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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러시아, 열려라 마트료시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창문에 별이 총총 박힌 밤이었어요. 마리는 유난히 반짝이는 별에게 말을 걸었어요. “그렇게 깜깜한 곳에 있으면 무섭지 않니? 아, 옆에 친구 별들이 있어서 괜찮다고?” 마리가 혼잣말을 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어요. 달그락달그락. 마리는 침대에서 빠져나와 소리를 따라갔어요. 마리는 소리가 들리는 다락방 문에 귀를 바짝 대었어요. 달그락달그락. 마리가 문을 열자 이상하게도 소리가 뚝 그쳤어요. 두근두근. 마리의 심장 뛰는 소리만 크게 울려 퍼졌어요. 다락방 안을 꼼꼼 살펴보던 마리는 깜짝 놀랐어요. 다라락. 불빛 아래 미처 멈추지 못한 인형이 눈에 들어왔어요. “으, 추워! 따뜻한 털모자 샤프카가 없었다면 난 벌써 꽁꽁 얼었을지도 몰라!” “캬! 러시아를 대표하는 술 보드카 한 모금이면, 추위 때문에 얼었던 몸이 사르르 녹지.” “어찌나 추운지 물을 뿌리면 금세 얼어 버리지.” “으으으, 추워!” 마리가 부르르 떠는데, 눈을 감고 있는 인형이 보였어요. “어서 일어나! 여기서 자다가는 얼어 죽을지도 몰라!” 마리가 소리치는 바람에 인형이 눈을 떴어요. 인형이 달그락거리면서 뚜껑이 조금씩 열렸지요. 인형 속에서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어요. “안녕? 난 잠자는 숲속의 공주야. 잠든 나를 깨워 준 왕자님은 어디에 있지?” “난 백조의 호수의 주인공 오데트야. 내 몸짓이 진짜 살아 있는 백조 같지?” “난 호두까기 인형이야. 사실 난 왕자였어. 그런데 마법에 걸려 이렇게 인형으로 변했지!” “난 차이콥스키야! 러시아의 유명한 발레 음악 3곡을 다 내가 만들었지!” “하흠.” 인형 속에서 하품하고 있는 인형이 보였어요. 이번에는 콧수염을 기른 인형이 나타났어요. 옷에 달려 있는 보석들이 반짝반짝 빛났어요. 인형이 조금씩 열리더니, 화려한 빛이 새어 나왔어요. “이곳은 예르미타시 미술관으로 원래 러시아 황제가 살았던 겨울 궁전이기도 하지.” 청동 기마상은 러시아의 가장 존경받는 황제 표트르 대제의 동상으로, 겨울 궁전의 광장을 더 빛나게 해 주어요. 예르미타시 미술관에는 1,000개가 넘는 방에 약 300만 점의 작품이 있어요. 예르미타시 미술관에서는 프랑스 출신 화가 앙리 마티스의 대표 작품인 <붉은색의 조화>도 볼 수 있지요. 삐삐삐! 갑자기 요란하게 경보음이 울렸어요. 깜짝 놀란 마리는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었어요. 마리는 졸고 있는 인형을 재촉했어요. “어서 일어나! 이렇게 자다가는 전시품 도둑으로 오해받을지도 몰라!” 어, 그런데 이번에는 인형이 손에 차표를 들고 있었어요. “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 마리는 기차표에 적힌 글자를 읽었어요. 그러자 인형 뚜껑이 열렸어요. “칙칙폭폭! 난 시베리아 횡단 열차야. 나를 타고 7일 동안 달리면 모스크바에 갈 수 있어! 나와 함께 기차 여행을 떠나지 않을래?” “나를 타고 달리다 보면, 세계에서 가장 깊고 깨끗한 바이칼 호수도 볼 수 있어! 바이칼 호수에는 신기한 동물들이 많이 살아. 특히 물개 네르파가 유명하지. 원래 물개는 바다에만 산대.“ 칙칙폭폭! 기차는 기적 소리를 내며 출발을 알렸어요. 마리는 기차가 오는 줄도 모르고 잠만 쿨쿨 자는 인형을 깨웠어요. “어서 일어나! 기차가 출발하려고 하잖아!” 잠이 깼는지 눈이 초롱초롱해진 인형은 우주복을 입고 있었어요. “이번에는 누가 튀어나올까?” 궁금해진 마리는 서둘러 인형 뚜껑을 열었어요. “안녕! 난 유리 가가린이란다. 러시아 우주 센터에서 훈련을 받고 우주인이 되었지! 내가 바로 지구에서 맨 먼저 우주에 간 사람이야!” 유리 가가린은 러시아 사람으로, 1961년에 우주 비행에 성공했어요. 마리가 반짝이는 별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 순간,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마리야, 어디에 있니?” 마리는 깜짝 놀라서 급하게 인형들을 챙겼어요. “별을 꼭 만져 보고 싶었는데.” 마리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다락방에서 내려왔어요. 다시 하나로 합쳐진 마트료시카 인형이 눈을 찡긋했어요.
오르세 미술관 가는 길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오늘은 미술관 가는 날이에요. 마리는 아침부터 한껏 들떠 있어요. 엄마랑 수련 그림을 보러 가기로 했거든요. “마리야, 서둘러. 오르세 미술관은 아침 일찍 가야 해. 들어가는 줄이 무지무지 길어질지도 모르니까.” 정말이지 엄마는 괜한 걱정을 하고 있어요. 마리는 벌써 준비를 마쳤거든요. 작은 가방도 메고, 모자도 썼는걸요. 마리와 엄마는 집을 나서요. “저기는 퐁피두 센터야. 저기에 있는 미술관에 갈까?” 마리는 머리를 가로저어요. 며칠 전에 모네의 집에 다녀왔는데, 거기에서 수련을 보았거든요. 모네 할아버지가 수련을 보고 그림을 그렸는데, 그 작품이 오르세 미술관에 있다고 선생님이 가르쳐 주었지요. 아뇨, 수련 그림 볼 거예요. 빨리 가요, 엄마. 미술관에 들어가는 줄이 피노키오 코처럼 길어질지도 몰라요. 모네의 집은 프랑스 북서부에 있는 지베르니라는 마을에 있어요. 이곳은 인상파 화가 모네의 집이자 화실이었는데, 이곳에 가면 모네가 그린 수련의 배경이 된 정원과 연못을 볼 수 있어요. 마리가 좋아하는 센강이에요. 강가에는 강아지를 데리고 온 사람들이 많아요. 마리는 문득 강아지가 보고 싶어요. “엄마, 집에 가서 안티스 데려와요.” “그럼, 미술관에는 안 갈 거야? 안티스는 미술관 안에 들어갈 수 없는걸.” “휴, 그럼 그냥 가요. 수련 그림 볼래요.” 마리가 엄마를 앞질러 뛰어가요. “엄마, 여기도 미술관이에요. 전에 학교에서 와 봤어요. 무지무지 넓었어요.” 그래, 루브르 박물관에는 작품이 엄청나게 많지. 오늘은 여기를 구경할까? “아니요, 꼭 수련 그림 볼 거예요.” 루브르 박물관은 유리 피라미드 바깥부터 줄이 늘어서 있어요. 엄마, 빨리 가요. 이러다 오르세 미술관에 들어가는 줄이 기린 목보다 길어질지 몰라요. 마리와 엄마가 다리 위를 걸어요. 여기저기에 조각 작품들이 있어요. 오늘따라 엄마가 작품들을 유심히 살펴보아요. 마리는 고양이 조각 앞에 서서, 가르랑가르랑 고양이 흉내를 내요. 하지만 금세 시시해져요. 엄마, 빨리 가요. 다리 끝에서는 바이올린 연주가 한창이에요. 마리와 엄마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을 들어요. 맞은편에서는 화가 아저씨가 바이올린 연주가를 그리고 있어요. 그림 그리는 아저씨의 손이 꼭 춤을 추는 것 같아요. “마리야, 이제 가야지.” “아, 참! 미술관 줄이 뱀처럼 길어졌을지도 몰라요.” “저기, 오르세 미술관이다. 마리야, 보이지?” “알아요, 옛날 옛날에는 기차역이었대요.” 마리가 선생님한테 들은 대로 말해요. “오르세 미술관이 우리 집하고 가까운 데 있다면 벌써 들어갔을 텐데.” 마리는 다리가 아파서 투덜거려요. “그래도 이제 거의 다 왔잖아. 어서 가서 수련 그림을 실컷 보자.” “와, 미술관이다!” 마침내 오르세 미술관 앞이에요. 사람들이 구불구불 줄지어 늘어서 있어요. “아, 더 빨리 올걸.” 기다리는 동안 마리는 사람들을 실컷 구경해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피부색도 생김새도 쓰는 말도 다 달라요. 뱀보다 길었던 줄이 코끼리 코만큼 줄고, 기린 목만큼, 피노키오 코만큼 줄어서 드디어 마리와 엄마가 미술관에 들어가요. “엄마, 저 사람 좀 보세요. 날아갈 것 같아요.” 마리는 춤이라는 제목의 조각 작품을 쳐다보아요. “와, 멋있어요.” “대단하지? 여기에서 조각 작품을 더 볼까?” “아니, 아니요!” 마리는 그제야 수련 그림이 생각나서 고개를 저어요. 전시실에 들어온 마리가 이리저리 두리번거려요. “수련 그림을 보려면 옆 전시실로 가야 해.” 엄마를 따라가던 마리가 한 그림 앞에 우뚝 멈추어요. “엄마, 책에서 이 그림을 봤어요.” 해 질 녘에 농부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기도하는 그림이에요. 마리는 한참 동안 그림을 바라보아요. 드디어 모네의 수련 그림 앞이에요. 마리는 모네의 집에서 본 수련이 떠올라요. “엄마, 제가 본 수련과 조금 다르게 생겼어요.” “그건 모네 할아버지가 수련을 본 느낌과 마리가 수련을 본 느낌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야. 같은 것을 봐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거든.” 엄마의 설명이 길어져요. 마리가 어깨를 늘어뜨려요. “엄마, 다리 아파요.” 이제 그림을 보기 시작했는걸? 좀 더 보지 그러니? “벌써 많이 본 걸요. 여기 오는 길에 다른 미술관도 봤고, 거리에서도 여러 작품을 봤잖아요. 이제 배고파요.” “아이고, 그렇구나. 그럼, 다음에 또 오지, 뭐.” 마리와 엄마는 사람들을 헤치고 미술관을 빠져나와요.
할머니의 피자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모니카는 오랜만에 할머니 집에 놀러 왔어요. 할머니 집에 오면 꼭 가는 곳이 있어요. 바로 시장이에요. “할머니, 오늘은 시장에서 무엇을 사실 거예요? 옷 가게 마리오 아저씨는 잘 계세요? 꽃병이랑 예쁜 머리핀을 파는 가게는 아직도 있어요?” 신이 난 모니카가 할머니의 손을 잡아끌며 말해요. 시장으로 가는 길에 바다가 보여요. 나폴리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무척 아름다워요.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과 시원한 바람도 모니카를 반기는 것 같아요. “할머니, 바다 냄새가 참 좋아요.” 모니카가 두 눈을 감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말해요. 시장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려요. “모니카, 오랜만이구나. 못 본 사이에 키도 크고 더 예뻐졌는걸!” 옷 가게 마리오 아저씨가 반갑게 인사를 해요. 모니카는 방긋 웃으며 아저씨에게 손을 흔들어요. 할머니는 과일 가게에서 멈추어요. 모니카는 달콤한 토마토 냄새에 코를 킁킁거려요. “모니카, 토마토는 이렇게 빨갛고 윤기 나는 것을 골라야 한단다.” “이 토마토로 뭘 만드실 건데요?” “맛있는 피자와 스파게티를 만들 거란다.” 모니카는 벌써부터 입 안에 군침이 돌아요. 할머니와 모니카가 치즈 가게로 가요. 모니카는 시큼한 냄새에 다시 코를 킁킁거려요. “할머니, 모차렐라 치즈 사실 거죠?” “어떻게 알았니?” “맛있는 피자에 쭉쭉 늘어나는 모차렐라 치즈가 빠지면 안 되잖아요.” 모니카의 말에 할머니가 미소를 지어요. 모차렐라 치즈는 뜨거워지면 실처럼 길게 늘어나요. 피자나 파스타에 얹어서 익혀 먹기도 하고, 날로 먹기도 해요. 이탈리아 중남부, 특히 나폴리를 중심으로 많이 생산돼요. 모니카는 할머니가 치즈를 고르는 사이에 옆에 있는 파스타 가게로 쏙 들어가요. “어떤 파스타를 찾니?” 주인아저씨가 모니카에게 물어요. “종류가 너무 많아서 못 고르겠어요.” “파르팔레는 어떠니?” “예쁜 나비를 어떻게 먹어요?” 뒤따라온 할머니가 모니카를 타일러요. “모니카, 파스타는 집에 많이 있으니 그냥 가자꾸나.” 파스타는 이탈리아식 면 요리예요. 요리에 쓰는 면도 파스타라고 부르는데, 종류가 600가지가 넘어요. 파르팔레는 나비 모양 파스타로, 나비를 뜻하는 이탈리아 말이에요. 장을 보고 집으로 가는 길에 할머니가 모니카를 보며 찡긋 윙크를 해요. 언제나처럼 젤라토를 먹자는 뜻이에요. 할머니와 모니카는 달콤한 젤라토를 사 들고 집으로 향해요. 젤라토는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이에요. 할머니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시장에서 사 온 재료들을 하나씩 조리대에 꺼내 놓아요. “모니카, 바질 잎 좀 따다 주겠니?” 모니카는 얼른 부엌 한쪽에 있는 화분에서 바질 잎사귀 몇 개를 따요. “자, 먼저 맛있는 마르게리타 피자를 만들어 볼까?” 바질은 이탈리아 요리에 두루 쓰는 식물이에요. 잎이나 줄기 부분을 따서 써요. 맛있는 마르게리타 피자 만드는 법. 밀가루에 이스트, 소금, 설탕을 넣고 더운물로 반죽해요. 반죽을 따뜻한 곳에 두고 적당히 부풀어 오를 때까지 기다려요. 반죽을 손바닥으로 눌러서 둥글게 편 다음 올리브유를 바른 피자 팬에 얹어요. 주의. 이때 반죽을 포크로 콕콕 찍어서 공기를 빼야 해요. 아니면 빵이 너무 부풀어 오르거든요. 칼집을 낸 토마토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껍질을 벗기고 씨를 뺀 다음 잘게 으깨요. 여기에 올리브유와 후추, 소금을 넣고 졸여서 토마토소스를 만들어요. 반죽 위에 토마토소스를 바르고 잘게 썬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요. 피자를 오븐에 넣어 익힌 다음, 바질잎을 얹어 완성해요. 그다음으로 할머니는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를 만들어요. 모니카는 기다란 스파게티 면을 들고 할머니 옆에 서요. “모니카, 스파게티 면은 알 덴테로 삶아야 제맛이란다.” 할머니는 물이 팔팔 끓는 냄비에 스파게티 면을 넣어요. 알 덴테는 파스타를 삶았을 때 안쪽에서 단단함이 살짝 느껴지는 상태를 말해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씹는 맛이 살아 있는 음식을 좋아해서 파스타도 보통 알 덴테로 삶아요. 맛있는 토마토소스 스파게티 만드는 법. 끓는 물에 스파게티 면을 삶아요. 칼집을 낸 토마토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껍질을 벗기고 씨를 뺀 다음 잘게 으깨요. 양파, 셀러리, 당근 등을 잘게 썰어 올리브유에 볶은 뒤, 으깬 토마토를 함께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해서 소스를 만들어요. 소스에 삶아 둔 스파게티 면을 넣어요. 그릇에 담고 모차렐라 치즈나 바질잎 등을 올려 완성해요. 할머니와 모니카는 음식이 차려진 식탁에 앉아요. “할머니, 저는 세상에서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피자와 스파게티가 가장 맛있어요.” “이 할머니도 모니카를 위해 음식을 만드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단다.” 할머니와 모니카의 즐거운 식사 시간이에요.
풍차 더 캣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나는 색을 빚어내는 풍차야. 사람들은 내가 만든 물감으로 옷에 색을 입히지. 옛날에는 나 같은 풍차가 무척 많았지만, 지금은 그리 많지 않아. 아주 오래전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다른 많은 풍차들은 물을 퍼내는 일을 했어. 이곳은 땅이 강보다 낮아서 자꾸만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물이 들어왔거든. 네덜란드는 바다보다 땅이 낮아요. 그래서 둑을 쌓은 뒤, 풍차로 둑 안쪽의 물을 퍼내고 흙으로 메우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을 늘려 왔어요. 바람은 우리 풍차들의 친구지만, 아주 변덕스러워. 기분이 좋을 때는 풍차의 날개를 부드럽게 돌려주지만, 어떤 때는 우리 날개를 부러뜨리기도 해. 그래서 사람들은 늘 바람을 살폈어. 우리 풍차들이 열심히 일한 덕분에 이곳은 기름진 땅이 되었어. 풀이 자라고, 튤립과 장미가 피어났지. 풀밭에서는 소와 양이 뛰놀고, 사람들은 부드러운 치즈를 만들어 냈어. 그리고 치즈를 배에 실어 멀리 팔러 가곤 했지. 드넓은 초원만큼 모든 것이 풍요로웠어. 네덜란드는 치즈를 잘 만드는 나라예요. 때로는 세상이 물바다가 되기도 했어. 홍수가 나면 강물이 둑을 넘어 들어와 마을을 덮쳤으니까. 그럴 때면 날개가 부러지는 풍차도 있었어. 그렇지만 우리 풍차들은 괜찮았어. 전쟁 때는 적을 물리치려고 일부러 둑을 터뜨리기도 했다잖아. 평화롭던 어느 날, 마을에 물을 퍼 올리는 기계가 들어왔어. 그러자 일을 그만두는 풍차가 생겨났어. 풍차 대신 그 기계가 물을 퍼냈으니까. 내 옆의 풍차는 완전히 뜯겨 버려지고 말았어. 우리는 모두 가슴을 졸였지. 하지만 남은 풍차들은 계속해서 열심히 일을 했어. 물을 퍼내는 일은 아니었지만, 어떤 풍차는 겨자를 만들고, 어떤 풍차는 나무로 종이를 만들었어. 나도 다시 날개를 돌려서 물감을 만들었지. 잔세스칸스 마을에서는 지금도 종이, 겨자, 물감 등을 만드는 풍차들을 볼 수 있어요. 온 마을이 들썩거렸어. 강에는 배들이 바삐 오갔고, 사람들은 활기가 넘쳤어. 풍차들이 날개를 돌리면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지. 우리는 여전히 마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존재였어. 그때는 앞으로 닥쳐올 일을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으니까. 머잖아 세상이 달라졌어. 마을에 뜨거운 수증기를 뿜는 기계가 들어왔어. 그 기계들이 우리 일을 빼앗아 갔지. 우리는 더는 밀을 빻지 않아도 되었고, 종이를 만들어 낼 필요도 없었어. 멈춰 버린 풍차들은 곧 뜯겨졌지. 나도 날개를 멈추었어. 1850년부터 잔강 유역에 증기 기계가 등장했어요. 먼지투성이가 된 채 나는 잔강만 바라보곤 했어. 배를 따라 훌쩍 떠나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어. 강을 따라가면 네덜란드 구석구석 갈 수 있다고 했으니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사람들이 들이닥쳤어. 나는 어리둥절했어. 사람들은 내 몸을 고친다며 수선을 피웠어. 내 날개를 다시 돌리려고 애썼지. 얼마 뒤 내 날개가 천천히 돌기 시작했어.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지. 하늘은 그 옛날처럼 여전히 새파랗고 아름다웠어. 이제 나는 그 옛날처럼 바삐 일하지 않아. 이따금 물감을 만들 뿐, 대부분은 나를 보러 오는 사람들을 맞이하지.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은 나를 신기하게 살펴봐. 내 날개를 가만히 올려다보고, 때로는 내 몸 안으로 들어와서 야단스럽게 옛날이야기를 해. 수백 대가 넘는 풍차들이 낮은 땅에 고인 물을 콸콸 퍼내던 그 옛날 일을 말이야. 이따금 나도 그때가 그리워.
스웨덴은 아이들의 천국!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스웨덴이 노인들의 천국이라고? 맞아, 그리고 아이들의 천국이기도 해. 이곳에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일이 정말 많거든. 스웨덴은 노인들이 살기에 좋은 나라지. 스웨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건 나무! 나무가 있는 곳은 어디든 놀이터가 돼. 나무 뒤에 숨어서 숨바꼭질을 하고, 신나게 뛰어놀 수도 있어. 꼭꼭 숨었니? 나무로 만든 예쁜 인형은 좋은 친구야. 나무로 만든 신발도 참 멋지지. 이 신발을 신고 또각또각 걸으면 꼭 나무 인형이 된 것 같아. 아빠와 함께 만든 나무 인형이야. 근사하지? 스웨덴에서는 클로그라는 나막신을 많이 신어요. 스웨덴의 말 인형을 달라헤스트라고 해요. 400년 전쯤에 스웨덴 누스나스 지역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나무로 말 인형을 만들어 주기 시작했어요. 스웨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또 한 가지는 호수! 호수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아. 우리 아빠도 낚시를 좋아해. 아이들은 재미없겠다고? 그렇지 않아. 호수가 얼마나 즐거운 놀이터라고! 낚시가 끝나면 아빠랑 보트를 탈 거야. 어때? 정말 신나겠지? 호수에서 첨벙첨벙 수영도 하고 다이빙도 해. 야호! 스웨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건 기다려 주는 버스! 유모차를 끄는 손님이 올 때까지 버스가 기다리는 건 당연한 일이야. 뛰지 않아도 되니 버스 타는 일도 즐겁지. 우리가 탈 버스는 언제 오려나? 버스가 기다리는데, 아빠는 어디에 가신 거지? 엄마, 저기 보이는 남자아이가 제 짝꿍이에요. 그래? 어디 보자. 스웨덴에서는 찻길도 편안하게 건널 수 있어. 횡단보도에 신호등 대신 표지판만 우뚝 서 있어도 별로 위험하지 않아. 저 표지판은 ‘사람이 길을 건널 때 차는 무조건 서시오!’라는 뜻이거든. 그래서 나와 같은 어린이들도 마음 놓고 길을 건널 수 있지. 혼자서 길 건너는 것도 식은 죽 먹기야.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특별한 집을 볼 수 있어. 작지만 예쁜 나무 집, 내가 좋아하는 별장이야. 집은 작지만, 주방도 있고 화장실도 있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즐거운 식사 시간.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건, 이곳에서 엄마에게 듣는 말괄량이 삐삐 이야기! 삐삐가 사는 곳은 뒤죽박죽 별장. 커다란 말도 번쩍 들어 올릴 수 있는 삐삐는 악당을 물리치는 용감한 어린이야. 나도 삐삐처럼 씩씩한 아이가 되어야지! 이렇게 꾸미니까 꼭 삐삐 같지? 스웨덴은 정말 아이들의 천국이지? 그런데 아이들이 이렇게 행복하게 사는 건 어른들이 많이 노력한 덕분이야. 스웨덴 사람들은 세금을 많이 내요. 그리고 부자일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지요. 세금 중 많은 부분이 노인, 아이 그리고 장애인 등 약한 사람들을 위해 쓰여요. 매일매일 행복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사탕을 먹을 때가 가장 즐거워! 스웨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간식은 구디스예요. 구디스는 사탕, 초콜릿, 캐러멜, 젤리 등을 한데 묶어 부르는 말이지요. 스웨덴의 국민은 세금을 많이 내요. 이 세금은 가난한 사람도 몸이 불편한 사람도 다 같이 잘살 수 있게 하는 데 쓰여요. 스웨덴에는 옴부즈맨 제도가 있어요. 옴부즈맨은 세금이 잘 쓰이는지, 사람들이 차별을 당하지 않는지, 그 밖에 그릇된 일이 벌어지지 않는지 조사하고 바로잡는 일을 해요. 스웨덴 사람들은 거두어들인 세금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아요.
자유로운 예술의 나라 프랑스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꼭대기에는 아주 멋진 조각상이 있어. 바로 ‘시메르’라고 부르는 돌조각이야. 한 마리 새 같기도 하고, 굶주린 들짐승처럼 보이기도 해. 이런 동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당연하지! ‘시메르’는 프랑스 사람들이 상상으로 빚어낸 괴물이니까! 프랑스에는 크고 작은 광장이 아주 많아.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휴식을 즐겨. 하지만 프랑스가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야. 먼 옛날, 사치스럽게 생활하는 왕과 귀족들 때문에 많은 프랑스 시민이 고통을 받은 적이 있었어. 화가 난 시민들은 하나둘 모여 무리를 이루었고,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소리쳤어. 이 사건이 바로 프랑스 혁명이야. 이렇게 자기 생각을 용감하게 말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프랑스 사람들은 자유롭게 살아가. 프랑스에는 광장뿐만 아니라 카페도 아주 많아. 프랑스 사람들은 카페에 모여서 대화하는 것을 좋아해. 커피를 마시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지. 프랑스의 많은 예술가들은 카페에 앉아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어떤 작품을 만들지 고민했어. 이제 예술가들의 숨결이 살아 있는 루브르 박물관으로 가 볼까? 루브르 박물관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곳으로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박물관이야. 이곳에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진귀한 예술 작품이 가득해. 기차역인지 미술관인지 모르겠다고? 여기가 바로 오르세 미술관이야. 낡은 기차역이 화려한 미술관으로 바뀌었지. 이제 칙칙폭폭 기차 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작품들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어. 루브르 박물관 같은 세계적인 박물관에도 만화가 전시된 적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니? 프랑스 사람들은 만화를 ‘아홉 번째 예술’이라고 불러. 만화를 예술 작품으로 여겨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이지. 만화 구경을 하고 나니 슬슬 배가 고파지네. 프랑스에 왔으니 프랑스 음식을 먹어 볼까? 프랑스 음식은 세계적으로 유명해. 땅이 넓고 기후가 다양해서 여러 가지 음식 재료를 얻을 수 있거든. 어떤 요리들은 예술 작품처럼 보일 정도로 아름답지. 프랑스의 수도이자 세계적인 예술의 도시, 파리! 파리는 한때 유럽의 수도로 불리기도 했어. 오래전부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예술가들이 하나둘 파리로 몰려들었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새로운 것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파리. 덕분에 파리 곳곳에서 위대한 예술가들의 솜씨를 느낄 수 있지. 프랑스에는 화려한 성과 궁전이 아주 많아. 특히 루이 14세가 완성한 베르사유 궁전은 프랑스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문화유산이야. 마리 앙투아네트가 살았던 곳으로도 유명해. 왕과 왕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사람들은 성과 궁전을 거닐며 프랑스 역사를 되새기지. 프랑스 사람들은 궁전 안 정원에서 휴식을 즐기곤 해. 궁전 안에 펼쳐진 드넓은 정원에서는 잘 가꾼 나무와 꽃밭을 볼 수 있어. 프랑스 사람들이 가꾼 정원은 마치 예술 작품 같아.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을 보면 왜 그렇게 말하는지 알 수 있어. 나무, 꽃밭, 분수가 화려한 건물과 조화를 이루지. 프랑스 사람들의 예술적인 감각을 엿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의 궁전을 찾아와. 프랑스에서는 왜 다양한 예술이 꽃피었을까? 바로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게 교육을 하기 때문이야. 아이들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생각하는 힘을 길러. 자유롭게 생각하고, 그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할 줄 아는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힘이 강해지지. 프랑스 사람들은 대부분 자유롭게 사는 것을 꿈꿔. 자유와 권리를 찾고자 프랑스 혁명을 일으킨 사람들, 즐거운 상상력으로 훌륭한 예술 작품을 쏟아 낸 사람들. 프랑스 사람들은 자유의 여신인 마리안이 생각과 마음을 자유롭게 지켜 준다고 믿어. 자유와 예술을 꿈꾸는 프랑스 사람들 하나하나가 바로 오늘날의 마리안이야! 사람들은 마리안의 정신을 행동으로 옮기려고 노력해요. ‘국경 없는 의사회’는 가난한 나라에 가서 의료 봉사를 하는 단체예요. 마리안의 정신을 이어받아 전쟁과 굶주림, 질병, 재해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어요.
꼬마 경찰 벨로가 들려주는 이탈리아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치아오! 잠깐! 신분증 좀 보여 줄래? 난 어린이 명예 경찰, 벨로야. 유적지 근처에 세계적인 도둑 ‘검은 그림자’ 무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말이야. 바로 로마를 대표하는 곳들이야. 검은 그림자가 저기 있다. 들키지 않게 조심조심 따라가 볼까? 후후, 폼페이의 최후처럼 검은 그림자의 최후도 얼마 남지 않았군. 피자와 파스타를 먹고 힘내자! 꼬르륵. 이런, 검은 그림자를 뒤쫓다 보니 밥시간이 된 걸 몰랐군. 우리, 맛있는 것 좀 먹고 갈까? 이탈리아에 왔으니까 피자나 파스타 정도는 꼭 먹어야지. 피자? 파스타? 뭐 먹을래? 좋아, 기분이다! 피자하고 파스타 둘 다 시켜! 이탈리아 사람들은 하루에 네다섯 끼를 먹어요. 그중에서 저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요. 저녁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의미를 넘어서,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가족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즐기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에요. 진실의 입. 거짓말을 한 사람이 진실의 입에 손을 넣으면 손이 잘린다는 전설이 있어요. 진실의 입은 아주 오래전 헤라클레스 신전 바닥의 하수구 뚜껑이었다는 말도 있지요. 에스파냐 광장. 약 400년 전 교황청의 에스파냐 대사가 이곳에 본부를 두면서 에스파냐 광장이라고 불리기 시작했어요.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온 이후 유명해져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로 붐벼요. 트레비 분수. 분수 안으로 동전을 던지는 횟수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소원이 다르대요. 하나를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고, 두 개를 던지면 원하는 사랑을 이룰 수 있대요. 포로 로마노. 포로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하는 광장’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예요.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지만 옛날에는 로마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었대요. 유네스코에서는 세계적으로 소중한 기념물, 유적지, 자연 지역 등을 지정해서 보호해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의 약 5분의 2가 이탈리아에 있어요. 로마 역사 지구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세계 문화유산인데, 원형 경기장인 콜로세움도 보호를 받는 유적 중 하나예요. 오래전부터 로마에 살았던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지. 아름다운 도시, 로마를 돌아다니다 보면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 왜 생겼는지 알게 될 거야. 그런데 아이고, 다리야. 검은 발자국이 바티칸 시국으로! 여기는 교황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시국이야! 검은 발자국이 왜 바티칸 시국에 있는 거지? 맞아! 나의 날카로운 추리에 따르면 범인들은 잘못을 저지르기 전, 꼭 신께 용서를 구하는 버릇이 있지! 그래서 검은 그림자도 여기에 온 게 틀림없어. 일단, 산피에트로 대성당으로 가 보자. 바티칸 시국에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거쳐 가는 곳이니까. 이런, 검은 깃털만 남기고 사라졌어! 콜로세움. 옛날에 검투사의 결투나 인간과 야생 동물의 싸움, 공공 오락 경기 등이 열렸던 곳이에요. 죄인을 벌하는 곳으로도 사용되었어요. 2007년에 새롭게 선정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이탈리아 최고의 건축물이에요. 로물루스와 레무스 신화 약 3,000년 전 이탈리아 테베레 강에 로물루스와 레무스라는 쌍둥이가 버려졌어요. 이들은 늑대 젖을 먹고 자랐지요. 훗날 로물루스가 나라를 세웠는데 그 나라가 바로 지금의 ‘로마’예요. 산피에트로 대성당. 전 세계 가톨릭교의 중심지예요. 바티칸 미술관과 함께 바티칸 시국을 대표하는 곳이지요. 라오콘 군상. 라오콘 군상은 약 2,000년 전에 만든 조각상인데, 1500년 무렵 밭을 갈던 농부가 발견했어요. 신의 노여움을 산 라오콘이 두 아들과 함께 뱀에게 감겨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어요. 피에타. 미켈란젤로가 1499년에 만들었어요.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슬퍼하고 있어요. 바티칸 시국은 로마 안에 있지만 이탈리아에 속하지 않는 가톨릭 교황국이에요 밀라노에 검은 깃털이! 따르릉따르릉! 여보세요? 뭐라고요? 밀라노에 수상한 사람들이 나타났다고요? 방금 옷을 사 입고 떠났다고요? 이런, 보통 놈들이 아니야. 완벽하게 다른 사람으로 변장을 하려는 게 분명해. 이거 점점 막막해지는데. 고풍스러운 건물과 최신 유행하는 옷에, 가방에 신발에. 역시 예술의 도시, 패션의 도시 밀라노답군! 그런데 검은 그림자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이탈리아 사람들은 함부로 건물을 부수거나 새로 짓지 않아요. 오래전에 만들어진 건물이라도 하나하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키려고 노력하지요. 밀라노는 옛것과 새것이 잘 어우러진 곳이지요. 사람들의 뛰어난 장인 정신과 예술성 덕분에 밀라노는 세계 패션의 중심이 될 수 있었어요. 물 위의 추격전, 베네치아! 여기는 물 위의 도시, 베네치아! 검은 그림자를 뒤쫓다 보니 여기까지 왔군. 아, 여기에서는 배를 타야 해. 저기, 녀석들이 탄 곤돌라가 보인다! 우리도 어서 곤돌라를 타자! 곤돌라. 곤돌라는 베네치아의 명물로, 주로 관광객들이 타는 교통수단이에요. 배의 몸체는 검은색이고, 양끝이 휘어져 올라간 모양인데, 뱃사공이 서서 노를 젓는 모습이 인상적이지요. 가면 축제 행렬 속으로 사라져 버렸어! 영차, 영차! 힘내! 녀석들의 배를 거의 다 따라잡았어. 각오해라, 문화 유적을 노리는 이 나쁜 놈들. 나 벨로와 친구들이 용서하지 않겠다! 꼼짝 마! 저런, 녀석들이 가면 축제 행렬 속으로 사라졌어. 이 사람도 아니고, 저 사람도 . 이런, 모두 가면을 써서 누가 누군지 모르겠어. 거의 다 잡았는데. 가면 축제. 베네치아에서는 해마다 2월이면 가면 축제가 열려요. 옛날 이탈리아는 귀족과 평민으로 신분이 나누어져 있었어요. 사람들은 가면 축제가 열리는 동안에는 신분을 감춘 채 누구나 평등하게 즐길 수 있어서 가면 축제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대요. 곤돌라 축제. 해마다 9월 첫째 주 일요일에 곤돌라 축제가 열려요. 화려한 배들의 행진이 끝나면 곤돌라 경주가 시작돼요. 오래전 베네치아를 침략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이곳의 처녀들을 납치해 가는 일이 벌어지고는 했어요. 그래서 청년들이 소리 없이 움직이는 작은 배를 타고 몰래 가서 처녀들을 구해 왔지요. 이 작은 배가 바로 ‘곤돌라’의 시작이었대요. 스파게티는 없냐고? 하하, 모르고 있었구나. 스파게티는 파스타의 한 종류야. 파스타는 이탈리아 면 요리 전부를 말해. 이탈리아의 파스타는 종류가 아주 많아요. 파스타의 여러 가지 모양을 보면 이탈리아 사람들이 얼마나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 감각을 지녔는지 알 수 있어요. 여러 가지 파스타. 폼페이의 최후! 여긴 또 어디냐고? 음,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고 여기저기 흙기둥만 남아 있지만, 이곳이 바로 전설의 도시 폼페이야.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한순간에 모든 것이 사라진, 시간이 멈춰 버린 곳이지. 약 2,000년 전에 나폴리 근처에 있는 베수비오산의 화산 폭발로 폼페이는 한순간에 화산재 속으로 사라졌어요. 아직도 발굴이 진행 중인 폼페이는 비밀이 벗겨지지 않은 신비와 전설의 도시예요. 레덴토레 축제. 해마다 7월이 되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레덴토레 축제의 불꽃놀이를 보려고 베네치아를 찾아요.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들은 굉장한 볼거리지요. 베니스 영화제. 베네치아는 독일 베를린, 프랑스 칸과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는 곳이에요. 곤돌라 축제와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데, 이때 베네치아는 축제의 도시가 돼요. 영화제를 상징하는 ‘황금 사자’는 베네치아의 상징인 날개 달린 사자상을 본떠 만든 것이라고 해요. 베니스는 베네치아의 영어 이름이에요. 산마르코 대성당. 성인 마르코의 무덤 위에 세워진 산마르코 대성당은 베네치아의 상징이지요. 나폴리에 나타난 검은 그림자!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 산타루치아. 녀석들이 노래를 부르며 우리를 놀리고 있어. 어, 산타루치아는 나폴리의 유명한 민요잖아. 그래, 맞아! 녀석들은 나폴리로 향하고 있는 거야! 아름다운 항구 나폴리에 무슨 볼일이 있지? 혹시 배를 타고 도망칠 곳을 알아보려는 건가? 카스텔 누오보. 카스텔 누오보는 ‘새로운 성’이라는 뜻이에요. 카스텔 델로보. ‘카스텔 델로보’는 ‘달걀성’이라는 뜻이에요. 이곳에 있는 감옥의 모양이 달걀을 닮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였대요. 또 깨지면 재앙이 온다는 달걀을 항아리에 넣어 땅에 묻은 다음, 성을 세웠기 때문에 달걀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말도 있지요. 나폴리. 나폴리는 굉장히 아름다운 도시예요.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지요. 아름다운 나폴리 항구의 경치를 보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이곳에 와요. 정의의 이름으로 너희를 체포한다! 역시 재빠른 놈들이군. 어느새 피렌체까지 오다니. 여기는 살아 있는 박물관, 피렌체야. 피렌체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 많아.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조각가인 미켈란젤로의 고향이기도 하지. 여기서 검은 그림자를 꼭 잡고 말겠어. 꼼짝 마라, 검은 그림자!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1475~1564) ‘신의 손’이라 부르는 미켈란젤로는 조각을 통해 단단한 대리석에 생명을 불어넣었어요. 미켈란젤로의 아름다운 흔적을 피렌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다비드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는 대리석 조각품 다비드예요. 미켈란젤로가 1501~1504년에 조각한 작품으로 5m가 넘는 거대한 돌을 깎아 만든 거예요.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광장과 시뇨리아 광장에 가면 이 작품의 복제품을 만날 수 있어요. 우피치 미술관. 세계 최고의 미술관 중 하나로 메디치 가문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을 토대로 만들었어요. 메디치 가문은 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했고 많은 예술 작품들을 수집했지요. 이곳에서는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등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어요. 문화유산만큼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들. 뭐라고? 검은 그림자가 아니라 유적들이 잘 보존되고 있는지 살피러 다니는 유네스코 조사관이라고? 휴, 정말 다행이야. 그럼, 이제 나는 집으로 돌아가야지. 얘들아, 나랑 같이 우리 집에 가지 않을래? 나 벨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너희에게 소개하고 싶어. 우리 가족이야. 수가 좀 많지? 이탈리아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대가족을 흔히 볼 수 있어. 이탈리아에서는 가족의 생일이나 명절 같은 특별한 날은 반드시 온 가족이 함께 보내려고 노력해요. 아이들의 학습 발표회 같은 작은 행사에도 가족 모두가 참석해서 축하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요. 할아버지, 할머니와 따로 사는 가정이 점점 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대가족 안에서 서로서로 도우며 살아가고 있어요. 대를 잇는 장인 정신! 내가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은 문화유산, 가족 말고도 하나가 더 있어. 어때? 멋있지? 할아버지랑 아빠가 직접 만든 슈퍼 카야!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고 부품도 하나하나 직접 만들어. 대단하지? 우리 집안은 옛날부터 차를 만들어 왔어. 이탈리아는 할아버지에게서 아버지로,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그리고 손자에게로, 이렇게 대대로 쌓아 가는 기술력이 세계 최고야. 우리는 그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나 역시 이러한 전통을 지켜서 세계 최고의 슈퍼 카를 만들 거야! 대를 잇는 장인 정신이 슈퍼 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품을 만들어 내고 있어요. 아리베데르치! 이제, 정말 헤어질 시간이네. 이탈리아 곳곳을 함께 여행해서 즐거웠어. 다음에 만날 땐 할아버지, 아버지께 물려받은 훌륭한 기술로 멋진 슈퍼 카를 만들어서 보여 줄게. 그땐 함께 내 슈퍼 카를 타고 이탈리아의 문화유산들이 잘 있는지 다시 보러 가자. 아리베데르치! 친구, 또 만나! ‘아리베데르치’는 다음에 또 만나자는 뜻의 이탈리아 인사말이에요.
아기 곰을 부탁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그륵, 그르륵. 현관 쪽에서 소리가 났어요. “아빠다!” 오늘은 아빠가 곰 인형을 사 오기로 했어요. 데이비드는 서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어요. ‘우아, 곰 인형이다!’ 데이비드는 창밖에 있는 커다란 곰 인형을 보자, 좋아서 펄쩍 뛰었어요. 그런데 왠지 이상했어요. 곰 인형이 눈을 깜빡깜빡, 코를 벌렁벌렁. “으악!” 데이비드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어요. 창문에 코를 박고 있는 건 인형이 아니라, 진짜 곰이지 뭐예요? 키가 딱 데이비드만 한 게 분명 아기 곰이었어요. ‘이걸 어떡하지?’ 데이비드는 마음이 급해졌어요. 어른들이 아기 곰을 보면 당장 북극곰 감옥으로 보내 버릴 게 빤하거든요. 얼음이 얼 때까지 아무리 잘 지켜 준다고 해도 아기 곰은 분명히 답답해할 거예요. 데이비드는 얼른 아기 곰을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왔어요. 엄마가 잠시 눈을 붙이는 사이, 데이비드는 아기 곰을 데리고 살금살금 걸어서 방으로 갔어요. 아기 곰은 배가 고픈지 자꾸만 손을 핥았어요. 데이비드가 연어 통조림을 들고 방으로 돌아왔을 때, 아기 곰은 메이플 시럽을 핥아 먹고 있었어요. “내 시럽을 몽땅 먹어 버리면 어떻게 해? 우리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거란 말이야.” 하지만 아기 곰은 데이비드의 말은 듣지도 않고 연어 통조림까지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 치웠어요. “데이비드, 어디에 있니?” 잠에서 깬 엄마가 뜨개실을 감아 달라고 찾고 있었어요. 엄마에게 아기 곰을 들키면 절대 안 돼요. 데이비드는 급히 인형들 틈에 자리를 만들었어요. “자, 여기에 꼼짝 말고 있어. 하하, 진짜 곰 인형 같아. 엄마가 절대 알아채지 못하실 거야.” 아기 곰은 커다란 곰 인형의 품에 쏙 들어갔어요. 엄마가 외출하자마자 데이비드는 아기 곰에게 달려왔어요. 아기 곰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어요. 엄마를 잃어버린 게 분명했어요. “엄마를 어디에서 잃어버린 거야?” 아기 곰은 데이비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지 곰 인형에게 안겨서 얼굴을 비비고만 있었어요. “아기 곰아, 어른들한테 들키기 전에 내가 엄마를 찾아 줄게. 망토를 두르고 모자도 쓰고 나가자.” “썰매 개야, 엄마 곰 못 봤니? 아기 곰이 엄마를 잃어버렸어.” 썰매 개는 엄마 곰을 보지 못했다는 듯 컹컹 짖기만 했어요. 이번에는 지나가던 북극여우에게 물어보았어요. “북극여우야, 엄마 곰 못 봤니?” 북극여우는 기운 없는 표정으로 데이비드를 힐끗 쳐다보고는 터덜터덜 걸어갔어요. 데이비드는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똑똑한 에마 아주머니를 떠올렸어요. 에마 아주머니는 아는 것도 많고, 프랑스 말도 아주 잘해요. 아주머니가 신문을 보며 혼잣말 했어요. “얼음이 녹아서 북극곰들이 사냥 못 하다니, 쯧쯧.” “아줌마, 혹시 엄마 곰 보셨어요?” “글쎄, 작은 얼음 위에서 낑낑거리고 있지 않나 몰라.” 에마 아주머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어요. ‘어떻게 하면 엄마 곰을 찾을 수 있을까?’ 아, 데이비드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튜브와 설상차만 있다면 문제없어요. 튜브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엄마 곰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데이비드는 집에 있는 튜브를 모조리 가져왔어요. 그리고 에마 아주머니에게 도와 달라고 했어요. 드디어 바닷가에 도착했어요. 데이비드는 튜브들을 엮어서 배처럼 만들었지요. 꽤 멋진 배가 되었어요. 데이비드는 살짝 언 바다 쪽으로 배를 밀었어요. 그러자 아기 곰은 기다렸다는 듯이 배에 폴짝 올라탔어요. 배는 얼음 위로 쭉 미끄러지더니 바다로 풍덩! 데이비드는 아기 곰에게 작별 인사를 했어요. 그리고 두 손을 모으고 속삭였어요. 바다야, 아기 곰을 부탁해! 꼭 엄마 곰을 만나게 해 줘. 아, 그때 저 멀리 새하얀 무언가가 보였어요. 하얗고 커다란 그것은 바로 엄마 곰이었어요.
5월 광장에서 만난 영웅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오늘은 5월 혁명 박물관에 가는 날이에요. 파비오가 선생님과 친구들을 기다리면서 비둘기와 놀고 있어요. 조금 있으면 5월 광장은 사람들로 꽉 찰 거예요. “나는 축구 영웅 세르지오다.” 단짝 친구 세르지오가 한바탕 소란을 피우며 다가와요. 이에 질세라 파비오가 나무 막대기를 주워 휘둘러요. “나는 파비오 장군이시다! 다들 길을 비켜라!” “너희 둘! 자꾸 장난치면 박물관에 못 들어갈 줄 알아.” 선생님이 무서운 얼굴로 소리쳐도 장난꾸러기들은 아랑곳하지 않아요. “어?” 파비오가 한참을 놀다가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어요. “세르지오! 선생님!” 파비오는 박물관 주변을 돌아다니며 친구들의 이름을 불러요.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 앞까지 가 보아도 아무도 보이지 않아요. 어느새 파비오는 마누엘 벨그라노 장군의 기마상 앞에 있어요. “괜히 영웅 놀이는 해 가지고.” “진짜 영웅을 만나 보지 않을래?”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려요. 파비오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벨그라노 장군의 말에 올라타 있어요. “벨그라노 장군님!” 파비오는 벨그라노 장군과 하늘로 날아올라요. 하늘에서는 대통령 궁도 카빌도도 아주 작게 보여요. “자, 진짜 영웅을 만나러 가 볼까?” 아르헨티나의 대통령 궁 이름은 카사 로사다예요. ‘분홍빛의 저택’이라는 뜻이지요. “여긴 살타라는 곳이란다. 여기서 에스파냐군을 물리쳤지.” 골짜기 아래에서는 군인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어요. 파비오는 왠지 자랑스러운 마음이 생겨요. “장군님, 저도 싸움에서 이겨서 영웅이 되고 싶어요.” “꼭 싸움에서 이겨야만 영웅이 되는 건 아니란다. 다른 영웅에게 데려가 주마.” 파비오와 벨그라노 장군은 말을 타고 다시 하늘로 날아올라요. 파비오와 벨그라노 장군은 다시 5월 광장으로 와요. 파비오가 두리번거리며 영웅을 찾아요. “저기, 힘세 보이는 아저씨예요? 저기, 무서워 보이는 경찰 아저씨예요?” 벨그라노 장군이 머리를 가로저어요. 그때 할머니들이 광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여요. “내가 말한 영웅은 바로 저분들이란다.” “에이, 장군님도 참! 어떻게 저 할머니들이 영웅이에요?” “저분들은 목요일 오후 3시만 되면 5월 광장에 나타나 걷기 시작하지. 사라진 자식들을 돌려 달라고 소리 없이 싸우는 거야. 이제 세상 사람들은 저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단다.” “아, 그래서 저 할머니들이 영웅이라는 거군요.” “그래, 싸우지 않고서도 영웅이 될 수 있는 거, 맞지?” 1976년에 권력을 쥐게 된 군인들이 죄 없는 사람들을 잡아가자, 어머니들이 자식들을 돌려 달라고 침묵시위를 했어요. 그 어머니들의 모임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지요. 멀리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파비오의 이름을 부르며 뛰어와요. “장군님, 친구들한테 정말 멋진 영웅을 만났다고 자랑할래요.” 파비오와 벨그라노 장군은 작별 인사를 해요. 선생님이 달려와 파비오를 꼭 안아 주어요. “파비오, 어디 있었니? 걱정했잖아!” “영웅을 만났어요.” 그러자 세르지오가 뽐내며 말해요. “거짓말, 영웅은 박물관 안에 있는걸. 우린 진짜 영웅을 많이 만났다고!” 진짜 영웅은 힘이 세거나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야.
태양의 나라, 태양의 축제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하얀 구름이 꿈꾸듯 머물러 있는 안데스산맥에 수산나가 사는 작은 마을이 있어. 쿠스코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태양제가 열려. 축제가 다가오면 마을 사람들은 누가 축제의 왕으로 뽑힐지 궁금해했어. 쿠스코는 페루 동남쪽 안데스산맥에 있는 도시로, 옛날 잉카 제국의 수도였어요. 올해는 수산나 아빠도 왕 후보로 나섰어. “얘들아, 수산나 아빠가 축제의 왕 후보로 나가셨대!” 학교에서 점심시간이 끝나 갈 무렵 알프레도가 소리쳤어. “왠지 수산나 아빠가 왕이 될 것 같아.” “설마 다른 후보도 많은데?” 친구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하는데, 수산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어. 그래도 아빠가 왕이 되지 못할 거라고 말한 친구는 조금 미웠지. 수산나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헐레벌떡 뛰어갔어. 엄마가 활짝 웃으며 수산나를 맞았어. “수산나, 아빠가 왕으로 뽑히셨단다.” “우아, 정말요?” 수산나는 기뻐서 팔짝팔짝 뛰었어. “수산나, 엄마 심부름 좀 해 줄래? 알파카 털을 깎고 있는 움베르토에게 구운 옥수수 좀 갖다주고 오렴. ” 수산나는 신이 나서 날아갈 듯 뛰어갔어. 움베르토는 판초도 벗어 던진 채 열심히 어린 알파카의 털을 깎고 있었어. “오빠, 옥수수 먹어. 내가 도울 일은 없어?” “넌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 수산나는 오빠의 말에 입을 비쭉 내밀었어. 뾰로통통 툴툴툴. 엄마는 아와나에 앉아 있었어. 주변에는 예쁜 색깔로 염색한 알파카 실이 쌓여 있었지. 알파카 실은 곧 화려하고 예쁜 옷으로 바뀔 거야. “엄마, 제가 도와드릴까요? 저도 한번 짜 볼게요.” “나중에 실컷 할 텐데 뭐하러 벌써부터 하려고. 친구들이랑 놀다 오렴.” 수산나는 엄마의 말에 입을 비쭉 내밀었어. 뾰로통통 툴툴툴. 드디어 내일이 태양제야. 아빠는 가족 앞에서 축제에서 할 동작을 해 보았어. “잉카여, 영원하라!” 웬일인지 아빠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았어. ‘아빠가 멋지게 해내야 할 텐데!’ 수산나는 아빠가 축제 때 실수할까 봐 조마조마했어. 드디어 태양제가 열리는 날이야. 쿠스코 광장은 벌써 사람들로 꽉 차서 발 디딜 틈도 없었어. 수산나 가족은 행렬을 따라 축제의 마지막 의식이 치러지는 언덕으로 갔지. 왕이 된 아빠를 만날 생각을 하니 수산나는 가슴이 콩닥거렸어. 성벽에 깃발이 꽂히고 횃불이 밝혀졌어. 재단 밑에는 병사들이 줄지어 있고, 알록달록한 전통 옷을 입은 여자들이 춤을 추었어. 사람들은 축제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지. 수산나는 까치발로 서서 아빠를 찾았어. 태양이 솟아오르고 왕이 재단에 올랐어. 화려한 옷을 입고 황금색 왕관을 쓴 수산나의 아빠는 진짜 잉카의 왕 같았어. 왕은 제물을 바치고 풍년을 기원했어. 아빠는 수산나와 눈이 마주치자 성큼성큼 다가왔어. 수산나는 괜히 입술을 쭉 내밀고 발끝만 내려다보았지. 아빠는 얼굴에 함박웃음을 짓더니 수산나를 번쩍 안아 빙글빙글 돌렸어. “수산나! 사랑하는 내 딸.” 뾰로통해 있던 수산나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어. 수산나는 어느새 가슴이 벅차올랐어. <태양의 나라, 태양의 축제>는 ‘태양제’를 준비하고 즐기는 페루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야. 태양제는 잉카 제국 때부터 이어져 온 남아메리카 3대 축제 중 하나야. 페루의 쿠스코에서 해마다 열리지. 수산나 가족과 함께 태양제를 구경하러 가 볼까? 남아메리카 3대 축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태양제는 태양신에게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던 것에서 시작했어요. 태양제는 해마다 쿠스코에서 열려요. 왕을 뽑아서 축제를 이끌도록 하는데, 왕 역할을 맡은 사람을 ‘잉카’라고 불러요. 잉카는 ‘태양의 아들’이라는 뜻이에요. 태양제의 왕은 페루 원주민인 케추아족 사람들 중에서 뽑아요. 페루 사람들은 잉카 제국의 전통인 태양제를 자랑스럽게 여겨요. 수산나의 오빠가 알파카 털을 깎고 있었지요? 알파카 털은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해서 고급 옷을 만드는 데 써요. 페루의 중요한 수출품이지요. 알파카와 비슷한 동물로 라마가 있어요. 라마는 높고 험한 안데스 산지에서 사람들의 짐을 날라 주기도 해요. 알파카와 라마는 안데스 원주민들에게 아주 소중한 동물이에요. 페루의 수도 리마는 바다 가까운 곳에 있어요. 한때 페루를 식민지로 삼은 에스파냐가 페루에서 물건을 쉽게 가져가기 위해 바닷가에 만든 도시지요. 그때 세워진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했어요. 리마는 바다와 가까운 사막 지대에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안데스콘도르는 페루를 대표하는 새예요. 페루 원주민들은 안데스콘도르를 신과 사람을 이어 주는 새로 신성하게 여겼어요. 페루에는 영웅이 죽으면 안데스콘도르로 다시 태어난다는 전설이 전해 와요. 페루를 대표하는 노래인 <엘 콘도르 파사>에도 이 새가 등장해요. 페루 중남부 안데스산맥에는 절벽 위에 유명한 유적이 있어요. 바로 잉카의 잃어버린 도시인 마추픽추예요. 계곡 아래쪽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공중 도시’라고도 부르지요. 높은 산 위에 돌로 된 여러 건물들이 아름답게 늘어서 있어요. 잉카인들이 어떻게 거대한 돌로 정교한 건축물을 만들었는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어요.
벽화로 마을을 구한 아틀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아틀은 작은 산골 마을에 살았어요. 아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또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부터 대대로 살아온 곳이었어요. 이곳에서 아틀의 가족은 옥수수와 콩을 키우며 살았어요.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것도 없었어요. 아틀은 그림을 잘 그렸어요. 아빠가 나무를 깎아서 주면 아틀이 쓱쓱 색칠을 했지요. 그러면 금세 재규어나 독수리 같은 멋진 동물 조각이 완성되었어요. 아빠는 그런 아틀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독수리가 나타났어요. 독수리는 마을 위를 빙글빙글 맴돌다가 산꼭대기로 사라졌지요. “독수리가 마을까지 내려오다니, 뭔가 알려 주려는 건가?” 아틀의 할아버지가 걱정스럽게 말했어요. 독수리가 나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 에스파냐 사람들이 나타났어요. 에스파냐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우리가 멕시코를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하면 너희도 부자가 될 것이다!” 그 말에 마을 사람들은 에스파냐 사람들을 따라갔어요. 에스파냐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을 광산에 몰아넣더니, 마음대로 주인 행세를 하기 시작했어요. 남자들은 온종일 굴을 파게 했고, 여자와 아이들은 돌을 나르게 했어요. 마을 사람들은 뒤늦게 후회했지만, 광산 일을 그만둘 수 없었어요. 광산에서는 매일 엄청난 양의 은 덩어리가 쏟아져 나왔어요.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차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졌고, 마을 사람들은 겨우 동전 몇 닢만 받았어요. 그러나 누구도 불평을 할 수 없었어요. 불평을 하는 순간, 무서운 채찍이 날아왔으니까요. 아틀이 잠시 쉬며 독수리 조각에 색칠하고 있을 때였어요. 광산 감독이 나타나 아틀의 독수리 조각을 내동댕이쳤어요. 그러자 독수리 조각의 날개가 부러져 버렸어요. 아틀이 울음을 터뜨리자 곧 매서운 채찍이 날아왔어요. 아틀의 비명을 듣고 엄마가 달려왔어요. 아틀의 등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어요.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더니 노예처럼 부려 먹을 속셈이었어.” 엄마는 아틀을 꼭 껴안고 흐느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얼굴이 하얀 신문 기자들이 마을을 찾아왔어요. 은으로 유명해진 아틀의 마을 이야기를 신문에 내기 위해서였지요. 신문 기자들은 광산 감독들을 따라 광산 이곳저곳을 다녔지만, 마을 사람들이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알지 못했어요. 아틀은 신문 기자에게 모든 사실을 알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기자들이 들고 다니는 사진기 때문에 감히 가까이 갈 수 없었어요. 사진기가 영혼을 빼앗아 간다며 어른들이 절대로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날 밤 아틀은 아무도 모르게 집을 나왔어요. 아틀은 작은 램프를 들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가 날이 밝을 무렵에야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 뒤로도 아틀은 밤마다 집을 나갔어요.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어요. 여느 때와 달리 소란스러운 날이었어요. 아틀의 마을에서 은이 많이 난다는 소문이 퍼져 많은 사람들이 광산을 구경하러 왔거든요. 아틀이 기다리던 순간이었어요. 아틀은 숨을 몰아쉬며 광산 한쪽으로 달려갔어요. 아틀이 밧줄을 잡아당기자, 벽을 덮고 있던 천이 걷혔어요. 벽을 본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벽에는 채찍을 휘두르는 에스파냐 사람들과 겁에 질린 마을 사람들이 그려져 있었거든요. 신문 기자들이 사진기로 벽화를 찍기 시작했어요. 아틀이 목청껏 소리쳤어요. “부자 따위는 되고 싶지 않아요! 당신들 나라로 돌아가요!”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여기 주인이다! 돌아가라! 돌아가라!” 신문 기자들이 이번에는 마을 사람들을 찍었어요. 하지만 누구도 사진기를 보고 도망치지 않았어요. 광산 이야기는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퍼져 나갔어요. 그리고 벽화가 찍힌 사진이 여러 나라 신문에 실렸어요. 멕시코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아틀의 벽화를 보게 되었지요. 그날 이후 에스파냐 사람들은 마을에서 사라졌고, 마을 사람들은 비로소 평화를 되찾았어요. 물론 아틀도 예전처럼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지요.
이르마의 탐험호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산티아고의 하늘은 매연으로 가득했어요. 아침에 떠오르는 해는 회색빛이고, 나뭇잎에는 뿌연 먼지가 앉아 있었지요. 그래서 이르마는 토요일을 기다렸어요. 토요일 아침이면 엄마가 이르마를 포도 언덕으로 데려다주었어요. 이르마의 할아버지는 시골에서 포도밭을 가꾸었어요. 적포도주를 만드는 붉은 포도밭에는 붉은 장미를, 백포도주를 만드는 청포도밭에는 흰 장미를 심었어요. 장미가 시들면 포도가 아픈 거예요. 껍질을 벗기지 않은 붉은 포도로 적포도주를 만들고, 붉은 포도의 껍질을 벗긴 알맹이나 청포도로 백포도주를 만들어요.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이르마를 번쩍 들어서 안아 주었어요. 멀리 안데스산맥이 보였어요. “이르마, 네게 보여 줄 게 있단다!” 할아버지는 이르마를 집 뒤쪽으로 데려갔어요. 그곳에는 바퀴가 커다랗고 튼튼해 보이는 자동차가 있었어요. “이르마의 탐험호란다, 멋지지?” 이르마는 할아버지를 따라 차에 탔어요. “세상의 끝에 가 보지 않을래?” “좋아요!” 이르마의 탐험호가 남쪽으로 달렸어요. 이르마와 할아버지는 밥시간이 되면 차 안에 있는 부엌에서 요리를 해 먹었어요. 그리고 밤이 되면 차 안에 있는 작은 침대에서 잠을 잤어요. “할아버지, 세상의 끝에는 왜 가는 거예요?” 이르마가 묻자 할아버지가 웃었어요. “난 평생 포도만 바라보고 살았단다. 더 늦기 전에 세상의 끝에 가 보고 싶구나. 어릴 때부터 꿈이었거든.” “세상의 끝에 뭐가 있는데요?” “글쎄다, 가 봐야 알겠지.” 이르마의 탐험호가 부릉부릉 힘차게 달렸어요. 남쪽으로 갈수록 날씨가 추워졌어요. 바람이 불 때는 눈송이가 날리기도 했어요. 할아버지는 이르마에게 두툼한 거위털 옷을 꺼내 주었어요. 목도리를 두르고 모자까지 눌러쓰자, 이르마의 동그란 눈만 보였어요. 이르마는 길을 따라 이어지는 산줄기를 바라보았어요. 어떤 봉우리는 하늘에 닿을 듯 높았어요.밤이 되면 산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이르마의 탐험호를 흔들었어요. 이르마는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었어요. “할아버지, 북쪽에는 뭐가 있어요?” “사백 년 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는 아타카마 사막이 있지. 거기에 간다면 아마 여기가 그리워질 거다. 아주 더운 곳이거든. 세상에서 가장 메마른 곳이기도 하고…….” 아타카마 사막의 일부 지역은 지금껏 단 한 번도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메마른 곳’이라고 해요. 이르마는 할아버지의 지도를 살펴보았어요. 칠레는 마치 기다란 뱀처럼 보였어요. “다른 쪽으로 가면 뭐가 있어요?” “동쪽으로 가면 안데스산맥으로 막혀 있고, 서쪽으로 가면 세상에서 가장 넓은 바다인 태평양과 만난단다.” 이르마의 탐험호가 산속으로 들어왔어요. 골짜기 사이로 난 구불구불한 길을 달렸어요. 며칠을 달려 세상의 끝에 도착했어요. 그곳은 땅이 끝나고 남극해가 시작되는 곳, 깊은 산골짜기까지 바다가 들어와 있는 곳이었어요. 할아버지는 이르마가 바람에 날아갈까 봐 손을 꼭 잡았어요. “저기, 펭귄이 있다.” 쓸쓸한 바닷가에 펭귄들이 서 있었어요. 펭귄과 이르마는 오랫동안 서로를 바라보았어요. 이르마의 탐험호가 다시 집을 향해 달렸어요. 며칠 동안 달리자 바람이 약해졌고, 초록빛 과수원과 밭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이르마는 노래를 불렀고, 할아버지는 노랫소리를 들었어요. 집에 돌아온 이르마는 아타카마 사막에도, 안데스산맥에도 가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고개를 저었어요. “할아버지께서 편찮으셔. 다 나으시면 함께 가자.” 기다리다 못한 이르마가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할아버지가 힘없이 말했어요. “그래, 더 늦기 전에 안데스산맥을 보러 가자.” 할아버지는 하얀 환자복을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어요. 이번에는 아빠가 이르마의 탐험호를 운전했지요. 동쪽으로 한참을 달리자 하늘 높이 솟은 산봉우리가 보였어요. 바로 안데스산맥에서 가장 높은 아콩카과산이었어요. 할아버지가 눈 덮인 아콩카과산을 바라보며 말했어요. “난 평생 포도 언덕보다 높은 곳에는 가 보지 못했지. 이르마야, 저 높은 곳에 꼭 올라가 보아라. 할아버지가 본 것보다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을 테니.”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르마는 자꾸 뒤를 돌아보았어요. 이 길을 꼭 기억하고 싶었거든요. 언젠가 다시 찾아올 테니까요. 한 달 뒤, 할아버지는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이르마는 이르마의 탐험호 운전석에 앉아 보았어요. 그리고 눈 덮인 산꼭대기에 꼭 올라가겠다고 다짐했어요. 하늘나라와 가까워서 할아버지 목소리가 들릴지도 모르니까요. “그렇죠, 할아버지?” 이르마가 속삭이자 저 멀리 구름이 흩어졌어요.
배 속에서 룸바를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이른 아침, 덜컹거리는 낙타 버스가 사람을 한가득 싣고 달려요. 엄마는 공원 앞에서 내릴 거예요. 엄마는 공원의 청소부거든요. 엄마는 자리에 앉아 있는 동안에도 노래를 흥얼흥얼해요. 엄마가 버스에서 내려 공원 안으로 들어갈 때, 빗자루를 손에 쥘 때, 그리고 쓱싹쓱싹 비질을 할 때, 그때마다 엄마는 조금씩 다르게 노래하고 춤춰요. 어? 즐거운 소리가 들려요. 탁 타다 탁 타다 무언가 두드리는 소리, 팅가팅가 줄 튕기는 소리. 그리고 사람들이 흥얼거리는 소리. 오늘도 엄마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인 거예요. 엄마, 아기들은 잠을 푹 자야 해요. 엄마가 계속 엉덩이를 흔들어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내 생각 좀 해 주세요! 엄마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에요. 엄마는 쌀과 설탕을 사러 집 근처 가게로 향해요. 그런데 엄마가 걸음을 멈추어요. 떠들썩한 소리 때문이에요. 분명히 카리요 할아버지의 집에서 들려오는 소리일 거예요. 나는 엄마가 쌀을 사러 가는 것을 잊어버릴까 봐 있는 힘껏 발길질을 해요. 엄마, 난 정말 배가 고파요. 빨리 집에 가요!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 아빠와 만나요. “으앙!” 긴 터널을 뚫고 나와서인지 힘이 들어요. 그렇지만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보니 저절로 엉덩이가 들썩여요. 쿠바에서는 쌀, 콩, 식용유, 설탕, 비누, 치약 같은 것들을 사려면 자기가 사는 지역에 있는 가게에 가야 해요. 그곳에 가면 정부에서 보조하는 금액만큼 싼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지요. 사람마다 가구마다 정해진 양만큼만 살 수 있어요.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걱정했어. 그런데 이렇게 춤추니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언제나 즐거워. 사실 우리 동네 사람들은 걱정이 참 많아요. 아니, 쿠바 사람들은 걱정이 많아요. 힘든 일도 많고요. 그래서 날마다 춤을 추는 건지도 몰라요. 춤을 추는 동안에는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어 즐겁거든요. 춤을 추니까 배고픈 것도 잊게 돼. 오늘 아내에게 잘해 주지 못해서 속상했는데, 몸을 흔드니 위로가 돼. 이런, 큰일이에요. 또 엄마 곁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요. 카리요 할아버지는 숟가락을, 알폰소 아저씨는 빈 나무 상자를 두드리면서 와요. 심부름을 가던 로카도 할 일을 까맣게 잊었나 봐요. 엄마는 내가 배 속에 있다는 것도 잊은 거 같아요. 벌써 밤이에요. 잠을 자려는데, 아직도 몇몇 집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와요. 종일 콩가를 만든 아빠와 춤을 춘 엄마가 창으로 들어오는 음악 소리에 맞추어 발을 까딱거려요. 룸바를 들으면 몸이 간지러워져요. 리듬에 맞추어 저절로 몸을 흔들게 돼요. 나는 우리 동네에서 가장 춤을 잘 추는 아이, 아리스예요. 엄마, 고마워요! <배 속에서 룸바를>은 룸바를 사랑하는 쿠바 사람들의 이야기야. 룸바는 쿠바에서 완성되어 널리 알려진 음악과 춤이야. 쿠바 사람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음악에 맞추어 신나게 춤을 추며 행복해하지. 배 속에서부터 춤을 배우는 주인공 아리스와 함께 쿠바로 떠나 볼까? 쿠바 음악은 에스파냐 음악, 아프리카 음악, 원주민 음악이 서로 섞여 만들어진 음악이에요. 그래서 갈래도 다양한데, 그중 잘 알려진 것은 아프리카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은 룸바, 맘보, 차차차 같은 갈래예요. 이런 음악은 원래 종교의식에서 출발했어요. 쿠바는 정치가 불안하고 사람들의 생활이 넉넉하지 못해요. 하지만 사람들은 음악을 즐기며 여유롭게 살아가려고 노력해요. 쿠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해요.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늘 음악이 있지요. 사람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낙천적으로 생활해요.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시에서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기다란 자동차를 볼 수 있어요. 바로 낙타 버스예요. 등에 두 개의 혹이 난 낙타의 모습을 닮아서 낙타 버스라고 불러요. 낡은 트럭을 개조해서 만든 이 버스에는 몇백 명이 탈 수 있어요. 아바나시의 명물로, 아바나시민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온 관광객들도 많이 이용해요.
