어요. 태수는 한주의 부모님을 찾아와 자신의 마음을 전했지요. “한주 아가씨를 아내로 맞게 해 주십시오.” 태수의 청혼을 받은 한주의 부모님은 몹시 기뻐했어요. “우리 집이 재산은 많아서 부자 소리를 듣지만 귀족이 아니라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태수와 한주가 혼인하면 우리도 귀족이 되는 것 아니오? 어서 한주의 마음을 물어봅시다.” 한주의 아버지가 말하자 어머니도 손뼉을 쳤어요. “묻고 말고 할 것 없이 당장 두 사람을 혼인시키도록 해요.” 이 사실을 안 한주는 짐을 쌌어요. ‘내 발로 흥안 태자님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어.’ 하지만 태수의 부하들이 국경을 넘어가려는 한주를 붙잡았어요. 태수 앞에 끌려온 한주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어요. 태수는 질투심과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졌어요. “내가 이 사실을 폐하께 알리면 너는 첩자로 몰려 사형당할 것이다. 만약 나와 혼인한다면 모든 것을 비밀로 하겠다. 그러니 어찌할 것인지 선택을 해라.” 그러자 한주는 침착하게 대답했어요. “저는 목숨을 버릴지언정 사랑하는 남자를 배신할 수는 없습니다.” 드디어 머리끝까지 화가 치민 태수는 한주를 옥에 가두었어요. 그날 밤, 웬 남자 하나가 국경을 넘어 고구려로 들어왔어요. 을밀이 보낸 첩자였어요. 고구려에서는 문자왕이 세상을 떠나고 흥안 태자가 왕위에 올랐어요. 그가 바로 안장왕이지요. 을밀은 안장왕을 찾아와 한주의 소식을 전했어요. “폐하. 실은 제가 부하 하나를 백제로 보내 한주 아가씨를 지켜보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한주 아가씨가 지금 태수의 청혼을 거절해서 옥에 갇혔다고 합니다.” 을밀의 말에 안장왕은 마음이 아팠어요. “제가 백제로 가서 한주 아가씨를 구해 오겠습니다.” 안장왕은 을밀의 손을 잡으며 말했어요. “그대가 그렇게 해 준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오. 나도 그대에게 무엇인가 해 주고 싶으니 소원을 말해 보시오.” “사실 오래 전부터 저는 안학 공주님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무사히 임무를 다 하고 돌아오면 저희 둘의 혼인을 허락해 주십시오.” 안장왕은 깜짝 놀라며 말했어요. “내가 내 사랑에만 신경을 쓰느라 아끼는 부하와 누이 동생의 사랑은 눈치 채지 못했구려. 반드시 두 사람의 혼인을 허락하겠소.” 한편, 백제 개백현에서는 태수의 생일 잔치로 동네 전체가 북적거렸어요. 태수에게 초대된 많은 손님들이 즐겁게 먹고 마시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어요. 잔치가 한창 흥겨워질 때쯤 밧줄에 묶인 한주가 끌려 나왔어요. “자, 한주! 마지막으로 묻겠다. 나와 혼인하겠느냐, 아니면 오늘 처형을 당하겠느냐?” 한주는 전혀 겁내지 않고 대답했어요. “태수님과 혼인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습니다.” 태수는 머리끝까지 화가 나 소리쳤어요. “당장 한주의 목을 쳐라!” 바로 이때였어요. 갑자기 흥겨운 음악 소리가 울리더니 광대 한 무리가 몰려왔어요. "헤헤헤, 태수님! 저희는 떠돌이 광대인데 태수님의 생신을 축하하려고 이렇게 왔습니다요.” “저 아가씨를 처형하시기 전에 저희들의 춤 한번 구경하시지요.” 말을 마친 광대들은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어느새 태수도 긴장이 풀어져 마음껏 웃어 대며 광대들 틈으로 들어가 춤을 추었어요. 그때, 광대 한 명이 품에서 칼을 꺼내더니 태수의 가슴을 찔렀어요. “우욱!” 태수는 짧은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어요. 태수를 찌른 광대가 가면을 벗자 다른 광대들도 가면을 벗어 던졌지요. 그들은 바로 고구려 군사들이었어요. 고구려 군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태수의 무리들을 공격했어요. 그 사이 을밀은 재빨리 한주를 묶었던 밧줄을 풀어 주며 말했어요. “고봉산에 올라가 봉화를 피우십시오. 그러면 왕께서 오실 것입니다.” 을밀과 군사들이 태수의 무리들을 무찌르는 사이 한주는 고봉산으로 올라가 봉화를 피웠어요. 개백현 근처 숲에서 군사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던 안장왕은 멀리 고봉산에서 봉화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았지요. “을밀이 드디어 해냈구나! 고구려 군사들이여, 공격하라!” 안장왕이 힘차게 외치자 고구려군은 함성을 지르며 개백현으로 쳐들어갔어요. 태수의 생일날 난데없는 전쟁이 일어나자 백성들은 모두 놀라 달아났지요. 안장왕과 을밀의 지휘로 고구려군은 간단하게 백제군을 무찔렀어요. “폐하! 고봉산에서 한주 아가씨가 기다리십니다.” 을밀의 말에 안장왕은 서둘러 고봉산 꼭대기로 올라갔어요. 그곳에서 한주가 안장왕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한주! 늦게 와서 미안하오.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 “아닙니다. 이렇게 저와의 약속을 잊지 않고 지켜 주시다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며칠 후 고구려 대궐에서 안장왕과 한주의 성대한 혼인식이 열렸어요. 바로 그날 을밀과 안학 공주도 혼인식을 올렸지요. 신분과 국경을 초월해 믿음과 사랑을 나눈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안장왕은 고구려 제21대 문자왕의 맏아들로, 백제 여인 한주와의 사랑으로 더욱 유명한 왕입니다. 당시 고구려는 남진정책을 추진 중이었는데, 백제와 신라가 동맹을 맺고 대항하는 바람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특히 고구려와 백제는 한강
유역을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었지요. 그래서 안장왕이 적국인 백제의 여인을 왕비로 삼았다는 기록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안장왕이 왕으로 있는 동안 고구려가 백제를 두 번이나 공격해 백제의 성을 점령했다는 기록을 들어 이 이야기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실화라고 믿고 있지요. 이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사실로 고구려가 점령한 지역이 바로 한주가 살았다는 지금의 고봉산 일대라는 점과 고봉산 꼭대기에 봉화대가 남아 있는 점 등을 들고 있어요.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신분의 벽을 넘어 서로의 사랑을 지킨 안장왕과 한주 이야기는 '춘향전'과 아주 비슷합니다. 안장왕은 이몽룡을, 한주는 성춘향을, 그리고 태수는 변사또를 닮았지요. 그래서 학자들은 '춘향전'이 안장왕과 한주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적국의 여인을 잊지 않고 구하러 온 안장왕과 목숨을 걸고 한 사람만을 사랑한 한주의 이야기는 믿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보여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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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소, 왕족, 눈, 목동들, 시인 타고르, 수드라, 바이샤, 찬드라얀 1호, 소년, 미국, 군인, 뱃사공, 음식, 우주, 신, 승려, 달 탐사 위성, 우유, 외국인, 간디, 집, 빨래, 로켓, 산줄기, 수공업자, 직물공, 인도, 사람, 돌가루, 인공위성, 짐꾼, 바다, 얼음층, 늑대, 달리트, 사람들, 벽, 관광객, 쇠똥, 그릇, 반죽, 컴퓨터, 인도호랑이, 수미트, 나, 하인, 부탄, 아리아바타호, 크샤트리아, 폭죽, 마하트마 간디, 초원, 배, 회사들, 코끼리, 불가촉천민, 불, 라마 신, 달력, 파키스탄, 공기, 여자, 동상, 인도 사람들, 흰 소, 지폐, 물, 도시, 전깃불, 하층민, 선생님, 연료, 계곡, 시바, 크리슈나, 물감, 흙바닥, 시추선, 우리나라, 난디, 인도 사람, 돈, 빙하, 가루, 등잔, 석유, 학교, 코뿔소, 일본, 물소, 산, 정글, 남자, 향신료, 중국, 아이들, 네팔, 그림, 흙, 채소, 동물, 정치가, 야생 동물, 민족 | 제목: 지폐로 알아보는 인도
줄거리 요약: 그 사람의 이름은 수미트고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 살고 있고 그 사람에겐 특별한 재주가 있다. 나마스테는 인도에서 많이 쓰는 인사말로, 당신 안의 신에게 존경을 표한다는 뜻이다. 지폐 뒷면을 보면 인도가 얼마나 특별한 나라인지 알 수 있고 지폐 뒷면 왼쪽에 꼬불꼬불 낯선, 여러 종류의 글자들이 잔뜩 보인다. 인도에는 여러 민족이 모여 사는데,민족마다 자기들만의 말이 있다. 인도에서 사용하는 말은 지폐에 있는 것보다 훨씬 많고, 인도에서 돈을 세는 단위는 루피고, 10루피는 한국 돈으로 170원 정도다. 100루피 지폐 뒷면에 그려져 있는 눈 덮인 산, 히말라야산맥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줄기이고,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칸첸중가산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 히말라야산맥은 1년 내내 눈이 덮여 있고 산 계곡으로는 아주 오랫동안 눈이 내리고 쌓여 왔다는 걸 알 수 있는 거대한 빙하가 흐르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높은 산들이 이어진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산도 인도에 있고 히말라야산맥은 워낙 커서 인도, 네팔, 파키스탄, 부탄 등 여러 나라에 걸쳐 있으며 칸첸중가산은 인도 시킴주와 네팔의 경계에 있다. 히말라야산맥 산의 높이은 우리나라 제주도에 있는 한라산의 4배가 넘는 8,603m이고, 눈이 내리고 쌓여 다져진 거대한 얼음층인 빙하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10루피 지폐의 가운데에 멋진 인도호랑이가 있는데, 그 인도호랑이는 인도를 대표하는 동물이다. 마나스 강 주변에는 세계적인 야생 동물 보호 구역이 있는데, 그 안에는 코끼리가 사는 정글도 있고 코뿔소가 사는 초원도 있다. 늑대가 키운 소년의 이야기인 정글북은 인도의 정글이 배경이다. 인도를 대표하는 동물이 인도호랑이라면, 인도 사람들이 가장 귀하고 신성하게 여기는 동물은 소인데 소는 농사일을 돕고, 우리가 먹을 우유도 주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쇠똥을 준다. 쇠똥이 없었다면 많은 인도 사람들이 따뜻한 집과 음식을 얻지 못했을 건데, 그 이유는 쇠똥이 있어야 집도 짓고 불도 땔 수 있기 때문이다. 흙을 빚어 붙인 것 같은 벽에 바른 쇠똥의 용도는 바깥의 차가운 공기를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인도 어디에나 널려 있는 쇠똥을 모은 뒤에 반죽해서 그릇 모양으로 잘 빚어 말리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인도에서는 물소만 일을 하는데 그 이유는 힌두교에서 소를 신성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인도 사람들이 소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우유와 쇠똥을 주기도 하지만 힌두교에서는 소가 신과 같기 때문이다. 인도 사람들은 소를 먹지도 않고 죽이지도 않고 소가 제멋대로 행동해도 그냥 내버려 두고 도로에서 벌렁 눕거나 가게에서 채소를 먹어 치워도 사람들은 화를 내지 않는다. 전 세계에 있는 소의 약 4분의 1이 인도에 살고 있고 거의 3억 마리에 달하며 그 중에 흰 소인 난디는 힌두교의 파괴와 생식의 신, 시바가 타고 다닌다는 성스러운 소이다. 힌두교에서는 사람을 크게 4가지 신분으로 나누는데, 이것을 카스트라고 하며 이것은 태어날 때 정해지는 신분이다. 인도 사람 5명 가운데 1명은 카스트에도 들지 못하는 하층민이고 카스트가 법적으로 사라졌는데도 인도 사람들은 대부분 습관처럼 카스트를 따르는데 힌두교를 믿는 인도 사람들은 이것을 신이 정해 준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 중 가장 높은 신분은 브라만이고 힌두교의 승려나 선생님 같은 일을 한다. 그다음은 크샤트리아로, 왕족이나 정치가, 군인이 대부분이고 바이샤는 장사를 하거나 농사일을 하는 사람들이며 수드라는 주로 힘든 육체 노동을 하는 계급이다. 직물공 같은 수공업자나 짐꾼, 하인 등과 빨래나 청소를 하는 사람들, 뱃사공 등의 카스트에 들지 못하는 하층민을 달리트 또는 불가촉천민이라고 부른다. 인도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반드시 초등학교에 다니도록 법으로 정했고 카스트에 들지 못하는 아이들도 학교에서 공부하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열심히 일해서 다음 세상에서는 천 파는 일을 하는 바이샤나 군인 같은 크샤트리아처럼 더 나은 신분으로 태어날 것이다. 힌두교의 신은 그 수가 3억 3천이 넘고 신을 위한 축제도 많은데 그중에 신을 위한 빛의 축제는 디왈리이다. 첫째가는 축제는 디왈리에서는 사람들이 집 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등잔에 불을 붙여 곳곳에 놓아두곤 했는데 요즘은 전깃불로 환하게 장식하기도 한다. 디왈리는 힌두교 달력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에 열리는데 거리는 집집마다 장식한 불빛으로 대낮처럼 환하고 특히 밤하늘을 수놓은 폭죽은 디왈리의 큰 볼거리이다. 보통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열리는 디왈리 축제는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라마 신을 기념하기 위해서 시작되었고 흙으로 만든 작은 등잔에 불을 붙여 곳곳을 장식한다. 홀리는 신을 위한 색의 축제고 인도에서 인기 있는 축제 중 하나다. 홀리는 힌두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인 크리슈나가 목동들과 색색의 물감을 뿌리며 놀았다는 신화에서 비롯된 축제고 사람들이 색색의 가루와 물을 뿌리며 신나게 놀기에 거리가 온통 화려한 색으로 물들며 남녀노소 신분에 상관없이 모두가 알록달록한 색을 뒤집어쓴 채 춤을 춘다. 길을 걷다 보면 흙바닥에 화려한 색의 그림이 있는 건 화려한 색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여자들이 신에게 복을 달라고 기도하며 색색의 돌가루로 그린 것은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면 그림이 지워져 버리지만, 내일 아침이면 또 그림을 그릴 테니 괜찮을 것이다. 아침마다 집 앞 흙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전통 의식을 랑골리라고 하며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화려한 색의 물감과 향신료는 화려한 색만큼은 모두 감탄할 정도이지만 향이 강해 외국인은 잘 먹지 못한다. 1,000루피 지폐의 뒷면에는 시추선과 인공위성 등이 그려져 있다. 인도는 보기와는 다르게 매우 과학 기술이 발달한 나라이고 그 예로 2008년에는 달 탐사 위성인 찬드라얀 1호를 쏘아 올렸다. 인도는 일본,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달 탐사 위성을 쏘아 올렸고 인도 최초의 인공위성인 아리아바타 호를 로켓으로 쏘아 올리려는 모습이다. 1,000루피에는 바다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석유를 찾는 데 쓰는 배인 시추선과 찬드라얀 1호를 실은 로켓이 있다. 인도는 우주 과학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 기술 분야의 다른 과학 기술도 발달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방갈로르 같은 컴퓨터 산업 도시들이 점점 커지고 있고, 이런 도시에서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 중에는 실력을 인정받으며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방갈로르는 인도 남쪽에 있는 도시로, 컴퓨터 산업의 중심지이고 이곳에서 우리나라, 미국, 일본 등의 유명한 컴퓨터 회사들도 볼 수 있다. 인도는 컴퓨터 제조부터 각종 프로그램 개발까지, 세계적으로 컴퓨터 관련 기술을 인정받는 나라이고 이 컴퓨터 산업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도 인도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모든 인도 지폐의 앞면에는 단 한 사람의 모습이 있다. 마하트마 간디는 종교나 신분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했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늘 발 벗고 나섰기에 간디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까지 간디를 존경했다. 위대한 영혼이라는 의미의 마하트마는 시인 타고르가 간디에게 바친 이름으로, 간디는 인도 곳곳에 동상과 기념관이 있으며 수많은 민족과 종교가 있는 나라 인도에서 모든 지폐에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간디는 남아프리카에서 차별받는 인도 사람들을 보며 그들을 위해 싸우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인도의 독립을 위해 싸웠고, 또 인도가 둘로 나눠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그중에서도 폭력을 쓰지 않고 맞서는 간디의 비폭력주의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인도는 아직 가난하고 불평등해 보이지만 행복한 나라인데 그 이유는 간디 같은 훌륭한 사람이 있기에 평등한 나라를 꿈꿀 수 있고 첨단 산업이 더 발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체 동화 이야기: 나마스테! 안녕, 내 이름은 수미트.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 살아. 나에겐 특별한 재주가 있어. 지폐만 있으면 인도를 멋지게 소개할 수 있지. 그럼, 지폐 속에 어떤 비밀들이 숨어 있는지 따라가 볼까? ‘나마스테.’는 인도에서 많이 쓰는 인사말로, ‘당신 안의 신에게 존경을 표합니다.’라는 뜻이야. 누구일까? 우선 지폐를 뒤집어 볼까? 지폐 뒷면을 보면 인도가 얼마나 특별한 나라인지 알 수 있어. 왼쪽에 꼬불꼬불 낯선, 여러 종류의 글자들이 잔뜩 보이지?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이냐고? 놀라지 마. 모두 인도에서 쓰는 말이야. 인도에는 여러 민족이 모여 사는데, 민족마다 자기들만의 말이 있거든. 사실 인도에서 사용하는 말은 지폐에 있는 것보다 휠씬 많아. 인도에서 돈을 세는 단위는 루피야. 10루피는 한국 돈으로 170원 정도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줄기, 히말라야산맥. 100루피 지폐 뒷면에는 눈 덮인 산이 그려져 있어.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칸첸중가산인데,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아. 히말라야산맥은 얼마나 높고 추운지, 1년 내내 눈이 덮여 있어. 산 계곡으로는 거대한 빙하가 흐르는데, 히말라야산맥에 아주 오랫동안 눈이 내리고 쌓여 왔다는 걸 알 수 있지. 히말라야산맥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높은 산들이 이어진 곳이에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산도 이곳에 있어요. 히말라야산맥은 워낙 커서 인도, 네팔, 파키스탄, 부탄 등 여러 나라에 걸쳐 있어요. 칸첸중가산은 인도 시킴주와 네팔의 경계에 있어요. 산의 높이는 8,603m로, 우리나라 제주도에 있는 한라산의 4배가 넘어요. 빙하는 눈이 내리고 쌓여 다져진 거대한 얼음층이에요. 히말라야산맥의 빙하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커. 야생 동물의 나라. 10루피 지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폐야. 지폐 가운데에 멋진 인도호랑이가 있거든. 인도호랑이는 인도를 대표하는 동물이야. 지폐에 있는 다른 동물들도 인도에서 사냐고? 물론이야. 인도에는 코끼리가 사는 정글도 있고, 코뿔소가 사는 초원도 있어. 마나스 강 주변에는 세계적인 야생 동물 보호 구역이 있지. 정글 북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나요? 늑대가 키운 소년의 이야기지요. 정글 북의 배경이 바로 인도의 정글이에요. 신성한 소, 소중한 쇠똥. 인도를 대표하는 동물이 인도호랑이라면, 인도 사람들이 가장 귀하고 신성하게 여기는 동물은 소야. 소는 농사일을 돕고, 우리가 먹을 우유도 주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쇠똥을 주지. 쇠똥이 중요하다니 말도 안 된다고? 쇠똥이 있어야 집도 짓고 불도 때는걸. 쇠똥이 없었다면, 많은 인도 사람들이 따뜻한 집과 음식을 얻지 못했을 거야. 벽에 바른 쇠똥이에요. 꼭 흙을 빚어 붙인 것 같지요. 쇠똥은 바깥의 차가운 공기를 막아 주는 역할을 해요. 인도 어디에나 널려 있는 게 쇠똥이에요. 쇠똥을 모은 뒤에 반죽해서 말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말려 두었다가 연료로 쓸 쇠똥이에요. 그릇 모양으로 잘 빚어 놓았어요. 인도에서 농사일을 돕는 물소예요. 인도에서는 물소만 일을 해요. 다른 소들은 일하지 않지요. 힌두교에서 소를 신성하게 여기기 때문이에요. 신이 깃들어 사는 동물. 인도 사람들이 소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우유와 쇠똥을 주기 때문만은 아니야. 인도 사람들은 대부분 힌두교를 믿는데, 힌두교에서는 소가 신과 같아. 그래서 인도 사람들은 소를 먹지도 않고 죽이지도 않아. 그러니 소가 제멋대로 행동해도 그냥 내버려 두지. 소가 도로에서 벌렁 눕거나 가게에서 채소를 먹어 치워도 사람들은 화를 내지 않아. 이 그림 위쪽에 보이는 흰 소가 ‘난디’야. 힌두교의 파괴와 생식의 신, 시바가 타고 다닌다는 성스러운 소지.전 세계에 있는 소의 약 4분의 1이 인도에 살고 있어요. 거의 3억 마리에 달하지요. 신이 깃들어 사는 동물 태어날 때 정해지는 신분. 힌두교에서는 사람을 크게 4가지 신분으로 나누는데, 이것을 카스트라고 해. 4가지 신분은 누가 결정하느냐고?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은 신이 정해 준다고 생각해. 그런데 인도 사람 5명 가운데 1명은 카스트에도 들지 못하는 하층민이야. 카스트가 법적으로 사라졌는데도 인도 사람들은 대부분 습관처럼 카스트를 따라. 하지만 나는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가장 높은 신분은 브라만이에요. 힌두교의 승려나 선생님 같은 일을 하지요. 그다음은 크샤트리아로, 왕족이나 정치가, 군인이 대부분이에요. 바이샤는 장사를 하거나 농사일을 하는 사람들이에요. 수드라는 주로 힘든 육체 노동을 하는 계급이에요. 직물공 같은 수공업자나 짐꾼, 하인 등이 속해요. 빨래나 청소를 하는 사람들, 뱃사공 등이 카스트에 들지 못하는 하층민이에요. ‘달리트’ 또는 ‘불가촉천민’이라고 불러요. 인도의 초등학교 수업 시간이에요. 인도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반드시 초등학교에 다니도록 법으로 정했어요. 카스트에 들지 못하는 아이들도 학교에서 공부하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지요. 열심히 일해서 다음 세상에는 더 나은 신분으로 태어나야지! 내 신분은 바이샤야. 천 파는 일을 하지. 내 신분은 크샤트리아야. 군인이지. 신을 위한 빛의 축제, 디왈리. 힌두교의 신은 그 수가 3억 3천이 넘는다고 해. 어마어마하게 많지? 신이 많다 보니 신을 위한 축제도 많아. 그중 첫째가는 축제가 디왈리야. 이때 사람들은 집 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등잔에 불을 붙여 곳곳에 놓아. 요즘은 전깃불로 환하게 장식하기도 해. 거리는 집집마다 장식한 불빛으로 대낮처럼 환해. 특히 밤하늘을 수놓은 폭죽은 디왈리의 큰 볼거리야. 디왈리는 힌두교 달력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에 열려요. 보통 10~11월 사이에 열리지요.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라마 신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축제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디왈리 축제 기간에는 흙으로 만든 작은 등잔에 불을 붙여 곳곳을 장식해요. 신을 위한 색의 축제, 홀리. 홀리는 인도에서 인기 있는 축제 중 하나야. 디왈리만큼 유명한 축제지. 홀리 때는 거리가 온통 화려한 색으로 물들어. 사람들이 색색의 가루와 물을 뿌리며 신나게 놀거든. 이날만큼은 남자든 여자든, 신분이 높든 낮든 상관없이 모두가 알록달록한 색을 뒤집어쓴 채 춤을 추지. 홀리는 힌두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인 크리슈나가 목동들과 색색의 물감을 뿌리며 놀았다는 신화에서 비롯된 축제예요.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아요. 화려한 색의 나라. 축제 때만 화려한 색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야. 길을 걷다 보면 흙바닥에 화려한 색의 그림이 있어. 아침마다 여자들이 색색의 돌가루로 그린 거야. 신에게 복을 달라고 기도하면서 말이야.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면 그림이 지워져 버리지만, 내일 아침이면 또 그림을 그릴 테니까 괜찮아.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화려한 색은 바로 가게에서 파는 물감과 향신료야. 알록달록한 물감 중에는 음식에 넣어 먹는 것도 있어. 향신료는 향이 강해 외국인은 잘 먹지 못하지만, 화려한 색만큼은 모두 감탄할 정도지. 랑골리. 아침마다 집 앞 흙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전통 의식을 랑골리라고 불러요.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다! 이제 1,000루피 지폐를 한번 볼까? 이 지폐의 뒷면에는 시추선과 인공위성 등이 그려져 있어. 우리가 쇠똥으로 불을 때며 사니까, 과학하고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지? 사실 인도는 과학 기술이 무척 발달한 나라야. 2008년에는 달 탐사 위성인 ‘찬드라얀 1호’를 쏘아 올렸어. 그것도 인도가 갖고 있는 기술로 말이야. 정말 놀랍지? 인도는 일본,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달 탐사 위성을 쏘아 올렸어요. 인도 최초의 인공위성인 아리아바타 호를 로켓으로 쏘아 올리려는 모습이에요. 시추선은 바다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석유를 찾는 데 쓰는 배예요. 1,000루피가 저렇게 생겼구나! 내가 그 유명한 찬드라얀 1호를 실은 로켓이야!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 기술. 인도는 우주 과학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과학 기술도 발달했어. 컴퓨터를 비롯해 정보 기술 분야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 그래서 방갈로르 같은 컴퓨터 산업 도시들이 점점 커지고 있어. 이런 도시에서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 중에는 실력을 인정받으며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 사람들을 보면 괜히 내가 으쓱한다니까. 방갈로르에 있는 첨단 산업 단지의 풍경이에요. 방갈로르는 인도 남쪽에 있는 도시로, 컴퓨터 산업의 중심지예요.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미국, 일본 등의 유명한 컴퓨터 회사들도 볼 수 있어요. 인도는 컴퓨터 제조부터 각종 프로그램 개발까지, 세계적으로 컴퓨터 관련 기술을 인정받는 나라예요. 인도의 컴퓨터 산업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요. 인도 사람들은 세계 곳곳의 컴퓨터 산업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요. 첨단 기술 연구 단지인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도 인도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지폐 앞면의 단 한 사람. 아, 중요한 이야기를 빠뜨렸네. 모든 인도 지폐의 앞면에는 단 한 사람의 모습이 있어. 바로 마하트마 간디야. 간디는 종교나 신분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했어. 누군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늘 발 벗고 나섰지. 간디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까지 간디를 존경했어. 그래서 민족과 종교가 수없이 많은 나라인 인도의 모든 지폐에 단 한 사람, 간디의 모습이 담겨 있는 거야. 인도 곳곳에서 간디를 기리는 동상과 기념관을 쉽게 볼 수 있어요. ‘마하트마’는 ‘위대한 영혼’이라는 뜻으로, 시인 타고르가 간디에게 바친 이름이에요. 간디는 남아프리카에서 차별받는 인도 사람들을 보며 그들을 위해 싸우기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인도의 독립을 위해 싸웠고, 또 인도가 둘로 나눠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폭력을 쓰지 않고 맞서는 간디의 비폭력주의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어요. 간디는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야. 인도에서 만나자! 인도 구경 잘했니? 인도는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야. 또 아직은 불평등해 보이지만, 간디 같은 훌륭한 사람이 있어서 평등한 나라를 꿈꿀 수 있지. 첨단 산업이 더 발전하면 모두들 부러워하는 나라가 될 거야. 나중에 꼭 인도에서 만나자.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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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덩굴, 매창, 나무, 개구리, 친척 어른, 사람들, 꽃, 메뚜기, 어머니, 속살, 산, 신사임당, 이파리, 붓, 나비, 들쥐, 매창이, 물감, 병풍, 그림, 패랭이꽃, 수박, 눈동자 | 제목: 신사임당의 이야기가 있는 그림
줄거리 요약: 마루에서 달그락 그릇 소리가 나자,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마루로 달려갔습니다. 그림 그리기 좋은 장소인 마루에서 신사임당은 물감을 담기 위해 접시들을 마루에 놓았습니다. 그림에 관심이 많은 매창은 신사임당에게 무얼 그릴 거냐고 물었습니다. 신사임당은 화단으로 가 수박을 살펴보며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그림이 되겠다며 웃었습니다. 신사임당은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했지만, 본 적도 없는 산과 나무를 그리는 게 싫었습니다. 신사임당은 마당에 꽃을 보며 자신이 볼 수 있는 걸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사임당은 마루에 앉아 녹색 물감을 풀고 붓 하나를 골라 물감을 묻혀서 둥그런 수박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덩굴도 그리고, 이파리도 그리면서 진한 녹색으로 수박도 덧칠했습니다. 신사임당이 붓을 움직일 때마다 아이들의 눈동자도 붓을 따라 움직였고, 이제 수박 속살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누가 수박을 갉아 먹었는지 신사임당이 묻자 아이들은 저마다 소리치며 대답했습니다. 신사임당이 붓을 들어 들쥐를 그리자, 아이들은 들쥐 흉내를 내며 까르르 웃었습니다. 신사임당은 나비가 없어 허전하다며, 나비 두 마리를 그려 넣었습니다. 매창은 그림을 바라보며 빈자리에 꽃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신사임당이 매창이를 닮은 패랭이 꽃을 그리니 그림이 환해졌습니다. 신사임당은 그림 일곱 점을 더 그려서 친척 어른에게 드릴 선물인 병풍을 만들었습니다. 신사임당이 그린 여덟 폭의 그림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그림에 빠져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림에서 꽃향내가 나고, 개구리가 뛰어오르고, 메뚜기가 도망가야 할 것 같았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달그락달그락. 마루에서 그릇 소리가 나자 아이들이 눈을 반짝였어. “어머니께서 그림을 그리시려나 봐.” “얼른 보러 가자.” 신사임당의 큰딸인 매창은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마루로 달려갔지. 신사임당은 물감을 담기 위해 접시들을 마루에 놓았어. 마루는 그림을 그리기에 좋은 곳이었지. 화단에 있는 꽃과 풀, 벌레들을 보고 그리려면 그보다 좋은 장소는 없었으니까. “어머니, 오늘은 무얼 그리실 거예요?” 그림에 관심이 많은 매창이 물었어. “수박이 열렸던데, 오늘은 수박을 그려 볼까?” 신사임당은 아이들과 화단으로 가서 수박을 살펴보았지. “누가 수박을 갉아 먹었어요.” 커다란 수박이 빨간 속을 드러내고 있었어. 신사임당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지. “재미있는 그림이 되겠구나.” 신사임당은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 그 시절 사람들은 중국에서 가져온 그림을 그대로 베끼곤 했지. 하지만 신사임당은 본 적도 없는 산과 나무를 그리는 게 싫었어. 어느 날, 신사임당은 마당에 핀 꽃을 보며 생각했지. “그래, 내가 볼 수 있는 걸 그리자. 여기 핀 꽃도, 작은 벌레도 이렇게나 예쁜데…….” 신사임당은 마루에 앉아 작은 접시에 녹색 물감을 풀었어. 가지런히 놓여 있는 붓 가운데 하나를 골라 물감을 묻혔지. 그러고는 가운데에 크고 둥그런 수박을 그리기 시작했어. 자연스럽게 뻗어 나간 덩굴도 그리고, 파릇파릇한 이파리도 그리고. 좀 더 진한 녹색으로 수박도 덧칠했어. “어머니, 수박이 참말 먹음직스러워요.” “맛있겠다!” 신사임당이 붓을 움직일 때마다 아이들의 눈동자도 붓을 따라 움직였어. 신사임당은 이제 붉은 물감으로 수박의 속살을 그리기 시작했어. “그림 속 수박도 누가 갉아 먹었네. 헤헤!” “누가 수박을 갉아 먹었을까?” 신사임당이 묻자 아이들이 저마다 소리쳤어. “메뚜기요, 메뚜기.” “아니야, 사마귀.” “말도 안 돼! 들쥐예요, 들쥐.” 흐뭇하게 아이들을 보고 있던 신사임당이 붓을 들어 쓱쓱. “찍찍, 들쥐다, 들쥐!” 아이들은 들쥐 흉내를 내며 까르르 웃었어. 신사임당은 붓을 내려놓고 물끄러미 그림을 보았어. “역시 나비가 없으니 허전하구나.” 그러더니 나비를 두 마리 그려 넣었어. “자, 이제 어떠니?” 매창은 어머니와 함께 그림을 바라보았어.“어머니, 이 자리에 꽃이 있으면 좋겠어요.” 매창이 빈자리를 가리키며 말했어. “그렇구나. 어떤 꽃이 좋을까?” “붉은 패랭이꽃이요. 저를 닮았다고 하셨잖아요.” 신사임당은 패랭이꽃을 그리기 시작했어. “매창이를 닮은 꽃이 들어가니 그림이 환해졌구나.” 신사임당은 그림을 일곱 점 더 그려서 병풍을 만들었어. 친척 어른에게 드릴 선물이었지. 병풍을 전해 드리기로 한 날, 친척 어른의 집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어. 신사임당의 그림을 구경하려고 말이야. 마침내 문이 열리고, 여덟 폭의 그림이 모습을 드러냈어. 사람들은 그림에 푹 빠져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었지. “그림에서 꽃향내가 나는 듯하구먼.” “개구리가 금방이라도 뛰어오르겠어요.” “메뚜기 요 녀석은 빨리 도망가야겠어.”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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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이불, 오빠, 이모, 청소기, 물건, 형제, 스마트폰, 우리 가족, 응원 대장, 동생, 여자, 사랑대장, 우리 아들, 아들, 자매, 내, 가족들, 아빠, 할머니, 남자, 딸, 형제자매, 남편, 우리 엄마, 가족, 남매, 나, 외삼촌, 아이들, 이불 빨래, 장난감, 모두 대장, 여보, 우리가족, 엄마, 비행기, 대장 | 제목: 우리 가족은 모두 대장
줄거리 요약: 남편에게 아들에게 오늘도 파이팅을 외치는 우리 엄마는 응원 대장입니다. 유치원에서 발표할 때 떨리다가도 응원 대장 우리 엄마를 생각하면 자신감이 퐁퐁 솟습니다. 집안일을 할 때크고 무거운 이불 빨래를 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옮기는 아빠는 힘 대장입니다. 아빠는 나를 높이 들어 비행기를 태워주고 동생이랑 같이 등에 타도 끄덕 없는 힘 대장입니다. 하루 종일 나를 따라다니고 내가 놀아주지 않으면 우는 동생은 따라 하기 대장입니다. 엄마와 아빠가 같은 아이들을 형제자매라고 하는데 남자만 있으면 형제이고 여자만 있으면 자매이고 남자 여자가 같이 있으면 남매입니다. 동생이 울면 내가 아끼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라고 하면 됩니다. 울음을 그치고 웃으면 귀여운 동생은 따라하기 대장입니다. 어린 동생을 잘 돌보아 주고, 형제자매는 마음을 나누면서 사이좋게 지냅니다. 할머니는 물건을 어디 두었는지는 잊어버리시지만 이야기 보따리를 술술 푸는 이야기 대장입니다. 할머니는 스마트폰을 두고 가셨다며 꼭 다시 돌아오시고 나는 찾아드립니다. 이모도 외삼촌도 우리 가족이라 서로의 생일을 꼭 축하해 주며 소중함을 느낍니다. 오늘 내 생일을 축하해 주려고 온 가족이 모여 웃음소리가 넘쳐나요. 우리 가족은 모두 대장이고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잘 말해줍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대장이고, 지금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사랑이 넘치는 우리 가족은 사랑 대장이고, 서로에게 큰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엄마는 응원 대장이에요. “여보, 회사 잘 다녀오세요. 우리 남편 파이팅!” “우리 아들, 유치원 잘 다녀와! 오늘도 파이팅!” 응원 대장 우리 엄마는 언제나 기운이 넘쳐요. ‘우리 아들, 잘할 거야. 파이팅!’ 유치원에서 발표할 때, 두근두근 떨리다가도 엄마를 생각하면 자신감이 퐁퐁 솟아요. “엄마, 고마워요!” 나에게 항상 자신감을 심어 주는 응원 대장, 우리 엄마예요. 아빠는 힘 대장이에요. 아빠는 집안일을 할 때, 힘쓰는 일을 도맡아 해요. “우하하! 크고 무거운 이불 빨래는 나한테 맡겨!” 아빠가 큰 이불을 번쩍 들어 세탁실로 옮겨요. 아빠: 무거운 물건 들어 옮기기, 이불 털기 엄마: 청소기 돌리기, 빨랫감 정리하기 아들: 장난감 정리하기, 동생과 놀아 주기 딸: 장난감 정리하기 아빠는 나랑 놀 때도 힘 대장이에요. 아빠는 나를 높이 들어서 비행기를 태워 줘요. 동생이랑 같이 아빠 등에 타도 끄떡없지요. 아빠랑 노는 건 정말 신나요. “아빠가 최고예요!” 나랑 신나게 놀아 주는 힘 대장, 우리 아빠예요. 동생은 따라 하기 대장이에요. 하루 종일 나만 졸졸 따라다니거든요. 내가 놀아 주지 않으면 동생은 바로 울음을 터뜨려요. “동생아, 미안해. 오빠도 혼자서 해야 할 일이 있어.” 엄마와 아빠가 같은 아이들을 ‘형제자매’라고 해요. 남자만 있으면 형제, 여자만 있으면 자매, 남자와 여자가 같이 있으면 남매예요. 우는 동생을 달래는 방법은 간단해요. “내 장난감 가지고 놀래? 내가 아끼는 거야.” 동생이 울음을 뚝 그치고 활짝 웃어요. 그러면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웃을 때 귀여운 따라 하기 대장, 내 동생이에요. 우리 아들, 동생 잘 보네. 동생은 어리기 때문에 잘 돌보아 주면서 사이좋게 지내야 해요. 형제자매는 마음을 나누면서 함께 자라지요. 할머니는 이야기 대장이에요. 할머니가 이야기보따리를 풀면 옛이야기가 술술 나와요. 그런데 정말 이상해요. 그 많은 옛이야기는 다 기억하시면서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는 가끔 깜빡깜빡하세요. 할머니는 집으로 가시다가 꼭 한 번씩 다시 돌아오세요. “스마트폰을 두고 간 것 같은데, 어디 두었더라?” 나는 얼른 스마트폰을 찾아 드려요. “고맙구나. 다음에 오면 또 재미있는 이야기 해 줄게.” 한집에 살지 않지만, 이모랑 외삼촌도 우리 가족이에요. 우리 가족은 서로의 생일을 꼭 축하해 줘요. 오늘은 우리 가족 중, 누구의 생일일까요? 우리한테 박수를 많이 쳐 주는 박수 대장, 이모 재미있는 놀이를 많이 아는 놀이 대장, 외삼촌 생일은 가족이 태어난 중요한 날이에요. 생일을 축하해 주는 가족을 통해서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어요. 오늘은 바로 내 생일이에요. 내 생일을 축하해 주려고 온 가족이 모였어요. 나는 기분이 좋아 가족들 앞에서 재미있는 춤을 추어요. 우리 집에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넘쳐나요. 우리 가족을 웃게 만드는 웃음 대장, 바로 나예요. 모두 대장인 우리 가족이 정말 잘하는 게 또 있어요. 바로 서로에게 “사랑해요.” 하고 말하는 거예요. 우리 가족은 모두 대장! 어떤 대장이냐고요? 지금부터 우리 가족을 소개할게요. 사랑이 넘치는 우리 가족은 모두 ‘사랑대장’이에요. 가족에게 “사랑해요.”, “고마워요.”, “최고예요.” 같은 말을 해 보세요.
서로에게 큰 힘을 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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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양식, 병품, 화가, 병아리, 어미 닭, 대장간, 총각, 김응환, 홍도, 회초리, 아버지, 관청, 정조, 산수, 미꾸라지, 옷감, 가마솥, 사람들, 아이, 집짓기, 훈장님, 어머니, 씨름, 한 아이, 미술, 고기, 물, 많은 사람들, 단원, 사천왕상, 엿, 임금님, 현감, 부처님, 외할아버지, 김홍도, 소금, 친구들, 호박엿, 학, 형님, 김한태, 풍속화, 둥지, 울릉도, 우리, 나리, 강세황, 용주사, 외삼촌, 아이들, 얼굴, 누룽지, 서당, 그림, 천자문, 산수화, 종아리, 이웃, 사람, 무동, 어른 | 제목: 김홍도
줄거리 요약: 글공부를 마친 아이들이 개울물에 들어가 옷이 젖는지도 모르고 신나게 고기잡이를 합니다. 친구들이 그림을 그리는 홍도를 불렀지만, 홍도는 그림 그리기가 좋습니다. 밤늦게 온 홍도에게 어머니는 늦은 이유를 물었고, 외삼촌이 그림 그리는 것을 구경했다 합니다. 홍도의 외삼촌과 외할아버지는 이름난 화가였지만 이 시대는 그림 그리는 일을 천하게 생각했고, 어머니는 홍도가 글공부를 게을리할까 봐 걱정되어 외가에 가지 말라 합니다. 홍도는 외갓집에 못 가니 혼자 보이는 모든 걸 그렸고, 어느 날 어머니는 홍도의 그림을 보았습니다. 어머니는 모든 그림을 살펴보시더니, 병아리와 어미 닭을 표현한 그림을 칭찬합니다. 어느 날 아버지가 홍도를 불러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해 들었다고 말했고, 홍도는 혼날 것 같아 대답하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홍도의 자신감 없는 모습을 맘에 들어 하지 않아 하자, 홍도가 용기를 냅니다. 외삼촌보다 훌륭한 화가가 될 거란 말에 아버지는 긴 시간 생각하시더니, 외가에 가서 실력을 알아보자고 말합니다. 홍도가 서당을 마치고 외가로 가보니 아버지가 와 계셨고, 오는 길에 본 것을 무엇이든 그리라 합니다. 홍도는 언덕에서 바라본 외갓집과 뒷산의 학을 그렸고, 완성하였으면 나가 있으라 말합니다. 외삼촌과 외할아버지는 아버지에게 홍도의 그림을 칭찬하며 자신들에게 맡겨 달라 말합니다. 홍도는 외가에서 그림을 배웠고, 외삼촌은 홍도의 그림을 챙겨 화가 김응환을 만나러 갑니다. 김응환은 홍도의 그림을 보고 대단한 솜씨라며 감탄합니다. 김응환은 솜씨가 뛰어나고 겸손한 홍도가 좋았고, 그림을 벼슬이 높은 강세환에게 보여주자고 말합니다. 김홍도의 외가는 강세황이 찾아온다고 야단법석이 났습니다. 홍도가 자신을 보러온 것에 놀라자, 김응환이 이제 도화서에서 그림을 배우라 합니다. 도화서는 나라에서 그림과 관련한 일을 맡아 하는 곳이고, 홍도는 기뻤습니다. 어느 날 홍도가 도화서 뒤뜰에 있는데 관청에 소금을 판매하는 김한태가 도화서에 사람 있냐며 묻습니다. 김한태는 어머니의 환갑에 쓸 병풍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그려 달라 부탁했고, 홍도는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김한태는 고마움의 표시로 양식과 옷감을 보내주었고, 이후 홍도의 그림을 팔아주어 홍도는 돈 걱정 없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강세환은 홍도가 임금의 얼굴을 그리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임금님은 김홍도의 솜씨를 칭찬하며 벼슬을 주었습니다. 홍도는 아름다운 시골 연풍의 현감이 되었고, 현풍의 경치를 그림 그리겠다 마음먹습니다. 홍도는 중국의 화법으로 우리 나라를 그리지 않고 자신만의 화법으로 산수화를 그렸습니다. 김응환은 홍도의 그림을 칭찬하며 그의 그림을 단원법이라 했고, 홍도의 호를 단원으로 지어줍니다. 정조 임금님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용주사라는 절을 지었고, 김홍도에게 절의 그림을 부탁합니다. 김홍도는 입체감을 주는 기법으로 그림을 그렸고, 그가 그린 사천왕상은 매우 무서웠으며 부처님은 부드럽고 편안했습니다. 홍도는 어느 날 서당에서 천자문을 바꿔 외우는 한 아이를 봅니다. 훈장님은 회초리로 아이의 종아리를 때리더니 다시 외워보라 합니다. 아이가 울면서 천자문을 외우자, 눈물을 그치라 합니다. 김홍도는 훈장님과 아이의 모습을 담은 서당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그립니다. 씨름판 선수들의 힘 겨루는 소리와 씨름을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 엿 파는 총각의 가위질 소리가 들립니다. 구경꾼들은 신이 났는데 엿을 팔지 못한 총각만 심술 난 표정이었고, 김홍도는 이 모습을 그려 씨름이라 제목을 붙입니다. 김홍도는 대장간에서 망치질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그 모습을 그립니다. 김홍도의 풍속화는 조선시대 대표 미술로 씨름, 서당, 집짓기, 대장간, 무동의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정을 느끼게 합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와아!" 글공부를 마친 아이들이 개울물로 뛰어들었어요.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물을 휘저어 고기를 몰았어요. "와! 미꾸라지다. 미꾸라지야!" 고기잡이에 신이 난 아이들은 옷이 젖는 줄도 몰랐답니다. "홍도야, 이리 와서 같이 놀자." 친구들이 언덕 위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홍도를 불렀어요. "아니야. 난 너희들 노는 모습을 그리는 게 더 재미있어!" 홍도에게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장 즐거운 놀이였어요. "무얼 하다 이리 늦었느냐?" 어느 날 밤늦게 돌아온 홍도에게 어머니가 물었어요. "외가에서 외삼촌이 그림 그리시는 걸 구경하다 왔습니다." 홍도의 외삼촌과 외할아버지는 모두 이름난 화가였어요. "홍도야, 이제부터 외가에 가는 일은 그만두도록 하여라." 어머니는 홍도가 그림 때문에 글공부를 게을리할까 봐 걱정하셨어요. 홍도가 살던 시대에는 그림 그리는 일을 천하게 여겼기 때문이에요. 외갓집에 갈 수 없게 된 홍도는 혼자 그림을 그렸어요. 홍도는 눈에 띄는 모든 것을 그림으로 그렸답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홍도의 그림을 보게 되었어요. "아니, 이걸 모두 네가 그렸단 말이냐?' "네." 어머니는 홍도의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셨어요. "물을 먹고 있는 이 병아리는 아주 예쁘구나. 어미 닭도 살아 있는 것 같고." 어느 날 아버지가 홍도를 부르셨어요. "어머니에게 듣자하니 그림에 정신을 팔고 있다고?" 홍도는 아버지께 꾸중을 들을까 봐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흠, 아무 소리도 없는 걸 보니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나 보오." 아버지는 홍도의 자신감 없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홍도는 용기를 내어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외삼촌보다 더 훌륭한 화가가 되겠어요!" 아버지는 한참 동안 생각한 후에 말씀하셨어요. "오냐, 그렇다면 네 실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내일 외가에 가서 알아보도록 하자." 홍도는 서당을 마치자마자 외가로 달려갔어요. 외가에는 아버지가 미리 와 계셨답니다. "무엇이든 외가에 오는 길에 보았던 것을 그려 보거라." 홍도는 언덕에서 내려다본 외갓집을 그렸습니다. 집 뒷산에 둥지를 튼 학까지 그리고 나니 훌륭한 그림이 되었어요. "다 그렸으면 잠시 나가 있거라." 외삼촌은 홍도를 내보내고 아버지에게 말했어요. "형님, 이건 보통 솜씨가 아닙니다." "홍도는 분명 그림으로 이름을 떨칠 걸세. 우리에게 맡겨 주게!" 외할아버지도 홍도의 그림을 칭찬했습니다. 외가에서 그림을 배우게 된 홍도는 그림을 더 잘 그리게 되었어요. "홍도야, 어서 그림을 챙겨 따라 나서거라." 외삼촌은 그 당시 유명한 화가였던 김응환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오! 정말 놀라운 솜씨입니다." 김응환은 홍도의 그림에 감탄했어요. "왜 여태 이런 솜씨를 집에 숨겨 두셨습니까?" 김응환은 훌륭한 솜씨를 갖추고도 겸손한 홍도가 마음에 들었어요. "이 그림을 강세황 어른께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강세황은 벼슬이 높고 그림 솜씨도 뛰어난 사람이었어요. 김홍도의 외가에 야단법석이 났습니다. "강세황 어른이 오신다!" 강세황이 김홍도를 찾아 외가에 온 것입니다. "나를 만나러 오셨다고?" 홍도는 깜짝 놀랐어요. "김응환을 통해서 자네 그림을 보고 찾아왔네. 앞으로는 도화서에서 그림을 배우도록 하게나." 도화서는 나라에서 그림에 관한 일을 맡아 하는 곳이었어요. '아! 이게 꿈은 아니겠지.' 홍도는 기뻐서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답니다. 어느 날 홍도가 도화서 뒤뜰에서 바람을 쐬고 있을 떄였어요. "혹시 도화서에 계시는 분인가요?" 관청에 소금을 파는 김한태라는 사람이었어요. "무슨 일로 그러시오?" "저, 실은 곧 어머니의 회갑인데 병품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나리께서 그림을 좀 그려 주실 수 있겠는지요?" 홍도는 어머니를 사랑하는 김한태의 마음을 알고 그림을 그려 주었어요. "나리 덕분에 잔치를 잘 치를 수 있었습니다." 김한태는 그리움의 표시로 많은 양식과 옷감을 보내 주었어요. 그리고 그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홍도의 그림을 팔아 주기도 했답니다. 덕분에 홍도는 살림 걱정 없이 열심히 그림을 그릴 수 있었지요. "기뻐하게. 자네가 임금님의 얼굴을 그리게 되었어." 강세황이 홍도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어요. 홍도는 떨리는 손길로 임금님의 얼굴을 그렸습니다. "오! 참으로 훌륭한 솜씨로구나." 임금님은 홍도의 솜씨를 칭찬했어요. "김홍도에게 벼슬을 주도록 하라." 홍도는 연풍 현감이 되었어요. 연풍은 시골이지만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아, 이 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그림으로 그려야겠구나!' '우리 나라의 산수를 중국의 화법으로 그린다는 건 옳지 않아!' 홍도는 중국의 화법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산수화를 그렸어요. "허허, 드디어 자네만의 화법을 만들어 냈군!" 김응환이 홍도의 그림을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그러게 말일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그림이야. 이제부터 홍도의 그림을 '단원법'이라고 해야겠군." 강세황은 홍도에게 단원이라는 호를 지어 주었습니다. 정조 임금님은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의 명복을 빌기 위해 용주사라는 절을 지었어요. "특별한 뜻이 담긴 절이니 자네가 그림을 그려 주게." 임금님이 김홍도에게 직접 부탁했어요. 김홍도는 멀고 가까운 느낌을 살리고 어둡고 밝은 부분을 강조하여 입체감을 주는 새로운 기법을 써서 그림을 그렸어요. 홍도가 그린 사천왕상은 너무 무시무시했습니다. 나쁜 귀신들조차 겁을 낼 정도였지요. 부처님의 모습은 부드럽고 따뜻해서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답니다. 어느 날 홍도는 서당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게 되었어요. "하늘 천, 따 지, 가마솥에 누룽지." 한 아이가 천자문을 엉터리로 외우고 있었어요. "어허, 이 녀석. 글공부를 게을리했구나." 훈장님은 회초리로 아이의 종아리를 때리셨어요. "자, 다시 외워 보거라." 아이는 울면서 천자문을 외웠어요. "하늘 천, 따 지, 엉엉, 검을 현, 누를 황." "엉엉은 빼고!" 훈장님의 말씀에 여기저기서 킥킥거리는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김홍도는 훈장님과 아이의 모습이 참 재미있어 보였답니다. 집으로 돌아온 김홍도는 서당이라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씨름판에서는 서로 힘을 겨루는 소리가 들렸어요. "엿 사세요, 엿!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는 울릉도 호박엿!" 씨름 구경을 하느라 둥그렇게 모여 앉은 사람들 사이에서 엿 파는 총각이 '짤각 짤각' 가위질을 합니다. 그러나 아무도 엿을 사려고 하지 않았어요. 모두들 씨름 구경에 신이 나 있는데 엿 파는 총각 혼자만 무뚝뚝한 얼굴이에요. '후후, 씨름 구경 때문에 엿이 팔리지 않는다고 심술이 난 모양이군!' 김홍도는 이 재미있는 모습을 그려서 씨름이라고 제목을 붙였답니다. "뚝딱뚝딱!" 대장간에서 망치질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 바로 저게 진정한 아름다움이야!' 김홍도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어요. 생활 속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은 김홍도의 새로운 그림 '풍속화'는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이 되었어요. 씨름, 서당, 집짓기, 대장간, 무동. 김홍도가 그린 그림은 꾸밈이 없고 자연스러웠어요. 그의 그림은 많이 사람들에게 즐거운 웃음과 이웃에 대한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 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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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하은, 활, 종이, 세인, 플루트, 문, 책, 동생, 거짓말쟁이, 리본, 친구, 바이올린 활, 오빠 물건, 입, 현우, 풍선, 텔레비전, 책상, 준비물, 악기, 선생님, 친구들, 바이올린, 민기, 피아노, 아이들, 엄마, 해인 | 제목: 거짓말이 툭 튀어나왔어
줄거리 요약: 일찍 출근하는 엄마 때문에 등교 준비를 마친 세인이는 엄마가 출근한 뒤 소파에 벌러덩 누웠습니다. 선생님은 평소와는 다른 목소리로 세인이에게 지금이 몇 시냐고 물었고, 눈치 없는 민기가 지금은 9시 25분이라고 말합니다. 선생님이 큰일 날 뻔했다며 걱정하는 눈빛으로 세인이 앞에 쪼그려 앉았습니다. 피아노도 잘 치고 여러 악기를 배운 유치원 친구 하은이가 플루트까지 배웠다고 하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세인이는 진짜 부러웠습니다. 하은이에게 거짓말한 것이 창피해서 솔직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자꾸 망설여졌습니다. 하은이가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할까 봐 겁도 났고, 사실을 말할 용기도 나지 않았습니다. 학교 수업에서도, 축구 클럽에서도 온통 발표회 생각뿐이었던 세인이는, 집에 오자마자 엄마에게 바이올린이 어디 있냐고 물었습니다. 세인이는 숨을 한 번 더 고르고 활을 움직여 보았지만, 좀 전과 똑같이 온몸에 소름이 돋는 소리가 났습니다. 종일 배배 꼬인 기분 탓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세인이가 어느새 잠이 들었는데, 얼마 후 퇴근한 엄마가 세인이를 깨웠습니다. 방으로 들어가는데, 오빠 물건을 왜 만졌냐며 바이올린 활이 부서졌다고 하는 소리와 함께, 해인이가 울먹이며 만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발표회 이틀 전 수업 시간에, 선생님은 어제 말한 발표회 최종 연습을 위한 준비물을 꺼내라고 하셨고, 세인이는 또 당황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이 쳐다보자, 당황한 세인이는 동생이 바이올린 활을 부러뜨려 가져오지 못했다고, 또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오늘 연습은 빠져야겠다고 말하는 선생님의 당황한 얼굴을 보자, 가슴이 뜨끔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2층 도서실로 달려간 세인이는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혼자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세인에게 발표회 때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은데, 자기가 괜히 종이에 적었다며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애들이 자랑하는 게 부럽고 지기 싫어서 집에 두 권밖에 없지만 23권이나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당당히 말하는 하은이가 웃기면서 낯설었습니다. 하은이는 솔직히 말할 용기가 안 날 때, 가슴에 손을 얹고 숨을 크게 쉬며 마음의 소리를 들으면 용기가 생긴다고 말한 뒤, 한번 해보라고 말하였고 세인이는 하은이를 따라 그렇게 해보았습니다. 다 알고 계시지만, 모른 척해주시는 건지 아무것도 묻지 않는 선생님이 고마웠고 비로소 복잡했던 마음도 후련해졌습니다. 2학년 5반 발표회 날, 작은 파티장으로 변한 교실에서 선생님은 친구들을 불러 모아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현우의 연주를 본 세인이는 나중에 바이올린을 배운다면 현우처럼 연습을 많이 해서 멋진 소리를 낼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세인아, 엄마 갔다 올게. 시간 맞춰서 학교에 가.” 출근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세인이는 소파에 벌러덩 누웠어요. 일찍 출근하는 엄마 때문에 세인이도 등교 준비를 마쳤거든요. “세인아, 지금이 몇 시야?” 선생님의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어요. 그런데 민기가 엉거주춤 서 있는 세인이를 한번 쓱 쳐다보더니 눈치 없이 말했지요. “선생님, 지금 9시 25분이에요.” ‘으아, 그걸 굳이 말해야 해?’ 그러자 선생님은 걱정하는 표정으로 세인이 앞에 쪼그려 앉았지요. “아이쿠, 그랬구나. 큰일 날 뻔했네. 유치원 때부터 친구예요. 어릴 때부터 욕심이 많은 하은이는 피아노도 잘 치고, 여러 악기를 배웠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플루트까지……. 이번엔 진짜 부러웠어요. “좋겠다. 난 진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세인이의 말에 하은이가 씨익 웃으며 말했어요. “너 있잖아. 그거! 너도 배웠다고 했잖아.” “하은아, 사실 그게 아니라…….” 거짓말을 했던 게 창피했어요.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려고 했는데 자꾸 망설여지는 거예요. 사실을 말해야 하는데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았어요. 하은이가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할까 봐 겁도 났거든요. “너도 잘할 거야.” 학교 수업이 마칠 때까지, 그리고 축구 클럽에 다녀오는 내내, 세인이 머릿속엔 발표회 생각뿐이었어요. 집으로 돌아와 현관 문을 열면서 세인이는 엄마와 바이올린을 동시에 찾았어요. “엄마, 바이올린 어디 있어요?” 온몸에 소름이 돋는 소리가 났어요. 텔레비전에서 볼 때와 영 딴판이었죠. 세인이는 숨을 한번 더 고르고 활을 부드럽게 움직 였어요. ‘끼이이이잉.’ 소리는 좀 전과 다르지 않았어요. 종일 배배 꼬인 기분 때문인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게 눈을 감고 있다가 세인이는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퇴근한 엄마가 세인이를 불렀어요. “세인아, 세인아. 일어나 봐.” 그러고는 방으로 들어가는데, 뒤에서 동생이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어요. “해인아, 오빠 물건은 만지지 말랬지?” “나, 안 만졌는데. 뭐?” “바이올린. 이거 봐. 활이 부서졌잖아.” 그런데 발표회 이틀 전, 세인이는 또 당황하고 말았어요. 어제 선생님이 발표회 최종 연습을 할 거라며 준비물을 챙겨 오라고 했거든요.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선생님이 말했어요. “자, 가져온 발표회 준비물을 책상 위에 꺼내 볼까요?” 다른 걸 준비하지도 못했거든요. 아이들의 시선이 세인이를 향하자 당황한 세인이의 입에서 또 거짓말이 튀어나왔어요. “동생이 바이올린 활을 부러뜨려서 못 가져왔어요.” 그러자 선생님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어요. “그래? 그럼 어쩌지? 오늘 연습은 빠져야겠네.” 선생님의 얼굴을 보자 또 가슴이 뜨끔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 세인이는 긴 복도를 후다닥 달려 2층 제일 끝 도서실로 갔어 요. 그곳에 있다가 친구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뒤에 조용히 혼자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책장 맨 안쪽 구석으로 간 세인이는 책을 꺼내 자리에 앉았 어요.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책을 읽으며 시간을 때 울 생각이었거든요. “세인아, 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 “그게 무슨 소리야?” “너 발표회 때 바이올린 연주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은데 내가 종이에 괜히 적은 것 같아.” “아니. 그게 내가 한 거짓말이었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당당히 거짓말을 했다고 말하는 하은이 가 좀 웃기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어요. “왜 그랬는데?” “애들이 서로 막 자랑하는 게 부러워서 그랬지. 난 집에 딱 두 권밖에 없는데. 괜히 지는 것 같아서 싫더라고.” “그렇다고 23권이나 있다고 뻥을 친 거야?” “세인아, 난 솔직히 말할 용기가 나지 않을 때, 가슴에 손을 얹고 크게 숨을 한 번 쉬어. 그리고 내 마음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없던 용기가 막 생기더라고. 너도 이렇게 한번 해 봐.” 세인이가 하은이를 따라 가슴에 손을 얹었어요. 그러고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었어요. “그래. 부담 갖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 세인이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 선생님이 고마웠어요. 어쩌면 다 알고 계시지만 모른 척해 주시는지도 몰라요.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교실 문을 나서는데, 복 잡했던 마음이 후련했어요. 2학년 5반 발표회 날, 알록달록한 풍선과 리본으로 꾸민 교 실은 작은 파티장으로 변했어요. “얘들아, 우리 기념사진 찍을까?” 선생님은 교실 앞쪽으로 친구들을 불러 모았어요. “하나, 둘, 셋 하면 크게 웃는 거야.” ‘찰칵’ 소리에 맞춰 반 친구들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었어요. ‘연습을 정말 많이 했나 봐. 저렇게 연주하려면 손가락이 엄 청 아팠을 텐데.’ 현우를 보며 세인이는 다짐했어요. 나중에 바이올린을 배우 게 되면 현우처럼 연습을 많이 해서 멋진 소리를 낼 거라고 말 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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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수증기, 물방울, 눈, 차가운 공기, 이슬, 변덕쟁이, 동생, 공기, 바람, 구름, 번개, 창문, 빗방울, 풀잎, 개구쟁이, 얼음, 태양, 눈사람, 천둥, 해, 무지개, 비, 정전기, 얼음 알갱이 | 제목: 날씨가 변덕쟁이인 까닭은?
줄거리 요약: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동생처럼 날씨도 바람이 이쪽에서 불었다가 저쪽에서 불고, 하늘이 맑았다가 흐리고, 비가 내렸다가 그치고, 더웠다가 추워지고 하는 변덕쟁이입니다. 날씨가 변덕쟁이인 까닭은 창문을 열면 방 안의 따뜻한 공기가 밖으로 나가고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들어와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낮에 바닷가에 가면 바다 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는데 땅이 바다보다 햇볕에 더 빨리 데워져 따뜻한 땅 위의 공기가 위로 올라가 차가운 바다 위의 공기가 땅 쪽으로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해가 지면 바람이 방향을 바꿔서 땅 쪽에서 바다 쪽으로 바람이 부는데 땅이 바다보다 더 빨리 식어서 땅 위의 공기가 차가워지고 그러면 낮 동안 천천히 데워진 바다 위의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땅 위의 차가운 공기는 바다 쪽으로 이동하는데 바람이 바다에서 땅 쪽으로 불었다가 다시 땅에서 바다 쪽으로 부는 건 공기가 방향을 바꿔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하늘이 맑았다가 흐렸다가 하는 건 공기가 수증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인데, 수증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바람이 불지 않는 맑은 날 아침이면 볼 수 있고 밤사이 기온이 낮아지면 수증기가 물방울이 되고 그것이 바로 아침에 풀잎 위에 맺힌 이슬입니다. 구름은 하늘로 올라간 수증기가 만드는 건데, 공기 중의 수증기가 따뜻한 공기와 함께 하늘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차가운 공기와 만나 서로 엉기어 뭉쳐지면 얼음 알갱이가 되는데, 하늘에서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모여 떠 있는 것이 구름입니다. 서로 옹기종기 뭉쳐지고 엉기기도 하고 그러다 점점 커지고 무거워져서 너무 무거워지면 더 이상 떠 있지 못해 빗방울이 되어서 아래로 떨어지는데 그게 바로 비입니다. 비바람이 치는 날 천둥, 번개도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이 구름 속에서 빠르게 왔다 갔다 하며 서로 부딪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정전기가 만들어져서 불꽃이 생기는데 그것이 번개이고 번개가 칠 때 우르르 쾅쾅 소리가 나는 걸 천둥이라고 합니다. 구름 속에 있던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이 비가 되어 아래로 다 떨어지고 나면 구름은 사라지고 하늘은 다시 맑아져 더운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면 시원한 바람이 불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랄 때 다 같이 단풍놀이할 차례입니다. 겨울이 되면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은 구름 속에서 옹기종기 뭉치고 다닥다닥 엉기어 점점 커지고 무거워져 아래로 떨어지는데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서 떨어지다 얼어붙어서 바로 눈이 됩니다. 눈이 내리면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할 수 있어 신나지만 눈이 녹아 눈놀이 더 하고 싶은데 못한다고 너무 서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열을 내뿜는 태양이 없다면 공기가 따뜻해지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공기가 꼼짝하지 않을 테니 바람도 불지 않고 구름도 만들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구름이 없으면 비도 눈도 내리지 않을 것이고 날씨가 변하지 않고 똑같으면 날마다 다른 놀이를 할 수 없을 테니 재미가 없을 것입니다. 위로 올라간 공기 중의 수증기는 차가운 공기와 만나서 서로 엉겨 붙어,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가 되는데, 두 개가 모여 떠 있는 것이 구름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내 동생은 변덕쟁이야.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웃었다가 울었다가, 언제나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거든. 날씨도 변덕쟁이야. 바람이 이쪽에서 불었다가 저쪽에서 불었다가, 하늘이 맑았다가 흐렸다가, 비가 내렸다가 무지개가 떴다가, 더웠다가 추웠다가, 언제나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잖아.” 날씨가 변덕쟁이인 까닭은, 공기가 있기 때문이야. 창문을 열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지? 방 안의 따뜻한 공기가 밖으로 나가고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는 거야. 낮에 바닷가에 가면 바다 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땅이 바다보다 햇볕에 더 빨리 데워지거든. 따뜻한 땅 위의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 차가운 바다 위의 공기가 땅 쪽으로 밀려오는 거야.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면 기분이 좋지? 해가 지면 바람은 방향을 바꾸어. 땅 쪽에서 바다 쪽으로 바람이 불지. 땅이 바다보다 더 빨리 식어서 땅 위의 공기가 차가워지거든. 그럼, 낮 동안 천천히 데워진 바다 위의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땅 위의 차가운 공기는 바다 쪽으로 이동해. 바람이 바다 쪽에서 땅 쪽으로 불었다가, 땅 쪽에서 바다 쪽으로 불었다가 하는 건, 공기가 따뜻해졌다 차가워졌다 하면서 방향을 바꿔 움직이기 때문이야. 하늘이 맑았다가 흐렸다가 하는 건, 공기가 수증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이야. 수증기는 물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는 맑은 날 아침이면 볼 수 있어. 밤사이 기온이 낮아지면 수증기는 물방울이 돼. 이른 아침, 풀잎 위에 송알송알 맺힌 이슬이 바로 물방울이 된 수증기야. 저기 봐, 두둥실 떠 있는 구름이 보이지? 구름은 하늘로 올라간 수증기가 만든 거야. 공기 중의 수증기가 따뜻한 공기와 함께 하늘로 올라가. 거기서 차가운 공기와 만나 서로 엉기어 뭉쳐지면 아주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돼. 하늘에서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모여 떠 있는 것이 구름이야. 구름 속의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들은 개구쟁이야. 서로 옹기종기 뭉치고 다닥다닥 엉기기도 하지. 그러다가 점점 커지고 점점 무거워져. 너무 무거워지면 더 이상 떠 있지 못해 빗방울이 되어서 후드득 아래로 떨어져. 그게 바로 비야. 비바람이 치는 날 밤잠을 깨우는 천둥, 번개도 구름 속의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 때문에 생기는 거야.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아. 구름 속에서 빠르게 왔다 갔다 하며 서로 부딪쳐. 그러다 정전기가 만들어지고 번쩍 불꽃이 생겨. 그게 바로 번개야. 번개가 칠 때 종종 ‘우르르 쾅쾅’ 소리가 나는 걸 천둥이라고 해. 구름 속에 있던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이 비가 되어 아래로 다 떨어지고 나면 구름은 사라지고 하늘은 다시 맑아져. 긴 장마가 있는 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시원한 바람이 불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지. 이제는 다 같이 울긋불긋 단풍놀이할 차례야. 겨울이 되면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이 얌전해질까? 아니, 아니야! 겨울에도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은 구름 속에서 옹기종기 뭉치고 다닥다닥 엉기어 점점 커지고 무거워져. 너무 무거워지면 아래로 떨어지는데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서 떨어지다가 얼어붙고 말지. 그게 바로 눈이야. 눈이 내리면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할 수 있어. 정말 신나지? “어, 눈이 다 녹아 버렸잖아. 눈놀이 더 하고 싶었는데.” 너무 서운해하지 마. 날씨가 변덕쟁이인 가장 큰 까닭은. 바로 나, 뜨거운 열을 내뿜는 태양 때문이야. 내가 없으면 공기가 따뜻해지지 않을 거야. 그럼, 공기가 꼼짝하지 않을 테니 바람도 불지 않고, 구름도 만들어지지 않겠지? 구름이 없으니, 비도 눈도 내리지 않아. 그런데 날씨가 변하지 않고 언제나 똑같으면 얼마나 재미없겠어? 날씨가 날마다 변하니까 날마다 다른 놀이를 할 수 있잖아. 내일은 또 어떤 날씨일까? 내일은 또 뭐 하고 놀래? 따뜻해진 공기는 위로 올라가요. 위로 올라간 공기 중의 수증기는 차가운 공기와 만나 서로 엉겨 붙어서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가 되어요. 이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가 모여 떠 있는 것이 ‘구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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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고학년
키워드: 밧줄, 홍의 장군 의병대, 장수, 부모, 망개 잎, 대신들, 장수들, 외손녀, 일본군, 도적, 조식, 어머니, 부하들, 가족들, 홍의 장군, 노비들, 나무 조각, 군사, 식량, 곽재우 장군, 외동딸, 느티나무, 도적들, 권율, 목사, 사람, 조총, 왜적, 원군, 패랭이, 책, 목사 김시민, 김덕령, 임금, 함선, 어린아이, 사람들, 아들, 양반들, 관리, 꽹과리, 붉은 옷, 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백성들, 허씨 부인, 병사들, 횃불, 주인, 배, 불, 백마, 백성, 계란, 부인, 김시민 장군, 무기, 불화살, 이몽학, 김성일, 징, 사신들, 제자들, 호각, 왜적들, 칼, 청년, 떡, 처자식, 곽재우, 돈, 의병들, 활, 의병대, 부하, 형제, 아버지, 무덤, 이순신, 장군, 선조, 수송선, 노비, 밥, 의병장, 관군, 북, 권율 장군, 가족, 쌀, 참모들, 조선군, 청년들, 선조 임금, 김수, 의병 | 제목: 힘을 합쳐 나라를 구한 의병들과 홍의 장군
줄거리 요약: 1592년 4월 13일, 호시탐탐 우리 땅을 노리던 일본군 함대가 부산포로 쳐들어오자, 백성들은 다들 공포에 떨며 북쪽으로 피난을 떠났습니다. 곽재우의 가족들도 불안에 떨며 짐을 싸려고 준비하자, 그는 집을 두고 어디로 간단 말이냐며 호통을 쳤는데, 수없이 많은 사람이 일본군에게 목숨을 잃게 되자 팔자 좋은 양반에 불과한 곽재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곽재우는 의령에서도 알아주는 명문가에서 태어났고, 이황과 더불어 당대 최고의 유학자로 꼽히는 조식의 제자가 되어 열심히 공부해 과거 시험에도 붙었지만, 그가 낸 답안지에 선조 임금이 싫어하는 내용이 있어 불합격한 그는 가족들을 이끌고 세간리로 돌아왔어요. 임진왜란이 나고 일주일 만에 경상 감사 김수가 지레 겁을 먹고 도망을 치자, 곽재우는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워야 할 자가 백성을 버렸다며 김수를 죽일 작정이었으나 집안 어른들이 설득하여 집으로 데려왔는데, 그는 임금도 궁궐을 버리고 피난을 떠난 상황이니 이제 관군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곽재우는 전 재산을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재산을 모두 처분하는 것을 보고 다들 의아해 물으니, 떠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곳에 살기 위해서라며, 재산을 없애려는 게 아니라 도적들로부터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고 나중에야 가족들은 그가 의병을 일으키려고 그랬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곽재우가 의병장으로 나선 데에는 스승인 조식의 영향이 매우 컸는데 별명이 칼 찬 선비였던 조식은 무엇보다 실천을 중요하게 여겼고, 일본을 경계하라고 당부하며 제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그에게 병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그것이 훗날 곽재우가 임진왜란에서 왜적을 물리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곽재우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날은 음력 4월 22일로, 이 날을 양력으로 계산해서 6월 1일이 현재의 의병의 날이 되었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정신으로 20만 일본 대군도 우리 백성이 힘을 합치면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둥둥 북소리가 울리자 의병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은 곽재우 집안의 노비 몇 명뿐이었는데, 전쟁도 무섭지만 배고픔이 더 끔찍했던 백성들에게 곽재우는 곳간 문을 열어 돈과 양식을 내주었는데, 의병에 나가면 돈과 먹을 것을 준다는 소문에 지원자가 한 명 두 명 늘어나는 사이 일본군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일본군이 부산 앞바다에 나타난 지 9일째 되던 날, 세간리 느티나무 동산에 붉은 옷에 백마를 탄 장군이 나타나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으니 두려울 게 무엇이냐며, 부모 형제와 처자식의 운명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외쳤고, 출정식에 모인 의병의 수는 약 50명쯤으로 그 규모는 작고 초라했지만, 바로 이들이 일본군이 이름만 듣고도 도망쳤다는 홍의 장군 의병대의 원조입니다. 경상 감사 김수가 도망치면서 각 고을에 일본군을 피하라는 격문을 보내는 바람에, 일본군이 주인 없는 관청을 노략질하고 다니자, 곽재우는 더 이상 왜적들이 날뛰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의병대를 이끌고 일본군을 추격했으나 의병들이 왜적을 상대하기란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습니다. 부산에 상륙한 일본군은 전쟁에 필요한 병력과 물자를 나르기 위해 주로 낙동강을 이용했는데, 곽재우는 참모들과 치밀한 작전을 세워 기강 나루에서 적의 수송선을 공격하여 왜선을 물리쳤습니다. 며칠 후, 정암진 나루터에 일본군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은 곽재우는 직접 그곳으로 향해 그들을 관찰하였는데, 일본군 정찰대가 배가 늪지대를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곳곳에 나무 조각으로 표시를 해 놓은 것을 알아차리고는,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저것들의 방향을 모두 늪지 쪽으로 바꿔놓도록 하였습니다. 의병대는 곳곳에 매복하여 때를 기다렸다가 배들이 늪지대로 향하자, 곽재우의 명령에 따라 불화살을 쏘며 무찔렀는데 불과 수십 명의 인원이 힘을 합쳐 무려 2천 명에 달하는 일본군을 거의 한 명도 남김없이 무찔렀습니다. 정암진은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중요한 길목으로, 홍의 장군이 정암진에서 왜군을 전멸시켰다는 소식은 백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어 의병에 참여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고, 수십 명이 2천여 명으로 불어났으며 홍의 장군 부대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정암진 전투는 육지에서 거둔 조선의 첫 번째 승리로, 싸움터에서 잔뼈가 굵은 장수들도 겁을 내는 판에 홍의 장군 부대의 승전 소식을 듣고 조정 대신들이 가장 놀랐는데, 조총 부대에 맞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비밀은 곽재우의 강한 지도력이었습니다. 곽재우는 전쟁에서 가장 큰 적은 두려움인데,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 수 있다며 부하들을 격려했고, 의병들은 그런 곽재우 장군을 믿고 따랐으며 얼마 후, 일본군의 군량미를 실은 배를 공격하여 일본군을 전멸시키고 식량을 모조리 압수했습니다. 곽재우는 의병대를 창설한 이후 경상우도에서 의병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는데, 전투가 끝나면 의병들도 관군과 마찬가지로 조정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는데, 간혹 조정에 잘 보이려고 적의 숫자를 부풀리는 장수들도 있었지만, 곽재우의 보고서에는 어느 날 어느 곳에서 일본군과 싸워 이겼다는 내용만 적혀 있어 오로지 적을 무찌르겠다는 그의 진심에 감동한 의병들은 그를 더욱 믿고 따랐습니다. 곽재우가 관아의 무기와 군량미를 훔쳐 간 도적이라는 벽보가 붙었는데, 이는 경상 감사 김수의 농간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난 직후 경기도 용인으로 도망쳤다가 전투에서 크게 패하고 처벌이 두려워 다시 경상도로 돌아왔으나, 의병들의 활약이 대단한 걸 알고는 과거 자신의 잘못이 알려질까 봐 두려워 곽재우를 도둑으로 몰았습니다. 신하의 도리를 안다면 외적과 맞서 싸우다 죽는 게 마땅하거늘, 부끄러움을 알고 반성은 못 할망정 어찌 감히 의병의 앞길을 가로막는단 말이냐는 곽재우의 말에 김수가 사뭇 기세등등하게 대응하자, 곽재우는 긴 칼을 뽑아 들고 내 손에 죽고 싶지 않으면 관군에게 그대의 죄를 묻게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날 새벽, 한성으로 탈출한 김수는 관의 허락도 없이 무기와 식량을 탈취한 자는 의병이 아니라 역적이며 더구나 관리를 죽이려고 한 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면서 당장 곽재우를 잡아들여 사형에 처하는 게 마땅하다고 했고, 그때 곽재우는 왜적을 맞아 싸우지 않고 도성을 왜적에게 빼앗기게 한 김수는 나라를 망친 큰 도적으로 김수의 목을 베어 전하께 보낸다면 적장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목을 바치는 것보다 몇 배는 큰 공이 될 것이라는 상소를 올렸습니다. 대신들의 의견은 두 갈래로 나뉘었으나 결국 곽재우는 체포되어 옥에 갇혔고, 경상도 초유사 김성일은 김수에게 죄가 있으면 조정에서 처리할 것이라며 섣부른 행동을 경계하고는 철저한 조사로 모든 사정을 알게 되자, 바로 조정에 보고서를 올려 곽재우가 석방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전쟁터로 돌아온 곽재우는 정암진 전투에서 군량미를 모두 빼앗긴 일본군이 보복하여 수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에 분노가 치밀었고, 적의 주둔지로 가기로 결심하고는 의병들에게 병사 한 사람당 다섯 개씩 횃불을 들고, 징과 꽹과리를 울리면서 하늘에서 내려온 홍의 장군이 이곳에 와 있으니 내일이면 너희 일본군은 다 죽고 말 것이라고 외치라고 지시했습니다. 산은 온통 붉은 횃불로 가득 차고 꽹과리, 징 소리가 밤새 요란하게 울려 퍼졌고, 하늘에서 내려온 홍의 장군이 여기 있다, 너희는 내일 반드시 다 죽게 될 것이라는 소리가 일본군의 사기를 완전히 떨어뜨려, 다음 날 새벽, 곽재우가 의병대의 맨 앞에 서서 공격을 개시하자, 일본군은 성을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의령에는 홍의 장군이 있으니 피하라는 일본군 사이에서 말이 떠돌기 시작했고 곽재우는 그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었고, 1592년 10월 5일, 2만여 명의 일본군이 진주성으로 쳐들어왔을 때 경상우도 순찰사 김성일을 도와 현풍성에서와 비슷한 작전을 세웠는데, 밤새 호각을 불고 함성을 지르며 불을 피우게 하고 10여 명의 날랜 장수들에게 자신과 똑같은 붉은 옷을 입혔습니다. 의병은 정식으로 훈련받은 군대가 아니기 때문에 일본군과 맞서 싸우려면 치밀한 작전이 필요하여 곽재우는 가짜 홍의 장군을 내세웠고 붉은 옷을 입은 홍의 장군들이 사방에서 백마를 타고 나타나자 일본군은 정신이 하나도 없어 붉은색만 보아도 넋이 나갔고, 성안에서는 김시민 장군이 이끄는 관군과 일반 백성들이 똘똘 뭉쳐 6일 동안 밤낮으로 목숨을 건 전투를 벌였기에 결국 일본은 큰 피해만 보고 패했는데 이 전투가 바로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인 진주대첩입니다. 전쟁을 앞두고 곽재우 장군은 적진이 앞에 있어 불을 피울 수가 없으니 병사들이 굶을 수 밖에 없어 늘 고민했는데, 하루는 망개 잎에 밥을 싸가지고 다니면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아 편리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잡곡 밥알이 잎에 잘 달라붙지 않는 단점을 알게 된 곽재우 장군의 부인이 밥 대신 떡을 망개 잎으로 싸서 의병들에게 보내주어, 여기에서 유래하여 망개떡이라는 훌륭한 음식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경상우도의 백성들은 곽재우를 수호신처럼 여겼고 바다에서는 이순신, 육지에서는 권율과 곽재우가 가장 큰 골칫거리라며 일본군 장수들은 점점 지쳐갔는데, 그 사이 명나라 원군이 도착하자, 일본은 휴전을 제의하고 거제도 장문포에 성을 쌓기 시작하며 잠시 물러나는 척하면서 힘을 키우려는 속셈이었습니다. 일본군 주력 부대가 장문포에 주둔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선조 임금은 노발대발했고, 총지휘관으로 임명된 권율 장군은 이순신과 곽재우, 김덕령에게 수륙 합동 작전으로 장문포를 공격하도록 했는데 일본군은 바닷가에 배 몇 척을 띄워놓고 섬 깊숙이 숨어 일절 공격에 응하지 않는 작전을 쓰며 한 달 넘게 시간을 끌었습니다. 곽재우 장군과 김덕령은 매우 각별한 사이로 김덕령은 당시 20대의 청년 의병장이었지만 누구보다도 용감하게 왜적과 싸웠고, 곽재우를 마치 아버지처럼 따랐는데 충청도에서 이몽학이 난을 일으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혀 반란을 평정하는 과정에서 곽재우와 김덕령이 모함을 받게 되어, 김덕령은 억울하게 목숨을 잃고 다행히 곽재우는 반란과 관계가 없다고 밝혀졌지만, 하루아침에 충신을 역적으로 몰아 죽였다는 충격으로 곽재우는 한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김덕령의 죽음은 곽재우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힘을 모아 싸우는 의병들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안겨 주어 적과 맞서 싸울 의욕을 잃고 집으로 돌아가는 의병도 수두룩했고, 그 무렵 조정에서는 곽재우 장군을 성주 목사로 임명했지만 그는 벼슬을 마다하고 고향으로 내려갔고, 의병을 꾸리느라 전 재산을 날리는 바람에 두 아들과 함께 패랭이를 만들어 팔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곽재우 장군은 곽재우와 형제들을 친자식 못지않게 정성껏 보살펴 주시던 새어머니 허 씨 부인이 돌아가시자, 삼 년 동안 무덤을 지키며 제를 올리는 동안, 조정에서는 수차례 관직을 내려 그를 한성으로 불렀으나 뜻을 굽히지 않고 관직을 사양했는데 한동안 잠잠했던 일본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이번에는 곽재우도 어쩔 수 없이 벼슬을 받아들이고 울산의 도산성으로 향했습니다. 도산성에 당도한 곽재우는 적의 본거지인 부산에서 가까운 이 성을 지켜야 조선군이 전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적어도 2천 명의 군사를 이곳에 주둔시켜야 한다고 즉시 조정에 보고서를 올렸고 선조는 거듭된 요청에도 군대를 보내지 않아 실망한 장군이 사직서를 내고 훌쩍 울산을 떠났습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우리가 뛰어난 신무기를 지니고도 전쟁에 실패한 것은 이순신과 곽재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그는 선조에게 보낸 편지에, 태양의 아들인 나에게 대항하면 멸망하고 나는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무조건 빼앗는다고 썼지만, 그는 결국 자기 말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후시미성에서 죽었고 곽재우 장군은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으니, 제아무리 태양의 아들이라도 똘똘 뭉친 의병들과 홍의 장군 곽재우를 당할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전체 동화 이야기: 1592년 4월 13일, 호시탐탐 우리 땅을 노리던 일본군 함대가 부산포로 쳐들어왔어요. 이때까지 조선 조정은 아무런 대비도 없었어요. 일본에 다녀온 사신들이 ‘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해도 ‘설마’ 하고 믿지 않는 분위기였지요. 그 결과 부산포를 지키던 관군은 불과 4시간 만에 무너졌어요. 순식간에 옆에 있던 동래성까지 일본군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지요. 연이어 남쪽 바다를 통해 일본 함선이 새까맣게 몰려왔어요. 경상남도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에도 이 소식이 전해졌어요. “동래성이 지척인데 이러다 우리도 다 죽게 생겼다!” 백성들은 다들 공포에 떨었어요. 길목마다 살림살이를 이고 지고 북쪽으로 떠나는 피난민들이 긴 줄을 이루었어요. 곽재우의 가족들도 불안에 떨었어요. “우리도 어서 떠나야 되지 않을까요?” 짐을 싸려고 준비하는 가족들에게 곽재우가 호통을 쳤어요. “집을 두고 어디로 간단 말이냐!” 하지만 이미 고을 수령도 도망을 가 버린 뒤였어요. 마을을 지켜야 할 최고 책임자가 줄행랑을 친 거예요. “조용해지면 돌아올 테니 너희는 농사나 열심히 짓고 있어라.” 염치없는 양반들도 노비들만 남겨 두고 허겁지겁 떠나 버렸지요. 의령 땅에는 하루가 다르게 빈집이 늘어갔어요. “난리통에 힘 있는 자들은 다 도망가고 우리만 죽게 생겼구나!” 남은 사람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우왕좌왕했어요. 그러는 동안에도 흉흉한 소문은 계속 들려왔어요. 사방에서 민가가 약탈당하고 관청이 불탔으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일본군에게 목숨을 잃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마을 사람들 눈에 비친 곽재우는 그저 낚시나 하며 빈둥대는 팔자 좋은 양반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자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어요. 곽재우는 의령에서도 알아주는 명문가에서 태어났어요. 그가 세 살 때 돌아가신 어머니는 양반집 외동딸이었어요. 황해도 관찰사와 의주 목사 등을 지낸 아버지 곽월은 청렴결백한 관리였어요. 뛰어난 유학자였을 뿐만 아니라 무예 실력도 남달랐지요. 곽재우는 그런 아버지를 무척 존경했어요. “조식 선생이 낙향하여 이웃 마을에 머물고 계신다는구나. 찾아뵙고 스승으로 모시도록 해라.” 열 살 무렵 아버지가 말했어요. 이황과 더불어 당대 최고의 유학자로 꼽히는 조식은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어요. 이미 천여 권의 책을 읽고 학문에 재미를 붙인 곽재우는 조식의 제자가 된 후로 더욱 열심히 공부했어요. 하지만 과거 시험에 붙고도 불합격 처리되어 벼슬을 하지는 못했어요. 그의 답안지에 선조 임금이 싫어하는 내용이 들어 있어 탈락을 하고 만 거예요. 곽재우는 그 후 가족들을 이끌고 세간리로 돌아왔어요. 평안도 의주는 조선과 여진족의 국경 지역이었어요. 곽재우는 젊은 날 의주 목사로 임명된 아버지를 모시고 삼 년 동안 그곳 병영에서 지내기도 했어요. 의주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었어요. 장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그때 알게 되었지요. 그런데 임진왜란이 나고 일주일 만에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어요. 경상 감사 김수가 지레 겁을 먹고 도망을 친 거예요.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워야 할 자가 백성을 버리다니!” 곽재우는 화가 치밀어 칼을 들고 밖으로 뛰어나갔어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김수를 죽일 작정이었어요. “관리를 해치면 당신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놀란 부인이 울며불며 말렸지만 곽재우는 듣지 않았어요. “자네 미쳤나? 그런 놈 하나 죽인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집안 어른들이 설득한 끝에 겨우 그를 집으로 데려왔어요. 하기는 임금도 궁궐을 버리고 피난을 떠난 마당이었어요. 곽재우는 이제 관군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집으로 돌아온 곽재우는 전 재산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논밭은 물론 팔 수 있는 것은 모두 팔아 돈을 만들었어요. 그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넉넉한 편이었으나 평생 청렴결백하게 산 아버지를 본받아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철저히 지켜왔어요. 워낙 돈을 안 써서 구두쇠로 불릴 정도였지요. 그런데 갑자기 재산을 모두 처분하는 것을 보고 다들 의아해했어요. “피난 짐도 싸지 말라면서 땅은 왜 파시는 겁니까?” 곽재우는 가족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어요. “떠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곳에 살기 위해서다! 재산을 없애려는 게 아니라 도적들로부터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다!” 가족들은 무슨 말인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다들 고개를 갸우뚱거렸어요. 나중에야 겨우 그가 의병을 일으키려고 그랬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곽재우가 의병장으로 나선 데에는 스승인 조식의 영향이 매우 컸어요. 별명이 ‘칼 찬 선비’였던 조식은 무엇보다 실천을 중요하게 여겼어요. 성품도 대쪽 같기로 유명했지요. 그는 항상 몸에 칼을 지니고 다녔는데 제자들에게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어요. “스스로 잘못된 생각을 하거나 모순된 일이 생기면 칼로 잘라내듯 과감하게 나쁜 싹을 잘라내려는 것이다!” 곽재우를 아꼈던 조식은 자신의 외손녀와 혼인시키고 틈틈이 그를 집으로 불렀어요. 또한 여러 제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병법을 가르치기도 했지요. “만일 이 땅에 왜적이 얼씬거리기라도 하면 모가지를 잡아 부러뜨려야 한다!” 때론 이렇게 과격한 표현까지 써 가며 일본을 경계하라고 당부하기도 했어요. 이때 스승 조식에게 배운 병법은 훗날 임진왜란에서 왜적을 물리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지요. 곽재우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날은 음력 4월 22일이에요. 이 날을 양력으로 계산해서 6월 1일이 현재의 ‘의병의 날’이 되었지요. 지금도 세간리에는 현고수라 불리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그날의 진실을 말해주고 있어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것이 바로 의병을 일으킨 협동과 단결의 정신이에요.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은 약하지만, 다 같이 뜻을 모으면 그 작은 힘이 모여서 엄청난 기운을 불러일으킨답니다. 곽재우는 제아무리 드센 20만 일본 대군도 우리 백성이 힘을 합치면 너끈히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어요. 곽재우는 우선 용맹스러운 10여 명의 청년들을 모아 훈련을 실시했어요. 그런 다음 마을 앞 느티나무에 커다란 북을 매달고 이렇게 외쳤어요. “여러분은 가만히 앉아서 죽기를 기다릴 것입니까?” 둥둥 북소리가 울리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어요. 하지만 정작 의병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은 곽재우 집안의 노비 몇 명뿐이었어요. “먹고 살기도 힘든 마당에 우리가 전쟁터에 나가면 처자식은 굶겨 죽이란 말인가?” “까짓것, 굶어 죽으나 난리통에 죽으나 마찬가진데 집에서 몸이라도 편하게 있는 게 낫지!” 구경꾼들은 씁쓸한 얼굴로 발길을 돌렸어요. 전쟁도 무섭지만 배고픔이 더 끔찍했던 거예요. 곽재우는 우선 그들을 위해 곳간 문을 활짝 열었어요. 돈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돈을, 양식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쌀을 내주었지요. 나중에는 친척들 재산까지 빌려왔어요. 그러자 의병에 나가면 돈과 먹을 것을 준다는 소문이 퍼져서 지원자가 한 명 두 명 늘어났어요. 그사이 일본군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곽재우는 더 이상 거병을 미룰 수 없었어요. 일본군이 부산 앞바다에 나타난 지 9일째 되던 날, 세간리 느티나무 동산에서 역사적인 장면이 펼쳐졌어요. “와와!” 우렁찬 함성에 이어 붉은 옷에 백마를 탄 장군이 나타났어요.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으니 두려울 게 무엇인가! 부모 형제와 처자식의 운명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 “홍의 장군 만세!” 장군의 말에 화답하며 의병들이 힘차게 외쳤어요. 이날 출정식에 모인 의병의 수는 약 50명쯤 되었어요. 하지만 무기를 다뤄본 경험 있는 청년 몇 명을 빼고는 대부분 전쟁이 뭔지도 모르는 가난한 농민들이었어요. 비록 규모는 작고 초라했지만 의병들은 목숨을 걸고 그 자리에 모였어요. 바로 이들이 일본군이 그 이름만 듣고도 도망쳤다는 홍의 장군 의병대의 원조랍니다. 경상 감사 김수는 도망치면서 정말 어이없는 일을 했어요. 각 고을에 격문을 보내 일본군을 피하라고 한 거예요. 그러자 대다수 고을 수령들은 기다렸다는 듯 몸을 피했어요. 일본군은 그 틈에 주인 없는 관청을 노략질하고 다녔지요. “더 이상 왜적들이 날뛰지 못하게 해야 한다!” 곽재우는 의병대를 이끌고 일본군을 추격했어요. 하지만 의병들이 왜적을 상대하기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어요. 조총이라는 최신 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에 비해, 조선 관군들이 쓸 수 있는 무기라고는 활이나 칼뿐이었어요. 그나마 의병들은 이런 무기조차 충분히 갖추고 있지 못했어요. 그러던 차에 운 좋게도 텅 빈 관아에서 관군이 버리고 간 무기를 발견했어요. “장군님, 여길 보십시오!” 바닷가에서는 버려진 배 한 척을 발견했어요. 군량미가 실려 있는 배였어요. 이렇게 무기와 양식을 마련한 의병대는 곧장 낙동강으로 향했어요. 부산에 상륙한 일본군은 전쟁에 필요한 병력과 물자를 나르기 위해 주로 낙동강을 이용했어요. “기강 나루에서 적의 수송선을 공격하자!” 곽재우는 참모들과 치밀한 작전을 세웠어요. 낙동강으로 가는 길목에 기강 나루가 있었어요. 의병대는 강바닥에 말뚝을 박아 밧줄로 이어 놓고 적의 수송선이 나타나기를 기다렸어요. 한참을 기다리자 마침내 수송선이 나타났어요. “앗! 갑자기 배가 왜 꼼짝을 안 하지?” 밧줄에 걸린 3척의 왜선이 중심을 잃고 흔들렸어요. 의병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불화살을 퍼부었어요. 바로 이틀 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왜선 11척을 물리쳤어요. 의병대가 생긴 지 불과 보름 만에 이룬 멋진 승리였어요.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어요. 며칠 후, 일본군의 움직임을 살피러 갔던 의병이 황급히 돌아왔어요. “정암진 나루터에 일본군이 나타났습니다!” 보고를 받은 곽재우는 직접 그곳으로 향했어요. 일본군 정찰대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어요. 장군은 나루터 근처 언덕에 숨어 그들을 관찰했어요. 그리고 곧 그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차렸어요. 정암진 일대는 늪지대로 이루어졌어요. 일본군 정찰대는 배가 늪지대를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곳곳에 나무 조각으로 표시를 해두고 있었던 거예요. 곽재우는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부하들에게 지시했어요. “저것들의 방향을 모두 늪지 쪽으로 바꿔놓아라!” 다음 날 새벽, 아무것도 모르는 일본군 선봉대는 나무 조각 표시가 되어 있는 쪽으로 배를 몰았어요. 의병대는 곳곳에 매복하여 때를 기다렸어요. 선봉대에 뒤이어 나타난 배들도 늪지대로 향했어요. “공격하라!” 곽재우의 명령에 따라 일제히 불화살이 날아올랐어요. 늪에 빠진 일본군 함대는 꼼짝없이 불길에 휩싸이고 말았어요. “와, 우리가 이겼다!” 의병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어요. 일본군 주력 부대도 늪지대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어요. 그들 중 일부는 강어귀로 빠져나가려다 근방에 숨어 있던 의병들의 기습 공격을 받았어요. 당황한 일본군은 모두 물에 빠져 죽거나 의병들이 쏜 화살에 맞아 죽었어요. 곽재우의 의병대는 이 전투에서 놀라운 성과를 올렸어요. 불과 수십 명의 인원이 힘을 합쳐 무려 2천 명에 달하는 일본군을 거의 한 명도 남김없이 무찌르고 만 거예요. 이날의 승리는 의병대에 또 다른 기적을 불러왔어요. 정암진은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에요.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길목이기 때문이에요. 만일 의병대의 활약이 없었다면 전라도 지역은 손쉽게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말았을 거예요. “홍의 장군이 정암진에서 왜군을 전멸시켰다며?” “그랬다네! 의병들이 똘똘 뭉쳐 크게 승리했다네!” 승리 소식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어요. 늘 관군이 패했다는 우울한 소식만 들었던 백성들에게 의병대가 일본군과 싸워 대승을 거뒀다는 소식은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어요. “우리도 같이 싸우게 해주십시오!” 의병에 참여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줄을 이었어요. 그래서 수십 명에 불과했던 의병대는 2천여 명으로 불어났어요. ‘홍의 장군 부대’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도 이때부터랍니다. 정암진 전투는 육지에서 거둔 조선의 첫 번째 승리였어요. “싸움터에서 잔뼈가 굵은 장수들도 겁을 내는 판인데, 의병들이 무슨 수로 조총 부대를 물리쳤다는 거지?” 홍의 장군 부대의 승전 소식을 듣고 가장 놀란 건 조정 대신들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서양식 첨단 무기였던 조총은 관군이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칠 만큼 엄청난 위력을 자랑했어요. 멀리서 총소리만 나도 우리 병사들이 파랗게 질릴 정도였지요. 홍의 장군 부대는 어떻게 그 무서운 조총 부대에 맞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걸까요? 그 비밀은 강한 지도력이었어요. 일본군을 상대하면서 조총에도 허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곽재우는 부하들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조총은 거리가 가까울 때나 위험한 무기다. 또한 일단 쏘고 나서 다시 발사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그 시간 안에 적을 무찌를 수 있다.” 한 부하 의병이 물었어요. “어떻게 말입니까?” “부대를 여럿으로 나누고 적과 멀리 떨어져 지켜보다가 때가 되면 곳곳에서 일시에 공격하는 것이다!” 곽재우 장군의 설명이 이어졌어요. “그러면 적은 곧 혼란에 빠져 제아무리 대단한 무기를 갖고 있어도 결국 쓸모없게 될 것이다!” “그럼 조총도 겁낼 게 아니네요!” “그렇다. 전쟁에서 가장 큰 적은 두려움이다!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 수 있다는 말을 명심하라!” 곽재우는 부하들을 격려하며 항상 전투에 앞장섰어요. 의병들은 하나같이 그런 곽재우 장군을 믿고 따랐어요. 얼마 후, 일본군의 군량미를 실은 배가 낙동강으로 들어왔어요. 홍의 장군 의병대는 이때 일본군을 전멸시키고 식량을 모조리 압수하여 적을 곤경에 빠뜨렸어요. 지금의 경상도 서쪽을 당시에는 경상우도라고 불렀어요. 경상우도는 곽재우가 의병대를 창설한 이후 조식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의병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어요. 전투가 끝나면 의병들도 관군과 마찬가지로 조정에 보고서를 올려야 했어요. “아니, 의병대가 물리친 적의 숫자가 빠져 있지 않습니까?” 곽재우의 보고서를 읽어본 대신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간혹 조정에 잘 보이려고 적의 숫자를 부풀리는 장수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곽재우의 보고서에는 어느 날 어느 곳에서 일본군과 싸워 이겼다는 내용만 적혀 있었어요. 오로지 적을 무찌르겠다는 일념 외에는 다른 욕심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 그런 보고서를 올린 거예요. 선조 임금은 정암진에서의 승리를 치하하며 벼슬을 내렸지만 곽재우는 그것도 거절했어요. “우리 장군님은 정말 대쪽 같은 분이야!” 곽재우의 진심에 감동한 의병들은 더욱 그를 믿고 따랐어요. “큰일 났습니다!” 어느 날, 부하가 웬 벽보를 들고 헐레벌떡 뛰어왔어요. 곽재우는 관아의 무기와 군량미를 훔쳐간 도적이다. 누구든 이 자를 보거든 포도청에 알리고 잡아들여라. 곽재우의 얼굴이 그려진 벽보를 보고 다들 깜짝 놀랐어요. 알고 보니 경상 감사 김수의 농간이었어요. 임진왜란이 일어난 직후 경기도 용인으로 도망친 김수는 그곳에서 일본군과 마주쳐 어쩔 수 없이 전투에 참여했으나 크게 패하고 처벌이 두려워 다시 경상도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의병들의 활약이 대단한 걸 알고 시기심에 눈이 멀어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들을 흩어지게 만들었어요. 특히 그가 곽재우에게 앙심을 품은 건 과거 자신의 잘못이 알려질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에요. 그런 이유로 전에 수령들이 버리고 간 관아의 무기와 식량을 갖다 쓴 일을 트집 잡아 곽재우를 도둑으로 몰았던 거예요. “감사 나리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어떨까요?” 의병들은 김수의 뻔뻔함에 치를 떨면서도 불안해했어요. 그날 밤, 곽재우는 아무도 모르게 감영으로 들어가 김수와 단둘이 마주 앉았어요. “신하의 도리를 안다면 외적과 맞서 싸우다 죽는 게 마땅하거늘, 부끄러움을 알고 반성은 못할망정 어찌 감히 의병의 앞길을 가로막는단 말인가!” “도적놈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행패냐!” 김수는 사뭇 기세등등했어요. 그러자 곽재우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긴 칼을 뽑아들고 조용히 말했어요. “내 손에 죽고 싶지 않으면 관군에게 그대의 죄를 묻게 하라.” 낮은 목소리였으나 곽재우의 눈빛은 단호했어요. “남의 손에 죽느니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해 주시오.” 겁에 질린 김수는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며 사정했어요. 곽재우는 칼을 거두고 감영을 빠져 나왔어요. 하지만 김수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어요. 그 날 새벽, 은밀히 한성으로 탈출한 김수는 곽재우를 모함하는 말을 퍼뜨려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았어요. “관의 허락도 없이 무기와 식량을 탈취한 자는 의병이 아니라 역적입니다!” “더구나 관리를 죽이려고 한 죄는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당장 곽재우를 잡아들여 사형에 처하는 게 마땅합니다!” 대부분의 대신들이 곽재우를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런데 그때 곽재우는 오히려 김수를 처벌해야 한다며 당당하게 다음과 같은 상소를 올렸어요. 왜적을 맞아 싸우지 않고 도성을 왜적에게 빼앗기게 한 김수는 나라를 망친 큰 도적입니다. 제가 김수의 목을 베어 전하께 보낸다면 적장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목을 바치는 것보다 몇 배는 큰 공이 될 것입니다. 상소를 받아본 선조 임금은 깜짝 놀라 이렇게 말했어요. “조정에서 보낸 관리를 죽이려 하다니, 위험한 자가 아닌가?” “그렇습니다. 곽재우를 당장 옥에 가두고 문초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의병들과 힘을 합쳐 왜적을 무찌르는 등 큰 공을 세웠습니다. 제대로 진상을 파악한 후에 처벌을 논하는 게 옳습니다.” 대신들의 의견은 두 갈래로 나뉘었으나 결국 곽재우는 체포되어 옥에 갇히고 말았어요.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곽재우를 구해준 것은 경상도 초유사 김성일이었어요. “김수에게 죄가 있으면 조정에서 처리할 것이니 섣불리 행동하지 마시오. 만일 김수를 해친다면 반역으로 몰려 죽게 될 것이오.” 철저한 조사를 하여 사정을 모두 알게 된 김성일은 곽재우를 설득했어요. 그리고 바로 조정에 보고서를 올려 곽재우가 석방될 수 있게 도와주었어요. 전쟁터로 돌아온 곽재우에게 끔찍한 소식이 전해졌어요. 정암진 전투에서 군량미를 모두 빼앗긴 일본군은 죄 없는 백성들에게 잔인한 보복을 했어요. 남자와 여자, 노인과 어린아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이 일본군에게 목숨을 잃었어요. 곽재우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어요. “적의 주둔지로 갈 것이다!” 곽재우는 일본군 부대가 있는 현풍성을 공격하기 전에 의병대를 이끌고 성이 마주보이는 산으로 올라갔어요. 그리고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가 의병들에게 말했어요. “병사 한 사람당 다섯 개씩 횃불을 들어라!” 일본군에 비해 상대도 안 될 만큼 적은 병력을 과장하려고 다섯 개씩 횃불을 들게 한 거예요. 또한 의병들에게 징과 꽹과리를 울리면서 다음과 같이 외치라고 지시했어요. “하늘에서 내려온 홍의 장군이 이곳에 와 있으니 내일이면 너희 일본군은 다 죽고 말 것이다!” “조선 병사들의 말이 사실일까?” 일본군 병사들은 두려움에 떨었어요. 산은 온통 붉은 횃불로 가득 차고 꽹과리 소리, 징 소리가 밤새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통에 잠을 잘 수도 없었어요. “하늘에서 내려온 홍의 장군이 여기 있다! 너희는 내일 반드시 다 죽게 될 것이다!” 겨우 잠이 들 만하면 들려오는 이 소리는 일본군의 사기를 완전히 떨어뜨려 버렸어요. 다음 날 새벽, 곽재우는 의병대의 맨 앞에 서서 공격을 개시했어요. 밤새 공포에 시달리던 일본군은 곽재우의 붉은 옷만 보고도 깜짝깜짝 놀랐어요. 결국 겁에 질린 일본군은 성을 버리고 도망쳤어요. 숫자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불리한 상황에서 적의 심리를 이용한 작전이 승리를 불러온 거예요. “의령에는 홍의 장군이 있으니 피해야 한다!” 일본군 사이에서 이런 말이 떠돌기 시작했어요. 곽재우는 그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존재였어요. 1592년 10월 5일, 2만여 명의 일본군이 진주성으로 쳐들어왔어요. 이때 진주성을 지키는 관군은 불과 3,800여 명뿐이었어요. 조정은 김성일을 경상우도 순찰사로 임명하고, 진주 목사 김시민과 함께 전투를 지휘하도록 했어요. “진주성이 무너지면 경상도는 물론 전라도까지 위험합니다.” 김성일은 곽재우에게도 협조를 구했어요. 이날 저녁 진주성에 당도한 곽재우는 현풍성에서와 비슷한 작전을 세웠어요. 일단 엄청나게 많은 병력을 이끌고 온 것처럼 보이기 위해 200여 명의 의병을 진주성 부근의 뒷산으로 올려 보내 밤새 호각을 불고 함성을 지르며 불을 피우게 했어요. 그리고 10여 명의 날랜 장수들에게 자신과 똑같은 붉은 옷을 입혔어요. 의병은 정식으로 훈련 받은 군대가 아니기 때문에 일본군과 맞서 싸우려면 치밀한 작전이 필요했어요. 곽재우는 적의 눈을 속여 혼란에 빠뜨릴 목적으로 여러 명의 가짜 홍의 장군을 내세웠어요. 붉은 옷을 입은 홍의 장군들이 사방에서 백마를 타고 나타나자 일본군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방금 저쪽에서 봤는데 어느새 이리 온 거야?”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다!” 일본군은 붉은 색만 보아도 넋이 나갈 지경이었어요. 성 안에서는 김시민 장군이 이끄는 관군과 일반 백성들이 똘똘 뭉쳐 적을 막아내고 있었어요. 그렇게 6일 동안 밤낮으로 목숨을 건 전투가 이어졌어요. 일본의 대군은 조총을 쏘아대며 계속 공격을 했지만 결국 큰 피해만 입고 패하고 말았어요. 이 전투가 바로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인 진주대첩이랍니다. 전쟁을 앞두고 곽재우 장군은 늘 이런 고민을 했어요. ‘적진이 앞에 있어 불을 피울 수가 없으니 오늘도 병사들이 굶게 생겼구나!’ 그러다 하루는 망개 잎에 밥을 싸가지고 다니면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망개 잎에는 일종의 방부제 성분이 들어 있어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잡곡으로 지은 밥은 밥알이 잎에 잘 달라붙지 않는 단점이 있었어요. 이 사실을 알게 된 곽재우 장군의 부인이 밥 대신 떡을 망개 잎으로 싸서 의병들에게 보내주었어요. 여기에서 유래하여 망개떡이라는 훌륭한 음식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해요. “홍의 장군이 버티고 있는 한 우리는 안전하다!” 경상우도의 백성들은 곽재우를 수호신처럼 여겼어요. “바다에서는 이순신이, 육지에서는 권율과 곽재우가 가장 큰 골칫거리다.” 일본군 장수들은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어요. 특히 의병은 그들이 전혀 예상 못했던 상대였어요. 곽재우 장군뿐 아니라 김덕령, 고경명, 김천일 장군 등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장들은 다들 한몸처럼 힘을 모아 일본군의 사기를 꺾어놓았어요. 그러는 동안 명나라 원군이 당도했어요. 하지만 원군은 이름뿐이고 명나라는 애초부터 조선을 위해 전쟁을 해 줄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일본은 그런 명나라에 휴전을 제의하고 거제도 장문포에 성을 쌓기 시작했어요. 잠시 물러나는 척하면서 힘을 키우려는 속셈이었지요. “육군이든 수군이든 적을 공격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장수들은 팔짱만 끼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일본군 주력 부대가 장문포에 주둔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선조 임금은 노발대발했어요. 총지휘관으로 임명된 권율 장군은 이순신과 곽재우, 김덕령에게 수륙 합동 작전으로 장문포를 공격하도록 했어요. 하지만 이것은 처음부터 조선군에 불리한 전투였어요. 일본군은 바닷가에 배 몇 척을 띄워놓고 섬 깊숙이 숨어 일절 공격에 응하지 않는 작전을 썼어요. 수륙 합동 작전은 일본 함선 두 척을 침몰시키는 것으로 그쳤어요. 이렇게 한 달 넘게 시간을 끌던 일본군은 팻말에 글자를 새겨놓고 유유히 섬을 빠져나갔어요. 명나라와 평화 협상이 진행 중이니 전쟁을 할 수 없다. 이순신 장군은 굳이 병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수륙 합동 부대를 해체하고 한산도로 돌아갔어요. 곽재우 장군과 김덕령은 매우 각별한 사이였어요. 김덕령은 당시 20대의 청년 의병장이었지만 누구보다도 용감하게 왜적과 싸웠어요. 정암진 전투에서도 곽재우를 도와 선봉에 섰던 김덕령은 곽재우를 마치 아버지처럼 따랐어요. “열심히 싸우다 좋은 날 다시 만나세!” “예! 장군님도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두 사람은 장문포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고 헤어졌어요. 그로부터 2년 뒤, 충청도에서 이몽학이 난을 일으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어요. 더욱 기가 막힌 건 반란을 평정하는 과정에서 곽재우와 김덕령이 모함을 받게 된 거에요. 다행히 곽재우는 반란과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김덕령은 억울하게 목숨을 잃고 말았어요. “하루아침에 충신을 역적으로 몰아 죽이다니!” 곽재우는 충격으로 한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어요. “김덕령 같은 의병장이 역적 누명을 쓰고 죽는 나라에 대체 무슨 희망이 있다고 우리가 이 고생을 하는 거지?” 김덕령의 죽음은 곽재우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힘을 모아 싸우는 의병들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안겨 주었어요. 적과 맞서 싸울 의욕을 잃고 집으로 돌아가는 의병도 수두룩했어요. 그 무렵 조정에서는 곽재우 장군을 성주 목사로 임명했어요. 하지만 곽재우는 관직에 대한 의미나 보람을 느낄 수가 없었어요. 아무 죄도 없는 동료를 죽음으로 몰아간 조정에 대한 실망이 무엇보다 컸기 때문이에요. 결국 벼슬도 마다하고 고향으로 내려간 곽재우는 또 한 번 가슴 아픈 현장을 목격해야 했어요. 의병대를 꾸리느라 전 재산을 날리는 바람에 가족들이 굶고 사는 것도 몰랐던 거예요. 곽재우는 이제 두 아들과 함께 패랭이를 만들어 팔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야만 했어요. 곽재우 장군에게는 낳아주신 어머니 외에도 새어머니인 허씨 부인이 있었어요. 아버지와 혼인한 뒤 곽재우와 형제들을 친자식 못지않게 정성껏 보살펴 주신 분이지요. 장군은 허씨 부인이 돌아가시자 삼 년 동안 무덤을 지키며 제를 올렸어요. 그러는 사이에도 조정에서는 수차례 관직을 내려 곽재우를 한성으로 불렀어요. 상중에는 벼슬을 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임금의 명을 받으면 상복을 벗고 벼슬을 받아들여야 했어요. 하지만 곽재우는 뜻을 굽히지 않고 관직을 사양했어요. “늦게나마 불효한 죄를 갚고자 하오니 부디 명을 거두어 주소서.” 그러던 중 한동안 잠잠했던 일본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졌어요. 그러자 다시 조정에서 곽재우에게 경상좌도 방어사라는 벼슬을 내렸어요. 이번에는 곽재우도 어쩔 수 없이 벼슬을 받아들이고 울산의 도산성으로 향했어요. “적어도 2천 명의 군사를 이곳에 주둔시켜야 합니다.” 도산성에 당도한 곽재우는 즉시 조정에 보고서를 올렸어요. 적의 본거지인 부산에서 가까운 이 성을 지켜야 조선군이 전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훗날 도산성을 두고 큰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선조는 거듭된 요청에도 군대를 보내지 않았어요. “바다의 일은 수군에게 맡기면 될 것이다.” 실망한 장군은 임금의 허락이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사직서를 내고 훌쩍 울산을 떠나 버렸어요. 이 일로 곽재우는 2년 동안이나 귀양살이를 했어요. 당시 선조는 무능하고 의심이 많은 왕이었어요. 이순신과 곽재우 같은 전쟁 영웅은 늘 감시 대상이었지요. 사람들이 그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우러러볼수록 왕의 마음 깊은 곳에는 경계심이 싹트고 있었어요. 곽재우는 결코 이런 조정에 몸담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가 뛰어난 신무기를 지니고도 전쟁에 실패한 것은 이순신과 곽재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이런 말을 했어요. “태양의 아들인 나에게 대항하면 멸망하고 만다. 나는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무조건 빼앗는다.” 이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선조에게 보낸 편지예요. 하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말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후시미 성에서 죽고 말았어요. 곽재우 장군은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어요. 그로 인해 스물아홉 번이나 관직에 임명되었지만 전쟁 중이 아니면 곧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갔어요. 당시 일본군 병사들은 곽재우를 ‘곽쥐’라고 불렀다고 해요. “곽쥐가 온다!” 이 말 한 마디면 일본군이 모두 꽁지가 빠지게 도망을 쳤으니 제아무리 태양의 아들이라도 똘똘 뭉친 의병들과 홍의 장군 곽재우를 당할 재간이 없었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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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히틀러, 선물, 책, 작품, 전차, 알베르트 둣셀, 작가, 아버지, 부모님, 언니, 생일 선물, 장미 꽃다발, 식탁, 사람들, 라디오, 친구, 어머니, 회사 동료, 안네, 유태인, 가게 주인, 식료품, 영국군, 광대, 페터, 밤나무, 환 단 아주머니, 게슈타포, 자동차, 청색 블라우스, 감옥, 선생님, 짐, 가족, 키티, 호출장, 강제 수용소, 우리, 나, 마르고, 일기장, 여자아이들, 비밀경찰, 유태인들, 환 단 씨네 가족, 선생님들, 비행기, 켑터 선생님 | 제목: 안네의 일기
