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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 맵지만 맛있어요!
신체운동_건강
초등_고학년
루나는 멕시코 사람이에요. 멕시코에 살던 루나네 가족은 한국으로 이사 왔어요. 네 집이 오순도순 사는 작은 마을로요. “루나야, 여기 마음에 드니?” “네, 한국말도 열심히 배웠으니,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 아빠의 말에 루나가 방긋 웃으며 대답했어요. 다음 날 아침, 마을 사람 둘이 루나네 집을 기웃기웃하였어요. “이사 왔나 보네. 이사 떡은 돌리려나?” “그럼, 돌리겠지. 그게 우리 전통인걸.” 그러고 나서 타코를 예쁜 접시에 담아서 한 집, 한 집 돌렸어요. “이것 좀 드셔 보세요. 멕시코의 전통 음식인 타코예요.” “아이고, 고마워요. 우리 앞으로 잘 지냅시다.” 마을 사람 모두 반갑게 맞아 주었어요. 그날 밤, 마을 사람들이 모였어요. “빈 접시를 줄 수는 없고, 이사 온 집에 뭘 주면 좋을까?” “우리도 전통 음식을 주면 좋을 텐데, 뭐가 있을까?” “우리 전통 음식이라면 김치지요.” “마침 잘됐네! 우리 내일 김장하잖아.” 마을 사람들은 빈 접시에 김치를 담아 주기로 했어요.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온 마을이 시끌벅적거렸어요. 아저씨들이 밭에 가서 배추랑 무를 뽑고, 생강, 대파, 쪽파, 갓 등 김장에 필요한 여러 채소를 뽑아 왔어요. “이제 배추를 절여야지.” “배추가 알맞게 절여져야 할 텐데.” “배추가 달큼한 걸 보니 올해 김장도 아주 맛나겠어.” 사람들은 배추가 절여지는 동안 무를 착착 채 썰고, 마늘을 꽁꽁 찧고, 파도 쑹덩쑹덩 썰며 늦은 저녁까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점심으로 돼지고기 보쌈을 먹었어요. 절인 배춧잎에 삶은 돼지고기를 넣고 김칫소를 올려서 한입에 쏘옥! “우아, 맛있다! 힘이 절로 나네.” 모두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어요. 사람들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 못다 한 김장을 마저 했어요. 마을 사람들이 빈 접시에 김치를 담아 루나네 집으로 왔어요. “김치 좀 먹어 봐요. 우리나라 전통 음식이에요.” “김치는 서늘한 곳에 하루나 이틀 두었다가 먹어야 잘 익어서 맛있어요.” “맛있으면 말해요. 또 줄게요.” 루나네 가족은 환하게 웃으며 김치를 받았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어떤 맛일까? 아, 궁금해!” 루나가 깍두기 한 개를 포크로 찍어 입에 쏙 넣었어요. “아, 매워!” 루나의 얼굴이 고춧가루처럼 빨개지기 시작했어요. “물, 물, 물 좀 주세요!” 루나는 물을 두 컵이나 벌컥벌컥 마셨어요. “아주머니 말대로 며칠 뒤에 먹자!” 엄마는 김치를 통에 담아 서늘한 곳에 갖다 놓았지요. 이틀 뒤 저녁을 먹을 때 엄마가 배추김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었어요. 그러자 아빠가 냉큼 집어 먹었어요. “음, 새콤하니 맛있는걸!” 엄마도 얼른 먹어 보았어요. “정말 매콤하니 맛있네.” 엄마 아빠를 보며 루나도 용기를 내어 김치 한 조각을 입에 넣었어요. “좀 매운데 맛있어요.” 그래도 루나는 물 한 컵을 벌컥벌컥 마셨지요. 그날 밤, 루나네 가족은 잠자리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아빠, 김치가 매운데 맛있어요.” “그렇지? 아빠도 자꾸 김치 생각이 나는걸.” 아빠가 입맛을 다셨어요. “그럼 우리도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 볼까?” 엄마의 말에 루나가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좋아요! 내일 당장요!”