세계인이 모여 만든 나라 미국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헬로!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남의 햄버거를 빼앗아 먹으면 절대 안 돼. 플로리다주에서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수영복을 입은 채 노래하면 벌을 받지. 주마다 지키기로 약속한 것들이 다른 나라, 여기는 미국이야. 한반도의 약 44배나 되는 큰 땅덩이에 세계 곳곳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 여러 색깔로 짜 맞춘 모자이크 같은 나라지. 이곳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하지?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달라요.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법, 운전 면허를 따거나 결혼할 수 있는 나이를 정한 법 등이 다르지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목장을 해 왔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원래 영국 사람이었는데, 캘리포니아주에 와서 소를 키우며 살기 시작했어. 캘리포니아주에는 우리 할아버지처럼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 내 친구 스티브네는 아프리카에서 왔고, 제임스네는 중국에서 왔어. 스티브와 제임스와 나는 피부색도 다르고 집 안 풍경도 다르지만, 사이좋게 어울려 지내는 좋은 친구야. 캘리포니아주에는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아요. 미국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기도 해요. 골드러시. 1848년 캘리포니아주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세계 여러 나라 사람이 미국으로 몰려들었어요. 어떤 사람은 금을 캐고, 어떤 사람은 농작물을 재배하고, 또 어떤 사람은 소나 말을 키우며 살아갔어요. 올드 새크라멘토. 캘리포니아주의 올드 새크라멘토에 가면 골드러시가 한창이던 때의 풍경을 만날 수 있어요. 거리, 기찻길, 상점 등을 옛 모습 그대로 만들어 놓았어요. 말을 타고 소를 몰던 남자들을 카우보이라고 해요. 미국 서쪽의 넓은 평원에서 활동했어요. 카우보이 하면 기다란 올가미 줄, 가죽점퍼, 흔히 카우보이모자로 알려진 텐갤런 모자 등이 떠오르지요. 캘리포니아주에서 만난 영화 주인공들. 잠깐, 캘리포니아주에 왔는데 그냥 가려고? 할리우드에서 영화 한 편은 보고 가야지. 만화 영화? 코미디 영화? 공상 과학 영화? 말만 해. 할리우드에서는 어떤 영화라도 만들 수 있어. 사라 잭슨이 주인공인 신나는 영화를 기대해 줘. 디즈니랜드.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는 만화 영화 제작자인 월트 디즈니가 만든 디즈니랜드가 있어요. 이곳에 가면 백설 공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신나는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어요.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만화 영화 속 주인공들이에요. 원래 인디언이 주인이던 미국 땅에 다른 나라 사람들이 건너와 살기 시작한 곳이거든. 인디언들은 다른 나라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에게 담배나 옥수수 기르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 이민자들은 거두어들인 곡식을 인디언들과 나누어 먹었지. 미국에는 추수 감사절 외에도 많은 축제들이 있어요. 핼러윈. 10월 31일에는 핼러윈이 열려요. 집마다 호박으로 만든 등을 달고, 아이들은 주로 유령이나 마녀 분장을 하고 사탕을 얻으러 다녀요. 크리스마스. 12월 25일은 크리스마스로, 미국 곳곳에서 성대한 축제가 열려요. 집 안과 밖에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고 가족들이 모여 선물을 주고받아요. 독립 기념일.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 기념일이에요. 미국이 영국에서 독립했다고 선언한 날이지요. 독립 기념일에는 전국에서 불꽃놀이를 하며 축하해요. 처음에 이민자와 인디언은 서로 도우며 살기도 했지만, 늘 사이가 좋았던 것은 아니야. 우리 인디언들은 땅을 빼앗기고 쫓겨나기도 했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는 지금도 인디언 말을 쓰고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려고 노력해. 애리조나주는 미국에서 인디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에요. 모뉴먼트 밸리의 인디언 보호 구역에 사는 인디언들은 농사를 짓거나 전통 공예품을 만들면서 살아가요.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인디언들과 자주 싸움을 벌였어요. 인디언들은 낯선 사람들에게 땅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했지요. 하지만 인디언이 가진 활과 화살로는 총을 가진 이민자들을 이길 수 없었어요. 그랜드 캐니언. 모뉴먼트 밸리와 가까운 곳에 그랜드 캐니언이 있어요. 20억 년 전에 생겼을 거라고 짐작하는 이 거대한 협곡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골짜기예요. 미국을 대표하는 국립 공원이자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자연유산이지요. 아이오와주에서 본 옥수수밭. 우리 옥수수밭에서 뭐 하고 있니? 길을 잃었다고? 아이오와주에 와서 함부로 밭에 들어갔다가는 큰일 나. 난 앤이야. 아빠를 따라 옥수수를 따러 왔어. 옥수수밭이 이렇게 넓은데 어떻게 하느냐고? 옥수수를 심거나 딸 때 기계가 도와주니까 걱정 없어. 해도 저무는데 우리 집에서 저녁 먹고 가지 않을래? 우리 엄마가 만든 애플파이는 아주 맛있거든! 미국은 세계에서 옥수수가 가장 많이 나는 나라예요. 그중에서도 아이오와주의 생산량이 으뜸이지요. 애플파이. 미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가 애플파이예요. 설탕에 조린 사과가 들어간 파이로, 미국 사람들이 엄마가 해 준 요리 하면 맨 먼저 생각하는 요리라고 해요. 미국은 땅이 넓고 기후가 다양해서 쌀, 보리, 콩, 밀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요. 농부의 수는 적어도 기계로 농사를 지어서 생산량이 무척 많아요.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농작물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예요. 루이지애나주에서 들은 재즈 이야기. 안녕, 난 맥스야. 루이지애나주에서 가장 큰 도시, 뉴올리언스에 살고 있어. 오래전 이곳의 사탕수수 농장에서 많은 흑인 노예가 피땀 흘리며 일을 했어. 흑인들은 힘든 생활을 잠시라도 잊으려고 노래를 불렀지. 미시시피강을 따라가는 유람선에서는 그 흑인들이 시작한 음악, 재즈를 들을 수 있어. 난 언제나 음악이 흐르는 뉴올리언스가 정말 좋아. 뉴올리언스는 재즈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해마다 4월에 재즈 축제가 열릴 때면 전 세계 재즈 연주가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어요. 빠른 리듬에 맞추어 말하듯이 노래하는 랩, 곡예 같은 춤인 브레이크 댄스 등으로 이루어진 힙합 문화도 미국의 흑인들을 중심으로 시작했어요. 워싱턴에서 만난 링컨 대통령. 수많은 흑인 노예가 옥수수 농장과 사탕수수 농장에서 억지로 일을 할 때, 이것이 옳지 않다고 말한 사람이 있었어. 바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야. 미국의 많은 사람들이 링컨 대통령을 존경해. 내 꿈은 링컨 대통령 같은 훌륭한 대통령이 되는 거야. 내 이름은 존이야.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에 살아. 워싱턴은 미국 50개 주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특별한 곳이지. 난 꼭 대통령이 되어 백악관에서 살 거야. 링컨은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이에요. 링컨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평등한 권리와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노예 해방을 위해 힘썼어요. 오하이오주에서 만난 발명왕 에디슨. 미국 사람들이 존경하는 사람 하면 토머스 에디슨을 빼놓을 수 없지. 에디슨은 우리 오하이오주의 자랑이야. 에디슨이 어떤 사람이냐고? 우리가 밤에도 환한 불빛 아래서 생활할 수 있게 해 준 사람이야. 에디슨이 40시간 동안 밝은 상태로 있는 전구를 발명했지. 난 오하이오주에 살고 있는 꼬마 발명가 샘이야. 이건 비밀인데, 요즘 나는 하늘을 나는 신발을 연구하고 있어. 언젠가 에디슨 같은 발명가가 되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거야. 에디슨의 발명품은 1,000개가 훨씬 넘어요. 전구, 영사기, 축음기 등 다양한 물건을 발명했지요. 1879년에 완성한 백열전구는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들과 달리 오래 사용할 수 있어서 그 가치가 높았어요. 그리고 영사기 덕분에 영화 산업이 크게 발전했어요. 에디슨은 오하이오주 밀란에서 태어났어요. 초등학교에 들어갔지만 겨우 3개월 만에 퇴학을 당했어요. 게다가 집이 가난해서 12살 때부터 신문팔이해야 했지요. 하지만 발명에 관심이 많아서 실험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 덕분에 세계를 놀라게 한 물건을 많이 발명했어요. 플로리다주에서 들은 우주 이야기. 3, 2, 1, 0! 발사! 드디어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됐어! 디스커버리호는 우주 정거장에 필요한 장비를 전해 줄 거래. 난 카렌이야. 오늘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된다고 해서 구경 왔어. 플로리다주에는 항공 우주를 연구하는 케네디 우주 센터가 있어. 그래서 우주선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지. 선생님이 그러는데, 머지않아 누구나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을 거래.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신나지? 미국은 1973년에 최초의 우주 정거장인 스카이랩을 만들어 발사했어요. 연구원들이 이곳에서 지내며 우주와 관련된 연구를 했지요. 지금은 새로운 우주 정거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어요. 케네디 우주 센터는 미국 항공 우주국(NASA)에서 만든 로켓 발사 기지예요. 아폴로 11호가 이곳에서 발사되었어요. 아폴로 11호는 세계 최초로 사람을 태우고 달에 착륙한 우주선이에요. 아폴로 11호에 탔던 닐 암스트롱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을 밟은 사람이에요. 일리노이주에서 들은 야구 이야기. 미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뭐니 뭐니 해도 야구야! 미국 아이들은 누구나 야구하면서 자란다고 해도 될 정도지. 그래서인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아. 야구 경기가 열리면 우리 가족은 도시락을 싸 들고 야구장에 가. 시카고 화이트삭스팀을 응원해야 하거든. 미국 사람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야구를 좋아해요. 미국에는 최고 수준의 프로 야구 연합인 메이저 리그가 있어요. 매년 시합을 여는데, 이때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요. 미시간주에서 만난 자동차. 자동차들이 참 멋있지? 미국은 자동차를 많이 만드는 나라로 세계에서 손꼽혀. 저기에 우리 아빠가 만든 자동차도 있어. 우리 아빠는 유명한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거든. 나는 헨리,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살아. 미시간주에는 자동차 공장이 모여 있어. 이곳에 오면 근사한 자동차들을 구경할 수 있지. 미국은 땅이 워낙 넓어서 자동차를 타지 않으면 움직이기 불편해요. 그래서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자동차를 한두 대씩 가지고 있어요.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헨리 포드 박물관에 가면 포드 자동차 회사에서 만든 수많은 자동차를 구경할 수 있어요. 국제 연합 본부 국제 연합(United Nations)을 줄여 유엔(UN)이라고 불러요. 뉴욕에 본부가 있어요. 유엔은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전쟁을 막고 세계 평화를 지키자는 뜻을 모아 1945년에 만들어진 국제기구예요. 가난, 기후 변화, 자연재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지요. 또한 국가 간에 생겨난 갈등을 조절하고, 싸움이 있는 나라에는 평화 유지군을 보내기도 해요. 뉴욕주에서 만난 자유의 여신상. 안녕, 난 뉴욕주에 사는 라마야. 우리 가족은 얼마 전에 인도에서 이민을 왔어. 해마다 수많은 사람이 우리처럼 미국으로 이민을 와. 아빠가 그러는데 미국은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는 나라래. 그래서 열심히 일한 만큼 잘살 수 있대. 미국에서 제일 처음 우리를 반겨 준 것은 바로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었어. 우리 가족은 자유의 여신상을 보면서 미국에서 행복하게 살자고 다짐했어.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의 상징이에요. 프랑스가 미국의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선물했어요. 자유의 여신상은 높이가 46m인데 손가락 하나의 크기만 2m가 넘어요. 오른손에는 횃불을, 왼손에는 독립 선언서를 들고 있어요.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들. 미국이 워낙 넓어서 겨우 10개 주와 워싱턴밖에 보지 못했어. 저마다 개성이 뚜렷해서 마치 여러 나라를 여행한 것 같지? 각각의 주가 다른 것처럼 미국 사람들은 서로 피부색도 다르고, 조상도 다르고, 문화의 뿌리도 달라. 그래서 때때로 오해나 다툼이 생기기도 하지. 하지만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를 만들었어. 미국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어 보지 않을래?
지구를 살리는 브라질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올라! 내 이름은 라자르. 나는 브라질의 아름다운 도시, 사우바도르에 살아. 나는 지구의 중요한 비밀을 알고 있어. 지구를 살리는 놀라운 비밀 말이야. 쉿! 지구를 살리는 건 바로 브라질이야. 어떻게 한 나라가 지구를 살릴 수 있냐고? 그건 브라질에 아주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이야. 궁금하지? 여자들도 씩씩한 와우라족. 와우라족은 축제를 좋아해요. ‘패키’라는 열매의 이름을 딴 패키 축제가 유명한데, 이 축제에는 남자만 참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우카우카 축제는 누구나 즐길 수 있어요. 우카우카 축제 때는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따로따로 힘겨루기를 하지요. 카야포족. 카야포족은 만 년 전부터 아마존 열대 우림에 살았다고 전해 와요. 나무를 태워 땅을 기름지게 만들어 농사를 지어요. 용맹한 마티스족. 마티스족은 아주 용맹하기로 이름난 부족이에요. 옛날부터 얼굴을 재규어처럼 꾸몄어요. 사냥할 때는 ‘자라바타나’라는 긴 통을 입에 대고 훅 불어서 활을 쏘아요. 지구를 숨 쉬게 하는 아마존 열대 우림. 브라질에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 우림이 있어. 왜 지구의 허파냐고? 지구를 숨 쉬게 해 주니까. 아마존 열대 우림은 전 세계에 필요한 산소의 4분의 1 정도를 만들고, 엄청나게 많은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거든.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 우림이 있는 나라, 브라질! 그러니 브라질이 지구를 살리는 거 맞지? 아마존 열대 우림을 지키는 사람들. 깊고 푸른 열대 우림에는 인디오들이 살아. 인디오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숲을 지키며 자연과 어울려 살아왔어. 대부분이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생활해. 뛰어난 사냥꾼 야노마미족. 죽은 사람을 화장해 그 뼈를 물에 개어서 마시면 죽은 사람의 영혼이 함께한다고 믿어요. 이 부족은 어린아이들도 사냥을 잘해요. 아마존 열대 우림의 특별한 동식물. 아마존 열대 우림에는 다양한 부족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어. 지구에 사는 생명체의 절반 정도가 이곳에 산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거야. 이곳에는 다른 데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동물들도 많이 살아. 아마존 열대 우림에는 모양이 특별하거나 특별한 역할을 하는 식물들도 많이 있어. 아마존 열대 우림은 사람과 신기한 동식물이 한 가족처럼 어우러져 사는 곳이야. 피라냐. 이빨이 날카로운 피라냐는 고깃덩어리를 순식간에 먹어 치워요. 성질이 사나워서 배가 많이 고플 때는 사람을 공격하기도 해요. 아나콘다. 몸집이 아주 큰 뱀 중 하나예요. 몸길이가 6~10m나 돼요. 버스 길이만큼 길고 무게도 많이 나가지요. 독은 없지만 동물이나 사람을 숨 막히게 해서 죽이기도 해요. 피라루쿠. 세상에 피라루쿠보다 큰 민물고기는 없어요. 가장 큰 것은 몸길이가 5m에 달해요. 몸집이 크고 맛이 좋아서 인디오들이 즐겨 먹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마릿수가 적어져서 함부로 잡을 수 없어요. 피라루쿠의 커다란 비늘은 구둣주걱으로 사용하기도 해요. 나무늘보. 귀가 어둡고 행동이 느린 나무늘보는 아마존 열대 우림과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물속에서는 헤엄을 잘 치지요. 나무늘보는 몸이 비교적 가벼워서 나무에 오래 매달릴 수 있어요. 아마존강돌고래. 아마존강돌고래는 강에 사는 돌고래인 보토 중에서 가장 커요. 아마존강돌고래는 몸 빛깔이 분홍색으로 보이기 때문에 분홍돌고래로 알려져 있어요. 인디오들은 아마존강돌고래를 신성하게 여겨요. 리아나. 열대 우림에서 자라는 덩굴 식물로, 사다리처럼 생겨서 원숭이 사다리라고도 불러요. 인디오들은 이 덩굴 식물로 수공예품을 만들기도 해요. 과라나.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만 자라는 식물로, 꽃이 크고 향기가 무척 좋아요. 인디오들은 옛날부터 몸의 피로를 풀고 머리를 맑게 하려고 이 열매를 사용했어요. 브라질 사람들은 과라나 음료를 좋아해요. 헬리코니아. 로스트라타 생김새 때문에 ‘바닷가재의 발톱’이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아나토 인디오 중에는 이 열매에서 얻은 빨강 물감을 온몸에 바르고 전쟁에 나간 부족도 있었어요. 큰가시연꽃. 잎이 아주 커서 어린아이가 앉아도 가라앉지 않아요. 잎의 아랫부분은 붉은색이고, 가시처럼 보이는 털이 나 있어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따서 ‘빅토리아 연꽃’이라고도 해요 지구의 찌꺼기를 걸러 주는 판타나우. 아마존 열대 우림이 지구를 숨 쉬게 한다면, 판타나우는 지구의 찌꺼기를 걸러 줘. 찌꺼기가 걸러지지 않으면 물도 나무도 썩어서, 동물이나 사람이 살 수 없게 돼. 판타나우는 지구에서 아주 중요한 습지야. 판타나우에도 엄청나게 많은 생물이 살고 있어. 새들이 습지에 사는 생물을 잡아먹으러 오고, 또 그 새들을 잡아먹으러 다른 동물들이 모여들거든. 아마존 열대 우림과 판타나우가 있는 나라, 브라질! 왜 브라질이 지구를 살린다는 건지 확실히 알겠지? 판타나우 습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 습지로, 크기가 한반도의 10배도 넘어요. 판타나우는 브라질, 볼리비아 그리고 파라과이에 걸쳐 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브라질에 있어요. 브라질의 판타나우 지역은 유네스코에서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했어요. 세계에서 가장 큰 이구아수 폭포. 브라질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 우림과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 습지만 있는 게 아니야. 폭포 중에서 가장 큰 이구아수 폭포도 있어. 이구아수 폭포는 너비가 4km에 이르는데, 270여 개의 폭포로 나뉘어 있어. 이 중에서 가장 큰 폭포인 ‘악마의 목구멍’은 아파트 30층 정도 높이로 밑에서는 꼭대기가 보이지 않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모두 이 폭포를 국립 공원으로 정했지.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 모두 볼 수 있어. 1918 세계 3대 폭포는 이구아수 폭포, 나이아가라 폭포, 빅토리아 폭포예요. 이구아수 폭포는 다른 두 개의 폭포를 합한 것보다 커요. 삼바와 함께 즐거운 사람들. 해마다 2월이 되면 리우데자네이루는 삼바 음악으로 물결쳐.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삼바 축제가 열리거든. 브라질 사람들은 “모든 것은 삼바로 끝난다.”라고 말하곤 해. 브라질에서 삼바 축제는 1년 동안 기다리는 소풍 같은 거야. 삼바 축제는 브라질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줘. ‘가난한 사람의 행복은 카니발에 대한 꿈. 사람들은 꿈을 위해 1년 동안 열심히 일한다네.’ 이런 노랫말도 있지. 삼바 축제가 다가오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리우데자네이루로 모여들어. 유명한 항구 도시인 리우데자네이루에 온 사람들이 꼭 가는 곳이 있어. 바로 코르코바도산! 이 바위산에 올라가면 아름다운 코파카바나 해변을 볼 수 있어. 삼바의 리듬을 느낄 수 있는 곳, 사우바도르. 이제 사우바도르 이야기를 해 볼까?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 사우바도르야말로 하루도 쉬지 않고 삼바를 만날 수 있는 곳이야. 옛날에 포르투갈이 브라질을 지배했을 때 아프리카 사람들이 농장의 노예로 끌려왔어. 그때 건너온 아프리카 사람들의 전통춤에 포르투갈의 음악이 더 해져 삼바가 만들어졌지. 환경 도시, 꿈의 도시, 희망의 도시. 이 모두가 쿠리치바의 별명이야. 이 도시에는 공원과 나무가 무척 많아. 그리고 ‘쓰레기가 아닌 쓰레기’도 많지. 다시 쓸 수 있는 쓰레기를 모아서 가져가면, 양배추, 감자, 바나나 같은 음식으로 바꿔 줘. 그러니까 쓰레기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 도시를 새롭게 만드는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 우림과 습지와 폭포가 있는 브라질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생태 도시를 만들었어. 바로 쿠리치바! 쿠리치바는 사람들이 자연과 가깝게 살려고 계획하고 만든 도시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쿠리치바를 부러워하지. 쿠리치바에는 지하철이 없는 대신 전기 버스가 다녀. 이 버스는 요금도 싸고 어디든지 빠르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동차가 있어도 버스를 타고 다니지. 쿠리치바는 자연 중심으로 만든 계획도시예요. 도시 곳곳에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원이 있어요. 유엔(UN)의 ‘우수 환경과 재생상’을 받았고,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정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로 뽑히기도 했어요. 브라질에서 가장 큰 도시,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는 브라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야. 그렇다면 브라질에서 가장 큰 도시는 어디일까? 바로 상파울루! 상파울루는 인구가 많고, 공장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야. 그리고 상파울루는 커피로도 유명해. 상파울루 주변에서 난 커피들이 이곳에 모였다가 세계 곳곳으로 팔려 나가지.
모래 괴물을 막아라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너희 땅으로 가!” “우리 소 때리지 마!” 카딤과 딤바가 또 싸웠어요. 딤바네 소가 카딤네 땅콩밭에 들어갔거든요. 딤바네 소는 원래 풀밭을 돌아다니며 풀을 뜯어 먹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자꾸 땅콩밭을 헤집었어요. 모래 괴물 때문에 풀밭이 줄어들어서 배가 고팠기 때문이에요. 그때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싸웠지요.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졌어요. “도망쳐! 모래 괴물이 또 왔다!” 거센 바람에 날아온 모래 괴물이 온몸을 때렸어요. 사람들은 집 안으로 달아났어요. 모래 괴물은 무서운 소리를 내며 집을 날려 버릴 듯이 날뛰었어요. 올해로 벌써 몇 번째인지 셀 수 없었어요. 모래 괴물이 지나간 뒤, 길에도 땅콩밭에도 모래가 수북이 쌓였어요. 사람들은 천 년 된 바오바브나무 아래에 사는 은디아예 할머니를 찾아갔어요. 할머니가 모래를 날리며 주문을 외우자 별빛을 받은 모래 속에서 무엇인가 보였어요. “지구가 뜨거워진다. 사막에 잠들었던 모래 괴물이 깨어났다. 땅콩이 말라 죽고 소들은 굶어 죽는다. 사막이 넓어지고 세상이 말라 버린다. 모래 괴물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할머니는 무서운 말을 계속해서 내뱉었어요. “모래 괴물과 싸울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누군가 묻자, 할머니가 바오바브나무를 어루만지며 말했어요. “사람의 힘으로는 모래 괴물을 막을 수 없어. 누군가를 사막 너머로 보내야 해. 모래 괴물과 싸울 전사를 찾아서 데려와야 해.” 바오바브나무잎 두 개가 천천히 떨어졌어요. 카딤과 딤바가 나뭇잎을 잡았어요. 할머니가 말했어요. “바오바브나무가 너희를 선택했다. 그 길을 가겠니?” 카딤과 딤바는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어요. 지금까지는 싸웠지만, 이제부터는 친구예요. 둘은 활과 화살, 물과 콜라 열매를 챙겨 길을 떠났어요. 카딤과 딤바는 쉬지 않고 걸었어요. 걸을 때마다 흙먼지가 날렸어요. 카딤과 딤바는 고개를 숙인 채 걷고 또 걸었어요.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위대한 전사는 하루에도 수백 킬로미터를 걸었대요. 사자를 잡고 치타를 데리고 다녔대요. 카딤과 딤바는 위대한 전사처럼 용감해져서 모래 괴물을 물리치고 싶었어요. 카딤이 말했어요. "사자를 데리고 가면 어떨까? 모래 괴물도 사자는 당해 낼 수 없을 거야." 딤바가 대답했어요. “아니야, 코끼리야말로 가장 힘센 동물이야. 코끼리를 데리고 가자.” 하지만 사막에는 생쥐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어요. 며칠이 지나자 물도 먹을 것도 다 떨어져 버렸어요. 카딤과 딤바는 목이 말랐어요. 너무 더워서 어지러웠어요. 그래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어요. 어디선가 고함 소리가 들려왔어요. “저기, 아이들이 있다. 세상에, 사막을 건너왔나 봐!” 카딤과 딤바는 천막 아래에서 쉬었어요. 천막 주인인 보우나 아저씨가 왜 사막을 건넜는지 물었어요. “모래 괴물과 싸울 전사를 찾아왔어요.” “운이 좋구나. 제대로 찾아왔다.” 카딤과 딤바는 자기들 귀를 의심했어요. “우리도 여기서 싸우고 있단다. 모래 괴물과 싸울 전사를 보여 주마.” 보우나 아저씨는 카딤과 딤바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어요. 카딤과 딤바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전사처럼 용감하고 힘세 보이는 것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사람들이 메마른 땅에 어린나무를 심고 있을 뿐이었지요. “이 나무들이 자라서 모래 괴물과 싸울 거란다. 모래 괴물을 막는 높고도 넓은 초록 숲이 될 거야.” 보우나 아저씨는 숲이 생기면 풀밭도 땅콩밭도 다 지킬 수 있다고 했어요. 지금은 받침대에 기대어 있는 어린나무지만, 머지않아 천 년 된 바오바브나무처럼 튼튼해지겠지요. “곧 너희를 도우러 가마.” 카딤과 딤바는 보우나 아저씨가 나누어 준 나무를 가지고 돌아왔어요. 저 멀리 마을이 보였어요. “나무 전사야, 우리가 함께 싸울 곳이 바로 저기야. 잘해 보자.” 나뭇가지가 부르르 떨렸어요. 카딤과 딤바가 소리쳤어요. “우리가 왔어요. 전사를 데리고 왔어요!”
작은 나일의 친구 하심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뜨거운 태양을 피해 모두가 그늘로 숨은 오후, 하심이 나일강으로 달려 나와요. “으아, 형은 뭐가 그렇게 잘났어?” 하심은 작은 돌멩이 하나를 나일강을 향해 냅다 던져요. 돌멩이는 총, 총, 총, 물수제비를 만들다가 사라져요. “이 멍청이!” 하심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요. 그때 하심의 얼굴에 물방울이 마구 튀어요. “헉, 퉤퉤! 이게 뭐야?” 하심이 뒷걸음질을 쳐요. “어이, 꼬마!” “나 꼬마 아니야, 하심이야.” “난 작은 나일 이야. 나일강에 사는 요정이지. 그런데 너는 왜 화가 난 거야?” “형이 나보고 멍청이라고 놀리잖아.” “왜?” “이집트의 보물을 찾아내는 고고학자가 될 거라고 했거든. 그랬더니 이 작은 동네 말고는 아무 데도 안 가 봤으면서 어떻게 고고학자가 될 수 있느냐며 콧방귀를 뀌잖아.” 작은 나일은 하심이 왠지 가여워 보여요. 사실 작은 나일은 막 나일강을 떠나려던 참이에요. 수천 년 동안 작은 나일은 바쁘게 움직였어요. 메마른 땅에 물을 흘려보내 사람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해 주었고, 아주 무거운 돌들도 말없이 날라 주었어요. 사람들은 그 돌로 왕의 무덤과 신전을 지었어요. 하지만 이제 작은 나일은 할 일이 별로 없지요. 작은 나일은 하심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아요. “아무 데도 안 가 봤으면 가 보면 되잖아?” “어떻게?” “내가 데려다줄게.” “우아, 정말이야?” “그럼! 나는 나일강의 요정이잖아. 일단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셔.” 하심은 작은 나일의 말대로 눈을 감아요. 하심이 눈을 뜨자, 하늘 높이 솟은 피라미드가 보여요. “이야, 피라미드다!” 하심은 신이 나서 발을 쿵쿵 굴러요. “피라미드가 3개지? 이집트 왕 3명의 무덤이 이곳에 있어.” “무지무지 크다. 그런데 이렇게 크고 많은 돌을 어떻게 가져왔어?” “나일강을 따라 배로 옮겨 왔지.” “그럼, 나일강이 없었다면 피라미드를 만들 수 없었겠네?” 작은 나일은 흐뭇한 얼굴로 하심을 바라보아요. “하심, 저길 보렴.” 작은 나일의 말에 눈을 돌린 하심은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을 쳐요. “저건 바로 스핑크스야. 피라미드를 지키는 수호신이지. 사자의 몸통에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어.” “우아, 정말 대단하다!” 이번에는 작은 나일이 하심을 커다란 모래 산으로 데려가요. “여기는 왕가의 계곡이야. 이곳에도 이집트 왕들의 무덤이 있어.” “왕들의 무덤이 어디에 있어? 안 보이는데?” “사람들이 찾기 어려운 깊숙한 곳에 있지. 하지만 고고학자들이 찾아냈어.” 고고학자라는 말에 하심은 어깨를 으쓱해요. 하심은 작은 나일을 따라 어느 무덤 안으로 들어가요. 무덤의 벽 이곳저곳이 그림으로 가득해요. 하심이 한 그림 앞에서 걸음을 멈추자 작은 나일이 말해요. “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람세스 2세야.” “우아, 왕을 만났어!” “이곳에는 아직도 발굴하지 못한 무덤이 많아. 네가 한번 해 보는 게 어때?” 작은 나일의 말에 하심의 심장이 쿵쿵 뛰어요. 하심은 작은 나일과 처음 만났던 곳으로 돌아와요. “어때? 이제 형한테 자랑할 수 있겠지?” “으하하! 이제 형도 나를 멍청이라고 놀리지 못할 거야.” 작은 나일이 하심을 보며 미소를 지어요. “어두워지려고 하네. 얼른 가서 형한테 자랑해야지. 내일 또 만나자!” 하심은 작은 나일의 대답도 듣지 않고 집으로 뛰어가요. 혼자 남은 작은 나일은 깊은 생각에 잠겨요. ‘조금만 더 내려가면 넓은 바다야. 그곳으로 갈까? 하지만 지금 떠나면 다시는 하심을 볼 수 없을 텐데.’ 잠시 망설이던 작은 나일이 물속으로 깊이 들어가요. 작은 나일은 이곳에 조금 더 머물기로 해요. 하심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고, 하심에게 더 많은 세상을 보여 주고 싶거든요. 하심이 고고학자가 되면, 작은 나일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겠지요?
고마워요, 바오바브나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뻥! 내가 찬 공이 상대편 골문으로 쏙 들어갔어요. 야호! 우리 팀이 이겼어요. “잘했어, 슬루푸!” 친구들의 칭찬에 나는 엄지를 세워 보였어요. 공을 차느라 땀범벅이 된 채 우리는 바다로 뛰어들었어요. 달아오른 얼굴도 어느새 시원해졌어요. “아, 도핀! 이따가 놀이터에 같이 갈래?” 나는 자맥질을 하다 말고 벌떡 일어나 물었어요. 점심을 먹고 도핀이랑 놀이터로 향했어요. 가는 길에 멋진 카멜레온 찾기 시합을 했어요. 내가 잡은 카멜레온이 도핀 것보다 작기는 하지만, 녹색 몸에 점무늬가 더 멋져 보였어요. 우리끼리는 승부가 나지 않자 우리 누나에게 물어보기로 했어요. 드디어 바오바브나무가 있는 놀이터에 도착했어요. 누나와 누나 친구들이 우리를 보고 반갑게 맞아 주었어요. 누나들은 벗겨 낸 바오바브나무 껍질을 꼬아 가방을 만들고 있었어요. 누나들이 만든 가방은 언제나 최고예요. 뭐 재미있는 일이 없나 두리번거리다가 도핀이랑 눈이 딱 마주쳤어요. “카멜레온으로 시합하자!”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다니! 도핀이랑 나는 텔레파시가 통하는 게 분명했어요. 카멜레온들이 느릿느릿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내 카멜레온이 더 느림보였는데, 도핀의 카멜레온이 멈춰 서는 바람에 내가 이겼어요. 도핀은 괜히 내 카멜레온을 쥐어박았어요. 나는 나만의 바오바브나무 구멍으로 들어갔어요. 도핀이 따라오자 못 들어오게 입구를 막아섰지요. “이 나무가 네 거라도 되냐?” “그래! 내 거다, 어쩔래?” “친구끼리 사이좋게 지내야지!” 누나가 한마디 하자, 도핀이 당당하게 들어왔어요. 나는 도핀과는 말하고 싶지 않다는 듯 기타를 튕겼어요. 그러자 도핀이 춤을 추기 시작했지요. 나무 구멍 안에 기타 소리가 멋지게 울려 퍼졌어요. 밖에 있던 누나들도 내 기타 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누나들과 도핀과 나는 신이 나서 함께 웃었지요. “누나, 배고파!” 노래를 너무 열심히 불렀나 봐요. 누나가 나의 바오바브나무에서 떨어진 열매를 주었어요. 하얀 열매 속을 도핀과 나누어 먹었지요. “도핀, 내 바오바브나무한테 고맙다고 해!” 도핀은 대답 대신, 다 먹고 난 열매 껍질을 툭 던지고 달아났어요. “너, 거기 서지 못해!” 내가 벌떡 일어서자 누나가 나를 붙잡고 말렸어요. 도핀은 그사이에 어디로 숨었는지 보이지도 않았어요. 아, 텔레파시가 왔어요! 사실은 텔레파시가 아니라 도핀의 딸꾹질 소리였지요. 도핀은 조마조마할 때 딸꾹질을 하거든요. “네가 아무리 숨어 봤자 내 손바닥 안이지! 하하하!” 내가 도핀을 찾아내자 도핀은 내 바오바브나무를 가리키며 소리쳤어요. “아무리 저 나무가 네 거라고 우겨도 소용없어. 엄마가 바오바브나무는 우리 모두의 것이랬어!” 도핀은 씩씩거리며 집으로 가버렸어요. 일을 마친 누나들도 다 가고 혼자 남게 되자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어요. 내가 아기였을 때, 몹시 아팠던 적이 있었어요. 할머니께서 바오바브나무 잎사귀로 만든 약을 먹이자 내가 깨끗이 나아 건강해졌대요. 할머니는 그날부터 바오바브나무를 ‘슬루푸 나무’라고 불렀대요. 나는 바오바브나무처럼 물구나무서기를 했어요. 거꾸로 선 채 나뭇결을 찬찬히 바라보았어요. 문득 바오바브나무가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한 도핀의 말이 떠올랐어요. 할머니가 ‘슬루푸 나무’라고 부른 건 바오바브나무처럼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라고 그런 건 아닐까요? 어서 돌아가서 도핀에게 이 멋진 생각을 말해 줄 거예요. ‘고마워요, 바오바브나무!’
사계절로 만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여기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프리카 대륙 맨 아래쪽에 있는 나라,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축구 대회가 열린 나라, 바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이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아. 아프리카 흑인이 가장 많고, 백인, 혼혈인, 아시아인도 살고 있어. 이곳에 사는 아프리카 흑인들은 다양한 부족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에서 줄루족이 가장 많지. 또 다른 부족들도 만나 볼까? 줄루족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사는 대표적인 부족이에요. 옛날에는 밖에 다닐 때 반드시 동물의 가죽을 몸에 걸치고 한 손에는 창, 다른 한 손에는 방패를 들고 다녔대요. 줄루족은 언제나 적과 싸울 준비를 했던 거예요. 영국군이 쳐들어왔을 때도 용감하게 싸웠어요. 소토족 남자들은 고깔 모양 모자를 써요. 은데벨레족은 예술 감각이 뛰어난 부족이에요. 화려한 그림을 그려 집의 벽을 장식해요. 그리고 은데벨레족 여자들은 목걸이, 팔찌 등 갖가지 장신구로 치장하는 것을 좋아해요. 요하네스버그 북쪽에 있는 레세디 전통 마을에 가면, 줄루족, 소토족, 은데벨레족, 호사족, 페디족 등 5개 부족의 전통 생활을 실제로 겪어 볼 수 있어요. 다양한 부족들의 모습이야. 멋있지? 요즘에는 전통 마을에서나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어. 원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살던 여러 부족들이 지금은 대부분 도시에서 살고 있거든. 다양한 부족, 다양한 전통이 있는 나라,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야기를 들려줄게.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도 사계절이 있어! 아프리카는 1년 내내 뜨거운 여름일까? 아니야, 남아프리카 공화국도 우리나라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어. 사계절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가을에는 단풍이 들고, 겨울에는 서리가 내리기도 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어떤 모습일까?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보통 11월부터 3월까지가 여름, 6월부터 9월까지가 겨울이에요. 그 사이에 짧은 봄과 가을이 있어요. 남반구에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여름일 때 북반구에 있는 우리나라는 겨울이지요. 봄에는 들판에 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여름에는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해변에서 휴식을 취해요. 꽃과 함께 찾아오는 봄. 봄 하면 맨 먼저 뭐가 떠올라? 맞아, 산에 들에 활짝 핀 꽃!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꽃을 빼고는 봄을 말할 수 없어. 특히 나마콰 국립 공원은 꽃이 핀 풍경이 아름다워서 다른 나라 사람들도 꽃구경을 올 정도야. 조심할 건 여기서 함부로 꽃을 꺾으면 벌금을 낸다는 거야. 아프리카 남서부에 있는 나마콸란드는 원래 사막에 가까운 땅이지만, 봄이 되면 아름다운 꽃밭으로 변해요. 이곳에서 4,000여 종의 식물이 자라지요. 이 지역 안에 있는 나마콰 국립 공원은 야생화의 천국이에요. 뜨거운 여름 11월이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여름이 찾아와. 이곳의 여름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더워. 수도꼭지를 틀면 바로 뜨거운 물이 나올 정도야. 게다가 여름에 비가 내리지 않는 곳이 많아.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 풀이 바싹 마르거든. 종종 마른 풀끼리 부딪혀서 큰불이 나기도 해. 여름에는 메마른 풀끼리 부딪혀서 불이 붙기도 하는데, 순식간에 번져 큰불이 나기도 해요. 동물들은 무더운 여름이면 나무 그늘에서 쉬거나 강물에 몸을 담가 더위를 식혀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여름은 정말 덥지만 아이들은 여름을 가장 좋아해. 여름에는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가 있거든. 11월 첫째 토요일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어린이날이야. 이날 아이들은 선물을 받고, 가족과 나들이를 가기도 해. 한국의 어린이날과 비슷하지? 하지만 크리스마스 풍경은 한국과 아주 달라.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한국과 달리 여름에 크리스마스가 있으니까.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민 거리에 캐럴이 울려 퍼지는데, 사람들은 모두 여름옷을 입고 있지.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람들은 시원한 바닷가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도 해요.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며 브라이 파티를 하기도 하지요.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람들은 숯이나 장작을 피워서 그 위에 고기, 채소, 빵 등을 구워 먹는데, 이것을 브라이라고 해요. 운동 없이는 못 살아. 1월에 새 학기가 시작하면 학교에서는 체육 대회가 열려. 이날은 온 가족이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응원하지.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람들 대부분이 운동을 좋아해.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가지 운동을 배워서 누구나 한두 가지 운동은 할 수 있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은 축구와 럭비야. 축구 실력을 겨루는 월드컵이 있는 것처럼, 럭비도 월드컵이 열려요. 2007년, 럭비 월드컵에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우승을 했어요. 휴일이면 바닷가에서 파도타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많은 아이들이 축구를 하며 꿈을 키워요. 포도가 익어 가는 가을. 3월이면 가을이 시작돼. 아이들이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가 있는 여름을 좋아한다면, 어른들은 맛있는 포도가 익어 가는 가을을 좋아해. 이 포도를 거두어서 포도주를 만들기 때문이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포도주는 맛있기로 유명해. 가을이면 곳곳에서 포도주 축제가 열리고, 다른 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포도주 맛을 보려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찾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는 포도주만큼 유명한 술이 있어요. 바로 전통 술 아마룰라예요. 이 술은 마룰라나무에서 나는 열매로 만들어요. 코끼리들은 이 맛 좋은 열매를 먹으려고 먼 곳에서도 찾아와요. 그래서 마룰라나무를 ‘코끼리 나무’라고도 부른대요. 다이아몬드와 금의 나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는 유명한 것이 또 있어. 그건 바로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와 금!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는 다이아몬드와 금이 많이 묻혀 있어. 킴벌리에는 빅 홀이라고 부르는 커다란 구덩이가 있어. 수많은 광부들이 이곳에서 다이아몬드를 캤어. 40년이 넘게 땅을 파고, 파고, 또 팠더니 이렇게 커다란 구덩이가 생긴 거야. 지금은 빅 홀에서 다이아몬드를 캐지 않지만, 구경 오는 사람들은 아주 많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많이 생산되고 있어요. 금은 세계 매장량의 절반이 이곳에 묻혀 있어요. 아프리카의 겨울. 6월이 되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는 겨울이 찾아와. 하지만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는 곳이 거의 없어. 겨울이라고 해도 한국의 가을 날씨와 비슷해. 그런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눈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어. 바로 서덜랜드라는 곳인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손꼽혀. 이곳은 한겨울이면 얼음도 얼고, 가끔 눈도 내리지. 서덜랜드의 가장 큰 볼거리는 바로 천문대예요. 남반구의 별자리를 관측하기가 좋아서 세계 여러 나라가 이곳에 천문대를 설치했어요. 우리나라의 천문대도 있지요.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기억해 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잘 구경했니? 참 아름다운 나라지?지금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있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어. 특히 넬슨 만델라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려고 많은 일을 했어. 앞으로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야.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기억해 줘! 먼 옛날,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백인이 건너왔어요. 그리고 원래 이 땅에 살던 부족의 땅을 차지하고 농장을 만들었어요. 백인은 흑인을 노예로 삼아 일을 시켰는데, 이때 죽어 간 흑인이 많았어요. 자유를 잃고 힘들게 살던 흑인은 힘을 모아 백인에게 맞섰고 드디어 백인과 흑인은 서로 양보하고 도우며 살기로 했어요.
사막여우가 들려주는 이집트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안녕, 나는 사막여우야! 나는 이집트에 있는 사막에 살아. 모래뿐인 사막에 살면 심심하지 않으냐고? 전혀 그렇지 않아. 재미있는 볼거리가 얼마나 가득한데! 나와 함께 이집트를 구경해 볼래? 이집트에 사막만 있는 것은 아니야. 나일강을 따라가다 보면, 사막에서는 보지 못한 또 다른 풍경들이 펼쳐지지! 내가 사는 바하리야 사막이야. 백사막, 흑사막, 크리스털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어. 먼 옛날 이곳은 바다였고, 화산이 폭발한 적도 있어. 오랜 시간 자연이 변화하면서 지금의 신비로운 바하리야 사막이 된 거야. 함께 나일강을 따라가 볼까? 저기가 바로 아부심벨 신전이야. 아부심벨 신전은 이집트 왕인 람세스 2세가 이집트의 신들을 모시려고 지었어. 절벽을 깎아 만든 이 신전은 오랫동안 모래 속에 묻혀 있었는데, 1813년에 스위스의 한 탐험가가 발견했지. 이집트 사막에는 모양이 특이한 무덤이 있어. 바로 뾰족한 탑처럼 보이는 피라미드야! 피라미드는 이집트 왕의 무덤이야. 이집트 왕은 죽은 다음에 또 다른 세상에 가서 산다고 믿었어. 그래서 죽은 다음에 살 집을 지은 거야. 왕의 무덤 안에 무엇이 있을까? 왕의 무덤 안에는 많은 보물이 있어. 기자에 있는 무덤보다 왕가의 계곡에 있는 이집트 왕의 무덤에서 더 많은 보물이 발견되었지. 뜨거운 사막을 벗어나 나일강에 오니까 시원하지? 여기는 이집트 사람들의 생명과도 같은 곳이야. 나일강 주변은 땅이 기름져서 농사가 잘돼. 그래서 사람들은 강 주변에 모여 도시를 만들었지. 이집트 사람들은 나일강을 신이 준 선물로 생각하고 소중히 여겨. 신기한 볼거리가 많은 이집트에서 신 이야기가 빠질 수 없지. 옛날 이집트 사람들은 신에 대한 믿음이 깊었어. 그래서 날마다 신께 기도드렸지. 이집트에는 수많은 신이 있어. 어떤 신이 있는지 만나 볼까? 지금 이집트 사람들은 어떤 신을 믿을까? 이집트에는 다양한 신이 있지? 하지만 지금은 이집트 사람들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어. 이슬람교는 이웃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된 종교로 알라를 섬기지. 이슬람교가 이집트에 들어온 지 1,400여 년이 지났어. 그래서 이집트에서는 거리 곳곳에서 이슬람 문화를 만날 수 있어. 여기는 이집트의 수도이자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도시, 카이로야. 카이로는 아랍어로 ‘승리자’를 뜻하지. 카이로는 아프리카와 중동, 유럽을 잇는 중요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또한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곳이기도 하지. 이집트의 시골 이제 한적한 시골로 가 볼까? 이집트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나일강 주변에서 밀이나 사탕수수 같은 농작물을 키워. 풍족하지는 않지만 나일강에서 필요한 것을 얻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지. 이집트의 수많은 보물을 보려고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이집트를 찾아와. 사람들은 이집트에서 거대한 피라미드를 보고,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너기도 하지. 배를 타고 나일강의 물줄기를 따라가고, 열기구를 타고 바람을 따라가며 이집트 이곳저곳을 구경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찾아온 사람들이 월드컵 축구 대회만큼 보고 싶어 한 것이 있어. 바로 멋진 동물들이야. 맨 먼저 펭귄! 아프리카에 무슨 펭귄이냐고? 모든 펭귄이 추운 곳에 사는 것은 아니야.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쪽 바닷가에 가면 따뜻한 곳에 사는 펭귄을 만날 수 있어.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람들에게 2010년 겨울은 참 특별했어. 전 세계의 관심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쏠렸거든. 무슨 일이 있었냐고? 6월 11일부터 7월 12일까지 한 달 동안 열린 축구 축제, 월드컵 축구 대회 때문이지!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은 아프리카 땅에서는 처음으로 열렸어.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람들은 이 사실을 무척 자랑스러워해. 이번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대표하는 다섯 동물을 소개해 줄게.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표범, 버펄로, 사자, 코끼리, 코뿔소를 ‘빅 5’라고 불러.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야생 동물 보호 구역인 크루거 국립 공원에 가면 빅 5는 물론이고 기린, 얼룩말, 누 등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 있어. 우리가 처음 이집트 여행을 시작했던 사막이야. 사막의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나라, 나일강 줄기를 따라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 나라. 이집트 구경 재미있게 했니? 이집트와 사막여우를 기억해 줘. 사막의 은빛 고운 모래가 바람을 타고 네게 간다면 그게 바로 나라고 생각해. 다음에 만날 때까지 안녕, 내 친구!
달라요 달라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나라마다 개 짖는 소리를 흉내 내는 말이 달라. 나라마다 다른 건 이것뿐만이 아니야. 또 뭐가 다른지 한번 알아볼까? 맛있는 고깃국! 숟가락으로 국물이랑 고기랑 한꺼번에 듬뿍 떠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 그런데 일본에서는 달라. 건더기는 젓가락으로 건져서 따로 먹고, 국물은 그릇째 들고 마셔. 숟가락을 쓰지 않지. 맛있는 간식을 잔뜩 먹어서 배부르면, 친구가 “이거 더 먹어!” 해도 싫다고 말하고 먹지 않지. 그런데 마다가스카르에서는 달라. 친구가 “이거 더 먹어!” 하면 아무리 배불러도 웃으면서 먹는대. 과일 껍질을 깎을 때 밖에서 안으로 돌려 깎잖아.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달라. 안에서 밖으로 돌려 깎아야 손을 다치지 않는다고 생각해. 콜라를 마시고 ‘끄억’, ‘꺽!’ 하고 트림하면 다른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지. 트림할 때는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해야 해. 그런데 인도에서는 달라. 여기서 ‘끄윽!’, 저기서 ‘꺽!’ 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아이고, 배야! 급하다, 급해!” 아무리 급해도 화장실 문을 닫고 볼일을 보잖아. 그러지 않으면 창피해. 그런데 중국에서는 달라.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재잘재잘 떠들기도 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문이 없는 화장실도 많거든. “자, 주사 맞아야지.” “으악! 싫어, 싫어!” 세상에 주사 맞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없어. 주사를 맞으면서도 싫다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잖아. 그런데 그리스에서는 달라. 주사를 맞을 때 고개를 끄덕끄덕해. 설마, 주사 맞는 게 좋다는 거야? 아, 끄덕끄덕하면 싫다는 뜻이라고? 그럼 그렇지! 할아버지가 용돈을 주시면,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아.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달라. 할아버지가 용돈을 주시면, 오른손만 내밀어서 돈을 받아. 화장실에서 쓰는 왼손을 내미는 건 예의에 어긋나거든. “우아, 세뱃돈이 두둑한걸. 얼마나 되나? 천 원, 이천 원, 삼천 원, 사천 원.” 돈을 모아 쥐고 한 장씩 넘기면서 세는 모습이 멋있지. 그런데 카자흐스탄에서는 달라. 돈을 한 장씩 내려놓으면서 센다고! 하나, 둘, 셋, 넷. “우아, 동그라미가 10개다! 다 맞았어.” 잘했다고 엄마가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줘. 기분이 좋은걸. 그런데 타이에서는 달라. 온통 줄이 쫙쫙 그어졌네. 다 틀린 것 같은데? 아니라고? 아, 맞았다는 뜻으로 줄을 쫙쫙 그은 거구나. 산타 할아버지가 추운 겨울에 선물을 나눠 주느라 얼굴도 손도 꽁꽁 얼었어. “따뜻한 이불 속에서 쉬었다 가세요.” 하지만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달라.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나눠 주느라 땀을 뻘뻘 흘려. 왜냐하면 크리스마스가 더운 여름에 있거든. “시원한 수영장에서 쉬었다 가세요.” 얘들아, 뭐라고?
으스스한 초대장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똑똑! 누구세요? 아무도 없잖아? 어, 여기 뭔가 떨어져 있네. 꾹! 똑딱똑딱. 어둠 세계 회원 출입증. 출입증 버튼을 꾹 누르면 4초 후에 어둠 세계의 문이 열림. 어둠 세계 협회. 난 무시무시한 어둠의 백작 드라큘라! 밤마다 살아나 날카로운 송곳니로 사람의 목을 물어서 피를 빨아 먹지. 모기 같다고? 감히 나를 모기 따위와 비교하다니, 우습군! 목에 때가 많아도 상관없어. 최신형 3단 빨대가 있으니, 으하하! 헉, 마늘과 십자가! 이대로 도망가야 하나? 윽, 분하다! 난 늙은 마귀 바바야가! 깊은 숲속, 닭 다리로 받친 오두막에 살고 있지. 언제나 아귀아귀 먹어 대지만, 다리는 앙상하기만 해. 아이, 배고파. 쉭쉭! 난 양쪽 어깨에 검은 뱀을 달고 다니는 무서운 뱀 왕, 자하크! 사실 나도 이 녀석들이 싫어. 잘라도 잘라도 계속 자라나지. 이 녀석들을 죽이는 방법은 계속해서 사람의 뇌를 먹이는 거야. 그런데 뇌를 아무리 먹여도 왜 이렇게 안 죽지? 아, 짜증 나! 뎅! 뎅! 뎅. 시계가 밤 12시를 알리면 옷장 문이 끼익. 아이들을 잡아가려고 나 부기맨이 나타나지. 크르르르! 난 착한 녀석들한테는 관심 없어. 울보, 심술꾸러기, 욕심꾸러기, 말썽쟁이 같은 아이들이 좋아! 왜냐하면 나쁜 아이들이 나랑 많이 닮았거든. 어디, 데리고 갈 만한 나쁜 아이를 찾아볼까? 쿵! 쿵! 쿵! 난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강시라고 해. 고향을 떠나왔다가 사고로 죽었지. 사람 피를 빨아야 고향에 돌아갈 힘이 생기는데. 앗, 저기 사람이 있다! 쿵! 쿵! 쿵! 촤르르. 아니, 이게 뭐야? 콩알이잖아. 난 콩알을 보면 하나하나 세야 하는데. 난 호박 도깨비 잭! 오! 베어! 핼러윈의 주인공이지. 내가 하나도 무서워 보이지 않는다고? 모르고 하는 소리! 난 뾰족한 손톱으로 사람들을 죽여서 기를 빨아 먹는다고! 저벅, 저벅, 저벅. 난 무덤 속에서 살아 나온 영혼이 없는 시체, 좀비! 나에게 물린 사람은 나처럼 좀비가 되지.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고, 자고 싶어도 잠들지 못한 채 이리저리 헤매게 될 거다. 하지만 착한 일을 많이 했다면 걱정하지 마. 착한 신이 지켜 줄 테니. 나 메두사의 머리카락은 한 가닥 한 가닥이 모두 뱀이지. 내 눈을 보면 누구나 그 자리에서 돌로 변해 버려. 원래 내 머리카락은 모두가 부러워할 만큼 아름다웠는데, 잘난 척하다가 그만. 초에! 초에! 어둠 속에서 울리는 괴상한 울음소리는 바로 나 촌촌이 내는 소리지. 내가 박쥐처럼 보인다고? 자세히 봐. 나는 팔, 다리, 몸통이 없이 귀로 펄럭펄럭 날아다닌다고! 어느 집에 죽어 가는 사람이 있을까? 죽으면 바로 피를 빨아야 하는데! 나한테 함부로 덤비지 말라고! 반짝! 씽! 난 시리우스 별에서 내려온 놈모. 위쪽은 사람 모습이지만, 아래쪽으로 갈수록 뱀에 가깝지. 초록 피부에 붉은 눈! 뱀처럼 두 갈래로 갈라진 혀를 날름거리면 엄청 무서울걸. 내 이야기를 함부로 하고 다니면 곤란해. 나를 세상에 처음 알린 박사는 알 수 없는 죽임을 당했다고! 검푸른 밤하늘에 보름달이 떠오르면 피에 굶주린 내가 나타나지. 크아아! 나는 신의 저주를 받은 늑대 인간! 보름달 아래에서 사람의 피와 살을 실컷 먹지. 하지만 새벽이 오면 내가 한 일은 까맣게 잊고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와. 나도 내가 늑대 인간인 줄 모르기 때문에 사람들 속에서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거야. 하지만 보름달이 뜨면, 크아아! 난 지하 세계의 왕 가우나! 하늘에 있는 신의 뜻에 반대하고 지하 세계를 다스리지. 세상 모든 귀신들을 부하로 두고서 사람들을 노리고 있어.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하거나 약속을 어기면 기분이 좋아져. 그럴수록 지하 세계의 힘이 더욱 강해지거든! 지하 세계에서 살고 싶지 않으면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착한 일 많이 하는 게 좋을걸. 으하하하!
내가 누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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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_고학년
신하들이 내 몸을 썩지 않게 만들었고, 태양신이 지켜 주니 나는 죽어서도 다음 세상에서 영원히 살 수 있어. 파라오가 되어 보자. 파라오는 고대 이집트에서 왕을 가리키던 말이야. 파라오가 되려면 왕관을 쓰고 양말은 벗어야 해. 이집트에선 양말을 안 신거든. 자, 이제 높은 의자에 앉아 큰 소리로 외쳐 봐. “나는 이집트의 파라오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왕과 왕비가 죽으면 얼굴 모습과 똑같은 가면을 만들어 씌웠어요. 가면을 쓰면 저세상에 가서도 몸과 영혼이 함께 부활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다음 세상에서 영원히 죽지 않고 살 수 있다고 믿었어요. 높은 산처럼 몸이 커질 수 있고, 한 번만 뛰어도 바다를 건널 수 있고, 거대한 산을 들어 올릴 수도 있어. 내가 없었으면 프라람은 아내를 찾을 수 없었을 거야. 악마의 왕 토사칸이라 해도 지혜롭고 용감한 나를 당해 낼 순 없어. 하누만이 되어 보자. 얼굴에 원숭이 가면을 써. 다리를 벌리고 서서 손가락을 곧게 펼치고 원숭이처럼 날쌔게 펄쩍 뛰어올라 봐. 엄마나 아빠가 도움을 청하면 원숭이처럼 쌩하고 달려가. 하누만은 타이의 전통 가면극인 ‘콘’에 등장하는 원숭이 장군이에요. 주인공 프라람이 악마의 왕 토사칸에게 아내를 빼앗기자 프라람을 도와 용감하게 프라람의 아내를 찾아 나서요. 난 스위스의 질베스터클라우제다! 한 해의 마지막 날 우리는 가면을 쓰고 줄을 지어 앞으로 나아가지. 예쁜 질베스터클라우제 가면도 있고 험상궂은 질베스터클라우제 가면도 있어.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집집마다 복을 전해 줄 거야. 맑고 아름다운 종소리와 방울 소리를 울리며 말이야. 스위스의 우르내슈에서는 새해를 맞이해 질베스터클라우제들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새해 인사를 해요. 멋지게 단장한 질베스터클라우제, 험상궂은 모습의 질베스터클라우제, 덜 무서워 보이는 질베스터클라우제들이 각각 자신의 가면을 쓰고 다녀요. 질베스터클라우제들이 쓰는 가면은 한겨울에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창피해서 얼굴을 가리고 구걸했던 것에서 생겨났어요. 질베스터클라우제는 ‘새해의 천사ʼ라는 뜻이에요 그런 다음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서서 종을 흔들어. 노래를 부르며 춤도 추어야 해.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해 주는 거야. “새해에도 행복이 가득하길 빌어요.” 난 캐나다의 블랙풋족의 버펄로 사냥꾼이다! 나는 용감한 버펄로 사냥꾼. 내가 가지고 있는 건 단단한 돌도끼뿐이지만, 그래도 괜찮아. 가면을 쓰면 되니까. 버펄로 가면을 쓰고 버펄로를 벼랑으로 꾀어내는 거야. 대장 버펄로가 깜박 속아 나를 따라오면 나머지 버펄로들도 따라올 거야. 벼랑에서 떨어진 버펄로를 잡는 나는 지혜로운 버펄로 사냥꾼. 사냥꾼이 되어 보자. 버펄로를 잡으려면 버펄로처럼 보여야 해. 버펄로의 가죽 대신 머리에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버펄로가 벼랑으로 따라오게 해. 그러고는 뿅망치를 들고 우우우! 와와와! 크게 외치며 벼랑으로 다가가는 거야. 아주 옛날 원시인들은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키우지 않고 직접 사냥을 하거나 들에서 곡식을 구해 먹고 살았어요. 버펄로는 몸집도 크고 힘도 아주 센데 원시인들은 힘도 약하고 무기도 없었지요. 그래서 죽은 버펄로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버펄로 흉내를 내면서 버펄로 떼를 벼랑 같은 데로 꾀어내어 떨어지게 했어요. 난 필리핀의 웃는 사람이다! 나를 봐, 활짝 웃고 있지? 어때, 기분이 좋아지지? 나는 웃는 얼굴. 언제나 웃고 있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나처럼 웃는 가면을 써 봐. 잔뜩 찌푸린 얼굴을 펴고 활짝 웃어 보는 거야. 그러면 마음이 환해지고 기운도 솟아날 거야. 웃는 사람이 되어 보자. 난 이탈리아의 어릿광대다! 나는 알록달록 화려한 옷 입고 딸랑딸랑 방울 달린 모자 쓴 어릿광대. 우습고 재미있는 말이나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지. 귀족 가면을 쓴 사람도 유령 가면을 쓴 사람도 나를 보면 하하 하하, 깔깔 깔깔 웃어. 축제가 열리는 동안에는 누구나 뭐든지 될 수 있어. 가난뱅이도 부자나 귀족이 될 수 있어. 나는 어릿광대가 좋아 어릿광대가 된 거야. 어릿광대가 되어 보자.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만들어 쓰고 재미있는 말을 하거나 우스운 행동을 해야 해. 공 던지기 묘기, 뒤뚱뒤뚱 걷기, 재미있는 춤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거야.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은 올빼미 눈에 혀를 쑥 내민 조상신의 모습을 가면으로 만들어 공회당 꼭대기에 세워 놓아요. 올빼미는 밤에 활동을 하니까 마을을 잘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 거지요. 혀를 길게 뺀 것은 적에게 겁을 주기 위한 거예요. 난 마오리족의 코루루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공회당 꼭대기에 올라앉아 올빼미 눈을 하고 마을을 지키는 나는 마오리족의 조상신 코루루다. 적이 오면 겁을 주어 쫓아 버리지. 사람들아, 함께 모여 춤을 추어라. 몽둥이 들고 혀를 쑥 내밀고 적이 오지 못하게 마을을 지켜라. 자, 어서 어두운 굴을 나서! 누가 제일 잘하는지 내가 지켜볼 거야. 으르렁거리는 표범과 싸워 이기고 깊고 사나운 강물도 건너. 숲에서 누군가 나타나도 무서워하면 안 돼. 이 시험을 통과해야만 너는 용감한 어른이 되는 거야. 살람파수족이 되어 보자. 어른이 되려면 시험을 치러야 해. 깜깜한 이불 굴을 통과해 밖으로 나와야 해. 누군가 무서운 얼굴로 놀라게 해도 겁먹지 마. 높은 베개 산을 넘고 넓은 이불 강도 건너. 그럼 넌 어른이 되는 거야.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의 여러 부족에서 소년 소녀들은 어른이 되려면 성년식을 치러야 했어요. 젊은이들은 성년식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해야 했지요. 콩고 살람파수족의 심판관은 무서운 가면을 쓰고 이들을 지켜보았어요. 그러고는 성년식에서 일 등을 한 소년에게는 심판관 가면을 선물로 주었어요. 하회탈은 우리나라에서 전해 내려오는 탈놀이 가면이에요. 하회탈에는 양반탈, 각시탈, 선비 탈, 할미 탈 등이 있어요. 양반탈은 하회탈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탈로, 짙고 둥근 눈썹과 따로 떨어져 있는 턱이 재밌는 표정을 만들어요. 일반 백성들은 우스꽝스러운 양반의 모습을 비웃으며 그동안 받은 설움을 씻어 냈지요. 난 우리나라의 하회탈이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가면, 하회탈 가운데서도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양반탈. 짙고 검은 눈썹과 가느다란 실눈, 웃고 있는 입을 하고 있어. 선비 탈과 옥신각신 싸우고 할미 탈에게 혼쭐나 도망가면 놀이판에는 얼쑤 흥이 돋고 설움 받던 백성들 배를 잡고 웃어 대. 그동안 쌓인 백성들의 설움은 눈 녹듯 사라지지. 가면을 쓰면 무서울 게 없나 봐. 힘이 불끈불끈 솟아나고 어려운 일도 척척 해냈던 모양이야. 가면에는 신기한 힘이 있나 봐. 그래서 가면을 쓰고 마을을 지켜 달라고, 병을 낫게 해 달라고 비를 내려 달라고 빌었던 거야. 가면을 쓰면 뭐든지 될 수 있나 봐. 신도 되고, 왕도 되고, 멋진 사람도 되고, 웃긴 사람도 되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줬나 봐. 너는 어떤 가면을 쓰고 싶어?