줄거리 요약: 1942년 6월 12일 내 생일날 받은 선물 얘기부터 해 보겠습니다. 나는 어제 받은 생일 선물이 궁금하여 아침부터 부엌 식탁 위에 놓인 선물 꾸러미들을 하나씩 풀어보았는데, 그 속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열세 살 소녀 안네는 가슴 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는 마음의 친구로 삼은 일기장을 키티라고 부르겠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결혼 후 마르고와 나를 낳고 2차 세계 대전 중 네덜란드로 이사했지만, 네덜란드 역시 전쟁에 휩싸였습니다. 독일군의 학대로 인해 네덜란드의 유태인은 자유가 많이 제한되어 전차나 자동차를 탈 수 없었고, 현재 나와 언니는 유태인 중학교에서 학교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는 모든 선생님들로부터 귀여움을 받고 있는데, 작문 선생님인 켑터 선생님은 내가 너무 떠들어대니까 수다쟁이라는 제목으로 작문을 해 오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나는 나의 수다 버릇이 고쳐지지 않은 것에 대해 작문을 했고 선생님은 웃으셨는데 내가 또 떠들자 이번엔 고쳐지지 않는 수다쟁이라는 작문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나의 떠드는 버릇이 고쳐지지 않아 선생님은 나를 골려 주려고 했지만, 친구의 도움을 받아 더욱 그럴싸한 작문을 완성했고 다행히 선생님은 나를 이해해 주셨고 나의 수다를 웃어넘겨 주셨습니다. 키티님, 유태인 호출 사건이라는 세상이 발칵 뒤집힐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제는 우리 집에 누가 찾아왔고, 언니도 호출장을 갖고 온 것인데, 나는 강제 수용소와 차가운 감옥이 떠올랐습니다. 부모님은 언니를 보내지 않고 짐을 싸서 우리는 아버지가 마련해 놓은 은신처로 짐을 옮겼습니다. 비밀 장소는 아버지가 근무하던 사무실 건물에 있었고, 우리는 짐을 정리하기 위해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버지의 은신을 도운 회사 동료 가족도 곧 이사를 올 것이었고, 은신처에서 나는 언제나 언니 편만 드는 어머니에 대한 불만이 쌓여 갔습니다. 환 단 씨 가족과 함께 살게 되었는데 페터는 첫인상이 함께 어울리지 못할 친구처럼 보였습니다. 환 단 아주머니는 잔소리가 많고 가르치려고 야단인데, 우리는 환 단 씨네 가족과 종종 토론회를 갖습니다. 키티님 우리 집에 또 한 명의 동거인 알베르트 둣셀이라는 치과가 생겼고, 그는 유태인에 관한 비참한 뉴스들과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가 숨어 지내고 있는 은신처에서 멀지 않은 곳에 폭격 소리가 요란하게 났지만, 일 년 정도 지내다 보니 일상생활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람들은 은신처의 좁은 공간에서 살다 보니 날로 사이가 나빠졌고, 나는 모든 것을 잊기 위해 공부에 전념했습니다. 키티님, 나에게 첫사랑이 찾아왔는데 바로 페터입니다. 나 혼자서 페터를 좋아하는 건지 아직 눈치채지 못한 페터가 한참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습니다. 페터가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깨달아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고, 그 후, 페터와 나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다락방에서 푸른 하늘과 밤나무를 감상하고 참된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마르고도 페터를 사랑하는 것 같아 마음에 걸렸지만, 언니는 우리들의 우정을 진심으로 축복해 주었습니다. 나는 문장력이 있다고 생각해 첫 작품 이브의 꿈을 쓰며 스스로 감탄하였고, 죽어서도 영원히 살아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작가야말로 죽은 후에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며, 나는 역사, 미술,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서 다른 여자아이들과는 다른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은신처에 도둑이 들어 비밀경찰들이 왔다 갔지만, 다행히 사무실만 조사하고 떠났습니다. 우리에게 식료품을 대 주던 가게 주인이 유태인을 채용했다는 이유로 끌려가 은신 생활의 최대 위기를 맞았고, 우리는 빨리 연합군이 상륙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디오를 통해 들은 영국군의 상륙 작전 소식으로 우리의 2년에 걸친 은둔 생활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독일 장군 히틀러가 반대 세력들을 모두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려 우리는 학살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키티님, 유태인 학살이라는 말은 끔찍한 이야기이며, 오늘은 제 성격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 나는 이따금 사람들 앞에서 경박한 광대가 되지만, 혼자 있을 때 신중한 나의 모습을 되찾습니다. 경박한 모습과 사람들 앞에서는 내비치지 않는 신중한 모습, 이 두 가지 모습이 바로 안네의 모습입니다. 자신의 다른 모습을 일기장에 옮기고 3일 뒤, 은신처가 비밀경찰에 발각되어 안네는 가족들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독일로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습니다. 어머니와 언니가 죽은 후 안네도 결국 장티푸스라는 병에 걸려 생을 마감하게 되었고, 아버지 프랑크 씨는 도망쳐 나와 은신처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안네의 일기를 건네받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우리가 안네의 일기를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생일 선물로 받은 일기장. 이 일기장을 갖게 된 얘기부터 해 볼까요. 1942년 6월 12일은 내 생일날이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들뜬 나는 어제 받은 생일 선물이 궁금하여 부엌으로 갔습니다. 식탁 위에 놓인 선물 꾸러미들을 하나씩 풀어 보기 위해서였죠. 그 속에는 이 일기장과 장미 꽃다발, 청색 블라우스 등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기쁜 선물이 바로 이 일기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나는 일기를 쓴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내 가슴 속에 있는 것을 이 일기장에 털어놓고 싶어요. 열세 살 소녀인 나 안네는 일기장을 마음의 친구로 삼고 속 깊은 이야기를 쓸 겁니다. 내 마음의 친구인 이 일기장의 이름을 '키티' 라고 부르겠습니다. 작문 시간에 대한 추억. 유태인 아버지와 어머니는 결혼 후 언니인 마르고와 나를 낳고 2차 세계 대전 중 독일에서 네덜란드로 이사했습니다. 그러나 네덜란드도 전쟁에 휩싸였습니다. 독일군은 네덜란드에서도 유태인을 학대했는데 유태인은 전차도 자동차도 탈 수 없었습니다. 우리들의 자유는 너무 많이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현재 나는 유태인 중학교 1학년이고, 언니는 같은 학교 4학년입니다. 학교 생활은 그런 대로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나는 모든 선생님들로부터 귀여움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작문 선생님인 켑터 선생님과는 특별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선생님은 내가 너무 떠들어대니까 '수다쟁이'라는 제목으로 작문을 해 오라고 하셨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괜찮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작문의 주제는 '재잘거리는 것은 여자의 특징이며, 나의 어머니는 나보다 더 수다쟁이이므로 나의 수다 버릇은 고쳐지지 않는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나의 작문을 보고 웃으셨는데 내가 또 떠들자 이번엔 '고쳐지지 않는 수다쟁이'라는 작문 숙제를 내 주셨습니다. 그 후에도 나의 떠드는 버릇이 고쳐지지 않자 이번엔 '꽥꽥꽥, 나테비르크 부인'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 오도록 했습니다. 나를 골려 주려는 선생님의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더욱 그럴싸한 작문을 완성했습니다. 다행히 선생님은 나를 이해해 주셨고, 그 후론 나의 수다를 웃어넘겨 주셨습니다. 새로 옮겨 간 집. 키티님! 요사이 세상이 발칵 뒤집힐 일이 일어났습니다. 유태인 호출 사건이지요. 어제는 우리 집에도 누가 찾아왔습니다. 언니의 호출장을 갖고 온 것입니다. 나는 강제 수용소와 차가운 감옥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언니를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아버지가 언젠가 은신처 얘기를 하신 뜻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짐을 쌌습니다. 나의 짐 가운데 가장 먼저 넣은 것이 바로 이 일기장입니다. 우리는 아버지가 마련해 놓은 은신처로 짐을 옮겼습니다. 그 곳은 아버지가 근무하던 사무실 건물에 있는 비밀 장소였습니다. 우리는 짐을 정리하기 위해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내가 쓸 방은 층계 오른쪽에 있는 비밀문을 통해 들어와 계단 왼편의 통로 끝에 있는 곳입니다. 아버지의 은신을 도운 회사 동료였던 환 단 씨네 가족도 곧 이사를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은신처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불만이 쌓여 갔습니다. 어머니는 언제나 언니 편만 드는 것 같습니다. 환 단 씨네 가족과 우리의 동거인. 환 단 씨 부부와 아들 페터가 우리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페터는 첫인상이 함께 어울리지 못할 친구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열다섯 살로 자신만의 소굴인 다락방에 틀어박혀 책을 보거나 게으름만 피웠습니다. 환 단 아주머니는 내게 잔소리가 많은 분입니다. 내가 말이 많고 장난꾸러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주머니는 내가 하는 일마다 잘못되었다며 가르치려고 야단입니다. 우리는 이 환 단 씨네 가족과 종종 토론회를 갖습니다. 키티님! 우리 집에 또 한 명의 동거인이 생겼습니다. 알베르트 둣셀이라는 치과 의사인데 그는 내게 세상 일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유태인에 관한 비참한 뉴스들과 전쟁에 관한 이야기 말입니다. 매일 밤, 수백 대의 비행기가 네덜란드 상공을 지나며 독일의 도시들은 폭음 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합군이 승리하고 있다는 소식도 가끔 전해 주지만 나는 이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일 년 동안의 은신처 생활. 우리가 숨어 지내고 있는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포격 소리가 요란하게 났습니다. 우리들은 벌벌 떨었지만 그것도 일 년 정도 지내다 보니 일상 생활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은신처에 머무는 사람들은 날로 사이가 나빠져 갔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북적대고 살다 보면 욕설과 싸움이 많아지게 마련입니다. 나는 모든 것을 잊기 위해 공부에 전념했습니다. 키티님! 그런데 나에게 첫사랑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페터입니다. 언제부터인지 페터는 꿈에서도 나의 곁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페터는 아직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나 혼자서만 좋아하는 걸까요. 그런 페터가 한참 동안이나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습니다. 페터가 내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나는 너무 기뻐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 후로도 페터와 나는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페터의 다락방은 우리들의 소중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다락방에서는 푸른 하늘과 커다란 밤나무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 곳에서 우리들은 자연을 감상하고 참된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언젠가는 나의 일기에 관해서도 그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페터와 나이가 같은 언니 마르고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마르고도 페터를 사랑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언니는 우리들의 우정을 진심으로 축복해 주었습니다. 나는 문장력이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브의 꿈 이란 동화는 내가 쓴 첫 작품인데 어떻게 그런 줄거리를 생각해 냈을까 하며 스스로 감탄한답니다. 나는 죽어서도 영원히 살아 있는 그런 일을 하고 싶습니다. 작가야말로 죽은 후에도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그밖에 나는 역사와 미술, 음악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나는 다른 여자아이들과는 다른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은신처 생활의 위기. 키티님! 사무실의 비밀 문을 통해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이 은신처가 발각될 뻔했습니다. 도둑이 들어 비밀 경찰들이 이 곳을 왔다간 거죠. 다행히 사무실만 조사하고 떠났지만 우리는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그 후로 우리의 은신 생활은 더 조심스러워 졌습니다. 한 가지 더 괴로운 얘기는 우리에게 식료품을 대 주던 가게 주인이 유태인을 채용했다는 이유로 끌려가 식료품을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은신 생활 이후 최대의 위기입니다. 우리는 빨리 연합군이 상륙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라디오를 통해 영국군의 상륙 작전이 개시된 걸 알았습니다. 우리는 2년에 걸친 이 은둔 생활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 힘이 솟았습니다. 그러나 독일 장군에 의한 히틀러 암살 실패 이후 히틀러는 전 독일군에게 그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모두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로써 우리 유태인들은 히틀러의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게슈타포에 의해 학살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나의 성격에 대한 평가. 키티님! 유태인 학살이라는 말은 너무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제 성격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 나는 이따금 사람들 앞에서 경박한 광대가 됩니다. 고집 세고 수다스럽고 아는 체하는 이런 모습은 나의 신중한 모습이 숨어 버린 것입니다. 나는 혼자 있을 때 신중한 나의 모습을 되찾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경박한 안네의 모습에 더 익숙한 것 같습니다. 신중한 모습의 안네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얼굴을 내비치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이 두 가지 모습이 바로 안네늬 모습이죠. 안네가 죽기까지. 안네는 자신의 다른 모습을 일기장에 옮긴 3일 후, 은신처가 비밀 경찰에 발각되어 가족과 함께 체포됩니다. 가족들은 그 유명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활을 하다가 독일로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습니다. 어머니와 언니가 죽은 후에도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던 안네는 결국 장티푸스라는 병에 걸려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다행히 안네의 아버지 프랑크 씨는 그 곳에서 도망쳐 나와 네덜란드로 돌아오지요. 그는 은신처에서 주운 일기를 다른 사람으로 부터 건네 받게 됩니다. 우리가 안네의 일기를 볼 수 있게 된 것은 그의 아버지 덕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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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요약: 조선 왕조 중에서 세종은 정치, 경제, 문화, 국방, 과학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업적을 남겨 대왕이라 불린 성군입니다. 세종 대왕의 재위 기간 동안 외적의 침입이 잦고, 가뭄과 홍수가 심해 흉년이 자주 들었지만 32년 동안 나라를 태평성대로 이끌었습니다. 세종은 태종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는데, 태종은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왕권 정치를 펼쳤습니다. 왕이 혼자 나라의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는 것을 왕권 정치라고 하는데, 왕의 권력이 너무 커지자 신하들은 독재 정치를 견제했습니다. 태종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나라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으니 임금인 자신의 뜻에 따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은 모든 일을 신하들과 의논하여 왕과 신하 어느 쪽으로도 권력이 기울지 않도록 바른 정치를 펼쳐나갔고 태평성대로 이어졌습니다. 태종은 세자에게 안정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고, 세종은 충녕대군으로 불리며 위로는 두 형이 있었습니다.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왕자들의 외삼촌도 목숨을 잃게 되면서 양녕 대군은 크게 상심하여 방황했습니다. 왕위를 이어받을 세자가 노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있자 태종은 양녕 대군을 폐하고 충녕 대군을 세자에 봉했습니다. 태종은 지혜롭고 총명한 충녕 대군을 세자로 봉했는데, 충녕 대군은 성녕 대군을 간호할 뿐만 아니라 맏형인 세자 양녕 대군의 행실에 충고를 하기도 하는 등 성품이 어질었기 때문이에요. 태종은 충녕 대군의 모습에서 성군의 자질을 발견했는데, 충녕 대군은 어릴 때부터 눈병이 날 정도로 학문에 열중했어요. 충녕 대군은 병풍 뒤에 숨어 있는 책을 찾아내 읽고 있었고, 결국 태종은 충녕 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었습니다. 태종은 왕위를 물려주면서 백성들을 위하는 좋은 임금이 되라는 당부를 남겼고, 이로써 조선 제4대 임금인 세종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세종은 즉위한 후 고려 때부터 학문을 연구하는 기관인 집현전을 궁궐 안에 설치했고, 인재들을 모아 집현전 학사라고 불렀습니다. 집현전은 조선 초기 유학의 발달에 큰 기여를 했고, 집현전 학사들은 왕 앞에서 유학을 강의하고 경연이라 불리는 열띤 논쟁을 벌였습니다. 세종은 아무리 바빠도 경연에 꼭 참석했는데, 정치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의견들이 집현전 학사들과의 경연장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세종은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고, 임금의 하늘이라 말했으며 모든 일과 관리를 등용하는 일도 백성들 편에서 생각했어요. 황희는 맏아들이 아닌 왕자가 왕위를 이으면 나라에 큰 혼란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태종은 황희에게 왕명을 거역하는 것이냐며 협박도 하고 달래도 보았으나 뜻을 꺾지 않았습니다. 태종은 황희를 귀양 보냈지만,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은 기개를 높이 사 자신이 왕위에 오른 뒤 황희를 다시 조정으로 불러들였어요. 맹사성은 정승의 자리에 올라서도 공적인 업무가 아닌 일에는 말이나 가마를 타는 대신 걷거나 소를 타고 다녔습니다. 맹사성의 고향은 충청남도 온양으로, 세종이 여러 질병에 시달리자 자신의 고향을 소개했습니다. 세종은 맹사성의 권유에 따라 온천욕을 다녀오고 만족해 온양이라는 마을 이름을 내렸습니다. 세종은 황희, 맹사성, 윤회 세 정승을 등용해 각자 능력과 적성에 맞는 업무를 맡겼으며, 황희는 모든 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편이었어요. 세종은 한 사람에게 권력이 가지 않도록 인사, 국방, 교육 등을 나누어 맡게 했습니다. 세종은 복지 정책에도 관심이 많아 다양한 정책을 펼쳤습니다. 세종은 두 눈이 흐릿하고 아파서 어두운 곳은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종은 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생각까지 할 정도로 눈병이 심했습니다. 정작 본인은 왕으로서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몸이 아파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세종은 조선의 왕들 가운데 가장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세종의 명을 받은 관리들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벼농사가 잘되게 하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세종은 농사직설이라는 책을 펴냈고, 관리들은 책의 내용을 백성들에게 알려 주고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세종은 관리들에게 가난한 백성들이 약값을 들이지 않고도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명을 내렸습니다. 세종은 집현전 학사들을 중심으로 향약집성방과 의방유취라는 책을 편찬했습니다. 세종과 집현전 학사들은 소통하며 우리 고유의 향악과, 중국의 당악, 궁중 음악인 아악을 정리해 한 권의 책을 편찬하기로 합니다. 당시 조선은 문묘에 제사를 지낼 때 고려에서 쓰던 음악을 그대로 썼는데 음에 기준이 없어 연주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고, 제대로 갖추어진 악기도 없었습니다. 세종은 최선을 다해 보겠다는 박연의 말을 듣고 기뻤습니다. 세종의 스승이었던 박연은 우리 돌로 만든 편경이라는 악기를 개발하고, 중국에서도 오래전에 사라진 아악을 되살렸습니다. 당시 농민들은 그해 추수한 곡식의 10분의 1을 세금으로 냈지만 벼슬아치와 관리들의 뇌물 요구로 인해 이중으로 착취당했습니다. 세종은 공법을 실시하기로 하는데 공법 시행에 있어 백성들의 찬반 의견을 먼저 알아보도록 했습니다. 1430년 3월, 세종 대왕은 국민 투표를 실시하였고 찬성이 반대보다 많았습니다. 공법의 시행으로 수확량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정해졌습니다. 백 짐을 거둬들일 수 있는 땅을 1결이라고 하는데 세금을 매기는 기준은 풍년과 훙년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백성들은 세종의 덕을 칭송했으며, 관리들의 부정부패가 없어지자 나라 곳간도 든든해졌습니다. 농업이 경제의 중심을 이루는 시대에 천문학은 매우 중요한 분야였습니다. 당시 지금의 기상청과 같은 역할을 한 곳은 서원관입니다. 세종은 우리에게 맞는 정확한 시간 계산법을 개발하도록 명했고, 우리 고유의 역서인 칠정산이 만들어졌습니다. 세종은 이종무에게 왜구의 소굴을 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왜구는 사신을 보내 조선과 무역을 계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세종은 왜구들이 얌전히 굴면 잘 대해 주고, 반항하면 가차 없이 공격하는 방법으로 대응했습니다. 한반도 북쪽과 만주에 살던 여진족은 겨울이 되면 곡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우리 국경을 넘어와 노략질을 했습니다. 세종은 김종서에게 두만강과 압록강 유역에 4군 6진을 설치하게 했습니다. 세종의 이민 정책으로 북쪽지역도 점점 조선인들로 채워져 우리 영토가 되었습니다. 세종은 능력이 뛰어나면 신분을 가리지 않고 일을 맡겨 성과를 이루어 냈습니다. 장영실은 수많은 발명품으로 세종 시대를 빛나게 했습니다. 관리들이 횡포를 부려도 글자를 모르는 백성은 방법이 없었습니다. 신문고는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북을 울리면 왕이 얘기를 듣고 판결을 내려주는 제도입니다. 세종은 어려운 한자 대신 백성들이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우리 글자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세종은 뜻을 굽히지 않고 백성들이 배우기 쉬운 글자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세종은 몇몇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비밀리에 새로운 문자를 연구했습니다. 세종은 독서만큼 중요한 교육이 없다고 생각하여 새로운 문자를 창제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세종은 백성들이 글자를 읽고 쓰는 모습만 상상하면 기운이 솟았습니다. 세종이 내관에게 집현전에 누가 있는지 알아보라고 명하였습니다. 새벽에도 집현전에 불이 켜 있는지 세종이 물었습니다. 세종은 집현전 학사들에게 은근한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세종 25년에 마침내 훈민정음이 완성되었습니다. 훈민정음은 과학적이고 독창적이며,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된 인류의 보물입니다. 최만리는 한글이 알려지면 한자를 아는 사람이 사라지고 성현의 말씀을 멀리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은 훈민정음이 한자 학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훈민정음을 반대한 신하들이 의금부에 갇혔지만 세종은 하루 만에 풀어주었습니다. 훈민정음을 반대하는 무리 가운데 김문과 정창손은 엄한 벌을 받았습니다. 사람은 본디 타고난 자질대로 살아간다는 말로 세종의 정치 철학을 부정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세종이 백성을 하늘로 알고 덕을 베풀어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종은 훈민정음을 조정에 공개한 지 3년만에 백성들에게 알렸습니다. 훈민정음을 통해 바람 소리와 동물 소리는 물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를 받아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훈민정음 28자만으로 모든 소리를 받아쓸 수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정인지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전의 과거 시험에 훈민정음이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최초로 나온 한글 번역서는 세종의 둘째 아들인 수양 대군이 번역한 석보상절입니다.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된 후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 인지에 대한 비밀이 풀렸습니다. 자음의 기본 글자는 ㄱ, ㄴ, ㅁ, ㅅ, ㅇ으로 인체의 발성 기관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어요. 기본 모음은 하늘과 땅, 사람 모양을 본 뜬 것입니다. 언어학자들은 한글은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사람의 발음 기관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우수하다고 말했습니다. 모음의 기본 글자는 ㅡ, ㅣ인데 가장 간단한 점과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어 하늘, 땅, 사람의 모양을 상징합니다. 문종은 한자의 소리를 훈민정음으로 정리한 동국정운을 과거 시험으로 정해 부왕의 유업을 이어 갔습니다. 세조도 성균관의 교육 과정에 훈민정음을 포함해 세종 대왕의 뜻을 받들었습니다. 연산군은 자신을 비난하는 한글 벽보가 나돌았기 때문에 한글 사용을 금지시키고, 한글 책을 모두 불살랐습니다. 한글은 세종 대왕이 우리에게 선사한 자랑스럽고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영국의 작가 존 맨은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글은 문자의 사치이며,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문자라고 말했는데, 이토록 자랑스러운 한글을 우리가 소중히 지켜 나가야 합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재위 기간 동안 백성들의 삶을 편안하게 하고 정치, 경제, 문화, 국방, 과학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업적을 남긴 임금을 성군이라고 해요. 조선 왕조는 태조부터 순종까지 총 27명의 왕이 나라를 다스렸어요. 그중에서도 세종은 ‘대왕’이라는 호칭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성군으로 꼽히지요. 나라가 평안하여 백성들이 행복하게 사는 시대를 태평성대라고 해요. 세종 대왕은 32년 동안 나라를 태평성대로 이끌었어요. “그 당시는 외적의 침입이 잦은 데다 가뭄과 홍수가 심해서 흉년이 자주 들었다는데, 어떻게 나라를 잘 다스릴 수가 있지?” 세종 때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어요. 그런데도 세종은 어떻게 성군이 되었을까요? 세종은 태종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어요. 이 시기 조선은 건국한 지 얼마 안 되는 때라 정치적으로 무척 불안정 했어요. 그래서 태종은 이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강력한 ‘왕권 정치’를 펼쳤어요. 주로 왕이 혼자 나라의 중요한 일을 모두 처리하는 것을 왕권 정치라고 해요. 왕의 권력이 너무 커지자 신하들이 반발했어요. “독재 정치를 하면 아니 되옵니다, 전하!” 하지만 태종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어요. “아직은 나라가 안정되지 않았으니 내 뜻에 따르시오!” 태종 시절에는 이렇게 임금 마음대로였어요. 하지만 세종 때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세종 대왕은 왕과 신하, 그 어느 쪽으로도 권력이 기울지 않도록 바른 정치를 펼쳤어요. 크든 작든 모든 일을 신하들과 의논하여 차근차근 풀어 갔지요. 왕과 신하들이 권력을 두고 다투지 않으니 정치가 잘 풀려 저절로 태평성대가 이어진 거예요. 세종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충녕 대군으로 불렸어요. 위로는 세자인 양녕 대군과 효령 대군이라는 두 형이 있었지요. 태종은 자신의 왕권을 튼튼히 하고, 세자에게 안정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어요. 누구든 권력을 탐하면 가차 없이 처단해 버렸지요.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왕자들의 외삼촌도 목숨을 잃었어요. 양녕 대군은 이 일에 크게 상심하여 마음을 못 잡고 방황했어요. 요즘으로 치면 비행 청소년이 된 거예요. 태종은 그런 양녕 대군이 못마땅했어요. “장차 왕위를 이어받아야 할 세자가 학업은 뒷전이고 노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있으니 어쩌면 좋단 말이냐!” 날이 갈수록 세자의 행실을 탓하는 신하들이 점점 많아졌어요. 그러자 결국 태종은 양녕 대군을 폐하고 새로이 충녕 대군을 세자에 봉했어요. 태종이 둘째도 아닌 셋째 충녕 대군을 세자로 봉한 것은 워낙 지혜롭고 총명한 데다 성품도 어질었기 때문이에요. 충녕 대군의 동생 성녕 대군은 어릴 때부터 몸이 많이 아팠는데 충녕 대군은 동생이 아플 때마다 방으로 달려가 밤을 지새우며 간호했어요. 그뿐 아니라 맏형인 세자 양녕 대군의 행실이 지나치다 싶을 때는 진심 어린 충고를 하기도 했어요. 부왕이 자신을 세자로 봉했을 때는 둘째 형인 효령 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도록 설득하기도 했지요. 태종은 그 착한 마음에서 성군의 자질을 발견한 거예요. 또한 충녕 대군은 어릴 때부터 책을 너무 많이 읽어 눈병이 날 정도로 학문에 열중했어요. 충녕 대군이 지나치게 독서에 몰두하자 보다 못한 태종이 하루는 내관들에게 명을 내렸어요. “세상에!” 얼마 후, 내관들은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조용히 쉬고 있는 줄 알았던 충녕 대군이 온 방을 뒤져 병풍 뒤에 숨어 있는 책을 찾아내 읽고 있었던 거예요. 태종은 결국 그런 충녕 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었어요. “부디 진정으로 백성들을 위하는 좋은 임금이 되어라.” 태종은 왕위를 물려주면서 간곡한 당부의 말을 했어요. 이로써 조선 제4대 임금, 세종의 시대가 열린 거예요. 세종이 즉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집현전’을 궁궐 안에 설치한 것이었어요. 집현전은 고려 때부터 학문을 연구하는 기관이었으나 이 시기에는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해 있었어요. 세종은 집현전을 궁궐 안으로 들여 인재들을 불러 모았어요. 그들을 집현전 학사라고 하지요. 집현전은 조선 초기 유학의 발달에 큰 역할을 했어요. 집현전 학사들은 왕 앞에서 유학을 강의하고 나라를 이끌어 갈 방향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였어요. 이것을 경연이라고 해요. 세종은 아무리 바빠도 경연에 꼭 참석했어요. 신하들이 왕과 대화할 기회가 많아질수록 정치에 도움이 되는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농업, 천문, 지리, 의학, 문화, 예술 등 세종 때 눈부신 발전을 이루게 한 온갖 아이디어가 대부분 집현전 학사들과의 경연장에서 나왔지요.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며, 임금의 하늘이다!” 세종은 신하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했어요. 백성이 없으면 국가가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에요. 실제로 세종은 모든 일을 백성들 편에서 생각했는데 관리를 등용하는 일도 마찬가지였어요. 황희는 세종 때의 유명한 재상이지만 한때는 세종의 반대편에 서 있던 사람이었어요. 태종이 양녕 대군을 폐하고 충녕 대군을 세자로 삼을 때 앞장서서 가장 반대했던 사람이 황희였어요. “맏아들이 아닌 왕자에게 왕위를 잇게 하면 나라에 큰 혼란이 닥칠 것입니다!” 태종은 평소에 누구보다 신임했던 황희가 강하게 반기를 들고 나서자 난감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다면 끝내 왕명을 거역할 것이오?” 태종은 협박도 하고 달래도 보았으나 황희는 뜻을 꺾지 않았어요. 결국 태종은 황희를 귀양 보내고 말았어요. 그런데 세종은 자신이 왕위에 오른 뒤 황희를 다시 조정으로 불러들였어요. 비록 자신을 반대한 인물이지만 최고 권력자 앞에서도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은 황희의 기개를 높이 샀던 거예요. 맹사성은 세종 때의 대표적인 청백리예요. 그는 만백성이 우러러보는 정승의 자리에 올라서도 공적인 업무가 아닌 일에는 말이나 가마를 타지 않았어요. 대신 걷거나 소를 타고 다녔지요. 맹사성의 고향은 온천으로 유명한 지금의 충청남도 온양인데, 여기에는 세종과 얽힌 사연이 있어요. 세종은 날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정사를 돌보느라 당뇨병, 관절염, 눈병 등에 시달렸어요. “전하, 저희 고향에는 따뜻한 물이 솟는 온천이 있는데, 관절염에 효험이 있다 하옵니다.” 맹사성의 권유에 따라 세종은 온천욕을 다녀왔어요. 그러고는 몹시 흡족해하며 ‘온양’이라는 마을 이름을 내렸어요. 또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일반 백성들이 오랜 기간 머물면서 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필요한 시설을 마련하게 했어요. 온양 온천에는 좋은 것을 백성들과 나누고자 하는 세종의 따스한 마음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답니다. 세종은 황희, 맹사성, 윤회 세 정승을 등용하여 각자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업무를 맡겼어요. 황희는 모든 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편이었어요. 맹사성은 성품이 어질고 섬세한 데다 예술가 기질이 강했어요. 그래서 세종은 인사와 행정, 군사의 권한을 황희에게 맡기고, 훗날 김종서와 같이 국방을 분담하게 했어요. 또한 맹사성은 제도 정비와 교육을 맡게 하고, 윤회는 맹사성과 함께 과거 시험과 예술 분야를 나누어 맡게 했어요. 어느 한 사람에게만 권력이 집중되면 정치가 어지러워질까 봐 염려한 거예요. 세종은 복지 정책에도 관심이 많아 직접 다음과 같은 명을 내렸어요. “남편이 없는 여자와 고아들에게는 곡식을 지급하고 노인과 장애인의 세금을 면제하는 것은 물론, 장정 한 명씩을 보내 돌봐 주도록 하라!” 왕명이 내리자 많은 백성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어요. 다음은 왕의 일상을 기록한 (세종실록)에 나오는 글이에요. “내가 두 눈이 흐릿하고 아파서, 봄부터 어두운 곳은 지팡이에 의지하지 않고는 걷기가 힘들었다.” 세종이 문안 인사를 온 관리에게 했던 말이라고 해요. 당시 사관은 왕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심각한 눈병에 걸렸다고 적었어요. 현대 의학으로 보면 이 무렵 세종의 시력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고 해요. 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생각까지 할 정도로 눈병이 심했던 세종은 시각 장애인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궁궐에 드나드는 시각 장애인에게 벼슬을 내리고 시각 장애인을 위한 관청에 쌀과 콩을 지원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정작 본인은 몸이 아파도 쉴 수가 없었어요. 왕으로서 할 일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에요. 세종은 조선의 왕들 가운데 가장 많은 업적을 남겼어요. 우선 백성들이 농사를 잘 지어 풍년이 들도록 직접 나서서 관리들을 다그쳤어요. “관리들은 앉아만 있지 말고 지방으로 내려가라! 가서 농사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는 비법을 알아 오도록 해라!” 세종의 명을 받은 관리들은 전국을 돌아다녔어요. “벼농사가 잘되게 하려면 제일 중요한 게 무엇입니까?” “종자는 어떻게 골라야 합니까?” 관리들은 각 지역의 경험 많은 농부들에게 듣고 배운 것을 하나부터 열까지 기록해 왔어요. 세종은 이렇게 모은 자료들을 합쳐 책으로 펴냈어요. 이 책이 바로 (농사직설)이에요. 관리들은 이 책의 내용을 백성들에게 알려 주고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또한 세종은 백성들의 건강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세종은 다시 관리들에게 명을 내렸어요. “가난한 백성들이 비싼 약값을 들이지 않고도 스스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라!” 세종은 우리 땅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초의 종류와 효능, 그리고 사용법까지 정리하여 (향약집성방)이라는 책을 편찬하게 했어요. 또한 동양의 의학 서적을 모두 모아서 (의방유취)라는 의학 백과사전을 편찬하기도 했어요. 이 모든 일이 집현전 학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어요. 세종과 집현전 학사들은 뜻이 착착 맞았어요. 그만큼 소통이 잘되었던 거예요. 하루는 집현전 학사 박연이 말했어요. “전하께서 허락하시면 제가 우리 고유의 향악과, 중국의 당악, 그리고 궁중 음악인 아악을 정리해서 한 권의 책으로 편찬할까 합니다.” 세종 대왕은 무릎을 탁 치면서 기뻐했어요. 당시 조선은 문묘에 제사를 지낼 때 고려에서 쓰던 음악을 그대로 쓰고 있었어요. 그것도 음에 기준이 없어서 연주하는 사람마다 제각각이고, 악기도 제대로 갖추어진 것이 없었지요. “그렇다면 공이 우리 조선의 실정에 맞는 악보와 악기, 가사를 새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이오?” “예, 전하.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참 좋은 생각이오! 도움이 필요하면 내게 말하시오.” 세종은 박연의 말을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어요. 당시 음악은 천한 사람들만 하는 것으로 생각해 관리들은 누구도 음악에 관심이 없었어요. 박연은 세자 시절 세종의 스승이었고 대대로 높은 벼슬을 한 양반집 자손이었어요. 그래서 조정 신하들 중에도 박연을 비웃는 사람이 많았어요. 하지만 박연은 이 일에 자신의 모든 재능을 쏟아부어 우리 돌로 만든 편경이라는 악기를 개발하고 중국에서도 오래전에 사라진 아악을 되살렸어요. 당시 농민들은 그해 추수한 곡식의 10분의 1을 세금으로 내도록 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지역의 벼슬아치들과 서울에서 내려온 관리들에게 이중으로 착취를 당했어요. 그들은 세금을 깎아 준다는 구실로 뇌물을 요구했어요. 세종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땅의 상태와 수확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공법’을 실시하기로 하고 한 가지 조건을 달았어요. “백성이 원하지 않으면 시행할 수 없다! 이제부터 공법 시행의 찬반 의견을 알아보도록 하라!” 1430년 3월, 세종 대왕은 국민 투표를 실시했어요. 그해 8월까지 실시된 투표 결과 총 17만여 명이 참여하여 9만 8,657명이 찬성하고, 7만 4,148명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그 시절에 국민 투표를 실시하다니, 정말 놀랍지요? 세종이 위대한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에요. 공법의 시행으로 땅의 넓이에 따라 곡식의 수확량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정해졌어요. 곡식을 손으로 집었을 때 쥐어진 양을 한 줌이라고 해요. 이것이 열 줌이면 한 묶음, 열 묶음이면 한 짐이에요. 그리고 백 짐을 거둬들일 수 있는 땅을 1결이라고 해요. 세금을 매기는 기준은 풍년과 흉년에 따라서 달라졌어요. 농사가 잘되어 세금을 가장 많이 거둬들이는 해는 ‘상상년’, 흉년이 심하게 든 해를 ‘하하년’이라 하고, 이를 다시 9단계로 나누어 정확히 정해진 만큼만 세금을 거둬들였어요.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군!” “그러게 말이야. 이제 나라에 세금 내는 게 아깝지 않아.” “이게 다 훌륭한 임금님 덕분이지!” 백성들은 저마다 세종의 덕을 칭송했어요. 관리들이 제멋대로 세금을 거둬 가는 일이 없어지자 나라 곳간도 든든해졌어요. 농업이 경제의 중심을 이루는 시대에 천문학은 매우 중요한 분야였어요. 곡식의 파종과 수확의 시기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한 옛날 사람들은 일식과 월식 같은 천체의 변화에 하늘의 계시가 담겨 있어 만일 그것을 알아맞히지 못하면 나라에 큰 재앙이 닥친다고 믿었어요. 당시 지금의 기상청과 같은 역할을 한 곳은 서운관이에요. 간혹 서운관에서 일식을 예보한 시간이 틀릴 때가 있었어요. 그때마다 조정이 발칵 뒤집혔어요. 당시만 해도 전 세계에서 자기들만의 달력을 가진 나라는 중국과 아라비아뿐이었어요. 이에 세종이 집현전 학사들에게 명했어요. “우리에게 맞는 정확한 시간 계산법을 개발하도록 하라!” 집현전 학사들은 왕명에 따라 현대의 역법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정교한 달력을 만들어 냈어요. 이것이 바로 우리 고유의 역서인(칠정산)이에요. 어느 해에는 충청도와 황해도 일대에 왜구들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들어왔어요. 왜구들은 고려 때부터 끈질기게 우리 해상에 들어와 노략질을 한 일본의 해적 집단이에요. 분노한 세종은 이종무에게 명을 내렸어요. “저들의 소굴을 쳐서 본때를 보여 주도록 하라!” 이종무는 즉시 군대를 이끌고 나가 쓰시마를 정벌하고 포로로 잡혀간 조선인들까지 모두 데리고 돌아왔어요. 그런데 얼마 후 왜구들은 사신을 보내 조선과 무역을 계속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청했어요. 세종은 부탁을 들어주는 대신 조건을 달았어요. “배는 50척만 들어오고 상인들은 20일 안에 떠나야 한다.” 그 후에도 왜구들은 장사를 더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항구 주변에서 소란을 피웠어요. 세종은 그들이 조공을 바치며 얌전히 굴면 잘 대해 주고, 반항하면 가차 없이 공격하는 방법으로 해상의 평화를 지켰어요. 왜구들뿐만 아니라 북방의 여진족들도 극성을 부렸어요. 가축을 기르며 한반도 북쪽과 만주에 흩어져 살던 여진족은 겨울이 되면 늘 곡식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우리 국경을 넘어와 노략질을 일삼았던 거예요. 조정 대신들 중에는 북쪽은 땅이 척박하여 별 쓸모가 없으니 차라리 여진족에게 내주자는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세종의 생각은 달랐어요. “한 뼘의 땅이라도 오랑캐들에게 내줄 순 없다!” 세종은 김종서에게 두만강과 압록강 유역에 4군 6진을 설치하게 하고 왕명을 내렸어요. “누구든 북쪽에 가서 살기 원하면 벼슬을 주고, 천민은 그 신분을 면하게 해 줄 것이다!” 왕명이 떨어지자 수많은 사람들이 북으로 향했어요. 삭막했던 땅은 점점 조선인들로 채워졌어요. 원래 이곳은 추위가 심해 사람이 살지 않았으나 세종의 이민 정책으로 우리 영토가 되었어요. 세종은 능력이 뛰어나면 신분을 가리지 않고 일을 맡겨 큰 성과를 이루어 냈어요. 해시계, 물시계, 측우기 등을 발명한 당대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은 관청의 노비였어요. 세종은 그가 발명에 특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중국으로 유학까지 보냈어요. 하지만 세종은 유학에서 돌아온 장영실이 계속 뛰어난 발명을 해 내자 노비 신분을 면해 주고 벼슬까지 내렸어요. 장영실은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천체 관측 기계인 혼천의를 비롯한 수많은 발명품으로 세종 시대를 빛나게 했어요. 장영실을 누구보다도 아꼈던 세종은 이런 말까지 했어요. “내가 장영실과 같은 시대에 산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다!” 인류 최고의 문자 ‘한글’의 탄생. 어느 날, 한 집현전 학사가 세종에게 아뢰었어요. “관리들이 횡포를 부려도 하소연할 데가 없는 백성들이 억울한 사정을 글로 써서 벽에 붙이기도 하지만, 글자를 모르는 백성들은 아무런 방법이 없습니다.” “신문고가 있지 않소?” 신문고는 태종 때 만들어진 제도로,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신문고라는 북을 울리면 왕이 직접 얘기를 듣고 판결을 내려 주는 제도예요. 그런데 신문고는 한양 궁궐 앞에 있어서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게다가 북을 치려면 먼저 그 앞을 지키는 관리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절차가 너무 까다로워서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세종은 백성들의 어려움을 덜어 줄 방법을 궁리하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어요. “어려운 한자 대신 백성들이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우리 글자를 만들까 하는데, 경들 생각은 어떻소?” 세종의 말에 조정의 신하들은 깜짝 놀랐어요. “한자를 쓰지 않는 민족은 오랑캐들뿐입니다!” 최만리를 비롯한 유학자들은 기겁을 했지만 세종은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어요. “한자를 아주 없애자는 게 아니라 백성들이 배우기 쉬운 글자를 만들어 주자는 것이오.” “전하! 그래도 안 됩니다. 만약 우리가 글자를 따로 쓴다고 하면 중국이 어찌 생각하겠습니까?” 사대주의 사상에 물들어 있던 유학자들은 당장 무슨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어요. 그러나 세종은 성삼문, 신숙주, 박팽년 등 몇몇 집현전 학사들과 함께 비밀리에 새로운 문자를 연구했어요. 세종이 새로운 문자를 창제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독서만큼 중요한 교육이 없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일일이 관리를 시켜 백성들에게 알리는 것은 한계가 있었어요. “백성들이 책을 읽고 농사짓는 법이며 의학, 역사, 삼강오륜 등을 깨우칠 수만 있다면 그 이상의 태평성대가 어디 있겠소!” 세종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했어요. 눈병은 점점 심해지고 갈수록 건강이 나빠졌지만 세종은 백성들이 글자를 읽고 쓰는 모습만 상상하면 기운이 불끈불끈 솟았어요. 새로운 글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우선 중국과 이웃 나라 문자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 가며 수도 없이 많은 책을 읽었어요. 하루는 밤이 늦도록 집현전의 불이 꺼지지 않고 있었어요. 세종은 내관을 시켜 누가 있는지 살짝 보고 오게 했어요. “신숙주가 숙직을 하면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내관이 말했어요. 시간이 지나 새벽닭이 울었어요. 세종은 아직도 집현전에 불이 켜 있는지 물었어요. 내관은 방금 전에 신숙주가 막 잠들었다고 말했어요. 세종은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내관에게 주면서 이렇게 명했어요.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눈치채지 않게 덮어 주거라.” 세종은 이런 식으로 집현전 학사들에게 은근한 사랑을 베풀었어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임금의 배려에 감동한 신숙주는 더욱더 학문에 힘쓰게 되었어요. 세종 25년(1443년)에 마침내 훈민정음이 완성되었어요. 훈민정음이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인데 지금은 보통 ‘한글’이라고 하지요.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맞지 않는다. 그리하여 백성들은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그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니, 이를 가엾게 여겨 스물여덟 글자를 새로 만들었다.” 세종이 한글을 만든 이유를 설명한 내용이에요. 훈민정음은 세계의 문자 중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독창적이며,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된 인류의 보물이에요. 하지만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를 비롯한 유학자들은 즉시 훈민정음의 폐기를 주장했어요. 이번만큼은 세종도 언짢은 마음을 드러냈어요. “이두를 만든 설총에게는 아무런 비판도 없으면서 한글을 만든 자신의 임금에게는 끝까지 반대하는 최만리는 도대체 어느 나라 신하인가?” 최만리도 굽히지 않고 아뢰었어요. “만약 이 문자가 세상에 알려지면 수십 년이 지난 후 한자를 아는 사람은 사라질 것이고, 후학들은 한문으로 된 성현의 말씀을 멀리할 것입니다. 그리 되면 조선의 근본이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세종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요. “우리가 이두를 사용해 온 지 오래되었지만 한자가 이 땅에서 사라졌소? 오히려 훈민정음은 한자의 학습에도 도움이 될 것이오.” 세종은 인내심을 가지고 최만리를 설득했어요. 하지만 최만리를 비롯한 여러 신하들은 끝내 새 문자 훈민정음을 반대했어요. 화가 난 세종은 그들을 모두 의금부에 가두었어요. 하지만 세종은 그들을 단 하루 만에 풀어 주었어요. 세종은 적어도 생각의 차이만으로 신하를 버리는 임금은 아니었어요. 그러나 훈민정음을 반대하는 무리 가운데 유일하게 김문과 정창손에게는 엄한 벌을 내렸어요. 김문은 처음에 훈민정음 창제에 찬성했다가 나중에 말을 바꾼 죄로 곤장을 맞았어요. 정창손은 훈민정음 반포를 반대하는 이유를 묻자 오히려 이렇게 되물었어요. “삼강행실도를 반포한 후에도 그 영향이 적었던 이유는 한문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사람은 본디 타고난 자질대로 살기 때문입니다. 한글로 삼강오륜을 가르친다고 해서 백성들이 그 뜻을 헤아리겠습니까?” 이것은 세종의 통치 철학을 부정하는 말이었어요. 어리석은 백성은 가르쳐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니까요. “그것이 백성을 하늘로 알고 덕을 베풀어 바른 길로 이끌어야 마땅한 관리가 할 소리란 말인가?” 분노한 세종은 정창손을 파직시켰어요. 김문과 정창손을 처벌한 후로 반대 세력은 더 이상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어요. “이제부터 한글로 된 책을 편찬하여 백성들에게 널리 보급하도록 하자.” 세종은 훈민정음을 조정에 공개한 지 3년 만에 마침내 백성들에게도 알렸어요. 우리에게도 고유한 문자가 생겼다고 말이지요. 훈민정음, 즉 한글이 있기 전에는 어떤 소리도 우리 문자로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소리를 정확히 표현하는 한자음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이제 우리는 훈민정음을 통해 바람 소리와 동물 소리는 물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를 받아쓸 수 있게 되었다!” 훈민정음 편찬에 참여한 정인지의 말이에요. “말도 안 돼! 한자는 5만 자가 넘는데도 소리를 글로 쓸 수 없었는데, 고작 훈민정음 28자만으로 모든 소리를 받아쓸 수 있다고?” 사람들은 정인지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결국 훈민정음이 어떤 소리도 표기할 수 있는 완벽한 문자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얼마 후 세종은 다음과 같은 명을 내렸어요. “아전의 과거 시험에 훈민정음을 포함시키도록 하라.” 당시 최초로 나온 한글 번역서는 세종의 둘째 아들인 수양 대군이 번역한 석보상절이에요. 이 책은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다룬 것으로 세종과의 사이에서 8남 2녀를 낳은 소헌 왕후를 기리기 위한 책이에요. 세종이 정인지 등에게 명하여 완성한 용비어천가는 조선의 건국 시조들을 찬양하는 최초의 한글 노래로 현재 국가 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요. 세종은 석가모니의 공덕을 기리는 월인천강지곡을 직접 짓는 등 한글 보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어요. “기역은 왜 ㄱ의 모양이 됐고, 니은은 왜 ㄴ이 되었을까?” “또 ㅏ와 ㅓ라는 모음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된 후 이 궁금증에 대한 비밀이 풀렸어요. 자음의 기본 글자는 ‘ㄱ ㄴ ㅁ ㅅ ㅇ’이에요. 이 다섯 자는 인체의 발성 기관 모양을 따온 거예요.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 ㄴ은 혀가 윗잇몸에 닿는 모양, ㅁ은 입 모양, ㅅ은 이 모양, ㅇ은 목구멍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어요. 기본 모음은 자연의 모습을 나타낸 거예요. 아래아는 하늘의 둥근 모양, ㅡ는 평평한 땅의 모양, ㅣ는 똑바로 서 있는 사람의 모양을 본뜬 것이지요. 훈민정음은 원래 28자였는데 지금은 세 개의 자음과 한 개의 모음이 사라져 24자가 남았어요. “한글이 놀라운 점은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 당시에 사람의 발음 기관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언어학자들이 한글의 우수성을 설명할 때 하는 말이에요. 또 다른 한글의 신비는 모음에 있어요. 모음의 기본 글자는 ㅡ ㅣ 인데, 가장 간단한 점과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들은 하늘, 땅, 사람의 모양을 상징하며 음양오행 사상이라는 동양 철학의 원리를 담은 것이기도 해요. 세종은 백성들이 쓰게 될 문자에 이런 철학적 의미를 새겨 둔 것이지요. 세상이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으로 이루어지듯이 이 세 개의 기본만 있으면 나머지 모음은 ㅏ ㅓ ㅗ ㅜ ㅑ ㅕ ㅛ ㅠ 이런 식으로 오른쪽, 왼쪽, 위, 아래에 하나나 둘씩 더해 가며 만들어지는 거예요. 1450년, 세종 대왕은 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세상을 떠났어요. 백성들은 마치 어버이를 잃은 것처럼 슬퍼했지요. 문종은 한자의 소리를 훈민정음으로 정리한 동국정운을 과거 시험 과목으로 정해 부왕의 유업을 이어 갔어요. 또한 세조도 성균관의 교육 과정에 훈민정음을 포함시켜 세종 대왕의 뜻을 받들었지요. 그러나 연산군 때 한글은 뜻밖의 수난을 겪게 돼요. “앞으로는 언문을 가르치지도 말고 배우지도 말며, 이미 배운 자도 사용 못 하게 하라!” 연산군은 언문, 즉 한글을 쓰면 대역죄로 처벌한다는 왕명과 함께 한글 책을 모두 불살랐어요. 자신을 비난하는 한글 벽보가 나돌았기 때문이지요. 연산군은 이를 막으려고 애를 썼지만 비슷한 내용의 글이 자꾸 나타나자 결국 한글 사용을 금지시켰어요. 비록 한때는 천대받고 억압당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한글은 세종 대왕이 우리에게 선사한 정말 자랑스럽고 소중한 문화유산이에요. 유네스코에서는 매년 문맹 퇴치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이나 단체에게 상을 주는데, 이 상 이름이 바로 ‘세종 대왕 문해상’이랍니다. 뿐만 아니라 한글의 우수성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인도네시아의 소수 민족인 찌아찌아 족이 한글을 공식 문자로 정하기도 했지요. 영국의 작가 존 맨은 이런 말을 했어요.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 미국의 언어학자 게리 레드야드는 이에 질세라 더 큰 찬사를 보냈어요. “한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문자의 사치이며,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문자다!” 어때요? 말만 들어도 저절로 어깨가 으쓱해지지요? 이토록 자랑스러운 한글, 우리가 소중히 지켜 나가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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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바구니, 두 남자, 멋대로왕, 한 남자, 주인, 여러 사람, 촌장, 왈라왈라, 사람들, 사내, 왈라왈라 가족, 밀, 우물, 내, 신하들, 젊은이들, 왕, 남자, 다른 남자, 대추, 군사, 새 궁전, 가족, 마을 사람들, 저, 우리, 왕멋대로왕국, 무하드, 가장 힘이 센 사내, 노인, 곡식, 낙타 | 제목: 왈라왈라가 찾은 민주 정치
줄거리 요약: 옛날에 왕멋대로왕국에 멋대로왕이 살았는데 자기 마음대로 하는 왕이었습니다. 멋대로왕은 매일 잔치를 열어 놀거나 제멋대로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새 궁전을 짓겠다며 젊은이들을 잡아가기도 했습니다. 왈라왈라 가족은 힘이최고왕국이라는 곳에 도착했는데 어디를 가도 시끄러웠습니다. 왕이 마음대로 하는 일도 없고 군사들이 곡식을 강제로 가져가는 일도 없어서 왈라왈라는 이곳에서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부지런히 일했던 왈라왈라는 풍년을 맞이했고 밀을 팔려고 시장에 나갔습니다. 왈라왈라는 밀을 좋은 가격에 팔았고 장을 보기 위해서 낙타를 시장 구석에 매어 두었습니다. 왈라왈라는 사내들과 싸웠는데 가장 힘이 센 사내가 낙타를 데려갔고,왈라왈라 가족은 좋은 곳을 찾기 위해 다시 짐을 꾸렸습니다. 왈라왈라 가족은 뜻을모아왕국이라는 곳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한 남자가 우리 마을에 시장을 만들어 부자 마을로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남자는 마을에 우물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나와서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추를 바구니에 넣고 나서 얼마 뒤 어떤 노인이 바구니에 있는 대추를 꺼내서 세기 시작했습니다. 무하드가 대추 20알을 더 얻어 마을의 촌장이 되었고 사람들은 환한 얼굴로 박수를 쳤습니다. 왈라왈라가 떨어진 남자에게 화가 나지 않냐고 물으니 남자는 마을 사람들이 무하드를 원하니까 거기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뜻을모아왕국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주인이기에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을 것 같다고 왈라왈라는 생각했습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물어 결정하는 이곳이 왈라왈라가 바라던 곳이라서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었습니다. 정치란 나라 안의 문제와 다툼을 풀어 가는 것이고, 민주 정치란 모른 문제를 민주적으로 푼다는 말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에 왕멋대로왕국이 있었어요. 왕멋대로왕국에는 멋대로왕이 살았어요. 멋대로왕은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하는 왕이었어요. 매일 잔치를 열어 놀기만 하고 제멋대로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어요. 멋대로왕은 새 궁전을 짓겠다며, 젊은이들을 잡아가기도 했어요. 신하들이 왕을 말렸지만 듣지 않았어요. 왈라왈라 가족은 새로운 왕국에 도착했어요. 그곳은 힘이최고왕국이었어요. 힘이최고왕국은 어디를 가나 시끄러웠어요. 누구나 큰소리치며 말을 했거든요. 하지만 왕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 일도 없었고, 군사들이 강제로 곡식을 가져가는 일도 없었어요. 왈라왈라는 이곳에서 살기로 마음먹었어요. 왈라왈라는 부지런히 일했어요. 가족들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였지요. 부지런히 일한 덕분에 왈라왈라의 밀 농사는 풍년이 들었어요. 왈라왈라는 밀을 팔려고 시장에 나갔어요. 왈라왈라가 가져간 밀은 좋은 값에 팔렸어요. “장을 보고 올 테니 여기 잠깐 있거라.” 왈라왈라는 시장 구석에 낙타를 매어 두었어요. 왈라왈라와 사내들은 다시 싸우기 시작했어요. 낙타는 결국 가장 힘이 센 사내가 데려갔어요. “힘만 세면 모든 게 해결되다니! 이곳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어. 여기보다 좋은 곳이 반드시 있을 거야.” 왈라왈라 가족은 다시 짐을 꾸렸어요. 며칠 뒤 왈라왈라 가족은 새로운 왕국에 도착했어요. 그곳은 뜻을모아왕국이었어요. 왈라왈라는 이번에는 좀 더 꼼꼼하게 살펴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모여 있는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 보기로 했지요. 한 남자가 나서서 말했어요. “저는 우리 마을에 시장을 만들 생각입니다. 시장이 생기면 일자리도 많아지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을을 부자 마을로 만들겠습니다.” 다른 남자도 나와서 말했어요. “저는 마을에 우물을 만들 생각입니다. 그러면 멀리까지 물을 길러 가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마을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왈라왈라는 이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기로 했어요. 두 남자의 말이 끝나자, 사람들이 차례대로 줄을 서서 바구니에 대추를 넣었어요. 얼마 뒤, 한 노인이 바구니에서 대추를 꺼내어 세기 시작했어요. “무하드가 대추 20알을 더 얻었습니다. 따라서 마을의 촌장은 무하드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환한 얼굴로 박수를 쳤어요. 왈라왈라는 촌장 선거에서 떨어진 남자에게 물었어요. “촌장이 되지 못했는데 화가 나지 않습니까?” “물론 내가 촌장이 되고 싶었지요.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무하드를 원하니 내가 따라야지요.” 남자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요. 그 말을 들은 왈라왈라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뜻을모아왕국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주인이구나.’ 뜻을모아왕국에서는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문제가 생기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물어 결정했으니까요. “이곳이야말로 내가 바라던 곳이야.” 왈라왈라의 얼굴에 비로소 환한 웃음이 피었어요. 민주 정치란 무엇일까요? 나라 안의 여러 가지 문제와 다툼을 풀어 가는 것이 정치예요. 그럼, 민주 정치란 무엇일까요? 민주적으로 모든 문제를 푼다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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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토끼, 눈, 구멍, 꿀, 불, 몸, 불길, 입, 발, 참새구이, 땀, 얼음판, 풀잎, 샘물, 불씨, 콧구멍, 얼음, 돌, 참새들, 꼬리, 사냥꾼, 호랑이, 조약돌, 웃는 이, 떡, 털, 물고기 | 제목: 호랑이 잡은 토끼
줄거리 요약: 옛날 어느 산골에 지혜로운 토끼가 살았습니다. 토끼를 잡아먹으려고 입을 벌리는 호랑이에게 떡 좀 드시겠냐고 물었습니다. 토끼의 말에 호랑이는 침을 꿀꺽 삼켰고, 토끼는 떡처럼 생긴 조약돌을 주워 와서 불에 구웠습니다. 떡은 아홉 개니까 먼저 먹으면 안 된다고 하며 숲으로 뛰어갔고, 호랑이는 떡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호랑이는 떡이 하나 남는다며 얼씨구 하고 날름 삼켰습니다. 떡인 줄 알고 돌을 먹은 호랑이의 꼴을 보고 토끼는 깔깔 웃었습니다. 바람이 숲속으로 불어오는 나른한 오후에 또 호랑이가 나타나자 토끼는 고소한 참새구이 좀 드시겠냐고 물었습니다. 토끼는 호랑이에게 눈을 감고 열을 세라고 하고, 자기는 참새구이를 하려면 불을 피워야 하니 얼른 가서 준비하겠다며 풀숲으로 사라졌습니다. 호랑이는 불길이 타오르는 소리를 참새들의 날갯짓 소리인 줄 알고 입을 벌렸지만, 털만 홀라당 탔습니다. 토끼가 그 꼴을 보고 또 까르르 깔깔 웃었습니다. 숲속에 눈이 쌓인 어느 날 호랑이가 또 나타나 입을 벌리려 하자, 토끼는 호랑이에게 싱싱한 물고기 좀 드시겠냐고 물었습니다. 또 속을 줄 아냐며 호랑이가 입을 벌리려는데 이번엔 토끼가 조용했습니다. 꼬리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생각 중이라고 하자, 호랑이는 신이 나서 토끼를 따라 강으로 갔습니다. 토끼는 얼음을 깨서 구멍을 만들고 꼬리를 집어넣으면 물고기가 매달릴 거라고 하며 숲으로 뛰어갔습니다. 호랑이는 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려고 했는데 몸이 꼼짝도 안 했습니다. 물고기를 잡으려다 얼어 버린 호랑이는 이번에도 토끼한테 속아서 차가운 얼음판에 발만 동동 굴렀고, 토끼는 그 꼴을 보고 또 깔깔 웃었습니다. 토끼 말고 웃는 이가 또 있는데 사냥꾼이 호랑이를 잡으러 왔나 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 어느 산골에 토끼 한 마리가 살았어.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꾀가 퐁퐁 샘솟는 지혜로운 토끼였지. 아마 호랑이가 나타난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걸? 어머나, 정말로 호랑이가 나타났네! 호랑이는 토끼를 잡아먹으려고 입을 쩍 벌렸어. “자, 잠깐, 잠깐만요. 따끈따끈한 떡 좀 드실래요?” 토끼의 말에 호랑이는 침을 꿀꺽 삼켰어. 토끼는 떡처럼 생긴 조약돌을 주워 와서 돌돌돌돌 불에 구웠어. 아참, 떡 찍어 먹을 꿀을 깜빡했네. 떡이 모두 아홉 개니까 먼저 먹으면 안 돼요. 하고 숲으로 뛰어갔어. 호랑이는 침을 꼴깍 삼키며 떡을 하나둘 헤아려 보았어. “하나, 둘, 셋, 아홉, 열!” 아! 글쎄, 떡이 아홉 개가 아니라 모두 열 개인 거야. “어, 떡 하나가 남잖아?” 호랑이는 얼씨구나, 횡재로세! 떡 하나를 날름 삼켰지. 돌을 떡인 줄 알고 먹은 호랑이는 눈물이 뚝뚝! 콧구멍이 벌렁! 침이 질질! 떼굴떼굴 구르다가 이리 쿵 저리 쿵! 뒤뚱뒤뚱 걷다가 꽈당 꽈다당! 토끼가 그 꼴을 보고 까르르 깔깔 웃더란다. 풀잎을 깨우는 바람이 숲속으로 솔솔 불어오는 나른한 오후, 또 호랑이가 나타났네! 호랑이가 입을 쩍 벌리려는데, “자, 잠깐, 잠깐만요. 고소한 참새구이 좀 드실래요?” 토끼의 말에 호랑이는 또 침을 꿀꺽 삼켰어. 토끼는 호랑이에게 눈을 꼭 감고 열을 세라고 했어. 그러고는 쿡쿡 웃음을 참으며 “아참, 참새구이를 하려면 불을 피워야 하는데, 제가 얼른 가서 준비할게요.”하고는 풀숲으로 폴짝폴짝 사라졌지. “흐흐흐, 맛있겠다.” 하면서 호랑이는 눈을 꼭 감고 열을 세었어. 그사이에 불씨가 포르르 날아오르더니 불길이 바작바작 타올랐어. 호랑이는 그 소리가 참새들의 날갯짓 소리인 줄 알고 얼씨구나 좋아서 입을 헤 벌렸지. 참새구이는 구경도 못 하고 털만 홀라당 탄 호랑이는 눈물이 뚝뚝! 콧구멍이 벌렁! 땀이 줄줄! 떼굴떼굴 구르다가 이리 쿵 저리 쿵! 뒤뚱뒤뚱 걷다가 꽈당 꽈다당! 토끼가 그 꼴을 보고 또 까르르 깔깔 웃더란다. 숲속에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인 어느 날 또, 또, 호랑이가 나타났네! 호랑이가 입을 쩍 벌리려는데, “자, 잠깐, 잠깐만요. 싱싱한 물고기 좀 드실래요?” 토끼의 말에 호랑이는 침을 꿀꺽 삼키려다 꾹 참았어. “흥! 내가 또 속을 줄 알고?” 호랑이가 입을 쩍 벌리려는데, 어라, 이번엔 토끼가 조용하네. 토끼야, 뭐 해? 내가 입을 쩍 벌리면 네가 ‘잠깐!’ 해야지? “쉿! 지금 바빠요. 꼬리로 물고기 잡는 방법을 생각 중이거든요” 호랑이는 얼씨구나 신이 나서 토끼를 따라 강으로 갔어. 쉿! 토끼는 얼음을 쾅쾅 깨서 작은 구멍을 만들고는 “꼬리를 쑤욱 집어넣으면 물고기가 주렁주렁 매달릴 거예요. 전 물고기 담을 그릇을 가져올게요.” 하며 숲으로 *깡충깡충 뛰어갔지. 휘이잉 휘익, 휘이잉 휘익,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쳤어. 얼마나 지났을까? 호랑이가 끙끙 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려는데, 아! 글쎄, 몸이 꼼짝도 안 하는 거야. 물고기를 잡으려다 꽁꽁 얼어 버린 호랑이는 이번에도 토끼한테 속아서, 눈물이 꽁꽁! 콧물이 꽁꽁! 꼬리가 꽝꽝! 떼굴떼굴 구르지도 못하고, 뒤뚱뒤뚱 걷지도 못하고, 차가운 얼음판에 발만 동동 굴렀어. 토끼가 그 꼴을 보고 또 까르르 깔깔 웃더란다. 저기, 토끼 말고 웃는 이가 또 있네. 사냥꾼이 호랑이 잡으러 왔나 봐. 호랑이야, 큰일 났어! 뭐, 좋은 생각 없니? 자, 잠깐,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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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벽난로, 아빠, 셋째, 아기 돼지 삼 형제, 통나무, 첫째, 엄아, 침대, 할아버지, 짚, 문, 식탁, 선생님, 늑대 할아버지, 음식, 어른, 둘째 | 제목: 버릇없는 아기 돼지들
줄거리 요약: 겨울날 아기 돼지 삼 형제가 집을 짓는데, 첫째가 짚으로 초가집을 만들었습니다. 늑대 할아버지가 추우니 네 집에서 쉬어 갈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첫째는 할아버지가 너무 더러워 새집이 더러워진다고 대답했습니다. 첫째가 안된다고 창문을 닫자, 늑대 할아버지도 어른에게 말버릇이 고약하다며 화를 냈습니다. 늑대 할아버지가 입으로 바람을 부니 집이 날아가 버렸고, 첫째는 놀라서 달아났습니다. 첫째가 둘째의 통나무집으로 갔을 때에도 늑대 할아버지가 쉬어 가게 해 달라고 문을 두드렸습니다. 고개를 내민 둘째도 할아버지한테서 나는 지독한 냄새 때문에 싫다고 말했습니다. 늑대 할아버지가 먹을 거라도 주라고 부탁했지만 쫓아냈습니다. 늑대 할아버지가 통나무집을 밀기 시작하자 집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첫째와 둘째는 늑대 할아버지를 피해 셋째가 만든 돌집으로 숨었습니다. 첫째와 둘째의 말에도 문을 연 셋째는 늑대 할아버지에게 자기 집에 잘 왔다고 말했습니다. 셋째는 늑대 할아버지에게 음식을 차려 드리고 벽난로에 불도 활활 피웠습니다. 침대에서 잠을 잔 늑대 할아버지는 셋째에게 참 예의 바른 아이라고 말했습니다. 늑대 할아버지는 첫째와 둘째에게 사과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늑대 할아버지가 집을 다시 지어 주자, 첫째와 둘째도 할아버지에게 사과했습니다. 어른에게 예의 바르게 말하고, 큰소리로 대답하며,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어른을 만나면 인사를 하며, 엄마 아빠에게 반말을 하지 않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날, 아기 돼지 삼 형제가 집을 짓고 있었어요. 첫째가 짚을 얼기설기 엮어서 초가집을 만들었지요. “야호, 다 만들었다!” 그때 늑대 할아버지가 똑똑똑. “얘야, 너무 춥구나. 네 집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겠니?” 첫째가 퉁명스럽게 대답했어요. “흥, 할아버지는 너무 더러워요. 새집이 더러워지면 어떡해요?” “잠깐이라도 쉬게 해 주렴.” 첫째가 화를 버럭 내며 창문을 쾅 닫았어요. “안 돼요. 저리 가요. 저리 가!” 그러자 늑대 할아버지도 화를 냈어요. “어른에게 말버릇이 고약하구나! 혼 좀 나야겠군.” 늑대 할아버지가 입으로 바람을 후! 짚으로 만든 집이 단숨에 후드득. 집이 날아가 버렸어요. “으악!” 첫째가 깜짝 놀라서 달아났어요. 첫째는 둘째가 만든 통나무집으로 쏙! 그때 늑대 할아버지가 똑똑똑! “얘들아, 춥고 배고파서 그래. 나 좀 쉬어 가게 해 주렴.” 둘째가 창으로 고개를 내밀었어요. “싫어요! 할아버지한테서 지독한 냄새가 나요. 새집에 냄새 배면 어떡해요?” 늑대 할아버지가 간절히 부탁했어요. “그럼 먹을 거라도 조금만 주렴.” “안 돼요. 저리 가세요, 가!” 늑대 할아버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가라니? 어른에게 버릇이 없구나!” 늑대 할아버지가 통나무집을 밀기 시작했어요. 흔들흔들 흔들흔들. 통나무집이 한순간에 와르르. 첫째와 둘째는 셋째가 만든 돌집으로 숨었어요. “셋째야, 문을 꼭 잠가! 무시무시한 괴물 늑대 할아버지가 쫓아와.” 그때 늑대 할아버지가 똑똑똑! 첫째와 둘째가 큰 소리로 외쳤어요. “문을 열면 안 돼!” 하지만 셋째는 이미 문을 활짝 열었어요. 셋째는 늑대 할아버지에게 예의 바르게 말했어요.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희 집에 잘 오셨어요.” 셋째는 늑대 할아버지를 식탁으로 모시고 가서 맛있는 음식을 차려 드렸어요. “맛있게 드세요.” 벽난로에 불도 활활 피웠어요. “금방 따뜻해질 거예요.” 늑대 할아버지는 셋째의 침대에서 잠도 주무셨어요. 얼마 뒤, 늑대 할아버지가 일어났어요. “셋째야, 넌 참 예의 바른 아이구나.” 할아버지가 첫째와 둘째에게 다가갔어요. “첫째, 둘째야, 화를 내서 미안해.” 기운을 차린 늑대 할아버지는 밖으로 나갔어요. 짚을 모아 얼기설기, 통나무를 뚝딱뚝딱. 늑대 할아버지가 다시 집을 지어 주었어요. 첫째와 둘째도 할아버지에게 사과했어요. “할아버지, 잘못했어요. 이제부턴 예의 바르게 말할게요.” 꼭꼭 약속해. 어른에게 예의 바르게 말하기. 어른이 부르면 큰 소리로 대답해요!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요! 어른을 만나면 인사를 해요! 엄마 아빠에게 반말을 하지 않아요! 어른과 헤어질 때도 공손하게 인사해요! 어른에게 높임말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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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손님들, 문, 치즈, 주인, 오렌지 주스, 점심, 손님, 곰 아저씨, 물, 밀가루 부대, 접시, 아저씨, 돼지 아저씨, 포크, 릴리, 꼬마 양 릴리, 얼굴, 재료, 올래올래 레스토랑, 스파게티 | 제목: 올래올래 레스토랑
줄거리 요약: 올래올래 레스토랑의 스파게티는 이 숲속에서 제일 맛있지만 레스토랑의 친절은 빵점입니다. 포크가 떨어져서 새것으로 가져다 달라고 말하면 돼지 아저씨는 잔뜩 인상을 쓰며 직접 가져가라고 말합니다. 주인이 얼마나 퉁명스러운지 손님들은 늘 화가 난 채 레스토랑을 나왔습니다. 꼬마 양 릴리는 아저씨에게 레스토랑이 정말 문을 닫느냐고 물었고 아저씨는 손님들이 하도 귀찮게 해서 그럴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저씨가 만든 스파게티는 맛있어서 손님들도 좋아하지만 아저씨는 바라는게 많은 손님 너무 귀찮았습니다. 한 달만 기다려 주면 그동안 레스토랑을 바꿔 보겠단 말에 한번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흥겨운 음악 소리와 함께 맛있는 스파게티가 준비되어 있으니 올래 레스토랑에 오셔서 드셔보라는 릴리의 목소리가 숲속에 퍼졌습니다. 레스토랑은 금세 손님들로 북적거렸습니다. 곰 아저씨가 접시를 깨뜨리자 릴리가 놀란 얼굴로 달려왔습니다. 돼지 아저씨는 얼굴을 잔뜩 찌푸렸지만 릴리는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 말했습니다. 손님들은 친절한 릴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돼지 아저씨는 여전히 투덜거렸고 손님들이 모두 돌아간 뒤에 돼지 아저씨가 물었습니다. 왜 손님들이 네 칭찬만 늘어놓냐는 질문에 아저씨도 한번 친절하게 대해 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손님들도, 아저씨도 행복해질 거라고 했고 다음날도 레스토랑은 손님으로 북적거렸습니다. 돼지 아저씨는 한참 동안 릴리만 쳐다보았고 릴리의 말이 정말 맞는 건지 생각했습니다. 돼지 아저씨가 재료를 사러 밖으로 나왔을때 전날 접시를 깨뜨린 곰아저씨가 인사를했습니다. 돼지 아저씨는 밀가루 부대를 나르는 곰 아저씨에게 슬쩍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말을 걸었습니다. 신나는 음악 소리와 함께 올래올래 레스토랑의 문이 열렸습니다. 이제 올래올래 레스토랑에서 화를 내며 나오는 손님은 하나도 없고 왔다간 손님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올래올래 레스토랑의 스파게티는 이 숲속에서 제일 맛있어요. 그런데 레스토랑의 친절은 빵점이에요. “돼지 아저씨, 물 좀 주세요!” “이크, 포크가 떨어졌네. 새것으로 가져다주실래요?” 그럴 때면 돼지 아저씨는 잔뜩 인상을 쓰며 말해요. “물은 직접 갖다 드슈!” “새 포크요? 조심 좀 하지. 귀찮게 말이야!” 손님들은 늘 화가 난 채 레스토랑을 나왔어요. “주인이 얼마나 퉁명스러운지, 맛을 모르겠어.” “그러니까 곧 문을 닫는다잖아요.” ‘뭐? 문을 닫는다고?’ 꼬마 양 릴리는 그 말을 듣고 헐레벌떡 레스토랑으로 뛰어갔어요. “아저씨, 아저씨! 정말 레스토랑이 문을 닫나요?” “손님들이 하도 귀찮게 해서 그럴까 생각 중이다.” “아저씨가 만든 스파게티가 얼마나 맛있는데요. 손님들도 좋아하잖아요.” “하지만 너무 귀찮아. 왜 이렇게 바라는 게 많은지.” “한 달만 기다려 주세요. 그동안 제가 레스토랑을 바꿔 볼게요.” “네가? 흠,그렇다면 한번 지켜보지.” 쿵작쿵작! 흥겨운 음악 소리와 함께 릴리의 목소리가 숲속에 퍼졌어요. “안녕하세요. 올래올래 레스토랑입니다. 오늘 맛있는 스파게티가 준비되어 있으니, 오셔서 드셔 보세요.” “무슨 일이지? 주인이 바뀌었나?” “오늘 점심은 여기서 먹어 보자.” 레스토랑은 금세 손님들로 북적거렸어요. “여기 주문할게요!” “치즈를 더 얹어 주실래요?” “물 좀 더 주세요!” “네, 네. 지금 갑니다!” 쨍그랑! 곰 아저씨가 접시를 깨뜨렸어요. “어머, 곰 아저씨. 괜찮으세요?” 릴리가 놀란 얼굴로 달려왔어요. 하지만 돼지 아저씨는 얼굴을 잔뜩 찌푸렸지요. 아이고, 아까운 내 접시!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릴리가 깨진 접시를 치우며 말했어요. “역시, 릴리는 참 친절해!” 손님들은 릴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하지만 돼지 아저씨는 여전히 투덜거렸어요. 뭐야? 접시를 버리게 생겼는데. 손님들이 모두 돌아간 뒤에 돼지 아저씨가 물었어요. “왜 손님들이 네 칭찬만 늘어놓는 거지?” “아저씨도 손님들한테 친절하게 대해 보세요.” “귀찮게 왜 그래야 하는데?” "그러면 손님들도, 아저씨도 행복해질 거예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다음날도 레스토랑은 손님들로 북적북적했어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필요한 것은 없으세요?”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돼지 아저씨는 한참 동안 릴리만 쳐다보았어요. ‘릴리의 말이 정말 맞는 걸까?’ 흠
돼지 아저씨가 재료를 사러 밖으로 나왔어요. “안녕하세요, 돼지 아저씨!” 전날 접시를 깨뜨린 곰 아저씨였어요. 돼지 아저씨는 밀가루 부대를 나르는 곰 아저씨에게 슬쩍 말을 걸었어요. “제,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도와주신다면 저야 영광이죠!” 신나는 음악 소리와 함께 올래올래 레스토랑의 문이 열렸어요. “양은 부족하지 않으신가요?” “앗, 조금 짜다고요?” “시원한 오렌지 주스를 가져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꼭 찾아 주세요!” “이곳에 오면 기분이 좋아진단 말이야.” 이제 올래올래 레스토랑에서 화를 내며 나오는 손님은 하나도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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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검둥이들, 회사, 미국 젊은이, 버스 운전사, 편지, 보좌관, 코너 서장, 케네디 대통령, 로자 파크스, 흑인 지도자, 가난한 백인, 경찰, 호크, 코너, 표지판, 발, 감옥, 시민들, 형제자매, 성직자, 호스, 흑인 지도자들, 백인들, 사자, 파크스 부인, 자리, 귀, 텔레비전, 사람, 법원, 경찰들, 교회, 백인 친구들, 백인, 깊은 골짜기, 많은 사람, 의회, 총, 투표권, 의장, 뺨, 교향곡, 흑인들, 사람들, 아들, 마틴, 미국 최고 법원, 택시, 흑인, 나, 흑인 택시 회사, 옥상, 경찰서 서장, 인류, 신문, 폭탄, 몽둥이, 법학자, 흑인 부인, 자녀들, 주인, 중학생, 아내, 개, 흑인 목사, 버스, 마틴 루서 킹, 무기, 셀마, 흑인 대표들, 가난한 사람들, 노예, 다른 사람, 목사님, 인간, 엄마, 킹 목사, 정부, 판매원, 제임스 얼레이, 형제, 아버지, 택시 회사, 어린 학생, 아이, 산, 고등학생, 초등학생, 국민, 버스 회사 간부들, 가족, 기자들, 차별받는 사람들, 백인 형제들, 몽고메리, 거리, 존슨 대통령, 어른들, 백인 아이들, 아이들, 노벨 평화상, 몽고메리개선협회, 흑인 아이들, 학생들, 정치가, 백인 부인, 남 | 제목: 마틴 루서 킹