마녀의 부엌에는 없는 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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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무렵, 타오는 이웃집에서 감자 몇 알을 얻어 집으로 향했어요. “휴, 매번 얻어먹을 순 없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타오네 집은 무척 가난해서 늘 먹을 것이 부족했어요. 그때, 타오의 눈에 펄럭거리는 종이 한 장이 보였어요. “저게 뭐지?” 타오는 종이에 적힌 글을 읽고 손뼉을 ‘딱’ 쳤어요. “남은 음식을 가져갈 수 있다고? 요리라면 자신 있어.” 타오는 씩씩하게 마녀의 집으로 향했어요. 마녀의 집에서 요리사를 구함. 음식만 맛있게 할 수 있으면 개, 고양이, 어린아이, 바보라도 상관없음. 남은 음식은 가져가도 됨. 단, 음식이 맛없으면 큰일이 날 수도 있음. 이봐, 끝까지 읽어야지! “똑똑!” 빨간 머리 마녀가 문을 열어 주었어요. “요리사를 구한다기에 왔어요. 전 요리를 꽤 잘해요.” 마녀는 타오 주위를 뱅뱅 돌며 물었어요. “진짜? 정말? 네가 요리를 잘한단 말이지?” 고개를 갸웃거리던 마녀는 타오를 부엌으로 데려갔어요. “자, 어디 요리를 한번 해 봐. 맛있지 않으면 오늘 저녁 메뉴는 바삭한 소년 튀김이 될 거야.” 부엌에 들어선 타오는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어요. 온갖 요리 도구들이 흩어져 있는 데다가 태우고, 쏟고, 엎지른 음식 때문에 부엌이 엉망이었거든요. “도대체 여기서 뭘 하신 거죠?” 타오의 질문에 마녀는 마구 짜증을 냈어요. “이것저것 해 봤는데 실패했을 뿐이라고! 잔말 말고 달걀 프라이나 한번 해 봐.” 타오는 프라이팬부터 찾았어요. 하지만 그 난장판에서 프라이팬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프라이팬, 그러니까 자루가 달린 넓적한 냄비인데.” “이거? 이건가? 이거 아닐까?” 타오는 아무거나 내미는 마녀를 보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그리고 겨우 프라이팬을 직접 찾아 깨끗이 씻었지요. “이젠 뒤집개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도 한참이나 부엌을 뒤져 겨우 뒤집개를 찾았어요. 마녀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지요. “뭐가 이렇게 필요한 도구가 많아? 맛없기만 해 봐!” 타오는 능숙한 솜씨로 지글지글, 달걀 프라이를 만들었어요. 마녀는 타오가 자랑스럽게 내놓은 프라이를 한 입 먹고는 눈을 커다랗게 떴어요. “오, 겉은 바삭하고 노른자는 알맞게 익었군! 난 이렇게 못 만드는데!” 타오는 한숨을 쉬며 마녀에게 물었어요. “평소에 어떻게 달걀 프라이를 만드는지 보여 주세요!” 마녀는 찜통을 불 위에 올려놓고, 달걀을 던져 넣은 다음 국자로 얼기설기 긁었지요. 달걀이 구멍으로 빠지고, 한쪽은 덜 익고 엉망진창이 되었어요. “마녀님, 마법 약을 만들 때도 이렇게 아무 도구나 막 쓰세요?” 그러자 마녀가 고개를 저었어요. “무슨 소리, 딱 알맞은 도구를 써야 한다고!” 타오는 고개를 끄덕거렸어요. “요리할 때도 똑같아요. 딱 알맞은 요리 도구를 써야 해요.” 다음 날부터 타오는 마녀에게 요리 도구를 어떻게 쓰는지 알려 주었어요. “칼은 위험하니까 특히 조심해야 해요!” 타오는 마녀에게 손을 다치지 않게 칼질하는 법을 보여 줬어요. 마녀는 타오가 잘난 척한다면서 투덜거렸지만, 타오가 말할 땐 귀를 쫑긋 세웠어요. “단단한 채소의 껍질을 벗길 때는 필러를 써요.” “재료를 간단히 자를 때는 주방 가위를 써요.” 타오의 요리에 폭 빠진 마녀는 종일 먹고 싶은 음식만 읊어 댔어요. “스파게티, 샌드위치, 그다음은 스튜! 알았지?” 타오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엌에 서서 여러 가지 음식을 했어요.