급하다, 급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둥둥 열기구 타고 뚜벅뚜벅 걷고 걸어 세계를 여행할 거야. 어! 배가 살살 아프네. 이것저것 너무 많이 먹었나 봐. 어떡하지? 어떡해! 화장실은 어디 있는 거야? 급하다, 급해! 여기는 티베트 화장실. 화장실에 칸막이도 없고 바닥에 구멍만 뚫려 있네. 티베트는 물이 부족해! 티베트는 중국 남서쪽 끝에 있는 넓은 벌판이에요.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릴 만큼 아주 높은 곳이에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물이 귀해요. 그래서 화장실에서도 물을 잘 쓸 수 없어요. 야크 똥은 소중해! 티베트 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야크와 함께 생활해 왔어요. 소를 닮은 야크에 무거운 짐을 실어 옮기기도 했고 야크로부터 치즈와 버터, 고기도 얻었어요. 잘 말린 야크 똥은 길고 추운 티베트의 겨울을 이겨 낼 수 있는 땔감으로 쓰이기도 했어요. 티베트에서는 담벼락에 야크 똥을 붙여 말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티베트 화장실에는 문이 없어! 티베트 사람들은 화장실을 여럿이 함께 쓰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티베트 화장실에는 칸막이도 없고 문도 없어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요. 하지만 티베트에서도 이런 화장실은 이제 시골에서나 볼 수 있어요. 급하다, 급해! 문은 있는데 발이 다 보이네. 미국 화장실은 문 아래 틈이 넓어서 사람이 안에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어. 모두 볼일을 보고 있는데 빨리 나오라고 똑똑 두드릴 수도 없잖아. 미국 사람들은 자신을 스스로 지켜! 옛날 미국 서부에는 원주민인 인디언들을 몰아낸 뒤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넓고 넓은 들판이 있었어요. 나라에서는 이곳에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들에게 땅을 무료로 나누어 주었어요. 그때는 나라의 힘이 약해서 거친 땅을 일궈 부자가 된 사람들은 자기 재산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공중화장실이 아주 튼튼해! 자기 것을 스스로 지키며 살아온 미국 사람들은 안전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요. 그래서 공중화장실도 튼튼하게 만들지요. 철제 칸막이를 세워 지은 공중화장실은 토네이도나 허리케인 같은 폭풍 속에서도 끄떡없지요. 틈이 넓은 화장실은 마음이 편해! 미국의 공중화장실은 칸막이의 높이는 낮고, 문 아래 틈은 넓어요. 문 아래 틈으로 보이는 두 발만 보아도 화장실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어서 문을 두드려 보지 않아도 돼요.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없으니, 안에 있는 사람도 마음 편히 볼일을 볼 수 있지요. 급하다, 급해! 후유, 인도의 화장실에는 문이 제대로 달려 있네. 마음 놓고 앉아 똥을 누려는데, 휴지가 없잖아! 엉거주춤 옷을 올리고 밖으로 나왔어. “얘야, 무엇을 찾니?” “화장실에 휴지가 없어요!” “인도에서는 휴지 대신 손으로 닦지!” 왼손과 오른손은 달라! 인도 사람들은 대부분 힌두교를 믿지만 이슬람 제국의 통치를 받으면서 이슬람교를 믿는 다른 나라들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인도 등 이슬람 문화가 있는 곳에서는 오른손과 왼손을 엄격히 구별하지요. 오른손은 깨끗한 손으로 여겨 밥을 먹을 때 사용하고 왼손은 더러운 손으로 여겨 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 주로 사용하지요. 갠지스강은 인도의 어머니! 갠지스강은 인도 북부를 흐르는 큰 강이에요.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은 갠지스강을 성스러운 강으로 여겨서 갠지스강에 몸을 씻으면 죄가 씻긴다고 믿지요. 그리고 사람이 죽은 뒤에 갠지스강물에 뼛가루를 흘려보내기도 해요. 그리고 이곳에서 사람과 동물들은 똥과 오줌을 누기도 해요. 인도 화장실에는 휴지가 없어! 인도의 화장실에는 휴지가 없고 대신 손을 닦을 물이 있어요. 똥을 누고 뒤를 닦을 때 왼손을 쓰지요. 하지만 왼손도 더럽지 않아요. 볼일을 보고 물로 깨끗이 닦거든요. 그리고 가난한 집이나 특히 불가촉천민들이 사는 집에는 화장실이 없어서 길가나 들판에서 똥을 누기도 해요. 급하다, 급해! 캐나다 화장실에는 문도 있고, 휴지도 있어. 그런데 화장실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네. 화장실에 맨발로 들어가야 하나? 캐나다에는 나무가 많아! 캐나다의 넓디넓은 땅에는 울창한 나무가 가득해요. 특히 사탕단풍나무는 캐나다의 자랑이지요. 사탕단풍나무에서 나오는 끈적끈적하고 달콤한 나뭇진을 졸이면 팬케이크나 와플에 발라 먹는 달콤한 ‘메이플 시럽’이 되거든요. 캐나다 화장실에는 카펫이 깔려 있어! 나무가 많은 캐나다에서는 집을 지을 때도 주로 나무로 지어서 화장실에 카펫이 깔린 경우가 많아요. 나무가 물에 젖으면 썩기 때문에 나무 바닥이 젖지 않게 바닥에 카펫을 깔아 두는 거지요. 똑똑똑, 노크하지 마세요. 캐나다에서는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문을 조금씩 열어 두어요. 급하다, 정말 급해! 몽골은 땅이 넓으니까, 화장실도 넓겠지? 그런데 가도 가도 초원뿐이네. 몽골 초원에는 똥이 굴러다녀! 몽골에는 사막과 초원이 많고 초원에는 말, 양, 낙타 등이 살아요. 말, 양, 낙타 같은 풀을 많이 먹는 동물들은 똥도 많이 싸 똥이 굴러다니지요. 초원의 똥은 썩어 거름이 되고 땅을 기름지게 해 풀이 잘 자랄 수 있어요. 몽골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어! 옛날부터 가축을 기르며 살았던 몽골 사람들은 물과 풀을 따라 사는 곳을 옮겨 다녔어요. 그래서 쉽게 옮길 수 있는 ‘게르’라는 천막집을 지어 살았지요. 게르 안에 화장실을 따로 만들지 않고 넓은 초원에서 볼일을 보았어요. 소중한 소똥, 말똥! 어쩔 수 없어. 똥이 나올 것 같단 말이야. 아무도 안 보겠지?
표지판 따라 길 따라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가자, 가자! 신나는 세계 여행! 길을 몰라도 괜찮아. 표지판만 따라가면 되니까! 엥? 길이 막혔다고? 아니, 아니! 독일의 자동차 전용 고속 도로인 아우토반이야. 아우토반은 1932년 쾰른과 본 사이에 처음 만들어졌어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상관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속도 제한이 있는 곳도 있어요. 동그라미가 왜 이렇게 많아? 아하! 동그라미처럼 빙빙 돌라는 건가 보다. 아니, 아니! 이건 환경 보호 구역 표시야. 오염 물질이 많이 나오는 자동차는 다닐 수 없어. 독일은 환경 보호를 똑소리 나게 하는 나라예요. Umwelt는 독일어로 ‘환경’이라는 뜻인데, 이 표지판이 있는 곳은 아무 차나 다닐 수 없어요. 오염 물질이 나오는 정도에 따라 빨강, 노랑, 초록 스티커를 붙이고 허가받은 차들만 다닐 수 있지요. 옷을 홀딱 벗으라는 건가? 아니면 산속에 목욕탕이 있나? 아니! 옷을 벗고 하이킹을 하면 절대 안 된다는 뜻이야. 하이킹은 걸어서 여행하는 거예요. 스위스에는 자연 속에서 하이킹을 할 수 있는 코스가 많아요. 하이킹 코스를 다 합하면 지구를 1바퀴 돌고도 남을 정도지요. 그런데 스위스의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몸으로 자연을 느끼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대요. 그래서 이런 표지판을 세운 거예요. 와! 동물원이 근처에 있나? 아니, 아니! 에뮤가 차에 치여 쓰러지지 않게 조심하라는 뜻이야. 오스트레일리아는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나라예요. 그래서 앞으로 몇 킬로미터를 더 가면 동물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도로 표지판을 곳곳에 세워 두었어요. 표지판 속에 그려진 에뮤는 오스트레일리아를 대표하는 새로, 이 나라에만 살아요. 새랑 같이 먹이를 찾아보자고? 아니, 아니! 키위가 나타날 수 있으니 조심조심 운전하라는 뜻이야. 키위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새예요. ‘키위 키위’ 하고 우는 수컷의 울음소리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요. 뉴질랜드 사람들은 스스로를 키위라고 부를 정도로 키위 새를 소중히 여겨요. 설마, 개미를 조심하라고? 맞아, 맞아! 개미들이 지나가는 길이니 개미를 밟지 않게 조심하래.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나라인 코스타리카는 땅의 4분의 1 정도를 자연 보호 지역으로 정해서 개미 한 마리까지 보호하려고 노력해요. 코스타리카는 개미들의 천국이기도 해요. 이곳에 사는 잎꾼개미는 1등 농사꾼이에요. 식물의 잎을 날라서 모은 다음, 그 위에 버섯을 키우거든요. 여자들만 다니는 길인가? 아니, 아니! 그냥 평범한 횡단보도 표시야. 치마처럼 보이는 옷은 갈라베야라고 해. 이집트는 햇볕이 무척 뜨거워요. 그래서 남자와 여자 모두 헐렁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원피스 같은 옷을 입어요. 이 옷을 갈라베야라고 해요. 갈라베야의 색깔은 순결과 깨끗함을 상징하는 하양 또는 힘과 인내를 상징하는 검정이 많아요. 두 명이 함께 다니면 안 되나? 아니, 아니! 짧은 옷을 입은 사람은 이곳을 다닐 수 없다는 뜻이야. 알제리를 비롯해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에서는 옷을 입을 때 조심해야 해요. 알제리는 다른 이슬람교 나라에 비해 옷차림에 덜 엄격한 편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짧은 옷을 입고 다니지는 않아요. 자리를 양보하라는 뜻 같은데? 어린이, 임산부, 노인. 그런데 주황 옷을 입은 사람은 건강해 보이니까 양보할 필요 없겠지? 아니, 아니! 주황 옷을 입은 사람은 스님이야. 타이에서는 스님에게도 자리를 양보해. 타이는 불교의 나라예요. 그래서 공공장소에서 스님에게도 자리를 양보해야 하지요. 타이 사람들은 스님을 존경해요. 누구나 스님을 만나면 정중히 인사를 하고, 집 안에도 스님 사진을 걸어 놓을 정도지요. 누가 돌에다 낙서를 했나 봐? 아니, 아니! 사향노루를 보호하라는 뜻이야. 네팔의 시골에서는 표지판을 보기 어려워요. 표지판 대신 돌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서 필요한 내용을 알리지요. 여기에 판다가 사나? 아니! 멈춰서 차가 오는지 왼쪽, 오른쪽을 잘 살피라는 뜻이야. 일본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발달한 나라예요. 그래서인지 재미있는 캐릭터가 그려진 표지판들을 볼 수 있어요. 횡단보도 위에 재미있는 표지판이 그려진 곳도 있어요. 외국 사람들은 빨리 알아채기 어렵지만, 그림을 잘 보면 이해할 수 있지요. 위험하니까 자전거를 타지 말라는 건가? 아니, 아니! 이 길에서는 자전거가 주인이고, 자동차는 손님이야! 네덜란드는 풍차와 튤립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자전거의 나라이기도 해요. 집마다 식구 수만큼 자전거가 있을 정도예요. 늘 자전거가 자동차보다 우선이라서 자전거 전용 신호등도 있어요. 그리고 초등학교에는 자전거를 배우는 수업 시간이 따로 있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자전거 능력 시험을 보아야 해요. 대체 이 표지판들은 어떤 의미지? 프랑스 리옹에 있는 가짜 표지판이야. 예술가들이 도시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 그린 것이지. 네가 그리고 싶은 표지판은 뭐야? 프랑스 리옹에 가면 거리 곳곳을 잘 살펴보는 것이 좋아요. 표지판처럼 보이지만 표지판이 아닌, 멋진 예술 작품을 볼 수도 있거든요. 미술관을 찾아가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어요.
그 밖의 나라 1 -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편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아시아.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대륙이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는 대륙이에요. 전 세계 육지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 살아요. 크리스트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같은 큰 종교들도 모두 아시아에서 생겨났어요. 대부분 황인종이지만 다양한 인종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지요. 서아시아. 흔히 중동이라고 해요. 석유가 많이 나는 곳이에요. 지중해 연안을 빼면 사막 지대가 많고, 옛날의 오아시스에는 큰 도시가 들어서 있어요. 주로 낙타와 양을 키우며 유목 생활을 하지만, 대도시가 생기면서 상업과 무역을 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났어요. 중앙아시아. 높은 산과 넓은 사막, 끝없는 초원 지대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땅이 농사에 적합하지 않아서 대부분 초원에서 가축을 기르며 살아가지요. 그래서 말과 양의 천국이라고 해요. 도시에는 공장들도 들어서 있어요. 남아시아. 지역마다 자연환경의 차이는 있지만, 열대 기후를 나타낸다는 점은 같아요. 여러 계통의 인종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지요. 이 지역에서는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주로 믿어요. 대부분 농업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어요. 동아시아. 대체로 사계절이 뚜렷해요. 오래전부터 사람이 많이 모여 살아온 지역이에요. 농업과 공업이 함께 발달하여 유럽과 북아메리카와 견줄 정도로 크게 성장하고 있어요. 동남아시아. 1년 내내 여름 같은 날씨를 보여요. 옛날부터 많은 민족들이 어우러져 살며 전통문화가 꽃핀 지역이에요. 메콩강을 중심으로 경제와 공업이 많이 발달했고, 평야에서는 논농사를 많이 지어요. 몰디브. 몰디브는 '지상 낙원'이라고 부르는 아름다운 섬나라예요. 하지만 점점 물에 가라앉고 있어 인공 섬을 만든다고 해요. 자, 몰디브로 떠나 볼까요? 산호섬의 나라 몰디브는 약 1,200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00개 정도의 섬에만 사람이 살고 있음. 이슬람교 모든 국민이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 상급 학교 수도 말레에만 있는 상급 학교. 코코넛 몰디브 화폐에도 나오는 주요 농산물. 인공 섬 섬이 가라앉을 것을 대비해 만들려고 하는 섬. 지상 낙원 몰디브는 자연경관이 무척 아름다워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으로, 나라 수입의 약 5분의 이 관광 수입. 물속 회의 물에 가라앉을 위험에 처한 몰디브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물속에서 회의하는 대통령과 각료. 방글라데시는 나라 땅 대부분이 평야 지대로 이루어져 있어요. 강이 많아서 '물의 나라'라고 불러요. 자, 방글라데시로 떠나 볼까요? 파하르푸르 유적 캄보디아 불교 사원에 영향을 준, 히말라야 남부의 가장 큰 불교 유적. 하체를 가리는 여성들의 옷 치마 속에 바지를 입는, 여성들의 전통 옷. 행복한 사람이 많은 나라 가난하지만 행복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많은 나라. 황마 주요 수출품으로 밧줄, 삼베, 카펜, 가방 등을 만드는 재료. 바게르 하트의 모스크 도시 15세기 도시로, 대표적인 이슬람 유적. 치타공 방글라데시 각처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일하는 곳. 순다르반스 국립 공원 맹그로브나무 숲으로 뒤덮여 있으며, 인도비단뱀, 벵골호랑이 등 희귀한 동식물이 사는 곳.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에서 석유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 중 하나예요. 석유를 팔아 벌어들인 돈으로 사막을 기름지게 만들지요. 자,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나 볼까요? 베두인족 아랍계 유목민으로, 사막에서 낙타, 염소 따위를 기르며 옮겨 다니며 사는 사람들. 네푸드 사막 거의 붉은 모래로 이루어진 사막으로, 물을 대는 인공 관개 시설로 농사를 지음. 나바테아 고고 유적지 약 2,000년 전에 살았던 아랍 유목민, 나바테아인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 석유 세계적인 석유 생산국. 메카 이슬람의 최고 성지이며, 이슬람교를 완성한 무함마드가 태어난 곳. 집들이 다닥다닥 건물로 그늘을 만들어 더위를 피하려고 건물을 다닥다닥 붙여 지음. 모래 폭풍 나라 땅 대부분이 모래로 이루어져 모래폭풍, 먼지 폭풍이 많음. 스리랑카는 '동양의 진주'라고 불릴 만큼 경치가 아름다운 나라예요. 불교 유적이 많이 남아 있고, 세계적인 홍차 생산국으로도 유명해요. 자, 스리랑카로 떠나 볼까요? 크리켓 스리랑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까마귀 사람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여기는 새. 실론 홍차 스리랑카에서 나는 홍차를 통틀어 이르는 말. 시기리야 고대 도시 정글 속에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세운 성채 도시 유적으로, 왕궁과 정원 등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담불라의 황금 사원 바위를 깎아 만든 석굴 사원으로, 약 160개의 불상과 신상, 천장과 벽에 그린 화려한 벽화를 볼 수 있는 곳. 핀나웰라 코끼리 고아원 정글 같은 곳에서 길을 잃거나, 어미를 잃은 새끼 코끼리를 보살펴 주는 고아원. 에살라 페라하라 축제 부처님의 송곳니를 모신 함을 코끼리 등에 싣고 시내를 순례하는 축제. 라자 마하 비하라 사원 불교 성지인 켈라니아에 있는 사원으로, 약 2,500년 전에 석가가 스리랑카에 와서 처음 불교 가르침을 전했다는 곳. 싱가포르는 말레이반도 끝에 있는 작은 섬나라예요. 대부분의 국민이 수도인 싱가포르시에 살며, 아주 잘사는 나라로 손꼽혀요. 자, 싱가포르로 떠나 볼까요? 1만 달러 지폐 우리나라 돈으로 800만원이 넘는 1만 달러짜리 지폐. 싱가포르 차이나 타운 중국인이 많이 살아온 지역으로, 한약재, 도자기, 차, 기념품 등을 살 수 있는 곳. 리틀 인디아 싱가포르에 사는 인도인들을 위한 거리.술탄 모스크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사원. 중국계 사람들 국민의 약 5분의 4를 차지. 마리나베이 국제 금융과 국제 무역이 발달한 도시.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우리나라의 건설 회사가 지은 건물로, 건물 3개가 이어진 배 모양 꼭대기에 수영장이 있는 것으로 유명. 센토사 섬 동양에서 가장 큰 수족관을 비롯해 음악 분수,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이 있는 휴양지. 아랍에미리트는 중동의 전통과 첨단 문화가 어우러진 나라예요. 두바이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가 있어요. 자, 아랍에미리트로 떠나 볼까요? 팜 아일랜드 두바이에 만들고 있는 인공 섬. 부르즈칼리파 우리나라의 건설 회사가 지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석유 세계에서 석유 매장량이 많은 나라 중 하나. 주메이라 모스크 두바이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이슬람 사원. 석유 세계에서 석유 매장량이 많은 나라 중 하나. 알아인 대추야자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 아랍에미리트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오아시스 석유를 발견하기 전에는 오아시스 주변에서 대추나 밀을 키우며 살았음. 토후국 연방 국가 아랍에미리트는 아랍반도 동쪽의 7개 토후국을 연합해 만든 나라. 아르메니아는 대부분의 땅이 해발 1,000미터를 넘는 나라예요. 교회 건축 같은 예술 분야가 발달했고, 역사적으로 이름난 곳이 많아요. 자, 아르메니아로 떠나 볼까요? 아흐바트 수도원 비잔틴 교회 건축 양식과 지역 건축 양식을 합쳐 지은 독특한 건축물. 딜리잔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아르케니아 사람들이 천국으로 여김. 게하르트 수도원 4세기에 지은 수도원으로, 아자 계곡의 절벽과 조화를 이루는 곳. 세반 호수 해발 2,000미터가 넘는 곳에 있는, 아르메니아에서 가장 큰 호수. 에크미아신 교회. 교회 건축에 있어 중요한 유적. 아라라트산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가 홍수가 끝난 뒤 머물렀던 곳으로 여기며 신성시 함. 결혼식과 장례식 결혼식과 장례식을 중요히 여겨 결혼식 때는 1주일 동안 축하 파티를 열고, 장례식 때는 무덤을 화려하게 꾸밈. 아르메니아 문자 아르메니아어에서 사용하는 고유의 문자. 이스라엘은 종교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나라예요. 요르단은 다양한 시대의 유적이 지금의 도시와 조화를 이루는 나라예요. 자, 이스라엘과 요르단으로 떠나 볼까요? 카르멜산 해발 546미터인 산으로, 네안데르탈인의 뼈가 발견된 곳. 예루살렘 유대교, 크리스트교, 이슬람교 모두가 성지로 삼는 곳. 사해 물에 소금기가 많아 생물이 살지 못하며, 사람 몸이 뜨는 곳으로 유명한 호수. 미사다 유적지 약 2,000년 전에 로마에 멸망당할 때, 마지막 싸움을 벌였던 곳으로, 성곽, 곡물 창고 등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 네게브사막 이스라엘 남부 지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막. 제라시 유적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고대 로마 시대의 유적. 베두인족 중동의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아랍인. 후세인 이븐 탈랄 모스크 수도 암만에 있는, 요르단에서 가장 큰 이슬람 사원. 페트라 유적 바위를 깎아 만든 도시 유적으로, 현대 도시 못지않은 극장, 목욕탕, 상수도 시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와디 럼 베두인족의 생활 터전으로, 아름다운 사막과 선사 시대 암벽화를 볼 수 있는 곳. 알아카바 요르단에서 유일한 항구 도시로, 홍해와 맞닿은 스쿠버 다이빙 명소. 인도네시아는 1만 7,5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예요. 세계적인 쌀 생산국이며, 천연자원이 풍부해요. 자, 인도네시아로 떠나 볼까요? 수마트라섬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섬으로, 활화산이 12개나 있는 곳. 다약족 보르네오 섬에 살며,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함께 밥을 먹어야 하는 독특한 풍습을 지닌 사람들. 까장족 술라웨시섬에 살며 검은색 옷만 입는 사람들. 보로부두르 세계 최대의 불교 사원으로, 불상 504개와 불교의 교리를 새긴 부조 1,460개가 있는 곳. 자바 원인 약 50만 100만 년전에 살았을 거라고 여겨지는, 사람과 머리뼈 모양이 비슷한 인류의 조상. 바롱댄스 아름다운 손과 발동작으로 선과 악의 싸움을 표현한 발리 전통 춤. 몰루카 제도 향신료로 쓰이는 육두구가 많이 나며, 코코스야자를 수출하는 곳. 조지아는 터키와 러시아 사이에 있는 카프카스산맥에 자리 잡은 나라예요. 음식 문화가 발달했고, 와인을 처음 만든 나라예요. 자, 조지아로 떠나 볼까요? 타마다 술자리를 주도하는 사람으로, 조지아에서는 타마다의 건배에 따라 술을 마셔야 함. 와인 가장 먼저 와인을 만든 나라답게 와인 산업이 발달한 나라. 음식 이웃 나라인 러시아에서 음식 맛을 보러 찾아올 정도로 음식 문화가 발달한 나라. 바투미 흑해에 있는 이름난 휴양지로, 그리스 신화 이아손의 황금 양털 이야기의 배경이 된 곳. 나리칼라 요새 약 1,600년 전에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세운 요새. 바르드지아 13층 높이의 절벽을 깎아 만든 동굴 도시. 조지아어 독특한 33개의 알파벳으로 된, 조지아만의 말과 문자. 쿠웨이트는 석유 산업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나라로, 많은 석유가 쿠웨이트 땅에 묻혀 있어요. 자, 쿠웨이트로 떠나 볼까요? 차 쿠웨이트에서는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예절임. 파일라카섬 쿠웨이트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람이 살아온 섬으로, 그리스인들이 지은 아름다운 신전이 있는 곳. 붉은 요새 알자라주에 있는 진흙 구조물. 쿠웨이트 국립 박물관 걸프 전쟁 때 이라크에 빼앗겼던 유물을 되찾아 전시하는 박물관. 사도우 하우스 유목민들의 예술과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집. 그랜드 모스크 대표적인 이슬람 사원으로, 높이 72미터에 달하는 뾰족탑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음. 석유 석유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 파키스탄은 인더스 문명이 탄생한 나라예요.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지만, 인도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자, 파키스탄으로 떠나 볼까요? 훈자 마을 자연 속에서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세계적인 장수 마을로 유명한 곳. 축구공 생산지 손바느질로 만드는 축구공의 약 5분의 4를 생산. 쇠고기 사람들이 대부분 이슬람 교도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쇠고기를 먹음. 하라파 모헨조다로와 함께 인더스 강 유역에서 발달했던 유적지로, 멋진 성벽과 곡식을 빻는 큰 건물 터 등이 발견된 곳. 라호르 박물관 파키스탄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박물관으로, 간다라 불상 중 하나인 고행하는 부처상으로 유명. 목화 주요 특산물이며, 면 섬유를 여러 나라에 수출. 집안 일 하는 남자 파키스탄에서는 파출부, 가정부 같은 집안일이 남자의 몫. 오세아니아는 하나의 큰 대륙을 이루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주변의 여러 섬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지구에서 가장 작은 대륙이지만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섬,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는 곳이지요. 다른 대륙에 비해 사람은 아주 조금 살아요. 처음에는 원주민들만 살았는데 지금은 유럽 인, 중국인, 인도인 등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살아요. 미크로네시아 태평양 북서쪽에 있는 섬들을 가리켜 이르는 말이에요. 미크로네시아 연방, 마셜 제도, 팔라우, 북마리아나 제도, 나우루, 괌섬, 웨이크섬이 있는 지역을 가리켜요. 기후는 전체적으로 더운 열대 기후에 속해요. 오세아니아 주민 중 비교적 높은 문화 수준을 자랑해요. 폴리네시아 태평양 동쪽 지역을 가리켜요. 사모아, 통가, 투발루, 뉴질랜드가 관할하는 쿡 제도, 멀리는 칠레에 속한 이스터섬 등이 있어요. 주로 어업을 하고 타로, 감자, 코코야자 등을 많이 생산해요. 원주민은 아주 오래전 동남아시아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에요. 멜라네시아 뉴기니섬, 비스마르크 제도, 솔로몬 제도, 피지 제도 등이 여기에 속해요. 대부분의 섬에는 화산이 있고, 해안은 산호초에 둘러싸여 있어요. 피지섬은 개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북아메리카와 견줄 정도로 크게 성장하고 있어요. 투발루는 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작은 나라예요. 지구 온난화 때문에 나라 전체가 물에 잠길 위험에 처해 있어요. 자, 투발루로 떠나 볼까요? 김연아 주화 2010년에 우리나라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김연아 기념주화를 발행. 아사우 땅의 면적이 넓고 인구도 많지만 배를 댈 만한 항구가 없는 도시. 크리스트교 국민의 대부분이 크리스트교를 믿음. 점점 사라지는 땅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이 차올라 나라가 물에 잠길 위험에 놓임. 아주 작은 나라 공항과 항구가 하나밖에 없고 고속 도로 길이가 8킬로미터밖에 안 되는 나라. 산호 가루 해변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투발루의 해변에는 모래가 아닌 산호 가루가 깔려 있는 것이 특징. 새와 거북 니울라키타섬 주민들의 주식. 파푸아뉴기니에는 수백 개의 부족이 살고 있어요. 이들 부족 대부분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해요. 자, 파푸아뉴기니로 떠나 볼까요? 알렉산드리아비단제비나비 세계에서 가장 큰 나비로, 날개를 펼치면 너비가 30센티미터에 가까움. 마당 목재 산업의 중심지이자 관광 도시이며, 바다와 강 그리고 주변 밀림 등이 아름다운 곳. 관비둘기 몸집이 크고 깃털이 아름다운 비둘기. 극락조 파푸아뉴기니의 국기에 나오는, 날개가 화려한 새. 비행장 선교사들의 이동을 위해 지은 300여 개의 비행장. 유기농 커피 시그리와 아로나는 커피를 재배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커피로 유명. 라바울 오래된 항구 도시였지만, 1994년 대규모 화산 폭발로 폐허가 된 도시. 싱싱 축제 여러 부족이 모여 춤과 노래를 즐기는 축제. 야자 나무 야자유는 생산량이 많아 다른 나라로도 수출. 유럽은 오세아니아 다음으로 작은 대륙이에요. 하지만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한 대륙이지요. 인구는 아시아 다음으로 많아요. 아시아 대륙과 이어져 있지만 피부색이 흰 백인들이 살고 있어요. 언어 또한 아시아와는 크게 다르지요.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와 그 주변 나라들이 있는 지역이에요. 북극해 근처라 날씨가 춥고 눈이 많이 내려요. 또 빙하에 깎여 생긴 좁고 긴 만인 피오르가 곳곳에 펼쳐져 있어요. 숲이 많아 목재 산업이 발달했어요. 서유럽 유럽 전체를 대표하는 곳이에요. 온화한 기후에 비가 알맞게 내리고 평야가 많아요. 석탄과 같은 지하자원도 풍부하고, 농업과 공업이 모두 발달했어요. 유럽에서 가장 먼저 큰 도시가 발달한 곳이기도 해요. 동유럽 옛날 소련의 영향 아래 공산주의를 추구한 나라들이 있는 지역이에요. 지금은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해요. 나라마다 민족과 종교, 문화가 다양해요. 남유럽 이베리아 이탈리아 발칸 반도에 있는 나라들로 지중해와 맞닿아 있어요. 여름에는 덥고 건조하며, 겨울에는 따뜻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나요. 오렌지, 포도, 밀 농사를 많이 짓는 곳이에요. 루마니아에는 드라큘라가 살았다는 성이 있어요. 이 성을 구경하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루마니아를 찾아요. 자, 루마니아로 떠나 볼까요? 스카프 바람 때문에 병이 난다고 생각해 여름에도 창문을 닫고, 스카프를 쓰는 사람들. 즐거운 묘지 살아 있을 때 즐거웠던 일들을 적어 놓은 묘비가 있는 곳. 몰도바의 교회들 나무로 된 지붕과 온통 그림으로 뒤덮인 독특한 8개의 교회가 무리를 이룸. 나디아 코마네치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10점 만점을 받은 체조 요정. 드라큘라 드라큘라의 모델인 블라드 3세는 루마니아의 귀족. 브란성 드라큘라의 성으로 알려진 곳. 다뉴브 삼각주 새와 물고기의 천국으로, 부리가 멋진 펠리컨을 볼 수 있는 유럽 최대의 습지. 집시 주로 루마니아 등 동유럽 지방에 거주하는 민족으로 떠돌아 다니면서 독특한 문화를 만듦. 의회 궁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건물. 룩셈부르크는 크기가 제주도의 1.5배 정도 되는 작은 나라지만, 금융과 철강 산업이 발달한 부자 나라예요. 자, 룩셈부르크로 떠나 볼까요? 비안덴성 약 1,000년 전 비안덴 백작이 만든 성으로, 당시 쓰던 갑옷과 가구 등을 전시. 축제 축제가 많이 열리는 나라. 철강 산업 철강 생산량이 많기로 유럽에서 손꼽는 나라. 에히터나흐 주변 경치가 무척 아름다워 '작은 스위스'라고 불리는 도시로, 오래된 수도원과 성당이 유명. 은행 세계 금융의 중심지. 아돌프 다리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이어 주는 룩셈부르크의 명물. 벨기에는 초콜릿이 맛있기로 소문난 나라예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어요. 자, 벨기에로 떠나 볼까요? 무역의 나라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 가까운 나라들과 무역을 하며 발전한 나라. 오줌싸개 동상 브뤼셀의 상징으로, 동상에 입힐 옷을 다른 나라에서 선물할 정도. 십자가에 내려지는 그리스도 동화 플렌더스의 개에 나오는 주인공 네로가 보고 싶어 한 루벤스의 그림으로,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 걸려 있음. 브루게 '작은 베네치아'라고 부르는 운하의 도시. 국제적인 도시 브뤼셀은 유럽 연합과 북대서양 조약 기구의 본부가 있는 도시. 스머프 벨기에 작가인 페요가 만든 만화 속 주인공. 나뮈르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요새가 있는 곳. 왕과 왕비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하지 않는 왕과 왕비. 프랄린 초콜릿 아몬드, 호두, 크림 등을 넣어 만든 작은 초콜릿.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1992년에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한 나라예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는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어요. 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로 떠나 볼까요? 보스니아 내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독립을 반대하는 쪽과 찬성하는 쪽 사이에 일어난 전쟁. 체파프치체와 부렉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주변 나라에서 즐겨 먹는 음식으로, 고기를 넣은 길쭉한 빵과 잘게 썰어 숯불에 구운 고기 요리. 철, 보크사이트, 석탄 대표 광물 자원. 라틴 다리 제 1차 세계 대전의 원인이 된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 사건이 일어난 곳. 포치테리 성곽으로 둘러싸인 이슬람교 마을. 모스타르 다리 자신의 용맹을 뽐내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의 다이빙 장소로 유명. 비세그라드의 메흐메드 파사 소콜로빅 다리 약 16세기 말 드리나강 위에 세운 다리로, 오스만 제국 시대의 건축물을 대표. 불가리아 사람들은 몸에 좋은 요구르트를 즐겨 먹기 때문에 오래 사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어요. 자, 불가리아로 떠나 볼까요? 불가리아 요구르트 전통 방식으로 만든 요구르트의 유산균은 다른 나라에 수출할 정도로 인기. 벨리코투르노보 '불가리아의 아테네'라고 부르는 옛 불가리아 왕국의 수도이자 문화의 중심지. 뽀비띠 까마니 거대한 돌들로 이루어진 정원으로, 바다에서 솟아오른 땅이라고 추측. 릴라 수도원 적의 침입이나 자연재해에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든 수도원. 장미 향수 질 좋은 불가리아의 장미로 만든 향수는 세계적으로 유명. 네세바르 고대 도시 약 3,000년 전에 세운 도시로, 여러 시대의 다양한 건축물을 볼 수 있는 곳. 민요 일상생활에서 민요를 즐겨 부르는 사람들. 아일랜드는 영국의 그레이트브리튼섬과 마주 보고 있어요. 1921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섬나라지요. 자, 아일랜드로 떠나 볼까요? 켈트 음악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발전한 켈트족의 음악이 현대 음악가들에게도 영향을 줌. 뉴그레인지 유적 약 2,500년 전에 세운 무덤과 켈트족 문양이 새겨진 바위가 있는 곳. 초록 섬 나라 땅의 4분의 3이 푸른 초원으로, '초록 섬'이라는 별명을 가진 나라. 오코넬 거리 더블린의 주요 건물과 상점이 모인 화려한 거리. 게일릭 풋볼 아일랜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일랜드식 축구. 성 패트릭 성당 아일랜드에 처음 크리스트교를 전한 선교사인 성 패트릭의 이름을 딴 성당. 트리니티 대학교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너선 스위프트, 노벨상을 받은 시인 예이츠 등이 다닌, 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 펍 맥주를 마시며 춤도 추고 노래도 들을 수 있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자주 가는 술집. 우크라이나는 1991년까지 소련에 속해 있었지만,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잘 지켜 온 나라예요. 자, 우크라이나로 떠나 볼까요? 성 미셀 대성당 황금 돔이 있는 성당으로, 우크라이나의 대표 건축물. 페체르스카야 수도원 약 1,000년 전에 언덕의 동굴에서 수도사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든 커다란 수도원. 성 소피아 성당 약 1,000년 전에 처음 세운 성당으로, 성당 안쪽 벽의 모자이크 그림이 유명. 밀 유럽의 빵 바구니라고 할 정도로 밀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 카삭 러시아 춤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우크라이나에서 탄생한 전통 춤. 살로 빵에 버터처럼 발라 먹는 우크라이나 대표 음식으로, 돼지비계 요리. 보르시 우크라이나에서 처음으로 만든, 빨간 순무가 들어간 수프. 넓은 땅, 많은 사람들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땅이 넓으며, 동유럽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나라. 포르투갈은 약 600년 전에 배를 타고 여러 나라를 정복해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적이 있는 나라예요. 자, 포르투갈로 떠나 볼까요? 여러 나라를 지배한 국가 포르투갈은 오래전에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에 많은 식민지를 거느렸던 나라. 신트라 영국 시인 바이런이 '이 세상의 에덴'이라고 칭찬한 곳. 아조레스 제도 유럽의 휴양지로 유명하며, 여러 종류의 고래가 서식하는 곳. 와인 세계적으로 유명한 질 좋은 와인. 빵, 카스테라 같은 말은 포르투갈어에서 유래. 생선 요리 포르투갈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 코르크참나무 와인 병의 코르크 마개를 만드는 재료가 되는 나무로, 포르투갈 산지에 많음. 코르크 마개 주요 수출품 중 하나. 파두 기타와 만들린의 연주로 구슬프게 노래하는 전통 음악.
모이! 겨울 왕국으로 초대할게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모이! 여기는 핀란드야. 얼음이 동동 떠다니는 호수 위로 흰 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있어. 일 년의 절반이 겨울이라니! 정말 멋지지 않아? 치이익, 칙칙!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지? 엄청나게 뜨거운 돌에 찬물을 끼얹고 있네. 그런데 돌이 식기는커녕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지, 뭐야! 세상에, 사람들이 사우나를 하고 있어. 탁! 탁! 탁탁탁! 이건 또 무슨 소리지? 핀란드에는 핀란드 사람들 모두가 동시에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사우나가 많아요. 자작나무 가지로 온몸을 두드리고 있네. “이렇게 두드리면 건강해지고, 걱정도 사라진대.” “그렇고 말고요.” 하지만 조금 아플 것 같은걸. 첨벙! 첨벙! 이번엔 또 무슨 소리지? 뜨거운 사우나를 마치고 호수로 뛰어들고 있어. “야호, 정말 시원해!” 우아, 춥지도 않은가 봐. 한겨울에 얼음물로 뛰어들다니! 나 같은 꼬마 친구들도 보여. 정말 대단해! 냠냠! 쩝쩝! 어, 그런데, 무얼 먹는 소리지? 잘 마른 장작이 활활 타고 있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연어와 소시지를 구워 먹고 있네. “사우나 뒤엔 역시 바비큐 파티지.” 혼자서 먹는 것보다 다 함께 모여서 먹는 것이 훨씬 맛있어. 어느새 주위가 어두워지고 있어. 아직 대낮인데도 말이야. 다시 숲을 지나 눈밭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 볼까? 타박! 타박! 누가 걷는 소리일까? 앗! 썰매를 끄는 순록이야. 순록들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자, 썰매가 미끄러지듯 스르르 눈밭을 달려. 어디로 가는 걸까? 우하하, 하하! 누군가 웃고 있는 소리가 들려! 우아! 진짜 산타 할아버지잖아. 산타 마을에 가면 언제든지 산타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지. 산타 할아버지와 사진을 찍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콩! 콩! 콩!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산타클로스 우체국에서 우표에 도장을 찍고 있네. 산타 할아버지를 돕는 요정들인가 봐. 세계 여러 나라의 꼬마 친구들이 보낸 편지를 읽고, 산타 할아버지를 도와 답장을 보내 주고 있어. 나도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 쓸래. 그럼, 답장을 받을 수 있을 거야. 벌써 주위가 캄캄해졌어. 겨울밤은 정말 춥고 길어. 썰매를 타고 숲을 지나 눈밭을 헤치며 이번에는 어디로 가 볼까? 타닥! 타닥! 어, 이건 또 무슨 소리지?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네. 사람들이 모여 불을 쬐고 있어. 그중에는 오로라 사냥꾼도 있었지. 잠시 후 오로라 사냥꾼이 하늘을 가리키며 외쳤어. “불의 여우다!” “정말 아름다워!” 오로라가 신비로운 빛깔로 출렁이고 있었어. “불의 여우가 꼬리를 흔들고 있군요.” 핀란드 사람들은 오로라를 불의 여우라고 부르지. 불의 여우는 행복을 가져온다고 해. 봐, 정말 모두가 행복하게 웃고 있잖아. 핀란드 원주민인 라프족은 오로라를 불의 여우라고 불렀어요. 그것은 불의 여우가 겨울밤 하얀 숲을 뛰어다닐 때 꼬리가 나뭇잎에 닿아 만들어진 불꽃이 오로라라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오로라는 태양에서 나온 전기를 띤 입자가 지구의 공기와 만나면서 만들어진 빛이에요. 진짜 산타가 살고 있는 나라를 알고 있니? 바로 핀란드야. 하지만 핀란드에는 산타 말고도 유명한 것들이 아주 많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사우나와 밤에도 대낮처럼 밝은 백야, 산타의 썰매를 끄는 순록이 있지. 또, 밤하늘을 신비한 빛깔로 수놓는 오로라도 볼 수 있어. 핀란드의 겨울은 춥고 길지만 재미있는 게 참 많지. '모이! 겨울 왕국으로 초대할게'와 함께 핀란드 여행을 떠나 볼까?
마리오네트, 체코를 지켜줘!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프란츠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잠옷도 갈아입지 않고 계단을 우당탕 뛰어 내려왔어요. “조심해, 그러다 넘어질라.” 프란츠는 엄마의 걱정에 잠시 천천히 걷는 듯했지만, 다시금 성큼성큼 내달렸어요. 프란츠가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는 무얼까요? 바로 오늘이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에요. 프란츠가 일 년 내내 기다렸던 날이거든요. 크리스마스트리 앞에는 선물 상자들이 놓여 있었어요. 프란츠는 작고 동그란 상자부터 열어 보았어요. 안에는 털모자가 들어 있었지요. 네모난 상자에는 스웨터가 들어 있었어요. ‘제발, 이번 상자에는 로봇 장난감이 들어 있기를.’ 마지막 상자를 열기 전에 프란츠는 기도했어요. 그리고 천천히 상자 뚜껑을 열었지요. 그런데 안에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마리오네트 인형이 들어 있었어요. 로봇이란 말은 체코 말인 ‘로보타’에서 유래되었어요. 체코의 작가 차페크가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서 처음 사용했거든요. 로보타는 체코 말로 ‘일한다’라는 뜻이에요. 할아버지가 마리오네트 인형을 조종하며 말했어요. 하지만 프란츠는 얼마 전에 친구가 자랑하던 로봇 장난감 생각만 자꾸 났어요. ‘치! 내가 그렇게 간절히 소원을 빌었는데, 이게 뭐야.’ 프란츠는 며칠 전에 일부러 카를교를 건넜어요. 그 다리의 중간에 신부님 동상이 있는데, 아랫부분에 있는 동판을 만지며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거든요. 프란츠는 동판을 만지고 싶었지만, 아무리 팔을 뻗어도 닿지 않았어요. 지나가는 어른에게 부탁해 겨우 만질 수 있었지요. 그렇게 어렵게 소원을 빌었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던 거예요. 성 얀 네포무츠키 신부 동상은 프라하에서 가장 유명한 동상이에요. 동상 아랫부분에 있는 동판을 만지며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지지요. “프란츠, 얼른 일어나!” 프란츠는 누군가 깨우는 소리에 잠에서 깼어요. 까무룩 잠이 들었었나 봐요. 프란츠를 깨운 건 마리오네트 인형 쿤테라였어요. “프란츠, 날 도와줘. 어서 나를 따라와.” 쿤테라는 살아 움직이며 말했어요. 아무도 조종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말이에요. 프란츠는 어리둥절했지만, 옷을 갈아입고 쿤테라를 따라나섰어요. 쿤테라는 프란츠를 데리고 프라하성으로 달려갔어요. “여기는 왜?” “쉿, 조용히 해!” 성안에는 망토를 입은 귀족들이 불을 피워 놓고 주변을 빙 둘러싸고 있었어요. 독일 말로 무언가를 외쳤지만, 프란츠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요. “귀족들이 우리말로 된 책을 모두 태우고 있어. 저것 좀 봐! 이러다간 우리 말이 모두 사라져 버릴지도 몰라.” 신기하게도 불길이 거세질수록 프란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모두 타 버리기 전에 우리 말을 구해야 해!” 프란츠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어요. “침입자다, 저들을 잡아라!” 귀족들이 명령하자 창을 든 병사들이 몰려와 프란츠와 쿤테라를 에워쌌어요. 쿤테라가 용감하게 병사들 앞을 막아서는 순간, 겁에 질린 프란츠는 그만 정신을 잃었지요. 프란츠가 다시 눈을 뜬 곳은 프라하 광장이었어요. 쿤테라를 찾아다니던 프란츠는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체코 말소리에 발걸음을 옮겼어요. 길 건너편에서 인형극이 펼쳐지고 있었지요. 거기에 쿤테라도 있었어요. 그 모습을 바라보던 프란츠는 생각했어요. ‘인형 조종사와 마리오네트는 체코 말을 지키는 파수꾼 같아. 귀족들이 계속해서 우리 말을 없애려고 해도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하면 우리 말을 지킬 수 있을 거야.’ 인형극이 끝나자, 쿤한테라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어요. 뿌연 안개 속을 지났지만, 이상하게도 다시 프라하 광장이 나왔어요. 하지만 광장의 모습은 모두 변해 있었지요. “앗, 프라하 광장이 왜 이렇게 변했지?” “지금은 제2차 세계 대전 중이야. 전 세계가 전쟁 중이라고.” “이렇게 위험한 곳에 왜?” “여기서도 우리가 할 일이 있거든.” 쿤테라는 광장 한구석에 있는 인형극 무대 쪽으로 갔어요. “인형극을 하는 것처럼 나를 조종해 줘. 그러면 사람들이 우리 말을 들을 거야.” 쿤테라가 무대 위로 뛰어오르며 프란츠에게 말했지요. “사람들을 함부로 죽이다니, 나쁜 독일 군대를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다! 여러분, 우리 함께 힘을 모아서 독일 군대를 무찌릅시다!” 프란츠와 쿤테라의 말에 사람들이 술렁였어요. “맞아요, 힘을 모아요!” “독일 군대에 본때를 보여 주자고요!” 바로 그때 독일 군인들이 몰려왔어요. 탕! 탕! 탕! 쿤테라는 이번에도 프란츠를 감싸 안았어요. 하지만 총알 하나가 쿤테라의 팔을 스쳤지요. “으윽!” 또다시 프란츠와 쿤테라는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프란츠, 일어나라니까!”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프란츠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어요. “후유, 이게 다 꿈이었다니!” 프란츠는 괜히 쿤테라를 슬쩍 쳐다보았어요. 물론 쿤테라는 꼼짝도 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쿤테라의 팔에 깊은 상처가 남아 있었어요. “앗, 저것은 총알이 스친 상처인데.” 프란츠와 쿤테라는 서로를 한참 바라보았지요.
휘게가 궁금하다고?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오늘은 아빠의 생일이에요. 엄마가 생일 케이크에 단네브로를 꽂았어요. “토마스 아저씨네 가족까지 오면 정말 행복한 파티가 되겠구나. 이게 바로 휘게지.” 엄마와 아빠는 휘게라는 말을 자주 해요. 휘게가 뭐냐고요? 궁금하다면 나를 따라와 보세요.단네브로는 덴마크 말로 ‘덴마크의 힘’이라는 뜻을 가진 덴마크의 국기예요. 빨강 바탕에 하양 십자가 무늬가 그려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기지요. 아빠는 국회 의원이에요. 지금쯤 국회 의사당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했을 거예요. 덴마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녀요. 자전거를 타면 길도 안 막히고, 공기도 깨끗해진대요. 앗, 아빠가 곧 도착할 거예요. 생일 선물을 얼른 숨겨야겠어요. 선물이 궁금하다고요? 쉿! 비밀이에요. “좋았어, 벽난로 앞 의자 밑에 숨겨야지!” 이 의자는 아빠가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산 거예요. 덴마크 사람들은 첫 월급으로 의자를 꼭 사거든요. 아빠는 이 의자에 앉을 때마다 이렇게 말해요. “편안하구나! 이 의자는 꼭 엠마에게 물려줄 거야.” 하지만 나는 아빠 무릎 위에 앉는 게 더 좋은걸요. 조금 어둑어둑해지자 엄마가 양초를 하나 둘 씩 켜요. 집 안이 금세 은은한 불빛으로 아늑해져요. 덴마크는 집집마다 이런 양초를 한두 개쯤 가지고 있어요. 나는 커다란 곰 인형 뒤로 숨어요. “엄마, 내가 보여요?” “커다란 곰 인형 뒤에 작은 아기 곰 말이니?” 으으, 어떡하죠? 아빠가 곧 도착할 텐데. 선물 숨길 곳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하마터면 벽에 걸린 액자를 떨어뜨릴 뻔했어요. 지난겨울에 엄마와 함께 만든 액자예요. 난 겨울이 좋아요. 겨울에는 엄마, 아빠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엄마는 벽난로 앞에 앉아 뜨개질을 하고, 나는 아빠와 함께 레고를 가지고 놀아요. “엠마, 토마스 아저씨네 가족이 곧 도착할 거야. 마중 나가 보렴.” 엄마의 말을 듣고 나는 마당으로 나가요. 토마스 아저씨는 아빠 친구인데, 이번에 셋째 아기를 낳았대요. “걱정은 무슨! 학교며 병원이 다 공짜인데, 얼마나 아기 키우기가 좋아? 이래서 세금을 내야 한다니까.” 전화하며 걸어오는 토마스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요. 앗, 토마스 아저씨네 가족이 정원으로 들어오고 있어요. 나는 서둘러 커다란 나무 옆에 쪼그리고 앉아요. 다니엘이 앞장서고 토마스 아저씨와 루나, 아기를 안은 마리아 아줌마가 뒤따라 정원으로 들어와요. “엄마, 나무 옆에 웅크리고 있는 아기 사슴 좀 봐요, 헤헤!” 다니엘의 한마디에 마리아 아줌마가 빙긋 웃어요. 그때 따릉따릉 아빠의 자전거 소리가 들려요. 나는 들키지 않으려고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가요. 음, 맛있는 냄새! 음식이 식탁에 가득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샌드위치도 있어요. 지금 당장 한입 베어 먹고 싶지만, 꾹 참아요. “엠마, 아빠 왔다.” 아빠가 마당 한구석에 자전거를 세우며 나를 불러요. “큰일 났네. 아저씨, 잠깐만요.” 나는 토마스 아저씨의 다리 사이를 지나 식탁 밑으로 들어가요. 아차, 얼른 나비 리본을 목에 묶어요. 부엌으로 걸어오는 아빠의 발이 보여요. “토마스, 혹시 엠마 못 봤어?” 아빠가 나를 찾아요. 나는 손으로 입을 막고 몸을 고슴도치처럼 웅크려요. “글쎄, 나는 못 봤는데.” 토마스 아저씨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요. 아빠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자꾸만 웃음이 새어 나와요. “짜잔, 아빠 저 여기에 있어요. 아야!” 나는 밖으로 빠져나오다가 식탁에 이마를 꽝 부딪혀요. 아빠가 입으로 호호 내 이마를 불어요. “엠마, 이거 받아라.”와! 내가 갖고 싶었던 인어 공주 레고예요. 어느새 아픈 것도 잊어버려요. “나도 아빠에게 드릴 선물이 있어요. 바로.” “저예요, 엠마라고요! 킥킥.” 아빠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요. “맞아, 넌 최고의 선물이란다.” 아빠가 나를 번쩍 안아 올려요. 까르르 웃음이 나와요. “아빠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해. 가족, 친구와 함께 보내는 바로 이 순간. 이게 바로 휘게라고!”
생각쟁이 뚱보 세종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오늘부터 나랏일을 네게 다 맡기겠다.” 세종이 말했어. “왜요, 아바마마?” 세자가 눈이 똥그래져 물었지. “그건 비밀이다. 내가 꼭 할 일이 있거든.” 세종이 눈을 찡긋해 보였어. 아! 세자는 알 것 같았지. 한 달 전 일이야. 몸을 긁으며 책을 보던 세종이 의원을 불렀어. “전하, 온몸이 다 헌데투성이옵니다.” 의원은 얼른 온천으로 가라는 처방을 내렸지. “으, 시원하다. 역시 가려움증에는 온천이 최고야.” 그런데 저 멀리서 꼬끼오 닭 우는 소리가 들렸어. 짹짹 새 우는 소리도 들렸지. 그 소리를 가만히 듣던 세종이 외쳤어. “그래, 바로 저거야! 여봐라, 어서 한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여라.” “여봐라! 어찌하여 길이 이리도 조용한 것이냐?”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세종이 물었어. 그러자 고을 사또가 얼른 달려와 아뢰었지. “전하의 행차 길이 행여 막힐까 백성은 물론 개미 한 마리도 얼씬 못 하게 하였나이다.” 그러자 세종이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어. “네놈이 감히 임금과 백성의 사이를 가로막는 것이냐? 내 오늘은 바빠서 그냥 간다만, 다시 이런 짓을 하면 네 목이 달아날 줄 알아라.” 세종은 한양으로 돌아오자마자 책을 펼쳐 들었어. “이거 알 듯 말 듯하구나. 그, 그, 그, 그, 그, 가, 가, 가, 가.” 세종은 온종일 이상한 소리를 냈어. “아무래도 전하께서 책을 너무 보시는 듯하옵니다.” “정말 걱정이구나. 잠도 주무시지 않고.” 왕비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지. 얼마 뒤, 세종은 정의 공주를 불렀어. “공주야, 저잣거리에 나가 백성이 쓰는 말과 사투리를 다 적어 오너라.” “네? 아바마마, 그건 무엇에 쓰시려고요?” “그건 비밀이다. 나중에 알려 주마.” 세종이 또 눈을 찡긋했지. 하지만 정의 공주는 알고 있었어. 지난번에 세자가 귀띔해 주었거든. 정의 공주는 궁 밖으로 나가 백성들이 하는 말과 들리는 소리들을 적어 왔어. “그래, 한자로 적는 데 어려움은 없더냐?” “저,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개똥이.” “개똥이?” 세종이 되물었어. “백성들 이름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개똥이’인데 이걸 그대로 적을 한자가 없사옵니다. 특히 ‘똥’ 자가.” “하하, 똥 자를 적기가 어렵다. 또 어떤 소리가 있더냐?” “음, ‘으랏차차’ 씨름꾼 소리라든가, ‘따끈따끈한 떡 사슈.’ 같은 말이옵니다.” “그래, 그런 재미난 우리말을 적을 한자는 없지. 마침 떡 이야기를 하니까 배가 고프구나. 여봐라, 거기 아무도 없느냐?” “아니, 이게 뭐냐? 고작 곶감 몇 개라니!” “전하, 한밤중에 너무 많이 드시면 배탈이 날까 염려되어.” “어허, 배가 몹시 고프다니까! 어서 고기를 듬뿍 내오너라!” 곧 잘 차린 고기 밥상을 내왔어. “냠냠, 쩝쩝. 목구멍으로 고기가 넘어가니 이제야 좀 살 것 같구나.” 한입 가득 고기를 씹던 세종이 중얼거렸어. “이로 씹고 혀로 맛보고 목구멍으로 넘긴다. 옳거니! 소리도 그렇지!” 세종이 무릎을 치더니 급히 의원을 불렀어. “전하, 어디 불편하신 데라도 있사옵니까?” “난 괜찮으니 어서 그림을 그려 보아라.” “네? 갑자기 무슨 그림을.” “목구멍과 혀와 이 모양을 그려 보아라. 소리가 나오는 기관이 궁금해서 그러니 서둘러라.” 의원은 목구멍 안을 자세하게 그렸어. “여봐라, 피리 부는 악공을 들라 해라.”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실까?’ 내관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악공을 불러왔지. “그래, 어서 들어오너라. 먼저 가느다란 세피리부터 불어 보아라. 피리에서 소리가 어찌 나는 것인지 알아보려고 그러느니라.” 세종은 악공이 피리 부는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 “자, 이젠 향피리를 불어 보아라.” “그다음은 당피리!” 그렇게 하루 종일 궁궐 안에 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지.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세종이 신하들을 모두 불러 모았어. 그러고는 느닷없이 닭 우는 소리를 냈지. “꼬끼오! 자, 모두 이 소리를 적어 보아라.” 신하들은 고개만 갸우뚱거리며 적지 못했지. 그러자 세종은 “음매!” 소 우는 소리를 냈어. ‘임금님이 책만 읽으시더니 이상해지셨나 봐.’ 하지만 세종은 멈추지 않았지. “짹짹, 짹짹, 지지배배, 배쫑배쫑…….” “전하, 고정하시옵소서! 한자로는 그런 소리를 적을 수가 없사옵니다.” “바로 그거다! 한자로는 우리말을 모두 쓸 수가 없지. 그래서 내가 세상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는 글자를 만들었노라.” 신하들이 모두 놀라서 바라보는데 세종이 말을 이어 갔어. “그동안 나는 안 아픈 데가 없었다. 의원들이 중국 의학책만 보고 병을 고치려 드니 도무지 낫지를 않더구나. 임금인 나도 이런데, 가난한 백성은 얼마나 답답하겠느냐. 그래서 우리 땅에서 나는 약초를 모아 책을 만들었지만 한자로 쓰여 있으니 백성들이 볼 수가 있겠느냐.” “또 농사는 어떠하냐? 우리 땅에 맞는 농법을 정리하여 농사직설이라는 책을 만들었지만 한자로 쓰여 있으니, 까만 건 글씨요, 흰 건 종이라. 정작 백성들은 읽을 수가 없지 않느냐.” 세종은 물 한 잔을 꿀꺽꿀꺽 들이켜고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어. “자, 이제 누구라도 이틀이면 깨칠 수 있는 쉬운 글자 한글이 여기 있으니 모든 백성들은 한글을 배워, 읽고 쓰도록 하여라.” 세종은 말을 마치더니 그동안 밀린 잠을 자려는 듯 몇 날 며칠을 잠자리에서 나오지 않았어. 가끔 고기 밥상은 들락날락했지만 말이야. 세종이 쿨쿨 단잠을 자는 동안 백성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었대.
정조는 어떤 임금이 되었을까?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아바마마를 살려 주세요!” 한 아이가 할아버지 앞에서 울부짖었어. 아이의 아버지는 벌을 받느라 뒤주 속에 갇혀 있었지. “할바마마! 아바마마는 죄가 없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어. 아이의 아버지는 뒤주에 갇힌 지 아흐레 만에 죽고 말았어. 세월이 지나 아이는 왕이 되었어. 그 아이가 바로 정조야. 궁궐에는 아버지를 죽게 만든 원수들이 가득했지. 아이는 마음속에 미움만 지닌 왕이 되었을까? 정조가 신하들을 데리고 길을 나설 때였어. “제발, 저희 말씀 좀 들어주십시오! 억울합니다!” 백성들이 꽹과리를 치며 외쳤어. 정조는 그때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백성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어. 그리고 그 자리에서 억울함을 해결해 주었지. 관아에 가는 것보다 임금에게 직접 알리는 게 더 나을 정도였어. 백성들이 찾아와 억울한 일을 알릴 때마다 신하들은 마냥 귀찮고 못마땅했어. “어리석은 백성들이 뻔뻔스레 몰려드니, 격쟁을 없애야 합니다.” 하지만 정조의 생각은 달랐지. “어찌 백성들의 입을 막으려 드는 게요! 백성들이 몰려드는 게 싫으면 억울한 일이 없게끔 하면 될 것 아니오!” 아닌 게 아니라 백성들에게는 억울한 일이 많았어. 먼저 서얼들은 집에서도, 나라에서도 차별을 받았지. 과거 시험도 마음대로 볼 수 없었거든. 정조는 서얼이라도 실력이 좋으면 똑같이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어. “신분이 낮다고 차별하는 것은 옳지 않소. 서얼을 규장각으로 불러들여 나랏일을 맡기시오.” 서얼들도 당당히 규장각에서 일하게 된 거야. 정조의 명에 따라 책을 펴내는 일도 했지. 규장각은 정조가 왕이 되자마자 만든 왕실 도서관이에요. 노비들은 더욱 억울했어. 물건처럼 여기저기 팔려 다니고 노비 생활이 고되어 도망이라도 쳤다가 잡히면 죽도록 매를 맞았지. 목숨을 잃는 사람도 있었어. “아무리 노비라고 해도 짐승처럼 대해서는 안 되오. 사람대접을 못 받으니 자꾸 도망을 치는 게 아니오. 당장 노비를 쫓아가 잡아들이는 법을 없애시오.” “전하, 양반들이 거세게 반발을 할 것입니다.” “어찌 양반만 생각하시오! 노비도 조선의 백성이오.” 정조에게는 모두가 똑같이 귀한 백성이었던 거야.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어. “아니, 여기가 어디라고 허락도 없이 물건을 팔아?” 한 번만 봐주십시오. “잔말 말고, 썩 물러가거라!” 시전 상인들이 못살게 괴롭혀서 백성들은 장사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어.시전 상인은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나라에서 허가받은 사람들을 말해요. 이때는 시전 상인이 아니면 도성에서 장사를 할 수 없었어요. 정조는 누구나 장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모든 백성들이 시장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법을 바꾸시오.” 떵떵거리던 시전 상인들은 난리가 났지. 하지만 정조는 물러서지 않았어. “부자들만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온 백성이 잘사는 나라가 되어야 하오.” 부강한 나라를 꿈꾸던 정조는 수원에 새로운 도시를 만들기로 마음먹었어. “이곳에 큰 시장을 만들어 사람과 돈이 모이게 하고, 적이 쳐들어와도 끄떡없게 튼튼한 성벽도 쌓아야겠어.” 정조는 공사를 돕는 백성들에게 품삯을 주고, 다치지 않게 꼼꼼히 살폈어. 공사 때문에 지친 백성에게는 약을 지어 주게 했지. 백성을 위해 하는 일이니, 살뜰히 챙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어. 하지만 양반들은 여전히 정조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어. 몇 년 뒤, 수원 화성이 완성되었지. 화성을 둘러보던 정조는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렸어. 임금이 배라면 백성들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엎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백성들을 가장 귀하게 여겨야 한다. 정조가 가슴에 품은 건 미움이 아니라 사랑이었던 거야.
이순신의 작전이 궁금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무기 창고를 둘러볼 것이니 준비하라!” 전라도 군사들을 지휘하러 온 이순신이 명령을 내렸어요. 빈둥거리던 군사들은 깜짝 놀라 우왕좌왕했지요. 이순신은 곧장 무기 창고로 갔어요. “화살은 턱없이 부족하고, 창칼은 녹슬었구나. 당장 손질하도록 하라!” 이순신은 불호령을 내렸어요. 쳇, 새벽부터 눈코 뜰 새 없이 이게 뭐람. 밤낮없이 훈련을 받던 군사들이 투덜거렸어요. 하지만 꾀를 부렸다가는 곤장을 맞기 일쑤였지요. 네 이놈! 이런 모습으로 어찌 나라를 지킬 수 있단 말이냐? 이순신은 군사들의 질서부터 바로잡았어요. 하지만 힘든 훈련이 끝나고 나면 따뜻하게 보살폈지요. 고생했구나. 오늘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푹 쉬도록 하여라. 군사들이 잠든 늦은 시간에도 이순신은 책을 펼치곤 했어요. 바다에서 싸울 때는 물살을 이용하는 게 좋겠군. 이순신은 배도 연구했어요. 우리 배는 적군이 뛰어들기 쉬워. 싸우다가 총에 맞을 수도 있고 말이야. 며칠 동안 꼼짝 않던 이순신이 드디어 무릎을 탁 쳤어요. 그래, 바로 이거다! 이순신은 배를 만드는 군관인 나대용을 불렀어요. 배의 위쪽을 지붕처럼 덮고 쇠못을 박는 걸세. 나대용은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무거워서 물에 잘 뜰지 모르겠습니다. 걱정 말고 어서 만들어 보세. 이순신과 군사들은 새로운 배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았어요. 아니, 저 배는 뭐야! 사람 살려! 거북선이 연기를 뿜으며 앞으로 나아갔어요. 펑, 펑, 펑! 거북선의 대포 소리가 바다를 뒤흔들었지요. 일본군이 뒤늦게 총을 쏘아 댔지만 총알은 거북선의 지붕에 부딪혀 튕겨 나갔어요. 일본군은 배를 버리고 허겁지겁 도망치기 바빴지요. 으악, 무서워! 우리 배가 갑자기 뱃머리를 돌렸어요. 숨어 있던 거북선과 우리 배는 학의 날개 모양으로 일본 배를 둘러쌌지요. 이순신이 한산도 대첩에서 펼쳤던 학 날개 모양의 전술을 학익진이라고 해요. 얼마 뒤, 일본군은 배 열세 척을 가지고 사천 앞바다에 진을 쳤어요. 이순신은 군사들에게 말했지요. “거북선이 나설 차례다.” 일본군은 거북선만 보면 벌벌 떨었어요. “조선의 거북선을 보면 맞서지 말고 무조건 도망가라!” 얼마 뒤, 부산에 일본군이 쳐들어온다는 소문이 퍼졌어요. 왕은 이순신에게 출동하라고 명령을 내렸지요. 그런데 이순신은 왕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어요. 거짓 소문을 퍼뜨린 일본의 작전을 눈치채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화가 난 왕은 이순신을 감옥에 가두었어요. 이순신이 없으니 우리 군사들은 번번이 지고 말았어요. “전하, 우리 배가 이제 열두 척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전장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들은 왕은 깊은 한숨을 쉬었지요.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왕이 말했어요. “이순신을 다시 불러오라!” 이순신은 아픈 몸을 이끌고 고을마다 다니며 무기와 군사를 모았어요. “이순신 장군님이 풀려나셨다!” “장군님, 만세! 만세!” 백성들이 몰려나와 기뻐했지요. 군사들을 모으긴 했지만 턱없이 부족했어요. ‘거북선도 모두 불타 버리고 남은 배라고는 열두 척뿐이니, 일본의 그 많은 배를 무슨 수로 무찌르나.’ 이순신은 고민 끝에, 물길이 좁은 울돌목에서 싸우기로 했어요. “죽으려 하면 살 것이고,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다! 일본 배가 수천 척이라 해도 두려워하지 마라!” 이순신은 작전대로 물길이 좁은 곳으로 몰려든 일본 배를 향해 대포를 쐈어요. 숨 쉴 틈 없는 공격에 일본 배들은 몹시 놀라 허둥거리며 도망을 갔지요. “만세! 만세! 이순신 장군 만세!” 바닷가에 백성들의 환호 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고작 열세 척의 배로 백 척이 넘는 일본 배를 무찌른 이순신! 이순신은 우리나라의 귀하고 귀한 보물이었어요.
김구를 설명하는 한마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1945년, 서울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어. 모두들 덕수궁으로 가고 있었지. “김구가 돌아왔대요.” “덕수궁에서 임시 정부 환영 잔치가 열린다는군.” “잔칫상을 엄청나게 차렸대요. 어서 가 봐요.” 덕수궁 석조전 앞은 수많은 사람으로 북적였어. “서울 사람들은 여기 다 모였나 봐요.” “아니, 김구가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든 거야?” “김구는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독립운동가예요.” 모자를 쓴 신사가 이야기를 시작했어. 석조전은 덕수궁 안에 있는 서양식 건축물이에요. “김구는 엄청 용감한 사람이에요. 커다란 칼을 차고 있는 일본인을 맨손으로 때려잡은 적도 있지요. 일본인이 휘두르는 칼에 죽을 수도 있었는데 용기를 내서 덤볐다는군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요?” “일본이 명성 황후를 무참히 죽인 뒤였거든요. 나라의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복수를 하겠다고 용기를 낸 거죠.” “겨우 스물한 살이었는데 대단하네요.” 1895년 일본이 명성 황후를 죽인 사건이 있었어요. 그때 명성 황후는 궁녀복을 입고 숨어 있었는데 괴한들의 횡포에 맞서다 죽음을 당했어요. 이 사건을 을미사변이라고 해요. “김구 선생은 용감하기만 한 분이 아닙니다. 똑똑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지요.” 이번에는 갓 쓴 노인이 입을 열었어. “김구 선생은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나라를 튼튼하게 하려면 아이들을 잘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 거예요.” 사람들은 맞는 말이라며 고개를 끄덕였지. 그뿐이 아니에요. 김구 선생이 땅 주인을 대신해서 농부들에게 논밭을 빌려주는 일을 할 때였지요. 그 시절 농부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잘 보내지 않았어요. 농사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김구 선생은 좋은 생각을 해냈어요.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농부에게 논밭을 더 빌려주기로요.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은 무릎을 탁 쳤어. “역시 참 현명한 분일세!” “또 김구 선생은 겸손하고 욕심이 없는 사람이에요.” 갓 쓴 노인이 말을 이었어. “독립운동을 하려고 중국 상하이로 가서는 임시 정부를 찾아가 문지기를 시켜 달라고 했대요. 더 높은 자리에서 일할 수도 있었지만 가장 낮은 자리에서 일하겠다고 한 거죠.” “그래도 나중에 임시 정부 최고 자리에 올랐잖소.” “최고 자리에 오르면 뭐 합니까? 편안히 잘 만한 집 한 칸 없었는걸요. 이 집 저 집 다니며 잠도 얻어 자고, 밥도 얻어먹었대요.” 듣고 있던 사람들 눈이 휘둥그레졌지. “아니, 왜요?” “가진 돈을 전부 나라를 위해 썼거든요.” “정말 욕심이 없는 분이셨군요.” “김구 선생님은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에요.” 이번에는 한복 입은 여인이 말했어. “임시 정부의 살림이 어려워지자 많은 사람들이 떠났어요. 하지만 김구 선생님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외국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냈지요. 독립운동가들이 아직도 애쓰고 있다고 말이에요. 그랬더니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지요.” “어떤 기적이요?” 사람들이 묻자, 아주머니가 흐뭇하게 웃으며 대답했어. “사람들이 임시 정부에 돈을 보내기 시작했어요. 독립운동에 써 달라고 말이에요. 그렇게 모은 돈으로 군대를 만들었죠.” “일본군과 싸울 힘을 조금씩 키우고 있었군요.” “참말 훌륭한 분이에요.” “그런데 싸워 보기도 전에 일본이 항복을 해 버려서 김구 선생님과 임시 정부 요인들은 우리나라로 돌아오게 되었지요.” “이제 연설을 시작하려나 봐요.” 덕수궁에 모인 사람들은 김구를 바라보았어. 김구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에게 말했어. “꿈에 그리던 독립을 이뤘지만, 우리나라는 남과 북으로 갈라지고 말았습니다. 이건 우리 민족의 비극입니다. 남과 북의 통일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덕수궁에 모인 사람들은 알게 되었어. 김구는 용감하고, 지혜롭고, 겸손하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무엇보다 나라를 사랑한 사람이라는 것도 말이야.