줄거리 요약: 마틴 루서 킹 목사님에게 호크는 미국 애틀랜타에 살고 있는 흑인이라고 했습니다. 오늘은 목사님의 생일인 1월 15일이며 목사님 덕분에 백인 친구들과 마음껏 놀 수 있게 되었다고 들었으며 뵌 적은 없지만 왠지 좋은 분일 것 같았습니다. 엄마한테 목사님 이야기를 듣고, 오늘 아침 옥상에 올라가 고맙다고 조그맣게 외쳤는데 혹시 들으셨냐고 물었습니다. 호크는 오늘 결심했다며 목사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생일을 축하했습니다. 1929년 1월 15일, 미국 남부의 애틀랜타에서 태어난 마틴 루서 킹은 가족에게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는데, 아버지는 이름난 흑인 목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백화점 앞에서 마틴이 실수로 백인 부인의 발을 살짝 밟았는데, 더러운 검둥이라면서 뺨을 맞았습니다. 마틴은 집에 돌아와 백인 부인이 저보고 더러운 검둥이라고 했다면서, 자신들이 더러운 사람이냐고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피부색만 다를 뿐 백인과 흑인은 똑같은 사람이라면서, 가슴 아픈 일이지만 어떤 백인은 흑인을 노예라고 생각하고 너도 자라며 차별을 겪을 테지만 언젠가는 차별 없는 세상이 올 거라고 말했습니다. 흑인과 백인의 차별을 없애는 데 앞장설 거라면서 마틴이 야무진 표정으로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흑인의 인권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은 마틴은 모어하우스 대학을 졸업하고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의 한 교회에서 목사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킹 목사로 불렸습니다. 로자 파크스라는 흑인 부인이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 경찰에 붙잡혔는데, 파크스 부인의 일을 이야기하기 위해 흑인 지도자들이 킹 목사의 교회에 모였고 몽고메리에 사는 흑인들에게 버스 안 타기 운동 소식을 알렸습니다. 가난했던 흑인은 버스를 타야만 오고 갈 수 있었는데, 흑인 지도자들이 흑인 택시 회사에 간절히 부탁했습니다. 12월 5일 하루만 흑인이 버스 요금으로 택시를 타게 해 달라고 부탁했고, 날이 밝자 킹 목사는 운동이 성공할 수 있을지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킹 목사는 창밖을 내다보고 언제나 흑인으로 빼곡하던 버스가 버스 안 타기 운동으로 인해 텅텅 비어 있자 깜짝 놀랐습니다. 12월 5일에 열린 재판에서 파크스 부인에게 유죄 판결이 나자,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킹 목사와 흑인 지도자들은 이 사건을 더 높은 법원에 보내서 다시 판결을 받기로 했습니다. 흑인 지도자들은 버스 안에서 일어나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몽고메리개선협회라는 단체를 만들었고 사람들을 잘 이끌었던 킹 목사가 의장으로 뽑혀 시의 관리와 버스 회사 간부들을 만나 흑인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버스에서 흑인도 앞에 앉을 수 있고, 자리에 앉으면 양보하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과 버스 운전사는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게 하고 흑인도 버스 운전사로 일할 수 있게 하자고 말했습니다. 법에 따르면 버스에서 흑인과 백인 자리는 따로 있다면서, 흑인은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고 말하자, 몹시 실망했지만 킹 목사는 힘들더라도 법을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킹 목사를 미워했던 백인 중에는 킹 목사를 죽이겠다고 전화까지 했던 백인도 있었는데, 1956년 1월 30일 밤에는 킹 목사의 집에 킹 목사를 미워하는 백인이 킹 목사의 집에 폭탄을 던진 것 이었습니다. 킹 목사의 집이 폭발했다는 말을 듣고 크게 화가 난 흑인들이 이번 기회에 백인 놈들을 혼내주자며 무기를 들고 킹 목사의 집으로 몰려들었습니다. 폭발로 부서진 베란다에서 나온 킹 목사가 아내와 아이는 다치지 않았으니, 무기를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면서 폭력으로 맞선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말에 감동한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1956년 11월 13일, 버스 안에서 흑인과 백인의 자리를 따로 나누는 것은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미국 최고 법원이 판결하자 흑인들은 더할 수 없이 기뻤했습니다. 더 이상 법을 핑계로 버스에서 백인 자리와 흑인 자리를 나눌 수 없다면서 흑인들은 자신감을 가졌고, 버스 안 타기 운동이 성공한 덕분에 킹 목사는 남부그리스도교지도자회의 의장으로 뽑혔습니다. 1963년 봄, 킹 목사와 흑인 지도자들은 흑백 차별이 아주 심했던 버밍햄에 오게 되었는데, 버밍햄에서는 식당, 화장실, 엘리베이터까지 백인용과 흑인용이 나뉘어 있었습니다. 백인을 뛰어난 사람으로 여겼던 버밍햄의 경찰서 서장 코너는 흑인을 부려 먹는 짐승쯤으로 생각해서 킹 목사는 버밍햄에서 흑인 차별 폐지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킹 목사와 흑인들은 백인만 들어갈 수 있는 백화점에 들어가서 누구나 백화점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하라고 외쳤습니다. 성격이 거칠고 사나운 코너 서장이 모두 끌어내라고 하자, 흑인들 감옥으로 끌려갔습니다. 소식을 듣고 화가 난 흑인들이 거리에 모여 흑인과 백인을 가르는 법을 없애라며 평화롭게 행진을 했습니다. 으르렁거리는 개와 몽둥이를 든 경찰들이 앞을 가로막았으나 겁내지 않고 행진했지만, 흑인들은 경찰들이 휘두르는 몽둥이에 맞고 감옥으로 끌려갔습니다. 미국의 대표 성직자들이 킹 목사의 평화 행진을 나쁘게 말하는 글을 신문에 실었는데, 버밍햄 감옥에서 신문을 보게 된 킹 목사는 자기 뜻을 알리는 편지를 썼는데 그 편지가 널리 알려진 버밍햄 감옥에서 쓴 편지입니다. 기다려라는 말을 오랫동안 들어왔는데, 흑인이라면 누구나 귀가 닳도록 그 말을 들었을 것입니다. 정의를 이루지 않고 미루는 것은 정의를 물리치는 것과 같다는 법학자의 말을 잘 알고 있으며, 불에 덴 상처를 덮어 놓으면 쉽게 낫지 않듯이 인간의 양심에 빛을 쪼이고 국민의 의견이라는 공기가 닿도록 드러내야 고쳐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킹 목사가 감옥에서 풀려났지만 코너 서장은 여전히 흑인들을 마구 잡아 가두었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킹 목사가 버밍햄에서 운동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하자, 보좌관이 고등학생과 함께 하는 것이 어떻겠냐면서 아무리 사나운 코너 서장이라도 아이들까지 잡아 가두진 않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 거냐면서, 어린 학생을 끌어들이는 건 옳지 못하다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고민에 빠진 킹 목사가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자신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차별받으며 살아왔다면서 학생들이 함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중학생과 초등학생이 평화 행진에 함께 하겠다고 나섰는데 자신들도 차별을 없앨 때까지 싸우겠다면서 허락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까지 시위에 함께하자, 검둥이들에게 물벼락을 퍼붓고 닥치는 대로 잡아서 감옥에 처넣으라고 코너 서장이 말했습니다. 호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에 어른들까지 나동그라졌고, 흩어지는 아이들을 개들이 물어뜯어 크게 다치게 되었는데 미국 신문과 텔레비전은 이 사건을 크게 내보냈답니다. 미국 사람들이 버밍햄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케네디 대통령도 텔레비전으로 이 모습을 보았는데, 흑인들이 왜 화를 내는지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의를 생각하는 백인들도 나섰는데, 흑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지아 주에서 형제처럼 손을 맞잡고 노예의 자녀들과 노예 주인의 자녀들이 나란히 앉는 꿈이 있고 자신의 아이들이 피부색으로 사람을 가르지 않고, 사람됨으로 사람을 보는 나라에서 사는 꿈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꿈은 형제자매처럼 흑인 아이들이 백인 아이들이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올 것이라는 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희망의 표지판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서로 다른 생각을 아름다운 사랑의 교향곡으로 바꿀 수 있으며 함께 감옥에 가고 함께 자유를 얻으려고 노력할 수 있습니다. 흑인을 이해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버밍햄의 큰 회사들이 흑인 대표들을 만나 다음과 같은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답니다. 식당, 마시는 물이 나오는 분수대, 화장실에서 일어나는 차별을 없애고 버밍햄의 공공시설을 흑인도 조금씩 쓸 수 있게 한다. 케네디 대통령이 의회에 흑인의 인권을 보호해 달라는 법안을 내자, 워싱턴에서 수많은 흑인과 백인이 평화 행진을 했고, 킹 목사는 링컨 기념관 앞에서 기쁨에 떨리는 목소리로 연설을 했답니다. 1964년에 백인과 흑인을 차별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만들어졌는데, 그해 12월 노벨 평화상을 받은 킹 목사가 축하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큰 상을 받게 되어 무척 자랑스럽지만 자신은 좀 더 조용하고 편안한 삶을 살고 싶다고도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 어딘가에서 고통과 위험이 있더라도 깊은 골짜기로 가야 한다고 속삭이고 있어 자신은 투표권을 가질 수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흑인들이 살고 있는 깊은 골짜기로 가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셀마의 경찰서 서장 또한 사나운 사람이었는데, 흑인들은 시위하다가 다치고 감옥에 갔는데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무렵 흑인 지도자들은 감옥에 가거나 백인의 폭력에 시달려야 했고, 흑인들은 평화로운 방법을 버리고 폭력을 써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킹 목사는 폭력을 반대했습니다.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는 아주 먼 거리였지만, 몽고메리를 향해 많은 사람이 행진하고 있었는데 또 경찰들이 흑인들을 때려서 크게 다쳤습니다. 뉴스를 본 존슨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행진하는 시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잘못이며 정부는 흑인의 투표권 법안을 의회에 내겠다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몇 개월 뒤, 의회에서 투표권 법안이 통과되자 흑인들과 킹 목사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답니다. 투표권 법안이 통과된 뒤부터 흑인을 차별하는 문제는 많이 없어졌는데 생활에서는 차별이 많이 남아있었고, 미국 사회에서는 가난한 백인도 차별을 받고 있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 미국이 참가하기로 하자 1967년 4월 4일, 킹 목사가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전쟁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고 전쟁 반대 연설을 했습니다. 전쟁을 해야 한다고 했던 미국 정치가와 백인에게 미움을 사게 된 킹 목사는 암살되기 하루 전인 1968년 4월 3일, 메이슨 교회에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인간은 죽음의 순간을 생각한다면서 자신은 나중에 자신이 죽은 뒤 어떤 사람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은지 킹 목사가 이야기했고 이것은 킹 목사의 마지막 연설이었습니다. 그날이 오면, 제가 남을 도우며 살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고 그날이 오면, 제가 누군가를 사랑하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고 그날이 오면, 제가 전쟁에 대해서 올바른 태도를 가지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날이 오면, 제가 굶주린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고 그날이 오면, 제가 헐벗은 사람들에게 입을 것을 주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고 그날이 오면, 제가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고 그날이 오면, 제가 인류를 사랑하고 인류를 위해 봉사하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1968년 4월 4일, 테네시 주 멤피스의 한 모텔에서 제임스 얼레이라는 백인이 쏜 총에 킹 목사가 맞고 쓰러졌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낫기를 바랐지만 킹 목사는 결국 숨을 거두었고, 4월 8일 애틀랜타에서 치러진 장례식에 15만 명이 와서 슬퍼했으며 미국 의회는 1월 셋째 주 월요일을 킹 목사의 생일을 기념하는 국경일로 정했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마틴 루서 킹 목사님께 안녕하세요? 킹 목사님! 저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살고 있는 호크라고 해요. 저도 목사님처럼 흑인이랍니다. 엄마한테 들었는데, 목사님 덕분에 제가 백인 친구들과 마음껏 놀 수 있는 거라면서요? 뵌 적은 없지만 왠지 좋은 분일 것 같아요. 오늘은 1월 15일이에요. 바로 목사님 생일이지요. 온 나라가 목사님이 태어난 것을 축하하고 있어요. 저도 엄마한테 목사님 이야기를 듣고, 무척 고마워서 오늘 아침 아무도 몰래 옥상에 올라가 고맙다고 외쳤는데 혹시 들으셨어요? 킥킥, 못 들으셨을지도 몰라요. 다른 사람들이 들을까 봐 조그맣게 말했거든요. 아, 저 오늘 결심했어요. 목사님처럼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요. 그러니까 꼭 지켜봐주세요. 약속하신 거예요. 목사님 생일을 축하하며 호크 올림. 흑인과 백인은 다른가요? 마틴 루서 킹은 1929년 1월 15일, 미국 남부의 애틀랜타에서 태어났어요. 아버지는 이름난 흑인 목사였지요. 마틴은 가족에게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어요. 그러던 어느 날, 마틴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백화점 앞에서 실수로 백인 부인의 발을 살짝 밟았는데, 뺨을 맞았거든요. "더러운 검둥이 주제에 감히. 정말 재수 없는 날이군." 마틴은 속이 상해서 집에 돌아와 아버지에게 물었어요. "아버지, 백인 부인이 저보고 '더러운 검둥이'라고 했어요. 우리는 더러운 사람인가요?" "아들아, 그렇지 않단다. 피부색만 다를 뿐 백인과 흑인은 똑같은 사람이란다. 하지만 어떤 백인은 흑인을 자기 노예쯤으로 생각하지. 가슴 아픈 일이지만 너도 자라면서 여러 가지 차별을 겪을 거야. 하지만 꼭 기억하렴. 아무리 백인이 흑인을 업신여기고 얕보아도 언젠가는 차별 없는 세상이 올 거란다." "아버지! 저는 자라서 꼭 흑인과 백인의 차별을 없애는 데 앞장설 거예요. 그래서 흑인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어요." 마틴은 야무진 표정으로 말했어요. '버스 안 타기 운동'을 벌이다. 흑인의 인권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은 마틴은 모어하우스 대학을 졸업하고, 크로저 신학교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1954년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한 교회에서 목사 생활을 시작했지요. 이제 마틴은 '킹 목사'로 불렸어요. 1955년 12월 1일, 로자 파크스라는 흑인 부인이 버스에서 '백인 전용 좌석' 뒤에 앉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탄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 경찰에 붙잡혔지요. 흑인 지도자들은 파크스 부인의 일을 이야기하려고 킹 목사의 교회에 모였어요. 킹 목사와 흑인 지도자들은 몽고메리에 사는 흑인들에게 '버스 안 타기 운동' 소식을 알렸어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요. 흑인은 가난해서 버스를 타야만 오고 갈 수 있었지요. 흑인 지도자들은 흑인 택시 회사에 간절히 부탁했어요. "5일 하루만 흑인이 버스 요금으로 택시를 타게 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12월 5일 날이 밝자, 킹 목사는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과연 '버스 안 타기 운동'이 성공할 수 있을까?" 킹 목사는 창밖을 내다보고 깜짝 놀랐어요. 언제나 흑인으로 빼곡하던 버스가 텅텅 비어 있었거든요. 흑인은 모두 '버스 안 타기 운동'에 함께했던 거예요. 그래서 버스를 안 타고 걸어 다니거나, 버스 요금만 내고 흑인 택시 회사의 택시를 탔지요. 그러나 12월 5일에 열린 재판에서는 파크스 부인에게 유죄 판결이 났어요. 킹 목사와 흑인 지도자들은 말도 안 되는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그래서 이 사건을 더 높은 법원에 보내서 다시 판결받기로 했지요. 재판이 끝난 뒤, 흑인 지도자들은 버스 안에서 일어나는 차별을 없애려고 몽고메리개선협회라는 단체를 만들었어요. 킹 목사가 젊고, 사람들을 잘 이끈다고 의장으로 뽑혔지요. 킹 목사는 먼저 몽고메리시의 관리와 버스 회사 간부들을 만나 흑인의 목소리를 전했어요. '버스에서 흑인도 앞에 앉을 수 있고, 백인도 뒤에 앉을 수 있게 합시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일단 자리에 앉으면, 양보하지 않아도 되게 합시다!' '버스 운전사는 흑인과 백인,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합시다!' '흑인도 버스 운전사로 일할 수 있게 합시다!' 사람이면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킹 목사는 다 받아들여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몽고메리시와 버스 회사 쪽은 딱 달라 거절했지요. "법에 따르면 버스에서 흑인과 백인 자리는 따로 있고, 흑인은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말한 대로 한다면 법을 어기는 셈입니다." 킹 목사는 몹시 실망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힘들더라도 '버스 안 타기 운동'을 계속해서 법을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백인들은 킹 목사를 미워했어요. 어떤 백인은 킹 목사를 죽이겠다고 무서운 전화까지 했지요. 1956년 1월 30일 밤, 하늘이 무너질 듯한 폭발 소리가 킹 목사의 집을 뒤흔들었어요. 킹 목사를 미워하는 백인이 킹 목사의 집에 폭탄을 던진 거예요. 흑인들은 킹 목사의 집이 폭발했다는 말을 듣고 크게 화를 냈어요. "백인들이 폭력으로 나온다면 우리도 폭력으로 맞설 수밖에! 이번 기회에 백인 놈들을 혼내줍시다." 흑인들은 무기를 들고, 킹 목사의 집으로 몰려들었어요. 경찰들이 길을 막자,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았지요. 이때 킹 목사가 폭발로 부서진 베란다에 나와서 말했어요. "제 아내와 아이는 다치지 않았습니다. 제발 무기를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여러분! 폭력으로 맞선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백인 형제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하든지 우리는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믿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자기를 죽이려고 한 사람들을 용서하고 사랑하라니.' 감동한 사람들은 하나둘씩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흑인들이 버스를 안 탄 지 344일이 지난 1956년 11월 13일, 드디어 미국 최고 법원이 판결했어요. '버스 안에서 흑인과 백인의 자리를 따로 나누는 것은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다.' 흑인들은 더할 수 없이 기뻤어요. "여러분! 우리가 드디어 이겼습니다. 몽고메리에서는 더 이상 법을 핑계로 버스 안에서 차별할 수 없습니다. 백인 자리와 흑인 자리를 따로 나눌 수 없습니다!" 몽고메리에서 이긴 뒤, 흑인들은 자신감을 가졌어요. 킹 목사는 '버스 안 타기 운동'에 성공한 덕분에 '남부 그리스도교 지도자 회의' 의장으로 뽑혔지요. 버밍햄 운동을 일으키다. 1963년 봄, 킹 목사와 흑인 지도자들은 버밍햄에 왔어요. 버밍햄은 흑백 차별이 아주 심한 곳이었지요. 식당뿐만 아니라 화장실, 엘리베이터까지 백인용과 흑인용이 나뉘어 있었어요. 흑인은 어디에서든 백인과 어울릴 수 없었지요. 게다가 버밍햄의 경찰서 서장 코너는 백인을 뛰어난 사람으로, 흑인을 부려 먹는 짐승쯤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킹 목사는 버밍햄에서 흑인 차별 폐지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답니다. 킹 목사와 흑인들은 백인만 들어갈 수 있는 백화점에 들어가서 외쳤어요.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흑인과 백인을 가르지 마라!" "누구나 백화점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하라!" 성격이 거칠고 사나운 코너 서장이 가만있을 리 없었지요. "모두 끌어내!" 목소리를 높이던 흑인들은 모두 감옥으로 끌려갔어요. 다음날, 이 소식을 듣고 화가 난 흑인들이 거리에 모였어요. 흑인들은 화를 참으며 평화롭게 행진했지요. "흑인과 백인을 가르는 법을 없애라! 우리를 차별하지 마라!" 사자처럼 으르렁거리는 개와 몽둥이를 든 경찰들이 앞을 가로막았어요. 흑인들은 겁내지 않고 계속 행진했지만, 경찰들이 휘두르는 몽둥이에 맞고 감옥으로 끌려갔답니다. 킹 목사 또한 감옥으로 끌려갔어요. 그런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어요. 미국의 대표 성직자 여덟 명이 킹 목사의 평화 행진을 나쁘게 말하는 글을 신문에 실은 거예요. 감옥에 갇혀 있던 킹 목사는 신문을 보고 기가 막혔어요. 킹 목사는 곧 자기 뜻을 알리는 편지를 썼답니다. 그 편지가 바로 널리 알려진 '버밍햄 감옥에서 쓴 편지'예요. 나는 오랫동안 "기다려라!" 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그 말은 흑인이라면 누구나 귀가 닳도록 들어온 말입니다. "기다려라!"라는 말은 대부분 "안돼!"라는 뜻입니다. 이름난 법학자의 말처럼 "정의를 이루지 않고 미루는 것은 정의를 물리치는 것과 같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불에 덴 상처는 덮어 놓으면 쉽게 낫지 않기 때문에 흉하더라도 빛과 공기에 드러내야 합니다. 나쁜 일을 드러내면 힘들겠지만, 인간의 양심에 빛을 쪼이고 국민의 의견이라는 공기가 닿도록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야 나쁜 일이 고쳐질 수 있습니다. 1963년 4월 16일 평화와 사랑을 위해 '버밍햄 감옥에서 쓴 편지' 가운데에서. 킹 목사는 감옥에서 풀려났어요. 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지요. 코너 서장은 여전히 목소리를 높이는 흑인들을 마구 잡아 가두었어요. 킹 목사는 버밍햄에서 운동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었어요. 그때, 킹 목사의 보좌관이 말했어요. "고등학생과 함께 하면 어떨까요? 아무리 사나운 코너 서장이라도 아이들까지 잡아 가두겠어요? 게다가 폭력을 쓰지 않으니, 별문제가 없을 거예요." 그러나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건 안 됩니다. 어린 학생을 끌어들이는 건 옳지 못해요. 그러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요?" 킹 목사는 고민에 빠졌어요. 그런데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학생들이 함께하겠다고 나섰어요. "우리도 행진할 거예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어요. 어리다고 계속 참을 수는 없어요." 학생들의 굳은 의지를 아무도 말릴 수 없었어요. 더구나 이 소식을 들은 중학생, 초등학생까지 평화 행진에 함께 하겠다고 나섰지요. "우리도 차별을 없앨 때까지 싸우겠어요. 허락해 주세요." 이렇게 해서 아이들까지 시위에 함께했어요. 물론 코너 서장이 가만있을 리 없었지요. "저 검둥이들에게 물벼락을 퍼붓도록 해! 그리고 닥치는 대로 잡아서 감옥에 처넣어!" 호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어찌나 센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나동그라졌어요. 소리를 지르며 이리저리 흩어지는 아이들을 개들이 물어뜯었지요. 이날, 아이 세 명이 크게 다쳤어요. 미국의 신문과 텔레비전은 이 사건을 크게 내보냈답니다. 미국 사람들은 버밍햄 운동에 관심을 가졌어요. 케네디 대통령도 이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보았지요. "아이들을 저렇게 다루다니 너무 끔찍합니다. 흑인들이 왜 화를 내는지 이해할 것 같습니다." 정의를 생각하는 백인들도 나섰어요. "평화롭게 행진하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흑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조지아주에서 노예의 자녀들과 노예 주인의 자녀들이 형제처럼 손을 맞잡고 나란히 앉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내 아이들이 피부색으로 사람을 가르지 않고, 사람됨으로 사람을 보는 나라에서 사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흑인 아이들이 백인 아이들과 형제자매처럼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올 것이라는 꿈입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입니다. 이런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절망의 산을 잘라서 희망의 표지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을 아름다운 사랑의 교향곡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런 희망이 있다면, 언젠가는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함께 행동하고 함께 싸우고 함께 감옥에 가고 함께 자유를 얻으려고 노력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가운데에서 흑인을 이해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버밍햄을 이끄는 큰 회사들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자기들 장사에 안 좋을 게 뻔했거든요. 그래서 마지못해 흑인 대표들을 만나 다음과 같은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답니다. '식당, 마시는 물이 나오는 분수대, 화장실에서 일어나는 차별을 없앤다.' '흑인도 판매원으로 일할 수 있게 한다.' '흑인도 버밍햄의 공공시설을 조금씩 쓸 수 있게 한다.' 아이들이 시위에 함께한 지 8일 만에 얻은 결과였지요. 마침내 케네디 대통령도 흑인의 인권을 보호해 달라는 법안을 의회에 냈어요. 법이 정해지기를 원하는 수많은 흑인과 백인이 워싱턴에서 평화 행진을 했어요. 이날 킹 목사는 링컨 기념관 앞에서 기쁨에 떨리는 목소리로 연설했답니다. 셀마에서 흑인 참정권을 넓히는 운동을 하다. 드디어 1964년 여러 사람을 위한 장소와 시설에서 백인과 흑인을 차별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만들어졌어요. 그해 12월, 킹 목사는 노벨 평화상을 받았지요. 킹 목사는 노벨상 받은 것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큰 상을 받게 되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좀 더 조용하고 편안한 삶을 살고 싶다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음 어딘가에서 고통과 위험이 있더라도 깊은 골짜기로 가야 한다고 속삭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깊은 골짜기로 가려고 합니다. 그 골짜기에는 투표권을 가질 수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흑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셀마의 경찰서 서장 또한 사나운 사람이었어요. 흑인들은 시위하다가 다치고, 감옥에 갔지요. 그런데도 시위는 끊이지 않았어요. 그 무렵 흑인 지도자들은 계속 감옥에 가거나 백인의 폭력에 시달려야 했어요. 흑인들은 화가 났지요. 킹 목사의 평화로운 방법을 버리고, 폭력을 써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킹 목사는 끝까지 폭력을 반대했어요. "여러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으로 행동하면 미움은 끝이 없습니다. 평화로운 방법만이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 줄 것입니다. 끝까지 질서를 지키면서 행진합시다. 대신 우리의 굳은 의지를 전하러 몽고메리까지 걸어갑시다."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는 아주 먼 거리였지만, 많은 사람이 몽고메리를 향해 평화롭게 행진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또 경찰들이 흑인들을 때려서 크게 다쳤지요. 텔레비전 뉴스에 이 사건이 생생하게 나왔어요. 뉴스를 본 존슨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말했지요. "평화롭게 행진하는 시민들에게 마구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잘못입니다. 정부는 다음 월요일에 흑인의 투표권 법안을 의회에 내겠습니다." 몇 개월 뒤, 드디어 투표권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었어요. 이제 흑인들도 까다로운 조건 없이 투표권을 갖게 된 거예요. 킹 목사와 흑인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답니다. 인권 운동의 큰 별이 지다. 투표권 법안이 통과된 뒤부터는 흑인을 차별하는 문제는 많이 없어졌어요. 법에서는요. 하지만 아직도 생활에서는 차별이 많이 남아 있었지요. 차별받는 사람들은 흑인뿐이 아니었어요. 가난한 백인도 미국 사회에서 차별받고 있었지요. 그즈음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 참여하기로 했어요. 1967년 4월 4일,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킹 목사는 전쟁 반대 연설을 했어요. “지금 미국 젊은이들이 베트남 전쟁을 하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인종 차별과 가난, 전쟁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 전쟁을 끝까지 반대합니다." 킹 목사는 전쟁해야 한다고 했던 미국 정치가와 백인에게 미움을 샀지요. 다가오는 자기의 죽음을 알고 있었던 걸까요? 킹 목사는 암살되기 하루 전인 1968년 4월 3일, 메이슨 교회에서 이런 말로 연설을 시작했어요. 킹 목사의 마지막 연설이었지요. "모든 인간은 죽음의 순간을 생각합니다. 나는 이따금 나의 죽음을 생각합니다." 이어서 킹 목사는 나중에 자기가 죽은 뒤 어떤 사람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은지 이야기했어요. 그날이 오면, 제가 남을 도우며 살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제가 누군가를 사랑하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제가 전쟁에 대해서 올바른 태도를 가지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제가 굶주린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제가 헐벗은 사람들에게 입을 것을 주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제가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제가 인류를 사랑하고 인류를 위해 봉사하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 '그날이 오면' 가운데에서. 1968년 4월 4일, 테네시주 멤피스의 한 모텔에서 총소리가 들렸어요. 총을 맞고 쓰러진 사람은 킹 목사였지요. 총을 쏜 사람은 제임스 얼레이라는 백인이었고요. 수많은 사람이 킹 목사가 낫기를 바랐지만, 킹 목사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답니다. 킹 목사의 나이 서른아홉이었지요. 4월 8일 애틀랜타에서 치러진 장례식에는 15만 명이 와서 미국 역사의 큰 별이 진 것을 슬퍼했어요. 그 뒤, 미국 의회는 1월 셋째 주 월요일을 킹 목사의 생일을 기념하는 국경일로 정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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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머리, 상, 개, 불, 길, 임금님, 불개, 달, 몸, 귀, 사람들, 눈, 신하, 입, 백성들, 사람, 해 | 제목: 불개
줄거리 요약: 까마득히 오랜 옛날, 땅 위에 여러 나라가 있듯이 하늘에도 여러 나라가 있었는데 그중 까막 나라라는 나라는 이름 그대로 빛이 한 점도 없어서 늘 밤중처럼 어두운 깜깜한 나라입니다. 까막 나라 백성들은 눈이 있어도 볼 수가 없다며 어두운 데서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임금님을 찾아가서 하소연했습니다. 빛이 없으니 답답해서 살 수가 없다며 밝고 환한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해와 달을 구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임금님도 해와 달만 있으면 까막 나라도 밝은 나라로 바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해와 달을 어떻게 구해 오느냐가 문제였습니다. 다른 나라로 날아가 해와 달을 훔쳐 올 만한 사람이 까막 나라에는 없었고, 임금님은 구할 방법이 없을까 머리를 싸고 궁리를 거듭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이 든 신하가 우리나라에는 불개가 있지 않냐며 불개라면 해를 물어 올 수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임금님은 귀가 번쩍 뜨였고 가장 빠르고 용감한 불개를 뽑아 오라고 하였습니다. 불개는 불을 잘다루는 사나운 개인데 까막 나라에 많이 살고 있었고, 가장 빠르고 용감한 불개를 뽑아 오자 임금님이 말했습니다. 임금님은 불개에게 당장 다른 나라에 가서 해를 훔쳐 오면 큰 상을 내리겠다 했고 불개는 곧바로 길을 나섰습니다. 불개는 까막 나라를 떠나 머나먼 길을 쉬지 않고 달렸는데 험한 산을 수없이 넘고 깊은 강을 수없이 건너고 나서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어둠 속을 뚫고 가서야 저만치 빨간 점이 보였고 불개는 해를 향해 힘차게 달려갔습니다. 불개는 드디어 해 곁에까지 다가갔는데 이글이글 타오르는 해 곁에 있으니 눈을 뜰 수 없었으나 불개는 망설임 없이 해를 향해 몸을 솟구쳐 용감하게 달려들었습니다. 불개는 입을 크게 벌려 해를 꽉 깨물자 너무 뜨거워서 해를 도로 뱉고 말았는데 어찌나 뜨거운지 입안이 타는 것 같았습니다. 잠시 뒤, 불개는 다시 달려들어 해를 덥석 물었고 너무 뜨거워 또다시 뱉고 말았는데 여러 번 물고, 뱉기를 되풀이하다 지칠 대로 지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개가 허탕을 치고 돌아오자 까막 나라 임금님은 뜨겁다고 뱉어버리냐며 불개를 꾸짖었어. 임금님은 그럼 달을 훔쳐 오라고 하며 달은 뜨겁지 않을 테니 물어 올 수 있을 거라 하였고, 불개는 곧바로 길을 나섰습니다. 불개는 까막 나라를 떠나 머나먼 길을 쉬지 않고 달렸고, 드디어 달 곁에까지 다가갔는데 달이 차갑게 빛나고 있었고 곁에 있으니 몸이 으슬으슬 추웠지만 불개는 망설임 없이 달을 향해 몸을 솟구쳐 용감하게 달려들었습니다. 불개는 입을 크게 벌려 달을 꽉 깨물었는데 너무 차가워서 달을 도로 뱉고 말았고, 어찌나 차가운지 입안이 얼어붙는 것 같았습니다. 잠시 뒤, 불개는 다시 달려들어 달을 덥석 물었지만 너무 차가워 또다시 뱉고 말았고, 여러 번 달을 물었다 뱉기를 되풀이하다가 불개는 결국 지칠 대로 지쳐 발길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불개가 또다시 허탕을 치고 돌아오자 까막 나라 임금님은 큰 소리로 차갑다고 달을 뱉냐며 꾸짖었습니다. 임금님은 다른 불개들에게 해와 달을 물어 오라고 했으나 다른 불개들도 마찬가지였고, 임금님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보냈으나 그때마다 불개들은 허탕을 치고 돌아왔습니다. 까막 나라 임금님은 지금도 불개들을 해와 달에 보내고 있는데 어떻게 아냐면, 불개들이 해와 달을 물 때마다 해와 달이 이지러지고 캄캄해지는데 사람들은 해가 이지러지는 것을 일식, 달이 이지러지는 것을 월식이라고 부른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까마득히 오랜 옛날, 땅 위에 여러 나라가 있듯이 하늘에도 여러 나라가 있었어. 그 가운데 '까막 나라'가 있었는데, 이름 그대로 언제나 깜깜한 나라였지. 빛이 한 점도 없어서 나라 안은 늘 밤중처럼 어두웠어. "아유, 깜깜해. 눈이 있어도 볼 수가 없으니." 까막 나라 백성들은 어두운 데서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임금님을 찾아가서 하소연했어. "빛이 없으니 답답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저희들도 이제는 밝고 환한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해와 달을 구해 주십시오." 해와 달만 있으면 까막 나라도 밝은 나라로 바뀌겠지? 임금님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어. 그러나 해와 달을 어떻게 구해 오느냐가 문제였지. 다른 나라로 날아가 해와 달을 훔쳐 와야 하는데, 그럴 만한 사람이 까막 나라에는 없었으니까 말이야. '해와 달을 구할 방법이 없을까?' 임금님은 머리를 싸고 궁리를 거듭했단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이 든 신하가 말했어. "우리 나라에는 불개가 있지 않습니까? 불개라면 해를 물어 올 수 있을 겁니다." 임금님은 귀가 번쩍 뜨였어. "옳지, 그게 좋겠다. 여봐라, 가장 빠르고 용감한 불개를 뽑아 오너라." 불개는 불을 잘 다루는 사나운 개야. 까막 나라에 많이 살았지. 가장 빠르고 용감한 불개를 뽑아 오자 임금님이 말했어. "너는 당장 다른 나라에 가서 해를 훔쳐 오너라. 그러면 너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 컹컹! 불개는 곧바로 길을 나섰어. 불개는 까막 나라를 떠나 머나먼 길을 쉬지 않고 달렸어. 험한 산을 수없이 넘고 깊은 강을 수없이 건넜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어둠 속을 뚫고 가자 저만치 빨간 점이 보이네. "아, 저기 해가 있구나." 불개는 해를 향해 힘차게 달려갔어. 불개는 드디어 해 곁에까지 다가갔어. 이글이글 타오르는 해 곁에 있으니 눈을 뜰 수 없었어. 으르렁! 불개는 망설임 없이 해를 향해 몸을 솟구쳐 용감하게 달려들었단다. 불개는 입을 크게 벌려 해를 꽉 깨물었어. "앗, 뜨거워!" 불개는 그만 해를 도로 뱉고 말았어. 어찌나 뜨거운지 입안이 타는 것 같았어. 잠시 뒤, 불개는 다시 달려들어 해를 덥석 물었어. 하지만 너무 뜨거워 또다시 뱉고 말았지. 세 번, 네 번, 다섯 번. 불개는 해를 물었다가 뱉기를 되풀이했어. 불개는 결국 지칠 대로 지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어. 불개가 허탕을 치고 돌아오자 까막 나라 임금님은 불개를 꾸짖었어. "못난 녀석! 뜨겁다고 뱉어 버려?" "그럼 달을 훔쳐 오너라. 달은 뜨겁지 않을 테니 물어 올 수 있을 게다." 컹컹! 불개는 곧바로 길을 나섰지. 불개는 까막 나라를 떠나 머나먼 길을 쉬지 않고 달렸어. 불개는 드디어 달 곁에까지 다가갔어. 달은 차갑게 빛나고 있었지. 달 곁에 있으니 몸이 으슬으슬 추웠어. 으르렁! 불개는 망설임 없이 달을 향해 몸을 솟구쳐 용감하게 달려들었단다. 불개는 입을 크게 벌려 달을 꽉 깨물었어. "앗, 차가워!" 불개는 그만 달을 도로 뱉고 말았어. 어찌나 차가운지 입안이 얼어붙는 것 같았어. 잠시 뒤, 불개는 다시 달려들어 달을 덥석 물었어. 하지만 너무 차가워 또다시 뱉고 말았지. 세 번, 네 번, 다섯 번. 불개는 달을 물었다가 뱉기를 되풀이했어. 불개는 결국 지칠 대로 지쳐 발길을 돌리고 말았어. 불개가 또다시 허탕을 치고 돌아오자 까막 나라 임금님은 큰 소리로 꾸짖었어. "못난 녀석! 차갑다고 달을 뱉어 버려?" 임금님은 다른 불개들에게 해와 달을 물어 오라고 했어. 그러나 다른 불개들도 마찬가지였어. 임금님은 포기하지 않고 불개들을 계속 보냈어. 그때마다 불개들은 허탕을 치고 돌아왔단다. 까막 나라 임금님은 지금도 불개들을 해와 달에 보내고 있어. 어떻게 아느냐고? 불개들이 해와 달을 물 때마다 해와 달이 이지러지고 캄캄해지거든. 사람들은 해가 이지러지는 것을 '일식', 달이 이지러지는 것을 '월식'이라고 부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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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고학년
키워드: 신발, 스웨덴 사람들, 초콜릿, 나막신, 말, 가난한 사람, 인형, 사탕, 짝꿍, 보트, 노인들, 유모차, 신호등, 별장, 나무, 말 인형, 남자아이, 몸, 악당, 놀이터, 손님, 사람들, 아이, 간식, 젤리, 옴부즈맨 제도, 친구, 버스, 구디스, 표지판, 주방, 부자, 아빠, 불편한 사람, 달라헤스트, 어린이, 천국, 어린이들, 가족, 장애인, 세금, 우리, 클로그, 나, 어른들, 캐러멜, 아이들, 삐삐, 노인, 차, 화장실, 엄마, 사람 | 제목: 스웨덴은 아이들의 천국!
줄거리 요약: 스웨덴은 노인들의 천국이고 아이들의 천국이기도 한데 이곳에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스웨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건 나무이고 나무가 있는 곳은 숨바꼭질을 하기도 하며 신나게 뛰어놀 수도 있는 놀이터가 됩니다. 나무로 만든 예쁜 인형은 좋은 친구고, 나무로 만든 신발도 참 멋진데 이 신발을 신고 걸으면 꼭 나무 인형이 된 것 같습니다. 스웨덴에서는 클로그라는 나막신을 많이 신었고, 400년 전쯤에 스웨덴 누스나스 지역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나무로 말 인형인 달라헤스트를 만들어 주기 시작했습니다. 스웨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또 한 가지는 호수이고 호수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우리 아빠도 낚시를 좋아해. 호수는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터입니다. 낚시가 끝나면 아빠랑 신나게 보트를 타고, 호수에서 수영과 다이빙도 합니다. 스웨덴 거리에서는 기다리는 버스도 볼 수 있는데 유모차를 끄는 손님이 올 때까지 버스가 기다리는 건 당연하고 뛰지 않아도 되니 버스 타는 일도 즐겁지. 우리가 탈 버스는 기다리고 있고, 아빠를 기다리며 엄마에게 저기 보이는 남자아이가 제 짝꿍이라며 대화를 합니다. 스웨덴에서는 찻길도 편안하게 건널 수 있는데 횡단보도에 신호등 대신 표지판만 있어도 별로 위험하지 않고, 저 표지판은 사람이 길을 건널 때 차는 무조건 서시오라는 뜻이라 어린이들도 혼자서 마음 놓고 길을 건널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작지만, 예쁜 나무 집을 볼 수 있고, 집은 작지만 내가 좋아하는 별장이며 주방도 있고 화장실도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즐거운 식사 시간도 좋지만, 더 좋은 건 이곳에서 엄마에게 듣는 말괄량이 삐삐 이야기입니다. 커다란 말도 번쩍 들어 올릴 수 있는 삐삐는 악당을 물리치는 용감한 어린이이고, 나도 삐삐처럼 씩씩한 아이가 되고 싶습니다. 스웨덴의 아이들이 이렇게 행복하게 사는 건 어른들이 많이 노력한 덕분인데 스웨덴 사람들은 부자일수록 세금을 많이 내고, 세금은 노인, 아이 그리고 장애인 등 약한 사람들을 위해 쓰입니다. 매일매일 행복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사탕을 먹을 때가 가장 즐거운데 스웨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간식은 구디스 이고, 구디스는 사탕, 초콜릿, 캐러멜, 젤리 등을 한데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스웨덴에는 옴부즈맨 제도가 있는데, 세금이 잘 쓰이는지, 사람들이 차별을 당하지 않는지, 조사하고 바로잡는 일을 합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스웨덴이 노인들의 천국이라고? 맞아, 그리고 아이들의 천국이기도 해. 이곳에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일이 정말 많거든. 스웨덴은 노인들이 살기에 좋은 나라지. 스웨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건 나무! 나무가 있는 곳은 어디든 놀이터가 돼. 나무 뒤에 숨어서 숨바꼭질을 하고, 신나게 뛰어놀 수도 있어. 꼭꼭 숨었니? 나무로 만든 예쁜 인형은 좋은 친구야. 나무로 만든 신발도 참 멋지지. 이 신발을 신고 또각또각 걸으면 꼭 나무 인형이 된 것 같아. 아빠와 함께 만든 나무 인형이야. 근사하지? 스웨덴에서는 클로그라는 나막신을 많이 신어요. 스웨덴의 말 인형을 달라헤스트라고 해요. 400년 전쯤에 스웨덴 누스나스 지역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나무로 말 인형을 만들어 주기 시작했어요. 스웨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또 한 가지는 호수! 호수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아. 우리 아빠도 낚시를 좋아해. 아이들은 재미없겠다고? 그렇지 않아. 호수가 얼마나 즐거운 놀이터라고! 낚시가 끝나면 아빠랑 보트를 탈 거야. 어때? 정말 신나겠지? 호수에서 첨벙첨벙 수영도 하고 다이빙도 해. 야호! 스웨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건 기다려 주는 버스! 유모차를 끄는 손님이 올 때까지 버스가 기다리는 건 당연한 일이야. 뛰지 않아도 되니 버스 타는 일도 즐겁지. 우리가 탈 버스는 언제 오려나? 버스가 기다리는데, 아빠는 어디에 가신 거지? 엄마, 저기 보이는 남자아이가 제 짝꿍이에요. 그래? 어디 보자. 스웨덴에서는 찻길도 편안하게 건널 수 있어. 횡단보도에 신호등 대신 표지판만 우뚝 서 있어도 별로 위험하지 않아. 저 표지판은 ‘사람이 길을 건널 때 차는 무조건 서시오!’라는 뜻이거든. 그래서 나와 같은 어린이들도 마음 놓고 길을 건널 수 있지. 혼자서 길 건너는 것도 식은 죽 먹기야.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특별한 집을 볼 수 있어. 작지만 예쁜 나무 집, 내가 좋아하는 별장이야. 집은 작지만, 주방도 있고 화장실도 있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즐거운 식사 시간.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건, 이곳에서 엄마에게 듣는 말괄량이 삐삐 이야기! 삐삐가 사는 곳은 뒤죽박죽 별장. 커다란 말도 번쩍 들어 올릴 수 있는 삐삐는 악당을 물리치는 용감한 어린이야. 나도 삐삐처럼 씩씩한 아이가 되어야지! 이렇게 꾸미니까 꼭 삐삐 같지? 스웨덴은 정말 아이들의 천국이지? 그런데 아이들이 이렇게 행복하게 사는 건 어른들이 많이 노력한 덕분이야. 스웨덴 사람들은 세금을 많이 내요. 그리고 부자일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지요. 세금 중 많은 부분이 노인, 아이 그리고 장애인 등 약한 사람들을 위해 쓰여요. 매일매일 행복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사탕을 먹을 때가 가장 즐거워! 스웨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간식은 구디스예요. 구디스는 사탕, 초콜릿, 캐러멜, 젤리 등을 한데 묶어 부르는 말이지요. 스웨덴의 국민은 세금을 많이 내요. 이 세금은 가난한 사람도 몸이 불편한 사람도 다 같이 잘살 수 있게 하는 데 쓰여요. 스웨덴에는 옴부즈맨 제도가 있어요. 옴부즈맨은 세금이 잘 쓰이는지, 사람들이 차별을 당하지 않는지, 그 밖에 그릇된 일이 벌어지지 않는지 조사하고 바로잡는 일을 해요. 스웨덴 사람들은 거두어들인 세금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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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전조등, 지붕, 멋진이씨, 렌더링, 문, 휴대폰 디자이너, 고양이, 외관, 너, 네모난 승용차, 장화, 휴대전화 디자이너, 홍익대, 컴퓨터 그래픽, 네모난 트럭, 자재, 경차, 스포츠카, 승용차, 바퀴, 사람들, 서울대, 구매자, 사이드미러, 제, 핸들, 몸체, 내, 고양이 박사, 창문, 털실, 자동차, 자동차 설계도, 국민대, 기차, 특수 차량, 장화 디자이너, 엔진, 물체, 전등, 컨버터블, 멋진이, 대학, 자동차 디자이너, 네모난 건물, 조수석, 그림자, 네모, 자동차 제조업체, 부품, 그림, 오토바이, 자동차 모형, 네모난 버스, 차, 디자이너, 거울, 비, 운전석, 사람, 몸통 | 제목: 특별한 자동차를 가지고 싶어요(자동차 디자이너)
줄거리 요약: 네모 나라에 사는 고양이 박사는 네모난 건물, 네모난 버스, 네모난 승용차, 네모난 트럭까지 온통 네모모양뿐이라서 답답하고 재미없어한 고양이 박사는 직접 자동차를 예쁘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고양이 박사는 튼튼하고 힘이 센 자동차를 만들 수 있지만 예쁘게 디자인하는 것이 어려워 자동차 디자인을 잘해 줄 디자이너를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꼬불꼬불 산을 넘어가던 중 장화를 만드는 고양이를 만나 자동차도 예쁘게 디자인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고, 고양이는 도와준다고 하였습니다. 디자인이 나왔는데 장화에 바퀴를 달아 창문이 없어 답답할 거 같아 고양이 박사는 실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고양이 박사는 복숭아 마을에 사는 휴대폰 디자이너를 찾아가 자동차도 멋지게 디자인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고, 내가 디자인하면 누구나 타고 싶어 안달이 날 거라는 말에 고양이 박사는 엄청나게 기대를 했어요. 디자인이 결정되어 자동차 모형을 만들어 보았더니, 고양이 박사는 동글동글한 모양이 아주 마음에 쏙 들었으며, 디자인대로 박사님의 자동차를 만들자고 했어요. 고양이 박사는 몸통을 만들고, 부품을 만들고, 핸들을 조립하고 바퀴를 달며 열심히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디자이너는 차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구매자가 사용하기 편하게 개선해야 하는 등 많은 고민을 해야 해요. 자동차 디자이너 멋진이씨가 디자인해 준 새 자동차를 타고 네모네모 도시로 온 고양이 박사는 모든 사람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컨버터블은 자동차의 지붕을 접었다 펼 수 있는 승용차이고, 경차는 무게가 가볍고 크기가 작은 자동차를 말하며, 사이드미러는 차의 운전석과 조수석 문에 달려 뒤쪽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거울입니다. 전조등은 어두운 곳에서 앞을 비추기 위한 자동차 전면의 불빛이며, 렌더링은 외관을 예상할 수 있게 실물처럼 그린 그림입니다. 한참을 달려 털실이 있는 둥실둥실 마을에 도착했고 자동차를 예쁘게 디자인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자 제가 바로 자동차 디자인하는 멋진이라고 대답했어요. 예쁜 자동차는 디자인이 쉽게 되는 게 아니라 자동차 디자이너와 고양이 박사는 자동차 설계도를 참고하여 구상을 스케치한 다음 자동차 디자인을 정합니다. 고양이 박사는 휴대전화 디자이너의 최신 유행 디자인이 싫어 둥실둥실 마을의 디자이너를 찾아 떠났습니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려면 대학의 자동차학과에서 공부해야 하며, 그림 그리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멋지고 편한 자동차를 디자인할 수 있을 것이고, 대기업이나, 외주회사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동차를 어릴 때부터 좋아해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었고, 조형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 자동차 디자이너라고 생각했고, 힘들 때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주관적이어서 정답이 없어서 새롭고도 아름다운 디자인을 끊임없이 창조해야 하는 것이라 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으, 온통 네모모양뿐이라서 답답해! 네모 나라에 사는 고양이 박사는 네모난 건물, 네모난 버스, 네모난 승용차, 네모난 트럭까지 온통 네모난 것만 있는 것이 너무 답답해요. '아, 재미없어! 내 자동차는 내가 직접 예쁘게 만들어야겠어!' 고양이 박사는 튼튼한 몸체에 힘이 센 엔진이 있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었지만, 예쁘게 디자인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어요. '디자인을 잘해 줄 수 있는 자동차 디자이너를 찾아봐야겠어.' 고양이 박사는 자동차 디자이너를 찾아 길을 떠났어요. 꼬불꼬불 산을 넘어가던 중에 장화를 만드는 고양이를 만났어요. "혹시 제 자동차도 예쁘게 디자인해 줄 수 있나요?" "글쎄,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지만, 내가 너를 도와줄게." 쓱싹쓱싹 짠! 디자인이 나왔어요. "어! 그런데 이건 장화에 바퀴를 달았네요? 답답할 거 같은데, 창문은 없나요?" "없어. 날씨가 좋을 땐 좀 덥겠지만, 비 오는 날에 타면 좋을 거야. 난 장화 디자이너라고! 싫으면 다른 디자이너를 찾아봐!" 고양이 박사는 실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길을 떠났어요. 고양이 박사는 복숭아 마을에 사는 휴대폰 디자이너를 찾아갔어요. "혹시 내 자동차도 멋있게 디자인해줄 수 있어요?" "한번 해 볼까? 내가 디자인하면 누구나 타고 싶어 안달이 날 거야!" 고양이 박사는 엄청나게 기대를 했어요. "디자인이 결정되면 모형으로 먼저 만들어 봐야 해요." 뚝딱! 뚝딱! 자동차 모형을 만들어 보았더니, 고양이 박사의 마음에 쏙 들었어요. "우와! 동글동글한 모양이 아주 마음에 들어요." "좋아요. 그럼 이제 디자인대로 박사님의 자동차를 만듭시다." 고양이 박사는 열심히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지잉! 지잉! 몸통을 만들고, 뚝딱! 뚝딱! 부품을 만들고, 스륵! 스륵! 핸들을 조립하고, 드륵! 드륵! 바퀴를 달았어요. 고양이 박사가 설계한 자동차는 멋진이씨가 디자인한 대로 완성돼 갔어요. "야호! 내가 드디어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었어!" 자동차 디자이너의 고민. 자동차를 디자인하려면 제일 먼저 차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자동차 는 빠른 속도로 달려야 하므로 공기의 저항을 덜 받도록 디자인하고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안전하다는 느낌도 들어야 하죠. 자동차의 모양과 내부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구매자가 사용하기 편하게 개선해야 하는 등 디자이너는 많은 고민을 해야 해요. 고양이 박사는 새 자동차를 타고 네모네모 도시로 왔어요. 고양이 박사의 자동차는 모든 사람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죠. 그건 모두 자동차 디자이너 멋진이씨가 디자인해 준 덕분이었어요. 컨버터블이란? 자동차의 지붕을 접었다 펼 수 있는 승용차에요. 경차란? 무게가 가볍고 크기가 작은 자동차를 말해요. 사이드미러란? 차의 운전석과 조수석 문에 달려있어, 뒤쪽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거울이에요. 전조등이란? 어두운 곳에서 운전할 때 앞을 비추기 위해 설치된 전등으로, 자동차나 기차, 오토바이 전면에 부착되어 있어요. 렌더링이란? 외관을 예상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실물처럼 그린 그림이에요. 평면적으로 보이는 물체에 그림자를 주거나, 색의 농도 변화로 입체감이 들게 할 수 있어요. 최근에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좀 더 실감 이 나게 그릴 수 있어요. 한참을 달려 털실이 있는 둥실둥실 마을에 도착했어요. "제 자동차를 예쁘게 디자인해줄 수 있나요?" "오! 그렇다면 제대로 찾아왔어요. 제가 바로 자동차를 예쁘게 디자인하는 멋진이랍니다." "예쁜 자동차는 쉽게 디자인되는 게 아니에요." 자동차 디자이너와 고양이 박사는 자동차 설계도를 참고하여 자료조사를 하고, 다양한 구상을 스케치하여 자동차 디자인을 정했어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앗! 이게 뭐야 네모잖아! 지붕은 어디 있어요?" "이 디자인이 최신 유행이라고, 쳇! 아무것도 모르면서. 싫으면 둥실둥실 마을에 사는 디자이너한테 가봐." 고양이 박사는 휴대전화 디자이너의 말을 듣고 둥실둥실 마을로 떠났어요.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려면? 대학의 자동차 디자인학과에서 공부해요. 우리나라에는 서울대, 홍익대, 국민대 등에 관련 학과가 있고, 유학을 가서 공부할 수도 있어요.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그림 그리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멋지고 만들기 편한 자동차를 디자인할 수 있을 거예요. 자동차 디자이너가 일하는 곳은? 자동차 디자이너는 자동차 제조업체인 대기업에서 일해요. 일부 스포츠카나 특수 차량을 만드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어요. 또 부품과 자재를 공급하는 외주회사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어요.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매우 좋아했어요. 그중에서도 제가 가지고 있는 조형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 자동차 디자이너라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에요.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아름다움의 기준이 주관적이어서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므로 새롭고도 아름다운 디자인을 끊임없이 창조해야 하는 것이 때때로 힘들 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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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기드바르드 교수, 구경꾼들, 천장, 발명품, 금성, 대학자, 손님들, 시장, 종이, 로마, 문, 코르나로, 학자들, 눈, 자기들, 편지, 수녀원, 방, 수도원, 학자, 철학자, 게으름뱅이, 부모님, 보트, 심부름꾼, 그들, 샛별, 스승, 하느님, 소년, 지반, 교육자, 신부, 천문 대화, 어머니, 사탑, 물리학, 우주, 입, 종교 학자들, 신, 가족들, 식구들, 다이아몬드, 갈릴레이, 창문, 피렌체, 임금님, 비단 옷감, 책상, 시계추, 실락원, 집, 마조니 교수, 친구들, 입술, 학생, 태양, 등, 아르케메데스, 동료 교수들, 비례 컴퍼스, 노트, 아가씨, 리치 교수, 끈, 체온계, 곤돌라, 세공업자, 도구, 인체, 코르나로 교수, 쇠조각, 귀, 성서, 안경점, 재판, 베네지아, 돌멩이, 이웃, 허깨비, 은덩어리, 사람, 갈릴레이 교수, 중인, 머리, 추, 둘째 딸, 교회, 대리석, 검은 점, 서사시, 첫딸, 원장, 비중 저울, 물건, 책, 아리스토텔리스, 여러분, 너, 혹, 통지서, 여동생, 바다, 날개, 몸, 괴짜, 손님, 두 손, 사람들, 천문학, 당신, 망원경, 구슬, 재판관, 로마 교회, 가수, 아들, 그릇, 장식, 답장, 내, 통, 가정 교사, 흑점, 네, 별, 딸, 교수, 원고, 별장 주인, 교황청, 의사들, 물체, 십자가, 피사, 우리, 나, 아리스토텔레스, 갈릴레오 갈릴레이, 마조리, 토성, 마술 안경, 크리스트 교, 피사 대학, 노인, 여비, 자네, 갈릴래이, 그, 땅, 메디치 집안, 류트, 반달, 모기, 싸움닭, 봉급, 학장, 교수님, 리비아, 학비, 달, 연주자, 황금, 은, 뜰, 수성, 큰딸, 수학, 대학 교수들, 시인, 게이름뱅이, 개, 쇠사슬, 불, 나무, 선생, 종교 재판소, 베키오 다리, 탑, 기드바르드, 의원들, 손목, 교수들, 지구, 물질, 영국, 눈물, 가게, 순금, 브루노라, 시, 장대, 빈첸치오 갈릴레이, 부자, 물, 갈릴리이, 강물, 도시, 커튼, 고대 그리스, 마리나라, 종교 관계자들, 포목점, 성인, 종교인들, 선생님, 벌집, 티코, 자신, 천체, 갈릴레오, 종교 재판, 로마 교황, 수학 교수, 연구가들, 밤하늘, 왕관, 렌즈, 기계, 파도바, 탕, 고개, 신부들, 세상 사람들, 아르노 강, 얼굴, 보름달, 코페르니쿠스, 청년, 후세인들, 도깨비불, 돈, 이웃 사람들, 카톨릭, 두 물체, 마을, 서리, 적, 손, 빌지니아, 아버지, 학교, 목성, 파도바 대학, 별들, 무덤, 흔들이, 의과 대학, 리퍼세이, 자유인, 재판장, 램프, 친구, 이단자, 산, 금, 밥, 왕, 밀턴, 남자, 금덩어리, 사기그릇, 천구의, 리치, 메디치, 종탑, 추시계, 가족, 종교가들, 아르키메데스, 저서, 필리포, 시계, 대학, 천재, 하늘, 아이들, 토리첼리, 교황, 톱니바퀴, 과학자, 의사, 그믐달, 학생들, 웃감들, 화성, 공 | 제목: 갈릴레이
줄거리 요약: 미사가 끝난 후 신부 한 분이 장대를 가지고 들어와 성당 천장에 매달린 커다란 램프의 불을 끄려 할 때, 한 청년이 성당 한가운데에서 그 광경을 물끄러미 보았습니다. 청년은 신부가 나가고 나서도 한참 동안 흔들리는 램프를 올려다보며 마치 의사처럼 자기의 손목을 잡고 맥박을 재더니 램프가 완전히 멈추자, 그의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청년은 성당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와 추의 무게와 끈의 길이를 다르게 한 여러 개의 흔들이를 만들어 천장에 매달고, 맥박에 맞춰 흔들림을 세기 시작했습니다. 흔들이는 처음에는 큰 폭으로 움직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움직이는 폭이 좁아졌는데 큰 폭으로 흔들릴 때나 작은 폭으로 흔들릴 때나 한 번 움직이는 시간은 같았으므로 드디어 무언가를 알아냈습니다. 성당 천장에서 흔들리는 램프를 보고 흔들이의 법칙을 발견한 이 청년이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이며 그는 1564년 2월 15일, 이탈리아의 피사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빈첸치오 갈릴레이는 가수 겸 연주자였으며 그것으로 생활을 꾸려가기가 힘들어 조그만 포목점을 경영했으나, 당시 피사 땅은 거의 메디치 집안의 소유였으므로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웠습니다.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하려면 메디치 집안의 땅을 빌려야 했고, 갈릴레오의 아버지도 조그만 포목점을 해서 얻은 수입으로 땅을 빌린 세를 내야 했으므로 차츰 삶의 의욕을 잃었습니다. 생활이 점점 어려워지자, 어머니는 이유 없이 화를 내서 가족들을 불안하게 했고, 갈릴레오는 어린 시절을 가난하고 우울한 환경에서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일이 없을 때, 가게 한구석에서 갈릴레오에게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가르쳐 주었고 가끔 류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 그의 우울한 마음을 달래고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갈릴레오가 10살이 되던 해, 피사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자,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피렌체로 이사했으나 그곳에서도 생활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학교가 없어 아이들이 집에서 가정교사에게 공부를 배웠는데, 어느 날 아버지는 갈릴레오에게 그가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수도원 원장님에게 부탁했으니 떠날 준비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집이 가난해서 가정 교사를 구할 수 없었던 아버지는 그를 수도원에 맡겼고, 갈릴레오는 그곳에서 마음의 편안함을 느끼며 신부가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수도원으로 찾아와 갈릴레오가 신부가 되려는 생각에 찬성할 수 없다며 공부한 것을 밑거름으로 해서 의사가 되라고 말했습니다. 오랫동안 가난해서 돈만을 중요시하게 된 아버지는 의사가 되면 부자로 살 수 있을 거라고 말했고, 갈릴레오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갈릴레오는 17세가 되던 해, 피사 대학교 의학부에 입학해 공부할 생각에 마음이 설레었으나, 교수들이 옛 학자들의 이론을 그대로 가르치자 기대는 곧 실망으로 변했습니다. 사람의 몸을 해부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인체의 모양과 병의 원인을 적당히 가르쳤으므로 의학 공부에 흥미를 잃은 갈릴레오가 늘 침울한 얼굴로 강의를 듣자, 교수들은 그를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머리 나쁜 학생으로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피사 대학의 갈릴레오의 아버지와 잘 아는 유명한 수학자인 리치 교수가 그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갈릴레오는 의학 공부는 뒷전으로 미루고, 리치 교수에게 물리학과 수학을 배웠으며 교수는 그의 공부에 대한 열의와 빠른 이해력에 탄복했습니다. 리치 교수는 그가 정말 뛰어난 학생이라며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물리학책을 빌려주었고, 학문의 신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업적을 남긴 대학자의 이론일지라도 갈릴레오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의심나는 점이 발견되면 반드시 확인하여 의문을 풀었고, 갈릴레오는 교수들이나 학생들에게 자주 질문을 던져 자기의 생각을 고집스럽게 내세우기도 해 때로는 말다툼이 벌어질 때도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갈릴레오가 누구에게나 토론을 하자고 덤비는 이상한 학생이라며 그에게 싸움닭이라는 별명을 붙였고, 교수들도 따지려 드는 그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갈릴레오는 의학 공부는 하지 않고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괴짜 학생으로 소문났고, 오로지 리치 교수만이 그를 이해하고 의논 상대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대학 생활이 4년째로 접어든 해에 학문의 열정을 키워가던 갈릴레오는 불행히도 피렌체에 있는 아버지로부터 더 이상 학비를 보내줄 수 없어 미안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갈릴레오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으나, 어쩔 수 없이 대학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왔고, 20세의 청년이 된 그는 갈릴레이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돌아온 갈릴레이를 보며 무척 마음 아파했던 아버지는 갈릴레이에게 너는 하는 수없이 자기의 뒤를 이어 장사를 해야 할 모양이라고 말했습니다. 가게 안을 둘러본 갈릴레이는 굳이 아버지가 설명하지 않아도 장사가 안되는 게 한눈에 보였으며, 그동안 어려운 형편에도 학비를 내느라 고생한 아버지에게 고마움이 느껴져 그는 새롭게 마음을 다졌습니다. 집안일을 거들면서 공부를 계속하겠다며 이튿날부터 갈릴레이가 열심히 가게 일을 맡자, 아버지와 어머니는 매우 기뻐했습니다. 당시 포목점 아들이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은 드물었으므로, 갈릴레이가 피사 대학에서 돌아오자, 동네에 소문이 퍼져 이웃 사람들은 그를 보기 위해 일부러 가게로 찾아왔습니다. 갈릴레이가 가게에 오는 손님들에게 친절히 대하자, 포목점은 전에 없이 장사가 잘되어 이렇게만 된다면 더는 바랄 게 없었습니다. 아버지도 흡족해하고 어머니도 예전처럼 짜증을 부리지 않았으나 시일이 지나자, 대학에서 돌아온 청년을 보려고 호기심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이 차차 줄어들어 좋은 일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갈릴레이의 집은 전처럼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으나, 그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 늦은 밤, 리치 교수에게 빌려 온 책을 읽거나 혼자서 조용히 연구하는 시간이 가장 좋았습니다. 이따금 밤을 꼬박 새우다가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며 가게로 나가면 어머니는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았으나, 아무리 잔소리를 심해도 갈릴레이의 학문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을 몰랐습니다. 그 무렵 갈릴레이는 아르키메데스의 책에 푹 빠져 있었으며, 특히 임금님의 왕관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임금님이 하루는 아르키메데스를 불러 황금으로 만든 왕관을 보여 주며, 교활한 세공업자가 금을 빼돌리려고 은을 섞어 만든 것으로 의심되니, 왕관을 녹이거나 흠을 내지 않고 알아볼 방법이 없는지 물었습니다. 왕관에 흠집을 내지 않고 순금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일은 불가능했으므로 임금님의 지시를 받은 아르키메데스는 난감했으며, 여러 가지 방법을 궁리하다가 피로를 풀기 위해 그는 목욕탕으로 갔습니다. 그가 탕 속에 몸을 담그니 가득 차 있던 물이 넘쳐흐르자, 순간 아르키메데스의 머리에 언뜻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물이 왜 넘쳐흘렀을지 궁리 끝에 아르키메데스는 기뻐하며, 벌거벗은 채로 목욕탕에서 뛰어나와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는 똑같은 무게의 금덩어리와 은덩어리를 만들어 두 개를 물이 가득한 그릇에 넣어 넘친 물의 부피를 재었으며 실험 결과, 금보다 은의 부피가 더 크기 때문에 금덩이보다 은덩어리를 넣었을 때 물이 더 많이 넘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금에 은을 섞으면 순금일 때보다 부피가 커지고, 물도 많이 넘칠 것이 분명했으므로, 아르키메데스는 임금님의 왕관과 같은 무게로 순금 왕관을 하나 만들어 궁궐로 가 두 개의 왕관을 각각 물속에 넣자, 예상했던 대로 임금님 왕관의 물이 더 많이 넘쳤습니다. 임금님의 왕관에 은이 섞인 사실을 밝혀 낸 아르키메데스의 책을 읽고 갈릴레이는 새로운 연구 실험에 몰두한 나머지 물이 넘쳐 귀한 비단 옷감이 흠뻑 젖는 것도 몰랐습니다. 비싼 옷감들이 못 쓰게 되자, 단단히 화가 난 아버지는 갈릴레이가 아무리 잘못을 빌어도 용서해 주지 않고 당장 나가라고 했습니다. 아버지에게 야단을 맞고 쫓겨난 갈릴레이는 갈 곳이 없자, 피렌체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아르노강의 베키오 다리 난간에 기대어 낚시질하는 사람과 보트를 띄우고 뱃놀이를 즐기는 사람과 강물을 바라보았습니다. 갈릴레이가 작은 돌멩이를 하나 강물에 던지자, 풍덩 소리를 내며 가라앉는 모습을 보니 어째서 보트가 물에 떠 있는지 궁금했으며 문득 아르키메데스 책에서 본 임금님의 왕관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돌멩이는 같은 부피의 물과 비교하여 몇 배나 무거운지 알아야 물건의 무게를 알 수 있으며 쇳조각이나 나무, 사기그릇도 같은 방법으로 조사하면 쉽게 무게를 알 수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갈릴레이는 자기도 모르게 비중 저울을 떠올렸고, 어느새 아버지한테 야단맞고 쫓겨났다는 사실도 잊은 채 허둥지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리 위에서 생각했던 것을 몇 번이나 실험한 끝에 자기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자, 갈릴레이는 곧장 리치 교수에게 달려갔습니다. 허둥대며 들어서는 갈릴레이에게 리치 교수가 무슨 일인지 놀라서 묻자, 그는 비중을 잴 수 있는 도구를 생각해 냈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습니다. 갈릴레이가 아르키메데스의 임금님 왕관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 생각해 낸 비중 저울의 원리와 만드는 법을 설명하자, 리치 교수는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의 설명이 끝나자, 리치 교수는 갈릴레이의 두 손을 꼭 잡고 감격스런 목소리로 매우 훌륭한 발명이라고 칭찬했으며, 이튿날, 리치 교수는 그의 아버지를 만나 그가 발명한 비중 저울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설명했습니다. 리치 교수는 갈릴레이가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뛰어난 과학자가 될 거라고 말하자, 처음엔 마땅치 않은 표정을 짓고 있던 아버지도 그가 연구를 계속하는 것을 승낙했습니다. 갈릴레이는 교수 덕분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으며, 그로부터 2년 후, 어느 날 리치 교수는 그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갈릴레이를 뛰어난 학자가 많은 학문의 도시 로마로 보내자고 말하자, 아버지는 펄쩍 뛰며 자기의 형편으론 도저히 그를 유학 시킬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리치 교수는 갈릴레이에게 지금 시기는 중요하며 여러 학자를 만나 공부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간곡히 설득하자, 아버지의 반대도 수그러졌습니다. 아버지는 하는 수 없이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 대답했으나,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우지 못했는데 갈릴레이는 로마의 얘기를 듣고 나서 가고 어떻게든 가고 싶었으므로 1주일 후 아버지는 로마에 갈 여비를 마련했습니다. 아버지가 돈을 마련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잘 알고 있는 갈릴레이는 가슴이 뭉클했으며, 꾸짖고 반대해도 결국 자기의 장래를 가장 염려하는 사람 또한 아버지라는 사실을 깨닫고 어느 따뜻한 봄날, 그는 부푼 가슴을 안고 로마에 도착했습니다. 갈릴레이는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리치 교수가 소개해 준 학자와 연구가들을 만나 바쁜 날을 보냈는데 놀라운 점은 대부분의 학자가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옳다고 여기며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유명한 학자들은 더더욱 아리스토텔레스를 신처럼 신봉하고 있었으므로, 갈릴레이는 학자들을 만날 때마다 아무리 위대한 학자라도 2천 년 전의 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 학설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려 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은 교황의 권위가 컸던 로마 카톨릭의 뒷받침을 받아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었으므로, 갈릴레이의 마음은 무척 답답했으나 교수들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실력을 쌓은 후에 잘못된 이론을 바로잡겠다며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갈릴레이는 부단한 노력과 리치 교수 보살핌으로 로마에 간 지 1년도 못 되어서 의학 공부를 하던 피사 대학에서 교수로 임명되어 누구보다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피사의 학자들 역시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을 절대적인 사실로 받아들였으므로 그의 이론을 비판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던 갈릴레이는 교수들에게 미움을 받았고, 시기 어린 비방으로 학생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지 않았습니다. 갈릴레이는 2천 년 전의 학설을 무조건 믿고 따르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누가 뭐라든 자기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학생들에게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비판하다 학장에게 불려 갔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은 크리스트 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면 이론을 받아들이라고 하자, 갈릴레이는 그 길로 곧장 마조니 교수를 찾아갔습니다. 마조리는 피사 대학에 근무하는 천문학 교수로 갈릴레이에게 천문학도 가르쳐 주며 여러 가지 도움을 주었는데, 그의 얼굴빛이 좋지 않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갈릴레이가 학장에게 불려 갔었던 일을 마조니 교수에게 이야기해 주자, 피사 대학은 당신을 이해하지 못할 테니, 낮에 있었던 일은 잊고 천문학 이야기를 하자고 말했습니다. 마조니 교수는 천구의를 돌리면서 태양의 움직임과 별자리, 달이 변하는 모양을 자세히 설명하였고, 갈릴레이는 조금이라도 의문이 생기면 질문을 던지다가 아리스토텔레스를 비판하곤 했는데, 마조니 교수는 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꼬집을 때면 나무라곤 했습니다. 갈릴레이가 태양의 움직이는 속도를 생각하면 태양이 지구의 둘레를 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은 옳지 않다며 내일 피사의 사탑에서 그의 학설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하자, 마조니 교수는 인자하게 미소를 지으며 성공적인 실험을 보러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피사의 사탑은 비스듬히 기울어져 사탑이라 불렸으며 1173년에 짓기 시작하여 1370년경에 완성한 대리석 8층 종탑으로 공사 기간이 워낙 길다 보니 탑을 세우는 동안 약한 지반이 가라앉아 층을 올릴 때마다 탑의 무게를 달리 공사했다는 신기한 탑입니다. 갈릴레이가 며칠 전, 세계 7대 불가사리의 하나인 피사의 사탑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잘못된 학설을 실험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발표하자, 낙하 운동 실험이 뭔지는 모르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며 구경꾼들이 모였습니다. 드디어 실험을 시작할 시각이 되었으나, 갈릴레이가 꼭 와 주기를 바라던 피사 대학의 학장과 다른 교수들이 나타나지 않자, 그는 안타까웠지만 모여 있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여 힘차게 외쳤습니다. 갈릴레이는 똑같은 높이에서 크기가 같은 두 물체를 떨어뜨리면,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빨리 떨어진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과 실험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의 학설이 잘못됐으므로 두 물체가 동시에 떨어질 거라고 하자, 피사의 사탑을 에워싼 학생들은 연구 설명은 그만하고 실험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갈릴레이가 2층에 올라가 있는 학생들에게 신호를 보내자, 두 개의 공이 동시에 땅바닥으로 떨어졌으며, 3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학생도 두 개의 공을 떨어뜨렸습니다. 이어서 4층과 5층, 6층에서 공을 떨어뜨렸으나 역시 동시에 떨어지자, 그는 실험 결과 물체의 무게와 물체가 떨어지는 속도는 서로 관계가 없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해 주었습니다. 뭔가 재미있는 일을 기대했던 구경꾼들은 실험의 가치를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멍하니 어이없는 표정으로 서 있었고, 그 모습에 당황한 갈릴레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말없이 서 있는 그에게 마조니 교수가 다가와서 손을 잡고 굉장한 실험을 본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하자, 갈릴레이는 눈물이 날 정도로 그가 고마웠습니다. 역사적인 대실험이 성공했음에도 그것을 인정해 주고 찬사를 보내는 사람은 마조니 교수뿐이었으므로 갈릴레이는 그와 실험을 도와준 학생들에게 정중히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습니다. 피사의 사탑에서 실험한 이후 피사 대학의 교수들은 그를 더욱 헐뜯고 종교인들도 자기들과 반대되는 이론을 말하는 갈릴레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는데 그 어려운 시기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가 영원히 자신의 곁을 떠났다고 생각하니 슬프고 외로웠는데 그 슬픔도 잠시, 갈릴레이는 이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으나 교수로서 받는 월급으로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마음이 무거웠던 갈릴레이는 이웃 베네치아 공화국에 있는 파도바 대학에서 교수들이 아무 간섭이나 방해 없이 자유롭게 학문 연구할 수 있다고 하자, 그곳으로 옮기고 싶었습니다. 갈릴레이를 신경 써 주던 리치 교수가 세상을 떠나자, 기드바르드 교수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그는 당신 같은 훌륭한 학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반드시 파도바 대학의 교수가 되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기드바르드 덕분에 갈릴레이는 파도바 대학 교수가 되었으며, 그 학교 학생들은 피사의 사탑 실험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반박했던 그에게 관심을 보이며 진심으로 환영했습니다. 피사 대학과는 다르게 이곳의 분위기는 교수와 학생들 모두 가르치고 배우려는 열의로 가득 차 있었으며, 남을 헐뜯거나 이유 없이 미워하지도 않았습니다. 갈릴레이가 파도바 대학에서 첫 수업을 하던 날, 흔들이의 법칙과 낙하의 법칙, 비중 저울 등 과학 분야에서 여러 가지 성과를 얻고 있었으므로, 강의실은 학생들로 초만원을 이루었고, 젊고 유능한 교수들이 많아 그들과 곧 친구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여름 방학이 되어 갈릴레이는 참으로 오랜만에 동료 교수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 여유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수들과 학문을 이야기하고 낯선 도시를 구경하며 그늘에서 낮잠을 자며 더없이 즐겁게 지냈던 갈릴레이는 언덕 위에서 아름다운 별을 바라보며 산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게 여겨졌습니다. 여러 가지로 도움 주는 동료 교수들과 친구들, 자기를 존경하고 따르는 학생들이 있는 파도바 대학의 생활은 만족스러웠는데 갈릴레이는 여행 중에 심한 열병에 걸려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동료 교수들은 여행을 중단하고 갈릴레이와 함께 파도바로 돌아왔으며, 집으로 돌아와 어느 정도 쉬자, 그의 병은 차츰 나아졌습니다. 연구에 몰두했던 그는 어느 날 병문안을 온 친구에게 베네치아에서 천문학 관련 강연이 있었으며, 독일에서 온 과학자가 코페르니쿠스의 학설을 소개했는데 도저히 알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라 강연 도중 사람들이 나가 강의를 듣는 사람이 몇 안 되었다고 말하자, 그는 코페르니쿠스의 학설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구가 돌고 있다는 학설을 전부터 알고 싶었던 갈릴레이는 병이 완전히 낫지 않은 몸으로 코페르니쿠스의 책을 구해 하루 만에 읽었으며 평소 궁금했던 것이 그 책을 통해 명쾌하게 풀리자 좋아서 펄쩍 뛰었습니다. 코페르니쿠스의 책에는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며, 지구는 수성이나 금성, 화성과 마찬가지로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음이 적혀 있었습니다. 우주의 중심이 지구로 태양이 지구의 둘레를 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과 반대되는 것이었으므로, 갈릴레이는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열어젖혔습니다. 아침 햇살이 환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창가에서 햇빛을 온몸에 받으며 갈릴레이는 오늘 아침의 태양은 여느 날과 전혀 다르게 보인다며 오랫동안 서 있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기쁨으로 갈릴레이의 병은 눈에 띄게 좋아졌으며 대학교수로 있는 동안 그는 많은 연구 업적을 쌓고, 사람의 체온을 재는 체온계 등 많은 발명품을 만들었는데 그 중 비례 컴퍼스는 파도바 대학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갈릴레이가 비례 컴퍼스를 판 돈으로 뜻하지 않게 부자가 되자, 그는 봉급도 올라 덕분에 마음 놓고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는 베네지아에서 사귀게 된 마리나와 결혼하고 얼마 후 첫딸 빌지니아를 낳았으며, 이듬해 둘째 딸 리비아를 얻었는데 그렇게 파도바 대학으로 온 지 13년째 되던 1605년의 가을이었습니다. 갈릴레이가 책을 읽고 있는데 한 학생이 숨을 헐떡거리며 뛰어와 하늘에 지금 새로운 별이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이 무렵의 사람들은 새로운 별이 나타나면 세상이 멸망할 거라고 믿었으므로, 갈릴레이는 곧장 학교로 달려가 천문학을 가르치는 코르나로 교수에게 갔습니다. 코르나로 교수가 어제 저녁 새로운 별을 보았다며 한숨 쉬자, 갈릴레이는 진땀을 닦는 그를 바라보며 단지 별 하나가 나타났다고 해서 세상이 멸망하지 않는다며 조용히 말했습니다. 성서에서 하늘의 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고 했으므로 자기가 가르치는 두 학생이 며칠 전 새로운 별을 발견하고, 그것이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비밀로 하면서 여러 가지 현상을 관찰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학생이 10시경 자기에게 심부름꾼을 보내 자기도 별을 확실히 보았다며, 교수님은 새로운 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확실히 별을 보기 전까지 말할 수 없다고 하자, 다음 날 학교는 새로운 별에 관한 이야기로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소란스러웠으나,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이 멸망할 징조가 나타나지 않자, 만나기만 하면 성서가 잘못되었을 리 없다며 속닥거리며 이야기했습니다. 이제까지 하늘의 세계는 완전하여 불변하다 가르쳐 왔는데, 새로운 별이 나타났음에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자, 입장이 난처해진 종교 관계자들은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대로 하늘에 있는 별과 달, 태양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진리이며 비록 별처럼 보였던 그것은 달빛을 받은 어떤 물질이 낼 빛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이 변명하는 동안에도 이상한 별이 또다시 하늘에 나타나 선명한 빛을 발하고 있었으므로, 갈릴레이는 지금이야말로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뒤집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새 학기부터 별에 관한 수업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별에 관한 수업이 소문나자, 대학에서조차 새로 나타난 별에 대해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으므로, 갈릴레이가 어떻게 설명할지 호기심을 갖고 몰려온 학생들로 인해 대강당이 모자랄 지경이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타난 별은 여러분이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한 것처럼, 지금으로부터 약 32년 전에도 새로운 별이 나타났다가 사라진 일이 있었습니다. 티코로 불렸던 별은 오랫동안 하늘에 나타났다가 사라졌으나, 세상 끝나지 않고 변함없이 존재했으므로 이번에 나타난 것도 틀림없이 별입니다. 갈릴레이는 절대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천문학이 아직 발달하기 전이라 그 시대에는 확인되지 않은 별들도 많았을 거라며, 그의 수업은 사흘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별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은 수정되어야 하며 대부분 별은 변하지 않지만, 자리를 바꾸거나 변해 가는 별도 있으므로 예전의 학자들이 알지 못한 사실을 새롭게 밝히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몇 년 전,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는 코페르니쿠스의 학설을 지지했다가 브루노 학자가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기 때문에 갈릴레이가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비판하는 것은 시대적인 상황으로 볼 때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이상한 별이 18개월 후, 하늘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아무 일 없는 평화로운 세월이 흘렀으며 그 무렵 갈릴레이는 네덜란드에서 안경원을 하는 리퍼세이가 망원경을 발명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리퍼세이의 이야기를 듣고 멀리 있는 별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에 호기심이 생긴 갈릴레이는 무슨 일이든 궁금증이 생기면 몰두했으므로 렌즈 공장으로 달려가 여러 가지 렌즈를 샀습니다. 갈릴레이는 당장 실험을 시작했으며, 종류가 다양한 렌즈의 두께를 하나하나 조사해 보았습니다. 갈릴레이는 다양한 렌즈를 끼울 수 있도록 양쪽에 구멍이 뚫린 긴 통을 만들어 그 통에 여러 렌즈를 끼우고 렌즈 사이의 거리를 여러 가지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잠자는 것도 잊은 채 오직 실험에만 몰두하던 7월의 어느 맑게 갠 날, 렌즈를 들여다보며 망원경을 만들던 갈릴레이의 눈에 마치 허깨비 같은 것이 크게 다가와 보였습니다. 갈릴레이가 천천히 통을 돌리자, 교회의 창문이 손에 닿을 듯이 눈앞에 다가와 보였고, 통에서 눈을 떼고 멀리 있는 교회를 확인한 다음 다시 통 속을 보자, 이번에는 창문 가장자리에 달린 장식까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갈릴레이가 드디어 망원경을 만드는 데 성공하자 많은 사람이 이야기를 듣고 모여들어 그 이상한 통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갈릴레이는 마치 마술 안경처럼 굉장한 망원경의 이야기를 베네치아 시장에게 편지로 써 보냈습니다. 시장은 기뻐하며 망원경을 보고 싶다는 답장을 보내 왔으므로, 그가 먼 곳까지 볼 수 있도록 마을의 종탑으로 장소를 정했습니다. 갈릴레이가 먼저 망원경을 들여다보며 교회의 층계를 오르는 사람과 강물 위에서 곤돌라를 탄 사람이 보인다고 말하며 망원경을 시장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시장은 놀랍게도 뜰에 있는 개까지 보인다며 감탄했으며, 궁금해서 빨리 자기 차례가 되기를 기다리는 의원들에게 한참 만에 겨우 망원경을 넘겨주었습니다. 모든 의원들에게 망원경이 돌아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자, 시장은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의원들에게 물었습니다. 훌륭한 발명품을 만든 갈릴레이 교수가 앞으로 더 깊이 연구할 수 있도록 봉급을 올려 드리자고 제안하자, 의원들은 모두 찬성했습니다. 갈릴레이는 밤하늘의 별들을 관찰하기 위해 직접 렌즈를 조립해서 30배로 확대되어 보이는 망원경을 만들어 다락방에 설치하고, 밤새도록 그 방에 틀어박혀 별들을 관찰했습니다. 갈릴레이는 자기가 만든 망원경으로 밤하늘의 달과 별들의 정체를 밝혀냈는데, 달은 지구와 비슷하며 표면이 울퉁불퉁한 것은 분화구 모양의 산이며, 아리스토텔레스가 모든 천체는 잘 닦은 구슬 같다고 했으나,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으며 은하는 안개가 아닌 별들이 모여 있는 것이며 하늘에 있는 별의 수도 1,027개가 아니었습니다. 1610년 1월 7일, 서리가 하얗게 내린 추운 겨울밤,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밝게 빛나는 목성을 들여다보다 굉장한 사실을 발견하고 갑자기 소리를 질렀습니다. 갈릴레이는 목성 바로 곁에 세 개의 조그만 별을 보고 놀라서 몇 번이나 망원경을 들여다보았는데,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별들은 그때까지 누구도 발견하지 않은 새로운 별이었습니다. 갈릴레이는 그것을 노트에 자세히 그려 놓았으며, 다음 날 목성 주위에서 빛나던 세 개의 작은 별을 다시 찾았는데, 전날 있던 위치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습니다. 별이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하자, 그 다음 날에는 별이 두 개로 줄어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며칠 뒤에 별이 4개로 늘어나자, 갈릴레이는 목성의 둘레를 돌고 있는 별이 전부 4개였음을 발견하고 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기뻐했습니다. 날마다 별의 개수가 바뀌는 것은 그 별들이 목성 둘레를 돌기 때문이며, 따라서 모든 별이 지구의 둘레를 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확인한 갈릴레이는 계속해서 별들을 관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갈릴레이는 책의 제목에 별세계의 보고를 붙여 그 원고를 피렌체의 왕에게 보냈으며 망원경도 한 대 함께 보냈습니다. 별세계의 보고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렸으며, 특히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던 학자들은 그의 이론을 크게 환영했으며 그중에는 피렌체의 학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연구의 훌륭함을 칭찬하고 피렌체의 소식도 편지에 자세히 적어 보내자, 갈릴레이가 소년 시절을 보냈던 추억의 장소인 아르노강과 베키오 다리는 그대로인지 사람들은 잘 지내는지 그곳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졌습니다. 때마침 피렌체의 왕이 갈릴레이를 스승으로 맞고 싶다는 전갈을 보내 와 갈릴레이는 18년 동안 몸담았던 파도바 대학의 교수직을 그만두고 그리운 피렌체로 돌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떠나기 며칠 전 어느 날 밤, 지붕 밑 다락방에서 망원경을 들여다 보던 갈릴레이는 커다란 토성 둘레에 작은 별이 붙어 이상한 모양으로 빛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몇 번을 보아도 무엇인가 있는 것이 분명했으나 갈릴레이의 망원경으로는 자세히 볼 수 없었는데 며칠 후 토성에 대한 의혹을 풀지 못한 채 파도바를 떠났습니다. 갈릴레이는 피렌체에 도착해 얼마 동안 마을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필리포의 별장에 묵으면서 매일 밤 쉬지 않고 별들을 관찰했습니다. 갈릴레이는 어느 날, 샛별이라고도 불리는 밝은 별을 발견하고 그만 이 별에 홀딱 반해 매일 밤 망원경으로 금성을 관찰했습니다. 처음엔 조그만 둥근 별이 차츰 모양이 이지러지더니 마치 보름달처럼 계속 모양이 변해 며칠 후에는 그믐달 모양이 되었습니다. 갈릴레이가 큰 소리로 부르자, 별장 주인 필리포가 무슨 일인데 그러냐며 달려왔습니다. 굉장한 것을 발견했으니 들여다보라고 하자, 망원경으로 금성을 본 별장 주인은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나며 그믐달 같은 것이 무엇인지 큰 소리로 물었습니다. 금성이 그믐달처럼 됐다는 말을 듣자, 그렇다면 금성이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 별인지 물었습니다. 금성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태양의 둘레를 돌며 태양의 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으므로 결국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맞았음을 갈릴레이는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별을 조사하던 갈릴레이는 태양에도 관심을 두고 관찰하다 마침내 태양의 흑점을 발견했으며, 빛이 너무 강해 시력을 잃을 위험이 있어 태양을 관측할 때는 망원경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없었습니다. 갈릴레이는 망원경의 등 뒤에 종이를 대고, 태양을 비쳐 보는 방법으로 관찰했으며, 그때 종이에 비친 태양에서 몇 개의 검은 점을 발견하고 그것이 조금씩 움직인다는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갈릴레이는 이런 사실들을 써서 태양의 흑점에 관한 편지라는 책을 발표했으며, 지구가 돌고 있다는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갈릴레이의 명성이 높아질수록 그의 학설에 찬성하는 학자나 신부들이 하나둘 늘어가자, 그를 시기하는 사람도 많아졌으며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믿는 종교가들은 그를 크리스트 교의 적이라며 비난했습니다. 지구가 돈다는 갈릴레이의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갈릴레이를 곤경에 빠뜨리고 싶어 음모를 꾸미다가 그의 저서 태양의 흑점에 관한 편지가 나오자, 성서에는 태양의 검은 점과 지구가 스스로 돈다는 말씀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갈릴레이가 새로운 발견을 주장하며 교회의 가르침에 따르지 않는다고 공박하더니, 당시 무서운 종교 재판소에 그를 고소했습니다. 만약 종교 재판에서 이단자로 몰린다면 목숨을 잃을 수 있었으므로 갈릴레이는 로마 교황청으로 불려가 아리스토텔레스와 반대되는 이론을 연구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간신히 피렌체로 돌아왔으나, 새 교황이 임명되자 그는 다시 로마를 방문했습니다. 새 교황에게 코페르니쿠스의 학설을 연구할 수 있게 허락받을 생각이었지만 외면당하자, 갈릴레이는 그 후에도 연구를 계속하여 1632년에 천문 대화라는 책을 써냈습니다. 책은 나오자마자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갈릴레이를 시기하는 사람들은 책 속에 나오는 낡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교황을 가리킨다며 헛소문을 퍼뜨려 그 소문은 교황의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마침내 로마의 종교 재판소에서 갈릴레이에게 재판소 출석을 요구하는 통지서가 배달되었는데, 그는 병이 나서 눈병까지 앓고 있던 69세의 노인이었습니다. 갈릴레이가 건강이 좋지 않으니 재판 날짜를 연기해 달라고 사정했으나 그의 청은 무시되었는데, 당시 종교 재판에서는 성서와 다른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쇠사슬로 십자가에 묶어 화형에 처하는 무섭고 끔찍한 벌을 내렸습니다. 재판관이 갈릴레이가 쓴 천문 대화를 손에 들고, 당신이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고 주장했는지 묻자, 갈릴레이는 마음속으로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었으나,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형벌이 정해지는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몸과 마음이 약해진 탓에 선뜻 입을 열지 못하자, 재판장은 거듭해서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고 생각하는지 재촉했으며 갈릴레이는 마지못해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모기만 한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갈릴레이는 처벌을 면하고 피렌체의 변두리에 있는 별장에서 지냈으나, 교황청은 마음대로 다닐 수 없게 하고, 손님을 초대하지 못하게 하며 여러 가지로 그의 생활을 제약했습니다. 앞으로 3년 동안 1주일에 한 번씩 죄를 반성하는 7편의 시를 짓고 천문 대화의 출판을 금지하는 벌을 받자, 갈릴레이는 의욕을 잃고 별장에 틀어박혀 지냈습니다. 다행히 그가 사는 별장은 큰딸이 있는 수녀원과 가까워 갈릴레이는 종종 딸을 만나 이야기하며 즐거움을 누렸으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마음이 가벼워지자, 그는 새로운 의욕이 생겼습니다. 갈릴레이가 남은 힘을 모아서 연구를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을 때, 그는 자기의 시력이 매우 나빠진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갈릴레이는 크게 실망했으나 눈이 잘 안 보인다고 연구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마음을 다잡고, 조수로 일하던 토리첼리에게 자기가 연구한 것을 일일이 받아 적게 했습니다. 눈이 잘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갈릴레이의 연구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을 몰랐으며, 시간을 재는 기계를 만들기 위해 손을 더듬거리며 자기가 생각한 것을 천천히 만들었습니다. 얼마 후 흔들이와 톱니바퀴를 짜 맞춘 추시계를 발명하자, 갈릴레이는 시계 소리를 들으며 다음에는 소리가 멈추지 않도록 연구하겠다고 혼잣말을 했으나 이 무렵, 그의 건강은 더욱 나빠져 시력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어느 날, 유명한 실낙원 서사시를 쓴 영국의 시인 밀턴이 갈릴레이를 찾아와 비록 두 사람은 앞을 보지 못해 서로를 볼 수 없었으나, 그는 선생님의 노력이 후세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당신이 이룩한 업적은 과학사에 영원히 빛날 거라고 말했습니다. 갈릴레이는 밀턴의 손을 잡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으며, 1642년 1월 8일 밤, 78세를 일기로 지켜보는 가족 하나 없이 쓸쓸하게 생을 마쳤습니다. 로마 교회는 갈릴레이의 장례식을 치르지 못하게 막았고, 무덤을 만드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으나, 그가 죽은 지 22년이 지난 뒤에 교황청으로부터 갈릴레이는 무죄이며, 종교 재판에서 그에게 내린 판결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갈릴레이가 자유인임을 선언한 로마 교황은 그의 업적을 정식으로 인정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렸으며, 후세인들은 그를 근대 과학의 아버지라 부르며 오늘날까지 그의 위대한 업적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미사가 끝난 후, 신부 한 분이 성당 천장에 매달린 커다란 램프의 불을 끄기 위해 장대를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신부가 장대로 눌렀다 떼자 커다란 램프가 앞뒤로 천천히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성당 한가운데에 서서 그 광경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청년은 신부가 나가고 나서도 한참 동안 흔들리는 램프를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의사처럼 자신의 손목을 잡고 맥박을 재는 것이었습니다. "하나, 둘, 셋." 마침내 램프가 완전히 멈추자, 청년의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찼습니다. "그래, 내 생각이 맞았어!" 청년은 성당에서 나와 헐레벌떡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청년은 곧 추가 될 만한 몇 가지 물건을 끈에 매달아 여러 개의 흔들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추의 무게와 끈의 길이를 다르게 한 여러 개의 흔들이를 천장에 매달고, 맥박에 맞추어 흔들림을 세기 시작했습니다. 흔들이는 처음에는 큰 폭으로 움직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움직이는 폭이 좁아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큰 폭으로 흔들릴 때나 작은 폭으로 흔들릴 때나 끝에서 끝까지 한 번 움직이는 시간은 같았습니다. "아, 드디어 알아냈다!" 청년의 얼굴은 기쁨으로 환해졌습니다. 성당 천장에서 흔들리는 램프를 보고 '흔들이의 법칙' 을 발견한 이 청년이 바로 '근대 과학의 아버지' 라고 불리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입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1564년 2월 15일, 이탈리아의 피사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빈첸치오 갈릴레이는 가수 겸 연주자였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생활을 꾸려가기가 힘들어 조그만 포목점을 경영했습니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으나, 가난에서 벗어나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피사 땅은 거의가 메디치 집안의 소유였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하기 위해 메디치 집안의 땅을 빌려야 했고, 갈릴레오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조그만 포목점을 위해 얻은 수입으로는 땅을 빌린 세를 내기에도 벅찼습니다. 아버지는 차츰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 갔습니다. 생활이 점점 어려워지자, 어머니는 이유 없이 화를 내서 가족들을 불안하게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갈릴레오는 남몰래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갈릴레오는 이처럼 가난하고 우울한 환경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런 어두운 생활 속에서 그래도 갈릴레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준 사람은 아버지였습니다. 일이 없을 때, 아버지는 가게 한구석에서 갈릴레오에게 라틴 어와 그리스 어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류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 갈릴레오의 우울한 마음을 달래 주었습니다. 갈릴레오가 10살이 되던 해,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피렌체로 이사를 했습니다. 피사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피렌체에서의 생활도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날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버지는 갈릴레오를 부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갈릴레오, 어서 떠날 준비를 해라. 수도원 원장님에게 부탁했더니 너를 받아 주신다는구나. 그 곳에 가면 네가 원하는 공부도 마음껏 할 수 있을 거야." 그 당시에는 학교가 없어서 아이들은 집에서 가정 교사에게 공부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갈릴레오네 집은 너무 가난해서 가정 교사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버지는 갈릴레오를 수도원에 맡기기로 한 것입니다. 수도원에 들어간 갈릴레오는 얼마 안되어 그 곳 생활에 익숙해졌습니다. 가난에 쪼들리던 집에서와는 달리 마음의 편안함을 느끼게 된 갈릴레오는 어느덧 하느님을 섬기는 신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수도원으로 찾아왔습니다. "갈릴레오, 나는 네가 수도원에 남아 신부가 되겠다는 생각에 절대 찬성할 수 없다.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밑거름으로 해서 의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거라." "피렌체 시에 전염병이 퍼졌을 때 보니까, 의사들은 돈을 아주 많이 벌더구나. 의사가 되면 부자로 편히 살 수 있을 거야." 아버지는 오랫동안 가난에 시달려 와서 어느덧 돈만을 중요시하게 되었습니다. 갈릴레오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아버지에게 이끌려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그 동안에 여동생 리비아가 태어나 있었습니다. 갈릴레오는 17세가 되던 해, 피사 대학의 의학부에 입학했습니다. 대학에서 공부하게 되어 마음이 설레었으나, 그것은 곧 실망 으로 변했습니다. 왜냐하면 피사 대학의 교수들은 옛 학자들의 이론을 그대로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몸을 해부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으므로, 인체의 모양이라든가 병이 생기는 원인 등을 모두 적당히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의학 공부에 흥미를 잃은 갈릴레오는 언제나 침울한 얼굴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교수들은 이런 갈릴레오를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머리가 나쁜 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피사 대학에는 갈릴레오의 아버지를 잘 아는 리치 교수가 있었습니다. 유명한 수학 교수인 리치는 갈릴레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갈릴레오 군,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우리 집으로 찾아와 묻게나." 리치 교수는 갈릴레오에게 어려운 수학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유명한 학자가 쓴 귀한 책을 빌려 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의학 공부를 하기 위해 피사 대학에 들어간 갈릴레오는 의학 공부는 뒷전으로 미루어 놓고, 리치 교수로부터 물리학과 수학에 관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리치 교수는 갈릴레오의 공부에 대한 열의와 빠른 이해력에 탄복했습니다. "자네는 정말 뛰어난 학생이야. 머지않아 오히려 내가 자네한테 배워야 할 것 같군." 리치 교수는 물리학에 관해서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공부를 가르쳐 주면서 리치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물리학 책을 빌려 주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교육자, 과학자로, '학문의 신'으로 칭송될 만큼 여러 학문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이런 대학자의 이론일지라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조금이라도 의심나는 점이 발견되면 반드시 확인하여 의문을 풀었습니다. 갈릴레오는 교수들에게나 다른 학생들에게 자주 질문을 던졌고, 어떤 때에는 자신의 생각을 고집스럽게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자기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다 보면 때로는 말다툼 이 벌어질 때도 있었습니다. "갈릴레오는 누구에게나 토론을 하자고 덤비는 이상한 학생이야. 꼭 싸움닭 같단 말야." "맞아, 그 말이 아주 적절한 표현이군." 갈릴레오에 대해서 수군거리던 학생들은 그에게 '싸움닭'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교수들도 매사에 철저히 따지려 드는 갈릴레오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갈릴레오는 의과 대학 학생이면서 의학 공부는 하지 않는 게으름뱅이이며,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괴짜 학생으로 소문났기 때문입니다. 갈릴레오를 이해해 주는 사람은 오로지 리치 교수뿐이었습니다. 리치 교수는 언제든지 갈릴레오의 의논 상대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이렇듯 학문에의 열정을 키워 나가던 갈릴레오에게 갑자기 불행한 일이 생겼습니다. 대학 생활이 4년째로 접어든 해에 피렌체의 아버지로부터 갑자기 학비가 중단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갈릴레오, 정말 미안하구나 요즘 들어 장사도 통 되지 않고 집안 형편이 더욱 어려워져서 학비를 계속 보내줄 수가 없단다." 갈릴레오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대학을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이제 20세의 청년이 된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다시 부모님에게로 돌아왔습니다. 갈릴레오는 이제 성인이 되었으므로 그의 성씨인 갈릴레이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졸업을 앞두고 돌아온 갈릴레이를 보며 무척 마음 아파했습니다. "공부를 중단하게 해서 너에게 정말 면목이 없구나. 너는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내 뒤를 이어 장사를 해야 할 모양이다." 갈릴레이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게 안을 둘러보았습니다. 어두컴컴한 가게는 전보다 더 초라해져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는 굳이 아버지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아! 불쌍한 아버지, 이렇게 형편이 어려운데도 그 동안 내 학비를 내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을까?' 갈릴레이는 이제까지 뒷바라지를 해 주신 아버지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더욱 새롭게 마음을 다졌습니다. '이제부터는 집안일을 거들면서 공부를 해야겠다. 가게 일을 하더라도 공부는 계속 할 수 있을 거야. 이튿날부터 갈릴레이는 열심히 가게 일을 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갈릴레이가 가게 일을 맡게 되자, 아버지와 어머니는 매우 기뻐했습니다. "갈릴레이가 피사 대학에서 돌아왔더군." 대학에서 4년이나 공부를 해서 훌륭한 정년이 되었다고 하던데." 동네에 이런 소문이 퍼지자, 이웃 사람들은 갈릴레이를 보기 위해 일부러 가게로 찾아왔습니다. 그 당시엔 포목점 아들이 대학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드문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갈릴레이는 가게에 오는 손님들에게 친절히 대하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의 노력 덕분에 포목점은 전에 없이 장사가 무척 잘 되었습니다. "장사가 계속 이렇게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지. 암, 그렇고 말고." 아버지는 아주 흡족해했습니다. 형편이 차츰 나아지자, 어머니도 예전처럼 짜증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좋은 일은 그다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대학에서 돌아온 청년을 보려는 호기심으로 찾아 온 손님들이 많았는데, 시일이 지나자 손님이 차차 줄어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갈릴레이의 집은 다시 전처럼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습니다. 장사도 잘 되지 않자, 갈릴레이는 다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래서 식구들이 모두 잠든 늦은 밤에 리치 교수에게서 빌려 온 책을 읽거나, 뭔가를 골똘히 연구했습니다.갈릴레이는 혼자서 조용히 연구할 수 있는 이 시간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는 이따금 밤을 꼬박 새우는 일도 있었는데, 그러다가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며 가게로 나가면 어머니는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았습니다. "그렇게 퉁퉁 부운 얼굴을 하고 있으니 손님들이 올 게 뭐냐." 하지만 어머니가 아무리 심하게 잔소리를 해도 갈릴레이의 학문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을 몰랐습니다. 그 무렵 갈릴레이는 아르키메데스의 책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특히 아르키메데스의 '임금님의 왕관'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임금님이 하루는 아르키메데스를 불러 황금으로 만든 왕관을 보여 주며 말했습니다. "이번에 만든 왕관에는 은이 섞여 있는 것 같소. 