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타오는 울상이 되어 마녀에게 말했어요. “손이 아파서 더는 못 하겠어요. 혹시 믹서 같은 건 없나요?” 마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창고 문을 활짝 열었어요. “여기서 골라 써.” 마녀는 며칠 동안 먹고 싶은 음식은 다 주문해서 먹었어요. 그제야 타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녁 무렵, 열심히 설거지하는 타오에게 말했어요. “대충 해, 내일 또 쓸 건데 뭘 그렇게 씻어!” “요리 도구는 관리도 중요해요. 쓰고 그냥 두면 더러워지고 망가져요.” 할 말이 없어진 마녀가 투덜거렸어요. “조그만 게 말도 엄청 잘한다니까.” 다음 날, 마녀는 타오가 집에 오자마자 소리를 질렀어요. “빵과 쿠키가 먹고 싶어!” 타오는 재빠르게 빵과 쿠키를 만들 도구를 챙겼어요. “어? 평소에 못 보던 도구가 많은데?” 마녀가 묻자 타오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맞아요, 빵과 쿠키를 만들 때는 특별한 도구들이 필요해요. 재료의 양과 온도를 잴 도구와 모양을 만들 틀 같은 거요.” 그날 오후, 마녀는 타오가 만든 빵과 과자를 먹다가 타오에게 물었어요. “타오야, 넌 왜 나에게 열심히 요리를 해 주는 거냐?” 그러자 타오는 씩 웃으며 말했어요. “우리 할머니가 정성을 들인 음식을 선물하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했거든요.” 그 후로 마녀는 타오와 친구가 되었고, 마을 사람들과도 친구가 되었어요. 그리고 마녀의 집은 언제나 맛있는 음식과 흥겨운 웃음소리로 가득했어요.
혹부리 영감의 요리 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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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혹부리 영감이 살았어. 혹부리 영감은 맛난 음식을 잘 만들기로 소문났어. 어떤 사람은 혹부리 영감의 요리 솜씨가 둥그런 혹에서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지. 그래서 사람들은 혹부리 영감의 혹을 ‘요리 주머니’라고 불렀어. 그러던 어느 날, 혹부리 영감은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어. “내일이 벌써 설날이구먼. 맛난 음식 하려면 땔감을 많이 구해야겠어.” 혹부리 영감은 설음식을 만들 생각에 신이 나서 해가 저무는지도 모르고 나무를 했지. “이런, 오늘 밤은 이 오두막에서 묵어야겠구나.” 혹부리 영감은 지쳐서 곧 잠이 들고 말았어. "아, 배고파! 아랫마을 혹부리 영감의 떡국이 엄청 맛있다는데, 한번 먹어 보고 싶구나!" "나도! 나도!" 도깨비들의 소리에 혹부리 영감이 잠에서 깼어. '이걸 어쩐다? 여기가 도깨비 집이었구나.' 그때 혹부리 영감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어. 그 소리가 하도 커서 혹부리 영감은 그만 도깨비들에게 들키고 말았지 뭐야. 아니, 너는 요리를 잘한다는 혹부리 영감이 아니냐? 우리에게 맛난 떡국을 만들어 주면 집에 보내 주겠다. 도깨비들은 도깨비방망이로 온갖 재료를 준비해 주었어. 혹부리 영감은 떡국뿐 아니라, 설에 마시는 맑은 술인 세주와 약과, 강정, 식혜, 수정과까지 만들어 한 상 가득 설음식을 차려 주었어. “혹부리 영감, 명절 때마다 우리에게 요리해 주면 온갖 재료들을 풍성하게 주겠네.” 혹부리 영감은 도깨비들과 다음 명절에 만날 약속을 하고 음식 재료를 잔뜩 얻어서 집으로 돌아왔지. 훌쩍 보름이 지나 정월 대보름이 되었어. 혹부리 영감은 설날에 도깨비와 한 약속을 떠올리며 산으로 올라갔어. 