만델라, 고마워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우리 아버지는 남아프리카에 있는 작은 마을의 추장이었어요. 그런데 내가 갓난아이였을 때 집과 땅, 가축들을 모두 빼앗겼지요. 백인 판사가 하라는 대로 따르지 않았다고요. 우리 가족은 결국 오두막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벌집 동네로 이사할 수밖에 없었어요. 나는 벌집 동네에서 그럭저럭 잘 지냈어요. 하지만 흑인들은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한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흑인들은 아파도 치료받는 게 힘들었지요. “우리 병원은 백인만 치료하니 다른 곳으로 가시오!” “아이가 열이 펄펄 끓어요! 한 번만 봐 주세요.” 아무리 사정해도 소용없었지요. 대학생 때였어요. 한 백인이 내 친구에게 동전을 건네며 말했어요. “이봐, 우표 좀 사다 줘!” “참 무례하군요. 백인이라고 흑인에게 멋대로 심부름을 시킬 수는 없어요!” 생각해 보면 이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흑인은 흑인끼리 모여 살아야 했고, 기차를 타면 맨 뒤 칸으로 가야 했지요. ‘흑인이라고 차별받는 것은 말도 안 돼!’ 나는 ‘아프리카 민족 회의’에 들어갔어요. 그곳에는 나하고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지요.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어요. “어떻게 해야 이 부당한 일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먼저 그들이 만든 법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시위를 해서 알려 줍시다!” “옳소! 저항해야 합니다.” 드디어 저항 운동을 하기로 한 날이 되었어요. 남아프리카 여기저기서 흑인들이 모여들었지요. “백인만 쓰는 화장실, 백인만 앉는 버스 의자, 백인만 가는 병원을 없애시오!” 많은 흑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외쳤어요. 백인들은 우리를 감옥에 집어넣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감옥 따위는 하나도 두렵지 않았지요. 나는 감옥에서 금방 풀려났어요. 하지만 백인들의 횡포는 여전했지요. 흑인들에게 총을 쏘기도 했어요. ‘안 되겠어. 백인들이 강하게 나오면 우리도 강하게 맞서야 해.’ 나는 좀 더 강한 저항 운동을 준비했지요. 백인 경찰은 더 철저하게 나를 감시했어요. 결국 호시탐탐 나를 노리던 경찰에게 붙잡히고 말았지요. 나는 다시 감옥으로 끌려갔어요. 그런데 옆방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지요. “월터?” 나는 조심스레 불렀어요. “만델라?” 옆방에서도 내 이름을 불렀어요. 자유를 위해 싸우던 사람들이 감옥에 모여 있었던 거예요. 나는 감옥에서도 저항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거기, 깜둥이!” 백인 교도관들은 우리를 부를 때도 무시하기 일쑤였어요. 우리는 겨울에도 반바지를 입었고, 얼음 같은 바닷물로 몸을 씻어야만 했어요. 방에는 변기도 없었지요. 우리는 그곳에서 동물처럼 지내야 했어요. 우리에게도 긴 바지를 주시오! 따뜻한 물로 씻게 해 주시오! 더 답답한 건 감옥 밖에서 벌어지는 일을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거였어요. “우리도 뉴스를 듣게 해 주시오! 신문을 보게 해 주시오!” 나는 15년이 넘도록 끊임없이 요구했어요. “만델라 때문에 귀찮아 죽겠군. 자, 여기 신문!” 마침내 감옥에서도 신문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신문을 통해 여러 나라 사람들이 나를 응원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여러 나라에서 나를 응원하자 대통령도 은근히 걱정이 되었나 봐요. “나라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내보내 주겠다.” 대통령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내게 제안을 했어요. 하지만 내 마음은 바뀌지 않았어요. “감옥에서 나가려고 꼭두각시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여름날이었어요. 나는 드디어 감옥에서 나오게 되었지요. 감옥에 갇힌 지 27년 만이었어요. 교도소 밖으로 나왔을 때 나는 깜짝 놀랐지요. “만델라! 만델라!”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거든요. "여러분, 고맙습니다. 더 이상 인종 차별은 없어야 합니다!" 나는 눈물을 머금고 외쳤어요. 나는 빼앗겼던 흑인들의 권리를 차근차근 되찾기로 했어요. 가장 먼저 할 일은 흑인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드는 거였어요. 나는 대통령과 여러 번 만나 이야기했어요. 몇 달 동안 노력한 뒤에야 드디어 흑인들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나는 사람들의 큰 응원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 되었지요. “여러분, 우리는 새로운 자유 국가가 탄생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내 목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모두 내 얘기에 귀 기울이고 있었지요. 백인과 흑인이 어우러진 세상, 내가 꿈꾸던 세상이 된 순간이었어요.
강철왕 카네기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전보 배달부를 구하시나요?” 전신국 국장은 어린 소년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너처럼 어린 아이에겐 힘든 일이란다. 아주 먼 곳까지 전보를 배달해야 하거든. “전 스코틀랜드에서 바다 건너 미국까지 왔어요. 그보다 먼가요?” 국장은 당당한 소년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소년의 이름은 카네기였어요. ‘하나를 배달하더라도 제대로 해야지!’ 카네기는 누가 어느 집에 살고 있는지 달달 외웠어요. 뭐든 대충하는 법이 없었지요. 어깨너머로 전보를 보내고 받는 기술도 익혔어요. “배달부가 배달만 잘하면 되지 기술은 배워서 뭐 해?” “뭐든 배워 두면 쓸 일이 생기지 않겠어?” 카네기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지요. 카네기는 뭐든지 배우는 것이 즐거웠어요. 하루는 친구 톰이 볼멘소리를 했지요. “앤더슨 대령님이 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에게만 공짜로 책을 빌려준대.” 카네기는 불평 대신 신문사에 글을 보냈어요. “저처럼 전보를 배달하는 소년도 책을 빌릴 수 있게 해 주세요.” 카네기가 쓴 글은 신문에 실렸어요. 신문을 본 앤더슨 대령은 눈이 휘둥그레졌지요. 그러다 허허 너털웃음을 터뜨렸어요. “이 아이 말이 옳아. 책을 읽고 싶다면 누구든 읽게 해 줘야지.” 그때부터 카네기는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지요. 아침 일찍 전신국이 떠나가라 벨이 울렸어요. 전보가 왔다는 뜻이지요. 전신 기사는 출근도 하기 전이었어요. 머뭇머뭇하던 카네기가 전신기 앞으로 다가갔어요. “급한 소식을 전하려 한다. 받을 수 있겠나?” “할 수 있다.” 카네기는 서투른 솜씨로 전보를 받아 적었지요. 그러고는 한달음에 배달까지 해 주었어요. “네가 전보를 받아서 배달까지 해 줬다고?” 카네기는 혼날까 봐 가슴이 두근두근했어요. 괜한 일을 한 것만 같았지요. 하지만 국장의 표정이 이내 환해졌어요. “아주 잘했어! 앞으로는 전신 기사 일을 해 보는 게 어때?” 카네기는 그 말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지요. 카네기를 눈여겨본 사람이 또 있었어요. 바로 철도 회사 감독이었지요. 철도 회사에서는 전보를 보낼 일이 많았거든요. “나와 함께 일해 보지 않겠나?” 감독의 말에 카네기는 무척 기뻤어요. 철도 회사에서 더 많은 일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요. 카네기는 철도 회사 감독의 비서로 일하게 되었어요. 감독이 어떻게 열차를 지휘하는지도 유심히 살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열차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어요. 기차들이 꼼짝 못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요. 카네기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역마다 전보를 보냈어요. “동쪽으로 가는 열차를 멈춰 세우시오. 서쪽으로 가는 열차를 출발시키시오.”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감독은 깜짝 놀랐어요. ‘가르친 적도 없는데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해내다니!’ 그때부터 감독은 전보로 열차를 지휘하는 일을 모두 카네기에게 맡겼지요. “카네기는 똑똑하고 믿음직한 직원입니다. 감독이 되기에 충분하지요.” 감독은 철도 회사 사장에게 카네기를 추천했어요. 카네기는 겨우 스물네 살에 한 지역의 철도를 전부 책임지게 된 거예요. “카네기 감독님! 레일이 부러졌어요.” “카네기 감독님! 레일이 닳아 버렸어요.” 카네기는 한밤중에도 사고가 나면 달려갔고, 화물 틈에서 쪼그리고 잠을 자며 일했지요. 그 무렵 미국은 전쟁 중이었어요. 철은 어마어마하게 값이 올랐고, 옮기기도 무척 힘들었지요. 당연히 철로 만드는 레일도 모자랐어요. 카네기는 이때다 싶어 레일을 만드는 회사를 차렸지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요. 약한 철로 만든 레일은 금세 닳고, 쉽게 부러졌어요. ‘어떻게 하면 튼튼한 레일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카네기는 강철을 떠올렸어요. ‘그래, 단단한 강철로 레일을 만들자!’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었어요. 강철을 만들려면 돈이 많이 들었거든요. 바로 그때, 카네기는 영국에서 값싸게 강철을 만들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카네기는 한달음에 영국으로 가서 그 방법을 배웠지요. 영국에서 돌아온 카네기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강철 회사를 세웠어요. 사람들은 카네기가 만든 강철로 튼튼한 레일도 만들고 튼튼한 다리도 지었어요. 튼튼한 배도 만들 수 있었지요. 카네기가 생각한 강철의 세상이 온 거예요. “강철왕!” 사람들은 카네기를 그렇게 불렀어요. 딱딱하고 차가운 강철! 강철왕 카네기는 마음까지 강철 같았을까요? 카네기는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2,500개가 넘는 도서관을 지었어요. 또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학교도 지었지요. 강철로 번 돈을 아낌없이 좋은 일에 썼어요. 강철왕 카네기는 마음만큼은 따뜻한 사람이었던 거예요.
우리 아빠 월트 디즈니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나는 미키마우스.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생쥐야. 나를 만들어 준 우리 아빠 덕분이지. 지금부터 우리 아빠 이야기를 들려줄게. 나는 날마다 아빠가 만든 만화 영화 속에서 웃고, 뛰고, 넘어지며 신나게 놀았어.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어. 바로 흥겨운 음악! 그때까지만 해도 만화 영화를 만들 때 소리를 넣을 수 없었거든. 고민하던 아빠는 갑자기 무릎을 탁 쳤어. "그래, 만화 영화에 음악을 넣어야겠어!" "미키야, 음악 소리가 들리니? 이제 마음껏 춤춰 봐." 나는 아빠가 들려주는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었어. 나를 보는 사람들도 덩달아 신이 났지. "소리가 나니까 더 실감 나!" "나도 미키와 함께 춤추고 싶어!" 내 인기가 많아지니까 여기저기서 나를 데려가려고 안달이었어. 하지만 나는 아빠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지. "미키야, 넌 누구보다 내게 소중한 아이야. 내가 너를 지켜 줄게." 월트! 제작비를 빌려 갔으면 갚아야지. 당장 갚을 수 없다면 미키마우스라도 내놓으시오. 제발 미키마우스만은 더 재미있는 만화 영화를 만들어서 꼭 갚을게요. 아빠는 또다시 생각했어. "미키야,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는 만화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온종일 만화 영화만 생각하던 아빠가 갑자기 소리쳤어. "그래! 알록달록 색을 넣어 보면 어떨까?" 가난했던 아빠는 형에게 돈을 빌려 새로운 만화 영화를 만들었어. 검고 하얗기만 했던 세상에 푸른 하늘, 초록빛 나무, 빨간 꽃이 생겨났지. 아빠가 만든 만화 영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봐! 꽃과 나무. 친구들을 괴롭히던 나쁜 나무가 벌을 받는 이야기예요. 현명한 리틀 헨. 암탉이 귀여운 병아리들과 옥수수를 심고 가꾸며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아기 돼지 삼 형제. 아기 돼지 삼 형제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늑대를 막내 돼지가 물리쳐요. 밴드 콘서트. 지휘자 미키마우스가 친구들과 함께 멋진 음악을 들려줘요. 아빠가 새로운 영화를 선보일 때마다 사람들은 더욱더 기대했어. "만화 영화가 너무 짧아서 아쉬워요. 고작 7분이라니." 아빠는 늘 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였어. "그래, 긴 만화 영화를 만들어 보겠어!" 하지만 회사 사람들은 아빠와 생각이 달랐어. 영화를 길게 만들려면 돈이랑 시간이 많이 들거든. 아빠는 끈질기게 사람들을 설득했지.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작품을 만들어 봅시다! 힘들겠지만 한번 해 보자고요. 80분이 넘는 만화 영화라니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드디어 첫 장편 만화 영화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만들었어. 사람들의 반응이 정말 대단했어. "진짜 재미있다.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니까!" "맞아요! 일곱 난쟁이도 정말 귀여워요." 아빠는 이 영화로 상도 받았어. 하지만 아빠가 가장 기뻤던 건 사람들이 아빠가 만든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거였지. 나 백설 공주랑 닮지 않았니? 하하, 말도 안 돼! 부끄럼쟁이 난쟁이는 나랑 똑같아. 아빠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어. '사람들이 만화 주인공을 직접 만날 수 있다면 어떨까?' 아빠는 만화 속 세상을 만들기로 했어. 한참 동안 뚝딱뚝딱 놀이공원을 짓는 소리가 울려 퍼졌지. 그렇게 만든 게 바로 디즈니랜드야! 나무 하나, 건물 모양, 바닥 색깔까지 어느 것 하나 아빠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었어. 꿈과 환상의 세계, 디즈니랜드! "디즈니랜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기 백설 공주랑 난쟁이 보이지? 미키마우스, 도널드 덕, 구피의 사인을 받아 보는 건 어때? 후크 선장하고 결투해서 네가 이기면 피터 팬과 악수를 할 수 있을지도 몰라. 하하하! 디즈니랜드에 오니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나랑 같이 춤추러 갈래? 내가 만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야! 아빠는 꿈 같은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었어.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았지.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멋진 우리 아빠는 바로 월트 디즈니야!
기부왕이 된 빌 게이츠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소아마비 환자들을 낫게 하는 일, 결핵이나 말라리아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일,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고 공공 도서관을 짓는 일. 빌 게이츠는 아내와 함께 많은 일에 기부를 하고 있어요. 기부금을 다 합치면 약 30조 원! 도대체 어떻게 이 많은 기부금을 낼 수 있을까요? 기부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돈이나 물건들을 아무런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을 말해요. 그건 빌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부자이기 때문이에요. 약 8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치면 무려 90조 원이 넘는 이 돈의 주인이 바로 빌 게이츠! 마음만 먹으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으리으리한 최고급 아파트를 210채나 살 수 있고, 대통령이 타는 전용 비행기를 300대나 살 수 있지요. 기부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어요. 빌이 처음부터 부자였던 건 아니에요. 어릴 때는 수업 시간에 장난치며 시간을 때우는 말썽꾸러기였지요. 그래서 부모님이 학교에 불려 오기도 했어요. 빌은 도대체 어떻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을까요? 그건 빌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빌, 시간표를 쉽게 짤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구나. 네가 만들 수 있겠니?” 선생님도 빌에게 부탁할 정도였으니까요. 빌은 친구 폴과 함께 밤새워 프로그램을 완성했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개인용 컴퓨터를 파는 곳은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알테어 8800’이라는 작고 값싼 컴퓨터가 나온 거예요. 사람들은 깜짝 놀랐지요. 하지만 그 컴퓨터에 맞는 프로그램은 없었어요. 빌과 폴은 ‘이때다!’ 하고, 알테어 8800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한 달이 넘게 끙끙거린 뒤에야 완성할 수 있었지요. 사람들은 빌과 폴의 프로그램 덕분에 컴퓨터로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것도 다섯 배나 빠른 속도로 말이에요. 와, 정말로 작은 컴퓨터가 나왔네? 그런데 작동시킬 수가 없어. 순 깡통 같은 컴퓨터잖아! 불빛만 깜빡거리는 컴퓨터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거야. 깡통 컴퓨터를 만점 컴퓨터로 만들자! 빌과 폴이 만든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마이크로소프트’라는 회사를 차렸지요. 이때 빌은 스무 살밖에 안 됐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빌과 폴의 프로그램을 줄줄이 복사해서 쓰기 시작했어요. 돈을 내고 사는 사람은 얼마 없었지요.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점점 어려워졌어요. 애걔, 이 작은 아파트가 우리 회사인 거야? 폴, 회사가 작으면 어때. 여기서도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어! 그러던 어느 날 행운이 찾아왔어요. 우리 컴퓨터에 들어갈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겠소?” ‘아이비엠’이라는 아주 큰 회사에서 빌에게 일을 맡겼어요. 빌과 폴은 다른 회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사들여서, 아이비엠의 컴퓨터에 딱 맞게 고쳤어요. 빌은 완성된 프로그램을 들고 가서 이렇게 말했어요. “제 프로그램을 마음껏 쓰세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이 프로그램을 다른 회사에도 팔 수 있게 해 주세요.” 아이비엠은 당장 밑질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빌의 조건을 받아들였어요. 아이비엠 컴퓨터를 위해 빌과 폴이 만든 프로그램은 ‘엠에스도스’예요. 엠에스도스는 마우스를 쓰기 전까지 널리 쓰였어요. 우린 이제 부자야! 빌의 프로그램 덕분에 아이비엠 컴퓨터는 잘 팔렸어요. 다른 회사들도 너나없이 아이비엠과 비슷한 컴퓨터를 만들어 냈지요. 빌이 만든 프로그램은 다른 회사의 컴퓨터에도 사용되었어요. 컴퓨터가 많이 팔릴수록 빌은 많은 돈을 벌었지요. 몇 년 뒤 빌을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생겼어요. ‘애플’ 회사의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를 쉽게 사용하는 방식을 선보인 거예요. 마우스로 화면에 있는 그림을 누르기만 하면 됐지요. 빌은 애플에 지고 싶지 않아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힘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나온 것이 바로 ‘윈도’예요. 윈도는 애플의 프로그램과 비슷하다고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쉽고 새로운 기능을 더 많이 갖추게 되었어요. 컴퓨터를 쓰는 사람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이 빌의 윈도를 쓸 정도였어요. 또 이런 일도 있었어요. 빌은 인터넷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요. 그런데 어느새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것도 ‘넷스케이프’라는 프로그램으로요. 빌은 넷스케이프에 맞서기 위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만들어 냈어요. 그리고 윈도를 쓰는 사람들은 공짜로 쓸 수 있게 했지요. 컴퓨터를 쓰는 사람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게 된 거예요. 자신이 좋아하는 컴퓨터에 흠뻑 빠져 살다 보니, 어느새 빌은 성공해 있었어요. 하지만 그만큼 힘든 일도 많았지요. 사람들이 빌의 프로그램만 찾다 보니, 작은 회사들은 자리 잡기가 힘들어졌어요. 빌을 흉보는 사람들은 많아졌고, 빌은 점점 지쳐 갔어요. 그때 빌의 아내가 말했어요. “빌, 이제부터 베풀며 사는 게 어때요? 세상에는 컴퓨터가 필요한 사람도 있지만, 당장 먹을 빵과 약이 필요한 사람들도 많아요.” 빌은 그제야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들을 돕기 위해 아내와 함께 발 벗고 나섰지요. 빌은 아내 멀린다 게이츠와 함께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을 세웠어요. 이 재단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지요. 빌은 지금 갖고 있는 재산도 차례차례 기부할 거라고 해요. 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누구나 기부를 하는 건 아니에요. 혼자 행복한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 빌은 그런 세상을 꿈꾸고 있는지도 몰라요.
스티브 잡스가 만든 세상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잡스, 드디어 완성했어. 얼른 우리 집으로 와!” 잡스는 전화를 끊고서 워즈니악의 집으로 달려갔어. “맙소사! 혼자서 컴퓨터를 만든 거야?” 잡스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어. 그 무렵 컴퓨터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비싸서 큰 회사에서나 쓸 수 있었거든. 잡스나 워즈니악처럼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작은 컴퓨터를 갖고 싶어 했어. 그런데 워즈니악이 컴퓨터를 직접 만든 거야. 워즈니악이 완성한 컴퓨터! “우리, 회사를 세우자! 그리고 컴퓨터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파는 거야! 아마 날개 돋친 듯이 팔리겠지.” 잡스의 말에 워즈니악은 눈이 휘둥그레졌어. ‘난 그저 내 컴퓨터를 갖고 싶었을 뿐인데.’ 워즈니악은 회사를 세울 생각까지 한 잡스가 놀라웠지. 잡스와 워즈니악은 회사 이름을 ‘애플’로 정했어. 회사라고 해 봐야 잡스네 차고였지만 말이야. 그런데 워즈니악의 컴퓨터는 기대만큼 많이 팔리지 않았어. 부품들이 따로따로 떨어져 있어서 컴퓨터를 산 사람이 직접 연결해야 했거든.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이었지. “누구든지 쉽게 쓸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어야 해.” 잡스는 따로따로인 부품을 연결해서 플라스틱 상자에 쏙 넣기로 했어. 더 이상 힘들게 부품을 연결할 필요가 없었지. 이렇게 완성된 컴퓨터가 ‘애플Ⅱ’. 애플Ⅱ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 너도나도 애플Ⅱ를 사서 쓰기 시작했지. 컴퓨터라는 게 이런 거구나. 나도 이다음에 써 봐야지. ‘애플Ⅱ보다 더 쉽게 쓸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 거야!’ 그래서 잡스가 생각한 것이 바로 ‘마우스’야. 그 무렵에도 마우스가 있긴 했지만 쓰기 불편하고 비싸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거든. 잡스는 쓰기 쉽고 값싼 마우스를 만들었지. 마우스로 원하는 프로그램의 그림을 딸칵 누르면 바로 프로그램을 쓸 수 있었어. 마우스가 널리 쓰이기 전에는 어려운 컴퓨터 언어를 일일이 자판으로 써넣어야 했어요. 그 컴퓨터가 바로 ‘매킨토시’. 매킨토시는 모양도 아담하고 귀여웠지만 사용 방법도 정말 쉬웠어. 다른 컴퓨터 회사들도 잡스가 만든 방식을 따라 했지. 우리 할머니도 컴퓨터를 배울 수 있겠는걸.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컴퓨터는 여전히 베이지색 상자 모양이었어. ‘네모난 컴퓨터는 이제 싫증 나. 새로운 걸 만들 수는 없을까?’ 잡스는 곰곰이 생각했지. 그렇게 만들어진 컴퓨터가 바로 ‘아이맥’. 아이맥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어. 동글동글 귀여운 모양에 속이 다 보이는 컴퓨터라니! 아이맥은 잡스가 만든 컴퓨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컴퓨터야. “잡스가 이다음엔 어떤 컴퓨터를 만들까?” 사람들은 잡스가 하는 일에 늘 관심을 가지고 기다렸어. 잡스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지. 잡스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나타났어. 휴대 전화와 컴퓨터 기능이 합쳐진 스마트폰. 잡스가 만든 스마트폰의 이름은 ‘아이폰’이야. 사람들은 아이폰으로 전화도 걸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도 할 수 있게 되었어. 마치 마술 같았지. 아이폰을 처음 팔던 날, 상점 앞은 아이폰을 사려는 사람들로 들끓었어. 전날 밤부터 와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지. 언제나 그랬듯 쓰기 편리하고, 예쁘고, 새로웠으니까!
찰리 채플린의 특별한 영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아주 오래전에는 소리가 나지 않는 영화만 있었어. 그런 영화를 무성 영화라고 해. 배우들은 목소리를 들려줄 수 없으니까 표정과 몸짓으로만 연기를 했지. 많은 배우들 중에서도 찰리 채플린의 연기가 최고였어. 채플린만 나오면 사람들은 눈을 떼지 못했지! 채플린은 어릴 때부터 무대에 섰어. 다섯 살 때는 아픈 엄마를 대신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여덟 살 때는 극단에서 춤을 추기도 했지. 채플린은 무대에 서는 것이 재미있었어. 그래서 배우가 되기로 했지. 채플린은 자라서 배우가 되었지만, 유명해지는 건 쉽지 않았어. 그러던 어느 날, 한 영화 제작자가 채플린을 찾았지. 채플린, 우리 영화에 뭔가 웃기는 장면이 필요해. 자네가 한번 그럴싸한 분장을 해 보게. ‘웃기는 장면에 맞는 우스운 분장이라.’ 채플린은 의상실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부스럭부스럭 뒤지기 시작했어. 그리고 얼마 뒤.짜잔! 찌그러진 중절모, 달다 만 것 같은 콧수염, 짧은 대나무 지팡이, 꽉 쪼이는 양복저고리, 헐렁헐렁한 바지, 너무 커서 덜그럭대는 구두. “나는야 떠돌이 찰리!” 영화 제작자는 채플린을 보자마자 깔깔 웃음을 터뜨렸어. 지팡이를 흔들흔들! 다리를 벌리고 뒤뚱뒤뚱! 채플린은 우스꽝스럽게 연기를 했어. 걷다가 남의 발에 걸려 쿵 넘어지면, 벌떡 일어나 “죄송합니다!” 하고 발에게 꾸벅! 걷다가 벽에 쿵 부딪히면, 눈을 깜빡이며 “죄송합니다!” 하고 벽에게 꾸벅! 채플린을 보고 사람들은 깔깔대며 웃었어. 모두 채플린의 특별한 연기에 푹 빠져 버린 거야. 하지만 감독들은 채플린의 특별한 연기를 좋아하지 않았어. 채플린이 물 뿌리는 연기를 할 때였지. 처음에는 감독이 시키는 대로 맹숭맹숭 물만 뿌렸어. ‘어! 이게 다야? 재미없잖아!’ 채플린은 좀 다르게 사람들을 웃기고 싶었어. 그래서 호스 중간을 발로 꽉 누르고 호스 끝을 멀뚱멀뚱 들여다봤어. 그러다 슬쩍 발을 떼자 물이 얼굴로 쏴! “감독님! 이게 더 웃기지 않아요?” 하지만 감독은 소리쳤지. “그냥 시키는 대로 해!” 감독들은 사사건건 바꾸려 드는 채플린이 성가셨고, 채플린은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라는 감독들이 싫었어. ‘차라리 내가 영화를 만드는 게 낫겠어!’ 결국 채플린은 직접 영화를 만들게 되었지. 덕분에 할 일이 아주 많아졌어. 사람들은 채플린의 영화를 좋아했어. 채플린의 영화를 보려고 새벽부터 줄을 설 정도였지. 채플린처럼 꾸미고 채플린의 걸음걸이를 흉내 냈어. “떠돌이 찰리 인형 주세요!” “떠돌이 찰리가 그려진 치약 주세요!” 사람들은 채플린 이야기만 했어. 정말 대단한 인기였지. 하지만 채플린은 더 특별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 ‘웃기면서도 감동을 주는 영화를 만들 수 없을까?’ 채플린은 고민에 빠졌지. “웃긴 영화로 어떻게 감동을 주겠다는 거야?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게 어때?” 채플린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어. 하지만 채플린은 특별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어. 그것도 짧은 영화가 아니라 긴 영화를 말이야. 드디어 키드 라는 영화를 만들었어. “떠돌이 찰리가 아기를 키우는 것 좀 봐. 의자에 구멍을 뚫어 변기를 만들었어, 킥킥!” “어떡해! 고아원에서 아이를 강제로 데려가잖아. 아이가 우는 것 좀 봐, 흑흑.”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말했어. “어떻게 웃기다가도 슬프지? 이런 영화는 처음이야.” 채플린은 다시 고민에 빠졌지. ‘웃기면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 이번에는 영화 모던 타임스를 내놓았지. “깔깔! 떠돌이 찰리가 동그스름한 것만 보면 조이잖아. 기계 속 나사도 조이고, 단추도 조이고, 동료들 코까지.” 그런데 영화를 보던 사람들이 웃음을 멈췄어. “떠돌이 찰리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병에 걸린 거야!” 어떤 사람들은 화를 내기도 했지. 그러고 보니까 일하는 사람들이 마치 기계 같잖아! 꼭 우리 이야기 같아! 채플린의 영화에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지. 그래서 더욱 특별했어. 사람들은 채플린의 영화를 보면서 으하하 웃기도 하고, 훌쩍훌쩍 울기도 하고, 부글부글 화를 내기도 했어. 사람들이 살아가는 진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채플린! 채플린도, 그의 영화도 정말 특별했지!
오프라 윈프리는 뭐가 달라도 달라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오프라 윈프리는 한 살도 되기 전에 외할머니 집에 맡겨졌어. 따로따로 사는 엄마와 아빠가 맡을 형편이 아니었거든.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보통 아이들처럼 사랑받으며 자라지 못했지. 그런 오프라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방송인이 되었어. 오프라는 어떻게 토크 쇼의 여왕이 되었을까? 어린 오프라는 늘 혼자였어. 오프라가 먹이를 주는 닭과 소만이 유일한 말동무였지. 집 안에 있는 책은 딱 한 권! 두꺼운 성경책뿐이었어. 오프라는 성경책을 달달 외워서 소에게 들려주곤 했지. 집이 너무 가난해서 오프라에게 글을 가르친 것을 빼면 해 준 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런 오프라가 사람들 앞에서 성경을 줄줄 외울 때는 정말 자랑스러웠지요. 오프라의 외할머니. 여섯 살에 엄마와 살게 된 오프라는 유치원에 가게 되었어. 그런데 이미 다 아는 걸 가르치니까 오프라는 선생님한테 당돌한 편지를 썼지. 선생님께 저는‘코끼리’나‘하마’같은 글자 말고 더 어려운 글자도 읽고 쓸 수 있어요. 여기서는 더 배울 게 없어요. 선생님은 깜짝 놀라서 오프라를 1학년으로 올려 보냈어. 오프라는 금세 2학년 공부까지 다 배웠지. 오프라가 아무리 똑똑해도 엄마는 별 관심이 없었어. 친척들도 모두 오프라를 함부로 대했지. 백인뿐인 학교에서 유일한 흑인이었던 오프라는 외로웠어. 그때부터 오프라는 조금씩 삐뚤어지기 시작했지. 내가 오프라를 좀 더 일찍 데려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정말 안타까웠어요. 오프라의 아빠 버논 윈프리. 오프라는 열네 살에 아빠와 함께 살게 되었어. 그때 오프라는 정말 엉망이었지.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사고만 쳤거든. 아빠는 엄격했지만 오프라를 사랑으로 대했어. 얼마 지나지 않아 오프라는 다시 똑똑하고 밝은 아이로 돌아왔지. 열일곱 살에 오프라는 미스 불조심 선발 대회에 나갔어. 날씬하고 예쁜 미인을 뽑는 대회였지. 흑인 참가자는 오프라 한 명뿐이었어. 하지만 오프라는 기죽지 않았지.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고 싶나요?” 심사 위원들의 질문에 다른 후보들은 덜덜 떠느라 대답도 제대로 못했어. 하지만 오프라는 자신 있게 대답했지. “방송 기자가 되어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어요.” 당당한 오프라의 모습이 심사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지. 오프라는 미스 불조심 대회에서 1등을 했어! 흑인 최초로 말이야! 다른 참가자들은 예쁜 외모만 내세웠는데, 오프라는 달랐어요. 진실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는 참가자는 처음이었지요. 미스 불조심 대회 심사 위원. 오프라는 꿈에 그리던 방송 기자가 되었어. 방송 기자는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질문을 해야 할 때도 있었지. 어느 날 아이를 잃은 어머니와 인터뷰를 할 때였어. 괴로워하는 어머니에게 오프라는 질문 대신 이렇게 말했지. “당신의 마음을 알아요. 아무 말씀도 하지 마세요.” 방송국에서는 오프라를 나무랐지. 하라는 인터뷰는 하지 않고, 상대방 입을 막았다고 말이야. 오프라는 이 일 때문에 방송국에서 쫓겨날 뻔했어. 하지만 후회하지 않았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까지 방송을 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세상에! 방송 기자가 인터뷰를 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말라니요. 얼마 뒤, 오프라는 토크 쇼를 진행하게 되었어. 오프라는 토크 쇼가 시작되자,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 놓았지. 남들에게 쉽게 말할 수 없는 끔찍한 일까지 말이야. 오프라의 솔직한 고백에 사람들은 감동했어. 방송 전에 고민이 많았죠. 다른 유명 토크 쇼와는 다른 새로운 걸 보여 줘야 했거든요. 오프라는 그 일을 제대로 해냈어요! 방송 국장 늘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공감하는 오프라의 모습에 사람들은 끌렸지.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의 토크 쇼를 보게 되었어. 마침내 오프라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토크 쇼를 하게 되었어. 오프라 윈프리 쇼는 뭐가 달라도 달랐지. 단순히 들어 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걱정하며 혼을 내기도 하고, 가슴 아픈 사연에 눈물 흘리기도 했어. 사람들은 오프라에게 ‘토크 쇼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었지. 오프라 윈프리는 힘들 때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어. 그리고 모두에게 솔직했지. 오프라는 절대 바꿀 수 없을 것 같았던 나쁜 습관도 하나씩 고쳐 나갔어. 괴로운 시간을 이겨 내고 솔직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섰지. 그래서 사람들이 오프라를 보며 살아갈 용기를 얻는지도 몰라.
미야자키 하야오가 받은 편지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미야자키 하야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도 할아버지처럼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어요. 할아버지가 만든 이웃집 토토로랑 벼랑 위의 포뇨를 참말 재미있게 봤거든요. 어떻게 하면 할아버지처럼 될 수 있을까요? 엄마는 할아버지가 무척 바쁘실 거라고 했지만 그래도 꼭 알려 주세요! 안녕, 꼬마 팬!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고 싶다니, 기특하구나!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면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단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주인공은 누구로 정할지, 이야기 배경을 어떻게 할지.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건 그림을 많이 그려 보는 것이란다. 나도 어릴 때부터 그림을 참 많이 그렸어. 만화책을 보고 따라 그리기도 하고, 동화책을 읽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장면을 그려 보기도 했어. 마음에 들 때까지 몇 번을 그렸는지 몰라. 중학교 때에는 좋은 미술 선생님을 만났어.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다른 사람의 그림을 따라 그리기만 했거든. “이 물고기를 네 독특한 상상력으로 표현해 봐.”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는 신나게 떠오르는 대로 그리기 시작했지. 그랬더니 물고기가 아주 재미있는 모습으로 바뀌는 거야. “하야오가 그린 물고기는 아주 멋진걸!” 나에게 그림 그리는 일만큼 재미있는 일은 없었지. 신이 난 나는 만화가가 되기로 마음먹었어. 틈나는 대로 동물원에 가서 열심히 관찰도 했단다. 곰이랑 원숭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표정을 짓는지 꼼꼼하게 살펴서 열심히 그렸어. 하지만 백사전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본 뒤로 내 꿈은 바뀌었단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거야! ‘내가 그린 주인공이 움직이면 기분이 어떨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콩닥거렸지. ‘그래! 움직이는 만화를 만드는 거야.’ 나는 대학을 졸업한 뒤, 애니메이션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단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아주 어려웠어. 자연스러운 동작을 위해 수십, 수백 장의 그림을 그려야 했지. 하지만 내 손으로 그린 그림들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게 만드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었단다. 그러던 어느 날, 꿈 같은 일이 생겼어. “하야오, 텔레비전에서 방영될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겠나?” 나는 당연히 하겠다고 했지. 내가 만들어야 할 애니메이션은 전쟁으로 파괴된 곳에서 간신히 살아남아서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어. 나는 아이들에게 전쟁의 참혹함보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어. 그때 만든 애니메이션이 미래 소년 코난이야. 꼬마 팬도 보았다는 이웃집 토토로 얘기도 들려줄까? 나는 아름다운 자연을 그리고 싶었단다. 동료들도 나하고 생각이 같았어. “한적한 시골에 이사 온 꼬마들 이야기 어때?” “아름다운 숲에서 꼬마들의 상상이 이루어지면 좋겠어.” “맞아, 숲은 꼬마들의 놀이터! 그 놀이터에 숲의 정령이 사는 거지!” 자, 이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결정했으니 주인공을 만들어야지. 토토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하니? 아름다운 숲을 지키는 정령이니까 좀 더 특별하고, 신비롭게 만들어야겠지? 부엉이와 곰, 너구리를 조금씩 섞어 볼까? 바로 이거야, 이거!” 나는 토토로를 셀 수도 없을 정도로 그리고 또 그렸어. 누워 있는 토토로, 앉아 있는 토토로, 우산을 들고, 뛰고, 날고. 나는 토토로가 된 것처럼 이리저리 움직였지. “이이이이이이, 아냐. 우우우우, 이것도 아니야. 뭬에!” “또 시작이군, 또 시작이야.” “벌써 몇 시간째 거울만 보는 거야?” “저러다가 토토로가 괴물이 되어 버리는 거 아니야?” 하지만 토토로의 귀여운 웃음은 바로 나, 하야오의 웃음을 그대로 따라 했지 뭐야. 얼마나 귀여워?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야. 열심히 그린 그림 위에 성우들의 재미난 목소리와 아름다운 음악을 입히자 마침내 이웃집 토토로가 완성되었지. 생생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채 말이야. 내게는 아주 특별한 스케치북이 하나 있단다. 그림을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기를 반복할 수 있는. 바로 내 머릿속에 있는 스케치북이지. 그래서 나는 어떤 그림이든지 그릴 수 있단다. 너도 너만의 스케치북을 만들어 보는 건 어때?
작은 거인 유관순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관순이가 돌아온대!” 학생 하나가 교실로 뛰어 들어오며 소리쳤어. “정말이야? 관순이가 감옥에서 풀려난 거야?” 학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어서어서 관순이가 쓰던 기숙사 방을 청소하자고!” “그래그래, 난 걸레를 빨아 올게!” 다들 기뻐서 들떠 있었어.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관순이는 돌아오지 않았지. 어떻게 된 일일까? 관순이가 이화 학당에 온 건 열네 살 때야. 기숙사에서도 관순이는 유명했어. “관순아, 너 청소 당번 아니잖아?” “아니면 어때? 누가 하든 상관없지. 빨래할 것 있으면 이리 줘. 내가 해 줄게.” “관순이는 공부도 잘하는 데다 마음씨까지 곱다니까!” 모두 관순이를 좋아했어.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관순이도 싫어하는 게 있었어. 그건 ‘일본 왕에 대한 충성’을 외우는 것! 그 무렵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빼앗아 제멋대로 할 때였거든. “어서 외우지 못해!” 화가 난 일본인 선생이 빽 소리를 질렀지. 관순이는 친구가 가르쳐 주는 대로 더듬더듬 외웠어. ‘아, 나라를 빼앗기지만 않았어도.’ 관순이는 억울하고 분해서 몸을 부르르 떨었어.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 큰 만세 운동이 일어났어.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지. 당연히 관순이도 함께 만세를 외쳤어. 그랬더니 일본 경찰이 딱 붙어서 감시를 하지 뭐야! 학생들이 만세 운동을 못 하게 하려고 말이야. 그래서 관순이는 사촌 언니와 함께 아주머니처럼 옷을 입고 몰래 고향에 가려고 기차를 탔어. 관순이는 고향에 와서도 가만있지 않았어. 마을 어른들과 만세 운동을 준비했지. 곧 있으면 아우내 장날이에요. 사람들도 엄청나게 모일 테니, 그날 만세 운동을 하는 게 어떨까요? “그거 좋은 생각인데!” 관순이는 몰래 독립 선언서를 구해 왔어. 그리고 동네 아이들을 불러 모았어. 얘들아! 우리 아주 멋진 걸 만들어 볼까? 자, 먼저 밥그릇을 엎어 놓고 동그라미를 그려. 그다음 가장자리에 까만 줄들을 그으면. “짠! 이게 바로 태극기라는 거야!” 태극기가 한 장씩 만들어질 때마다, 관순이와 아이들은 가슴이 벅차올랐어. 관순이는 다른 마을에 만세 운동을 알리러 다녔어. 며칠씩 걸어서 발이 부르트고 아팠지만, 관순이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어. ‘한 사람이라도 더 만세를 불러야 해!’ 관순이는 품 안에 숨겨 온 태극기를 나눠 주며 말했어. “잊지 마세요. 아우내 장날 오후 1시예요! 장사꾼처럼 꾸미고 오세요. 하루 전에 제가 먼저 신호를 보낼게요. 모두 준비되면 따라서 봉화를 올려 주세요!” 드디어 만세 운동 전날 밤이 되었어. ‘봉화가 올라오지 않으면 어쩌지?’ 관순이는 떨리는 마음으로 횃불을 들었어. 조금 뒤, 맞은편 산봉우리가 환해졌어. 그리고 그다음, 그다음 산봉우리에서도 봉화가 활활 타오르는 거야! 관순이의 마음도 활활 타오르는 것만 같았지. 아우내 장터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어. 누군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독립 선언서를 읽기 시작했지.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사람들은 일제히 소리쳤어. 장사꾼 차림의 아저씨도, 손님인 척했던 아주머니도 목이 터져라 외쳤어. “만세! 만세! 대한 독립 만세!” 관순이도 옷 속에 감춰 두었던 태극기를 꺼내 들고 따라 외쳤지. 어느새 일본 군인들이 몰려와 총을 쏘았어. 만세를 부르던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졌어. 관순이는 끌려가서 재판을 받게 되었어. “이 일을 꾸민 자가 누구냐? 어서 그 사람을 대라!” “나다! 내가 주동자란 말이다! 내 나라에서 만세를 부른 게 무슨 죄란 말이냐?” “뭐라고? 네 나라가 어디에 있단 말이냐?” 재판장의 말에 관순이는 참을 수가 없었어. “이놈!” 관순이는 벌떡 일어나 의자를 집어 던졌지. 관순이가 고분고분하지 않자, 일본 경찰들은 관순이를 고문했어. 그래도 관순이는 굽히지 않았지. 오히려, 1년 뒤 3월 1일에 또다시 만세 운동을 벌였어. 감옥에 갇힌 다른 사람들과 몰래 약속을 하고 한마음으로 만세를 부른 거야. “만세, 만세, 대한 독립 만세!” 일본 경찰은 잔뜩 약이 올라 관순이를 더 심하게 고문했어. 관순이 몸은 피멍이 들고, 상처는 썩어 들어갔어. 독방에 갇혀 정신을 잃어 가는 순간에도 관순이는 끊임없이 중얼거렸어. “대한 독립 만세!” 관순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어. “관순이가 돌아왔어.” 학생 하나가 울먹거리며 뛰어 들어왔어. “정말? 정말이야?” “어디, 어디? 관순아!” 학생들은 우르르 밖으로 뛰쳐나갔어. 하지만 관순이는 차갑게 식은 채 관 속에 누워 있었지. 꽃다운 나이, 열아홉 살 관순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바친 거야.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긴 채 말이야. “나라에 바칠 목숨이 하나뿐인 게 내 유일한 슬픔이다.”
어린이들의 스타, 방정환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이 애놈들아!” 만약 누군가 너희를 이렇게 부른다면 어떨까? 기분이 무척 나쁘겠지. 하지만 100년 전에는 아이들을 그렇게 불렀단다. 이런 말 대신 ‘어린이’라는 말을 만든 사람이 바로 나, 방정환이야. 어렸을 때 우리 집은 소문난 부잣집이었어. 커다란 기와집에서 살았지. 집 안에서 길을 잃어버릴 정도로 넓었어. ‘엿 사 먹으러 갈까, 떡 사 먹으러 갈까?’ 만날 그런 생각만 하며 지냈지. 그런데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돼서 초가집으로 이사를 했지 뭐야. 귀신이 나올 것 같은 허름한 집이었는데 물을 마시려면 멀리서 물을 길어 와야 했지. 옆집에 쌀을 꾸러 가는 날도 많았어. 추운 겨울에 물을 길어 오거나 바가지를 들고 쌀을 꾸러 다니는 건 참을 수 있었어. 하지만 어린 누나를 억지로 시집보내는 건 참을 수가 없었어. 먹을 게 없으면 같이 굶으면 되지. 왜 누나를 맘대로 시집보내? 그렇지만 어린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누나가 떠나던 날, 나무 뒤에 숨어 울기만 했지. 누나가 시집을 간 뒤에도 집안 형편은 어려웠어. 아버지는 나에게 늘 같은 말씀을 하셨지. 너는 아들이니까 공부해야 해. 그래야 좋은 일자리도 잡을 수 있는 거야. 하지만 어떻게 나 혼자 편하게 공부를 할 수 있겠어? 병든 어머니께서 새벽같이 일어나 일을 하시는 걸 보고 나는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로 했어. 내가 들어간 곳은 토지 조사국이었어. 땅 주인을 조사해 서류에 기록하는 일이었는데 알고 보니 주인 없는 우리 땅을 일본이 가로채는 게 아니겠어? 나는 날마다 불끈불끈 분노가 치밀었지. 나는 토지 조사국을 그만둔 뒤, 친구들을 모아 비밀 모임을 만들고 나라 잃은 슬픔을 담은 연극을 올렸어. 날이 갈수록 일본은 제멋대로 굴었고, 우리는 그냥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었어. “대한 독립 만세! 대한 독립 만세!” 1919년, 만세 운동이 일어나자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에게 독립 선언서를 나누어 주었어. 하지만 금세 일본 경찰에게 잡히고 말았지. 경찰서에서 풀려난 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어디에 가든, 무슨 일을 하든, 일본 경찰이 따라다녔거든. 몇 날 며칠 방 안에 틀어박혀 꼼짝도 하지 못했지. 일본으로 건너간 나는 잠시도 쉴 수가 없었어. 보이는 대로 책을 읽고, 사람들을 만났지.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답을 찾았어. 바로 서점에서 말이야. ‘그래, 바로 이거야! 일본은 아이들을 잘 키웠기 때문에 힘도 기를 수 있었던 거야.’ 나는 그날부터 아이들을 위한 책을 쓰기로 했어. 일본은 물론 세계의 아이들이 즐겨 읽는 명작 동화를 우리말로 바꿔 책으로 엮었지. 사랑의 선물이 바로 그 책이야. 하지만 늘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어. 아이들을 가리키는 말부터 만들어야 하는데. 젊은 사람은 젊은이, 그렇다면 어린 사람이니까. 그래, 이제부터 어린이라고 해야겠어! 나는 일본에서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과 모임을 만들었지. 아이들이 입는 옷을 떠올리고는 색동회라고 이름 붙였어.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날도 만들었지. ‘나라를 찾기 위해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난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물었지. ‘나라를 찾기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 하고, 힘을 기르려면 어린이들을 잘 키워야 한다!’ 이게 바로 내가 찾은 답이었어. 어린이들이 읽을 만한 게 없어. 우아, 재밌다. 그럼 잡지를 만들어서 나눠 주자. 어린이 어때? 언제부터인가 나는 어린이들을 만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 내 이야기를 듣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든 아이들. 어느새 나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 되었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수나 탤런트를 스타라고 하잖아. 100년 전에 내가 바로 그런 스타였던 거지. 하하. 방정환 아저씨다! 아저씨, 재미난 이야기 들려주세요! 나는 젊은 나이에 병이 들었어. 남보다 조금 일찍 떠나는 건 괜찮은데, 어린이들이 눈에 밟히지 뭐야. “어린이를 부탁하오.” 이게 내 마지막 말이었단다. 여전히 나는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게 된단다.
톤즈가 사랑한 이태석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이곳은 여전하구나!’ 톤즈는 2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 사람들은 하루에 한 끼도 먹기 어려웠고, 집이 없어 길에서 자는 사람들도 많았지. 내가 있을 곳은 여기구나.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이곳. 태석의 마음속에는 늘 톤즈가 있었어. 그래서 다시 돌아오게 된 거야. 톤즈에는 제대로 된 병원조차 없었어. 허름한 흙벽에 짚으로 이은 지붕. 그 안에는 침대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었지. 태석은 이런 곳에서 환자를 치료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 하지만 망설일 틈이 없었어. 환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으니까. "우리 애 좀 봐 주세요!” “무슨 소리야! 내가 먼저라고!” “난 여기 오는 데 사흘이나 걸렸어.”환자들은 아우성이었어. 아이를 낳다가 쓰러진 임산부, 총에 맞고 실려 온 군인, 병에 걸려 죽어 가는 노인까지. 태석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어. 쉴 틈 없이 환자들을 돌보았지. 태석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것은 바로 아이들이었어. 톤즈는 몇 년째 전쟁을 하고 있었거든. 탕탕! 쾅! 여기저기서 총소리가 끊이질 않았지. ‘아이들까지 총을 들어야 하다니.’ 남수단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랫동안 전쟁을 한 나라로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했어요. 종교와 인종 문제로 수십 년 동안 전쟁이 이어졌지요. 아이들이 공부해야 미래를 꿈꿀 수 있어요!” 태석은 부서진 건물을 고치기 시작했어. 뚝딱뚝딱! 땅땅! 망치 소리가 끊이질 않았지.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마을 사람들도 발 벗고 나서기 시작했어. 강에서 퍼 온 진흙으로 벽돌도 만들었지. 선생님도 케냐에서 모셔 오고, 교복도 한국에서 구해 왔어. 교과서와 연필까지 준비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마침내 톤즈 학교는 문을 열었고, 아이들은 총 대신에 연필을 손에 쥐게 되었어. 태석도 틈나는 대로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지. “기숙사는 밤새 불을 켜 둘 거예요.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볼 수 있게요.” 하지만 아이들은 쉽게 바뀌지 않았어.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언제나 싸울 기세였지. 함께 어울리는 법도, 노는 법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야.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무언가가 필요해.’ 태석은 고민했어. 그러던 어느 날, 태석은 무릎을 탁 쳤어. ‘그래,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거야!’ 태석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기타 줄을 튕겼어. 태석은 아이들을 모아 음악반을 만들었어. 도레미파 계이름부터 가르치기 시작했지. 좋아하는 곡을 부를 때는 아이들보다 더 신이 나서 몸을 흔들곤 했어.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 사자 같던 아이들의 모습이 하나둘 바뀌기 시작한 거야.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잦아졌지. 얼마 뒤, 태석은 톤즈 아이들과 브라스 밴드를 만들었어! 트럼펫, 트롬본, 클라리넷까지 악기도 조금씩 늘리고, 옷과 모자, 구두까지 구해 와서 아이들에게 건넸어. “이렇게 멋진 옷을 입고 연주하다니 꿈만 같아요!” 아이들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어. “신부님, 튜바에서 방귀 소리가 나요. 헤헤!” 브라스 밴드는 입으로 불어 소리를 내는 금관 악기가 중심인 음악대를 말해요. 브라스 밴드에 대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졌어. “얘들아, 좋은 소식이 있어. 우리가 대통령 앞에서 연주를 하기로 했단다.” “네? 대 대통령이요?” “어서 연습하자! 우리 실력을 맘껏 보여 줘야지?” 태석도, 아이들도, 모두 신이 나서 연습했어. 드디어 공연 날 아침! 거리에는 구경 나온 사람들이 가득했어. 아이들은 긴장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연주를 시작했어. 너무나도 멋진 연주에 사람들은 술렁거렸지. 와, 도대체 어디서 온 아이들이야?” “톤즈에서 온 아이들이래요. 정말 놀랍죠?” 사람들이 속닥거리자, 아이들은 우쭐한 듯 어깨를 들썩거렸어. 공연을 마친 아이들이 돌아오며 말했어. “신부님, 총을 모두 녹여서 악기로 만들면 좋겠어요.” “맞아!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간디가 선택한 방법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오래전 일본이 우리나라를 자기 것이라고 우겼던 것처럼, 영국은 인도를 자기 것이라고 우겼어. 간디는 그때 인도에서 태어났지. 하지만 간디는 넉넉한 집에서 어려움 없이 자랐기 때문에 뭐가 잘못된 건지 몰랐어. 그저 뱀이 무서워 집에서만 놀 정도로 겁 많은 아이일 뿐이었지. 하지만 청년이 된 간디는 달라지기 시작했어. 간디가 변호사 일을 하러 남아프리카에 갔을 때였지. 간디가 일등칸에 타고 있었는데 차장이 다짜고짜 몰아내는 거야. “더러운 인도 사람은 화물칸으로 가!” “나는 일등칸 표를 샀단 말이오!” 간디는 소리쳤지만 기차에서 쫓겨나고 말았어. “이럴 수가! 인도 사람 모두 이런 일을 당하고 있었던 거야?” 간디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에 빠졌지. 이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남아프리카에서는 인도 사람들뿐만 아니라 백인이 아닌 사람들은 모두 차별을 받았어요. ‘꾹 참을까? 그럼 사람들을 계속 괴롭힐 텐데. 맞서 싸워야만 해. 그런데 어떻게 싸워야 하지? 그래! 힘을 하나로 뭉치자!’ 간디는 남아프리카에 있는 인도 사람들을 불러 모았어. 사람들 앞에 나서고 보니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용기를 냈지. “여러분! 잘못된 일을 당하고도 가만있으면 안 됩니다!” 간디의 연설을 듣던 인도 사람들의 눈빛이 반짝거렸어. 영국은 인도 사람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게 했어. 투표를 못 하면 뭐든지 영국이 결정한 대로 따라야만 하는 거야. 인도 사람들은 더 이상 가만있지 않기로 했어. “반대하는 우리 생각을 알립시다!” 간디는 수많은 인도 사람들이 서명한 서류를 영국에 보냈어. 영국은 깜짝 놀랐지 뭐야. 여태 인도 사람들은 조용히 따르기만 했으니까. 하지만 영국은 더 세게 나왔어. “인도인들은 지문을 찍은 등록증을 만드시오!” 인도 사람들을 마치 죄인처럼 다루었던 거야. 간디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힘으로 싸우면 사람들이 다칠 텐데. 나쁜 짓을 한 영국 사람이라도 다치는 건 안 돼. 생명은 모두 소중하니까 말이야.’ 고민 끝에 간디는 결정을 내렸어. “등록증을 만들지 맙시다!” “옳소! 옳소!” 수많은 인도 사람들은 간디의 뜻에 따라 등록증을 만들지 않았어. 그건 분명 옳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그럴수록 영국의 차별은 심해졌어. “등록증 없이는 다른 나라에 못 갈 줄 아시오!” 간디도 뜻을 굽히지 않았지. “나는 등록증 없이 다른 나라에 가겠소!” 그건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었어. 영국 경찰에게 잡혀갈 게 뻔했으니까. 그런데 간디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어.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저도 가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간디의 뒤를 따랐어. 영국은 간디와 인도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었지만 결국 등록증을 만들게 하지는 못했어. 남아프리카에 사는 인도 사람들은 더 똘똘 뭉쳤어. 이제 간디는 떠나온 인도를 생각했지. ‘인도로 돌아가서 사람들을 도와야 해!’ 간디를 태운 배가 인도에 도착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외쳤어. “위대한 간디! 위대한 간디!” 인도 사람들은 너무나 가난하게 살고 있었어. 그나마 물레를 돌려 실을 잣고, 천을 짜서 팔던 때는 조금 나았어. 그런데 영국이 공장에서 천을 만들어 값싸게 팔지 뭐야. 아무도 물레를 돌리지 않게 되었지. “우리 것은 우리가 만들어야 합니다. 이제부터 영국이 만든 것을 사지도, 쓰지도 맙시다!” 간디는 직접 물레를 돌리기 시작했어. 그 모습을 본 사람들도 하나둘 물레를 돌렸지. 영국에게 간디는 눈엣가시였어. 영국은 보란 듯 더욱더 나쁜 법을 만들어 냈지. “지금부터 인도인은 소금을 만들지 말고, 무조건 영국이 만든 소금을 사시오!” “말도 안 됩니다!” “우리 바다에서 나는 소금은 우리 것입니다!” 간디가 외치자 인도 사람들도 따라 외쳤어. 간디는 사람들과 바다를 향해 걷기 시작했지. 하루, 이틀, 열흘.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간디는 점점 야위어 갔지만 어느새 수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뒤를 따르고 있었지. 고생 끝에 바다에 닿은 간디는 바닷물을 그릇에 담았어. 뜨거운 태양 아래서 바닷물은 한 줌 소금이 되었어. 간디는 소금을 들어 올렸어. “우리 바다에서 난 소금은 우리 것입니다!” “만세! 인도 만세!” 그때, 총을 든 영국 경찰이 인도 사람들을 겨누고 있었어. 그날 많은 인도 사람이 다치고 죽었어. 하지만 힘으로 맞선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폭력을 쓰지 않고 평화롭게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를 한마음 한뜻으로 바랐던 거야. 간디의 진심 어린 행동은 뒷날 인도가 독립하는 데에 소중한 씨앗이 되었지.
어느 날 헬렌 켈러가 눈을 뜬다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그리운 설리번 선생님!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동굴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었지요. 어느 날부터인가 캄캄한 밤만 찾아왔거든요. 아무리 기다려도 낮은 오지 않았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요. 헬렌 켈러는 아기 때 심한 열병을 앓았어요. 그 뒤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되었지요. 너의 가정 교사로 처음 간 날, 너는 현관 앞에 오도카니 서 있었어. 아마도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 내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한달음에 달려왔으니까. “네가 헬렌이구나!” 반가운 마음에 너를 와락 껴안았어. 하지만 너는 엄마가 아닌 것을 알아채자, 내 품에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쳤지. 너는 사나운 고양이 같았어. 낯선 사람들이 싫었어요. 나를 이해하지 못했으니까요. 가족만이 제 몸짓을 이해했어요.나는 아이스크림이 생각나면 몸을 부르르 떨고, 동생을 이를 때는 엄지손가락을 빨곤 했어요. 어떨 때는 데굴데굴 구르며 괴성을 질렀지요. 나는 엄한 선생님이 되기로 했단다. 네가 음식을 손으로 먹을 때마다 포크를 쥐여 주었고, 씻기 싫다며 고집을 피워도 깨끗이 씻겨 주었어. 너는 달려들어 할퀴고 깨물었지. 내 앞니를 부러뜨릴 정도로 사납게 굴었어. 하지만 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단다. 네가 마음을 열 때까지. 그때는 선생님이 얼마나 미웠는지 몰라요. 밥도 내 맘대로 못 먹게 했으니까요. 하지만 나는 배가 너무 고팠어요. 할 수 없이 포크로 먹는 법을 배웠지요. 그랬더니 엄마, 아빠가 나를 껴안고 뽀뽀를 해 주는 거예요. 그때 깨달았어요. ‘이렇게 하면 모두들 기뻐하는구나.’ 너는 영리한 아이였어.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배워 가고 있었지. ‘헬렌이 제대로 된 대화를 하려면 글을 알아야 해.’ 나는 네 손바닥에 물건의 이름을 적기 시작했어. 네가 사납게 뿌리쳐도 몇 번이고 쓰고, 또 써 주었단다. 어느 날 우물가에서도 선생님은 글자를 써 줬어요. 내 손바닥에 물을 쏟아부은 다음, 천천히 “물”이라고 썼던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나는 그 모양을 머릿속으로 따라 그렸어요. ‘물, 이 축축한 게 바로 물이구나. ’ 그리고 선생님 손바닥에 느릿느릿 “물”이라는 글자를 따라 썼어요. 그때부터 너는 틈만 나면 내게 물었어. 문, 열다, 닫다, 가다, 오다, 꽃, 나비, 돼지, 웃음. 어떤 날은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침대로 달려와 글자를 묻곤 했지. “헬렌에게 공부를 너무 많이 시키는 것 아닌가요?” 네 부모님이 걱정이 되어서 말했지만 나는 물러서지 않았어. 얼마 지나지 않아 너와 나는 손으로 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단다. 글은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었어요.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죠. 하지만 글을 배우고 나니 욕심이 생겼어요. ‘손이 아니라 입으로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하는 법은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아무리 흉내를 내도 사람들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했어요. 하지만 나는 포기할 수 없었지요. 네가 말을 하는 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단다. 말을 하려면 입 모양을 보거나 소리를 들으며 익혀야 하는데 너는 볼 수도 없는 데다, 듣지도 못했으니 말이야. 하지만 너는 도무지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해내고 말았어. 헬렌, 네가 처음으로 한 말을 나는 똑똑히 기억한단다. “오느 나알시가 따뜨읏하다.” 비록 남들처럼 똑똑한 발음은 아니었지만 내 귀에는 그 어떤 말보다 아름답게 들렸단다. 선생님 덕분에 어둡고 외로웠던 동굴에서 나올 수 있었어요.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환하고 행복하지만은 않았지요. 여성들은 차별받으며 살았고, 노동자들은 힘들게 일하고 있었어요. 장애인들이 공부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지요. 내가 선생님의 도움으로 달라진 것처럼, 나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너의 도움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도 많았어. “보지도, 듣지도 못하면서 누굴 도와?” 하지만 너는 물러서지 않았어. 꿋꿋하게 강연장을 돌며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지. 그런 네가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단다. 선생님, 제게는 소원이 하나 있어요. 그것은 단 사흘만이라도 볼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선생님 얼굴을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바라보는 거예요. 그리운 나의 설리번 선생님.
엄홍길, 또다시 히말라야로!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에베레스트산에 오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에베레스트산을 내려오다가 죽은 동생 같은 대원을 만나러 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무택아, 조금만 기다려 줘.’ 올라가는 내내 나는 무택이를 떠올렸습니다. 작년에 나는 히말라야산맥의 얄룽캉이라는 봉우리로, 무택이는 에베레스트산으로 출발했습니다. 내가 먼저 정상에 깃발을 꽂았고, 산을 내려오자마자 무택이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대장님, 축하드려요. 역시 대장님은 대단해요.” 하지만 그게 무택이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무택이는 정상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 뒤로 나는 마음 편하게 산에 오를 수 없었습니다. 설산 어딘가에 아무렇게나 묻혀 있을 무택이가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무택이는 나와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함께 살아 돌아온 특별한 친구입니다. 히말라야산맥의 한 봉우리에서 무택이와 나는 눈보라에 발이 묶인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얼음벽에 쪼그리고 앉아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보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추위에 자꾸만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이러다가 죽겠구나. 정신을 차려야 해.’ “무택아, 무택아, 무택아.” 나는 날이 밝을 때까지 무택이를 불렀고 우리는 그렇게 간신히 살아 돌아왔습니다. ‘내가 옆에 있었다면 무택이가 무사했을까.’ 후회와 함께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그때였습니다. “대장님, 박무택 대원을 찾았답니다!” 셰르파들이 꽁꽁 얼어 버린 무택이를 끌고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내 뜨거운 눈물이 얼음장 같은 무택이의 얼굴 위로 떨어져 주르륵 흘렀습니다. “무택아, 무택아.” 셰르파는 ‘동쪽에서 온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히말라야산맥을 오르는 사람들의 짐을 들어 주고, 길을 안내하는 일을 하지요. 무택이를 옮기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강풍이 몰아치기 시작해 눈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러다가 같이 온 대원들마저 위험해지겠어.’ 할 수 없이 무택이를 산에 묻고 돌아섰습니다. 어디선가 무택이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대장님, 이렇게 와 줘서 고마워요. 이제 저 때문에 마음 쓰지 않아도 돼요.’ 무택이를 묻어 주고 나서야 나는 다시 산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지붕인 히말라야산맥. 그곳의 열여섯 봉우리에 오르는 게 내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끝내 나는 마지막 봉우리에 올랐습니다. 열여섯 번째 봉우리에 올라 태극기를 꽂을 때, 산에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건 산이 나를 받아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는 산을 내려오자마자 히말라야산맥을 향해 넙죽 엎드렸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내가 해야 할 일이 분명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나를 돕다가 목숨을 잃은 한 셰르파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마을에 학교가 없는 것이 늘 마음 아파요.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으니까요.” 나는 결심했습니다. 네팔 산골 마을에 학교를 짓기로요. 셰르파의 고향인 팡보체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팡보체는 길이 험해서 차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필요한 자재들을 옮기는 일조차 만만치 않았습니다. 경비행기를 띄우기도 하고, 야크에 실어 나르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이 직접 옮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학교가 세워졌습니다. 학교가 처음 문을 열던 날, 기뻐하던 팡보체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학교 짓는 일에 온 힘을 다하고 있을 때, 네팔에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나는 단숨에 네팔로 달려갔습니다. 구호품을 나눠 주려고 사람들을 불러 모았을 때였습니다. 우르르, 쾅! 마을 뒤에 있던 산이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마을이 흙 속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마을 사람 모두 구호품을 받으러 와서 아무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히말라야산맥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제 내가 오를 산은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는 또다시 히말라야산맥으로 갑니다. 이제 나를 위해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닙니다. 가난해서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아이들, 아픈 아이들을 위해서 산에 갑니다. 히말라야산맥이 나를 받아 주는 한 나는 히말라야로 갈 것입니다.