왕관을 녹이거나 흠을 내지 않고 알아 볼 방법이 없겠소?" 묑관을 만든 세공업자는 매우 교활한 남자였습니다. 그래서 임금님은 그 세공업자가 금을 빼돌리고 은을 섞어 왕관을 만든 것 같다고 의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임금님은 그것을 밝혀 낼 방법을 알지 못했습니다. 임금님의 지시를 받은 아르키메데스는 난감했습니다. 왕관에 마무런 흠집도 내지 않은 채, 순금인지 아닌지를 확인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궁리하다가 지친 아르키메데스는 피로를 풀기 위해 목욕을 하러 목욕탕으로 갔습니다. 그가 탕 속으로 들어가자, 가득 차 있던 물이 넘쳐흘렀습니다. 순간 아르키메데스의 머리에 언뜻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것 봐라. 탕 속에 몸을 담그니 가득 찼던 물이 넘쳐흘렀네. 물이 왜 넘쳐흘렀을까? 혹시. 그래, 바로 그거야! 이제 알았다!' 아르키메데스는 기뻐하며 벌거벗은 채로 목욕탕에서 뛰어나와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는 곧 똑같은 무게의 금덩어리와 은덩어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물에 가득 찬 두 개의 그릇에 넣어 넘친 물의 부피를 재어 보았습니다. 실험 결과, 금덩어리보다 은덩어리를 넣었을 때 물이 더 많이 넘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금보다 은의 부피가 더 크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만약 금에다 은을 섞으면 순금일 때보다 부피가 커질 것이고, 물도 더 많이 넘칠 것이 분명했습니다. 아르키메데스는 곧 임금님의 왕관과 같은 무게의 순금으로 된 왕관을 하나 만들어 궁궐로 갔습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임금님의 왕관과 순금으로 된 왕관을 각각 물 속에 넣고 넘쳐 흐른 물의 부피를 재었습니다. 예상했던 것과 같이 임금님의 왕관이 순급으로 된 왕관보다 물이 더 많이 넘쳤습니다. 그리하여 임금님의 왕관에 은이 섞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 냈습니다. 아르키메데스의 책을 읽고 난 갈릴레이는 새로운 것을 연구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실험에 열중한 갈릴레이는 물이 넘쳐 귀중한 비단 옷감이 흠뻑 젖는 것도 몰랐습니다. 실험에 열중한 갈릴레이는 물이 넘쳐 귀중한 비단 옷감이 흠뻑 젖는 것도 몰랐습니다.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비싼 웃감들을 못쓰게 만들다니! 너 같은 녀석은 쓸모 없으니, 당장 나가거라." 단단히 화가 난 아버지는 갈릴레이가 아무리 잘못을 빌어도 용서해 주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에게 야단을 맞고 쫓겨난 갈릴레이는 아무데도 갈 곳이 없었습니다. 갈릴레이는 피렌체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아르노 강의 베키오 다리 난간에 기대어 아무 생각 없이 강물이 흐르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강에는 낚시질하는 사람과 보트를 띄우고 뱃놀이를 즐기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는 조그만 돌멩이를 하나 주워 강물에 던졌습니다. 돌멩이는 풍덩 소리를 내며 그대로 가라앉았습니다. 어! 이상하다. 조그만 돌멩이는 물 속으로 가라앉았는데 어째서 저 보트는 물에 떠 있는 것일까? 그 때 갈릴레이의 머릿속에 아르키메데스의 책에 씌어 있던 '임금님의 왕관'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래! 물건의 무게를 비교하려면 먼저 물의 무게와 비교해 봐야 해. 돌멩이는 같은 부피의 물과 비교하여 몇 배나 무기운지 알아보자. 쇳조각이나 나무, 사기그릇 같은 것도 이런 방법으로 조사해 보면 쉽게 무게를 알 수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을 하던 갈릴레이는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외쳤습니다. "비중 저울이다! 갈릴레이는 허둥지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느 새 그는 아버지한테 야단을 맞고 쫓겨났다는 사실도 깨끗이 잊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리 위에서 생각했던 것을 곧 실험해 보았습니다. 몇 번이나 실험한 끝에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되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갈릴레이는 곧장 리치 교수에게로 달려갔습니다. "갈릴레이 군, 무슨 일이라도 있는가?" 허둥대며 들어서는 갈릴레이를 보며 리치 교수가 놀라서 물었습니다. 교수님, 비중 저울이에요. 비중을 잴 수 있는 도구를 생각 해 냈어요." 갈릴레이는 가쁘게 숨을 몰아 쉬며 말했습니다. "비중을 재는 저울을 생각해 냈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자, 여기 앉아서 마음을 좀 가라앉힌 후에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게나." 리치 교수는 우선 갈릴레이를 자리에 앉도록 했습니다. "네, 아르키메데스의 '임금님의 왕관'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갈릴레이는 비중 저울의 원리와 만드는 법을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갈릴레이가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동안 리치 교수는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여 보였습니다. 갈릴레이의 설명이 끝나자, 리치 교수는 갈릴레이의 두 손을 꼭 잡으며 감격스런 목소리로 칭찬해 주었습니다. "갈릴레이 군, 자네의 발명은 아주 훌륭한 것일세. 축하하네." 이튿날 리치 교수는 갈릴레이의 아버지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는 갈릴레이가 발명한 비중 저울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갈릴레이 군은 정말 훌륭한 청년입니다. 그야말로 천재입니다. 갈릴레이 군은 앞으로 뛰어난 과학자가 될 것입니다." 처음엔 별로 마땅치 않은 표정을 짓고 있던 아버지도 리치 교수의 간곡한 설득에 마침내 갈릴레이가 연구를 계속하는 것을 승낙했습니다. 리치 교수 덕분에 갈릴레이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습니다. 어느 날 리치 교수는 아버지와 갈릴레이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제 생각에는 갈릴레이 군을 로마로 보냈으면 합니다만." 아버지는 그 말에 펄쩍 뛰었습니다. "안 됩니다, 교수님. 저희 형편으론 도저히 갈릴레이를 유학 시킬 수가 없습니다." "로마는 학문의 중심 도시로, 뛰어난 학자가 많은 곳입니다." "그 곳에서 여러 학자들을 만나 공부하는 것은 갈릴레이 군의 앞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시기가 갈릴레이 군에게 가장 중요한 때입니다." 리치 교수가 간곡히 설득하자, 아버지의 반대도 수그러졌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힘 닿는 데까지 노력해 보겠습니다."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했지만, 집안 형편을 생각하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우지 못했습니다. 로마에 대한 얘기를 듣고 나자, 갈릴레이는 어떻게 해서든지 로마로 가고 싶었습니다. 1주일 후 아버지는 갈릴레이가 로마에 갈 수 있을 정도의 여비를 마련했습니다. 아버지가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잘 알고 있는 갈릴레이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꾸짖고 반대를 하기도 한 아버지였지만, 결국 자신의 장래를 가장 염려해 준 사람 또한 아버지였던 것입니다. 부드러운 바람과 따사로운 햇볕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어느 따뜻한 봄날, 갈릴레이는 부푼 가슴을 안고 로마에 도착했습니다. 로마는 이탈리아에서 첫째로 손꼽히는 도시답게 화려하고 번화했습니다. 갈릴레이는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리치 교수가 소개해 준 학자와 연구가들을 만나며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가장 옳다고 여기며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연구 발표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은 더더욱 아리스토텔레스를 신처럼 여기며 신봉하고 있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그는 위대하기는 하지만 2천 년 전의 학자가 아닌가? 위대한 학자라 할지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해.' 갈릴레이는 학자들을 만날 때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에 대해 잘못된 점을 이야기해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은 로마 카톨릭에 의해 뒷받침되어 있었기 때문에, 교황의 권위가 하늘을 찌를 듯한 로마에서는 전혀 얘기가 통하지 않았습니다. 학문에서 이러한 벽을 느끼게 되자, 갈릴레이의 마음은 무척 답답했습니다. 갈릴레이는 대학 교수들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실력을 쌓아 가는 일만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잘못된 이론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끊임없는 노력과 리치 교수의 보살핌으로, 갈릴레이는 로마에 간 지 1년도 못 되어서 피사 대학의 교수로 임명되었습니다. 피사 대학은 몇 년 전에 갈릴레이가 '싸움닭', '게으름뱅이'란 소리를 들으며 의학 공부를 하던 곳이었습니다. 그 곳의 교수가 된 갈릴레이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교수들의 시기 어린 비방 때문에 갈릴레이의 평판은 학생들 사이에서 좋지 않았습니다. 갈릴레이가 교수들의 미움을 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아리스토렐레스의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곳 피사의 학자들 역시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을 절대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으므로, 갈릴레이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갈릴레이로서는 2천 년 전 사람의 학설을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믿고 따르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누가 뭐라든 자신의 소신대로 밀어붙였습니다. 어느 날 갈릴레이는 학생들에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잘못된 학설을 설명하려다가 학장에게 불려 갔습니다. 학생들을 계속 가르치고 싶으면 아리스토텔레스를 비판하지 마시오.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은 크리스트 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소. 그러니 만약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비평하는 선생의 이야기가 로마 교황의 귀에라도 들어가면 학교가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단 말이오. 갈릴레이는 그 길로 곧장 마조니 교수를 찾아갔습니다. 마조리는 갈릴레이와 함께 피사 대학에 근무하는 천문학 교수로서, 갈릴레이에게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면서, 천문학도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마조니 교수는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천문학 공부를 위한 준비를 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갈릴레이, 얼굴빛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학장과의 일로 그 때까지도 일굴이 굳어져 있는 갈릴레이를 보고 마조니 교수가 말했습니다. 갈릴레이는 학장에게 불려 갔었던 일을 마조니 교수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피사 대학은 당신을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너무 정직해도 손해를 봅니다. 자, 낮에 있었던 일은 잊어버리고 천문학 이야기나 합시다." 마조니 교수는 천구의를 돌리면서 태양의 움직임, 별자리, 달이 변하는 모양 등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갈릴레이는 마조니 교수의 설명에 조금이라도 의문이 생기면 곧 질문을 던졌습니다. "마조니 교수님, 당신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천문학 학설이 다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 마조니 교수는 갈릴레이가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꼬집을 때면 이렇게 나무라곤 했습니다. 하지만 갈릴레이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습니다. "교수님, 제 생각으로는 태양이 지구의 둘레를 돈다는 아리 스토텔레스의 학설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태양이 움직이는 속도를 생각해 보면 이상한 생각이 들거든요. 참, 내일 피사의 사탑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겁니다." 그러자 마조니 교수는 인자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내일 당신의 실험을 보러 가겠습니다. 성공을 빕니다." 피사에는 피사의 사탑이라는 신기한 탑이 있습니다. 사탑이라고 불리는 것은 이 탑이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탑은 1173년에 짓기 시작하여 1370년경에 완성한 대리석으로 된 8층의 종탑입니다. 공사 기간이 워낙 길다 보니 탑을 세우는 동안 약한 지반이 가라앉았다고 하며, 그에 따라 층을 올릴 때마다 탑의 무게가 달라지게 공사했다고 전해집니다. 기울어진 채 서 있는 피사의 사탑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갈릴레이는 며칠 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잘못된 학설을 피사의 사탑에서 실험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갈릴레이, 누구 의견이 옳은지 가서 구경 해 보자." "낙하 운동의 실험이라, 뭔지는 잘 모르지만 재미있을 것 같군. 가 봐야겠어." 그러나 갈릴레이가 꼭 와 주었으면 하고 바라던 피사 대학의 학장과 다른 교수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실험을 시작할 시각이 되었습니다. 끝까지 학장과 교수들이 나타나지 않아 안타까웠으나 모여 있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여 갈릴레이는 힘차게 외쳤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웅성거리던 구경꾼들은 이내 조용해졌습니다. 갈릴레이는 이 실험을 하 는 이유에 대해서 잠시 설명을 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똑같은 높이에서 크기가 같은 두 물체를 떨어뜨리면,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빨리 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틀린 학설입니다. 내 연구에 의하면 두 물체는 동시에 떨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설명이 길어지자, 피사의 사탑을 에워싼 학생들이 소리쳤습니다. "이야기는 그만두고 빨리 실험이나 보여 주십시오." 그러자 갈릴레이는 2층에 올라가 있는 학생들에게 신호를 보냈습니다. "준비, 시작! 두 개의 공이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동시에 땅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자, 이번에는 3층에서! 준비, 시작!" 3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학생이 두 개의 공을 떨어뜨렸습니다. 이것도 동시에 떨어졌습니다. 이어서 4층, 5층에서도 공을 떨어뜨려 보고 마지막으로 6층에서 공을 떨어뜨렸습니다. 이것도 역시 동시에 떨어졌습니다. "자, 여러분, 잘 보셨지요? 실험은 끝났습니다.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을 같은 높이에서 동시에 떨어뜨리니까 어떻게 되었나요? 여러분은 이 실험을 통해 물체의 무게와 물체가 떨어지는 속도는 서로 관계가 없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셨을 겁니다." 사람들은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줄 알고 기대했던 구경꾼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습니다. 모인 사람들은 그 실험의 가치를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 모습에 당황한 갈릴레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말없이 서 있는 갈릴레이에게 마조니 교수가 다가와서 손을 덥석 잡았습니다. "축하합니다. 이건 굉장한 실험입니다. 난 이 실험을 지켜 보았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입니다." 마조니 교수의 손을 잡은 갈릴레이는 눈물이 날 정도로 그가 고마웠습니다. 역사적인 대실험이 성공했는데도 그것을 인정해 주고 찬사를 보내 주는 사람은 마조니 교수 외엔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조니 교수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실험을 도와 준 학생 여러분, 수고했습니다." 갈릴레이는 정중히 인사를 한 뒤,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피사의 사탑에서 실험을 벌인 이후 종교인들은 자기들의 이론과 반대되는 이론을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는 갈릴레이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피사 대학의 교수들도 그를 더욱 헐뜯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려운 시기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버지는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갈릴레이를 이해해 주고 격려해 주던 분이었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이제 영원히 자신의 곁을 떠났다고 생각하니 갈릴레이는 더욱더 슬프고 외로웠습니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갈릴레이는 이제 아버지를 대신해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교수로서 받는 월급으로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갈릴레이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 무렵 갈릴레이는 이웃 베네치아 공화국에 있는 파도바 대학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그 대학은 교수가 자유롭게 학문을 연구할 수 있도록 아무도 간섭하거나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갈릴레이는 파도바 대학으로 옮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특별히 신경을 써 주던 리치 교수가 이미 세상을 떠난 마당에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갈릴레이는 자신이 피사 대학의 교수가 될 때 많은 도움을 주었던 기드바르드 교수를 찾아가 다시 한 번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당신 같은 훌륭한 학자가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니 말도 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파도바 대학의 교수가 되도록 도와 드리지요." 기드바르드의 주선 덕분에 갈릴레이는 파도바 대학의 교수가 될 수 있었습니다. "피사의 사탑 실험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반박했던 갈릴레이 교수가 오신대." 파도바 대학의 학생들은 갈릴레이에게 관심을 보이며 진심으로 환영해 주었습니다. 이 곳의 분위기는 피사 대학과는 정말 달랐습니다. 교수와 학생들은 모두 가르치고 배우려는 열의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남을 헐뜯거나 이유 없이 미워하지도 않았습니다. 갈릴레이가 첫 수업을 하던 날, 강의실은 그의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들로 초만원을 이루었고, 계속적으로 밀려드는 학생들 때문에 복도까지 꽉 메워질 정도였습니다. 그 무렵 갈릴레이는 '흔들이의 법칙', '낙하의 법칙', '비중 저울' 등 과학 분야에서 여러 가지 성과를 얻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갈릴레이는 파도바 대학의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으며 평판도 아주 좋았습니다. 또한 파도바 대학에는 갈릴레이와 같이 젊고 의욕에 찬 교수들이 많았으며, 갈릴레이는 그들과 곧 친구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여름 방학이 되었습니다. 갈릴레이는 동료 교수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로서는 참으로 오랜만에 여유 있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들과 학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낯선 도시를 구경하고, 그늘에서 낮잠을 자는 등 더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산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것이구나?'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서 갈릴레이는 아름다운 별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을 주는 동료 교수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 자신을 존경하고 따르는 많은 학생들이 있는 파도바 대학의 생활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 여행 중에 갈릴레이는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열병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열이 나고 감기 증세가 보이는 것을 계속 참아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더 이상은 갈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갈릴레이는 여행을 계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도 그냥 돌아갑시다." 그러자 동료 교수들도 여행을 중단하고 함께 파도바로 돌아 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어느 정도 쉬자 갈릴레이의 병은 차츰 나아졌습니다. 그는 누워 지내는 동안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고, 줄곧 연구에 관한 일만을 생각했습니다. "어제 베네치아에서 천문학에 관한 강연이 있었다네. 독일에서 온 과학자가 코페르니쿠스의 학설을 소개했는데, 정말 알 수 없는 이야기였어." "그 사람 말로는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는 거야.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강연 도중에 나가 버리는 사람이 많아 나중에는 강의를 듣는 사람이 몇 안 되더군. 나는 그저 재미로 끝까지 듣고 있었지만 말이야." "코페르니쿠스의 학설을 얘기했다고?" "나도 가서 들어 볼 걸 그랬군. 지구가 돌고 있다는 학설이 어떤 것인지 전부터 알고 싶었는데." 갈릴레이는 아직 병이 완전히 낫지 않은 몸으로 코페르니쿠스의 학설을 설명한 책을 구해 하루 만에 다 읽어 보았습니다. 갈릴레이는 그 책을 통해서 명쾌한 해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아, 바로 이거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알고 싶어하던 것이다." 갈릴레이는 평소 궁금해 하던 것을 알게 되자, 병중이라는 것도 잊고 좋아서 펄쩍 뛰었습니다. 코페르니쿠스의 책에는 '우주의 중심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다. 지구는 수성이나 금성, 화성 따위와 마찬가지로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 라고 적혀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우주의 중심은 지구다. 태양은 지구의 둘레를 돌고 있다.' 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과는 반대되는 것이었습니다. 갈릴레이는 창가로 다가가서 커튼을 열어 젖혔습니다. 아침 햇살이 환하게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의 대양은 어느 날의 대양과는 전해 다르게 보이는걸." 갈릴레이는 햇빛을 온몸에 받으며 오랫동안 창가에 서 있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기쁨으로 그 날부터 갈릴레이의 병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갈릴레이는 파도바 대학에서 교수로 있는 동안 많은 연구 업적을 쌓았고, 사람의 체온을 재는 체온계와 비례 컴퍼스 등의 여러가지 발명품도 내놓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비례 컴퍼스는 여러 가지 계산을 손쉽게 할 수 있는 편리한 도구였기 때문에 만드는 즉시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비례 컴퍼스는 곧 파도바 대학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은 큰소리를 칠 수 없을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져 갔습니다. 비례 컴퍼스를 판 돈으로 갈릴레이는 뜻하지 않게 부자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봉급도 올라서 이제 갈릴레이는 마음놓고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무렵 갈릴레이는 베네지아에서 사귀게 된 마리나라는 아가씨와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첫딸 빌지니아, 이듬해에는 둘째 딸 리비아를 얻었습니다. 갈릴레이가 파도바 대학으로 온 지 13년째 되던 해인 1605년의 가을이었습니다. 갈릴레이가 책상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데 한 학생이 숨을 헐떡거리면서 뛰어들어왔습니다. "선생님! 큰일났습니다. 하늘에 지금 새로운 별이 나타났습니다." "정말인가? 자네가 그걸 직접 봤나?" "네, 분명히 보았습니다. 친구와 함께 말입니다. 선생님, 아무래도 세상의 종말이 온 것 같습니다." 이 무렵의 사람들은 새로운 별이 나타나면 세상이 멸망할 거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는 곧장 학교로 달려가, 천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코르나로 교수에게로 갔습니다. 코르나로는 얼굴이 잔뜩 굳어 있었습니다. "갈릴레이 교수, 나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어제 저녁에 이 두 눈으로 새로운 별을 본 것은 확실합니다. 아, 이제 이 세상은 끝인 것 같습니다." 갈릴레이는 코르나로 교수가 한숨을 쉬며 진땀을 닦고 있는 것을 조용히 바라 보고 있었습니다. "코르나로 교수, 그건 단지 별일 뿐입니다. 별 하나가 나타났다고 해서 세상이 멸망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성서에는 하늘의 것은 영원히 변하는 일이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내가 가르치는 두 학생이 며칠 전 새로운 별을 발견하고, 그것이 새로운 별이라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비밀로 하면서 여러 가지 현상을 관찰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 별을 발견한 다음 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날씨가 흐리다가 어제서야 겨우 개었습니다. 계속 하늘을 관찰하던 두 학생은 맑은 밤하늘에서 다시 그 별을 찾아 냈습니다. 같은 장소에 그 별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두 학생은 10시 경에 내게 심부름꾼을 보내왔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 눈으로 그 별을 확실히 보게 되었지요. 교수님께서는 이 새로운 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잘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확실히 그 별을 보기 전에는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군요." 다음 날 학교는 새로운 별에 관한 이야기로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소란 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성서대로라면 분명 세상이 멸망할 징조들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러게 말이야. 성서가 잘못되었을 리는 절대로 없을 텐데."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속닥거리며 이야기했습니다. 이 일로 교회의 신부나 종교 학자들은 입장이 난처해졌습니다. 이제까지 하늘의 세계는 완전하기 때문에 절대로 변하는 일이 없다고 가르쳐 왔는데, 하늘에 새로운 별이 나타났는데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종교 관계자들은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별이 아니고 별처럼 보이는 빛일 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하늘에 있는 별이나 달. 태양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진리입니다. 별처럼 보였던 그것은 어쩌면 달빛을 받은 어떤 물질이 낸 빛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이렇게 변명에 급급하고 있는 동안에 이상한 별은 또 다시 하늘에 나타나 선명한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는 지금이야말로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갈릴레이는 새 학기부터는 별에 관한 수업을 하겠다고 발표 했습니다. 그 소문이 퍼지자 대학에서는 모두 야단들이었습니다. 새로 나타난 별에 대해서 소문만 무성할 뿐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갈릴레이가 그 별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했던 것입니다. 갈릴레이의 별에 관한 수업은 대강당에서 있었는데, 호기심을 가지고 몰려온 학생들로 그 넓은 강당이 모자랄 지경이었습니다. "여러분, 이번에 새로 나타난 별은 여러분이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한 것처럼 진짜 별입니다. 눈의 착각도 도깨비불도 아닙니다. 새로운 별이 나타났다가 사라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32년 전에도 새로운 별이 나타난 적이 있었습니다." "'티코' 의 별이라 불렸던 그 별은 상당히 오랫동안 하늘에 나타났다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이 세상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타난 것도 틀림없이 별입니다." 갈릴레이의 수업은 사흘 동안이나 계속되었습니다. "여러분! 나는 결코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난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천문학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던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는 확인되지 않은 별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별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라는 아리스토델레스의 학설은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별은 변하지 않지만, 별 중에는 자리를 바꾸거나 변해 가는 별도 있습니다. 우리는 예전의 학자들이 밝혀 내지 못한 사실을 새롭게 밝혀 나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갈릴레이는 사람들이 그 때까지 절대적으로 믿고 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틀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것은 당시의 시대 상황으로 볼 때, 대단히 위험한 결단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몇 년 전,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는 코페르니쿠스의 학설을 지지했다고 하여 브루노라는 학자가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상한 별은 그로부터 18개월 후에야 하늘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는 평화로운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그 무렵 갈릴레이는 네덜란드에서 망원경이 발명 되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안경점을 하고 있는 리퍼세이라는 사람에 의해서였습니다. 리퍼세이의 이야기를 들은 갈릴레이는 망원경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먼 곳을 가깝게 볼 수 있는 망원경을 만들 수만 있다면 별을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을 거야." 무슨 일이든 궁금증이 생기면 정신없이 몰두하는 갈릴레이는, 렌즈 공장으로 달려가 여러 가지 렌즈를 사 가지고 왔습니다. 그는 당장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렌즈는 그 종류가 아주 다양했습니다. 갈릴레이는 각각의 렌즈 두께를 하나하나 조사해 보았습니다. 큰 렌즈와 작은 렌즈, 두꺼운 렌즈와 얇은 렌즈, 가운데가 볼록한 렌즈도 있고,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렌즈도 있었습니다. 먼저 갈릴레이는 렌즈를 끼울 수 있도록 양쪽에 구멍이 뚫린 긴 통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통에 렌즈를 끼워 렌즈 사이의 거리를 여러 가지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갈릴레이는 밥은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잊은 채 오직 실험에만 몰두했습니다. 그러던 중 7월의 어느 맑게 갠 날이었습니다. 그 날도 갈릴레이는 렌즈를 들여다보며 망원경을 만들기 위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어, 이게 뭐지?' 갈릴레이의 눈에 마치 허깨비 같은 것이 크게 다가와 보였습니다. 갈릴레이가 천천히 통을 돌리자, 교회의 창문이 손에 닿을 듯이 눈 앞으로 성큼 다가와 보였습니다. 갈릴레이는 통에서 눈을 떼고 멀리 있는 교회를 확인한 다음, 다시 한 번 통 속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창문 가장자리에 달린 장식까지도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갈릴레이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습니다. "드디어 성공이다!" 갈릴레이의 망원경 이야기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이상한 통을 들여다보고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와, 정말 굉장한걸." "이긴 마치 마술 안경 같군!" 갈릴레이는 베네시아의 시장에게 이 망원경에 대한 이야기를 편지로 써 보냈습니다. 시장은 매우 기뻐하며, 꼭 한 번 망원경을 보고 싶다는 답장을 보내 왔습니다. 마침내 시장에게 망원경을 보여 주기로 한 날이 되었습니다. 먼 곳까지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장소는 마을의 종탑으로 정했습니다. 갈릴레이가 먼저 망원경을 들여다보면서 말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교회의 층계를 오르고 있군요. 앗, 강물 위에 떠 있는 곤돌라에 탄 사람도 보입니다." 갈릴레이는 망원경을 시장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이거 정말 놀랍군! 뜰에 있는 개까지 보이는걸." 시장은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의원들은 궁금해서 빨리 자기 차례가 되기를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한참 만에야 겨우 시장은 망원경을 다음 사람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저 건너에 있는 우리 집이 아주 가깝게 보이는걸." "정말, 우리 집도 바로 눈앞에 있는 것 같은데." 모든 의원들에게 망원경이 돌아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시장은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의원들에게 물었습니다. "이건 정말 훌륭한 발명품입니다. 앞으로도 더욱 훌륭한 연구를 하실 수 있도록 갈릴레이 교수의 봉급을 올려 드리고 싶은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의원들은 모두 찬성했습니다.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만든 가장 큰 목적은 밤하늘의 별들을 관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직접 렌즈를 만들어 30배로 확대되어 보이는 망원경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다락방에 망원경을 설치해 놓고, 밤새도록 그 방에 틀어박혀 별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갈릴레이가 만든 망원경에 의해 밤하늘의 달과 반짝이는 숱한 별들이 비로소 그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달은 지구와 비슷하다. 달 표면의 울퉁불퉁한 것은 분화구 모양의 산일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천체가 잘 닦은 구슬 같다고 했지만, 달은 스스로 빛을 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은하가 안개라고 말한 학설도 옳지 않다. 은하는 안개가 아니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별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또 아리스토텔레스는 하늘에 있는 별의 수가 모두 1,027개라고 했는데 이것도 옳지 않다.' 하나하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동안 갈릴레이는 또 하나의 굉장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1610년 1월 7일, 서리가 하얗게 내린 추운 겨울밤이었습니다. 유난히 밝게 빛나는 목성을 망원경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던 갈릴레이는 갑자기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 저 별은 뭐지?" 목성 바로 곁에 세 개의 조그만 별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갈릴레이는 놀라서 몇 번이나 다시 망원경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작은 별은 더욱 똑똑히 보였습니다. 이 별들은 그 때까지 누구에 의해서도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별이었습니다. 갈릴레이는 그것을 노트에 자세히 그려 놓았습니다. 그는 그 다음 날에도 목성의 주위에서 빛나던 3개의 작은 별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별은 전날 있던 위치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습니다. "아니, 별이 움직이고 있잖아!" 그리고 그 다음 날에는 더욱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별이 2개로 줄어 버린 것입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에는 별이 4개로 늘어나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는 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기뻐했습니다. '알았다! 목성의 둘레를 돌고 있는 별은 전부 4개이다.' '그런데 날마다 별의 개수가 바뀌는 것은 그 별들이 목성의 뒤로 돌아갔다가 다시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별이 지구의 둘레를 돌고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갈릴레이는 계속해서 별들을 관찰한 뒤 그것을 바탕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제목은 별세계의 보고라고 붙였습니다. 갈릴레이는 별세계의 보고를 완성해서 그 원고를 피렌체의 왕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원고와 함께 망원경도 한 대 보냈습니다. 별세계의 보고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날개 돌친 듯이 팔렸습니다. 특히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던 학자들은 갈릴레이의 이론을 크게 환영했습니다. 그 중에는 피렌체의 학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편지를 통해 갈릴레이의 연구를 높이 칭찬하고 피렌체의 소식을 자세히 적어 보냈습니다. '피렌체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아르노 강과 베키오 다리는 그대로인지 보고 싶구나.' 피렌체는 갈릴레이가 소년 시절을 보냈던 곳으로, 항상 그리운 추억으로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피렌체 소식을 듣게 되자, 그 곳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던 중 때마침 피렌체의 왕으로부터 갈릴레이를 스승으로 맞고 싶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그래, 이젠 피렌체로 돌아가는 거야. 그 곳에서 남은 연구를 계속하자.' 갈릴레이는 18년 동안이나 몸담았던 파도바 대학의 교수직을 그만두고 그리운 피렌체로 돌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파도바를 떠날 날을 며칠 앞 둔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지붕 밑 다락방에서 망원경을 들여다 보던 갈릴레이는 토성이 이상한 모양으로 빛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커다란 토성 둘레에 마치 혹 같은 작은 별이 붙어 있었던 것입니다. 몇 번을 보아도 무엇인가가 있는 것임에 틀림없었습니다. 그러나 갈릴레이의 망원경으로는 그 혹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토성에 대한 의혹을 미처 풀지 못한 채 갈릴레이는 파도바를 떠났습니다. 피렌체에 도착한 갈릴레이는 얼마 동안 필리포라는 사람의 별장에서 묵기로 했습니다. 그 별장은 마을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는 이 곳에서도 매일 밤 쉬지 않고 별들을 관찰했습니다. 어느 날 금성을 보게 된 갈릴레이는 그만 이 별에 홀딱 반하고 말았습니다. 금성은 '샛별' 이라고도 불리는 밝은 별입니다. 갈릴레이는 매일 밤 망원경으로 금성을 관찰했습니다. 처음엔 조그만 둥근 별이었던 것이 차츰 아주 조금씩 이지러져 갔습니다. 그것은 마치 보름달이 이지러지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지러지는 정도가 점점 심해지더니 며칠 후에는 그믐달 모양이 되었습니다. “필리포, 이리 좀 와 보게." 갈릴레이가 큰 소리로 부르자, 별장 주인 필리포가 달려왔습니다. "선생님, 무슨 일이십니까?" "이것 좀 들여다보게. 굉장한 것을 발견했단 말일세." "선생님! 이 그믐달 같은 게 뭔가요?" 망원경으로 금성을 본 별장 주인은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나며 외쳤습니다. "금성일세. 금성이 그믐달처럼 됐단 말일세." "아, 그렇군요. 선생님, 그렇다면 이것은 달이 보름달이 되었다가 다시 반달이나 그믐달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군요. 그러면 금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 별입니까?" "그렇다네. 금성은 태양의 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던 거야. 지구 말고도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는 별이 있었던 거야. 결국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맞는 것이지." 갈릴레이는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계속 별을 조사하던 갈릴레이는 태양에도 관심을 가지고 관찰을 하다가 마침내 태양의 흑점을 발견해 냈습니다. 태양을 관측할 때에는 망원경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없었습니다. 빛이 너무 강해서 시력을 잃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갈릴레이는 망원경의 등 뒤에 종이를 대고, 태양을 비쳐 보는 방법으로 관찰을 했습니다. 그때 종이에 비친 태양에서 몇 개의 검은 점을 발견 했습니다. 그리고 이 검은 점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알아냈습니다. 갈릴레이는 이러한 사실들을 태양의 흑점에 관한 편지라는 책을 써서 발표했습니다. 망원경을 통해 우주의 비밀을 하나 둘씩 밝혀 가는 동안 '지구는 돌고 있다'는 갈릴레이의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갈릴레이의 새로운 발견과 눈부신 성과에 대해 피렌체의 왕도 매우 기뻐해 주었습니다. 학자나 신부들 가운데에도 갈릴레이의 학설에 찬성하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갔습니다. 그러나 명성이 높아질수록 그를 시기하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따르는 학자나 종교가들은, "갈릴레이는 크리스트 교의 적이다." 라고 외치며 그를 비난했습니다. '지구는 돌고 있다' 는 갈릴레이의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갈릴레이를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여러 가지 음모를 꾸미고 있다가 그의 저서 태양의 흑점에 관한 편지가 나오자, "갈릴레이가 쓴 책은 성서의 말씀에 어긋나는 것이다. 태양에 검은 점 같은 것이 있다는 것도, 또 지구가 스스로 돌고 있다는 것도 성서에는 씌어 있지 않다." "그런데도 갈릴레이는 이런 것들을 새로운 발견이라 주장하며 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려 하지 않는다." 하고 공박하더니, 종교 재판소에 갈릴레이를 고소해 버렸습니다. 그 당시의 종교 재판은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만약 갈릴레이가 종교 재판에서 이단자로 몰린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는 로마의 교황청으로 불려가서 아리스토텔레스와 반대되는 이론을 연구하지 않기로 약속하고서야 간신히 피렌체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교황이 죽고 새 교황이 임명되자 갈릴레이는 다시 로마를 방문했습니다. 새 교황에게 코페르니쿠스의 학설을 연구할 수 있도록 허락 받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새 교황도 코페르니쿠스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을 찌푸리고 외면해 버렸습니다. 하지만 갈릴레이는 그 후에도 연구를 계속하여 1632년에 천문 대화라는 책을 써냈습니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갈릴레이를 시기하는 사람들은, "갈릴레이의 책 속에 나오는 '낡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란 바로 교황을 가리키는 것이다.' 라고 헛소문을 퍼뜨렸습니다. 이런 소문은 교황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마침내 로마의 종교 재판소로부터 갈릴레이에게 재판소 출석을 요구하는 통지서가 배달되었습니다. 이 무렵 갈릴레이는 이미 69세나 된 노인이었습니다. 그런데다가 병이 들고 눈병까지 앓고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는, "지금은 건강이 좋지 않으니, 재판 날짜를 좀 연기해 주십시오." 하고 사정을 했으나 그의 청은 무시되었습니다. 당시의 종교 재판에서는 성서와 다른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에게는 쇠사슬로 십자가에 묶어 "화형에 처하는, 아주 무섭고 끔찍한 벌을 내렸습니다. 갈릴레이가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서 형벌을 받을 것인지 받지 않을 것인지가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재판관은 갈릴레이가 쓴 천문 대화를 손에 들고 물었습니다. "당신이,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고 주장했소?" 갈릴레이는 마음속으로, '그렇습니다.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몸과 마음이 약해진 탓에 선뜻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어서 말하시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돕고 있다고 생각하시오?" 재판장의 거듭되는 재촉에 갈릴레이는 마지못해 입을 열고 모기만한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이렇게 해서 갈릴레이는 처벌을 면하고, 피렌체의 변두리에 있는 별장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교황청은 여러 가지로 갈릴레이의 생활을 제약 했습니다. "어느 곳에도 가서는 안 된다. 마음대로 손님을 초대해서도 안 된다." "그리고 앞으로 3년 동안 1주일에 한 번씩 죄를 반성하는 7편의 시를 지어야 한다. 천문 대화는 출판을 금지한다." 갈릴레이는 의욕을 잃고 별장에 틀어박혀 지냈습니다. 다행히 그가 사는 별장은 큰딸이 있는 수녀원과 가까웠습니다. 갈릴레이는 종종 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갈릴레이는 조금씩 마음이 가벼워 지면서 새로운 의욕이 생겨났습니다. "나는 아직 살아 있다." 갈릴레이는 남은 힘을 다하여 연구를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시작하자마자 갈릴레이는 자신의 시력이 매우 나빠진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갈릴레이는 크게 실망했으나 연구에 대한 의욕으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래,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내 연구가 끝난 것은 아니다. 이 무렵 토리첼리라는 사람이 갈릴레이 밑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는 토리첼리에게 자신이 연구한 것을 일일이 받아 적게 했습니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갈릴레이의 연구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을 몰랐습니다. '이제는 시간을 재는 기계를 만들어 보자.' 갈릴레이는 손을 더듬거리며 자신이 생각한 것들을 하나하나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후 흔들이와 톱니바퀴를 짜 맞춘 추시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시계를 발명한 갈릴레이는 시계추 소리를 들으면서, "다음 번에는 언제까지나 이 소리가 멈추지 않도록 연구를 해야겠다." 하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무렵부터 갈릴레이의 건강은 더욱 나빠졌으며, 시력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어느 날, 실락원이라는 유명한 서사시를 쓴 영국의 시인 밀턴이 갈릴레이를 찾아왔습니다. 밀턴도 갈릴레이처럼 앞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선생님, 저는 당신의 노력이 후세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이룩한 업적은 과학사에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이렇게 찾아주셔서 영광입니다. 당신과의 만남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갈릴레이는 자신을 방문해 준 밀턴의 손을 잡고 감격의 눈물을 흘렀습니다. 1642년 1월 8일 밤, 갈릴레이는 78세를 일기로 조용히 생을 마쳤습니다. 지켜 보는 가족 하나 없는 쓸쓸한 죽음이었습니다. 더욱이 로마 교회는 갈릴레이의 장례식을 치르지 못하게 막았고, 무덤을 만드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갈릴레이가 죽은 지 22년이 지난 뒤에야, 교황청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종교 재판에서 갈릴레이에게 내린 판결을 취소한다. 갈릴레이는 무죄다. 로마 교황은 갈릴레이가 자유인임을 선언한다. 로마 교황은 갈릴레이의 업적을 정식으로 인정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렸습니다. 후세인들은 갈릴레이를 '근대 과학의 아버지'라 부르며 오늘날까지도 그의 위대한 업적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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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요약: 6월 초 어느 날 오후, 린드 부인은 부엌 창가에 앉아 오솔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매슈가 마차를 타고 가는 걸 본 린드 부인은 어디를 가려고 하는 건지 궁금했다. 내성적이고 사람 만나는 것을 싫어해서 밖에 잘나가지도 않았던 매슈 커스버트가 마차를 타고 가는 걸 본 린드 부인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린드 부인은 마릴라한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집을 나섰다. 린드 부인은 오래된 푸른 나무들이 서 있고, 깔끔하게 청소된 커스버트 씨의 초록 지붕 집 뒤뜰에 들어섰다. 린드 부인이 집에 들어서자, 성격은 딴판이었지만 언제나 친하게 지내고 있는 마릴라가 상냥하게 인사하며 맞아 주었다. 린드 부인은 매슈가 어디로 가는 걸 보고, 혹시 마릴라가 아파서 의사를 부르러 간 건 아닌가 생각했다. 마릴라는 오라버니가 고아원에서 데려오기로 한 어린 사내아이를 마중 나가려 브라이트 역으로 간 거라고 대답했다. 마릴라는 스펜서 부인이 봄에 호프턴의 고아원에서 여자아이를 데리고 올 생각이라고 했다며 설명했다. 스펜서 부인이 고아원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인의 남동생에게 오라버니를 돌봐 줄 열 살쯤 된 영리한 사내아이를 데려와 달라고 부탁했다. 친자식처럼 기르고 교육도 시키려는 그 아이를 데리고 온다는 전보를 받고, 오라버니가 브라이트 역으로 마중을 나갔다. 린드 부인은 본 적도 아는 것도 없는 아이를 데려다 기르겠다는 거냐며, 미리 알았더라면 말렸을 거라고 했다. 마릴라도 망설이긴 했지만, 오라버니가 고집을 부려 데리고 오게 되었다. 매슈가 브라이트리버 역에 도착했을 때, 픞랬품에는 홀로 앉은 소녀가 있었다. 기차는 떠난 지 30분이나 지났고, 어떤 승객이 당신이 데려갈 여자아이를 내려놓고 갔다고 했다. 매슈는 스펜서 부인이 데려오기로 약속한 아이는 여자아이가 아니라 사내아이라며 어리둥절해했다. 역장은 그 승객이 커스버트 씨랑 누이동생이 저 아이를 맡기로 되어 있어, 마중 나올 것이라 말했다고 했다. 매슈는 난처해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열한 살쯤 되어 보이고 희고 작은 얼굴에 주근깨가 많은 소녀가 있는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낡은 옷을 입고 색 바랜 모자 밑으로 두 갈래로 땋은 새빨간 머리를 늘어뜨린 소녀는 매슈가 다가가자 인사했다. 마중 나오시지 않을까 무척 걱정하고 있었지만, 만약 오늘 밤에 오시지 않으면 벚나무에 올라가 하룻밤을 지낼지 생각하고 있었다. 이 소녀를 역에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생각한 매슈는 우선 집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잘못 들었다간 손잡이가 빠져 버리는 이 가방은 드는 요령을 아는 제가 들고 가겠다. 가족들과 함께 살아 본 적이 없는 저에게 고아원은 생각조차 하기 싫을 정도로 지긋지긋하다. 소녀는 고아원에선 아무것도 상상할 수가 없었다고 말하고 나서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매슈와 소녀는 마차를 타고 마을을 벗어나 언덕으로 올라가는 좁은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저렇게 아름답게 둑에서 비죽이 가지를 내밀고 있는 나무를 보면 아저씨는 무슨 생각을 하시냐고 묻자,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새하얀 옷을 입은 신부 같다고 생각하지만, 저처럼 못생긴 여자랑 결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어서 저는 신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프린스에드워드섬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저는 그곳에서 사는 상상을 해보았다. 나도 잘 모르겠다는 말에, 조사해 보면 알 수 있다고 하며 세상은 참 재미있는 곳이라고 했다. 모든 걸 다 안다면 상상할 거리가 없어 재미도 없을 거라며, 지금까지 전 말이 많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했다. 원래 남과 말하기 싫어하는 매슈도 소녀의 말에 즐거운 기분이 되었다. 이야기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다는 건 참 기쁜 일이라고 좋아하며, 집 근처에 냇물이 있는지 물었다. 냇물 가까운 곳에 살면 행복할 거라던 소녀는 땋아 내린 머리카락을 매슈 앞으로 내밀어 보이며 갑자기 시무룩해졌다.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라며 자기의 머리카락은 빨간색인 것을 보라고 했어요. 얼굴의 주근깨는 상상으로 지워 버릴 수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이 머리카락 때문에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했다. 마차가 가로수 길로 접어들자, 저녁놀에 물든 아름다운 사과나무꽃 풍경에 소녀는 감동했다. 피곤하고 배도 고플 텐데, 이제 1킬로미터만 더 가면 된다고 했다. 소녀는 꿈에서 깨어난 듯한 눈으로 매슈를 바라보며, 지금 지나온 길을 뭐라고 부르냐고 물었다. 저런 멋진 곳을 아무 의미 없는 이름으로 부르는 건 말도 안 된다며, 가로수 길이 아닌 새하얀 기쁨의 길로 부르겠다고 했다. 두 사람이 탄 마차가 언덕을 넘어 초록 지붕 집이 보이자, 소녀는 아무 말씀도 하지 마시라며 당돌하게 매슈의 말을 막았다. 소녀는 사과나무가 많이 늘어서 있는 마을을 바라보더니, 멀리 떨어져 있는 집 한 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알아맞혔다. 우리 집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기뻐하는 소녀를 볼수록, 매슈의 마음은 점점 어두워졌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면 소녀가 얼마나 실망할까 생각하던 매슈는 집에 도착했을 때, 소녀를 안아서 마차에서 내려 주었다. 두 사람 쪽으로 걸어오던 마릴라가 깜짝 놀라서 왜 여자아이를 데리고 왔냐고 물었다. 스펜서 부인의 남동생에게 사내아이를 보내 달라고 부탁했던 마닐라는, 소녀를 힐끗 바라보며 실망한 듯이 말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소녀는 사내아이가 아닌 제가 필요 없는 거냐며 힘없이 가방을 떨어뜨렸다. 소녀는 자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며, 의자에 힘없이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어찌할 바를 몰랐으나, 마릴라는 소녀를에 다가서며 조용히 달랬다. 소녀는 마닐라를 쳐다보며 아주머니가 이런 일을 당했어도 울었을 거라고 말했다. 오늘 밤 나가라는 건 아니고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밝혀질 때까진 여기 있으라며, 이름을 물었다. 모두 앤 셜리라고 부르지만, 전 코델리아라고 불리고 싶다고 울먹이며 대답했다. 스펜서 아주머니가 열한 살쯤 되는 여자아이를 원한다고 하셔서 제가 오게 된 것이라고 말하며, 왜 역에서 여자아이는 필요 없다고 아야기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앤이 매슈를 돌아보며 원망하듯이 말하자, 난처해진 매슈는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다. 스펜서 아주머니는 자기 말고 다섯 살 난 예쁘게 생긴 릴리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저씨가 하시는 밭일을 거들 수 있는 사내아이가 필요했던 거지 여자아이는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앤이 빵만 조금 먹을 뿐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았다. 이 애는 몹시 피곤할 테니 어서 재우라고 매슈는 마릴라를 돌아보며 말했다. 마릴라는 깨끗하지만 썰렁한 느낌을 주는 2층 방으로 앤과 함께 올라가서 잠자리를 봐주었다. 좀 작지만, 고아원 원장님이 만들어 주신 잠옷이 두 벌이 있다고 하자, 어서 갈아입고 한숨 자라고 했다. 앤이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눕자, 촛불을 가지러 온 마릴라가 다가왔다. 잘 자라고 하자, 앤은 이불을 들치고 오늘처럼 괴로운 밤에 어떻게 편하게 잘 수 있겠냐고 말했다. 마릴라는 저 애를 다시 고아원에 돌려보내야 하니까 내일은 스펜서 씨 댁에 다녀와야겠다고 매슈에게 말했다. 착한 아이 같아 보인다고 하자, 설마 저 애를 우리 집에 두려고 하는 건 아닐 거라며 반문했다. 매슈가 저 애가 집안일도 거들어 주고, 말동무도 될 수 있을 거라고 하자, 마릴라는 저 애를 우리 집에 둘 생각이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아침에 잠에서 깬 앤은 창밖으로 보이는 흰 꽃이 만발한 벚나무 언덕과 흐르는 냇물을 바라보며, 어제저녁에 있었던 괴로웠던 일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앤은 모든 괴로웠던 일을 다 잊게 해주는 이런 아름다운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니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마릴라에게 말했다. 이야기 그만하고 옷 갈아입고 내려오라는 말에, 앤은 이불을 개어놓고 세수까지 하고는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오늘 아침에 밝은 햇빛을 보니 정말 기쁘다고 말하자, 이제 말은 그만하고 아침이나 먹으라고 했다. 마닐라가 톡 쏘자, 앤은 입을 다물었고, 그들은 모두 조용히 아침을 먹었다. 오늘 오후에 마차를 써도 괜찮겠냐는 말에, 매슈는 고개만 끄덕였다. 마릴라는 앤을 화이트샌즈에 데리고 가서, 고아원으로 돌려보내려 했다. 마릴라는 앤과 마차에 올라탄 뒤, 화이트샌즈에 가는 동안 지내 온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 지난 3월에 열한 살이 되었다며 앤은 마닐라에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볼링브로크라에서 고등학교 선생님 부모님에게서 태어났지만,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열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 후 가난한 토마스 아주머니 아저씨와 메리즈빌로 이사하고 여덟 살까지 함께 살았지만, 토마스 아저씨가 기차 사고로 돌아가신 후 다시 갈 곳을 잃었다. 토마스 아주머니가 저를 어떻게 할까 걱정하고 있을 때, 네 명의 아이들을 잘 돌보아 주는 걸 본 해먼드 아주머니가 저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려고 했다. 해먼드 아주머니와 여덟 아이을 보살피며 이 년 정도 살았는데, 해먼드 아저씨가 돌아가시자 아주머니는 아이들을 친척 집에 맡기고 미국으로 떠나 버렸다. 아무도 데리고 가 줄 사람이 없었던 저는 스펜서 아주머니가 데리러 오실 때까지 넉 달 동안 호프턴의 고아원에 있었다. 자기를 받아들여 주지 않는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기 괴로워하며, 고아원에 있을 때 학교는 잠시 다녔다고 말했다. 앤은 돌봐줬던 두 아주머니가 나름 애썼다고 억지로 대답했고, 마릴라는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앤을 고아원으로 다시 돌려보내려 하니 안타까웠던 마릴라는 앤을 그냥 집에 있게 할까 생각했다. 스펜서 부인의 집 앞에 도착하자, 부인은 뜻밖의 방문이라는 얼굴로 그들을 맞아 주었다. 매슈 오라버니와 저는 열 살쯤 된 사내아이를 부탁했다고 하자, 로버트는 두 분이 여자아이를 원한다고 말했다 했다. 이 애를 다시 고아원으로 돌려보낼 수 있냐고 묻자, 블루엣 부인이 심부름할 아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마침 블루엣 부인이 찾아왔다. 부인들이 응접실로 들어가자, 앤도 따라 들어가 구석진 자리의 소파에 웅크리고 앉았다. 블루엣 부인에게 앤을 데리고 가시는 것이 어떻겠냐고 묻자, 부인은 앤을 머리에서 발끝끼지 차근차근 살펴봤다. 나이와 이름을 묻자, 앤은 겁에 질려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눈치는 빠르게 생긴 앤에게 끼니를 해결해 줄 테니 우리 집에 가서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하고는, 마릴라 부인에게 이 애를 데려가겠다고 했다. 마릴라는 인정 없는 블루엣 부인에게 끌려갈 앤을 생각하니 가여워서, 매슈 오라버니와 더 상의해 보고 알려 준다고 말했다. 블루엣 부인과 스펜서 부인이 방에서 나가자, 앤은 자기를 초록 지붕 집에 살게 해 주는 거냐고 마릴라에게 물었다. 그 집에 갈 바엔 차라리 고아원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고는, 만약 아주머니 집에 있게 해 주신다면 시키는 일은 뭐든 하겠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온 마릴라는 매슈에게, 오라버니가 앤을 집에 데리고 있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 자기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릴라가 이튿날까지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집안일 하는 앤의 태도를 지켜보자, 일을 마친 앤은 초조한 얼굴로 저를 데리고 있을 건지, 다른 데로 보낼 건지 제발 말씀해 달라고 했다. 마릴라는 네가 착한 아이가 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약속한다면 우리 집에 데리고 있기로 했다고 말했다. 앤은 너무 기뻐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며, 혹시 에이번리에 친한 친구로 지낼 만한 아이가 있냐고 물었다. 과수원 언덕에 살고 있는 다이애나 배리라는 아이가 있는데, 배리 부인은 착한 아이가 아니면 다이애나와 놀게 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다이애나는 예쁘고 영리한 아이지만, 마릴라는 앤에게 예쁜 얼굴보다 마음씨 착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쁜 아이와 친구 되는 게 소원이었던 앤에게는 마릴라의 교육하는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앤은 거울 속 빨간 머리에 주근깨투성이인 자기 얼굴을 보고 속상했지만, 자기를 코델리아 공주라고 상상하며 위로하곤 했다. 그 애를 다시 돌려보낼 생각은 없냐는 말에, 오라버니가 귀여워하고 나도 싫진 않아서 명랑한 그 아이를 데리고 있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아원에서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빨간 머리는 헝클어진 채 앤이 웃으며 안으로 달려 들어오자, 린드 부인은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다. 주근깨가 너무 많은 데다가, 홍당무처럼 새빨간 머리카락을 한 아주 빼빼 마르고 못생긴 아이라고 했다. 앤은 얼굴을 붉히며 린드 부인에게 다가가 아주머니처럼 예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며 발을 구르며 소리쳤다. 어른한테 무슨 말버릇이냐며 마릴라가 소리쳤지만, 화를 참지 못한 앤은 계속 대들었다. 아주머니도 듣는 데서 뚱뚱하고 주책없다는 말을 들었다면 기분이 좋겠냐는 말에 린드 부인도 앤을 쏘아보며 소리쳤다. 네 방에 가 있으라는 마릴라의 말에 앤이 울음을 터뜨리며 나가자, 저런 아이를 키우겠다고 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마릴라는 린드 부인에게 아이들의 외모에 대해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나도 그 애를 잘 타이르겠지만 당신도 좀 지나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창피를 당하는 처음인 나도 이제부턴 말할 때 조심하겠지만, 그 애 때문에 마릴라도 속 좀 썩겠다고 말했다. 부인이 돌아가자, 마릴라는 기분이 좋지 않은 얼굴로 방에서 울고 있는 앤에게 갔다. 내 말 좀 들어보라는 말에, 앤은 몸을 일으키며 눈물 젖은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린드 아주머니도 잘못했지만, 어른을 그렇게 대한 너도 가서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둡고 좁은 방에 가두어 놓고 벌을 주신다고 해도 린드 아주머니에게 사과하는 일만은 못하겠다고 앤은 버럭 화를 냈다. 린드 부인에게 사과할 때까지 이 방에 있도록 하라고 하자, 그런 사람에게는 사과하지 않을 거라며 언제까지나 이 방에 있어야겠다고 했다. 오늘 밤에 잘 생각해 보라고 말한 마릴라는 매슈에게 낮의 일을 이야기했다. 남의 일에 참견하길 좋아하는 여자는 망신을 당해도 괜찮지만, 그 애도 잘한 행동이 아니니 벌을 줘서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식사는 갖다주겠지만, 린드 부인에게 사과하겠다고 하기 전엔 앤이 그 방에선 못 나오게 하겠다고 했다. 그날 저녁에 마릴라가 목장으로 나가는 것을 본 매슈는 음식을 조금도 먹지 않는 앤이 걱정되어 방으로 갔다. 조용히 문을 연 매슈는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앤의 모습이 몹시 애처롭게 보였다. 괜찮냐는 매슈의 물음에 서글픈 일이지만 상상을 하며 잘 견디고 있다고 앤은 대답했다. 한번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꼭 하는 사람인 마릴라의 말을 듣는 게 좋지 않겠냐고 앤에게 말했다. 어제저녁엔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지만, 지금은 저도 잘못 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아저씨가 원하시면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마릴라 아주머니가 돌아오면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고 린드아주머니를 찾아가겠다고 앤은 말했다. 버릇없이 말한 잘못에 대해 린드 아주머니를 찾아가 용서를 빈다고 하자, 우유를 짜고 난 뒤 데려다주겠다고 마릴라가 말했다. 앤이 계속 고집을 부릴까 봐 걱정했던 마릴라가는 앤을 데리고 린드 부인 집으로 걸어갔다. 앤이 린드 아주머니께 어떻게 용서를 빌지 생각하며 오는 동안, 린드 부인은 부엌 창가에서 뜨개질하고 있었다. 아주머니에게 자기의 빨간 머리와 얼굴의 주근깨는 모두 사실인데도 화를 낸 저를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주책은 없지만 친절하고 마음씨 좋은 린드 부인은 앤의 태도가 진심임을 알고는 쉽게 노여움을 풀었다. 집을 나선 마릴라에게 앤이 자기가 사과 잘한 거 맞냐고 묻자, 마릴라는 잘했다며 화를 내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했다. 남들이 제 빨간 머리카락에 대해 흉볼 땐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하자, 너무 생김새에만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어둠이 깔려오는 오솔길에 접어들자, 앤이 갑자기 마릴라의 손을 잡았다. 벌써 사랑하게 된 초록 지붕 집으로 돌아간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말하는 앤이 마릴라는 무척 사랑스럽게 여겨졌다. 마릴라가 만들어 준 똑같은 모양의 옷 세 벌을 펴 놓고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앤에게, 마릴라는 옷이 마음에 안 드냐고 물었다. 앤이 예쁘지 않다고 말하자, 마릴라는 허영심을 키워 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예쁜 옷이 아니라 실용적인 옷을 만들어 주겠다고 말했다. 옷 중에서 하나만이라도 주름진 소매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에 옷들을 옷장에 걸어두라고 했다. 몸이 좋지 않은 마릴라는 앤에게 린드 부인을 찾아가 대신 주일 학교에 앤을 데리고 가 달라고 부탁하도록 했다. 비단옷을 입고 아무 장식 없는 모자를 쓰고 집을 나선 앤은 꽃이나 리본으로 장식된 모자를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며 오솔길을 걸어갔다. 길가에 핀 꽃들을 발견한 앤은 그 꽃들을 꺾어 모자에 장식했다. 앤이 요란한 장식을 하고 교회에 들어서지 소녀들은 신기한 듯이 바라보며 수군거렸고, 공부가 끝난 앤은 모자에 장식했던 꽃을 떼어 버리고 곧장 집으로 달려왔다. 린드 부인으로부터 앤이 꽃으로 장식한 모자를 쓰고 주일 학교에 갔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마릴라는 앤을 나무랐다. 린드 아주머니는 너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어, 모두 내가 교양이 없어서 너를 그런 꼴로 교회에 보냈다고 생각하겠다. 제 잘못으로 인해 아주머니가 애들 교육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란 말을 듣게 되어 죄송하다며 앤은 눈물을 흘렸다. 마릴라는 다이애나가 돌아왔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으니, 앤에게 같이 가서 만나 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다이애나가 저를 보고 실망하면 어떡하냐는 말에, 널 틀림없이 좋아할 거니 염려할 것 없다고 했다. 마릴라가 부엌문을 두드리자,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눈을 가진 배리 부인이 나와 인사를 했다. 앤 셜리라고 인사하자, 배리 부인은 앤과 악수를 하고 앤에게 잘 지내고 있냐고 상냥한 목소리로 물었다. 배리 부인은 옆으로 다가온 자기 딸 다이애나를 앤에게 소개했다. 소개를 받은 앤과 다이애나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다가, 앤이 먼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앤은 날 싫어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앞으로 잘 지내자고 말하며 손을 내밀어 다이애나와 악수를 했다. 마당으로 놀러 나온 앤과 다이애나는 서로 부끄러워하며 바라보고만 있다가, 앤이 먼저 다이애나에게 친구가 되어 달라고 말했다. 너를 만나 정말 기쁘다는 다이에나에, 언제까지나 내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다고 맹세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앤은 다이애나의 손을 잡고, 해와 달이 떠 있는 한 내 소중한 친구 다이애나에게 진실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다이애나와 앤은 오래도록 친구가 될 것을 맹세하고 마릴라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보니, 매슈도 돌아와 있었다. 매슈는 초콜릿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사 왔다며 종이봉투를 꺼내 앤 앞에 내밀었다. 건강에 좋지 않은 이런 것보다 박하사탕을 사다 줬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며 말했으나, 앤은 너무도 기뻐했다. 다이애나에게 무언가 줄 게 있다고 생각하니 참 기쁘다며 반씩 나누어서 먹겠다고 말했다. 마릴라는 앤이 인색하지 않아 참 다행이라고 매슈에게 말했다. 9월이 되어 학교에 다니게 된 앤은 아침마다 다이애나와 함께 아름다운 오솔길을 지나 에이번리의 학교까지 걸어갔다. 다이애나는 오늘 아마 여름 동안 사촌 집에 있다가 돌아온 길버트 블라이드가 학교에 나올 거라고 말했다. 열네 살이지만 아직 4학년이고, 줄곧 1등만 하는 아주 멋있는 아이지만 여자애들을 놀려 대는 장난꾸러기였다. 사 년 전, 아버지가 병이 들어 요양하러 갈 때 그 애도 따라가 그동안 공부를 못했으니 1등은 이제 못 할 거라고 했다. 다이애나가 저쪽 창 옆에 앉아 있는 잘생긴 애가 길버트 블라이드라고 했다. 길버트는 앞에 앉아 있는 루비의 땋은 머리카락을 의자 등받이에 핀으로 꽂았고, 잠시 뒤 일어나던 루비는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고 말았다. 필립스 선생님이 장난하는 거냐며 루비에게 화를 내자, 루비는 울음을 터뜨렸고 길버트는 핀을 감추며 책을 들여다보는 척했다. 진짜 소동은 오후 수업 시간에 일어났는데, 길버트는 앤이 자기 쪽을 보게 하려고 했지만, 앤은 상상하느라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길버트는 아무리 애를 써도 자기 쪽을 쳐다보지 않는 앤의 머리카락을 잡고 홍당무라고 놀렸고, 분함을 참지 못한 앤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어요. 화가 난 앤이 석판으로 길버트의 머리를 내리치자, 모두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필립스 선생님이 이게 무슨 짓이냐며 화난 목소리로 말하자, 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많은 학생 앞에서 홍당무라고 놀림당했다고 말할 수 없었던 앤에게, 수업이 끝날 때까지 교실 앞에 나와 서 있으라고 했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교실 앞에 서 있던 앤에게 교문 앞에서 앤을 기다리던 길버트가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는 길버트를 앤은 밀치고 나가버리고, 다이애나와 함께 오솔길을 걸어갔다. 난 절대로 길버트 블라이드를 용서하지 않을 거라며 앤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길버트는 너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아이들도 그렇게 놀리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다. 까마귀라고 놀리는 것과 홍당무라고 놀리는 건 달라, 길버트 블라이드의 모욕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점심시간이 되어 가문비나무 숲에서 뛰어놀 때 학생들은 필립스 선생님의 하숙집을 지켜보다가 선생님이 나타나면 길을 돌아서 학교로 뛰어갔다. 내가 교실에 들어오기 전에 모두 제자리에 앉아 있도록 하라고 필립스 선생님이 말했지만, 다음 날 점심시간에도 선생님의 모습이 보이자, 학생들은 교실로 달려갔다. 늦게 들어온 학생들 모두 혼내기가 귀찮았던 필립스 선생님은 화환을 쓰고 있는 앤만 불러내어 꾸짖기로 했다. 앤에게 사내아이들과 노는 걸 좋아하는 것 같으니, 네가 원하는 대로 머리에 쓰고 있는 화환을 벗고 길버트 옆에 앉으라고 했다. 다이애나는 가여운 생각이 들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필립 선생님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는 앤의 화환을 벗겨 주고 손을 잡아 주었다. 앤은 선생님의 말을 듣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채 길버트 옆자리로 가 책상에 엎드렸고, 길버트는 하트 모양 사탕을 앤의 얼굴 밑으로 밀어 넣었다. 앤은 그것을 마룻바닥에 버리고 발로 짓밟아 버린 뒤 다시 책상에 얼굴을 묻고 엎드려 있다가, 수업이 끝나자, 교실을 나섰다. 왜 전부 책가방에 넣느냐고 묻자, 앤은 이제 이런 학교에 다시는 나오지 않을 거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네가 없으면 선생님은 얄미운 거티 파이를 내 옆자리에 앉힐 건데 나는 어떻게 하냐고 했다. 다이애나는 앤에게 애원했지만, 이번 일만은 안되겠다며 앤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앤으로부터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은 마릴라가 그런 일로 학교에 안 나가겠다는 거냐고 묻자, 앤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모욕을 당했다고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내일 학교에 가라고 하자, 집에서 공부도 하고 착한 아이도 될 수 있으니,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앤의 고집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마릴라는 린드 부인에게 상의하기 위해 저녁 무렵에 찾아갔다. 앤이 학교에 다니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다고 하니, 린드 부인은 당분간 그 애를 내버려 두는 게 좋겠다고 했다. 오늘 일은 다른 아이들도 같이 벌을 줘야지 앤에게만 벌을 준 필립스 선생님이 잘못했다고 말헸다. 일주일쯤 지나면 그 애 입에서 다시 학교에 가겠다는 말이 나올 테니, 그때까지는 학교 가라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린드 부인은 충고했다. 자작나무 숲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단풍나무도 빨갛게 변한 어느 토요일 아침, 앤은 단풍이 곱게 물든 나뭇가지를 꺾어 들고 집으로 들어오며 소리쳤다. 아주머니는 후원회 모임에서 늦게 오니 아저씨께 저녁상을 차려드리고, 낮에는 다이애나를 불러 차를 마셔도 좋다고 했다. 마릴라의 말에 앤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장미꽃 무늬가 있는 찻잔을 써도 괜찮냐고 물었다. 그 대신 찬장에 있는 작은 찻잔을 쓰고, 체리 설탕 조림과 과일 케이크, 과자, 딸기주스도 먹으라고 말했다. 마릴라가 나가자, 앤은 다이애나에게 달려가 아주머니가 집에 와서 함께 차를 마시라 했다고 말했다. 과수원에서 놀다 집으로 들어간 다이애나와 앤은 목이 말라서 찬장에서 딸기주스를 찾았다. 앤이 딸기주스 병을 찾아 식탹 위에 컵과 올려놓자, 다이애나는 주스를 따라 마시고는 딸기주스가 참 맛있다고 말했다. 앤이 부엌에 가서 잠시 불을 보고 온 사이 다이애나는 주스를 두 컵이나 마시고도 앤이 다시 따라 준 한 컵을 또 마셨다. 나는 마릴라 아주머니의 요리 솜씨가 아주 좋다고 말하고 있는데, 다이애나가 갑자기 이상했다. 다이애나가 일어서려다 주저앉으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 집에 가야겠다고 하자 앤은 깜짝 놀랐다. 앤은 비틀거리며 혀 꼬부라진 소리로 어지럽다고 하는 다이애나를 부축하여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월요일에 마릴라의 심부름으로 린드 부인에게 다녀온 앤은 집에 돌아와서는 소파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었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앤은 린드 아주머니가 배리 아주머니한테 갔더니 몹시 화를 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가 다이애나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만들어 집으로 돌려보내, 배리 아주머니가 앞으로는 다이애나와 놀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마릴라는 그날 다이애나에게 뭘 마시게 했냐고 묻자, 앤은 딸기주스라고 답했다. 찬장이 있는 곳으로 간 마릴라는 그제서야 찬장에 있던 것은 포도주였고, 딸기주스병은 지하실에 있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 마릴라는 웃음을 참으며, 다이애나에게 마시게 한 건 딸기주스가 아니라 포도주라고 앤에게 말했다. 마시지 않은 저는 딸기주스인 줄 알았고, 배리 아주머니는 잠든 다이애나가 숨 쉴 때 나는 냄새를 맡고 그 사실을 알았다. 네가 나쁜 짓을 한 건 아니니까 울음을 그치라고 했지만, 앤은 다이애나와 영원히 멀어졌다고 생각했다. 오후에 배리 부인을 만나고 온 마릴라는 네가 모르고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지만 믿어 주지 않았다며 몹시 화를 냈다. 마릴라의 말을 들은 앤은 벌떡 일어서 문을 열고 나가, 가문비나무 숲을 지나 다이애나의 집으로 갔다. 앤은 다이애나를 취하게 할 마음은 전혀 없었고 주스로 착각했던 것이라며, 배리부인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이애나와 다시 놀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애원하는 앤에게 배리 부인은 돌아가라고 하였고,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는 앤의 부탁도 다이애나가 아버지를 따라 카모디에 갔다며 문을 쾅 닫아 버렸다. 앤은 자기를 보고 손짓하는 다이애나를 발견하고 달려갔지만, 너희 어머니 마음이 아직 풀리지 않은 것 같다며 실망스럽게 말했다. 내가 앤이 잘못한 게 아니라고 했지만 믿어 주시지 않고, 며칠을 졸라 겨우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거라 말했다. 다이애나에게 날 잊지 않겠다고 맹세해 달라고 하자, 다른 친구는 사귀지도 않고 영원히 변하지도 않겠다고 맹세해 주었다. 앤은 다이애나에게 언제까지나 널 사랑할 거야, 오래도록 기념이 될 수 있도록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 주겠니 라고 했다. 다이애나가 눈물을 닦으며 가위가 없다고 하자, 마침, 내 앞치마 주머니에 바느질 가위가 있다고 했다. 가위로 다이애나의 곱슬머리를 조금 자른 앤은 이젠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겠지만, 언제까지나 너에게 충실할 거라고 말했다. 저에게 남은 거라고는 학교뿐이니까 다시 학교에 나갈 거라는 말에 마릴라는 깜짝 놀랐다. 괜한 말썽 부리지 말고 이제부터는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교에 다시 나온 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앤도 말썽을 부리지 않았다. 필립스 선생님과도 잘 지냈지만, 길버트와는 여전히 상대하지 않으려 했던 앤은 길버트에게 지지 않으려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서로 지지 않으려고 경쟁했기 때문에 1등은 언제나 앤과 길버트 사이를 오가고, 두 사람은 5학년에 올라가 기하, 프랑스어, 라틴어 등을 배우게 됐는데, 앤은 기하가 어렵고 따분했다. 마릴라와 린드 부인이 프린스에드워드섬에 온 총리의 연설을 들으러 간 어느 날, 집 책상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던 앤은 매슈에게 학교에서 기하 공부를 해 보셨냐고 물었다. 졸고 있던 매슈가 배우지 않았다고 말하자, 배운 적이 있다면 이것 때문에 골치가 아픈 자기를 동정하실 수 있었을 거라고 말했다. 뭐든 척척 잘 해내는 네가 그럴 리가 없다며, 필립스 선생님도 학교에서 제일 똑똑한 아이라고 칭찬하셨다고 했다. 앤은 선생님이 문제를 너무 자주 바꾸기 때문이라며, 지하실에 가서 사과를 꺼내 와도 되냐고 아저씨에게 물었다. 앤이 지하실에서 사과를 담은 뒤 올라왔을 때, 갑자기 다이애나가 부엌으로 뛰어 들어왔다. 다이애나는 미니 메이가 몹시 아픈데, 부모님이 외출 중이셔서 의사를 부르러 갈 사람이 없으니, 앤에게 자기 집에 빨리 가자고 했다. 겁에 질려 우는 다이애나에게 나는 해먼드 아저씨 댁에서 아이들을 돌보아서 후두염에 걸렸을 땐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다고 했다. 다이애나의 세 살 된 동생인 미니 메이의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앤은 익숙한 솜씨로 돌보기 시작했다. 미니 메이는 상태가 굉장히 안 좋은 후두염이니, 난로에 장작을 지피고 뜨거운 물을 준비해 주면, 미니 메이에게 약을 먹인다고 했다. 다이애나와 메리는 앤이 시키는 대로 하고 앤이 미니 메이에게 양을 먹인후, 새벽 3시가 되어서야 매슈가 데려온 의사가 도착했다. 미니 메이가 편안히 잠든 아침이 되자, 매슈와 집에 돌아온 앤은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마릴라는 앤이 응급 치료법을 잘 알고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어젯밤 이야기는 오라버니에게서 들어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낮에 배리 부인이 앤을 만나러 찾아왔는데, 깊이 잠들어 있어 깨우지 못했다고 마닐라가 말했다. 부인은 미니 메이의 목숨을 살려 준 건 바로 앤이고 지난번 포도주 사건은 자기가 오해했다며, 다이애나와 다시 친하게 지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너무 기뻐서 하늘에라도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으로 앤은 아주머니에게 지금 가도 되냐고 물었다. 코트도 입지 않은 채 뛰어나간 앤은 얼마 뒤 행복한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 앤은 배리 아주머니가 입을 맞추고 사과까지 해서 너무 행복했다. 초여름이 되었을 때 필립스 선생님과 벤틀리 목사님이 마을을 떠나시고, 앨런 목사님이 새로 왔다. 주일학교에서 앤의 반을 맡은 앨런 부인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앤은, 웃을 때 더 예쁜 그분에게 자꾸만 마음이 끌린다고 했다. 다음 주 수요일에는 목사님 부부를 초대해서 차를 대접할 예정이다. 아주머니에게 케이크를 만들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수요일 아침에 앤은 다른 때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났다. 감기에 걸리기는 했지만, 케이크를 꼭 만들고 싶었던 앤이 오븐에 반죽을 넣고 했던 걱정과는 달리 케이크는 먹음직스럽게 잘 구워졌다. 앨런 목사님 부부가 초록 지붕 집을 방문해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힘께 하던 식사가 끝나자, 마릴라는 앤이 만든 케이크를 앨런 부인에게 권했다. 부인을 위해 앤이 특별히 만든 거라고 하자, 미소를 지으며 케이크를 한 입 먹던 앨런 부인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마릴라는 케이크를 먹어 보고 앤에게 향료는 뭘 썼냐며 도저히 먹을 수 없다고 말하였다. 케이크를 먹어 본 앤은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분명 바닐라를 썼다고 했다. 앤이 부엌에서 가져온 바닐라 상표가 붙은 병 안에는 갈색의 액체가 조금 남아 있었다. 병마개를 열어 냄새를 맡아 본 마릴라는 지난주에 깨뜨린 약병 대신 바닐라병에, 상처에 바르는 나머지 약을 넣어 두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앤은 감기에 걸려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다고 말하고는 방으로 뛰어 들어가 흐느껴 울었다. 에이번리 마을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웃음거리가 될 거라며, 앨런 부인에게 실수였다고 아주머니가 대신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마릴라는 직접 이야기를 하라고 조언했고, 앤은 침대 옆에 서서 내려다보며 웃고 있는 앨런 부인을 발견했다. 부인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며, 앤의 따뜻한 마음을 고맙게 여기고 있으니, 울음을 그치고 정원 구경을 시켜 달라고 했다. 필립스 선생님 대신 에이번리의 학교에는 성격이 명랑하고 다정한 스테이시라는 여자 선생님이 오셨다. 크리스마스 때 음악회를 열어 번 돈으로 국기를 만들자는 스테이시 선생님의 뜻에 따라, 앤과 학생들은 노래 연습을 열심히 했다. 초록 지붕 집에 모여 노래 연습하는 학생들을 본 매슈는 옷차림이 가장 초라한 앤을 보고 마음이 울적해졌다. 매슈는 날이 새자마자 앤에게 옷 한 벌을 사주기 위해 시장으로 갔지만, 옷 모양을 설명하지 못해 쩔쩔매다가 흑설탕만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매슈가 린드 부인을 찾아가 말하자, 그녀는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대답했다. 옷을 사 주는 것 보다 조카 제니와 비슷한 체격을 가진 앤의 옷을, 바느질하기 좋아하는 제가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어요. 소매 모양은 요즘 유행하는 식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며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소매는 최신 유행으로 불룩하게 만들어 드릴 테니 염려 마시라는 말에 매슈는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린드 부인이 가져온 새 옷을 본 마릴라는 앤의 허영심만 키울지 걱정했지만, 소매 달린 옷을 입고 싶어 한 앤은 만족하겠다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며칠 뒤 크리스마스 아침이 되자, 앤은 아주머니와 아저씨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매슈가 상자 속에 든 옷을 꺼내어 내밀자, 앤은 잠시 할 말을 잊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옷은 처음 봤다며, 매슈 아저씨께 감사드렸다. 그날 저녁 음악회는 마을회관의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학생들이 노래와 연주를 훌륭하게 해내서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날 밤 매슈와 마릴라는 난롯가에 앉아 음악회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밤엔 앤이 정말 자랑스러웠고, 영리한 애라 무슨 일이든 잘 해낼 거라며 두 사람은 이야기했다. 다이애나와 루비, 제인과 앤은 아서왕과 왕비가 강 아래에서 죽은 일레인을 실은 배를 기다린다는 내용의 테니슨의 시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며 보자고 말했다. 앤은 머리카락이 붉어 일레인 역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친구들이 권해 배에 죽은 사람처럼 누워있었다. 배는 그대로 떠내려갔고, 잠시나마 앤은 배에 누워서 달콤한 기분을 맛보았다. 말뚝에 부딪혔을 때 바닥에 금이 생긴 배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앤은 깜짝 놀라 소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 배가 다리 기둥 가까이 지나가자, 앤은 가까스로 기둥에 매달렸고, 아래쪽에서 가라앉는 배를 본 세 아이는 앤도 물에 빠진 줄 알고 비명을 질렀다. 이를 악물고, 다리 기둥에 매달려 있었지만 팔의 힘이 점점 빠져 가고 있는 그때, 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 배를 타고 다리 밑으로 지나가던 길버트가 앤을 발견하고 구해줬다. 길버트에게 일레인 연극을 하고 있었는데 배에 물이 스며들어 다리 기둥에 매달려 있었다고 말하고는 나루터에 배를 대 달라고 부탁했다. 나루터에 도착하자 배에서 내린 앤은 길버트에게 고맙다고 하며 뛰어가려 했지만, 길버트가 뒤따라 내려 앤의 팔을 잡았다. 길버트는 장난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눈으로 머리가 붉다고 놀린 건 미안하다고 앤에게 사과했다. 옛날의 분한 마음이 되살아난 앤은, 잠시 망설이더니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은근히 화가 난 길버트는, 다시는 너에게 친구 하자는 말하지 않겠다며 배를 저어 다른 곳으로 가 버렸다. 자기가 좀 지나치지 않았나 생각하던 앤은 오솔길에서 호수 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다이애나와 두 소녀를 만났다. 죽은 줄로만 알고 걱정했던 앤의 목을 얼싸안고 울음을 터뜨린 다이애나는, 어떻게 살아났냐고 물었다. 길버트에게 도움받은 이야기를 들은 다이애나는 앞으로 친하게 지낼 거냐고 묻자, 앤은 말도 하지 않을 거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11월의 어느 저녁, 난로 옆에서 뜨개질하던 마닐라는 앤에게 스테이시 선생님이 다녀가셨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퀸스 학교에 가길 원하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반에 관한 앤의 문제를 상의하고자 방문했다. 앤은 마닐라에게 그건 제 꿈이지만 돈이 너무 많이 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라버니와 난 너를 우리 집에 있게 할 때부터 최선을 다해 교육시키기로 했으니 돈 걱정말고 특별반에 들어가도 좋다고 허락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매슈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절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에이번리 학교에는 특별반이 만들어졌다. 특별반 아이들은 모두 열심히 공부했고 그중에서도 서로 지지 않으려고 경쟁했던 앤과 길버트의 성적은 날로 좋아졌다. 겨울이 되어 입학시험이 얼마 남지 않게 되자, 학생들은 마음은 무거웠지만 저마다 뒤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부했다. 나이도 열다섯 살이 되어 제법 숙녀티도 나는 앤을 볼 때마다, 마릴라는 뭔가 잃어버린 듯한 마음이 들어 허전함을 느끼게 되었다. 마릴라가 우는 모습을 본 매슈는 대체 왜 그러는 거냐고 묻자, 앤이 내년 겨울 퀸스 학교로 가면 무척 쓸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자주 와도 한집에 같이 있을 때와는 다를 거라며 마릴라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입학시험이 두 달 뒤로 가까워지자, 마릴라는 앤에게 자신 있냐고 물었다. 길버트와 다른 모두가 합격했는데 저만 떨어지면 창피해서 어떡하나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6월 학기가 끝나고 스테이시 선생님이 에이번리 학교를 떠난 날, 앤과 다이애나는 서운해서 눈물을 흘렸다. 앤이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도시에 갔다가 초록 지붕 집으로 돌아오자, 다이애나가 반겨주었다. 기하만 빼고 다른 과목은 웬만큼 치른 것 같고, 다른 아이들도 잘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이애나는 길버트에 관해 물어보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하지는 못하였고, 모두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꼭 합격할 거라고 말했다. 다이애나는 합격하더라도 길버트보다 성적이 나쁘면 화가 날 거라는 앤의 말뜻을 잘 알고 있었고, 삼 주가 지나도 합격자 명단이 발표되지 않자, 앤의 긴장도 매일매일 더해 갔다. 다이애나가 신문을 들고 숨을 헐떡이며 찾아와 앤과 길버트가 1등으로 합격했는데, 앤의 이름이 제일 위에 났다며 축하한다고 말했다. 기쁜 소식을 매슈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에게 알려 드리기 위해서 두 소녀는 밭으로 달려갔다. 마릴라는 린드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매슈 아저씨에게 1등으로 합격했다고 하자, 정말 장하다며 칭찬하였다. 매슈, 마릴라와 린드 부인 모두 앤의 합격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었고, 그 뒤로 몇 주 동안 초록 지붕 집은 앤을 퀸스 학교에 보낼 준비로 바빴다. 마릴라는 앤의 방으로 들어와, 저녁 파티에 초대되면 입을 드레스를 만들려고 연한 초록색 옷감을 장만했는데 마음에 드는지 물었다. 옷이 다 만들어져 마릴라와 매슈 앞에서 아름다운 옷을 입은 앤을 보자, 마릴라는 누더기를 입은 가련한 앤과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올라 눈물을 흘렸다. 9월이 되어 앤이 도시로 떠나는 날, 앤은 마릴라와 다이애나에게 울면서 작별 인사를 하고 매슈와 함께 마차를 타고 떠났다. 앤은 스테이시 선생님이 일러준 대로 공부가 어렵지만 일 년 뒤 교사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일 년의 수업 과정을 선택했다. 새로운 교실에서 낯선 아이들과 공부하려니 쓸쓸해서 견딜 수 없었지만, 앤이 아는 사람이라곤 길버트뿐이었다. 퀸스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길버트에게 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앤은 매주 금요일이면 고향으로 돌아갔다. 어느덧 일 년이 지나 모든 시험도 끝나고 성적이 발표되는 날, 앤은 제인과 함께 거리를 걸었다. 앤의 실력을 잘 아는 제인이 넌 메달이나 장학금 중 하나는 꼭 받을 거라고 하자, 이에 앤은 받지 못할 것 같아서 게시판을 볼 용기도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게시판을 보고 있다가, 길버트가 메달을 땄다며 길버트 만세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것을 보고 몹시 실망한 앤에게 누군가 장학금 수상자 앤 셜리 만세라고 외쳤다. 앤은 제인을 껴안으며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라고 말했다. 졸업식에 참석한 매슈와 마릴라의 눈과 귀는 온통 초록색 드레스를 입은 키 큰 한 여학생에게 쏠려 있었다. 매슈와 마릴라와 함께 에이번리에 돌아온 앤은 초록 지붕 집에 와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다이애나를 만나 기뻤다, 제인과 루비는 대학에 안 가고 선생님을 하겠다지만, 앤은 레드먼드 대학에 갈 거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대학 학비를 대 줄 수 없는 길버트는 선생님이 될 거라는 말을 들은, 앤은 둘도 없는 경쟁자를 잃게 되어 다소 실망했다. 매슈가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자, 앤은 마릴라에게 아저씨가 어디가 편찮으시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난봄에 매슈가 심장 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는 데 여태 낫지 않았고, 낮에 본 마틴이 농사일을 거들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마릴라에게 다가가 아주머니도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이니 앞으로 집안일은 제가 돌볼 테니 좀 쉬시라고 말했다. 요즘 눈 뒤쪽이 아픈데, 마침 여름에 유명한 안과 의사가 온다고 하니 진찰을 받아 볼 작정이라고 했다. 마릴라는 에비 은행에 대한 소문을 들었냐고 물었고, 앤은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했다. 우리 집 돈은 모두 그 은행에 예금해 놓아서 오라버니도 몹시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날 저녁, 매슈와 함께 소를 몰고 돌아오던 앤은 피곤한 기색으로 천천히 걷는 매슈에게 좀 쉬어가면서 하시라고 말했다. 죽는 날까지도 일을 계속할 거라는 아저씨의 말에, 앤은 자기가 남자아이였다면 아저씨 일을 도왔을 거라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매슈는 열 명의 남자아이보다 앤이 더 좋다며 어깨를 어루만지며 다정하게 말했다. 마릴라가 깜짝 놀라 소리치자, 그 목소리를 듣고 앤은 급히 계단을 뛰어 내려왔다. 신문을 들고 있던 매슈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해 쓰러지자, 빨리 마틴에게 의사 선생님을 모셔 오게 하라고 앤에게 말했다. 마틴은 의사를 부르러 가는 길에 배리 씨 댁에 들러 도움을 청했고, 함께 온 린드 부인은 매슈의 가슴을 짚어 보고 눈물을 글썽이며 일어섰다. 마릴라에게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하는 말에, 앤은 창백해진 얼굴로 물었다. 린드 부인은 체념한 듯 말했고, 얼마 뒤 도착한 의사는 갑자기 어떤 충격을 받아서 매슈가 목숨을 잃게 된 거라고 말했다. 매슈는 에비 은행이 파산했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고, 매슈가 죽었다는 소문은 에이번리 마을에 퍼졌다. 앤은 매슈가 자기를 친딸처럼 귀여워해 주던 일이 생각나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장례 준비를 도와줬다. 앤은 평소 장미를 좋아한 매슈를 위해 무덤에 정성 들여 장미를 심었고, 다음 날 시내에 다녀온 마릴라는 실망한 채로 돌아왔다. 안과 의사는 마릴라에게 앞으로 책을 읽거나 바느질을 하면 눈이 멀 거라는 말을 했고, 앤은 마릴라가 집을 팔려고 내놓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혼자 살기에는 너무 쓸쓸해서 초록 지붕 집을 팔기로 했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저는 레드먼드 대학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저는 장학금을 받지 않고 여기서 학교 선생님이 되어 아주머니와 평생 함께 살겠다고 말했다. 앤이 대학을 포기하자, 길버트는 화이트 샌즈 학교로 가기로 하고 에이번리 학교 자리를 앤에게 양보했다. 매슈의 묘지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길버트를 만난 앤은 반가워하며, 에이번리 학교를 양보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젠 친구로 지내자는 말에, 앤은 그날 호수에서 이미 널 용서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말 못했다고 했다. 앞으로 우린 좋은 친구가 되어 서로 도와 가며 살 수 있을 거라며, 앤을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했다. 앤과 길버트가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오자, 마릴라는 놀리듯 둘이 그렇게 친한 사이인 줄 몰랐다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길버트와 앤은 오 년 동안 서먹서먹한 사이에서 화해하고 앞으로는 서로 도와주며 사이좋게 지내기로 했고, 이제 잃었던 우정도 되찾고 바라던 꿈도 이룬 앤의 앞길에는 행복의 꽃들만 가득할 것이다.