그리고 찹쌀에 차조, 찰수수, 콩, 팥을 섞어 오곡밥을 짓고, 취나물, 고사리, 시래기 같은 묵은 나물로 반찬을 만들었어. “정월 대보름에는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먹는다네.” 도깨비들은 무척 고마워하며 혹부리 영감에게 설날보다 더 많은 음식 재료를 챙겨 주었어. 더운 여름 단옷날, 혹부리 영감은 땀을 뻘뻘 흘리며 산에 올랐어. 혹부리 영감은 쿵덕쿵덕 쌀을 찧고 쑥과 수리취잎을 넣어 쑥떡과 수리취떡을 만들었어. 단오는 여름이 시작될 무렵이라 덥고 축축해서 나쁜 병이 돌기 쉽다네. 그래서 약초로 만든 떡을 먹는 거라네. 여름이면 배탈이 잘 나는 도깨비들은 보약 먹듯 쑥떡과 수리취떡을 꼭꼭 맛나게 먹었어. 그리고 더 많은 음식 재료를 혹부리 영감에게 선물했지. 여름이 지나 풍성한 추석이 되었어. 혹부리 영감은 농사지은 것들을 가득가득 짊어지고 산으로 갔지. 도깨비들은 추석 송편을 먹을 생각에 전날 잠도 설쳤대. 혹부리 영감은 올해 거둔 햅쌀을 반죽하기 시작했어. 그런 다음 알맞은 크기로 떼어 내 깨, 팥, 콩으로 만든 소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예쁘게 빚어 송편을 빚었어. 도깨비들도 혹부리 영감을 따라 송편을 빚었지. 시루에 김이 모락모락, 도깨비들은 코를 킁킁. 뚜껑을 열자 도깨비들은 ‘와아!’ 함성을 질렀어. “나는 깨가 든 송편을 먹을 테야.” “나는 콩 든 송편이 더 좋아.” 도깨비들은 여러 가지 송편을 골라 먹으며 무척 즐거워했어. 혹부리 영감의 소문은 윗마을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의 귀에까지 들렸어.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은 샘이 나서 배가 아플 지경이었지. “동짓날에는 아랫마을 혹부리 영감보다 내가 먼저 가야지.” 그리고 동짓날이 되자,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은 아침 일찍 산으로 올라 도깨비들을 만났어. “아랫마을 혹부리 영감이 이제 안 온다길래 내가 대신 왔네. 내가 팥죽을 끓여 줄 테니, 나에겐 음식 재료 말고 누런 금 한 보따리를 주게나.” 팥죽이 먹고 싶었던 도깨비들은 하는 수 없이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과 약속을 하고 말았지.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은 팥죽을 대충대충 만들었어. “자, 어서 먹어 보게나.” 팥죽을 먹은 도깨비들은 얼굴을 찌푸렸어. 하지만 약속대로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에게 커다란 보따리를 주었지.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은 보따리를 들고 서둘러 산에서 내려왔어. 그런데 보따리에서 자꾸 구린내가 나는 거야.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은 보따리를 풀어 보았어. 그랬더니 이게 웬일이야! 그 속에는 누런 똥이 가득했지.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이 다녀간 뒤, 착한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들을 찾아왔어. “오늘은 동짓날이니, 맛난 팥죽을 끓여 주겠네.” 혹부리 영감은 팥을 오래 삶은 뒤 물을 부어 정성껏 끓인 다음, 찹쌀을 동그랗게 빚은 새알심도 넣었지. 도깨비들은 한 해 동안 맛난 명절 음식을 해 준 혹부리 영감에게 도깨비방망이를 선물로 주었어. 그 후로 혹부리 영감은 도깨비방망이를 ‘뚝딱!’ 하고 휘둘러 재료를 구해 뚝딱뚝딱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냈지. 그리고 사람들은 여전히 혹부리 영감의 요리 솜씨가 둥그런 요리 주머니에서 나오는 줄 알고 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