역시 내 아들, 펠레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펠레는 축구 선수인 아빠를 쏙 빼닮았어. 아빠는 그런 펠레만 보면 흐뭇하게 웃었지. 역시 내 아들이야. 저 튼튼한 다리 좀 봐. 영락없이 축구 선숫감이지. 엄마는 그런 펠레가 못마땅했어. “축구 선수는 무슨! 공부나 열심히 해서 의사가 되어야지.” 펠레는 축구가 참말 좋았어. 하루 종일 축구 생각만 하고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발로 찼지. 굴러다니는 돌을 톡, 톡! 신문지를 뭉쳐 툭, 툭! 양말에 헝겊을 넣어 뻥, 뻥! 비싼 축구공하고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축구 연습을 하기엔 충분했어. 열 살이 된 펠레는 친구들과 축구팀을 만들었어. 이 축구팀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지. 축구공도, 유니폼도, 축구화도 말이야. 하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였어. 시합만 했다 하면 승리, 승리, 승리! 그래서 사람들은 이 축구팀을 ‘맨발의 축구팀’이라고 불렀지. 아빠는 그런 펠레가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 펠레가 멋진 축구 선수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지. 좋은 축구 선수가 되려면, 첫째, 헤딩을 할 때 눈을 감으면 안 돼! 둘째, 경기장에서는 화를 내면 안 돼! 셋째, 공을 넣으려고 너무 욕심부리면 안 돼! 넷째, 한 발만 써서는 안 돼! 하지만 엄마는 여전히 걱정이 많았지. “어휴, 축구에 빠지면 약도 없는데! 펠레! 아빠 말 듣지 말고 공부나 해!” 열여섯 살이 된 펠레는 프로 축구 선수로 뛰게 되었어. 다른 선수보다 키가 작았던 펠레는 높이뛰기 연습을 하기 시작했어. 그래야만 헤딩을 잘할 수 있거든. 어느새 펠레는 최고의 공격수가 되었어. 펠레가 이리저리 공을 몰며 쌩쌩 달리면 상대 팀 선수 열 명은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꼼짝 못 했지. 남는 건 언제나 골키퍼뿐이었어. 슛, 골! 공은 골대 안으로 쑥 빨려 들어가고는 했지. 펠레! 펠레!” 브라질 사람들은 펠레한테 열광했어. 그 틈엔 늘 아빠가 있었지. 역시 내 아들이야. 녀석, 정말 멋진 경기를 하는구나! 열여덟 살이 된 펠레는 국가 대표가 되어 스웨덴 월드컵에 나갔어. 러시아하고 시합이 있던 날! 펠레를 본 다른 나라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어. “말도 안 돼, 저렇게 어린 선수가 국가 대표라고?” “월드컵을 무시하는 거야?” 하지만 펠레는 사람들의 말에 화를 내지 않았어. 경기장에서는 화를 내면 안 돼! 펠레는 가슴이 뛰었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하게 되었으니까. 경기가 시작되자 펠레는 요리조리 공을 몰아갔어. 그러자 상대 팀 선수들이 잽싸게 펠레 옆에 달라붙었지. 펠레는 같은 팀 선수에게 재빨리 공을 넘겼어. 그 공을 받은 선수가 슛, 골! 나 혼자 공을 넣으려고 너무 욕심부리면 안 돼! 펠레는 누구보다 신나게 경기장을 누볐어. 자기에게 오는 공을 상대 팀에게 뺏기는 법도 없었지. 오른발에서 왼발로, 왼발에서 오른발로. 마치 펠레의 다리에 공이 딱 붙어 있는 것만 같았어. 결국 브라질은 러시아를 2 대 0으로 이겼지. 사람들은 모두 펠레에게 빠져들었어. 한 발만 써서는 안 돼! 웨일스하고 시합을 하는 날이야. ‘이번 경기에서 지면 우승은 꿈도 꿀 수 없어.’ 펠레는 이리저리 뛰며 수비수들을 피해 다녔어. 그때 같은 팀 선수가 펠레에게 공을 넘겼어. 펠레는 공을 받아 올린 뒤 그대로 걷어찼지. 슛! 공은 어김없이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어. “우아! 저렇게 어린 선수가 월드컵에서 골을 넣다니!” 사람들은 일어서서 경기장이 떠나가라 환호했어. 웨일스는 영국을 이루는 네 개 지역 가운데 하나예요. 보통 월드컵은 국가별로 나오지만 영국은 웨일스,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네 지역으로 참가해요. 가족들도 숨죽이며 펠레를 지켜보았어. “내 아들 펠레! 정말 훌륭하구나!” 누가 한 말인 줄 알아? 바로, 펠레가 축구하는 걸 반대했던 엄마야. 혹시라도 다칠까 봐 축구를 못 하게 한 거란다. 장한 내 아들! 브라질은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우승했어. 펠레는 그 뒤에도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하나씩 해냈지. 가난한 브라질 아이들은 펠레를 보며 꿈을 키웠어. 수십 년이 흘러도 펠레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지. 펠레의 아빠와 엄마는 언제나 이렇게 말했어. “역시 우리 아들, 펠레야!”
조던의 덩크 슛은 최고야, 최고!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호로로!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농구 경기가 끝났어요. 오늘도 마이클은 지고 말았지요. “어떻게 하면 형처럼 농구를 잘할 수 있어?” 마이클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 떨어뜨릴 것 같은 얼굴로 형을 올려다보았어요. “마이클, 넌 아직 키가 작잖아. 농구를 잘하려면 키가 커야 해.”곰곰이 생각하던 마이클은 집으로 달려갔어요. “엄마, 엄마! 키가 크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엄마는 마이클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해 줄 수 있는 대답이라곤 이것밖에 없었지요. “운동화에 소금을 넣고 기도해 보렴.” 마이클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운동화 속에 소금을 털어 넣었어요. “어서 키가 자라게 해 주세요.” ‘형의 반만큼이라도 농구를 잘하고 싶어.’ 마이클은 틈만 나면 뒷마당에서 농구 연습을 했어요. 처음에는 농구대 아래에서 폴짝폴짝 뛰는 정도였지만 얼마 뒤 바스켓 가까이까지 뛰어올랐어요. 그러다 훌쩍 뛰어서 점프 슛! 더 훌쩍 뛰어서 덩크 슛! “고마워, 덕분에 해냈어.” 마이클은 낡은 농구대를 꼭 끌어안았어요. 마이클은 고등학생 때 농구부에 들어갔어요. 마이클이 고른 등 번호는 23! 형의 등 번호가 45번이었는데, 그 절반쯤이었지요. ‘형의 반만큼이라도 잘하고 싶어.’ 하지만 경기를 뛸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지요. “슛 좀 한다고 농구를 잘한다고 생각하니? 그 정도 하는 선수들은 많아.” 마이클은 감독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어요. ‘두고 봐! 나는 가장 뛰어난 선수가 되고 말 거야.’ 이른 아침, 학교 체육관에서 가장 먼저 연습을 시작하는 건 늘 마이클이었어요. 줄넘기를 잡고, 웅크렸다 뛰어오르기를 수백 번! 개구리처럼 팔딱팔딱, 주저앉았다가 뛰어오르기를 수백 번! 높이 뛰어오르게 된 만큼 마이클의 실력 역시 훌쩍 자랐어요. 대학교 농구부에 들어간 마이클이 다른 팀과 결승전을 할 때였어요. 경기가 끝나 갈 때쯤, 감독이 마이클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지요. “마지막 골은 네가 넣을 수 있겠지?” 마이클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경기가 다시 시작되자, 마이클은 순식간에 상대 팀을 깊숙이 뚫고 들어가 공을 던졌지요. “우아! 골이야! 우리가 이겼어!” 마이클이 유명해진 건, 바로 이때부터였어요. 그 뒤로 경기장은 마이클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어요. 하지만 마이클 팀이 늘 이기는 건 아니었지요. 마이클, 너 혼자만 잘한다고 다가 아냐. 우리 팀은 수비가 약하다고! 감독의 말에 마이클은 틈만 나면 운동장을 내달렸어요. ‘수비를 잘하려면 발이 빨라야 해.’ 어느새 마이클의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지요. 마침내 프로 농구 선수가 된 마이클! 공격과 수비를 모두 잘해낸 덕분에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어요. 하지만 마이클은 만족하지 않았지요. ‘나뿐 아니라 우리 팀까지 최고로 만들겠어.’ 마이클은 다짐했어요. 몇 년 뒤, 드디어 기회가 왔어요. ‘지금이야! 우리 팀이 이기려면 꼭 골을 넣어야 해!’ 같은 팀 선수가 마이클에게 공을 넘겼어요. “꺅!”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어요. 경기는 마이클 팀의 승리로 끝났지요. 마이클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어요. 마이클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였어요. 누군가 마이클의 옷자락을 잡아당기지 않겠어요? “어떻게 하면 형처럼 농구를 잘할 수 있어요?” 한 아이가 마이클을 올려다보고 있었어요. “형은 날개가 있어요? 새처럼 날잖아요.” 마이클은 자기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어요. “너도 농구를 잘할 수 있다고 믿으면 돼. 그러면 너에게도 날개가 생길 거야.” 아이는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처럼 환하게 웃었지요.
백조처럼 우아하게, 안나 파블로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춥지 않니?” 안나의 손을 잡고 걷던 엄마가 물었어. “아니요, 하나도 안 추워요!” 안나가 고개를 저었어. 손발이 꽁꽁 얼어 버릴 만큼 추웠지만 안나는 아무렇지 않았어.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안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발레 공연을 보러 가는 중이었어. 그것도 말로만 듣던 마린스키 극장에서 말이야. 막이 오르고 멋진 음악이 흘러나오자, 안나의 가슴은 쉴 새 없이 콩닥거렸지. 발레리나들은 나비처럼 나풀거리며 춤을 추었어.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지. 시험을 보는 날, 선생님들은 안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어. “흐음, 너무 약해 보이는데 잘할 수 있겠니?” “네!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이 연습할게요!” 안나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지. 그렇게 안나는 발레 학교에 들어갔어. “하나, 둘, 하나, 둘! 안나, 발끝을 세워!” “아냐, 아냐! 허리를 펴고 다리를 더 올려야지!” 발레는 안나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어. 발끝으로 오래 서 있다 보니, 발톱이 빠져 버리기도 했지. 하지만 안나는 아무리 아파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어. 그게 발레리나니까! 친구들이 한 번 뛰어오르면, 안나는 두 번 뛰어올랐어. 친구들이 열 바퀴를 돌면, 안나는 열한 바퀴를 돌았지. 선생님은 안나가 걱정스러웠어. “안나, 넌 몸이 작고 가녀리니까 네 몸에 맞는 춤이 어떤 건지 생각해 보렴.” ‘내 몸에 맞는 춤이라. 아, 나비!’ 안나는 마린스키 극장의 발레리나를 떠올렸어. 안나는 가볍게 뛰어오르며 나풀나풀 춤을 추었어. “안나 좀 봐. 마치 한 마리 나비 같아.” “어쩜 저렇게 예쁘게 춤을 추지?” 솜털처럼 가벼운 안나의 몸짓에 사람들은 넋을 잃곤 했어. 학교를 졸업한 안나는 발레단에 들어가게 되었지. 그것도 마린스키 극장의 발레단에 말이야. 하지만 안나는 만족하지 못했어. “내 춤은 아직 평범해. 어떻게 하면 나만의 춤을 출 수 있을까?” “안나! 정말 백조 한 마리가 내 눈앞에서 죽어 가는 줄 알았소!” 포킨은 안나의 춤에 빈사의 백조라는 이름을 붙였어. 음악에 맞춰 춤을 만드는 사람을 안무가라고 해요. 포킨이 들려준 음악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가운데 ‘백조’라는 곡이에요. 안나는 백조가 되어 무대에 올랐어. 피아노와 첼로의 슬픈 멜로디가 흐르면, 백조는 마지막으로 한 번이라도 날기 위해 날갯짓을 했지. 하지만 힘이 없어 이내 날개를 파르르 떨었어. 다시 날갯짓을 해 보지만, 힘이 빠진 백조는 결국 바닥으로 스르르 무너졌지. 관객들은 안타까워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어.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있었지. 유명해진 안나는 다른 나라에도 공연을 하러 가게 되었어. 공연이 끝나자 안나가 머무는 호텔 앞까지 사람들이 몰려왔지. 어떤 사람들은 안나의 얼굴을 보려고 까치발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안나의 손을 잡으려고 아우성이었어. “안나, 안나의 춤이 나를 울렸어요.” “언제 또 당신의 춤을 볼 수 있을까요?” 안나는 처음 발레를 봤던 날의 감동이 떠올랐어. ‘아, 내가 이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했구나.’ ‘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할 거야!’ 새로운 목표가 생긴 안나는 발레단을 만들었어. 그리고 발레를 알리기 위해 세계 곳곳을 여행했지. 발레가 시작된 이탈리아부터 미국의 작은 도시, 인도의 산속까지 말이야. “이렇게 아름다운 춤이 발레라는 거구나!” 사람들은 발레의 매력에 빠져들었어. 때로는 허름한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어. 삐거덕거리는 무대, 비가 새는 천장, 심지어 분장실에 쥐가 드나들 때도 있었지. 사람들은 말했어.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가 이런 곳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지만 안나는 신경 쓰지 않았어. '내 춤을 보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걸.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아.' 안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르곤 했지. 안나의 발레단이 남미에 갔을 때였어. 안나의 춤을 본 한 소년은 눈이 휘둥그레졌지. ‘이게 발레구나. 아름다워.’ 발레를 본 소년의 가슴이 콩닥거렸지. 그 옛날 안나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소년의 이름은 프레더릭 애슈턴. 애슈턴은 자라서 세계적인 안무가가 되었어. 안나의 춤이 애슈턴의 마음속에 작은 씨앗을 심어 준 거야. 안나는 세계 구석구석을 누볐어. 발레 공연 때문에 여행한 거리가 지구 열 바퀴를 돌고도 남았지. 발레를 알리려고 평생을 바친 셈이야. 안나의 춤은 지금도 소중한 씨앗이 되어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쑥쑥 자라고 있을 거야.
모차르트? 우리가 잘 알지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모차르트의 누나 난네를과 모차르트의 친구 다 폰테! 두 사람은 서로 만난 적은 없지만, 모차르트를 잘 알았죠. 이들이 만난다면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이 책은 이런 상상에서 시작되었어요. 난네를과 다 폰테는 신문을 보고 있었어요.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꽤 되었군. 이런 기사가 나오는 걸 보면 말이오." "그러게요,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리가 그리워요." 난네를은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모차르트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 건반을 뚱땅거렸어요. 나는 몇 날 며칠 연습해서 겨우 연주했던 곡을 모차르트는 30분 만에 연주하고는 했지요." "하하, 조금 샘도 났겠소." 다 폰테가 놀리듯 말하자 난네를은 고개를 저었어요. "샘도 못 낼 정도로 그 아인 뛰어났어요. 다섯 살에는 곡을 직접 만들었다니까요!" "우리는 아버지와 자주 연주 여행을 다녔어요." 난네를의 이야기를 듣던 다 폰테가 무릎을 탁 쳤어요. "맞아, 맞아! 그때 당신들 소문은 나도 들었소! 모차르트가 눈을 가리고도 연주를 했다지?" "호호, 그래요. 사람들은 모차르트를 천재라고 했지만, 난 알고 있었어요. 그 아이가 얼마나 지독한 연습 벌레였는지." 난네를은 그때를 떠올렸어요.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건 훌륭한 곡을 들을 수 있었던 거예요. 모차르트는 무슨 곡이든 들었다 하면 비슷한 곡을 만들어 냈죠. 음악에 빨대를 콕 꽂고 음악을 쪽 빨아들이는 것처럼요. 모차르트는 오페라를 가장 좋아했어요." "오페라 하면 다 폰테가 나서야지! 모차르트가 피가로의 결혼을 함께 만들자고 한 날이 생각나는군." 다 폰테 씨, 오페라에는 왜 신들 이야기만 나오는 거죠? 그야 귀족들이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니까! 난 귀족들 코를 납작하게 해 줄 오페라를 만들고 싶어요. 바로 피가로의 결혼처럼 말이에요!그건 귀족이 바보처럼 나오는 연극 아닌가? 귀족들이 싫어할 텐데. 그러니까 더 하고 싶은 거죠! 피가로의 결혼을 오페라에 맞게 다시 써 주세요. 하하, 좋네! 어디 한번 해 볼까? "우리는 온종일 붙어서 오페라를 만들었소. 내가 이야기를 쓰면 모차르트가 그 이야기에 맞춰 곡을 썼지. 모차르트는 음표 하나도 쉽게 넣지 않았소. 몇 날 며칠을 고민했으니 말이오." 다 폰테의 말을 듣던 난네를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어요. "그렇게 정성껏 만들었지만 피가로의 결혼은 처음에 별로 인기가 없었소. 어떤 귀족들은 노발대발했지." 다 폰테의 말에 난네를은 코웃음을 쳤어요. "후후, 오페라 속에서 골탕 먹는 귀족들이 꼭 자기들 같았겠죠." "하지만 모차르트와 내가 포기할 사람들이 아니지. 다른 도시로 가서 계속 공연을 했으니까!" 어쩜, 이런 교양 없는 오페라를 공연할 수 있는지, 참! 세상에, 이건 귀족을 모욕한 거야! "그러다가 드디어 우리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났지! 공연이 끝나면 사람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냈다오. 허허, 정말 신나는 일이었소. 하인도 마부도 수선공도 우리의 오페라를 흥얼거렸으니까!" "다 폰테 씨, 그런데 왜 모차르트와 계속 오페라를 만들지 않았나요?" "귀족들 입맛에 맞지 않는 오페라를 만들다 보니 미움을 많이 받았다오. 난 결국 외국으로 떠났는데, 그 뒤 모차르트를 두 번 다시 볼 수 없었지." 모차르트를 그리워하며 다 폰테가 말했어요. "하지만 모차르트는 나 없이도 마술피리라는 아름다운 오페라를 만들었지." "맞아요, 마술피리는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지요." 사나운 동물도 춤추게 하는 마술피리! 용감한 왕자와 똑똑하고 씩씩한 공주! 그들을 괴롭히는 무시무시한 밤의 여왕! "마술피리는 동화 같아서 아이들도 무척 좋아했지요. 더구나 독일어로 만들어서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었으니 얼마나 좋았겠어요." 다 폰테가 맞장구쳤어요. "맞소! 귀족들은 이탈리아어로 된 오페라를 고집했지만 모차르트에게는 안 통했지. 정말 대단한 친구였소!" 난네를과 다 폰테는 모차르트를 떠올리며 다시 신문을 들여다보았어요. 난네를은 다 폰테에게 눈을 찡긋하더니 신문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지요. "진짜 모차르트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썼겠죠?" "하하, 맞는 말이오! 그렇지, 모차르트?"
베토벤, 합창을 완성하다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연주회장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었어. “베토벤이 12년 만에 만든 교향곡이라면서? 아, 빨리 듣고 싶다.” “그래 봤자, 귀도 안 들린다던데 뭐 대단한 곡을 만들었을라고?” 하지만 베토벤이 무대에 오르자, 연주회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어. 베토벤은 천천히 지휘봉을 들어 올렸지. 어린 시절 베토벤은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연주하는 걸 좋아했어. 하지만 아버지는 생각이 달랐지. 또, 또, 네 멋대로구나! 악보대로 연주하란 말이야! 베토벤은 어쩔 수 없이 악보대로 연주해야만 했어. ‘어른이 되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연주할 거야.’ 베토벤의 바람은 스물두 살이 되어서야 이루어졌어. 유명한 작곡가인 하이든에게 음악을 배우기로 했거든. 음악의 도시 빈에 온 베토벤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어. ‘이곳이라면 마음껏 음악을 할 수 있을 거야!’ 거리 곳곳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자 베토벤은 꼭 날아갈 것만 같았지. 빈은 그 당시 음악가들에게 꿈의 도시였어요. 하이든, 살리에리 같은 유명한 작곡가들이 있었거든요. 새로운 선생님과 새로운 친구들! 베토벤은 한동안 꿈에 부풀어 있었어. 하지만 베토벤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어. 하이든과 베토벤은 서로 생각이 달랐거든. “선생님, 이런 건 어떨까요?” “이보게! 가르쳐 주는 대로 하게!” 둘은 자주 다투었지. “선생님, 이번에 발표할 곡인데 봐 주십시오.” “흠. 세 번째 곡이 가장 별로일세. 이건 발표하지 말게나.” “네에?” 베토벤은 세 번째 곡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 그래서 하이든이 한 말을 무시하고 발표해 버렸지. 결국 베토벤은 하이든과 멀어지고 말았어. 베토벤은 계속해서 새로운 곡을 만들었어. ‘모든 곡이 밝고 경쾌해야 한다는 법은 없어. 난 슬프고도 아름다운 곡을 만들 거야!’ 베토벤이 새로운 곡을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깜짝 놀랐지. 슬프면서도 가슴이 설레고, 절망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곡이었거든. 이렇게 슬픈 곡은 처음이야. 정말 감동이야. 비창이라. 정말 아름답군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웅웅! ‘내 귀가 왜 이러지?’ 갑자기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사람들 말소리도 들리다 말다 했어. ‘내가 귓병에 걸리다니! 이게 알려지면 모든 게 끝이야.’ “베토벤, 어디 가나?” 베토벤은 귓병 때문에 잘 들을 수 없어서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어. “이젠 아는 척도 안 하는군. 건방진 친구 같으니!” 베토벤이 귓병을 숨겼기 때문에 사람들은 베토벤을 오해하게 되었지. 베토벤은 점점 더 외로워졌어. 베토벤에게 남은 건 오로지 음악뿐이었어. 그 무렵 베토벤의 머릿속은 무언가 폭발하는 듯한 웅장한 음악들로 가득 찼지. 얼마 뒤 영웅이라는 교향곡을 발표했는데, 사람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 베토벤의 영웅 들어 봤나? 너무 길어서 듣다가 잠이 들었어. 곡이 복잡해서, 멜로디가 기억도 안 나. ‘내 음악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다니.’ 베토벤은 견딜 수 없었어. 점점 심해지는 귓병도 베토벤을 괴롭혔지. 귀를 치료하기 위해 온천에도 가 보고 귀에 좋다는 것은 무엇이든 해 보았지만, 귓병은 쉽게 낫질 않았어. 우스꽝스러운 보청기를 끼워도 소용이 없었지. 베토벤은 결국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게 되었어. ‘귀가 안 들린다고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야.’ 베토벤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떨리는 가슴으로 써 내려갔어. 그 소리는 기쁨에 찬 수많은 사람들의 합창으로 끝이 났지. 그래서 그 교향곡을 합창이라고 했어. 드디어 합창을 공연하는 날이 왔어. 무대에 오른 베토벤이 지휘봉을 힘차게 흔들자 음악 소리가 점점 커졌어. 그리고 기쁨에 찬 합창으로 끝이 났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베토벤이 뒤를 돌아보았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손수건을 흔들며 박수를 치고 있었지. 베토벤은 가만히 눈을 감았어. 그 순간 연주회장을 가득 메운 환호성이 베토벤의 귀에도 들리는 것 같았지.
떴다, 비틀스!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영국의 항구 도시 리버풀에 존과 폴, 조지, 링고가 살았어. 만나 본 적도 없는 네 사람은 텔레비전을 보며 똑같은 생각을 했지. ‘나도 저런 음악을 하고 싶어.’ 엄청난 말썽꾸러기 존! 학교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었지. 하지만 그건 옛날 말씀! 이젠 기타 치고 노래하는 존으로 더 유명해졌어. 존은 밴드를 만들어서 친구들 생일 파티나 마을 축제에서 공연을 했지. 얌전하고 조용한 폴! 사람들은 폴이 평범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건 모르는 말씀! 폴은 피아노랑 기타도 잘 치고 노래도 잘했지. 멋진 곡과 노랫말도 쓱쓱 만드는 재주꾼이었어. 기타 잘 치기로 소문난 조지! 사람들은 조지가 원래 기타를 잘 친다고 생각했어. 정말 처음부터 잘 쳤을까? 천만의 말씀! 조지는 열세 살 때부터 손가락에서 피가 날 정도로 연습했지. 몸이 약한 링고! 몸이 약해 누워만 있을 것 같다고? 그건 링고의 열정을 모르는 말씀! 병원에서 처음 드럼을 본 링고는 쿵쿵 드럼 소리에 심장이 뛰었어. 1년 동안 용돈을 모아 드럼을 산 링고는 쿵쿵, 날마다 드럼만 쳤지. 음악에 푹 빠져 있던 존, 폴, 조지가 만나게 되었어. 마음이 맞았던 세 사람은 밴드를 만들었지. “밴드 이름은 뭐로 하지?” “미국에 귀뚜라미 밴드가 있으니까, 우리는 딱정벌레 어때?” 이렇게 해서 비틀스가 만들어진 거야. 영어 ‘beetles(비틀스)’는 딱정벌레들이라는 뜻이에요. 여기에서 글자 하나를 바꿔 ‘Beatles’를 밴드 이름으로 지었어요. 딱정벌레를 뜻하면서도 리듬, 박자(beat)라는 뜻까지 있는 이름이지요. 딩딩 기타 치고 노래하는 존, 둠둠 베이스 기타 치고 노래하는 폴, 띵띵 기타 치는 조지! 비틀스는 존과 폴이 만든 노래를 연습했어. 부르고 싶은 대로 신나고 자유롭게! 연주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노래까지 만드는 밴드는 흔치 않았어. 비틀스는 작은 공연장에서 연주하고 노래도 불렀어. 비틀스의 노래는 조금만 들어도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었어. 리버풀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비틀스의 노래를 흥얼거리고 다녔지. 둥둥 드럼 치는 링고까지 함께한 비틀스는 어느새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밴드가 되었어. 도토리깍정이 같은 머리와 몸에 딱 맞는 재킷, 이렇게 귀엽고 단정한 모습을 한 밴드는 흔치 않았지. 노래도 따라 부르기 좋아서 비틀스의 음반은 불티나게 팔렸어. 어느 날 비틀스에게 정말 특별한 일이 생겼어. 미국에 가게 된 거야. 비틀스가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존과 폴, 조지와 링고는 깜짝 놀랐어. 수많은 사람들이 비틀스를 기다리며 공항을 가득 메우고 있었거든. “비틀스! 비틀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비틀스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어. 비틀스가 나타나기만 하면 모두 소리를 지르고, 엉엉 울음을 터뜨렸지. 사람들은 도토리깍정이 같은 머리 모양을 따라 하고, 학생들은 너도나도 밴드를 만들었어.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에도 온통 비틀스, 비틀스, 비틀스! 비틀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밴드가 되었어. 심지어 영국을 널리 알렸다고 훈장도 받았지. 시간이 흘러 네 사람은 변하기 시작했어. 도토리깍정이 같은 머리, 옷차림은 물론 음악도 차츰 변해 갔지. 각자 다른 음악을 만들게 된 거야. 그러면서 네 사람은 다투기도 했지. 하고 싶은 음악이 달라진 네 사람은 이제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어.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어. 부르고 싶은 곡을 만들어서 마음껏 연주하고 노래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비틀스와 비틀스의 노래를 사랑하는 것도 말이야. 비틀스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에 존은 ‘쿼리멘’이라는 학교 밴드를 만들어 활동했어요. 그러다 존과 폴이 만나고 이듬해 조지가 쿼리멘에 들어왔지요. 1960년에 밴드 이름을 비틀스로 바꾸었어요. 그때 비틀스에는 존, 폴, 조지, 피트, 스튜어트 다섯 명이 있었어요. 비틀스는 독일로 연주 여행을 떠났는데, 얼마 뒤 다시 영국으로 돌아올 때 스튜어트는 독일에 남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비틀스는 네 명이 되었지요.
그림 형제와 이야기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아주 오래전 독일은 300개도 넘는 작은 나라들로 나뉘어 있었어. ‘나라가 쪼개져 있으니 힘이 약해. 독일 사람들을 뭉치게 할 좋은 방법이 없을까?’ 브렌타노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사람들 마음을 모아 보기로 했어. 어느 날, 브렌타노는 그림 형제를 만나게 되었어. 형의 이름은 야코프, 동생은 빌헬름이었지. “수많은 독일 사람들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모으려고 해요. 날 도와줄 수 있나요?” “그럼요, 저희도 꼭 돕고 싶어요!” 그날부터 그림 형제는 아주 바빠졌어.‘이야기를 모으다니, 생각만 해도 신나는걸! 이야기를 읽고 사람들 마음이 모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야코프는 도서관에서 찾아낸 이야기를 옮겨 적었지. 손으로 쓰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어. 빌헬름은 도서관보다는 친구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곤 했어. 성격이 밝아서 사람들과 잘 어울렸거든. “그레트헨,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거야?” “혹시 백조 왕자 이야기 아니?” “아니, 처음 듣는걸. 어서 얘기해 줘.” 빌헬름은 귀를 쫑긋 세우고 이야기를 들었어. 그러던 어느 날, 브렌타노가 책을 만들겠다며 그동안 모은 이야기를 보내 달라고 했어. “빌헬름, 보내기 전에 다른 곳에 옮겨 두자. 일이 잘못돼서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야코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지. 형제는 몇 날 며칠 동안 이야기를 옮겨 적은 뒤에 브렌타노에게 보냈지. 하지만 1년이 지났는데도 브렌타노는 책을 만들지 않았어. 한 친구가 그림 형제가 모은 이야기를 읽더니 말했어. “빌헬름, 직접 책을 만드는 게 어때?” “아직 자신이 없는걸.” “아니야, 조금만 다듬으면 아주 재밌는 이야기가 될 거야!” 빌헬름은 친구의 말을 곰곰이 생각했어. 그림 형제는 더 많은 이야기를 모아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라는 책을 냈지. 하지만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았어. 그림 형제는 크게 실망했지. 아이들이 보기에는 너무 끔찍한 내용이야. 이야기가 짧고 따분해! “빌헬름! 채소 파는 피만 할머니를 찾아가 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많이 아신대!” 친구 말을 듣고 그림 형제는 피만 할머니를 만나러 갔어. 할머니 주위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있었지. “할머니, 또요! 또 이야기해 주세요!” “옛날 옛적에 무시무시한 악마가 살았는데.” 할머니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그림 형제는 넋을 잃고 들었어. 그림 형제는 피만 할머니를 자주 집으로 초대했어. 할머니는 새로운 이야기를 끝없이 술술 풀어 놓았지. 형제가 번갈아 가며 받아써야 할 정도였어. “할머니, 이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다 아세요?” “어릴 때 여관에서 살았지. 오가던 사람들이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어.” 피만 할머니 덕분에, 그림 형제는 두 번째 동화책을 낼 수 있었어. 하지만 형제는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지. 할머니가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거든. 그림 형제는 가슴이 아팠어. 그림 형제의 책이 나온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어. ‘이대로는 안 되겠어. 어쩌면 좋지?’ 빌헬름은 곰곰이 생각했어. “형, 이야기를 재밌게 바꿔야겠어. 아이들도 볼 수 있게 끔찍한 내용도 빼고 말이야.” 그건 안 돼! 옛이야기는 있는 그대로 전해야지. “하지만 사람들이 읽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야?” 야코프와 빌헬름은 크게 다투고 말았지. 야코프는 며칠 동안 골똘히 생각했어. ‘빌헬름 말도 맞아. 우리가 열심히 이야기를 모은 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였어!’ 그동안 도와준 친구들과 피만 할머니의 얼굴도 떠올랐지. “빌헬름, 네 말대로 이야기를 재밌게 바꿔 보자!” 야코프는 빌헬름의 말에 따르기로 했어. 그림 형제는 50년 동안 이야기를 재미있게 바꿔서 여러 권의 책을 냈어. 개구리 왕자에 나오는 공주는 해님도 깜짝 놀랄 만큼 아름다운 공주로 변신!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에 나오는 늑대는 배 속에 돌덩이를 한가득 안고 비틀거리다, 그만 우물에 풍덩! 사람들은 그림 형제가 바꾼 이야기를 좋아했어. 새로 덧붙인 이야기도 얼마나 재밌는지 몰라. 아름다운 공주의 모습이 생생해. 끔찍한 내용이 많이 사라졌군. 그림 형제의 이야기는 멀리멀리 퍼져 나갔어. 동화 속 공주와 왕자는 아이들의 친구가 되었지.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싶었던 꿈이 이루어진 거야. 독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도 모두 옛이야기에 흠뻑 빠지게 만들었어.
괜찮아, 안데르센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여러분, 안녕. 나야 나, 안데르센. 만나서 정말 반가워! 안데르센이 누구야? 저 매부리코 좀 봐! 욕심쟁이 아저씨 같아. 킥킥! 나를 몰라보다니 조금 서운한걸? 그렇다면 이 친구들을 소개할게. 이 친구들은 내가 쓴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란다. 벌거벗은 임금님 좀 봐. 깔깔! 와! 인어 공주다. 정말 예뻐! 미운 새끼 오리가 눈물을 흘리잖아? 성냥팔이 소녀다. 추워 보여! 불쌍해. 이제부터 내 이야기 좀 들어 줄래? 나는 덴마크에 있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어. 우리 마을 사람들은 늘 나를 보며 수군수군 쑥덕쑥덕했지. 그건 눈을 감고 다니는 버릇 때문이었어. 나는 한번 상상에 빠지면 한참 동안 눈을 감고 걸었거든. 사람들이 손가락질해도 외롭지 않았어. 나에겐 특별한 친구가 있었으니까! 쟤는 걸어가면서도 잠을 자나 봐! 저러다 넘어지면 어쩌려고! 정말 이상해. 다락방 창문을 열면 무당벌레가 찾아오는 작은 텃밭이 있었지. 그곳의 풀과 작은 벌레들이 내 친구들이었어. 나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았어. 눈의 여왕에 나오는 카이와 게르다처럼 말이야. 카이와 게르다는 둘도 없는 친구예요. 서로 옆집에 살았어요. 두 집 처마 사이에 있는 나무 상자에 채소가 자라고 창가에는 장미가 피어 있었지요. 카이와 게르다는 그곳에서 매일 신나게 놀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악마의 거울 조각이 카이의 심장에 박혀 버렸어요. 카이는 점점 못된 행동을 하기 시작했지요. 그러다 눈의 여왕에게 잡혀가고 말았어요. 게르다는 사랑의 눈물로 카이를 구해 내지요. 어느 날 갑자기 아빠가 돌아가시고 말았어. 우리 집은 가난해졌지. 엄마는 내가 재단사가 되기를 바랐어. “안데르센, 재단사가 되면 넓은 창문이 있는 큰 집도 가질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엄마의 말을 따를 수는 없었어. 나에겐 특별한 꿈이 있었거든. 나는 커다란 무대에 서고 싶었어. 그래서 열네 살 때 큰 극장이 있는 코펜하겐에 갔지. 먼저 유명한 무용수를 찾아갔어. 내 춤을 보면 무용수로 키워 줄 것 같았거든. 하지만 무용수는 내 춤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했어. “춤도 우스꽝스럽고 볼품없이 키만 껑충하잖아.” 이번에는 극장 지배인을 찾아갔어. 내 연기를 보면 배우로 뽑아 줄 것 같았거든. 하지만 내 연기를 보고 한숨을 쉬었어. 고운 목소리 덕분에 드디어 무대에 서게 되었어. 그런데 기쁨도 잠시, 목소리가 거칠게 변해서 아무도 날 찾지 않았어. 빈털터리가 되어 거리를 헤매고 다녔지. 성냥팔이 소녀처럼 추위와 배고픔을 참으면서 말이야. 성냥팔이 소녀의 머리에 눈송이가 소복소복 쌓였어요. 추위에 덜덜 떨던 성냥팔이 소녀는 어느 집 창문을 들여다보았지요. 식탁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가득했어요. 배고픔과 추위에 떨던 소녀는 팔다 남은 성냥을 꺼내 불을 피웠지요. 한 개비, 또 한 개비. 마침내 성냥도 다 떨어지고 밤은 깊어 갔어요. 다음 날 아침, 소녀는 꽁꽁 언 채 하늘나라로 가 버렸지요. ‘무용수도, 배우도, 가수도 될 수 없다면 작가가 되는 건 어떨까?’ 나는 학교에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했어. 하지만 어린아이들 틈에서 공부하는 건 쉽지 않았어. 아이들은 나를 보고 수군수군 쑥덕쑥덕했지. 힘들게 쓴 내 글마저도 지적받았어. 더는 버틸 수 없었어. 문법이 엉망인데 어떻게 글을 쓴다는 거야? 나는 도망치듯 여행을 떠났어. 한번은 열병에 걸려 죽을 뻔했지만, 그래도 여행을 멈추지 않았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름다운 산과 시원한 계곡을 보았어.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이야기도 들었지. 몸도, 마음도 편안해졌어. 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니 자꾸자꾸 이야기가 떠오르는 거야. 여행에서 들었던 옛이야기에 멋진 상상을 보태어 썼더니 근사한 동화가 되지, 뭐야. 그렇게 만든 이야기를 모아 동화책을 냈어. 그렇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수군수군 쑥덕쑥덕했어. “저런 터무니없는 동화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란 말이야?” “아이들이 배울 게 하나도 없잖아!” 아무리 노력해도 인정받긴커녕 언제나 외톨이였지. 미운 새끼 오리처럼 말이야. 형과 누나들은 늘 이렇게 말했어요. “고양이가 너를 좀 데려갔으면 좋겠다. 흉측한 괴물 같은 녀석.” 엄마 오리도 이렇게 말했어요. “네가 멀리 가 버렸으면 좋겠다!” 오리들은 새끼 오리를 꽉꽉 물어뜯었어요. 새끼 오리는 숲을 빠져나와 작은 시골집에 들어갔지만, 고양이와 닭 때문에 오래 살 수 없었어요. 새끼 오리는 추운 겨울을 혼자 견뎌 냈어요. 따뜻한 봄이 되자 미운 새끼 오리는 아름다운 백조가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혼자서 길을 걷고 있는데, 한 아이가 쪼르르 달려와 내 손을 꼭 잡지 뭐야. 뒤에 있던 아이의 엄마가 크게 소리를 쳤어. “모르는 사람 손을 잡으면 어떡하니? 얼른 이리 오렴.” “엄마도 참! 안데르센 아저씨잖아요. 아저씨가 쓴 동화는 정말 재미있어요.”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쓴 이야기를 아이들이 좋아하고 있었던 거야. 그때부터 나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동화를 발표했어. 동화는 덴마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퍼져 나갔지. 전 세계 아이들이 내가 쓴 동화를 좋아한 거야. 나는 이제 외톨이가 아니었어. 아무도 수군거리지 않았지. 자, 이제 내가 누군지 잘 알았지? 미운 새끼 오리와 성냥팔이 소녀는 바로 나 안데르센이 썼다고! 절대 잊어버리면 안 돼! 사람들에게 잊히는 건 너무 외로운 일이야. 우아, 대단하다! 알았어요, 알았어. 안데르센 아저씨!
또 이야기를 쓰고 있나요, 조앤 롤링?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영국 한 시골 마을에 조앤이라는 아이가 살았어요. 조앤은 동생 다이앤에게 자기가 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는 걸 좋아했지요. “언니, 이야기 하나 더 해 줘.” 다이앤이 또 조앤을 조를 때였어요. 덤불에서 토끼 한 마리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지요. 조앤의 머릿속에 이야기 하나가 반짝 떠올랐어요. “어느 날, 토끼가 홍역에 걸렸어. 그러자 숲속 친구들이 병문안을 왔지. 토끼는 벌 아가씨가 가져온 꿀 과자를 먹고 병이 나았어.” 다음 날도 다이앤은 토끼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졸랐어요. “어느 날 토끼가 걱정이 된 벌 아가씨는 벌침 주사를 놓아 주었어.” 다이앤은 골을 냈지요. “이야기가 달라졌어! 어제는 꿀 과자를 먹고 나았다고 했잖아.” 조앤은 잊어버리기 전에 이야기를 글로 써 놓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림까지 그려 토끼를 완성했지요. 조앤은 처음으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조앤은 대학을 졸업한 뒤 런던에 있는 회사에 다녔어요. 회사 일이 지루할 때면 이야기를 쓰곤 했지요. 밥을 먹을 때도, 거리를 걸을 때도, 조앤의 머릿속에는 언제나 이야기가 가득했어요. 어느 날, 조앤은 기차를 타고 있었어요. 멍하니 차창 밖을 바라보던 조앤 앞에 동그란 안경을 쓰고 이마에 흉터가 있는 남자아이가 떠올랐어요. ‘저 아이는 어떡하다 흉터가 생겼을까?’ 조앤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어요. 기차는 어느새 아이가 사는 마법 세계로 달려가고 있었지요. 조앤은 남자아이에게 ‘해리 포터’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그리고 해리에 대해 떠오르는 것이 있을 때마다 공책에 써 두었지요. 해리가 다니는 학교, 해리의 친구들, 해리를 괴롭히는 악당. 조앤은 신이 났어요. 그러던 어느 날, 조앤에게 큰 슬픔이 닥쳤어요. 엄마가 돌아가신 거예요. ‘엄마를 다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앤은 자신의 소망을 담아 고아인 해리가 거울 너머로 부모님을 만나는 이야기를 썼어요. 하지만 상상만으로 슬픔이 다 가시지는 않았지요. 조앤은 슬픔을 잊기 위해 영국을 떠났어요. 날씨 좋은 포르투갈에서 조앤은 조금씩 여유를 되찾았어요. 사랑에 빠져 결혼도 했지요. 영어 가르치는 일을 했는데 오전에는 시간이 남아서 글도 쓸 수 있었어요. 하지만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지요. 조앤은 갓 태어난 딸을 데리고 포르투갈을 떠났어요. 영국으로 돌아온 조앤은 막막했어요. 해리 포터 이야기를 계속 써도 될지 자신감도 떨어졌고요. ‘다이앤에게 한번 보여 주자.' 조앤은 그동안 쓴 원고를 조심스럽게 내밀었어요. 원고를 읽은 다이앤이 말했어요. “언니, 정말 재밌어!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돼?” 그 말에 자신감이 생긴 조앤은 일 년 안에 원고를 완성하기로 마음먹었지요. 조앤은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아기를 돌보고, 틈틈이 돈도 벌며 날마다 글을 썼지요.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드디어 첫 번째 해리 포터 이야기를 완성했어요. 조앤은 원고를 여러 출판사에 보냈지만 모두 거절당했어요. 그러다 한 출판사가 조앤의 이야기를 받아들였을 때 조앤은 하늘을 나는 것 같았지요. 첫 책이 나왔을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었어요. “저는 작가예요! 드디어 꿈을 이뤘어요!” 조앤은 다음 이야기를 부지런히 준비했어요. 그런데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났지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온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예요. 조앤은 단숨에 인기 작가가 되었어요. 가난했던 조앤은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요. 하지만 조앤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어요. “조앤, 또 이야기를 쓰고 있나요?” 조앤은 사람들이 물을 때마다 빙긋이 웃어요. “물론이죠. 작가는 늘 이야기 속에 살거든요. 글로 쓰지 않고는 못 배긴답니다. 다시 태어나도 나는 작가가 될 거예요.”
비달 사순의 가위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비달 사순은 온종일 미용실을 정신없이 뛰어다녔어. “사순, 수건이 없잖아요!” “이봐요, 내 머리는 언제 말려 줄 거예요?” “사순, 바닥에 쌓인 머리카락 좀 빨리 쓸어요!” 비달 사순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지. 미용실은 매일 북적였어. 손님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머리 모양을 했지. 얼굴이 길쭉한 여자도 파마머리, 얼굴이 각진 여자도 파마머리, 얼굴이 동그란 여자도 파마머리! ‘저게 뭐야? 뒤에서 보면 다 똑같잖아! 나라면 저렇게 하지 않을 텐데.’ 비달 사순은 이해할 수 없었어. 안 그러면, 집에서 밤새 머리를 돌돌 말고 있어야 하잖아. 매번 미용실에 와서 머리를 해야 하니 귀찮아. 비달 사순은 허드렛일을 하고 손님들 머리 감겨 주는 일을 했어. 손님들의 머리를 자르는 일은 꿈도 꾸지 못했지. 하지만 실망하지 않았어.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최선을 다하자!’ 비달 사순은 가장 먼저 출근해서 청소를 하고, 가장 늦게까지 남아 수건을 정리했어. 손님들 머리를 감겨 줄 때도 꼼꼼하고 깨끗하게! 비달 사순은 손님들과도 친해지고 싶었어. ‘연극을 보고 멋지게 말하는 법을 연습하는 거야. 그리고 예술 작품을 자주 보다 보면 손님들하고 이야기할 거리도 많아질 거야.’ 비달 사순은 쉬는 날이면 연극을 보고, 미술관과 박물관을 찾아다녔어. 그리고 혼자서 열심히 머리 자르는 연습을 했지. 어느 날, 사장님이 비달 사순을 조용히 불렀어. “이제 손님들 머리 감겨 주는 일은 그만하게.” 그러고는 가위를 건네주는 게 아니겠어! ‘내가 가위를 잡다니!’ 비달 사순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지. 허드렛일만 하던 비달 사순이 드디어 손님들 머리를 만질 수 있게 된 거야. 가위를 든 비달 사순은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각자의 얼굴형에 맞는 머리 모양이 없을까? 각진 얼굴은 턱을 가려 주면 훨씬 부드러워 보일 거야. 이마가 넓은 얼굴은 앞머리를 내리고 목선을 드러내야 해. 그러려면 머리를 잘 잘라야 해!’ 비달 사순은 텅 빈 미용실에 남아 머리 자르는 연습을 더 열심히 했지. 몇 년이 지나, 비달 사순은 미용실을 열게 되었어. 그런데 손님들이 종종 고집을 부리는 거야. “파마머리로 할래요!” “손님처럼 동그란 얼굴에는 어울리지 않아요. 머리를 길게 옆으로 내리는 게 어때요?” 비달 사순이 설득하자 손님도 마음을 바꾸었지. 비달 사순의 실력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자 유명한 디자이너 메리 퀀트가 찾아왔어. “사순, 모델들의 머리를 맡아 줘요. 함께 멋진 패션쇼를 만들어 봐요!” 비달 사순은 망설이지 않고 가위를 들었어. 싹둑! 짧은 치마와 짧은 머리! 사람들은 멋진 모델들을 보고 열광했어. 하루는 영화 제작사에서 연락이 왔지. “사순, 우리 영화 속 여주인공의 머리를 맡아 주세요! 아주 사랑스럽고 귀여운 캐릭터랍니다.” “여배우가 누구죠?” “낸시 콴입니다.” 비달 사순은 믿을 수가 없었어. 낸시 콴은 정말 유명한 배우였거든. 며칠 뒤 정말로 낸시 콴이 찾아왔어. 길게 늘어뜨린 검은 머리 때문인지 무척 차가워 보였지. 비달 사순은 낸시 콴의 머리를 한참이나 살펴보더니 드디어 가위를 들었어. 싹둑싹둑! 비달 사순은 마치 조각가 같았지. 긴 머리카락을 싹둑 ! 앞머리를 가르고, 옆머리와 이어지게 잘랐더니. 드디어 ‘보브 스타일’ 완성! 낸시 콴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믿을 수 없었어. “오, 정말 예뻐요! 머리가 짧으면 남자 같을까 봐 걱정했는데.” “머리가 짧아도 충분히 여성스러울 수 있답니다.” 비달 사순은 낸시 콴에게 빗을 건네며 말을 이었어. “빗만 있으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머리 모양을 다듬을 수 있어요.” 비달 사순의 보브 스타일이 실린 잡지는 세계 곳곳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렸어. 미용실 앞 긴 줄이 보이지? 사람들은 너도나도 비달 사순의 보브 스타일을 하려고 야단이야.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거야?” “파마머리는 정말 지겨워. 새로운 머리 모양을 할 수 있는데 기다리는 것쯤이야. 날마다 미용실에 가지 않아도 빗 하나면 손질 끝이라잖아!” 세계적인 미용사가 된 비달 사순은 ‘비달 사순 아카데미’를 열어 사람들에게 머리 자르는 법을 가르쳤어. 미용사를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이 비달 사순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몰려들었지. 비록 비달 사순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만든 스타일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말이야.
애나 윈터, 모든 걸 잘할 필요는 없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세상에, 저게 누구야?” 패션쇼를 준비하던 디자이너는 깜짝 놀랐어. “왜요? 누가 왔는데요?”앞다퉈 객석을 내다보던 모델들은 눈이 휘둥그레졌지. 그곳에 애나가 앉아 있었거든. 디자이너는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말했어. “애나가 보고 있어. 다들 잘해야 해, 알겠지?” 도대체 애나가 누구길래 호들갑일까? 오렌지색 단발머리에 커다란 선글라스, 아무 표정 없이 꼿꼿하게 앉아 있는 여자. 이 여자가 바로 애나 윈터야. 유명한 패션 잡지 보그의 편집장이지. 애나는 학교에 다닐 때부터 눈에 띄는 학생이었어. 선생님은 그런 애나를 볼 때마다 야단을 쳤지. “애나, 치마가 왜 이렇게 짧니?” “뭐가 어때서요? 왜 치마 길이가 똑같아야 하나요?” 애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교복 치마 길이를 줄여 입었어. 애나가 다녔던 학교는 런던에 있는 노스 런던 칼리지에이트예요. 열네 살 애나의 눈을 사로잡은 건 패션 잡지 보그였어. ‘역시 보그야! 옷은 이렇게 입어야 한다고! 언젠가 꼭 여기에 들어가서 내 손으로 잡지를 만들고야 말겠어!’ 애나의 꿈은 점점 커져만 갔지. 고등학교를 졸업한 애나는 곧바로 패션 잡지 회사에 들어갔어. 애나는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지. 하지만 사람들은 애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 애나는 엄청난 고집쟁이였거든. “애나, 이 모델을 쓰세요.” “싫어요! 다른 모델도 많은데, 왜 늘 같은 모델만 써야 하죠?” 그뿐만이 아니었어. 애나는 종종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지. “도대체 이 글은 누가 쓴 거야?” “누구긴 누구야, 애나가 쓴 거지.” 사람들은 쑥덕거렸어. “어떻게 잡지를 만드는 사람이 글을 이렇게 못 쓰지?” “고집불통에 글까지 못 쓰다니, 쯧쯧.” 그런데 애나는 아무리 사람들이 자기 흉을 보아도 신경도 쓰지 않았지. ‘모든 걸 잘할 필요는 없어.’ 애나는 글을 직접 쓰는 대신 글을 잘 쓰는 작가에게 맡겼어. 그러고는 자기 생각을 작가에게 말했지. 작가는 애나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멋진 글을 써 주었어. 좋은 작가를 찾았다고 잡지 만드는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야. 옷을 소개하는 멋진 사진이 필요하지. 애나는 남들보다 더 멋진 사진을 쓰고 싶었어. 그래서 열심히 발품을 팔아 새로운 사진작가들을 찾아냈지. 고집쟁이 애나! 사진작가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을까? 천만에! 사진작가들은 애나를 좋아했어. “애나는 절대 칭찬을 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고 좋은 사진을 찍을 때까지 기다려 줘요.” 애나가 만든 잡지는 새로운 모델, 멋진 글, 톡톡 튀는 사진이 가득했어.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과는 많이 달랐지. 몇 년 뒤, 드디어 애나에게 기회가 왔어. 꿈에 그리던 보그의 편집자가 된 거야. 그런데 잡지를 들춰 보던 애나는 크게 실망했어. ‘뭐야! 어릴 때 보았던 보그와 별다를 게 없잖아! 이대로라면 사람들이 안 보게 될 거야. 변화가 필요해!’ 미국 보그의 편집장이 된 애나는 가장 먼저 표지부터 확 바꿨어. 청바지를 입은 모델을 내세우고, 흑인 모델을 자주 썼지.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까지 표지에 실었어. 사람들은 새롭게 바뀐 보그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지. “우아! 치렁치렁한 드레스 대신 청바지가 실리니 새로운 느낌인걸!” “역시 보그는 다른 잡지하고 달라!” 애나가 만든 보그는 점점 더 유명한 잡지가 되었어. 애나는 자주 흑인 모델을 표지에 내세웠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흑인 모델이 표지에 등장하는 일은 흔치 않았지요. 이제 ‘패션’ 하면 애나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어. 애나의 말 한마디에 세계적인 패션쇼의 순서가 바뀌기도 하고,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의 패션쇼도 애나가 나타났다 하면 엄청난 관심을 받았어. 애나가 만든 보그는 점점 더 유명한 잡지가 되었어. “애나! 애나!” 모두 애나만 찾아. 여전히 엄청난 고집쟁이인데도 말이야. 왜냐고? 애나가 고집부리는 이유를 알게 되었거든. 바로 패션에 대한 열정 때문이지. 앞으로도 애나는 고집을 꺾지 않을 거야. 애나가 패션을 사랑하는 한 말이지.
백성을 살린 허준의 붓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궁궐이 발칵 뒤집혔어. 왕자가 두창에 걸렸거든. 걸리면 죽는다는 무서운 병 말이야. “왕자의 병이 더 심해지면 어쩌려고.” 허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고로 달려갔어. 밤새도록 의학책을 읽고, 또 읽었지. “찾았다! 이거야, 이거!” 돼지 꼬리에서 피를 쪽 뽑아 용뇌를 섞고 팥알만 하게 동글동글 만들어. 서둘러 약을 만들어 왕자에게 먹였더니 신통도 하지! 며칠 뒤 왕자의 병이 깨끗이 나은 거야. 허준은 유희춘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난데없이 지렁이를 잡아 오라고 했어. 유희춘은 깜짝 놀랐지. “지렁이 즙이 종기에는 그만이옵니다.” 유희춘은 미심쩍었지만, 허준이 시키는 대로 했어. 그랬더니 며칠 만에 종기가 깨끗이 나았지, 뭐야. 허준은 유희춘의 소개로 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어. 내의원 서고는 허준에게 별천지 같았어. 의학책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거든.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것만 같았고, 자지 않아도 꿈을 꾸는 것만 같았지. ‘오늘은 또 무슨 책을 읽을까?’ 허준은 틈만 나면 서고에 틀어박혀 의학책을 읽고, 또 읽었어. 그런데 몇 년 뒤, 그만 전쟁이 일어났어. 허준은 왕을 따라 피란을 갔지만 챙겨 오지 못한 책들이 눈에 밟혔어. 궁으로 돌아오자마자 한달음에 서고로 달려갔지. 하지만 허준은 자리에 풀썩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어. ‘그 많던 책들이 다 타 버리다니.’ 허준은 기쁘기도 하고 어깨도 무거웠어. 깊은 밤까지 의학책을 읽고, 또 읽었지. 하지만 책을 아무리 읽어도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이 있었어. 허준은 글을 쓰고 옆에 그림도 그렸어. ‘그림이 있으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 허준은 또 생각했어. 허준은 슬픔을 꾹 참으며 다짐했어. ‘임금님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새 의학책을 꼭 완성해야 해.’ 허준은 책과 낡은 붓 통을 보물처럼 챙겼지. 허준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매일 책을 썼어. 눈이 침침해서 글자도 읽기 힘들었지만, 결코 붓을 내려놓는 법이 없었지. 봄, 여름, 가을, 겨울. 또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났어. 어느덧 귀양이 풀려 다시 궁으로 돌아와서도 허준은 읽고, 쓰는 것을 멈추지 않았지. 드디어 스물다섯 권의 책이 완성되었어. 마치 우리 몸속을 꿰뚫어 보는 거울 같은 책이었지. 허준은 그 책에 동의보감이라고 썼어. 주름진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지. 허준이 어렵게 쓴 동의보감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 주었고, 수많은 의원의 길잡이가 되었어. “서둘러 두창 신에게 제사를 지내세.” “아무도 고기나 술을 먹으면 안 되네.” 궁궐 사람들은 온갖 방법을 다 썼지. 몸이 불덩이처럼 뜨겁고 온몸에 볼록볼록한 종기까지 생겼으니, 말이야. 그런데도 의원들은 아무것도 안 하는 거야. 약이나 침을 쓰면 두창 신이 화가 나서 병이 더 심해진다고 믿었거든. 왕은 크게 실망했어. “왕자를 살릴 의원이 한 명도 없다니…….” 그때 허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어. “제가 한번 해 보겠습니다.” “왕자를 살릴 방법이 있느냐?” 왕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허준에게 왕자의 치료를 맡겼어. 다른 의원들은 하나같이 못마땅해했지. “두창에 약을 쓰겠다니! 쯧쯧!” 분명 어디선가 보았는데…….’ 따로 적어 두었던 것도 모두 꺼내 보았어. 그러다 사흘째 되는 날이었어. 왕은 허준에게 큰 상과 높은 벼슬을 내렸어. 돼지 꼬리에서 피를 쪽 뽑아 내의원이란 조선 시대에 왕과 그 가족들의 병을 진료하던 곳으로, 나라에서 으뜸가는 의원들이 있었어요. 이런 허준의 신통방통한 의술은 처음이 아니야. 유희춘이라는 양반 얼굴에 종기가 났는데 좀체 낫질 않는 거야. 유희춘은 서둘러 허준을 불렀지. 허준은 유희춘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난데없이 지렁이를 잡아 오라고 했어. 유희춘은 깜짝 놀랐지. “지렁이 즙이 종기에는 그만이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온 나라에 전염병이 돌았어. “전염병이 계속 도는데 어쩌면 좋으냐?” “전쟁 때 의학책이 모두 불에 타서 병을 치료할 방법이 없습니다.” 허준의 말을 듣고 왕은 깊은 곳에 감춰 두었던 책 500권을 내주었어. “이 책들을 참고해서 새로운 의학책을 써 보아라.” 깊은 밤까지 의학책을 읽고, 또 읽었지. 하지만 책을 아무리 읽어도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이 있었어. ‘왜 치료법만 있는 걸까? 몸을 먼저 알아야만 병을 쉽게 고칠 수 있을 텐데……. 그래! 우리 몸을 연구한 다음, 몸에 맞는 병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거야.’ 허준은 서둘러 붓을 꺼내 들었지. 허준은 글을 쓰고 옆에 그림도 그렸어. ‘그림이 있으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 허준은 또 생각했어. ‘한자를 모르는 백성들은 책을 봐도 알아볼 수가 없을 거야. 약재는 우리말로도 적어야지.’
석주명, 무슨 나비를 잡았니?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선생님, 괜찮으세요?” 학생들은 석주명을 보고 깜짝 놀랐어. 바지는 찢어지고, 얼굴과 팔은 상처투성이! 나비를 잡으려다 넘어진 게 분명했지. 하지만 석주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어. “어제 아깝게 놓친 나비를 잡았지 뭐냐, 으하하.” 석주명은 시골 중학교 생물 선생님이야.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틈날 때마다 나비를 잡곤 했어. 잡은 나비는 같은 색깔과 모양대로 나누어 정리했지. 나비를 관찰하는 게 좋아서 밤을 새우기 일쑤였어. 석주명은 잡은 나비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싶었어. 마침 그때 일본에서 일본 곤충 대도감이 나온 거야. “일본 최고의 곤충학자가 쓴 책이니 이제 나비 이름을 제대로 알 수 있겠구나.” 석주명은 가슴이 설레었지. 이놈도 배추흰나비.‘어디 보자, 이 나비는. 아니, 이게 뭐야?’ 석주명은 고개를 갸웃거렸어. ‘이 나비들은 모두 배추흰나비인데 왜 저마다 다른 이름을 붙여 놓았을까?’ 석주명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지. 요 녀석도 배추흰나비. 크기가 다르니 같은 나비라 할 수 없지! 일본 곤충학자는 크기가 다르다고 나비들에 죄다 다른 이름을 붙여 놓았어. 하지만 석주명은 생각이 달랐지. 같은 나비라도 크기가 다를 수 있어요! 그동안 수만 마리의 나비를 관찰하며 알게 된 것이 있었거든. 같은 종류의 나비라고 해도 크기가 다 다를 수 있다는 걸 말이야. ‘어떻게 하면 이걸 바로잡을 수 있을까? 수만 마리의 나비를 잡아서 직접 보여 줄 수도 없잖아?’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던 석주명이 책상을 탁 쳤어. 석주명은 배추흰나비를 모두 모은 다음 크기가 같은 나비끼리 줄을 세워서 그래프를 그려 보았어. 그랬더니 뾰족한 산 모양이 되지 뭐야. ‘바로 이거야! 이 그래프를 가지고 크기가 달라도 같은 종류라는 걸 밝힐 수 있겠어.’그래, 중간 크기의 나비가 가장 많으니까 중간이 뾰족한 건 당연해. 석주명은 그래프를 정리해서 일본의 동물 학회에 보냈어. 일본 동물 학회 보세요! 사람마다 키가 다르듯 나비도 크기가 조금씩 다릅니다.그런데 일본 곤충 대도감에는 크기가 다르다고 다른 이름을 붙였네요. 그것은 분명 틀린 겁니다. 석주명 보냄. 석주명의 글을 본 일본 과학자들은 깜짝 놀랐어. “세상에! 이름도 들어 본 적 없는 조선 사람이 일본 최고 곤충학자의 실수를 밝히다니!” 석주명의 연구가 정확했기 때문에 일본 곤충학자도 아무 말을 하지 못했지. 일본 과학자들은 석주명을 나비 박사로 인정하기 시작했어. 어느 날 석주명은 영국의 ‘왕립 아시아 학회’라는 곳에서 편지 한 통을 받았어. “조선의 나비를 소개해 주세요.” 석주명이 세계적인 과학자로 인정받는 순간이었지. 석주명은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서 책을 쓰기 시작했어. 그렇게 조선산 나비 총목록이라는 책이 완성되었고, 영국 왕립 도서관과 세계 곳곳의 도서관에 놓이게 되었지. 석주명은 이 책을 쓰면서, 일본에서 이름을 잘못 붙인 나비가 800종도 넘는다는 것을 찾아냈어. 잘못 붙인 이름을 없애고 다시 정리했더니, 그 가운데 우리나라에 사는 나비가 255종! 석주명은 그 나비들에게 우리말 이름을 붙여 주기로 했어. 그때까지만 해도 나비의 공식적인 우리말 이름이 없었거든. 나비의 우리말 이름은 없을까? 그래! 255종의 나비들에게 우리말 이름을 지어 줘야지! “어머나, 선생님 옷 좀 봐.” 석주명의 옷이 여기저기 찢어져 있었어. 하지만 얼굴은 싱글벙글! “내가 무슨 나비를 잡았는지 알아?” 유명한 박사가 된 뒤에도 석주명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지. 여전히 나비를 따라 산과 들을 날아다녔어. 팔랑거리는 나비처럼 말이야.
최재천 박사님, 그러다 옷 버려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에드먼즈 박사님! 그러다 옷 버려요!” 박사는 최재천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개울로 뛰어들었어. 그러고는 돌을 뒤집어 하루살이 애벌레를 찾기 시작했지. “찾았다!” 박사는 애벌레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했어. ‘고작 애벌레 하나에 저리 좋아하시다니.’ 고개를 갸웃하던 최재천도 엉겁결에 따라 들어갔지. 둘은 애벌레를 잡느라 정신없었지. “박사님, 어릴 때 생각이 나네요. 그땐 벌레 한 마리만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그러자 박사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 “어릴 적뿐인가? 나는 지금도 그렇다네.” 그 말을 듣고 최재천은 곰곰이 생각했어. ‘그래……. 나도 자연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는 거야. 에드먼즈 박사님처럼 말이야.’ 조지 에드먼즈 박사는 하루살이를 연구하는 박사예요. 이 무렵 최재천은 동물학과 학생이었는데 박사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따라다니며 도와주었지요. 어느덧 박사가 한국을 떠날 날이 다가왔어. “저도 박사님처럼 동물을 공부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는 것도 좋다네. 더 많은 동물을 연구할 수 있거든.” 최재천은 결심했어. 그러고 나서 몇 년 뒤, 미국으로 떠났지. 최재천은 미국에서도 개미 한 마리 그냥 지나치지 않았어. 하루는 목공소 앞을 지날 때였지. ‘저 속에 벌레가 있을지도 몰라.’ 최재천은 톱밥 더미를 헤집었어. 앗, 놀랍게도 정말 벌레가 있지 뭐야? ‘고것 참 신기하게 생겼네.’ 최재천은 벌레를 연구실로 가져갔어. 민벌레 몸길이 0.2센티미터. 나무껍질 틈에 살고, 눈 이 없음. 대신 더듬이가 발달함. 정글에 많이 살고 있음. 이것 말고는 알려진 게 거의 없음. 네가 바로 민벌레구나. 좁쌀만 한데도 더듬이 하나는 근사한걸! 꼭 구슬을 꿰어 놓은 것 같아. 최재천은 현미경과 곤충책을 들여다보느라 날이 새는 줄도 몰랐어. 그러던 어느 날 최재천은 눈이 번쩍 뜨이는 안내문을 보았어. ‘정글? 그래, 정글로 가는 거야!’ 최재천은 정글에서 더 많은 민벌레를 만나고 싶었어. 신이 난 최재천은 정글로 떠날 준비를 했지. 드디어 정글에 도착한 최재천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어. 너무 더워서 땀이 비 오듯 흘렀지. 꼭 찜통 속에 있는 것 같았어. 바스락! 나뭇잎 소리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도마뱀 한 마리가 나무에서 최재천을 내려다보고 있었지. “하하, 도마뱀이 맞이해 주다니 영광인걸.” 최재천은 기대에 부풀었어. 하지만 민벌레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어. 최재천은 민벌레가 살 만한 썩은 나무를 찾아 헤맸지. 때로는 독뱀이 우글거렸고, 때로는 개미 떼가 공격했어. 그러다 썩은 나무를 발견하면 이렇게 외치곤 했지. “야호, 썩은 나무다. 민벌레 집이야!” 어이쿠, 뱀이다! 최재천은 썩은 나무 위로 기어올랐어. 그러고는 조심스레 나무껍질을 벗기기 시작했지. 나무껍질 틈에 숨어 있던 민벌레들은 쏜살같이 달아났어. “이크!” 다른 나무껍질을 또 조심조심 벗겼지. “잡았다! 민벌레 씨, 우리 연구실로 이사 좀 갈까요?” 최재천은 현미경으로 민벌레 한 쌍을 살펴보았어. 1. 수컷이 더듬이로 암컷을 톡톡. 하지만 암컷은 본 체 만 체. 2. 수컷의 목에서 혹이 쑥. 암컷도 수컷 곁으로 앙금앙금. 3.수컷 머리의 구멍에서 물 같은 방울이 퐁! 이 방울을 암컷이 쪽쪽. 4. 마침내 둘은 사랑을 나누지. 최재천은 어딜 가나 민벌레 얘기뿐이었어. “얘들아, 오늘 또 새로운 걸 발견했어!” “아휴, 또 민벌레 얘기야?” “난 궁금해. 어서 얘기해 봐.” “글쎄, 민벌레가 말이야.” 최재천이 민벌레만 연구했느냐고? 천만에! 민벌레 말고도 재미난 동물이 얼마나 많은데! 나무 속에 집을 짓고 사는 아즈텍개미, 알에 이불을 덮어 주는 다듬이벌레, 나뭇잎으로 텐트를 만드는 텐트박쥐까지. 정글은 최재천의 거대한 연구실이었던 거야. 최재천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여러 가지 일을 해. 여전히 재미난 동물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않지. “최재천 박사님, 그러다 옷 버리겠어요!” 학생들이 말려도 듣는 둥 마는 둥! 그 옛날 에드먼즈 박사처럼 말이야.