전체 동화 이야기: 빨간 머리 소녀. 6월 초의 어느 날 오후였어요. 린드 부인은 부엌의 창가에 앉아, 집 아래쪽으로 나 있는 구불구불한 오솔길을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먼 곳을 바라보던 린드 부인이 중얼거렸어요. “어머, 매슈가 어디를 가는 걸까? 나들이옷을 입고, 마차를 타고 가는 걸 보니 꽤 멀리 가는 모양이지?” 린드 부인의 호기심 많은 눈이 반짝하고 빛났어요. 앤 매슈 커스버트라는 사람은 내성적이고, 사람 만나는 것을 싫어해서 좀처럼 밖에 나가는 일이 없었어요. 그런 매슈 커스버트가 마차를 타고 언덕을 올라가니, 린드 부인은 궁금증을 참을 수가 없었던 거예요. ‘마릴라한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봐야겠다!’ 린드 부인은 차를 한잔 마시고 집을 나섰어요. 커스버트 씨 집과 린드 부인의 집은 가까운 거리에 있었어요. 린드 부인은 초록 지붕 집의 뒤뜰로 들어섰어요. 이 초록 지붕 집이 바로 커스버트 씨의 집이에요. 깔끔하게 손질된 뒤뜰은 오래된 푸른 나무들이 서 있었고, 돌멩이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어요. 린드 부인이 집에 들어서자, 마릴라가 상냥하게 인사했어요. “어서 오세요, 린드 부인. 이리 앉으세요. 댁에는 모두 안녕하신가요?” 마릴라와 린드 부인의 성격은 서로 딴판이었지만, 언제나 친하게 지내고 있었어요. 마릴라는 키가 크고 마른 여자였어요. 린드 부인은 마릴라의 인사에 상냥하게 대답했어요. “염려해 주신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저는 당신이 어떻게 지내고 있나 해서 한번 와 봤어요. 아까 매슈가 어디로 가는 걸 보았는데, 혹시 당신이 아파서 의사를 부르러 간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지요." 그러지 않아도 마릴라는 린드 부인이 매슈가 갑자기 집을 떠나는 것을 보면 궁금해서 반드시 집으로 찾아오리라 생각하고 있었던 거예요. “나는 아무 데도 아픈 데가 없어요. 오라버니는 브라이트리버 역에 간 거예요. 고아원에서 어린 사내아이를 데려오기로 했거든요. 그 애가 기차로 도착한다고 해서 오라버니가 마중을 나갔어요.” 린드 부인은 너무나 뜻밖이어서 말문이 막히고 말았어요. 잠시 뒤, 마릴라가 자세히 설명했어요. 지난번 스펜서 부인이 봄에 호프턴의 고아원에서 여자아이를 데리고 올 생각이라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도 아이를 데려오기로 했어요. 이젠 오라버니도 예순이 넘어 몸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고 심장병으로 고생하고 있거든요. 그러던 중 마침 지난주에 스펜서 부인이 고아원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인의 남동생에게 열 살쯤 된 영리한 사내아이를 데려와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만한 나이라면 간단한 일쯤은 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아이를 친자식처럼 기르고 교육도 시킬 거예요. 마침 오늘 저녁 5시 30분 기차로 아이를 데리고 온다고 스펜서 부인으로부터 전보가 왔기에, 오라버니가 브라이트리버 역으로 마중을 나간 거예요. 린드 부인은 이런 놀라운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하지만 곧 다시 수다스럽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본 적도 없는 아이를 데려다 기르겠다는 거예요? 그 아이에 대해선 아무것도 아는 게 없을 텐데 말이에요. 만일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말렸을 거예요.” “린드 부인의 말씀도 맞아요. 나도 좀 망설이긴 했지만, 오라버니가 한사코 데리고 오겠다고 하기에 그렇게 하기로 한 거예요. 오라버니가 이번처럼 고집을 부린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어쨌든 잘되길 바라요.” 린드 부인은 마릴라에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매슈가 브라이트리버 역에 도착했을 때, 기차는 보이지 않았어요. 플랫폼에는 아무도 없었고, 한쪽 구석의 판자 더미 위에 한 소녀만 홀로 앉아 있었어요. 매슈는 역장에게 5시 30분 기차가 올 때가 되었느냐고 물었어요. “5시 30분 기차가 떠난 지는 벌써 30분이나 지났는걸요. 참, 어떤 승객이 당신이 데려갈 여자아이를 내려놓고 갔어요. 아, 저 판자 더미 위에 앉아 있는 여자아이예요. 대합실에 가 있으라고 했더니 바깥은 상상하기에 좋다고, 아주 똘똘하게 말하더군요.” 매슈는 뜻밖의 말에 어리둥절해서 말했어요. “내가 데려갈 아이는 여자아이가 아닌데요. 사내아이가 이곳에 오기로 되어 있어요. 스펜서 부인이 데려오기로 약속했었지요.” “그럼 무슨 착오가 생긴 모양이로군요. 그 승객은 기차에서 저 아이를 데리고 내려와, 제게 커스버트 씨랑 누이동생이 저 아이를 맡기로 되어 있으니 곧 마중 나올 거라고 말하더군요.” 역장은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하고 가 버렸어요. 매슈는 난처해서 어쩔 줄 모르다가 소녀가 있는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어요. 소녀는 조금 전 매슈가 자기 앞을 지나갈 때부터 줄곧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어요. 소녀의 나이는 열한 살쯤 되어 보였고, 희고 작은 얼굴에는 주근깨가 많이 나 있었어요. 소녀는 낡은 옷을 입고 색이 바랜 모자 밑으로는 두 갈래로 땋은 새빨간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었어요. 매슈가 다가가자, 소녀는 낡은 가방을 들고 일어나며 매슈에게 손을 내밀었어요. 초록 지붕 집에 사는 매슈 커스버트 씨인가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워요. 전 혹시 마중 나오시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무척 걱정하고 있었어요. 만약 오늘 밤에 오시지 않으면 길모퉁이에 있는 저 벚나무에 올라가 하룻밤을 지낼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전 조금도 무섭지 않아요. 달빛 아래 하얀 벚꽃 속에서 잔다는 건 멋진 일이니까요. 소녀의 야윈 손을 잡고 잠깐 잠자코 있던 매슈는 이 소녀를 이대로 역에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집으로 데리고 가서 마릴라가 소녀에게 사실대로 말하게 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늦어서 미안하구나. 그 가방은 내가 들어 줄 테니, 어서 마차가 있는 곳으로 가자.” 아니에요, 제가 들고 가겠어요. 이 가방은 잘못 들다간 손잡이가 빠져 버려요. 전 그 요령을 알고 있으니까, 제가 드는 게 좋아요. 지금까지 저는 가족들과 함께 살아 본 적이 없었어요. 고아원은 생각조차 하기 싫을 정도로 지긋지긋해요. 스펜서 아주머니는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지만, 전 나쁜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건 아니에요. 거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어요. 하지만 고아원에선 아무것도 상상할 수가 없었거든요. 소녀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갑자기 입을 다물었어요. 어느새 마차가 있는 곳까지 왔기 때문이었어요. 매슈와 소녀는 마차를 타고 역이 있는 마을을 벗어나, 언덕으로 올라가는 좁은 오솔길로 접어들었어요. 길 양쪽에는 꽃이 만발한 벚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어요. “아저씨, 저걸 좀 보세요. 참 아름답지요? 저렇게 둑에서 비죽이 가지를 내밀고 있는 나무를 보면 아저씨는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글쎄, 난 잘 모르겠구나.” 새하얀 옷을 입은 신부 같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전 아마 신부가 될 수 없을 거예요. 저처럼 못생긴 여자랑 결혼하고 싶어 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전 프린스에드워드섬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에서 사는 상상을 해 보았어요. 상상이 이루어진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에요. 아저씨, 이 길은 왜 이렇게 빨갛게 됐을까요? “글쎄, 나도 잘 모르겠구나.” 좋아요, 그것도 조사해 보면 알 수 있겠지요. 세상은 참 재미있는 곳이에요. 하지만 만약 모든 걸 다 안다면, 상상할 거리가 없을 테니 재미도 없을 거예요. 제가 너무 많이 떠들었지요? 지금까지 전 말이 너무 많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매슈는 원래 남과 말하기를 싫어했지만, 이 소녀만은 전혀 달랐어요. 차츰 소녀의 말에 이끌려 매슈는 즐거운 기분이 되었어요. “이야기가 하고 싶으면 더 해도 좋아. 난 괜찮으니까.” “아이, 좋아라. 이야기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다는 건 참 기쁜 일이에요. 참, 집 근처에 냇물이 있나요?” “우리 집 바로 아래로 냇물이 흐르지.” “어머, 그래요? 전 언제나 냇물 가까운 곳에서 살았으면 하고 생각했어요. 아, 이젠 정말로 행복할 거예요.” 소녀는 갑자기 시무룩해지더니 땋아 내린 머리카락을 매슈 앞으로 내밀어 보이며 말했어요.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예요. 이걸 좀 보세요. 제 머리카락은 빨간색이에요. 전 이것 때문에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얼굴의 주근깨 같은 건 상상으로 지워 버릴 수 있지만, 이것만은 그렇게 되지 않아요. 이 머리카락을 생각할 때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요. 아마도 이건 저의 일생에 큰 슬픔으로 남을 거예요. 마차는 길모퉁이를 돌아 가로수 길로 접어들었어요. 사과나무가 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고, 저녁놀에 물든 사과나무꽃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어요. 아름다운 풍경에 감동한 소녀는 황홀한 꿈을 꾸는 듯 꽃을 바라보며, 언덕길을 내려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피곤하고 배도 고프지? 이제 얼마 안 남았다. 1킬로미터만 더 가면 된다.” 소녀가 오랫동안 잠자코 있자, 매슈가 입을 열었어요. 소녀는 꿈에서 깨어난 듯한 눈으로 매슈를 바라보았어요. “아저씨, 지금 지나온 길을 뭐라고 부르나요?” “우린 그 길을 ‘가로수 길’이라고 부른단다.” “세상에! 말도 안 돼요! 저렇게 멋진 곳을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이름으로 부르다니! 앞으로 저는 저 길을 ‘새하얀 기쁨의 길’로 부르겠어요. 조금만 있으면 집에 도착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뻐요.” 두 사람이 탄 마차가 언덕을 넘어 길모퉁이를 돌아갈 때, 매슈가 말했어요. “이젠 다 왔다. 저기 보이는 초록 지붕 집.” “아, 아무 말씀도 하지 마세요.” 소녀는 당돌하게도 매슈의 말을 막았어요. 소녀는 매슈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제가 알아맞히게 해 주세요. 틀림없이 알아맞힐 거예요.” 소녀는 사과나무가 많이 늘어서 있는 마을을 바라보더니, 멀리 떨어져 있는 집 한 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어요. “저기예요, 맞지요?” “그래, 맞았다. 혹시 스펜서 아주머니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알아맞힌 건 아니냐?” “아니에요, 한 번도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었어요. 집을 처음 보는 순간, 저게 우리 집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을 뿐이에요.” 소녀가 기뻐하는 것을 볼수록 매슈의 마음은 점점 어두워졌어요. 집에 가서 이 소녀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실망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져서 어두웠어요. 매슈는 소녀를 안아서 마차에서 내려 주었어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침 두 사람 쪽으로 걸어오던 마릴라가 깜짝 놀라서 말했어요. “아니, 왜 여자아이를 데리고 오셨어요?” “사내아이는 없고, 이 애 하나만 있었어.” “사내아이가 없었다고요? 스펜서 부인의 남동생에게 사내아이를 보내 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요.” 마릴라는 소녀를 힐끗 바라보며 실망한 듯이 말했어요. “그렇긴 하지만 스펜서 부인은 이 애를 데리고 오셨던 거야. 그렇다고 이 애를 역에 그냥 버려둘 수도 없었어.” “일이 이상하게 됐군요.” 그들을 빤히 쳐다보며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소녀는 어두운 얼굴이 되어 힘없이 가방을 떨어뜨렸어요. 사내아이가 아니라서 제가 필요 없다는 거군요. 누구도 절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걸 미리 알았어야 하는 건데. 아, 이제 어쩌면 좋아? 소녀는 의자에 힘없이 주저앉더니, 고개를 숙이고 울음을 터뜨렸어요. 두 사람은 너무나 뜻밖의 일이라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마릴라는 소녀에게다가서며 조용히 달랬어요. “얘야, 그런 일로 울 필요는 없어.” “이건 정말 슬픈 일이에요. 울어야 할 일이라고요. 만약 아주머니가 이런 일을 당했다면 울지 않겠어요?” 소녀는 마릴라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오늘 밤 당장 나가라는 건 아니잖니?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밝혀질 때까진 여기 있어야지. 참, 이름은 뭐라고 부르지?” “모두 앤 셜리라고 불러요. 하지만 전 코델리아라고 불리고 싶어요.” 앤이 울먹이며 대답했어요. “아무튼, 좋아.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이야기를 좀 들려주겠니? 우린 스펜서 아주머니에게 사내아이를 보내 달라고 부탁을 드렸거든.” “하지만 스펜서 아주머니는 열한 살쯤 된 여자아이를 원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오게 된 거예요. 전 기뻐서 어젯밤에 한숨도 못 잤어요. 아저씨, 여자아이는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왜 역에서 해 주지 않으셨어요?” 앤은 매슈를 돌아보며 원망하듯이 말했어요. 매슈는 난처해서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려고 했어요. “난 말을 매어 두고 올 테니, 곧 식사할 수 있도록 준비해." 매슈가 밖으로 나가자, 마릴라는 다시 입을 열었어요. “스펜서 아주머니는 너 말고 또 누굴 데리고 왔니?” “릴리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어요. 릴리는 다섯 살인데 아주 예쁘게 생겼거든요. 만일 제가 예뻤더라면 아주머니도 저를 이 집에 두셨겠죠?” “얘야, 우리는 아저씨가 하시는 밭일을 거들 수 있는 사내아이가 필요했던 거야. 여자아이는 우리에게 필요가 없어.” 매슈가 돌아오자, 세 사람은 곧 저녁을 먹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앤은 빵만 조금 먹을 뿐 더 먹으려 하지 않았어요. “넌 왜 조금밖에 먹지 않니?”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졌는데, 어떻게 음식을 먹을 수 있겠어요?” “이 애는 몹시 피곤할 거야. 마릴라, 어서 재우도록 해라.” 잠자코 있던 매슈는 마릴라를 돌아보며 말했어요. 마릴라는 촛불을 들고, 앤과 함께 2층 방으로 올라갔어요. 깨끗하기는 했지만, 썰렁한 느낌을 주는 방이었어요. 마릴라 아주머니는 앤의 잠자리를 봐주었어요. “잠옷은 있겠지?” “네, 두 벌이 있어요. 고아원 원장님이 만들어 주신 건데, 좀 작아요.” “그럼 어서 잠옷으로 갈아입고 한숨 자라. 촛불을 가지러 다시 오 마.” 마릴라가 나간 뒤, 앤은 얼른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로 들어갔어요. 그러고는 머리까지 이불을 뒤집어쓴 채 누워 있었어요. 얼마 뒤, 촛불을 가지러 온 마릴라는 침대에 다가갔어요. “잘 자라.” 그러자 앤은 재빨리 이불을 들치고 불쑥 얼굴을 내밀었어요. “오늘처럼 괴로운 밤도 없을 텐데, 어떻게 편하게 잘 수 있겠어요?” 앤은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이불을 뒤집어썼어요. 마릴라는 부엌으로 내려가 매슈에게 말했어요. “내일은 제가 스펜서 씨 댁에 다녀와야겠어요. 저 애를 고아원에 다시 돌려보내야 할 테니까요.” “그래야겠지, 하지만 저 애는 착한 아이 같아 보이던데.” “오라버니, 설마 저 애를 우리 집에 두겠다는 건 아니겠지요?” “그렇지, 그냥 둘 수는 없겠지.” 매슈는 어물거리며 겨우 마음에도 없는 대답을 했어요. “마릴라, 저 애를 데리고 있으면 집안일도 거들어 줄 테고, 네 말동무도 될 수 있을 텐데.” “말동무는 필요 없어요. 전 저 애를 우리 집에 둘 생각이 조금도 없다고요.” “물론 네 말대로 될 거야.” 매슈는 식탁에서 먼저 일어나서 자기 방으로 들어갔고, 마릴라도 설거지를 끝내고 언짢은 얼굴로 침실에 들어갔어요. 앤의 운명. 아침 해가 높이 솟았을 때, 앤은 잠에서 깨었어요. 앤은 창가에 앉아 창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었어요. 흰 꽃이 만발한 벚나무가 서 있는 언덕과 조용히 흐르는 냇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제저녁에 있었던 괴로웠던 일을 잠시나마 잊을 수가 있었어요. “아직 옷도 갈아입지 않고 있었구나.” 마릴라의 목소리였어요. 앤은 일어나며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어요. “모든 것이 아름다워서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아요. 전 아침이 되면 세상이 모두 좋게만 보여요. 더구나 이런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니, 모든 괴로웠던 일을 다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야기 그만하고, 어서 옷을 갈아입고 내려오너라.” 앤은 재빨리 이불을 개어 놓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세수까지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왔어요. 앤은 식탁 앞에 앉으며 다시 입을 열었어요. “어젯밤엔 기분이 나빠서 세상이 마치 가시밭처럼 느껴졌는데, 오늘 아침에 밝은 햇빛을 보니 정말 기뻐요.” “이제 말은 그만하고, 어서 아침이나 먹어라. 넌 무슨 말이 그렇게도 많으냐?” 마릴라가 톡 쏘는 바람에, 앤은 입을 다물었어요. 그들은 모두 조용히 아침을 먹었어요. 아침 식사가 끝나자, 마릴라는 매슈에게 물었어요. “오늘 오후에 마차를 좀 써도 괜찮겠어요?” 매슈는 잠자코 고개만 끄덕였어요. 그러고는 측은한 눈길로 앤을 바라보았어요. 마릴라는 그런 매슈의 마음을 눈치채고, 얼른 말했어요. “전 화이트샌즈에 가서 이번 일을 해결하고 돌아올까 해요. 앤을 데리고 가면, 스펜서 부인이 저 애를 고아원으로 돌려보내 줄 거예요.” 매슈는 아무 말 없이 말과 마차를 준비해 주었어요. 마릴라는 매슈가 준비해 둔 마차에 앤을 태우고, 채찍으로 말 등을 힘껏 내리쳤어요. “앤, 화이트샌즈에 가는 동안 네가 지금까지 지내온 일이나 좀 이야기해 주겠니?” 마릴라가 앤을 보며 말했어요. 그러자 앤은 나직이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지난 3월에 열한 살이 됐어요. 제가 태어난 곳은 볼링브로크라는 곳으로, 아버지 이름은 월터 셜리고 볼링브로크 고등학교 선생님이셨지요. 어머니는 버서 셜리였는데, 역시 고등학교 선생님이셨어요. 어머니는 제가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열병으로 돌아가셨고, 나흘 후에 아버지도 열병으로 돌아가셨대요. 그때 누구 하나 절 길러 주겠다고 나선 사람이 없었는데, 가난한 토마스 아주머니가 저를 기르겠다고 나선 거예요. 토마스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메리즈빌로 이사할 때도 저는 따라가서 여덟 살까지 함께 살았어요. 하지만 토마스 아저씨가 기차에서 떨어져 죽은 뒤로 저는 다시 갈 곳을 잃게 되었어요. 토마스 아저씨의 어머니가 아주머니와 아이들을 데리고 가려고 했기 때문이죠. 앤은 잠시 한숨을 쉬더니 말을 이었어요. 그때까지 전 그 집에서 넷이나 되는 아이들을 돌보았어요. 토마스 아주머니가 저를 어떻게 할까 하고 걱정하고 있을 때, 윗마을에 사는 해먼드 아주머니가 제가 아이들을 잘 보살펴 주는 걸 보고 자기 집으로 데려가려고 했어요. 그래서 전 해먼드 아주머니와 함께 살게 됐어요. 그 집에는 아이들이 여덟이나 있어서, 제가 그 아이들을 보살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전 그 집에서 이 년 정도 살았는데, 해먼드 아저씨가 돌아가시자 아주머니는 아이들을 친척 집에다 맡기고 미국으로 떠나 버렸어요. 전 아무도 데리고 가 줄 사람이 없어서 호프턴의 고아원에 들어가게 됐지요. 스펜서 아주머니가 데리러 오실 때까지 전 거기서 넉 달 동안 있었어요. 이야기를 다 마치고 난 앤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어요. 자기를 기꺼이 받아들여 주지 않는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기가 몹시도 괴로웠던 거예요. “학교에는 다녀 봤니?” “토마스 아주머니와 있을 때랑 고아원에 있을 때 잠시 다녔어요.” “그분들은 너에게 잘 대해 주었니?” 앤은 잠시 망설이다가 억지로 대답했어요. “두 아주머니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저를 위해 주려고 그분들 나름대로 애쓰셨어요.” 지금까지 제대로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앤을 생각하니, 마릴라는 갑자기 불쌍한 생각이 들었어요. 자기가 살 집을 찾았다고 좋아하던 앤을 다시 고아원으로 돌려보낸다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어요. 마릴라는 앤을 집에 있게 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어요. 앤의 얌전한 태도나 하는 말로 보아 가르치기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마차는 스펜서 부인의 집 앞에 멈추어 섰어요. 스펜서 부인은 마릴라의 방문이 뜻밖이라는 얼굴을 하고 그들을 맞아 주었어요. “어머나, 어쩐 일이세요?” “일이 좀 잘못된 것 같아서 왔습니다. 매슈 오라버니와 저는, 부인의 남동생인 로버트 씨에게 열 살쯤 된 사내아이를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요.” “어머나, 그러셨어요? 하지만 로버트는 두 분이 여자아이를 원한다고 말하던데요?” “아무튼, 이젠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문제겠군요. 이 애를 다시 고아원에 돌려보낼 수 있을까요?” “고아원으로 돌려보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어제 블루엣 부인이 심부름할 아이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마침 잘되었네요.”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블루엣 부인이 찾아왔어요. “마침 잘 오셨군요. 그러잖아도 지금 부인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거든요.” 스펜서 부인은 마릴라와 블루엣 부인을 응접실로 데리고 들어갔어요. 앤도 같이 따라 들어가 구석진 자리의 소파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어요. 스펜서 부인은 블루엣 부인을 보며 입을 열었어요. “전 커스버트 씨 댁에서 여자아이를 원하시는 줄 알고 있었는데, 사내아이가 필요하다고 하시는군요. 혹시 어제와 같은 생각이라면 댁에서 이 애를 데리고 가시는 게 어떻겠어요?” 블루엣 부인은 앤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차근차근 살펴보고 나서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어요. “넌 지금 몇 살이니? 그리고 이름은 뭐지?” “앤 셜리라고 합니다. 나이는 열한 살이에요.” 앤은 겁에 질려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어요. “얼굴은 별로 예쁘게 생기지 않았지만, 눈치는 빠르겠구나. 뭐니 뭐니 해도 너 같은 애들은 눈치가 빨라야 하는 법이야. 그리고 우리 집에 가서는 조금이라도 나쁜 짓을 해선 안 돼. 또 우리가 끼니를 해결해 주니까 그만큼 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마릴라 부인, 그럼 이 애를 내가 데리고 가겠어요.” 그 순간, 앤의 얼굴을 바라본 마릴라는 앤이 가여워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어요. 인정도 없는 블루엣 부인에게 끌려갈 앤을 생각하니, 그 측은한 모습이 평생토록 잊히지 않을 것만 같았어요. “매슈 오라버니와 전 아직 이 애를 우리 집에 데리고 있지 않겠다고 확실히 결정한 건 아닙니다. 집에 돌아가 오라버니와 상의한 뒤,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지요?" 그러자 블루엣 부인은 무뚝뚝한 소리로 대답했어요. “그렇게 하시죠.” 블루엣 부인과 스펜서 부인이 방에서 나가자, 앤이 벌떡 일어나서 마릴라 앞으로 달려왔어요. “마릴라 아주머니, 절 정말 초록 지붕 집에 살게 해 주겠다고 말씀하셨나요?” “아직 결정한 건 아니야.” “그 집에 갈 바엔 차라리 고아원으로 되돌아가겠어요. 만약 저를 아주머니 집에 있게 해 주신다면,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하겠어요.” 저녁 무렵이 되어 마릴라와 앤이 초록 지붕 집으로 돌아오니, 매슈는 먼 곳까지 마중을 나와 서성거리고 있었어요. 집으로 돌아온 마릴라는 스펜서 부인과 만났던 이야기를 매슈에게 들려주었어요. 매슈는 앤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어요. “오라버니가 그 애를 집에 데리고 있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 저도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마릴라는 만약 앤이 그렇게 결정된 것을 알게 되면 흥분하여 잠을 설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 밤은 그 말을 하지 않기로 했어요. 행복한 생활. 마릴라는 이튿날까지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앤에게 줄곧 집안일을 시키며 일하는 태도를 지켜보았어요. 열심히 접시를 닦고 있던 앤은 하던 일을 마치고는, 갑자기 마릴라 앞으로 달려와 초조한 얼굴이 되어 물었어요. “아주머니, 저를 데리고 계실 건지, 아니면 다른 데로 보내실 건지 제발 말씀 좀 해 주세요. 답답해서 더는 못 참겠어요.” 마릴라는 이제는 알려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말했어요. “우린 너를 우리 집에 데리고 있기로 했다. 네가 착한 아이가 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약속한다면 말이다. 아니, 그런데 눈물은 왜 흘리는 거니?” 앤은 너무나 기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어요. “너무 기뻐서 그래요. 아주머니, 혹시 에이번리에서 저와 친구가 되어 친하게 지낼 만한 아이가 있을까요?” “다이애나 배리라는 아이가 과수원 언덕에 살고 있지. 지금은 친척 집에 가 있지만, 돌아오면 아마 너랑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배리 부인은 엄한 사람이니까, 착한 아이가 아니면 다이애나와 함께 놀게 하지 않을 거야.” 앤은 맑은 눈을 반짝이며 마릴라의 얼굴을 바라보았어요. “다이애나는 예쁘게 생긴 아이인가요?” “다이애나는 아주 예쁜 아이지. 그리고 착하고 영리해. 하지만 앤, 마음씨 착한 것이 얼굴이 예쁜 것보다 훨씬 중요하단다.” 마릴라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을 좋아하여 그런 이야기를 자주 했어요. 그러나 앤의 귀에는 그런 이야기가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예쁜 아이라니 다행이에요. 저는 그런 아이와 친구가 되는 게 소원이었거든요.” 앤은 벽에 걸린 거울을 들여다보았어요. 빨간 머리에 주근깨투성이인 자기 얼굴이 거울에 비치자 속상했지만, 앤은 거울 속의 자신이 코델리아 공주라고 상상하며 자신을 위로했어요. 앤이 초록 지붕 집에 온 지 이 주일이 되었을 때, 린드 부인이 앤을 보려고 일부러 찾아왔어요. “여자아이를 데려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 깜짝 놀랐어요. 그 애를 다시 돌려보낼 생각은 없나요?” “우리는 그 애를 그냥 데리고 있기로 했어요. 오라버니가 그 애를 아주 귀여워하니까요. 그리고 나도 그 애가 그렇게 싫진 않아요. 아주 명랑한 아이라서 집안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니까요. 그 애를 보고 싶으실 텐데, 불러올까요?” 얼마 뒤, 앤이 활짝 웃으며 안으로 달려 들어왔어요. 옷은 고아원에서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고, 빨간 머리는 마구 헝클어져 볼품이 없어 보였어요. 린드 부인은 앤을 보자,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어요. “이 애는 아주 빼빼 마르고 못생겼군. 지금까지 주근깨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어머, 게다가 머리카락은 홍당무처럼 새빨갛구나.” 갑자기 앤은 얼굴을 붉히며 몸을 부르르 떨었어요. 그러더니 린드 부인에게 다가가 발을 구르며 소리쳤어요. “어떻게 저에게 주근깨투성이에 빨간 머리라고 흉볼 수 있어요? 아마 아주머니처럼 예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앤, 어른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당황한 마릴라가 소리쳤어요. 그러나 앤은 화를 참지 못하고 계속 대들었어요. “어쩌면 제가 듣는 데서 그런 말을 하시죠? 만약 아주머니가 그런 말을 들었다면 마음이 어떻겠어요? 뚱뚱하고 주책없다는 말을 들었다면 기분이 좋겠어요?” “원, 너같이 신경질적인 아이는 처음 보겠구나.” 린드 부인도 앤을 쏘아보며 소리쳤어요. “앤, 어서 네 방에 가 있거라.” 마릴라가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하자, 앤은 울음을 터뜨리며 문을 힘껏 닫고 나갔어요. “세상에, 저런 아이를 키우겠다고 하는 당신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군요.” 린드 부인은 몹시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어요. 하지만 마릴라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린드 부인, 전 아이들에게 얼굴이 잘생겼느니 못생겼느니 하고 말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나도 그 애를 잘 타이르겠지만, 당신도 그 애를 너그럽게 봐 줄 수도 있었잖아요? 그 애는 아직 예의범절을 몰라 그렇지만, 당신도 좀 지나쳤던 것 같아요.” “좋아요, 나도 이제부턴 말할 때 조심하지요. 하지만 마릴라, 당신도 그 애 때문에 속 좀 썩겠군요. 어쨌든 난 이렇게 창피를 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부인은 이렇게 말하고는 홱 돌아서서 나가 버렸어요. 마릴라는 기분이 좋지 않은 얼굴을 하고, 앤의 방으로 올라갔어요. 방에 들어가 보니, 앤은 침대에 엎드려 울고 있었어요. “앤, 내 말 좀 들어 봐.” 앤은 몸을 일으키며 고개를 돌렸어요. 앤의 얼굴은 눈물에 젖어 있었어요. “오늘 네가 한 짓이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니? 물론 린드 아주머니도 잘못했지만, 너도 어른에게 그렇게 대해선 안 돼. 그러니 넌 린드 아주머니에게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어야 해.” “그런 짓은 죽어도 못 하겠어요.” 앤은 버럭 화를 내며 말했어요. “어둡고 좁은 방에다 가두어 놓고 벌을 주신다고 하더라도 불평하지 않을 테지만, 린드 아주머니에게 사과하는 일만은 못 하겠어요.” “나도 그런 벌을 주는 걸 아주 싫어한다. 하지만 네 입으로 린드 부인에게 사과하겠다는 말을 할 때까지는 네 방에 있도록 해라.” “그럼 전 언제까지나 이 방에 있어야겠네요. 절대로 린드 아주머니에게 잘못했다고 빌지 않을 거니까요. 아주머니에겐 죄송하지만, 그런 사람에게 사과할 수 없어요.” “오늘 밤에 잘 생각해 보고 마음먹도록 해라.” 마릴라는 퉁명스럽게 한마디 하고 나가 버렸어요. 그날 저녁, 마릴라는 낮의 일을 매슈에게 이야기했어요. “그렇게 남의 일에 참견하길 좋아하는 여자는 망신을 당해도 괜찮아.” “그럼 오라버니는, 그 애가 한 짓이 잘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그런 건 아니지만. 물론 벌을 줘서 버릇을 고쳐 줘야만 할 거야. 그런데 먹을 건 좀 갖다줘야겠지?” “그건 염려 마세요. 식사는 제가 어김없이 갖다주겠지만, 린드 부인에게 사과하겠다고 하기 전엔 그 방에서 못 나오게 하겠어요.” 앤이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집 안은 종일 조용했어요. 그리고 끼니때마다 마릴라가 음식을 날랐지만, 앤은 조금도 먹지 않았어요. 매슈는 앤이 아무것도 먹지 않자, 몹시 걱정되었어요. 그날 저녁, 마릴라가 목장으로 나가는 것을 본 매슈는 앤의 방으로 갔어요. 매슈는 문을 두드린 뒤, 조용히 문을 열었어요. 앤은 창문 앞에서 멍하니 밖을 내다보고 있었어요. 그런 모습이 매슈에게는 몹시 애처롭게 보였어요. 매슈는 앤 옆으로 슬며시 다가가며 조용히 물었어요. “앤, 너 괜찮니?” “좀 서글픈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잘 견디고 있어요. 상상하고 있으면 시간이 빨리 지나가거든요.” “앤, 차라리 마릴라의 말을 듣는 게 좋지 않을까? 마릴라는 한번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꼭 하는 사람이거든.” “저에게 린드 아주머니에게 사과하라는 거예요?” “그렇지, 그저 잘못했다고만 하면 돼.” “어제저녁엔 정말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지만, 지금은 저도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사실 린드 아주머니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지만, 아저씨가 원하시는 일이라면 기꺼이 하겠어요.” “잘 생각했다. 네가 아래층에 내려오지 않아서 난 몹시 쓸쓸했단다.” “마릴라 아주머니가 돌아오면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고, 린드 아주머니를 찾아가겠어요.” 얼마 뒤, 마릴라가 목장에서 돌아오자, 앤은 아래층으로 내려와 마릴라를 불렀어요. “마릴라 아주머니! 제가 버릇없이 말한 건 잘못했어요. 린드 아주머니를 찾아가 용서를 빌겠어요.” “잘 생각했다. 우유를 다 짜고 난 뒤, 내가 린드 아주머니께 데려다주마.” 앤이 계속 고집을 부리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던 마릴라는 그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어요. 잠시 뒤, 마릴라는 앤을 데리고 린드 부인 집으로 갔어요. 그러나 길을 걸어가면서도 앤은 아무 말이 없었어요. “앤,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니?” “린드 아주머니께 어떻게 용서를 빌까 생각하고 있어요.” 린드 부인은 부엌 창가에서 뜨개질하고 있었어요. “아주머니,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머리가 빨갛고, 얼굴은 주근깨투성이라고 하신 아주머니 말씀은 모두 사실이에요. 제가 그런 걸 가지고 화를 낸 건 좀 지나쳤다고 생각해요. 아주머니, 절 용서해 주세요. 만약 아주머니께서 용서해 주시지 않는다면, 전 제 잘못을 영원히 씻을 수 없을 거예요.” 앤의 태도로 보아 진심임을 알 수 있었어요. “앤, 어서 일어나렴.” 주책이 좀 없기는 하지만, 친절하고 마음씨 좋은 린드 부인은 쉽게 노여움을 풀었어요. 마릴라가 집을 나서자, 앤도 뒤를 따라나섰어요. “마릴라 아주머니, 저 사과를 잘한 거죠?” “그래, 잘했다. 화를 내지 않도록 조심하고.” “다른 건 몰라도, 남들이 제 빨간 머리카락에 대해 흉볼 땐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요.” “너무 생김새에만 신경 쓰지 않도록 해라. 행동이 훌륭한 사람은 외모도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야.” “전에도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있지만, 전 그래도 제 머리카락만큼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아요.” 두 사람이 집 가까운 오솔길에 접어들었을 땐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고, 집마다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어요. 앤은 갑자기 조그만 손으로 마릴라의 손을 잡았어요. “아주머니, 집으로 돌아간다는 게 정말 행복해요. 전 벌써 초록 지붕 집을 사랑하게 됐어요.” 마릴라는 그런 앤이 무척 사랑스럽게 여겨졌어요. 다음 날, 앤은 세 벌의 옷을 침대 위에 펴 놓고 시무룩한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마릴라가 만들어 준 옷들은 모두 똑같은 모양이었어요. “앤, 넌 이 옷이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구나?” 마릴라가 묻자, 앤은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예쁘지 않아요.” “난 너에게 예쁜 옷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허영심 따위는 키워 주고 싶지 않아. 이건 모두 실용적인 옷들이야. 푸른색과 황갈색 옷은 학교 갈 때 입고, 비단옷은 교회와 주일 학교에 나갈 때 입도록 해라.” “물론 무척 고마워요. 하지만 이 옷 중에서 하나만이라도 주름진 소매로 만들어 주셨더라면 더욱 고맙게 여겼을 거예요.” “여러 말 말고 어서 이 옷들을 옷장에 걸어 두렴.” 마릴라는 퉁명스럽게 한마디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어요. 이튿날 아침, 마릴라는 몸이 좋지 않아 앤을 데리고 주일 학교에 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앤에게 린드 부인을 찾아가 대신 데리고 가 달라고 부탁하도록 했어요. 앤은 비단옷을 입고 모자를 쓴 채 집을 나섰어요. 모자에도 역시 아무런 장식이 없었어요. 앤은 꽃이나 리본으로 장식된 모자를 썼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며 좁은 오솔길을 걸어갔어요. 그때 길가에 갖가지 꽃들이 피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어요. 앤은 그 꽃들을 꺾어 모자를 요란스럽게 장식했어요. 그러고는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갔어요. 하지만 린드 부인이 집에 없어서 앤은 혼자 교회로 갔어요. 앤이 요란한 장식을 하고 교회 안으로 들어서자, 소녀들은 신기한 듯이 바라보며 자기들끼리 수군거렸어요. 앤은 공부가 끝나자마자 곧장 집으로 달려왔어요. 그리고 모자에 장식했던 꽃은 떼어서 길에 버렸고요. 그다음 주 금요일이 되어서야 마릴라는 린드 부인으로부터 앤이 꽃으로 장식한 모자를 쓰고 주일 학교에 갔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앤, 너 모자에 꽃을 잔뜩 꽂고 교회에 갔었다지? 어쩜 그렇게도 못난 짓을 했니?” “옷에다 꽃을 꽂고 있는 아이들도 많이 있었어요. 옷에다 꽂는 거나, 모자에다 꽂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말대꾸하면 못써요. 린드 아주머니는 너의 그런 꼴을 보고 깜짝 놀라셨단다. 모두 내가 교양이 없어서 널 그 꼴로 교회에 보냈다고 생각할 게 아니냐?” “죄송해요, 아주머니가 곤란해지실 줄은 몰랐어요. 제 잘못으로 인해서 아주머니가 애들 교육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란 말을 들어선 안 되는데 말이에요.” 이렇게 말하는 앤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있었어요. 마릴라는 앤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었어요. “넌 단지 남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행동하면 돼. 이젠 그만 울음을 그치렴. 참, 너한테 반가운 소식이 있어. 다이애나가 돌아왔단다. 지금 배리 부인을 만나러 가려고 하는데, 너도 같이 가서 다이애나를 만나 보지 않겠니?” “네, 저도 가겠어요. 하지만 다이애나가 절 보고 실망하면 어떡하지요?” “그런 건 염려할 것 없다. 다이애나는 틀림없이 너를 좋아할 거야.” 친구 다이애나. 마릴라가 부엌문을 두드리자, 배리 부인이 나왔어요. 배리 부인은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눈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서 오세요. 이 애가 바로 댁에서 데리고 있는 소녀로군요.” “네, 이름은 앤 셜리라고 하지요.” 배리 부인은 앤과 악수를 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물었어요. “그래, 앤. 잘 지내고 있니?” “네, 잘 지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그때, 다이애나가 배리 부인 옆에 다가왔어요. 배리 부인은 앤에게 자기 딸을 소개했어요. “앤, 우리 딸 다이애나란다.” 앤과 다이애나는 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었어요. 그러다가 앤이 먼저 미소를 띠며 말했어요. “다이애나, 앞으로 잘 지내자. 난 네가 날 싫어하면 어쩌나 하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앤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자, 다이애나도 수줍어하며 앤의 손을 잡았어요. 배리 부인은 딸에게 앤과 함께 마당에 나가 놀도록 했어요. 마당으로 나온 앤과 다이애나는 서로 부끄러워하며 바라보고만 있었어요. 그러다가 앤이 먼저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다이애나, 내 친구가 되어 주겠니?” “응, 사실 난 너를 만나 정말 기뻐. 이곳엔 나와 함께 놀아 줄 친구가 하나도 없었거든.” “그럼, 됐어. 다이애나, 언제까지나 내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다고 맹세할 수 있겠니?” “맹세는 어떻게 하는 건데?” 앤은 다이애나의 손을 잡으며 말했어요. “해와 달이 떠 있는 한, 내 소중한 친구 다이애나에게 진실할 것을 맹세한다.” 이어서 다이애나도 웃으며 앤처럼 말했어요. 그리하여 둘은 오래도록 친구가 될 것을 맹세했어요. 마릴라와 앤이 집에 돌아오니, 매슈가 돌아와 있었어요. 매슈는 종이봉투를 꺼내 슬그머니 앤 앞에 내밀었어요. “네가 초콜릿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좀 사 왔지.” 마릴라는 앤을 힐끗 보고 나서 매슈에게 말했어요. “이런 건 건강에 좋지 않아요. 차라리 박하사탕을 사다 줬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요.” 그러나 앤은 기뻐하며 말했어요. “이걸 반쯤 나누어서 다이애나에게 갖다줘도 되겠죠? 다이애나에게 무언가 줄 게 있다고 생각하니 참 기뻐요. 그럼, 나머지는 더 맛있을 거예요.” 앤은 곧 종이봉투를 들고 자기 방으로 올라갔어요. “앤이 인색하지 않아 참 다행이에요.” 앤이 방으로 올라가자, 마릴라는 매슈를 돌아보며 말했어요. 9월이 되면서 앤은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앤은 아침마다 다이애나와 함께 아름다운 오솔길을 지나 에이번리의 학교까지 걸어 다녔어요. 앤은 아침마다 학교에 가는 길이 무척 즐거웠고, 학교도 꽤 마음에 들었어요. 학교에 다닌 지 삼 주일이 되기 전까지는요. 어느 날, 학교에 가는 길에 다이애나가 말했어요. 오늘은 아마 길버트 블라이드가 학교에 나올 거야. 그 앤 여름 동안 사촌 집에 있다가 지난 토요일에 돌아왔대. 아주 멋있는 아이인데,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여자애들을 놀려 대는 장난꾸러기라는 거야. 그 아이는 지금까지 줄곧 1등만 해 왔어. 나이는 열네 살이지만, 아직 4학년이야. 사 년 전, 그 애 아버지가 병이 들어 요양하러 갔을 때 그 애도 같이 따라갔었어. 그동안 공부를 못 했으니, 이제는 아마 1등을 못 할 거야. “나이도 많은 애가 꼬마들 가운데 끼어 1등을 했다고 해서 자랑스러울 건 없잖아?” 학교에서 수업 시간이 되었을 때, 다이애나는 옆자리에 앉은 앤에게 이렇게 속삭였어요. “저쪽 창 옆에 앉아 있는 아이가 길버트 블라이드야. 좀 봐, 아주 잘생겼지?" 앤은 그쪽으로 눈길을 돌렸어요. 길버트는 키가 컸으며, 갈색 곱슬머리를 하고 있었어요. 그때 길버트는 자기 앞에 앉아 있는 루비의 땋은 머리카락을 의자 등받이에 핀으로 꽂느라고 정신이 없었어요. 잠시 뒤, 루비는 필립스 선생님에게 무언가를 질문하려고 일어나다가 비명을 지르며 다시 주저앉고 말았어요. “루비, 너 지금 내게 장난하는 거니?” 필립스 선생님이 화를 내자, 루비는 그만 울음을 터뜨렸어요. 길버트는 재빨리 핀을 뽑아 감추고는, 책을 들여다보는 척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진짜 소동은 오후 수업 시간에 일어났어요. 길버트는 앤이 자기 쪽을 보게 하려고 했지만, 앤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어요. 그때 앤은 턱을 괸 채 끝없는 상상을 하고 있었거든요. 길버트는 아무리 애를 써도 앤이 자기 쪽을 쳐다보지 않자, 앤의 머리카락 끄트머리를 잡고 소곤거렸어요. “홍당무, 홍당무!” 앤은 길버트가 자기의 머리카락을 놀리자, 분함을 참지 못해 벌떡 일어났어요. 길버트를 노려보던 앤은 눈물을 글썽이며 소리쳤어요. “왜 비겁하게 이따위 장난을 하는 거지?” 앤은 석판으로 길버트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어요. 느닷없는 앤의 행동에 모두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필립스 선생님은 성큼성큼 걸어와 앤에게 화난 목소리로 말했어요. “앤 셜리, 이게 무슨 짓이냐?” 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어요. 많은 학생 앞에서 자기가 ‘홍당무’라고 놀림당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수업 시간에 이렇게 난폭한 짓을 하다니, 참 유감이다. 앤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교실 앞에 나와 서 있어라.” 앤은 시무룩한 얼굴로 필립스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했어요. 앤은 오후 수업이 끝날 때까지 교실 앞에 서 있다가 수업이 끝나자마자 책가방을 들고 교실 밖으로 뛰어나갔어요. 길버트가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미안한 목소리로 앤에게 말했어요. “앤 셜리,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 줘.” 하지만 앤은 길버트를 밀치고 나가 버렸어요. 그날도 앤은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다이애나와 함께 오솔길을 걸어갔어요. “난 절대로 길버트 블라이드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필립스 선생님도 왜 나만 꾸짖는지 모르겠어.” 앤이 화가 난 목소리로 말하자 다이애나가 말했어요. “길버트가 네 머리카락을 가지고 놀린 건 신경 쓰지 마. 그 애는 너뿐 아니라 다른 여자아이들도 그렇게 놀린다니까! 내 머리카락을 보고도 까마귀 같다고 얼마나 놀렸었는데. 게다가 길버트는 그런 짓을 하고도 잘못했다고 사과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 “까마귀라고 놀리는 것과 홍당무라고 놀리는 건 달라. 길버트 블라이드는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날 모욕했어.” 그 사건이 일어나고 며칠이 지난 뒤였어요. 학생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가문비나무 숲에서 뛰어놀곤 했어요. 학생들은 필립스 선생님이 하숙하는 집을 지켜보고 있다가, 필립스 선생님이 나타나면 학교로 뛰어갔어요. 그러나 길을 돌아가야 했으므로 필립스 선생님보다 교실에 늦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말했어요. “내가 교실에 들어오기 전에 모두 제자리에 앉아 있도록 해요.” 다음 날 점심시간에도 학생들은 가문비나무 숲에서 숨바꼭질하다가, 필립스 선생님의 모습이 보이자 헐레벌떡 교실로 달려갔어요. 앤은 양지바른 곳에 혼자 앉아, 화환을 쓰고 조용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선생님이 나타난 것을 제일 늦게 알게 된 앤과 나무 위에서 놀던 사내아이들은 헐레벌떡 교실에 들어갔어요. 필립스 선생님은 늦게 들어온 학생들을 모두 혼내기가 귀찮아 화환을 쓰고 있는 앤만 불러내어 꾸짖기로 했어요. 앤은 머리에 화환을 쓰고 있다는 것을 깜빡 잊은 채 숨을 헐떡거리며 자리에 앉아 있었거든요. “앤 셜리, 넌 사내아이들과 함께 노는 걸 좋아하는 것 같으니, 오늘은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 머리에 쓰고 있는 화환을 벗고 길버트 옆에 앉아라.” 다이애나는 앤이 가엾은 생각이 들어 머리의 화환을 벗겨 주고 손을 꼭 잡았어요. 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필립스 선생님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앤, 내가 하는 말이 안 들리냐?” 앤은 필립스 선생님으로부터 무뚝뚝한 말을 듣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어요. 필립스 선생님이 다시 큰 소리로 이야기하자, 결국 앤은 길버트 옆자리로 가서 얼굴을 책상에 묻고 엎드렸어요. 길버트는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는 척하다가, 선생님이 보지 않는 틈을 타서 하트 모양 사탕을 앤의 얼굴 밑으로 슬며시 밀어 넣었어요. 앤은 그것을 집어 마룻바닥에 버린 다음, 발로 짓밟아 버렸어요. 그러고는 다시 책상에 얼굴을 묻은 채 엎드려 있었어요. 수업이 끝난 뒤, 앤은 책상 속에 들어 있던 물건들을 모조리 꺼내어 책가방에 넣고 교실을 나섰어요. “앤, 그걸 왜 전부 책가방에 넣니?” “난 이제 다시는 이런 학교에 나오지 않을 거야.” 앤은 퉁명스럽게 대답했어요. “그게 무슨 소리니? 그럼 나는 어떻게 해? 네가 없으면 선생님은 내 옆자리에 얄미운 거티 파이를 앉힐 거야.” “다이애나, 난 네가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들어줄 수 있어. 하지만 이번 일만은 안 되겠어.” 다이애나는 울며불며 앤에게 애원했지만, 좀처럼 앤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어요. 집으로 돌아온 앤은 마릴라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다시는 학교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어요. “그런 일로 학교에 안 나가겠다는 거냐?” “아주머니는 이해하지 못하실 거예요. 전 결코 잊을 수 없는 모욕을 당했다고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내일 학교에 나가거라.” “전 학교에 안 가겠어요. 집에서도 공부할 수 있고, 또 착한 아이도 될 수 있어요.” 마릴라는 앤의 고집이 대단한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더는 말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으리라고 생각했어요. 이럴 때는 린드 부인을 찾아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좋으리라 생각하고, 마릴라는 린드 부인을 찾아갔어요. 저녁 무렵 마릴라가 찾아갔을 때, 린드 부인은 이미 그녀가 무엇 때문에 찾아왔는지를 모두 알고 있었어요. 린드 부인은 틸리라는 아이로부터 이미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앤이 학교에 다니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내 생각으로는 당분간 그 애를 내버려 두는 게 좋겠어요. 그리고 오늘 일은 필립스 선생님이 좀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벌을 주려면 다른 아이들도 같이 벌을 줘야지, 왜 앤에게만 벌을 줬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아이들도 앤이 억울할 거라고 말하더군요. “앤을 집에 있게 하는 편이 낫다는 말이에요?” “앤이 원할 때까지는 학교 가라는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두고 보세요. 일주일쯤 지나면 아마 그 애 입에서 다시 학교에 다니겠다는 말이 나올 테니까요.” 마릴라는 린드 부인의 충고를 그대로 받아들여, 앤에게 학교에 나가라는 말은 입 밖에 내지 않았어요. 이상한 딸기주스. 10월이 되자, 초록 지붕 집은 참으로 아름다웠어요. 자작나무 숲은 황금빛으로 물들었고, 과수원 뒤쪽의 단풍나무도 빨갛게 변했어요. 어느 토요일 아침, 밖에 나갔던 앤은 단풍이 곱게 물든 나뭇가지를 꺾어 들고 집으로 들어오며 소리쳤어요. “아주머니, 이 아름다운 단풍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려요. 저 단풍들을 모두 모아서 제 방에다 꽂아 두고 싶어요.” “하지만 계단에 나뭇잎이 떨어지게 해선 안 된다. 난 오늘 낮에 후원회 모임이 있어 나가는데, 좀 늦을 거다. 그러니 아저씨의 저녁상은 네가 차리도록 해라. 그리고 낮에는 다이애나를 불러 함께 차를 마셔도 좋다.” 마릴라가 이렇게 말하자, 앤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어요. “정말 그래도 되나요? 너무너무 행복해요! 그런데 저 장미꽃 무늬가 있는 찻잔을 써도 괜찮을까요?” “그건 특별한 날에만 쓰기로 한 거니까 절대로 안 된다. 그 대신 찬장에 있는 작은 찻잔을 꺼내 써라. 체리 설탕 조림은 작은 항아리에 들어 있어. 과일 케이크와 과자도 먹으렴. 두 번째 선반에 딸기주스도 있으니 먹도록 해라.” 마릴라는 이렇게 말한 다음 밖으로 나갔어요. 앤은 곧장 다이애나에게 달려갔어요. “다이애나, 아주머니는 마음씨가 참 좋아. 우리 집에 와서 함께 차를 마셔도 좋다고 하셨어.” 둘은 과수원에서 한참을 놀다가 집으로 들어갔어요. “다이애나, 목마른데 딸기주스 마실래?” 앤은 찬장에서 딸기주스를 찾았어요. 한참 딸기주스를 찾던 앤은 맨 위에 있는 병을 발견하고, 컵과 함께 식탁 위에 올려놓았어요. 다이애나는 주스를 컵에 가득 따라 몇 모금 마셨어요. “참 맛있다, 난 딸기주스가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어.” “맛있다니 다행이야. 난 잠시 부엌에 가서 불을 보고 올게.” 다이애나는 주스를 이미 두 컵이나 마셨지만, 부엌에서 돌아온 앤이 다시 한 컵을 따라 주자 또 마셨어요. “이렇게 맛있는 딸기주스는 아직 먹어 본 적이 없어. 린드 아주머니네 것도 맛있지만, 이건 더 맛있는데?” “마릴라 아주머니의 요리 솜씨는 누구나 알아주거든. 아주머니는 나에게도 요리하는 법을 가르쳐 주려 하지만, 여간 어려운 게 아니야. 다이애나, 너 갑자기 왜 그러니?” 열심히 재잘거리던 앤은 깜짝 놀랐어요. 다이애나가 일어서려다가 털썩 주저앉아 버렸거든요. “나,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 아무래도 집에 가야겠어.” “다이애나, 차는 마시고 가야 할 게 아니야?” “어. 어지러워서 그래.” 다이애나는 이리저리 비틀거리며 혀 꼬부라진 소리로 말했어요. 앤은 다이애나를 부축하여 집까지 데려다주었어요. 일요일인 다음 날은 아침부터 줄기차게 비가 내렸어요. 월요일에 날이 개자, 마릴라는 앤을 린드 부인에게 심부름 보냈어요. 그런데 심부름을 하고 돌아온 앤은 어찌 된 일인지 부엌으로 뛰어 들어와 소파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어 댔어요. “앤, 왜 무슨 일이니?” 한동안 울기만 하던 앤은 슬픈 얼굴을 하고 일어났어요. 오늘 린드 아주머니가 배리 아주머니한테 갔더니 몹시 화를 내시더래요. 제가 일요일에 다이애나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해서 집으로 돌려보냈다는 거예요. 그래서 배리 아주머니는 제가 몹시 나쁜 아이라며, 앞으로 다이애나와 놀지도 못하게 할 거라고 말씀하셨대요. 전 이제 어쩜 좋아요? 앤의 말을 들은 마릴라는 어이가 없었어요. “그날 다이애나에게 뭘 마시게 했니?” “딸기주스요, 딸기주스가 취하게 할 줄은 정말 몰랐어요.” “나 참, 기가 막혀서.” 마릴라는 중얼거리며 찬장이 있는 곳으로 갔어요. 그제야 마릴라는 찬장에 있던 병에 든 것은 포도주였으며, 딸기주스 병은 지하실에 있다는 것을 생각해 냈어요. 마릴라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고 얼굴을 찡그렸어요. “앤, 넌 소란을 일으키는 데는 재주가 있구나. 다이애나에게 마시게 한 건 딸기주스가 아니라 포도주였어. 넌 그것도 몰랐었니?” “전 마시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틀림없이 딸기주스인 줄로만 알았어요. 다이애나는 집에 돌아가자마자 잠들어 버렸나 봐요. 배리 아주머니는 잠자고 있는 다이애나가 숨 쉴 때 나는 냄새를 맡고 그 사실을 알았대요.” “자, 앤. 이제 그만 울음을 그쳐라. 네가 나쁜 짓을 한 건 아니니까.” “하지만 울지 않을 수 없잖아요? 전 이제 다이애나하고 영원히 멀어졌어요.” “내가 배리 부인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해 주마.” 오후에 다이애나 집에 다녀온 마릴라는 몹시 화나 있었어요. “그렇게 고집 센 여자는 정말 처음이야. 난 네가 모르고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지만, 어디 믿어 줘야 말이지.” 마릴라의 말을 들은 앤은 벌떡 일어서 문을 열고 나가 오솔길을 걸어갔어요. 그리고 가문비나무 숲을 지나, 다이애나의 집으로 갔어요. 앤이 노크를 하자, 배리 부인이 문을 열었어요. 배리 부인은 앤을 보자, 쌀쌀맞은 표정으로 물었어요. “무슨 일로 왔니?” “아주머니, 절 용서해 주세요. 전 다이애나를 취하게 할 마음이 조금도 없었어요. 그저 주스인 줄로만 알고 마시게 했던 거예요. 다이애나는 제게 단 하나뿐인 친구예요. 제발 다이애나와 다시 놀게 해 주세요.” 앤이 애원했지만, 배리 부인은 딱 잘라 말했어요. “아무리 그래도 넌 다이애나와 어울리지 않는 아이 같으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럼, 다이애나에게 작별 인사라도 하고 싶으니, 꼭 한 번만 만나게 해 주세요. 네?” “다이애나는 아버지를 따라 카모디에 갔다.” 배리 부인이 문을 쾅 닫아 버리자, 앤은 어쩔 수 없이 눈물을 흘리며 초록 지붕 집으로 돌아왔어요. 영원한 친구. 다음 날 오후, 앤은 샘가에서 자기를 바라보며 손짓을 하는 다이애나를 발견하고, 곧장 달려갔어요. 그러나 앤은 창백한 다이애나의 얼굴을 보고 실망을 금할 수 없었어요. “너희 어머니 마음이 아직 풀리지 않은 모양이로구나?” “그래, 다시는 너하고 만나지 말라고 하셨어. 내가 앤이 잘못한 게 아니라고 했지만, 믿어 주시지 않아. 며칠을 졸라 겨우 너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거야.” “다이애나, 절대로 날 잊지 않겠다고 맹세해 주겠니?” “물론 굳게 맹세하겠어. 그리고 다른 친구는 사귀지도 않을 거야. 어떤 사람이든 너만큼 사랑할 수는 없을 테니까.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을 거야.” 다이애나는 이렇게 다짐했어요. 앤도 엄숙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며 말했어요. “나도 언제까지나 널 사랑할 테야. 우리가 작별하는 지금, 오래도록 기념이 될 수 있도록 네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 주지 않겠니?” “하지만 가위 같은 게 없잖아?” 다이애나는 슬픔이 복받쳐 눈물을 닦으며 말했어요. “마침 바느질 가위가 내 앞치마 주머니에 들어 있어.” 앤은 가위를 꺼내 다이애나의 곱슬머리를 조금 잘랐어요. “이젠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난 언제까지나 너에게 충실할 거야.” 다음 월요일 아침, 앤은 책을 담은 바구니를 들고 방에서 나왔어요. 마릴라는 그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다시 학교에 나가려고요. 이제 저에게 남은 거라고는 학교뿐이니까요.” “그래, 잘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공부나 열심히 해라. 또 괜한 말썽 부리지 말고.” 마릴라는 매우 기뻤지만, 겉으로 나타내지는 않았어요. 앤이 다시 학교에 나가자, 학생들 모두 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어요. 앤은 다시 학교에 나가면서부터 말썽을 부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필립스 선생님과도 잘 지냈어요. 하지만 앤은 길버트와는 여전히 상대도 하지 않으려 했어요. 공부하는 데 있어서도 앤은 길버트에게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했고요. 두 사람은 서로 지지 않으려고 경쟁했으므로, 1등은 언제나 앤과 길버트 사이를 오갔어요. 이렇게 실력이 좋아지게 되자, 앤과 길버트 모두 5학년으로 올라가 기하, 프랑스어, 라틴어 등을 배우게 되었어요. 그중에서 기하는 앤에게 참으로 어렵고 따분한 과목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총리가 프린스에드워드섬에 와서 연설을 한다고 하여 마릴라는 린드 부인과 함께 연설을 들으러 가고, 집에 매슈와 앤만 남게 되었어요. 매슈는 소파 위에다 잡지를 펴 놓은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앤은 책상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어요. “아저씨도 학교에서 기하 공부를 해 보셨어요?” 졸고 있던 매슈는 깜짝 놀라서 고개를 번쩍 쳐들었어요. “응. 아니야, 배우지 않았어.” “하신 적이 있었더라면 절 동정하실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이건 정말 골치가 아파요.” “설마 그럴 리가 있겠니? 너는 뭐든지 척척 잘 해내지 않니? 지난주에 내가 필립스 선생님을 만났을 때, 네가 학교에서 제일 똑똑한 아이라고 칭찬하더라.” “선생님이 문제를 너무 자주 바꾸거든요. 아저씨, 지하실에 가서 사과 좀 꺼내 와도 돼요?” “그러려무나, 앤. 나도 먹고 싶구나.” 매슈는 사과를 먹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앤의 부탁이었으므로 망설이지 않고 들어주었어요. 앤은 지하실로 내려가 사과를 접시에 담은 뒤, 사닥다리를 타고 올라왔어요. 그때, 갑자기 다이애나가 부엌으로 뛰어 들어왔어요. 너무나 뜻밖의 일에, 앤은 사과 접시를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다이애나, 네가 어쩐 일이니?” “앤, 큰일 났어. 빨리 우리 집에 좀 가 봐. 미니 메이가 후두염에 걸려 몹시 앓고 있어.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외출하셨기 때문에 의사를 불러올 사람이 없어.” 다이애나는 겁에 질려 울기 시작했어요. “울지 마, 다이애나. 난 해먼드 아저씨 댁에서 아이들을 돌보아서 후두염에 걸렸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 두 소녀는 서로 손을 잡고, 들판을 달려갔어요. 다이애나의 세 살 된 동생 미니 메이는 몹시 힘겨워 보였어요. 앤은 아주 익숙한 솜씨로 미니 메이를 돌보기 시작했어요. “미니 메이의 병은 확실히 후두염인데,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 우선 뜨거운 물을 준비하고, 난로에 장작을 많이 지펴 줘. 난 미니 메이에게 약을 먹일게.” 다이애나와 심부름하는 메리는 앤이 시키는 대로 했어요. 앤은 미니 메이에게 억지로 약을 몇 모금 먹였어요. 매슈가 의사를 데리고 왔을 때는 벌써 새벽 3시였어요. 미니 메이는 편안히 잠을 자고 있었어요. 아침이 되자, 앤은 매슈와 함께 마차로 집에 돌아왔어요. 앤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곧 잠자리에 들었어요. 그리고 오후가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어요. 앤이 부엌으로 내려오니, 마릴라는 뜨개질을 하고 있었어요. “일어났구나. 어젯밤 이야기는 오라버니한테 들어서 잘 알고 있다. 네가 응급 치료법을 알고 있었으니 정말 다행이지 뭐니?” 앤이 식사를 마치고 나자, 마릴라는 다시 말했어요. 낮에 배리 부인이 널 만나고 싶다고 찾아왔더라. 그러나 네가 깊이 잠들어 있어서 깨우지 않았단다. 부인은 미니 메이의 목숨을 살려 준 게 바로 너라고 하더구나. 지난번 포도주 사건은 자기가 오해했다고 하면서, 다시 다이애나와 친하게 지내 줬으면 좋겠다고 하더구나. 오후에 다이애나를 보러 가렴. 앤, 너무 흥분하지 말고. 앤은 기뻐서 하늘에라도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아주머니, 저 지금 가도 돼요?” “그래, 어서 다녀오려무나.” 앤은 코트도 입지 않은 채 밖으로 뛰어나갔어요. 마릴라는 웃음을 띠고 앤이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보았어요. 얼마 뒤, 앤은 행복한 얼굴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주머니, 전 너무 행복해요. 배리 아주머니는 저에게 입을 맞추고 사과까지 하셨어요.” 아주 오랜만에, 앤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졌어요. 뜻밖의 실수. 초여름이 되었을 때, 필립스 선생님은 에이번리 학교를 떠나게 되었어요. 그리고 에이번리 마을에서 오랫동안 목사 일을 맡고 있던 벤틀리 목사님도 마을을 떠났어요. 벤틀리 목사님이 떠나자, 앨런 목사님이 새로 왔어요. 앨런 목사님은 젊고 명랑했으며, 그의 부인도 무척 상냥하고 다정했어요. 앤은 곧 앨런 부인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어요. “앨런 부인은 주일 학교에서 우리 반을 맡고 계세요. 앨런 부인은 웃을 때 더 예쁘게 보여요. 그래서 저는 그분에게 자꾸만 마음이 끌려요.” “우리도 목사님 부부를 초대해서 차를 대접해야겠다. 다른 집에는 거의 다녀가신 모양이더라. 다음 주 수요일이 좋겠구나.” “그럼, 아주머니, 제가 케이크를 만들어도 될까요?” “그렇게 하렴.” 마릴라는 기꺼이 허락해 주었어요. 수요일 아침에 앤은 다른 때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났어요. 감기에 걸리기는 했지만, 케이크를 만들겠다는 마음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오븐에 반죽한 것을 넣고 난 뒤, 앤은 말했어요. “아주머니, 케이크가 잘 부풀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앤이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케이크는 잘 구워졌고, 먹음직스러워 보였어요. 오후가 되어 앨런 목사님 부부가 초록 지붕 집을 방문하자, 모두 함께 식사를 하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그리고 식사가 끝나자, 마침내 앤이 만든 케이크가 나왔어요. 마릴라는 앨런 부인에게 케이크를 권했어요. “이건 앤이 부인을 위해 특별히 만든 거랍니다.” 앨런 부인은 미소를 지으며 케이크를 한 입 먹었어요. 그런데 케이크를 먹은 앨런 부인이 묘한 표정을 지었어요. 마릴라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얼른 케이크를 먹어 보았어요. “앤, 이 케이크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구나. 향료는 뭘 썼니?” “뭐, 뭐가 잘못됐나요?” 케이크를 먹어 본 앤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전, 틀림없이 바닐라를 썼는데.” “네가 쓴 바닐라병을 가지고 와 봐라.” 앤은 부엌으로 뛰어가, 조그만 병을 가지고 왔어요. 병 안에는 갈색의 액체가 조금 남아 있었고, 겉에는 바닐라의 상표가 붙어 있었어요. 마릴라는 병마개를 열고 냄새를 맡아 보았어요. “어머나, 이건 상처에 바르는 약이로구나! 지난주에 내가 약병을 깨뜨려서, 나머지 약을 바닐라 병에 넣어 두었던 거야. 내가 너에게 미리 말해 주지 않았으니, 내 잘못도 있구나. 하지만 앤, 넌 냄새도 맡아 보지 않았니?” “전 감기에 걸려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어요.” 앤은 이렇게 말하고, 자기 방으로 뛰어가 흐느껴 울었어요. 잠시 뒤, 마릴라가 방으로 들어오자, 앤은 얼굴도 들지 않고 말했어요. “아주머니, 전 영원히 씻지 못할 실수를 저질렀어요. 이 소문은 에이번리 마을에 퍼지게 되고, 오래도록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거예요. 도저히 앨런 부인의 얼굴을 뵐 수가 없어요. 제가 일부러 약을 넣은 건 아니라고, 앨런 부인에게 대신 말씀해 주시지 않겠어요?” “그보다 네가 직접 앨런 부인에게 말씀드리는 게 어떻겠니?” 마릴라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앤이 고개를 들어 보니, 앨런 부인이 침대 옆에 서서 앤을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어요. “앤, 누구라도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가지고 뭘 그리 걱정하니?” “전 정말 부인께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어요.” “알다마다. 난 네 따뜻한 마음씨를 고맙게 여기고 있어. 이제 울음을 그치고, 내게 정원을 구경시켜 주지 않겠니?” 그제야 앤은 마음을 조금 가라앉힐 수 있었어요. 필립스 선생님이 떠난 에이번리의 학교에는 스테이시라는 여자 선생님이 새로 오게 되었어요. 스테이시 선생님은 성격이 명랑하고 다정했으므로, 앤도 스테이시 선생님을 존경하고 잘 따랐어요. 늦가을이 되자, 스테이시 선생님은 크리스마스 때 음악회를 열어, 거기서 생긴 돈으로 국기를 만들자고 했어요. 학생들은 그 뜻에 찬성하여 열심히 노래 연습을 했어요. 앤은 누구보다도 열심이었어요. 어느 날, 학생들은 초록 지붕 집에 모여 노래를 연습했어요. 마침 집에 돌아온 매슈는 노래를 연습하는 학생들을 보고 마음이 울적해졌어요. 학생들 가운데서 앤의 옷차림이 가장 초라해 보였거든요. 매슈는 앤에게 옷을 한 벌 사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날이 새자마자 시장으로 갔어요. 그러나 매슈는 다른 사람들 앞에 서면 말을 잘 못했기 때문에, 옷의 모양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어요. 결국, 매슈는 옷은 사지 못하고 흑설탕만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매슈는 마릴라에게 이 일을 의논하려다가, 잔소리를 들을 것 같아 망설였어요. 한참을 고민하던 매슈는 린드 부인을 찾아갔어요. 매슈가 찾아온 용건을 말하자, 린드 부인은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대답했어요. “앤에게 옷을 사 주시겠단 말씀이군요? 하지만 옷을 사는 것보다 제가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전 바느질하는 걸 좋아하니까 부담스러워하지 마세요. 제 조카 제니 몸에 맞게 하면 아마 앤에게도 맞을 거예요. 둘은 체격이 비슷하니까요.” “이거 참,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저어, 저어. 소매 모양은 요즘 유행하는 식으로 만들어 주실 수 없을까요?” “소매를 불룩하게 만들어 달라는 말씀이지요? 염려 마세요, 최신 유행으로 만들어 드릴 테니까요.” 매슈는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이 주일 뒤, 린드 부인이 새 옷을 가지고 왔어요. 마릴라는 퉁명스럽게 말했어요. “이번 가을에 제가 세 벌이나 옷을 만들어 줬으니, 이젠 더 필요 없을 거예요. 그렇게 하다 보면 앤의 허영심만 키워 주게 되니까요. 아무튼 앤은 이런 소매 달린 옷을 입고 싶어 했는데, 이젠 만족하겠군요.” 며칠 뒤, 크리스마스 아침이 되었어요. 앤은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아래층으로 내려왔어요. “아주머니, 메리 크리스마스! 아저씨, 메리 크리스마스!” 매슈는 상자 속에 든 옷을 꺼내어 앤에게 내밀었어요. “앤, 이건 너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앤은 옷을 받아 들자, 잠시 할 말을 잊고 있었어요. “어머나, 매슈 아저씨. 이렇게 아름다운 옷은 처음 봤어요. 아저씨께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앤은 마냥 들떠서 아침 식사를 하는 것도 잊을 정도였어요. 그날 저녁에 있었던 음악회는 성공적이었어요. 좁은 마을 회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학생들은 노래와 연주를 훌륭하게 해냈어요. 그중에서도 앤은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어요. 그날 밤, 음악회 구경을 하고 돌아온 매슈와 마릴라는 난롯가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우리 앤의 재주는 참 놀랍더구나, 마릴라.” “그래요, 워낙 영리한 애니까 무슨 일이든지 잘 해낼 거예요. 오늘 밤엔 앤이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두 사람은 잠시 동안 음악회 이야기로 꽃을 피웠어요. 생명의 은인. 어느 여름날, 앤은 다이애나와 루비, 제인과 함께 호숫가에서 뛰어놀았어요. 앤은 친구들에게 테니슨의 시에 나오는 일레인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며서 해 보자고 했어요. 일레인이 죽어서 배에 실려 떠내려가고, 아서왕과 왕비는 강 아래쪽에서 일레인을 기다린다는 내용이었어요. “앤, 네가 일레인이 되는 거야.” 다이애나가 말했어요. 앤은 머리카락이 붉어 일레인 역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친구들도 권했기 때문에 맡기로 했어요. 일레인이 된 앤은 배에 죽은 사람처럼 누웠고, 아이들이 배를 밀었어요. 그 순간 배는 물속에 박혀 있던 말뚝에 부딪혀 약간 기우뚱했지만, 그대로 떠내려갔어요. 앤은 배에 누워서 달콤한 기분을 맛보았어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어요. 이내 배의 바닥에서 물이 새어 들었기 때문이에요. 배가 말뚝에 부딪혔을 때, 바닥에 금이 생겼던 거였어요. 앤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어요. 다행히 배가 다리 기둥 가까이 지나가서 앤은 가까스로 다리 기둥에 매달렸어요. 배는 잠시 기우뚱하더니 물속에 가라앉고 말았어요. 아래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세 아이들은 배가 가라앉는 것을 보자, 앤도 물에 빠졌을 거라 생각하고 비명을 질렀어요. 앤은 이를 악물고 미끌미끌한 다리 기둥에 매달려 있었어요. 넘실거리는 물을 내려다보니 더욱 무서웠고, 팔의 힘이 쭉 빠지는 것 같았어요. 그때였어요. “앤, 거기 매달려서 뭐 하고 있는 거니?” 마침 배를 타고 다리 밑으로 지나가던 길버트가, 다리 기둥에 매달려 있는 앤을 발견하고 다가왔어요. 길버트는 다리 기둥 밑으로 배를 가까이 갖다 대고는 손을 내밀었어요. 앤은 길버트의 손을 잡고 배 위로 뛰어내렸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 길버트는 노를 저으며 물었어요. “우린 일레인 연극을 하고 있었어. 그런데 배에 물이 스며들어 다리 기둥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어. 미안하지만 나루터에다 배를 대 주겠니?” 길버트는 말없이 나루터로 배를 저어 갔어요. 배가 닿자, 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배에서 뛰어내렸어요. “고마웠어.” 앤은 그대로 뛰어가려 했지만, 길버트가 배에서 뛰어내려 팔을 꽉 잡았기 때문에 걸음을 멈추었어요. “앤, 이젠 우리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지 않겠니? 그때, 네 머리가 붉다고 놀려서 정말 미안해.” 길버트의 눈에는 장난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어요. 앤은 잠시 망설였어요. 그러나 옛날의 분한 마음이 되살아나,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미안해, 난 너하고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어.” 길버트도 은근히 화가 나서 배에 뛰어올랐어요. “좋아, 다시는 너에게 친구 하자는 말을 하지 않겠어.” 길버트는 배를 저어 다른 곳으로 가 버렸어요. 앤은 문득, 자기가 좀 지나치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어요. 잠시 뒤, 오솔길에서 앤은 호수 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다이애나와 두 소녀를 만났어요. 그들은 어른들을 찾으러 갔다가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길이었어요. “앤, 무사했구나!” 다이애나는 앤의 목을 얼싸안고 울음을 터뜨렸어요. “앤, 우린 네가 죽은 줄로만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그런데 어떻게 살아났니?” 앤은 길버트의 도움을 받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어머, 길버트는 참 좋은 애구나. 앤, 너도 이젠 길버트와 친하게 지낼 거지?” 다이애나의 물음에 앤은 단호하게 말했어요. “아니, 말도 하지 않을 거야.” 바람이 제법 쌀쌀해진 11월의 어느 저녁, 마릴라와 앤은 난로 옆에 앉아 있었어요. 마릴라는 뜨개질하던 손을 멈추지 않고 입을 열었어요. “아까 네가 놀러 간 사이, 스테이시 선생님이 다녀가셨다.” “그래요? 선생님은 무슨 일로 오셨어요?” “선생님은 성적이 좋은 아이들 중에서 퀸스 학교에 가길 원하는 아이들을 위해 특별반을 만들까 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네 문제를 우리와 상의하러 오셨던 거야. 앤, 넌 퀸스 학교에 가서 선생님이 되고 싶지 않니?” 앤은 마릴라 앞으로 다가오며 손을 꽉 잡았어요. “어머나, 아주머니! 그건 제 꿈이었어요. 하지만 돈이 너무 많이 들 것 같아 걱정이에요.” “돈에 대해선 걱정하지 마라. 오라버니와 난 너를 우리 집에 있게 할 때부터 최선을 다해서 훌륭하게 교육시키기로 했단다. 그러니 너만 생각이 있다면, 특별반에 들어도 좋다.” “아, 아주머니! 정말 고맙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매슈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절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겠어요.” 마릴라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이윽고 에이번리 학교에는 특별반이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앤과 길버트, 루비와 제인, 찰리와 조시, 무디가 특별반에 들었어요. 다이애나는 부모님이 퀸스 학교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특별반에 들지 않았어요. 특별반에 들어간 학생들은 모두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중에서도 앤과 길버트는 서로 지지 않으려고 경쟁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성적은 날로 좋아졌어요. 다른 아이들은 앤과 길버트를 따라잡는 건 아예 생각지도 못하고 그저 지켜볼 뿐이었어요. 입학시험. 겨울이 되어 입학시험도 얼마 남지 않게 되자, 아이들의 마음은 마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만 같았어요. 학생들은 저마다 뒤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러는 사이에 앤은 마릴라보다 키가 더 커졌어요. 나이도 열다섯 살이나 되었으니, 제법 숙녀티도 났어요. 이런 앤을 볼 때마다, 마릴라는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한 마음이 들어 허전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어느 날, 마릴라는 혼자 소리를 죽이며 울었어요. 그때 방에 들어온 매슈는 마릴라가 우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해했어요. “아니, 대체 왜 그러는 거니?” “이젠 앤도 다 자랐어요. 이제 내년 겨울부턴 우리와 함께 있을 수 없겠죠. 그 애가 퀸스 학교로 가고 나면, 난 무척 쓸쓸할 것 같아요.” “집에 자주 올 텐데, 뭘 그러니?” “그래도 한집에 같이 있을 때와는 다를 거예요.” 마릴라는 나직이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얼마 뒤, 입학시험이 가까워지자, 마릴라는 앤에게 물었어요. “이제 시험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구나. 앤, 자신 있니?” “잘될 거라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돼요.” “떨어지면 내년에 다시 시험을 치르면 되지 않겠니?” “아, 도저히 그럴 수는 없어요. 만약에 길버트는 합격했는데. 아니 모두 합격했는데, 저만 떨어지면 창피해서 어떡해요?” 앤은 입학시험 때문에 걱정이 돼서 그런지 천장을 쳐다보며 나직이 한숨을 쉬었어요. 6월에 학기가 끝나자, 스테이시 선생님은 에이번리 학교를 떠나고 말았어요. 그날 저녁, 앤과 다이애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며 서운한 마음을 가누지 못해 눈이 빨갛게 되도록 눈물을 흘렸어요. 어느덧 앤은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도시로 갔어요. 그리고 며칠 뒤, 입학시험을 끝낸 앤이 초록 지붕 집으로 돌아왔을 때, 다이애나가 와 있었어요. “앤, 너와 헤어진 지 몇 해나 되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래, 시험은 잘 치렀니?” “다른 과목은 웬만큼 치른 것 같아. 기하만 빼고.” “다른 아이들은 어땠니?” “모두 자신이 없다고 말했지만, 다들 잘 본 것 같아.” 다이애나는 길버트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지만, 차마 그 말이 나오지 않았어요. “모두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꼭 합격할 거야.” “간신히 합격할 바엔 차라리 떨어지는 게 나을 것 같아.” 그 말은 바로, 합격하더라도 길버트보다 성적이 나쁘면 화가 날 것이라는 뜻이었어요. 다이애나는 이미 그 말뜻을 잘 알고 있었어요. 삼 주가 지나도 합격자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고, 앤의 긴장도 매일매일 더해 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앤이 창밖을 내다보며 상상을 하고 있을 때, 다이애나가 신문을 들고 숨을 헐떡이며 찾아왔어요. “앤, 합격이야. 너랑 길버트가 1등으로 합격했대. 그런데 네 이름이 제일 위에 났더라. 정말 축하해, 앤.” 앤이 떨리는 손으로 신문을 받아 보았어요. 분명히 합격이었어요. 더구나 앤의 이름은 합격자 가운데 제일 위에 있었어요. 그렇게 말이 많던 앤도 너무나 기뻐 그 순간만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어요. “이 기쁜 소식을 매슈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에게 얼른 알려 드려야겠어.” 두 소녀는 곧장 매슈가 일하고 있는 밭으로 달려갔어요. 그때 마릴라는 린드 부인과 함께 밭 울타리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매슈 아저씨, 제가 1등으로 합격했어요.” “그래, 난 네가 쉽게 1등 할 줄 알았다! 정말 장하다!” 매슈가 자랑스러운 듯이 큰 소리로 말하자, 마릴라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어요. 린드 부인도 앤의 합격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었어요. 그 뒤로 몇 주 동안, 초록 지붕 집은 앤을 퀸스 학교에 보낼 준비를 하느라고 무척 바빴어요. 매슈는 앤에게 아름다운 옷들을 많이 사다 주었어요. 어느 날 저녁, 마릴라도 연한 초록색 옷감을 가지고 앤의 방으로 들어왔어요. “네가 혹시 저녁 파티에 초대될지도 모르잖니? 드레스를 만들려고 옷감을 장만해 왔다. 바느질은 솜씨 좋은 에밀리에게 부탁하려고 하는데, 옷감 색깔이 마음에 드니?” “오, 아주머니, 정말 고마워요.” 앤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기뻐했어요. 며칠 뒤 옷이 다 만들어지자, 앤은 매슈와 마릴라 앞에서 옷을 입어 보게 되었어요. 마릴라는 아름다운 옷을 입은 앤을 보자, 앤을 처음 만난 날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누더기를 입은 가련한 앤의 모습이 눈앞에 떠올라서 마릴라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어요. 영원히 함께. 9월이 되자, 마침내 앤은 도시로 떠나게 되었어요. 앤은 마릴라와 다이애나에게 울면서 작별 인사를 했어요. 그리고 매슈와 함께 마차를 타고 그곳을 떠났어요. 앤은 스테이시 선생님이 일러 준 대로 일 년의 수업 과정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렇게 되면 일 년 뒤에는 교사 자격을 얻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만큼 공부도 어려웠어요. 길버트도 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앤은 새로운 교실에서 낯선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게 되자, 쓸쓸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앤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는 길버트뿐이었어요. 그래도 앤은 길버트에게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퀸스 학교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앤의 마음을 끌었어요. 매주 금요일이면 앤은 에이번리의 학생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갔어요. 그럴 때면 언제나 다이애나와 몇몇 사람들이 역까지 나와 마중해 주었어요. 어느덧 일 년이 지나갔어요. 그리고 모든 시험도 끝나고, 성적이 발표되는 날이 되었어요. 그날, 앤은 제인과 함께 거리를 걸었어요. “앤, 넌 메달이나 장학금 중에 하나는 꼭 받게 될 거야.” 제인은 앤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이렇게 말했어요. “난 받지 못할 것 같아. 게시판을 볼 용기도 없어. 제인, 만약 내가 불합격했다면 바로 말해 줘. 그리고 날 동정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학교에 가자, 여러 학생들이 게시판을 보고 있었어요. “메달은 길버트가 땄어, 길버트 만세!” 학생들은 길버트 주위를 둘러싸며 큰 소리로 외쳤어요. 앤은 그것을 보고 몹시 실망했어요. 바로 그때, 누군가 외쳤어요. “앤 셜리 만세! 장학금 수상자 만세!” “아, 제인.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야.” 앤은 제인을 껴안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앤은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생각했어요. ‘빨리 집에다 알려야지. 매슈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가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졸업식에는 매슈와 마릴라도 참석했어요. 매슈와 마릴라의 눈과 귀는 초록색 드레스를 입은 키 큰 한 여학생에게 온통 쏠려 있었어요. 그날 저녁, 앤은 모처럼 매슈와 마릴라와 함께 에이번리에 돌아왔어요. 다이애나는 벌써 초록 지붕 집에 와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 다이애나. 집에 돌아온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야. 그리고 네 얼굴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기뻐.” “앤, 넌 장학금을 받았으니, 퀸스 학교에서 더 배우지 않아도 되겠구나?” “응, 가을엔 레드먼드 대학에 갈 거야. 그런데 제인과 루비는 대학에 안 가고 선생님을 하겠대.” “길버트도 선생님이 될 거래. 자기 아버지가 대학 학비를 대 줄 수 없기 때문에 자기 힘으로 벌어서 대학에 가야 한대. 에미스 선생님이 이 학교를 그만두게 되면, 길버트가 이곳의 선생님으로 올지도 몰라.” 그 말을 들은 앤은 둘도 없는 경쟁자를 잃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다소 실망했어요. 다음 날 아침 식사 시간에, 앤은 매슈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매슈가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간 뒤, 앤은 마릴라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어요. “아주머니, 매슈 아저씨가 어디 편찮으신 모양이에요?” 마릴라는 근심스러운 얼굴로 말했어요. “오라버니는 지난봄에 심장 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었는데 그게 여태 낫지 않았단다. 그리고 낮에 밭에서 마틴을 만났었지? 이젠 마틴이 농사일을 거들어 줄 테니, 매슈 오라버니도 편히 쉴 수 있을 게다.” 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마릴라에게 다가갔어요. 그러고는 두 손으로 마릴라의 주름진 얼굴을 만져 보았어요. “아주머니도 건강이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앞으로는 제가 집안일을 돌볼 테니 좀 쉬세요.” “일을 많이 해서 그런 게 아니야. 요즘 자주 눈 뒤쪽이 아프구나. 스펜서 부인은 안경 때문에 그렇다고 말씀하시는데, 안경을 바꿔 써도 소용이 없구나. 마침 여름에, 이곳에 유명한 안과 의사가 온다고 진찰을 받아 보라고 하니, 나도 그렇게 할 작정이다.” 마릴라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앤에게 물었어요. “그런데 앤, 너 혹시 에비 은행에 대한 소문을 못 들었니?”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요. 그런데 왜 그러시죠?” “후유, 린드 부인도 그런 말을 하더구나. 우리 집 돈은 모두 그 은행에 예금해 놓았는데, 오라버니도 그것 때문에 몹시 걱정하고 있어.” 그러자 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마릴라를 바라보았어요. 그날 저녁, 앤은 매슈와 함께 목장에서 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매슈는 몹시 피곤한 기색으로 천천히 걸었어요. “매슈 아저씨, 좀 쉬어 가면서 하세요.” “앤, 모든 게 나이 탓이다. 난 지금까지도 열심히 일해 왔지만, 앞으로도 죽는 날까지 일을 계속할 거다.” “죄송해요. 제가 만약 남자아이였다면, 아저씨 일을 도와드릴 수 있을 텐데요.” “하지만 난 열 명의 남자아이보다 네가 더 좋단다.” 매슈는 앤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다정하게 말했어요.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였어요. “오라버니, 왜 그러세요?” 마릴라는 깜짝 놀라 소리쳤어요. 앤은 그 목소리를 듣고 급히 계단을 뛰어 내려왔어요. 신문을 들고 있던 매슈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해 있었어요. 앤이 달려갔을 때, 매슈는 이미 자리에 쓰러져 있었어요. “앤, 빨리 마틴에게 의사 선생님을 모시고 오라고 해.” 마틴은 의사를 부르러 가는 길에 배리 씨 댁에 들러서 도움을 청했어요. 마침 그 집에 와 있던 린드 부인도 배리 부부와 함께 달려왔어요. 린드 부인은 쪼그리고 앉아 매슈의 가슴을 짚어 보더니, 눈물이 글썽해서 일어섰어요. “마릴라, 이젠 어쩔 도리가 없군요.” “아주머니, 설마 매슈 아저씨가.” 앤은 창백해진 얼굴로 물었어요. “그렇단다, 앤. 나처럼 이런 일을 많이 보아 온 사람은 알 수 있단다.” 린드 부인은 체념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얼마 뒤에 도착한 의사는 매슈가 갑자기 어떤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된 거라고 말했어요. 앤은 매슈가 들고 있던 신문을 보고, 무엇에 충격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신문에 에비 은행이 파산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던 거예요. 매슈가 죽었다는 소문은 에이번리 마을에 퍼졌어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장례 준비를 도와주었어요. 앤은 지난날 매슈가 자기를 친딸처럼 귀여워해 주던 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어요. 매슈의 장례식이 끝나자, 에이번리 마을은 다시 예전처럼 조용해졌어요. 그러나 앤의 슬픈 마음은 아직도 가시지를 않았어요. 앤은 매슈의 무덤에 찾아가 정성 들여 장미를 심었어요. 매슈가 장미를 아주 좋아했기 때문이에요. 다음 날, 시내에 다녀온 마릴라의 얼굴에는 실망의 빛이 가득 서려 있었어요. 안과 의사에게서 앞으로 책을 읽거나 바느질을 하면 눈이 멀 거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어요. 앤은 불안해하는 마릴라를 늠름하게 위로해 주었어요. 며칠 뒤, 앤은 마릴라가 집을 팔려고 내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아주머니, 초록 지붕 집을 팔아선 안 돼요.”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여기서 나 혼자 살기에는 너무 쓸쓸하구나.” “아주머니, 제가 있잖아요. 전 레드먼드 대학에 가지 않겠어요.” “그게 무슨 소리냐?” “장학금을 받지 않겠어요. 아주머니께서 지금까지 절 위해 얼마나 애써 주셨는데, 어떻게 혼자 사시게 할 수 있겠어요? 전 여기서 학교 선생님이 되어 아주머니와 평생 함께 살 거예요.” 마릴라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앤은 자기의 고집을 꺾으려 하지 않았어요. 마침내 앤이 대학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졌어요. 그 이야기를 들은 길버트는, 에이번리 학교 자리를 앤에게 양보하고 화이트샌즈 학교로 가기로 했어요. 다음 날, 매슈의 묘지에 심어 놓은 장미에 물을 주러 갔던 앤은 돌아오는 길에 길버트를 만났어요. 앤은 길버트를 발견하자, 반가워하며 말했어요. “길버트, 나에게 에이번리 학교를 양보해 줘서 정말 고마워.” “나는 조금이라도 널 도와주고 싶었을 뿐이야. 앤, 이제 우리도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물론이야, 난 이미 그날 호수에서 널 용서했단다. 그리고 그 뒤로 내 잘못을 늘 뉘우치고 있었어. 하지만 너에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어. 난 정말 나쁜 아이인가 봐.” “아냐, 앤. 우린 앞으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서로 도와 가며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해. 자, 어서 가자.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게.” 앤은 길버트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초록 지붕 집으로 왔어요. 앤이 집에 오자 마릴라는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말했어요. “너랑 길버트가 그렇게 정답게 이야기를 나눌 만큼 가까운 사이라는 건 미처 몰랐구나.” 그러고는 앤을 놀려 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마릴라는 빙그레 웃었어요. “물론 지금까진 그러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서로 도와주며 사이좋게 지내기로 했어요. 길버트와 전 오 년 동안이나 서먹서먹하게 지내던 사이여서, 화해하고 나니 하고 싶은 말들이 아주 많아요.” 앤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요. 이제 잃었던 우정도 되찾고, 마음속으로 바라던 꿈도 이루게 되었으니, 앤의 앞길에는 행복의 꽃들이 소복소복 만발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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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야간 경비원, 바구니, 난롯불, 물방울, 제비, 서리, 병든 소년, 황금, 너, 왕자님의 심장, 굶주린 아이들, 건너편 다락방, 금박 조각, 바늘, 하느님, 사파이어, 과일, 성냥, 노란 나비, 기술자, 사람들, 당신, 동상, 행복한 왕자, 갈대, 아이, 어머니, 순금, 금, 바람, 심장, 거지들, 도시, 쓰레기더미, 책상, 네, 침대, 왕자님 동상, 집, 빨간 루비, 돌기둥, 왕자님, 다락방, 나, 황금 침실, 젊은이, 소녀, 아이들, 칼자루, 하수도, 두 명의 남자아이, 금도금, 천사, 루비, 왕자, 제비들, 성냥팔이 소녀, 왕자의 동상 | 제목: 행복한 왕자
줄거리 요약: 어느 도시의 광장 한가운데에 있는 돌기둥 위에 두 눈은 검푸른 사파이어이고 몸은 황금으로 씌워진 행복한 왕자의 동상이 서 있었어요. 칼자루에 빨간 루비가 빛나는 왕자의 동상을 사람들은 아주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했어요. 어느 날, 남쪽 나라로 가야 하지만 갈대와 노닥거리느라 뒤처진 제비 한 마리가 도시의 하늘을 날고 있었어요. 갈대의 날씬한 몸매에 마음을 빼앗겨 친구가 되기로 한 사이, 가을이 왔고 제비는 잘 곳을 찾다가 행복한 왕자의 동상을 보게 되었어요. 제비가 황금 침실이라고 말하며 왕자의 발 사이에 내려앉아 막 잠을 자려고 할 때였어요. 갑자기 머리 위로 물방울이 떨어져 보니, 왕자님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어요. 제비는 행복한 왕자에게 왜 울고 계시냐고 물었어요. 그러자 왕자님은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지만, 동상이라서 움직일 수도 없고, 슬픈 일들을 많이 보게 된다고 말했어요. 왕자님은 좁은 거리의 가난한 집에 삯바느질을 하는 어머니와 과일을 먹고 싶은 앓아 누운 아이가 있다고 했어요. 왕자님이 제비에게 칼자루에 박힌 루비를 빼서 가져다주라고 부탁하자, 제비는 바빠서 안 된다고 대답했어요. 왕자님의 슬픈 표정을 본 제비는 가여워 보여서 심부름을 해주겠다고 말했어요. 제비는 루비를 물고 병든 소년이 누워있는 가난한 집을 찾아갔어요. 제비는 바느질 바구니에 루비를 내려놓고 왕자님에게 돌아왔어요. 착한 일을 하고 왔기 때문에 온몸이 훈훈해 진 것이라는 말에 제비는 흐뭇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어요. 이튿날, 제비는 왕자님에게 가야겠다고 인사를 했어요. 제비에게 하룻밤만 더 나하고 지내지 않겠냐고 물었어요. 왕자님은 제비에게 슬픈 목소리로 건너편 다락방에 딱하게 살고 있는 한 젊은이를 부탁을 했어요. 글을 쓰는 젊은이가 난롯불도 꺼지고 며칠 동안 굶어서 손가락을 움직일 힘도 없어 보이니, 사파이어로 된 눈 한쪽을 빼다 주라고 말했어요. 책상 위의 사파이어를 본 젊은이는 기뻐했고, 제비는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왕자님을 찾았어요. 벌써 겨울이 되었지만, 제비에게 한 번만 더 부탁을 들어 달라고 했어요. 눈이 오기 전에 떠나야 하는 제비에게 하수도에 성냥을 빠트린 성냥팔이 소녀가 돈을 가져가지 못하면 매를 맞을까 봐 울고 있다고 말했어요. 제비는 사파이어로 된 왕자의 한쪽 눈을 마저 빼어 날아가서 성냥팔이 소녀의 손바닥에 떨어뜨렸어요. 제비는 정말로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눈먼 왕자님을 보니 차마 떠날 수가 없었어요. 왕자님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남쪽 나라로 가야 한다고 했지만, 왕자님 곁에 있겠다고 말했어요. 제비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본 것들을 왕자님에게 이야기해 주었고, 왕자님은 자기 대신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는지 알아봐 달라고 말했어요. 제비는 도시 구석구석을 날아다니며 굶주린 아이들과 거지들을 보았어요. 다리 밑에는 두 명의 남자아이가 춥고 배가 고프다며 서로를 끌어안고 누워 있었어요. 야간 경비원은 여기서 자면 안된다고 호통을 치며 아이들을 쫓아냈어요. 제비가 지금까지 본 것들에 대해 들은 왕자님은 마음이 너무나 아팠어요. 왕자님은 제비에게 자기 몸에 붙은 금을 한 조각씩 떼어내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했어요. 제비가 왕자님의 금박 조각을 나누어 주자,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은 금 조각으로 먹을 것을 사면 되겠다고 말했어요. 아이들의 모습을 본 왕자님이 정말 행복하다며 기뻐하자, 제비도 행복했으나 왕자님의 몸은 흉한 잿빛으로 변하고 말았어요. 서리가 내리고 눈이 오기 시작하자, 제비는 추위를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왕자님의 곁을 떠나지 않은 제비는 마지막으로 왕자님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고는 발아래로 떨어져 숨을 거두고 말았어요. 다음 날 아침, 시장은 도시의 광장을 지나다가 흉하게 바뀐 왕자님 동상을 보았어요. 사람들이 자세히 살펴보니, 칼자루에 박힌 루비도 없고 몸에 입힌 금도 모두 벗겨지고 없었어요. 사람들은 쓸모없는 동상을 당장 끌어 내리자고 떠들어 댔어요. 사람들이 죽어 있는 제비를 쓰레기더미에 던지고, 왕자님의 동상도 녹였는데 아무리 녹여도 심장은 녹지 않았어요. 기술자는 왕자님의 심장을 제비를 버린 쓰레기더미 위에 버렸고, 하느님은 천사에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두 가지를 찾아오라고 말했어요. 천사가 버려진 제비와 납으로 된 왕자님의 심장을 가져가자, 하느님은 왕자님과 제비가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행복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어요.