이융남은 왜 고비 사막으로 갔을까?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휙, 휘익! 몽골의 고비 사막에 모래바람이 일었어요. 폴란드에서 온 탐사대는 무언가를 찾고 있었지요. 여기 좀 봐. 모래 속에 무언가 있어! “앗, 뼈다! 우리가 찾던 새로운 뼈야!” “야호! 드디어 찾았어!” 고비 사막의 ‘고비’는 몽골어로 ‘거친 땅’을 뜻해요. 모래 속에서 찾은 것은 처음 보는 공룡 뼈였어요. 나중에 이 공룡에 데이노케이루스라는 이름이 붙었지요. “이건 앞발과 어깨뼈로군.” “앞발이 크고 발톱이 갈고리 모양인 걸 보니, 티라노사우루스보다 더 큰 육식 공룡이 틀림없어!”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했어요. 50여 년이 지나도록, 나머지 뼈들은 발견되지 않았지요. 데이노케이루스는 술래잡기하듯 꼭꼭 숨은 것만 같았어요. 육식 공룡은 주로 고기를 먹는 공룡을 말해요. ‘데이노케이루스 미리피쿠스’라는 이름은 1970년 폴란드 학자인 오스몰스카 박사가 지었어요. 데이노케이루스 미리피쿠스는 그리스어로 ‘독특한 무서운 손’이라는 뜻이에요. 몽골에서 데이노케이루스의 뼈가 발견되던 무렵, 서울 어느 계곡에서는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어요. “잡았다! 매미를 잡았어!” 아이들은 매미를 보러 우르르 달려왔어요. “몸이 얼룩덜룩하고, 등에 무언가 툭 튀어나온 걸 보니 참매미군!” “우아, 그걸 어떻게 알았어? 대단하다!” 아이들을 깜짝 놀라게 한 건 바로, 어린 이융남이었지요. 융남은 어른이 되어서도 궁금한 것들이 많았어요. ‘먼 옛날에는 어떤 동물이 살았을까? 무얼 먹고, 잠은 어떻게 잤을까?’ 융남은 옛 동물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기로 결심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기적 같은 소식이 들려왔어요. “경상도에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었대!” 그날부터 융남의 머릿속은 온통 공룡으로 가득 찼어요. 그래서 공룡을 연구하기로 마음먹었지요. 1982년 경상남도 고성군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공룡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어요. 사람들은 그런 융남을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연구만 한다고 공룡 뼈가 나오겠어?” “차라리 그 시간에 돈벌이가 되는 공부나 하지.” 융남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에 매달렸어요. 어느덧 20년이 흘러 융남은 우리나라 최고의 공룡 박사가 되었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별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내가 직접 공룡 뼈를 찾는다면 사람들도 관심을 가질 거야! 아, 데이노케이루스의 나머지 뼈를 찾을 수만 있다면.’ 융남은 공룡 뼈를 찾기 위해 몽골에 가기로 결심했어요. 이 무렵 공룡 학자들은 데이노케이루스의 나머지 뼈를 찾는 게 최고의 바람이었어요.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몽골 고비 사막을 찾곤 했지요. 이융남 박사도 팀을 꾸려 여러 해 동안 고비 사막을 오갔어요. 융남이 몽골 탐사를 준비하던 어느 봄날, 우리나라의 한 항구에서 깜짝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났어요. “저게 뭐지? 무슨 뼈 같은데.” “그러게! 혹시 공룡 뼈 아니야?” “앗! 고, 공룡? 어서 이융남 박사를 모셔 와!”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융남은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어요. 경기도 화성시에 전곡항이라는 항구가 있어요. 2008년에 전곡항에 있는 암석에서 공룡 뼈 화석이 발견되었지요. 비록 일부였지만 우리나라에서 온전한 형태의 공룡 뼈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었어요. ‘그래! 우리나라에서도 공룡 뼈를 찾았는데 몽골에서 못 찾을 리가 있겠어? 데이노케이루스의 나머지 뼈들은 내가 찾고야 말겠어!’ 융남은 폴란드의 공룡 탐사대가 남긴 지도 한 장을 들고 고비 사막으로 떠났어요. 하지만 고비 사막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힘든 곳이었어요. 세찬 바람을 타고 온 모래는 마치 유리 조각 같았지요. 눈을 뜨고 걷는 것조차 힘겨웠어요. 햇볕은 한여름보다 뜨거웠고, 먹을 물도 부족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 테야!” 융남은 이를 악물었어요. “바로, 여기야!” 드디어 데이노케이루스의 뼈를 처음으로 발견한 곳에 도착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파헤쳐도 나온 것은 작은 뼈 두 개뿐이었지요. “나머지 뼈들을 찾을 수 있을까요?” 함께한 팀원들이 걱정스레 말했지만, 융남은 확신했어요. “그럼요! 아마 또 다른 곳에 데이노케이루스의 뼈가 있을 거예요.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몽골과 한국을 오가며, 네 번째 탐사를 하던 어느 날이었어요. “여기야, 여기! 여기에 뼈가 잔뜩 있어!” 드디어 데이노케이루스의 또 다른 뼈들을 발견한 거예요. 처음 발견한 곳하고는 멀리 떨어져 있었지요. “우아, 우리가 해냈어!” “드디어 50여 년 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걸 풀 수 있겠어!” 융남과 팀원들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어요. 2009년에 이융남 박사 팀은 데이노케이루스의 또 다른 뼈들을 발견했어요. 그 장소는 50여 년 전 처음 발견한 곳에서 약 5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이상해. 왜 머리뼈와 뒷발 뼈가 없는 걸까?” “아무래도 도굴꾼이 먼저 발견하고 가져간 게 분명해요.” “맞아요, 아마도 비싸게 팔렸을 거예요.” 융남은 도굴된 뼈들이 유럽의 수집가에게 있다는 걸 알아냈어요. “수집가가 쉽게 내주지 않을 텐데, 어떡하죠?” “무조건 찾아서 돌려받아야만 해요! 그리고 그 뼈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야 해요.” 융남은 수집가를 찾아갔어요. “데이노케이루스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머리뼈와 뒷발 뼈가 꼭 필요합니다.” “그게 얼마짜리인데. 절대 못 돌려줘요!” 수집가는 코웃음을 치며 휙 돌아섰어요. 융남은 지친 몸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지요. ‘이대로 포기할 순 없어.’ 이렇게 귀한 것을 마음대로 사고팔았다는 것을 몽골에서 알게 되면 큰 문제가 될 겁니다!” 수집가는 결국 뼈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어요. 2011년, 이융남은 수집가가 뼈를 쉽게 내놓지 않자, 여러 전문가들과 모여 끊임없이 돌려받을 방법을 고민했어요. 그러던 중 미국에서 몽골의 공룡 화석을 몰래 사들인 사람이 벌을 받은 일이 생겼어요. 이를 계기로 2014년, 수집가에게서 데이노케이루스의 머리뼈와 뒷발 뼈를 돌려받았어요. 어렵게 되찾은 뼈를 맞추자, 드디어 데이노케이루스의 모습이 완성되었어요. 배 속에 물고기 흔적이 있는 걸 보니, 물고기도 먹었구나! 잠깐, 이빨이 없는데? 우리가 상상하던 육식 공룡이 아니었어! 앞발의 발톱으로 동물만 잡은 줄 알았는데, 물속 식물도 긁어 먹었나 봐. 부리는 오리처럼 넓적해! “2014년 올해의 과학자, 이융남 박사를 소개합니다!” 매미를 잡고 놀던 아이가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었어요. 안 될 거라는 사람들의 말도, 고비 사막의 모래바람도, 융남을 막지 못했지요. 하지만 변한 건 없어요. 융남은 오늘도 몽골의 사막을 누비고 있지요. 올해의 과학자상은 한국 과학 기자 협회에서 주는 상이에요.
제인 구달과 침팬지의 거리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사랑하는 제인, 생일 축하해!” 제인은 부모님에게 생일 선물로 침팬지 인형을 받았어요. 제인은 어릴 때부터 유난히 동물을 좋아했지요. 세 살 땐 꼬물꼬물 지렁이를 만지며 놀고, 다섯 살 땐 암탉이 알 낳는 걸 관찰하며 놀고, 여덟 살 땐 책 속 악어를 보며 놀았어요. 제인의 꿈은 동물의 천국, 아프리카에 가는 것이었지요. 제인은 학교를 졸업하고 비서로 일했어요. 하지만 동물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커져만 갔지요. 쉬는 날이면 자연사 박물관을 들락거리고 동물에 대한 책이란 책은 몽땅 읽었어요. ‘언젠가는 꼭 아프리카로 가서 동물들과 함께 지낼 거야!’ 그러던 어느 날 제인에게 기회가 찾아왔어요. 케냐로 여행을 갔다가 루이스 박사를 만나게 된 거예요. 제인은 루이스 박사를 따라 화석을 찾아다녔어요. 몇 시간이고 진흙을 파면서도 힘든 줄 몰랐지요. 얼마 뒤, 박사는 제인에게 말했어요. “제인, 침팬지 연구를 해 보지 않겠나?” “네? 침팬지요?” “자네처럼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꼭 해야 하는 일이네.” 제인은 너무나 기뻤지요. 제인은 안내원들과 함께 곰베 국립 공원으로 갔어요. 그곳에는 침팬지들이 많이 살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침팬지들은 제인과 안내원들이 500미터의 거리를 두고 다가가도 슬금슬금 달아나기 바빴어요. “사람들이 많으면 침팬지들이 놀라 달아날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는 저 혼자 갈게요!” “혼자서는 위험해요, 제인!” 안내원들은 제인을 말렸지만, 제인은 고집을 꺾지 않았어요. 곰베 국립 공원은 탄자니아에 있어요. 가파른 계곡과 울창한 열대 우림이 있지요. 곰베 국립 공원에는 원숭이, 뱀, 침팬지, 하마와 표범 들이 살고 있어요. 제인은 사람들 몰래 혼자 산에 올랐어요. 산비탈이 내려다보이는 봉우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지요. 15분쯤 지났을 무렵, 침팬지 몇 마리가 제인을 빤히 쳐다보다 가는 게 아니겠어요? 제인은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역시 혼자서 오길 잘했어!’ 다음 날부터 제인은 늘 같은 장소에서 같은 옷차림, 같은 머리 모양을 하고서 침팬지를 기다렸어요. 제인은 침팬지의 행동 하나하나를 자세히 지켜봤어요. 침팬지들은 만나면 끌어안으며 인사하고,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나무 위에 잠자리를 만들기도 했지요. 나무에 매달려 한 손으로 발가락을 만지기도 했어요. 이제 제인과 침팬지들 사이는 60미터도 되지 않았지요. 제인은 침팬지들에게 이름도 지어 주었어요. 은빛 턱수염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 ‘앗, 데이비드가 풀 줄기로 개미를 잡아먹네? 침팬지들도 도구를 쓴다니!’ 이 이야기가 알려지자 제인과 침팬지 데이비드는 유명해졌어요. 개미굴 안에 풀 줄기를 쑥! 잠시 기다렸다가. 풀 줄기를 조심조심 빼서. 풀 줄 기에 붙은 흰개미를 냠냠! 늘 즐거운 일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어느 날, 숲속을 걷고 있을 때였어요. 바스락! 제인은 나뭇잎 소리에 고개를 들었지요. 제인의 머리 위에 커다란 골리앗이 있었어요. 잔뜩 화가 난 듯 나뭇가지를 흔들고 있었지요. 생각에 빠져 걷다 보니 그만 침팬지 무리가 사는 곳까지 들어와 버린 거예요. ‘침착하자, 섣불리 움직이면 침팬지들이 더 화를 낼지도 몰라.’ “우우우우우우!” 침팬지들은 더 크게 소리를 질렀어요. 바로 그때, 침팬지 한 마리가 제인에게 달려들었지요. 제인은 겁에 질려 한껏 몸을 웅크렸어요. 한참 뒤, 제인은 살며시 고개를 들었지요. 침팬지들은 사라지고 제인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어요. 다리가 후들거려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지요. ‘침팬지들이 분명 날 피해 갔어.’ 제인은 침팬지들과 더 가까워졌다고 느꼈어요. 며칠 뒤, 숲속을 걷던 제인은 소스라치게 놀랐어요. 데이비드와 골리앗이 제인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거든요. 20미터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말이에요. 이제 침팬지들은 도망치지 않았어요. 제인 앞에 앉아 서로의 털을 고르기도 했지요. 제인은 가슴이 뭉클했어요. 얼마 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침팬지들이 제인의 텐트로 놀러 온 거예요. 처음에는 데이비드가, 그다음에는 골리앗이 오더니 너도나도 제인이 놓아둔 바나나를 가져갔지요. 데이비드는 제인 옆에 벌러덩 눕기도 했어요. 팔을 베고 아주 편하게! “데이비드, 우리 친구 된 거 맞지?” 햇살도 제인과 데이비드를 눈부시게 비추었어요. 제인은 그 뒤로도 수십 년 동안 침팬지들의 곁을 지켰지요. 하지만 제인은 곁에 있는 것만으로는 침팬지를 지킬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사람들은 침팬지를 실험 대상으로 삼거나 침팬지들이 사는 곳을 망가뜨리곤 했거든요. 제인은 침팬지가 얼마나 멋진 동물인지 세상에 알렸어요. 자신이 침팬지와 가까워진 거리만큼 다른 사람들도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었지요. 지금도 제인은 침팬지를 구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고 있어요.
마리 퀴리는 못 말려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저기 마리 좀 봐. 온종일 돌을 나르고 부수느라 온몸이 땀투성이야.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시간 가는 줄도, 힘든 줄도 모르나 봐. 마리는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게 많았어. “왜 밤이면 달이 뜨는 거지? 왜 얼음은 녹으면 물이 되는 걸까?” 한번 궁금한 것이 생기면 답을 찾아 책을 읽고 또 읽었지. “못 말리는 책벌레!” 식구들은 마리를 그렇게 불렀어. 마리는 과학이 정말 좋았어. 숨바꼭질하듯 자연의 비밀을 알아내는 게 너무도 즐거웠지. 대학에 가서도 마리는 강의실과 실험실만 오갔어. “못 말리는 공붓벌레!” 친구들이 놀려도 마리는 즐겁기만 했지.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리는 오로지 실험 생각뿐이었어. 피에르는 그런 마리를 좋아했지. 마음이 꼭 맞았던 둘은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했어. 화창한 여름날,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렸어. “마리, 이건 좀 너무하지 않니? 신부가 까만 드레스라니!”“편하고 좋은걸요. 얼룩이 잘 안 보일 테니 실험실에서도 입을 수 있을 거예요.” 결혼식에서도 실험 생각뿐이니 마리는 정말 못 말린다니까. 아기가 태어나자 마리는 더욱 바빠졌어. 보글보글 수프가 끓는 동안 책 한 장 보고, 탁탁 빨래를 널고 실험실로 달려가고, 자장자장 아기를 재우고 글 한 줄 쓰고. 아이고, 바쁘다, 바빠! 하지만 마리는 마냥 행복했지. 그즈음 마리는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어. ‘엑스선’이라는 빛을 발견했는데 그 빛으로 몸속 뼈도 볼 수 있다는 거야. 게다가 ‘우라늄이 들어 있는 돌’에서 엑스선과 비슷한 빛이 나온다는 사실도 밝혀졌어. ‘그렇다면 다른 돌에서는 빛이 나오지 않을까?’ 마리의 못 말리는 궁금증이 또 시작되었지. 마리는 온갖 쇠와 돌덩어리들을 모았어. ‘그 신비한 빛이 어딘가에 또 있을지 몰라.’ 마리는 실험에 폭 빠져 버렸어. 더 나눌 수 없이 딱 한 가지로만 이루어진 물질을 ‘원소’라고 해요. 우라늄은 그중 가장 무거운 원소예요. 우라늄은 흙과 돌에 들어 있고, 오늘날 전기를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해요.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마리는 ‘피치블렌드’라는 돌로 실험을 하고 있었어. ‘이 돌에는 우라늄 말고 다른 물질이 들어 있는 게 분명해!’ 아니나 다를까 그 돌에는 스스로 빛을 내는 새로운 물질이 있었어. 마리는 제일 처음 발견한 물질에 ‘폴로늄’, 몇 달 뒤 발견한 물질에 ‘라듐’이라고 이름 붙였지. 하지만 과학자들은 마리의 발견을 믿지 않았어. 그렇다고 포기할 마리가 아니지. 마리는 사람들에게 라듐을 직접 보여 주기로 결심했어. 우라늄보다 방사선이 더 세다고? 에이, 실험을 잘못한 거겠지.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절대 못 믿지. 피치블렌드는 우라늄과 여러 가지 물질들이 섞여 있는 돌이에요. 우라늄이나 폴로늄, 라듐에서 나오는 이러한 빛을 ‘방사선’이라고 해요. 마리가 온종일 돌을 날랐던 까닭은 바로 이 라듐 결정을 모으기 위해서였어. 퀴리 부부는 부수고, 녹이고, 거르고, 끓이기를 되풀이했지. 퀴리 부부는 부수고, 녹이고, 거르고, 끓이기를 되풀이했지. “마리, 정말 어려운 숨바꼭질이네요.” “찾기 어려우니 더욱 재밌는걸요?” 7톤이 넘는 돌덩이들과 온종일 씨름하면서도 마냥 즐거워하는 이 두 사람을 누가 말리겠어? 1. 큰 돌덩이를 작은 조각으로 쪼개요. 2. 돌 조각을 잘게 갈아 가루로 만든 뒤 소다를 넣고 끓여요. 3. 물이 부글부글 끓으면 커다란 쇠막대기로 휘휘 저어요. 4. 물이 식으면 작은 알갱이들이 가라앉아요. 5. 알갱이들을 걸러 내어 물을 넣고 다시 끓여요. 6. 물이 식으면 다시 알갱이가 생겨요. 마리가 온종일 돌을 날랐던 까닭은 바로 이 라듐 결정을 모으기 위해서였어. 그렇게 돌을 걸러 내기를 4년. 어느 날 실험실 문을 연 순간, 마리와 피에르는 깜짝 놀랐어. “피에르. 저 푸른빛 좀 봐요!” “정말 아름답군. 마리, 우리가 성공했어요!” 그것은 푸르게 빛나고 있는 라듐이었지. 마리와 피에르는 불도 켜지 않은 채 한참을 그대로 서 있었어. 0.1그램, 좁쌀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아주 적은 양이었지만 마리와 피에르에게는 충분했지. 퀴리 부부는 라듐을 세상에 알렸어. 전 세계 과학자들의 관심이 쏟아졌지. 퀴리 부부는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어. “마리, 라듐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해 봐야겠어요.” 잠시도 쉬지 않으니, 이 부부를 어쩌면 좋아? 피에르는 실험을 위해 라듐을 팔에 붙이고 다니다가 화상을 입기도 했지. 라듐 조각을 팔에 붙이고, 10시간을 두었다. 라듐 조각을 떼어 보니 붉은 흉터가 생겼다. 크기는 우표만 한데, 따끔거리는 것을 보니 화상을 입은 것 같다. 상처가 사라지지 않고, 물집 같은 것이 생겼다. 괜찮은 걸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상처가 아물지 않고 고름이 흘러나왔다. 두 달 가까이 지나니 상처는 이제 좀 가라앉았다. 하지만 회색빛의 작은 흉터가 남았다. 새살이 돋아나고 있다. 라듐이 피부를 태울 수 있다면, 암세포와 같은 병든 세포도 태워서 없앨 수 있지 않을까? 동물에게 실험해 봐야 할 것 같다.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암에 걸린 쥐와 토끼에게 라듐을 쪼이니 암세포가 사라졌다. 이제 암도 라듐으로 치료할 수 있을지 모른다. 라듐의 특별한 빛은 금세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났어. “라듐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니!” “그뿐이야? 피부병도 고쳐 준대.” 라듐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어. 이때만 하더라도 방사선이 위험한 것을 잘 몰랐어요.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면 병에 걸리거나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해요. 몇몇 사람들은 퀴리 부부에게 특허를 내라고 했어. 그러면 큰돈을 벌 수 있을 테니 말이야. “라듐은 자연에서 왔으니 모든 사람들이 쓸 수 있어야 해요.” 못 말리는 퀴리 부부! 부자가 될 수도 있는 기회를 뻥 차 버린 거야. 퀴리 부부는 아무런 대가 없이 라듐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렸어. 퀴리 부부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 부부가 되었어. 노벨상도 받았지. 세상은 온통 퀴리 부부의 이야기로 떠들썩했지만 둘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 여전히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실험실을 오가느라 바빴거든. 못 말리는 퀴리 부부! 하지만 정말 행복해 보이지 않니? 노벨상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 사람들에게 주는 특별한 상이에요. 퀴리 부부는 1903년 노벨상을 받았어요. 마리는 세계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여자 과학자예요. 몇 년 뒤 피에르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마리는 여전히 바빴어. 전쟁이 일어나자 마리는 부상 입은 군인들을 치료하기 위해 엑스선 장치를 실은 차를 몰고 전쟁터를 누볐지. 라듐 연구소를 세우고, 강연을 다니기도 했어. 마리는 여전히 열심이었지. 마리처럼 무언가에 폭 빠진 사람이 있다면, 이런 말을 들을지도 몰라. “너 정말 못 말리는 아이구나!” 하지만 그 말에는 이런 뜻도 들어 있지. “넌 정말 대단하구나!”
유리 가가린, 비행 준비 완료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10, 9, 8, 7, 6. 우주선을 발사하기 직전이야. 그 안에는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타고 있었지. 5, 4, 3, 2, 1, 발사! 가가린은 가쁘게 숨을 들이마셨어. 이제 막 가가린의 오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야. 어릴 적 가가린은 쇠를 녹이는 기술자가 되려고 했어. 집이 가난해서 돈을 벌어야만 했거든. 뜨거운 용광로 옆에서 땀 흘리며 일을 배웠지. 그러다 열일곱 살 때 비행 클럽에 들어갔는데, 그때 비행기에 마음을 홀딱 빼앗겨 버린 거야. 몇 년 뒤에는 공군이 되어 비행기를 조종하며 하늘을 날게 되었지. 그 무렵 사람들은 모였다 하면 인공위성 이야기뿐이었어. “인공위성으로 달의 뒷면을 찍었다며?” “나도 봤어! 잿빛에다 커다란 구덩이들이 많더군.” 가가린도 우주가 궁금했지. ‘지구 밖으로 간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러던 어느 날, 우주 비행사를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어. 가가린은 까다로운 검사를 무사히 통과했어. 다른 합격자들과 우주 훈련 센터에 들어갔지. 가가린은 기쁘면서도 초조했어. 그 가운데 단 한 명만 우주 비행사가 될 수 있었거든. 고된 훈련이 시작되었어. 가가린은 빠르게 돌아가는 기계에 올라탔지. 숨이 턱턱 막히고 눈앞은 흐릿해졌어. 누군가는 정신을 잃기도 했지. 뜨거운 방에서 오래 견디는 훈련도 받았어. 가가린은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방에서도 꼼짝하지 않았지. ‘용광로 옆에서도 일했는데 이까짓 열기쯤이야!’ 가가린의 끈기에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 몸이 둥둥 떠오르는 곳에서도 훈련을 받았어. 몇 분 동안 공중에 둥둥 뜬 채로 무선 연락을 하고, 물을 마시고, 밥도 먹었지. 마치 우주에 있는 것만 같아서 가가린은 신이 났어. 하지만 가가린도 견디기 힘든 훈련이 있었어. 비좁은 방 안에 혼자 틀어박혀 있는 거였지. 방 안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 ‘도대체 며칠이 지난 걸까?’ 가가린은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지. 그럴 때마다 우주선에 있는 상상을 했어. 겨우겨우 참고 또 참아 냈지. 겨우겨우 참고 또 참아 냈지. 우주선이 고장 나거나 지구와 통신이 끊기면, 우주에서 혼자 견뎌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우주 비행사는 오랫동안 혼자 지내는 것을 훈련해요. 1년여 만에 드디어 우주 비행 훈련이 모두 끝났어! ‘우주 비행사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아.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까!’ 가가린은 스스로에게 말했어. 드디어 우주 비행사를 발표하는 날! 누가 되었냐고? 그건 바로 유리 가가린! 작고 왜소한 가가린이 최초로 우주에 가게 된 거야. 가가린은 마음속 한가득 지구를 담고 돌아왔어. 사람들은 열렬히 환영했지. “돌아왔다! 유리 가가린이 하늘에서 돌아왔어!” 비록 가가린은 작고 왜소했지만, 열정만큼은 누구보다도 컸어. 뜨거운 열기도 외로움도, 가가린의 꿈을 막을 수는 없었던 거야. 많은 사람들이 우주 비행사가 되겠다고 모여들었어. 모두 가가린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컸지. 가가린은 마치 꼬마 같았어. 힘든 검사가 줄줄이 이어졌지만, 가가린은 이를 악물고 버티고 또 버텼지. 좀 더 높이 올라가자 갑자기 몸이 공중에 붕 떴어. 창밖을 내다보니 강과 산, 섬들이 한눈에 보였어. 그러다 한순간 사방이 캄캄해지더니 눈앞에 둥그런 지구의 모습이 펼쳐졌어. 가가린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어. "아...지구는 푸른빛이다." 1961년 4월 12일, 우주선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올랐어. 속도가 빨라질수록 가가린은 손끝 하나 꼼짝할 수 없었어. 하지만 당황하지 않았지. '빙글빙글 돌아가는 기계를 탔을 때 느낌이야.' 가가린은 1934년 러시아에서 태어났어요. 일곱 살 때 학교에 들어갔는데 얼마 되지 않아 전쟁이 일어났지요. 전쟁이 끝난 뒤 가가린은 학교로 돌아갔지만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일찍 일을 배워야 했어요. 열다섯 살 무렵 직업 학교에 들어가서 쇠를 녹여 물건을 만드는 주물공 일을 배웠지요. 가가린은 1960년에 우주 비행사 후보에 지원했어요. 까다로운 검사를 통과해서 우주 비행사 후보가 되었지요.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힘든 훈련을 받아야 했어요. 빙글빙글 돌아가는 기계를 타는 훈련, 뜨거운 방에서 견디는 훈련, 무중력을 경험하는 훈련,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에서 혼자 있는 훈련을 했지요. 가가린은 이 모든 훈련을 잘 해내서 우주 비행사로 뽑혔어요. 1961년 4월 12일, 가가린은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올랐어요. 가가린은 우주선을 타고 1시간 29분 동안 지구를 한 바퀴 돌고 무사히 돌아왔어요. 가가린의 성공으로 우주 시대가 열리게 되었어요. 가가린은 우주선이 지구를 도는 동안에 우주선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지구를 관찰해 비행 일기를 적었어요.
에디슨이 또 발명을 했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나는 특허청에서 일하는 존이야. 새로운 물건을 만든 사람에게 특허증을 내주는 일을 해. 나는 어릴 때부터 발명에 관심이 많아서 발명가들을 만나는 일이 즐거웠지.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어떤 사람을 기다리게 됐어. 하나 받기도 힘든 특허증을 엄청나게 많이 받은 사람이지. 그 사람은 늘 빨간색 끈으로 묶은 상자를 가져와. 앗, 그 사람이 또 왔어! 실제로 에디슨은 특허를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보통은 직접 오지 않고, 빨간 리본으로 묶은 봉투를 특허청에 보냈지요. 에디슨이 특허를 받기 위해 찾아와서 존을 만나는 장면은 상상해서 꾸민 이야기예요. “에디슨 씨, 이번에는 어떤 것을 발명했나요?” “편리한 전화기예요.” 그럴 리가! 전화기는 벨이 먼저 만들어서 벌써 특허를 받았거든.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에디슨이 말했어. “벨 씨가 만든 전화기는 구멍 하나로 말하고 듣지만, 제 전화기는 달라요.” 에디슨은 자신이 만든 전화기를 보여 주며 말했어. “내가 만든 건 말하는 구멍, 듣는 구멍이 따로 있어요.” “우아, 발명품을 이렇게 많이 만들 수 있는 비결이 뭐예요?” 에디슨은 어깨를 으쓱했어.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할지 늘 생각하지요.” 나는 에디슨이 하는 말을 비밀 수첩에 적어 두었지. 하루는 에디슨이 허겁지겁 뛰어왔어. “내가 말하는 기계를 발명했어요. 바로 ‘축음기’예요!” 나는 믿을 수가 없었지. 기계가 어떻게 말을 하겠어? 에디슨이 축음기를 돌리면서 노래를 했어. 그러고는 손잡이를 또 빙빙 돌렸더니 방금 에디슨이 부른 노래가 그대로 기계에서 흘러나오지 뭐야. “도대체 이렇게 신기한 걸 어떻게 만든 거예요?” 나는 눈을 깜박거리며 물었어. “어떻게 하면 더 새로울지 생각했어요.” 에디슨이 으스대며 말했지. 나는 또 내 비밀 수첩에 사각사각 적었어. 에디슨을 따라 하면 나도 새로운 물건을 만들지도 모르니까. 에디슨의 축음기는 신문에도 대문짝만하게 실렸어. 이제 에디슨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지. 그리고 걸핏하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눈코 뜰 새가 없다지 뭐야. 에디슨이 바빠서 특허청에 못 오면 비밀 수첩을 어떻게 채우지? 그런데 웬걸, 에디슨이 또 왔어! “제가 만든 전구예요.” “전구는 이미 있는걸요?” “빛을 내는 필라멘트를 백금으로 만들었어요.” 나는 전구를 요리조리 살펴보았어. “백금은 비싸지 않나요?” “흠, 그렇긴 하지요. 게다가 금방 타 버리는 단점도 있어요. 아무래도 실험을 더 해야겠어요.” 에디슨은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돌아갔어. 에디슨은 백금으로 필라멘트를 만들어 특허를 받았어요. 하지만 백금 필라멘트는 비싸기도 하고, 금세 타 버리기 일쑤였지요. 그래서 에디슨은 더 오래 쓸 수 있는 필라멘트를 연구했어요. 얼마 뒤 나는 에디슨의 초대를 받고 멘로 파크로 갔어.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번쩍번쩍! “오, 세상에!” 나는 너무 놀라서 뒤로 넘어질 뻔했어. 매달아 놓은 전구들이 알알이 빛났거든. 마치 밤하늘에 보석을 매달아 놓은 것 같았지. 에디슨은 1876년에 ‘멘로 파크’라는 도시에 연구소를 차리고 많은 실험과 발명을 했어요. “에디슨 씨, 새로운 전구를 어떻게 생각해 냈죠?” 한 기자가 질문하자 에디슨이 자랑스럽게 대답했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쓸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나는 비밀 수첩에 적는 것도 까맣게 잊어 버렸어. 에디슨은 싼 전구를 만들기 위해 수천 번이나 실험을 했대. 비싼 백금 대신 불에 태운 목화 실을 넣은 거지. 하지만 에디슨이 만든 것이 모두 쓸모 있었던 것만은 아니야. 에디슨은 덜덜 떨리는 전기 펜을 만들었어. 대체 어디다 쓰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게다가 ‘덩어리 집’은 어떻고? 집 모양 틀에 콘크리트를 부어 한 번에 집을 만드는 거였어. 하지만 아무도 그 집에서 살고 싶어 하지 않았지. 그래도 에디슨처럼 끊임없이 만드는 게 중요해. 나는 비밀 수첩까지 있으니까 에디슨보다 더 뛰어난 발명왕이 될지도 몰라. 나는 수첩에 써 놓은 것을 다시 한번 살폈어. 에디슨이 만든 발명품은 엉뚱한 생각에서 시작된 게 많아. 무언가 떠오르면 망설이지 말고 우선 만들어 봐야지. 그러다 보면 나도 멋진 발명가가 될 수 있을 거야. 바로, 에디슨처럼 말이야!
라이트 형제, 천 번의 비행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망가진 자전거를 고쳐서 경주에 나간다고? 으하하!” 모두 형과 나를 비웃었어. 하지만 형은 씩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지. 출발! 나는 있는 힘껏 페달을 밟았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야호!’ “세상에! 망가진 자전거로 1등을 했잖아! 정말 대단한걸.” 사람들은 언제 비웃었냐는 듯 형과 나를 칭찬했어. 내 이름은 오빌 라이트, 형은 윌버 라이트. 우리는 라이트 형제야. 형은 공부를 잘하지만, 나는 아니야. 그래도 뭐든 잘 만드는 건 둘이 똑 닮았지. 형과 내가 하는 자전거 수리점은 언제나 북적북적했어. 어느 날 신문을 보던 윌버 형이 안타까운 듯 말했어. “쯧쯧, 글라이더가 추락해서 릴리엔탈이 목숨을 잃었다는군.” “안전 장치가 없는 글라이더는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땅으로 곤두박질쳐 조종사가 큰 사고를 당하는 거야.” “그럼 우리가 튼튼한 글라이더를 만들어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 볼까?” “오, 그거 멋진 생각인데!” 우리에게 하늘을 나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지. 나와 윌버 형은 도서관을 뒤져서 자료를 모았어. 또 목이 뻣뻣해질 때까지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지. 날고 있는 독수리의 날개 모양을 자세히 보려고 말이야. 한참을 관찰한 끝에 독수리가 방향을 바꿀 때 날개의 끝부분을 비틀어 올리는 걸 알게 되었어. 형, 저 독수리 좀 봐! 날개 끝을 비틀잖아! 저렇게 하면 날면서도 방향을 바꿀 수 있겠어. 하루는 윌버 형이 빈 종이 상자를 버리려다 말고 소리쳤어. “글라이더 날개를 이렇게 두 겹으로 만들면 비틀어도 쉽게 부서지지 않을 거야!” 우리는 글라이더를 만들어 하늘에 띄웠지. 그러곤 양쪽 날개 끝에 연결된 줄을 이리저리 당겨 보았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우아, 방향이 바뀐다!” 우리는 정말 좋아서 펄쩍펄쩍 뛰었어. 날개가 두 겹인 글라이더를 복엽 글라이더라고 해요. 날개가 한 겹인 글라이더보다 방향을 바꾸는 게 쉬워요. 이전에도 복엽 글라이더는 있었지만, 라이트 형제는 자신들의 생각을 보태어 새롭게 만들었어요. “사람이 타려면 글라이더가 지금보다 훨씬 커야 해.” 윌버 형은 또 책 속에 파묻혔지. “5미터는 되어야 사람이 탈 수 있겠어.” 우리는 날개가 커다란 글라이더를 만들었어. 나는 당장 글라이더를 날리고 싶어 안달이 났지. 그런데 형이 침착하게 말하는 거야. “이 글라이더를 날리려면 엄청난 바람이 필요해. 바람이 많이 부는 곳으로 가자.” 우리는 바람이 세게 부는 키티호크 언덕으로 갔어. 수백 조각으로 나누어 가져온 글라이더를 열흘도 넘게 조립했지. 모래바람 때문에 쉽지가 않았어. 하지만 형의 칭찬 한마디에 힘든 것도 잊곤 했지. “오빌, 네 손은 무엇이든 만들어 내는 마술 지팡이 같아.” 드디어 모든 준비가 끝나고 형이 탄 글라이더는 바람을 타고 날아올랐어. “내가 하늘을 날고 있어! 하하하!” 몇 초 동안이었지만, 형은 정말 독수리 같았지. 실험에 성공하자 우리는 더 욕심이 생겼어. “좀 더 오래 날 수는 없을까?” 그 무렵, 유명한 과학자 샤누트 씨가 찾아왔어. “괜찮다면 두 분의 글라이더도 보고 제 글라이더도 날려 보고 싶네요.” 우아, 샤누트 씨를 만나다니! 우린 더 멋진 글라이더를 만들고 싶어졌지. 약속한 그날이 다가왔어. 형과 나는 6미터가 넘는 새 글라이더와 함께 키티호크 언덕에 섰지. 형, 자신 있지? 우린 해낼 수 있어. 나는 글라이더에 탄 윌버 형에게 손을 흔들었어. 그런데 글라이더가 비틀비틀하더니 우당탕 땅으로 곤두박질친 거야! 떨어지면서 몸을 다쳤기 때문일까? 아니면, 비행에 실패했기 때문일까? 집으로 돌아온 윌버 형은 말이 없었어. 방에만 틀어박혀 있었지. 나도 형의 눈치만 살피느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오빌, 우리가 실패한 원인을 알아내자.” 역시 가만히 앉아 있을 형이 아니었지. 형과 나는 좋은 생각이 날 때마다 실험을 했어. 어느덧 2년이 흘렀지. 형, 바람 없이도 오래 날 수 있게 엔진을 달아 보면 어떨까? 자동차처럼 말이야. 글라이더에는 가벼운 엔진이 필요해. 배의 프로펠러를 고쳐서 달아 보자. 중심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거야. 온갖 실험 끝에 드디어 우리는 플라이어호를 만들어 냈어. 9미터가 넘는 날개에 빙글빙글 돌아가는 프로펠러, 가볍고 힘 좋은 엔진까지! 우리는 가슴이 뛰었어. 나는 플라이어호를 타고 키티호크의 하늘을 36미터나 날았어. 비행기는 한 번에 뚝딱 만들어진 게 아니야. 엔진을 달고 하늘을 날기까지 7년이나 걸렸어. 그동안 우리가 만든 날개는 수천 개가 넘고, 우리가 해 본 실험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지.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건 하늘을 날고 싶다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야. 든든한 형과 함께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말이야.
루이 브라유와 점 여섯 개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엄마, 엄마!” 루이가 소리치며 벌떡 일어났어요.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지요. 놀란 가족들이 루이의 방으로 달려왔어요. “그래그래, 엄마 여기 있어.” 엄마가 루이를 꼭 안아 주자, 팔딱거리던 루이의 가슴이 잠잠해졌어요. ‘오, 불쌍한 루이…….’ 지켜보던 아빠와 누나도 눈물을 삼켰지요. 몇 달 전, 루이는 아빠의 작업실에서 놀고 있었어요. 루이는 아빠처럼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송곳으로 가죽을 콕콕 찍었지요. 그때였어요. “악!” 날카로운 송곳에 그만 눈을 찔린 거예요. 소리를 듣고 아빠가 달려왔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루이는 결국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지요. 루이의 아버지는 가죽으로 말안장과 도구를 만드는 일을 했어요.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놀던 루이는 세 살 때 한쪽 눈을 송곳에 찔렸지요. 다른 쪽 눈마저 감염되어 이듬해에는 완전히 앞을 못 보게 되었어요. “루이, 이게 뭔지 맞혀 봐.” “둥글고 반들반들해. 킁킁, 향긋한 냄새도 나네. 사과 맞지?”마을 성당에 새로 온 신부님도 루이를 따뜻하게 보살폈어요. 신부님은 똑똑한 루이가 마을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힘써 주었지요. 학교에 입학한 루이는 귀를 쫑긋 세웠어요. 한번 들은 것은 모두 다 기억했지요. “지난 시간에 배운 것을 말해 볼 사람?” “선생님! 그건 아마 루이밖에 없을걸요?” 앞을 볼 수 없는 루이를 놀려 대던 아이들도 어느덧 루이의 친구가 되었지요. 하지만 친구들이 입을 모아 책을 읽을 때면 루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저 반들반들한 종이를 쓰다듬을 뿐이었지요.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던 어느 날, 신부님이 기쁜 소식을 갖고 왔어요. “루이, 네가 ‘왕립 맹아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어. 그곳에는 네가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단다.” 신부님 말씀대로 왕립 맹아 학교에는 손바닥만 한 글자가 볼록 튀어나온 책이 있었어요. 루이는 떨리는 손으로 글자를 더듬었어요. ‘아, 내가 책을 읽고 있다니.’ 그러던 어느 날, 루이는 ‘야간 문자’를 배우게 되었어요. 루이와 친구들은 그날부터 간단한 이야기는 야간 문자를 써서 주고받았어요. 그런데 조금만 편지를 길게 쓰려면 점을 수백 개나 찍어야 했지요. ‘점이 너무 많아서 읽고 쓰는 게 힘들어. 다른 방법이 없을까?’ 3년이 지나자 루이도 점점 지쳐 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머릿속에 무언가 번뜩 떠올랐어요. ‘맞아!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루이가 만든 점자를 만져 본 친구들도 신이 났어요. “우아! 굉장한데? 점의 개수가 적으니 무슨 글자인지 단박에 알겠어!” “이제 편지랑 일기도 얼마든지 쓸 수 있겠는걸!” 루이도 덩달아 신이 났지요.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책도 만들 거야!” 루이는 곧 점자책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등줄기가 아프고 손가락이 뻣뻣해질 때까지 말이에요. 루이는 졸업한 뒤 자신이 만든 점자를 널리 알리기 위해 학교에 남아 선생님이 되었어요. 하지만 새로 온 교장 선생님은 루이가 만든 점자를 좋아하지 않았지요. “이런 확실하지도 않은 글자를 쓰다니! 점자책은 다 태워 버려요!" 그러고는 루이가 10년 넘게 만든 점자책들을 모두 태워 버렸어요. 루이는 절망했어요. 하지만 루이가 가르치던 학생들이 큰 힘이 되었지요. 교장 선생님 몰래 루이의 점자를 썼거든요. “교장 선생님, 만약 루이의 점자가 유명해지면, 교장 선생님도 함께 유명해지지 않을까요?” 교장 선생님은 직원이 하는 말에 귀가 솔깃했어요. “흠, 학교에 도움이 된다면 허락하지요.” 얼마 뒤, 왕립 맹아 학교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루이가 만든 점자 설명회가 열렸어요.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았지요. “오! 이건 마술이야!”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를 쳤어요. 루이도 기쁨을 감출 수 없었지요. 교장 선생님이 책을 읽었어요. 앞을 볼 수 없는 학생이 그 내용을 점자로 빠르게 받아 적었지요. 잠시 뒤, 밖에 있던 다른 학생이 들어왔어요. 물론 앞을 볼 수 없는 학생이었어요. 학생은 점자를 또박또박 읽었지요. 루이가 만든 점자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갔어요. 앞을 볼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루이의 점자로 동화책도 읽고, 일기도 쓸 수 있었지요. 그 사람들 중에는 헬렌 켈러도 있었어요. 루이가 만든 여섯 개의 점은 앞을 보는 사람이든, 못 보는 사람이든 모두 똑같은 꿈을 꿀 수 있게 도와준 거예요. 루이의 점자는 1854년, 파리의 모든 맹아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 전 세계로 퍼져 나간 것이지요.
고트프레드, 레고를 부탁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불이야! 불이야!” 장난감 공장에서 불길이 치솟았어. 소방차가 달려왔지만, 공장은 이미 잿더미가 되고 말았지. 고트프레드는 털썩 주저앉았어. 그 장난감 공장은 고트프레드가 아버지와 함께 일군 곳이었거든. 고트프레드는 검게 그을린 나무오리를 품에 안았어. 오리뿐만 아니라 요요, 트럭, 블록까지. 지금껏 만든 장난감들이 모조리 불 속으로 사라져 버렸어. 고트프레드와 아버지는 이 무렵까지 나무 장난감을 만들었어요. 거기에 ‘레고’라는 상표를 찍어서 팔았지요. 여러 날이 지났지만 고트프레드는 여전히 슬픔에 잠겨 있었어. 지켜보던 아버지가 고트프레드를 다독이며 말했지. “이제 그만 기운을 내야지. 공장은 다시 세우면 돼.” 아버지는 여기저기에서 도움을 받아 새로운 장난감 공장을 세웠어. 고트프레드와 아버지는 나무 장난감보다 더 좋은 장난감을 만들고 싶었어. 새로운 장난감이나 기계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지.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어. “얘야, 요즘은 플라스틱으로 온갖 물건을 다 만들더구나.” “하지만, 기계가 엄청 비쌀걸요. 우리는 나무 장난감만으로도 충분해요.” “아니야, 우리에겐 새로운 도전이 필요해.” ‘플라스틱, 플라스틱이라.’ 고트프레드는 플라스틱이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어. 책과 신문도 열심히 찾아보기 시작했지. ‘플라스틱은 가볍고, 기계로 같은 모양을 많이 만들 수 있어. 게다가 색깔이 벗겨질 걱정도 없구나.’ 고트프레드는 책상을 탁 쳤어. ‘그래, 플라스틱 장난감을 만들자!’ 그 무렵, 고트프레드의 눈에 띈 플라스틱 블록이 있었어. 나무 블록과는 다르게 볼록볼록 돌기가 튀어나와 있었지. ‘우아, 이거 대단한데?’ 고트프레드는 돌기가 있는 플라스틱 블록을 만들기로 했어. “플라스틱 블록은 가볍고, 돌기 덕분에 더 높이 쌓을 수 있어.” “나무 블록은 무겁고, 높이 쌓기 어려워.” 이때 고트프레드와 아버지가 만든 플라스틱 블록을 ‘자동 결합 블록’이라고 해요. 고트프레드가 만든 플라스틱 블록은 불티나게 팔렸어.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지. 정해진 모양대로만 블록을 쌓을 수밖에 없었거든. 짠! 고트프레드는 새로운 블록을 만들었어. 뒤죽박죽이던 돌기의 크기를 똑같이 맞춘 거야. 아이들은 같은 블록으로 집도 만들고, 학교도 만들고, 병원도 만들 수 있게 되었지.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어. “블록이 왜 이리 쉽게 무너져요? 우리 애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어요.” 블록을 사 간 사람들의 불만이 점점 늘어났지. ‘더 꽉 끼울 수 있는 블록을 만들어야 해!’ 고트프레드는 곰곰이 생각하며 연필을 두드렸어. 톡, 톡, 콕! 바로 그때, 연필이 블록의 돌기 사이로 콕 박혔어. 고트프레드는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지. 블록의 아래쪽에 동그란 기둥을 만들어서 블록끼리 더 꽉 끼울 수 있게 했어. 이게 바로 지금 우리가 가지고 노는 ‘레고 블록’이야. “세상에서 가장 높은 탑을 쌓을 거야.” “레고 블록으로 비행기를 만들었어.” “이제는 이리저리 움직여도 무너지지 않아!” 아이들은 상상한 대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었지. 레고 블록의 인기는 나날이 치솟았어. 블록으로 만든 레고 랜드까지 생겼지. 블록으로 만든 기차를 타고 블록으로 만든 동물원에 가면 블록으로 만든 사자가 반겨 주니 얼마나 신기했겠어!
신사임당의 이야기가 있는 그림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달그락달그락. 마루에서 그릇 소리가 나자 아이들이 눈을 반짝였어. “어머니께서 그림을 그리시려나 봐.” “얼른 보러 가자.” 신사임당의 큰딸인 매창은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마루로 달려갔지. 신사임당은 물감을 담기 위해 접시들을 마루에 놓았어. 마루는 그림을 그리기에 좋은 곳이었지. 화단에 있는 꽃과 풀, 벌레들을 보고 그리려면 그보다 좋은 장소는 없었으니까. “어머니, 오늘은 무얼 그리실 거예요?” 그림에 관심이 많은 매창이 물었어. “수박이 열렸던데, 오늘은 수박을 그려 볼까?” 신사임당은 아이들과 화단으로 가서 수박을 살펴보았지. “누가 수박을 갉아 먹었어요.” 커다란 수박이 빨간 속을 드러내고 있었어. 신사임당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지. “재미있는 그림이 되겠구나.” 신사임당은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 그 시절 사람들은 중국에서 가져온 그림을 그대로 베끼곤 했지. 하지만 신사임당은 본 적도 없는 산과 나무를 그리는 게 싫었어. 어느 날, 신사임당은 마당에 핀 꽃을 보며 생각했지. “그래, 내가 볼 수 있는 걸 그리자. 여기 핀 꽃도, 작은 벌레도 이렇게나 예쁜데…….” 신사임당은 마루에 앉아 작은 접시에 녹색 물감을 풀었어. 가지런히 놓여 있는 붓 가운데 하나를 골라 물감을 묻혔지. 그러고는 가운데에 크고 둥그런 수박을 그리기 시작했어. 자연스럽게 뻗어 나간 덩굴도 그리고, 파릇파릇한 이파리도 그리고. 좀 더 진한 녹색으로 수박도 덧칠했어. “어머니, 수박이 참말 먹음직스러워요.” “맛있겠다!” 신사임당이 붓을 움직일 때마다 아이들의 눈동자도 붓을 따라 움직였어. 신사임당은 이제 붉은 물감으로 수박의 속살을 그리기 시작했어. “그림 속 수박도 누가 갉아 먹었네. 헤헤!” “누가 수박을 갉아 먹었을까?” 신사임당이 묻자 아이들이 저마다 소리쳤어. “메뚜기요, 메뚜기.” “아니야, 사마귀.” “말도 안 돼! 들쥐예요, 들쥐.” 흐뭇하게 아이들을 보고 있던 신사임당이 붓을 들어 쓱쓱. “찍찍, 들쥐다, 들쥐!” 아이들은 들쥐 흉내를 내며 까르르 웃었어. 신사임당은 붓을 내려놓고 물끄러미 그림을 보았어. “역시 나비가 없으니 허전하구나.” 그러더니 나비를 두 마리 그려 넣었어. “자, 이제 어떠니?” 매창은 어머니와 함께 그림을 바라보았어.“어머니, 이 자리에 꽃이 있으면 좋겠어요.” 매창이 빈자리를 가리키며 말했어. “그렇구나. 어떤 꽃이 좋을까?” “붉은 패랭이꽃이요. 저를 닮았다고 하셨잖아요.” 신사임당은 패랭이꽃을 그리기 시작했어. “매창이를 닮은 꽃이 들어가니 그림이 환해졌구나.” 신사임당은 그림을 일곱 점 더 그려서 병풍을 만들었어. 친척 어른에게 드릴 선물이었지. 병풍을 전해 드리기로 한 날, 친척 어른의 집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어. 신사임당의 그림을 구경하려고 말이야. 마침내 문이 열리고, 여덟 폭의 그림이 모습을 드러냈어. 사람들은 그림에 푹 빠져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었지. “그림에서 꽃향내가 나는 듯하구먼.” “개구리가 금방이라도 뛰어오르겠어요.” “메뚜기 요 녀석은 빨리 도망가야겠어.” “하하하…….”
이상한 나라의 백남준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아, 따분해! 새로운 음악을 배우려고 독일까지 왔는데, 200년 전 음악을 공부하고 있다니.’ 대학에서 음악 수업을 듣던 백남준은 지루한 듯 연거푸 하품을 했어. 그때 한 친구가 백남준에게 말했어. “다름슈타트 음악 축제에 존 케이지가 온대!” 백남준은 잠이 확 깼지. 존 케이지는 독특한 음악가로 이름나 있었거든. 다름슈타트는 독일의 헤센주에 있는 도시예요.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살며, 이곳에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음악 축제가 열리기도 하지요. 음악 축제가 열리던 날, 백남준은 득달같이 달려갔어. 존 케이지의 음악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거든. 공연이 시작되자 백남준의 가슴이 두근거렸지. 아, 이럴 수가! 존 케이지의 연주는 상상을 뛰어넘었어. 쾅! 쾅! 별안간 피아노 뚜껑을 내리치고, 팔꿈치로 건반을 찍어 대고, 호루라기를 마구 불기도 하고, 라디오를 시끄럽게 틀어 놓기도 했지. ‘이 모든 것이 음악이라니!’ 백남준은 넋이 나간 채 박수를 쳤어. 백남준은 존 케이지를 위해 특별한 공연을 열기로 했어. 먼저 무대 위에 피아노를 준비했지. 피아노를 연주했느냐고? 물론이야. 손 대신 머리로 쿵쿵 건반을 눌러 대며 말이야. 그러더니 결국 피아노를 밀어 버렸지. 쾅! 피아노는 부서지고 말았어. 사람들은 순식간에 얼어붙었어. “어머나! 미친 사람인가 봐!” 깔깔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지. “난 왠지 통쾌한 기분이 드는걸!” 공연장은 웅성거리는 소리로 가득했지. ‘더 새로운 걸 하고 싶은데.’ 백남준은 고민에 빠졌어. ‘음악을 귀로만 들으라는 법은 없잖아? 눈으로 보는 음악을 만들 수는 없을까?’ 그때, 백남준의 머릿속에 번쩍 떠오른 게 있었어. ‘그래! 텔레비전으로 음악을 보여 주는 거야!’ 백남준은 주머니를 탈탈 털어 텔레비전 열세 대를 샀어. 그러고는 아주 특별한 전시회를 열었지. “텔레비전 속에 점 좀 봐! 소리에 따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네?” “어라? 이 텔레비전은 발로 밟아야 나와!” “마이크에 대고 말하면 텔레비전이 반응해. 정말 신기해!” 백남준은 다른 나라에까지 이름이 알려졌어. 샬럿 무어만이라는 첼로 연주자와 괴상한 공연을 벌였거든. 글쎄, 샬럿 무어만을 알몸으로 연주하게 한 거야.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많았지만 괴짜인 백남준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어. 나중에 샬럿 무어만은 백남준의 작품인 텔레비전 첼로를 연주하기도 했지. 백남준은 계속해서 독특한 전시회를 열었어. “정원에 꽃 대신 텔레비전이 주렁주렁 달렸네? 마치 이상한 나라에 온 것 같아!” “물고기가 천장에서 날아다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백남준은 텔레비전 정원을 꾸미고, 물고기가 나오는 텔레비전을 천장에 매달아 사람들을 놀라게 한 거야.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 “사람들은 결국 텔레비전 때문에 모두 외톨이가 될 것이다.” 백남준은 고개를 가로저었어. “외톨이라니! 텔레비전으로 더 많은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군!” 백남준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해 주고 싶었어. “파리에 있는 빌레르 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뉴욕에 있는 플럼톤 씨도요.” 두 진행자가 텔레비전 속에서 이야기를 나눴어. 파리와 뉴욕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데 어떻게 한 화면에서 만날 수 있었을까? 백남준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거야. 인공위성은 두 사람을 연결해 줬을 뿐만 아니라, 열한 개 나라 사람들이 동시에 방송을 볼 수 있게 해 줬지.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어. “세상에나! 한쪽 화면은 미국, 다른 쪽 화면은 프랑스잖아?”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아!” 텔레비전을 통해 사람들이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걸 백남준이 보여 준 거야. 백남준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해. “예술은 점잖은 거야.” “음악은 듣기 좋으면 그만이지.” “텔레비전만 보다간 외톨이가 될 거야.” 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백남준은 이렇게 말할 거야. “잘 봤나? 점잔 빼는 사람들! 이 세상 모든 것은 예술이 될 수 있어. 그리고 누구든 상상한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거야!”
다빈치 도대체 당신은 뭐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프랑스의 왕 프랑수아 1세는 이탈리아를 점령할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교황이 달려와 새로운 제안을 했지요. “이탈리아를 점령하는 것보다, 위대한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만나 보시는 건 어떨까요?”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프랑수아 1세는 교황의 말에 귀가 솔깃했어요. “레오나르도 다빈치?" "교황이 허튼소리를 하진 않을 텐데. 다빈치 그자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전쟁을 멈추라는 거지?” 프랑수아 1세는 신하에게 명령을 내렸어요. “다빈치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내시오!” 신하는 다빈치를 알 만한 사람들에게 편지를 띄웠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궁으로 많은 편지가 날아들었어요.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연주자가 있었는데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였지요. 그렇게 뛰어난 수금 연주자는 처음 보았어요. 직접 만들었다는 수금도 정말 놀라웠지요. 밀라노에서, 조비오 “고작 수금 연주자라고? 당장 군대를 이탈리아로 보내야겠어.” 발끈하는 프랑수아 1세를 신하가 말렸어요. “폐하, 아직 편지가 많이 남아 있으니, 마저 읽어 보시지요.” 프랑수아 1세는 마지못해 다른 편지를 집어 들었어요. 친애하는 국왕 폐하. 저는 루도비코 스포르차 대공을 모시던 카스틸리오네입니다. 다빈치가 대공의 후원을 받았기 때문에 그를 옆에서 지켜볼 기회가 많았지요. 다빈치는 늘 공책에 무언가를 끄적였어요. 하루는 궁금해서 공책을 들여다보았는데 하하, 별의별 이상한 설계도들이 가득했어요. 물건을 나르는 기계, 하늘을 나는 기계, 혼자서 움직이는 로봇까지. 태어나서 처음 본 것들이었지요. 게다가 설계도만 그리는 게 아니라 기계를 직접 만들기까지 했어요. 한번은 겨자를 수확하는 기계를 만들었는데, 겨자는 거두지도 못하고 사람들만 내동댕이치더군요. “아이고, 사람 살려!” 하마터면 저도 날아갈 뻔했다니까요. 물론 늘 엉터리였던 것은 아닙니다. 루도비코 대공의 조카가 결혼을 하는 날이었죠. 다빈치는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멋진 공연을 준비했어요. 그날 다빈치가 만든 연극 무대는 잊을 수가 없어요. 별이 빛나듯 많은 조명과 저절로 움직이는 행성들까지. 저는 공연을 보는 내내 여기가 천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밀라노에서, 카스틸리오네 “허허, 재밌는 사람이군.” 프랑수아 1세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다른 편지를 펼쳤어요. 친애하는 국왕 폐하. 저는 다빈치와 함께 그림 공부를 한 페루지노입니다. 저희들은 베로키오라는 스승님 밑에서 그림을 배웠지요. 훌륭한 스승님께서 어떻게 그림을 그만두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스승님이 세례받는 그리스도라는 작품을 그릴 때였어요. 다빈치에게 천사를 한번 그려 보라고 일을 맡겼지요. 그런데 다빈치가 그림을 너무 완벽하게 그렸어요. 우리 모두 할 말을 잃을 정도였지요. 그 뒤 스승님은 그림을 그리지 않고 조각에만 전념했어요. 다빈치의 뛰어난 실력에 자신감을 잃은 거예요. 스승님만 생각하면 저도 마음이 아프지만 다빈치의 천재성은 인정할 만하지요. -피렌체에서, 페루지노- 친애하는 국왕 폐하. 저는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주방장 로베르토입니다.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이 바로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식당에 걸려 있지요. 저는 다빈치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림에 필요한 음식을 준비했어요. 식탁을 수백 번 다시 차리고 또 차렸지요. 저는 그자가 제정신이 아닌 줄 알았어요. 하지만 완성된 그림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훌륭한 그림을 그리는 데 제가 도움이 되었다니 오히려 영광이었죠.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주방장 친애하는 국왕 폐하. 저는 다빈치의 오랜 친구이자 조수였던 자코모입니다. 다빈치는 그림을 그리다 말고 자주 사라지곤 했어요. 뭘 하러 가나 궁금해서 따라가 봤더니 글쎄, 시체를 해부하고 있더라고요. 사람 몸을 잘 알아야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있다고요. 나중에는 이 사람이 화가인지, 의사인지 헷갈릴 정도였답니다. 밀라노에서, 자코모 “푸하하! 이 사람 정말로 흥미로운 사람이군. 당장 다빈치를 만나 봐야겠어!” 프랑수아 1세를 만나러 온 다빈치는 ‘움직이는 사자’를 선물했어요. “저절로 움직이는 사자라니! 당신은 참으로 위대한 예술가요. 나와 함께 프랑스로 가지 않겠소?” 다빈치는 흔쾌히 프랑수아 1세를 따라나섰어요. 다빈치는 프랑스에서 3년을 살았어요. 프랑수아 1세는 다빈치가 멋진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다빈치는 한 점도 그리지 않았지요.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나 많았거든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병에 걸리고 말았어요. 프랑수아 1세는 다빈치가 죽을 때도 곁에 있었어요. 그리고 위대한 예술가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했지요. 다빈치는 프랑스로 오면서 자신의 그림을 몽땅 가져왔어요. 프랑수아 1세를 위해 그린 그림은 없었지만, 다빈치의 많은 작품들이 프랑수아 1세에게 남게 되었어요. 모나리자도 그 작품 가운데 하나지요.
태양을 사랑한 화가, 고흐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프랑스 남쪽에 있는 아를이라는 작은 마을에 한 남자가 도착했어. 남자를 마중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하지만 남자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어. ‘이곳에서라면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야.’ 그의 이름은 빈센트 반 고흐야. 아를의 태양을 보자 고흐는 가슴이 뛰었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그리고 싶었지. 고흐는 벅찬 마음으로 쉴 새 없이 붓을 놀렸어. 한번 붓을 들면 시간 가는 줄 몰랐어. 하지만 날마다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야. 어떤 날은 멍하니 창밖만 내다볼 때도 있었지. 그럴 때면 세상에 혼자 있는 것처럼 외로웠어. 고흐는 화가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냈지. “아를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네. 자네들도 좋아할 거야. 이곳에 와서 나와 함께 그림을 그리세.” 하지만 오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고흐는 더욱 그림에 매달렸어. 낮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그림을 그렸고, 밤에는 촛불 아래서 그림을 그렸지. ‘보이는 대로 그리는 건 뻔해. 나만의 빛깔로 표현해야 해.’ 고흐는 어떻게 하면 아를의 아름다운 빛을 그림에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했어. 어느 날, 고흐에게 편지 한 통이 왔어. 동생 테오 가 보낸 거였지. 편지에는 반가운 소식이 담겨 있었어. 글쎄, 고흐의 친구가 아를에 온다는 거야. “세상에! 고갱 그 친구가 온다고?” 고흐는 무척 기쁘고 설레었어. 고흐는 고갱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로 했어. 어떤 그림이 좋을까 한참 동안 고민했지. “그래,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해바라기를 멋지게 그려서 선물하는 거야!” 고흐는 아침 일찍부터 해가 질 때까지 해바라기를 그렸어. 노란 해바라기를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그리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그렸어. ‘이 정도면 그 친구도 좋아하겠지?’ 고갱이 아를에 오던 날, 고흐는 한달음에 달려가 고갱을 덥석 안았어. 고갱도 그런 고흐가 싫지 않았지. 둘은 한동안 잘 지냈어. 같이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그림도 그렸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둘 사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 “이봐, 고흐! 물감을 쓰고 아무렇게나 놓으면 어떡해!” “또, 또 잔소리! 그만 좀 해!” 둘은 하나부터 열까지 죄다 달랐지. 그림을 그리는 방법도 달랐어. “고흐! 기억 속에 있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 봐.” “아니! 난 내 눈으로 직접 보고 그리는 게 좋아.” 둘은 밥도 따로 먹고, 산책도 따로 하고, 그림도 따로 그리게 되었어. 그러던 어느 날, 둘은 심하게 말다툼을 했어. 화가 난 고흐는 자신의 귀에 상처를 내고 말았지. “세상에, 자네는 미쳤어! 더 이상 자네와 지낼 수 없네!” 고갱은 그길로 떠나 버렸어. 고흐의 외로움은 더욱 깊어졌지. 고흐는 몸과 마음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했어. 그래서 정신 병원에 들어갔지. 그곳에서도 붓은 결코 놓지 않았어. 어느 날, 병원 창밖으로 밤하늘을 바라보던 고흐는 꿈틀대는 마음을 담아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렸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소용돌이치는 별빛은 외로운 고흐를 다독여 주었지. 병원에서 나온 고흐는 프랑스 북쪽 마을로 갔어. 뜨거운 태양 아래 끝없이 펼쳐진 밀밭에서 고흐는 또다시 그림을 그렸지. 하지만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어. 밀밭에 쓰러진 고흐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지.