전체 동화 이야기: 어느 도시의 광장 한가운데 우뚝 솟은 돌기둥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 둥근 돌기둥 위에는 행복한 왕자의 동상이 서 있었지요. 왕자의 몸은 번쩍번쩍 빛나는 황금으로 씌워져 있었고, 두 눈에는 검푸른 빛깔의 사파이어가 박혀 있었지요. 그뿐만 아니라 칼자루에는 또 빨간 루비가 빛나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왕자의 동상을 아주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여겼어요. “왕자님은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셔!” “왕자님은 꼭 천사 같아!" 어느 날, 작은 제비 한 마리가 이 도시의 하늘을 날고 있었어요. 다른 제비들은 이미 따뜻한 남쪽 나라로 날아갔지만 갈대와 노닥거리느라 뒤처지게 된 것이었어요. 제비가 갈대를 처음 만난 것은 이른 봄날이었어요. 노란 나비을 쫓아 날아가다 갈대의 날씬한 몸매에 마음을 빼앗겨 친구가 되기로 한 것이었지요. 그러는 사이 여름은 가고 가을이 오자, 제비들은 서둘러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 버렸어요. 제비는 밤이 되어 잘 곳을 찾다가 행복한 왕자의 동상을 보았어요. 제비는 왕자의 발 사이에 사뿐히 내려앉았어요. “우와, 황금 침실이네!” 제비가 막 잠을 자려고 할 때였어요. 갑자기 머리 위로 커다란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어요. 놀랍게도 왕자님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어요. “당신은 누구세요?” 제비가 조심스럽게 물었어요. “난 행복한 왕자란다.” “그런데, 행복한 왕자님이 왜 울고 계시나요?” 그러자 왕자님이 대답했어요. “이렇게 높은 데 서 있으니 슬픈 일들을 많이 보게 되는구나.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 주고 싶지만 난 동상이라서 움직일 수가 없어.” “안 됐군요, 왕자님.” “저기 좁은 거리에 가난한 집이 한 채 있는데 어머니가 삯바느질을 하고 있구나. 그런데 앓아 누워 있는 아이가 과일을 몹시 먹고 싶어하는구나." "제비야, 내 칼자루에 박힌 루비를 빼다가 대신 가져다 주지 않겠니?” “전 갈 길이 바빠서 안 돼요, 왕자님.” “제비야, 그러지 말고 내 부탁 좀 들어 주렴. 응?” 왕자님이 슬픈 표정을 지으며 부탁하였어요. 제비는 왠지 왕자님이 가여워 보였어요. “알았어요, 오늘 하룻밤만 심부름을 해 드리겠어요.” “고맙다, 제비야!” 제비는 루비를 물고 가난한 집을 찾아갔어요. 그 곳에는 병든 소년이 침대에 누워 있었어요. 제비는 열어 놓은 창으로 살그머니 날아 들어가서 바느질 바구니에 루비를 조심스레 내려놓았어요. 그리고 왕자님에게로 돌아왔어요. “참 이상해요." "추운 날인데도 온몸이 훈훈해진 것 같아요.” “그건 네가 착한 일을 하고 왔기 때문이란다.” 제비는 흐뭇한 마음으로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하다가 곧 잠이 들었어요. 이튿날, 제비는 왕자님에게 인사를 했어요. “왕자님! 이젠 가야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제비야, 제비야! 착한 제비야. 하룻밤만 더 나하고 지내지 않겠니?” 왕자님이 슬픈 목소리로 또 부탁을 했어요. “저 건너편 다락방에 한 젊은이가 살고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딱해서 볼 수가 없구나.” 제비는 왕자님을 올려다보았어요. “그 젊은이는 글을 쓰는 사람인데 난롯불은 꺼졌고, 며칠 동안 굶어서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어 보여. 그에게 내 사파이어 눈 한쪽을 빼다 주렴.” 제비는 하는 수 없이 다락방으로 날아갔어요. 젊은이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을 땐 책상 위에는 사파이어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어요. 젊은이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어요. 다음 날, 제비는 또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왕자님을 찾았어요. “제비야, 귀여운 제비야! 한 번만 더 내 부탁을 들어 주지 않겠니?” “벌써 겨울이에요." "눈이 오기 전에 떠나야 한다구요.” “제비야, 저 아래 어린 성냥팔이 소녀가 가엾게도 성냥을 하수도에 빠뜨리고 울고 있구나. 돈을 가져가지 못하면 매를 맞아야 한단다." "내 한쪽 눈을 마저 빼 저 소녀에게 가져다 주렴.” 제비는 하는 수 없이 왕자의 한쪽 눈을 마저 빼 가지고 소녀에게로 날아갔어요. 제비는 성냥팔이 소녀의 손바닥에 사파이어를 떨어뜨렸어요. 제비는 이젠 정말로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눈먼 왕자님을 보니 차마 떠날 수가 없었어요. 그 때 왕자님이 말했어요. “아니야, 이제 너는 남쪽 나라로 가야 해.” 왕자님은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어요. “언제까지나 왕자님 곁에 있겠어요.” 그 날 밤도 제비는 왕자님의 발 밑에서 잠을 잤어요. 그리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보았던 신기한 것들을 왕자님에게 이야기해 주었어요. “제비야, 내 대신 도시를 날아다니며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는지 알아 봐 주지 않겠니?” 제비는 이제 도시의 구석구석을 날아다녔어요. 제비는 제일 먼저 어느 부잣집 대문 앞에 헐벗고 굶주린 거지들이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을 보았어요. 그리고 어두운 뒷골목으로 날아가 보니, 그 곳에도 굶주린 아이들이 창백한 얼굴로 앉아 있었어요. 다리 밑에는 두 명의 남자아이가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누워 있었어요. “너무 춥고 배가 고파.” 아이들이 신음하듯 중얼거렸어요. 야간 경비원이 순찰을 돌다가 호통을 치며 아이들을 쫓아 냈어요. “여기서 자면 안 돼. 어서 가!” 아이들은 비틀거리며 다른 곳으로 쫓겨갔어요. 제비는 지금까지 본 것들을 모두 왕자님에게 들려 주었어요. 왕자님은 마음이 너무나 아팠어요. “제비야, 내 몸은 순금으로 덮혀 있단다. 내 몸에 붙어 있는 금을 한 조각 한 조각 떼어 내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렴.” “알겠어요, 왕자님.” 제비는 왕자님의 몸에서 금박 조각을 떼어 내어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어요. “야, 금조각이다! 이것으로 먹을 것을 사면 되겠네.” 아이들의 창백했던 얼굴에 금세 붉은 빛이 돌았어요. “난, 이제야 정말 행복한 것 같구나.” 왕자님이 기뻐하는 걸 보니 제비도 행복했어요. 그러나 눈부시게 빛나던 왕자님의 몸은 이제 보기 흉한 잿빛으로 변하고 말았어요. 어느덧 서리가 내리고 눈이 오기 시작했어요. 제비는 추위를 견딜 수가 없었어요. 날갯죽지를 비비며 안간힘을 써 보았지만 바람이 불 때마다 바늘에 찔린 듯 시리고 아팠어요. 그래도 제비는 왕자님 곁을 떠나지 않았어요. 그 동안 왕자님과 정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날은 더욱 추워지고, 제비는 언 몸을 녹이려고 갖은 애를 써 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어요. 마지막으로 왕자님의 입술에 입맞춤을 한 제비는 그만 왕자님의 발 아래로 떨어져 숨을 거두고 말았어요. 다음 날 아침, 도시의 광장을 지나던 시장이 흉하게 바뀐 행복한 왕자의 동상을 보았어요. “세상에, 왕자님 동상이 어떻게 저렇게 변했을까? “너무 흉해서 못 봐 주겠군요.” 사람들은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살펴보았어요. “이것 봐! 칼자루에 박힌 루비도 없고, 몸에 입힌 금도금도 모두 벗겨지고 없잖아.” “저걸 보게, 발 밑에 제비가 죽어 있네.” 사람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떠들어댔습니다. “이제 저 쓸모 없는 동상을 당장 끌어내립시다!” 사람들은 왕자님의 발 밑에 죽어 있는 제비를 쓰레기더미에 던져 버렸어요. 그리고 왕자님의 동상마저 녹여 버렸어요. 그런데 아무리 녹여도 심장만은 녹지를 않는 것이었어요. 쇠붙이를 녹이던 기술자는 왕자님의 심장을 제비를 버린 쓰레기더미 위에다 버렸어요. 그 때, 하느님이 천사에게 말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 두 가지만 찾아오라고 말이에요. 천사는 땅으로 내려와 버려진 제비 한 마리와 납으로 된 왕자님의 심장을 가져갔어요. 그것을 본 하느님이 말했어요. “왕자님과 제비는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행복을 누릴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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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고학년
키워드: 돈, 소, 총장님, 미국인, 어려운 사람들, 큰사람, 여러분, 중학생, 양념, 소년, 김치, 미국, 대표들, 대통령, 사무총장, 펜, 영국, 지구, 대회, 고등학생, 외교관, 수첩, 텔레비전, 외국인 친구들, 자동차, 유엔, 반기문, 얼음, 염소, 한복, 우리, 나, 온실가스, 배추, 우리 총장님, 복주머니, 미국 대통령, 우리나라, 학생들, 회의 노트, 사람, 신문 | 제목: 반기문은 출장 중
줄거리 요약: 허름한 천막 안, 다닥다닥 붙어 앉아 공부하는 학생들 중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며 모르는 문제를 포기하는 법이 없는 반기문이 있었다. 반기문은 중학생 때 영어 공부에 푹 빠져들어 미국인이 많다는 공장을 기웃거리며 말을 걸었고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나눈 날에는 영어 발음을 몇 번이고 따라 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주제가 김치 담그기인 영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반기문은 이 대회에서 김치 담그는 시늉을 하며 영어로 재미있게 말해 1등으로 뽑혔고 미국에 갈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 간 반기문은 한국을 알리는 일이 신나서, 길거리에서 한복을 입고 복주머니를 나눠 주기도 하며 한국을 알렸습니다. 가장 떨렸던 순간은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였는데, 많은 이에게 도움이 되는 큰사람이 되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연설에 마음이 움직인 반기문은 외교관이 되기로 결심했고, 더 열심히 공부해 8년 뒤에 꿈을 이루었습니다. 예순이 넘어 유엔의 사무총장이 된 반기문의 회의 노트에는 언제나 글씨가 빼곡했습니다. 반기문은 매일 4시 30분에 일어나 해야 할 일을 수첩에 정리하고 출근은 일찍 했습니다. 우리 총장님은 힘들지도 않으신지 퇴근도 늦게 하신다. 먹을 것이 모자란 곳에 음식을 주고 전쟁이 일어나면 화해를 시키는 등의 유엔에서 하는 일 중, 반기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기후 변화였습니다. 지구가 열이 나서 남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어떤 곳에서는 계속 비가 내리고 또 어떤 곳에서는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지구의 온실 가스 때문에 열이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지구가 열이 나는 것인데, 반기문은 병들어 가는 지구의 모습을 세계 곳곳에 보여 주었습니다. 반기문은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해 모든 나라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 각 대표들을 모아 회의를 열었는데 모두 자기 생각만 내세우기 바빠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반기문은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몇 년 안에 온실가스 170억 톤을 줄이는 걸 목표로 세우자며 잘사는 나라들이 돈을 모으면 온실가스 줄이는 비용을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각 나라 대표들을 설득하러 나섰습니다. 반기문은 지진, 홍수, 전쟁 등 문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그 곳의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여러 나라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오늘도 출장 중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허름한 천막 안에 학생들이 가득했어. 다닥다닥 붙어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지. 그중에서 유난히 눈빛이 반짝거리는 소년이 있었어. 소년의 이름은 반기문! 반기문은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모르는 문제를 포기하는 법도 없었지. 중학생 때는 영어 공부에 푹 빠져들었어. ‘어디, 영어 잘하는 사람이 없을까?’ 반기문은 미국인이 많다는 공장을 기웃거리며 말을 걸었어. “하이(Hi)!” 반기문이 반갑게 인사해도 미국인들은 쌩하고 돌아서기 일쑤였지. 그러다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나눈 날에는 영어 발음을 몇 번이고 따라 했어. 고등학생 때, 실력을 뽐낼 기회가 왔어. 영어 말하기 대회가 열린 거야. 말하기 주제는 ‘김치 담그기’였어. 다른 학생들이 더듬더듬 어렵게 말할 때 반기문은 김치 담그는 시늉을 하며 영어로 재미있게 말했지. “먼저 소금에 절인 배추와 양념을 준비해요.” 발표가 끝나자 큰 박수가 터져 나왔어. 반기문은 이 대회에서 1등으로 뽑혀 미국에 갈 수 있었지. 미국에 가니까 세계 곳곳에서 온 학생들이 있었어. 반기문은 무엇보다 한국을 알리는 일이 제일 신났지. 한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손짓, 발짓까지 써 가며 설명했어. 길거리에서 복주머니를 나눠 주기도 했지. 한복까지 입고 말이야. 가장 떨렸던 순간은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였어. “여러분이 미래의 희망입니다. 많은 이에게 도움이 되는 큰사람이 되세요.” 대통령의 연설은 반기문의 마음을 움직였지. ‘나는 외교관이 돼서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를 잇는 일을 해야지!’ 반기문은 한국으로 돌아온 뒤, 더 지독한 공붓벌레가 되었어. 그리고 8년 뒤에 꿈을 이루었지. 반기문은 예순이 넘어서 유엔의 사무총장이 되었어. 나이가 들어서도 펜을 손에서 놓지 않았지. 회의 노트에는 언제나 글씨가 빼곡했어. 반기문은 날마다 4시 30분에 일어나 해야 할 일을 수첩에 또박또박 정리하고 출근을 했어. 도착 시간은 아침 7시 30분! “총장님이 오늘도 일찍 나오실 테니 우리도 서두르자.” “퇴근도 늦게 하시잖아! 힘들지도 않으신가 봐. 못 말리는 우리 총장님.” 유엔에서 하는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야. 먹을 것이 모자란 곳에 음식을 주고, 전쟁이 일어나면 화해를 시키려고 애쓰지. 그 가운데 반기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기후 변화야. 지구는 감기에 걸린 것처럼 열이 나고 있거든. 그러면 남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려 바닷물이 넘치지. 어떤 곳에서는 끝없이 비가 내리고, 또 어떤 곳에서는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지구가 열이 나는 이유는 바로 온실가스 때문이야. 공장에서도, 소나 염소의 방귀에서도, 자동차에서도 가스가 나오지. 그 가스 때문에 열이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구의 온도가 점점 높아지는 거야. 반기문은 병들어 가는 지구의 모습을 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세계 곳곳에 보여 주었어. 반기문은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각 나라의 대표들과 회의를 열었지. “공장이 돌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환경을 먼저 생각해야 해요!” “우리나라는 공장을 돌려야만 먹고살 수 있어요!” 모두 자기 생각만 내세우기 바빠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어. 하지만 반기문은 포기하지 않았어. 각 나라의 대표들을 설득하러 나섰지.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당장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힘들다면 앞으로 몇 년 안에 온실가스 170억 톤을 줄이는 걸 목표로 세웁시다. 미국과 영국처럼 잘사는 나라들이 돈을 모으면 온실가스 줄이는 비용을 마련할 수 있을 거예요!” 여러 나라의 대표들은 반기문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어. 반기문은 문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어. 지진, 홍수, 전쟁. 반기문이 가야 할 곳은 많았지. 가는 곳마다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어. 1년 동안 돌아다닌 거리가 지구 열두 바퀴를 돈 것과 같다니, 정말 대단하지? 반기문은 비행기 안에서도 두꺼운 자료를 읽곤 해. 여러 나라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떠나는 길이야. 반기문은 오늘도 길고 긴 출장 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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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직원들, 약, 회사, 우리나라 사람들, 부모, 여러 사람, 신사 상인, 부모님, 중국 사람들, 상인, 어머니, 친척 어른들, 박사님, 동양 사람, 중국 물건, 미국 친구들, 집, 접시, 학생, 세금, 유일한, 여학생들, 유한양행, 정치인, 유일형, 오한이, 사람, 기업, 기업가들, 우리 겨레, 물건, 뽕잎, 실, 서재필, 몸, 목각화, 사람들, 중국 학생, 아들, 중국 사람, 미국 친구, 어린이, 딸, 한국, 연구소, 만두, 대한민국 사람, 대학교, 민족운동가, 재산, 콩나물, 신문, 비단실, 우리나라 사람, 아픈 국민, 일한이, 공장, 주인, 배, 기업가, 조국, 직원, 나라, 미국 사람, 병조림, 수영장, 일한, 버드나무, 아주머니, 구한이, 대한민국, 중국 여학생, 주식회사, 고국, 할아버지, 식품, 고개, 칠한이, 고등학교, 찻잔, 우리나라, 엄마, 기업인, 누에, 기차, 비단, 주주, 태극기, 아버지, 학교, 삼한이, 누에고치, 숙주나물, 꽃밭, 의과 대학, 일본, 친구, 중국차, 호미리, 라초이 식품회사, 국민, 녹두, 가족, 중국, 통조림, 윌레스, 석탄, 태주, 아이들, 두 사람, 일형, 학생들, 부인 | 제목: 유일한
줄거리 요약: 아버지가 신문을 보다가 정치인에게 돈을 주거나 음식에 이상한 것을 넣는 기업가가 많아 우리나라 사람은 기업가를 싫어한다고 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우리나라에도 유일한처럼 정직한 기업가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태주가 유일한이 누구냐고 물었고, 엄마는 기업을 이끌고 국민의 건강을 위해 애쓴 기업가라며 유일한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1895년 평양에서 태어난 유일형은 훌쩍 자란 뒤 이름을 유일한으로 바꾸었습니다. 유일형의 아버지는 배 속에 유일형을 임신한 부인과 어린 딸을 데리고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유일형의 아버지는 민족운동가가 많이 있는 평양에서 손꼽히는 상인이었습니다. 무럭무럭 자란 유일형에게 아버지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빼앗으려 하니 앞으로 우리나라에 빛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유일형은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버지는 일형에게 공부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배우면 힘이 된다며 누에에서 비단실을 어떻게 뽑는지 배워 오라고 말했습니다. 양잠 학교에 유일형을 보냈지만, 가족이 그리워 다시 집에 돌아온 유일형은 가족이 누에 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유일형은 추위와 더위에 약한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으려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뽕잎을 따면서 하나하나 깨달으며 배워갔어요. 일본이 우리나라를 차지하려고 러시아와 전쟁을 벌인 그 무렵, 아버지가 아홉 살 된 유일형을 불러 미국에서 공부하면 어떻겠냐고 말했습니다. 유일형은 집을 떠날 생각을 하니 두렵기는 했지만, 다른 나라에 가서 공부해 보고 싶었습니다. 유일형은 아버지에게 우리나라를 빛내는 사람이 되겠다고 대답했고 그는 미국으로 가는 배를 타려고 항구에서 가족과 헤어졌습니다. 유일형은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 어머니께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고, 유일형을 태운 배는 바다를 헤치고 나아갔습니다. 배를 타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유일형은 집 형편이 어려워져 학비와 생활비를 받지 못해 힘들게 지냈습니다. 얼마 뒤, 도시 커니로 간 유일형은 낯선 풍경을 보다가 고향 생각에 젖었고, 어머니, 아버지가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시골 같았던 커니에 도착한 유일형은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 집에서 살았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청소하고, 석탄을 나르며 집안일을 거들었고, 석탄으로 불을 피우는 법도 배웠는데 불을 잘 피워 온 동네에 소문이 다 났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간 유일형은 이제부터 유일한으로 불러달라고 친구들에게 말했습니다. 왜 이름을 일한이라고 바꾼 건지, 미국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조국을 잊지 않으려고 대한민국의 한 자를 이름에 넣었고, 친척 어른들은 부모가 지어 준 이름을 제멋대로 바꾸었다고 화를 냈습니다. 아버지는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대견하다며 흐뭇해했고, 다른 아이들 이름도 삼한이, 오한이, 칠한이, 구한이로 바꿀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유일한은 접시 닦기와 신문 배달을 하면서도 학교에서 늘 1등을 했으며, 자신이 1등을 하면 미국 사람도 우리나라 사람을 무시하지 못할 걸로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한 미국 친구가 다가와 공부만 잘해서는 성공하지 못하며, 몸도 건강하고 친구와 잘 어울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일한은 거칠게 몸을 부딪치는 미식축구부에 들어갔지만, 신문 배달을 하며 몸이 튼튼한 그는 끄떡없었습니다. 유일한은 학교에서 인기가 많아졌고, 그가 인기를 얻을수록 대한민국의 이름도 빛을 받았습니다. 유일한은 미시간 대학교에 들어갔고 그 도시에는 고향을 그리는 마음에 자기 나라 물건을 잘 사는 중국 사람이 많이 살았습니다. 유일한은 쉬는 날에 중국 사람의 집을 찾아다니며 비단과 중국차와 찻잔 등의 중국 물건을 팔았습니다. 유일한은 중국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잘 알았고, 더 비싸게 팔면 어떠냐는 미국 친구의 말에 정직하게 팔아야 돈을 벌 수 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는데 이때부터 유일한은 정직한 기업가를 꿈꾸었습니다. 유일한은 우리나라와 중국 학생이 함께하는 모임을 이끌었고, 두 나라 학생은 친하게 지내며 뜻을 합해 일본을 물리칠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어느 날, 유일한은 의과 대학에 다니는 호미리라는 중국 여학생을 만났습니다. 유일한의 이름은 여학생들 사이에 퍼져 알고 있다고 말했고, 두 사람은 함께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좋은 친구로 지냈는데 어느 틈에 사랑을 느꼈습니다. 1919년 3월 1일, 우리 겨레는 일본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고 어린이부터 할아버지까지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불렀습니다. 미국에 있는 유일한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한자리에 모여 만세를 부르며 독립을 외쳤고, 펄럭이는 태극기의 물결을 보며 나라를 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유일한은 대학을 마친 뒤, 전기 회사에서 뛰어난 직원으로 2년 정도 일하고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기업가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중국 사람이 잘 먹는 숙주나물 장사를 하면 어떨지 생각했습니다. 유일한은 중국 사람이 좋아하는 만두에 꼭 들어가는 싱싱한 숙주나물을 팔 방법을 연구해 병조림을 만들었는데, 처음에는 잘 팔렸지만 이내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유일한의 병조림은 비싸고, 잘 깨져 옮기기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계속 연구했습니다. 마침내 옮기기 쉬워 걱정할 필요 없는 숙주나물 통조림을 만들었고 통조림은 중국 사람뿐만 아니라, 미국 사람도 참 좋아했습니다. 유일한은 숙주나물 통조림을 들고 미국 친구 윌레스를 찾아가 같이 회사를 만들어 보자고 했고 친구도 같이해 보자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라초이 식품회사를 만들었고, 유일한은 콩나물처럼 동양 사람이 자주 먹는 식품을 통조림으로 계속 만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숙주나물의 재료인 녹두를 구하기 힘들었던 그는 이 기회에 부모님도 뵙고, 녹두도 찾을 겸 고국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유일한은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나라에 왔지만, 아픈 국민이 많은 것을 보았고, 그때 우리나라에는 약이 모자랐습니다. 유일한은 우리나라로 돌아와 좋은 약을 만들기 위해 미국의 라초이 식품회사를 정리했고, 미국을 떠나기 전, 서재필 박사님을 만나 우리 겨레를 건강하게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서재필은 유일한에게 우리 땅 어디에서나 푸르게 자라는 버드나무처럼 굳세게 뜻을 이루라며 목각화를 주었고, 버드나무는 유일한이 세운 제약회사의 상표가 되었습니다. 유일한은 유한양행을 세워 처음에는 다른 나라에서 약을 사다가 팔았지만, 곧 연구소와 공장을 세우고, 우리나라 사람에게 맞는 약을 만들었습니다. 유일한은 공장을 지을 때, 수영장과 꽃밭까지 만들었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은 월급도 듬뿍 올려주었더니 어떤 사람은 장사를 잘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물건을 만들면서 정직하게 팔아야 나중에는 이익을 본다는 유일한의 말이 옳았습니다. 사람들은 버드나무 상표가 붙은 유한양행의 약이면 믿고 샀고, 유일한은 약의 쓰임새와 효과를 알리는 광고를 해 국민을 바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유일한은 직원들에게 이만큼 발전한 것은 직원 여러분 덕이라며 기업을 주식회사로 바꾸고, 직원들을 주인으로 모시겠다는 놀라운 발표를 했습니다. 기업에서 나눠 주는 주식을 받아 주주가 되면 기업의 이익을 다 같이 나눌 수 있었고, 유일한은 정치인에게 잘 보이려고 돈을 주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화가 난 정치인들은 유한양행이 세금을 제대로 내는지 조사를 했지만, 늘 제때 세금을 냈던 유일한은 아무리 조사해도 잘못된 점이 없었습니다. 유일한은 정치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기업을 이끌었고, 국민도 유한양행을 성실하고 알찬 기업으로 인정했습니다. 유일한은 똑똑한 젊은이가 많아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생각해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세웠고, 1971년, 정직한 기업인으로 살며 국민의 건강을 생각했던 유일한이 세상을 떠났고 온 국민이 슬퍼했습니다. 재산을 여러 사람을 위해 써달라는 유언장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놀랐고 유일한은 기업이 사회와 나라, 직원의 것으로 생각했지요. 유일한은 늘 생각하던 대로 재산을 사회에 돌려주었고, 사람들은 그의 사람됨이 신사 같다고 생각해 신사 상인이라는 뜻으로 상인이라 불렀지요. 지금도 사람들은 유일한을 존경하는데, 요즘 시끄럽게 하는 기업가들도 유일한을 본받았으면 좋겠어요.
전체 동화 이야기: 어느 날, 아버지가 신문을 보다가 끌끌 혀를 차며 어머니에게 말했어요. "여보, 우리나라 사람은 기업가를 싫어한대요. 하기는, 정치인에게 잘 봐 달라고 돈을 주거나 음식에 이상한 것을 넣는 기업가가 많으니." 어머니가 가만히 듣고 있다가 말했어요. "우리나라에 정직한 기업가도 많아요. 유일한처럼 말이에요." 그때, 호기심이 많은 태주가 나섰어요. "엄마, 유일한이 누구예요?" "정직하게 기업을 이끌고 국민의 건강을 위해 애쓴 기업가란다. 자, 지금부터 내가 유일한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꿈과 도전이 가득한 이야기야." 태주는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며 어머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답니다. 나라에 빛을 주는 사람이 되자! 유일한은 처음 이름이 '유일형'이었어. 훌쩍 자란 뒤에 자기 이름을 '유일한'으로 바꾸었단다. 유일형은 1895년 평양에서 태어났어. 일본과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전쟁을 벌인 뒤였지. 그때 우리나라는 힘이 없었어. 유일형의 아버지는 부인과 어린 딸을 데리고 산으로 들어갔어. 유일형은 아직 어머니 배 속에 있었지. 유일형의 아버지는 평양에서 손꼽히는 상인이었어. 평양은 다른 나라의 새로운 문화를 빨리 받아들였어. 그리고 민족운동가가 많이 있는 곳이었지. 유일형은 태어나서 무럭무럭 자랐어. 하루는 아버지가 유일형에게 말했지. "일본이 우리나라를 빼앗으려 하는구나. 너는 앞으로 열심히 배워 우리나라에 빛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예, 아버지!" 유일형은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어. "일형아, 공부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배우면 힘이 된단다. 누에에서 비단실을 어떻게 뽑는지 배워 오너라." 그때 아버지는 누에를 쳐서 비단으로 만드는 일을 했어. 그래서 집에서 멀리 떨어진 양잠 학교에 유일형을 보냈지. 하지만 유일형은 학교에 다니다가 가족이 그리워 다시 집으로 돌아왔단다. 집에 돌아온 유일형은 가족이 누에 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어. 누에는 추위와 더위, 강한 햇빛에 약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래,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으려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해.' 유일형은 뽕잎을 따면서 보고 들은 것을 하나하나 깨달으며 배워갔어. 일본은 우리나라를 차지하려고 러시아와 전쟁을 벌였단다. 그 무렵, 아버지가 유일형을 불러서 말했어. "일형아, 미국에서 공부하면 어떻겠니? 어머니는 네가 아홉 살밖에 안 되어서 걱정하지만, 너라면 잘해 낼 수 있을 게다. 네 생각은 어떠니?" 유일형은 골똘히 생각했어. '집을 떠날 생각을 하니 두렵기는 해. 하지만 다른 나라에 가서 공부 해 보고 싶어. 좋아, 용기를 내서 가 보자!' 유일형은 눈망울을 반짝이며 아버지에게 대답했어. "네, 아버지. 넓은 세상을 보고 와서 우리나라를 빛내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유일형은 미국으로 가는 배를 타려고 항구에서 가족과 헤어졌어. 유일형은 눈물을 주르륵 흘렸지. "아버지,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뵙고 싶겠지만 꾹 참고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배는 유일형을 태우고 끝없이 드넓은 바다를 헤치고 나아갔단다. 유일형은 배를 타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어. 유일형은 미국에서 힘들게 지냈지. 집 형편이 어려워져 학비와 생활비를 받지 못했거든. 얼마 뒤, 유일형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 커니로 갔단다. 기차는 며칠을 달렸어. 유일형은 낯선 풍경을 보다가 고향 생각에 젖었지. '어머니, 아버지가 보고 싶어. 가족 모두 잘 있을까?' 커니에 도착한 유일형은 기뻤어. 커니는 우리나라의 시골 같았거든. 유일형은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 집에서 살았단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안일을 거들었지. 청소하고, 석탄을 나르고, 심부름도 했어. 유일형은 석탄으로 불을 피우는 법도 배웠지. 어찌나 불을 잘 피우는지 온 동네에 소문이 다 났단다. 새 이름 유일한. 어느 날, 고등학교에 들어간 유일형이 친구들에게 말했어. "이제부터 나를 유일한이라고 불러줘." 미국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지. "왜 이름을 '일한'이라고 바꾼 거야? 일한이 무슨 뜻이지?"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어. 나는 조국을 잊지 않으려고 대한민국의 '한'자를 이름에 넣은 거야." 이 소식을 듣고 친척 어른들은 크게 화를 냈단다. 부모가 지어 준 이름을 제멋대로 바꾸었다고 야단이었지. 하지만 아버지는 흐뭇했어. "하하, 나라 위하는 마음이 얼마나 대견합니까? 아예 다른 아이들 이름도 바꿀 생각입니다. 삼한이, 오한이, 칠한이, 구한이! 어떻습니까?" 어때, 역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지? 유일한은 접시 닦기와 신문 배달을 하면서 학교에서 늘 1등을 했어. '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야. 내가 1등을 하면 미국 사람도 우리나라 사람을 업신여기지 못할 거야.' 그런데 미국 친구들은 유일한을 멀리했단다. 유일한은 이유를 몰랐지. 어느 날, 한 미국 친구가 다가와 살짝 말했어. "일한! 공부만 잘해서는 성공하지 못해. 몸도 건강하고, 친구와 잘 어울려야지." 유일한은 얼른 미식축구부에 들어갔어. 미식축구는 거칠게 몸을 부딪치는 경기였지. 하지만 유일한은 끄떡없었어. 신문을 배달하며 몸을 튼튼히 했거든. "우아! 일한이 잘한다!" "대한민국 사람은 약한 줄 알았는데, 일한은 참 대단해!" 유일한은 학교에서 인기가 많았어. 유일한이 인기를 얻을수록 대한민국의 이름도 빛을 받았지. 정직한 기업가를 꿈꾸다. 유일한은 미시간 대학교에 들어갔어. 미시간 대학교가 있는 도시에는 중국 사람이 많이 살았지. 중국 사람은 고향을 그리는 마음에 자기 나라 물건을 잘 샀단다. 유일한은 쉬는 날에 중국 사람의 집을 찾아다니며 중국 물건을 팔았어. "자! 항저우가 고향인 분은 이 비단 좀 보세요. 아름다운 항저우 비단이에요! 중국차와 찻잔도 있어요." 중국 사람들은 앞다투어 물건을 샀단다. 어릴 때 미국에 온 유일한은 중국 사람이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잘 알았지. "물건도 잘 팔리는데, 더 비싸게 팔면 어떨까?" 미국 친구의 말에 유일한은 고개를 가로저었어. "정직하게 물건을 팔아야 돈을 벌 수 있어." 이때부터 유일한은 정직한 기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단다. 유일한은 우리나라와 중국 학생이 함께하는 모임을 이끌었어. 두 나라 학생은 친하게 지냈지. 두 나라 모두 일본이 힘으로 쳐들어와 힘들었거든. 학생들은 뜻을 합해 일본을 물리칠 방법을 이야기했어. 어느 날, 유일한은 중국 여학생을 만났어. 의과 대학에 다니는 호미리였지. 호미리는 똑똑하고 야무졌어. "안녕하세요? 유일한입니다." "네, 알고 있어요. 당신 이름은 여학생들 사이에 쫙 퍼졌으니까요." 두 사람은 함께 거리를 거닐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어. 좋은 친구로 지내던 두 사람은 어느 틈에 벌써 사랑을 느꼈단다.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생각하다. 1919년 3월 1일, 우리 겨레는 일본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고 일어났단다. 어린이부터 할아버지까지 태극기를 들고 거리에서 만세를 불렀지. 미국에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만세를 부르려고 한자리에 모였어. 유일한도 우리나라의 독립을 외쳤단다. 서재필을 비롯한 사람들은 큰 태극기를 들고 필라델피아 거리를 걸었어. '나만 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라를 위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유일한은 펄럭이는 태극기의 물결을 보며 다짐했단다. 유일한은 대학을 마친 뒤, 전기 회사에서 일했어. 회사에서도 뛰어난 직원으로 이름을 날렸지. 하지만 유일한은 2년 정도 일하고, 회사를 그만두었어. '기업가가 되자. 이제부터 내 힘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거야. 중국 사람이 잘 먹는 숙주나물 장사를 하면 어떨까?' 숙주나물은 중국 사람이 좋아하는 만두에 꼭 들어가는 재료였지. 유일한은 싱싱한 숙주나물을 팔 방법을 연구했어. 이윽고 병조림을 만들었는데, 처음에는 잘 팔렸어. 하지만 이내 잘 팔리지 않았단다. '병조림은 비싸고, 잘 깨져서 옮기기 힘들어. 새로운 방법이 없을까?' 유일한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구했어. 마침내 숙주나물 통조림을 만들었지. 통조림은 그 무렵 나온 새로운 식품 저장법인데, 옮기기 쉬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단다. 숙주나물 통조림은 중국 사람뿐만 아니라, 미국 사람도 참 좋아했어. 유일한은 숙주나물 통조림을 들고 미국 친구 윌레스를 찾아갔어. "윌레스, 내가 새로 만든 숙주나물 통조림이야. 같이 회사를 만들어 보지 않겠나?" "아, 이게 그 이름난 숙주나물 통조림이군! 좋아, 같이 해 보세!" 두 사람은 라초이 식품회사를 만들었어. 회사를 연 지 4년 만에 큰돈을 벌었단다. 유일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어. 콩나물처럼 동양 사람이 자주 먹는 식품을 통조림으로 계속 만들었지.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미국에서는 숙주나물의 재료인 녹두를 찾기가 힘들어졌지. "이 기회에 부모님도 뵙고, 녹두도 찾을 겸 고국으로 가자." 버드나무처럼 굳세게 뜻을 이루다. 유일한은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나라에 왔어. 하지만 아픈 국민이 많은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지. 그때 우리나라에는 약이 모자랐단다. '약만 있으면 모두 빨리 나을 텐데. 내가 우리나라로 돌아와 좋은 약을 만들어야겠다!' 유일한은 미국으로 가서 라초이 식품회사를 정리했어. 유일한은 미국을 떠나기 전, 서재필을 만나 헤어지는 인사를 했단다. "박사님, 우리나라로 돌아가 우리 겨레를 건강하게 만들겠습니다!" 서재필은 유일한에게 버드나무가 새겨진 목각화를 주며 말했어. "버드나무는 우리 땅 어디에서나 푸르게 자란다오. 부디 버드나무처럼 굳세게 뜻을 이루시오." 유일한은 버드나무 목각화를 늘 소중하게 간직했어. 버드나무는 유일한이 세운 제약회사의 상표가 되었단다. 우리나라에 돌아온 유일한은 약을 만드는 기업인 유한양행을 세웠단다. 처음에는 다른 나라에서 약을 사다가 팔았어. 하지만 곧 연구소와 공장을 세우고, 우리나라 사람에게 맞는 약을 만들었어. 유일한은 공장을 지을 때, 직원을 위해 수영장과 꽃밭까지 만들었지. 열심히 일하는 직원은 월급도 듬뿍 올려주었어. 어떤 사람은 유일한이 장사를 잘 모른다고 말했어. "장사는 물건을 싸게 만들어서 비싸게 팔아 이익을 얻는 거예요." "아닙니다. 좋은 물건을 만들면서 정직하게 팔아야 합니다. 그러면 처음에 조금 손해를 보겠지만, 나중에는 이익을 보지요." 결국 유일한의 말이 옳았어. 직원들은 열심히 일했고, 사람들은 버드나무 상표가 붙은 약이면 믿고 샀거든. 유한양행의 약은 멀리 중국까지 팔렸단다. 유일한은 약의 쓰임새와 효과를 알리는 광고를 해서 국민을 바로 이끌기도 했지. 정직한 기업으로 한국을 빛내다. 어느 날, 유일한은 직원들에게 놀라운 발표를 했어. "우리 기업이 이만큼 발전한 것은 다 직원 여러분 덕분입니다. 그래서 우리 기업을 주식회사로 바꾸고, 여러분을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 직원들은 깜짝 놀랐어. 기업에서 나눠 주는 주식을 받아 주주가 되면 기업의 이익을 다 같이 나눌 수 있었어. 직원들은 기업 일을 자기 일처럼 열심히 했지. 유일한은 정치인에게 잘 보이려고 돈을 주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어. 화가 난 정치인들은 유한양행이 세금을 제대로 내는지 꼼꼼하게 조사를 했어. 그런데 아무리 조사해도 잘못된 점이 없는 거야. 유일한은 늘 제때 세금을 꼬박꼬박 냈거든. 오히려 유한양행은 상을 받았단다. 유일한은 정치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기업을 이끌었어. 국민도 유한양행을 성실하고 알찬 기업으로 인정했지. 유일한은 나라가 바로 서려면 똑똑한 젊은이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세우고, 뛰어난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었단다. 1971년, 유일한이 세상을 떠났어. 유일한은 늘 정직한 기업인으로 살며 국민의 건강을 생각했지. 온 국민이 유일한의 죽음을 슬퍼했어. 얼마뒤, 유언장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놀랐어. "내 재산을 모두 여러 사람을 위하는 일에 써 주시오." 유일한은 기업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단다. 사회와 나라, 직원의 것이라고 생각했지. 유일한은 늘 생각하던 대로 평생 일군 재산을 사회에 돌려준 거야. 사람들은 유일한의 사람됨이 점잖은 신사같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신사 상인'이라는 뜻으로 '신상'이라고 불렀지. 신사 상인, 유일한! 멋지지않니? 지금도 사람들은 유일한을 존경한단다.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기업가들이 유일한을 본받았으면 참 좋겠어.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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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기린 점원, 케이크, 과일꼬치, 뱀, 파인애플, 사과, 물건, 강아지, 푸푸, 김밥, 재료들, 슈퍼마켓, 코알라, 개구리, 과일, 설탕, 음식, 아빠, 초록 장화, 쪽지, 물건들, 밀가루, 심부름, 아저씨, 나뭇가지, 고개, 시금치, 재료, 노란 우산, 당근, 엄마, 생일, 장바구니 | 제목: 심부름은 처음이야
줄거리 요약: 푸푸 아빠의 생일에 푸푸와 엄마는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기로 했는데, 음식 재료가 부족했습니다. 김밥에 들어갈 시금치와 과일꼬치에 들어갈 파인애플, 케이크 만들 때 쓸 밀가루를 깜빡해 푸푸는 엄마 대신 처음으로 혼자 슈퍼마켓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밖에는 빗방울이 톡톡 떨어져 푸푸는 좋아하는 초록 장화를 신고 노란 우산을 쓰고 집을 나섰지만, 심부름을 잘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푸푸는 처음 가는 심부름이 신이나서 개구리처럼 폴짝폴짝 뛰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푸푸가 신나게 걸어가는데, 무언가가 꿈틀거려 놀랐지만, 용기내서 요리조리 살펴보니 뱀처럼 보이는 나뭇가지였습니다. 슈퍼마켓에 도착한 푸푸는 사고 싶은 물건들이 가득했지만, 엄마가 써 준 쪽지를 확인했습니다. 기린 점원이 푸푸를 보며 오늘 당근이 아주 싱싱하다고 말해, 푸푸는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푸푸는 시금치보다 당근이 좋은 거라 생각하고, 시금치 대신 싱싱한 당근을 골랐습니다. 새콤달콤 향긋한 냄새를 따라 과일 코너에 갔더니, 코알라가 푸푸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푸푸는 파인애플보다 사과가 더 맛있다는 말에, 파인애플 대신 빨간 사과를 골랐습니다. 푸푸가 고개를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보드랍고 하얀 밀가루를 찾았습니다. 푸푸는 밀가루 대신 달콤한 설탕을 보고, 마음이 바뀌어 설탕을 고르고는 무척 뿌듯해하며 계산을 했습니다. 푸푸가 심부름을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에도 비가와 미끄러워 그만 넘어져 장바구니 속 물건들이 모두 바닥에 쏟아졌습니다. 푸푸에게 초록우산을 쓴 아저씨가 다가와 떨어트린 물건을 모두 담아주었습니다. 푸푸는 자신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생각했습니다. 푸푸가 집에 도착했고, 엄마와 장바구니를 같이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푸푸는 장바구니 속 재료들을 보고 엄마가 적어준 시금치, 파인애플, 밀가루가 있어 깜짝 놀랐는데, 아빠가 푸푸의 장바구니를 다른 장바구니로 슬며시 바꾸었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오늘은 푸푸 아빠의 생일이에요. 푸푸와 엄마는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기로 했어요. 이런, 음식 재료가 부족해요! 엄마가 김밥에 들어갈 시금치. 과일꼬치에 들어갈 파인애플. 케이크 만들 때 쓸 밀가루를 깜빡했지 뭐예요. 푸푸는 바쁜 엄마 대신 처음으로 혼자서 슈퍼마켓에 다녀오기로 했어요. 밖에는 빗방울이 톡톡, 토도독! 푸푸는 가장 좋아하는 초록 장화를 신고 노란 우산을 쓰고 집을 나섰어요. 우리 푸푸가 심부름을 잘할 수 있을까? 강아지, 푸푸! 심부름 가요, 푸푸! 을 쓰고, 푸푸! 에 가요 , 푸 푸 ! 푸푸는 개구리처럼 폴짝폴짝 뛰면서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어요. 처음 가는 심부름이라서 신이 났거든요. 찰박찰박 신나게 걸어가는데, 갑자기 무언가가 꿈틀! “으악, 뱀이다!” 푸푸는 깜짝 놀랐어요. 그렇지만 용기를 내서 요리조리 다시 살펴보았어요. “어? 꿈틀꿈틀 뱀처럼 보이는 나뭇가지였네.” 드디어 푸푸가 슈퍼마켓에 도착했어요. 커다란 슈퍼마켓에는 푸푸가 사고 싶은 물건들이 가득했지요. 푸푸는 엄마가 써 준 쪽지를 다시 확인했어요. “ 시금치, 파인애플, 밀가루가 어디 있을까?” 기린 점원이 푸푸를 보며 상냥하게 말했어요. “오늘 당근이 아주 싱싱해요.” 푸푸는 잠시 생각에 잠겼어요. ‘그럼 시금치보다 당근이 더 좋은 거네!’ 푸푸는 자신 있게 싱싱한 당근을 골랐어요. 음, 그럼 시금치 대신 당근을 사야지. “어? 새콤달콤 향긋한 냄새가 나네.” 향기를 따라 과일 코너에 갔더니 파인애플이 있었어요. 이때 코알라가 푸푸에게 다가와 말했어요. “파인애플보다 사과가 더 맛있어!” “그럼 더 맛있는 사과를 살래!” 푸푸는 파인애플 대신 빨간 사과를 골랐어요. 푸푸가 고개를 두리번두리번. “찾았다! 보드랍고 하얀 밀가루!” 푸푸는 케이크 만들 때 쓸 밀가루를 찾았어요. 그런데 설탕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어요. “달콤한 설탕이 더 좋아.” 푸푸는 밀가루 대신 달콤한 설탕을 골랐어요. 그러고는 무척 뿌듯해하며 계산을 했어요. 푸푸가 심부름을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에도 비가 왔어요. 첨벙첨벙 미끌미끌 꽈당! 푸푸가 그만 넘어지고 말았어요. 장바구니 속 물건들이 와르르! “흑, 바닥에 모두 쏟아졌네.” 이때, 초록 을 쓴 아저씨가 푸푸에게 살며시 다가왔어요. “푸푸야, 괜찮니? 자, 여기 떨어트린 물건을 모두 담았단다. 집에 조심해서 가렴.” ‘어?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지?’ 푸푸는 고개를 꺄우뚱하며 생각했어요. 드디어 푸푸가 집에 도착했어요. “우리 푸푸, 잘 다녀왔니? 장바구니 같이 확인해 볼까?” 그런데 장바구니 속 재료들을 본 푸푸는 깜짝 놀랐어요. 엄마가 적어 준 시금치, 파인애플, 밀가루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아빠가 푸푸의 장바구니를 다른 장바구니로 슬며시 바꾸었대요. 언제 바꾼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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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고학년
키워드: 주모, 나무꾼 영감, 팥쥐 엄마, 여러 사람, 신당, 소년, 도깨비방망이, 다락문, 맑은 샘, 처녀, 황소, 콩쥐, 하늘나라 사람들, 빈집 다락, 저녁밥, 수수깡, 동생의 맷돌, 김 생원, 사람, 나무꾼, 다리, 초가집, 강도떼, 벼, 예쁜 색시, 맷돌, 도둑, 풀, 구렁이, 딸, 젊은 여인, 나, 누이동생, 노인, 왜군, 나무꾼 총각, 동아줄, 신발, 도련님, 나무꾼 할아버지, 주인, 지게, 오줌손이, 아내, 인간들, 네 장사, 참새 떼, 보리등겨, 아주머니, 반쪽이, 할머니, 골무, 좁쌀, 독, 옥황상제, 솥, 사냥꾼, 능텅 감투, 죽 한 그릇, 칼, 떡, 엄마, 곡식, 오빠, 이웃 사람들, 절, 동물들, 석수장이, 형제, 다락, 개암, 갓난아이, 아이, 정승, 헌 동아줄, 검은 소, 도깨비 두목, 욕심쟁이 할아버지, 원님, 벼룩, 까치, 두 사람, 주인장, 고무래, 네 사람, 제사상, 큰아들, 멧돼지, 부모님, 형수, 요술 부채, 군인, 음식, 옆집 처녀, 밤나무, 집, 석숭, 막내, 허물, 아가씨, 연못, 삼태기, 토끼, 친딸, 밤나무 도령, 첫째 언니, 손님, 구슬, 둘째 언니, 천하장사, 두꺼비, 아들 형제, 젊은이, 사위, 모래, 재산, 땅, 길, 고양이, 하얀 쌀, 배, 노루, 칡, 자식들, 구두쇠, 나무꾼의 딸, 나라, 가시덤불, 예쁜 딸, 힘센 사람들, 할아버지, 새 동아줄, 항아리, 귀신들, 여자들, 염라대왕, 뱀장어, 방고래, 고리장이의 누이동생, 작은아들, 활, 세 사람, 외딴집, 사당지기, 수숫대, 식구, 거지 노인, 신 선비, 감투, 둘째 아들, 거지들, 날개 달린 말, 남편, 두 아내, 날개옷, 부인, 물고기, 독수리, 용, 문, 보리, 까치 새끼들, 비렁뱅이, 부채, 연 생원, 시체, 어머니, 북채, 새엄마, 식구들, 가족들, 화살, 할아버지의 후손, 새끼들, 홀아버지, 감자, 기와지붕, 홀어머니, 생쥐, 콧바람손이, 기와집, 꽃신, 착한 사람들, 말, 두 형제, 너, 쥐, 여동생, 두레박, 새신랑, 동생, 신랑, 새끼 제비, 숟가락, 까마귀, 아들, 착한 할아버지, 오누이, 흥부, 샘물, 빨간 부채, 주인 영감, 마을 사람들, 사내아이, 파란 부채, 우리, 높은 나무, 솔개, 자식, 약한 사람들, 이불, 주막집, 제비, 총각, 젊은 아낙네, 호롱불, 연꽃, 색시, 여자, 개미, 형, 제물, 보통 사람, 여의주, 젊은이들, 부자, 구렁덩덩 신 선비, 욕심쟁이 형, 홑이불, 힘센 사람, 바구니, 들꽃, 뱀, 마을, 한 선비, 곰배손이, 농부, 아버지, 까치들, 가마, 착한 동생, 부잣집 사람들, 콩알, 아이들, 놀부 부부, 하얀 옷, 닭, 부모, 바위손이, 산지기 노인, 입, 초가지붕, 우물, 보리쌀, 사당패, 파랑새, 고리장이, 호랑이, 농사꾼, 종각, 할멈, 화롯불, 세 자매, 물동이, 새, 부부, 선비, 창호지, 젊은 색시, 괴물, 멧돼지들, 두루미, 사람들, 아픈 아이, 대궐, 사당, 아빠, 선녀, 아기, 소금, 너희들, 박, 놀부, 형님, 나뭇가지, 하인, 할아범, 하얀 손, 풀들, 부잣집 딸, 젓가락, 모기, 산지기, 낚싯대, 집 주인, 뒤주, 수탉, 지네, 개, 나무, 밥상, 박씨, 착한 콩쥐, 버드나무, 서방님, 아궁이, 팥쥐, 자신, 주먹이, 주막, 하녀, 주머니, 돈, 언니들, 윤 씨 일가 사람들, 아들딸, 벌레, 땔감, 삼신할미, 바위, 명당, 이무기, 노인 부부, 북, 종, 비단옷, 낫, 새색시, 하인들, 메밀묵, 도깨비들, 선녀들, 도끼 | 제목: 원전으로 보는 전래 동화 1
줄거리 요약: 옛날 연 생원에게는 아들 형제가 있었는데 놀부는 사나운 데다가 욕심도 많았지만, 작은아들 흥부는 마음씨가 착했는데 연 생원이 죽자 놀부는 재산을 몽땅 차지하고, 흥부네 식구들을 내쫓았습니다. 형에게 재산을 모두 빼앗기고 빈털터리가 된 흥부는 아내와 자식들을 거느렸고, 움집에서 살았는데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지런히 일을 했지만 가난을 면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조르자 흥부는 놀부네 집으로 쌀을 얻으러 갔지만 매만 맞고 쫓겨났고, 흥부네 집에 살던 새끼 제비가 구렁이를 피하다 땅에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흥부는 다리가 부러진 제비를 정성껏 돌봐 주었고, 제비 집에서는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다리를 다쳤던 제비가 다시 돌아와 박씨를 한 개 물어다 주었습니다. 흥부가 박씨를 담장 밑에 심고 물을 주자, 무럭무럭 자랐고 초가지붕 위에 튼실한 박이 주렁주렁 열렸으며, 흥부 부부는 박으로 죽을 쑤기 위해 열심히 박을 탔습니다. 박이 갈라지면서 온갖 보물들이 쏟아져 나와 흥부는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었고, 놀부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놀부는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고 실로 동여매 주었으며 이듬해 봄, 제비가 박씨를 물고 돌아왔고 놀부는 박씨를 심고 박이 열리기를 기다렸습니다. 가을이 되자 놀부네 기와지붕 위에도 박이 주렁주렁 열렸고, 얼른 박을 타서 우리도 부자가 되자고 말했습니다. 놀부 부부는 큰 부자가 될 꿈에 부풀어 톱질을 했지만 보물은커녕 사당패, 비렁뱅이, 괴물 등이 나타나 재산을 몽땅 가져갔고, 강도떼가 나와 불을 지르고는 사라졌습니다. 순식간에 놀부는 가난뱅이가 되었고, 흥부는 한달음에 달려와 위로했으며, 놀부는 잘못을 뉘우치고 흥부네 집에서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옛날에 한 마을에 가난한 할아버지와 부자 할아버지가 살았는데, 마음씨 착한 가난한 할아버지는 무엇이든 나누어 주었지만, 부자 할아버지는 한번 자기 손에 들어온 것은 무엇이든 놓지 않았습니다. 어느 해 흉년이 들어 착한 할아버지는 욕심쟁이 할아버지에게 보리쌀 한 가마니를 꾸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보니 모래와 보리등겨가 반반씩 섞여 있었습니다. 착한 할아버지는 억울했지만 그것으로 끼니를 때웠고 보리를 수확하자 보리쌀 한 가마니를 지고 욕심쟁이 할아버지를 찾아갔더니, 이자로 보리쌀 두 가마니를 더 내놓으라고 억지를 부렸습니다. 착한 할아버지는 보리가 없어 대신 욕심쟁이 할아버지 집에 나무를 해 주었는데, 어느 날 착한 할아버지가 나무를 해 주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한 노인이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이불 위에 빨간 부채와 파란 부채만 놓여 있어 착한 할아버지는 노인이 돌아오면 돌려주려고 보관해 두었는데, 어느 날 노인이 두고 간 부채를 꺼내 그 중빨간 부채를 펴서 훨훨 부치자 코가 쑥쑥 늘어나기 시작해 깜짝 놀라 얼른 파란 부채를 펴서 부치자 코가 쏙쏙 줄어들었습니다. 신통방통한 요술부채 모습을 욕심쟁이 할아버지가 보고서 매일같이 착한 할아버지를 찾아가 요술 부채를 달라고 졸라 댔습니다. 착한 할아버지가 노인에게 부채를 돌려주어야 한다고 거절했지만,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요술 부재를 차지하기 위해 억지로 자기 기와집과 바꾸고 빨간 부채로 몰래 사람들의 코를 늘여 놓고, 파란 부채로 고쳐 주면서 돈 벌 생각에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욕심쟁이 할아버지가 빨간 부채를 부치자 코가 늘어났는데, 얼마나 늘어날까하고 계속 부치자 코는 지붕을 뚫고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의 대궐까지 갔습니다. 마당을 거닐던 옥황상제는 올라온 코를 보고 나무에 묶으라고 했고, 부자될 생각에 계속 부채질을 하던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겁이 나서 파란 부채로 부채질을 했지만, 하늘나라 나무에 묶여 있던 코는 꼼짝을 하지 않고 대신 그의 몸이 하늘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때, 옥황상제가 나무에 묶어 두었던 욕심쟁이 할아버지의 코를 풀어 주라고 명령해서,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아래로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산속 길을 가던 한 선비가 요란스러운 까치 소리에 두리번거리다가 까치 한 마리가 나무 위아래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우는 것을 보았는데, 나무 위에서 큰 뱀이 둥지 안의 까치 새끼들을 잡아먹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선비는 활을 쏴 뱀을 죽이고 까치 새끼들을 구해 주고 나서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산속이라 금세 해가 져 어둠이 앞을 가려 헤매다 외딴집을 발견했습니다. 선비가 문밖에서 계십니까 하고 소리를 지르자, 예쁜 젊은 색시가 나왔고 젊은 색시에게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젊은 색시는 처음에 거절했지만 선비의 간청에 저녁밥을 차려 주고 이불도 내주었고, 밥을 먹자마자 잠에 곯아떨어졌던 선비는 한밤중에 가슴이 답답해 눈을 떴습니다. 커다란 뱀이 선비의 몸을 칭칭 감고 혀를 날름거리며 자신이 선비가 활로 쏘아 죽인 뱀의 색시라고 하며 선비를 죽여 남편의 한을 풀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뱀의 색시가 젊은 여인을 변신했던 것이었고, 나는 아까 죽인 뱀이 남편인지 몰랐고, 불쌍한 까치들을 구해 주기 위해 옳은 일을 한 거라고 말했습니다. 선비의 말에 마음이 누그러진 뱀은 자정 전에 뒷산 절의 종이 세 번 울리면 살려 주겠다고 했지만, 그 절은 오랫동안 비어 있어 한밤중에 종이 울릴 리가 없었습니다. 선비가 체념하고 있는데 정확히 종이 세 번 울리고 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선비는 절 뒤의 종각으로 달려갔고, 그 밑에 까치 세 마리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죽어 있었는데, 은혜를 갚기 위해 머리로 종을 들이받아 울렸던 거였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두 형제가 살았는데, 욕심쟁이 형은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지만 구두쇠였고, 착한 동생은 가난한 농사꾼이지만 가진 것을 이웃에게 나누어 주었고, 어느 해 먹을 양식이 떨어져 형을 찾아갔습니다. 착한 동생은 좁쌀 한 바가지를 얻어 집으로 돌아오다가, 욕심쟁이 형에게 쫓겨난 맷돌을 안고 쓰러져 있던 거지 노인을 업고 집으로 돌아와서 좁쌀로 죽을 쑤어 먹이고 간호를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노인은 맷돌을 찾았고, 동생은 그것을 그에게 가져다주었는데, 젊은이가 자신을 살렸다고 말했습니다. 가진 것이 맷돌뿐이니 이거라도 받아달라고 해서 괜찮고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생이 거절했지만 노인은 맷돌을 주고 떠났고, 어제 얻어 온 좁쌀 한 바가지가 곡식 전부였던 동생은 빈 맷돌을 돌리며 곡식이 있어야 간다고 말했습니다. 맷돌에서 하얀 쌀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동생의 말이 끝나자마자 맷돌에서 하얀 쌀이 계속 쏟아져 나왔고, 놀란 동생이 그만하고 외치자 맷돌이 멈췄습니다. 맷돌을 돌리면 동생이 말하는 건 다 나와왔고, 맷돌 덕분에 부자가 된 동생은 형님과 이웃 사람들에게도 곡식을 나누어 주어 마을 사람들은 그를 칭찬했습니다. 딱 한 사람 욕심쟁이 형은 동생이 잘살게 되자, 자기가 노인을 재워 주었다면 맷돌이 자기의 것이 되었을 텐데 라는 생각에 배가 아팠습니다. 억울한 생각이 든 형은 거지들에게 잔치를 베풀면 맷돌을 가진 거지 노인이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몇 날 며칠 잔치를 벌였지만 그 거지 노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욕심쟁이 형은 화가 나 거지들을 다 내쫓았고, 동생의 맷돌을 빼앗기 위해 궁리하다가 훔치기로 하고, 한밤중에 몰래 동생 집에 들어가 맷돌을 훔쳐 배를 타고 달아났습니다. 동생이 찾으러 오지 못하게 먼 나라에 가서 살기로 하고, 배를 타고 가던 형은 맷돌에서 무엇을 나오게 할까 하다가 맷돌을 돌리며 값비싼 소금이 나와라하고 말했습니다. 맷돌에서 계속 소금이 나오더니 배 안을 소금으로 가득 채웠고 형은 배가 가라앉는 것도 모르고 맷돌을 돌리는 바람에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으며, 계속해서 나온 소금이 바다에 쌓여 바닷물이 짜게 되었습니다. 아주 먼 옛날 장흥읍에 있는 냇가에 너른 모래밭 근처에 초가집이 한 채 있었는데, 노인 부부와 아들 둘이 함께 살고 있었고 식구들은 낮에 힘들게 일을 해서 밤이 되면 깊은 잠에 곯아떨어졌습니다. 밝은 달이 뜨는 밤이면 모래밭으로 도깨비들이 모여 씨름판을 벌였고 신나게 놀았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잠귀가 밝은 할머니 귀에 도깨비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날이 밝자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모래밭에서 누가 씨름판을 벌였는지 밤새 시끄러웠다고 말했고, 할아버지는 아무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마을 젊은이들이 모여 씨름을 했을거라 생각하고 출출할 것 같아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한 솥 가득 메밀묵을 쑤어서 모래밭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밤이 되자 모래밭으로 모여든 도깨비들은 씨름을 하며 놀았고, 도깨비들은 모래밭 한쪽에 놓여 있는 솥을 발견했습니다. 배고팠던 도깨비들은 맛있게 메밀묵을 먹고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으며, 도깨비 두목이 나서서 자신이 은혜를 갚겠다고 했습니다. 도깨비 두목은 할아버지를 찾아가 돈이 가득 든 자루를 주며 메밀묵을 잘 먹었다고 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깜짝 놀랐고 다음 날 밤이 되자 도깨비 두목이 또 찾아왔습니다. 소원을 들어줄 테니 말해보라고 하자,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가난하게 살았으니 부자로 사는 게 소원이라고 답했습니다. 명당을 쓰면 잘산다고 하니, 해남에 있는 윤 씨 집안의 사당에 할아버지 조상들의 묘를 쓰면 된다고 했습니다. 할아버지에게 먼저 돈을 가지고 가서 사당지기와 친해진 후, 아무 날 아무 시에 사당이 있는 자리에 묘를 쓰겠다고 하면 뒷일은 알아서 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음 날, 할아버지는 윤 씨 집안의 사당이 있는 해남으로 갔고, 도깨비 두목이 시킨 대로 했더니 사당지기는 윤 씨 일가 사람들에게 그 말을 전했습니다. 윤 씨 일가 사람들은 마을에서 가장 힘센 사람들을 모아 사당을 지켰고, 할아버지는 조상들의 유골을 파서 도깨비들과 함께 사당에 나타났는데 가까이 오는 상엿소리에 기가 눌려 사당을 지키던 사람들은 모두 도망을 갔습니다. 사당 앞에 선 도깨비 두목이 사당을 우리가 허물지 윤 씨 일가 사람들이 직접 허물지 물었고, 윤 씨 일가 사람들은 사당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며 자기들이 허물겠다고 했으며, 할아버지는 조상의 묘를 옮겨 후손들은 잘살게 되었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 사람이 땅에는 살지 않고 하늘에만 살았던 시절, 결혼을 하려면 옥황상제의 허락을 받아야 했는데, 한 처녀 총각이 마음대로 결혼하자, 화가 난 옥황상제는 두 사람에게 땅에 내려가서 살라고 명령했습니다. 옥황상제에게 한 번만 용서해 달라며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라고 하냐고 묻자,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땅으로 내려온 두 사람은 나무가 울창하고, 풀과 나무마다 먹을 것이 주렁주렁 열린 땅의 풍경에 깜짝 놀랐고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었으며, 자식도 많이 낳았습니다. 땅에 사람이 점점 많아지자 마을도 생기고, 나라도 생기는 등 커다란 세상이 되었는데 사방에 먹을 것이 널려 있으니, 사람들은 점점 게을러지고 툭하면 싸움을 했습니다. 옥황상제는 사람들을 잘 살도록 만들어 준 것을 후회했고 힘들여 일을 해야만 먹을 것을 얻을 수 있게 만들자, 땅에 사는 사람들은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일에 싫증이 난 사람들이 꾀를 부리고 있다가, 곡식을 빼앗기 시작했고 힘이 센 사람이 땅과 곡식을 많이 가지게 되었으며, 힘이 약한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도 아주 조금밖에 가질 수 없었습니다. 땅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고 옥황상제는 땅에 비를 내리지 않게 했고, 흉년이 들자 힘센 사람들은 착한 사람들이 일해서 얻은 곡식마저 빼앗았습니다. 옥황상제는 열심히 일하면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비를 내려 풍년이 들게 했지만, 힘센 사람은 약한 사람들 것을 빼앗았고 그 뒤로도 옥황상제는 땅 위에 흉년과 풍년을 반복했습니다. 오백 년이 지나서 맨 처음 땅에 내려온 처녀 총각이 죽자, 옥황상제는 이제 죄를 다 씻었으니 다시 살려서 하늘나라로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하늘나라 사람들은 두 사람을 데려오기 위해 하늘과 땅 사이에 무지개다리를 놨고, 옥황상제는 그 뒤에도 부지런하고 착한 사람들이 죽어 땅에 묻히면, 다시 살려서 하늘로 데려오게 했습니다. 먼 옛날 마음씨 착한 콩쥐가 살았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는 새엄마를 얻었고, 성질이 사나운 새엄마는 자신을 똑닮은 팥쥐를 데리고 왔습니다. 새엄마는 친딸인 팥쥐는 사랑했지만 콩쥐를 늘 구박했고, 잔치가 열리자 새엄마와 팥쥐가 새 옷을 입고 집을 나서려고 하자, 콩쥐도 따라나섰습니다. 콩쥐에게 독에 물을 가득 채우고 벼를 다 찧어 놓고 잔치에 오라고 하자, 콩쥐는 물을 길어다 독에 부었지만 구멍 난 독이라 채울 수 없었습니다. 어디선가 두꺼비가 다가와 구멍 난 독을 막아 주고, 참새 떼가 날아와 벼를 모두 찧어 주고, 검은 소가 나타나 콩쥐에게 비단옷과 꽃신도 주었고, 잔치에 늦은 콩쥐는 뛰어가다가 냇가에서 신발 한 짝을 잃어버습니다. 원님은 콩쥐의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을 주웠고, 발이 예쁘니 신발 주인도 어여쁠 거라고 생각하며 잔칫집으로 가서 직접 신발 주인을 찾았습니다. 잔칫집에 온 여자들은 모두 신발이 맞지 않았고 콩쥐가 신발이 꼭 맞자, 원님은 콩쥐가 마음에 들어 혼례를 올렸습니다. 원님과 결혼한 콩쥐는 행복하게 살았고 팥쥐는 배가 아파 원님이 먼 길을 떠나자, 콩쥐를 연못가로 데려가 빠뜨렸습니다. 콩쥐 집으로 가 콩쥐 행세를 했고,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원님은 콩쥐 행세를 하는 사람이 낯설어서 얼굴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원님의 말에 팥쥐는 핑계를 대며 고비를 넘겼고 콩쥐가 빠져 죽은 연못에 예쁜 연꽃 한 송이가 피어났는데, 원님은 연꽃을 꺾어 집에 두고 매일 쳐다보았습니다. 연꽃은 원님이 지나갈 때는 웃었지만 팥쥐가 지나갈 때는 머리털을 잡아당기자 팥쥐는 화가 나 연꽃을 태워 버렸는데, 옆집 할머니가 불씨를 얻으러 왔다가 아궁이에서 빛나는 구슬을 발견해 집에 가져갔고 그날부터 할머니가 밖에 나갔다 돌아오면 잘 차려진 밥상이 방에 놓여 있었습니다. 집 안에 숨어서 지켜보던 할머니는 구슬이 예쁜 색시로 변해서 밥상을 차리기 시작하자, 색시를 붙잡고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콩쥐는 억울한 사연을 이야기한 뒤에 할머니에게 원님을 모셔다 달라고 부탁하여 할머니는 부탁대로 원님을 데려왔고, 방 안에 차려진 밥상 위에 젓가락이 짝짝이로 놓여 있었습니다. 원님이 이유를 묻자 콩쥐가 젓가락 바뀐 것은 알면서 아내가 바뀐 것은 아직도 모르냐며 연못 속에 있는 자신의 시체를 건져 올려 구슬로 문지르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원님이 콩쥐가 시킨 대로 하자 콩쥐가 다시 살아났고, 팥쥐와 팥쥐 엄마의 죄를 물어 무거운 벌을 내렸으며, 다시 살아난 콩쥐는 원님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마음씨 착한 아가씨가 홀아버지와 함께 가난하게 살고 있었는데, 아가씨가 부엌에서 밥을 하고 있는데, 두꺼비 한 마리가 들어왔습니다. 두꺼비는 눈을 껌벅거리며 아가씨를 쳐다보았고, 인정 많은 아가씨는 밥그릇에서 한 숟가락을 수북이 떠서 주었습니다. 밥을 다 먹은 두꺼비는 뒤뜰로 사라졌다가, 다음 날 아침에 또 나타났고 아가씨가 밥을 주자, 두꺼비는 아예 부엌에서 살며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 외로웠던 아가씨에게 통통하게 살도 오르고, 몸집도 커진 두꺼비는 마치 동생 같았고, 마을에는 오래전부터 지네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풍습이 있었는데, 아가씨가 제물로 뽑히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딸이 불쌍해서 한숨만 쉬었고, 아가씨는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으며 곱게 단장을 하고 가마를 타고 제사를 지내는 신당으로 갔습니다. 신당에 혼자 남은 아가씨는 뒤따라온 두꺼비를 보고 깜짝 놀라 얼른 돌아가라고 말했습니다. 두꺼비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아가씨도 조금 덜 무서웠는데, 제사가 끝나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돌아가고 밤이 되었습니다. 아가씨는 두꺼비를 안고 오들오들 떨었고 커다란 지네가 쓱 다가와 아가씨를 물려는 순간, 두꺼비가 독을 뿜어 댔습니다. 신당 안에서 지네도 독을 뿜으며 두꺼비와 뒤엉켜 싸웠고 아가씨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는데, 다음 날 아침 아가씨는 쓰러져 있는 두꺼비와 지네를 보고 지난밤 일이 떠올랐습니다. 아가씨는 얼른 두꺼비에게 다가가 눈 좀 떠 보라고 하며, 자신 대신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아가씨는 두꺼비를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고 마을 사람들도 깜짝 놀라 신당으로 모여들었으며, 아가씨가 살아 있자 크게 기뻐했습니다. 아가씨는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꺼비를 묻어 주었고,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일이 사라지자 마을도 다시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어릴 때 부모를 잃고 머슴살이를 하는 석숭이라는 총각이 살았는데, 머슴살이에서 벗어나고 싶어 땅을 파고 커다란 독을 묻어 두었습니다. 석숭은 열심히 일을 한 덕분에 독 가득 돈을 모았고, 논도 사고 밭도 사고 색시도 얻어 장가도 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석숭은 길을 가던 도중 땀을 식히기 위해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서 잠시 쉬다가 목을 축였으니 다시 가보려고 했습니다. 독 안에 있던 돈이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한 푼도 남아 있지 않았고, 석숭의 꿈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석숭은 지지리 복도 없다고 생각하며, 염라국에 있는 염라대왕을 찾아가 물어보려고 길을 떠났습니다. 석숭은 멀고 먼 염라국을 가는 동안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첫 번째로 깊은 산속에서 혼자 사는 처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녀는 혼인할 배필이 정해지기만 하면 까닭도 없이 죽었다고 말했고, 석숭은 천생연분을 염라대왕에게 물어봐 주겠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로 무거운 바위를 어깨에 짊어지고 꼼짝달싹 못하는 노인을 만났는데, 석숭은 염라대왕에게 그 이유를 물어봐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세 번째로 넓은 들판에 수수깡으로 만든 좁은 집에 사는 농부를 만났는데, 새집을 짓기만 하면 집이 와르르 무너진다고 하여 석숭은 염라대왕에게 물어봐 주기로 했습니다. 며칠 뒤 석숭은 강가에서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를 보았고, 강을 건너게 도와주면 염라대왕에게 용이 되지 못한 이유를 물어봐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드디어 염라국에 도착한 석숭은 염라대왕을 찾아가 복이 지지리도 없어서 십 년 가까이 모은 돈을 모두 잃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부터 형편이 좋아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라는 염라대왕의 말에 석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염라국에 오는 동안 만난 사람들과 이무기의 이야기를 하고는 답을 물었더니, 처녀는 마지막 죽은 배필의 제사를 지내고 만나는 사람이 배필이며 노인은 산에 나무하러 오는 아이들의 낫과 지게를 빼앗아 받는 벌이니, 지게를 지고 백 사람에게 절을 하면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수수깡 집에 사는 농부는 조상들을 잘못 모셔서 그런 것이니 앞으로 제사를 정성껏 지내면 되고 이무기는 여의주를 한 개 버리면 하늘에 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석숭은 염라대왕에게 인사를 올리고 물러나 돌아오는 길에 이무기와 농부, 산지기 노인에게 염라대왕의 말을 전하고 마지막으로 처녀가 사는 집에 들렀습니다. 염라대왕이 마지막 죽은 배필의 제사를 지내고 만나는 사람이 아가씨의 배필이라고 전하자, 어제가 그 제삿날이라고 했습니다. 석숭은 처녀와 혼례를 올리고 행복하게 살았고, 돈을 모아 논도 사고 밭도 사서 부자가 되었습니다. 먼 옛날 어느 마을에 홀로 사는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삼신할미에게 정성껏 빌어 아기를 낳아보니 사람이 아니라 구렁이였습니다. 구렁이지만 잘 키워야겠다고 생각한 아주머니는 구렁이에게 삼태기를 씌워 놓았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 옆집에 사는 세 자매가 구경을 왔고, 아주머니는 어쩔 수 없이 옆집 자매를 방 안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삼태기를 살며시 들추자 구렁이가 콜콜 잠을 자고 있었고 첫째 언니와 둘째 언니는 깜짝 놀라 달아났지만, 막내는 구렁이를 귀여워하며 구렁덩덩 신 선비라고 불렀습니다. 구렁이는 어머니에게 옆집 처녀에게 장가보내 달라고 했고, 첫째 언니와 둘째 언니는 거절했지만, 다행히 막내는 구렁이와 혼례를 올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구렁이와 막내는 성대하게 혼례를 올렸고 색시 앞에서 재주를 넘으니 허물이 벗겨지면서 잘생긴 선비가 되었습니다. 신 선비와 색시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구렁덩덩 신 선비는 과거를 보러 가면서 구렁이 허물을 절대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색시는 언니들에게 들켜 허물을 빼앗겼고, 두 언니는 허물이 징그럽다며 불에 태웠고 색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해가 바뀌었는데도 신 선비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서방님을 찾아 나서야겠다고 했습니다. 아침 일찍 색시는 길을 떠나 가면서 농부의 돌밭을 일구어 주고, 할머니의 빨래를 빨아 주고, 까마귀에게 벌레를 잡아 주고, 황소 대신 밭을 갈아 주면서 신 선비가 있는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 선비는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고, 두 아내에게 내기를 해서 이긴 사람과 함께 살겠다고 했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색시가 내기에서 이겨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느 마을에 금슬은 좋지만 아이가 없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고, 자식 한 명만 낳게 해 달라고 부처님께 날마다 빌어 아이가 생겼습니다. 열 달이 지나고 할머니는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일곱 살이 되도록 말도 잘 못하고, 걸어 다니지도 못했습니다. 하루는 아이가 감쪽같이 없어졌고, 온 마을을 뒤지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바위에 걸터앉아 있는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아이가 큰 소리로 부모님을 불렀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너무 놀라, 벌어진 입이 다물지 못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이가 무거운 바위를 척척 들어 올리자 바위손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고, 나라 안에서도 제일가는 천하장사가 되었는데 그가 열일곱 살쯤 되었을 때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군인들은 열심히 싸웠지만 왜군을 당해 내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위손이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왜적을 물리치고 오겠다고 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부모님을 뒤로 하고 바위손이는 길을 떠났는데, 콧바람이 센 콧바람손이와 팔 힘이 센 곰배손이 그리고 오줌을 많이 누는 오줌손이를 만나 의형제를 맺었습니다. 네 사람은 싸움터로 나갔고 왜군이 진을 치고 있었으며, 바위손이가 이 산 저 산을 뛰어다니며 바위란 바위는 모두 들고 와 골짜기를 막았습니다. 바위손이의 말에 오줌손이는 오줌을 누기 시작했고, 왜군은 금세 물바다가 된 곳에서 허우적거렸습니다. 꼭 물에 빠진 생쥐 같다고 말하며 콧바람손이가 콧바람을 불어 대자, 오줌이 꽝꽝 얼어붙었습니다. 왜군은 온몸이 얼어붙은 채 눈만 굴렸고, 곰배손이는 고무래로 얼음판 위를 쓱쓱 밀고 다녔습니다. 왜군은 목숨만 살려 달라고 빌었고 네 장사는 왜군을 물리쳤으며,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먼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부인이 둘째 아들을 낳았는데, 다리만 둘이지 눈도 하나 귀도 하나 팔도 하나여서 이름을 반쪽이라고 지었습니다. 반쪽이도 어느새 십여 세가 되었고, 보통 사람보다 몇 배나 힘이 셌으며 바위도 번쩍 들어 올리고, 커다란 나무도 뿌리째 뽑았습니다. 반쪽이가 토끼를 잡으려고 쫓아가다 놓치자 화가 나서 바위를 찼고, 바위는 마을에 있는 집을 덮쳤고 주인은 버럭 화를 내며 배상을 해 달라고 했습니다. 반쪽이의 형은 집 주인에게 용서를 빌었고, 반쪽이를 산으로 데려가 나무에 밧줄로 꽁꽁 묶어 두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형이 반쪽이를 나무에 묶어 두고 왔다고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려는 순간, 반쪽이는 뿌리째 뽑은 나무에 묶인 채 돌아왔고 일하다 더우면 나무에 앉아 쉬라고 말했습니다. 어느 날 반쪽이는 어머니에게 장가를 보내 달라고 졸랐고, 형은 콧방귀를 뀌었지만, 어머니는 반쪽이가 불쌍해 달랬습니다. 반쪽이는 사람들이 모두 잠들면 부잣집 딸을 업고 올 거라고 했고, 어머니는 형을 부잣집에 보내 반쪽이의 계획을 미리 알려 주었습니다. 부잣집 주인 영감은 깜짝 놀라 딸을 숨기고 지키게 했고 불을 훤하게 밝혀 놓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반쪽이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쪽이는 멀리서 부잣집 사람들이 지치기만을 기다렸고 며칠을 꼬박 새워 졸기 시작했고, 반쪽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부잣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반쪽이는 하인들의 상투를 풀어 머리를 묶어 버리고, 대문 앞 하인들 머리에 항아리를 씌우고 마당 가운데 있는 가족들의 손에 북과 북채를 매달고, 주인 영감 수염에 기름을 발랐고 방마다 벼룩을 뿌렸습니다. 얼마 후 깊숙한 방에서 숨어 있던 딸이 뛰쳐나왔고, 반쪽이는 딸을 둘러업고 온 집 안이 떠들썩하게 소리쳤습니다. 반쪽이가 딸을 업어 간다고 외치자 주인 영감은 호롱불을 켜다 기름이 묻은 수염에 불이 붙고, 지붕 위에 있던 하인들은 머리가 묶여 꼼짝할 수 없고, 항아리를 쓴 하인들은 우왕좌왕, 가족들은 북을 둥둥둥 울렸으며, 반쪽이는 그다음 날 부잣집 딸을 집으로 데려다 주어 부자 영감은 할 수 없이 딸을 반쪽이와 혼인시켰고 혼례를 올린 반쪽이는 허물을 벗더니 잘생긴 신랑이 되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먼 옛날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는 밤나무와 결혼해서 아들을 낳고 하늘로 올라가고, 밤나무 아들은 밤나무 곁에서 살며 무럭무럭 자라 밤나무 도령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밤나무는 밤나무 도령에게 큰비가 내려 자신이 넘어지거든 꼭 붙들고 있으라고 했고, 며칠 뒤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계속 쏟아져 세상이 물에 잠기고, 밤나무도 뿌리째 뽑혀 떠내려갔는데, 밤나무와 함께 떠내려가던 밤나무 도령은 휩쓸려 가는 멧돼지랑 개미 떼랑 모기를 구해 주었습니다. 밤나무 도령 또래의 소년이 물속에서 허우적거리자, 밤나무는 저 아이를 구해 주면 나중에 못된 짓을 할거라며 말렸지만, 밤나무 도령은 모른 척할 수 없었습니다. 소년을 밤나무 위로 끌어 올렸고 비가 멎고 마른 땅이 나타나자, 밤나무는 밤나무 도령과 일행을 내려놓았고 이제부터 혼자 살아가라고 말했습니다. 밤나무는 둥둥 떠내려가고, 멧돼지와 개미 떼, 모기도 흩어져 갔고, 밤나무 도령과 소년은 기와집을 발견했고 주인에게 머슴으로 살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밤나무 도령은 부지런히 일했지만 소년은 게으름을 피웠고, 주인 영감이 부지런한 밤나무 도령만 칭찬하자, 소년은 몹시 샘이 났습니다. 어느 날 소년은 주인 영감에게 밤나무 도령이 넓은 밭도 하루 만에 갈고 씨를 뿌릴 수 있다고 거짓말을 했고, 주인 영감은 밤나무 도령에게 뒷산 둔덕에 있는 밭을 갈고, 씨도 뿌려 놓으라고 시켰고 밤나무 도령은 밭으로 나가 열심히 밭을 갈았어요. 바로 그때 멧돼지들이 나타나 밭을 갈아 주었고 개미 떼들이 씨를 심기 시작하여 밤나무 도령은 순식간에 밭도 갈고 씨도 심었습니다. 주인 영감에게는 예쁜 딸과 딸의 시중을 드는 하녀가 한 명 있었는데, 두 사람에게 똑같은 옷을 입혀 놓고, 밤나무 도령과 소년을 불렀습니다. 뒷모습을 보고 딸을 찾아보라고 했고, 밤나무 도령은 누가 주인집 딸인지 몰라 잠시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모기가 날아와 밤나무 도령에게 왼쪽이라고 알려주었고, 나무 도령은 왼쪽 아가씨를 골랐습니다. 밤나무 도령은 동물들 덕분에 주인 영감의 사위가 되고, 소년은 하인으로 살게 되었으며, 밤나무 도령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옛날 깊은 산골에 나무꾼 총각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나무꾼은 사냥꾼에게 쫓기던 노루를 숨겨 준 덕분에 선녀를 아내로 얻게 되었습니다. 노루는 나무꾼에게 아이를 셋 낳기 전에는 선녀에게 절대로 날개옷을 주면 안 된다고 했고, 선녀는 날개옷이 없어 하늘로 올라가지 못해 나무꾼과 혼례를 올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느새 아들 둘을 낳은 선녀는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무심결에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무꾼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선녀가 안쓰러웠던 나무꾼은 노루의 말도 잊은 채 날개옷을 꺼내 주어 선녀는 날개옷을 보고 뛸 듯이 기뻐했지만 날개옷을 입은 선녀는 아이들을 데리고 두둥실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잃은 나무꾼 앞에 전에 살려줬던 노루가 나타나 아이를 셋 낳기 전에는 절대로 날개옷을 주면 안 된다고 했지 않았냐고 했어요. 나무꾼은 노루 덕분에 보름달이 뜨는 날 하늘에서 선녀들이 목욕할 물을 긷기 위해 내려온 두레박을 타고 하늘에 올라가 선녀와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옥황상제는 나무꾼에게 세 가지 시험을 이겨 내면 하늘나라에서 살 수 있다고 했고, 첫 번째 시험으로 숨어있는 옥황상제를 찾아내라고 했으며 선녀의 도움으로 찾아냈습니다. 두 번째는 나무꾼이 숨고 옥황상제가 나무꾼을 찾는 시험으로 나무꾼은 선녀의 도움을 받아 개미로 변해 골무에 숨어 옥황상제는 나무꾼을 찾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시험인 옥황상제가 쏜 화살을 나무꾼이 찾아오는 시험이었고 말을 타고 가다 추녀 끝이 밑으로 처진 기와집에 있는 아픈 아이의 가슴을 쓸어내리면 화실이 나올 거라고 했습니다. 나무꾼은 선녀의 도움으로 옥황상제의 까마귀에게 빼앗긴 화살을 되찾고, 가족과 하늘나라에서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홀로 계실 어머니가 걱정되어 병이 난 나무꾼에게 선녀는 날개 달린 말을 내주며 어머니를 뵙고 오라고 말했습니다. 나무꾼을 태운 말은 어머니가 계신 집에 도착했습니다. 곧 하늘나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는 나무꾼에게 어머니는 따뜻한 죽 한 그릇이라도 먹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가 끓여 준 죽을 급하게 먹다 말 위에 쏟아 말이 날뛰는 바람에 땅으로 떨어진 나무꾼은 죽어서 수탉이 되었고 수탉이 지붕 위에 올라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우는 것은 하늘에 있을 가족이 그리워서 그런 거라고 합니다. 혼례를 마친 새신랑과 새색시, 그리고 하녀가 산길을 가는 와중 바람이 불자, 새색시와 하녀가 순식간에 사라졌고 새신랑은 땅바닥에 찍혀 있는 커다란 발자국을 발견했습니다. 새색시를 찾기 위해 괴물 발자국을 따라간 새신랑은 괴물에게 아내를 도둑맞은 석수장이, 나무꾼, 고리장이를 만나 함께 길을 떠났습니다. 괴물의 발자국은 커다란 바위 앞에서 멈췄고, 네 사람이 바위를 밀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아서, 석수장이가 밤낮으로 바위를 쪼아 사흘 만에 바위를 깨뜨렸습니다. 바위 자리에 땅속으로 통하는 굴이 보였고, 나무꾼은 칡으로 사흘 밤낮 동아줄을 꼬았고, 고리장이는 커다란 바구니를 짜서 땅속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였습니다. 세 사람이 줄을 잡고 석수장이가 먼저 내려갔고, 새신랑은 일이 생기면 줄을 흔들라고 말했는데, 한참 내려가던 석수장이는 겁이 나 줄을 흔들어 다시 올라왔습니다. 나무꾼도, 고리장이도 내려갔다가 두려워서 끝까지 가지 못하고 올라왔고, 마지막으로 새신랑이 줄을 흔들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고 바구니를 타고 땅속으로 내려갔습니다. 몇 날 며칠 내려가던 바구니가 바닥에 닿자 거기서 나온 새신랑은 희미한 빛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갔는데, 주위가 밝아지더니 땅속 나라 마을이 보였습니다. 고래 등 같은 기와집과 넓은 논과 밭도 있었고, 새신랑은 우물가의 버드나무 위로 올라가 주위를 살폈는데, 한 아가씨가 물동이를 이고 우물가로 왔습니다. 보니 새색시의 하녀였고, 그녀는 우물가에 비친 새신랑의 얼굴에 놀라 서방님 아닌지 물었습니다. 하녀는 새색시의 별채로 새신랑을 데려갔는데, 새색시는 새신랑을 노려보더니 골방에 가두었고, 갖은 고생을 하며 새색시를 찾으러 왔던 새신랑은 그녀의 반응에 놀라 스스로 죽으려고 하는데 하녀가 들어왔습니다. 도와 줄테니 괴물만큼 힘을 길러 빠져나가라는 말을 들은 날부터 새신랑은 밤이 되면 하녀를 따라 밖으로 나왔습니다. 새신랑은 운동과 무술 훈련을 했고, 하녀가 가져온 동삼을 달인 물을 마셨는데, 그러자 힘이 불끈불끈 솟았습니다. 새신랑의 힘은 강해졌고, 그는 석 달이 지났을 무렵 집에 돌아온 땅속 괴물을 향해 칼을 들고 달려들었습니다. 새신랑의 칼에 괴물의 팔이 잘려 나갔다가 달라붙었고, 계속 휘두른 칼에 괴물의 머리,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갔고, 곧바로 하녀가 재를 뿌리자, 괴물은 다시는 살아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갇혀 있던 사람들을 풀어 주고, 석수장이의 아내와 나무꾼의 딸, 고리장이의 누이동생을 바구니에 태워 올려 보내고 기다려도 바구니가 내려오지 않아, 새신랑과 하녀는 땅속 마을로 되돌아왔습니다. 새신랑과 하녀는 땅속 마을을 빠져나가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강가에서 한 노인을 만나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하자, 내준 두루미를 타고 땅 위로 올라와서 새신랑은 하녀를 아내로 맞아 아들딸 낳고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 먼 옛날 깊은 산골에 홀어머니와 오누이가 살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일을 하러 가면서 오누이에게 누가 문을 열어 달라고 해도 열어 주면 안 된다고 일렀습니다. 손을 만져 보고 엄마 손이면 열어 주라고 했는데, 어느 날 부잣집에서 종일 일을 한 어머니는 날이 어두워서 집에 돌아오려고 주인이 준 떡을 머리에 이고 부리나케 첫 번째 고개를 넘는데, 호랑이가 나타났습니다. 호랑이는 어머니가 고개를 넘을 때마다 나타나 떡 하나 달라고 했고, 떡이 다 떨어지자 어머니를 잡아먹고 그녀의 옷을 입고서 오누이마저 잡아먹으려 그들의 집으로 갔습니다. 엄마 왔으니 문 열라고 했지만, 오누이는 평소와 다른 어머니의 목소리에 문을 열어 주지 않고 손을 내밀어 보라고 했습니다. 호랑이가 창호지를 뚫고 앞발을 내밀었는데, 엄마 손이 아니고 엄마 손에 털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털이 난 손을 만져 본 오누이는 문구멍으로 내다보고 문밖에 앉아 있는 호랑이를 보고 놀라서, 오빠는 여동생을 데리고 뒷문으로 빠져나가 우물가 버드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기다려도 오누이가 문을 열지 않자 호랑이는 문을 부수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뒷문이 활짝 열려 있는 방에 아무도 없어 뒷마당을 뒤지다 우물에 비친 오누이를 발견했습니다. 우물에 빠져 죽으면 어떡하려고 그러냐며 어서 나오라는 호랑이를 나무 위에서 지켜보던 여동생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호랑이는 오누이에게 어떻게 올라갔는지 묻자 오빠는 손에 참기름을 바르고 올라왔다고 했고, 발에 참기름을 바른 호랑이는 나무에 오르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만 찧었습니다. 그때 여동생이 호랑이를 놀리며 도끼로 나무를 찍으면서 올라왔다고 말하자, 호랑이는 도끼를 가져와 나무를 찍으면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오누이는 호랑이가 가까이 오자 하느님께 자신들을 살리려거든 새 동아줄을, 죽이려거든 헌 동아줄을 내려 달라고 기도했고, 기도를 마치자 하늘에서 새 동아줄이 내려왔습니다. 오누이는 새 동아줄을 타고 하늘에 올라갔고, 그 모습을 본 호랑이도 자신도 하늘에 올라갈 수 있게 동아줄을 내려 달라고 기도를 했습니다. 하느님은 오누이를 잡아먹으려는 호랑이의 못된 마음을 알고 헌 동아줄을 내려보냈고, 호랑이는 그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다 줄이 끊어져 수수밭에 떨어져 죽었는데, 수숫대가 빨간 것은 그때 묻은 호랑이 엉덩이에서 나온 피 때문이라고 합니다. 옛날 한 부부가 살았는데 아이가 없어 외로워서, 날마다 뒷산 절에 가 밤낮으로 부처님께 아이를 달라고 빌었습니다. 부부가 부처님께 기도를 드린 덕분인지 아주머니의 배 속에 아이가 생겨 열 달 뒤,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아이가 꼭 어른 주먹만 했습니다. 부부는 아이에게 주먹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고이고이 길렀는데, 하루는 주먹이가 강가로 낚시를 가는 아버지를 따라나섰습니다. 아버지는 주먹이를 주머니 속에 넣고 강으로 갔는데 고기가 잡히지 않자 졸았고, 주머니 속에서 답답했던 주먹이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주먹이는 밖으로 나와 처음 보는 세상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풀들은 높은 나무 같고 강물은 바다 같았는데, 들꽃에 정신이 팔려 아버지에게서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 주먹이는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아버지가 보이지 않아 아버지를 불렀지만, 워낙 작아서 아버지에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주먹이가 길을 잃고 풀밭에서 헤매고 있을 때, 황소가 나타나 풀과 함께 그를 삼켜 버려서, 주먹이는 캄캄하고 끈적끈적한 황소 배 속에서 떨다 잠이 들었습니다. 주먹이는 똥과 함께 밖으로 나왔고, 쇠똥이 온몸에 묻은 주먹이는 이제 살았네 하며 아버지를 찾아 나섰습니다.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솔개가 날아와 발톱으로 주먹이를 낚아채 움켜쥐고 하늘 높이 날아갔는데, 눈 아래로 보이는 세상이 콩알만 하게 보였습니다. 그때 독수리가 나타나 주먹이를 빼앗으려고 덤볐고, 솔개는 독수리와 싸우다가 주먹이를 놓쳐 그는 하늘에서 강으로 떨어졌습니다. 주먹이가 정신을 차리고 이제 살았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커다란 물고기가 다가와 주먹이를 삼켜 다시 물고기의 컴컴하고 비릿한 배 속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주먹이는 여기서 죽나 보다 하는 생각에 울었고, 아버지 주머니 속에 얌전히 있을걸 하고 후회했습니다. 주먹이가 후회를 하고 있는데 물고기가 떨며 요동쳤고, 주먹이는 겁에 질려 소리치자 주먹이 목소리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졸다 물고기가 걸린 낚싯대를 건져 올린 아버지는 주머니 속을 들여다보고 주먹이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 주먹이 소리가 나는 물고기의 배를 갈랐는데, 그 속에서 주먹이가 뛰어나왔습니다. 어떻게 물고기 배 속에 들어갔느냐고 하자, 주먹이는 아버지 손바닥 위에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서 물고기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후, 틈만 나면 주먹이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자신이 겪은 모험 이야기를 하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옛날 충청도 어느 마을에 장가를 못 간 총각이 살았는데, 그는 똑똑하고 야무졌지만 집안이 가난해 서울에 가면 돈도 벌고, 색시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길을 떠났습니다. 총각이 가진 것은 달랑 좁쌀 한 알뿐이었고, 그는 아침 일찍 집을 떠나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산을 넘었고, 땅거미가 지자 주막에서 하룻밤 묵어가기로 했습니다. 총각은 잠들기 전 품속에 있던 좁쌀 한 알을 꺼네 주모에게 맡아 달라고 했는데, 그녀는 아무 데나 휙 던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총각이 맡긴 좁쌀을 주모에게 달라고 했고, 쥐가 먹었다고 하자 좁쌀을 먹은 쥐라도 잡아 달라고 해서, 주모는 뒤주에 숨어 있는 쥐를 잡아 총각에게 주었습니다. 총각은 쥐를 품속에 넣고 부지런히 길을 갔고, 해가 넘어가자 그는 또 주막에 들어가 주막 주인에게 쥐를 맡기며 아주 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밤사이 주막집 고양이가 총각이 맡긴 쥐를 잡아먹었고, 총각은 쥐를 잡아먹은 고양이라도 달라고 해서 받은 고양이를 안고 주막을 나섰습니다. 서울은 아직 멀었고, 날이 저물자 총각은 주막에 들어가 주인에게 고양이를 맡겼는데, 주막집 개가 고양이를 물어 죽였습니다. 총각은 주막집 개를 데리고 다시 길을 떠났는데, 다음 주막에서 개가 주막집 말의 뒷발에 차여 죽어서 개 대신 말을 내놓으라고 생떼를 부리자, 주막 주인은 하는 수 없이 말을 내주었습니다. 총각은 말을 타고 서울로 향하다 말에서 내려 쉬고 있는데, 황소가 달려와 말을 들이받아 말은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습니다. 총각이 황소 뒤를 따라온 주인에게 말 대신 황소를 달라고 해서 황소 주인은 어쩔 수 없이 황소를 내주었고, 좁쌀 한 알 들고 고향집을 떠난 총각은 황소 한 마리를 몰고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총각은 주막에 들어가 황소를 맡기고 잠이 들었는데 이튿날 아침, 총각이 황소를 달라고 하자, 주인은 자기 아들이 정승 댁에 팔았다고 하며 다른 황소를 사 주겠다고 말했지만, 총각은 그길로 정승 댁을 찾아갔습니다. 총각이 황소를 돌려달라며 아침부터 소란을 부리자, 정승은 그를 불러들였습니다. 총각이 좁쌀 한 알이 황소가 된 이야기를 정승에게 들려주자, 정승은 황당했지만 배짱이 마음에 들어 사위로 삼았고, 총각은 정승의 예쁜 딸과 혼례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옛날 한 마을에 형제가 살았는데 착하고 정직한 동생은 부모에게 효성이 지극했고, 우애도 깊었지만 형은 욕심이 많아 부모에게도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동생은 날마다 산에 나무를 하러 갔는데, 하루는 산에서 나무를 하고 있는 중에 머리 위로 개암이 떨어져서 동생은 개암을 주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형님 주고, 나도 먹어야지 하며 동생이 주머니 두둑이 개암을 넣고 산을 내려오는데 날이 어두워져서 앞이 잘 보이지 않자, 허름한 빈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동생은 다락에 올라가 잠을 청했지만 잠들지 못했는데, 그때 밖에서 소리가 들려 문틈 사이로 내다보니, 도깨비들이 빈집 대청마루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놀고 있었습니다. 도깨비들이 도깨비방망이를 두드리며 금 나와라하면 금이 나오고, 은 나와라 하면 은이 나왔습니다. 동생은 침만 넘기다 문득 낮에 주운 개암이 생각나서 어금니로 깨물자 소리가 크게 났고, 도깨비들은 잠시 조용하더니 다시 노래를 부르며 덩실덩실 춤을 췄습니다. 배고픔을 달랠 수 없었던 동생은 또다시 개암을 입에 넣고 깨물었고, 개암 깨지는 소리가 빈집에 울려 퍼졌습니다. 도깨비들은 집이 무너지는 줄 알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을 갔습니다. 동생은 다락에서 내려와 도깨비들이 버리고 간 금과 은, 도깨비방망이를 가지고 큰 부자가 되어 부모님도 잘 모셨고, 형에게도 재산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욕심 많은 형은 동생이 부자가 된 방법을 알고 산으로 가서 개암을 주워 빈집 다락에 가서 날이 저물기만을 기다렸고, 도깨비들은 빈집으로 몰려와 신나게 놀았습니다. 형은 개암을 꺼내 일부러 큰 소리가 나게 깨물었는데 도깨비들이 도망가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와 다락문을 벌컥 열었습니다. 도깨비들은 다락에서 형을 끌어내더니, 우리를 속였다며 몰려들어 도깨비방망이로 두들기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홑이불같이 되고 뱀장어같이 길어진 형은 동생에게 돌아가 용서를 빌고, 평생 동생의 도움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먼 옛날 깊은 산골 마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가난하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았는데, 자식 하나만 있으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따뜻한 봄날, 할아버지는 도끼로 나무를 패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새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자, 파랑새 한 마리가 가시덤불에 걸려 울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어쩌다 가시덤불에 걸렸냐고 말하며, 파랑새의 날개가 가시에 찔릴까 봐 조심조심 꺼내 주었습니다. 할아버지 덕분에 가시덤불에서 나온 파랑새는 하늘로 훨훨 날아갔고, 땀을 뻘뻘 흘리며 나무를 했습니다. 어디선가 할아버지의 말을 듣기라도 한 듯, 파랑새가 날아왔고, 할아버지의 머리 위를 빙빙 맴돌다 천천히 앞으로 날아갔습니다. 할아버지가 파랑새를 따라 숲으로 들어갔더니 맑은 샘이 나타났고, 샘물을 마신 할아버지는 누웠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눈을 떴을 때는 해가 지고 있었고, 지게에 나무를 싣고 산을 내려왔습니다. 기다리고 있을 할머니 생각에 할아버지는 평소와 다르게 힘이 불끈불끈 솟는 것을 느끼지도 못했고, 할머니는 젊은이는 누군데 할아범의 지게를 메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자 깜짝 놀랐고, 산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데리고 산으로 가서 샘물을 마시게 하니 젊은 아낙네가 되었고, 둘은 손을 맞잡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이웃 마을에 혼자 사는 욕심쟁이 할아버지가 소문을 듣고 달려와서는 어떻게 젊어졌는지 알려 달라고 졸랐고, 부부는 젊어지는 샘물이 있는 곳을 알려 주었습니다.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샘물을 찾아갔고 벌꺽벌꺽 마시고 또 마셨으며 점점 젊어졌습니다.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샘물을 마실수록 몸이 점점 작아지더니 결국엔 갓난아이가 되고 말았고, 나무꾼 할아버지는 나무를 하러 산에 올라왔다 갓난아이를 발견했습니다. 자식이 없던 나무꾼 할아버지는 아기를 데리고 왔고, 젊어진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아기와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옛날 깊은 산골에서 밭을 일구며 사는 부부가 있었고, 귀여운 오누이는 하루 종일 둘이서 집을 보았습니다. 워낙 깊은 산속에 있는 집이라서 부모님은 오누이에게 호랑이가 올지 모르니 문을 꼭 잠그고 있으라고 말했습니다. 화롯불에 올려놓은 감자가 익는 냄새가 온 산에 퍼져 나가자, 사냥을 못해 배고픈 호랑이가 감자 냄새를 맡고, 오누이네 집으로 왔습니다. 호랑이가 코를 벌름거리자 문이 들썩들썩거렸고 엄마 아빠가 온 줄 알고 누이동생이 문을 열어 보려고 하자, 오빠가 막았습니다.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는데 호랑이와 눈이 마주쳤고, 오빠는 오들오들 몸을 떨었습니다. 누이동생은 바늘집을 오빠에게 주었고 오빠는 문틈으로 호랑이 발톱에 바늘을 콕콕 꽂았고, 호랑이는 바늘에 찔려 발이 따끔거리자 약이 올랐어요. 호랑이는 집 주위를 빙빙 돌더니 아궁이로 들어갔고, 오누이는 재빠르게 밖으로 빠져나와 부엌으로 들어갔습니다. 아궁이로 들어간 호랑이는 방고래로 깊숙이 들어갔고, 물을 묻힌 짚단을 아궁이에 쑤셔 넣고 불을 지피자 아궁이와 방고래는 금세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오누이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고, 호랑이는 연기에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버둥거리다 겨우 아궁이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고얀 놈들을 다 잡아먹겠다는 호랑이의 울음소리에, 오누이의 초가집이 들썩거렸습니다. 호랑이는 풀쩍 뛰더니 초가지붕 위로 올라갔고, 커다란 발로 낡은 초가지붕을 내리치자, 구멍이 뻥 뚫리면서 호랑이의 뒷발이 쑥 나타났습니다. 깜짝 놀란 오누이는 밖으로 나왔고, 동생은 오빠에게 호랑이가 방아를 찧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초가지붕에 몸통이 껴 꼼짝달싹 못하는 호랑이는 뜨거운 감자 때문에 두 발을 쉴 새 없이 움직였고, 오누이는 방아를 찧을 곡식을 호랑이 발밑에 두었습니다. 호랑이는 방아를 찧었고 비틀비틀 산속으로 도망갔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오누이네 가족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 한 선비가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었지만 주막이나 집을 발견하지 못했고, 산 중턱 무덤 옆 잔디가 아늑할 테니 저곳에서 자고 가야겠다고 말했습니다. 선비가 잔디에 누워 설핏 잠이 들려고 할 때, 오늘 밤 아랫마을에 제사 음식이나 먹으러 가자고 말했습니다. 선비는 두리번거렸지만 아무도 없었으며 다시 누우려고 하는 순간, 바로 옆에 있는 무덤에서 또다시 사람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가고는 싶은데 여기 손님이 있어서 못 가겠다고 했고, 그러면 손님이랑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선비는 무서워 떨었고, 무덤 속에서 하얀 옷을 입은 귀신들이 나와 선비에게 다가오더니 머리에 능텅 감투를 씌워 주었습니다. 순간 선비의 모습이 사라졌고, 슬슬 제삿밥을 먹으러 가려고 귀신들은 마을에서 가장 큰 기와집으로 갔습니다. 선비는 귀신들을 따라 대청마루로 갔고, 귀신들은 제사상에 있는 진귀한 음식을 마구 먹기 시작했습니다. 선비도 이것저것 집어 먹었는데 귀신들이 먹는 음식은 하나도 줄어들지 않고, 선비가 먹는 음식은 쑥쑥 줄어들었습니다. 그때 닭이 울자 귀신들을 따라 선비도 나갔지만, 곧 날이 밝을 텐데 굳이 귀신들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발걸음을 돌려 냅다 뛰었습니다. 귀신들이 선비에게 능텅 감투를 내놓으라고 했지만 선비는 못 들은 척했고, 밤만 되면 제사가 있는 집을 찾아다니며 맛난 음식을 먹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선비의 아내가 낡아 빠진 능텅 감투를 화롯불에 던져 넣어 한 줌의 재가 되었으며, 그날 밤, 건넛마을 제사 집에 가려던 선비는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아내는 감투를 화롯불에 태웠다고 했고 선비는 옷을 홀랑 벗어 던졌고, 능텅 감투의 재를 온몸에 바르자 몸이 점점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선비가 건넛마을 제사 집에 가서 음식을 먹고 있는데, 재가 서서히 벗어지기 시작했고, 그것도 모르고 계속 음식을 먹었습니다. 하얀 손이 제사상 위 음식을 집어 들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하얀 손을 붙들고 재를 벗겨 내자 알몸뚱이의 남자가 나타났고 선비는 빌면서 도망을 갔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옛날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접경 마을에 사는 연 생원에게는 아들 형제가 있었어요. 큰아들 놀부는 사나운 데다가 욕심도 많았지만, 작은아들 흥부는 마음씨가 착했어요. 어느 해, 연 생원이 죽자 놀부는 부모님이 물려준 재산을 몽땅 차지하고, 흥부네 식구들을 내쫓았어요. 형에게 재산을 모두 빼앗기고 빈털터리가 된 흥부는 아내와 자식들을 거느리고 허름한 움집에서 살았어요. 흥부는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지런히 일을 하고, 때로는 죄를 지은 사람 대신 매를 맞고 돈을 버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가난을 면할 수 없었어요. “아버지, 배가 고파요.”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조르자 흥부는 놀부네 집으로 쌀을 얻으러 갔어요. 하지만 쌀은커녕 형과 형수에게 매만 맞고 쫓겨났어요. 어느 날 흥부네 집 처마 밑에 살던 새끼 제비가 구렁이를 피하다 땅에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어요. 흥부는 구렁이를 쫓아내고, 다리가 부러진 제비를 정성껏 돌봐 주었어요. 흥부는 비록 가난했지만 집에서는 언제나 웃음꽃이 활짝 피었고, 제비 집에서는 지지배배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았어요. 이듬해 봄, 다리를 다쳤던 제비가 다시 돌아와 흥부에게 박씨를 한 개 물어다 주었어요. 흥부가 박씨를 담장 밑에 심고 물을 주자,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무럭무럭 자라 어느새 흥부네 집 초가지붕 위에 튼실한 박이 주렁주렁 열렸어요. 흥부 부부는 박으로 죽을 쑤기 위해 열심히 박을 탔어요. “슬근슬근 톱질하세.” 박이 ‘펑’ 하고 갈라지면서 온갖 보물들이 쏟아져 나와 흥부는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었어요. 그 소문은 금방 마을에 퍼져 놀부의 귀에도 들어갔어요. 놀부는 한달음에 흥부에게 달려가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꼬치꼬치 캐물었어요. 놀부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제비의 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리고 실로 동여매 주었어요. 이듬해 봄, 놀부 때문에 다리를 다쳤던 제비가 박씨를 물고 돌아왔어요. 놀부는 박씨를 심고 박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요. 가을이 되자 놀부네 기와지붕 위에도 박이 주렁주렁 열렸어요. “흠, 박이 다 여물었네. 부인, 얼른 박을 타서 우리도 부자가 됩시다.” 놀부 부부는 큰 부자가 될 꿈에 부풀어 톱질을 했어요. 그런데 박 속에서 보물은커녕 사당패, 비렁뱅이, 괴물 등이 나타나 재산을 몽땅 가져갔어요. 마지막 박에서는 강도떼가 쏟아져 나와 놀부 부부를 때리고, 집에 불을 지르고는 사라졌어요. 순식간에 놀부는 가난뱅이가 되었어요. 형의 소식을 들은 흥부는 한달음에 달려와 놀부를 위로했어요. 놀부는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흥부네 집에서 함께 행복하게 살았어요. 옛날에 가난한 할아버지와 부자 할아버지가 한마을에 살았어요. 가난하게 사는 할아버지는 마음씨가 착해 무엇이든지 이웃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지요. 하지만 욕심쟁이 부자 할아버지는 한번 자기 손에 들어온 것은 무엇이든 놓치지 않았어요. 비록 남의 것이라도 탐나는 물건이 있으면 억지로 빼앗거나 몰래 훔쳐서라도 가졌지요. 어느 해 흉년이 들자 착한 할아버지는 욕심쟁이 할아버지에게 보리쌀 한 가마니를 꾸었어요.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보니 보리쌀에 모래와 보리등겨가 반반씩 섞여 있었지요. 착한 할아버지는 억울했지만 하는 수 없이 그것으로 보리를 수확할 때까지 끼니를 때웠어요. 보리를 수확하자 착한 할아버지는 잘 익은 보리쌀 한 가마니를 지고 욕심쟁이 할아버지를 찾아갔어요. 그러나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이자로 보리쌀 두 가마니를 더 내놓으라고 억지를 부렸지요. 착한 할아버지가 더 줄 보리가 없다고 하자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대신 여름내 땔감을 해 오라고 했어요. 착한 할아버지는 날마다 욕심쟁이 할아버지 집에 나무를 해 주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착한 할아버지가 욕심쟁이 할아버지 집에 나무를 해 주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한 노인이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나 보니 노인은 온데간데없고 이불 위에 빨간 부채와 파란 부채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어요. 착한 할아버지는 노인이 다시 돌아오면 부채를 돌려주려고 잘 보관해 두었지요. 날씨가 푹푹 찌는 어느 날, 착한 할아버지는 노인이 두고 간 부채를 꺼냈어요. 착한 할아버지가 빨간 부채를 펴서 훨훨 부치자 코가 쑥쑥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깜짝 놀란 착한 할아버지가 얼른 파란 부채를 펴서 부치자 코가 쏙쏙 줄어들었지요. “허허, 신통방통 요술 부채였구먼.” 그런데 이 모습을 욕심쟁이 할아버지가 보게 되었어요.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매일같이 착한 할아버지를 찾아가 요술 부채를 달라고 졸라 댔어요. 하지만 착한 할아버지는 노인이 부채를 찾으러 오면 돌려주어야 한다고 거절했지요.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억지로 착한 할아버지네 초가집과 자기가 살던 기와집을 바꾸고 요술 부채를 차지했어요. 초가집에 누운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사람을 찾아다니면서 빨간 부채로 몰래 코를 늘여 놓고, 파란 부채로 고쳐 주면서 돈을 벌 생각에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지요. 욕심쟁이 할아버지가 설렁설렁 빨간 부채를 부치자 코가 쑥쑥 늘어났어요. “도대체 코가 얼마나 늘어날까?” 욕심쟁이 할아버지가 계속 빨간 부채를 부치자 코는 지붕을 뚫고, 하늘로 쭉쭉 올라가 옥황상제가 사는 대궐까지 갔어요. 이때 마당을 거닐던 옥황상제는 불쑥 올라온 코를 보고는 나무에 묶으라고 명령했지요. 큰 부자가 될 생각에 계속 부채질을 하던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쭉쭉 늘어난 코를 보자 덜컥 겁이 나 파란 부채로 활활 부채질을 했어요. 하지만 하늘나라 나무에 묶여 있던 코는 꼼짝을 하지 않았고, 대신 욕심쟁이 할아버지의 몸이 하늘 위로 쭉쭉 올라갔어요. 마침 그때, 옥황상제가 나무에 묶어 두었던 욕심쟁이 할아버지의 코를 풀어 주라고 명령했어요. “으악, 사람 살려!”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그만 아래로 아래로 떨어졌어요. 먼 옛날 한 선비가 산속 길을 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요란스러운 까치 소리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선비는 까치 한 마리가 나무 위아래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우는 것을 보았어요. 선비가 나무 위를 자세히 살펴보니 큰 뱀이 둥지 안의 까치 새끼들을 잡아먹으려고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어요. 선비는 얼른 활을 쏴 뱀을 죽이고 까치 새끼들을 구해 주었어요. 다시 선비는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산속이라 금세 해가 져 어둠이 앞을 가렸어요. 선비는 산속을 헤매다 외딴집을 발견했어요. “주인장, 계십니까?” 선비가 문밖에서 소리를 지르자 예쁘게 생긴 젊은 색시가 나왔어요. 선비는 젊은 색시에게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부탁했어요. 젊은 색시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선비의 간청에 못 이겨 저녁밥을 차려 주고, 이불도 내주었어요. 피곤한 선비는 밥을 먹자마자 잠에 곯아떨어졌어요. 한밤중에 선비는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눈을 떴어요. 그랬더니 커다란 뱀이 선비의 몸을 칭칭 감고 혀를 날름거리며 말했어요. “나는 낮에 네가 활로 쏘아 죽인 뱀의 색시다. 너를 죽여 억울하게 죽은 남편의 한을 풀어 주어야겠다.” 뱀의 색시가 젊은 여인으로 변신을 했던 거예요. “나는 아까 죽인 뱀이 당신 남편인지 몰랐소. 그리고 난 불쌍한 까치들을 구해 주기 위해서 옳은 일을 한 거요.” 선비의 말을 듣고 마음이 누그러진 뱀은 자정이 되기 전 뒷산에 있는 절의 종이 세 번 울리면 살려 주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절은 오랫동안 비어 있던 터라 한밤중에 종이 울릴 리가 없었어요. ‘이 밤중에 누가 종을 울린단 말인가’ 선비가 모든 것을 체념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렸어요. 댕, 댕, 댕. 정확히 종이 세 번 울리자 뱀은 정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어요. 선비는 부리나케 절 뒤에 있는 종각으로 달려갔어요. 종각 밑에 까치 세 마리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죽어 있었어요. 까치는 선비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머리로 종을 들이받아 종을 울렸던 거예요.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두 형제가 살았어요. 욕심쟁이 형은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였지만 소문난 구두쇠였고, 착한 동생은 비록 가난한 농사꾼이었지만 자기가 가진 것을 이웃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지요. 어느 해 먹을 양식이 떨어진 동생은 형을 찾아갔어요. 겨우 좁쌀 한 바가지를 얻어 집으로 돌아오는데, 길모퉁이에 웬 거지 노인이 무거운 맷돌을 안고 쓰러져 있었지요. 그 노인은 부잣집 대문 앞에서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부탁했다가 욕심쟁이 형에게 쫓겨났던 거예요. 마음씨 착한 동생은 노인을 업고 집으로 돌아와 좁쌀로 죽을 쑤어 먹이고 정성껏 간호를 했어요.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노인은 방 안을 두리번거리며 맷돌을 찾았지요. 동생은 맷돌을 얼른 노인에게 가져다주었어요. “젊은이가 나를 살렸구려. 가진 것이라고는 이 맷돌뿐이니 부디 이거라도 받아 주게.” “할아버지, 괜찮습니다. 제가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동생은 정중히 거절을 했지만 노인은 기어코 맷돌을 주고 떠났어요. 집 안에 곡식이라고는 어제 얻어 온 좁쌀 한 바가지가 전부였던 동생은 빈 맷돌을 돌리며 말했지요. “곡식이 있어야 갈지. 이 맷돌에서 하얀 쌀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다.” 동생의 말이 끝나자마자 맷돌에서 하얀 쌀이 계속 쏟아져 나왔어요. 깜짝 놀란 동생이 “그만, 그만!” 하고 외치자 맷돌이 멈췄어요. 맷돌을 돌리기만 하면 동생이 말하는 건 뭐든지 다 나왔어요. 맷돌 덕분에 큰 부자가 된 동생은 형님과 이웃 사람들에게도 곡식을 골고루 나누어 주었지요. 마을 사람들은 침이 마르도록 동생을 칭찬했어요. 딱 한 사람만 빼고요. 욕심쟁이 형은 동생이 잘살게 되자 배가 아팠어요. ‘만약 그날 내가 노인을 재워 주었다면 신기한 맷돌은 내 것이 되었을 텐데…' 생각할수록 억울한 생각이 든 형은 거지들에게 잔치를 베풀었어요. 혹시 맷돌을 가진 거지 노인이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몇 날 며칠 거지를 불러 모아 잔치를 벌였지만 맷돌을 가진 거지 노인은 나타나지 않았어요. 욕심쟁이 형은 몹시 화가 나 거지들을 다 내쫓았어요. 밤낮으로 동생의 맷돌을 빼앗기 위해 궁리를 하던 형은 맷돌을 훔치기로 마음먹었어요. 욕심쟁이 형은 한밤중에 몰래 동생 집에 들어가 맷돌을 훔쳐 배를 타고 달아났어요. 동생이 맷돌을 찾으러 오지 못하게 먼 나라에 가서 살기로 했지요. 배를 타고 가던 욕심쟁이 형은 맷돌에서 무엇을 나오게 할까 곰곰이 생각하다 맷돌을 돌리며 말했어요. “값비싼 소금이나 나와라.” 그러자 맷돌에서 계속 소금이 나오더니 배 안을 소금으로 가득 채웠어요. 형은 무거운 소금 때문에 배가 가라앉는 것도 모르고 계속 맷돌을 돌렸어요. 결국 배는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욕심쟁이 형은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어요. 하지만 맷돌은 멈추지 않았고, 계속해서 나온 소금이 바다에 쌓여 바닷물이 짜게 되었대요. 아주 먼 옛날 장흥읍에 있는 냇가에 너른 모래밭이 있었어요. 이 모래밭 근처에 초가집이 한 채 있었는데, 가난하지만 인정 많은 노인 부부와 아들 둘이 함께 살고 있었지요. 할아버지네 식구들은 낮에 힘들게 일을 해서 밤이 되면 깊은 잠에 곯아떨어졌어요. 휘영청 밝은 달이 뜨는 밤이면 냇가의 보드라운 모래밭으로 도깨비들이 모여 씨름판을 벌였어요. 도깨비들은 왁자지껄 떠들며 신나게 놀았지요. 어느 날부터인가 잠귀가 밝은 할머니 귀에 도깨비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렸어요. 날이 밝자 할머니는 지난 밤 일을 할아버지에게 말했지요. “간밤에 모래밭에서 누가 씨름판을 벌였는지 밤새 시끄러웠어요.” “난 아무 소리도 못 들었는데... 아마 마을 젊은이들이 모여 씨름을 했겠지.” “그럼, 밤새 놀아서 출출할 텐데, 오늘 밤에는 메밀묵이라도 쑤어 주어야겠어요.” 오후가 되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한 솥 가득 메밀묵을 쑤어서 모래밭에 가져다 놓았어요. 밤이 되자 어슬렁어슬렁 모래밭으로 모여든 도깨비들은 씨름을 하며 놀았어요. 씨름판이 끝날 무렵 도깨비들은 모래밭 한쪽에 놓여 있는 솥을 발견했지요. “어? 우리가 좋아하는 메밀묵이잖아.” 마침 배고팠던 도깨비들은 맛있게 메밀묵을 먹었어요. 메밀묵을 다 먹고 난 도깨비들은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어요. 그러자 도깨비 두목이 나서서 자신이 은혜를 갚겠다고 말했지요. 다음 날 밤, 도깨비 두목은 할아버지를 찾아가 돈이 가득 든 자루를 주며 메밀묵을 잘 먹었다고 말했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깜짝 놀라 자루 속을 들여다보니 돈이 가득 들어 있었지요. 그런데 다음 날 밤이 되자 도깨비 두목이 할아버지네 집을 또 찾아왔어요. “할아버지, 소원을 들어드릴 테니 말해 보세요.” “글쎄, 어제 준 돈도 많기는 한데... 지금까지 가난하게 살았으니 부자로 사는 게 소원이라오.” “명당을 쓰면 잘산다던데, 그럼 명당을 써 보실래요?” “우리 같은 사람이 무슨 수로 명당을 쓸 수 있겠소…” “해남에 있는 윤 씨 집안의 사당이 명당이라니 그곳에 할아버지 조상들의 묘를 쓰면 됩니다. 할아버지는 먼저 돈을 가지고 가서 사당지기와 친해지세요. 그러고는 사당지기에게 아무 날 아무 시에 사당이 있는 자리에 묘를 쓰겠다고 말만 하세요. 그럼 그 뒤의 일은 우리가 다 알아서 할게요.” 다음 날, 할아버지는 윤 씨 집안의 사당이 있는 해남으로 갔어요. 그러고는 도깨비 두목이 시킨 대로 했지요. 사당지기는 윤 씨 일가 사람들에게 할아버지의 말을 전했어요. 윤 씨 일가 사람들은 마을에서 가장 힘센 사람들을 모아 사당을 지키게 했어요. 묘를 쓰겠다고 한 날이 되자 할아버지는 조상들의 유골을 파서 도깨비들과 함께 사당에 나타났지요. 커다란 상석과 망주석을 들고 춤을 추며 가까이 오는 상엿소리에 기가 눌려 사당을 지키던 사람들은 모두 도망을 갔어요. “이 사당을 우리가 허물까 아니면, 윤 씨 일가 사람들이 직접 허물겠는가?” 사당 앞에 선 도깨비 두목이 쩌렁쩌렁 울리는 큰 소리로 말했어요. 윤 씨 일가 사람들은 사당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며 자기들이 허물겠다고 했어요. 할아버지는 사당이 있었던 자리로 조상의 묘를 옮겼어요. 그 이후부터 할아버지의 후손들은 잘살게 되었지요. 옛날 옛날 아주 오랜 옛날 사람이 땅에는 살지 않고, 하늘에만 살았던 시절, 하늘나라에서는 결혼을 하려면 옥황상제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법이 있었어요. 그런데 한 처녀 총각이 이 법을 어기고 자기들 마음대로 결혼을 했어요. 몹시 화가 난 옥황상제는 결혼한 두 사람에게 땅에 내려가서 살라고 명령했어요. “옥황상제님,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라고 하십니까?” “그런 것은 걱정하지 마라. 너희들이 먹고살 것은 다 마련해 놓았다.” 땅으로 내려온 두 사람은 땅의 풍경에 깜짝 놀랐어요. 땅에는 나무가 울창하고, 풀과 나무마다 먹을 것이 주렁주렁 열렸어요. 또 물은 시내가 되고 강이 되어 바다로 흘러갔어요. 두 사람은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었으며, 자식도 많이 낳았어요. 땅에 사람이 점점 많아지자 마을도 생기고, 나라도 생겼어요. 땅은 하나의 커다란 세상이 되었지요. 일을 하지 않고 빈둥거려도 사방에 먹을 것이 널려 있으니 사람들은 점점 게을러지고 툭하면 싸움을 했어요. 하늘에서 인간들의 모습을 내려다보던 옥황상제는 사람들을 잘 살도록 만들어 준 것을 후회했어요. 옥황상제는 땅에 사는 사람들이 힘들여 일을 해야만 먹을 것을 얻을 수 있게 만들었지요. 그러자 옥황상제의 뜻대로 땅에 사는 사람들은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을 했어요. 그런데 일에 싫증이 난 사람들이 슬슬 꾀를 부리고 있다가, 열심히 일해서 곡식을 수확한 사람들의 곡식을 빼앗기 시작했어요. 이제 땅에서는 힘이 센 사람이 땅과 곡식을 많이 가지게 되었어요. 힘이 약한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도 아주 조금밖에 가질 수 없었지요. 땅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고 옥황상제는 땅에 비를 내리지 않게 했어요. 논과 밭이 쩍쩍 갈라져 흉년이 들었어요. 그러자 힘센 사람들은 착한 사람들이 손이 부르트도록 열심히 일해서 얻은 곡식마저 빼앗았어요. 옥황상제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비를 내려 주어 풍년이 들게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힘센 사람은 약한 사람들 것을 빼앗아 자기들의 배를 불렸어요. 그 뒤로도 옥황상제는 땅 위에 흉년과 풍년을 반복했어요. 한 오백 년이 지나서 맨 처음 땅에 내려온 처녀 총각이 죽었어요. 사람들이 두 사람을 땅에 묻는 것을 보고 옥황상제가 말했어요. “저 두 사람은 이제 죄를 다 씻었으니 다시 살려서 하늘나라로 데려오너라.” 하늘나라 사람들은 두 사람을 다시 살려 내어 하늘로 데려오기 위해 하늘과 땅 사이에 다리를 놨어요. 그 다리가 바로 무지개다리예요. 옥황상제는 그 뒤에도 부지런히 일하고 마음씨가 착한 사람이 죽어 땅에 묻히면, 다시 살려서 하늘로 데려오게 했어요. 꼭 비가 온 뒤에 무지개가 뜨는 것은 착한 사람들이 죽은 뒤에 하늘나라에 가는 것을 나쁜 사람들이 못 보게 하려고 비로 자욱하게 가리는 거래요. 먼 옛날 한 마을에 마음씨 착한 콩쥐가 살았어요. 콩쥐가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는 새엄마를 얻었어요. 성질이 사나운 새엄마는 팥쥐라는 딸을 데리고 왔는데, 팥쥐는 겉모습은 물론 성품까지도 엄마를 똑 닮았어요. 새엄마는 친딸인 팥쥐는 끔찍이 사랑했지만 콩쥐에게는 늘 구박을 하고 집안일을 시켰어요. 마을에 잔치가 열리는 날이었어요. 새엄마와 팥쥐가 새 옷을 입고 집을 나서려고 하자 콩쥐도 따라나섰어요. “콩쥐야, 너는 독에 물을 가득 채우고, 벼를 다 찧어 놓고 잔치에 오너라.” 잔치에 가고 싶은 콩쥐는 부지런히 물을 길어다 독에 부었어요. 하지만 구멍 난 독에 무슨 수로 물을 채울 수 있을까요? 그런데 어디선가 어기적어기적 두꺼비가 다가와 구멍 난 독을 막아 주고, 참새 떼가 날아와 벼를 모두 찧어 주었어요. 그리고 콩쥐 앞에 검은 소가 나타나 비단옷과 꽃신도 주었어요. 잔치에 늦은 콩쥐는 뛰어가다가 냇가에서 신발 한 짝을 잃어버렸어요.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원님은 콩쥐의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을 주웠어요. 원님은 신발이 예쁘니 신발 주인도 어여쁠 거라고 생각했어요. 원님은 잔칫집으로 가서 직접 신발 주인을 찾았어요. 잔칫집에 온 여자들에게 신을 신겨 보았지만 모두 맞지 않았어요. 마지막으로 콩쥐가 신발을 신자 꼭 맞았어요. 원님은 콩쥐가 마음에 들어 혼례를 올렸어요. 원님과 결혼한 콩쥐는 매일매일 행복하게 살았어요. 팥쥐는 행복하게 사는 콩쥐가 부러워 배가 아팠어요. 때마침 원님이 먼 길을 떠나자 팥쥐는 콩쥐를 연못가로 데려가 빠뜨렸어요. 그러고는 콩쥐 집으로 가 콩쥐 행세를 했지요.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원님은 콩쥐가 어딘지 모르게 낯설었어요. “부인, 얼굴이 달라진 것 같소.” 원님의 말에 팥쥐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때그때 고비를 넘겼어요. 어느 날 콩쥐가 빠져 죽은 연못에 예쁜 연꽃 한 송이가 피어났어요. 연못을 지나던 원님은 이상하게 연꽃이 마음에 들어 연꽃을 꺾어 집에 두고 매일 쳐다보았어요. 연꽃은 원님이 지나갈 때는 활짝 웃었지만 팥쥐가 지나갈 때는 팥쥐의 머리털을 잡아당겼어요. 팥쥐는 화가 나 연꽃을 아궁이에 태워 버렸어요. 하루는 옆집 할머니가 불씨를 얻으러 왔다가 아궁이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구슬을 발견해 집에 가져갔어요. 그날부터 할머니가 밖에 나갔다 돌아오면 잘 차려진 밥상이 방에 놓여 있었어요. 이를 수상하게 여겨 집 안에 숨어서 지켜보던 할머니는 깜짝 놀랐어요. 구슬이 예쁜 색시로 변해서 밥상을 차리기 시작했던 거예요. 할머니는 색시를 붙잡고 자초지종을 물었어요. 콩쥐는 억울한 사연을 이야기한 뒤에 원님을 모셔다 달라고 간절히 부탁했어요. 할머니는 콩쥐의 부탁대로 원님을 자기 집으로 데려왔어요. 그런데 방 안에 차려진 밥상 위에 젓가락이 짝짝이로 놓여 있었어요. 원님이 그 이유를 묻자 콩쥐가 나타나서 말했어요. “젓가락 바뀐 것은 알면서 아내가 바뀐 것은 아직도 모르십니까?” 콩쥐는 그동안의 일을 모두 원님에게 이야기하고, 연못 속에 있는 자신의 시체를 건져 올려 구슬로 문지르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했어요. 원님이 콩쥐가 시킨 대로 하자 콩쥐가 다시 살아났어요. 원님은 팥쥐와 팥쥐 엄마의 죄를 물어 무거운 벌을 내렸어요. 다시 살아난 콩쥐는 원님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어요. 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마음씨 착한 아가씨가 홀아버지와 함께 살았어요. 아버지와 아가씨는 부지런히 일했지만 가난을 면치 못했지요. 어느 날 아가씨가 부엌에서 밥을 하고 있는데, 비쩍 마른 두꺼비 한 마리가 어기적어기적 들어왔어요. 두꺼비는 배가 고픈지 눈을 껌벅거리며 아가씨를 쳐다보았지요. “쯧쯧, 너도 배가 고픈 모양이구나?” 인정 많은 아가씨는 자기 밥그릇에서 한 숟가락을 수북이 떠서 두꺼비에게 주었어요. 우물우물 맛있게 밥을 다 먹은 두꺼비는 뒤뜰로 사라졌다가, 다음 날 아침에 또 나타났어요. 아가씨가 밥을 주자, 두꺼비는 아예 부엌에서 살았지요. 두꺼비는 아가씨가 어디를 가든지 졸졸 따라다녔어요. 두꺼비는 통통하게 살도 오르고, 몸집도 커졌어요.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 외로웠던 아가씨에게 두꺼비는 마치 동생처럼 느껴졌지요. 마을에는 오래전부터 해마다 지네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번에 아가씨가 제물로 뽑히게 되었어요. 아버지는 딸이 불쌍해서 땅이 꺼져라 한숨만 쉬었고, 아가씨는 혼자 계실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지요. 아가씨네 집에는 마을 사람들이 보내 준 곡식이 쌓였어요. 곱게 단장을 한 아가씨는 가마를 타고 제사를 지내는 신당으로 갔어요. 그런데 그 뒤를 두꺼비가 팔딱팔딱 뒤따라갔어요. 신당에 혼자 남은 아가씨는 뒤따라온 두꺼비를 보고 깜짝 놀랐지요. “아이코, 여기가 어디라고 따라온 게냐? 얼른 돌아가거라.” 하지만 두꺼비는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아가씨도 두꺼비가 옆에 있으니까 조금 덜 무서웠어요. 제사가 끝나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돌아가고 캄캄한 밤이 되었어요. 신당 안에는 희미한 촛불만이 바람에 흔들렸지요. 아가씨는 두꺼비를 안고 오들오들 떨었어요. 바로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수많은 발이 달린 커다란 지네가 쓱 다가와 아가씨를 물려는 순간 두꺼비가 독을 뿜어 댔어요. 지네도 지지 않고 독을 뿜으며 두꺼비와 뒤엉켜 싸웠지요. 신당 안은 두꺼비와 지네가 뿜어낸 독한 연기로 자욱했고, 아가씨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아가씨는 신당 한쪽에 쓰러져 있는 두꺼비와 지네를 보고 지난밤에 일어난 일이 떠올랐어요. 아가씨는 얼른 두꺼비에게 다가갔어요. “두껍아, 두껍아! 눈 좀 떠 봐! 내 대신 네가 죽었구나.” 아가씨는 두꺼비를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어요. 아가씨의 울음소리를 듣고 마을 사람들도 깜짝 놀라 신당으로 모여들었지요. 마을 사람들은 신당의 풍경을 보고 깜짝 놀랐으나, 아가씨가 살아 있자 크게 기뻐했어요. 아가씨는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꺼비를 묻어 주었어요. 두꺼비 덕분에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일이 사라지자 마을도 다시 평화를 되찾았지요. 물론 가난을 면한 아가씨도 아버지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어요. 아주 먼 옛날 한 마을에 어릴 때 부모를 잃고 머슴살이를 하는 석숭이라는 총각이 살았어요. 석숭의 소원은 머슴살이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어요. 석숭은 꿈을 이루기 위해 땅을 파고 커다란 독을 묻어 두었어요. 석숭은 십 년 동안 열심히 일을 한 덕분에 독 가득 돈을 모았어요. ‘이 돈으로 논도 사고 밭도 사야지. 그리고 예쁜 색시도 얻어 장가도 들 거야.’ 석숭은 부지런히 길을 가던 도중 땀을 식히기 위해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서 잠시 쉬기로 했어요. 목도 축였으니 이제 그만 가 볼까? 으라차찻, 앗! 이게 웬일일까요? 독 안에 있던 돈이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한 푼도 남아 있지 않았어요. 석숭의 꿈은 삽시간에 사라져 버렸어요. “아이고, 내 팔자야. 지지리 복도 없이 앞으로 어떻게 살지? 도대체 왜 이렇게 복이 없는지 염라국에 있는 염라대왕을 찾아가 물어나 봐야겠군.” 석숭은 그길로 염라국을 향해 길을 떠났어요. 석숭은 멀고 먼 염라국을 가는 동안 여러 사람을 만났어요. 석숭이 첫 번째로 만난 사람은 깊은 산속에서 혼자 사는 처녀였어요. 석숭이 처녀에게 혼자 사는 이유를 물었어요. “제가 혼자 사는 이유는 혼인할 배필이 정해지기만 하면, 혼례를 올리기도 전에 배필이 까닭도 없이 죽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세 사람이나...” 석숭은 처녀가 몹시 애처로워 보여 천생연분을 염라대왕에게 물어봐 주겠다고 했어요.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무거운 바위를 어깨에 짊어지고 꼼짝달싹 못하는 노인이었어요. “나도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른다오.” 마음이 약한 석숭은 염라대왕에게 그 이유를 꼭 물어봐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세 번째로 만난 사람은 넓은 들판에 수수깡으로 만든 좁은 집에 사는 농부였어요. 농부는 새집을 짓기만 하면 집이 와르르 무너져 어쩔 수 없이 수수깡 집에서 살고 있었어요. 석숭은 이번에도 염라대왕에게 물어봐 주기로 했지요. 며칠 뒤 석숭은 강가에서 용이 되지 못하고 모래밭을 데굴데굴 구르는 이무기를 보았어요. 석숭은 이무기에게 강을 건너게 도와주면 염라대왕에게 용이 되지 못한 이유를 물어봐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이무기는 얼른 석숭을 등에 태우고 강을 건넜어요. 드디어 염라국에 도착한 석숭은 염라대왕을 찾아가 정중히 인사를 했어요. “염라대왕님, 저는 석숭이라고 합니다. 저는 복이 지지리도 없어서 십 년 가까이 모은 돈을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제가 복이 없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하하, 이제부터 네 형편이 좋아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거라.” 염라대왕의 말에 석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그러고는 염라국에 오는 동안 만난 사람들과 이무기의 이야기를 하고는 답을 물었어요. “처녀는 마지막 죽은 배필의 제사를 지내고 만나는 사람이 그 처녀의 배필이다. 그리고 노인은 욕심 많은 산지기로 산에 나무하러 오는 아이들의 낫과 지게를 빼앗아 받는 벌이다. 앞으로 지게를 지고 백 사람에게 절을 하면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 수수깡 집에 사는 농부는 조상들을 잘못 모셔서 그런 것이다. 앞으로 제사를 정성껏 지내면 집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또 이무기는 욕심이 많아 여의주를 두 개나 가지고 있어서 하늘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다. 여의주를 한 개 버리면 하늘에 오를 수 있다.” 석숭은 염라대왕에게 하직 인사를 올리고 물러났어요. 석숭은 돌아오는 길에 이무기와 수수깡 집에 사는 농부, 산지기 노인에게 염라대왕이 한 말을 전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처녀가 사는 집에 들렀어요.