괴짜 건축가 가우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알폰소는 구엘 공원의 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어요. ‘심심해, 오늘은 누구랑 놀지?’ 그때, 누군가 알폰소 곁으로 다가왔어요. ‘앗, 괴짜 할아버지다!’ 알폰소가 우물쭈물하자, 괴짜 할아버지가 먼저 알폰소에게 인사를 했어요. “안녕, 난 가우디라고 한단다. 넌 이름이 뭐니?” “알폰소요. 근데 할아버지는 이 공원 안에서 살아요?” “그럼, 이 공원은 내가 지은 거란다.” “와! 구엘 공원을 직접 만드셨다고요?” “그렇단다. 집이나 성당 같은 건물을 짓는 게 내 일이지. 나랑 공원 구경할래?” “네, 좋아요! 전 이 공원이 참말 좋아요. 꿈속에 나오는 집 같거든요.” 알폰소는 가우디의 손을 꼭 잡았어요. “할아버지, 이 도마뱀 입에서 나오는 물은 어디서 오는 거예요?” “지붕 위에 모인 빗물이 기둥을 타고 내려오는 거란다. 빗물을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까워서 내가 분수로 만들었지. 다른 동물들도 보러 가 볼까?” “네! 좋아요.” “이 벤치는 구불구불, 마치 뱀 같아요.” “그래, 그렇게 보이기도 하지. 타일 조각들도 크기며 모양이 모두 다르단다.” “왜 다르게 만들었어요?” “한번 둘러보렴. 나뭇잎도, 돌멩이도 똑같이 생긴 건 없어. 그래서 날마다 봐도 지루하지 않은 거야.” “맞아요, 똑같은 건 재미없어요.” 어느새 둘은 공원을 벗어나 시내로 들어섰어요. “할아버지, 저기 가면의 집이 있어요!” “하하, ‘카사 바트요’구나.” 가우디가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지붕은 꿈틀꿈틀, 용 비늘 같아요!” “알폰소가 제대로 봤구나. 나는 살아 있는 집을 만들고 싶었단다. 그래서 알록달록한 타일들을 열심히 붙였지.” “할아버지는 어떻게 이런 신기한 집들을 만들어요?” “나는 어렸을 때 자주 아팠단다. 그래서 학교에 못 갈 때가 많았지. 그럴 때마다 혼자 들에 나가 나무랑 돌, 바람과 하늘을 책 읽듯이 들여다보곤 했어. 그때 알게 되었지. 자연 그대로가 가장 아름답다는 걸 말이야. 나중에 내가 집을 짓게 된다면, 자연을 닮은 집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지.” “그럼, 저 집은 어떤 걸 보고 만든 거예요?” “‘카사 밀라’ 말이냐? 저 집을 만들 때는 커다란 바위산을 그대로 옮겨 오고 싶었지. 어떠니? 바위산처럼 보이니?” “네! 케이크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헤헤.” “하하, 이따가 함께 케이크 먹으러 갈까?” “좋아요, 할아버지!” “그런데 할아버지, 사람들이 왜 할아버지를 괴짜라고 해요?” “글쎄다. 내가 일할 때는 완벽하다 보니 완벽하지 않은 걸 싫어해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무척 힘들게 했거든. 다 지은 건물을 다시 부순 적도 많았단다. 숙제를 다 했는데, 너더러 다시 하라고 하면 기분이 어떻겠니?” “윽, 그건 상상도 하기 싫어요!” “하하.” “할아버지는 원래 건축가가 꿈이었어요?” “아니, 아버지처럼 대장장이가 되고 싶었단다. 아버지는 하루 종일 불 앞에서 쇠를 두들겨서 솥을 만들었지. 나는 그걸 구경하는 게 재미있었어. 시뻘건 불이 쇠를 녹이고, 그 쇠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바뀌는 게 신기했지. 나도 그때 아버지 옆에서 쇠를 두들기곤 했단다.” “이런 멋진 용의 입도 뚝딱 만들 수 있었겠네요? 그런데 왜 대장장이가 되지 않으셨어요?” “요즘은 더 이상 대장간에서 쇠를 녹여 물건을 만들지 않아.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 내잖니. 그래서 난 건축가가 되기로 했단다.” “건축가가 되어서 좋은 게 뭐예요?” “백 년이고, 이백 년이고 오래오래 서 있을 건물을 남긴다는 게 무척이나 보람 있는 일이지. 그만큼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천 년 뒤에도요?” “하하, 글쎄다!” “여긴 ‘카사 비센스’구나.” “와, 저런 대문은 처음 봐요.” “원래 여기에 아주 커다란 야자나무가 있었거든. 그 나뭇잎을 본떠 만든 거란다.” “타일 속에 꽃도 있어요.” “집터에 노랗게 피어 있던 금잔화야. 그 꽃들도 살리고 싶었지.” 알폰소는 가우디가 정말로 자연을 사랑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성당은 어떤 걸 생각하며 만든 거예요?” “몬세라트산. 난 어렸을 때 몬세라트산에 가서 살다시피 했거든. 아, 서른한 살 때부터 짓기 시작했는데 벌써 30년이 넘었구나.” “할아버지, 근데 배 안 고프세요?” “하하, 그럼 슬슬 케이크 먹으러 가 볼까? 어제 만든 당근 케이크가 집에 있단다.” 알폰소는 가우디의 손을 잡고 다시 구엘 공원 쪽으로 걷기 시작했어요. “할아버지, 다음번엔 몬세라트산에 함께 가요.” “꼭 그러자꾸나.” 알폰소는 오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름다운 건물로 태어날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위대한 왕, 광개토 대왕과 칭기즈 칸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옛날에는 농사를 짓고 소나 말을 기르는 사람이 많았어. 그러려면 땅이 넓어야 했지. 여러 나라가 넓은 땅을 차지하려고 뺏고 뺏기는 전쟁을 많이 했어. 그 가운데 가장 용맹했던 왕이 둘 있었어. 바로 고구려의 광개토 대왕과 몽골의 칭기즈 칸이야. 칭기즈 칸의 어릴 적 이름은 테무친이야. 몽골 부족장의 아들로 태어났지. 그때 몽골은 여러 부족들로 나뉘어 있었어. ‘부족을 통일해서 튼튼한 나라로 만들고 싶어.’ 테무친은 하나 된 몽골을 꿈꿨어. 어린 담덕은 총명하고 용감했어. ‘고구려가 세지려면 나부터 강해져야 해.’ 틈만 나면 책을 읽고, 활쏘기 연습을 하고, 말을 탔지. 사나운 곰과 호랑이도 담덕의 화살 한 방이면 쿵 쓰러졌어. 테무친은 강아지를 무서워할 정도로 겁쟁이였어. 그러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거친 들판으로 쫓겨나게 되었지. 테무친은 들쥐나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간신히 살아남았어. 겁쟁이였던 테무친은 점점 용감해졌지. 담덕은 열여덟 살 때 왕이 되었어. “군사들아, 두려워하지 말고 나를 따르라! 고구려의 힘을 보여 주자!” 광개토 대왕은 고구려를 괴롭히던 백제를 공격했어. 맨 앞에서 광개토 대왕이 군사들을 이끌면 당해 낼 상대가 없었지. 테무친은 스물일곱 살 때 왕이 되었어. 사람들은 테무친을 칭기즈 칸이라고 불렀지. “부족민들이여, 겁먹지 말고 나를 따르라! 우리 부족의 힘을 보여 주자!” 칭기즈 칸의 말 한마디에 부족민들은 환호했어. 광개토 대왕은 다른 나라 군사들이 고구려 백성을 괴롭히면 참을 수 없었어. “거란족이 고구려 백성을 만 명이나 잡아갔다고? 참을 수 없다! 공격하라!” “연나라가 식량을 모두 가져갔다고? 도저히 참을 수 없다! 공격하라!” 수많은 전쟁 끝에 광개토 대왕은 백성을 지켜 냈어. 그리고 넓디넓은 땅을 차지하게 되었지. 백성들은 그 땅에서 평화롭게 농사를 지었어. “광개토 대왕이 최고야!” 모두 광개토 대왕을 우러러보았지. 광개토 대왕은 아래로는 한강, 위로는 만주의 대부분과 요동 지역까지 영토를 넓혔어요. 칭기즈 칸도 수많은 전쟁 끝에 모든 부족을 통일했어. 하지만 칭기즈 칸은 멈추지 않았지. 서쪽으로, 동쪽으로, 북쪽으로 계속 나아갔어. 결국 넓디넓은 땅을 차지하게 되었지. 결국 넓디넓은 땅을 차지하게 되었지. 칭기즈 칸은 역사에서 제일 큰 영토를 차지했어요. 유라시아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했지요. 광개토 대왕은 전술도 뛰어났어. “수군은 강에서, 기마병은 성 아래에서 기다리다가 한꺼번에 공격하라!” 광개토 대왕은 늘 상황에 맞는 전술로 군사들을 이끌었지. 광개토 대왕의 어릴 적 이름은 담덕이야. 고구려의 왕자로 태어났지. 그때 고구려는 여러 나라의 공격을 받는 약한 나라였어. ‘아무도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게 할 거야.’ 담덕은 힘센 고구려를 꿈꿨지. 광개토 대왕에게는 든든한 철갑 기병 부대가 있었어. 철갑을 입은 병사가 철갑을 입은 말을 타고 다녔지. 철갑 기병 부대가 나타나 돌진하면 적들은 도망가기 바빴어. 게다가 저 날카로운 창 좀 봐. 칭기즈 칸의 기병 부대도 든든했지. 가죽옷을 입은 병사는 말을 서너 마리나 끌고 다녔어. 말이 지치면 갈아타고 또 갈아타며 끝까지 싸웠지. 게다가 활 쏘는 솜씨도 뛰어났어. 광개토 대왕과 칭기즈 칸은 훌륭한 정책도 세웠어. 다른 나라 백성들도 자기의 백성으로 받아들여서 나랏일 할 사람을 뽑을 때 차별하지 않았지. 다른 나라 상인들도 마음 놓고 물건을 팔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어. 칭기즈 칸도 훌륭한 전술이 있었어. “적들이 우두머리를 잃으면 우왕좌왕할 거야. 우두머리를 먼저 쓰러뜨리자!” 칭기즈 칸은 어떻게 하면 쉽게 적을 무찌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지. 무엇보다 광개토 대왕과 칭기즈 칸은 백성들을 사랑했어.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배불리 먹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간절한 그 마음 때문에 싸움터에서 물러서지 않을 수 있었던 거야.
잘했어, 아문센! 힘내, 스콧!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그곳에 가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남극 대륙에는 펭귄과 바다표범들이 살고 있어요. 지금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의 학자들이 이곳에서 연구하고 있지요. 탐험가들은 서로 남극점에 가겠다며 나섰어. “남극점에는 내가 갈 거야!”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이 남극 대륙을 향해 출발했어. 아문센은 북극에도 다녀온 적이 있는 용감한 탐험가였지. 아문센은 오직 남극점에 빨리 가는 것만이 목적이었어. 그래서 탐험 대원과 짐을 딱 필요한 만큼만 꾸렸지. 스콧은 남극점에 가면서 남극 대륙도 조사할 계획이었어. 그래서 탐험 대원과 짐을 넉넉하게 꾸렸지. “남극점에는 내가 먼저 갈 거야!” 영국의 해군 장교 스콧도 남극 대륙으로 출발했어. 스콧도 남극 대륙을 여러 번 다녀온 뛰어난 탐험가였지. 남극 대륙에 도착한 아문센은 바로 탐험 준비를 시작했어. 아주 꼼꼼하고 치밀하게 말이야. 저장소는 최대한 많이 만들기! 저장소에 음식과 연료를 넉넉하게 넣어 두기! 가는 길에 깃발과 검은 널빤지로 많은 곳에 표시하기! 저장소란 남극점까지 가는 길에 필요한 음식과 연료를 넣어 두는 곳을 말해요. 스콧은 남극의 자연환경을 조사하면서 준비를 했어. 그러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던 스콧은 서둘러 준비를 마쳐야 했어. 저장소는 딱 필요한 만큼만 만들기! 저장소에 음식과 연료는 적당히 넣어 두기! 가는 길에 깃발도 딱 필요한 만큼만 표시하기! 그사이 남극 대륙의 매서운 겨울이 끝나 가고 있었어. ‘아직 춥긴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가야 해!’ 아문센은 스콧에게 지지 않으려고 서둘러 떠났지. “빨리 움직여야 하니 짐을 줄이고, 썰매 개는 많이 데리고 갑시다!” 스콧은 아문센보다 늦게 출발했어. 아문센이 그렇게 빨리 출발한 줄은 꿈에도 몰랐지. “필요한 짐은 모두 싣고, 모터 썰매와 조랑말도 꼼꼼히 챙깁시다!” 남극 대륙의 겨울은 우리나라 겨울보다 훨씬 춥고, 해가 뜨지 않는 날도 있어서 탐험하기에 좋지 않아요. 그래서 스콧과 아문센은 겨울이 끝나기를 기다려 탐험을 떠나는 거예요.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은 탓에 추위를 견디기 힘들었거든. 어쩔 수 없이 아문센은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 날씨가 따뜻해지기를 기다려야 했어. 아문센은 초조했지. ‘스콧이 앞서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할 수 없이 대원들이 대신 썰매를 끌어야 했지. 그러다 보니 탐험대의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스콧은 눈앞이 캄캄해졌어. ‘아문센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그사이 아문센은 다시 남극점을 향해 신나게 달리고 있었어. “역시 눈 위에서는 썰매 개가 최고야!” 다행히 아문센이 가는 곳마다 날씨가 좋았지. 또한 개들이 아프지 않도록 먹이도 충분히 주면서 보살폈어. “저장소가 많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스콧 탐험대도 우리처럼 잘 가고 있을까요?” 아문센의 대원들은 따뜻한 불에 몸을 녹이며 말했어. 게다가 손발에 동상이 걸려 물집이 터지곤 했지. “저장소가 적어서 음식과 연료가 부족해요. 이래서 남극점에 도착할 수나 있을까요?” 스콧의 대원들은 배고픔과 추위에 떨며 걱정했어. 스콧 탐험대가 눈보라에 꼼짝도 못 하는 동안, 아문센은 남극점을 코앞에 두고 있었어. 1911년 12월 14일 오후 3시. 드디어 꿈에 그리던 남극점에 도착한 아문센! 스콧이 다녀간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지. “우리가 해냈어! 우리가 가장 먼저 도착했다고!” 아문센은 벅찬 마음으로 노르웨이 국기를 힘껏 꽂았어. 스콧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로부터 한 달쯤 뒤, 스콧 탐험대도 겨우겨우 남극점에 도착했어. 하지만 그곳에는 노르웨이 국기가 펄럭이고 있었지. 아문센이 남긴 쪽지와 함께 말이야. 존경하는 스콧 대장님!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천막 안에 두고 갈 테니 쓰도록 하세요. 그리고 무사히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 아문센 - 스콧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았지. ‘비록 아문센에게는 졌지만 목표는 이뤘어. 이제 대원들과 무사히 돌아가는 일만 남은 거야.’ 아문센 탐험대는 돌아가는 길도 막힘없었어. “대장 말대로 깃발을 많이 꽂아 두길 잘했어요. 돌아가는 길을 쉽게 찾을 수 있잖아요!” “저장소도 많이 만들어서 다행이에요. 덕분에 충분히 쉬면서 갈 수 있네요!” 그러나 스콧 탐험대는 사정이 달랐어. 돌아오는 길에도 날마다 눈보라를 만났지. 게다가 꽂아 둔 깃발도 눈 속에 파묻혀 잘 보이지 않았어. 대원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렸지. 결국 대원들은 하나둘 쓰러져 갔어. 스콧은 더욱더 불안해졌지. 무시무시한 눈보라는 그칠 줄을 몰랐어. 이미 음식도 연료도 다 떨어져 버렸지. ‘이제 끝인 건가.’ 스콧은 있는 힘을 다해 마지막 일기를 썼어. 한 글자 한 글자를 힘겹게 써 내려갔지. 스콧은 가족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어. 그러고는 대원들 곁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지. 대원들의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은 뒤였어. 노르웨이에 돌아온 아문센은 단숨에 영웅이 되었어. “남극점에 간 최초의 탐험가, 아문센 만세!” “대결에서 승리한 아문센 최고!” 수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어. 아문센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탐험 이야기를 들려주었지.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뉴턴의 지구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우주는 어떻게 생겼을까? 먼 옛날 사람들은 우주의 한가운데에 지구가 있다고 생각했어. 지구는 가만히 있고 태양이나 다른 별들이 지구 둘레를 빙빙 돈다고 믿었지. 코페르니쿠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야. 코페르니쿠스는 밤마다 탑에 올라갔어. 별과 별 사이를 자로 재어 보고 공책에 열심히 적었지. 밤새도록 계산을 하던 코페르니쿠스가 벌떡 일어나 소리쳤어.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 한가운데에 있어. 지구는 태양 둘레를 빙빙 돌고 있는 거라고!” 그러고는 화들짝 놀라 자기 입을 막았지. 코페르니쿠스의 생각은 성당에서 가르치던 것과 완전히 반대였어. ‘그들이 틀렸다고 말하면 나는 고문을 당하거나 죽게 될 거야.’ 코페르니쿠스는 두려웠지. 그렇다고 이 엄청난 사실을 알면서 모르는 척할 수도 없었어. 코페르니쿠스는 글을 쓰기 시작했어.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려 넣고 지구가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며칠이 걸리는 지도 셈해서 넣었지. 10년이 훌쩍 지나서야 책이 완성되었어. 하지만 코페르니쿠스는 여전히 겁이 났지. “이걸 사람들에게 보여 줘도 괜찮을까?” 코페르니쿠스는 고개를 가로저었어. 어느새 코페르니쿠스는 늙고 병이 들었어. 침대에 누워 숨을 몰아쉬던 코페르니쿠스가 말했지. “먼 뒷날 이 책을 누군가 읽어 주었으면.” 50년이 조금 더 지나고,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책을 읽고 있었어. 그러고는 하늘을 살펴보더니 소리쳤지. “정말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돌고 있잖아!” 갈릴레이는 이내 생각에 잠겼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 말을 믿을까?’ 갈릴레이는 곰곰이 생각했지. 어느 날, 갈릴레이는 망원경이 발명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좋아, 우주를 볼 수 있는 망원경을 만들어서 지구가 움직인다는 걸 알려 주겠어.” 그날부터 갈릴레이는 방에 콕 박혀서 뚝딱거리기 시작했지. 드디어 창문이 활짝 열렸어. 갈릴레이는 자기가 만든 망원경으로 달을 보았지. “보인다, 보여! 우아, 달은 울퉁불퉁하구나!” 갈릴레이가 만든 망원경은 수많은 우주의 비밀을 보여 주었어. 갈릴레이는 그 비밀들을 고스란히 별세계의 보고라는 책에 담았지. 갈릴레이가 쓴 책을 읽은 사람들이 갈릴레이를 만나고 싶어 했어. 갈릴레이는 두 개의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라는 책에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고 썼어. 책이 나오자, 난리가 났지. 화가 난 교황은 갈릴레이를 집 안에 가둬 버렸지. 갈릴레이는 죽을 때까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했어. 50년이 더 지난 뒤, 뉴턴은 갈릴레이의 책을 읽고 있었어. 책을 읽던 뉴턴은 고개를 갸우뚱했지.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도는 건 분명한 사실이야. 그런데 어떻게 그 오랜 시간 동안 똑같은 길로 돌 수 있는 걸까?” 뉴턴은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 깊은 생각에 빠졌지. 그때, 뉴턴의 머리 위로 사과가 똑 떨어졌어. 뉴턴은 사과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지. ‘사과가 아래로 떨어지는 건 지구 중심에서 모든 걸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야. 그렇다면.’ 뉴턴의 머릿속에 생각이 번쩍! “별들은 서로 밀어내려는 성질이 있어. 그런데 동시에 서로 당기기도 해. 그래서 지구와 태양도 가까워지거나, 멀어지지 않고 오랜 시간 같은 궤도로 돌 수 있는 거지!”
도대체 예수와 부처가 누구시길래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어떤 사람은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하고, 어떤 사람은 불상 앞에서 절을 해.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건 예수를 따르는 사람! 불상 앞에서 절을 하는 건 부처를 따르는 사람! 도대체 예수와 부처가 누구시길래, 사람들이 따르는 걸까? 약 2천 년 전, 이스라엘에 한 남자가 살았어. “저기 오셨다. 얼른 가 보자!” 그 남자만 나타나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지. 사람들은 남자의 말을 더 잘 들으려고 귀를 쫑긋 세웠어.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그 남자는 바로 예수였어. 예수는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자기 몸처럼 아꼈어. 어느 날은 나병 환자가 병을 낫게 해 달라며 예수를 찾아온 거야. “그 사람을 만지면 병이 옮을 거예요!” 모두 예수를 말렸지만, 예수는 나병 환자의 손을 꼭 잡았지. 사람들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어. 또 한번은 어떤 여인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어.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했기 때문에 율법에 따라 돌로 쳐서 죽여야 한다고 말이야. 하지만 예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사람이 있다면,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사람들은 눈치를 보다가 하나둘 자리를 떠났어. 크든 작든 죄가 없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자신의 자리를 넘볼까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어. “어떻게든 예수를 찾아 없애야 해.” 그런데 예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가 없잖아. 그때 한 남자가 나타났어. 바로 예수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유다였지. 유다는 사람들이 모였을 때 자신이 예수에게 입을 맞추겠다고 말했어. 예수가 기도를 마치고 내려왔을 때 유다가 병사들과 함께 나타났어. “나의 스승이여.” 유다가 주저하자 예수가 말했어. “유다여, 네가 하러 온 일을 해라.” 그러자 유다는 예수에게 입을 맞췄어. 그 모습을 본 병사들은 예수를 끌고 갔지. 다른 제자들은 겁을 먹고 달아나 버렸어. 잡혀간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말았어.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은 무척 슬퍼했지. 그런데 사흘 뒤에 예수가 제자들 앞에 다시 나타난 거야. 제자들과 사람들은 살아 돌아온 예수를 더욱 따르게 되었지. 그렇게 예수가 남긴 가르침은 오늘날까지 남아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고 있어. 2천6백 년 전쯤, 인도에도 많은 사람이 따르는 한 남자가 있었어. 그 남자가 나타나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지. 오늘은 어떤 말씀을 하실까 귀를 쫑긋 세우면서 말이야. “인간이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그 남자는 바로 부처였어. 부처의 원래 이름은 싯다르타, 한 부족의 왕자였어. 궁 안에서만 지내던 싯다르타가 처음 궁 밖으로 나왔을 때 일이었지. 작은 새 한 마리가 애벌레를 잡아먹지 뭐야. 조금 뒤엔 큰 독수리가 작은 새를 콱! 싯다르타는 깜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어. ‘왜 약한 것은 힘센 것에게 먹혀야 하지?’ 싯다르타는 그날부터 깊은 생각에 잠겼어. 그뿐만이 아니었어. 길거리에는 늙은 사람과 병든 사람,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었지. ‘슬프고 아파하는 사람들 좀 봐.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싯다르타는 깊은 고민에 빠졌지. 싯다르타는 답을 찾기 위해 궁을 떠나 길을 나섰어. 답을 얻으려고 굶기도 하고 가시덤불 위를 구르기도 했지. 하지만 몸만 상할 뿐이었어. 그래서 그 어떤 욕심도 부리지 않고 마음을 비우기로 했어. 싯다르타는 건강을 되찾은 뒤 보리수나무 아래서 명상을 시작했지. 길고 긴 시간이 지나고 싯다르타는 중요한 걸 깨달았어. 마음을 비우면 고통이 줄어들 수 있다는 걸 말야. 마침내 싯다르타는 부처가 되었어. 얼마 뒤, 한 여인이 죽은 아이를 살려 달라며 부처를 찾아왔어. 부처는 말했지. “죽은 사람이 없는 집에서 쌀 한 줌만 얻어 오너라.” 여인은 기뻐하며 쌀을 얻으러 다녔어. 하지만 빈손으로 돌아왔지. 죽은 사람이 없는 집은 없었거든. “이제야 부처님의 말씀을 깨달았습니다.” 여인은 마음이 아팠지만 아이를 꼭 껴안은 채 돌아갔어. 부처는 자신이 깨달은 것을 알리기 위해 여러 마을을 돌아다녔어. 부처의 가르침을 들은 사람들은 그의 제자가 되었지. 제자들은 부처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의 가르침을 전했어. 그렇게 부처의 가르침이 전해지고 또 전해진 거야. 오늘날까지 말이야.
당신은 노벨상 수상자입니다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어요.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지요. “당신은 노벨상 수상자입니다.” 라는 말이 들려왔거든요. 과연 누가 누가 노벨상을 받았을까요? “내가 노벨 문학상을? 하하하하.” “노벨 평화상이요? 오, 하나님.” 길을 걸어가면서 사람들과 통화를 하고 텔레비전으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보고, 위성에서 찍은 사진을 볼 수 있는 건 모두 ‘전자기파’ 덕분이에요. 100년 전에 이 전자기파를 이용해 아주 멀리서도 연락을 할 수 있도록 연구한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굴리엘모 마르코니예요. 마르코니가 선이 없는 통신 장치를 만들기 전에는 길고 긴 선으로 연결해야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연락하기가 어려웠지요. 마르코니의 무선 통신 장치가 생기자 이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바다 위에서도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거예요. 이렇게 무선 통신 장치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마르코니는 1909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어요. 낚시를 즐기던 헤밍웨이는 늙고 가난한 어부가 나오는 노인과 바다도 썼어요. 한 어부가 죽음을 무릅쓰고 거대한 물고기를 잡지만 상어 떼에게 다 물어뜯기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내용이지요. 거대한 바다 위에서 좌절하지 않는 어부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어요. 1954년 헤밍웨이는 지금까지 쓴 작품을 인정받아 노벨 문학상을 타게 되었지요. 50여 년 전 미국에서는 백인과 흑인이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없었어요. 버스에도 백인과 흑인의 자리가 나뉘어 있었고, 흑인은 백인 자리에 절대 앉을 수 없었지요. 이런 차별을 두고 볼 수 없어 용감하게 나선 사람이 바로 마틴 루서 킹이에요. 마틴 루서 킹은 흑인이 겪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앞장섰어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백인들은 마틴 루서 킹을 감옥에 가두고 그의 집을 폭파시켜 버리기도 했지요. 하지만 마틴 루서 킹은 뜻을 꺾지 않았어요. 마침내 흑인을 차별하는 제도들이 하나둘 없어지기 시작했고, 마틴 루서 킹은 그 노력을 인정받아 1964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지요. 영국, 에스파냐, 네덜란드 같은 유럽의 나라들은 한때 다른 나라들을 침략해 자기 땅으로 삼고 지배했어요. 이렇게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는 곳을 ‘식민지’라고 불러요. 아서 루이스가 태어난 ‘세인트루시아’도 식민지였어요. 영국 최고의 대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교수가 되었지만, 그는 자신이 식민지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지요. 아서 루이스는 식민지였던 나라들이 가난한 이유에 관심을 기울였어요. 그리고 더 잘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연구했지요. 대부분의 경제 이론들은 가난한 나라의 상황과는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서 루이스는 가난한 나라에 맞는 경제 개발 이론을 연구하고, 가나, 자메이카에 가서 도움을 주었지요. 그 노력이 열매를 맺어 1979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게 되었어요. 2002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어요. 왜냐하면 다나카 고이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기자들은 다나카 고이치를 만나기 위해 회사로 찾아갔어요. 다나카 고이치는 말끔한 양복이 아닌 평소에 회사에서 입는 옷을 입고 기자들을 만났지요. 다나카 고이치는 단백질의 종류와 양을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알아냈어요. 그 덕분에 암을 일찍 발견할 수 있게 되었고, 치료 약도 만들게 되었지요. 고치기 어려운 파킨슨병을 연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래서 다나카 고이치는 2002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지요. 위궤양은 위 표면이 깊게 패서 생기는 병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흔한 병 가운데 하나지요. 의사들은 스트레스와 잘못된 식습관이 위궤양을 일으킨다고 믿어 왔어요. 배리 마셜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와 위궤양의 관계를 밝혀내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배리 마셜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위궤양을 일으킨다고 믿었어요.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직접 먹었지요. 결국 심한 위궤양과 위염을 앓게 되었지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위궤양을 일으킨다는 것이 확실해졌어요. 이 사실을 밝혀낸 배리 마셜은 200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게 되었지요. 노벨상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이바지한 사람이나 단체에 주는 상이에요. 과학자 노벨의 이름을 따 만들었지요. 해마다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 경제학 부문으로 나누어 상을 주고 있어요. 우리나라에도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 있어요. 바로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에요. 2000년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한국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지요. 노벨 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에서, 물리학상과 화학상, 경제학상은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에서 정하고 생리·의학상은 스웨덴 카롤린 의학 연구소에서, 문학상은 스웨덴 예술원에서 정해요. 스웨덴과 노르웨이 두 나라에서 나눠 맡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지요. 노벨상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하나의 나라였어요. 그러다 1905년 둘로 나뉘게 되면서, 두 나라가 사이좋게 노벨상 수상자를 정하고 있지요. 시상식도 물리학, 화학, 경제학, 생리·의학, 문학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려요.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12월 10일은 노벨이 세상을 떠난 날이에요.
세계의 어린이를 꿈꾸게 하다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안녕! 나는 캐나다에 사는 데이지야. 내 꿈은 피겨 여왕이지! 내가 꿈을 갖게 된 건 여섯 살 무렵, 밴쿠버 올림픽을 보러 갔을 때였어. 그곳에서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본 거야. 김연아 선수는 꼭 발레를 하는 것만 같았어. 우아한 얼음판 위의 발레리나처럼 말이야! 며칠 뒤 엄마를 졸라 집 근처 스케이트장에 갔어. 선생님은 내가 김연아 선수와 꼭 닮았다고 하셨지. 나는 기분이 좋아서 빙판을 쌩쌩 가로질렀어. 그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지. 하지만 뱅글뱅글 도는 동작은 어지러워서 꽈당 넘어지기 일쑤였어. 힘들었지만 주저앉을 수 없었지! 나는 만 번 넘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김연아 선수처럼 될 거니까! 나는 날마다 연습했어. 그러던 어느 날, 빙판에서 넘어졌지 뭐야. 결국 병원에 오래 입원해야만 했어. 하지만 김연아 선수도 부상을 이겨 냈다고 생각하니 버틸 수 있었지. 발목이 깨끗이 나은 뒤에는, 몸이 한결 가벼웠어. 쉰 만큼 더 열심히 연습했지! 점프한 뒤 공중에서 도는 기술을 배우고 싶었거든. 그 어려운 기술을 김연아 선수는 열두 살에 해냈다고 해. 나는 아직 한 동작도 제대로 하기 어렵지만 언젠가 김연아 선수처럼 멋지게 뛰어오를 거야. 엄마는 피겨 실력뿐만 아니라 김연아 선수의 마음씨도 닮아야 한대. 김연아 선수는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기부를 많이 하고 기부의 중요함도 알리고 있거든. 나도 언젠가는 김연아 선수처럼 마음씨 고운 피겨 선수가 될 거야! 김연아 선수 이야기 2009년 세계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 나간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로 207.71점을 받았어요. 그때까지 200점을 넘은 여자 선수는 아무도 없었지요.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총점 228.56점으로 다시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어요. 김연아는 세계 4대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여자 선수이기도 해요. 나는 성악을 공부하는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카야! 오늘은 연습실에서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노래 ‘밤의 여왕 아리아’를 연습하고 있어. 이 노래는 음이 무척 높아서 웬만한 성악가도 악보를 낮은음으로 고쳐 부르거든. 그런데 대한민국의 소프라노 조수미는 악보를 고치지 않고 이 노래를 부른다지 뭐야! 선생님께서는 세계적인 지휘자 카라얀도 칭찬할 만큼 조수미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말씀하셨어. 그뿐만이 아니야. 최고의 성악가에게 주는 ‘국제 푸치니 상’을 받기도 했대. 이탈리아 사람이 아닌 외국인이 상을 받은 건 조수미가 처음이었다지 뭐야. 선생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지. “실력만 뛰어나다고 훌륭한 성악가가 되는 건 아니란다. 관객과의 약속도 지킬 줄 알아야지! 조수미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무대에 섰어.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를 부르고는 세상을 떠난 아버지께 바치는 노래라며 눈물을 흘렸지. 조수미의 노래가 끝나자, 관객들은 큰 박수를 보냈어. 어때, 끝까지 무대를 지킨 조수미가 정말 대단하지 않니, 프란체스카?” 나는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어. “선생님, 조수미는 실력을 타고났던 것 같아요. 저랑은 다른 천재예요.” 선생님은 내 머리에 꿀밤을 한 대, 콩! “조수미도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높은 소리를 잘 내지 못했어. 하지만 꿈속에서도 연습할 만큼 열심히 노력해서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거야. 알겠니, 프란체스카?” 나는 그제야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 나도 조수미처럼 멋진 성악가가 될 거야! 소프라노 조수미 이야기 조수미는 초등학교 때부터 성악을 공부했어요. 학창 시절 동안 노래를 배웠고, 이탈리아로 유학도 갔어요. 1986년 <리골레토>의 질다 역할로 데뷔했고, 그 뒤 세계적인 성악가들과 함께 공연하면서 유명해졌어요. 유명한 오스트리아 지휘자 카라얀은 조수미의 목소리를 두고 “신이 내린 목소리”라고 칭찬했지요. 안녕! 나는 나이지리아의 요루바야. 내 꿈은 김순권 박사님처럼 농학자가 되는 거야. 김순권 박사님이 누구냐고? 내가 이 옥수수를 먹을 수 있게 해 준 분이지. 바로 슈퍼 옥수수 말이야! 농학자란 농사짓는 데 필요한 식물이나 동물을 연구하는 사람을 말해요. 할아버지는 나를 무릎에 앉혀 놓고 말씀하셨지. “요루바, 4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농작물이 자라기 어려웠단다. 햇볕이 너무 쨍쨍해서 말라 죽고 말았거든. 그런데 김순권 박사님이 이 땅에서 자라기 딱 좋은 옥수수를 개발한 거지!” “할아버지, 이 이야기는 스무 번도 넘게 들었는걸요? 그다음은 박사님이 명예 추장이 된 이야기지요?” “아이고, 녀석. 똘똘하구나!” 김순권 박사는 슈퍼 옥수수를 개발한 노력을 인정받아 1992년 나이지리아 이니샤 마을의 명예 추장이 되었어요. 나도 김순권 박사님처럼 메마른 곳에서도 잘 자라는 곡식을 개발하고 싶어. 한국의 김순권 박사님이 우리를 도왔듯이 나도 힘든 나라에 도움을 주고 싶거든. 그러려면 우선 식물에 대해 많이 공부해야겠지? 책도 열심히 읽어야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직접 보고 관찰을 해야지. 김순권 박사님도 나랑 똑같았대. 언제든 옥수수밭으로 달려가려고 운동화만 신었다지 뭐야. 하루는 엄마를 조르기도 했어. “엄마, 김순권 박사님 보러 갈래요!” “요루바, 박사님은 이미 한국으로 돌아가셨단다.” 엄마가 말했어. 기회가 된다면 김순권 박사님을 만나러 가고 싶어. 김순권 박사님을 뵙게 될 때쯤 나도 멋진 농학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김순권 박사 이야기 김순권 박사는 1976년, 아시아 최초로 하이브리드 옥수수를 만들었어요. 이 하이브리드 옥수수는 보통 옥수수보다 3배나 더 수확할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와 북한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옥수수도 만들었지요. 김순권 박사는 “옥수수 한 알로 세계가 평화로울 수 있다.”라고 말하며 연구를 계속했지요. 하이브리드 옥수수를 만든 노력을 인정받아 농업 분야의 노벨상이라 부르는 국제 농업 연구 대상을 받았어요. “레디, 액션!” 안녕! 나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타이의 타나밧이야! 한국 노래를 듣다가 음식, 드라마, 영화까지 대한민국에 푹 빠지게 됐지. 근데 왜 갑자기 영화감독이냐고? 바로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보고 홀딱 반해 버렸거든.
화폐 속 세계 인물들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각 나라의 화폐에는 그 나라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들어가요. 화폐를 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엿볼 수 있지요.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화폐에 넣을 만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함께 살펴보아요.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 동쪽과 서쪽 그리고 남쪽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요. 사람들은 한국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원(KRW)이지요. 이황(1501-1570) 1,000원 속 인물이에요. 인간의 심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조선의 성리학을 발전시킨 대표적인 학자이지요. 안동에 도산 서당을 지어 제자들을 가르쳤어요. 자연을 즐기며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조 도산십이곡을 짓기도 했어요. 도산십이곡은 우리 말로 지은 시조예요. 이이 (1536-1584) 5,000원 속 인물이에요. 이황과 35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지만 성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금세 친구가 되었다고 해요. 동호문답, 성학집요와 같은 책을 남겼어요. 신사임당의 셋째 아들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대한민국. 세종 (1397-1450) 10,000원 속 인물이에요. 조선의 네 번째 임금이며, 백성을 사랑한 임금이었지요. 한글을 만들고 능력 있는 인재를 키웠어요. 또, 농업과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고 백성들을 위하는 정책을 두루 시행하기도 했지요. 신사임당 (1504-1551) 50,000원 속 인물이에요. 그림에 뛰어나 많은 작품을 남겼어요. 특히 작은 곤충과 풀들을 잘 그렸지요. '어진 어머니와 착한 아내'라는 뜻을 가진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꼽히기도 해요. 일본. 일본의 수도는 도쿄, 네 개의 커다란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예요. 사람들은 일본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엔(JPY)이지요. 나쓰메 소세키 (1867-1916) 옛 1,000엔 속 인물이에요.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소설가 가운데 한 사람이지요. 소설, 수필, 한시 등 여러 가지 글을 써서, 일본의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어요.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소설이 유명해요. 중국. 중국의 수도는 베이징,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아요. 사람들은 중국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위안(CNY)이지요. 마오쩌둥 (1893-1976) 중국에서 쓰는 대부분의 지폐에 들어가는 인물이에요. 지금의 중국을 처음으로 세운 정치가이자 혁명가지요.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였던 마오쩌둥은 중국을 잘사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1949년부터 10년 넘게 국가 주석을 지냈지요. 오늘날까지 많은 중국 사람들이 존경하고 있어요. 몽골. 몽골의 수도는 울란바토르, 우리나라를 16개 정도 합한 넓이의 땅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은 몽골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투그릭(MNT)이에요. 칭기즈 칸 (1162추정-1227) 몽골의 모든 지폐에 들어가는 인물이에요. '칸(Khan)'은 몽골에서 최고의 지배자를 의미하는 말이에요. 칭기즈 칸은 항상 맨 앞에 서서 용맹스럽게 싸웠어요. 여러 부족을 하나로 합쳐 몽골을 만들고, 유라시아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했지요. 인도. 인도의 수도는 뉴델리, 아주 다양한 언어를 사용해요. 인구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아요. 가장 많이 쓰는 언어는 힌디어이고 화폐 단위는 루피(INR)예요. 마하트마 간디 (1869-1948) 인도의 모든 지폐에 들어가는 인물이에요. 영국이 인도를 강제로 다스렸을 때, 영국에 맞서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싸웠어요. 인도를 영국으로부터 독립시키고 하나의 인도를 만들려고 온 힘을 다했지요.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레일리아의 수도는 캔버라, 사람들은 영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오스트레일리아 달러(AUD)예요. 오스트레일리아의 지폐 대부분에는 남자와 여자가 한 명씩 소개되고 있어요. 메리 레이비 (1777-1855) 20오스트레일리아 달러 속 인물이에요. 메리 레이비는 '오스트레일리아 최초의 성공한 여성 사업가'로 유명해요. 메리 레이비는 영국에서 태어났는데, 십 대 때 말을 훔친 죄로 오스트레일리아로 쫓겨났다고 해요. 선박과 부동산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번 뒤, 누구나 공부할 수 있도록 무료 학교를 운영했지요. 존 플린 (1880-1951) 20오스트레일리아 달러 속 인물이에요. 외딴곳에 살아서 아파도 병원에 가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세계 최초의 항공 의료 기관인 '왕립 항공 의료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지금도 많은 의료진이 오스트레일리아 곳곳을 누비며 활동하고 있지요. 지폐에 그려진 비행기는 존 플린이 타고 다닌 빅토리호예요. 미국.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 D.C., 세계에서 땅이 세 번째로 넓고, 인구도 세 번째로 많지요. 사람들은 영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US 달러(USD)지요. 에이브러햄 링컨 (1809-1865) 5달러 속 인물이에요. 남북 전쟁에서 북군을 이끌고 노예 해방을 이룬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이지요. 남북 전쟁 때 죽은 병사들을 기리기 위해 게티즈버그에서 한 연설 중 남긴 말이 유명해요. 바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말이에요. 벤저민 프랭클린 (1706-1790) 100달러 속 인물이에요. 사업가이자 과학자, 발명가, 정치가, 외교관, 작가 등 수많은 직업을 가졌던 인물이지요. 벤저민 프랭클린은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을 써서 큰돈을 벌었어요. 하지만 평생 검소하게 살았을 뿐 아니라 번 돈 대부분을 도서관, 학교, 병원, 소방서 들을 짓는 데 썼지요. 멕시코. 멕시코의 수도는 멕시코시티, 사람들은 에스파냐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멕시코 페소(MXN)예요. 호세 마리아 모렐로스 (1765-1815) 50멕시코 페소 속 인물이에요. 멕시코가 에스파냐의 지배를 받고 있던 때, 멕시코의 독립을 위해 용감하게 싸운 사람이지요. 독립 정부를 세우고 헌법을 널리 알려서 지금의 멕시코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모렐로스의 이름을 딴 도시가 있을 정도로 멕시코 사람들이 사랑하는 인물이기도 해요. 후아나 데 아스바헤 (1651-1695) 200멕시코 페소 속 인물이에요. 여자는 아무리 똑똑해도 대학에 갈 수 없던 시절, 아스바헤는 공부가 하고 싶어서 마음껏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수녀가 되었어요. 아스바헤는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공부할 권리가 있고, 여자라는 이유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직접 보여 준 사람이에요. 칠레. 칠레의 수도는 산티아고이고, 땅이 좁고 길쭉해요. 길이는 4,300킬로미터 정도로 우리나라를 9개 나란히 늘어놓은 것과 비슷해요. 사람들은 에스파냐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칠레 페소(CLP)예요.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1889-1957) 5,000칠레 페소 속 인물이에요. 시인이면서 외교관으로도 활동했지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어린이를 돕는 데도 온 힘을 다했어요. 그녀가 지은 시에는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아직도 라틴 아메리카 어린이들이 그녀의 시로 만든 노래를 부르지요. 1945년에는 라틴 아메리카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기도 했어요. 쿠바. 쿠바의 수도는 아바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예요. 추운 겨울이 없는 따뜻한 나라이지요. 사람들은 에스파냐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쿠바 페소(CUP)예요. 체 게바라 (1928-1967) 3쿠바 페소 속 인물이에요. 쿠바 정부에 반대하며 싸웠던 혁명가지요. 아르헨티나에서 의사가 되어 안락하게 살 수 있었지만 가난과 독재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쿠바로 왔어요. 쿠바에서 혁명을 성공시키고 콩고와 볼리비아의 혁명을 위해 애쓰다 결국 죽음을 맞이했지요. 체 게바라는 쿠바뿐만 아니라 전 세계 청년들의 영웅이 되었어요. 노르웨이. 노르웨이의 수도는 오슬로, 땅의 대부분이 산이어서 농사를 짓기 어려워요. 사람들은 노르웨이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노르웨이 크로네(NOK)예요. 키르스텐 플라그스타드 (1895-1962) 100노르웨이 크로네 속 인물이에요. 노르웨이 최고의 소프라노지요. 목소리가 크고 노래에 섬세한 감정을 담아 부르는 뛰어난 성악가였어요. 특히 바그너의 오페라를 누구보다 잘 불렀지요. 실력을 인정받아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에서도 활동했어요. 에드바르 뭉크 (1863-1944) 1,000노르웨이 크로네 속 인물이에요. 슬픔, 고통과 같은 감정을 일그러진 형태나 강렬한 색채로 그려 냈어요. 유령 같은 남자가 구불거리는 배경을 뒤로하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 절규가 가장 유명하지요. 뭉크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지폐뿐만 아니라 우표에서도 얼굴을 볼 수 있어요. 덴마크. 덴마크의 수도는 코펜하겐,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도 덴마크 땅이지요. 사람들은 덴마크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덴마크 크로네(DKK)예요. 카렌 블릭센 (1885-1962) 옛 50덴마크 크로네 속 인물이에요. 케냐에서 커피 농장을 하며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써서 유명해졌어요.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블릭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지요. 노벨 문학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른 훌륭한 작가이지만 안타깝게도 상은 받지 못했어요. 안나.미카엘 앙케 (1859-1931, 1849-1927) 옛 1,000덴마크 크로네 속 인물이에요. 지금까지 덴마크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인상주의 화가 부부지요. 특히 안나 앙케는 결혼한 여성이 집안일과 아이 키우는 일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깨고 화가로 성공했어요. 남편 미카엘 앙케는 어부들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유명해요. 영국. 영국의 수도는 런던이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아일랜드섬 북쪽의 북아일랜드로 이루어져 있어요. 사람들은 영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파운드(GBP)예요. 찰스 로버트 다윈 (1809-1882) 10파운드 속 인물이에요. 5년 동안 해군 탐사선을 타고 다니며 남태평양과 남아메리카의 동식물을 조사해 생물은 환경에 맞게 진화한다고 주장한 생물학자지요. 1859년에 자신의 주장을 정리해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발표했어요. 엘리자베스 2세 (1926-2022) 영국의 모든 지폐에 들어가는 인물이에요. 1953년에 왕위에 올라 2022년까지 영국을 다스렸던 영국의 여왕이지요. 엘리자베스는 18살에 군인이 되기도 했어요. 공주가 군대를 가겠다고 하니 모두 말렸지만 결국 군대에 가서 군용 트럭을 몰았지요. 이런 용감한 모습에 영국 사람들은 더욱더 엘리자베스 2세를 사랑하게 되었어요. 프랑스. 프랑스의 수도는 파리, 사람들은 프랑스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유로(EUR)지요. 유로를 쓰기 전에는 프랑(Fr)을 사용했어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1900-1944) 옛 50프랑 속 인물이에요. 16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지금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읽히는 소설 어린 왕자의 작가지요. 생텍쥐페리는 소설가가 되기 전에 비행기 조종사였어요. 비행기를 조종하며 밤마다 사막을 건넜는데, 이 경험이 여러 작품에 드러나요. 어린 왕자의 주인공도 사막에 추락한 비행기 조종사이지요. 구스타브 에펠 (1832-1923) 옛 200프랑 속 인물이에요.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 탑을 만들었지요. 에펠 탑은 그의 이름을 따서 지었어요. 처음 에펠 탑을 짓기 시작했을 때 프랑스의 예술가들은 에펠을 비웃었어요. 하지만 에펠 탑이 완성되자 모두 그 아름다움에 푹 빠져들었지요. 미국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도 에펠의 작품이에요. 독일. 독일의 수도는 베를린, 1949년 동독과 서독으로 나뉘었다가 1990년 통일되었어요. 사람들은 독일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유로(EUR)예요. 유로를 쓰기 전에는 마르크(Mark)를 사용했어요. 요한 발타자르 노이만 (1687-1753) 옛 50마르크 속 인물이에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뷔르츠부르크 궁전'을 설계한 바로크 시대 최고의 건축가예요. 자그마치 27년 동안 지은 뷔르츠부르크 궁전은 300개가 넘는 화려한 방으로 유명해요.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1647-1717) 옛 500마르크 속 인물이에요. 알에서 나온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어른벌레가 된다는 것을 발견한 곤충학자이자 화가지요. 곤충을 무척 좋아했던 메리안은 신기한 곤충을 보려고 3개월이나 배를 타고 남아메리카에 갔어요. 그곳에서 무더위, 말라리아와 싸우며 식물과 곤충을 연구하고, 정리해서 책으로 만들었지요.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수도는 프리토리아, 케이프타운, 블룸폰테인 세 곳이에요. 사람들은 영어, 아프리칸스어, 줄루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랜드(ZAR)예요. 넬슨 만델라 (1918-2013)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모든 지폐에 들어가는 인물이에요.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지요. 만델라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흑인들이 받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싸우다가 붙잡혀 27년 동안 감옥에서 살아야 했어요. 1990년 감옥에서 나온 뒤 더욱 열심히 차별을 없애려 노력을 했고, 1993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지요. 튀니지. 튀니지의 수도는 튀니스, 아프리카 대륙 북쪽 끝에 있어요. 사람들은 아랍어를 쓰고 화폐 단위는 튀니지 디나르(TND)예요. 아부 알까심 알샵비 (1909-1934) 30튀니지 디나르 속 인물이에요. 14살 때부터 시를 발표한 튀니지의 시인이지요. 튀니지는 1987년 새로운 애국가를 만들었는데, 그의 시가 가사로 쓰였어요. 25년이라는 짧은 삶을 살았지만, 튀니지 국민과 지금도 함께하고 있는 셈이지요.
번개맨을 찾아라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담이는 오늘 무척 신이 났어요. 방송국 구경을 가는 날이거든요. “오늘은 번개맨을 꼭 만나고 말겠어! 번개 파워, 얍!” 번개맨 망토를 두른 담이는 방송국으로 달려갔지요. 방송국은 로비부터 사람이 많았어요. 수첩과 펜을 든 아저씨, 커다란 짐을 옮기는 형들, 드라마에서 봤던 아줌마도 있었어요. 담이가 두리번두리번 구경을 할 때, 멀리서 파란 옷을 입은 사람이 휙 지나갔어요. “번개맨이다!” 담이는 후다닥 번개맨을 따라갔어요. 번개맨을 따라간 담이는 뉴스 스튜디오에 들어갔어요. 넓은 방 안에 커다란 카메라들이 서 있고, 뉴스에서 보았던 아나운서도 앉아 있었지요. “와, 신기하다. 뉴스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그때, 맞은편 문으로 은빛 옷자락이 스르륵 빠져나갔어요. 담이도 서둘러 따라갔지요. “여긴 어디지?” 담이는 라디오 스튜디오에 도착했어요. 커다란 유리창 안을 들여다보니 “방송 중”이라는 글자에 불이 켜져 있고, 헤드폰을 낀 사람들이 마이크에 대고 말을 하고 있었지요. 담이는 혹시 번개맨이 있나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번개맨은 보이지 않았어요. 번개맨을 찾아 다른 방으로 들어간 담이는 깜짝 놀랐어요. 천장에는 반짝거리는 조명이 잔뜩 달려 있고, 커다란 거실과 부엌이 꾸며져 있었거든요. 그 안에서 사람들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지요. “아저씨, 여긴 어디예요?” “여긴 드라마를 찍는 세트장이란다.” 옆 세트장에도 사람들이 촬영을 하고 있었어요. 집 모양도 신기하고, 연기자들은 한복을 입고 있었지요. ‘여기에 번개맨이 있을까?’ 담이는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다들 너무 바빠 보였어요. 그때였어요. “앗, 은빛 망토다!” 담이는 반대편 문으로 달려갔지요. 담이가 문을 연 곳은 알록달록 옷이랑 소품들이 가득한 방이었어요. “누나, 혹시 번개맨 봤어요?” “응, 방금 왔다 갔어. 망토가 찢어져서 내가 손질해 주었거든. 저리로 나갔으니까 한번 따라가 보렴.” “정말요? 고마워요, 누나!” “번개맨!” 담이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며 번개맨을 불렀지만 그곳에도 번개맨은 없었어요. 대신 엄마 화장대보다 더 큰 거울 앞에서 분장사가 화장을 해 주고 있었지요. 담이는 건넛방으로 가 문을 열었어요. “악, 이게 다 뭐야?” 방 안에는 보기만 해도 이가 덜덜 떨리는 무시무시한 것들이 가득했어요. 꼬마야, 놀라지 마. 진짜가 아니라 다 내가 만든 모형들이란다. 여긴 특수 분장실이거든. 담이는 무서워서 얼른 문을 닫고 나왔어요. “아저씨, 여기 번개맨 왔어요?” “번개맨이 이곳에 올 일은 없지. 여긴 컴퓨터그래픽실이거든.” 짧게 대답한 아저씨들은 다시 컴퓨터를 들여다보기 바빴어요. 담이는 방해가 될까 봐 조용히 문을 닫아 주었지요. ‘어디 가서 찾는담.’ 고민하던 담이의 눈에 “출연자 대기실”이라는 글자가 적힌 방이 보였어요. 방 안에는 방송에 출연하는 여러 사람들이 대본을 읽으며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번개맨 이름이 적힌 방은 없었어요 어느새 담이는 방송국 건물 바깥으로 나왔어요. 밖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촬영을 하고 있었지요. 담이는 눈을 크게 뜨고 사람들을 훑어보았어요. ‘여기도 없나 봐!’ 담이의 어깨가 축 늘어졌지요. 터벅터벅 걸어가던 담이의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나무 밑 의자에 앉아 있는 번개맨을 발견했거든요. 담이는 목청껏 외쳤어요. “번개맨!” 파란 옷을 입은 번개맨이 고개를 들어 담이를 보았어요. “날 불렀니? 어, 그러고 보니 너도 번개맨이구나?” 배우가 되려면 연기 연습을 많이 해야지. 동화책을 읽으면서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도 해 보고, 주인공이 하는 말을 따라 해 보는 것도 좋겠구나. 요즘은 연기를 가르쳐 주는 학교들도 많이 있단다. 나는 '레 미제라블'이라는 뮤지컬을 보고 나서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어. 뮤지컬 배우는 연기도 잘해야 하지만, 노래도 잘 불러야 하고, 춤도 잘 춰야 하지.
아저씨, 우리 축구 시합해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명수는 두리 아저씨와 축구 시합을 하고 싶었어요. “두리두리 두리 아저씨, 우리 축구 시합해요.” “이런 팬티 차림으로? 축구 시합을 하려면 많은 게 필요해! 축구복도 입어야 하고, 축구화도 신어야 하지!” 축구 선수에게 필요한 축구복과 축구화는 누가 만들까요? 축구복 디자이너. 같은 팀 선수들은 골키퍼만 빼고 같은 축구복을 입어요. 등에는 선수들의 번호와 이름이 있고, 가슴에는 번호와 축구단의 상징이 새겨져 있어요. 축구복 디자이너는 팀의 전통과 상징을 나타내는 색과 무늬로 옷을 만들지요. 물론, 바람이 잘 통하고 땀도 잘 흡수하는 소재를 이용해서요. 축구화 디자이너. 축구화 디자이너는 선수의 발을 보호하고, 더 잘 뛸 수 있게 축구화를 디자인해요. 밑창에 달린 징은 잔디밭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도와줘요. 축구팀에는 어떤 역할을 맡은 선수들이 있을까요? 레프트 윙은 경기장의 왼쪽에서 수비와 공 격을 담당하는 선수예요. 왼쪽으로 오는 공을 빼앗아서 우리 편 공격수에게 넘겨줘요. 스트라이커는 골을 넣어 점수를 내는 최전방 공격수예요. 상대편 골문 깊숙이 들어가서 골을 넣는 일을 담당해요. 공격형 미드필더. 미드필더는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서 공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요. 공격형 미드필더는 공격수 바로 뒤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요. 센터백은 상대편 공격수가 공을 넣는 것을 막는 중앙 수비수예요. 우리 편 골대 앞쪽에서 경기하며 상대편의 공격을 막아 내요. 골키퍼는 상대편 선수가 공을 넣지 못하도록 골문을 지키는 선수예요. 유일하게 손을 사용할 수 있어요. 스위퍼는 가장 뒤에 있는 최후방 수비수예요. 골키퍼 바로 앞에서 상 대편의 득점을 막아 내요. 세컨드 스트라이커는 최전방 공격수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요.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골을 넣기도 해요. 풀백은 경기장의 가장자리에서 경기 하는 수비수예요. 공이 우리 골대 쪽으로 가는 것을 막아 내는 역할을 해요. 수비형 미드필더는 상대편의 공격을 막는 1차 수비대예요. 공이 우리 편 골대 쪽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아요. 라이트 윙은 경기장의 오른쪽에서 수비와 공격을 담당하는 선수예요. 오른쪽으로 오는 공을 빼앗아서 우리 편 공격수에게 넘겨줘요. 축구팀의 연습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팀닥터는 다친 선수들을 돌보는 의사예요. 경기 중에 다친 선수가 있다면 계속 경기를 뛸 수 있는지 판단하기도 하지요. 코치는 감독을 도와서 선수들의 훈련을 책임져요. 여러 명의 코치가 공격수, 수비수, 골키퍼들을 각각 도맡아 훈련하기도 해요. 감독은 팀을 이끄는 대장이에요. 선수들을 훈련하고 각 경기에 맞는 작전을 짜서 팀을 승리로 이끌지요. 영상 분석관은 경기를 촬영해서 어떤 선수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아내고 분석해요. 축구 경기장에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까요? 스포츠 시설 관리 전문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경기장의 잔디와 조명을 관리해요. 경기장에 있는 직원을 가르치거나 안전을 책임지기도 하지요. 대한 축구 협회는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축구에 관한 모든 것을 관리하는 기구예요. 경기를 치를 날짜를 정하고, 축구와 관련된 교육을 하며,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ㅍ대한 축구 협회의 홍보 대사를 뽑기도 해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응원단은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에요. 경기가 없을 때는 팀을 알리는 일을 하기도 해요. 우리나라 축구 국가 대표팀의 응원단은 ‘붉은 악마’예요. 치어리더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재미있는 동작으로 관중들의 응원을 이끌어 내요. 스포츠 마케터는 선수들을 스포츠 스타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이에요. 재능 있는 선수를 찾아내고, 팀과 선수를 서로에게 소개하기도 해요. 기업의 도움을 받아 행사를 꾸리기도 하고,팀이나 선수와 관련된 물건을 판매하지요. 축구 경기를 알리는 일은 누가 할까요? 스포츠 기자는 경기장의 소식을 꼼꼼하게 취재해 생생하고 실감 나게 전달해요. 취재 기자는 글이나 말로 소식을 알리고, 사진 기자는 사진으로 알려요. 스포츠 캐스터는 스포츠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아나운서예요. 스포츠 중계 캐스터는 시청자에게 경기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리는 일을 해요. 해설 위원은 스포츠 캐스터와 함께 중계방송을 진행해요. 해설 위원은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경기를 설명해 주지요. “자, 이제 준비가 끝났어! 얘들아, 우리가 축구 시합하기 전에 국가 대표 선수들이 어떻게 축구 시합하는지 한번 지켜보는 건 어때?” “네 , 좋 아요!” ” “자, 이제 호루라기를 불면 국가 대표 축구 경기가 시작됩니다!” 심판은 시합의 시작과 끝을 알려요. 규칙을 어긴 선수에게는 벌칙을 주고, 갑자기 비가 오거나 다친 선수가 생겼을 때 경기를 계속할지 말지를 결정해요. 역할에 따라 주심과 부심으로 나뉘어요. “두리두리 두리 아저씨 축구 시합 시작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선수가 엄청 잘 보여요!” “명수도 열심히 연습하면 멋진 국가 대표 선수가 될 수 있을 거야!”
우리는 공항에 있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어서 와, 여기는 공항!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고 싶다면 공항으로 와. 공항에는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곳곳에 숨어 있는 우리를 찾아볼래? 여긴 공항 로비야. 로비에는 체크인 카운터, 환전소, 안내 데스크, 로밍 센터 등이 있어. 여기서 일하고 있는 우리를 찾아봐. 나는 항공권 발권 사무원이야. 비행기를 타려면 비행기 표가 있어야지? 비행기 표는 공항에 오기 전에 예약하거나 공항에서 살 수 있어. 각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로 오면 사무원이 여권이나 신분증을 확인하고 비행기 표를 줘. 어쩌다 비행기 표를 잃어버렸을 때도 걱정하지 마. 나를 찾아오면 다시 발권해 주거든. 나는 공항 전기 설비 관리원이야. 비행기 시간을 알려 주는 전광판부터 활주로를 밝혀 주는 전등까지, 공항에는 전기가 필요한 곳이 아주 많아. 나는 공항 안에 있는 전기 장치를 미리 검사하고 망가진 부분을 고쳐. 그중에서도 활주로등은 더 꼼꼼히 봐야 해. 어두운 밤에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는 활주로등을 보고 길을 찾거든. 만약 전기가 끊어지면 빨리 비상 발전기를 작동시켜서 사고를 막는 것도 내 몫이야. 나는 공항 의전원이야. ‘의전’은 예의를 철저히 지킨다는 뜻이지. 나는 귀한 손님이 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줘. 손님이 공항에 온다는 연락을 받으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몇 시에 도착하는지 알아 두는 건 기본이야. 그래야 복잡한 출입국 과정을 빨리 마치도록 도와줄 수 있거든. 나는 공항 경비원이야. 공항에 있는 소매치기를 잡거나 화재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감시하지. 위험한 사람이 공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살피는 것도 내 일이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도 해. 나는 출입국 심사관이야. 승객의 비자와 여권을 확인하고 출국과 입국을 허락해 주는 사람이지. 비자와 여권은 다른 나라로 오가도 좋다는 증명서 같은 거야. 하지만 비자와 여권이 있다고 해서 모두 들어올 수 있는 건 아니지. 혹시 가짜 여권은 아닌지, 죄를 지은 범죄자는 아닌지, 꼼꼼히 살펴보고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만 출입국을 허락해 주거든. 나는 공항 세관원이야. 여행객이 가지고 있는 짐과 물건을 살펴서 외국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사 온 물건이 있는지 검사해. 몰래 가져온 물건이 있다면 세금을 낸 다음에 찾아갈 수 있도록 하지. 우리나라에 가지고 들어올 수 없는 물건이 있다면 되돌려 보내거나 버리기도 해. 수상한 물건을 가진 사람이 없는지 살피는 것도 내 일이야. 나는 검역관이야. 비행기에 타고 내리는 승객의 물건을 소독하고, 혹시 나쁜 병균이 따라오지 않았는지 검사하지. 승객 가운데 전염병이 있는 나라를 다녀온 사람이 있다면 병이 옮지 않았는지 살피기도 해. 전염병이 있는 나라로 여행을 가는 사람에게는 예방 접종을 하고 증명서를 발급해 주기도 하지. 나는 마약 탐지 조사 요원이야. 승객들이 짐 속에 몰래 숨겨 놓은 마약을 찾아내지. 마약 탐지견과 나는 언제나 한 팀이야. 훈련된 탐지견이 냄새로 마약을 찾으면 나에게 신호를 보내. 그러면 내가 짐에서 마약을 찾아내는 거야. 나는 항공 교통 관제사야. 비행기가 지나다니는 하늘길을 관리하지.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에 날씨와 주의할 점을 조종사에게 알려 주고, 출발한 뒤에는 레이더 모니터와 무전기를 통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 줘. 비행기가 잘 날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빨리 구조 서비스 팀에 연락하는 일도 내가 해. 나는 항공기 유도원이야. 비행기가 출발할 곳까지 안내하고, 공항에 도착한 비행기를 정해진 장소로 이끄는 일을 해. 손으로 신호를 보내거나 반짝이는 도구를 이용하지. 비행기가 도착할 시간이라면 길 위로 차가 지나다니지 못하게 막는 일도 내 일이야. 나는 항공기 정비사야. 비행기가 고장 나면 내가 출동하지. 물론 고장 나기 전에 미리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해. 비행기에 연료를 넣고,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도 내가 하지. 나는 항공기 도장공이야. 비행기의 겉면을 깨끗이 닦고 칠하는 일을 해. 세척제로 비행기를 깨끗이 닦은 다음, 깨끗한 천이나 종이 수건으로 다시 닦아 주지. 기름기가 남아 있으면 안 되거든. 페인트를 칠할 때는 창문, 전등에 묻지 않게 조심해야 해. 나는 항공기 승무원이야. 여자는 스튜어디스, 남자는 스튜어드라고 불러. 비행기에 탄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돕는 일을 하지. 승무원은 먼저 비행기에 이상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모두 있는지, 비행기 안이 깨끗한지 확인해야 해. 승객이 탈 때 표를 확인하고 자리를 알려 주지. 비행기가 뜨고 나면 식사와 음료수들을 나눠 주며 승객들이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해. 나는 항공기 조종사야. 흔히 파일럿이라 부르지. 내가 하는 일은 비행기를 조종하는 거야. 비행기가 나는 동안은 내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해. 승무원이 해야 할 일을 지휘하고, 사고가 나면 승객을 먼저 대피시키는 것도 내 일이야. 새로운 비행기를 시험 비행하기도 하지.