“염라대왕께서 마지막 죽은 배필의 제사를 지내고 만나는 사람이 아가씨의 배필이라고 했습니다.” “어머, 마지막 죽은 배필의 제삿날이 어제였어요. 그럼 도련님이 저의...” 석숭과 처녀의 볼이 발그레하게 물들었어요. 석숭은 처녀와 혼례를 올리고 행복하게 살았어요. 부지런한 석숭은 돈을 모아 논도 사고 밭도 사서 구만구천구백 석지기 부자가 되었어요. 먼 옛날 어느 마을에 홀로 사는 아주머니가 있었어요. 날마다 아기를 낳게 해 달라고 삼신할미에게 정성껏 빌었던 아주머니는 늘그막에 아기를 낳았어요. 그런데 아주머니가 낳은 건 사람이 아니라 구렁이였어요. “아니, 구렁이를 낳다니... 그래도 내 아기이니 잘 키워야지.” 아주머니는 구렁이에게 삼태기를 씌워 놓았어요. 며칠이 지난 후 옆집에 사는 세 자매가 구경을 왔어요. 아주머니는 어쩔 수 없이 옆집 자매를 방 안으로 불러들였어요. “어머, 아기에게 삼태기를 씌워 놓았네.” 삼태기를 살며시 들추자 구렁이가 콜콜 잠을 자고 있는 게 보였어요. 첫째 언니와 둘째 언니는 깜짝 놀라 달아났지만, 막내는 구렁이를 살살 어루만졌어요. “아유, 귀여워. 이제부터 구렁덩덩 신 선비라고 불러야지.” 세월이 흘러 구렁이도 장가갈 나이가 되었어요. 구렁이는 어머니에게 옆집 처녀에게 장가보내 달라고 했어요. 아주머니는 어쩔 수 없이 옆집으로 가 조심스럽게 혼례 이야기를 꺼냈어요. 첫째 언니와 둘째 언니는 망측하다고 거절했지만 다행히 막내는 구렁이와 혼례를 올리겠다고 말했어요. 구렁이와 막내는 성대하게 혼례를 올렸어요. 그날 밤 구렁이가 색시 앞에서 홀딱홀딱 재주를 넘으니 서서히 허물이 벗겨지면서 잘생긴 선비가 되었어요. 색시가 어릴 때 지어 준 이름대로 신 선비가 되었지요. 신 선비와 색시는 매일매일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어느 날, 구렁덩덩 신 선비는 과거를 보러 가면서 색시에게 구렁이 허물을 절대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면 안 된다고 말했어요. 색시는 구렁이 허물을 저고리 품속에 고이 간직했어요. 하지만 저고리 품속이 불룩한 것을 수상하게 여긴 언니들에게 들켜 허물을 빼앗겼어요. 색시의 두 언니는 허물이 징그럽다며 불에 태웠어요. 색시는 불 속에서 활활 타는 허물을 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어요. 그런데 웬일인지 해가 바뀌었는데도 신 선비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어요. “도대체 서방님은 왜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서방님을 찾아 나서야지.” 다음 날, 아침 일찍 색시는 길을 떠났어요. 색시는 길을 가면서 밭을 갈고 있는 농부의 돌밭을 일구어 주고, 할머니의 빨래를 대신 빨아 주고, 까마귀에게 벌레를 잡아 주고, 황소 대신 밭을 갈아 주면서 신 선비가 있는 곳을 알게 되었어요. 색시는 황소가 알려 준 대로 신 선비를 찾아갔어요. 하지만 기쁨도 잠시 신 선비는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지 뭐예요. 신 선비는 두 아내에게 내기를 해서 이긴 사람과 함께 살겠다고 말했어요. 첫 번째 내기는 물동이를 이고서 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거였고, 두 번째는 새가 앉아 있는 채로 나뭇가지를 꺾어 오는 내기였어요. 그동안 신 선비를 찾아오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색시는 내기에서 모두 이겼어요. 색시는 신 선비와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어요.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금슬은 좋지만 아이가 없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자식 한 명만 낳게 해 달라고 부처님께 날마다 빌었어요. 그 정성에 감동했는지 드디어 할머니의 배 속에 아이가 생겼어요. 열 달이 지나고 할머니는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았어요. 할아버지는 매우 기뻐 덩실덩실 춤을 추었어요. 그런데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일곱 살이 되도록 말도 잘 못하고, 걸어 다니지도 못했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하루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밖에서 돌아와 보니 아이가 감쪽같이 없어졌어요. 깜짝 놀라 온 마을을 뒤지며 아이를 찾아다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바위에 걸터앉아 있는 아이를 발견했어요. “아버지, 어머니!” 아이가 큰 소리로 부모님을 불렀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너무 놀라,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어요. 할아버지는 아이가 무거운 바위를 척척 들어 올리자 ‘바위손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바위손이는 그 마을은 물론이고 나라 안에서도 제일가는 천하장사가 되었어요. 세월이 지나고 바위손이가 열일곱 살쯤 되었을 때 왜군이 쳐들어와 나라에 전쟁이 벌어졌어요. 군인들이 열심히 맞서 싸웠지만 왜군을 당해 내지 못했어요. 바위손이도 이 소식을 들었지요. “아버지, 어머니! 제가 가서 왜적을 물리치고 오겠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걱정되어 눈물을 흘리는 부모님을 뒤로 하고 바위손이는 길을 떠났어요. 길을 가던 도중에 바위손이는 콧바람이 센 ‘콧바람손이’와 팔 힘이 센 ‘곰배손이’ 그리고 오줌을 많이 누는 ‘오줌손이’를 만나 의형제를 맺었어요.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나라를 위해 싸우자!” 네 사람은 씩씩하게 싸움터로 나갔어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왜군이 빽빽이 진을 치고 있었어요. 먼저 바위손이가 이 산 저 산을 뛰어다니며 바위란 바위는 모두 들고 와 골짜기를 막고 말했어요. “오줌손이야, 이번에는 네 차례다.” 바위손이의 말에 오줌손이는 왜군이 있는 곳을 향해 콸콸 오줌을 누기 시작했어요. 왜군은 금세 물바다가 된 곳에서 허우적거렸어요. “하하, 꼭 물에 빠진 생쥐 같구먼. 이제는 내가 나서야지.” 콧바람손이가 콧바람을 쌩쌩 불어 대자 오줌이 꽝꽝 얼어붙었어요. 왜군은 온몸이 얼어붙은 채 눈만 데굴데굴 굴렸어요. “자, 이제 마무리는 내가 할게.” 곰배손이는 고무래로 얼음판 위를 쓱쓱 밀고 다녔어요. 그러자 왜군은 목숨만 살려 달라고 빌었어요. 네 장사는 나라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왜군을 물리쳤어요. 그리고 왜군이 물러간 뒤에도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았대요. 먼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부인이 둘째 아들을 낳았어요. 그런데 둘째 아들은 다리만 둘이지 눈도 하나 귀도 하나 팔도 하나였어요. 부모는 아이의 이름을 ‘반쪽이’라고 지었어요. 세월이 흘러 반쪽이도 어느새 십여 세가 되었어요. 몸은 비록 반쪽이지만 힘은 장사로, 보통 사람보다 몇 배나 힘이 셌어요. 집채 같은 바위도 번쩍 들어 올리고, 커다란 나무도 뿌리째 뽑았어요. 어느 날 반쪽이가 토끼를 잡으려고 쫓아가다 놓치자 화가 나서 발로 바위를 찼어요. 커다란 바위는 데굴데굴 굴러 마을에 있는 집을 덮쳤어요. 집이 부서지자 주인은 반쪽이네 집을 찾아와 버럭 화를 내며 배상을 해 달라고 했어요. 반쪽이의 형은 부서진 집 주인에게 용서를 빌었어요. ‘반쪽이를 이대로 두었다가는 큰일 나겠군.’ 형은 반쪽이를 산으로 데려가 아름드리나무에 튼튼한 밧줄로 꽁꽁 묶어 두고 혼자 집으로 돌아왔어요. 형이 반쪽이를 나무에 묶어 두고 왔다고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려는 순간, 어느새 반쪽이가 뿌리째 뽑은 나무에 묶인 채 집으로 돌아왔어요. “어머니! 집안일을 하다 더우시면 이 나무에 앉아 쉬세요.” 어머니와 형은 반쪽이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느 날 반쪽이는 어머니에게 장가를 보내 달라고 졸랐어요. 형은 하도 어이가 없어 콧방귀를 뀌었지만, 어머니는 반쪽이가 불쌍해 좋은 말로 달랬어요. “누가 너 같은 반쪽 사람에게 딸을 주겠느냐. 그런 말을 다시는 하지 마라.” “어머니, 오늘 밤 사람들이 모두 잠들면 건넛마을 부잣집 딸을 업고 올 거예요.” 어머니는 궁리 끝에 형을 부잣집에 보내 반쪽이의 계획을 미리 알려 주었어요. 부잣집 주인 영감은 깜짝 놀라 방 깊숙한 곳에 딸을 숨기고 식구와 하인들에게 지키게 했어요. 부잣집은 밤마다 불을 대낮같이 훤하게 밝혀 놓고, 곳곳에 하인들이 몽둥이를 들고 반쪽이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어요.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반쪽이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어요. 반쪽이는 멀리서 부잣집 사람들이 지치기만을 기다렸어요. 며칠 밤낮을 꼬박 새운 부잣집 사람들은 모두 지쳐서 낮에는 껌벅껌벅, 밤에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어요. 반쪽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부잣집 안으로 들어갔어요. 반쪽이는 졸고 있는 건장한 하인들 곁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상투를 풀어 머리를 서로 묶어 버리고, 대문 앞 하인들 머리에는 항아리를 씌웠어요. 그리고 마당 가운데 있는 가족들의 손에 북과 북채를 매달고, 주인 영감의 수염에 기름을 잔뜩 발랐어요. 마지막으로 반쪽이는 방마다 돌아다니며 벼룩을 뿌렸어요. 얼마 후 깊숙한 방에서 숨어 있던 딸이 뛰쳐나왔어요. “아이, 간지러워!” 반쪽이는 재빨리 딸을 둘러업고 온 집 안이 떠들썩하게 소리쳤어요. “반쪽이가 딸을 업어 간다!” 반쪽이의 소리에 벌떡 일어난 주인 영감은 깜짝 놀라 호롱불을 켜다 기름이 묻은 수염에 불이 붙고, 지붕 위에 있던 하인들은 머리가 묶여 꼼짝을 할 수 없고, 항아리를 쓴 하인들은 앞이 보이지 않으니 우왕좌왕, 마당 가운데 있던 가족들은 북을 둥둥둥 울렸어요. 반쪽이는 그다음 날 부잣집 딸을 집으로 데려다 주었어요. 부자 영감은 할 수 없이 딸을 반쪽이와 혼인시켰어요. 혼례를 올린 반쪽이는 훌훌 허물을 벗더니 잘생긴 신랑이 되어 부잣집 딸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어요. 아주아주 먼 옛날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밤나무와 결혼해서 아들을 낳았어요. 선녀는 하늘로 올라가고 밤나무 아들은 커다란 밤나무 곁에서 살았지요. 밤나무 아들은 무럭무럭 자라 밤나무 도령이 되었어요. 어느 날, 밤나무는 밤나무 도령에게 말했어요. “앞으로 큰비가 내려 내가 넘어지거든 나를 꼭 붙들고 있어라.” 밤나무의 말대로 며칠 뒤 하늘에 잔뜩 먹구름이 끼더니 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밤나무 도령은 밤나무를 꼭 끌어안고 오들오들 떨었지요. 비는 몇 날 며칠 쏟아져 온 세상이 물에 잠기고, 밤나무도 뿌리째 뽑혀 물에 둥둥 떠내려갔어요. 밤나무와 함께 떠내려가던 밤나무 도령은 거센 물살 위로 휩쓸려 가는 멧돼지랑 개미 떼랑 모기를 구해 주었어요. 저 멀리서 밤나무 도령 또래의 소년이 물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어요. “아들아, 저 아이를 구해 주면, 나중에 너한테 못된 짓을 할 게다.” 밤나무가 말렸지만 밤나무 도령은 사람이 죽어 가는 것을 보고 모른 척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손을 내밀어 소년을 밤나무 위로 끌어 올렸지요. 어느새 비가 멎고 마른 땅이 나타나자 밤나무는 밤나무 도령과 일행을 내려놓았어요. “아들아, 이제부터는 너 혼자 살아가렴.” 밤나무는 물을 따라 둥둥 떠내려가고, 멧돼지와 개미 떼, 모기도 각각 흩어져 갔어요. 길을 따라 며칠을 걸었던 밤나무 도령과 소년은 커다란 기와집을 발견했어요. 두 사람은 주인 영감에게 머슴으로 살게 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밤나무 도령은 그날부터 집안일을 스스로 찾아서 부지런히 일했어요. 하지만 소년은 늘 게으름을 피웠지요. 주인 영감이 부지런한 밤나무 도령만 칭찬하자 소년은 몹시 샘이 났어요. 어느 날 소년은 주인 영감에게 밤나무 도령은 아무리 넓은 밭도 하루 만에 갈고 씨를 뿌릴 수 있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다음 날 아침, 주인 영감은 밤나무 도령에게 오늘 안으로 뒷산 둔덕에 있는 밭을 갈고, 씨도 뿌려 놓으라고 시켰어요. 영문을 모르는 밤나무 도령은 밭으로 나가 열심히 밭을 갈았어요. 바로 그때 어디선가 멧돼지들이 나타나 밭을 갈아 주었지요. 또 개미 떼들이 줄을 지어 오더니 씨를 심기 시작했어요. 밤나무 도령은 순식간에 밭도 갈고 씨도 심었지요. 일찌감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밤나무 도령을 보고 주인 영감은 칭찬을 했어요. 주인 영감에게는 예쁜 딸과 딸의 시중을 드는 하녀가 한 명 있었어요. 어느 날 주인 영감은 두 사람에게 똑같은 옷을 입혀 놓고, 밤나무 도령과 소년을 불렀어요. “저기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고 내 딸을 찾아보게. 내 딸을 찾는 사람을 사위로 삼겠네.” 밤나무 도령은 두 사람 중에서 누가 주인집 딸인지 몰라 잠시 우두커니 서 있었어요. 바로 그때 ‘앵’ 하고 모기가 날아와 밤나무 도령에게 “왼쪽이야, 왼쪽!” 하고 알려 주었어요. 밤나무 도령은 왼쪽에 있는 아가씨를 골랐어요. “하하, 그 아이가 내 딸인지 어떻게 알았나?” 밤나무 도령은 동물들 덕분에 주인 영감의 사위가 되고, 소년은 하녀와 혼례를 올려 하인으로 살게 되었어요. 밤나무 도령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어요. 아주 먼 옛날 깊은 산골에 나무꾼 총각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어요. 부지런한 총각은 날마다 산에 올라 나무를 했지요. 어느 날, 나무꾼은 사냥꾼에게 쫓기던 노루를 숨겨 준 덕분에 선녀를 아내로 얻게 되었어요. 노루는 나무꾼에게 아이를 셋 낳기 전에는 선녀에게 절대로 날개옷을 주면 안 된다고 일렀어요. 선녀는 날개옷이 없어 하늘로 올라가지 못했지만 부지런한 나무꾼과 혼례를 올리고 행복하게 살았어요. 홀로 계신 어머니도 아들이 장가를 들자 덩실덩실 춤을 추었어요. 어느새 아들 둘을 낳은 선녀는 남부러울 게 없었지만,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무심결에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어요. 그런 선녀의 모습을 지켜보는 나무꾼의 마음도 편하지만은 않았지요. ‘아이를 둘이나 낳았는데 무슨 일이야 벌어질까...’ 선녀가 안쓰러웠던 나무꾼은 노루의 말도 잊은 채 날개옷을 선녀에게 꺼내 주었어요. 선녀는 날개옷을 보고 뛸 듯이 기뻐했어요. 하지만 기쁨도 잠시, 날개옷을 입은 선녀는 아이들을 데리고 두둥실 하늘로 올라갔어요. 하루아침에 아내와 아이들을 잃은 나무꾼은 시름에 잠겨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때 나무꾼이 살려 준 노루가 나타났어요. “아이를 셋 낳기 전에는 절대로 날개옷을 주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하늘에서 선녀들이 목욕할 물을 긷기 위해 두레박이 내려와요. 그 두레박을 타면 하늘에 올라가 선녀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요.” 나무꾼은 노루 덕분에 두레박을 타고 하늘에 올라가 선녀와 아이들을 만났어요. 옥황상제는 나무꾼에게 자신이 내는 세 가지 시험을 모두 이겨 내면 하늘나라에서 살게 해 주겠다고 했어요. 첫 번째 시험은 숨어 있는 옥황상제를 하루 만에 찾아내는 거였어요. 나무꾼은 선녀의 도움으로 성 밖에 있는 돼지우리에서 옥황상제를 찾아냈어요. 두 번째는 나무꾼이 숨고 옥황상제가 나무꾼을 찾는 시험이었어요. 나무꾼은 선녀의 도움을 받아 개미로 변해 바느질하는 골무 속에 숨었어요. 옥황상제는 나무꾼을 찾지 못했지요. 마지막 세 번째는 옥황상제가 쏜 화살을 나무꾼이 찾아오는 시험이었어요. “말을 타고 가다 추녀 끝이 밑으로 처진 기와집에 가면 아픈 아이가 있어요. 그 아이의 가슴을 쓸어내리면 화살이 나올 거예요.” 선녀의 말을 듣고 나무꾼이 화살을 찾아 나오는데, 어디선가 까마귀가 나타나 화살을 빼앗아 갔어요. 그렇지만 옥황상제가 까마귀를 시켜 화살을 빼앗아 오게 할 것을 미리 안 선녀는 솔개를 보내 까마귀가 빼앗은 화살을 되찾았어요. 드디어 나무꾼 가족은 하늘나라에서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나무꾼은 홀로 계실 어머니가 걱정되어 병이 났어요. 선녀는 나무꾼에게 날개 달린 말을 내주며 간곡히 말했어요. “이 말을 타고 어머니를 뵙고 오세요. 하지만 절대로 땅을 밟지 마세요. 만약 땅을 밟으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어요.” 나무꾼을 태운 말은 단숨에 어머니가 계신 집에 도착했어요. 어머니는 오랜만에 돌아온 아들을 보자 펑펑 울었어요. 나무꾼은 어머니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하고 곧 하늘나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어요. “얘야, 마지막으로 따뜻한 죽 한 그릇이라도 먹고 가렴.” 나무꾼은 말 위에서 어머니가 끓여 준 죽을 급하게 먹다가 그만 뜨거운 죽을 말 등에 쏟고 말았어요. 놀란 말은 이리저리 날뛰다 나무꾼을 땅에 떨어뜨리고 하늘로 올라가 버렸어요. 하늘로 영영 돌아갈 수 없게 된 나무꾼은 죽어서 수탉이 되었어요. 수탉이 지붕 위에 올라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꼬끼오 꼬꼬!” 우는 것은, 하늘에 있을 가족이 그리워서 그런 거래요. 먼 옛날 혼례를 마친 새신랑과 새색시, 그리고 하녀가 산길을 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고, 바람이 불어닥치더니 새색시와 하녀가 순식간에 사라졌어요. 여기저기를 살피던 새신랑은 땅바닥에 커다란 발자국이 띄엄띄엄 찍혀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건 괴물 발자국이 틀림없군. 땅끝까지라도 쫓아가서 괴물을 잡고야 말겠어.” 새색시를 찾기 위해 괴물 발자국을 따라가던 새신랑은 괴물에게 아내를 도둑맞은 석수장이, 딸을 도둑맞은 나무꾼, 누이동생을 도둑맞은 고리장이를 만나 함께 길을 떠났어요. 듬성듬성 보이던 괴물의 발자국은 커다란 바위 앞에서 멈췄어요. 네 사람은 힘을 모아 바위를 밀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이때 석수장이가 나서서 밤낮으로 쉴 새 없이 바위를 쪼아 사흘 만에 바위를 깨뜨렸어요. 바위가 있던 자리에 땅속으로 통하는 길고 긴 굴이 보였어요. 나무꾼은 산에서 칡을 끊어 와 사흘 밤낮으로 동아줄을 꼬았고, 고리장이는 커다란 바구니를 짰어요. “와, 이제 땅속으로 내려갈 준비가 다 됐군.” 세 사람이 줄을 잡고 석수장이가 제일 먼저 내려갔어요. 새신랑은 석수장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줄을 흔들라고 말했어요. 한참을 내려가던 석수장이는 더럭 겁이 나서 줄을 흔들어 다시 올라왔어요. 다음에 내려간 나무꾼도 반쯤 내려갔다가 무서워서 다시 올라오고, 고리장이도 두려워서 끝까지 가지 못하고 올라왔어요. “내가 내려갈 테니 내가 줄을 흔들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시오.” 마지막으로 새신랑이 바구니를 타고 땅속으로 내려갔어요. 몇 날 며칠 동안 내려가던 바구니가 드디어 바닥에 닿았어요. 바구니에서 나온 새신랑은 희미한 빛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갔어요. 갑자기 주위가 밝아지더니 땅속 나라 마을이 한눈에 보였어요.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이 늘어서 있고, 넓은 논과 밭도 있었어요. 새신랑은 재빨리 우물가에 있는 버드나무 위로 올라가 주위를 자세히 살폈어요. 그때 한 아가씨가 물동이를 이고 우물가로 왔어요. 가까이에서 보니 바로 새색시의 하녀였어요. 하녀는 우물가에 비친 새신랑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앗, 서방님 아니세요?” 하녀는 살금살금 새색시가 있는 별채로 새신랑을 데려갔어요. 그런데 새색시는 오랜만에 만난 새신랑을 한참 노려보더니 골방에 가두었어요. 갖은 고생을 하며 새색시를 찾으러 왔던 새신랑은 새색시의 반응에 너무 놀라 스스로 죽으려고 하는데 하녀가 들어왔어요. “서방님, 괴물만큼 힘을 길러 여기를 빠져나가세요. 제가 도와 드릴게요.” 그날부터 새신랑은 밤이 되면 하녀를 따라 밖으로 나왔어요. 그리고 열심히 운동도 하고, 무술 훈련을 했어요. 하녀는 동삼을 달인 물을 가져와 새신랑에게 먹였어요. 동삼을 달인 물을 마시자 새신랑은 힘이 불끈불끈 솟았어요. 새신랑의 힘은 날마다 강해졌지요. 땅속 나라에 온 지 석 달이 지났을 무렵, 땅속 괴물이 집에 돌아왔어요. 새신랑은 칼을 들고 괴물을 향해 달려들었어요. 새신랑이 휘두른 칼에 괴물의 팔이 잘려 나갔지만 곧 다시 척 달라붙었어요. 새신랑이 계속 칼을 휘두르자 괴물의 머리,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갔고, 곧바로 하녀가 재를 뿌렸어요. 그러자 괴물은 다시는 살아나지 못하고 죽었어요. 새신랑은 갇혀 있던 사람들을 모두 풀어 주고, 석수장이의 아내와 나무꾼의 딸, 고리장이의 누이동생을 바구니에 태워 땅 위로 올려 보냈어요.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바구니가 내려오지 않았어요. 새신랑과 하녀는 할 수 없이 땅속 마을로 되돌아왔어요. 땅속 마을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새신랑과 하녀는 강가에서 한 노인을 만났어요. 노인에게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하자 두루미 한 마리를 내주었어요. 두루미를 타고 땅 위로 올라온 새신랑은 하녀를 아내로 맞아 아들딸 낳고 오래오래 잘 살았어요. 먼 옛날 깊은 산골에 홀어머니와 오누이가 살고 있었어요. 어머니는 일을 하러 나가면서 오누이에게 단단히 일렀어요. “얘들아, 누가 와서 문을 열어 달라고 해도 함부로 열어 주면 안 된다. 엄마라고 해도 손을 만져 본 다음에 내 손이거든 열어 주어라.” 어느 날, 부잣집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한 어머니는 날이 어두워서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어요. 어머니는 주인이 준 떡을 머리에 이고 부리나케 첫 번째 고개를 넘는데, 커다란 호랑이가 나타났어요.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호랑이는 어머니가 고개를 넘을 때마다 나타나 떡을 달라고 했지요. 떡이 다 떨어지자 어머니를 잡아먹은 호랑이는 어머니의 옷을 입고 오누이마저 잡아먹으려고 오누이의 집으로 갔어요. “얘들아, 엄마 왔다. 문 열어라.” 하지만 오누이는 평소와 다른 어머니의 목소리에 놀라 문을 열어 주지 않았어요. 그러고는 손을 내밀어 보라고 했지요. 호랑이는 창호지를 뚫고 앞발을 쑥 내밀었어요. “우리 엄마 손이 아니에요. 우리 엄마 손에는 털이 없어요.” 꺼끌꺼끌한 털이 숭숭 난 손을 만져 본 오누이는 문구멍으로 밖을 내다보았어요. 오누이는 문밖에 앉아 있는 커다란 호랑이를 보고 깜짝 놀라 오들오들 떨었어요. 오빠는 여동생을 데리고 재빨리 뒷문으로 빠져나가서 우물가 버드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아무리 기다려도 오누이가 문을 열어 주지 않자 화가 난 호랑이는 문을 부수고 방으로 들어갔어요. 하지만 뒷문이 활짝 열려 있는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지요. 뒷마당을 샅샅이 뒤지던 호랑이는 우물에 비친 오누이를 발견했어요. “얘들아, 우물에 빠져 죽으면 어떡하려고 그러니? 어서 나오너라.” 나무 위에서 호랑이의 모습을 지켜보던 여동생이 그만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어요. 호랑이는 화를 꾹 참고 오누이에게 어떻게 나무 위에 올라갔는지 물었지요. 오빠는 손에 참기름을 바르고 올라왔다고 했어요. 발에 참기름을 듬뿍 바른 호랑이는 나무에 오르기는커녕 쭈르륵 미끄러져 엉덩방아만 찧었어요. 그때 여동생이 어리석은 호랑이를 놀리며 말했어요. “히히, 우리는 도끼로 나무를 찍으면서 올라왔는데...” 호랑이는 냉큼 도끼를 가져와 쿵쿵 나무를 찍으면서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오누이는 호랑이가 가까이 오자 두 손을 모으고 하느님께 기도했어요. “하느님, 우리를 살리시려거든 새 동아줄을 내려 주시고, 우리를 죽이시려거든 헌 동아줄을 내려 주세요.” 오누이가 기도를 마치자 하늘에서 새 동아줄이 내려왔어요. 오누이는 새 동아줄을 타고 하늘에 올라갔어요. 그 모습을 보고 호랑이도 기도를 했지요. “하느님, 저도 저 오누이처럼 하늘에 올라갈 수 있도록 동아줄을 내려 주세요.” 하느님은 하늘에 올라가 오누이를 잡아먹으려는 호랑이의 못된 마음을 알고 헌 동아줄을 내려보냈어요. 호랑이는 헌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다 줄이 끊어져 수수밭에 떨어져 죽었지요. 지금도 수숫대가 빨간 것은 그때 묻은 호랑이 엉덩이에서 나온 피 때문이래요. 옛날 옛적에 한 부부가 살았는데 아이가 없어서 너무 외로웠어요. 부부는 날마다 뒷산 절에 가 밤낮으로 부처님께 빌었어요. “부처님, 우리 부부에게 아이를 주십시오. 못나도 괜찮고 작아도 괜찮습니다.” 어느 날, 부부가 정성을 다해 부처님께 기도를 드린 덕분인지 아주머니의 배 속에 아이가 생겼어요. 열 달 뒤, 아주머니는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아이가 꼭 어른 주먹만 했어요. 부부는 아이에게 ‘주먹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부부는 주먹이가 바람이 불면 날아갈세라 쥐면 꺼질세라 고이고이 길렀어요. 하루는 아버지가 강가로 낚시를 가는데 주먹이가 따라나섰어요. 아버지는 주먹이를 주머니 속에 넣고 강으로 갔어요. 아무리 기다려도 고기가 잡히지 않자 아버지는 꾸벅꾸벅 졸았어요. 주머니 속에서 답답했던 주먹이는 살그머니 밖으로 나왔어요. 밖으로 나온 주먹이는 처음 보는 넓은 세상에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주먹이에게 풀들은 높은 나무 같고, 강물은 바다 같았어요. 주먹이는 예쁜 들꽃에 정신이 팔려 아버지에게서 점점 멀어져 갔어요. 그러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아버지가 보이지 않았어요. “아버지, 아버지 어디 계세요!” 주먹이가 큰 소리로 불렀지만 워낙 작아서 아버지에게 들리지 않았어요. 주먹이가 길을 잃고 풀밭에서 이리저리 헤매고 있을 때, 어디선가 황소가 나타나 풀과 함께 주먹이를 삼켜 버렸어요. 주먹이는 캄캄하고 끈적끈적한 황소 배 속에서 오들오들 떨다 잠이 들었어요. 얼마 후 뿌지직! 주먹이는 똥과 함께 밖으로 나왔어요. “후유, 이제 살았네!” 쇠똥이 온몸에 덕지덕지 묻은 주먹이는 아버지를 찾아 나섰어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솔개가 날아와 날카로운 발톱으로 주먹이를 낚아챘어요. 주먹이를 움켜쥔 솔개는 훨훨 하늘 높이 날아갔어요. 어찌나 높이 올라갔는지 눈 아래로 보이는 세상이 콩알만 하게 보였어요. 그때 독수리가 나타나 먹잇감인 주먹이를 빼앗으려고 덤볐어요. 솔개는 독수리와 푸드덕거리며 싸우다가 주먹이를 놓치고 말았어요. “으악!” 주먹이는 높은 하늘에서 강으로 풍덩! 떨어졌어요. 주먹이가 정신을 차리고 ‘이제 살았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커다란 물고기가 다가와 주먹이를 날름 삼켰어요. 주먹이는 다시 물고기의 컴컴하고 비릿한 배 속에 갇히게 되었어요. 주먹이는 ‘이제 여기서 죽게 되나 보다.’ 하는 생각에 펑펑 울었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아버지 주머니 속에 얌전히 있을걸.” 주먹이가 후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물고기가 온몸을 부르르 떨며 요동쳤어요. 주먹이는 겁에 질려 소리쳤어요. “아니, 이건 우리 주먹이 목소리 아냐?” 꾸벅꾸벅 졸다 물고기가 걸린 낚싯대를 건져 올린 아버지는 주머니 속을 들여다보았어요. 주머니에 주먹이가 없는 것을 확인한 아버지는 주먹이 소리가 나는 물고기의 배를 허겁지겁 갈랐어요. 그러자 물고기 배 속에서 주먹이가 폴짝 뛰어나왔어요. “아이고, 주머니 속에 있던 아이가 어떻게 물고기 배 속에 들어갔느냐?” 주먹이는 아버지 손바닥 위에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어요. 주먹이와 아버지는 물고기를 가지고 신 나게 집으로 돌아왔어요. 주먹이는 틈만 나면 아버지, 어머니에게 자신이 겪은 모험 이야기를 해 주며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어요. 옛날 충청도 어느 마을에 늦도록 장가를 못 간 총각이 살았어요. 총각은 똑똑하고 야무졌지만 집안이 너무 가난했어요. 총각은 서울에 가면 혹시 돈도 벌고, 색시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길을 떠났어요. 먼 길을 떠나는 총각이 가진 것이라곤 달랑 좁쌀 한 알뿐이었지요. 아침 일찍 집을 떠난 총각은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산을 넘었어요. 어느새 땅거미가 지자 총각은 주막에서 하룻밤 묵어가기로 했어요. 총각은 잠들기 전 품속에 있던 좁쌀 한 알을 꺼냈지요. “주모, 이 좁쌀 좀 맡아 주세요.” 주모는 총각이 준 좁쌀을 아무 데나 휙 던졌어요. 다음 날 아침, 총각이 어제 맡긴 좁쌀을 달라고 하자, 주모는 쥐가 먹어 버렸다고 말했어요. “그럼, 좁쌀을 먹은 쥐라도 잡아 주세요.” 주모는 할 수 없이 뒤주에 숨어 있는 쥐를 잡아 총각에게 주었어요. 총각은 쥐를 품속에 넣고 부지런히 길을 갔지요. 서산으로 해가 꼴딱 넘어가자 총각은 또 주막에 들어갔어요. 총각은 주막 주인에게 쥐를 맡기며 아주 귀한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이를 어쩌나, 밤사이 주막집 고양이가 총각이 맡긴 쥐를 잡아먹었지요. “그럼, 쥐를 잡아먹은 고양이라도 주세요.” 총각은 쥐 대신 얻은 고양이를 안고 주막을 나섰어요. 총각이 아무리 부지런히 걸어도 서울은 아직 멀었어요. 날이 저물자 총각은 주막에 들어가 주인에게 고양이를 맡겼지요. 그런데 주막집 개가 고양이를 물어 죽였어요. 총각은 고양이 대신 주막집 개를 데리고 다시 길을 떠났어요. 그런데 다음 주막에서 개가 주막집 말의 뒷발에 차여 죽었어요. 총각이 개 대신 말을 내놓으라고 생떼를 부리자 주막 주인은 하는 수 없이 말을 내주었어요. 총각은 말을 타고 편안하게 서울로 향했어요. 총각이 말에서 내려 잠시 쉬고 있는데, 어디선가 황소가 달려와 말을 들이받았어요. 말은 그 자리에서 퍽 고꾸라졌지요. 총각은 황소 뒤를 따라온 주인에게 말이 죽었으니 대신 황소를 달라고 했어요. 황소 주인은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이 총각에게 황소를 내주었지요. 좁쌀 한 알 달랑 들고 고향집을 떠난 총각은 우여곡절 끝에 황소 한 마리를 몰고 서울에 도착했어요. 서울 구경을 하던 총각은 주막에 들어가 황소를 주인에게 맡기고 잠이 들었어요. 이튿날 아침, 총각이 황소를 달라고 하자 주인은 쭈뼛거리며 자기 아들이 총각의 황소를 정승 댁에 팔았다고 말했어요. 주인이 다른 황소를 사 주겠다고 말했지만, 총각은 그길로 정승 댁을 찾아갔어요. “내 황소 내놔요. 빨리 내 황소를 돌려줘요!” 총각이 아침부터 소란을 부리자 정승은 총각을 불러들였어요. 총각은 그동안 좁쌀 한 알이 황소가 된 이야기를 정승에게 들려주었어요. 정승은 조금 황당하기는 했지만 총각의 배짱이 마음에 들어 사위로 삼았어요. 총각은 정승의 예쁜 딸과 혼례를 올리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어요. 옛날 한 마을에 형제가 살았어요. 착하고 정직한 동생은 부모에게 효성이 지극했고, 우애도 깊었어요. 하지만 형은 심술보가 가득하고 욕심이 많아 부모에게도 불효를 저질렀어요. 부지런한 동생은 날마다 산에 나무를 하러 갔어요. 하루는 산에서 나무를 하고 있는데 머리 위로 투두둑 개암이 떨어졌어요. 동생은 입이 함박만 해져서 개암을 주웠어요. “헤헤, 이건 아버지 드리고, 저건 어머니 드리고, 요건 형님 주고, 저건 내가 먹어야지.” 동생이 주머니 두둑이 개암을 넣고 산을 내려오는데 날이 어두워졌어요. 어두컴컴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자 동생은 허름한 빈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어요. 동생은 다락에 올라가 잠을 청했지만 쉽게 잠들지 못했어요. 바로 그때 밖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어요. 문틈 사이로 살짝 밖을 내다보니 도깨비들이 빈집 대청마루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놀고 있었어요. 도깨비들이 도깨비방망이를 두드리며 “금 나와라, 뚝딱!” 하면 금이 나오고, “은 나와라, 뚝딱!” 하면 은이 나왔어요. 하루 종일 굶주린 동생은 침만 꼴깍꼴깍 넘기다 문득 낮에 주운 개암이 생각났어요. 동생이 개암을 입에 넣고 어금니로 깨물자 “따닥” 하는 소리가 크게 났어요. 그 소리에 도깨비들은 잠시 조용하더니 다시 노래를 부르며 덩실덩실 춤을 췄어요. 개암 한 개로는 배고픔을 달랠 수 없었던 동생은 또다시 개암을 입에 넣고 꽉 깨물었어요. “따닥” 개암 깨지는 소리가 빈집에 울려 퍼졌어요. “으악, 이게 무슨 소리야? 빨리 도망가자. 집이 무너지려나 봐!” 도깨비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을 갔어요. 동생은 숨을 죽이고 있다가 날이 밝자마자 다락에서 내려왔어요. 동생은 도깨비들이 버리고 간 금과 은, 그리고 도깨비방망이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금과 은을 팔아 큰 부자가 된 동생은 부모님도 잘 모셨고, 형에게도 재산을 나누어 주었어요. 욕심 많은 형은 동생이 부자가 된 방법을 알고는 한달음에 산으로 갔어요. 그러고는 개암을 주워 호주머니에 넣고 빈집 다락에 가서 날이 저물기만을 기다렸어요. 달이 휘영청 밝자 도깨비들이 빈집으로 몰려와 신나게 놀았어요. 형은 개암을 꺼내 입에 넣고 일부러 큰 소리가 나게 깨물었어요. “따닥!” 개암 깨지는 소리가 빈집에 크게 울렸어요. 그런데 웬일인지 도깨비들이 도망가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와 다락문을 벌컥 열었어요. “하하, 네가 저번에 우리를 속이고 도깨비방망이를 가져간 놈이구나.” 도깨비들은 다락에서 형을 끌어내더니 한꺼번에 몰려들어 도깨비방망이로 두들기며 노래를 불렀어요. “넓적, 넓적, 넓적해져라. 뚝딱!” 하니 홑이불같이 되었고, “길쭉, 길쭉, 길쭉해져라. 뚝딱!” 하니 뱀장어같이 길어졌어요. 지난날을 뉘우친 형은 동생에게 돌아가 용서를 빌고, 평생 동생의 도움을 받으며 살았어요. 먼 옛날 깊은 산골 마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았어요. 두 사람은 비록 가난하고 자식도 없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았어요. 할아버지는 날마다 나무를 해다 팔았어요. 할아버지는 열심히 도끼질을 하면서도 ‘후유, 자식 하나만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을 텐데’ 하고 생각했어요. 어느 따뜻한 봄날, 할아버지는 다른 날과 다름없이 도끼로 나무를 패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삣쫑삣쫑’ 새 울음소리가 들려왔어요. 할아버지가 도끼질을 멈추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자, 파랑새 한 마리가 가시덤불에 걸려 울고 있었어요. “아이고, 어쩌다 가시덤불에 걸렸지? 꺼내 줄 테니 잠깐만 기다려라.” 할아버지는 혹시나 파랑새의 날개가 가시에 찔릴까 봐 조심조심 꺼내 주었어요. 할아버지 덕분에 가시덤불에서 나온 파랑새는 하늘로 훨훨 날아갔어요. 다음 날도 할아버지는 땀을 뻘뻘 흘리며 나무를 했어요. “어휴, 목말라! 시원한 물이라도 마시면 좋겠군.” 마치 어디선가 할아버지의 말을 듣기라도 한 듯, 어제 할아버지가 구해 준 파랑새가 날아왔어요. 파랑새는 할아버지의 머리 위를 빙빙 맴돌다 천천히 앞으로 날아갔어요. 할아버지가 파랑새를 따라 숲으로 들어갔더니 맑은 샘이 나타났어요. 할아버지는 손으로 샘물을 떠서 벌꺽벌꺽 마셨어요. 샘물을 마신 할아버지는 잠시 쉴 겸 샘 옆에 누웠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할아버지가 눈을 떴을 때는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어요. 할아버지는 지게에 나무를 싣고 헐레벌떡 산을 내려왔어요. 집에서 눈이 빠지도록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을 할머니 생각에 할아버지는 평소와 다르게 자신의 몸에 힘이 불끈불끈 솟는 것을 느끼지도 못했어요. “할멈! 너무 늦어서 미안하오.” “아니, 젊은이는 누군데 우리 할아범의 지게를 메고 있소?”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자 깜짝 놀랐어요. 그제야 할아버지는 자기 몸이 달라졌단 걸 깨달았어요. 할아버지는 산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 할머니에게 이야기해 주었어요. 날이 훤히 밝아 오자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데리고 산으로 가서 샘물을 마시게 했어요. 시간이 잠시 흐르자 할머니의 모습이 서서히 변하더니 젊은 아낙네가 되었어요. 다시 젊음을 되찾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을 맞잡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어요. 이 소문은 빠르게 퍼져 이웃 마을에 혼자 사는 욕심쟁이 할아버지의 귀에도 들어갔어요.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한달음에 달려와서는 어떻게 젊어졌는지 알려 달라고 졸랐어요. 마음씨 좋은 부부는 젊어지는 샘물이 있는 곳을 알려 주었어요.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젊어질 생각에 흥겨운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며 샘물을 찾아갔어요. 그러고는 샘물을 벌꺽벌꺽 마시고 또 마셨어요. 욕심쟁이 할아버지가 샘물을 마실 때마다 점점 젊어졌어요. “나무꾼 영감보다 내가 더 젊어져야지.” 욕심쟁이 할아버지가 샘물을 마시면 마실수록 몸이 점점 작아지더니 결국엔 갓난아이가 되고 말았어요. 그다음 날 나무꾼 할아버지는 나무를 하러 산에 올라왔다 샘물 옆에서 울고 있는 갓난아이를 발견했어요. “쯧쯧, 너무 욕심을 부리더니 아기가 되었군.” 자식이 없던 나무꾼 할아버지는 아기를 집으로 데리고 왔어요. 그리고 젊어진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아기와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어요. 옛날 깊은 산골에서 밭을 일구며 사는 부부가 있었어요. 부부에게는 귀여운 오누이가 있었어요. 부부가 밭에 나가면 오누이는 하루 종일 둘이서 집을 보았지요. 워낙 깊은 산속에 있는 집이라서 부모님은 오누이에게 신신당부를 하고 일을 나갔어요. “호랑이가 올지 모르니 문을 꼭 잠그고 있어라.” 부모님이 일을 나가면 오누이는 방 안에 들어가 문을 잠갔어요. 그러고는 오순도순 사이좋게 놀았지요. 화롯불에 올려놓은 감자가 맛있게 익는 구수한 냄새가 온 산에 퍼져 나갔어요. 며칠째 사냥을 못해 배고픈 호랑이가 감자 냄새를 맡고, 오누이네 집으로 왔어요. 호랑이가 코를 벌름거리자 문이 들썩들썩거렸어요. “우아, 엄마 아빠가 벌써 돌아오셨나?” 누이동생이 문을 열어 보려고 하자 오빠가 막았어요. 그러고는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는데 글쎄 호랑이와 눈이 딱 마주쳤어요. 오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오들오들 몸을 떨었어요. “호, 호, 호랑이가 나타났어!” 누이동생은 얼른 바늘집을 오빠에게 주었어요. 오빠는 문틈으로 호랑이의 발톱에 바늘을 콕콕 꽂았어요. 호랑이는 배도 고픈데 바늘에 찔려 발이 따끔거리자 약이 올랐어요. 호랑이는 집 주위를 빙빙 돌더니 아궁이로 들어갔어요. “호랑이가 아궁이로 들어갔다. 빨리 밖으로 나가자!” 오누이는 재빠르게 밖으로 빠져나와 부엌으로 들어갔어요. 아궁이로 들어간 호랑이는 불길과 연기가 통하여 나가는 방고래로 깊숙이 들어갔어요. 오누이는 물을 잔뜩 묻힌 짚단을 아궁이에 잔뜩 쑤셔 넣고 불을 지폈어요. 아궁이와 방고래는 금세 짚단에서 나온 매운 연기로 가득 찼어요. “됐어, 이제 우리는 방으로 들어가자.” 오누이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어요. 방고래 속에 있던 호랑이는 매운 연기에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버둥거리다 겨우 아궁이에서 빠져나왔어요. “어흥, 고얀 놈들! 다 잡아먹고야 말 테다!” 호랑이의 울음소리에 오누이의 초가집이 들썩거렸어요. 집 주위를 빙글빙글 돌던 호랑이는 풀쩍 뛰더니 단숨에 초가지붕 위로 올라갔어요. 호랑이는 커다란 발로 낡은 초가지붕을 내리쳤어요. 우두둑 소리가 나더니 지붕에 구멍이 뻥 뚫리면서 호랑이의 뒷발이 쑥 나타났어요. 깜짝 놀란 오누이는 헐레벌떡 밖으로 나왔어요. “앗, 뜨거워. 어흥!” “히히! 오빠, 호랑이가 방아를 찧고 있어.” 무너진 초가지붕에 몸통이 껴 꼼짝달싹 못하는 호랑이는 바닥에 쏟아진 뜨거운 감자 때문에 두 발을 쉴 새 없이 움직였어요. 마치 그 모습이 방아를 찧는 것 같았지요. 오누이는 집 안을 뒤져 방아를 찧을 곡식을 호랑이 발밑에 두었어요. 호랑이는 밀이며, 보리며 마른 고추까지 방아를 찧었어요. 하루 종일 오누이 집에서 방아를 찧은 호랑이는 비틀비틀 산속으로 도망가더니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어요. 오누이네 가족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어요. 옛날에 한 선비가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었지만 마땅히 하룻밤 묵어갈 주막이나 집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마침 사방을 둘러보니 산 중턱에 무덤이 몇 개 있었지요. “무덤 옆 잔디가 아늑할 테니 저곳에서 자고 가야겠구먼.” 선비가 잔디에 누워 설핏 잠이 들려고 할 때였어요. “어이, 김 생원! 오늘 밤 아랫마을에 제사가 있는데, 제사 음식이나 먹으러 가세.” 선비는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아무도 없었어요. ‘내가 잘못 들었나?’ 선비가 다시 누우려고 하는 순간 바로 옆에 있는 무덤에서 또다시 사람 목소리가 들렸지요. “가고는 싶은데 여기 손님이 있어서 못 가겠네.” “아, 그럼 손님하고 같이 가면 되지. 빨리 가세.” 선비는 무서워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어요. 여기저기 무덤 속에서 하얀 옷을 입은 귀신들이 나왔어요. 한 귀신이 성큼성큼 선비에게 다가오더니 머리에 능텅 감투를 씌워 주었어요. 순간 선비의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졌지요. “자, 이제 슬슬 제삿밥을 먹으러 가세!” 귀신들은 줄줄이 고개를 넘어서 마을에서 가장 큰 기와집으로 갔어요. 선비가 귀신들을 따라 마당을 지나 제사를 지내는 대청마루로 갔지만 아무도 선비에게 아는 척을 하는 사람이 없었지요. 제사상에는 선비가 지금까지 먹어 보지 못한 진귀한 음식들이 가득 차려져 있었어요. 귀신들이 제사상에 있는 음식을 마구 먹기 시작했어요. 그 옆에서 선비도 이것저것 집어 먹었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은 귀신들이 먹는 음식은 하나도 줄어들지 않는데, 선비가 먹는 음식은 쑥쑥 줄어들었지요. 제사를 지내던 사람들은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었어요. 그때 닭이 ‘꼬끼오’ 하고 울자 귀신들이 주섬주섬 일어나 집 밖으로 나갔어요. 선비도 덩달아 나갔지요. 귀신들을 따라 산으로 가던 선비는 불현듯 ‘곧 날이 밝을 텐데 굳이 귀신들을 따라갈 필요는 없잖아.’라는 생각이 들자 발걸음을 돌려 냅다 뛰었어요. 멀리서 귀신들이 선비에게 능텅 감투를 내놓으라고 했지만 선비는 못 들은 척했지요. 선비는 밤만 되면 이 마을 저 마을 제사가 있는 집을 찾아다니며 맛난 음식을 먹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어요. 어느 날, 선비가 능텅 감투를 집에 두고 잠시 일을 보러 나갔어요. 마침 방 안을 치우던 선비의 아내가 다 낡아 빠진 능텅 감투를 화롯불에 던져 넣었어요. 능텅 감투는 활활 타더니 까맣게 한 줌의 재가 되었지요. 그날 밤, 건넛마을 제사 집에 가려던 선비는 능텅 감투가 보이지 않자 아내에게 물었어요. 아내는 감투가 너무 낡아서 화롯불에 태웠다고 했지요. 화가 나 펄쩍펄쩍 뛰던 선비는 옷을 홀랑 벗어 던지고 능텅 감투의 재를 온몸에 발랐어요. 그러자 선비의 몸이 점점 보이지 않게 되었지요.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야!” 선비가 건넛마을 제사 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마음 놓고 먹고 있는데, 손에 있는 재가 서서히 벗어지기 시작했어요. 선비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 음식을 먹었지요. 하얀 손이 제사상 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음식을 집어 들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어요. “아하, 소문으로만 듣던 제사 음식 도둑이 나타났구나.” 사람들이 모두 달려들어 하얀 손을 붙들고 재를 벗겨 내자 알몸뚱이의 남자가 나타났어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실컷 얻어맞은 선비는 싹싹 빌면서 도망을 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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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요약: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 신화이며 삼국유사와 제왕운기, 응제시주 등을 통해 전해지고 있고 대부분의 건국 신화는 신비하고 믿기 어려운 내용이 많다. 신화의 주인공을 하느님의 아들이거나 알에서 태어났다고 하는 이유는 나라를 세우고 다스리는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고 다른 부족을 지배하기 위함입니다. 단군 신화는 하늘나라 왕의 자손과 곰 부족의 결합 이야기를 통해 지배하는 부족의 특별함과 권력이 하늘로부터 왔음을 믿게 하기 위한 이야기입니다. 단군 신화 속 환웅과 풍백, 운사, 우사를 통해 고조선은 당시 사회가 농경 사회였으며 홍익인간 사상은 오늘날의 우리나라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이념이기도 합니다. 하늘나라의 임금인 환인의 아들인 환웅은 인간 세상에 관심이 많았다. 환웅은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인간 세상을 잘 다스려서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환인도 아들 환웅이 혼란스러운 인간 세상을 다스리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환인은 나라를 세우고 바로잡도록 하라며 아들에게 천부인 세 개를 주었고 환웅은 풍백, 운사, 우사의 무리 삼천 명과 함께 땅으로 내려왔다. 환웅은 태백산 신단수 밑에서 풍백, 운사, 우사와 함께 신시를 세우고 다스리며 백성들이 농사를 잘 짓도록 도왔다. 신시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곰과 호랑이는 자신들도 사람이 되어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곰과 호랑이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매일매일 기도했다. 환웅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곰과 호랑이가 가여워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쑥과 마늘을 주었다. 쑥과 마늘 외의 다른 음식을 먹지 않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백 일을 지내면 사람이 될 수 있다. 곰과 호랑이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쑥과 마늘만 먹으며 참았지만, 점점 견디기가 힘들었다. 호랑이는 사람이 되기 전에 죽을 것 같다며 동굴 밖으로 뛰쳐나갔다. 곰은 백일째 되던 날 어여쁜 여자로 변했고, 환웅은 웅녀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웅녀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싶어서 매일 밤 신단수 밑에서 소원을 빌었다. 웅녀는 환웅과 혼인하여 단군왕검을 낳았고, 사람들은 축복하며 반겼다. 단군은 2333년 아사달에 고조선을 세우고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나라를 약 이천 년 동안 평화롭게 나라를 다스리다 산으로 들어가 신령이 되었습니다. 주몽이 세운 고구려의 건국 신화와 부여의 건국 신화는 한 갈래이기 때문에 건국 신화가 비슷하다. 동명성왕이라고 불리는 해모수의 아들 주몽은 기원전 37년에 졸본에 고구려를 세웠다. 신화를 통해 왕의 권위와 신성함을 알리고 백성들의 충성심과 단결을 강화한다. 만주 지역은 지금은 중국의 땅이지만, 예전에는 우리 조상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우리의 땅이었다. 꿈에서 하느님이 이곳에 나라를 세워 나의 아들이 다스리게 하려고 하니 너희들은 동쪽으로 나라를 옮겨 다스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이 동쪽의 가섭원은 농사짓기 좋은 곳이라고 하여 왕은 나라를 그곳으로 옮기고 나라의 이름을 동부여로 바꾸었다. 해부루왕은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보름달이 뜨는 날에 큰 산과 강에 가서 제사를 지냈다. 해부루왕은 곤연이라는 연못을 지나는데 갑자기 말이 큰 돌 앞에 멈춰 서서 눈물을 흘리는 게 궁금했다. 신하들이 돌을 들추자, 금빛 개구리 모양의 남자 아기를 발견했다. 해부루왕은 아기의 이름을 금와라고 짓고 정성껏 길러 왕위를 물려주었다. 동부여의 금와왕이 백두산 남쪽 강가에서 울고 있는 여인을 보고 불러오라고 했다. 울고 있던 여자는 강의 신인 하백의 딸 유화였다. 유화는 하느님의 아들 해모수와 혼인을 하였는데 해모수가 떠나 버려서 울고 있었다. 해모수가 사라지자, 집으로 돌아간 유화는 낯선 남자와 혼인하였다고 부모님께 쫓겨났고, 그 이야기를 들은 금와왕은 유화를 궁궐로 데려갔어요. 하늘에서 내려오던 빛은 유화의 방을 비추었고 그 빛을 피해 몸을 숨겼지만, 계속 유화를 따라다녔다. 유화가 열 달 뒤에 커다란 알을 낳았다는 소식에 금와왕은 깜짝 놀랐다. 알을 내다 버리라는 말에 신하들이 돼지우리로 알을 던졌다. 돼지들이 알을 먹지 않고 피하자 신하들은 알을 길바닥에 버려 깨지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소와 말이 알을 피해 가자, 이번에는 짐승들의 먹이가 되도록 들판에 내버렸다. 새와 짐승들이 알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따스하게 품어주었다는 소식에 금와왕은 노하여 알을 가져오라고 소리쳤다. 금와왕이 도끼로 부수려고 해도 알은 깨지지 않자, 유화에 알을 다시 돌려보냈다. 유화가 알을 소중히 보살피니 알 속에서 건강한 남자 아기가 나왔다. 아이는 재주가 남다르게 자랐고, 활을 잘 쏘아서 주몽이라고 불렸다. 금와왕의 일곱 아들 중 장남인 대소는 많은 사람이 따르는 주몽을 못마땅했다. 주몽에게 왕위를 빼앗길까 걱정한 대소는 금와왕에게 찾아갔다. 금와왕은 아무리 주몽이 남다른 재주를 가졌더라도 내 아들은 대소 너라고 말했다. 대소를 안심시켜 돌려보내고 금와왕은 주몽을 불러 왕실의 일을 돕도록 했다. 말의 좋고 나쁨을 가리는 능력이 있는 주몽은 말을 돌보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주몽은 좋은 말은 먹이를 조금 주어 비쩍 마르게 하고, 굼뜬 말은 먹이를 잘 주어 윤기가 나게 했다. 주몽에게 볼품없는 말을 타게 했지만 튼튼하고 살찐 말을 탄 왕자들보다 더 사냥을 잘했다. 금와왕은 주몽을 살려두면 큰일을 벌일 것이라는 신하들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유화 부인은 주몽을 불러 하늘과 강의 손자인 너의 재주와 지혜는 빛이 날 거라고 말했다. 왕자들과 신하들이 해치려고 하니 떠나라는 어머니의 말에 오이, 마리, 협보와 함께 주몽은 부여를 떠났다. 왕자들은 주몽을 잡으려고 군사를 풀었고, 도망치던 주몽은 큰 강 앞에 가로막혔다. 주몽은 강물과 하늘에게 하느님과 하백의 손자인 내 앞을 강이 가로막고 뒤에는 군사들이 막고 있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갑자기 물고기와 자라 떼가 나타나서 다리를 놓았다. 주몽 일행은 강을 건너 졸본에 도착했다. 주몽은 졸본에 고구려를 세워 영토를 확장해 나갔고 가장 넓은 땅을 다스리는 나라가 되었다. 옛날에 여섯 가야가 서로 동맹을 맺고 있었고 그중 가장 힘센 나라는 수로왕이 세운 금관가야로 건국 신화는 삼국유사 중 가락국기에 전해지고 있다. 아홉 명의 족장이 씨족을 다스리는 정도였지만 금관가야는 여섯 가야가 연맹을 맺어 힘센 나라로 발전했고 일본에 철기 문화와 가야 토기를 전해주기도 했다. 구지봉 작은 산 아래 족장 아홉 명이 백성을 이끄는 마을이 있었다. 계욕일이 되어 구지봉 밑에서 모든 마을 사람이 잔치를 벌이고 있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소리를 찾아서 조심스럽게 구지봉으로 갔다. 너희들은 누구냐는 사람 목소리에 사람들이 깜짝 놀라 대답했다. 마을의 족장과 백성들이 당신은 누구인지 물었고, 하느님이 내게 이곳의 왕이 되라 하였다고 말했다. 구지봉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면 모습을 드러내겠다는 말에 사람들은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했다.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 줄의 끝에는 붉은 비단과 금 상자가 매달려 있었다. 사람들은 상자에 든 황금알 여섯개를 아도간 족장의 집으로 옮겼다. 아도간 족장의 집으로 몰려간 사람들은 상자를 다시 열어 보았다. 알 속에서 아기들이 나왔고 사람들은 하늘이 내린 왕이라 생각하고 정성껏 보살폈다. 사람들은 열흘 만에 어른만큼 자란 아기들을 왕으로 모시기로 했다. 금 상자에서 가장 먼저 태어난 수로왕은 금관가야의 왕이 되었고, 나머지 다섯 명도 가야의 왕이 되었다. 수로왕이 장인들에게 성과 궁궐을 짓게 한 어느 날, 알에서 태어난 탈해가 바다 건너 마을에서 찾아왔다. 탈해는 대결하여 자기가 이기면 나라를 넘겨 달라고 말했다. 수로왕이 나는 하늘의 하느님이 보낸 왕이고 백성들을 다스리고 있으니 돌아가라고 화를 냈지만 결국 재주를 겨뤄보기로 했다. 탈해가 매로 변하자, 수로왕은 독수리로 변했고, 탈해가 참새로 변하자, 수로왕은 새매로 변했다. 새매에게 쫓기던 참새가 사람으로 변하더니 자신이 졌다고 말했다. 후에 신라의 왕이 된 탈해는 수로왕에게 큰절하고 떠났어요. 금관가야의 태평성대를 이룬 수로왕은 아내가 없었다. 부인이 없음을 걱정하며 부족의 여인 중에서 배필을 뽑자고 말했다. 배필은 하늘이 정해줄 것이라며 족장들을 안심시킨 수로왕은 신귀간 족장을 망산도에 보냈다. 망산도에 이상한 배를 타고 온 사람들에 대해 신귀간 족장에게 말을 들은 수로왕은 기뻐했다. 수로왕은 아유타국의 공주를 왕비로 맞이하기 위해 직접 망산도로 갔다. 공주가 올 것을 알고 기다린 수로왕은 공주와 혼인하였고, 아들을 낳은 후 나라를 더욱 훌륭하게 다스렸답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 신화예요. 고조선의 건국 신화는 삼국유사와 제왕운기, 응제시주 등 여러 문헌을 통해 전해지고 있지요. 대부분의 건국 신화는 신비하고, 믿기 어려운 내용이 많아요. 신화의 주인공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든가, 알에서 태어났다든가, 곰이 사람으로 변했다든가 하는 것이지요. 건국 신화에 이런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은 나라를 세우고 다스리는 사람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함이에요.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는 한 부족이 다른 부족을 지배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배하는 부족에게 뭔가 특별한 면이 있어야 하지요. 그래서 지배하는 부족은 자신들의 권력이 하늘로부터 온 것이라고 믿게 하기 위해 건국 신화에 이런 이야기들을 넣은 것이랍니다. 단군 신화는 하늘나라 왕의 자손과 곰 부족의 결합으로 새로운 나라인 고조선이 건국된 과정을 보여 주는 신화예요. 단군 신화를 통해서 고조선의 건국 과정과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 등을 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단군의 아버지인 환웅이 농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바람, 구름, 비를 다스리는 풍백, 운사, 우사를 거느리고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점에서 그 당시가 농경 사회였음을 알 수 있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군 신화가 우리 역사에서 민족의 자부심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하였다는 점이에요. 특히 고조선의 건국이념인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사상은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의 정치, 교육, 문화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이념이랍니다. 아주 먼 옛날, 하늘나라에는 환인이라는 임금님이 살고 있었어요. 환인에게는 아들이 여럿 있었지요. 그중에서 특히 환웅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틈만 나면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넋 놓고 내려다보았어요. ‘아! 저 인간 세상을 잘 다스려서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구나.’ 환웅은 항상 이런 생각을 했답니다. 환인도 아들이 인간 세상을 다스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요. 그때 인간 세상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어요. 환웅아, 지금 세상이 무척 혼란스럽구나. 네가 내려가 나라를 세우고 바로잡도록 해라. 환인은 아들에게 신령스러운 물건인 천부인 세 개를 주었어요. 천부인을 받아 든 환웅은 바람, 구름, 비의 신인 풍백, 운사, 우사와 함께 무리 삼천 명을 이끌고 땅으로 내려왔어요. 태백산 신단수 밑으로 내려온 환웅은 신시를 세우고 곡식과 생명, 질병과 형벌 등 인간 세상의 중요한 삼백육십여 가지 일을 맡아서 관리하며 백성들을 잘 다스렸어요. 환웅과 함께 내려온 풍백, 운사, 우사도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도왔지요. 환웅이 나라를 평화롭게 다스리고 있을 때였어요. 누군가 신시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부러운 듯 지켜보고 있었어요. 바로 곰과 호랑이였지요. 이들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들도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우리도 사람이 되고 싶어요.” “부디 저희에게 은혜를 베풀어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곰과 호랑이는 매일매일 기도했어요. 환웅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곰과 호랑이를 가엽게 여겨 사람이 되게 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자, 이것은 쑥과 마늘이다.” 환웅은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을 건네며 말했어요. “지금부터 절대 다른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 오직 이 쑥과 마늘만 먹으면서 백 일 동안 어두운 동굴 속에서 지낸다면 너희가 원하는 대로 될 것이다. 만약 백 일이 되기 전에 햇빛을 본다면 영원히 사람이 되지 못할 것이니 명심하거라.” 곰과 호랑이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에 무척 기뻤어요. 쑥과 마늘은 너무나 쓰고 매웠지만 오로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참고 또 참았답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곰과 호랑이는 점점 견디기 힘들어졌어요. “도대체 이것만 먹고 어떻게 살라는 거야? 사람이 되기도 전에 내가 먼저 죽어 버리겠다.” 결국 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동굴을 뛰쳐나갔어요. 혼자 남은 곰은 더욱 견디기 힘들었지만,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 꾹 참았지요. 드디어 백일째 되던 날, 곰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더니 아주 어여쁜 여자의 모습이 되었어요. 환웅은 여자가 된 곰에게 ‘웅녀’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웅녀는 자신도 다른 사람들처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곰이 사람으로 변한 웅녀와 결혼하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웅녀는 매일 밤 신령스러운 나무인 신단수 밑에서 간절하게 소원을 빌었어요. 웅녀의 간절한 바람을 알게 된 환웅은 웅녀와 혼인했어요. 웅녀는 얼마 후 씩씩한 남자 아기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바로 ‘단군왕검’이랍니다. 모든 사람이 단군왕검의 탄생을 축복하며 반겼어요. “왕이 나셨대. 하늘나라 왕자인 환웅 님과 웅녀의 아들인 단군왕검이 바로 우리의 왕이래.” 환웅의 뒤를 이어 왕이 된 단군은 기원전 2333년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세웠어요. 그러고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기본으로 고조선을 훌륭한 나라로 키워 나갔지요. 단군은 약 이천 년 동안 평화롭게 나라를 다스리다 산으로 들어가 신령이 되었답니다. 주몽이 고구려를 세운 이야기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실려 있는 동명왕편과 광개토 대왕릉 비문에 전해지고 있어요. 고구려의 건국 신화는 부여의 건국 신화와 비슷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고구려가 부여와 한 갈래이기 때문이에요. 해모수의 아들 주몽은 기원전 37년 졸본에 나라를 세우고 국호를 고구려라 하였지요. 고구려는 우리 땅에서 한나라의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 고조선의 옛 땅을 모두 회복하는 등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드넓은 지역을 지배한 나라였습니다. 이러한 고구려 민족의 강한 자긍심이 잘 나타나 있는 고구려 신화에는 동명 성왕(주몽)의 신기한 혈통과 탄생, 고난을 이겨 내는 건국 과정, 그리고 그의 아들의 백제 건국 과정까지 자세히 나타나 있어요. 신화는 왕의 권위를 높이고, 아울러 백성들의 충성심을 모으며 단결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지요. 그래서 왕이 신기한 능력을 소유한 사람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왕이 신성한 존재임을 알리기 위해 태양을 상징하는 ‘알’에서 태어났다고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지요. 이런 신화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것이 바로 고구려 신화입니다. 지금은 중국 땅이지만, 한반도 북쪽에 있는 만주 지역은 예전에는 우리 조상들이 말달리며 농사짓고 평화롭게 살던 우리 땅이었어요. 그 땅에는 북부여란 나라가 있었지요. 어느 날 신하 아란불이 해부루왕에게 신기한 꿈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마마, 어젯밤 꿈에 하느님이 내려오셔서 ‘이곳에 나라를 세우고 나의 아들이 다스리게 하려고 한다. 그러니 너희들은 동쪽으로 나라를 옮기도록 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뜻대로 나라를 옮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동쪽 어디를 말하는 것이오?” “하느님 말씀이 동쪽으로 한참 가면 가섭원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그곳은 땅이 기름지고 강도 흘러 농사짓기에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왕은 아란불의 말대로 동쪽으로 나라를 옮기고, 나라 이름도 동부여라고 바꾸었어요. 해부루왕에게는 근심이 있었어요. 슬하에 아들이 없는 것이었지요. 왕은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큰 산과 강에 정성껏 제사를 지내며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빌었답니다. 그날도 해부루왕이 제사를 지내고 ‘곤연’이라는 연못을 지나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왕을 태우고 가던 말이 갑자기 큰 돌 앞에 멈춰 서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어요. 그것참 이상하다. 왜 말이 저 돌을 쳐다보며 운단 말인가? 여봐라, 저 돌을 들춰 보아라. 신하들이 돌을 들추자, 금빛 개구리 모양의 남자 아기가 있었어요. 아니, 이런 곳에 어찌하여 아기가 있단 말인가? 하늘이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어 아들을 주신 것이 분명하도다! 해부루왕은 크게 기뻐하며 정성껏 아기를 길렀어요. 그리고 금빛 개구리 모양이라는 뜻의 ‘금와’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왕위를 물려주었지요. 금와왕은 동부여를 더욱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 갔습니다. 하루는 금와왕이 백두산 남쪽 강가를 지나가다가 울고 있는 여인을 보았어요. “여봐라, 저 여인을 불러오너라.” 여자는 보통 사람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지요. “어찌하여 이런 곳에서 울고 있느냐?” 저는 강의 신인 하백의 딸 유화라 하옵니다. 압록강 근처로 나들이 나왔다가 하느님의 아들 해모수를 만났습니다. 그분과 혼인하고 하룻밤을 보냈는데 해모수가 어디론가 떠나 버렸습니다. “그래서 강을 바라보며 울고 있었더냐?” “아닙니다. 해모수가 사라져서 집으로 돌아갔으나 부모의 허락 없이 낯선 남자와 혼인하였다고 저를 이곳으로 쫓아내셨습니다.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몰라 울고 있었던 것입니다.” 딱한 처지를 알게 된 금와왕은 유화를 궁궐로 데려갔어요.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하늘에서 빛이 내려오더니 유화의 방을 비추는 것이었어요. 유화는 빛을 피해 이리저리 몸을 숨겼지만, 빛은 계속해서 유화를 따라다녔어요.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유화는 아기를 가지게 되었고, 열 달 뒤 커다란 알을 낳았지요. 그 소식을 들은 금와왕은 깜짝 놀랐어요. 사람이 알을 낳다니, 이렇게 불길한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빨리 그 알을 내다 버리도록 하라. 신하들은 알을 빼앗아 돼지우리에 던졌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돼지들이 슬금슬금 알을 피하는 것이었어요. “거참, 이상하군. 어찌하여 돼지들이 알을 먹지 않고 피하기만 할까? 차라리 길바닥에 버려서 우마차에 치여 깨지게 하자.” 신하들은 알을 길바닥에 버렸어요. 하지만 우마차를 끄는 소와 말도 조심스럽게 알을 피해 갔지요. “신기한 일이로다. 아무래도 들판에 내다 버려서 짐승들의 먹이가 되도록 해야겠구나.” 이번에는 알을 들판에 내버렸어요. 새와 짐승들 역시 알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따스하게 품어 주었어요. 신하들에게 이 사실을 전해 들은 금와왕은 더욱 노하여 소리쳤어요. 당장 그 이상한 알을 가져오거라. 내가 부숴 버리고 말겠다. 하지만 금와왕이 아무리 도끼로 내리쳐도 알은 깨지지 않았답니다. 금와왕은 할 수 없이 알을 다시 유화에게 보냈어요. 유화는 알을 품에 안고 어린아이 다루듯이 소중히 보살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스르락스르락! 빠지직빠지직! 알이 조금씩 벌어지더니 그 속에서 건강한 남자 아기가 나왔어요. 아이는 무척 빠르게 자랐어요. 아직 어린데도 어른처럼 늠름하고 재주도 남달랐지요. 사람들은 이 아이를 백 번 활을 쏘면 백 번 모두 맞히는 뛰어난 능력을 갖췄다 하여 ‘주몽’이라고 불렀어요. 부여에서는 활을 잘 쏘는 사람을 주몽이라 불렀기 때문이지요. 금와왕에게는 아들이 일곱 있었어요. 장남인 대소는 항상 주몽이 못마땅했어요. 주몽을 따르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이러다 주몽에게 왕위를 빼앗기는 것 아냐?’ 이렇게 생각한 대소는 금와왕을 찾아갔어요. 주몽은 사람의 아들이 아니라 알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커 갈수록 용맹스러움이 남다르니 일찌감치 처치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걱정거리가 될 것입니다. 대소야, 너는 내 아들이다. 아무리 주몽의 재주가 남달라도 너만큼이야 하겠느냐. 너무 걱정 말거라. 대소가 돌아가자, 금와왕은 주몽을 불렀어요. “이제 너도 다 컸으니, 왕실의 일을 돕도록 해라.” 주몽은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말을 돌보는 일을 하겠다고 했지요. 주몽은 좋은 말과 나쁜 말을 가리는 능력이 있었거든요. 주몽은 날쌔고 좋은 말을 골라 일부러 먹이를 조금 주어서 비쩍 마르게 했지요. 대신 굼뜨고 둔한 말은 먹이를 잘 주어 윤기가 흐르게 했어요. 얼마 후 사냥 대회가 열렸어요. 금와왕은 주몽에게 가장 볼품없는 말을 타게 했어요. 하지만 튼튼하고 살찐 말을 탄 왕자들보다 주몽이 짐승을 더 많이 잡았지요. “아니, 저놈이 감히 대소 왕자님보다 사냥을 더 잘하다니, 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이오? ” 사냥 대회를 지켜보던 신하들이 놀라서 웅성거렸어요. “마마, 저놈을 살려 두면 틀림없이 큰일을 벌일 것이옵니다.” 금와왕도 신하들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어요. 그날 저녁 유화 부인이 조용히 주몽을 불렀습니다. 주몽아, 너는 하늘과 강의 자손이다. 너의 재주와 지혜는 반드시 빛이 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왕자들과 신하들이 너를 해치려고 하니 빨리 이곳을 떠나거라. 주몽은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평소 가깝게 지내던 오이, 마리, 협보와 함께 부여를 떠났어요. “뭐라고? 주몽이 도망친다고? 빨리 주몽을 잡아 오거라!” 왕자들은 군사를 풀어 주몽의 뒤를 추격하기 시작했어요. 다급하게 도망치던 주몽 앞을 큰 강이 가로막았지요. 그때 주몽이 강물과 하늘을 향해 소리쳤어요. “나는 하느님의 자손이요, 강의 신인 하백의 손자이다. 내가 부여를 떠나려는데 강이 앞을 가로막고, 군사들이 뒤를 막고 있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는가?” 그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이 어디선가 물고기와 자라 떼가 수없이 나타나, 다리를 놓아 주었어요. “하늘이 날 도와주는구나. 자, 어서 건너자.” 주몽 일행은 서둘러 강을 건넜어요. 뒤쫓던 군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주몽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답니다. 강을 건넌 주몽 일행이 도착한 곳은 졸본이었어요. 졸본은 땅이 기름져서 농사짓기에 알맞고, 산과 강이 험해 적을 방어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지요. 그곳에 새로운 나라를 세운 주몽은 나라 이름을 ‘고구려’라고 했어요. 주몽은 해마다 성대한 제천 행사를 열어 고구려의 기상을 백성들에게 심어 주었어요. 영토를 계속 확장해 나간 고구려는 마침내 주변 나라 중 가장 넓은 땅을 다스리는 나라가 되었답니다. 옛날에 금관가야, 아라가야, 고령가야, 대가야, 성산가야, 소가야 등 여섯 가야가 서로 동맹을 맺고 있었어요. 그중에서 가장 힘센 나라가 금관가야였지요. 금관가야를 세운 수로왕의 건국 신화는 삼국유사 중 가락국기에 전해지고 있어요. 아홉 명의 족장이 각각 씨족을 다스리는 정도였지요. 금관가야를 중심으로 여섯 가야가 연맹을 맺어 한때 신라보다 힘센 나라로 발전했던 가야는 철기 문화와 가야 토기를 일본에 전해 주기도 했답니다. 아홉 명의 족장이 각각 씨족을 다스리는 정도였지요. 금관가야를 중심으로 여섯 가야가 연맹을 맺어 한때 신라보다 힘센 나라로 발전했던 가야는 철기 문화와 가야 토기를 일본에 전해 주기도 했답니다. 신성한 기운이 감도는 작은 산인 구지봉 아래,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마을이 있었어요. 왕이 없는 이 마을은 족장 아홉 명이 백성을 이끌고 있었지요. 이제 곧 계욕일이 다가옵니다. 올해도 마을 사람 모두 참가하는 잔치를 벌입시다. 계욕일이 되자 마을 사람들은 성스러운 구지봉 밑에서 큰 잔치를 벌였어요. 한창 흥겨운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데 구지봉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어, 이게 무슨 소리지?” “그러게 말이야. 구지봉에서 나는 소리인데.”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구지봉으로 가 보았어요. 그때 또다시 소리가 들렸어요. 분명히 사람 목소리였지요. “너희들은 누구냐?” 근엄한 목소리에 깜짝 놀란 사람들이 엉겁결에 대답했어요. “우리는 이 마을의 족장과 백성들입니다.” “그러면 여기는 어디냐?” “구지봉입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하느님이 내게 이곳의 왕이 되라 하였다. 너희들은 나를 반갑게 맞이하라. 구지봉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면 내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사람들은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구지봉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불렀어요. 갑자기 하늘에서 붉은색 줄이 스르르 내려왔어요. 그 줄 끝에는 붉은 비단과 금으로 만든 상자가 매달려 있었어요. “앗, 줄에 상자가 달려 있다!” 상자 속에는 황금빛이 번쩍이는 알 여섯 개가 들어 있었지요. “웬 알이 상자에 들어 있지?” 사람들은 상자를 아도간 족장의 집으로 옮겼어요. 다음 날 아침 해가 뜨자마자 마을 사람들은 아도간 족장의 집으로 몰려갔어요. “상자를 다시 한번 열어 봅시다.” 번쩍이는 황금알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은 알이 깨질세라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어요. 빠지직빠지직! 그때 알이 점점 벌어지더니 알 속에서 아기들이 나왔지요. “아니, 알에서 사람이 태어나다니.” 사람들은 아기들을 하늘이 내린 왕이라고 생각하고 정성껏 보살폈어요. 아기들은 보통 사람과는 확실히 달랐어요. 태어난 지 열흘 만에 키가 어른만큼 자라고, 얼굴은 용과 같고, 눈썹에는 광채가 서렸으며, 눈에는 눈동자가 둘씩이나 있었답니다. “이제 이분들을 왕으로 모십시다.” “그럽시다. 먼저 왕의 이름부터 지읍시다.” “가장 먼저 태어난 왕은 수로라 하고, 금 상자에 들어 있었으니, 성은 금(金)을 뜻하는 ‘김’으로 합시다.” 이리하여 수로왕은 금관가야의 왕이 되었고, 나머지 다섯 명도 아라가야, 고령가야, 대가야, 성산가야, 소가야의 왕이 되었어요. 금관가야는 수로왕이 잘 다스린 덕에 풍년이 계속되었고, 나라의 힘도 커졌어요. 농사가 바쁘지 않을 때는 나라 안의 장인들을 모두 불러 모아 성과 궁궐을 짓기도 했지요. 어느 날, 역시 알에서 태어난 탈해가 바다 건너 마을에서 수로왕을 찾아왔어요. “나는 탈해라 하오. 나와 겨루어 내가 이기면 이 나라를 넘겨주시오.” 그게 무슨 소리냐? 나는 하늘에서 보낸 왕으로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백성들을 다스리고 있다. 어서 돌아가거라. 수로왕은 이렇게 화를 냈지만, 결국 겨루기를 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면 재주를 겨뤄 보자!” 수로왕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탈해가 매로 변했어요. 수로왕은 매보다 더 큰 독수리로 변해 달려들었지요. 탈해가 참새로 변해 도망치자, 수로왕은 참새를 잡아먹는 새매로 변했어요. 새매는 참새를 잡아먹지 않고 이리저리 쫓기만 했지요. 그때 새매에게 쫓기던 참새가 갑자기 사람으로 변했어요. 제가 졌습니다. 제가 매로 변했을 때 당신은 독수리로 변했고, 참새로 변했을 때는 새매로 변했습니다. 당신은 저를 충분히 죽일 수 있었지만 죽이지 않았습니다. 당신처럼 어진 마음을 지닌 분에게는 도저히 상대가 되질 않습니다. 탈해는 수로왕에게 큰절하고는 떠났어요. 이 사람이 후에 신라의 왕이 된 탈해왕이랍니다. 어진 왕을 맞아 태평성대를 이루었지만, 금관가야에는 한 가지 걱정이 있었어요. 수로왕에게 아내가 없는 것이었지요. 아홉 족장이 수로왕에게 말했어요. “마마께서 아직 부인이 없어 심히 걱정되옵니다. 부디 저희 부족의 여인 가운데 한 분을 뽑아 배필로 삼으소서.” 나는 하늘의 뜻으로 여기 온 것이오. 나의 배필 또한 하늘이 정해 줄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수로왕은 족장들을 안심시키고는 신귀간 족장을 남쪽 바다에 있는 망산도로 보냈어요. 신귀간이 망산도에 도착하자, 배 한 척이 붉은 돛을 휘날리며 다가오더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내렸답니다. 신귀간 족장은 이 사실을 왕에게 전했어요. “마마, 망산도에 가 보니 이상한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수로왕은 매우 기뻤어요. “드디어 아유타국의 공주가 도착했구나. 하늘이 보낸 나의 배필이니 어서 망산도로 가 보자.” 이리하여 수로왕이 직접 왕비를 맞이하러 갔지요. “나는 공주가 올 것을 미리 알고 혼인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오.” 공주는 자기 비단옷을 산신에게 바치며 정성 들여 제사를 지낸 뒤 수로왕과 혼인하였지요. 그해 왕비는 곰 꿈을 꾸고는 아들을 낳았어요. 수로왕은 왕비와 함께 나라를 더욱 훌륭하게 다스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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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유아
키워드: 머리, 글, 구만이, 동복이, 절구, 담배, 엉덩이, 아버지, 동복이 아버지, 코, 사람들, 아들, 구만이 아버지, 숭어, 구포산, 아궁이, 집, 마을 사람들, 나, 방귀쟁이, 똥구멍, 돌절구, 말안장, 아이들, 호랑이, 귀, 가오리, 사람 | 제목: 방귀 시합
줄거리 요약: 동래에 사는 동복이 아버지가 방귀 한 번 뀌면 천 리 밖에서도 소리가 들릴 정도였고, 구포에 사는 구만이 아버지가 방귀 한번 크게 뀌면 구포산이 흔들릴 정도였다. 동래에 사는 동복이 아버지가 구포 사는 구만이 아버지 소문을 듣고 누구 방귀가 대단한지 대볼까 해서 구만이 아버지를 만나려고 나섰다. 혼자 집 보던 구만이가 아버지는 산에 나무하러 가셨다고 하자 동복이 아버지는 이왕 온 김에 방귀나 자랑할까 싶었다. 동복이 아버지는 구만이를 아궁이 앞에 앉히고 영문 몰라 눈만 굴리는 구만이를 향해 방귀를 뀌었다. 구만이는 천둥 같은 동복이 아버지 방귀에 밀려서 아궁이를 지나 굴뚝 위로 머리가 나와서 어떻게 내려가냐고 울자 동복이 아버지가 껄껄 웃었다. 동복이 아버지가 내려 주겠다며 다시 방귀를 뀌자, 방귀를 맞은 구만이는 굴뚝 아래로 내려가 아궁이를 기어 나왔고 동복이 아버지는 동래로 돌아갔다. 나무를 해서 돌아온 구만이 아버지는 새까매진 구만이를 보고 깜짝 놀랐고 구만이는 눈물을 흘리며 이러저러했노라고 늘어놓았다. 구만이 아버지는 동래로 달려갔는데 동복이가 아버지는 고기 잡으러 가셨다고 하자 구만이 아버지는 먼 길 왔는데 그냥 가면 섭섭하다고 말했다. 구만이 아버지가 동복이네 집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방귀를 뀌었더니 집이 쩍 갈라졌고, 구만이 아버지는 자기 방귀의 힘을 알았을 거라고 말하고는 구포로 돌아갔다. 돌아온 동복이 아버지는 깜짝 놀라서 우리 집에만 지진이 났느냐며 동복이에게 사정을 물었고, 말을 듣고 나서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동복이 아버지는 방귀를 뀌어 집을 다시 붙여 놓고 나서는 엉덩이와 똥구멍에 온 힘을 모았다. 동복이 아버지는 방귀의 힘을 제대로 보여 주겠다고 하며 방귀를 뀌어 돌절구를 구포로 날렸고, 돌절구는 구만이네로 날아갔다. 날아오는 돌절구를 보고 가만있을 구만이 아버지가 아니라서 내 힘도 보여 주겠다고 했다. 구만이 아버지는 방귀로 돌절구를 다시 동래로 날렸고, 말안장을 꺼내어 방귀로 동래를 향해 날렸다. 하늘에는 하루 종일 돌절구와 말안장이 뿡뿡 소리와 함께 날아다녔다. 그 소리와 냄새로 동래와 구포가 울렸고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숨을 못 쉬겠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은 코를 틀어쥐고 귀를 막았고, 날아다니는 말안장과 돌절구를 걱정스레 보았다. 그때 딱 중간에서 말안장과 돌절구가 부딪쳤고 바다로 떨어졌는데 방귀 소리 먹은 말안장은 가오리가 되었고, 방귀 냄새 잔뜩 먹은 절구는 숭어가 되어 지금도 가오리와 숭어는 방귀 소리가 나면 숨어 버린다고 한다. 구포와 동래는 둘 다 부산에 있는 지역 이름인데 부산에 이런 방귀쟁이가 둘이나 살았다니 부산 사람들 방귀깨나 뀌었나 봅니다. 높은 산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데 산 너머로 말안장과 돌절구를 방귀의 힘으로 날렸다니 참 대단합니다. 허풍으로 가득한 이야기라 웃고 즐기면 되는 것이며 방귀 힘이 그렇게 셌단 말이냐고 물으면 그게 더 우스운 일이 됩니다. 아이들이 이런 질문을 할지도 모르는데, 다 거짓말이라고 답하는 것보다 정말 그랬다고 답하는 것이 더 멋진 대답이 될 것입니다. 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던 옛날의 일이라고 덧붙이면 되고, 사람들은 방귀 뀌는 일을 더럽고 부끄럽게 생각하는데, 소리도 소리지만 냄새도 고약해서 반가운 일은 아닙니다. 이 방귀 시합 이야기에서는 방귀조차도 큰 재주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고, 방귀라고 해도 그것이 자기가 가진 특별한 개성이라면 당당히 드러내는 게 차라리 나은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도 다 인정하고 기꺼이 받아줄 수 있게 되고, 방귀를 뀌어도 웃어넘기게 됩니다. 방귀에 날아다니던 말안장과 돌절구가 바다에 떨어져 가오리와 숭어가 됐다는 것이 웃기는데 가오리나 숭어한테 방귀 냄새가 나서 이런 유래담이 생긴 건지 다음에 냄새를 맡아 봐야겠습니다. 글도 늘 똑같으면 재미없듯이 이야기를 볼 때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보면 그 재미가 배가 될 수 있고, 아이들하고 즐겁게 나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 될 겁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동래에 유명한 방귀쟁이가 살았어. 마음먹고 방귀 한번 뀌면 천 리 밖에서도 그 소리가 들린다는 동복이 아버지가 바로 그 사람이지. 여기에 뒤지지 않는 사람이 구포에 살았어. 방귀 한번 크게 뀌면 구포산이 흔들릴 정도였어. 구만이 아버지가 바로 그 사람이지. 동래 사는 동복이 아버지가 구포 사는 구만이 아버지 소문을 들었어. "누구 방귀가 더 대단한지 대보기나 할까?" 동복이 아버지는 구만이 아버지를 만나려고 허위허위 나섰어. "아버지는 산에 나무하러 가셨는데요." 혼자서 집 보던 구만이가 대답했어. "허허, 그것참." 동복이 아버지는 입맛만 쩝쩝 다시다가 이왕 온 김에 방귀나 자랑할까 싶었지. "얘야, 여기 아궁이 앞에 앉아 봐라." 동복이 아버지는 구만이를 아궁이 앞에 앉혔어. 그러더니 영문 몰라 눈만 데굴데굴 굴리는 구만이를 향해 살짜쿵 방귀를 뀌었지. 뿌우우웅! 동복이 아버지 방귀 소리는 마른하늘에 천둥 같았어. 우아아아앙! 구만이는 동복이 아버지 방귀에 밀려서 아궁이를 지나 시커먼 굴뚝 위로 머리만 뿅 나왔지 뭐야. "아이고, 어째요? 이제 나는 어떻게 내려가요?" 구만이가 엉엉 울자 동복이 아버지가 껄껄 웃었어. "염려 마라, 내가 도로 내려 줄 테니." 동복이 아버지는 다시 한 번 방귀를 뀌었어. 뿌우우웅! 그 방귀를 맞은 구만이는 굴뚝 아래로 쑥 내려갔지. 엉금엉금 아궁이를 기어나온 구만이는 정신이 쏙 빠졌어. 동복이 아버지는 구만이를 뒤로한 채 동래로 돌아갔지. 나무를 해서 돌아온 구만이 아버지는 새까매진 구만이를 보고 깜짝 놀랐어. "이게 누구냐? 동글동글 탱글탱글 내 아들 구만이 맞냐?" 구만이는 눈물 찔끔, 콧물 훌쩍이면서 이러저러했노라고 늘어놓았어. 구만이 아버지는 한달음에 동래로 달려갔어. "아버지는 고기 잡으러 가셨는데요." 동복이 대답에 구만이 아버지는 눈썹을 치켜세웠어. "먼 길 왔는데 그냥 가면 섭섭하지." 구만이 아버지는 동복이네 집에 엉덩이를 쑥 들이밀었어. 뿌우우웅! 그러자 동복이네 집이 쩍 갈라졌어. "으하하하하! 이 정도면 내 방귀의 힘을 알았겠지?" 구만이 아버지는 껄껄껄 웃으며 구포로 돌아갔어. 동복이 아버지가 돌아와 이 꼴을 보고 깜짝 놀랐어. "도, 동복아, 이게 무슨 꼴이냐? 우리 집에만 지진이 난 게냐?" 동복이는 여차여차했다고 울며불며 말했어. 동복이 아버지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 "우선 내 집을 고쳐 놓고." 동복이 아버지는 뿌르르릉 뿡 방귀를 뀌어 집을 다시 붙여 놓았어. 그러곤 다시 엉덩이와 똥구멍에 온 힘을 모았지. "내 방귀의 힘을 제대로 보여 주마." 동복이 아버지는 방귀를 뀌어 돌절구를 구포로 날렸어. 뿡구르르르 뿡뿡뿡! 엄청난 소리와 함께 돌절구가 둥실 떠올라 구만이네로 슝 날아갔지. "엥? 저게 뭐냐?" 날아오는 돌절구를 보고 가만있을 구만이 아버지가 아니지. "오냐. 그렇다면 내 힘도 보여 주마." 구만이 아버지는 방귀로 돌절구를 다시 동래로 날렸어. 그러곤 말안장을 꺼내어 방귀로 뿡 날렸지. 뿡뿌루루루루 뿡뿡! 말안장은 동래를 향해 슉슉 날아갔어. 뿡구르르르 뿡뿡뿡! 뿡 뿌루루루루뿡뿡! 하늘에는 하루 종일 돌절구와 말안장이 슝슝슝 날아다녔어. 뿡구르르르 뿡뿡뿡! 그 소리와 냄새로 동래와 구포가 자르르 울렸어. "아이고,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냄새 때문에 숨을 못 쉬겠네." "소리 때문에 못 살겠네." 마을 사람들은 코를 틀어쥐고 귀를 막았어. 슉슉 날아다니는 말안장과 돌절구를 걱정스레 보는 사람들도 있었지. 그때였어. 딱! 중간에서 말안장과 돌절구가 딱 부딪친 거야. 말안장과 돌절구는 빙글빙글 돌더니 바다로 떨어졌어. 방귀 소리를 잔뜩 먹은 말안장은 가오리가 되었고. 방귀 냄새를 잔뜩 먹은 절구는 숭어가 되었지. 그래서 지금도 가오리와 숭어는 방귀 소리만 나면 재빨리 숨어 버린다는구나. 히야, 예전 부산 사람들 방귀깨나 뀌었나 봐요! 이런 방귀쟁이가 둘이나 살았다니 말이에요. 구포나 동래가 어딘지는 대략 알지요? 둘 다 부산에 있는 지역 이름이에요. 높은 산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지요. 그 산 너머로 말안장과 돌절구를 휙휙 날렸다니 참 대단해요. 다른 것도 아닌 방귀 힘으로 말이지요! 맞아요, 허풍을 치려면 이 정도는 돼야지요! 하하하. 이 (방귀 시합) 이야기는 허풍으로 가득한 이야기입니다. 웃고 즐기면 되는 이야기 지요. '이거 정말 있었던 일이야?" "방귀 힘이 정말 그렇게 셌단 말이야?" 이렇게 물으면 그게 더 우스운 일이 되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혹시 이런 질문을 할지도 몰라요. 그 러면 어떻게 답하면 될까요? "에이, 다 뻥이야!" 이러면 될까요? 아니, 그보다는 "그럼, 정말로 그랬고말고!" 이게 더 멋진 대답이 될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는 아니고, 호랑이가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던 머나먼 옛날이야기 나라에서 말이야. 하하하." 이렇게 덧붙이면서 말이지요. 사람들은 방귀 뀌는 일을 좀 더럽고 부끄럽게 생각하지요. 소리도 소리지만 고약한 냄새가 나니 반갑지 않은 일이 맞아요. 하지만 이 (방귀 시합) 이야기는, 이런 방귀조차도 큰 재주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모든 일은 양면성이 있는 법이니 방귀라고 무조건 배척할 일은 아니겠지요. 그것이 자기가 가진 특별한 개성이라면 억눌러 감추기보다 당당히 드러내는게 차라리 더 나은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도 다 인정하고 기꺼이 받아줄 수 있게 되는 법이지요. 한번 방귀쟁이로 딱 인정을 받고 나면, 방귀를 뀌어도 "에이, 또 방 귀야? 하하하." 이렇게 웃어넘기게 됩니다. 그건 그렇고, 영문도 모른 채 방귀에 날려서 하늘을 날아다니던 말안장과 돌절구가 딱 부딪친 뒤 바다에 떨어져서 가오리가 되고 숭어가 됐다는 거, 좀 웃기지 않나요? 생김새가 서로 딱 닮은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글쎄요, 가오리나 숭어한테 방귀 냄새 비슷한 냄새가 나서 이런 유래담이 생긴 걸까요? 다음에 가오리나 숭어를 보면 한번 슬쩍 냄새를 맡아 봐야겠어요! 일부러 해설을 좀 재미있게 써 봤어요. 글도 늘 똑같으면 재미없잖아요? 이야기를 볼 때도 마찬가지예요. 한 가지 시선으로 보기보다 이때는 이렇게 저때는 저렇게 여러 방식으로 보면 그 재미가 배가될 수 있지요. 아이들하고도 이렇게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즐겁게 나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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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키워드 정보를를 바탕으로 동화를 재구성해 주세요. | 대상 연령: 초등_저학년
키워드: 손끝, 전화, 손가락, 기린, 물건, 손바닥, 점자 카드, 책, 손, 편지, 풀러 선생, 눈, 인형, 코끼리, 벨 박사, 설리번 선생, 아버지, 부모님, 헬렌켈러, 아내, 가슴, 펌프, 나무, 헬렌, 꼬마, 사람들, 어머니, 물잔, 입, 꽃잎, 점자 책, 물, 풀, 앤 맨스필드 설리번 선생님, 아기, 유리잔, 선생님, 잡지, 가정교사, 장애인, 나, 안과 의사, 사자, 얼굴, 바니, 곰, 토미, 혀, 귀, 퍼킨스 맹학교 친구들, 성녀, 의사, 사람 | 제목: 헬렌 켈러
줄거리 요약: 미국 앨라배마주 터스컴비아 마을에 사는 헬렌은 곱슬머리와 푸른 눈을 가진 사랑스럽고 영리한 아기였는데, 헬렌이 두 살 되던 어느 겨울밤 갑자기 헬렌의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져 황급히 의사를 부르자, 의사는 심한 열병으로 오늘 밤이 고비라고 했습니다. 여러 날 만에 열병에서 깨어났지만 앞을 볼 수도, 소리를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었기에 너무나 갑갑했던 헬렌은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제멋대로 행동했고, 아버지는 헬렌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헬렌을 도와줄 수 있는 선생님을 찾아보았습니다. 안과 의사의 소개로 만난 벨 박사는 어머니와 아내가 청각 장애인이었기 때문에 헬렌의 손짓을 금방 이해하고 이 아이를 가르칠 방법이 꼭 있을 것이라며 부모님에게 용기를 주었고 얼마 뒤, 눈병으로 수술받고 시력을 되찾아 불행한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있는 퍼킨스 맹학교의 설리번 선생이 헬렌의 가정교사로 오게 되었습니다. 설리번 선생은 헬렌이 갇혀 있는 어둠 속으로 들어가 빛의 세상으로 이끌어 주려고 손가락 글자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헬렌은 그때까지 세상의 모든 것에 이름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헬렌은 곧 모든 물건의 이름을 알아 가기 시작했지만, 물이란 글자는 아무리 알려 줘도 이해하지 못하던 어느 날, 설리번 선생은 물의 느낌을 강하게 주려고 헬렌의 손에 물잔을 쥐여 주고 펌프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게 한 후 헬렌의 손바닥에 물이라고 쓰는 그 순간, 헬렌이 물이라고 따라 썼습니다. 글자를 배운 지 석 달쯤 되었을 때, 헬렌은 편지를 쓸 정도로 많은 낱말을 익히자 궁금한 게 점점 많아졌고, 마을에 서커스단이 왔을 때 설리번 선생은 서커스단에 부탁해 헬렌이 곰과 악수하고 새끼 사자를 안아 보고, 코끼리 등에 올라타 기린의 얼굴을 만져볼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하녀 바니가 헬렌이 유리잔 속에 돌을 넣는 걸 보고 다칠까 봐 유리잔을 빼앗자, 헬렌이 오해하고 바니를 때리는 걸 본 설리번 선생은 헬렌의 잘못을 하나하나 알려 주고 스스로 잘못을 깨달을 때까지 말없이 기다려 주었고, 헬렌은 비로소 자기 잘못을 깨닫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랑스러운 소녀로 자랐습니다. 설리번 선생은 헬렌과 손가락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점자 카드로 글 읽는 법도 가르쳐 주었는데, 점자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헬렌은 초등학교 점자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퍼킨스 맹학교 친구들에게 편지를 쓸 정도로 헬렌은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헬렌은 퍼킨스 맹학교에서 공부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많은 책을 읽고 열심히 공부하여 석 달 만에 프랑스어를 모두 익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소리 내는 법을 배우기 위해 풀러 선생을 찾아간 헬렌은 풀러 선생의 입과 혀를 손가락으로 더듬어서 모양을 익히고 소리를 내려고 피나는 노력을 거듭했고, 마침내 헬렌이 처음으로 말하게 됐을 때 풀러 선생과 설리번 선생은 헬렌을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느 날, 눈과 귀가 먼 여섯 살짜리 꼬마 토미가 너무 가난해서 교육받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고 토미도 자기처럼 글을 읽고 말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헬렌의 노력으로 토미는 퍼킨스 맹학교에서 공부하게 되었고, 열여섯 살 되던 해에 헬렌은 케임브리지 여학교에 입학했으며, 여기에서 설리번 선생은 헬렌에게 수업 내용을 손바닥에 써 주고 점자책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래드클리프 대학에 들어가는 또 하나의 기적을 이룬 헬렌은 참된 지식을 얻는 것은 험한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여 더욱 열심히 공부하면서 틈틈이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잡지에 실었는데, 자신은 비록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지만 진정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본다는 헬렌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헬렌은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장애인을 위해 글을 쓰고 강연하며 자신만의 행복을 찾지 말고 많은 사람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외쳤고, 이는 많은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49년 동안 자신을 지켜 주던 설리번 선생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1960년, 헬렌의 여든 번째 생일 기념해 헬렌 켈러 재단을 만들어 가난한 나라의 장애인을 위해 일했고, 그로부터 8년 뒤, 헬렌은 평온한 모습으로 눈을 감았습니다. 장애를 극복한 사회 사업가 헬렌 켈러,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말할 수도 없는 장애를 극복한 헬렌 켈러가 성취한 일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 소외당하는 사람에게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를 던져 주었고, 헬렌 켈러의 피땀 어린 노력에 아낌없이 찬사를 보내는 사람들은 헬렌 켈러를 세 가지 장애를 이긴 성녀, 빛의 천사라고 부릅니다.
전체 동화 이야기: 미국 앨라배마 주 터스컴비아 마을에 담쟁이가 아름다운 집이 있었어요. 바로 헬렌의 집이지요. 헬렌은 곱슬머리에다 푸른 눈을 가진 사랑스럽고 영리한 아기였답니다. 헬렌이 두 살 되던 어느 겨울밤이었어요. 갑자기 헬렌의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졌어요. 부모님이 황급히 의사를 불렀지만 헬렌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 채 끙끙 앓았어요. “심한 열병이에요. 오늘 밤이 고비입니다.” 의사의 말에 부모님은 간절히 기도했어요. “오, 하느님! 제발 우리 헬렌을 살려 주세요.” 헬렌은 여러 날 만에 끔찍한 열병에서 깨어났어요. 하지만 앞을 볼 수도, 소리를 들을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었지요. 깜깜한 어둠 속에 갇히고 만 거예요. 헬렌은 너무나 갑갑해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제멋대로 행동했어요.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헬렌을 안고 함께 울었어요. “헬렌을 이대로 둘 수 없소. 헬렌을 도와줄 수 있는 선생님을 찾아봅시다.” 아버지는 헬렌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어요. 헬렌은 안과 의사의 소개로 벨 박사를 만났어요. 벨 박사는 전화를 발명한 사람인데, 어머니와 아내가 청각 장애인이었기 때문에 헬렌의 손짓을 금방 이해했어요. “헬렌은 참 귀엽고 똑똑한 아이군요. 한꺼번에 커다란 장애가 오긴 했지만 이 아이를 가르칠 방법이 꼭 있을 겁니다.” 벨 박사는 부모님에게 용기를 주었어요. 얼마 뒤, 퍼킨스 맹학교의 설리번 선생이 헬렌의 가정교사로 오게 되었어요. 설리번 선생은 어렸을 때 눈병을 앓아 앞을 거의 보지 못했던 적이 있었어요. 수술을 받고 시력을 되찾은 다음부터는 불행한 사람을 위해 일해 왔답니다. 설리번 선생은 가여운 헬렌을 보며 다짐했어요. ‘헬렌이 갇혀 있는 어둠 속으로 들어가 빛의 세상으로 이끌어 주자.’ 설리번 선생은 먼저 손가락 글자를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헬렌의 한 손에 인형을 쥐어 주고, 다른 손바닥에다 ‘인형’이라고 썼지요. 헬렌은 그때까지 세상의 모든 것에 이름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어요. 헬렌이 귀찮다고 손을 뿌리쳐도 설리번 선생은 몇 번이고 쓰고 또 썼어요. 한참 만에 헬렌은 설리번 선생이 손바닥에 쓴 글자가 ‘인형’을 가리킨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정말 놀라운 일이었지요. 헬렌은 곧 모든 물건의 이름을 알아 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물’이라는 글자는 아무리 알려 줘도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설리번 선생은 뒤뜰에 있는 펌프를 바라보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맞아, 물의 느낌을 강하게 주는 거야.” 설리번 선생은 헬렌의 손에 물잔을 쥐어 주고는 펌프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게 했어요. 그러고는 헬렌의 손바닥에 ‘물’이라고 썼지요. 그 순간, 헬렌의 얼굴이 환해지더니 설리번 선생의 손바닥에 ‘물’이라고 따라 썼어요. 글자를 배운 지 석 달쯤 되었을 때, 헬렌은 편지를 쓸 정도로 많은 낱말을 익혔어요. 그리고 궁금한 게 점점 많아졌지요. ‘비는 왜 내릴까? 나무와 풀은 어떻게 자랄까?’ 설리번 선생은 헬렌의 손을 잡고 들판으로 나가 꽃잎의 부드러움과 햇볕의 따스함을 느끼게 해 주었어요. 한번은 마을에 서커스단이 왔어요. 설리번 선생은 서커스단에 부탁해 헬렌이 곰과 악수하고 새끼 사자를 안아 볼 수 있도록 해 주었어요. 또 코끼리 등에 올라타 기린의 얼굴도 만질 수 있게 해 주었지요. 어느 날, 부엌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어요. 헬렌이 하녀 바니를 마구 때리고 있었어요. 헬렌이 유리잔 속에 돌을 넣는 걸 보고 바니가 유리잔을 빼앗았거든요. 하지만 헬렌은 자신이 다칠까 봐 걱정해 준 바니의 마음을 알지 못했어요. ‘헬렌의 마음속에 어떻게 사랑을 심어 줄 수 있을까?’ 설리번 선생은 헬렌의 잘못을 하나하나 알려 주고, 스스로 잘못을 깨달을 때까지 말없이 기다렸어요.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헬렌은 바니의 품속으로 뛰어들어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어요. 그 뒤, 고집 세고 거칠던 헬렌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랑스러운 소녀로 자랐답니다. 설리번 선생과 헬렌은 손가락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설리번 선생은 헬렌에게 글 읽는 법도 가르쳐 주고 싶었어요. 점자 카드를 이용한 방법이었지요. 점자는 종이 위에 찍힌 오톨도톨한 점을 손끝으로 만져서 읽는 글자예요. 헬렌은 작은 점들로 이루어진 점자가 아주 재미있고 신기했어요. 점자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헬렌은 초등학교 점자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어요. 또 퍼킨스 맹학교 친구들에게 편지를 쓸 정도로 헬렌은 열심히 노력했어요. 얼마 뒤, 헬렌은 설리번 선생과 함께 보스턴으로 여행을 떠났어요. 퍼킨스 맹학교의 졸업식에 초대를 받은 거예요. 졸업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설리번 선생과 헬렌이 손가락 글자로 대화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다음 해에 헬렌은 퍼킨스 맹학교에서 공부하게 되었어요. 헬렌은 도서실에 점자 책이 가득 꽂혀 있어 몹시 기뻤어요. 호기심 많은 헬렌은 많은 책을 읽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리고 석 달 만에 프랑스 어를 모두 익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답니다. 헬렌과 설리번 선생이 이룬 기적은 세상에 널리 알려졌어요. 하지만 헬렌은 만족하지 않았어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헬렌은 소리 내는 법을 배우기 위해 풀러 선생을 찾아갔어요. “자, 천천히 따라 해 보렴.” 헬렌은 풀러 선생의 입과 혀를 손가락으로 더듬어서 모양을 익히고 소리를 내 보려고 애썼어요. 오랫동안 피나는 노력을 거듭했지요. “날-씨-가-따-뜻-해-요!” 마침내 헬렌이 처음으로 말을 했어요. 풀러 선생과 설리번 선생은 헬렌을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어요. 어느 날, 헬렌은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눈과 귀가 먼 여섯 살짜리 꼬마 토미는 너무 가난해서 교육을 받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했지요. ‘토미도 나처럼 글을 읽고 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헬렌은 토미가 공부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여러 곳에 편지를 보냈어요. 헬렌의 마음에 감동한 사람들이 도움을 주어 토미는 퍼킨스 맹학교에서 공부하게 되었답니다. 열여섯 살 되던 해, 헬렌은 일반 학생들이 다니는 케임브리지 여학교에 입학했어요. 설리번 선생은 헬렌에게 수업 내용을 손바닥에 써 주고 점자 책으로 만들어 주었지요. 케임브리지 여학교를 졸업한 헬렌은 래드클리프 대학에 들어갔어요. 또 하나의 기적을 이룬 거예요. 헬렌은 참된 지식을 얻는 것은 험한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공부했어요. 또 공부하는 틈틈이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잡지에 실었어요. “눈과 귀가 있다고 해서 언제나 사물을 올바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비록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지만 진정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봅니다.” 헬렌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큰 감동을 주었어요. 헬렌은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장애인을 위해 글을 쓰고 여러 곳을 다니며 강연을 했어요.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헬렌은 전쟁에 반대하는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혔어요. 자신만의 행복을 찾지 말고 많은 사람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헬렌의 외침은 많은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설리번 선생이 세상을 떠났어요. 49년 동안 자신을 지켜 주던 선생님을 잃자 헬렌은 가슴이 터질 듯 아팠어요. 하지만 슬픔을 이겨 내고 더 열심히 일했어요. 1960년, 헬렌이 여든 번째 생일을 맞이했어요.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편지를 보내 축하해 주었지요. 또 생일을 기념하여 ‘헬렌 켈러 재단’도 만들어졌어요. 헬렌 켈러 재단은 가난한 나라의 장애인을 위해 일했어요. 헬렌은 모든 것에 감사했어요. 자신에게 찾아온 장애의 불행마저 감사하게 받아들였지요. 그로부터 8년 뒤, 헬렌은 평온한 모습으로 눈을 감았어요. 어둡고 고통스러운 삶을 이겨 내고 이룬 헬렌의 굳은 의지와 사랑은 우리들에게 커다란 희망이 되어 줄 거예요. 장애를 극복한 사회 사업가 헬렌켈러.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말할 수도 없는 장애를 극복하고 헬렌 켈러가 성취한 일들은 참으로 기적 같아 요. 몸이 성한 보통 사람도 들어가기 힘든 하버드 대학교에 들어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을 때, 세상 사람 들은 모두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헬렌 켈러가 보여 준 피땀 어린 노력에 아낌없이 찬사를 보냈지요. 헬렌 켈러는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것 은 아니에요. 태어난 지 14개월 되었을 때 심한 열병에 걸려 시력과 청력, 언어 발생력을 잃었던 것이지요. 사람들은 헬렌 켈러를 ‘세 가지 장애를 이긴 성녀’, ‘빛 의 천사’라고 부른답니다. 헬렌 켈러의 생애가 장애를 가진 사람, 소외받는 사람에게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를 던져 주었기 때문이지요. 헬렌 켈러 곁에는 늘 앤 맨스필드 설리번 선생님이 있 었습니다. 고아원에서 자란 설리번 선생님은 눈병을 치 료하지 못해 시력을 거의 잃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뒤, 퍼킨스 맹학교 교사가 되어 장애인들을 위해 일 해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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