톡톡 튀는 별별 직업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미래를 이끌어 갈 최첨단 별별 직업 사람 없이도 자동차가 알아서 길을 가고, 의사 대신 로봇이 아픈 사람을 치료해. 병원에 가지 않아도 휴대전화 하나로 건강을 확인할 수 있어. 옛날에는 상상만 했던 일들이지. 앞으로는 더 놀라운 일이 펼쳐질 거야. 미래를 이끌어 갈 새로운 별별 직업을 알려 줄게. 로봇 공학자 미래에는 로봇의 역할이 더 커질 거야.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대신해 주는 로봇은 지금도 우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이런 로봇을 만드는 사람이 바로 로봇 공학자야. 장난감 조립을 좋아하는 너라면 로봇 공학자가 될 만해! 빅데이터 분석가 인터넷에 있는 글자와 숫자, 영상 자료를 모두 빅데이터라고 불러. 빅데이터 분석가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관리하는 사람이지.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거든. 예를 들어 엄마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하는 단어가 무엇인지 찾고 그에게 맞는 상품을 내놓는 식이야. 뭐든 꼬치꼬치 파헤치는 걸 좋아하는 너라면 빅데이터 분석가가 될 만해! 폐기물 에너지화 연구원 폐기물 에너지화 연구원은 쓰레기를 에너지로 만드는 연구를 해. 버려지는 기름으로 새 기름을 만들거나 쓰레기가 탈 때 나오는 가스를 에너지로 쓸 수 있게 만들지. 지구를 지키고 싶은 너라면 폐기물 에너지화 연구원이 될 만해! 사이버 범죄 수사관 사이버 범죄 수사관은 컴퓨터를 이용해 나쁜 짓을 하는 범죄자를 잡아내는 경찰이야.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침투한 해커를 잡고 컴퓨터로 사기를 치거나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람을 조사해. 도둑잡기 놀이 대장인 너라면 사이버 범죄 수사관이 될 만해! 범인 잡기를 좋아한다면 이런 직업도 있어! 프로파일러는 범인들의 심리를 파헤쳐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이야. 보통 사람들이 해결할 수 없는 끔찍한 범죄를 주로 다루지. 사건을 분석해 범인의 성격과 직업, 취향 등을 알아내. 거짓말 탐지 검사관은 범인이라고 의심되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지 밝혀내는 사람이야. 거짓말 탐지기는 사람의 맥박과 호흡, 손에 흐르는 땀으로 범인이 거짓말을 하는지 알려 줘.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별별 직업.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걸 도와주는 별별 직업을 알려 줄게. 웃음 치료사 많이 웃으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때로는 암세포를 죽일 수도 있어. 또, 자신감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없어지기도 해. 웃음 치료사는 아픈 사람들에게 웃음을 찾아 주는 사람이야. 신나는 음악을 틀고, 손뼉을 치게 하거나 명상을 하도록 해서 사람들을 치유하지. 다른 사람들이 웃을 때 행복한 너라면 웃음 치료사가 될 만해! 정리 수납 컨설턴트 물건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으면 손쉽게 찾을 수 있어. 정리 수납 컨설턴트는 물건을 정리해 주는 사람이야. 장소와 쓰임새에 따라 물건을 나누고, 수납 용기에 이름표를 붙여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게 해. 정리를 좋아하는 너라면 정리 수납 컨설턴트가 될 만해!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면 건강을 해칠 수 있어.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는 음식과 운동으로 몸무게를 관리해 주는 사람이야. 몸의 상태에 맞게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을지,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 줘. 운동을 좋아하는 너라면 다이어트 프로그래머가 될 만해! 원예 치료사 정성껏 가꾼 식물이 잘 자라서 꽃이 피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져. 원예 치료사는 환자들과 함께 식물을 키우면서 치료를 돕는 사람이야. 꽃밭을 가꾸거나 꽃으로 예쁜 작품을 만들기도 해. 꽃 가꾸기를 좋아하는 너라면 원예 치료사가 될 만해!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고 싶다면 이런 직업도 있어! 독서 치료사 책으로 마음의 병을 고치는 사람이야. 의사가 병에 맞는 약을 처방하듯이 독서 치료사는 알맞은 책을 처방하지. 책을 직접 읽어 주기도 하고 책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 미술 치료사 그림으로 마음의 병을 고치는 사람이야. 같이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하면서 마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찾아내. 말이나 글로는 표현하기 힘든 것도 그림에는 잘 나타나거든. 여러 그림을 그리면서 나쁜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풀어 주지. 놀이 치료사 놀이로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사람이야. 친구 사귀는 게 힘들거나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마음이 아픈 경우가 많은데, 놀이를 하면서 건강한 마음을 되찾게 도와주지. 사람들 사이를 가깝게 이어 주는 별별 직업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조금씩 다른 사람들의 사이를 이어서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이 있지. 사람들 사이를 가깝게 이어 주는 별별 직업을 알려 줄게. 다문화 코디네이터 엄마나 아빠가 외국 사람인 가정을 다문화 가정이라고 해. 다문화 코디네이터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외국인 엄마, 아빠에게 우리나라 문화를 알려 주기도 해. 이웃을 잘 도와주는 너라면 다문화 코디네이터가 될 만해! 한국어 강사 우리나라의 음악과 영화, 드라마가 외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어. 그래서 덩달아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도 많아졌지. 한국어 강사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이야. 말과 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도 함께 알려 주지. 한글을 자랑스러워하는 너라면 한국어 강사가 될 만해! 점역사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인들은 볼록볼록 튀어나온 점자로 된 책을 읽어. 점역사는 말이나 글을 점자로 바꾸는 일을 하는 사람이야. 먼저 컴퓨터를 이용해 글자를 점자로 바꾸고, 잘못된 곳을 하나하나 찾아내 고치지.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돕고 싶은 너라면 점역사가 될 만해! 의료 관광 코디네이터 우리나라의 의료 기술 수준은 아주 높아.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치료받고 싶어 하는 외국 사람들이 많지. 의료 관광 코디네이터는 외국인 환자와 우리나라 병원을 연결해 주는 사람이야. 외국인 환자들이 편리하게 치료받게 하고, 우리나라를 여행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해. 외국인에게 친절히 길을 안내하는 너라면 의료 관광 코디네이터가 될 만해! 재능 기부 코디네이터 세상에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각자 가진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을 재능 기부라고 해. 재능 기부 코디네이터는 재능 기부를 하려는 사람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 주는 사람이야. 더 많은 사람이 재능 기부를 할 수 있도록 방송이나 인터넷으로 알리기도 해. 친구를 잘 도와주는 너라면 재능 기부 코디네이터가 될 만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별별 직업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지. 물건처럼 형체가 있는 것이기도 하고, 때로는 색깔이나 이름처럼 형체가 없는 것이기도 해. 창의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별별 직업을 알려 줄게. 에코 제품 디자이너 요구르트병이나 페트병으로 만들기를 해 본 적 있니? 뚝딱뚝딱 멋진 장난감 자동차를 만들거나 예쁜 화분도 만들 수 있어. 에코 제품 디자이너는 재활용 쓰레기로 새로운 물건을 디자인하는 사람이야. 재료에 맞게 보기 좋으면서도 쓸 만한 제품을 만들지.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너라면 에코 제품 디자이너가 될 만해! 특수 분장사 영화에 나오는 괴물이나 귀신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 모두 특수 분장을 한 거야. 특수 분장사는 배우들에게 특수 분장을 해 주는 사람이야. 화장품과 분장용 재료로 피부나 가발, 수염들을 붙여. 얼굴이나 몸에 특수한 재료를 붙이거나 가면을 사용해 다른 모습으로 보이게끔 하지. 화장 놀이를 좋아하는 너라면 특수 분장사가 될 만해! 반려동물 옷 디자이너 요즘에는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에게 남들과 다른 옷을 입히고 싶은 사람들이 늘고 있어. 반려동물 옷 디자이너는 반려동물이 입는 옷을 디자인하는 사람이야. 사람의 옷을 만드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털이 많고 물어뜯는 걸 좋아하는 동물들의 특징을 고려해야 해. 동물을 좋아하는 너라면 반려동물 옷 디자이너가 될 만해! 컬러리스트 아빠의 파란 넥타이, 엄마의 빨간 립스틱처럼 색깔은 우리 생활 곳곳에 있어. 컬러리스트는 색깔을 다루는 사람이야. 상품의 디자인이나 소재와 느낌에 맞게 색깔을 고르거나, 각각의 얼굴에 맞는 색을 찾아 주기도 하지. 마음에 드는 색깔이 없을 때는 색과 색을 섞어 새로운 색을 만들어 내기도 해. 색칠 공부를 좋아하는 너라면 컬러리스트가 될 만해! 네이미스트 이름은 사람만 갖고 있는 게 아니야. 회사나 아파트, 마트는 물론 냉장고나 에어컨들의 전자 제품, 공원과 같은 장소들에도 이름이 있지. 네이미스트는 이름을 짓는 사람이야. 이름은 제품의 특징이 잘 드러나고, 부르기 쉽고 기억에 오래 남아야 하지. 친구의 별명 짓기를 좋아하는 너라면 네이미스트가 될 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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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어른들은 우리한테 날마다 이야기해요. 동생 것을 빼앗지 마라,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라, 네가 양보해라, 양보해라, 양보해라. 하지만 어른들 말대로 다 할 수 있다면, 우리가 어른이지 아이겠어요? 아이들이란 원래 뭐든 잘하지 못하는 법이라고요. 민주의 이야기. 유치원에서 그네를 타려고 한참 기다렸다. 막 내 차례가 되었는데, 선생님이 우는 아이를 데리고 왔다. “동생한테 한 번만 양보하면 안 될까? 그네 타러 뛰어오다가 넘어졌거든.” “양보하는 것도 좋지만 질서를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해요, 선생님!” 아빠가 질서를 지키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내가 양보하기 싫어서 그렇게 말한 건 절대 아니다. “난 아까도 탔으니까 이쪽 그네 타라고 하세요.” 어? 세준이다. 그래, 나는 오늘 처음 타는 거지만 세준이는 아까도 탔으니까 양보하는 거다. 기연이의 이야기. 세준이한테 공룡 카드를 보여 주려고 집에 데려왔다. 엄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눈사람 쿠키를 만들어 주었다. 그때 자고 있던 동생이 깨는 바람에 셋이서 똑같이 쿠키를 나누었다. 나는 쿠키를 아껴서 먹고 있었는데, 동생은 후다닥 먹어 치우더니 어느새 내 쿠키를 집어 들었다. “야, 일부러 똑같이 나누어 줬는데 내 걸 가져가면 어떡해?” 동생은 깜짝 놀라서 으앙 울어 버렸다. 세준이는 얼른 동생에게 쿠키를 내밀었다. 그러자 동생은 눈물을 뚝 그쳤다. “나는 좀 전에 과일을 잔뜩 먹고 와서 배불러.” 세준이는 배가 부르지만 나는 배가 고프니까 그냥 먹기로 했다. 한별이의 이야기. 나는 어른들에게 칭찬을 듣는 것이 좋다. 오늘은 유치원에서 종이 모자를 만드는데, 짝꿍 보라가 가위질을 못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가까이 오자 나는 얼른 종이를 잘라서 보라를 도와주었다. “우리 한별이가 또 친구를 도와주네.” 선생님이 칭찬하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복도에서 병아리반 꼬마가 넘어졌다. 주위를 얼른 둘러보았지만 선생님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 넘어진 꼬마한테로 뛰어갔다. 세준이였다. “이제 괜찮아. 안 아프지?” 세준이는 꼬마의 옷을 털어 주었다. 선생님도 안 보는데 세준이는 왜 저렇게 할까? 왕자의 이야기. 내 이름은 왕자다. 엄마는 나를 왕자님이라 부르면서 뭐든 다 해 준다. 또 누가 나한테 뭐라고 하면, 항상 내 편을 들어준다. 하지만 유치원에는 엄마가 날마다 올 수 없으니까 문제다. 오늘은 민주가 초콜릿을 가져왔다. 다른 아이들이 한 개씩 먹을 때 난 세 개를 먹었다. 그러자 다들 나한테 막 뭐라고 했다. 왜 아이들은 내가 왕자님인 걸 몰라줄까? 세준이가 로봇 볼펜을 가져왔다. 우아, 그건 정말 멋졌다. 하지만 아이들이 또 뭐라고 할까 봐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세준이가 씩 웃으며 말했다. “이거 빌려줄까? 대신 꼭 돌려줘야 해.” 역시 세준이는 내가 왕자님인 줄 아는가 보다. 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주, 공평하게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기연이, 칭찬을 듣기 위해 친구를 도와주는 한별이, 자기를 진짜 왕자님으로 생각하는 왕자. 우리들은 모두 다르지만 딱 한 가지 같은 점이 있어요.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는 거예요. 그 친구는 바로. 세준이예요. 세준이 덕분에 민주는 편하게 그네를 탔고, 기연이는 자기 과자를 다 먹을 수 있었어요. 게다가 세준이는 한별이 대신 넘어진 꼬마를 돕고, 왕자에게 로봇 볼펜도 빌려주었지요. 하지만 우리가 세준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요, 세준이랑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그래서 늘 어른들이 우리더러 양보하라고 하나 봐요. 우리도 양보를 잘하면 세준이처럼 멋진 아이가 될 수 있겠죠?
슈퍼맨을 찾아라!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이 누군지 아니? 바로 슈퍼맨이야. 빨간 망토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슈퍼맨! 딱 한 번만이라도 슈퍼맨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그래, 결심했어! 슈퍼맨을 직접 찾아 나서는 거야. 슈퍼맨을 만나려면 여러 가지 준비물이 필요하지. 멀리서도 슈퍼맨을 찾을 수 있는 망원경! 슈퍼맨을 찍을 카메라! 거기에 슈퍼맨의 특징을 적을 메모장까지! 무작정 나오긴 했지만,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막막했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바로 그때, 저 멀리 할머니 옆에서 커다란 상자를 들고 가는 게 누구지? 말라깽이 보람이 형이잖아! 슈퍼맨은 힘이 아주 세. 하지만 평소에는 아무도 슈퍼맨인지 모르지. 보람이 형이 나이는 두 살이나 많지만 키도 작고 나보다 더 말라깽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저렇게 커다란 상자를 가뿐히 들다니. 혹시 보람이 형이 진짜 슈퍼맨? 난 메모장에 얼른 보람이 형의 특징을 적었지. 보람이 형 커다란 상자를 번쩍 들 정도로 힘이 세다. 키는 작고 몸은 말랐지만, 자세히 보니 아주 튼튼해 보인다. 커다란 안경 속에서 눈이 번쩍번쩍 빛난다. 이번에는 사람이 많은 공원으로 갔어. 어디선가 커다란 소리가 들렸어. “너 자꾸 고무줄 끊으면 나한테 혼날 줄 알아!” 바로, 수진이였어. 수진이의 커다란 목소리에 모두들 깜짝 놀랐지. 말썽쟁이 동호 얼굴은 토마토처럼 빨개졌어. 우리 엄마가 나를 혼낼 때보다 더 큰 목소리! 저렇게 큰 목소리라면 누군가 위험할 때, 도와 달라고 외치기도 좋을 거야. 더군다나 못 말리는 말썽쟁이 동호를 혼내다니! 그거야말로 슈퍼맨이니까 가능한 거지. 그런데 슈퍼맨이 여자일 수도 있나? 이건 예상하지 못한 일이지만, 일단 적어 둬야지. 이수진 보통의 여자아이지만 목소리가 엄청 크다.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것 같다. 아무리 시끄러워도 수진이 목소리는 잘 들린다. 참고 못된 짓을 하는 남자아이를 멋지게 혼낸다. 어쩌면 슈퍼맨은 여러 명일지도 몰라. 그때 공원 한쪽에서 신나는 음악 소리가 들렸어. 얼른 그쪽으로 가 보았는데,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 그곳에서 민주가 춤을 추고 있었거든. 우리 반에서 가장 조용하고, 얌전한 민주가 저렇게 멋진 춤을? 그래, 슈퍼맨은 평소에 절대 멋지게 보이지 않지.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에 변신하는 게 슈퍼맨이잖아? 세상에! 공중에서 두 바퀴나 돌았어! 이건 우리 같은 아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민주는 슈퍼맨이 틀림없어. 최민주 평소에는 얌전하고 조용하다. 반에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하지만 보통 아이들이 출 수 없는 멋진 춤을 춘다. 그동안 슈퍼맨들이 얼마나 많이 숨어 있었던 거야? 나는 그만 지쳐서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어. 그때 눈에 들어온 건 철없는 내 동생이었어. 그런데 왜 저렇게 내 동생을 보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거지? 저 녀석 봐라? 할아버지, 할머니 들한테 꼬박꼬박 인사도 잘하네? 거기다가 작은 손으로 어깨까지 주무르잖아? “어, 시원하다. 시원해.” 할아버지, 할머니 들이 저렇게 환하게 웃는 건 처음 봐. 저렇게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건 슈퍼맨밖에 없는데. 내 동생 아주 작고 말도 잘 못하는 꼬마다. 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만 보면 인사를 잘하고 어깨를 주물러 드린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난 머릿속이 복잡해졌어. 말라깽이 보람이 형, 보통 여자아이인 이수진, 우리 반에서 제일 조용한 최민주, 거기에 철없는 내 동생까지. 모두가 평범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전부 슈퍼맨이라니. 난 거울을 보며 생각했어. 나도 평범하긴 마찬가지인데. 난 어떤 것을 잘할 수 있지? 그때 머릿속에 번개처럼 생각이 지나갔어. “찾았다! 슈퍼맨!” 그게 누구냐면 바로 나야, 나! 슈퍼맨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나도 바로 바로 슈퍼맨이라고!
사람이 되었어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안녕하세요! 어린이 방송의 (사람이 되었어요)입니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참 많은데요. 이번 주는 나무 인형 피노키오가 주인공입니다. 피노키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한번 볼까요?” 피노키오는 공룡을 무척 좋아해요. 늘 공룡에 대해 상상해서 이야기하곤 하지요. “얘들아! 어제, 우리 집 마당에 커다란 공룡이 나타났어. 탱크만 한 엄마 공룡이 킁킁거리며 아기 공룡을 찾고 있었지. 근데 알고 보니 강아지를 찾으러 온 엄마 개였더라고.” “거짓말쟁이! 어떻게 개가 공룡만 하냐?” “맞아, 피노키오는 만날 거짓말만 해.” 피노키오는 어깨가 축 처져서 집에 돌아왔어요. “아무도 내 말을 믿어 주지 않아.” 그때, 제페토 할아버지가 공룡 장난감을 손에 들고 피노키오 방으로 들어왔어요. “피노키오야, 가방에 못 보던 장난감이 있는데.” ‘어? 장난감이 언제 가방에 들어간 거지?’ 피노키오는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하다 거짓말을 해 버렸어요. “그, 그건 준형이가 선물로 준 거예요!” 하지만 피노키오의 거짓말은 오래가지 않았어요. “피노키오! 방금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다. 준형이가 장난감을 잃어버렸다는구나!” “전 싫다고 했는데. 준형이가 억지로 장난감을 주었어요.” 피노키오는 할아버지에게 혼날까 봐 또 거짓말을 했어요. “또 거짓말이구나! 내일 당장 돌려주거라!” “지금까지 피노키오의 생활을 살펴보았습니다. 전문가 선생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먼저 피노키오가 이야기를 너무 꾸며서 말한 탓에 친구들이 믿어 주지 않은 일이 있었지요. 이 경우에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에요.” “그러면 두 번째 일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피노키오가 꾸중을 들을까 봐 거짓말을 하고 말았지요. 이건 잘못된 일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피노키오가 어떻게 했는지 볼까요?” 다음 날, 피노키오는 유치원 문 앞에서 머뭇거렸어요. ‘선생님한테 혼날 텐데. 친구들도 모두 나를 놀릴 거야!’ 그때 선생님이 피노키오를 보았어요. “피노키오야, 왜 그러고 있니?” “저기.” “준형이 장난감 때문에 그러니? 괜찮아. 선생님은 피노키오가 일부러 가져가지 않았다는 걸 알아.” “어제 할아버지께 많이 야단맞았지?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미워하는 게 아니야. 네가 정직하게 말하지 않아서 화나신 거지.” “가방 안에 공룡 장난감을 넣고 온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물어보시니까 깜짝 놀라서 거짓말을 해 버렸어요.” “그래, 선생님도 그럴 줄 알았어. 하지만 앞으로는 어떤 경우에도 정직하게 말해야 해. 자, 약속!” 피노키오가 교실로 들어가자 친구들이 놀리기 시작했어요. “오늘은 피노키오가 무슨 거짓말을 할까?” 피노키오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만 뚝뚝 흘렸지요. 선생님은 친구들을 모아 놓고 말했어요. “얘들아, 피노키오가 한 공룡 이야기는 상상으로 꾸몄을 뿐이지 거짓말이 아니란다.” “피노키오, 친구들에게 또 다른 상상의 이야기를 해 줄 수 있겠니?” 피노키오는 구름 나라의 용사가 되어 공주님을 구한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와, 재미있다!” “피노키오, 다른 이야기도 해 줘!” 친구들은 모두 피노키오가 해 준 이야기에 빠져들었지요. 선생님은 피노키오에게 다가가 말했어요. “봐, 상상의 이야기라고 먼저 말하니까 친구들이 거짓말쟁이라고 놀리지 않지? 코도 더 이상 길어지지 않잖아.” 피노키오는 씩씩한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왔어요. 그런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제페토 할아버지가 피노키오에게 물었어요. “청소하다 보니 깨진 화분이 있더구나. 어떻게 된 건지 아니?” 바로 며칠 전에 집 안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피노키오가 깨뜨린 화분이었어요. 피노키오는 겁이 났지만 정직하게 말했어요. “죄송해요. 제가 공놀이를 하다 깨뜨렸어요.” “그랬구나, 다친 데는 없니? 정직하게 말해 줘서 고맙다.”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꼭 안아 주었어요. 어느새 피노키오의 코가 다시 짧아졌어요. 다음 날, 피노키오가 유치원에 가자 친구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졸랐어요. 피노키오는 신이 나서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한참 이야기하던 중에 피노키오가 공룡 날갯짓을 흉내 내다 교실 창문을 깨뜨렸지 뭐예요. 피노키오는 혼날까 봐 겁이 났지만, 정직하게 말했어요. “선생님, 제가 유리창을 깨뜨렸어요.” “그래, 정직하게 말해 줘서 고맙구나. 다친 곳은 없니?” 그때, 선생님과 친구들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어요. “피노키오가 사람이 되었어!” “피노키오는 정직하게 말했기 때문에 진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제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상상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겠죠?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요. 안녕!”
아기 생쥐를 부탁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찬 바람이 쌩쌩 부는 어느 날, 배고픈 아기 생쥐가 쓰레기를 뒤지고 있었어요. 갑자기 오싹한 느낌이 들어 뒤를 보니 커다란 고양이가 아기 생쥐의 꼬리를 누르고 있지 뭐예요. 엄마 생쥐도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지요. 고양이는 혀를 날름거리더니 곰곰이 생각했어요. ‘이걸 먹어 봤자 한 입 거리도 안 될 테고, 엄마 생쥐도 달아나 버릴 텐데 어떻게 한담?’ 그러고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지요. “커다란 생선 한 마리만 있으면, 요 자그마한 생쥐는 먹을 필요도 없는데.” 고양이의 말에 엄마 생쥐는 냉큼 대답했어요. “내가 생선을 구해 줄 테니, 내 아기를 살려 줘.” 그 순간 고양이에게 번쩍하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네가 날마다 생선을 가져다주면 내가 네 아기를 보살펴 줄게. 어때?” “고양이 네가?” “물론이야. 밥도 챙겨 주고, 다른 고양이들이 얼씬대지 못하게 돌봐 주면 되잖아.” 그렇게 해서 엄마 생쥐는 날마다 고양이에게 줄 생선을 구하러 다녔어요. 생선 가게를 기웃거리다 주인에게 들켜 쫓겨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다른 고양이에게 잡힐 뻔도 했지요. 그래도 날마다 생선을 구해서 고양이에게 가져다주었어요. 고양이는 아기 생쥐를 잘 돌보았을까요? 그러지는 않았어요. 아기 생쥐가 울어도, 배고프다고 칭얼거려도 고양이는 본체만체했어요. 심심할 때는 아기 생쥐를 발로 툭툭 차기까지 했지요. 하루는 엄마 생쥐가 저녁때까지 생선을 구하지 못했어요. 그때, 갈색 고양이가 생선을 물고 지나가는 게 보였어요. 엄마 생쥐는 일부러 갈색 고양이 앞을 휙 하고 지나갔어요. 그러자 갈색 고양이는 생선을 놓아두고 엄마 생쥐를 쫓았지요. 엄마 생쥐는 여기저기 부딪히기도 하고, 갈색 고양이의 발톱에 상처가 나기도 했어요. 그러다 겨우겨우 갈색 고양이를 따돌린 뒤 생선을 물고 도망쳤어요. 엄마 생쥐가 나타나자, 고양이는 깜짝 놀랐어요. 엄마 생쥐의 몸이 상처투성이였거든요. 쩝쩝거리며 생선을 먹을 때는 조금 미안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난 아기 생쥐를 책임지고 있잖아? 내가 없었더라면 벌써 다른 고양이에게 잡아먹혔을 거야.’ 생선을 맛나게 먹어 치운 고양이는 한숨 자려고 누웠다가, 비쩍 말라 버린 엄마 생쥐와 아기 생쥐를 보았어요. ‘에이, 몰라.’ 고양이는 왠지 기분이 찜찜해서 눈을 감아 버렸어요. 어느 날 고양이가 잠자고 있는데, 포근한 느낌이 들었어요. ‘가슴이 따뜻해. 이런 기분은 처음이야.’ 고양이는 살포시 눈을 떴어요. 놀랍게도 고양이 품속에서 아기 생쥐가 새근새근 자고 있었어요. 고양이는 깨울까 말까 하다가 그냥 두기로 했어요. 다음 날 고양이가 밖에 나간 사이에, 아기 생쥐가 있는 창고로 도둑고양이가 들어왔어요. “찍찍, 찍찍!” 깜짝 놀란 아기 생쥐는 달아나며 소리를 질렀어요. “캬오!” 도둑고양이가 아기 생쥐를 낚아채서 입에 넣으려는 순간이었어요. “감히 내 생쥐를 건드려?” 때마침 돌아온 고양이는 날카로운 발톱을 휘두르며 도둑고양이에게 달려들었어요. “캬르릉, 캬옹!” “캭!” 결국, 도둑고양이는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어요. 고양이는 얼른 아기 생쥐를 살펴보았어요. 다행히 아기 생쥐는 다친 곳이 없었어요. 마침 생선을 구해 돌아오던 엄마 생쥐가 그 모습을 보았어요. “네가 내 아기를 구해 주었구나! 고양이야, 고마워. 정말 고마워.” 고양이는 갑자기 얼굴이 빨개졌어요. “무, 무슨 소리야? 아기 생쥐가 있어야 네가 생선을 구해 올 거 아니야?” 그 후로 아기 생쥐는 틈만 나면 고양이를 졸졸 따라다녔어요. 고양이의 수염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꼬리를 미끄럼틀 삼아 놀기도 했어요. 그래도 고양이는 귀찮아하지 않았어요. 엄마 생쥐가 나가면 몰래 남겨 둔 생선을 아기 생쥐에게 먹이기까지 했지요. 아주 오랫동안 생쥐 가족과 고양이는 함께 살았답니다.
반기문은 출장 중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허름한 천막 안에 학생들이 가득했어. 다닥다닥 붙어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지. 그중에서 유난히 눈빛이 반짝거리는 소년이 있었어. 소년의 이름은 반기문! 반기문은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모르는 문제를 포기하는 법도 없었지. 중학생 때는 영어 공부에 푹 빠져들었어. ‘어디, 영어 잘하는 사람이 없을까?’ 반기문은 미국인이 많다는 공장을 기웃거리며 말을 걸었어. “하이(Hi)!” 반기문이 반갑게 인사해도 미국인들은 쌩하고 돌아서기 일쑤였지. 그러다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나눈 날에는 영어 발음을 몇 번이고 따라 했어. 고등학생 때, 실력을 뽐낼 기회가 왔어. 영어 말하기 대회가 열린 거야. 말하기 주제는 ‘김치 담그기’였어. 다른 학생들이 더듬더듬 어렵게 말할 때 반기문은 김치 담그는 시늉을 하며 영어로 재미있게 말했지. “먼저 소금에 절인 배추와 양념을 준비해요.” 발표가 끝나자 큰 박수가 터져 나왔어. 반기문은 이 대회에서 1등으로 뽑혀 미국에 갈 수 있었지. 미국에 가니까 세계 곳곳에서 온 학생들이 있었어. 반기문은 무엇보다 한국을 알리는 일이 제일 신났지. 한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손짓, 발짓까지 써 가며 설명했어. 길거리에서 복주머니를 나눠 주기도 했지. 한복까지 입고 말이야. 가장 떨렸던 순간은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였어. “여러분이 미래의 희망입니다. 많은 이에게 도움이 되는 큰사람이 되세요.” 대통령의 연설은 반기문의 마음을 움직였지. ‘나는 외교관이 돼서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를 잇는 일을 해야지!’ 반기문은 한국으로 돌아온 뒤, 더 지독한 공붓벌레가 되었어. 그리고 8년 뒤에 꿈을 이루었지. 반기문은 예순이 넘어서 유엔의 사무총장이 되었어. 나이가 들어서도 펜을 손에서 놓지 않았지. 회의 노트에는 언제나 글씨가 빼곡했어. 반기문은 날마다 4시 30분에 일어나 해야 할 일을 수첩에 또박또박 정리하고 출근을 했어. 도착 시간은 아침 7시 30분! “총장님이 오늘도 일찍 나오실 테니 우리도 서두르자.” “퇴근도 늦게 하시잖아! 힘들지도 않으신가 봐. 못 말리는 우리 총장님.” 유엔에서 하는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야. 먹을 것이 모자란 곳에 음식을 주고, 전쟁이 일어나면 화해를 시키려고 애쓰지. 그 가운데 반기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기후 변화야. 지구는 감기에 걸린 것처럼 열이 나고 있거든. 그러면 남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려 바닷물이 넘치지. 어떤 곳에서는 끝없이 비가 내리고, 또 어떤 곳에서는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지구가 열이 나는 이유는 바로 온실가스 때문이야. 공장에서도, 소나 염소의 방귀에서도, 자동차에서도 가스가 나오지. 그 가스 때문에 열이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구의 온도가 점점 높아지는 거야. 반기문은 병들어 가는 지구의 모습을 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세계 곳곳에 보여 주었어. 반기문은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각 나라의 대표들과 회의를 열었지. “공장이 돌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환경을 먼저 생각해야 해요!” “우리나라는 공장을 돌려야만 먹고살 수 있어요!” 모두 자기 생각만 내세우기 바빠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어. 하지만 반기문은 포기하지 않았어. 각 나라의 대표들을 설득하러 나섰지.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당장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힘들다면 앞으로 몇 년 안에 온실가스 170억 톤을 줄이는 걸 목표로 세웁시다. 미국과 영국처럼 잘사는 나라들이 돈을 모으면 온실가스 줄이는 비용을 마련할 수 있을 거예요!” 여러 나라의 대표들은 반기문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어. 반기문은 문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어. 지진, 홍수, 전쟁. 반기문이 가야 할 곳은 많았지. 가는 곳마다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어. 1년 동안 돌아다닌 거리가 지구 열두 바퀴를 돈 것과 같다니, 정말 대단하지? 반기문은 비행기 안에서도 두꺼운 자료를 읽곤 해. 여러 나라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떠나는 길이야. 반기문은 오늘도 길고 긴 출장 중이지.
무엇이든 말해 보세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이곳은 평범한 작은 마을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놀이터 옆에 난데없이 탁자가 놓였어요. 그 앞에서는 곰인지, 돼지인지 알 수 없는 둥글둥글한 얼굴의 주인이 열심히 간판을 닦고 있었어요. 우진이네 집은 시끌시끌했어요. “숙제 먼저 해야지!” 화가 난 엄마가 소리치자, “텔레비전부터 먼저 볼 거예요.” 우진이는 퉁명스럽게 대꾸했어요. “나는 왜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해?” 우진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놀이터로 뛰어갔어요. “어? ‘무엇이든 말해 보세요!’ 이게 뭐지?” 우진이는 탁자에 다가가 기웃거렸어요. “안녕? 혹시 하고 싶은 말이 있니?” 둥글둥글한 얼굴의 주인이 먼저 말을 걸었어요. 잠시 머뭇거리던 우진이는 꿍얼꿍얼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나는 로봇처럼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해요. 내 뜻대로 할 때 진짜 나 같은데 말이에요. 난 자유를 원한다고요!” 이번에는 초록색 옷을 입은 남자아이가 찾아왔어요. “저는 서준이예요. 혹시 제 모습이 어때 보여요?” “오, 초록색 옷이 잘 어울리는데?” 그러자 서준이는 울컥 화가 난 듯이 말했어요. “나는 분홍색이나 주황색이 좋아요. 하지만 다들 남자가 그런 색을 좋아한다고 놀려요. 그래서 나도 초록색, 파란색 옷을 입지만, 내 맘대로 못 하는 내가 바보 같아요!” 주인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탁자 서랍에서 분홍색 로봇과 파란색 꽃을 꺼냈어요. “음, 어느 쪽이 더 남자의 것 같아?” 서준이는 갸우뚱거렸어요. “서준아, 남자다운 색과 여자다운 색은 없어! 장난감도 마찬가지고!” 주인은 얼굴이 밝아진 서준이에게 말했어요. “여자가 하는 일, 남자가 하는 일이 정해져 있니?” “아니요, 각자 잘하는 일을 하는 거지요!” “좋았어,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군!” 주인이 간판의 불을 끄려는데 한 여자아이가 다가왔어요. 주인은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넌 어떤 말이 하고 싶니?” 여자아이는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어요. “저는 도연인데요, 다들 저한테 똑똑하고 착하다며 칭찬해요.” 주인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대단하구나! 그런데 그렇게 칭찬만 받는 데도 걱정거리가 있니?” 그러자 도연이는 울상이 되어 말했어요. “칭찬을 못 받을까 봐 아무거나 할 수가 없어요.” 도연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저에게 자꾸 장난을 치는 친구가 있어요. 저는 정말 싫지만 화도 못 내고, 친구와 싸우지도 못하겠어요. 엄마랑 선생님이 저한테 실망할까 봐서요.” 주인은 도연이 손을 꼭 잡아 주며 토닥거렸어요. “거참, 답답했겠다!” “네 마음을 다른 사람한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단다!” 주인의 말을 듣고 도연이의 얼굴이 환해졌어요. “음, 맞아요. 칭찬은 좀 덜 들어도 되는데.” “내일은 그 친구에게 네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렴. ‘괴롭히지 마, 나도 화가 나!’ 이렇게 말이야!” 어느새 어둑어둑한 저녁이 되었어요. “흠, 다음번에 이야기할 거리를 남겨 놓으려면 이제 떠나야겠군!” 주인은 조그만 손가방에 탁자와 의자, 간판을 쏙쏙 넣고 떠날 준비를 했어요. 둥글둥글한 얼굴의 주인은 이제 누구의 이야기를 들으러 갈까요?
하양이와 까망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하양이는 누구보다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겼어요. “세상에서 나만큼 깨끗한 빛깔은 없을 거야.” 하양이는 한껏 으스대며 다른 빛깔들을 멀리했어요. “다른 빛깔들과 어울리면 내 하얀 빛깔이 얼룩진단 말이야!” 다른 빛깔들은 늘 자신이 최고라는 하양이가 얄미웠어요. 하지만 깨끗하고 밝은 하양이가 부럽기도 했어요. “하양이와 친하게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나는 고운 분홍빛이 될 수 있을 텐데.” 빨강이의 말에 다른 빛깔들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하지만 하양이는 못 들은 척했어요. 어느 날, 온통 새까만 빛깔이 나타났어요. “안녕! 난 까망이야. 우리 친하게 지내자!” 까망이가 다가오자 다른 빛깔들은 놀라며 몇 걸음씩 뒤로 물러났어요. “가, 가까이 오지 마. 난 더 어두워지고 싶지 않아.” 까망이는 서운했지만 씩씩하게 말했어요. “걱정하지 마. 내 빛깔을 너희에게 옮기지 않을게.” 까망이는 다른 빛깔들과 금세 친구가 되었어요. 까망이는 무척 친절했거든요. 친절한 까망이를 멀리하는 빛깔은 하양이뿐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깔을 뽑아 나의 빛깔로 삼겠노라.” 그것은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의 목소리였어요. 세상의 모든 빛깔은 태양의 빛깔이 되고 싶었어요. 빛깔들은 자신의 빛깔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서로의 빛깔을 조금씩 나누기로 했어요. 노랑이는 친절한 까망이를 찾아갔어요. “까망아, 너의 빛깔을 조금만 나누어 줄래?” 까망이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노랑이는 까만 점을 만들어 제 몸을 멋지게 꾸몄어요. 노랑이를 본 다른 친구들도 까망이를 찾아갔어요. 다른 빛깔들이 예뻐지는 모습을 본 하양이는 조금씩 불안해졌어요. 가만히 있다가는 태양의 빛깔이 될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하양이는 다짜고짜 빨강이에게 달려갔어요. “네 빛깔을 좀 줘.” 빨강이는 방긋 웃으며 하양이에게 색을 나눠 줬어요. 하지만 하양이는 빨강을 받고는 냉큼 가버렸어요. “어? 하양아! 너도 네 빛깔을 나눠 줘야지.” 하양이는 다른 빛깔들에게도 빛깔을 받기만 하고 제 빛깔을 나눠 주지 않았어요. “저밖에 모르는 욕심쟁이!” 하양이를 볼 때마다 제 빛깔을 나눠 준 친구들은 화가 났어요. 하지만 점점 더 화려해지는 하양이가 부러운 건 어쩔 수 없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빛깔들은 점점 멋진 빛깔이 되었어요. 하지만 까망이는 빛깔을 나눌 때마다 점점 제 빛깔이 사라져 갔어요. 까망이는 제 빛깔을 나눠 줄 뿐 다른 빛깔을 받지는 않았거든요. 빛깔들은 까망이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어요. “태양의 빛깔은 당연히 내가 될 거야!” 다른 빛깔들을 모두 얻은 하양이는 아주 자신만만했어요. 하지만 하양이를 본 다른 빛깔들은 모두 깜짝 놀랐어요. “왜?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야?” 하양이는 빛깔들을 빼앗는 데 온 힘을 쏟느라 제 빛깔이 이상해지는 것도 몰랐어요. 빛깔들은 하양이가 걱정되었어요. “하양이가 점점 이상하게 변하고 있어.” “하양이에게 빛깔을 그만 모으라고 말했는데 전혀 듣질 않아!” 하지만 하양이는 거울을 보며 코웃음을 쳤지요. “흥! 두고 봐. 마지막으로 까망이의 빛깔만 얻으면 난 완전한 빛깔이 될 테니까.” 하양이는 까망이를 찾아갔어요. “까망아, 나에게도 네 빛깔을 줘야겠어.” 그러면서 까망이의 겨우 남은 까만 점을 제 몸에 옮겨 놓았어요. 그러자 하양이는 온통 새까만 빛깔이 되었고, 까망이는 밝은 빛을 내며 반짝였어요. 바로 그때, 하늘에서 태양이 까망이를 가리키며 말했어요. “드디어 찾았구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깔을!” 모두 까망이를 축하해 주었어요. 딱 하나, 하양이만 빼고요. “까망이 너 때문이야. 내 빛깔로 돌려놓으라고! 얼른!” 그러자 까망이가 말했어요. “하양아, 나도 원래는 너처럼 하양 빛깔이었어. 욕심을 부리기 전까지는 말이야.” 까망이의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하던 새까매진 하양이는 뭔가를 깨달은 듯 친구들에게 사과하기 위해 쭈뼛쭈뼛 다가갔어요.
모자는 그냥 모자일 뿐이야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숲속에 사이좋은 곰 삼 형제가 살았어. 셋은 어떤 일이든 함께했지만, 일하는 모습은 다 달랐지. 첫째는 어떤 일이든 열심히 했고, 둘째는 어떤 일이든 즐겁고 재미있게 했고, 셋째는 어떤 일이든 머뭇거렸어. 곰 삼 형제는 함께 물을 길으러 갔어. 첫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물을 길었어. 둘째는 흥얼흥얼 노래 부르며 즐겁게 물을 길었어. 하지만 셋째는 물통 앞에서 한숨만 푹푹 쉬었지. “이 커다란 물통에 언제 물을 다 담지?” 어느새 첫째와 둘째는 가득 찬 물통을 짊어지고 집으로 갈 준비를 했어. 하지만 셋째는 여전히 물을 담고 있었어. 곰 삼 형제는 함께 물고기를 잡으러 갔어. 첫째는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열심히 물고기를 잡았어. 둘째는 참방참방 물장난도 치며 재미있게 물고기를 잡았지. 하지만 셋째는 오도카니 강가에 서서 중얼거렸어. “휴,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 첫째와 둘째는 물고기로 가득 찬 망을 보며 싱글벙글했어. 그러나 셋째는 울상이었어. 제 망 속에는 물고기가 달랑 한 마리뿐이었거든. 깊은 밤, 곰 삼 형제는 나란히 잠자리에 들었어. 첫째도 쿨쿨! 둘째도 쿨쿨! 셋째 혼자만 말똥말똥!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어. 한참을 생각하던 셋째는 옷을 갈아입고 살그머니 밖으로 나왔어. “셋째야, 무슨 걱정이 있니?” 나무 위에 앉아 있던 부엉이 할아버지가 물었어. “형들은 뭐든 잘해요. 그런데 난 뭐든 잘할 자신이 없어요.” “셋째야, 너도 잘할 수 있어. 힘을 내!” 부엉이 할아버지가 위로해 주었지만, 셋째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어. “셋째야, 잠깐만 기다리렴!” 조금 뒤, 부엉이 할아버지는 모자 하나를 건네주었어. 이 모자를 쓰고 두 주먹을 꼭 쥐며 ‘난 잘할 수 있어!’라고 외쳐 봐. 그럼 뭐든 잘할 수 있을 거야. 셋째는 기뻐하며 모자를 넙죽 받았어. “우아! 부엉이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다음 날, 곰 삼 형제는 사과를 따러 갔어. 첫째는 사다리에 올라가 열심히 사과를 땄고, 둘째는 콧노래를 부르며 재미있게 사과를 땄어. 셋째는 모자를 쓰고 두 주먹을 꼭 쥐며 외쳤어. “난 잘할 수 있어!” 그러고 나서 셋째도 사과를 땄어. 사과 하나 똑! 사과 둘 똑! 어느새 집에 갈 시간이 되었어. 첫째와 둘째는 셋째의 수레를 보고 깜짝 놀랐어. 셋째의 수레에 사과가 가득 담겨 있었거든. “우아! 셋째가 사과를 많이 땄네.” “셋째 대단하다!” 형들의 칭찬에 셋째는 기분이 무척 좋았어. 그날 이후, 셋째는 무엇이든 잘했어. 모자를 쓰고 두 주먹을 꼭 쥔 채로, “난 잘할 수 있어!”라고 외치면 정말로 힘이 솟았거든. 형들만큼 물도 길을 수 있게 되었고, 형들만큼 물고기도 잡을 수 있게 되었어. 그러던 어느 날, 곰 삼 형제는 열매를 따러 언덕에 올랐어. 그날도 셋째는 모자의 힘으로 열매를 잘 따고 있었어. 그런데 어디선가 바람이 휭 불어왔어. 이를 어째! 셋째의 모자가 바람에 휘리릭 날아가 버렸어. 한참을 찾았지만, 모자는 어디에도 없었지. 밤이 되자, 셋째는 부엉이 할아버지를 찾아가 울먹이며 말했어. “모자를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예전처럼 뭐든 잘하지 못할까 봐 걱정돼요.” 부엉이 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 “그 모자는 그냥 모자일 뿐이야. 두 주먹을 꼭 쥐고, ‘난 잘할 수 있어!’라고 외치면 힘이 생겼지? 그 힘은 모자가 준 게 아니라 바로 너 자신의 힘이란다.” 그날 이후 셋째는 어떻게 됐을까? 가끔 실수도 하고, 못하는 일들도 있지만, 예전보다 훨씬 일을 잘했어. 자신이 없을 때는 두 주먹을 꼭 쥐고, “난 잘할 수 있어!”라고 외치면 되니까.
겁쟁이 호랑이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겁쟁이 호랑이가 먹이를 찾아 숲속을 어슬렁거리고 있었어. 그때 갑자기 ‘툭툭’ 소리가 들렸어. “이게 무슨 소리지?” 호랑이는 벌벌 떨면서 두리번거렸어. 하지만 곧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 “깜짝 놀랐더니 배가 더 고프네.” 아까보다 더 큰 소리였어. “으악! 이건 지진이 분명해. 땅이 갈라지고 산이 무너지는 소리야!” 호랑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어. 호랑이는 한참을 달리고 또 달렸어. 그러다 개울가에서 사슴을 만났어. “호랑이야, 어딜 그렇게 서둘러 가니?” “숲에 지진이 일어나려고 해. 너도 얼른 도망쳐.” “뭐라고? 지진이라고?” 사슴은 물을 마시다가 깜짝 놀랐어. 그러다 자갈밭에서 멧돼지를 만났어. “사슴아, 무슨 일이야?” “숲에 지진이 일어나려고 해.” “뭐? 지진이 일어난다고?” 멧돼지는 깜짝 놀라 바위에 코를 세게 찧고 말았어. “나도 얼른 도망가야지.” 멧돼지도 호랑이와 사슴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어. 호랑이와 사슴과 멧돼지는 달리고 또 달렸어. 그러다 진흙탕에서 코뿔소를 만났지. “멧돼지야, 왜 그렇게 달리는 거야?” “숲에 지진이 일어나려고 해.” “뭐라고? 지진이라고?” 코뿔소는 너무 놀라 진흙탕에 나뒹굴고 말았어. “나도 얼른 도망가야지.” 코뿔소도 호랑이와 사슴과 멧돼지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어. 그 뒤로 꽃밭에서 놀던 쌍둥이 코끼리도 함께 달렸고, 풀밭에서 낮잠을 자던 사자도 함께 달렸어. 산책하던 토끼가 이 모습을 보았어. “누가 그런 소리를 해?” “코끼리들이 그랬어.” 사자는 바로 앞에서 달리고 있는 쌍둥이 코끼리를 가리켰어. “얘들아, 모두 잠깐만 멈춰 봐!” 토끼의 말에 동물들은 깜짝 놀라 그 자리에 멈췄어. “호랑이야, 넌 누구에게 들었어?” 토끼가 호랑이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어. “내가 큰 나무 아래서 먹이를 찾고 있었는데 갑자기 투두둑 소리가 나면서 땅이 흔들렸어. 진짜야, 분명히 지진이 나려는 소리를 들었어.” 겁쟁이 호랑이는 여전히 벌벌 떨며 말했어. “지진이 나는 곳으로 돌아가도 되는 걸까?” “땅이 갈라지고 산이 무너지면 어떡해!” “난 다시 도망갈래.” 동물들은 바들바들 떨었어. 토끼와 동물들은 한참을 걸어 커다란 나무 아래에 도착했어. 토끼는 기다란 귀를 쫑긋 세워 소리도 들어 보고 발도 쿵쿵 굴러 보았어.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주변을 세심히 관찰했어. 하지만 지진이 일어날 것처럼 보이지 않았지. 그런데 그때! ‘투두둑 투두둑 툭툭!’ “바로 이 소리야! 내가 아까 이 소리를 들은 거라고!” 호랑이가 깜짝 놀라 소리쳤어. “정말 지진이 일어나려나 봐.” 동물들은 허둥대기 시작했어. “얘들아, 잠깐만.” 토끼가 커다란 나무를 세게 흔들어 보았어. 그러자 나무 열매가 땅으로 떨어지면서 ‘투두둑 투두둑 툭툭’ 소리가 났어. “호랑이가 들은 건 나무 열매가 떨어지는 소리였어. 지진이 일어나려는 소리가 아니야.” 토끼가 침착하게 말해 주었어. 호랑이는 부끄러웠지만 용기를 내어 친구들에게 사과했어. “얘들아, 미안해! 커다란 소리에 놀라 주변을 제대로 살펴 보지도 않고 소란을 피웠어.” “호랑이야, 괜찮아.” “휴, 지진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그제야 친구들도 모두 마음을 놓고 활짝 웃었어.
잭과 공주님과 당나귀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옛날에 맨날 빈둥거리는 청년이 있었어. 바로 잭이었어. 어느 날, 참다못한 어머니가 화를 내며 말했어. “언제까지 이렇게 아무 일도 안 하고 살 것이냐? 당장 나가서 무엇이든 배워 오너라.” 어머니는 잭을 집 밖으로 내보냈지. 첫째 날, 잭은 이웃 농부네 밭에서 일했어. 잭은 농부에게서 농사일을 몇 가지 배울 수 있었고, 일한 대가로 돈도 받았어.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손에 들고 있던 돈을 개울에 퐁당 빠뜨리고 말았지. “앗! 내돈!” “농사일도 배우고 돈도 벌었는데, 집에 오는 길에 돈을 그만 개울에 빠뜨리고 말았어요.” 잭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지. “어휴, 다음부터 돈처럼 소중한 것은 주머니 깊숙이 넣어서 가져오너라.” 둘째 날, 잭은 목장에서 일했어. 잭은 목장 일을 조금 배울 수 있었고, 일한 대가로 고소한 우유가 든 우유병 하나도 받았어. “어머니 말대로 소중한 것은 주머니 깊숙이 넣어야지.” 잭은 우유병을 주머니 깊숙이 찔러 넣었어.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길바닥에 우유를 줄줄 흘리고 말았지. “잭, 목장 일은 어땠니?”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온 잭에게 물었어. “목장 일을 배우고 우유병 하나를 받았어요. 그래서 어머니 말대로 소중한 우유병을 주머니 깊숙이 넣었는데, 집에 오는 길에 몽땅 흘리고 말았어요.” 셋째 날, 잭은 농장에서 일했어. 잭은 농장 일을 조금 배울 수 있었고, 일한 대가로 치즈 한 덩이도 받았지. “어머니 말대로 치즈는 먹을 거니까 머리에 이고 가야지.” 잭은 치즈를 머리에 이고 집으로 향했어. 하지만 집으로 오는 내내 치즈는 뜨거운 햇볕에 모두 녹아 버렸지. “잭! 머리가 왜 이러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치즈는 먹을 것이라 머리에 이고 왔는데, 모두 녹아 줄줄 흘러내렸어요.” 잭은 흘러내리는 치즈를 손으로 닦으며 말했어. “치즈는 손에 들고 왔어야지. 그럼 이렇게 모두 녹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었지. 넷째 날, 잭은 빵 가게에서 일했어. 잭은 빵 굽는 것을 조금 배울 수 있었고, 일한 대가로 고양이 한 마리를 받았어. 잭은 고양이를 조심스럽게 손에 들고 왔어. 하지만 고양이는 잭의 손을 할퀴고 재빨리 도망가 버렸지. “동물은 끈으로 묶어서 끌고 왔어야지. 도망가지 못하도록 말이다.” 다섯째 날, 잭은 푸줏간에서 일했어. 잭은 푸줏간 일을 조금 배울 수 있었고, 일한 대가로 양고기 한 덩이를 받았어. “양은 동물이니까 끈으로 묶어서 끌고 가야지.” 그랬더니 양고기에 흙과 먼지가 잔뜩 묻어 더러워졌어. “얘야, 고기는 어깨에 메고 왔어야지. 그럼 고기가 더러워지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 여섯째 날, 잭은 목장에서 일했어. 전에 목장에서 일한 적이 있어서 훨씬 쉬웠어. 잭은 일한 대가로 당나귀 한 마리를 받았지. “당나귀는 동물인가? 고기인가?” 잭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였어. “어느 것 하나를 결정할 수 없으니 이렇게 하는 게 좋겠어.” 잭은 당나귀 목에 끈을 묶고 집에 가는 길 중간까지 당나귀를 끌고 갔어. 집에 가는 길 중간에 이르자 잭은 갑자기 당나귀를 번쩍 들더니 어깨에 멨어. “이제부터는 어깨에 메고 가야지. 역시 난 배운 걸 잘 써먹는 사람이야.” 그때 늘 시무룩한 표정만 짓는 공주가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지. “어머, 당나귀를 어깨에 메고 가다니. 정말 웃겨.” 공주는 당나귀를 어깨에 멘 잭을 보고 깔깔 웃었어. “몇 년 동안 웃지 않던 공주를 웃게 하다니! 너를 내 사위로 삼겠다.” 잭은 공주와 결혼하여 풍족하게 살게 되었어. 하지만 잭은 예전처럼 일했어. 일한 대가로 받은 돈은 주머니에 넣고, 우유병은 머리에 이고, 치즈는 손에 들고, 고기는 어깨에 메고, 동물은 끈으로 묶어서 끌고 왔어. 그러나 언제나 당나귀만은 어깨에 메고 왔지. 공주가 깔깔 웃을 수 있도록 말이야.
어리석은 사또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달이 차고 기우는 데는 때가 있는 법이야. 점점 둥글게 차오르던 달은 보름이 지나면 점점 기울어서 그믐이 되면 아예 안 보이게 되지. 이것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이치야. 그런데 옛날에 이런 자연의 이치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또가 있었어. 사또는 백성을 돌보는 일은 뒷전이고 날마다 흥청망청 노는 게 일이었어. 마을에 처음 오던 날도 마찬가지였지. 해가 저무는 저녁 무렵이면 마을에서 가장 높은 정자에 올라 잔치를 벌였어. 사또가 처음 온 날은 그믐쯤이었어. 그래서 달구경을 할 수 없었지. “내가 여기에 온 지 사흘이나 지났는데 어찌하여 달이 한 번도 뜨지 않는고? 달이 없으니, 흥이 나지 않는구나.” 사또의 불평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했어. 사또가 오늘이 초하룻날인 것을 모를 리는 없을 텐데 말이야. 마침 잔치에 왔던 스님이 대답했어. “사또, 오늘 같은 날 어찌 달이 뜨겠습니까?” 사또는 스님에게 버럭 화를 냈어. “내가 오늘 잔치를 벌여서 달이 안 뜬단 말인가?” 스님은 너무나 기가 막혔지. ‘달은 자연의 이치대로 커졌다 작아졌다 할 뿐인 것을. 사또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틀림없구나.’ 스님은 어리석은 사또를 골려 줄 마음이 생겼어. “이 마을은 부처님께 공양을 해야 달이 뜹니다. 돈 오십 냥만 바치면 달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또는 스님의 거짓말에 홀딱 넘어가 이튿날 당장 사람을 시켜 돈 오십 냥을 절에 보냈어. 이틀 뒤에 사또는 또 잔치를 벌였어. 날이 어둑어둑해지니까 서쪽 하늘에 눈썹 같은 달이 떠올랐어. 초사흗날이라 저녁 초승달이 뜬 거였지. “옳지, 부처님께 공양한 보람이 있구나. 달이 뜨니 잔치가 얼마나 흥겨운가?” 사또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어. 하지만 달이 너무 작고 희미해 아쉬웠어. “조금 더 큰 달을 뜨게 할 수는 없겠는가?” 스님이 냉큼 사또의 말을 받았어. “좀 더 공양을 많이 하면 더 큰 달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돈 백 냥만 더 바치십시오.” 사또는 이번에도 깜빡 속아 이튿날 날이 밝자마자 사람을 시켜 돈 백 냥을 절에 보냈어. 한 닷새가 지나서 사또는 또 잔치를 벌였어. 날이 저물자, 이전보다 조금 더 밝고 큰 달이 떴지. 초여드렛날쯤이라 반달이 뜬 거였어. “사또, 이제 달이 마음에 드십니까?” 하지만 사또는 또 불평을 늘어놓았어. “아직도 달이 반쪽짜리라서 성에 차지 않는구나.” 스님은 조금 더 사또를 골려 주고 싶었어. “돈 천 냥이면 틀림없이 커다란 둥근달이 뜰 것입니다.” 사또는 이튿날 눈 뜨자마자 사람을 시켜 돈 천 냥을 절에 보냈어. 한 이레 지나 사또는 또 잔치를 벌였어. 그날은 마침 보름날이었지. 날이 어두워지자마자 쟁반 같은 보름달이 환하게 떠올랐어. “허허, 이제야 둥근달이 제대로 떴구나. 모두 자네 덕일세.” 사또는 덩실덩실 춤을 추며 기뻐했어. 한참 잔치를 즐기던 사또는 갑자기 무릎을 ‘탁’ 치면서 말했어. “달이란 돈을 많이 먹여야 살이 찐단 말이렷다. 하하하!” 달이 차고 기우는 데는 때가 있는 법이야. 점점 둥글게 차오르던 달은 보름이 지나면 점점 기울어서 그믐이 되면 아예 안 보이게 되지. 이것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이치야. 자연의 이치를 알지 못하면 옛날 어느 마을 사또처럼 깜빡 속아 바보가 되는 건 시간문제야.
난쟁이와 용감한 형제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레오, 에릭 형제가 사는 마을에는 놀이터가 없었어. 그래도 심심하지 않았어. 사과나무가 가득한 숲이 있었거든.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숲에서 재미있게 놀았어. 그런데 이제 숲에 얼씬도 못 하게 되었어. 난쟁이들 때문이었지. 어느 날, 난쟁이들이 숲에 나타나 울타리를 치고, 사람들에게 겁을 주기 시작했어. 레오와 에릭은 무척 속상했어. 숲에는 둘만 알고 있는 비밀 동굴이 있었는데 난쟁이들 때문에 그곳에서 놀 수 없게 되었거든. 봄이 되자, 숲에 사과꽃이 활짝 피었어. 레오와 에릭은 더는 참을 수가 없었어. “비밀 동굴에 가서 놀고 싶어!” “난쟁이들쯤은 하나도 안 무서워!” 레오와 에릭은 새총을 들고 집을 나섰어. 가슴이 두근두근,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었지. 레오와 에릭은 비밀 동굴로 갔어. 그런데 동굴 앞에는 난쟁이 한 명이 졸고 있었어. 레오와 에릭은 어쩌지 못하고 서성거렸지. 그때 뱀 한 마리가 난쟁이에게 기어갔어. 레오는 새총을 꺼내 뱀에게 쏘았어. 그러자 뱀은 풀숲으로 달아났고, 난쟁이도 깜짝 놀라 일어났어. “내 이름은 토끼귀다. 날 구해 주었으니 바라는 걸 말해라.” 그런데 갑자기 비가 후드득후드득 내리기 시작했어. 셋은 비밀 동굴 안으로 몸을 피했지. 동굴 밖을 내다보고 에릭이 말했어. “소나기니까 곧 멈출 거예요. 하지만 여름에는 큰비가 쏟아질 거예요.” 토끼귀가 귀를 쫑긋 세우자, 레오가 이어서 말했어. “예전에 큰비가 엄청나게 쏟아져 강물이 넘치고 산사태가 난 적이 있었어요. 만약 큰비가 내리면 이 동굴로 피하세요.” 소나기가 그치자, 형제는 마을로 내려왔어. 무더운 여름의 어느 날, 큰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어. 비가 내린 지 사흘째 되는 밤, 우르릉 소리가 땅을 흔들었어. “산사태가 났나 봐!” “난쟁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레오와 에릭은 토끼귀와 다른 난쟁이들이 무척 걱정되었어. 며칠 뒤, 마을이 무척 소란스러웠어. 난쟁이들이 마을로 내려왔거든. “여긴 왜 온 거야! 당장 우리 마을에서 나가!” 마을 어른들이 화를 내자, 토끼귀가 나서서 말했어. “지난번 큰비가 내렸을 때, 아이들이 알려 준 동굴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 놀이터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신나서 놀이터로 달려갔어. 하지만 어른들은 못마땅한 얼굴이었지. “난쟁이들 때문에 땔감을 구하지 못해 얼마나 고생했는데.” “난쟁이들 때문에 우리는 숲속의 사과도 못 먹었잖아.” “사과도 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다니!” 결국, 어른들은 화를 내며 마을로 돌아갔고, 난쟁이들도 숲으로 돌아갔어. 열흘 뒤 전보다 더 큰비가 내렸어. “강물이 엄청 불어났어요! 밭이 물에 잠길 것 같아요!” 마을 사람들은 허겁지겁 강가로 달려갔어. 마을 대표인 에릭의 할아버지가 먼저 입을 열었어. “음,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둑을 쌓아 주어 고맙네.” “우린 사과하는 방법을 몰라서 놀이터와 둑으로 대신했던 거다.” 토끼귀의 말에 레오가 말했어. “미안하다고 말하면 돼요!” 그러자 토끼귀가 말했지. “숲을 우리만 차지해서 미, 미안하다.”
돈이 뭐예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어떡하지? 너무 추워.” 갑자기 추워진 어느 날, ‘오고’랑 ‘가고’는 덜덜 떨고 있었어요. 그때, 털북숭이 노란 양이 오고와 가고 앞을 지나갔지요. “노랑노랑 노란 양아, 털을 조금만 나누어 줘!” 노란 양은 듣지 못하고 보랏빛 구멍으로 쏙! 오고와 가고도 노란 양을 뒤따라 보랏빛 구멍으로 쏘옥! “어, 여기가 어디지?” 노란 양은 보이지 않고 따뜻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어요. 처음 보는 곳이었어요! “저기 따뜻해 보이는 옷이 많네! 가 보자!” 오고와 가고는 옷 가게에 들어가서 옷을 입어 보았어요. “우아, 정말 따뜻하네!” “난 이걸 입을래!” “그래! 우리, 조개껍데기를 찾아보자.” 오고와 가고는 가게 밖으로 나왔어요. 오고와 가고는 걷고 또 걸었어요. 그러다 근처 바닷가에 다다랐지요. “우아, 조개껍데기가 엄청 많아.” 둘은 조개껍데기를 주워서 옷 가게로 달려갔어요. 오고는 주워 온 조개껍데기를 내밀며 말했어요. 오고와 가고는 가게 밖으로 나왔어요. 오고와 가고는 길을 걸었어요. “어떻게 돈을 구할 수 있을까?” 그때, 나무 아래에서 그림을 그리는 아이가 보였어요. “잠깐 그것 좀 빌려줄래?” 가고는 종이와 크레파스를 빌려서 돈을 그렸어요. 오고는 손뼉을 치며 말했지요. “우아, 아저씨가 보여 준 돈이랑 비슷해!” 오고와 가고는 직접 그린 돈을 가지고 다시 옷 가게로 갔어요. “아저씨, 돈 가져왔어요. 이걸로 살게요!” “얘들아, 이걸로는 아무것도 살 수 없단다. 진짜 돈이 아니니까 말이야.” “네? 진짜 돈이 뭐예요?” 오고와 가고는 시무룩하게 가게 밖으로 나왔어요. 주위를 둘러보니 보석 가게가 눈에 띄었어요. 둘은 유리창 너머로 보석을 구경했어요. “예쁜 돌들이 많네.” 그때, 보석 가게 주인이 깜짝 놀라 둘을 가게 안으로 불렀어요. “너희 목걸이에 아주 귀한 보석이 달려 있구나! 내가 사고 싶은데, 나에게 팔겠니?” 오고와 가고는 보석 가게 주인에게 돈을 받고 목걸이를 팔았어요. “이제 이 돈으로 옷을 살 수 있겠어!” 오고와 가고는 옷 가게로 들어서며 말했어요. “아저씨, 진짜 돈으로 옷을 살게요!” “허허, 그래. 이 돈이면 옷에다가 도톰한 장갑과 목도리, 따뜻한 신발도 살 수 있겠구나.” 오고와 가고는 뛸 듯이 기뻤어요. 오고와 가고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게를 나왔어요. 그때였어요! “앗! 노랑노랑 노란 양이야!” 어디선가 달려온 노란 양이 보랏빛 구멍으로 쏙! 오고와 가고도 노란 양을 뒤따라 보랏빛 구멍으로 쏘옥! 오고와 가고는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왔어요. 이번에도 노란 양은 보이지 않았지요. 그때, 친구들이 오들오들 떨면서 다가왔어요. 만약 물고기를 가진 사람이 열매를 원하지 않으면 어떻게 했을까요? 언제나 쉽게 물건을 맞바꿀 수는 없었지요. 그래서 조개껍데기, 쌀, 소금 등의 정해진 물품으로 물건의 값을 내기 시작했어요. 조개껍데기로 열매를 사고, 조개껍데기로 물고기를 사는 거예요. 지금은 돈으로만 물건을 살 수 있나요? 오늘날에도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구하거나 물건을 서로 바꾸기도 해요. 작은 텃밭에서 채소를 키우기도 하고, 친구나 형제자매와 장난감을 바꾸기도 하지요. 또, 아주 커다란 회사들은 돈을 대신해 제품과 서비스를 맞교환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지금도 돈으로만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필요한 형태로 주고받을 수 있어요!
아빠 회사가 사라졌어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엄마, 아빠는 오늘도 늦어요? 블록 놀이 하기로 나랑 약속했는데.” “응, 그 대신 아빠가 내일은 정말 일찍 오신대. 주말엔 핑키가 좋아하는 인형도 사러 가자. 약속!” 휴, 아빠는 맨날 일만 하고.’ 핑키는 오늘도 아빠랑 놀지 못해 시무룩해졌어요. 그때 텔레비전에서 뉴스가 나왔어요. “오늘 밤, 산호초 광장에 있는 소원 조개의 입이 백 년 만에 열립니다. 소원 조개의 진주를 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대요!” 산호초 광장에서는 모두들 소원 조개의 입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바로 그때였어요. “소원 조개가 열렸다!” 핑키는 반짝이는 진주를 보며 소원을 빌었어요. ‘우리 아빠 회사가 사라지게 해 주세요!’ 다음 날, 회사에 간 아빠는 깜짝 놀랐어요. 회사가 있던 자리가 텅 비어 있었거든요. “어! 회사가 어디로 사라진 거지?” 같이 일하는 붕어 과장님도, 해마 부장님도 모두 놀라 입이 쩍 벌어졌어요. 아빠는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어요. “무슨 일이에요?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엄마가 깜짝 놀라 아빠에게 물었어요. “글쎄, 회사가 사라졌지 뭐예요.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아빠 회사가 사라졌다고? 소원 조개가 정말 내 소원을 들어줬나 봐!’ 핑키는 너무 놀라서 그만 먹물이 나올 뻔했어요. “아빠, 그럼 이제 회사 안 가는 거예요?” 핑키는 아빠랑 놀 생각에 기분이 최고였지요. “엄마, 아빠! 우리 놀이 기구 타러 가요. 불가사리 피자랑 상어 인형도 사 주세요!” 핑키는 잔뜩 신이 났지요. 그런데...... “핑키야, 놀이공원은 당분간 못 갈 것 같아.” “왜요? 아빠는 이제 회사에 안 가니까 나랑 놀 수 있잖아요.” 아빠가 핑키에게 설명을 해 주었어요. “아빠 회사가 사라져서 일을 못 하게 됐거든. 일을 못 하면 돈을 벌 수 없어.” 아빠의 말에 핑키는 기운이 쭉 빠졌어요. 핑키 가족은 필요한 물건을 사러 마트에 왔어요. 그런데 비누랑 샴푸 진열대가 텅 비어 있었어요. “여기도 물건이 하나도 없네.” 샴푸를 사러 온 해마 가족은 빈손으로 돌아갔지요. “이게 다 우리 회사가 사라져서 그런가 봐.” 아빠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어요. 핑키는 아빠의 말에 어리둥절했어요. 핑키 아빠는 비누랑 샴푸를 만드는 버블버블회사에 다니고 있었어요. 그런데 회사가 사라져 물건을 못 만드니 마트에 비누랑 샴푸가 없었던 거예요. “계속 이렇게 물건을 만들지 못하면 어떡하지?” 엄마, 아빠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집에 돌아온 핑키는 안절부절못했어요. ‘회사가 사라지면 아빠랑 맘껏 놀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소원을 잘못 빌었나 봐.’ 핑키의 소원은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되었어요. 버블버블회사가 사라져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없었어요. 일을 못 하니 직원들이 돈을 벌지 못했지요. 버블버블회사도 비누랑 샴푸를 만들지 못했어요. 모두들 비누랑 샴푸를 쓰지 못해 불편해졌지요. 핑키는 가만있을 수 없었어요. ‘그런데 소원 조개를 어떻게 열지?’ 핑키가 고민하고 있는데, 어! 소원 조개가 살짝 열려 있는 게 아니겠어요? “소원 조개 사이에 산호초가 끼어서 꽉 닫히지 않았었나 봐.” 핑키는 진주를 보며 다시 한번 소원을 빌었어요. 처음 소원을 빌었을 때보다 더 간절하게요. 제발 아빠 회사를 다시 돌려주세요! 다음 날 아침, 핑키는 일어나자마자 아빠를 찾았어요. “아빠는요?” “아빠? 회사 가셨지. 오늘은 꼭 일찍 오신다고 했어. 그리고 이건 아빠가 주는 핑키 선물! 엄마가 핑키에게 상어 인형을 주었어요. 핑키는 기분이 좋아 팔짝 뛰었어요. ‘야호! 내 소원이 다시 이루어졌나 봐.’
내 꿈을 찾아요
사회관계
초등_고학년
어느 날, 배우가 너무나 슬퍼 보였어. 연기를 하는 건가 했는데, 아니었지. 배우는 서랍에서 일기장을 꺼내 보더니 짐을 챙겼어. “그래, 꿈을 찾아 여행을 떠나겠어!” 배우는 나를 보고 주먹을 한 번 불끈 쥐더니 떠나 버렸어. 배우가 떠나고 아무도 날 봐 주지 않으니 심심했어. 그때 문득 배우가 한 말이 떠올랐어. ‘그래, 나도 꿈을 찾아 여행을 떠나 볼까?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나는 용기를 내서 집을 나섰어. 먼저 옷 가게에 들어갔어. “제가 코디해 봐도 될까요?” “좋아요, 맡겨 볼게요.” 나는 손님에게 어울리는 것을 이것저것 골라 주었어. 그런데 옷은 너불너불, 모자는 들썩들썩, 구두는 헐떡헐떡. 바로 쫓겨났지, 뭐. ‘코디네이터는 나한테 안 맞아. 다른 일을 찾아보자!’ 다음은 공연장에 들어갔어. “제가 노래를 해 봐도 될까요?” “네, 불러 보세요.” 나는 목청을 가다듬고 노래를 불렀어. 그런데 목소리는 갈라지고, 얼굴은 홧홧 달아오르고. 또 쫓겨났지, 뭐. ‘가수는 너무 힘들어. 다른 일을 찾아야겠어!’ 그다음은 미용실에 들어갔어. “제가 화장을 해 봐도 될까요?” “네, 예쁘게 해 드리세요.” 나는 손님의 얼굴에 화장품을 톡톡 탁탁 발랐어. 그런데 손님이 ‘악!’ 소리를 지르지 뭐야. 기뻐서 지르는 소리였어. 내가 해 준 화장이 마음에 들었나 봐. ‘야호!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어.’ 그때부터 나는 사람들에게 날마다 화장을 해 주었어. 내 손을 거치면 누구라도 예뻐졌지. 그런데 이상해. 사람들은 좋아하는데 나는 즐겁지가 않았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내게 맞지 않아. 내 꿈은 뭘까? 무슨 일을 하면 즐거울까?’ 이번에는 내가 그만두고 나왔어. 나는 터덜터덜 걷다 놀이터로 갔어. 그런데 한 아이가 훌쩍거리고 있지 뭐야. 난 아이 옆에 풀썩 앉았어. “무슨 일 있니?”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어. “친구랑 놀다가 싸웠어요. 같이 놀고 싶은데.” 아이가 힘없이 대답했지. “미안하다고 하면 되지.” “부끄러워서 말이 안 나와요.” 나는 좋은 생각이 났어. “종이랑 연필 있니?” “네, 여기요!” 나는 스케치북에 쓱쓱 싹싹 뭔가를 그렸어. 그러곤 아이가 가리킨 친구에게 달려갔지. “저 애가 너한테 전해 달래.” 친구는 그림을 보고 방그레 웃었어. “괜찮다고 전해 주세요.” 나는 다시 쓱쓱 싹싹 그림을 그렸어. 그러곤 아이한테 달려갔지. 아이도 방그레 웃었어. 어? 이런 기분은 처음이야. 가슴속에서 풍선이 훅훅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아. “와, 멋있어요!” “나도 하나 그려 줄 수 있어요?” 지나가던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고 모여들었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좀 그려 줄래요?” “내가 화난 걸 친구가 몰라요. 그림으로 말해 주고 싶어요.”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좀 특별하게 그려 줄래요?” 나는 어떤 마음이든 쓱쓱 싹싹 그려 냈어. 내가 그린 그림은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지. 이모티콘 작가가 내 직업이 된 거야!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한 아리송한 마음은 어떻게 그리지?’ 먹는 것도 잊고, 자는 것도 잊고. 이리 끙끙, 저리 끙끙. “그래, 바로 이거야!” 열심히 생각해서 이모티콘을 그려 낼 때면 그만큼 기쁨도 컸지. 오늘도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펴봐. 새로운 이모티콘을 구상 중이거든. 이 일을 할 때면 가슴이 두근두근, 마음이 흐뭇흐뭇. 나, 꿈을 찾은 거 맞지?